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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요영화]

    [일요영화]

    ●은행나무 침대(SBS 밤 1시5분) 현재 세계 곳곳에서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는 강제규 감독의 데뷔작. 처음에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1991),‘게임의 법칙’(1994) 등의 시나리오를 쓰며 이름을 알렸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사에서 판타지라는 장르를 개척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후 연출작이었던 ‘쉬리’(1999)의 대박으로 ‘블록버스터 감독’이라는 명성을 얻은 강제규 감독은 본격적인 영화 제작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하지만,‘단적비연수’(2000),‘오버 더 레인보우’(2002) 등 제작 작품들의 흥행은 신통치 않았다. 세번째 연출작 ‘태극기 휘날리며’(2004)의 결과를 보면 역시 메가폰을 잡아야 제격인 것 같다. 안정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석판화가이자 대학강사 수현(한석규)은 외과의사 선영(심혜진)과 연인 사이. 수현이 우연히 은행나무 침대와 마주치면서 혼란이 일어난다. 전생의 사랑을 만나게 된 것. 전생에 궁중 악사였던 그는 미단 공주(진희경)의 기억을 찾아 헤맨다. 또 과거에서부터 미단을 두고 악연을 맺은 사랑의 화신 황 장군(신현준)의 위협을 받게 된다. 한편 선영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들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강행하는데….1996년작.100분. ●소울메이트(KBS1 오후 11시30분) 이 영화의 감독 듀앤 클라크는 주로 TV 시리즈에 주력하고 있는 연출가다. 제임스 캐머런이 제작하고, 제시카 알바가 주연을 맡아 인기를 끌었던 SF물 ‘다크 엔젤’이나, 요즘 미국 안방극장을 지배하고 있는 ‘CSI’시리즈 등 몇몇 에피소드가 그의 손을 거쳤다. ‘소울 메이트’는 그가 각본 감독을 한 1997년 작품으로 독립영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소울 음악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이 얼굴을 비추며, 또 실제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재커리 트론이 주연을 맡아 귀에 익숙한 팝송들을 새로운 버전으로 편곡하고, 직접 노래도 하는 등 ‘들을 거리’가 많은 영화다. 젊은 영화음악가 딘 카터(재커리 트론)는 어느날 갑자기 해고와 함께 여자 친구에게도 버림받는다. 음악을 포기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 양로원으로 가게 된 카터는 자살을 시도하는 윌리엄스(빌 콥스)를 만나게 된다. 카터는 퉁명스러운 그가 전설적인 색소폰 연주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카터는 윌리엄스의 재활을 도우며 다시 연주를 할 수 있게 하려 한다. 음악을 잃었던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는데….92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정유업계 “우리도 수출 기업”

    ‘이제는 수출기업이라 불러다오.’ 전통적인 내수기업으로 인식돼 온 정유업계가 수출로 ‘판’을 빠르게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석유제품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한 정유업계는 올해 120억달러어치를 수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석유제품 수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2% 늘어난 28억달러로 집계됐다.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꾸준한 데다 제품 수출가격이 오른데 힘입었다. 또 2·4분기 석유제품 수출 물량은 5100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5.4% 줄었지만, 수출단가 상승으로 수출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9% 증가한 2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정빈 석유협회 부장은 “올 하반기에도 국제 시황의 호조와 정유사들의 고도화시설 증설 및 해외사업 강화 등과 맞물려 수출은 계속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국내 정유사들이 반도체, 자동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표적 수출 효자기업으로 자리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의 과감한 수출 드라이브로 전체 매출 규모면에서 내수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비슷해지고 있다.SK㈜는 지난해 총 매출액(16조 2600억원)의 46%를 수출(7조 5000억원)로 달성했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수출(매출 2조 8671억원)이 내수(1조 5383억원)를 앞질렀다. GS칼텍스도 지난해 매출 14조 630억원 가운데 6조 6580억원을 수출로 달성했다. 수출 비중이 매출에서 47.3%를 차지한 셈이다. 영업이익에서는 수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해 영업이익 9610억원 중 수출을 통한 영업이익은 6712억원으로 전체 70% 수준이다. 에쓰오일도 지난해 매출 10조 6887억원 가운데 수출이 6조 1299원을 차지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1조 7351억원 가운데 수출 비중이 25%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獨저항시인 볼프 비어만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獨저항시인 볼프 비어만

    “여러분이 가는 길은 매우 힘들고 불편하고 비싼 길이 될 것이며, 여러분의 다리는 매우 아플 겁니다. 하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길입니다.” 삶 자체가 독일 분단의 구조적인 모순과 아픔, 통일의 과정을 축약한 대표적인 독일의 저항 시인 볼프 비어만(69). 그는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사흘째인 25일 기자회견에 앞서, 기타를 치며 한국의 저항 시인 김민기의 ‘아침이슬’을 독일어로 불러 보였다. 그리고는 특유의 신랄한 어투로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면 동·서독의 경우 보다 더 큰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면서도 “‘나 이제 가노라’라는 가사처럼 모두 손 잡고 그 길을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분단된 옛 독일에서 험난한 인생역정을 경험했는데, 어떤 이유로 서독을 등지고 동독으로 가게 됐는가. -아버지는 파시즘에 대항해 지하운동을 하는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나머지 가족은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어머니만 남기고 모두 죽임을 당했다. 이후 어머니는 나를 ‘작은 공산당원’으로 키웠고,16살때 동독으로 향하게 됐다. 당시 국경에서 나와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서독으로 들어오고 있어 상당히 놀랐다. 동독에서는 어떤 활동을 했으며, 어떤 이유로 서독으로 추방당했나. -훔볼트 대학에서 경제학, 철학, 수학을 공부했다. 베를린 앙상블이라는 악단에서 연출가로 활동하면서 비판적인 내용의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이후 극단은 폐쇄됐고, 대신 체제에 대항하는 시와 노래를 쓰게 됐다. 그 시와 노래들이 수기와 녹음기를 통해 엄청난 속도로 전파되면서 유명세를 탔고, 결국 서독으로 강제 추방당했다. 동독에서의 대표적인 저항 노래는 어떤 노래인가. -‘아침 이슬’에 비견되는 노래로 제목은 ‘격려’다. 사람들은 이 노래의 첫번째 두 소절인 ‘이 모진 시대에 그대, 굳어지지 말라’라는 ‘언어유희’에 공감을 느꼈다. 시대적인 ‘경직성’을 언급하기 위한 노래였으며, 자유를 갈망하던 많은 양심수의 영혼을 채워주는 ‘빵’같은 역할을 했다. 통일을 열망하는 한국의 국민들과 작가들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한다면. -충고 같은 것은 할 수 없다. 다른 민족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것은 전혀 없다. 한국은 한국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통일은 한국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며, 실망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서로 싸우고, 통일을 외치던 사람을 욕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 길을 가야 한다. 다른 길은 없기 때문이다. ‘사전에 경고 받은 사람이 두배 이상 강해진다’는 프랑스 속담처럼, 내 경고를 듣고 한국 사람이 두배 이상 강해지기를 바란다. 1935년 옛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그는 1965년 첫 시집 ‘철사줄 하프’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악보가 첨부된 7권의 시집을 내면서 동독의 대표 작가로 떠올랐고,1976년 서독으로 추방당하면서 반체제 작가로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졌다.2년 전부터 김민기와 인연을 맺어 왔으며 27일 오후 7시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시·노래 콘서트 무대를 마련한다.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한국, OECD 정부혁신 큰몫”

    “한국, OECD 정부혁신 큰몫”

    “많은 국가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수출가능한 정부혁신을 추진하겠다.”(윤성식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마누라와 자식만 빼고는 다 바꾸라고 했다.”(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 정부혁신세계포럼 이틀째인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의 정부와 기업의 혁신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란 주제로 열린 한국세션에서 해외 참가자들은 한국의 혁신사례에 귀를 곧추세웠다. ●정부의 IQ·EQ를 높이겠다 윤 위원장은 “정부혁신의 비전은 21세기 혁신국가의 건설”이라면서 “이는 정부는 물론 기업과 국민 모두가 혁신하는 국가, 끊임없이 문제를 발견해 시정해 나가는 혁신자동장치가 구축된 국가, 모든 구성원의 잠재능력을 극대화하는 국가를 의미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참여정부는 혁신로드맵을 만들고 추진체계를 구축하는 등 꾸준히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최우선 국정과제는 혁신”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삼성이 로컬기업에서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추진했던 혁신사례를 자세히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1993년부터 세계시장은 변화를 요구했고, 이때 이건희 회장은 ‘양이 아니라 질’이라고 선언한 것이 ‘삼성 신경영’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꾸라.’고 강하게 주문할 만큼 혁신이 절박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질로 승부할 수 없는 사업은 과감히 포기하고 휴대전화·반도체 등에 집중투자했다고 소개했다. ●해외의 평가 밥 호크 전 호주 수상은 “과거 한국은 높은 경제성장을 했지만, 현 정부는 초기부터 정부주도형 경제성장은 실패했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성장과 분배에 대해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정부는 광범위한 개혁을 시행하지만 아직까지 개혁과제는 미완이라는 OECD의 평가를 현 정부가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존스턴 OECD 사무총장은 “한국은 정부와 민간부분에서 투명성과 책임성, 시민참여, 지방자치 등을 통해 신뢰를 구축, 성공적인 개혁을 추진해왔다.”면서 “한국은 OECD내에서 개방과 혁신적인 정부를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아킴 옌스 헤세 베를린대 교수는 “정부개혁에 대한 비전을 구체화, 실체화, 간소화해야 하며 행동하면서 배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며 균형발전과 사회·정치적 분쟁 해소를 위한 법치주의 강화, 제왕적 대통령 문화 억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쉬바오캉(徐寶康) 중국 인민일보 서울지국장은 “한국정부의 혁신은 정부주도형에서 국민참여형으로, 정부 관료중심에서 시장가치를 중시하는 봉사와 서비스 중심으로, 중앙집권에서 분권과 자율로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35년만에 다시보는 ‘임영웅 산불’

    35년만에 다시보는 ‘임영웅 산불’

