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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과없이 떠난 전두환의 일생…분노만 키운 全의 입

    사과없이 떠난 전두환의 일생…분노만 키운 全의 입

    빈농의 아들 출신으로 12·12 군사쿠데타를 통해 제11·12대 대통령직을 움켜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권력욕은 굴곡지고 어두운 대한민국 현대사를 만들어 냈다. 전씨는 12·12 군사반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등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일절 인정하지 않은 채 23일 세상을 떠났다. 전씨는 1931년 경남 합천의 빈농에서 10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어린 시절부터 일본인 식품공장에서 배달 일을 하는 등 가족을 부양했다. 전씨는 대구공고를 졸업한 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그는 훗날 회고록에서 “내 성적은 228명 중 끝에서 두 번째였다. 육사 합격은 내 인생에서 운명적 전환점이었다”고 밝혔다. 1955년 육사 11기로 졸업한 후 군인의 길을 걸었으나 처음부터 돋보이지는 못했다. 군 생활 초반에는 한직을 전전하다 1961년 박정희 당시 육군 소장이 일으킨 5·16 군사정변에서 육사 생도들의 지지 선언을 주도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박 소장의 눈에 띈 이후 당시 최고 권력기관이었던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실 비서관으로 기용된다. 그후 중앙정보부 인사과장, 30대대장, 1사단장, 보안사령관 등 출세가도를 걸었다. 그가 속했던 하나회의 전신 오성회도 군 내 주류 모임으로 급부상했다. 전씨가 보안사령관으로 재직하던 1979년 유신 통치의 마침표를 찍은 10·26 사태가 발생한다. 그는 하나회를 등에 업고 박정희 대통령 총격 사건 수사·처리를 맡은 합동수사본부를 이끌면서 권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에게 총격을 가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체포뿐만 아니라 자신의 상관인 정승화 육군참모총장마저 체포하면서 12·12 신군부 반란을 일으켰다. 1980년 5월 17일 전국 대학생들이 군부에 반기를 들고 ‘서울의 봄’이라 불리는 민주화 요구 시위에 나선다. 그러자 전씨는 ‘시국 수습’을 핑계로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민주화 세력을 탄압했다. 5월 18일 서울 시위에 이어 광주에서도 ‘전두환 퇴진’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자, 신군부는 계엄군·공수특전여단을 투입해 무력 진압하며 걷잡을 수 없는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같은 달 27일에야 마무리된 계엄군의 무분별한 진압은 무고한 광주시민들의 목숨을 앗아 갔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신설하며 국정 실권을 장악한 전씨는 1980년 최규하 대통령 사임 직후 선거에 단독 입후보해 제11대 대통령이 된다. 같은 해 10월 ‘7년 단임 대통령제’를 골자로 하는 새 헌법을 공포하고, 1981년 간선제로 치러진 제12대 대통령 선거에 다시 출마해 당선되며 제5공화국을 열었다. ‘3저(저금리·저유가· 저달러) 호황’을 누리는 국가 개발 시기에 정권을 잡았으나, 끊임없는 민주화운동 탄압은 그의 몰락을 앞당겼다.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대통령 직선제 요구가 거세졌고, 맞대응으로 내놓은 4·13 호헌조치는 6월 항쟁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결국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선후보가 집권여당 대표로 6·29 선언을 발표하면서 직선제 개헌이 이뤄졌다. 1988년 대통령 임기를 마친 전씨는 여생 내내 심판대에 올랐다. 퇴임 직후 전씨가 ‘5공 청문회’에 나와 5·18 진압에 대해 “자위권 발동”이라고 답한 데 대해 이철용 평화민주당 의원이 “살인마”라고 비판한 것은 사회가 그의 책임을 묻기 시작한 상징적 사건이다. 이후 계속되는 대규모 시위에 전씨는 부인 이순자씨와 강원 백담사로 들어가 769일간 은둔 생활을 했다. 문민정부 들어 본격적인 법적 심판이 시작된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은 5·18 특별법을 제정했고, 그해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반란수괴죄 및 살인,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을 거쳐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을 최종 선고받았다. 1997년 김영삼 정부는 국민 대화합 명분으로 그를 특별 사면했다. 전씨는 이후에도 반성 없는 모습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추징금을 내지 않고 버티던 전씨는 2003년 법원의 재산 명시 명령에 ‘예금 29만원’을 기재하며 사실상 납부를 거부했다. 2006년 노무현 정부는 전씨 등 3년 이상 형을 선고받은 176명의 서훈을 취소하고 훈장 환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전씨는 훈장 반환도 거부하다 7년 만인 2013년에야 12·12 이후 받은 9개 훈장을 반납했다. 2017년 4월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도 논란이 됐다.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비상계엄은 “정당한 법 절차를 따랐다”고 주장했다.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두고는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했다. 5·18 관련 단체들은 사자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적시 등으로 고발했다. 전씨는 1심 내내 알츠하이머 투병, 고령 등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하다 2019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고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불복, 항소해 재판을 진행하다 오는 29일 변론을 앞두고 있었다. 올해 8월 다발성 골수종 확진을 받았던 전씨는 생전 가깝게 지낸 노 전 대통령이 별세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 전두환 미납 추징금 956억원 환수 미궁으로···5·18 재판도 중단

    전두환 미납 추징금 956억원 환수 미궁으로···5·18 재판도 중단

    1997년 유죄가 확정되면서 2000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았던 전두환(90)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하면서 미납 추징금 956억원은 환수가 어려워졌다. 20여년 만에 그를 다시 법정에 세웠던 5·18 민주화운동 관련 형사재판도 중단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23일 기준 전체 추징금 2205억원 중 1249억원(57%)을 집행했고 미납 추징금은 956억원(43%) 남아 있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상 추징금은 채무와 달리 당사자가 사망하면 상속되지 않고 집행 절차가 중단된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추가 환수 가능성은 아직 단정하기 어려워 관련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씨는 1997년 12·12 군사반란 및 5·18 관련 내란죄 유죄 판결로 추징금이 확정되자 314억원만 납부한 뒤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며 완납을 미뤘다. 2013년 본격 환수가 시작된 뒤 검찰은 지난해까지 추징금 1235억원을 집행했다. 올해는 가족 명의의 임야 공매 낙찰가 10억여원 등 모두 14억원을 추가 환수했다. 이외에 전씨는 지방세 9억 8200만원도 미납 중이다. 서울시는 2018년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압수한 그림 9점과 현재 자택에 남은 병풍, 가전제품 등을 공매할 계획이다. 지방세는 체납자가 사망하더라도 압류할 재산이 있다면 징수권이 유지된다. 현재 진행 중인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재판 항소심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 형사1부(부장 김재근)는 오는 29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었지만 전씨가 재판 도중 사망하면서 절차에 따라 공소 기각을 결정할 전망이다. 전씨는 2017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 신부에 대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지난해 11월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회고록과 관련해 5·18 단체들이 전씨와 아들 재국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은 계속 이어 갈 수 있다. 민사소송은 피고가 사망해도 유족이 소송을 계속할 수 있다.
  • 과거사 진실 안 밝힌 최규하·전두환·노태우

    과거사 진실 안 밝힌 최규하·전두환·노태우

    전,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재판 중에 사망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하면서 12·12 쿠데타(1979년)와 5·18 광주민주화운동(1980년) 유혈 진압에 관여한 전직 대통령(최규하·전두환·노태우)들이 마지막까지 국민에게 진실을 밝히지 않은 채 모두 세상을 떠났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씨의 만행에 대한 역사적 진실 규명이 더욱 요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씨는 2017년 4월 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은 없었기 때문에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의 주장은 악의적 왜곡이라고 주장하며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적었다. 이후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재판에 넘겨진 전씨는 1심에서 유죄를 받은 후 항소해 오는 29일 항소심 결심공판을 앞둔 상황이었다. 5·18 집단발포 명령의 전모와 발포 명령자에 대한 진실을 요구하는 광주시민들에게 협조하기는커녕 끝까지 재판으로 ‘진실’을 다투다 사망하면서 당시 상황은 미궁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전씨보다 한 달 앞서 별세한 ‘동지’ 노 전 대통령(제13대)은 12·12 쿠데타 당시 자신이 지휘하던 제9보병사단에서 2개 보병연대를 동원해 반란을 지원했다. 그는 2011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운동은 유언비어가 진범이다. ‘경상도 군인들이 광주 시민들 씨를 말리러 왔다’는 등 유언비어를 듣고 시민들이 무기고를 습격했다”고 왜곡했다. 아들 재헌씨가 최근 광주를 잇달아 찾아 사죄했지만, 노씨는 5·18 당시 발포 명령자가 누구인지를 비롯해 5·18의 진실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세상을 등졌다.2006년 10월 침묵을 지킨 채 사망한 최 전 대통령(제10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해된 10·26사건 이후 5·18 광주민주화운동까지 권한대행을 포함해 10개월 정도 국가원수 자리를 지켰다. 그는 역사적인 순간에 최고 결정권자였던 만큼 당시 상황을 소상히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도 12·12 쿠데타에서 신군부의 정승화 당시 육군 참모총장 연행을 사후 재가한 과정, 5·18 당시 광주 시민에 대한 발포가 대통령의 최종 결정인지 신군부의 독자적 행동인지 등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 백낙청 “촛불혁명 아직 진행중… ‘2기 촛불정부’ 들어서야”

