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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과 경영 이야기] (20) ‘무소유 경영’ 실천 전재준 삼정펄프 회장

    “생산업자는 만드는데만 신경써야지.땅팔아 큰 돈벌겠다는 생각은 상도(商道)에 벗어나는 것이야….돈이란 끝이 없어.일만 열심히 하면 벌 수 있는 게 돈이고,영원토록 가질 수 없는 게 돈인 게야.” 전재준(81) 삼정펄프 회장은 젊은 경영인들을 만나면 그의 ‘경영철학’을 이렇게 말한다.‘무소유 경영’이다.그의 삶의 궤적에서도 자본보다는 신용을 중시했던 ‘개성상인’의 상도가 배어 있다.전 회장은 지난 해 시가 300억원 상당의 공장터를 경기 안양시에 기증한다고 밝혀 세간의 관심을 불렀다.최근에는 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성균관대에 기탁을 했다.그는 기자와의 만남에서도 “자신에게 남길 것과 남에게 줄 것을 정리하는 것으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확고한 신념을 밝혔다.자식들에게도 이 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돈버는 것처럼 쉬운 게 없었다 -나는 개성에서 2남매중 둘째로 태어났다.가정형편이 어려워 송도중학교를 졸업한 직후 어린 나이에 일터로 뛰어 들었다.6·25가 발발하기 1년전인 1949년에 부모님을 모시고 서울로 올라왔다.20대 중반때이다.그당시 개성에는 총성이 끊이질 않아 안전한 곳에서 새롭게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출가한 누님은 개성에 남겨 둘 수밖에 없었다.올해로 87세가 되는 누님의 생사가 불확실하지만 동생인 내가 살아 있는 만큼 생존해 계실 것으로 믿고 있다.며칠전 남북 이산가족들의 상봉장면을 TV로 보며 누님을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10대때부터 잡화점과 문방구 점원 등 무엇이든지 해냈던 나는 서울 명륜동 4가에 터를 잡고 섬유와 면사장사를 시작했다.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종이 도매상으로 방향을 바꿨다.문방구 점원으로 일해서인지 ‘종이장사’에 익숙했고,나날이 번창했다.열심히 땀을 흘린 만큼 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일에만 매달렸다.한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 시간도 아까워 호떡 몇개 입에 물고는 달음박질을 쳐 종이를 배달했다.세상에 돈 버는 일이 제일 쉽고 신명나게 느껴지던 때였다. -일에만 미치다 보니 29살이 될 때까지 혼자 지냈다.주위에서 여러번 맞 선을 보라고 권했지만 돈 버는 일이 더 좋은 때였다.그러던 어느날 인척 한분이 무작정 맞선을 보러 가자고 다그쳤다. 그 당시 원조품인 미군복을 입고 고무신을 신고 있던 나는 땀범벅이 된 얼굴을 가리키며 손사래를 쳤다.그러나 그 분은 막무가내로 집으로 오라고 성화를 내셨다.후환이 두려워 집을 찾아가니 안방에 어여쁜 아가씨가 앉아 있었다.나는 방에 들어갈 엄두도 못내고 마루끝에 10여분 앉아 있다가 후다닥 집을 나왔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녀는 개성에서 소학교 교사를 하다가 남동생과 함께 상경해 외삼촌집에 살고 있었다.같은 동향사람이어서 혼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소학교 선생님은 평생의 반려자가 됐다. ●편법보다는 정도로 승부해야 -결혼후 사업 규모도 점점 커져 종이도매상에서 성보실업,동남교역을 창업했다.이후 1961년 안양역 근처에 인쇄용지 제조회사인 삼덕제지를 운영하며 본격적으로 기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연매출 950억원에 이르는 삼정펄프의 시장 점유율은 15% 안팎이다.종이 생산량은 국내 2위이지만 소비자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주위에서는 TV광고도 하고,마케팅을 강화하면 1위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조언했다.그러나 나는 편법을 쓰고 싶지 않다.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사용하며 평가해야지,이미지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시켜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지난 해 안양시에 공장부지를 기증할 때도 일부 직원들은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300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하면 ‘톱 브랜드’로 키울 수 있을 텐데 미련하게 기부했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러나 나의 우직하고 외골수적인 경영철학은 개성상인의 피를 이어받은 결과다.아무리 돈이 많아도 거짓말을 하고 속이면 상대를 하지 않았던 개성상인들의 습관이 몸에 뱄기 때문일 것이다.일례로 70m 24롤짜리 화장지팩을 다른 업체들은 언제부턴가 50m로 슬그머니 줄였지만 삼정펄프의 ‘리빙’ 만큼은 70m를 유지하고 있다. -몇년전 세무서 직원이 우리 회사에 왔다가 놀란 적이 있다.은행 무차입은 물론 판공비와 판촉비가 한 푼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혀를 내둘렀다.허튼 돈 1원도 쓰지 말고 충심으로 제품을 만들어 오직 품질로 승부하라고 직원들에게 주문한다. ●땅을 상품화해서는 안돼 -안양시와 성균관대에 땅을 기증한 뒤에 아직도 주위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부동산 재테크에 미련이 없었느냐는 질문이 그치질 않고 있다.그때마다 생산업자는 생산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말을 들려준다.생산업자에게는 땅값이 올라봐야 무의미한 것이다.사업을 그만 두고 땅을 팔면 생산업자는 갈 곳이 없다.진정한 생산업자는 돈 몇푼 남기겠다고 땅을 팔아버리기 보다는 공장을 못하게 되는 사실을 아파해야 한다. -지난 해 안양시내 한복판에 있던 삼덕제지 공장부지 4364평 기증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대규모 제지회사들이 생겨나면서 300억원에 달하던 안양공장의 연매출이 30% 정도로 떨어졌고,설비를 확장하려고 해도 주변이 도심지라 처리에 고심했다.어느날 집사람이 공장을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기증하자고 제안해 “바로 이 것이다.”라고 무릎을 쳤다. -공장 땅은 땀흘려 번 것이 아니다.노력해서 번 돈이 아닌 만큼 내가 쓸 수는 없다.공장을 운영하며 먼지나 진동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항상 사회에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했다.안양시민들의 도움으로 회사를 이 만큼 성장시킬 수 있었고 이제 공장을 이전하는 만큼 보상차원에서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이곳에 공장을 세운 것은 나지만 계열사들을 거느릴 정도로 회사가 커진 것은 결국 안양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땅은 가꿀 수 있는 사람이 가져야 -이번에 성균관대에 기증한 경기도 포천군 일대 토지 40만여평도 나와 아들들보다 더 좋게 가꿀 수 있는 사람들에게 주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포천 땅은 70년부터 주말마다 아내와 함께 조경·조림사업에 매달려 잣나무와 낙엽송이 수십만 그루에 이를 정도로 울창한 산림으로 탈바꿈했다.그러나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자주 그곳에 들를 수 없게 됐다.이미 아들들에게 상속한 땅이지만 아들들도 가꿀 능력이 안된다고 판단했다.40년 넘게 명륜동에 살면서 인연을 맺었고 조경학과가 있는 성균관대에 기증키로 했다. -토지공개념 차원에서 정부도 공장 건폐율 규제를 없애야 한다.일본만 해도 병원,학교,공장에는 건폐율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땅을 가지고 투기를 하지 않는 양심적인 기업가에게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부자로 죽는 일은 부끄러운 일 -세아들과 딸에게는 집 한 채 정도씩만 물려줬다.다행히 자식들이 별다른 불만을 달지 않아 고마울 따름이다.지난 해부터 집사람과 나는 여생을 의미있게 마칠 수 있는 계획을 짜고 있다.회사도 크게 일구고 자식들도 잘 키웠는데 인생을 잘 마무리하자는 차원이다.단돈 1원도 아버님으로부터 물려받지 않은 나도 이렇게 자수성가했는데 자식들은 더 크게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도 기부를 결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안양과 포천 땅 기증을 위해 여러 차례 가족회의를 했으나 자식들 모두가 기증에 흔쾌히 동의했다.돈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내 것보다 남의 것을 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자식들도 지니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야하는 것 아닌가.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전재준 회장은 부(富)의 사회환원이라는 차원에서 그의 경영원칙은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될 만하다.불필요한 것은 갖지 않는 절제의 삶을 실천했기 때문이다.그의 기부의 바탕은 ‘내 것’과 ‘네 것’ 혹은 ‘우리 것’의 구분을 허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도권의 도심에서 공장을 뜯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만으로도 칭송받을 만한데 엄청난 개발이익이 예상되는 주거지역내 공장부지를 선뜻 공원 터로 내놓는 일은 좀처럼 실천하기 어렵다.성균관대에 기증한 땅도 두 아들에게 이미 상속한 땅을 두 아들의 동의를 얻어 내놓은 것이어서 큰 감동을 줬다. 그러나 이런 전 회장은 정작 본인과 가족에게는 엄격하다.경기 평택,충남 천안,경남 함안 등 3곳에 3만평 규모의 공장을 소유한 탄탄한 기업의 오너이지만 회장 집무실은 보잘 것이 없다.서울 혜화동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은 80평에 불과하고 한쪽 구석에 칸막이를 친 집무실이 있다.부인과 그럴싸한 여행조차 하지 않았다.20년전 환갑때 자동차를 타고 동해안 일주를 갔다 온 것이 고작이다. 이 회사 한홍일 상무는 전 회장 책상 모서리에 세워 놓은 우산을 가리켰다.전 회장이 72년 일본에 갔을 때 사왔는데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 [연극리뷰]‘선데이 서울’