    극작가 차범석의 ‘산불’은 한국 사실주의 연극에서 첫 손 꼽히는 명작이다.1962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이진순의 연출로 초연된 이래 40년 넘는 세월동안 영화와 드라마, 오페라로 숱하게 옷을 갈아입으며 끊임없는 생명력을 자랑해왔다. 칠레 저항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각색을 거쳐 내년에는 창작뮤지컬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 연극사의 대표작을 시대별로 선별해 재조명중인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윤택)이 이 작품을 놓칠 리 없다.28일부터 새달 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산불’은 사실주의 연극의 대가 임영웅이 35년만에 다시 연출을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산불’의 시공간적 배경은 한국전이 한창이던 1951년, 소백산맥 줄기의 한 촌락. 남자들은 모두 전쟁터에 끌려가거나 죽고, 여자들만 남아 과부촌이 된 마을에 한 남자가 흘러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국전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들 가운데서도 ‘산불’이 유독 빛을 발하는 것은 민족의 비극이라는 측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 자체를 사정없이 짓밟는 야만적이고, 비문명적인 전쟁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1970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이후 두번째로 ‘산불’의 연출을 맡은 임영웅 연출가는 “이 작품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35년만에 다시 보니 놓쳤던 게 많았다는 반성이 든다.”고 회고했다. 당시 생략했던 부분을 모두 되살려 원작 그대로 공연할 예정이다. ‘산불’은 쟁쟁한 출연진으로도 유명하다.62년 초연땐 박상익, 백성희, 나옥주, 김금지 등이 출연했고,70년 공연에선 백성희, 손숙, 박정자, 윤소정 등이 열연했다. 이번 무대에는 이미 두 차례 ‘산불’에 출연한 적이 있는 탤런트 강부자가 마을이장 양씨역으로 등장하고, 권복순, 곽명화, 양말복 등 국립극단 배우들이 출연한다. 남자 주인공 규복역은 ‘떼도적’의 카알로 분했던 주진모가 맡는다.1만2000∼3만원.(02)2280-411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항나·박지일씨 국내초연 ‘리틀숍‘서 연출가·배우로

    이항나·박지일씨 국내초연 ‘리틀숍‘서 연출가·배우로

    지적인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배우 박지일(45), 연기와 연출을 겸하는 멀티플레이어 이항나(35). 폭넓고, 안정감있는 연기(연출)로 대학로 정극무대를 빛내온 두 사람이 27일 개막하는 뮤지컬 ‘리틀 숍 오브 호러스(Little Shop of Horrors)’에서 개성 넘치는 조연과 연출가로 만났다. 박지일은 지난해 ‘맘마미아’로 뮤지컬 신고식을 치렀지만 본격적으로 노래와 춤솜씨를 발휘하는 무대는 이번이 처음. 영화와 드라마, 연극무대를 넘나들며 맘껏 끼를 발산해온 이항나도 뮤지컬만큼은 낯선 장르다.7년 전, 연극 ‘갈매기’에서 주인공 트리고닌과 니나로 인연을 맺은 이후 끈끈한 선후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이 들려주는 뮤지컬 도전기. ●연극 vs 뮤지컬 박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배우 스스로가 좋아하고, 즐겨야 해요. 평소 심각한 역할을 많이 해서 그쪽으로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사실 저, 가무(歌舞) 아주 좋아합니다.(웃음) 이 예전에 MT 갔다가 선배 노래실력에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그때 생각이 나서 혹시나 하고 출연을 부탁드렸는데 선뜻 승낙해주셔서 참 고마웠어요. 박 ‘맘마미아’이후 너무 망가지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들었지만 배우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확장시키는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아끼는 후배가 처음 연출하는 뮤지컬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도 컸고요. 아마 전문 뮤지컬 연출가였다면 날 캐스팅하지도 않았겠지요. 이 난 진작에 알아봤어요. 선배안에 그런 끼가 있다는 걸. (웃음)저도 뮤지컬은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재미도 있고, 잘 맞다 싶더라고요. 악극연출을 하셨던 외할아버지(‘가거라 삼팔선’‘애수의 소야곡’의 작사가 이부풍)의 영향인가 봐요. ●배우 vs 연출가 이 공연은 딱 한번 같이 했지만 언제나 힘이 되는 선배예요. 대학로를 오며가며 잠깐 얼굴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엄청 자극이 되죠. 너무 힘들어서 ‘에이, 그만둘까’싶다가도 한 우물만 파는 선배를 떠올리면 정신이 번쩍 들어요. 박 처음 봤을 때 참 재능 있는 후배다 싶었지요. 연기자로서의 자질도 탁월하고, 극작 실력도 있고, 거기에 연출 능력까지 갖췄으니…. 배우의 숨은 능력을 끌어낼 줄 아는 안목을 지닌 연출가예요. 나도 언젠가 연출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게 하는 후배죠. 이 선배 연출할 때 꼭 배우로 써주셔야 돼요.(웃음)원래 꿈은 연출가였어요. 전공도 연출이고. 그런데 러시아에서 공부할 때 선생님이 ‘너, 연기해라’ 그러시더라고요. 졸업작품으로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주인공 블랑쉬역을 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배우에 대한 꿈을 품었어요. ●웃음과 공포의 절묘한 조화,‘리틀 숍 오브 호러스’ 이 심각한 주제를 쉽게,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전달하는 작품이에요. 인간 내면의 욕망을 가벼운 은유와 희극적인 요소로 풀어나가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이죠. 관객의 뒤통수를 치는 엽기적이고 황당한 결말도 빼놓을 수 없고요. 박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치과의사역인데 극중에서 어떻게 더 변태적으로 연기할까 고민중이에요. 그래야 극의 분위기도 살고, 식인식물의 먹이가 되는 결말도 관객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요.‘맘마미아’에서 못했던 솔로곡도 열심히 연습중입니다. 1982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선보인 ‘리틀 숍 오브 호러스’는 식인식물을 소재로 한 코믹호러 뮤지컬. 국내 초연되는 이번 무대에는 김학준, 양소민 등이 출연한다.7월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556-855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박성용 명예회장 타계 이후

    ‘3세 경영 빨라질까.’ 박성용 금호아시아나 명예회장의 별세로 오너가(家) 3세들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연령대가 20∼30대인 데다 대부분 학업중이어서 경영 일선에 나서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반면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계열사 지분 매입작업은 활발하다. 23일 금호아시아나에 따르면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인 철완(27)씨와 박삼구 회장의 장남 세창(30)씨는 미국에서 MBA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의 장남인 준경(27)씨도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의 아들 재영(35)씨도 미국에서 영화 공부를 하고 있어 그룹경영에는 한발 비켜 서있다. 누나인 미영(39)씨는 미국회사에 다닌다. 박정구 전 회장의 장녀로 김우중 전 대우회장의 며느리인 은형(35)씨와 차녀인 은경(33), 은혜(29)씨는 모두 출가했다. 반면 3세 경영승계 작업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특히 3세들의 계열사 지분 매입도 비슷한 비율로 이뤄져 2세에 이어 3세들도 ‘형제 경영’의 전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구조를 보면 고 박정구 회장의 지분을 승계한 철완씨가 8.94%로 최대주주이다. 재영씨와 세창, 준경씨는 각각 4.16%,4.21%,4.21%를 보유하고 있다. 재영씨는 최근 금호타이어 주식 1만주를 취득해 지분율을 0.32%로 늘렸다. 철완씨와 세창씨도 각각 1만주를 매입, 각각 0.47%,0.33%의 지분을 확보했다. 준경씨도 1만주 취득으로 0.29%를 보유하게 됐다. 또 지난 3월에는 금호석유화학으로부터 금호산업 152만주를 각각 38만주씩 넘겨받았다. 이번 취득으로 금호산업에 대한 지분율은 재영 1.59%, 철완 2.46%, 세창 1.59%, 준경씨가 1.59%로 각각 늘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2)제주·전라 잇는 42개섬 ‘추자군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2)제주·전라 잇는 42개섬 ‘추자군도’