    백낙청 “촛불혁명 아직 진행중… ‘2기 촛불정부’ 들어서야”

    “2016~2017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촛불혁명을 이룩했지만 그때 품었던 기대에 비해선 실망한 게 사실입니다. 촛불시민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실행할 수 있는 실력, 의지, 투철한 역사의식을 가진 ‘2기 촛불정부’가 들어서야 합니다.” 진보학계 원로 백낙청(83) 서울대 명예교수가 촛불혁명 전후 한국 사회를 바라본 신간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 만들기’(창비)를 출간했다. 백 교수는 23일 서울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는 촛불혁명 덕분에 들어섰다”며 “냉정하게 보면 당시 준비가 덜 된 정부가 이만큼 해낸 게 촛불혁명이 아니면 어떻게 가능했겠냐”고 말했다. 책에서 백 교수는 촛불혁명이 단지 민주당 정부의 수립으로는 완성될 수 없으며, 공부와 실천을 통해 부단히 앞으로 나아가 혁명을 이어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백 교수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 계승의 초심을 간직했다고 보지만 여당이나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촛불혁명의 통로가 되겠다는 마음을 가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4기 민주정부’란 표현을 쓰는데, 정확히 말하면 ‘4기 민주당 정부’”라며 “4기 민주당 정부가 자동으로 2기 촛불 정부라고 생각하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또 “국민은 2기 촛불 정부를 원하지만 민주당은 갈아 치웠으면 한다. 이게 민주당 후보가 돌파해야 할 과제”라고 일침했다.그는 특히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호를 위한 촛불시위를 예로 들며 “촛불혁명은 아직 진행 중”이라며 “2기 촛불 정부는 이미 시작된 검찰 개혁과 함께 사법부·언론은 물론 국가 부채 이야기만 하는 경제 관료도 함께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대 남성(일명 ‘이대남’)이 정부의 여성 할당제 등에 대해 가진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등 우경화하는 것에 대해 백 교수는 “우리 사회 큰 문제 중 하나가 못난 사내들을 대량 생산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여성 편을 들었다는 정서가 커졌지만, 여성의 상황을 바꿔놓은 것이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여성들이 차별의 벽을 넘으려고 노력한만큼 남성들이 박탈감을 넘어서고자 노력하고 있느냐”고 반문한 뒤 “이런 박탈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된다”고 했다. 이날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백 교수는 “선인이든 악인이든 죽음 앞에서는 삼가는 게 있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빵? 말해 뭐해 ‘갓 구운빵!’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빵? 말해 뭐해 ‘갓 구운빵!’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1986년 출간한 수필 ‘랑게르한스섬의 오후’에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낀다고 썼다. 갓 구운 빵이 풍기는 고소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일상의 기쁨 중에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갓 구운 빵 냄새를 맡는 일이 포함돼 있다.집에서 직접 빵을 굽는 홈베이킹족이 늘어나면서 냉동 생지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냉동 생지는 발효를 끝낸 밀가루 반죽을 빵 모양으로 만들어 급속 냉동한 제품이다. 반죽, 발효, 성형 등 번거로운 조리 과정 없이 실온에서 해동하고 나서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넣어 굽기만 하면 갓 구운 따뜻한 빵으로 변신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밥의 개념이 단순히 집에서 끼니를 때우는 것에서 ‘휴식과 놀이’로 확장되고 에어프라이어, 와플메이커가 보급되면서 냉동 생지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해 크로와상 생지를 와플메이커에 눌러 굽는 ‘크로플’(크로와상+와플)의 유행도 냉동 생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키웠다. 기존 베이커리 시장과 비교하기에는 아직 시장 규모가 작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실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9년 296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413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커졌다. 업계는 올해 시장이 6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대형 유통 업체들도 이런 성장세에 발맞춰 냉동 생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23일 신세계푸드는 올 들어 10월까지 냉동 생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역시 2019년 대비 41% 판매량이 늘었다. 대표 제품인 ‘버터 미니 크로아상’은 아침 식사 대용으로 입소문을 타며 올해 월평균 2만개의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지난 4월 선보인 ‘밀크앤허니 파베이크’의 3분기(7~9월) 판매량은 2분기(4~6월) 대비 261% 급증했다. 파베이크는 생지를 85~90% 정도의 초벌로 구워 낸 뒤 급속 동결한 제품으로 조리 시간이 5~8분으로 짧다. 인기 제품은 식사빵 3종으로 신세계푸드가 이마트에서 운영하는 밀크앤허니 매장에서 판매하는 ‘24결 크로아상’, ‘24결 미니 크로아상’, ‘16결 데니쉬 식빵’ 등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온라인 몰을 중심으로 홈베이킹 상품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높였다”며 “가정에서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조리할 수 있는 냉동 생지, 파베이크, 샌드위치 등의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베이커리 브랜드 ‘몽블랑제’의 냉동 생지 매출 역시 올 들어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6% 급증했다. 홈플러스의 전략은 고급화다. 홈플러스는 경기 안성시에 베이커리 직영 공장을 두고 직원이 직접 빵을 만드는 사내수공업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세 끼 가운데 한 끼는 밥이나 국 대신 빵으로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식사 대용으로 찾는 크로아상, 스콘 등의 냉동 생지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CJ제일제당의 ‘고메 베이커리’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9월 첫선을 보인 고메 베이커리는 크로와상, 후랑크페스츄리, 플레인스콘, 크림치즈파이, 애플턴오버 등 5종류의 냉동 생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제품은 지난해 코로나19 이전 대비 4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는데 올해 1~10월 누계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숫자다.롯데마트도 자체브랜드(PB) 스윗허그를 통해 크로와상, 크림치즈, 애플빵 등 ‘구워 먹는 냉동빵’ 3종과 바게트롤 ‘온리프라이스 프렌치롤’을 선보이고 있다. 해동 없이 에어프라이어에 바로 구울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크로와상은 2분이면 완성된다. 올 들어서는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27.4%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냉동 생지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뜨는 시장”이라면서 “베이커리 빵 품질에 뒤지지 않는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냉동 생지 시장 규모는 2017년 약 338억 달러(약 40조 2084억원)로 집계됐다. 업계는 2025년까지 이 시장이 491억 달러(약 58조 409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 5·18 진상규명 ‘첩첩산중’...남은 가족들 반성 없어

