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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주 베스트셀러] ‘트렌드 코리아 2023‘ 6주째 1위

    [이번주 베스트셀러] ‘트렌드 코리아 2023‘ 6주째 1위

    매년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이듬해 소비 트렌드를 전망한 책 ‘트렌드 코리아 2023’이 한 달 넘게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온라인만 집계한 통계에서는 조국 서울대 교수의 신간이 발간과 동시에 2위를 차지해 저력을 보이고 있다. 18일 교보문고가 집계한 11월 셋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김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3’이 지난달 초에 출간된 이후 6주째 종합 1위를 지키고 있다. 정지아의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지난주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김훈의 ‘하얼빈’이 3위로 뒤를 따르고 있다.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은 1권, 2권이 나란히 4위와 5위에 자리 잡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또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 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키즈 크리에이터 에그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자연 생물탐험 만화 시리즈 ‘에그박사 8’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6위에 자리잡았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 소설가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은 14위로 10위 이내로 진입하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지난주 출간된 조국 서울대 교수의 ‘조국의 법고전 산책’이 12위에 진입했다. 온라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해 지난 11~17일 집계된 온라인 주간 베스트셀러에는 2위를 차지했다. 법고전 산책은 조 교수가 법과 관련된 고전 15권을 중심으로 핵심 내용을 소개하고 현재 한국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밝히고 있다. 한편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홍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의 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1’은 10계단 오른 22위를 기록했다.
  • 책 보다가 스파·브런치… ‘지적 사치’ 즐기는 도서관 꿈꿉니다 [김언호의 서재탐험]

    책 보다가 스파·브런치… ‘지적 사치’ 즐기는 도서관 꿈꿉니다 [김언호의 서재탐험]