    행정구역명은 북제주군 추자면이다. 그런데 추자도에서 제주도 토박이말을 듣기가 쉽지 않다. 대개 호남 말씨다. 남도 사투리의 ‘징함’이 빠진 채 표준화되어 조금은 무미건조하다. 공무원들을 만나 보면 조금 달라 제주도 말투가 엿보인다. 자연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중간지대라고나 할까.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전라남도 영암·완도군 등에 딸린 섬이었다.1946년 북제주군에 편입됐으니 불과 60여년 전이다. 재미있는 것은 1831년에 잠시 제주목에 이속됐다가 1891년에 완도군이 창설되면서 이곳으로 되넘어간 기록이 나온다. 좀 왔다갔다 했지만 그러나 추자도는 틀림없는 호남문화권이다. 뱃길은 여전히 목포로 열려져 있어 농산물 공급은 물론이고 상급학교도 대부분 이곳에서 다녔다. 덕분에 추자도 1세대들은 ‘전라도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근래 20여년 전부터 젊은이들이 제주도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이 덕분에 그들은 비교적 ‘제주도적’이다. 이곳 공무원들이 대개 제주도에서 ‘내려오기’ 때문에 그런 영향도 없지 않을 것이다. 추자도 토박이로 제주도에서 교육받고, 집안에서는 전라도 말을 쓰는 사람의 경우, 그 문화적 정체성은 대단히 복잡하다. 제사나 장례, 세시풍속 등은 확실히 전라도적이다. 반면 제주도 출가 잠녀가 아니라 토박이 잠녀들이 물질하는 형태는 ‘제주도적’이며, 전복이나 소라맛 역시 ‘제주도적’이다. 그러나 묵리의 처녀당에서 해마다 올리는 당제의 명칭과 이때 걸궁이란 풍물굿을 동원하는 것은 ‘전라도적’이다. 풍물굿이 없던 제주도에 ‘걸궁’이 전파된 것이니, 추자도 걸궁은 본디 한반도 최남단의 풍물굿이 아니었던가 싶다. 흥미로운 연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추자도의 이런 중간자적 성격은 예로부터 육지와 제주도의 징검다리였다는 지정학적 요인에 의해 결정지어졌다. 제주행 비행기에서는 망망한 바다 위에 떠있는 추자군도를 어렵잖게 볼 수 있다. 고려시대에 최영 장군이 목호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제주도로 가다가 바람을 피해 머물렀다는 곳이 바로 추자도다. 지금도 상추자항의 봉줄리산 기슭에는 최영 장군 사당이 위엄있게 포구를 굽어보고 있다. 옛날에는 추자도를 징검다리 삼아 제주도로 향하였다. 예전에는 추자를 주자(舟子)로 불렀으니, 영암·무안·나주·진도 등 전라남도 남서해안으로 가는 뱃길이었다. 제주도는 애월이나 조천으로 드나들었다. 당연히 이름난 유배지였다. 유배객 중에는 해배 후 되돌아간 이도 있었으나 아예 섬사람이 된 이도 많았다. 정조 때 안조환은 유배 당시 천신만고의 생활상을 이렇게 노래했다.‘출몰사생 삼주야에 노 지우고 닻을 지니 수로천리 다 지내어 추저섬이 여기로다. 도중으로 들어가니 적막하기 태심하다. 사면으로 돌아보니 날 아는 이 뉘 있으리. 보이나니 바다이요 들리나니 물소리라….” 상추자, 하추자로 위·아래 섬이 갈리는데 추자교로 이어져서 이제는 상하 구분이 의미가 없다. 상추자항은 대서·영흥리, 하추자항은 신양리 소속이며, 그밖에 예초·묵리 같은 아름다운 포구들이 흩어져 있다. 단단한 바위밭에 해류가 거칠게 흘러 흐리멍텅한 고기들은 살 수가 없는 곳이다. 참돔이나 감성돔·우럭·농어 같은 고급 어종이 바위밭에서 물살과 씨름하면서 육질을 키우는 까닭에 그야말로 ‘바다낚시의 천국’이다. 도처에 보이느니 낚시꾼들이다. 추자도는 끊임없이 왜구에게 시달렸다. 왜구들은 제 집 드나들 듯 추자군도를 드나들었으며 심지어 20세기 초반까지도 수적(水賊)이란 이름의 바다도둑이 설쳐댔다. 일제시대, 이곳 수산자원에 눈독을 들인 일인들은 대서리에 진을 쳤다. 학교와 조합을 만들고 삼치어업에 매달렸다. 기선급 선박이 엄청난 양의 삼치를 잡아 그대로 상고선에 실어 일본으로 가져갔다. 이른바 추자도 삼치파시는 이들 일본배들 때문에 이뤄졌다.1000여명이 넘는 ‘뱃동서’들이 일시에 포구로 쏟아져 들어왔으니 술집과 여관이 번성할 수밖에 없었다. 덩달아 일본 기생도 들어오고, 술꾼들은 취하여 쌈박질을 일삼아 이래저래 ‘난장’이었다. 당시의 여관 흔적 등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일본인이 물러간 다음에도 삼치어업은 이어졌다. 삼치는 예전 방식대로 잡는 즉시 일본으로 수출했으며, 덕분에 파시도 70년대까지 명맥이 이어졌다. 이곳에는 ‘시와다 그물사건’이라는 전설 같은 일제하 어민항쟁이 전해진다.1926년 5월14일, 추자면민들이 대거 운집해 면장과 추자어업조합에 대한 불편과 불만을 토로했다. 형세가 대단히 격렬해 목포와 제주에서 경찰이 들이닥치고, 주동자 21명이 검거, 압송되기에 이르렀다. 어업조합과 면장 등이 공모, 은행 빚으로 어구를 사들인 뒤 2배나 비싸게 팔았는가 하면,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우뭇가사리를 강제 매입해 빚어진 사건이었다. 낌새를 알아 챈 조합장이 주재소와 결탁해 어민들을 억압하려 하자 예초리 남녀 700여명이 함께 시위를 일으킨 것이다. 본디 이곳 사람들은 외줄낚시로 필요한 만큼의 고기만 낚았으나 일본인들이 대형 그물로 싹쓸이하듯 고기를 잡아가자 이에 반발한 사건이었다는 증언도 있다. 이곳 노인들은 “물반 고기반이었는데 왜놈들이 싹쓸이해 가 그걸 못 보겠어서 다들 일어선 게지.”라고 말한다. 일제의 수탈적 약탈어업이 빚은 필연적 결과였다. 추자도에는 딸린 섬들이 42개나 된다. 돈대산에 올라서니 완도군 청산도가 한눈에 들어 온다. 청산도 삼치파시가 추자도 삼치파시와 다르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구로시오 해류가 흐르는 청산도와 나로도, 추자도 남쪽에 삼치떼가 몰려든 것이다. 추자도 최남단에는 관탈도가 있다. 옛적 귀양객들이 이곳에 이르러 다왔다는 생각에 갓을 벗었다 해서 ‘관탈’이라는 지명이 붙었단다. 관탈도에서는 불과 30분이면 제주항에 닿는다. 그러니 완도-청산도-추자도-관탈도 등이 징검다리처럼 일렬로 늘어서 육지와 제주도를 연결하고 있는 셈이다. 그 옛날 설문대 할망이 제주도와 남해 바다를 만들 때 징검다리는 박아놓은 섬들은 아닐는지. 이곳 토박이인 황필운(38) 선장과의 약속에 맞춰 선착장으로 나갔다. 매일 아침 9시면 정확하게 행정선 추자호가 바다로 떠난다. 횡견도와 추포도를 들러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길게 누워 있는 횡견도의 바람막이 돌담이 이곳의 모진 삶을 웅변해 준다.13가구가 사는 이곳에서 여자들은 물질로 전복·소라 등을 잡고, 남자들은 톳·가사리·미역 등 해초를 뜯어 생활한다. 한때 횡견분교까지 있었으나 잡초만 무성하고, 보리농사로 자족자급이 가능했던 섬이 지금은 인적이 끊겨 한적하다. 추포도는 2가구가 등록돼 있으나 실제로는 1가구만 산다. 낚시꾼들 뒷바라지로 생계를 잇는다. 고도에서 사는 1가구, 결코 쉽지 않은 삶일 것이다. 정 다산이 ‘남도경영’을 부르짖으며 경세유표에서 ‘남도의 섬을 잘 다스려야 재물이 숲처럼 일어서리라.’라고 했건만, 이들 낙도는 오로지 낙도라는 오명만 뒤집어쓰고 파도 아래 잠들어 있을 뿐이다. 요트처럼 빠른 배라면 뭍에서 불과 1시간도 채 안돼 당도할 수 있는 이 ‘보물섬들’이 오로지 ‘떠나가는 섬’으로만 인식되고 있으니 이곳에서도 우리 바다의 미래는 아득하다. 추자군도의 최대 문제는 역시 물이다. 횡견도 같은 섬에서는 아예 빗물을 받아 쓴다.‘물 쓰듯’이라는 말은 이곳에서는 도저히 내뱉을 수 없는 말이다. 추자 본도에는 담수화공장이 있어 바닷물로 만든 비싼 물을 먹고 산다. 그래서 집집마다 거대한 물탱크 한두 개쯤은 갖추고 있다. 추자도는 아름다운 풍광에 비해 너무나 덜 알려진 섬이다. 강태석 면장은 “청정해역일 뿐 아니라 천혜의 어족자원을 갖고 있어 21세기형 관광에 적합한 곳인데, 문제는 뱃길이지요.” 무인도를 이용한 청소년 자연생태체험학습장과 유료 유어장 등이 면에서 꿈꾸는 올 여름 사업들이다. 제주항에서 불과 1시간도 걸리지 않아 1일 관광도 가능하지만 배편이 하루에 편도 1회뿐이라 잠을 자고 나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추자의 돈대산을 오르자 눈 아래 신양항이 굽어보이고, 멀리 전라도 바닷가가 한눈에 잡힌다. 날씨가 맑으면 한라산도 보인단다. 해양성 기후라 바람 심한 것을 빼면 아열대식물도 생존 가능한 곳이다. 그래선지 곳곳에 동백이 유난히 많다. 추자도에 딸린 사수도는 상록활엽수림이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우거져 있고, 여기에 흑비둘기와 슴새들이 번식해 1982년 천연기념물(333호)로 지정되었다. 전복, 소라, 미역, 톳, 천초가 지천인 곳이 이곳 말고 또 어딨겠는가. 아, 그런데 사람들이 잘못알고 있는 상식이 하나 있다. 추자도 특산품하면 대개 멸치젓을 꼽곤 한다. 지금도 멸젓이 팔리고는 있지만 오늘날 추자도의 최고 특산은 ‘추자굴비’다. “어획량은 최고지만 문제는 덜 알려졌다는 점”이라는 김금충 수협 상무의 말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조기들이 동중국해에서 추자도 근해로 몰려오기 때문에 해마다 엄청난 양이 잡힌다. 예전에는 그대로 영광 등지에 생조기로 출하했으나 이제는 아예 굴비로 말리고 있다. 어족이란 참으로 묘한 것, 칠산바다를 떠돌던 조기들 간 곳 몰라 했더니 추자도에 운집했었나 보다. 지금 추세라면 법성포 굴비 못지 않아 ‘추자굴비’ 없으면 차례도 지내지 못할 날이 다가오지나 않을까. 실제로 추자군도에서 최대의 주력품으로 굴비를 키우고 있으니 곳곳에 조기잡이 안강망 어선들이 눈에 뜨인다. 조기를 잡지 않는 비수기에는 돔이나 고등어 낚시로 살아간다. 떠나 오면서, 추자도가 ‘오지’란 생각을 싹 잊어버렸다. 제주항에 1시간 만에 도착했고, 곧장 공항으로 가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오는 데 고작 1시간이 걸렸을 뿐이다. 스티로폼 박스에 횟감과 함께 넣어 온 얼음이 서울에 도착해서도 그대로이니 ‘멀고도 가깝다.’거나 ‘가깝고도 멀다.’는 야누스적 표현이 모두 맞는 곳이다.
  • [토요영화]

    [토요영화]