    5·18 진상규명 ‘첩첩산중’...남은 가족들 반성 없어

    23일 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을 계기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규명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남은 가족들도 반성이나 사과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국회 광주특위 청문회와 12·12 및 5·18 사건 검찰 수사, 국방부 과거사위원회 및 특별조사위원회 등을 거쳤지만 진상규명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실체적 진실 규명과 국가 공권력의 희생자들에 대한 상처 치유는 현재진행형인 상황이다. 1980년 5월 당시 최초 발포와 집단발포 명령자를 특정하지 못했고 헬기사격 책임자, 성폭력 가해자, 암매장 장소 등에 대한 조사도 남아 있다. 전두환 신군부는 자위권 발동을 내세우며 발포명령자를 부정해왔고, 1995∼1997년 이어진 검찰수사에서도 발포 명령자를 기소하지 못했다. 전두환 등 피고인 5명은 5월 27일 이른바 ‘상무충정작전’인 전남도청 무력 진압 작전에 개입한 일에 대해서만 내란목적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뿐이다.우선 1980년 5월 20일 오후 10시 30분 광주역에서 계엄군의 첫 발포, 이튿날인 21일 오후 1시께 옛 전남도청 앞에서의 첫 집단 발포의 명령자가 누구였는지는 광주학살의 책임 소재를 가릴 핵심이다. 생사도 확인되지 못한 행방불명자를 재조사하고, 이들의 암매장 장소를 찾는 한편 유해 발굴과 수습에 대한 조사도 중요하다. 광주시가 인정한 5·18 행방불명자는 82명으로, 이 가운데 6명은 2001년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의 무명열사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신원이 확인됐다. 최근에는 계엄군의 헬기 사격과 전투기 무장출격 대기 사실이 밝혀졌고, 계엄군과 보안사 수사관의 성폭력 등 성범죄 폭로도 이어지면서 진상규명 범위도 넓어졌다. 1988년 국회 청문회에 대비해 군 보안사와 국방부 등 관계 기관들이 구성한 4·11 연구위원회의 진실왜곡과 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조사도 과제다. 결국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무소속 최경환 의원 대표 발의)에 따라 구성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얼마나 진실규명의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5월 5·18 40주년에 맞춰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실무진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조사 활동에 돌입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한편, 전두환 씨가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발포 명령을 정당화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 시민사회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 목소리도 높다.이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의 유족인 부인 이순자씨와 아들 재국·재용·재만씨, 딸 효선씨 등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한 역사적 과오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고수해 비난을 샀다. 부인 이씨는 지난 2017년 3월 출간한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12·12, 5·17, 5·18에 대한 편집증적 오해와 정략적인 역사 왜곡 앞에서 나는 몇 번이고 전율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씨는 5·18에 대해서는 ”당시 수사책임자인 동시에 정보책임자였던 그분은 결코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발포 책임을 부인했다. 12·12에 대해서는 ”최규하 대통령이 1980년 7월 말 광주사태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남편에게 후임이 되어줄 것을 권유했다“며 정권 찬탈이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전씨의 5·18 관련 언급에 대해서도 ”국회 청문회 등에서 사과한 것은 5·18 당시의 정보책임자로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는 의미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이씨는 전 전 대통령이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죄 재판을 받으러 광주를 오갈 때에도 동행하면서 사과 요구 등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은 자리에서도 사과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 유가족은 전 전 대통령이 미납한 추징금과 관련해서도 끝까지 뻔뻔한 태도를 고수했다. 지난 2013년 검찰이 미납 추징금 관련 비자금 수사를 벌이자 장남 재국씨는 일가족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미납 추징금을 자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정부가 추징금 환수를 위해 연희동 자택을 공매에 넘기자 이에 반발, 소송전을 벌였다. 결국 대법원에서 자택 중 본채에 대해서는 공매에 넘길 수 없다는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장남 재국씨는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드러나 국정감사에 불려 나와 사과하기도 했다. 차남 재용씨는 양도소득세 포탈 등의 혐의로 처벌받으면서 부과된 40억원의 벌금을 내지 않고 ’황제 노역‘을 하다가 비난을 받기도 했다.
  • 전두환 전 대통령(1931~2021) 연보

    전두환 전 대통령(1931~2021) 연보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다음은 전 전 대통령의 출생에서부터 사망까지 연보. ▲ 1931년 1월 18일 = 경남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 출생 ▲ 1951년 = 육군사관학교 11기 입학 ▲ 1955년 = 육군 소위 임관 ▲ 1959년 = 이순자 여사와 결혼(슬하에 3남 1녀 둠) ▲ 1961년 = 육사 생도들의 5·16 군사쿠데타 지지 시위 주도 ▲ 1963년 = 중앙정보부 총무국 인사과장.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인사과장 ▲ 1967년 = 수도경비사령부 제30대대장 ▲ 1969년 = 육사 11기 중 첫 대령 진급 ▲ 1970년 = 육군 제9보병사단(백마부대) 29연대장으로 월남전 참전 ▲ 1973년 = 육군 준장 진급 ▲ 1976년 = 청와대 대통령경호실 작전차장보 ▲ 1977년 = 육군 소장 진급 ▲ 1978년 = 육군 제1사단장. 북한 제3땅굴 발견해 ‘5·16 민족상’ 수상 ▲ 1979년 = 국군 보안사령부 사령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으로 10·26 사태 수사. 수도권 지역 무장병력 6000명 동원 육군본부·국방부·수경사·특전사 등 점거해 정승화 계엄사령관 체포하는 등 12·12 군사반란 주도▲ 1980년 = 전국에 비상계엄령 선포. 3김(김영삼·김종필·김대중) 가택 연금 또는 구속. 전국 대학에 휴교령. 국회 봉쇄. 계엄군과 공수특전여단 광주 투입, 5·18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 삼청교육대 설치. 육군 대장 진급 뒤 예편. 민주공화당·신민당 등 강제해산. 대통령 간선제 및 7년 단임제 골자로 한 8차 개헌 실행.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한 간접선거로 11대 대통령 선거 당선. 대통령 취임 ▲ 1981년 = 민주정의당 입당, 초대 총재로 추대. 대통령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로 제12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 대통령 취임 ▲ 1982년 = 한국프로야구 창설. 국풍 81 개최 ▲ 1983년 =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공식·비공식 수행원 17명 사망 ▲ 1984년 = 홍수 피해 북한에 식량지원 ▲ 1985년 =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공연단’으로 첫 이산가족 상봉 성사 ▲ 1986년 = . 3저 호황(원유가격 하락·달러 가치의 하락·국제금리 하락)으로 무역수지 흑자 전환. 서울 아시안게임 개최 ▲ 1987년 =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발생. 4·13 호헌조치. 이한열 열사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 6월 민주항쟁 전국 확산.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표가 6·29 선언 발표해 직선제 개헌 요구 수용 ▲ 1988년 = 대통령 퇴임. 백담사 첩거. 민주정의당 탈당 ▲ 1989년 = 국회 ‘5공 비리 청문회’ 참석 ▲ 1990년 =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복귀 ▲ 1994년 = 5·18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이 내란 및 내란목적살인 혐의로 고소▲ 1995년 = 검찰,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불기소 처분. 헌법재판소, 불기소 처분 취소. 검찰, ‘12.12 및 5.18특별수사본부’ 설치 후 재수사 개시. 사전구속영장 발부돼 안양교도소에 구속 수감 ▲ 1996년 = 5·18 사건에서의 내란죄·내란목적살인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 1심에서 사형과 2259억원 추징금 선고. 항소 후 2심에서 무기징역 감형과 추징금 2205억원 선고 ▲ 1997년 = 대법원 2심 선고 확정. 특별사면 후 석방 ▲ 1999년 = 백범기념관 건립위원회 고문 ▲ 2003년 = 법원 재산 명시 명령에 ‘예금자산 29만원’ 기재. 검찰, 진돗개 2마리, TV·냉장고·피아노 등 경매 처분 ▲ 2004년 = 이순자씨, 추징금 200억원 대납 ▲ 2006년 = 세무 당국을 상대로 80억원대 증여세 부과 취소소송 제기▲ 2013년 = 대검찰청, 고액 벌과금 집행팀 마련. 서울중앙지검에 전씨 미납 추징금 1672억원 집행을 위한 전담팀 구성. ‘전두환 추징법’(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별법 일부개정안) 국회 통과. 전씨 추징금 환수 시효 2020년 10월까지로 연장 ▲ 2017년 = 회고록 출간. 조비오 신부 유족 등이 사자 명예훼손 혐의 형사고소. 광주지법 전두환 회고록 출판·배포금지 결정. 회고록 5·18 일부 내용 삭제 재출간 ▲ 2018년 = 알츠하이머 진단 사실 공개하며 첫 공판 불출석 ▲ 2019년 = 광주지법 형사재판 3차 공판, 이순자 여사와 함께 출석 ▲ 2020년 11월 30일 = 사자명예훼손 혐의,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유죄판결 ▲ 2021년 8월 9일 = 사자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재판 출석 ▲ 2021년 11월 23일 사망
  • ‘여신강림’ ‘신의탑’ ‘투신전생기’ 웹툰 한류, 내년 미국 서점 상륙