    장서 5000권 ‘지혜의숲’ 기증서울대 독서 캠프에 1억 기부학생들 많은 책 읽도록 유도 유명 출판사 세운 아버지 영향다양한 도서 읽고 인류학 전공역사 전공한 아내가 운영 이어 글 완성도 높이는 편집자 중요‘문학 창의도시’ 부천 행정 지원 도서관, 책 보관소 역할 넘어야퇴근 이후 쉴 수 있는 공간 필요우리 젊은이들 가운데 한글을 읽지 못하는 ‘문맹’은 없다. 그러나 실질문맹은 놀랍게도 70%에 이른다는 한 조사가 나왔다.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심심(甚深)한 조의를 표한다’는 말을 무료하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문해력’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것이 우리 사회다. 2018년 한 국제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디지털 문해력이 평균 47%였는데 한국은 26%였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장을 하다 2020년부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한경구 총장과 왜 책인가, 왜 독서인가를 이야기했다. 그와 나의 만남의 주제는 늘 책과 독서다. ●우리 청소년들의 심각한 문해력 저하 -우리 청소년들의 문해력 저하는 우리 학교의 교육과 밀접하게 연관되겠지요. 책 읽히지 않는 교육, 아니 책 못 읽게 하는 교육이 자행되고 있지 않나요. “책 많이 읽으면 대학입시에서 경쟁력을 잃을까 걱정하는 것이 우리 교육이 아닌가 합니다. 논술도 책을 읽고 생각하는 걸 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책의 요점을 정리해 놓은 것을 암기하는 식이지요.” 2014년 6월 파주출판도시의 아시아출판문화센터에 ‘지혜의숲’이 개관됐다.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내가 늘 구현하고 싶었던 한 프로그램이었다. 1층 전 공간을 ‘열린 도서관’으로 꾸미는 것이었다. 출판사들과 각계 지식인·연구자들이 기증한 책 30만권을 꽂았다. 24시간 문 여는 장대한 공동서재다. 어른과 아이들이 책과 함께 자유롭게 뛰노는 놀이터다. 이 ‘지혜의숲’에 한 총장이 그의 서재에 있던 5000권의 책을 기증했다. 전공이 인류학이지만, 책 읽는 인간이 그의 연구주제다. ●지혜의숲에서 흥미로운 독서캠프 한경구는 끊임없이 책을 사 모은다. 장서가다. 책 기증하는 연구자다. ‘지혜의숲’에 기증한 책 말고도 여러 대학과 도서관에 그의 장서를 기증했다. 유학 시절에 구입한 양서 3000권을 그가 재직하던 강원대 도서관에 기증했다. 서울대 도서관에는 인류학·역사학 도서들을 기증했다. 부천의 시립도서관과 상동도서관에도 그가 기증한 책 수천 권이 꽂혀 있다. 지혜의숲에서 한 총장은 학생들과 기억되는 프로그램을 열었다. “2016년 1월 지혜의숲에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학생들과 1박 2일의 첫 독서캠프를 했습니다. 책을 정해서 모두가 읽고 저자와 토론했습니다. 학생들은 밤새도록 지혜의숲을 심해 탐험하듯이, 아마존 밀림 탐험하듯이 돌아다녔습니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한 학생이 그 넓은 지혜의숲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 상상도 못 했던 엄청난 호강을 했습니다’라고 인사했습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의 독서캠프는 한 총장이 기부한 1억원의 발전기금으로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했잖습니까. 저는 이런저런 책을 한껏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독서교육’에 써 달라고 지정해서 주었습니다.” ●일조각 창립한 아버지 한만년 한경구는 1953년에 창립한 일조각 한만년 선생의 둘째 아들이다. 우리 출판문화사를 빛내는 출판인 한만년의 정신과 실천이 그의 가슴에 살아 있을 것이다. “아버지는 이런 책 저런 책 읽으라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늘 책을 들고 계셨습니다. 텔레비전 볼 때도, 화장실 갈 때도 책을 들고 있었습니다. 일조각에서 펴낸 책들을 이것저것 보다가 이기백 선생의 ‘민족과 역사’를 읽었습니다. 미국의 행태주의 정치학의 거장 해럴드 라스웰의 ‘정치동태분석’(이극찬 옮김)을 읽었는데, 좀 어려웠지만 충격적이었습니다. 당초 공대로 가서 건축을 공부하려 했는데 문과로 옮겼습니다. 김열규 교수의 ‘한국신화와 무속연구’와 ‘탐구신서’ 제1권으로 출간된 조지훈 선생의 ‘한국문화서설’ 등이 인류학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제임스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도 읽었습니다.” 새 세기를 맞는 2000년, 한국출판인회의를 창립하고 회장을 맡고 있던 나는 나름 색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일제강점기를 끝내고 분단돼 전쟁을 치르면서도 40년 이상 책 만들기를 해 온 일조각 한만년, 을유문화사 정진숙, 탐구당 홍석우, 현암사 조상원, 일지사 김성재 선생 등에게 ‘뉴밀레니엄 기념패’를 만들어 드렸다. 기념패를 받아 든 선배 출판인들의 환한 미소가 나의 가슴에 살아 있다. “대학에 들어가자 아버지가 범문사에서 영어 원서를 마음대로 가져올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책값을 나중에 계산해 주셨지요. 덕분에 책을 이것저것 정말 다양하게 많이 읽게 되었지요.” -SK 최종현 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지원으로 하버드로 유학을 가게 됐죠. “아버지는 제가 인류학 전공하는 것을 많이 걱정하셨어요. 나중에 굶을까…. 아버지는 매우 어렵게 자라셨거든요. 한번은 서울대에서 장학금을 받았다고 자랑했다가 야단을 맞았지요. ‘너는 내가 학비 대주는데, 정말 어려운 친구들은 어떻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고등교육재단 장학금 받은 것은 좋아하셨어요. 인류학도로서 훌륭한 재단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한 총장의 할아버지 월봉 한기악 선생은 상하이 임시정부에서 법무위원을 했다. 선배 독립지사들이 젊은이들은 국내로 들어가서 일해야 한다고 권했다. 귀국해서 동아일보 등을 거쳐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그러다가 집까지 날리고 왕십리에 있는 절에서 지내기도 했다. 그 아버님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아들 한만년은 1975년 월봉저작상을 제정했다. 2022년에 제47회를 시상했다. -지금 부인 김시연 여사가 일조각을 이끌고 있는데, 아버지가 출판사를 맡아 해 보라 하지 않았습니까. “대학원 다닐 때까지는 별말씀이 없었어요. 아버님 친구를 통해 제가 경영학을 전공해서 출판사를 맡아 주었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습니다. 어머님이 살림을 하셨는데 일조각은 안 팔리는 책들만 낸다고 가끔 불평을 하셨어요. 형과 바로 아래 동생이 의과대학을 갔고, 그 아래 동생 한홍구는 자본주의 타도를 꿈꾸고 있었으니, 언젠가는 제가 출판사를 맡아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생 때 일조각이 바쁘면 교정 작업을 도왔고 저작권 교섭하는 편지도 썼지요. 그러다가 아버님 건강에 이상이 생겼는데…. 제가 역사를 전공한 아내가 출근하면 어떻겠느냐는 말씀을 드렸지요. 제가 대학을 바로 그만두기도 그렇고요. 아버님은 둘째 며느리가 살림하고 아이 키우는 걸 보시면서, 또 남편에게도 할 말은 하는 걸 좋게 보셨던 모양입니다. 옛날이야기 하실 때 우리 한씨 집안은 여자들이 지켜왔다는 말씀을 하신 적도 있고요. 하나인 딸도 교수를 하고 있어서 당장 맡을 수도 없었고요. 결국 둘째 며느리가 아들하고 어떻게든 출판사를 끌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신 것이지요.” ●명마(名馬) 저자, 기수(騎手) 편집자 -출판이란 무엇일까요. “저자가 쓴 글이 뛰어난 편집자를 만나면 완성도와 가독성이 높아집니다. 뛰어난 저자가 명마라면 훌륭한 편집자는 기수입니다. 편집자가 말 위에 올라 앉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말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지요. 또한 오늘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어떠한 지식이 요구되는가를 판단해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책의 존재 양태는 달라졌지만, 종이책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출판인에겐 인류의 지적·도덕적 연대와 교류에 공헌하는 사명감 같은 것이 요구되겠지요.” -책과 책 읽기는 한 인간과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저는 늘 강조합니다. 그러나 책을 존재하게 하는 기능, 출판사와 편집자의 역할에 대한 정당한 인식이 부재한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 아닌가요. “책과 책 읽기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출판사가 왜 중요한지는 잘 몰라요. 물을 길어 와 쌀을 씻어 밥을 하고 반찬을 만드는 사람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좋은 요리사와 좋은 레스토랑이 음식문화에 얼마나 중요합니까.” -지금 ‘창의도시 부천’에서 펼쳐지고 있는 ‘유네스코문학창의도시’ 활동이 주목됩니다. 만화의 도시, 영화의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지요. 수준 높은 오케스트라도 있지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부천시의 열성적인 공무원들이 학교로 찾아와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문학’으로 가입하고 싶다고 했어요. 신청작업을 도와주었고, 부천은 창의도시로 선정됐습니다. 부천시는 공공도서관이 잘돼 있습니다. 원혜영 전 시장 등이 정성을 들였지요. 도서관이 여러 곳에 있고 작은 도서관도 많아서 시민들이 10분 정도 걸어서 도서관에 갈 수 있습니다. 장애인과 임산부가 대출을 신청하면 배달해 주기도 합니다. 한 시의원은 도서관이 잘돼 있어 부천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 이사 왔다고 했습니다.” ●문화도시 부천시 돕기 한 총장과 나는 2005년부터 한국·중국·일본·대만·홍콩·오키나와의 인문출판인들과 함께 동아시아출판인회의를 만들어 동아시아의 독서공동체·출판공동체를 모색해 오고 있다. 2008년 동아시아출판인회의가 부천시에서 열렸다. 부천시가 호스트했다. 부천에서 작업하는 만화가들이 동아시아출판인들의 초상화를 그려 주는 즐거운 일도 있었다. 동아시아출판인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오키나와 출판인들이 오키나와와 동아시아 관련 책들을 부천시에 기증했다. 부천시는 이 책들을 기반으로 동아시아전문도서관을 준비해 가고 있다. -한 선생의 권유로 부천시가 제정한 디아스포라문학상은 참 의미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부천은 토박이도 살지만 한국의 압축적인 경제성장으로 발생한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으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사는 곳입니다. 일종의 ‘국내 디아스포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도 많습니다. 국내외 노동자를 위한 야학과 인권운동이 치열하게 진행된 도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연을 갖고 있는 부천시가 디아스포라에 주목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디아스포라문학은 전 세계적으로 더 중요해지고 있지요. 부천시도 저의 구상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제1회는 중국계 미국작가인 하진(哈金)이 ‘자유로운 삶’으로 수상했고 올해는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가 오는 23일에 수상합니다. 수상자에게는 5000만원의 상금을 줍니다.” -예술마을 헤이리에는 ‘예술영화관 103’이 있습니다. 몇 년 전 마을 이웃들과 거장 프레더릭 와이즈먼이 연출한 3시간 50분의 장편 다큐영화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를 봤습니다. 도서관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보여 줍니다. 고대 로마의 목욕탕은 휴식과 담론의 공간이었지요. 저는 우리 도서관이 고대 로마의 목욕탕같이 변모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 영화 두 번이나 봤어요. 책의 의미와 기능, 정보의 생산과 전달 방식이 크게 바뀌었고 우리 삶도 달라졌습니다. 도서관도 변해야 합니다. 보존 가치가 높은 책들은 잘 관리해야 하지만, 보통의 책은 ‘좀 오래가는 소모품’으로 간주해야겠지요. 낮잠도 좀 잘 수 있는 편안한 의자도 있어야 합니다. 공공도서관에 스파가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퇴근 후 도서관에 가서 스파 하고 책도 읽고, 밥도 먹고 차도 마실 수 있는 도서관! 멀리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 도서관에 나와 브런치를 먹고 종일 지적 사치를 즐기다가 귀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 신들의 자극적인 이야기…서점도 예능도 신화 홀릭