    막이 오르면 신발을 양손에 꼭 쥔 세명의 남녀가 무대 중앙에 서있다.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최후의 안식처를 찾아 수직낙하를 감행하려는 이들의 얼굴 위로 절박함과 서글픔이 어지럽게 교차한다.누구보다 열심히 살려고 발버둥쳤으나 번번이 세상으로부터 차갑게 거절당했던 잡초 같은 인생들이 택한 종착역은 안개처럼 아련하고,애잔하다. 연극 ‘선데이 서울’(연출 박근형)은 이처럼 비극적 결말을 미리 관객앞에 던져준 뒤 이들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거슬러 보여준다.사이비종교에 아내를 빼앗기고,냄비 세일즈를 하다 빈털터리가 된 병호(김영민),병든 아내의 수술비 때문에 보험사기를 생각하는 택시기사 종학(신덕호),그리고 옌볜 출신 술집여자로 종학을 사랑하는 정자(배두나).이들이 엮어내는 이야기는 때론 우스꽝스럽고,때론 눈물나게 슬프다.믿기 어려울 정도로 엉뚱하고,슬픈 사람들의 얘기가 많이 실렸던 70·80년대 동명의 대중잡지 속 주인공들처럼. 영화감독 박찬욱·이무영이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연극은 마치 한컷한컷 빠르게 교차편집된 영상을 보듯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냄비 세일즈 교육을 받는 병호와 휴거를 믿는 광신도 집단,사랑을 나누는 종학과 정자를 빠르게 오가던 극은 한조각의 희망조차 품지 못하게 된 세 사람이 마침내 예정된 결말을 받아들이는 수순을 조용히 따라간다. 녹슨 셔터를 활용한 무대는 삶에 지쳐 날카롭게 각진 주인공들의 내면과 사회의 냉담함을 동시에 드러낸다.차가운 금속성 소음을 내며 셔터가 여닫힐 때마다 마치 세상이 이들을 벼랑끝으로 한발한발 밀어내는 듯한 착각에 몸서리가 쳐진다. ‘청춘예찬’‘대대손손’ 등 평범하지 않은 주변부 인물들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어 많은 관객들의 감동을 이끌어냈던 연출가 박근형은 이 작품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정서를 만들어내는 여러 장치들을 끼워넣었다.그중에서도 정자가 컵라면을 꾸역꾸역 삼키며 병호에게 종학의 보험사기 계획을 털어놓는 대목은 관객의 가슴을 짠하게 하는 명장면이다. 첫 연극 데뷔에 제작까지 맡아 화제가 된 배두나는 감정의 이완과 팽창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데는 아직 익숙지 않아 보였으나 욕심내지 않는 편안한 연기로 비교적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하지만 일부 배우들의 겉도는 연기는 극의 흐름을 끊어놓는 단점으로 지적될 만하다.8월15일까지 대학로 정미소극장(02)3672-6989.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바쁜시간·비싼표값 걱정 마세요”

    지난해 시즌제를 첫 도입한 예술의전당이 ‘2004-2005시즌’의 청사진을 펼쳐보였다.시즌제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를 하나의 시즌으로 묶어 정통 공연물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운영방식.이번 시즌은 실력 있는 예술인을 발굴하고,공연의 관객층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연주자에게 출연기회를 주기 위해 오디션을 늘릴 계획이다.클래식 분야에서는 교향악축제의 협연자 3∼4명을 오디션으로 선발한다.교향악축제는 2005년 5월 말부터 음악당 재개관 기념으로 17개 단체가 참여하게 될 대규모 공연.연극 분야에서도 신예 연출가의 작품을 워크숍을 통해 선발해 지원하는 ‘뉴 웨이브 시리즈’를 도입한다.선정된 작품은 ‘젊은 연극시리즈’ 프로그램의 하나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평소 시간이 맞지 않아 음악회를 찾기 힘든 관객을 배려하는 ‘11시 콘서트’는 9∼12월 매월 둘째주 목요일에 새로운 관객을 맞는다.연주곡에 대한 간단한 해설과 영상이 곁들여지는 무대다. 공연문화를 향유하지 못하는 계층을 초청하는 ‘문화나누기’ 캠페인도 함께 진행된다.예술의전당이 기획하는 공연 좌석의 5%인 약 5500여석을 하위직 공무원,교사,불우이웃 등에게 제공한다. 이번 시즌 프로그램의 특징은 오페라가 늘고 무용이 줄었다는 점.음악당이 내년 1∼5월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 콘서트도 줄었다.장르별로는 오페라 6편 30회,발레 1편 7회,연극 2편 41회,콘서트 10편 38회 등이 새 시즌의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휴양지서 즐기는 문화공연

    모처럼 떠난 가족 나들이.산이나 물놀이에 흠뻑 빠져도 뭔가 허전함을 느낀다면 아래에 소개하는 축제에 관심을 가져보자.휴양지에서 덤으로 문화 혜택도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반가운 기회들이다.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한국의 ‘아비뇽축제’로 불리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올해 4회째를 맞았다.폐교를 뜯어고쳐 만든 밀양연극촌은 이제 매년 수천명의 관객이 찾는 문화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21세기 동아시아 연극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를 주제로 한 올해 축제에는 연출가전 11편과 동아시아기획전 5편,대학극전 7편,초청 뮤지컬 가족극 8편,축하공연 등 35편이 공연된다.지난해 태풍 매미로 파손된 게릴라 천막극장을 300석 규모의 현대식 극장으로 개조해 전천후 공연이 가능해졌다. ●거창국제연극제 어느덧 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거창국제연극제는 연극 공연 관람과 덕유산,금원산,해인사 등 인근 관광지를 연계한 테마여행상품 ‘바캉스 시어터’를 매년 운영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한국,일본,프랑스 등 9개국 42개팀이 참가해 총 150여회의 공연을 펼친다. 실험극,가족극,마당극,뮤지컬,발레 등 장르도 다양하다.집행위는 수승대 계곡안 물속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연극을 볼 수 있도록 무지개 야외극장과 천막극장 등을 설치했다. ●대관령국제음악제 지난해 용평에서 열린 ‘대관령뮤직페스티벌’에 이어 세계 최고의 음악제인 미국 ‘아스펜음악제’를 목표로 올해 첫 행사를 갖는다.첼리스트 정명화,바이올리니스트 조엘 스미어노프 등 국내외 음악가들을 대거 초청해 24일 개막연주회를 시작으로 다채로운 클래식 향연이 펼쳐진다.또 현악기 위주로 운영되는 마스터클래스에는 미국 줄리아드음악원,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음악원 등 15개국에서 온 120명의 차세대 음악주역들이 참가한다. ●부산국제연극제 ‘연극은 지루하고 어려운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자는 취지에서 올해 첫 행사의 주제를 ‘웃음’으로 택했다.유럽의 코미디극인 코메디아델아르테,마임 등이 관객에게 웃음바이러스를 선사할 예정.디지털사진 전시회,야외스크린에서 즐기는 영화감상회 등이 함께 마련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휴양지서 즐기는 문화공연