    ‘여신강림’ ‘신의탑’ ‘투신전생기’ 웹툰 한류, 내년 미국 서점 상륙

    인기 웹툰 ‘여신강림’과 ‘신의 탑’, ‘투신전생기’가 내년에 미국에서 책으로 나온다.네이버웹툰은 자사의 웹툰 ‘여신강림’과 ‘신의 탑’, ‘투신전생기’ 미국 출판 브랜드 ‘웹툰 언스크롤드’를 통해 내년 가을 단행본으로 정식 출간된다고 22일 밝혔다. 웹툰 언스크롤드는 네이버가 지난 6월 현지에 설립한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 산하의 그래픽노블 출판사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는 국내에 비해 웹툰이 덜 활성화됐지만 웹툰으로 보는 작품을 소장하고자 하는 수요가 있어 단행본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신강림’은 2018년부터 연재 중인 작품으로 평범한 여고생이 메이크업으로 자신감을 얻으면서 사랑과 꿈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스페인어, 태국어, 프랑스어로도 제공되는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조회 수 51억뷰를 돌파한 인기작이다.‘신의 탑’은 10년 넘게 연재되는 대표 판타지 웹툰으로 전 세계 조회 수가 45억뷰에 달한다. ‘투신전생기’는 마신에게 복수하려고 10년 전으로 돌아간 인류 최후 생존자 ‘제피르’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웹툰 언스크롤드는 이들 세 작품 외에 연간 12개의 네이버웹툰 작품을 미국 시장에 단행본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 “역사기록 말살”…톈안먼 민주화시위 홍콩판 ‘분서갱유’

    “역사기록 말살”…톈안먼 민주화시위 홍콩판 ‘분서갱유’

    홍콩에 대한 중국 당국의 통제가 날로 강화되는 가운데 홍콩 내 공공도서관에서 톈안먼 민주화시위와 관련된 서적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현지 독립언론이 22일 보도했다. 홍콩프리프레스(HKFP)는 자체조사를 통해 지난 12년간 홍콩 공공도서관에서 톈안먼 민주화시위 관련 서적 29종이 치워졌다고 밝혔다. 톈안먼 민주화시위란 1989년 6월 4일 학생·노동자·시민들이 중국 공산당에 민주화를 요구하며 베이징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연좌시위를 벌인 것으로, 당시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무차별 발포를 했고, 탱크와 장갑차로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톈안먼 민주화시위는 아직까지도 중국 내에서 검열과 보도통제가 되는 사안이다. HKFP는 기사 제목에서 ‘톈안먼 학살’이라고 지칭했다. HKFP가 공공도서관에서 치워진 것으로 파악한 29종의 도서 중 26종은 중국어 서적이며, 3종은 영어 서적이다. 이중에는 1989년 톈안먼 시위 주역 중 1명으로 시위 이후 프랑스로 도피해 현재는 미국에 거주 중인 펑충더가 쓴 ‘톈안먼 저널’도 있다. 펑충더는 홍콩 독자들이 자신의 책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HKFP에 “내 책의 독자들은 중국 공산당이 민주화 운동을 어떻게 탄압했는지, 저항시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핵심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며 “홍콩 공공도서관에서 그 책이 사라진 것은 중국이 홍콩을 50년간 변화시키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깨고 자유를 쥐어짜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두가 그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밖에도 톈안먼 시위 희생자의 어머니가 쓴 3종과 톈안먼 시위 참가 후 미국으로 도피한 이들이 쓴 책,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톈안먼 시위 관련 기록물을 편집한 5종 등을 공공도서관에서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됐다.지련회는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행사를 진행해온 단체로, 당국이 홍콩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며 압박하는 가운데 지난 9월 자진해산했다. 지련회가 운영해온 톈안먼 추모기념관도 당국의 단속 속에 문을 닫았으며, 지련회의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는 모든 게시물이 삭제된 뒤 폐쇄됐다. 지련회의 각 온라인 계정에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의 사진과 영상, 유족의 증언을 비롯해 30여년간 진행한 촛불집회를 포함한 1000여개의 영상이 있었으나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공공도서관에서 치워진 지련회의 책 중 보도사진책을 편찬한 막호이와는 HKFP에 “책이 치워졌다는 것은 일부 사람들이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 당시 뉴스 보도가 어땠는지를 대중이 알기를 당국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내가 편찬한 책은 당시 신문 1면을 모은 것으로 편집되지 않았고, 심지어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의 1면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책을 금하는 것은 마치 1989년 시위가 결코 존재하지 않았고, 중국에서 결코 일어나지 않았거나 홍콩에서는 누구도 거기에 참여하지 않은 양 홍콩인들의 기억에서 모든 역사적 기록을 말살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련회의 책이 절판됐고 서점에서도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공도서관에서 치워진 책 외에도 톈안먼 민주화시위와 관련한 도서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열람·대출 절차가 제한되거나 까다롭게 지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HKFP에 따르면 현재 공공도서관들이 보유 중인 톈안먼 시위 관련 책은 120종이지만 그중 26종만 진열돼 있거나 대출이 가능한 상황이며, 나머지 94종은 별도로 요청해야 이용이 가능하거나 외부로의 대출이 금지됐다. 또 공공도서관에 비치된 톈안먼 시위와 관련한 서적 총 부수는 2009년 6월 당시 1162권이었고, 당시 홍콩 당국은 이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250권을 추가 주문해 이후 1412권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올해 공공도서관에 비치된 관련 서적의 종류가 29종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비치된 부수 역시 392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용자들이 관련 서적 이용을 요청하면 30분 이상 기다려야 해당 도서를 검색할 수 있다고 HKFP는 도서관 직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용요금을 내고 관련 서적 대출을 예약할 수도 있지만, 약 일주일 정도 기다려야 한다. 이 매체는 “중국에서는 지난 30년간 톈안먼 시위 관련 정보가 엄격히 검열됐다”며 “홍콩이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후 톈안먼 시위 추모행사와 기록물 출간 등의 자유는 홍콩이 자유를 수호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겨져왔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문화체육관광부 격인 홍콩의 관광문화국은 HKFP의 문의에 “낡거나 연구가치가 상실된 자료는 정기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한다”면서 “공공도서관의 자료들이 홍콩 법률을 준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토를 할 것이며, 국가보안법 위반이 의심되는 자료는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 수필은 곧 사람… 오늘도 글에서 영혼의 무늬를 건져 올린다