    신들의 자극적인 이야기…서점도 예능도 신화 홀릭

    최근 그리스·로마 신화와 관련한 방송 프로그램은 물론 서점의 문학이나 인문학 코너에서 그리스·로마 신화 관련 책들이 앞쪽에 배치돼 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심지어 사회과학, 자연과학 코너에서도 신화를 소재로 법, 의학, 심리학 등을 설명하는 책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이런 관심 때문에 방송에서도 전문가 한 명이 나와 강의하는 것이 아닌 연예인을 포함한 여러 패널들이 나와 이야기하는 예능 형식의 교양프로그램으로 신화를 다루고 있다. 서양고전학자로 대중에게는 ‘그리스·로마 신화 전문가’로 더 잘 알려진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소 교수는 “예전에 그리스·로마 신화라고 하면 아동서적류가 많았는데 최근에 성인 대상으로 한 책들도 다양하게 나오고 관련 강의는 물론 방송 요청도 늘어난 것을 보면 대중의 관심이 확실히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그동안 한국인들에게 ‘그리스·로마 신화=토머스 불핀치’라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이디스 해밀턴 같은 근현대 작가 이외에 헤시오도스, 오비디우스 등 고대 작가들이 쓴 신화 원전들도 새로 번역돼 출간된다. 민음사에서는 아폴로도로스가 쓴 그리스 신화집에 명화들을 삽입해 새로 발간했고, 열린책들에서도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로마 신화를 ‘신화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여기에 김 교수나 김원익 박사 등 국내 신화연구자들이 쓴 그리스·로마 신화 해설서들도 독자들을 찾고 있다. 김 교수는 “그리스·로마 신화는 원래 문헌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구전문학이기 때문에 고대부터 여러 판본이 있었다”며 “불핀치 책은 여러 판본의 신화를 종합 정리해 대중들이 이야기를 좀더 쉽게 접근하도록 짜여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처음 소개된 그리스 신화 관련 책도 불핀치를 원본으로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많이 소비됐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오래전부터 구전되고 만들어진 신화가 요즘 한국사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뭘까. 김 교수는 “신화라는 것은 삶의 지혜를 신이나 영웅을 주인공으로 해 응축시킨 것”이라며 “특히 그리스·로마 신화는 자극적이고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많아 현실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 보편 가치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이어 “신화는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인가’를 은유적으로 알려주는 문학책이자 철학책”이라고 덧붙였다. 철학책은 너무 어렵고 자기계발서나 대중심리학책은 너무 가볍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그리스·로마 신화가 대안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 김수영문학상에 김석영 시인 ‘정물처럼 앉아’ 외 50편 선정

    김수영문학상에 김석영 시인 ‘정물처럼 앉아’ 외 50편 선정

    민음사가 제41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작으로 김석영 시인의 시 ‘정물처럼 앉아’ 외 50편을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모든 시편이 고른 완성도를 유지하며 자아내는 긴장감이 눈에 띄었다”면서 “시인의 치밀함과 인내심이 느껴졌으며, 한 편의 시마다 스스로 던진 화두를 스스로 해결해 내는 매력적인 완결성을 지니고 있었다”고 평했다. 김석영은 2015년 ‘시와 반시’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수상 소식을 접하며 “시의 반대편을 통해 시를 드러내는 일, 그것이 반시(反詩)로써 자신의 세계를 쌓아 올린 김수영의 시정신이라 믿는다”면서 “고다르가 말한 ‘두 번째 첫 번째’라는 표현처럼, ‘정물처럼 앉아’는 ‘두 번째 첫 번째’ 시집이다. 앞으로도 계속 ‘n번째 첫 번째 시집’을 내는 시인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을 수여하며, 수상 시집은 연내 출간할 계획이다. 다음달 발행하는 문학잡지 ‘릿터’에 수상작 대표 시 4편을 우선 공개한다.
  • 매주 단편 한 편씩… 새로운 이야기 온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가 자사 홈페이지에 단편소설을 매주 한 편씩 공개하는 ‘위클리 픽션’을 시작한다. 매주 수요일 오전 도서연재 코너에 한 편씩 올리며, 편당 분량은 200자 원고지 100~200매다. 소설 소재나 형식 등을 따지지 않지만 한 편으로 완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른 출판사들도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에 소설을 올리긴 하지만 여러 번에 걸쳐 나누어 연재하고 있다. 위즈덤하우스 측은 15일 “매주 온전한 하나의 작품을 연재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재 방식과 차별성이 있다”며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과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의도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연재 주자는 소설가 구병모다. ‘파과’, ‘아가미’, ‘한 스푼의 시간’ 등으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인정받아 온 구병모의 단편 ‘파과 외전’을 16일 처음 공개한다. 노년의 여성 킬러 조각의 젊은 시절을 그린 내용으로, 킬러가 되기 위해 스승과 함께 훈련하는 이야기를 펼친다. 이어 이희주, 박소연, 정이현, 김기창, 곽재식, 윤자영, 최현숙, 김동식, 최정화 등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연재 분량이 50편이 되면 내년 초부터 각각 단행본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한 해에 그치지 않고 100권 이상 출간을 이어 갈 계획이다. 소설 작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등의 소설도 연재한다. 위즈덤하우스는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백석문학상에 진은영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백석문학상에 진은영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창작과비평사는 제24회 백석문학상 수상작에 진은영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를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일찍이 시인 자신이 제기한 ‘시와 정치’론에 대한 골똘한 시적 응답이자 언어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통해 사랑을 선언하고 약속하는 시집으로, ‘나’와 세계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게 하며 도처에 존재하는 슬픔의 공동체를 묵념의 시간에서 건져내는 적극적인 발걸음”이라 평가했다. 이어 “이 치열함으로 다다른 시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의 균형이 최고의 성취로 이어졌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심사평 전문과 수상소감은 ‘창작과비평’ 2022년 겨울호(198호)에 실린다. 2000년 ‘문학과사회’로 등단한 진은영은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 가는 노래’ 등을 펴냈다.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와 ‘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 등 저서도 출간했다.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등을 받았다. 백석문학상은 시인 백석의 업적을 기리고자 그의 연인이던 자야(子夜) 김영한 씨가 출연한 기금으로 1997년 제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상금은 2000만원을 준다. 시상식은 만해문학상·신동엽문학상·창비신인문학상과 함께 이달 하순 열린다.
  • 국내외 출판사 연결…한국문학 번역 플랫폼 ‘KLWAVE’

    국내외 출판사 연결…한국문학 번역 플랫폼 ‘KLWAVE’

    한국 출판사와 외국 출판사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 출범한다. 한국문학의 번역 출판도 활력을 띌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인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국문학 번역 관련 정보를 한곳에 모으고 기업 간 번역 출판을 직접 논의할 수 있도록 한 케이엘웨이브(KLWAVE, klwave.or.kr)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KLWAVE에는 한국문학의 해외진출 현황을 살필 수 있는 정보를 담았다. 번역서가 1종 이상 있거나 KLWAVE 내 콘텐츠 허브 등에 등록한 작가가 출범일 기준 1088명이다. 번역된 작품 가운데 국제표준식별자(ISBN)가 있는 원작 작품이 1031종, 이를 바탕으로 한 번역서는 소설, 시, 희곡, 수필, 그래픽 노블 등을 합쳐 모두 4735종에 이른다. 다만 번역서 1종 이상 출간한 경험이 있거나 한국문학번역원 번역 지원을 받은 번역가가 39명에 그친다. 외국 출판사나 에이전시가 중요시하는 작품의 출간 부수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 곽효환 번역원장은 “최근 들어 번역가들에 대한 자료를 받기 시작해 앞으로 번역가 정보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번역원이 각종 공모지원을 추진하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출간 부수를 기재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출판사로선 민감한 사안이어서 향후 출판계가 관련 시스템을 만들면 연동할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하는 플랫폼은 완성형이 아니라 완성지향형임을 알라달라”고 설명했다.국내외 출판관계자가 기업회원으로 가입하면 ‘저작권 정보교류’ 메뉴로 서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하위 메뉴인 ‘Featured Titles’(출판사 추천 작품)에서는 국내 출판사의 저작권 거래가 가능한 작품 목록을 보여준다. 이를 보고 외국 출판사가 한국문학을 번역 출판하고 싶으면, KLWAVE에 내장된 메신저 프로그램을 사용해 실시간으로 연락할 수 있다. 다른 하위 메뉴인 ‘Publisher’s Pick’(출판사 추천 작품 시리즈)에서는 국내 출판사가 ‘최근 한국에서 인기 있는 여성작가 작품들’처럼 특정 주제로 자사 도서를 묶어 선보일 수 있다. 또 국내외 출판사들이 직접 회사를 소개하고 보유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번역원은 기업회원을 대상으로 매년 10종 안팎 작품소개 자료 번역을 지원해 국내 출판사 수출 주력 작품의 해외 판로를 확대할 전략이다. 이밖에 번역원이 발행하는 한국문학 영문 계간지 ‘KLN‘을 비롯해 이날 창간한 디아스포라(이산) 웹진 너머(diasporabook.or.kr)도 읽을 수 있다. 저작권이 없는 고전문학 영문 전자책 30선도 만나볼 수 있다. 번역서와 작가에 대한 외신 보도, 외국 독자 리뷰 등도 담았다. 곽 원장은 “외국의 출판사가 한국문학을 번역 출판할 때 걸림돌이 됐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으로 견고히 자리매김하도록 KLWAVE가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치 먹고 50kg 감량한 美 셀럽…“‘넌 뚱뚱해’ 韓할머니가 인생 바꿔”