    휴양지서 즐기는 문화공연

    모처럼 떠난 가족 나들이.산이나 물놀이에 흠뻑 빠져도 뭔가 허전함을 느낀다면 아래에 소개하는 축제에 관심을 가져보자.휴양지에서 덤으로 문화 혜택도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반가운 기회들이다.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한국의 ‘아비뇽축제’로 불리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올해 4회째를 맞았다.폐교를 뜯어고쳐 만든 밀양연극촌은 이제 매년 수천명의 관객이 찾는 문화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21세기 동아시아 연극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를 주제로 한 올해 축제에는 연출가전 11편과 동아시아기획전 5편,대학극전 7편,초청 뮤지컬 가족극 8편,축하공연 등 35편이 공연된다.지난해 태풍 매미로 파손된 게릴라 천막극장을 300석 규모의 현대식 극장으로 개조해 전천후 공연이 가능해졌다. ●거창국제연극제 어느덧 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거창국제연극제는 연극 공연 관람과 덕유산,금원산,해인사 등 인근 관광지를 연계한 테마여행상품 ‘바캉스 시어터’를 매년 운영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한국,일본,프랑스 등 9개국 42개팀이 참가해 총 150여회의 공연을 펼친다. 실험극,가족극,마당극,뮤지컬,발레 등 장르도 다양하다.집행위는 수승대 계곡안 물속에서 물놀이를 즐기며 연극을 볼 수 있도록 무지개 야외극장과 천막극장 등을 설치했다. ●대관령국제음악제 지난해 용평에서 열린 ‘대관령뮤직페스티벌’에 이어 세계 최고의 음악제인 미국 ‘아스펜음악제’를 목표로 올해 첫 행사를 갖는다.첼리스트 정명화,바이올리니스트 조엘 스미어노프 등 국내외 음악가들을 대거 초청해 24일 개막연주회를 시작으로 다채로운 클래식 향연이 펼쳐진다.또 현악기 위주로 운영되는 마스터클래스에는 미국 줄리아드음악원,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음악원 등 15개국에서 온 120명의 차세대 음악주역들이 참가한다. ●부산국제연극제 ‘연극은 지루하고 어려운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자는 취지에서 올해 첫 행사의 주제를 ‘웃음’으로 택했다.유럽의 코미디극인 코메디아델아르테,마임 등이 관객에게 웃음바이러스를 선사할 예정.디지털사진 전시회,야외스크린에서 즐기는 영화감상회 등이 함께 마련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뮤지컬 ‘지킬 앤드 하이드’ 두주역 조승우·류정한

    남자 뮤지컬배우 열에 아홉은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역할로 뮤지컬 ‘지킬 앤드 하이드’의 주인공을 꼽는다.왜 아니겠는가.한 작품 안에서 완전히 다른 인물을 동시에 표현해내야 하는 배역만큼 연기자에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또 있을까.이 때문에 뮤지컬 ‘지킬 앤드 하이드’가 국내에서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진후 최고의 관심사는 당연히 ‘누가 지킬과 하이드 1인2역을 따낼까.’였다. 행운의 여신은 배우 조승우(24)와 류정한(33)에게 나란히 미소를 보냈다.공연을 열흘가량 앞둔 요즘,두 사람은 마치 선과 악을 숨가쁘게 오가는 극중 주인공처럼 행복과 고통의 상반된 감정을 한꺼번에 맛보는 중이다.“한번 연습을 하고 나면 온몸의 진이 빠질 정도로 힘들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하루 빨리 무대에 서고 싶어 안달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19세기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원작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지킬 앤드 하이드’(1997년)는 인간의 이중성을 파헤치는 진지한 주제의식과,‘원스 어폰 어 드림(Once upon a dream)’‘섬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 등 주옥 같은 선율의 아름다운 삽입곡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국내에서도 CD와 DVD 등을 통해 전파되면서 마니아층까지 생겼다. 조승우와 류정한도 이 뮤지컬의 열렬한 팬이기는 마찬가지.99년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한 조승우는 뮤지컬 ‘의형제’‘명성황후’‘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등에 이어 이번이 여섯번째 뮤지컬이다.한국적 정서가 녹아 있는 창작 뮤지컬을 선호해온 그이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디스 이즈 더 모멘트(This is the moment)’를 수없이 따라 부르며 좋아했던 작품이라 놓치고 싶지 않았단다.성악도 출신인 류정한은 97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토니역으로 뮤지컬 배우로 진로를 바꾸면서 ‘언젠가 꼭 지킬과 하이드를 해보리라.’ 마음속으로 다짐했었다. 2001년 ‘오페라의 유령’에서 발휘했던 노래 실력을 다시 한번 유감없이 빛낼 기회라는 점에서도 끌렸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이 작품의 매력은 뭘까.“아무래도 한 작품 안에서 두가지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겠죠.인간의 내면에 감춰진 이중성을 끄집어내 관객으로부터 공감을 얻는 데서 희열을 느끼죠.”(조) “선과 악의 극한 감정을 어떻게 연기할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사실 참 어려워요.권선징악이나 선악의 대결 같은 단순한 구도가 아니라 인간의 이중성,그 자체를 진지하게 돌아보는 기회로 받아들이면 좋겠어요.”(류) 아홉살 차이인 두 사람은 무대 밖에선 형,아우하는 스스럼없는 사이.하지만 일단 연습에 들어가면 한치의 양보도 없는 동료 연기자이다.어쩔 수 없이 비교 당해야 하는 처지인 이들이 서로의 연기를 보는 심정은 어떨까.조승우는 “내가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을 형이 해내는 걸 보면 짜릿하다.소리를 자유롭게 조절하면서 편하게 내는 점이 부럽다.”고 말했다. 류정한은 “처음부터 동생이라는 느낌보다는 동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어른스러운 친구”라면서 “배우로서의 성실한 자세 등은 내가 오히려 배울 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정폭이 큰 연기와 풍부한 성량을 요구하는 노래,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는 역할이라 체력 소모가 만만치 않다.조승우는 “처음 런스루(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연습하는 것)를 하고 났을 때는 하늘이 노랗더라.”며 웃었다. 한 달 연습에 조승우는 4㎏,류정한은 3㎏가량 살이 빠졌다.류정한은 “이 작품을 무사히 끝내고 나면 앞으로 어느 공연이건 두려울 게 없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국내 초연인 이번 공연은 브로드웨이 연출가 겸 안무가 데이비드 스완이 연출을 맡았다.선을 상징하는 지킬의 약혼녀 엠마에는 김소현,도발적인 술집 여인 루시로는 최정원과 소냐가 출연한다. 24일∼8월21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02)556-855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장진이 왔다