    ●8과 2분의1(EBS 오후 11시40분)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 펠리니는 이 영화로 ‘네오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모더니즘’으로 발길을 옮기게 된다. 위대한 영화의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다. 영화 작가로서의 욕망과 예술혼을 환상과 현실을 교차시키며 다루고 있다. 이탈리아의 명배우였던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펠리니의 모습으로 나온다. 펠리니와 마스트로얀니는 단순한 연출가와 배우의 관계를 뛰어넘는 ‘영혼의 동반자’로 불린다. 환상 속에서 구원을 찾는 모티프는 테리 길리엄 감독의 ‘브라질’(1984) 등 이후 영화에서 수많은 변주를 거듭하며 나타난다. 자신의 9번째 영화로 자전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감독 귀도(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하지만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친 상태다. 그에게 유일한 구원은 마음 속에 환상처럼 나타나는 창부 같은 성녀 클라우디아(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영화 감독으로서 제작비를 구하고, 흥행을 걱정하며, 비평에 시달리는 과정에서 차츰 환상에 빠져들게 된다. 귀도는 예술가가 예언가처럼 위대한 존재가 아니라, 평범한 인간일 뿐이며, 자신도 이 세상의 혼란이나 불확실성, 타협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1963년작.148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올드보이(MBC 밤 12시) 200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같은 제목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삼았지만, 반전 등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는 원작을 뛰어넘는다는 평가. 기억 속에 잊혀진 어린 시절의 일로 장기간 사설 감옥에 갇혔다가 세상에 나온 한 남자와, 그를 가둔 남자 사이의 대결을 그렸다. 한국 사회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파격적인 반전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제는 별로 설명이 필요 없는 박찬욱 감독 작품으로, 그는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다시 이영애와 호흡을 맞춘 ‘친절한 금자씨’를 제작,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대수(최민식)는 ‘오늘만 대충 수습하며 살자’를 좌우명으로 삼는, 아내와 어린 딸을 둔 평범한 가장이다. 술 한잔 걸치고 집에 돌아가던 어느 비 오는 날, 누군가에게 납치돼 사설 감방에 갇히게 된다. 무려 15년 동안이나. 오직 텔레비전 보는 것과 군만두를 먹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 오대수는 자살마저 실패하자 언젠가 찾아올 ‘복수의 날’을 위해 체력 단련을 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되고….2003년작.140분.
  • 월화드라마 전쟁 재점화

    ‘이 때를 기다렸다.’ KBS와 MBC가 내심 미소짓고 있다. 훈훈한 감동과 재미로 20%를 훌쩍 뛰어넘는 시청률을 자랑했던 경쟁사 SBS의 ‘불량 주부’가 이번 주 막을 내렸기 때문. KBS는 가수 강타와 김민선을 내세워 여 선생님과 남자 제자 사이의 사랑을 그린 ‘러브 홀릭’을 이달 초부터 내보내고 있지만,‘불량 주부’의 아성에 밀려 시청률이 한 자릿수에 머무는 등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KBS가 ‘미안하다 사랑한다’ ‘쾌걸춘향’ ‘열여덟 스물아홉’ 등으로 월·화 강세를 이어온 것을 감안하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KBS는 탤런트로 변신한 강타가 날이 갈수록 어색한 모습을 털어내고 있고, 또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두 주인공 사이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가 본격화되기 때문에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BC도 사정은 마찬가지. 환생을 주제로 여러 연출가와 여러 작가를 투입한 옴니버스 형식 드라마 ‘환생-넥스트’를 이번 주부터 편성했으나, 역시 시청률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그나마 ‘못된 사랑’ 파동으로 준비 기간이 짧았던 점을 고려하면, 시간을 넘나드는 독특한 구성과 설정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편이다. 다음주부터는 현대에서 조선으로 날아가, 대하 역사극 형식으로 주인공들의 전생에 대한 실타래가 풀릴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BS는 ‘불량 주부’의 후속으로 메가톤급 드라마 ‘패션70s’를 마련, 쉽게 선두 자리를 내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광복 60주년 특별 기획 드라마라는 거창한 수식어도 달았다. 이요원 등 남녀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다룰 초반 3회에서 장대한 규모의 한국 전쟁 장면과 포화 속에 피어난 패션쇼 모습 등으로 기선을 제압, 시청자들을 라이벌 드라마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재점화된 지상파 3사의 월·화 드라마 전쟁에서 과연 누가 승리의 기쁨을 맛볼지 주목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공연포커스]떴다! 월하의 태권기사

    [공연포커스]떴다! 월하의 태권기사

    ‘스노쇼’로 유명한 러시아 연출가 빅토르 크라메르의 태권도 퍼포먼스 ‘더 문, 은빛 달의 기사들’이 2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올린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이 크라메르를 비롯한 러시아 스태프들을 초빙해 제작한 이 작품은 달이 떠오르기 시작한 밤, 일곱개의 알에서 태어난 태권도의 기사들이 다음날 해뜰 무렵까지 겪는 하룻밤의 이야기를 13개의 에피소드로 풀어낸다. 용사들의 탄생, 축제, 여인의 싸움 등의 주제가 역동적이면서 폭발적인 힘이 느껴지는 태권도 동작으로 묘사된다. “태권도 동작과 정신의 아름다움, 낭만을 그대로 표현해내는 시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는 게 연출가의 변.10대1이 넘는 경쟁을 뚫고 선발된 태권도 유단자 7명 등 20여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올 한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작업을 거쳐 내년부터 에든버러와 뉴욕프린지 등 세계 공연예술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서울공연은 25일까지,28·29일엔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선보인다.(031)230-32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경제플러스] 합성엔진오일 ‘SSU’ 4종 출시

    에쓰오일은 합성엔진 오일 ‘SSU’를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SSU는 연비 개선과 엔진수명 연장, 유해배출가스 억제 기능 등을 대폭 향상시킨 제품으로 가솔린 엔진용 ‘SSU GXO’, 디젤 엔진용 ‘SSU DXO’,LPG 엔진용 ‘SSU LPG’,RV전용 ‘SSU RV’ 등 4종이 출시됐다.
  • 마포 소각장 다이옥신 미검출

    서울시는 18일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왔던 마포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의 배출가스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득범 시 건설안전본부 시설국장은 “산업기술시험원에 의뢰,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6일까지 3차례 마포 자원회수시설 굴뚝 배출가스의 다이옥신류 농도를 측정, 분석한 결과 3번 모두 0.00ng/㎥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는 다이옥신이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통상 다이옥신 농도 측정시 소수점 이하 셋째 자리부터는 미미한 수치로 보고 표기하지 않는다. 시는 이런 측정 결과에 대해 “다이옥신의 국내 법정 기준치 0.1ng/㎥을 훨씬 밑도는 것으로 기존 소각장들의 100분의1 수준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마포 자원회수시설은 지난 1월19일부터 시운전되며 매일 마포·용산·중구 3개구에서 반입된 쓰레기 500t가량씩을 처리해 왔으며 이 기간 산업기술시험원 입회하에 성능시험을 한 결과 다이옥신뿐 아니라 중금속 24개 항목에서 모두 합격했다. 이에 대해 마포 쓰레기소각장 건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김종호 위원장은 “주민이 입회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 측정했는지도 모르는 일방적인 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면서 “현재 소각로 건설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권 침해 문제 등에 대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계속 반대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다음달 1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쓰레기를 마포 자원회수시설로 반입하는 등 1일 최대 처리용량(750t)에서 남는 부분을 다른 지역에서 받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청계천변 ‘센강’처럼 꾸민다

    오는 10월 복원되는 청계천 주변에‘인증’을 받은 거리예술가들이 예술활동을 벌인다. 유망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책과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교육 프로그램도 새로 마련된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유인촌)은 출범 1주년을 맞아 서울을 문화도시로 만들어 갈 다양한 지원책과 프로그램을 마련해 17일 발표했다. ●청계천 문화벨트화 오는 10월 복원되는 청계천 주변은 상·중·하류 특색있는 문화벨트로 조성된다. 의류매장이 밀집한 동대문 상가 인근 오간수교 수변무대에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실험적 패션쇼를, 청계천 하류쪽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 수변무대에서는 현대무용 축제를 연다. 광통교 등 복원된 옛다리가 많은 상류에서는 다리밟기·연 날리기 등 전통 민속놀이 축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청계천 변에는 프랑스 파리 등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거리예술가(버스커)가 활동한다. 공연문화의 수준을 감안, 재단이 실시하는 정식 오디션을 통과해 역량을 인정받은 예술가들만 활동할 수 있다. ●유망 예술가 육성책 마련 실험적 예술활동을 펼치는 젊은 연출가·안무가·미술사 등을 지원하는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이 도입돼 이들의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 등 네 분야에서 공연된 작품 중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골라 대표 레퍼토리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사후 지원사업’도 진행된다. 국립극장 등 시내 주요 공연장은 물론 대학로에 있는 중소극장의 무대운영방법 등을 망라하는 ‘서울시 공연장 매뉴얼’도 올해 말까지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다. ●참여형 문화예술교육과정 청소년·일반인·예술가 및 교사 등을 위한 참여형 문화예술 교육과정이 새로 신설된다. 만나고 싶은 예술관련 전문가를 초정해 강의를 듣는 문화예술연속강좌(7∼12월), 최주봉과 함께 하는 악극만들기(7∼9월)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지적인 탐색을 위해 진보적 철학연구단체인 ‘연구공간 수유+너머’가 주관하는 예술철학 강좌(7∼10월),‘논술+철학(7∼10월)’ 등도 진행된다. 매달 네번째 토요일에는 대학로 하자센터에서 ‘상상놀이’가 열린다. 프랑스 극단 ‘코메디아 델 아르테’나 뉴욕 링컨아트센터 담당자 등을 초청해 예술가와 예술교사 등을 위한 워크숍도 개최한다. 음악·연극 등 문화활동에 재능있는 시민들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서울 시민예술 축제’를 신설해 6∼12월 운영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수출채산성 2분기 연속 악화

    수출채산성이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올해 1·4분기에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는 수출가격 및 생산비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수출채산성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와 8.6%포인트 하락했다고 15일 밝혔다. 무역연구소는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원화표시 수출단가가 올랐음에도 생산비가 더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무역연구소는 “그러나 올 1분기에는 생산비는 오른 반면 환율하락 등으로 수출단가는 떨어져 수출채산성이 더 큰 폭으로 나빠졌다.”고 덧붙였다. 무역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과 국제유가 급등 등을 감안할 경우 올 2분기 수출채산성은 1분기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①-창업주 구인회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LG家 ①-창업주 구인회 일가