    김치 먹고 50kg 감량한 美 셀럽…“‘넌 뚱뚱해’ 韓할머니가 인생 바꿔”

    김치 등 한식을 먹고 1년 만에 50kg를 감량한 미국인 여성이 화제다. 미국 내 한인 단체 미주한인위원회(CKA)로부터 공로상을 받은 아프리카 윤(44)은 최근 국내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인 할머니와의 만남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밝혔다. 윤에 따르면 그녀는 2007년 미국 뉴저지의 한 빵집에서 버터크림빵 6봉지를 사려던 찰나 “넌 너무 뚱뚱해”라는 말을 들었다. 한인 할머니는 윤이 들고 있던 빵을 빵집 주인에게 돌려줬고 윤은 “그럼 전 뭘 먹으라는 거냐”고 물었다. 할머니는 “한국 음식, 한식이 최고”라고 답했다. 이후 1년간 윤은 할머니와 한인 마트인 H마트에서 한식 식자재 위주로 장보기를 했다. 윤은 할머니의 조언대로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에 채소 반찬 중심으로 식단을 바꾸고 매일 꾸준히 운동했다. 그 결과 114kg이던 몸무게가 첫 달에 13kg이 빠졌고, 1년 뒤 64kg으로 총 50kg 감량에 성공했다. H마트에서 만나던 할머니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고 한다. 윤은 할머니가 한인이라는 것만 알 뿐 나이와 사는 곳, 연락처는 모른다. 그는 할머니에 대해 “때때로 ‘나를 돕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본명이 수잔 엥고였던 흑인 여성은 유엔 대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와서 여섯 살이던 1984년 유엔총회에서 첫 연설을 했다. 열두 살엔 ‘에이즈에 대한 아프리카의 행동’이라는 단체를 공동 설립했고, 뉴욕대 티시예술대학을 졸업한 뒤엔 본격적으로 미디어 사회 활동가로 나선 뉴욕 셀럽(‘셀러브리티’의 줄임말. 유명인)이었다. 그는 한인 할머니를 만나 체중을 감량한 후 한국계 미국인 남자와 결혼하고 이름을 아프리카 윤으로 바꿨다.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윤은 지금도 65∼68㎏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은 “쌍둥이를 낳고 갑상선 항진증 진단을 받았을 때는 건강이 좋지 않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그때도 한식과 함께 한 덕분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사회에서는 김치는 ‘슈퍼푸드’로 통한다. 많이 먹으면 건강에 좋고 살도 빠질 수 있다고 알려졌다”며 김치 예찬론을 펼쳤다. 한식 중에서는 김치와 미역국을 가장 좋아하며, 김치 중엔 배추김치가 제일 맛있다는 윤은 시어머니로부터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운 뒤로는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다. 윤은 현재 전 세계에 한국 음식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을 알리는 문화·엔터테인먼트 기업 블랙유니콘도 세웠다. 페이스북에선 ‘코리안 쿠킹 프렌즈’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주미한국대사관과 한식진흥원 등이 주최한 ‘K푸드 비디오 콘테스트’에서 김치를 주제로 한 영상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한복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고, 한국인 입양아 심리 치료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한식 및 한국 문화에 관한 경험담을 비롯해 우여곡절이 담긴 삶을 풀어낸 첫 책 ‘더 코리안’은 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됐고, 국내에서는 최근 ‘우연하고도 사소한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다.
  • 날도 추워지는데 어떠세요, 으스스한 괴담 한 편

    날도 추워지는데 어떠세요, 으스스한 괴담 한 편

    음산한 분위기 속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의 매력에 우리나라에서도 일본 괴담 마니아층이 두텁다. 유명 작가들의 특색 있는 괴담 소설집이 최근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끈다. ‘우중괴담’(북로드)은 현실과 허구를 오가며 기이한 이야기를 펼치는 일본 대표 호러 작가 미쓰다 신조의 신작 소설집이다. 다섯 명에게 들은 체험담 형식으로 구성했다. 첫 번째 단편 ‘은거의 집’은 일곱 살 때 시골집에 보내진 한 소년의 이상한 경험담이다. 숲속에 있는 기이한 구조의 집에서 처음 보는 노인과 일주일을 보낸 소년은 집 주위에 친 새끼줄 너머에서 또래 소년과 초자연적 현상을 맞닥뜨린다. 남의 불행을 예고하는 그림을 그리는 아이가 중심인 ‘예고화’, 한 신흥종교 집단의 야간 경비 일을 하게 된 소설가의 이야기인 ‘모 시설의 야간 경비’, 할머니의 부탁으로 어떤 집을 방문하게 된 대학생 나나오의 경험을 그린 ‘부르러 오는 것’이 실렸다. 책 제목이기도 한 ‘우중괴담’은 비 오는 날마다 나타나 괴담을 들려주는 가족 구성원을 차례로 만난 이의 경험담이다.‘그림자밟기 여관의 괴담’(현대문학)은 신인 작가 오시마 기요아키의 첫 소설집이다. 2020년 잡지사 도쿄소겐샤가 주최한 ‘미스터리즈! 신인상’ 공모전에서 단편 ‘그림자밟기 여관의 괴담’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을 비롯해 독특한 사건 장소에서 벌어진 이야기 4편을 담았다. 인간의 짓인지 요괴의 저주인지 알 수 없는 기이한 사건을 좇는 괴담 작가 우메키 교코가 활약한다. 책 제목이기도 한 ‘그림자밟기 여관의 괴담’은 밤마다 어린아이의 전화가 걸려 오는 ‘K 여관’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두 번째는 머리 없는 귀신이 출몰하는 ‘O 터널’에서 잔혹하게 죽은 남자의 사연을 좇는 ‘오보로 터널의 괴담’이다. 이어 산사태로 죽은 원혼들이 떠도는 ‘D 언덕’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소년의 이야기 ‘도로도로 언덕의 괴담’이 이어진다. 이어지는 ‘냉동 멜론의 괴담’에서는 죽은 희생자 옆에 어김없이 피 묻은 멜론을 두고 가는 범인을 쫓는다. 탐정이 주인공이라는 설정은 비슷하지만 절반이 요괴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도 이색적이다. 일본 대표 괴담 추리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인면창 탐정’(블루홀식스)은 상속감정사 미쓰기 롯페이와 그의 몸에 기생하는 기괴한 인면창(人面瘡) ‘인’이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폐쇄적인 마을 사쿠마의 유지인 구라노스케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유산 분할을 두고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그렸다.기생하는 인은 숙주인 미쓰기보다 모든 정보를 훨씬 잘 기억하고 예리한 시각으로 냉철한 판단력을 발휘한다. 험한 입담으로 자주 미쓰기를 놀리기도 하지만 둘은 환상의 짝꿍이다. 둘이 어떤 기지를 발휘해 사건을 해결하는지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 여의도의 핵 떠오른 ‘韓 신드롬’… 여권선 ‘정치 입문’ 기정사실로