    연극연출가 장진(34)이 대학로에 돌아왔다.16일부터 한달 보름간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연극 ‘택시 드리벌’을 공연한다.‘웰컴투 동막골’이후 연극 무대는 2년만이지만 대학로에서 공연하기는 99년 ‘허탕’에 이어 5년만이다. “쑥스럽죠.신작으로 대학로에 돌아오고 싶었는데….돈 되는 작품 우려먹는다는 느낌도 싫고.” ‘택시 드리벌’은 97년 최민식이 주인공 장덕배 역을 맡아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작품.2000년 권해효 주연으로 강남 유시어터에서 재공연됐을 때도 매진을 기록했다.이번엔 그가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연극열전’ 아홉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대학로는 그에게 ‘마음의 고향’이자 동시에 ‘빚’이다.영화 ‘간첩 리철진’‘킬러들의 수다’ 그리고 ‘아는 여자’로 충무로를 누빌 때도,연극 ‘아름다운 사인’(99년,예술의전당)‘박수칠때 떠나라’(2000년,LG아트센터)‘웰컴투 동막골’(2002년,LG아트센터)로 연달아 강남 대형 공연장에 입성했을 때도 늘 마음은 대학로에 있었다. “95년 신춘문예로 등단했을 때 차범석 선생님 등 많은 분들이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어요.최연소로 서울연극제에 참가하기도 하고,그해 등단한 작가중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았죠.그랬는데 결과적으로 대학로에서 도망간 것처럼 됐으니 그 분들에게 참 많이 죄송해요.” 중3때부터 대학로를 안방처럼 드나들었던 그다.고교 3년동안 연극 250편을 봤다.지난해 대학 친구인 극단 동숭아트센터 홍기유 대표와 ‘연극열전’을 기획한 것도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그는 “20년 세월 동안 대학로 사람들의 연극열정이 변하지 않은 건 행운이지만 시스템이 안 변한 건 불행”이라고 했다. ‘택시 드리벌’은 한창 택시를 많이 타고 다닐 때 쓴 작품이다. 30대 후반 노총각 기사 장덕배가 택시라는 공간에서 만나는 다양한 삶의 면면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놓는다.그는 “도시 구조가 만들어내는 소시민의 상처와 그 안에서 보통 사람들이 꿈꾸는 낭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그의 작품들이 대부분 그렇듯 ‘택시 드리벌’도 웃음으로 관객을 무장해제시킨다.하지만 그 저변에는 가슴 서늘한 냉소도 깔려있다. 그는 “재밌어서” 작품을 만든다고 했다.‘택시드리벌’도 20대 후반의 나이에 스스로 재미있게 느꼈던 대사와 상황을 무대화한 것이다.30대 중반에 이른 지금,그는 그때만큼 이 작품이 재미있지 않다고 했다.이번 공연에선 한강자살소동과 영호남 승객의 정치싸움 등 한두가지 에피소드를 추가한 것 말고는 초연때 틀을 그대로 가져간다. 그는 정재영,강성진 두 배우에게 3대 장덕배역을 맡겼다.고교때 친구인 정재영은 그와 마찬가지로 연극 마니아였다.얼마전 개봉한 ‘아는 여자’로 주연 데뷔하기까지 두사람은 10년 넘게 연극무대와 스크린에서 함께 작업해왔다. 그는 정재영에 대해 “기막히게 연기를 잘 하지만 절대 남에게 배우로서의 열정을 들키지 않는 영리한 친구”라고 평했다.강성진과는 이번이 첫 작업이다.“정재영이 무게감있게 자기 페이스를 잘 지키는 스타일인 반면 강성진은 소시민적이고 나약한 장덕배의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배우라 서로 차별되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극중 승객 가운데 한명은 매번 새로운 얼굴이 카메오로 등장할 예정이다.연습실에 간식을 사들고 올 정도로 친해진 배우 이나영도 일찌감치 승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제작자,프로듀서의 역할을 겸하는 영화의 경우 흥행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지만 연극은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덜해 마음이 편하다는 그는 내년말쯤 따끈따끈한 신작으로 대학로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동숭아트센터같은 그럴듯한 무대가 아니라 100석 안팎의 허름한 소극장에서 올리는 ‘작은 연극’을 꿈꾸고 있다.1만 5000∼3만 5000원.8월26일까지(02)762-001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PD수첩(MBC 오후 11시5분) ‘문화’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보이지 않는 전쟁과 그 중심에 서 있는 한국의 스크린쿼터 축소 논란을 취재했다.미국은 왜 유독 한국에만 FTA를 맺기 위해서는 BIT(한·미투자협정)를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BIT의 선결 조건으로 스크린 쿼터 축소를 고집하는지 이유를 살펴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성형미인이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으로 찾아간다.18세 모델인 ‘위안’양은 인공미인이라는 이유로 ‘미스 인터콘티넨털’대회에 참가자격을 박탈당했다.참가자격 박탈이 재론의 여지가 있다는 여론에 미인대회 측은 위안 양을 다시 초청했지만,위안 양은 출전을 거부한 상태이다. ●문화,문화인(EBS 밤 12시) 동양인 최초로 뉴욕대 연기학 MFA를 받고, 한양대에서 연기자들을 배출해온 ‘연기 전문가’ 최형인.가장 하고 싶은 배우,배우를 길러내는 교수,한 연극을 이끄는 연출가,한양레퍼토리의 대표. 어느 것 하나 싫지 않다.그녀의 손끝하나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연극 무대에서의 최형인을 만나본다. ●실제상황(iTV 오후 10시50분) 인천 남동공단에서 2년간 연이은 금고털이 사건이 발생했다.용의자에 대한 단서는 의문의 족적과 앞문이 뜯겨진 금고. 형사들은 동일수법임을 주목하고 전과자를 대상으로 용의자 추적에 돌입한다.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인 금고털이의 대부가 지목하는 한 사람,그를 추적한다. ●장길산(SBS 오후 9시55분) 장충은 장길산에게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서 뜻을 펴라고 이른다.최형기는 벼슬 자리에 오를 야심을 품고 현감 민재형에게 장길산을 잡아들이겠다고 큰소리친다.장길산은 오만석이 잡혀갔다는 얘기를 듣고 구출하기 위해서 나선다.장길산은 오만석을 구출하고,현감 민재형을 벌준다. ●대한민국 1교시(KBS2 오후 11시) 한선교 의원과 국민대표 연예인 가수 이현우가 출연한다.한선교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후 달라진 점과,초선의원으로서의 애로사항 등을 이야기한다.또한 춤으로 응원을 하는 보통 치어리더와 달리 공중돌기와 피라미드쌓기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 애크러배틱 치어리딩을 배운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위세척을 마친 화연은 의식을 되찾고,금분은 화연을 안고 오열을 한다.병문안을 온 정우에게 화연은 모든 게 끝났다며 흐느껴 운다.퇴원한 화연은 세븐클럽을 만나기 위해 학교에 갔다 일직하는 정우를 만나러 온 민 회장 내외를 보게 되고,동시에 정우가 화신제과의 외아들이었음을 알게 된다. ˝
  • 대형차 배출가스 기준강화 유예

    정부는 1일부터 강화하기로 했던 대형상용차에 대한 배출가스 기준 적용을 8월 말까지 2개월간 유예하기로 했다. 또 환경컨설팅업·토양정화업 등 신규 환경서비스업을 활성화하고,분뇨·폐수 등 관련 영업에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정부는 1일 경제장관간담회를 갖고 대형상용차 배출가스 기준의 한시적 유예 및 환경서비스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이같이 결정했다.배출가스 유예대상 차종은 차량 총중량 3.5t 이상의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트럭 및 버스다. 2개월간 유예하기로 한 것은 배출가스 기준에 맞는 대형상용차를 개발해온 현대자동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합작이 무산됨에 따라 엔진개발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돼 자동차 업계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내수 침체와 노사분규로 어려움을 겪는 업계의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려는 측면도 없지 않다. 정부는 또 내년 상반기 중 환경기술 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환경컨설팅업과 토양정화업 등의 자율 등록제를 도입,육성하기로 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鄭문화 인사청탁 논란] 정진수 교수는

    [鄭문화 인사청탁 논란] 정진수 교수는

    정진수(60) 성균관대 예술학부 주임교수는 극단 민중을 이끄는 연극연출가이자 95∼97년 제18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을 지낸 연극계 중진 인사다.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인 정 교수는 언론 등을 통해 현 정부의 문화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특히 지난해 9월,정부가 문화부 소속 예술관련 기관 및 단체장들을 민예총 등 특정 세력 위주로 인선하고 있다면서 거세게 반발했고,연극인들을 결집해 ‘100인 성명’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鄭문화 인사청탁 논란] 정진수 교수는

    정진수(60) 성균관대 예술학부 주임교수는 극단 민중을 이끄는 연극연출가이자 95∼97년 제18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을 지낸 연극계 중진 인사다.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인 정 교수는 언론 등을 통해 현 정부의 문화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특히 지난해 9월,정부가 문화부 소속 예술관련 기관 및 단체장들을 민예총 등 특정 세력 위주로 인선하고 있다면서 거세게 반발했고,연극인들을 결집해 ‘100인 성명’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해인사 대규모 佛事 재고를/김희욱 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원장