    수필은 곧 사람… 오늘도 글에서 영혼의 무늬를 건져 올린다

    지난 11일 오후 한국수필가협회 창립 50주년 행사가 있었다. 수필계의 종가인 한국수필가협회는 1971년 2월 창립돼 반세기 동안 성숙한 내적 역량을 쌓아 왔는데, 올해 초 임기를 시작한 최원현 이사장의 소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한국수필가협회는 범수필문학 단체로 시작했습니다. 수필가라면 누구나 들어와 활동할 수 있지요. 수필문학의 중흥과 대중화를 위해 선배님들이 이루어 온 업적이 너무도 큽니다.” 이러한 업적 위에서 이제 수필은 한국문학의 주변부를 벗어나 자신만의 문학적 위상을 확고하게 확보하면서 미래 문학으로서의 기틀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현재 문단에는 30종을 훌쩍 넘는 수필 전문지를 비롯해 많은 문예지에서 수필을 싣고 있다. 또한 수필 문단에서는 출신 작가를 중심으로 저마다 문학회를 만들어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수필문학의 일대 융흥기라고 할 만하다.●신앙과 문학이라는 두 줄기의 큰 빛 최 이사장은 1951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돌 무렵에 아버지를, 세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살아온 전형적인 천애고아의 삶을 고조곤히 들려주었다. “제게 유년 시절은 그냥 그리움일 뿐입니다. 학창 시절은 슬픔과 아픔의 시간이고요.” 늘 추위를 느끼듯 외로움을 탔던 ‘소년 최원현’은 그래서인지 외조부모님 밑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이 가장 행복했다고 기억한다. 외할머니는 어린 소년을 기르시고 신앙으로 이끈 분이셨다. 그 자체로 어머니셨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큰아버지 댁으로 간 소년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내디딘 삶의 현장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다. 후광이라고는 전무했던 그를 감싸준 두 줄기의 큰 빛은 신앙과 문학이었다. “80년대 중반에 우연히 보게 된 신문광고 하나가 저의 인생을 바꾸었습니다. 문학이라는 이름의 평생지기를 만나게 된 거지요.” 그는 문예진흥원 개최 문학 강좌 광고를 보고 찾아가 거기서 수필가 서정범 교수를 만난다. 서 교수에 의해 ‘한국수필’ 초회 추천을 받은 그는 그때부터 수필이 자신의 삶이 됐고 지금까지 30년 넘게 수필가로 살아올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1987년 초회 추천을 받은 그가 이제는 ‘한국수필’의 발행인이 됐으니, 장강대하처럼 흐른 수필의 시간이 풍요롭기만 하다. “1971년 4월 당시 한국수필가협회 회장이셨던 조경희 선생님께서 ‘수필문예’라는 이름으로 창간하셔서 6호까지 나오다가 1975년 3월 7호부터 계간 ‘한국수필’로 제호를 바꾸어 창간호를 낸 후 2021년 12월호로 통권 322호를 낸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과 역사의 수필문학 전문 잡지입니다.”●삶의 진실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문학 한국문학에서 수필은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 수필은 어떤 수준과 위상을 가지고 있을까? 독자들이 많이 궁금해할 것 같다. “시대가 변하면서 빠르고 쉽고 편한 것을 추구하다 보니 문학도 그러한 경향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문학의 본질이 바뀔 수는 없고 시대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문학도 발전해야 할 텐데 수필은 요즘 시대에 형식과 길이와 내용에서 가장 잘 맞는 문학이라고 생각됩니다.” 최 이사장은 다만 수필가들이 양산되는 경향이 있고 수필 전문지가 많다 보니 신인 등단이 쉽게 이루어져 독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품을 쓰는 경우가 적지 않아 부끄러울 때가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좋은 수필가가 많은데 독자들이 그렇지 못한 글을 만나게 돼 전체적으로 수필의 수준을 낮잡아 볼까봐 걱정이라는 것이었다. “수필은 삶의 진실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문학입니다. 따라서 수필은 위축되거나 소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수필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쓰는 한 편의 수필이 우리 수필의 위상을 높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간절하게 들려주었다. ‘수필가 최원현’의 작품은 교과서에도 다수 올라 있다.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햇빛 마시기’, 중학교 2학년 도덕 교과서에 ‘기다림의 꽃’, 그리고 중국 동북3성 중학교 작문 교과서에 ‘행복한 책임감’이 실려 있다. 고전 반열에 오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는 개인적으로 범우사에서 출간한 ‘누름돌’에 가장 애정이 간다고 말한다. “감사하고 기쁜 것은 제가 70년대를 전후해 문학의 스승으로 삼았던 범우문고에서 수필집 ‘누름돌’이 나온 것입니다. 범우문고로 수필집이 나온다니 그 기쁨을 억제할 수가 없었습니다.”●수필의 저변과 지경을 넓히는 일 그에게 수필이란 무엇일까? “저는 서양의 에세이 개념과는 다른, 우리 고유의 정서 속에서 싹트고 자라온 ‘SUPIL’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 펼쳐지는 우리만의 이야기로서의 수필 말입니다. 어쩌면 시조와 함께 수필은 가장 한국적인 문학일 수 있습니다.” 서양의 에세이 개념과 최 이사장이 강조하는 수필 사이의 간극과 차이가 물씬 전해져 온다. 우리만의 특별한 장르로 수필을 세워 갈 의지가 강하게 읽혀졌다. 최 이사장은 자신도 그러한 개념 형성에 일조하기 위해 그동안 서정적 수필을 주로 써 왔는데 그간 이러한 그의 수필 세계에 대해 “세련된 미학적 문장으로 재현하는 데 뛰어난 기량”(윤병로)을 보인다든가 “깊은 사고의 달관을 반짝이는 문장으로 수놓는”(정주환)다든가 “추억의 공간 속에 켜진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보게”(서익환) 한다는 비평적 진단이 있었다. 이러한 성취를 이미 이룬 그는 이제 특별한 제재를 중심으로 하는 연작 테마 수필을 써 보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래서 시도했던 것이 간이역 시리즈였습니다. 사라져 버린 간이역들. 저는 사라져 가는 것들에 애착을 가지는가 봅니다.” 이제 다양한 테마 수필로 특성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최 이사장은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필을 쓰고자 한다. 미래 세대에게 중요한 장르로 부상할 것이 틀림없는 수필의 저변과 지경을 넓히는 일에 그의 수필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은은하게 암시해 주는 순간이었다.●영혼의 무늬를 보게 하는 맑은 눈 “수필은 영혼의 무늬를 보게 하는 맑은 눈입니다. 따라서 수필은 곧 쓰는 사람 그 자체입니다. 맑고 고고한 사람이 쓰는 글도 그러할 수밖에 없듯이 작가 스스로 자신의 영혼만큼의 글을 쓸 수 있는 것이지요.” 최 이사장은 화려한 것보다는 소소하고 하찮아 보이지만 사실은 소중한 것, 자칫 놓치고 잊히거나 사라져 갈 수 있는 것들에 깊은 애정을 가진 수필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 최원현’의 계획은 무엇일까? “50년 역사와 업적을 정리하는 작업이 최우선입니다. ‘한국수필’ 50년은 우리 한국 수필문단 50년이요 한국 수필문학사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협회가 발전하고 튼실해질 수 있도록 ‘한국수필’ 출신 최 이사장이 임기 내에 그 토대를 단단히 해 놓고 물러날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속히 이런 책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다고 한다. 그는 지금까지 수필집 열두 권, 수필선집 네 권, 문학평론집 두 권, 인터뷰집 한 권 등 수필 관련 책을 왕성하게 펴냈다. 내년에는 스무 번째 책이 될 작품집을 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 이사장을 만나면서 수필이야말로 가장 친화력 높은 장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그렇게 수필은 독자들에게 충전과 위안을 주는, 공감에 대한 간곡한 요청이요 오랜 경험과 기억을 나누자는 호소인 셈이다. 그러니 수필은 “글이 곧 사람”이라는 명제를 가장 첨예하게 증명하는 장르일 것이다. 최 이사장은 수필이 삶의 주변이나 상실된 것들을 향해 손길과 눈길과 발길을 여는 ‘열린 양식’임을 꾸준히 강조했다. 그러한 수필 사랑의 마음은 두고두고 근원적인 미학적 에너지를 우리 수필문단에 던져 줄 것이다. 최 이사장이 그러한 큰 그림을 그려 갈 것임을 예감케 해준 환한 가을날 오후였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추악한 중국인’ 출간 중단…저자부인 “중국 욕되게 하지 않겠다”

    ‘추악한 중국인’ 출간 중단…저자부인 “중국 욕되게 하지 않겠다”

    중국인의 전형적인 특징을 과감하게 비판해 화제를 모은 책 ‘추악한 중국인’의 발행 중단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유력매체 훙싱신문은 20일 ‘추악한 중국인’의 저자로 2008년 타계한 보양의 아내이자 저작재산권을 소유한 장샹화 여사가 “중국이 발전을 거듭하는 현 시점에서 책의 발행을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현지매체에 밝힌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해당 서적의 발행 중단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샹화 여사는 “대만의 민진당이 그동안 작품의 제목을 악용해 중국을 욕되게 하려는 시도를 여러 차례 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발행 중단을 통해 더는 민진당과 대만이 중국을 욕되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 대만 교육부는 루쉰의 ‘아큐정전’ 이후 가장 통렬한 중국 문화 비평서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던 ‘추악한 중국인’ 일부 내용을 교과서에 실으려던 시도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정부는 최근 개편한 중학교 1학년 문학 서적에 추악한 중국인 내용 중 일부를 실으려고 장 여사에게 연락을 취했던 것, 하지만 대만 교육부를 저지한 이는 다름 아닌 작가의 아내 장 여사였다. 장 여사는 “남편이 성인을 대상으로 쓴 책이 아직 국가관이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사용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책은 이미 30년 전에 작성된 강연 내용으로 민족적 자신감을 다 갖추지 못한 상태의 미성년자들에게 책 내용은 적절치 않다”면서 교과서 삽입 제의를 줄곧 반대해오고 있는 입장이다. 해당 작품을 교과서에 반영하자는 요청은 지난 2016년부터 이어졌는데, 장 씨는 책 제목이 중국을 욕보이는 것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거절의 입장을 밝혀오고 있는 상태다. 장 여사는 이어 현행 대만의 역사 교과서 내의 중국 역사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다는 점을 비판했다. 그는 “현재 대만 지역에서의 역사 교육 수준은 중국 문화와 지식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라면서 “줄곧 탈중국화와 반중 정서에 집중한 교육만 하는 상태에서 남편이 쓴 책의 일부만 발췌해 인용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전달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만 지역의 문학과 역사 교과서는 중국 역사를 동아시아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데 그치고 있다”면서 “지나친 탈중국화를 시도하는 탓에 중화 문화의 가치관에 대한 공감대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해당 작품을 수록하려는 그 의도가 의문이다. 남편이자 이 작품의 작가도 생전에 줄곧 중국이 고도로 발전하게 되면 이 책은 더 출간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던 바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장 여사는 “이 책 출간을 영원히 중단할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면서 “중국만큼 자국민을 가난으로부터 구제를 잘하고 있는 국가는 없다”고 강조했다. 책은 저자 보양이 미국에서 ‘추악한 중국인’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책으로 엮어 지난 1984년 출간한 것이다. 출간 당시 중국인이 속성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정권의 부패를 비판한 혐의로 정치범 수용소에 9년간 수감, 1977년 4월에야 풀려났던 저자는 책을 통해 중국인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써 내려갔다.  작가는 중국 전통문화를 ‘장독’에 비유하며 중국인들이 장독에 빠져 진보를 거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또, 중국인들은 더럽고 무질서하며 자기들끼리 싸우는 등 내분을 일으키는 것을 중국인의 특징으로 꼽았다. 또, 죽어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거짓말이나 황당무계한 소리, 독설 등도 중국인이 가진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비판했다. 책은 중국에서도 1986년 발간돼 격렬한 논쟁을 불러오며 문화적 자성 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중국은 이듬해 금서로 지정했다가 17년 만인 2004년 해제했다. 책은 중국 출간 뒤 최근까지 총 5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한편 책의 판권은 현재 대만 위안류 문화사가 갖고 있다. 장 여사는 오는 2024년 이 출판사와의 계약이 종료되는대로 책을 더는 출판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 ‘트렌드 코리아 2022’ 6주 연속 1위...손석희 신간 베스트셀러 올라