    여의도의 핵 떠오른 ‘韓 신드롬’… 여권선 ‘정치 입문’ 기정사실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한 여권의 관심과 야권의 견제가 고조되고 있다. 정치권을 향한 ‘사이다’ 발언에서 나아가 야당 의원을 상대로 연일 날 선 발언을 내놓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한 장관은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여권에서는 한 장관의 정치 입문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한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고, 같은 당 황운하 의원이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곧바로 맞받아쳤다. 검찰의 수사권을 일부 삭제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놓고 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는 동영상의 조회수는 450만회를 넘어섰고, ‘청담동 술자리’ 의혹 동영상은 조회수 250만회를 기록했다. 인사청문회부터 야당 의원들이 한 장관을 계속 공격하면서 오히려 유명세를 키워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장관의 김 의원과 황 의원을 상대로 한 ‘뭘 걸겠느냐’,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을 놓고 여당은 앞다퉈 한 장관을 옹호했다. 한 장관 스스로 자신감과 당당함을 표현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주문한 “스타 장관”에 부응하는 모습이라는 해석도 있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지적에 떳떳하게 대응하는 장관을 바란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무위원이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발언으로는 과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13일 “국무위원이 건방진 인상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도 “야당 의원들이 한 장관을 계속 건드리는 것도 문제다. 한 장관의 유명세를 업으려고 일부러 그런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취임 당시부터 발언, 패션으로 화제가 된 한 장관은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여권 1위를 달리고 있다. 주요 발언을 모은 어록집은 이달 말 출간될 예정이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지난 8월 당내 연찬회에서는 의원들이 한 장관과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을 섰을 정도다. 한 수도권 의원은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을 가도 한동훈 목격담을 묻는 등 관심이 높다”며 “특히 강남권,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관심사는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다. 최근에는 서울 송파을, 강남갑 등 공천 지역도 거론된다. 한 장관은 지난달 6일 권칠승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지금 현재 그런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현재는 없다’는 발언을 두고 나중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왔다. 전당대회 출마설, 대권 직행설 등 각종 시나리오가 대두되고 있지만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총선 승리가 필수적인 만큼 한 장관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한동훈 신드롬’의 원인에 대해 여권에 이렇다 할 차기 주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정진석·권성동 의원과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 가운데 중도층과 보수층 모두를 아우를 만한 인물이 없다는 해석이다. 유 전 의원에 대한 대항마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준수한 외모, 패션 감각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이 언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정치 행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야당을 향한 날 선 발언에 보수층은 환호하지만 중도층은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총선이 1년 이상 남았는데 벌써부터 지나치게 소비되는 것은 당과 한 장관 모두에게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 여의도의 핵으로 떠오른 ‘한동훈 신드롬’

    여의도의 핵으로 떠오른 ‘한동훈 신드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한 여권의 관심과 야권의 견제가 연일 고조되고 있다. 정치권을 향한 ‘사이다’ 발언에서 나아가 야당 의원을 상대로 연일 날선 발언을 내놓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한 장관은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지만 여권에서는 한 장관의 정치 입문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한 장관은 최근 국회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고, 같은 당 황운하 의원이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곧바로 맞받아쳤다. 검찰의 수사권을 일부 삭제한 ‘검수완박’법을 놓고 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는 동영상의 조회수는 450만회를 넘어섰고 ‘청담동 술자리’ 의혹 동영상은 250만회를 기록했다. 인사청문회부터 야당 의원들이 한 장관을 계속 공격하면서 오히려 유명세를 키워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장관의 김 의원과 황 의원을 상대로 한 ‘뭘 걸겠냐’,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을 놓고 여당은 앞다퉈 옹호했다. 한 장관 스스로 자신감과 당당함을 표현한 발언으로 보이지만, 윤 대통령이 주문한 “스타 장관”에 부응하는 모습이라는 해석도 있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지적에 떳떳하게 대응하는 장관을 바란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무위원이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발언으로는 과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13일 “국무위원이 건방진 인상을 주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도 “야당 의원들이 한 장관을 계속 건드리는 것도 문제다. 한 장관의 유명세를 업으려고 일부러 그런다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취임 당시부터 발언, 패션으로 화제를 모은 한 장관은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여권 1위를 달리고 있다. 주요 발언을 모은 어록집은 이달 말 출간될 예정이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지난 8월 당내 연찬회에서는 의원들이 한 장관과 사진을 찍기 위해 길게 줄 섰을 정도다. 한 수도권 의원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인 모임을 가도 한동훈 목격담을 묻는 등 관심이 높다”며 “특히 강남권,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다”고 전했다.정치권의 관심사는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다. 최근에는 서울 송파을, 강남갑 등 공천 지역도 거론된다. 한 장관은 지난달 6일 권칠승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지금 현재 그런 생각이 없다”고 했다. ‘현재는 없다’는 발언을 두고 나중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왔다. 전당대회 출마설, 대권 직행설 등 각종 시나리오가 대두되고 있지만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총선 승리가 필수적인 만큼 한 장관이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한동훈 신드롬’의 원인으로는 여권에 이렇다할 차기 주자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정진석·권성동 의원과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 가운데 중도층과 보수층 모두를 아우를만한 인물이 없다는 해석이다.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대항마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준수한 외모, 패션 감각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이 언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정치 행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야당을 향한 날선 발언에 보수층은 환호하지만, 중도층은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총선이 1년 이상 남았는데 벌써부터 지나치게 소비되는 것은 당과 한 장관 모두에게 마이너스”라고 했다.
  • 문정희 한국문학관장 ‘셀프수상’ 논란에…구상문학상 ‘수상자 없음’

    문정희 한국문학관장 ‘셀프수상’ 논란에…구상문학상 ‘수상자 없음’