    해인사(海印寺).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대장경 판전과 팔만대장경을 보유하고 있는 법보종찰.여기에 불자들이 해인사를 자랑스러워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현대에만도 효봉,동산,자운,성철,영암,일타,혜암 스님과 같은 훌륭한 수행자들을 배출한 대표적 수행도량이기 때문이다. 해인사가 발표한 불사계획을 살펴보면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일반인과 불자들을 위한 산사출가체험관·도서관 등 신행문화도량이 들어선다고 하지만,사찰음식 전문식당,다원,극기훈련장,전시장 등의 시설을 지을 계획이라고 하니,관광단지로 개발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지하에 3000여평에 달하는 주차장을 짓겠다는 것도 대규모 관광객을 유입하겠다는 발상 같아 씁쓸하다.큰 걱정은 두 가지다. 첫째,대장경과 대장경을 모신 판전과 같이 해인사가 보유한 세계적 문화유산에 이번 불사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판전의 경우 바람과 습도 등 자연환경의 영향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00m 골짜기 아래 8000여평 이상의 대규모 시설이 들어섰을 경우 그 영향은 누구도 쉽게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할 것이다.더구나 판전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 암자를 신축하겠다는 계획은 어불성설이다. 둘째,해인사를 오늘의 해인사로 가능하게 해주었던 스님들의 수행환경이 혹시 침해되지 않을까 우려된다.해인사에는 지금도 신도회가 없다.여기에 어떤 불자도 문제제기를 한 적이 없다.해인사만큼은 스님들의 수행처로 유지돼야 한다는 공감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해인사 앞을 지나는 59호 국도를 확장하려고 했을 때에도,2㎞ 떨어진 곳에 골프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에도 스님들,재가불자들이 온 몸으로 막은 것은 그 때문이었다.그런데 불과 700m 떨어진 곳에,그것도 해인사 스스로가 대규모 관광문화단지를 조성한다고 하니 걱정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불사가 마무리됐을 때의 상황을 가정해 보자.주말마다 수천명 이상이 해인사를 방문할 것이며,자동차 배기가스,오폐수 방류,소음공해 등으로 주변 생태환경은 크게 훼손될 것이다.이로 인해 얼마 안가 판전의 대장경이 급속하게 부식돼 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해인사 스님들의 수행환경이 크게 훼손당해 수행자들이 부득이하게 해인사를 떠나는 경우가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최악의 가정이긴 하지만,수많은 개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걱정이 현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과거 역사에 안주해 해인사를 있는 그대로만 유지하자고 할 수는 없다.일반인들이 쉽게 묵어갈 수 있는 현대식 시설도 필요하고,문화체험도 중요할 것이다.도심 인근에 그런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야말로 필자나 불자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광화문 도심 빌딩 사이에 초가집이 어울리지 않듯이 그런 시설이 있어야 할 곳과 없어야 할 곳이 있다. 많은 현대인들이 수행전통과 역사문화의 상징으로 기억하는 해인사가 스스로 이 가치와 자부심을 훼손해서는 안될 것이다.해인사가 지금이라도 불사계획을 전면 보류하고,광범위한 여론수렴 절차 밟기를 희망한다.이런 번거로움이라면,백번을 허송해도 후회가 없을 만큼 중요한 곳이 바로 해인사이기 때문이다. 김희욱 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원장˝
  • 전세금 대출 ‘별따기’

    오는 8월 결혼을 앞둔 최모(28·회사원)씨는 전세금 마련에 필요한 6000만원을 빌리려고 은행을 찾았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대출가능금액이 연소득인 2500만원밖에 안 되는데다,그것마저 결혼한 뒤에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전세자금대출의 금액이 턱없이 낮고 조건이 까다로워 실수요자인 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여기에 올해에는 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서줄 수 있는 한도가 대폭 줄어든데다 전세자금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지난해처럼 전세자금대출 중단사태가 재연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세대출은 그림의 떡(?) 올 들어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에 전세자금에 대한 보증을 서준 금액은 29일 현재 6480억원(4만 2000명)이다.1인당 평균으로는 1542만원이다.전세자금 대출 금액이 실제 전세금에 크게 못 미치는 이유는 공사가 6000만원의 한도에서 전세금의 70%와 본인의 연봉 가운데 적은 금액을 보증한도로 설정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출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형편이 나은 편이다.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의 1∼10등급 가운데 6등급 이상인 경우에만 보증서를 발급해주기 때문이다.신용보증서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연대 보증인을 세워도 되지만,대출 기관인 은행은 사실상 연대 보증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세대주이면서 부양가족이 있어야 한다.’는 보증서 발급 조건도 최근 독신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신혼집을 구하는 예비부부들 역시 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미리 혼인신고를 하거나 결혼날짜를 앞당긴 가짜 청첩장을 찍어내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전세자금 대출 중단 우려도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29일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는 많고 대출에 대한 보증금액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증서 발급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재정경제부는 지난해 1500억원이었던 보증한도를 1000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보증금액 역시 전년대비 30%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전세자금 대출을 못 갚는 사람들이 늘어 올해도 지난해처럼 전세대출의 보증한도가 바닥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부터 2%대로 올라서는 등 증가 추세에 있다.”면서 “전세자금대출이 주택금융공사와 은행 자체의 신용평가시스템을 두 번이나 거친 보증대출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대출이 부실화되면 공사가 은행에 대신 지급해야 할 대위변제금이 늘어나는 만큼 보증을 해줄 수 있는 여력은 줄기 때문이다. 한편 담보로 제공할 집이 없고 은행권 전세자금을 대출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제2금융권으로 향하기도 한다.실제로 생명보험사들은 여유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전세자금대출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그러나 금리가 연 12%안팎에 연체금리도 연 20%대나 돼 고금리의 신용대출과 다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새달 11일 막올리는 창작뮤지컬 ‘달고나’

    지난해 봄,30대 후반의 한 여자와 두 남자가 춘천에 갔다.밤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이들은 어느 순간 ‘추억’이란 단어에 필이 꽂혔다.그리고,의기투합했다.“우리 세대의 노래와 이야기로 뮤지컬 한편 만들어보자.”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작가 오은희(39),‘남자충동’의 연출가 조광화(39),그리고 ‘난타’제작사 PMC프로덕션의 프로듀서 김종헌(37).새달 11일 대학로 아룽구지극장에서 막올리는 창작 뮤지컬 ‘달고나’는 ‘춘천 회동’이후 이들이 1년 반의 산고끝에 내놓는 작품이다. 대학로에서 이들 3명의 만남은 ‘환상의 트리오’로 꼽힌다.오랜 친구사이인 이들은 늘 관객으로만 서로의 작품을 대하다 처음으로 같이 작업을 하게 됐다.오은희 작가와 조광화 연출가는 90년대 초 막 대학로에 나왔을 때 극작가 이강백,한상철 선생에게서 같이 극작 공부를 한 동료 문하생.당시 상대방의 글솜씨를 질투해 날밤을 새울 만큼 강력한 라이벌 관계였다.평소 두 사람과 형,누나처럼 편하게 지내던 김종헌 프로듀서는 ‘난타’에서 갈고닦은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멍석을 깔아줬다. 386세대인 이들 3명이 만든 뮤지컬 ‘달고나’에는 70·80년대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이를 테면 지금 30대 이상이면 누구나 ‘달고나’에 대한 추억 한가지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집에서 엄마 몰래 달고나를 해먹다 국자를 태웠다든가 방과후 학교앞에서 열심히 침 발라가며 별 모양을 만들어내던 기억들.뮤지컬 ‘달고나’는 이처럼 우리가 잊고 지냈던 지난 시절의 아련한 향수들을 떠올리게 하는 ‘타임머신’같은 뮤지컬이다. “짐을 정리하다가 문득 옛날 사진첩을 발견했을 때의 묘한 감정있잖아요.그런 가슴 따뜻해지는 추억들을 관객에게 돌려주고 싶어요.”(조) 극중 주인공 세우와 지희는 장독대를 사이에 두고 자란 단짝친구.서로에게 첫사랑이었던 두사람은 세월의 변화속에 각기 저마다의 길을 가게 된다.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날,추억의 상품을 파는 홈쇼핑 방송을 통해 애틋한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극에 삽입되는 노래는 모두 70∼90년대 유행했던 가요들이다.만화영화 주제곡 ‘은하철도999’에서부터 트윈폴리오의 ‘웨딩케익’,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등 주옥같은 노래 스물다섯곡이 4인조 라이브 밴드에 맞춰 무대를 가득 채울 예정. 창작곡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노래를 골라 쓰는 것이어서 쉬울 듯 보이지만 오히려 작업이 더 어려웠다.매 장면에 딱 맞는 노래를 고르기 위해 3000여곡이 넘는 가요를 듣고,또 들었다.김종헌 프로듀서는 “가사나 음악적 운율 등을 따져 절묘하게 순서를 맞추는 작업이 힘들었다.”고 했다.오은희 작가도 “곡을 만드는게 더 쉬울 뻔했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관객에게 추억을 돌려주기 위한 과정은 만드는 사람들 스스로에게도 과거로 떠나는 여행이었다.조광화는 ‘뜨겁게 연애질 할 때’의 일들을 떠올렸고,김종헌은 축구 국가대표선수가 되고 싶었던 꼬마 시절로 돌아가 행복했다.오은희는 예전에 살았던 동네 어귀,슬레이트지붕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그리고 아버지의 흰머리가 유독 많이 생각났다고 했다. 조광화 연출가는 “‘달고나’는 우리가 40%를 만들고,관객이 나머지 60%를 채우는 공연”이라고 말했다.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어 관객의 눈앞에 내놓는 일품 요리가 아니라 무대에 나와있는 다양한 재료들을 관객이 이것저것 취합해 자신만의 추억이 깃든 음식으로 요리해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첫사랑이 됐든,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꿈이 됐든 그건 관객의 몫이다. 공연에는 지희역의 임선애,세우역의 이계창을 비롯해 오만석,김태한 등 젊은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한다.2만5000∼3만5000원.8월11일까지(02)739-8288.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6월의 노래 ‘비목’ 작사가 한명희 교수