    2022년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전망을 담은 ‘트렌드 코리아 2022’가 6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 11월 2주차 베스트셀러 차트에 따르면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쓴 ‘트렌드 코리아 2022’는 종합 1위에 올랐다. 재출간 후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끈 유시민 작가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2주 연속 종합 2위를 유지했다. 프랭크 허버트의 ‘듄’은 원작으로 한 영화가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듄’ 1권이 종합 3위에 올랐다. 경제경영 분야는 ‘주식투자 절대원칙’이 5계단 상승한 종합 5위에 올라 여전히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한편 정치사회 분야에서는 손석희 전 JTBC 뉴스룸 앵커의 저널리즘 에세이 ‘장면들’이 출간하자마자 1위에 차지했다. 28년 만의 단독 저서로 그동안 뉴스를 진행하며 다룬 보도 내용을 다뤘다. 장면들‘에는 손 전 앵커가 ’뉴스룸‘, ’100분 토론‘, ’손석희의 시선집중‘ 등 대표적인 뉴스·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사회 변화를 가까이서 지켜본 기록이 담겼다.
  • [어린이 책] 엄마와 함께라면 모든 순간 행복해

    [어린이 책] 엄마와 함께라면 모든 순간 행복해

    소녀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엄마 곁으로 다가간다. 다른 가족이 잠에서 깨기 전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 비 오는 거리로 산책을 나선 엄마와 소녀는 길의 이끼와 둥지, 사람들을 구경하고 노래도 부른다. 소녀는 잠자리에 들며 하루를 반추한다. 항상 함께였던 엄마와 나를. ‘그림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미국 칼데콧 명예상을 받은 코즈비 A 카브레라 작가의 그림 동화 ‘엄마랑 나랑’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수제 봉제 인형 제작자이기도 한 작가는 개인적 경험에서 이 책을 쓰고 그리게 됐다. 어느 날 작가의 딸이 엄마를 위해 작가가 소중히 여기는 컵에 물을 담아 주려다 실수로 컵을 깨뜨렸고, 그 순간 작가는 놀라움보다 기특한 딸이 선사하고자 한 기쁨을 책으로 옮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엄마가 아닌 딸의 시선에서 하루를 바라보는 이 책은 모든 엄마와 딸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엄마와 같은 것을 쓰고 싶고, 엄마와 나를 비교하고 닮은 점을 찾는 모습이나 엄마의 말투를 따라하는 아이의 천진한 모습에서 인종과 국적을 초월한 모녀간의 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다.구름이 가득하거나 분홍빛 석양으로 물드는 하늘, 높이 솟은 나무와 별빛 등 다채로운 아크릴 물감의 색상과 질감은 매순간 독자를 새로운 풍경으로 초대한다. 아이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짧은 글은 부드러운 글과 만나 시적 리듬을 형성한다. 따스한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을 간직하며 책장을 덮으면 어린 시절 어머니의 추억이 저절로 떠올라 미소 짓게 된다.
  • 살기 위해 강요된 ‘거리두기’ 극과 극의 상처만 벌어졌다

    살기 위해 강요된 ‘거리두기’ 극과 극의 상처만 벌어졌다

    사회로부터 단절·일터에서의 소외감 등대면 교류 줄어들어 ‘코로나 블루’ 호소생존 위한 고립, 오히려 인류 생존 위협비대면 제도화될수록 ‘소속감’ 갈망 커져언택트(Untact)가 새로운 기준이 된 시대.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상이 됐고, 면대면 교류가 줄어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우울증)를 호소했다. 생존을 위한 고립이 또다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 것이다.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노리나 허츠는 최근 국내에 번역돼 출간된 저서 ‘고립의 시대’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의 과제로 떠오른 ‘외로움’의 문제를 파헤친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전염병보다 더 심각한 사회적 질병, 외로움에 대한 면역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전 인류가 고립으로 인한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면서 2003년 중국 베이징에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격리 조치됐던 의료계 종사자들이 3년이 지난 뒤에도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을 예로 들었다. 코로나 시대의 외로움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정치로부터의 단절감, 일과 일터에서의 소외감, 경제적 지위 하락으로 인한 배제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저자는 강요된 고립이 사회를 양극화와 극단주의로 몰아가고 있으며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연결성의 유대가 무너져 고립되고 주변화되면, 정치적으로 포퓰리스트의 표적이 되는 경향을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사회경제적 지위가 하락한 미국 테네시주 동부의 탄광 노동자들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극렬 지지자로 돌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트럼프는 ‘우리가’(we), ´우리를´(us)처럼 소속감을 강조하는 화법으로 소외된 노동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트럼프는 외로움과 고립감을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으로 이용한 것이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언제 어디서든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로 만들었지만 사회적 교류의 부족으로 행복감이 낮아지는 ‘사회적 불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저자는 최근 한 대학에서 ‘표정 읽는 방법´이라는 보충 수업이 개설됐다는 사례를 들며 비접촉 연결이 인간 고유의 소통 능력을 퇴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행복한 순간을 공유하게도 해 주지만 반대로 분열을 조장하고 사회적 지위를 공개적으로 만들어 디지털 따돌림을 유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특히 무인 자동화 시스템과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감시 자본주의´를 가속화시켰고 이로 인해 권리를 박탈당하고 소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었다.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에도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재택근무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는 고립감과 외로움을 악화시키고, 비대면 영상 통화는 오해를 낳거나 단절감을 깊어지게 할 수 있다. 저자는 “코로나19 이후 일터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면대면 교류를 늘리고 친절, 협력, 협동 같은 가치를 인정하고 제도적으로 보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원초적 욕구는 강렬하며 비대면이 제도화될수록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갈망은 더욱 커진다. 코로나19 이후 이런 틈새를 파고들어 앱을 통해 우정을 주문하고 상품화된 공동체를 앞세운 ‘외로움 경제´가 더욱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처럼 상업화된 관계가 진짜 외로움을 해소해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저자는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이 세계를 다시 하나로 모으려면 자본주의를 공동선과 다시 연결하고 자본주의의 심장부에 돌봄과 온정과 협력을 놓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기관, 대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며 연대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인류 역사상 가장 심각한 고립의 시대를 낳았지만 이는 도전이자 기회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미래를 만들어 갈 ‘진짜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 손석희 “‘조국 사태’ 괴로웠다…조국, 당시 그 선택밖에 없었나”

    손석희 “‘조국 사태’ 괴로웠다…조국, 당시 그 선택밖에 없었나”