    운영위원을 수상자로 내정한 뒤 논란이 불거지자 구상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올해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영등포구청 문화체육과는 “수상자에 내정된 문정희(사진) 국립한국문학관장이 운영위원이어서 부당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이후 수상자도 고사했다”면서 “제14회 구상문학상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구상문학상은 영등포에서 30여년 간 살며 한강을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내놨던 구상(1919∼2004) 시인을 기리기 위해 2009년 제정했다. 구청과 구상선생기념사업회가 4명씩 모두 8명의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운영위원회는 매년 문학계 인사 등 5명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하고, 심사위원단이 수상자를 우선 내정하면 운영위원회가 최종 승인한다. 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어 최근 출간한 문 관장의 시집 ‘오늘은 좀 추운 사랑도 좋아’(민음사)를 수상작으로 정했다. 상금은 5000만원이다. 이 과정에서 한 운영위원이 문제를 제기했고, 언론에 이런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문제를 제기한 운영위원이 이에 반발해 사퇴하고, 문 관장 역시 논란 이후 상을 고사하고 운영위원에서 내려왔다. 구상 시인의 딸인 구자명 시인과 운영위원들은 지난 10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열고 ‘수상자 없음’을 결정했다. 구청 관계자는 “운영위원 등 관계자를 수상 과정에서 배척하는 등 방식으로 관련 규정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관장은 지난달 6일 제2대 국립한국문학관 관장에 임명됐다. 임기는 2025년 10월까지 3년이다.
  • [씨줄날줄] 트럼프 키즈/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럼프 키즈/이순녀 논설위원

    2016년 6월 미국에서 출간된 ‘힐빌리의 노래’는 백인 빈민가정 출신으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가로 성공한 JD 밴스(38)의 자전적 에세이다. 힐빌리는 미국 남부에 사는 가난하고 보수적인 백인 노동계층을 부르는 멸칭. 러스트벨트(제조업 중심지였다가 몰락한 지역)인 오하이오주의 힐빌리였던 밴스가 약물중독과 폭력이 만연한 불행한 가정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인생 스토리는 넷플릭스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특히 주류층이 외면해 온 백인 노동계층의 빈곤과 소외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은 미국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이 때문에 그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백인 노동계층의 지지를 받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정작 밴스는 당시 트럼프를 무능력하고 편협한 인물로 평가절하했다. 대선에서 트럼프를 찍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가 하면 트럼프를 ‘미국의 히틀러’라고 직격했다. 그러나 정계에 입문한 후엔 태도가 정반대로 바뀌었다. 트럼프를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우고, “선거가 도둑맞았다”는 ‘2020 대선 음모론’에도 동의했다. ‘트럼프 키즈’를 자처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밴스는 지난 5월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지난 8일(현지시간) 중간선거에서 10선 하원의원 출신인 팀 라이언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트럼프는 선거 전날 마지막 유세에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연방 상하원 및 각 주의 주요 공직에 출마한 공화당원 중 300여명이 트럼프 키즈이며, 이들 가운데 160여명이 당선됐다. 트럼프 정부 초기 백악관 대변인을 맡았던 세라 허커비 샌더스(아칸소주 주지사), ‘여자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정치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조지아주 하원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당초 예상했던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가 실종되면서 공화당 내부에선 트럼프 키즈의 자질 문제가 불거지는 모양새다. 공화당에 몰표를 주지 않은 민심을 트럼프 키즈들이 어떻게 보듬느냐에 따라 트럼프의 대선 재도전 향방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그때는 정답처럼 보였던 바르사, 지금은 왜 오답이 됐나

    그때는 정답처럼 보였던 바르사, 지금은 왜 오답이 됐나

    카타르월드컵 중계에 흥분하다 차분히 들춰 볼 만한 책이 번역돼 나왔다. ‘축구 전쟁의 역사’를 쓴 파이낸셜타임스 기자 사이먼 쿠퍼가 지난해 출간한 ‘바르사: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클럽의 내부 이야기’를 MBC 해설위원이자 풋볼리스트 편집장인 서형욱이 옮겼다. 표지에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그림이 들어간 것만 봐도 FC바르셀로나를 건축물로 탐구한 책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1992년부터 2020년 9월까지 바르사를 들락거리며 어린 시절의 영웅이었던 요한 크라위프, 페프 과르디올라, 리오넬 메시 등 화려한 스타들을 만나고 구단 임직원들을 들쑤신 발품이 놀랍고 부럽기만 하다.저자는 세계 최강의 축구클럽이라는 화려한 꾸밈 뒤에 여느 직장처럼 늘 뭔가를 새롭게 시도하다 휘청대기도 하는 진면모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쿠퍼가 보기에 이 구단은 ‘짜증 유발자’ 크라위프가 처음부터 단독 창조한 건축물이며 메시가 완성했는데, 바로 그 순간 추락하기 시작했다. 위대한 건축물이 완성된 순간 도시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것처럼. 저널리스트답게 자신이 발견한 바르사의 원동력과 철학을 아주 재미있게 읊조리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이상적인 축구는 언제나 스포츠 경제의 심장부인 서유럽 어딘가에서 펼쳐질 것이었다. 그게 바르셀로나였던 것은 국가를 세우지 못한 민족의 도시에 정서적 결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중략)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게 될지 모른다. 나는 그저 현장에서 바르사의 축구를 보며 파 암 토마케트(카탈루냐 사람들의 주식)를 먹을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할 뿐이다.” 말 없는 메시가 실은 지배욕 강한 무서운 인물이고, 바르사 사람들이 포메이션을 설명할 때 와인 잔과 설탕 상자를 이용한다는 점, 바르사 직원들이 커피 마시며 수다 떠는 아이스링크야말로 구단의 영혼을 발견하는 곳이며, 실은 구단 임원의 절반은 레알마드리드 구단 사람들과 친하고 연방정부와도 잘 지내려 한다는 점 등도 흥미롭다.
  • [정은귀의 詩와 視線] 어느 밤의 이야기/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정은귀의 詩와 視線] 어느 밤의 이야기/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네위에네아래네곁에네밑에네옆에네너머네뒤에네안에 누가 밤을 면도날로… ―김혜순, ‘죽음의 자서전’ 중 시인은 예언자인가. 이토록 끔찍하고 서늘한 예언자인가. 시인은 꽃도 십자가도 없는 무덤을 지키는 이. 이름도 없는 가엾은 죽음을 통곡하는 사람. 2016년에 출간된 ‘죽음의 자서전’은 세월호를 통과한 이 나라의 슬픈 죽음들에 대한 곡(哭)이었다. 아이고 아이고 어이 어이…. 어린 날 누군가의 장례식에서 곡을 하는 아버지의 음성을 들으면서 망자와의 관계에 따라 다르게 변주되는 저 소리는 무엇으로 번역될 수 있을까 혼자 상상하곤 했다. 저 애도의 언어는 기막힌 슬픔인 동시에 어떤 동참과 초대, 연대라는 생각. 망자 앞에서 누구나 죄인이 되는 몹시 난감한 그 별리의 현장을 함께 지키는 그 곡(哭)을 이 겨울 우리는 다시 하고 있다. 그토록 힘들게 떠나보낸, 아직 아직도 앓고 있는 죽음이 다시 우리에게 온 것이다. 자유롭고 발랄한 이태원의 밤거리에서. 이 시를 다시 읽으니 참사 이후 너무 아파 죽음을 앞당겨 선언하고 앓고 통과하는 시인의 처연한 울음이 바로 지금 여기 다시 도착한 156명의 떼죽음을 곡하는 것 같아 말문이 막힌다. 이어지는 구절 “누가 밤을 면도날로 긁고 있다고 말해야 하나 / 면도날 긁힌 자리마다 밤이 잠깐씩 환해진다고 말해야 하나”를 읽노라면 망자를 보내는 마흔아흐레의 통곡이 한 매듭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다시 순환하듯 시작된 것만 같아 애통하기만 하다. 시인의 말에서 시인은 부끄럽다고 한다. 아직 죽지 않아서. 젊은이들이 제 명에 살지 못하고 이런저런 사고로 연이어 죽는 나라에서는 어른으로 사는 일이 부끄럽다. 시인은 “시 안의 죽음으로 이곳의 죽음이 타격되기를” 바라는 소망에서 이 시를 낳았다고 말하는데, 죽음을 적음으로써, 죽음을 부름으로써, 이제 다시는 죽음 따위 쓰고 싶지 않은 마음, 그 통곡이 시의 언어로 죽음을 곡하게 만든 것이다. 영어로 번역돼 캐나다 그리핀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시집을 다시 읽던 10월 29일의 밤. 평화롭던 일상의 휴식과 놀이가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방식의 죽음으로 바뀐 밤. 안전한 나라라는 믿음이 허구였음이 드러난 밤. 면도날로 날카롭게 베인 허약한 우리의 실체. 막 만난 이들의 숨결이 비명으로 차오른 그 밤의 죽음에 대해 우리는 아직 이해할 수 있는 말을 만나지 못했다. 국가가 정한 애도 앞에서 우리는 할 말을 찾지 못하고 헤맨다. 번호가 매겨진 주인 잃은 물건들도 곧 주인 없이 버려질 것이다. 철학자 데리다는 고정된 곳 없이는 애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밤의 통곡을 그 비석을 우리는 어디에 세워야 하는가.
  •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등 4편 대산문학상… 한강 “마음 잘 모아 다시 글 쓸 것”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등 4편 대산문학상… 한강 “마음 잘 모아 다시 글 쓸 것”