    지난 3월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강남타워(옛 LG강남타워)에서 열린 GS그룹 ‘CI 및 경영이념 선포식’. “지난 반세기 동안 LG와 GS는 한 가족으로 지내며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우뚝 섰습니다.GS가 새롭게 출발하는 것을 보니 남다른 감회로 가슴이 뿌듯합니다.” 차분히 축사를 읽어가는 구본무(60) LG 회장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조부(고 구인회 창업주)때부터 계속돼 온 허씨와의 57년간(47년 락희화학 설립 기준)의 ‘동거’를 당대에서 마무리짓는 순간이었다. 사돈이자 ‘동반자’였던 GS그룹 허창수(57) 회장과 임직원 300여명은 축사를 마치고 행사장을 빠져 나가는 구 회장을 기립 박수로 환송했다. 행사장에 울려퍼진 ‘사랑해요 LG’는 앞으로도 두 그룹이 여전히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구 회장은 이에 앞서 3월14일 ‘당숙’인 구자홍(59) 회장·구자열(52) 부회장이 이끄는 LS그룹 출범식에도 참석, 새로운 길을 떠나는 집안 어른들을 축하했다. 연이어 열린 GS·LS그룹의 출범은 LG의 역사상 가장 큰 행사로 기록될 것이다.‘동업으로 일궈 합작으로 키웠다.’는 LG의 사사가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새로 쓰이게 되는 것이다. GS의 분리로 자산이 지난해 61조 6000억원에서 50조 8800억원으로 줄어든 LG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기준 재계순위에서 현대자동차그룹(56조 400억원)에 2위(한전 제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1974년과 1980년에는 삼성과 현대를 제치고 재계 1위까지 올랐던 LG그룹으로서는 다소 자존심이 상하는 대목이다. 조부때부터 늘 확장일로를 걷던 사업을 ‘정리’한 구 회장은 LG의 비전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책임졌던 종합그룹에서 전자·화학중심의 ‘글로벌 리딩그룹’으로 재확립했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여건임에도 올해 경영목표를 매출 94조원, 경상이익 4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5%,26%나 높게 잡은데서 ‘제3의 창업’을 향한 LG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부친이 준 자금으로 사업 시작 재계3위 LG그룹의 역사는 1947년 락희화학(현 LG화학)의 설립에서 시작되지만 그 기원은 1931년 7월 경남 진주시 진주식산은행 건너편 2층 건물에서 시작한 ‘구인회 상점’이 출발이다. 구인회 회장은 1907년 8월28일 경남 진양군 지수면 승산마을(현 진주시 지수면 승내리)에서 홍문관 교리를 지낸 할아버지 만회 구연호 공의 외아들 춘강 재서 공과 진양 하씨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1921년 지수보통학교 2학년에 편입해 잠시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과 같이 수업을 듣기도 했다.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과는 같이 학교를 다니지는 않았지만 축구로 교유관계를 쌓았다고 한다. 구 회장은 20세때 서울 중앙고보 2년을 마치고 귀향, 사업에 뜻을 보였는데 엄격한 유교집안의 장손이 장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조부와 부친의 반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결국 장손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24세에 이미 3남 1녀와 아래로 다섯 동생을 둔 집안의 가장이었던 구 회장은 아버지가 건네 준 2000원과 첫째 동생 철회씨의 사업자금 1800원을 더해 자본금 3800원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7년 뒤인 1938년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상회’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출발은 일렀지만 규모는 작았던 셈이다. 구 회장의 첫 사업은 ‘실패’였다. 사업 첫 해 무려 500원의 손실을 본 것이다. 이듬해 고향마을의 땅을 담보로 8000원을 빌린 구 회장은 새로운 각오로 사업을 재개했지만 그 해 장마로 포목이 물에 잠기고 만다. 이후 사업이 제 자리를 잡아 가는 듯했지만 또다시 1936년 대홍수로 가게가 떠내려 가고 말았다. 첫 시련은 가혹했지만 구 회장은 사업가 기질을 발휘해 “장마가 든 해에는 풍년이 들어 살기가 좋아질 것이다.”는 신념을 갖고 주변 사람에게 다시 돈을 빌려 포목사업을 벌였다. 구 회장의 예측대로 그해 풍년이 들어 결혼수요가 폭증하자 포목사업도 번창하기 시작했고 구 회장의 사업인생도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허씨와의 인연 LG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구씨-허씨 동업을 빼놓을 수 없다. 두 가문의 인연은 구인회 회장의 8대조인 구반공 시절부터 시작됐다. 구반공의 부친이 현풍현감으로 재임할 때 진주의 만석꾼인 허씨 집안으로 장가를 왔고 이후 승산마을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구인회 회장 역시 열네살 나던 해인 1921년 담 하나 사이 이웃인 허만식씨의 장녀 을수씨와 혼례를 올렸다. 조부 만회공의 셋째 딸이 허만식씨의 둘째아들 인구씨에게 출가했지만 신랑이 요절하는 바람에 이어지지 못했던 두 집안이 다시 한번 관계를 맺은 것이다. 이후 구씨와 허씨는 무려 8건의 겹사돈으로 맺어지며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다. 구씨와 허씨는 1946년 1월 구 회장 장인(허만식씨)의 재종인 허만정씨가 셋째 아들 준구(당시 24세)를 데리고 당시 구회장이 살던 부산으로 찾아오면서 사돈에서 동업자 관계로 발전한다. 허만정씨는 사업자금을 내놓으며 아들의 경영수업을 부탁했고 구 회장은 동경 유학생 출신의 준구씨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준구씨는 첫째 동생 철회씨의 맏사위였으므로 이미 남도 아니었다. 잘 알려진 대로 고 허준구씨는 LG건설·LG전선 회장 및 그룹 부회장을 지내며 LG의 역사와 함께했고 허창수 현 GS그룹 회장, 허정수(55) GS네오텍(전 LG기공) 사장, 허진수(52) GS칼텍스 부사장, 허명수(50) GS건설 부사장, 허태수(48) GS홈쇼핑 부사장 등 그의 아들들도 LG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다. LG의 초기 역사에는 허준구씨말고도 다른 허씨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준구씨의 친형인 고 허학구씨는 락희화학 전무로 일하면서 구자경 당시 상무와 함께 부산 범일동 공장에서 먹고 자며 밤낮으로 일했다고 한다. 구 회장은 또 락희화학 서울사무소를 지원하기 위해 허준구씨의 동생으로 당시 ‘조선통운’에 다니던 허신구씨를 끌어들였다. 허신구씨는 락희유지 상무시절인 62년 동남아출장에서 ‘합성세제’를 처음보고 구인회 회장에게 세제 사업 진출을 건의,66년 ‘하이타이’가 출범하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허신구씨는 금성사 사장, 그룹 부회장, 럭키석유화학 회장 등을 역임했고 장남 허경수씨는 87년 코스모그룹을 창립하며 독자경영의 길을 걷고 있다. 허만정씨는 8형제를 뒀는데 학구-준구-신구씨는 LG에 발을 담은 반면 장남 고 허정구씨는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창업동지’로 다른 길을 걸었다. 허정구씨의 2남이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다. 허신구씨의 차남 허연수씨도 GS리테일(전 LG유통) 상무로 일하고 있고 허만정씨의 막내인 허승조씨는 GS리테일 사장을 맡고 있다. ●가족들의 맹활약 LG는 그동안 숱한 계열분리를 통해 친족간 재산분배를 마무리지었다. 현재 LG에 남아있는 ‘오너일가’는 구본준(54) LG필립스LCD 부회장이 유일하다. 하지만 몇년전만 해도 주요 계열사 사장과 임원 상당수가 구씨, 허씨일 정도로 가족경영이 활발했다. 오너일가들이 지나치게 많아 그만큼 부작용도 적지 않았지만 LG의 창업과정에서 이들의 공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앞서 언급했듯이 구인회 회장은 첫째 동생 철회씨와 동업으로 ‘구인회상점’을 창업했다. 철회씨는 형과 함께 사업을 일구며 락희화학, 금성사 등의 사장을 맡았다. 둘째 아우 정회씨도 경성전기학교를 마치고 형의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정회씨는 45년 구인회 회장이 ‘조선흥업사’라는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을 때 화장품 기술자 김준환씨를 영입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계기를 마련했다. 처음 만든 화장품 이름을 ‘럭키(LUCKY)’라고 지어 ‘럭키그룹’의 기반을 닦은 것도 정회씨였다. 셋째 아우 태회씨는 서울대 문리대에 다니면서 창신동 집에서 ‘화장품연구’에 몰입,‘투명크림’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50년 서울대를 졸업하자마자 락희화학의 전무로 입사, 형의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같은 해 장조카 구자경 명예회장도 부산사범대 부속국민학교 교사 생활을 접고 락희화학 이사로 입사했다. 태회씨는 이후 안 깨지는 크림통 뚜껑에 목말라하던 구인회 회장을 도와 LG가 플라스틱 사업에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53년 락희화학이 서울에 사무소를 낼 때 기반을 닦은 것도 태회씨였다. 태회씨는 58년 제4대 국회의원 선거에 자유당후보로 고향인 진양에서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치인의 길을 걷는다. 역시 서울대 문리대를 나온 넷째 아우 평회씨는 락희화학 지배인 시절인 1954년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청년상공인회의(JCI)에 참석한 뒤 곧바로 뉴욕으로 날아가 ‘콜게이트사’ 주변에 머물며 치약 제조기법을 알아내는 공을 세웠다. 공전의 히트를 친 ‘훌라후프’도 평회씨의 제안으로 들여왔다.5·16 쿠데타 직후인 61년 ‘부정축재 기업인’ 처벌때는 형을 대신해 6개월간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차남인 이창희씨가 아버지와 형(맹희씨)을 대신해 처벌을 받은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5년 연속 세계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LG전자의 에어컨 사업은 구자경 명예회장이 락희화학 전무시절 “고층빌딩이 계속 늘고 있어 에어컨이 앞으로 필요해질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 시작했다.67년 9월 미국 GE사와 제휴를 통해 국내 첫 에어컨 생산에 들어갔다. 미국 워시본대와 뉴욕시립대 대학원을 나온 구자두씨는 금성사 관리부장 시절인 62년 동남아 통상사절단을 수행하며 홍콩의 바노사로부터 라디오 200대를 주문 받아오는 등 LG의 첫 수출 물꼬를 트는데 기여했다. 럭키치약 광고판을 부산 연지동 공장에 세우는 등 본격적인 광고개념을 도입한 것도 자두씨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6남4녀의 ‘방대한 혼맥’ 구인회 회장은 허을수씨와 사이에 6남4녀를 뒀다. 자손이 워낙 많다 보니 LG가를 ‘재벌 혼맥의 핵’이라고 부르지만 권력 핵심이나 정계쪽과는 인연이 없어 세칭 ‘정략결혼’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다.LG가는 특히 아들이 많은데 회(會)자 돌림만 6명, 자(滋)자 돌림은 23명에 달한다. 본(本)자 돌림은 구인회 회장 직계로만 11명이다. 장녀 양세(83)씨는 15세때 경남 남해군수를 지낸 박해주씨의 아들로 진주고보 학생이던 박진동씨에게 출가했다. 박씨는 광복후 좌우익투쟁으로 학병동맹본부 피습사건으로 사망했다. 장남 구자경(80) 명예회장은 17세때인 42년 5월 고향인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과 가까운 대곡면 단목리의 대지주 하순봉씨의 장녀 정임(81)씨와 혼례를 올렸다. 구 명예회장은 당시 진주공립중 4학년이었고 한살 위인 신부는 한문에 뛰어난 소양을 갖춘 사람이었다. 구 명예회장 부부는 올해로 63년째 해로하고 있다. 2남 자승(74년 작고)씨는 56년 부산에서 금성방직 전무로 있던 고 홍재선씨의 딸 승해(71)씨와 선을 본 뒤 4개월만에 결혼했다. 홍씨는 훗날 전경련 회장과 쌍용양회 회장을 지냈다. 구 회장과 홍재선씨와의 우애는 유명한데 홍씨는 훗날 구 회장이 한때 자신을 ‘바람둥이’로 오해해 혼사가 어려울 뻔한 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홍씨가 평소 안면이 있던 다방 마담과 농담을 주고받는 것을 보고 ‘고지식한’ 구 회장이 오해를 한 것이다. 3남 구자학(75) 아워홈 회장은 고 삼성 이병철 회장의 차녀 숙희(70)씨와 57년 결혼했다. 구 회장은 64년 제일제당(현 CJ) 기획부장으로 삼성에 입사한 뒤 동양TV방송 이사, 호텔신라 대표이사, 중앙개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 등을 거쳐 본가로 돌아왔다. 4남 구자두(72) LG벤처투자 회장은 심계원(현 감사원) 심계관과 국방부 차관을 지낸 고 이흥배씨의 딸 의숙(67)씨와 결혼했다. 이 혼사는 이미 사돈을 맺었던 홍재선씨의 중매로 이뤄졌다. 이씨는 64년 동양TV 사장으로 일하다 삼성과의 동업파기로 물러났고 이후 국제신보(현 국제신문) 사장에 취임했다. 삼성과 LG는 동양TV사장에 이병철 회장의 사돈인 홍진기씨와 구인회 회장의 사돈인 이흥배씨를 나란히 앉혀 ‘공동경영’을 시도했지만 결국 파국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흥배씨의 장남인 이희종(72)씨도 LG산전(현 LS산전) 사장과 부회장을 지낼 정도로 LG와 인연이 깊었다. 5남 구자일(70) 일양화학 회장은 일찌감치 독립했는데 부인 고김청자(66)씨는 사업가인 김진수씨의 딸이다. 차녀 자혜(68)씨는 대림산업 이규덕 창업주의 장남 고 이재준 대림그룹 회장의 막내 아우인 이재연(74) 아시안스타 회장에게 시집갔다. 이재연씨는 럭키화학 상무로 LG에 입사한 뒤 희성산업 사장, 금성통신 사장, 금성사 사장을 거쳐 LG카드 부회장을 지냈다. 장남에게 외식업을 해보라고 권유, 국내에 패밀리 레스토랑 ‘TGIF’를 처음 들여왔다. 3녀 자영(66)씨는 제일은행장을 지낸 이보형씨의 아들 재원(68)씨와 결혼했다. 