    지금부터 꼭 40년 전의 일이다.강원도 화천군 백암산의 비무장지대에 한 낭만주의자 초급장교가 배속됐다.초가을 오후 최전방 순찰에 나선 그는 잡초 우거진 양지 바른 산모퉁이에 멈춰섰다.이끼 낀 돌무더기가 군홧발에 툭 걸렸기 때문이다. 그는 무심코 돌무더기를 슬쩍 밀쳐냈다.뭔가 삐죽이 나왔다.막대기로 흙을 파헤쳤다.녹슨 철모가 손에 잡혔다.천천히 끄집어올렸다.해골 하나가 철모에 끼여 있었다.해골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또 다른 돌무더기를 밀쳐냈다.역시 비슷한 광경이 연이어 벌어졌다. ●군대서 무명용사 유골 보고 ‘비목’ 작사 아,이게 무명용사들의 주검이구나.나처럼 젊었을 나이에 6·25를 만나 싸우다 죽어간 그대들이 아닌가.그는 힘없이 풀썩 주저앉았다.가슴을 쥐어짜는 슬픔에 펑펑 소리내어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달빛에 의지해 겨우 일어섰다.이때였다.바로 옆 산모퉁이에 소복 차림의 여인이 나타났다.움찔 놀랐다.눈을 여러번 비벼가며 자세히 쳐다봤다.새하얀 산목련이 달빛을 받아 슬픈 여인의 모습으로 서 있었다.그 여인은 화약냄새를 온몸으로 맡으며 무명용사의 넋을 말없이 달래고 있었다. 국민가곡 ‘비목’은 이렇게 탄생했다.그 초급장교 한명희(65)씨는 서울시립대 음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 교수는 요즘 ‘비목’과 같이 영원히 기억될 ‘아주 특별한 일’을 준비한다.6·25전쟁을 테마로 한 ‘한국전쟁 추념 문화단지’ 조성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이 단지는 전쟁박물관·평화의 종탑·칼토피아(Cultur+Utopia) 등을 갖춘 문화와 예술적 성지(聖地)를 지향한다.워싱턴의 ‘메모리얼 파크’를 연상하면 비슷하다고 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이미시문화원’에서 그를 만났다.‘ㅇ·ㅁ·ㅅ’을 의미하는 ‘이미시’는 그가 만든 말이다.30년전 이 근처에 처음 등산왔을 때 산과 계곡,한강이 그럴 듯하게 어우러진 모습에 반해 집 한 채를 계약,곧바로 삶의 터전을 삼았다.이후 농부처럼 하루하루 벽돌 쌓으며 집을 꾸미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한국판 ‘메모리얼 파크’ 꿈꾸다 최근 그는 이곳에서 문화단지 조성을 위한 설명회를 가져 주목을 끌었다.강영훈 전 국무총리·조성태 전 국방장관·권태준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김형국 서울대 교수·김후란 시인·서경석 예비역 중장·서지문 고려대 교수·이애주 서울대 교수·최정호 전 연세대 교수·표재순 연출가 등 3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이들은 문화추념단지 건립을 위한 입법청원을 추진하는 데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추념단지 조성 규모는 남양주시가 자체적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는 남양주 일대의 12만여평 정도가 우선 거론된다.이를 바탕으로 6·25전쟁 60주년이 되는 2010년에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그는 여기에 한국을 도운 16개국뿐만 아니라 적군이던 북한·중국 등 참가국가별로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형물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가칭 ‘화해의 비(碑)’로 정했다. 추진배경은 이렇다.1996부터 강원도 화천에서 열리는 ‘비목문화제’에 꼭 참석해온 그는 해마다 여름이면 젊은 장교 시절처럼 이름없는 유골들의 넋을 기려왔다.그러면서 이들을 위한 문화예술 마당이 없다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또 학자들이 전쟁사를 연구하거나 국제적 평화회담을 언제든 개최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오랫동안 ‘추념 문화단지’를 구상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름없이 사라진 넋 기릴 문화마당 그는 1939년 충북 충주에서 가난한 농가의 외아들로 태어났다.어릴 때부터 공상하기를 좋아했다.‘인생이 뭐냐.’는 물음에 자꾸 빠져 제때의 공부시간을 놓치기가 일쑤였다.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하려고 시험을 봤으나 두번 고배를 마셨다.삼수 끝에 그는 친구의 권유로 서울대 국악과(2회)에 지원,합격했다. 대학 1학년때 그는 서울대 음대 학장인 현제명 박사의 장례식을 보고 장차 큰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고 다짐했다.장례식때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없어‘라는 노래가 울려퍼지는 광경에 가슴 뭉클하는 감동을 느꼈다. 64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ROTC 2기 소위로 임관,전방부대인 7사단에 배치받았다.이때 비무장지대를 순찰하면서 무명용사 수백구의 해골을 접했다.배추 심으려고 흙을 파면 해골이 무더기로 발굴되는 광경을 보고 밤잠을 설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휴가요? 울고 나왔다가 울고 들어갔지요.친구들과 술을 마실 적마다 그 해골들이 자꾸 떠올라 저를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PD에서 교수까지… 가곡보급에 힘써 66년 제대후 그는 TBC 프로듀서 공채3기로 입사했다.이듬해에는 ‘가곡의 언덕’이라는 주간 라디오 프로그램을 맡았다.이때 ‘일출봉’과 ‘기다리는 마음’을 자주 내보냈다.예상 밖으로 인기를 끌었다.그러자 이번에는 ‘가곡의 오솔길’이라는 일일 프로를 맡았다.하루는 고교 교사로 있는 군대 친구한테서 새노래 ‘얼굴’을 받아 방송에 내보냈다.‘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또 한번 히트쳤다. 그러던 어느날.같은 PD이자 가곡운동을 함께 벌이던 장일남씨가 갑자기 시 한수 지어달라고 했다.그는 이날 서울 무교동 일대에서 술 마시며 돌아다니다가 밤늦게 방송국으로 발길을 돌렸다.숙직하던 동료를 집에 보내고 대신 숙직을 했다.잠깐 상념에 잠겼다.백암산 산모퉁이가 저절로 떠올랐다.펜을 들었다.느낌을 그대로 원고지에 옮겼다.‘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제목을 ‘비목’이라고 했다. 이튿날 장일남씨에게 원고를 주면서 창피하니까 본명이 아니라 일무(一無)라는 예명으로 대신해 달라고 했다.방송이 나가자 반응이 무척 좋았다.작사가 ‘한일무’에서 ‘한명희’로 바뀐 것은 5년 후였다.이 무렵 가곡 ‘산목련’을 썼지만 방송 도중 원판이 지워져 영영 미아가 돼 버렸다. 이후 성균관대에서 예술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10년 PD생활을 접고 75년부터 학자의 길로 들어섰다. 오는 8월 정년을 맞는 그는 “요즘 우리 사회는 전체적으로 피곤한 것 같다.”면서 “산업사회에 풍류문화와 선비정신을 접목시키는 진정한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친환경車 개발 정부지원 늘려야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은 자동차시장의 공급과잉과 무한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친환경 차량개발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아예 국책프로그램으로 채택,막대한 연구개발비뿐만 아니라 정부의 보조금 및 세제지원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차세대 연료전지차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02년부터 5년동안 17억달러(약 2조)를 지원하고 있다.지난해는 ‘카 및 퓨얼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에 약 1억 8000달러를 투자했다. 일본은 ‘고효율 청정에너지 자동차 개발사업’을 위해 저공해 차량을 구입할 경우 보조금지급,취득세 및 자동차세 면제,소득세 및 법인세 감면,저리융자의 혜택을 주고 있다.연료전지차 개발에 2년간 680억엔(약 8100억원)을 투입했다.유럽도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4년간 21억 유로(약 3조원)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처럼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의 성공을 위해서는 업체 단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친환경 엔진개발과 주변장치,충전소 등 부가적인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미래형 자동차를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확정,2012년까지 296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이와 함께 환경친화 자동차 관련법안을 성안,지난 15일 국무회의를 통과시켰다.환경친화 자동차 관련법은 하이브리드,연료전지자동차 등 일정기준의 에너지소비효율과 배출가스를 충족하는 자동차에 대한 기술개발 자금 지급,세제혜택 등을 규정하고 있다. 아직 서구 선진국에 비해서는 투자규모나 관심도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정부가 친환경 자동차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처럼 친환경차 개발에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친환경차 개발뿐만 아니라 보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정부 차원의 대규모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추진 등 지원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이행할 때라는 게 업계의 주문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KAMA) 강철구 홍보이사는 “‘환경친화적 자동차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차세대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면서 “정부는 저공해차량보급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세제혜택은 물론 차량보급 초기에 보조금 지급 등 과감한 유인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25년전 빚 갚은 송승환