    대산문화재단이 시인 나희덕의 ‘가능주의자’, 소설가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평론가 한기욱의 ‘문학의 열린 길’, 한국화·사미 랑제라에르가 공동 번역한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 프랑스어판을 제30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대산문학상은 최근 1년 동안 단행본으로 발표된 문학 작품과 2년 내 출간 평론, 4년 내 출간한 번역서 가운데 작품성이 뛰어나고 한국문학을 대표할 만한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부문별 5000만원씩 모두 2억원의 상금을 준다. 대산문화재단은 9일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희덕의 ‘가능주의자’에 대해 “밤과 어둠에 대해 현실 너머를 사유하는 결연한 목소리로 나희덕식 사랑법을 들려줬다”고 평했다. 나희덕은 “자연적·사회적 재난으로 살아갈 터전을 잃은 사람들과 생명체들을 보며 안타깝고 다급한 심정이 들 때마다 그 곁으로 다가가 함께 있는 일이 시인의 역할이라 여겼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광주와 4·3을 잇고 뒤섞으며 지금 이곳의 삶에 내재하는 선혈의 시간을 온몸으로 애도하고 작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소설”이라는 평을 받았다. 한강은 “그동안 여러 이유로 글을 쓰지 못했는데, 이번 수상이 다시 열심히 써 보라는 말 같아서 다시 마음을 잘 모아 글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한기욱의 작품은 “동시대 문학과 공간과 문제적 문학에 대한 치열한 비평적 대화를 끈질기게 추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백의 그림자’ 프랑스어판은 “원문에 얽매이기보다 작가 특유의 울림과 정서를 외국 독자들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가독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 경기문화재단, 문학창작 지원 작가 3명 선정

    경기도 산하 경기문화재단은 중견 작가의 안정적인 문학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2022 경기 문학작가 확장 지원 프로젝트’ 공모 결과 김종광, 정길연, 서성란 작가 등 3명이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최근 10년간 경기문화재단 문학 분야 정기 공모사업에 선정됐던 321명의 작가 중 등단한 지 10년이 넘은 중견 작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문학평론가 등 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단이 작품활동 이력과 2024년까지의 신작 창작계획서를 바탕으로 여러 심사 기준에 따라 최종 3인을 선정했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1인당 15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주어진다. 2024년까지 발간하는 신작에 대해서는 출간 기념 북 콘서트를 비롯한 행사도 지원받을 수 있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예술창작 프로젝트 공모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예술가들에 대한 단계별 지원 체계를 지속해서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목동씨사이트, 수능 후 ‘가천대 논술 파이널 줌반’ 개강

    목동씨사이트, 수능 후 ‘가천대 논술 파이널 줌반’ 개강

    가천대 논술 전문 ‘목동씨사이트학원’(원장 조진환)은 수능 이후인 오는 18일 ‘가천대 논술 파이널 줌반’을 개강한다고 9일 밝혔다. 이달 17일 수능 이후 각 대학의 수시 전형 시험이 진행되며, 수시 전형 중 하나인 ‘약술형 논술고사’도 포함된다. 약술형 논술은 교과 개념 혹은 EBS 핵심 개념을 바탕으로 한 중간고사, 기말고사 주관식 수준의 단답형·서술형문제로 구성된 약식 논술이다. 약술형 논술 대학 중 대표 대학인 가천대는 2023학년도 수시 원서 접수 결과 논술 전형 929명 모집에 2만 3346명이 지원해 25.1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2학년도 대비 소폭 상승한 경쟁률로 인문과 간호학과는 24일, 자연은 25일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이런 가운데 가천대 논술 전형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출간된 ‘2023 찐 가천대 논술 파이널 모의고사 문제집’ 집필진의 직강으로 진행된다. 가천대 논술 전형은 국어와 수학 2과목을 평가하고 문과와 이과 모두 총 15문항을 80분 안에 풀어야 한다. 이에 목동씨사이트학원은 기출문제 총 6세트와 모의 논술고사 분석을 바탕으로 가천대 논술 축제 가이드에 가장 적합한 방향으로 학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동씨사이트에 따르면 가천대 논술고사의 국어 시험 범위는 고1 국어, 문학, 독서, 화법과 작문, 언어지만, 실질적으로 문학과 독서에서 주로 출제된다. 지난해 인문 시험은 언어 1문항과 화작 1문항을 제외한 나머지 7문항이 모두 문학과 독서에서 출제됐다. 자연은 화작 1문항을 제외한 모든 문항이 문학과 독서에서 출제됐다. 특히 EBS 수능특강이나 수능완성에서 작품이나 지문을 가져온 변형문제가 출제됐다. 문제 유형 및 난이도는 중간·기말고사 주관식 수준으로 단답형 문항이 출제됐으며, 서술형은 1~2문항으로 한 문장으로 서술하는 형식으로 학생들에게 큰 부담은 없는 시험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수학 과목의 시험 범위는 수1, 수2로 인문은 지수로그, 삼각함수, 수열, 함수의 극한과 연속, 미분, 적분에서 각 1문항씩 고르게 출제되었다. 자연은 총 9문항 중 6문항은 각 영역별로 출제됐으나, 나머지 3문항은 미적분의 출제 비중이 높았다. 난이도는 대부분 EBS 수능특강 레벨2 수준이었고, 변별력 확보를 위해 일부 문항이 레벨3 수준으로 출제됐다. 지난해 시험은 논술고사 답안지 여백이 좁아 고난이도 문항은 답안에 서술해야 하는 개념과 원리 중심으로 간결하게 논리적 서술을 하는 연습이 요구된다. 조진환 원장은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파이널 논술 모의고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함으로써 본인의 현재 실력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며 보완해야 한다”며, “수능 이후 실시하는 가천대 논술 파이널 줌반을 통해 현장 강의 참석이 어려운 원거리 수험생들의 막바지 약술형 논술고사 대비를 도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목동씨사이트학원 부속 도서출판 ‘좋은때시북스’에서 출간한 ‘찐 가천대 논술고사 시리즈’는 총 4권으로 개념 정리 및 파이널 모의고사로 구성돼 있다. 시중 서점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가천대 파이널 현장 강의는 수능 후 7개 반이 개강을 앞두고 있다. 목동씨사이트학원의 ‘가천대 논술 파이널반’ 개강 및 교재 관련 문의는 학원 홈페이지와 카페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 “5마리 용의 분투… 누구나 세상 구할 수 있어요”