    손석희 전 앵커가 이른바 ‘조국 사태’ 당시를 떠올리며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손 전 앵커는 JTBC 순회특파원으로 출국하기 전 13년 동안 진행했던 MBC 라디오 ‘시선집중’을 18일 찾아 최근 출간한 책 ‘장면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책에서 이른바 조국 사태를 잠깐 언급하면서 괴로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진행자의 물음에 “모든 언론이 쉽지 않은 상황을 지나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손 전 앵커는 “당시 모든 것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수렴되는 상황이었다”며 “그것이 그렇게 건강한 구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물론 열심히 한 분들도 계시지만, 제가 아쉬웠던 건 저희나 다른 언론들도 좀 더 검찰개혁 문제에 정착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 이유로는 “본질이 그것(검찰개혁)”이라고 언급했다.손석희 “조국, 당시 그 선택밖에 없었나” 이어 손 전 앵커는 “다 기억하겠지만 당시 검찰개혁에 대한 여론이 상당히 높았다”며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온갖 쟁투 끝에 지금은 그때만큼 검찰개혁에 대한 정당성이 덜 운위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때는 그랬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 개인에 대해서는 “그 당시 그 선택밖에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부 차원이나 개인이나, 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있지 않았을까 한다”고 했다. 그는 “다 지나놓고 하는 생각이긴 하다.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진행자가 “JTBC를 지지했던 시청자들이 조 전 장관 관련 보도가 나온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낼 때 아프지 않았냐”고 질문하자, 손 전 앵커는 “그때나 지금이나 지주반정의 생각을 늘 하고 있다.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라며 “제 후배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손 전 앵커가 언급한 ‘지주반정’(砥柱反正)은 든든한 기둥이 바위처럼 버틴다면 세상은 바른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의미다.손 전 앵커는 지난 2000년부터 13년동안 ‘시선집중’ 진행을 맡아왔다. 그는 “매일 부딪히고 깨지면서 갔다. ‘시선집중’이 만들어낸 저널리즘이 있지 않나.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손 전 앵커는 ‘시선집중’ 진행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에 대해 “한 가지를 꼽아서 답변하기에 어렵다”며 “인터뷰 자체가 치열하기도 했고 또 본의 아니게 날이 선 인터뷰가 나가기도 했지만 다음 날이면 또 (인터뷰가) 화제된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손석희 전 앵커는 오는 21일 미국으로 출국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국제사회 변화 등을 현장 취재한다.
  • [문화마당] 한 해의 출판을 돌아보면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한 해의 출판을 돌아보면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올해도 한 달 남짓 남았다. 한 해를 정리해 결산하고, 이를 디딤돌 삼아 새해를 계획할 때다. 얼마 전 발표된 ‘KPIPA 출판산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출판사 숫자는 2020년 말 6만 7203곳으로 2019년 6만 2977곳에 비해 6.7% 증가했고, 실적 출판사 수도 7930곳에서 9120곳으로 15% 늘어났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인지 발행 종수는 7만 6724종으로 6.1%(4991종) 감소했다. 안타깝게도 수많은 책이 독자에게 그 가치를 충분히 알리기도 전에 시장에서 사라지는 다산다사(多産多死) 현상이 한 해 한 해 선명해지는 중이다. 그러나 달리 보면 출판의 절정기이기도 하다. 독자의 ‘작은 취향’을 만족시키는 이토록 다양한 책을 출간했던 시대는 역사상 없었다. 수많은 소출판사가 등장해 소수 미디어로서 출판의 기동성을 빛내는 시대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처음부터 대형 출판사는 없다. 50년 전엔 창비도, 민음사도 소출판사였다. 출판사는 하나의 영역에 집중한 책을 꾸준히 만들고, 독자가 호응해 응원을 보태다 보면 어느새 ‘독특한 취향’은 ‘출판의 상식’이 된다. 매년 한국 사회를 해부하는 단단한 연구를 소개해 ‘올해의 책 전문 출판사’로 성장한 오월의봄, ‘성인을 위한 그림책’ 영역을 개척 중인 오후의 소묘 등 수많은 소출판사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조용히 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한편 전자책 시장의 성장은 눈부시다. 전자책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전자출판제작업의 매출액은 2018년 3830억원에서 2019년 4420억원으로 15.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자출판서비스업 매출액 역시 2597억원에서 2947억원으로 13.5% 성장했다. 현재 전 세계 시장을 넘보고 있는 웹툰과 웹소설 시장을 제외한 수치가 이 정도다. 읽는 독자는 줄지 않았다. 매체 선호도가 종이에서 화면으로 이동하는 추세일 뿐이다. 특히 어릴 적부터 스마트 기기 사용이 생활화되고,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책 보관 공간을 확보하기 힘든 청년 세대의 전자책 선호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요구에 호응해 구독형 숏폼 형태로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는 롱블랙 등 출판 스타트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청년층만이 아니다. 며칠 전 친구를 만났는데 은퇴에 대비해 책들을 스캔해 클라우드로 옮기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 펜으로 밑줄 긋고 메모한 기록을 텍스트로 바꾸어 주는 기능에 고무된 듯했다. 들여다보니 화면 가득 기록이 빼곡했다. 독자가 ‘화면 읽기’로 이동하는 속도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고, 종이책 영역에 갇힌 출판사는 서서히 약해질 것이다. 콘텐츠 하나를 다양한 매체에서 동시 활용해 다층적 소비를 일으키는 트랜스 미디어 현상도 뚜렷하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구독형 방송의 힘이 강해지면서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과 결합한 책이 베스트셀러에 더 자주 오르고 있다. 원천 콘텐츠를 확보한 후 다양한 매체에 판매해 콘텐츠 가치를 극대화하는 지적재산권 비즈니스(IP Business)와 그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연계형 출판은 다수 출판사의 필수 전략이 돼 가는 중이다. 이에 발맞추어 트랜스 미디어에 유리한 장르 문학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도대체 어떤 콘텐츠가 책으로 존재해야 할까? 다매체 시대에 맞추어 편집자들의 분투가 계속되는 중이다. 시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가벼운 책들이 늘어난다. 한편으로는 한 주제에 관해 전체적인 탐구를 담은 벽돌책의 전성기이기도 하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단순한 지식과 정보를 뛰어넘는 지혜와 통찰을 담지 못한 책이 사랑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독자가 책에서 바라는 건 언제나 이것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 “페미니즘적 사유는 작가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 중 하나”

    “페미니즘적 사유는 작가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 중 하나”

    “페미니즘적 사유는 작가로서 세상을 볼 때 쓰는 렌즈 중 하나이지요. 감정을 잘 담아내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등단 10년 만에 첫 소설집 ‘트랙을 도는 여자들’을 낸 차현지(34) 작가를 17일 만났다. 여성이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된 현실을 응시한 책은 다산책방이 유망한 젊은 작가들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문학’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차 작가는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테마 소설집에 참여하고 틈틈이 문예지에 소설을 게재했지만, 오롯이 자신만의 책을 낸 것은 처음이다. 그는 “소설을 계속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고, 그만큼 이 책이 소중한 느낌”이라며 “오래 품고 있던 작품들이라 후련하기보다 한 시절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책에는 사회적 폭력에 희생되는 여성들이 많이 등장한다. 표제작 ‘트랙을 도는 여자들’에서는 홀로 딸을 키우던 여자가 주택가에서 칼에 찔려 숨지고, ‘미주와 근화의 이란성 쌍둥이 썰’에 나오는 방송국 외주 작가는 주변의 무시와 폭언을 견디고자 매일 밤 폭식하며 유튜브를 시청한다. ‘핑거 세이프티’의 화자인 ‘나’는 술에 취해 엄마를 때리는 아빠를 보며 자랐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차 작가는 “여성으로 살아가다 보니 여성에 대한 선입견과 정형화된 틀 속에서 많은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그려 내게 됐다”며 “페미니즘적 사유 방식은 오늘을 사는 작가로서 제가 세상을 볼 때 쓰는 ‘렌즈’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설은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장르”라며 “감정을 잘 담아내는 작가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위태로움으로 시작된 작가의 소설은 호소와 공감을 넘어 연대로 나아간다. ‘트랙을 도는 여자들’은 작가가 저녁에 동네 학교 운동장 내 같은 트랙을 도는 여성들을 보면서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이 나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쓰게 됐다. 그는 “제 다른 소설들의 여성 화자들도 사실 똑같은 트랙을 도는 친구들인 것 같다”고 했다. 고통받는 엄마를 통해 가부장제를 고발한 ‘핑거 세이프티’에 대해 작가는 “모녀 사이는 단순히 ‘나이가 드니까 엄마를 이해할 수 있어’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오는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엄마와 딸이 각자의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작품으로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두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 소설을 쓰고 있다”며 “세월이 흐르면서 눈에 보이는 것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지만, 계속 천착하게 되는 것들을 오래 만지다 보면 소설이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 독일 시골 소년이 ‘자동차 디자인 명장’ 되기까지