구 회장 막내 처남 허윤구씨의 아들인 허남목씨 소개로 만난 뒤 20일만에 ‘초스피드’로 결혼했다. 이씨는 자신 소유의 일성제지 회장을 지냈지만 일성제지는 98년 신호제지에 합병됐다.4녀 순자(62)씨는 류헌열 전 대전지법원장 아들이자 서울지검 검사였던 류지민씨에게 시집갔다. 이 혼례도 사돈인 이흥배씨가 주선했는데 구씨의 혼사는 이처럼 사돈이 연결해 준 경우가 많다. 구 회장은 막내 사위를 무척 아껴 골프장에 자주 데리고 다니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지만 류씨는 43세때 요절했다. 유일하게 구 회장 타계후 결혼한 6남 자극(59)씨는 이화여대 교수인 조필대 교수의 딸 아란(54)씨와 결혼했다. ●창업주 형제들의 화려한 혼맥 LG가문의 혼맥이 늘 주목받는 것은 구인회 회장 형제들의 혼사가 본가 못지 않게 화려하기 때문이다. 첫째 동생 철회(75년 작고)씨는 부인 안남이(작고)씨와 4남 4녀를 뒀는데 딸들의 결혼이 눈에 띈다. 장녀 위숙(77)씨는 허만정씨의 3남인 고 허준구 LG건설 회장에게 출가했다.2녀 영희(74)씨는 의학박사인 고 이호덕씨에게,3녀 자애(66)씨 역시 의사인 정승화(71·전 현대피부과원장)씨에게 시집갔다.4녀 선희(61)씨는 박우병 전 두산산업 회장의 장남 박용훈(63)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에게 시집갔다. 박우병씨는 박두병 전 두산 회장의 동생이다. 장남인 구자원(70) 넥스원퓨처 회장은 류영희(63)씨와, 차남인 고 구자성 전 LG건설 사장은 이갑희(62)씨 등 평범한 집안의 딸과 결혼했다.3남인 구자훈(58) LG화재 회장,4남인 자준(55) LG화재 부회장의 부인인 임방인(61), 이영희(53)씨도 재계나 정·관계 집안은 아니다. 다만 구자훈 회장의 3녀 문정(31)씨가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성용 명예회장의 장남 재영(35)씨에게 시집가 재계 명문가의 위상을 이어갔다. 둘째 동생 정회(78년 작고)씨는 부인 김증문(작고)씨 사이에 5남 2녀를 뒀다. LG유통 사장을 지낸 장남 자윤(작고)씨는 정정자(62)씨와 결혼했다.2남 형우(62) 전 부민상호저축은행 사장은 전 대한석탄공사 전무였던 이길주씨의 딸 화숙(57)씨와 결혼했고 장녀 숙희(59)씨는 이구종 전 대한교과서 대표의 아들 규영(62)씨와,3남 자헌(작고)씨는 조종렬 한일수산 회장의 딸 금숙(55)씨와 결혼했다.LG MMA 사장을 지낸 4남 자섭(55)씨는 최근 LCD 회로부품업체인 한국SMT를 갖고 LG에서 독립했다. 부인은 심영숙(51)씨. 박정화(50)씨와 결혼한 5남 자민(50)씨는 지난해 말 LG전자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3개월도 안돼 회사를 그만두고 형 회사인 한국SMT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2녀 명희(52)씨의 남편은 하영준(56) 전 세원기업 사장이다. 셋째 동생으로 국회예결위원장·부의장을 지낸 태회(82)씨는 최무(83)씨와 사이에 4남 2녀를 뒀다. 장녀 근희(62)씨는 이계순 전 농림장관의 아들 준범(64)씨와 혼인했다. 장남 구자홍(59) LS그룹 회장은 지순혜(60)씨와 결혼했는데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애결혼에 성공한 ‘러브스토리’를 갖고 있다. 차남 구자엽(55) 가온전선 부회장은 김태향(55)씨와 결혼했다. 구 부회장의 사위가 정몽우 전 현대알미늄 회장의 장남인 정일선(35) BNG스틸 사장이다.3남인 구자명(53) LS니꼬동제련 부회장의 부인은 조영식 경희대 이사장의 딸 미연(53)씨다.4남 구자철(50) 한성 회장의 외동딸 원희(25)씨는 ㈜두산 박용만(50) 부회장의 장남 서원(26)씨와 결혼이 예정돼 있다. 구씨가문으로서는 두산가로 출가한 자혜씨에 이은 두번째 두산과의 혼사다.2녀 혜정(57)씨는 이인정(60) 태인 회장과 결혼했다. 넷째 평회(79)씨는 부산 피란시절인 52년 금릉원예조합 문흥린 이사장의 딸 문남(75)씨와 결혼해 3남 1녀를 뒀다. 장남인 구자열(52) LS전선 부회장은 육군 중장으로 청와대 경호실차장과 성업공사 사장, 전쟁기념관장을 역임한 고 이재전씨의 딸 현주(48)씨와 결혼했다. 차남인 구자용(50) E1사장은 이상돈 전 중앙대 의대 학장 딸 현주(46)씨와 결혼했다.3남 구자균(48) LS산전 부사장은 독고진(46)씨와, 막내 혜원(46)씨는 주진규(49)씨와 결혼했다. 막내동생 두회(77)씨는 유한선(72)씨와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녀 은정(44)씨는 김택수 전 공화당 원내총무의 아들 중민(48) 전 국민생명보험 부회장과 결혼했다. 김택수씨는 김한수 한일그룹 창업주의 동생이다. 장남인 구자은(41) LS전선 상무는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 딸인 인영(37)씨와, 막내 재희(38)씨는 김세택 전 덴마크 대사 아들 동범(37)씨와 결혼했다. ●점점 ‘소박’해지는 혼맥 구자경 명예회장은 선대 회장 못지않은 4남 2녀를 낳아 ‘다산’의 전통을 이었다. 장남인 구본무(60) 회장은 미국 애슐랜드대 유학을 마친 72년 김영식(53)씨와 결혼했다. 김씨는 충북 괴산의 ‘수재’로 불린 김태동 전 보사부장관의 딸. 장녀 연경(27)씨는 연세대 사회사업학과를 마치고 미국에서 유학중이고 막내 연수(9)양은 아직 초등학생이다. 딸만 둘인 구 회장은 지난해 바로 아랫동생인 구본능(56)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광모(27)씨를 양자로 영입해 ‘대’를 잇고 있다. 장녀 훤미(58)씨는 구 회장 작고 직후인 70년 4월 김용관 전 대한보증보험 사장의 4남 화중(작고)씨와 결혼했다. 훤미씨의 딸인 김선혜(34)씨는 대림산업 이준용 회장의 장남인 이해욱(37) 전무와 결혼해 대림가와 대를 이은 혼인관계를 이어갔다. 김용관씨는 경방 회장과 전경련 회장을 지낸 고 김용완 회장의 동생이다. 화중씨는 “딸은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지만 사돈이나 사위는 아들에 준하는 대접을 해준다.”는 LG의 ‘가풍’대로 계열사였던 희성금속 사장을 지냈다. 95년 일찌감치 독립한 2남 구본능(56) 희성그룹 회장은 차경숙씨와 결혼했다. 3남 구본준(54) LG필립스LCD 부회장은 숱한 계열분리 뒤에도 여전히 LG에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오너 경영인’이다. 사업가 김광일씨의 딸인 은미(48)씨와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2녀 미정(50)씨는 대한펄프 창업주인 고 최화식 회장의 아들인 최병민(53) 대한펄프 회장과 결혼했다. 4남 구본식(47) 희성전자 사장은 조경아(45)씨와 결혼,1남 2녀를 뒀다. ●LG를 떠나는 滋자 돌림 구자경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 자승(작고)씨는 홍승해씨와 3남 1녀를 뒀다. 장남 본걸(48)씨는 LG상사 대주주이자 부사장을 맡고 있고 본순(46), 본진(41)씨도 LG상사 상무로 일하고 있다.LG상사는 LG의 다른 자회사와 달리 ㈜LG가 대주주가 아니어서 자승씨 집안 몫으로 남겨진 것으로 알려졌다.2000년 아워홈을 갖고 독립한 둘째 동생 자학씨는 이숙희씨와 사이에 1남 3녀를 뒀다. 장남 본성(48)씨는 심재석 전 장은할부 부회장의 딸 윤보(44)씨와 결혼했다. 본성씨는 처가인 삼성에서 사장까지 지낸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2000년 삼성캐피탈 부장으로 입사해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보까지 지냈다. 장녀 미현(45)씨는 고 이문호 서울대의대 교수의 아들인 이영렬(50) 한양대의대 교수와 결혼했다.2녀 명진(41)씨는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의 4남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과 결혼했다. 셋째 동생 자두씨 역시 2000년 LG벤처투자를 갖고 분리했다. 이의숙씨와 사이에 2남 2녀를 뒀는데 장녀 혜란(45)씨는 심창유 청주사대 학장의 아들 현주(50)씨와,2녀 혜선(43)씨는 장홍식 전 극동정유 사장의 아들 원우(44)씨와 결혼했다.LG벤처투자 사장인 장남 본천(41)씨와 차남 본완(39)씨는 각각 22.24%의 지분을 갖고 있다. 넷째 동생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은 처음부터 LG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독립했다. 본길(39), 은미(38)씨를 자녀로 두고 있다. 차녀 구자혜씨는 이재연 전 LG카드 부회장과 2남 1녀를 두고 있는데 명망가 집안과 혼사를 맺었다. 아시안스타 사장인 장남 선용(44)씨는 고 오세중 세방여행 회장의 딸 은주(40)씨와 결혼했다. 차남 지용(42)씨는 추경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의 딸인 재연(38)씨와 결혼했다. 막내 구자극(59)씨는 LG상사 미주법인 회장을 그만두고 대주주로 있던 예림인터내셔널을 통해 전자코일, 변성기 등을 생산하는 이림테크를 인수(현 엑사이엔씨)한 뒤 스피커 전문업체인 모토조이, 성주음향의 중국 톈진공장 등을 인수하며 종합부품그룹을 키우고 있다. 엑사이엔씨 사장인 장남 본현(37)씨와 차남 본우(26)씨는 엑사이엔씨 지분 24%,4%를 각각 보유중이다. ukelvin@seoul.co.kr ■ 그룹 분가-지분율 따라 재산분배… ‘잡음’ 없어 LG는 1999년 LG화재를 시작으로 LG벤처투자, 아워홈,LS,GS그룹 등을 차례로 분리했다. 재산배분을 둘러싸고 ‘집안싸움’이 벌어지는 것이 예사이지만 유독 LG만은 큰 잡음없이 대규모 분가를 마무리지었다. 이는 LG가 엄격한 유교집안으로 집안 어른이 정한 기준을 자손들이 철저히 지키는데다 수십년간 그룹에서 친족들의 지분을 관리해온 덕분이다. 분가에 앞서 일부 친족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그동안 정리해 놓은 지분율을 근거 자료로 제시하기 때문에 큰 불만을 가질 수 없는 구조다. 계열분리의 신호탄이 된 LG화재는 정부의 ‘5대 그룹 생명보험사 진출 금지’ 정책에 맞물려 분리됐다. 한때 대한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어 손해보험-생명보험을 영위하려했던 LG는 생명보험사업이 좌절되면서 LG화재를 독립시키려 했고 집안회의에서 고 구철회씨 가족들이 화재를 원해 순조롭게 분가가 이뤄졌다. LG벤처투자를 갖고 떠난 구자두씨 가족은 얼핏 ‘재산’이 너무 적어 보이지만 윗대인 구철회씨 가족에 비해 가족수가 적기 때문에 지분도 그만큼 적었다. 아워홈의 구자학씨는 한때 삼성에서 호텔신라 사장을 지내는 등 유통·서비스쪽에 관심이 많아 이견없이 분배가 이뤄졌다. 2003년 말 분리된 LS그룹은 구태회·평회·두회씨가 LG의 창업공신인데다 자녀들도 적지 않아 상황이 복잡했다. 게다가 LS전선은 허씨 가문의 고 허준구씨가 회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허씨들이 경영을 맡아 애착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태평두씨’ 가족이 갖고 있던 지분과 비슷한 가치를 지닌 회사를 묶어 주면서 마무리됐다. LG그룹의 가장 큰 지각변동은 허씨들이 갖고 간 GS그룹의 분리다.GS칼텍스,GS건설,GS홈쇼핑,GS리테일을 주축으로 한 GS그룹은 자산이 18조 7200억원이나 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창업주 형제들이나 구자경 명예회장 형제에 비해 허씨들의 재산이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LG관계자는 “고 허만정씨가 처음 사업자금을 댄 이후에도 허씨들은 계속 자금을 출자했고 그 비율은 일찌감치 65대 35로 정해져 있었다.”고 밝혔다. 지분비율은 정해져 있었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업을 가져갈지에 대해서는 잠시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측은 전선사업에 마음이 있었고 지금은 형편이 어려워진 금융관련 계열사도 내심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씨측의 어른인 구자경 명예회장과 허씨측의 대표인 고 허준구 회장이 이미 수년전에 정해 놓은 ‘분리원칙’은 흔들리지 않았다. 2002년 허 회장이 타계했지만 두 집안의 자손들은 선대의 ‘약속’을 변함없이 이어갔다. ukelvin@seoul.co.kr ■ 필립스 “具·許씨 동업에 감명 LCD합작” 1999년 9월 LG전자에 16억 5000만달러를 투자하며 LCD합작사를 설립키로 한 네덜란드 필립스사의 크리스털리 전 회장은 합작파트너로 LG를 택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파트너를 찾기 위해 거의 모든 것을 체크했는데 LG그룹의 구씨와 허씨가 50년 이상 동업자로서 아무런 잡음없이 경영하는 걸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LG는 외국기업과의 합작이 이미 13건이나 되는데 이는 LG가 양보와 타협, 신뢰를 바탕으로 한 기업이란 것을 말해 준다.” 구본무 회장의 화답도 이에 못지않았다.“동업은 결혼과 같은 것이다. 생각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전혀 다른 남녀가 함께 사는 것처럼 동업자도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양보와 타협을 잃지 않아야 한다.” LG의 58년 역사에는 숱한 합작사가 등장한다. 합작사만 한때 20개에 달할 정도였다.60년대에 이미 66년 미국 칼텍스사와 합작으로 LG칼텍스정유(현 GS칼텍스)를 설립했고,68년에는 미국 콘티넨털카본사와 합작으로 한국콘티넨탈카본을 세웠다.70년에는 일본 알프스전기와 합작으로 금성알프스전자를,71년에는 일본 포스타전기와 합작으로 금성포스타를 설립했다. 독일 지멘스, 일본 후지전기와 3사 합작으로 금성통신을 설립했고 74년에는 일본 NEC와 손잡고 금성전기를 세웠다. 80년대 들어서도 합작은 계속됐는데 84년 다우코닝과 공동출자로 럭키DC실리콘을 설립했고 84년에는 제어시스템 메이커인 미국 하니웰과 공동으로 금성하니웰을 만들었다. 이후 동업관계가 끝났지만 87년 미국 EDS와 합작으로 만든 STM(현 LG CNS),96년 IBM과 맞잡은 LGIBM도 합작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남아있는 LG계열사 가운데도 합작사가 적지 않다. 히타치LG는 히타치와, LG MMA는 일본 스미토모상사와 합작한 회사다.LG텔레콤은 영국의 BT가 합작투자했고 필립스와는 LG필립스LCD에 이어 LG필립스디스플레이를 합작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오키사와 함께 루셈을 만들었고 올 상반기중으로 LG전자와 캐나다 노텔사의 합작사인 ‘LG-노텔’이 출범할 예정이다. ukelvi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일요영화]