    “5마리 용의 분투… 누구나 세상 구할 수 있어요”

     “선택받은 단 한 사람이 아닌, 누구나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혹은 용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판타지 소설 ‘불의 날개’ 시리즈 작가 투이 타마라 서덜랜드는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작품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달 국내에 8부 ‘불의 날개와 선택의 시간’까지 나온 이 시리즈는 여왕 자리를 두고 20년째 싸움이 그치지 않는 용의 나라 ‘파이리아’를 배경으로, 세상을 바꾸게 된다는 예언을 들은 다섯 마리 용의 분투를 그렸다. 전 세계 22국에서 출간 후 1000만권을 넘겼다.  서덜랜드는 자신이 만든 용들의 이야기에 대해 “새로운 누군가를 탐구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며 작품 속 등장인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써니는 일반적인 용과 다르게 생겨서, 글로리는 예언에 등장하지 않는 용이어서, 클레이는 사납지 않아 자기가 예언 속의 세상을 구하는 용이 아니라서 각각 걱정을 품고 있다. 저자는 이런 용들의 성장에 대해 ‘운명과 자유의지‘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정해져 있는지 혹은 우리는 얼마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한 저자는 “어린 용들은 그들이 예언에 등장하는 용이고 반드시 세상을 구할 거라고 자라는 내내 듣는데, 내가 만약 그 어린 용들이라면 어떤 기분일까를 생각해 봤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운명을 헤쳐 나가는 방법을 어떻게 찾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용의 나라 파이리아를 구상하는 데에는 영국 BBC의 자연 다큐멘터리 ‘살아 있는 지구’가 큰 영감을 주었다고 밝혔다. 정글 왕국, 모래 왕국, 얼음 왕국 역시 인간 세상에서 온 셈이다. 또 인간과 용이 수백 년 동안 같은 땅에서 함께 살면서 소통했을지는 1976년 액 매커페리의 ‘드래곤송’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도 했다.  시리즈가 한국 독자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에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다. 제가 본 몇몇 한국 TV 프로그램은 정말 놀랍고 재미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불의 날개’ 시리즈는 미국에서 15부, 한국에서는 절반을 조금 넘은 8부까지 나왔다. 이번 8부의 이야기를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한다고 전한 그는 “예전에 한국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봤는데, 여기에 나오는 고문영과 불의 날개에 나오는 페릴이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8부 끝 부분에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9부와 10부에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바다를 넘나들며 새로운 용들도 만나게 될 텐데, 여기까지만 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 ‘불의 날개’ 서덜랜드…“용 이야기로 운명과 자유의지 보여주고 싶어”

    ‘불의 날개’ 서덜랜드…“용 이야기로 운명과 자유의지 보여주고 싶어”

    “선택받은 단 한 사람이 아닌, 누구나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혹은 용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판타지 소설 ‘불의 날개’(김영사) 시리즈 작가 투이 타마라 서덜랜드는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작품의 주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달 국내에 8부 ‘불의 날개와 선택의 시간’까지 나온 이 시리즈는 여왕 자리를 두고 20년째 싸움이 그치지 않는 용의 나라 ‘파이리아’를 그렸다. 세상을 바꾸게 된다는 예언을 들은 5마리 용의 분투기다. 전 세계 22국에서 출간 후 1000만권을 넘겼다. 서덜랜드는 자신이 만든 용들의 이야기에 대해 “새로운 누군가를 탐구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며 작품 속 등장인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불의 날개’ 시리즈에 나오는 모든 용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잠깐 나오는 용이더라도 이 용의 가족은 누구일지, 어떤 삶을 살았을지, 이 페이지 밖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한다”고 밝힌 저자는 “용들이 등장하는 세계를 만들고 나니 계속 그 세계에 머무르고 싶었다. 모든 캐릭터가 다른 것을 배우고 그들의 관계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5마리의 용은 저마다 이야기가 있다. 써니는 일반적인 용과 다르게 생겨서, 글로리는 예언에 등장하지 않는 용이어서, 클레이는 사납지 않아 자기가 예언에 나오는 세상을 구하는 용이 아니라고 걱정한다. 저자는 “독자들이 어린 용들의 불안을 함께하며 그들이 결국 어떻게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을 이루어내는지 지켜봐 주길 바란다. 어떤 걱정이 있어도, 무엇이 남들과 달라도 어린 용을 지켜본 독자들 역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5마리의 용의 성장을 통해 작가는 ‘운명과 자유의지‘를 강조한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정해져 있는지 혹은 우리는 얼마나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한 저자는 “어린 용들은 그들이 예언에 등장하는 용이고 반드시 세상을 구할 거라고 자라는 내내 듣는데, 내가 만약 그 어린 용들이라면 어떤 기분일까를 생각해 봤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운명을 해쳐 나가는 방법을 어떻게 찾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저자는 용의 나라 파이리아를 구상하는 데에는 영국 BBC 방송의 자연 다큐멘터리 ‘살아 있는 지구’가 큰 영감을 주었다고 귀띔했다. 정글 왕국, 모래 왕국, 얼음 왕국 역시 인간의 세상에서 온 셈이다. 또 인간과 용이 수백 년 동안 같은 땅에서 함께 살면서 소통했을지에 대해선 1976년 액 매커페리의 ‘드래곤송’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파이리아의 장대한 역사는 어린 용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되짚어보면서 구상했다. 5000년 전, 2000년 전, 20년 전 무슨 일이 있었을까를 거꾸로 고민하면서 파이리아의 역사가 생겨났다. 저자는 “예컨대 왜 암흑날개는 얼음날개와 정글날개를 빼고 예언을 썼을까. 사람이 모래 왕국의 여왕을 죽인 그날 밤엔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등등의 의문이 정리되면서 파이리아라는 판타지 세계를 더욱 사실적이고 흥미진진하게 만들 수 있는 힌트를 이야기 곳곳에 던져둘 수 있었다”고 했다. 시리즈가 한국 독자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에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다. 제가 본 몇몇 한국 TV 프로그램은 정말 놀랍고 재미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창작자들을 향해서는 “굉장히 독특하고 멋진 이야기를 쓰는 훌륭한 창작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한국이 더욱 궁금해졌다”고 덧붙였다. 현재 ‘불의 날개’ 시리즈는 미국에서 15부, 한국에서는 절반을 조금 넘은 8부까지 나왔다. 이번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고 전한 그는 “예전에 한국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봤는데, 여기에 나오는 고문영과 불의 날개에 나오는 페릴이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저자 자신에 대해 “등장하는 용 가운데 써니하고 가장 닮은듯하다”고 했다. “이번 8부 끝 부분에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9부와 10부에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바다를 넘나들며 새로운 용들도 만나게 될 텐데, 여기까지만 알려 드리겠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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