    ‘난타’의 제작자 송승환 PMC 대표가 25년 전 빚진 뮤지컬 안무비를 잊지 않고 갚아 공연가에 작은 화제가 되고 있다.상대방은 작가 황석영씨의 부인인 재미 무용가 김명수씨. 두 사람의 인연은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신촌에 설립된 극단 76단에서 배우 겸 연출가로 활동하던 송 대표는 머레이쉬스갈의 희곡을 뮤지컬로 바꾼 ‘루브’(LUV)를 제작했고,외대 연극반의 ‘판타스틱스’ 공연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씨에게 안무를 부탁했다. 송 대표에 따르면 당시 공연은 소극장 뮤지컬 치고는 큰 성공을 거뒀으나,수금을 맡은 단원이 돈을 챙겨 도망가는 바람에 안무비를 지급할 수 없게 됐다. 그러다가 지난해 ‘난타’가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장기공연되면서 뉴욕에 거주하던 김씨와 송 대표가 다시 만났고,송 대표는 김씨에게 안무비를 빚진 사실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갚겠다.”고 밝혔다.김씨는 “25년만에 받은 안무비는 뉴욕에서의 전통춤 공연에 필요한 장신구와 의상 구입비로 쓰겠다.”고 말했다. 연합˝
  • 황금빛 명품 경주 ‘교동법주’

    황금빛 명품 경주 ‘교동법주’

    소주가 안동소주라면 법주는 단연 경주 교동법주다. 수랏간 참봉 출신 최씨 집안에서 350년간 비법이 전수돼 온다는 교동법주. 경주 남산에서 내려다 보면 가장 아름다운 동네가 교동마을이다.민속자료 제27호로 지정된 목조 기와건물인 ‘최씨 고택’과 나란히 ‘무형문화재 86-다호 교동법주 양조장’이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22살때 최씨 집안으로 시집 온 후 65년간 법주를 빚고 있다는 배영신(88)할머니.“누군교.내사 마 이제 정신이 오락가락해서…,자슥하고 이야기 하소.”배할머니는 잠시 툇마루에 나왔다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우린 이젠 마 기자들은 상대 안합니더.” 이 무슨 날벼락인가. 배 할머니의 자제인 최경(60)씨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동안 기자들이 뭔가 잘못을 해도 단단히 한 모양이다. “어르신 그 이유나 한번 들어봅시다.” 사연인즉 이랬다.교동법주의 역사는 조선조 숙종때로 거슬러 올라간다.수라상과 궁중의 음식을 관장하던 사옹원의 참봉을 지낸 최국선 선생이 낙향해 궁중에서 마시는 곡주의 제조방법을 집안에 대대로 전승시켜 오늘까지 이어온다. 문제는 기능보유자 배 할머니는 최씨 집안의 종부가 아니고 작은집 며느리인데 기자들이 자꾸 종부라고 쓴단다.큰집에 종부가 어엿이 따로 있는데 큰집 보기가 너무 민망하고 죄송스럽다는 하소연이다. 또 최씨 집안에서 교동법주의 주조법을 출가하는 딸들에게는 아예 가르치지 않고 철저히 맏며느리에게만 전수시켰다고 알려진 것도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실인즉 교동법주는 큰집의 종손들이 한동안 명맥을 이어오다 사업 등으로 교동마을을 떠나면서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던 작은 집에서 맥을 잇고 있다.작은집 며느리가 종부라니.큰집에서 보면 괘씸하게 여길 만한 일이다.더구나 뼈대 있는 가문에서야. 교동법주는 이땅의 법주 가운데 최고 대접을 받는다.혀끝에 착착 감기는 달큰하면서도 부드러운 술맛.노르스름하면서도 투명한 빛깔,과음해도 취하는 줄 모르고 마시고 난 뒤에도 뒤탈이 없는 술.지난 1986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후 교동법주는 1992년 상품화되면서 일반 애주가들에게도 선보였다.최씨 집 대문밖으로 나온 교동법주는 경주에 가서 이 맛을 보지 못했다면 경주에 ‘헛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애주가들의 혀끝을 감동시켰다. 처녀때 잠시 교편을 잡다 최씨 집안으로 시집온 배할머니는 시집오자마자 여인네들이 법주 담그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혔고 평생 좋은 술 빚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술 익는 소리와 냄새만 맡아도 술이 어떤지 금방 알아챈다는 배 할머니는 정작 술을 마실 줄은 모른단다.술맛을 모르면서 최고의 술을 빚는다니 가히 장인이라는 소리가 아깝지 않다. 교동법주는 순수한 찹쌀과 통밀로 만든 누룩,샘물로 빚는다. 대부분의 술은 밀기울만 가지고 누룩을 만들지만 밀 전체와 쌀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특이하다. 더구나 술맛을 좌우하는 물은 최씨고택 안마당에 있는 200년이 넘은 우물 물을 고집한다.우물가에 서 있는 100년이 넘는 구기자 나무 뿌리가 샘에 닿아 물맛이 좋다는 것. 또 기온이 17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술이 쉽게 쉬어버려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술을 빚는다.더위가 찾아온 요즈음은 술을 빚지 않고 미리 빚은 술을 냉장보관해 판매만 한다.주도(酒度)는 보통 16∼19도 사이인데 17도 정도가 가장 좋은 술맛을 낸다. 대리점이 없는데다 인터넷이나 우편으로도 구입할 수 없고 오직 교동마을 최씨 고택 양조장에 가야만 살 수 있다.생산량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최고의 술이라는 명품의 자부심이리라. 문전박대를 간신히 면하자 아내와 식품학을 전공한 자식과 함께 어머니로부터 주조법을 전수중인 최씨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가만히 꺼냈다. 젊어서 축구에 미쳐 당대에 그라운드를 휩쓸던 이회택,김재한과 공을 찼단다.술과 축구.음주축구라곤 듣도 보도 못했는데 술과 축구는 아무리 고민해 봐도 서로 궁합을 맞추기가 어렵다.아마도 이런 뜻일까.젊어서 축구에 미친 것처럼 어머니를 이어 앞으로 최고의 술을 빚는데 미쳐버리겠다는 각오가 아닐는지. 대∼한민국.교∼동법주.위스키가 점령한 이땅에 고집스럽게 토속주를 빚고 있는 전국의 장인들에게 박수를 마구 쳐주고 싶었다.짜·자·자·작·작. 경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곁들여 드세요 좋은 술에는 그에 맞는 맛깔스러운 안주가 있어야 제격인 법이다. 교동마을을 세거지로 하는 경주 최씨 일족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김치인 ‘사연지’는 교동법주와 궁합이 잘맞는다. ‘싸서 넣은 김치’라는 뜻의 사연지는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큰새우 속살 등을 때깔 좋은 실고추에 버무린 갖은 양념 속을 배춧잎으로 얌전히 싸 넣은 것으로 톡 쏘는 맛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북어포를 아주 잘게 찢어 양념한 북어보푸림과 콩·밀을 띄운 메주를 갈아서 박,가지,무청,다시마,부추,닭고기,쇠고기 등을 넣고 만든 집장도 배 할머니의 솜씨가 느껴지는 안주거리다.
  • 황금빛 명품 경주 ‘교동법주’