    [일요영화]

    ●쿤둔(EBS 오후 1시40분) 전설이 되고 있는 마틴 스코시즈 감독이 동양에 눈을 돌렸던 작품. 미국, 특히 뉴욕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던 이전과 이후에 견줘 다소 독특하다.14대 달라이 라마의 삶을 다뤘다. 초창기에는 ‘택시 드라이버’(1976),‘성난 황소’(1980),‘코미디의 왕’(1983) 등 로버트 드니로와의 작업이 많았다. 최근 들어서는 ‘갱스 오브 뉴욕’(2002),‘에비에이터’(2004) 등 레오나르도 디캐프리오와 함께한 영화가 늘고 있다. 현재 홍콩 영화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더 디파티드’를 찍고 있다. 비밀 경찰로 폭력 조직에 잠입한 양조위 역은 디캐프리오가, 갱으로 경찰에 위장침투한 유덕화 역은 맷 데이먼이 맡는다. 1933년 13대 달라이 라마가 세상을 뜬 뒤 레팅 린포체는 환생하는 차기 달라이 라마를 찾을 때까지 섭정을 맡는다. 린포체는 ‘영적 스승’을 의미한다. 어느날 환영을 보고 길을 떠난 레팅은 변방의 국경지대에서 두 살배기 아기 라모 톤둡을 발견한다. 태어날 때 병을 앓던 아버지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고, 불교의 성조 까마귀가 지켜줬다는 아이. 톤둡은 13대 달라이 라마의 물건들을 알아보는 시험을 통과,5살 때 14대 달라이 라마 ‘쿤둔’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쿤둔은 티베트어로 고귀한 존재라는 뜻. 하지만 쿤둔 앞에는 중국의 티베트 침략이 밀어닥치게 된다.1997년 작품.128분. ●보리울의 여름(KBS1 오후 11시30분) 신부님과 스님이 가르치는 산골 어린이 축구팀의 이야기를 그렸다. 따스한 봄날 같은 가족 영화다. 전라도 전주와 김제의 풍경이 화면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차인표와 박영규가 각각 신부와 스님 역할을 맡아 ‘티격태격’ 밉지 않은 줄다리기를 한다. 이야기 전개가 뻔한 영화라는 생각도 들지만, 보면 볼수록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개같은 날의 오후’(1995),‘인샬라’(1997)를 연출한 이민용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2003년 작품. 보리울 마을 성당에 젊은 주임신부(차인표)가 부임해 온다.6년전 출가한 아버지 우남 스님(박영규)을 찾아온 형우(곽정욱)와 함께 왔다. 형우는 아버지와의 어색함 때문에, 주임신부와 원장 수녀(장미희)는 성당 고아들의 잦은 말썽으로 마음고생을 하게 된다. 보리울 마을 축구팀이 읍내 아이들에게 참패하는 일이 벌어지지만, 축구 실력이 뛰어난 우남 스님 덕택에 보리울 아이들은 힘을 얻게 되고, 주임신부도 축구를 통해 아이들과의 사이를 바꿔 나간다.99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마음으로 먹는 밥 공양/호산 지음