    독일 시골 소년이 ‘자동차 디자인 명장’ 되기까지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현대자동차그룹 디자인경영 담당 사장의 삶과 디자인 철학을 조명한 도서가 출간된다. 현대차그룹은 슈라이어 사장의 책 ‘디자인 너머’가 25일 출간된다고 17일 밝혔다. 해외에서는 ‘루츠 앤드 윙스’(Roots and Wings)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출간됐다. 슈라이어 사장은 자동차 디자인 분야의 거장으로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로 일하다 2006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해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독창적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책은 독일의 시골 식당 한편에서 그림을 그리던 소년이 유럽과 한국에서 자동차 디자인의 한 획을 그으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디자인 명장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았다. 어린 시절의 드로잉부터 아우디 TT, 폭스바겐 골프4, 기아 K시리즈를 만들어 내기까지, 펜 하나로 세상을 바꾼 디자이너로서의 성장 과정이 함축적인 글과 직관적인 이미지들로 조화롭게 구성돼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추천사에서 “슈라이어는 뛰어난 디자이너일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라며 “동서양의 경계를 넘어서는 그의 인생 이야기에 많은 영감을 받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 “페미니즘적 사유는 세상 보는 ‘렌즈’…감정 잘 담아내는 작가 되고파”

    “페미니즘적 사유는 세상 보는 ‘렌즈’…감정 잘 담아내는 작가 되고파”

    “페미니즘적 사유는 작가로서 세상을 볼 때 쓰는 렌즈 중 하나이지요. 감정을 잘 담아내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등단 10년 만에 첫 소설집 ‘트랙을 도는 여자들’을 낸 차현지(34) 작가를 17일 만났다. 여성이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된 현실을 응시한 책은 다산책방이 유망한 젊은 작가들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문학’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차 작가는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테마 소설집에 참여하고 틈틈이 문예지에 소설을 게재했지만, 오롯이 자신만의 책을 낸 것은 처음이다. 그는 “소설을 계속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고, 그만큼 이 책이 소중한 느낌”이라며 “오래 품고 있던 작품들이라 후련하기보다 한 시절을 마무리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책에는 사회적 폭력에 희생되는 여성들이 많이 등장한다. 표제작 ‘트랙을 도는 여자들’에서는 홀로 딸을 키우던 여자가 주택가에서 칼에 찔려 숨지고, ‘미주와 근화의 이란성 쌍둥이 썰’에 나오는 방송국 외주 작가는 주변의 무시와 폭언을 견디고자 매일 밤 폭식하며 유튜브를 시청한다. ‘핑거 세이프티’의 화자인 ‘나’는 술에 취해 엄마를 때리는 아빠를 보며 자랐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차 작가는 “여성으로 살아가다 보니 여성에 대한 선입견과 정형화된 틀 속에서 많은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그려 내게 됐다”며 “페미니즘적 사유 방식은 오늘을 사는 작가로서 제가 세상을 볼 때 쓰는 ‘렌즈’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설은 인간의 감정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장르”라며 “감정을 잘 담아내는 작가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위태로움으로 시작된 작가의 소설은 호소와 공감을 넘어 연대로 나아간다. ‘트랙을 도는 여자들’은 작가가 저녁에 동네 학교 운동장 내 같은 트랙을 도는 여성들을 보면서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이 나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쓰게 됐다. 그는 “제 다른 소설들의 여성 화자들도 사실 똑같은 트랙을 도는 친구들인 것 같다”고 했다. 고통받는 엄마를 통해 가부장제를 고발한 ‘핑거 세이프티’에 대해 작가는 “모녀 사이는 단순히 ‘나이가 드니까 엄마를 이해할 수 있어’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오는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엄마와 딸이 각자의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작품으로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두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장편 소설을 쓰고 있다”며 “세월이 흐르면서 눈에 보이는 것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지만, 계속 천착하게 되는 것들을 오래 만지다 보면 소설이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어느 날 번역가가 모두 사라진다면/번역가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어느 날 번역가가 모두 사라진다면/번역가

    2014년 더이상 번역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한 적이 있다. 거래하던 출판사에서 형편이 어렵다며 번역료를 깎겠다고 나선 것이다. 출판사 사정이야 모르는 바 아니라 “어쩔 수 없죠, 뭐.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라고 대답은 했지만 전화를 끊고 나자 울컥 설움이 복받쳐 올랐다. 번역을 시작한 지 15년. 그간 출간한 번역소설도 60여권이니, 이 바닥에선 어지간히 뼈가 굵었건만 번역료가 오르기는커녕 이런 식의 후려치기에 속절없이 당하기만 하다니. 더욱이 믿을 만하다는 이유로 점점 어려운 원서만 맡기는 바람에 번역료 수입도 줄어들던 터였다. 결혼한 지 20년. 이놈의 번역에 목을 매다가는 평생 남편 노릇도, 아버지 노릇도 변변히 못하겠다 싶었다. 나는 다음날 거래하는 출판사를 돌아다니며 책을 돌려주고 작별 인사를 했다. 그 후 세월은 흐르고 난 여전히 책을 번역하면서 지낸다. 애초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면 모를까 나이 들어 어디 취직하기도 어렵고 목구멍은 포도청이라 은근슬쩍 은퇴를 번복하고 만 것이다. 난 그나마 형편이 나은 경우다. 지금껏 일거리가 끊긴 적은 없고 그 이후 번역료가 오르지는 않아도 더이상 깎이지도 않았다. “죽어라 일하면 자기 몸 하나 버틸 수 있어도 가정을 꾸리고 가족을 먹여 살리는 건 포기해야 하는 직업, 번역가”가 정설이 된 지는 이미 오래전이다. 전문, 전업으로서의 직업이 못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대부분 과외로 다른 일을 하든가, 아니면 나처럼 가족의 수입에 기대어 살고 있다. 최고 수준의 외국어와 우리말 능력, 풍부한 전문 지식과 상식을 갖추어야 가능하다는 직업치고는 참으로 초라하기가 짝이 없는 성적이다. 2018년 잡코리아의 설문조사는 10년 내에 사라질 직업 1위로 ‘자랑스럽게’ 번역가를 선정했다. 인공 번역기의 눈부신 발전이 그 이유란다. 내가 보기에 인공 번역기로 출판 번역을 대체하려면 100년은 기다려야겠지만 그것도 번역과 번역가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선행될 때 얘기다. 구글의 번역 최고 담당자 마이크 슈스터도 “보통 기계한테 한 쌍의 언어 번역을 훈련시키는 데 1억개의 학습 사례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사실 번역기가 제구실하기 전에 번역가들이 굶어서 멸종할 가능성이 더 크다. 번역이 중요하다는 얘기는 누구나 한다. 중세는 번역을 통해 휴머니즘에 눈을 뜨고 일본은 메이지유신의 꽃을 피웠다. ‘채식주의자’와 ‘기생충’,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좋은 번역이 한몫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좋은 번역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고민을 하지 않는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왜 우리나라에선 닌텐도를 만들지 못하느냐?”며 관료들을 야단치고, 국감장에서는 “왜 KBS는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를 만들지 못하느냐”고 힐난하듯 “왜 번역이 개판이냐?”고 번역가를 욕하고 따질 뿐 그간의 사정과 이유에는 다들 고개를 돌리고 만다. “번역청을 설립하라”는 우석대 박상익 교수의 애원도, “번역가를 전문가로 여기고 정신적ㆍ물질적 대우를 해 주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라”는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 한기호 소장의 호소도 그저 업계의 한탄에 그치고 만다. 출판 번역이 왜 자꾸 뒷걸음질치는지는 나를 보면 안다. 20년 동안 90권 넘게 번역을 했지만 지금도 한 달 수익이 2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제법 잘나간다는 내가 그럴진대 누가 이 일을 직업으로 삼으려 하겠는가. 날림 번역으로도 먹고살기 어려운 판에 어느 누가 소명의식을 갖고 작업에 임하겠는가. 번역도 출판의 일부이니 출판사가 어려우면 어쩔 도리가 없지 않으냐고 되물으면 나도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이따금 잡코리아의 예언대로, 10년 후 번역가가 모두 사라지고 난 후의 세상을 떠올리곤 한다. 그런 세상이 오면 난감해지는 건 그저 출판사뿐일까.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는 무고할까. 그런 세상을 상상할 때마다 슬며시 미소 짓는 것은 순전히 내 심술 탓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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