    소주가 안동소주라면 법주는 단연 경주 교동법주다. 수랏간 참봉 출신 최씨 집안에서 350년간 비법이 전수돼 온다는 교동법주. 경주 남산에서 내려다 보면 가장 아름다운 동네가 교동마을이다.민속자료 제27호로 지정된 목조 기와건물인 ‘최씨 고택’과 나란히 ‘무형문화재 86-다호 교동법주 양조장’이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22살때 최씨 집안으로 시집 온 후 65년간 법주를 빚고 있다는 배영신(88)할머니.“누군교.내사 마 이제 정신이 오락가락해서…,자슥하고 이야기 하소.”배할머니는 잠시 툇마루에 나왔다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우린 이젠 마 기자들은 상대 안합니더.” 이 무슨 날벼락인가. 배 할머니의 자제인 최경(60)씨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그동안 기자들이 뭔가 잘못을 해도 단단히 한 모양이다. “어르신 그 이유나 한번 들어봅시다.” 사연인즉 이랬다.교동법주의 역사는 조선조 숙종때로 거슬러 올라간다.수라상과 궁중의 음식을 관장하던 사옹원의 참봉을 지낸 최국선 선생이 낙향해 궁중에서 마시는 곡주의 제조방법을 집안에 대대로 전승시켜 오늘까지 이어온다. 문제는 기능보유자 배 할머니는 최씨 집안의 종부가 아니고 작은집 며느리인데 기자들이 자꾸 종부라고 쓴단다.큰집에 종부가 어엿이 따로 있는데 큰집 보기가 너무 민망하고 죄송스럽다는 하소연이다. 또 최씨 집안에서 교동법주의 주조법을 출가하는 딸들에게는 아예 가르치지 않고 철저히 맏며느리에게만 전수시켰다고 알려진 것도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실인즉 교동법주는 큰집의 종손들이 한동안 명맥을 이어오다 사업 등으로 교동마을을 떠나면서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던 작은 집에서 맥을 잇고 있다.작은집 며느리가 종부라니.큰집에서 보면 괘씸하게 여길 만한 일이다.더구나 뼈대 있는 가문에서야. 교동법주는 이땅의 법주 가운데 최고 대접을 받는다.혀끝에 착착 감기는 달큰하면서도 부드러운 술맛.노르스름하면서도 투명한 빛깔,과음해도 취하는 줄 모르고 마시고 난 뒤에도 뒤탈이 없는 술.지난 1986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후 교동법주는 1992년 상품화되면서 일반 애주가들에게도 선보였다.최씨 집 대문밖으로 나온 교동법주는 경주에 가서 이 맛을 보지 못했다면 경주에 ‘헛갔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애주가들의 혀끝을 감동시켰다. 처녀때 잠시 교편을 잡다 최씨 집안으로 시집온 배할머니는 시집오자마자 여인네들이 법주 담그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혔고 평생 좋은 술 빚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 술 익는 소리와 냄새만 맡아도 술이 어떤지 금방 알아챈다는 배 할머니는 정작 술을 마실 줄은 모른단다.술맛을 모르면서 최고의 술을 빚는다니 가히 장인이라는 소리가 아깝지 않다. 교동법주는 순수한 찹쌀과 통밀로 만든 누룩,샘물로 빚는다. 대부분의 술은 밀기울만 가지고 누룩을 만들지만 밀 전체와 쌀가루를 사용하는 것이 특이하다. 더구나 술맛을 좌우하는 물은 최씨고택 안마당에 있는 200년이 넘은 우물 물을 고집한다.우물가에 서 있는 100년이 넘는 구기자 나무 뿌리가 샘에 닿아 물맛이 좋다는 것. 또 기온이 17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술이 쉽게 쉬어버려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술을 빚는다.더위가 찾아온 요즈음은 술을 빚지 않고 미리 빚은 술을 냉장보관해 판매만 한다.주도(酒度)는 보통 16∼19도 사이인데 17도 정도가 가장 좋은 술맛을 낸다. 대리점이 없는데다 인터넷이나 우편으로도 구입할 수 없고 오직 교동마을 최씨 고택 양조장에 가야만 살 수 있다.생산량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최고의 술이라는 명품의 자부심이리라. 문전박대를 간신히 면하자 아내와 식품학을 전공한 자식과 함께 어머니로부터 주조법을 전수중인 최씨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가만히 꺼냈다. 젊어서 축구에 미쳐 당대에 그라운드를 휩쓸던 이회택,김재한과 공을 찼단다.술과 축구.음주축구라곤 듣도 보도 못했는데 술과 축구는 아무리 고민해 봐도 서로 궁합을 맞추기가 어렵다.아마도 이런 뜻일까.젊어서 축구에 미친 것처럼 어머니를 이어 앞으로 최고의 술을 빚는데 미쳐버리겠다는 각오가 아닐는지. 대∼한민국.교∼동법주.위스키가 점령한 이땅에 고집스럽게 토속주를 빚고 있는 전국의 장인들에게 박수를 마구 쳐주고 싶었다.짜·자·자·작·작. 경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곁들여 드세요 좋은 술에는 그에 맞는 맛깔스러운 안주가 있어야 제격인 법이다. 교동마을을 세거지로 하는 경주 최씨 일족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김치인 ‘사연지’는 교동법주와 궁합이 잘맞는다. ‘싸서 넣은 김치’라는 뜻의 사연지는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큰새우 속살 등을 때깔 좋은 실고추에 버무린 갖은 양념 속을 배춧잎으로 얌전히 싸 넣은 것으로 톡 쏘는 맛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다. 북어포를 아주 잘게 찢어 양념한 북어보푸림과 콩·밀을 띄운 메주를 갈아서 박,가지,무청,다시마,부추,닭고기,쇠고기 등을 넣고 만든 집장도 배 할머니의 솜씨가 느껴지는 안주거리다.˝
  • 안산 상의, 중국 선양에 이어 옌타이에도 사무소 개설

    경기도 안산상공회의소가 지역 상의로는 보기 드물게 중국에 회원업체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현지 사무소를 잇따라 개소했다. 안산상의는 지난 17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沈陽)에 이어 이날 산둥성 옌타이(煙臺)에 현지 사무소를 개소했다고 21일 밝혔다.‘옌타이시 수출가공구 관리위원회’로부터 건물 일부를 무상 임대받아 개소한 옌타이 사무소에는 상의직원 1명이 현지에 상주하며 중국에 관한 각종 상품 및 지역정보 등을 수집,본부에 보고한다. 또 각종 전시회·투자상담회 유치,중국 진출업체 인허가 업무 대행,무역거래 발생시 각종 문제점 해결,중국내 바이어 발굴 등 회원사들의 중국시장 진출을 돕기위한 다양한 업무를 하게 된다. 안산상의가 사무소를 개소한 옌타이는 산둥반도 중부에 위치한 인구 642만명의 도시로 5800여개 외국계 기업이 진출해 있고 이중 안산지역 업체는 100여개에 달한다. 앞서 안산상의는 지난 2000년 9월 랴오닝성 선양에 현지사무소를 개소,회원사들의 각종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안상상의 관계자는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는 회원사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지 사무소 문을 열게 됐다.”며 “앞으로 회원사들이 무역거래나 투자 등에 관한 지원을 요청하면 신속 정확하게 현지 시장정보를 제공하고 통상업무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월·시화공단을 끼고 있는 안산상의는 모두 1446개 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안산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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