    공양(供養). 불교에서 말하는 밥 먹는 일, 곧 식사다. 그러나 단순히 밥 먹는 행위만 뜻하는 것은 아니다.‘우리 이웃에게 필요한 어떤 물건이나 참다운 진리의 가르침을 베풀어주는 것’이라는 보다 넓은 의미가 담겨 있다. 굳이 공양의 큰 뜻을 말하지 않더라도 밥은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어머니의 정을 느끼게 한다.‘부처님 오신날’(15일)을 맞아 달마사 주지 호산 스님이 공양에 얽힌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마음으로 먹는 밥 공양’(북로드 펴냄)을 펴냈다. 한평생 공양하며 몸과 마음을 수행해온 주지스님의 밥에 얽힌 이야기는 무엇일까? “인생이란 밥공부이자 마음공부”라고 말하는 호산 스님에게 공양은 곧 수행이자 일종의 의식이다. 그러나 그가 엮은 44편의 이야기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양이라는 소재를 통해 음식과 인생에 대한 경험담과 생각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특히 이야기 곳곳에 지은이가 직접 그린 포근한 수채화들이 글의 감칠맛을 더한다. 출가하면 절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기초예절인 발우공양. 발우는 스님의 밥그릇이다. 공양을 하면서 한끼 밥이라도 탐심을 버리고 도를 닦기 위해 먹으라는 뜻을 담아 외우는 암송 ‘오관게’와, 공양이 끝났을 때 발우를 씻은 물을 지옥의 아귀에게 나눠주는 암송 ‘절수게’를 통해 한 알의 밥에도 만 사람의 노고가 담겨 있으며, 아귀에게도 베푸는 삶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공양을 하지 않고 두문분출했다는 노스님의 일화는 ‘밥값’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지은이는 ‘한평생 살면서 우리는 도대체 얼마만큼의 밥값을 하고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적어도 ‘밥도둑’은 되지 않도록 수행해야 한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밥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면으로 만든 음식을 유난히 좋아하는 스님의 자장면에 대한 사랑은 돼지고기를 뺀 맛있는 자장면을 만들어냈다. 수육을 뺀 냉면도 즐기지만 종업원에게 수육을 밑에 깔아달라고 몰래 부탁했다는 스님의 애교(?)도 미소를 자아낸다. 속세에서 칼국수 장사를 하다 망한 공양주 보살에게 칼국수 해먹자는 소리를 못하고 다른 곳에서 몰래 먹고 오는 스님의 모습은 친근한 이웃모습 그대로다. 특히 어머니와 누나, 선후배들과 얽힌 밥에 대한 이야기는 힘들었던 지난날의 따뜻한 인간애를 전해준다. 이제는 세상에 없는 빈털터리 선배가 밥 한끼 대접하겠다며 낯 모르는 이의 장례식장에 데려가 밥을 권했던 기억,‘부실도시락’ 파문을 보면서 학창시절 친구들과 양철물통에 밥과 반찬을 모두 모아 비벼먹던 정겨운 추억들도 따뜻하다. 특히 어머니가 사고로 죽은 큰형을 잊지 못해 한평생 “네 형, 따뜻한 밥 한그릇 제대로 못 먹이고….”라며 후회한 모습에 대한 스님의 애절한 추억은 밥에 대한 회한으로 이어진다. 건강을 위한다며, 다이어트를 위해 단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비워야 할 것은 위장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교훈을 새겨주는 책.1만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14일 TV 하이라이트]

    ●청춘! 신고합니다(KBS1 오후 5시) 100회 특집으로 육·해·공 전군 장병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연을 펼치는 ‘전군 장기자랑 특집’으로 진행된다. 국방부 신관 강당에서 펼쳐진 ‘전군 장기자랑’에서는 노래, 댄스는 물론 칵테일 쇼, 마술, 우슈까지 전군을 대표하는 최고의 9팀이 나서 각양각색의 장기자랑을 펼친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나이트클럽 웨이터의 계속되는 홍보 문자메시지 때문에 남편과 별거하게 됐을 때 여자는 웨이터에게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까. 차량의 파손이나 분실물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다는 표지판이 붙어 있는 유료주차장에서 차량 속 물건을 도둑 맞았을 경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도 알아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20분) 국내 최대 규모에, 가지각색 수만가지의 꽃들을 감상할 수 있고 다양한 부대행사도 가득한 꽃 식물원이 가족나들이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18개의 대형 온실로 연결된 온실꽃밭 ‘아산 세계 꽃식물원’과 칠갑산 산자락을 끼고 야외에 조성된 ‘청양 고운 식물원’을 찾아간다. ●석가탄신일 특집 다큐멘터리(EBS 오후 9시) 스물두 살에 출가해 해인사와 송광사에서 공부한 법등 스님은 호주 유학길에 공부보다 더 큰 과제를 떠안게 된다.100여명의 불자가 있는 호주의 한국 사찰인 정법사에서 대중 포교업무를 책임지게 된 것이다. 호주에 온 지 3년, 법등 스님은 또 다른 앎의 세계를 보게 된다. ●제5공화국(MBC 오후 9시40분) 정승화 총장의 강제연행 도중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전두환은 급히 보안사로 돌아간다. 김진기는 모든 일이 전두환의 계획에서 비롯된 일임을 직감하고 총리공관 경호대장 구정길에게 전두환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사태를 파악한 장태완은 30경비단장 장세동을 찾는데…. ●위험한 사랑(KBS2 오전 9시) 수완이 원서를 내고 면접을 본 뷰티숍은 바로 세진이 경영하는 곳이다. 둘은 자신들을 둘러싼 운명을 모른 채 경영자와 피고용인으로서 첫 만남을 갖는다. 한편, 세진의 뷰티숍에 대한 보강공사 때문에 세진을 찾아온 정현은 수완을 알아보고 아는 척을 하지만 수완은 피한다.
  • 영화감독들의 ‘안방나들이’

    영화 감독의 안방 나들이가 이어지고 있다. TV 드라마 프로듀서들이 영화로 진출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영화 감독이 드라마 연출에 나서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 현상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 오는 15일 밤 11시5분 KBS가 야심차게 부활시킨 ‘HD TV문학관’의 두 번째 작품으로 이윤기 감독이 연출한 ‘내가 살았던 집’이 방영된다. 이 감독은 첫 장편 데뷔작 ‘여자, 정혜’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신인작가 상을 받으며 호평을 받았다. 또 최근 싱가포르 영화제에서 감독상 등을 거머쥔 영화 연출가. 차기작을 준비하는 사이 짬을 내서 TV용 영화에 뛰어들었다. 은희경의 원작 소설을 HD 영상으로 옮긴 이 드라마는 배종옥 주연으로 ‘여자, 정혜’처럼 여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이 감독은 “새로운 도전으로 생각했고,HD 카메라를 통한 디지털 작업을 경험하고 싶었다.”면서 “TV 드라마지만, 핸드 헬드로 촬영하는 등 이전 드라마와는 다른 느낌이 날 것”이라고 전했다. 2001년 대종상영화제 감독상을 받았고, 고소영과 이성재가 주연을 맡았던 ‘하루’ 이후 연출작이 없었던 한지승 감독은 16부작 TV 미니시리즈로 다시 메가폰을 잡는다. 25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돼 사전 제작될 예정인 한 감독의 ‘썸데이’(옐로우 프로덕션)는 한국 여성 작가가 재일교포 남자 관광가이드를 만나면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을 코믹 멜로 드라마다.7월부터 일본에서 촬영에 들어가며, 내년 초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방송할 계획. ‘실미도’ ‘공공의 적2’의 시나리오를 쓴 김희재 작가와 촬영스태프 등 영화 인력이 대거 투입된다는 점이 독특하다. 배우는 현재 섭외중이다. 한 감독은 “평소 TV 영상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이번 드라마에서 영화적 표현이 녹아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영화 감독의 드라마 연출에 대한 편견은 없지만, 최소한 영화계에 누가 되지는 않겠다.”고 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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