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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중·러 에너지 밀월외교와 한국 /양의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동북아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시론] 중·러 에너지 밀월외교와 한국 /양의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동북아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1996년 중국과 러시아간에 합의된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지난 3월21일 양국간 정상회담을 통해 본격적인 행보로 이어지고 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군수, 통신, 인프라 건설, 에너지 협력 등 총 29개의 협력문서에 조인함으로써 긴밀한 밀월관계를 표방하였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보여준 두 국가간 협력의지는 현재 전개되고 있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일본, 나아가 유럽연합(EU)국가들의 에너지 확보전 세력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합의한 에너지부문 협력 합의내용은 석유, 천연가스의 개발 및 탐사, 수송망 건설, 전력 및 원자력 발전 협력 등을 망라하고 있다. 즉, 중국과 러시아의 국영회사들은 러시아에서 유전 탐사 및 개발, 중국에서 석유제품 판매 및 원유정제 등을 협력하기로 하고 합작회사 설립에 합의했다. 양국은 서시베리아 가스전에서 중국 서부 신장 위구르 지역으로 연결되는 총 길이 3000㎞의 가스관(일명 알타이노선)을 건설, 연간 300억∼400억㎥의 가스공급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향후 5년 이내에 110억 달러를 투자해 가스관을 건설, 서시베리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우선적으로 중국에 공급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서시베리아 가스를 공급받고 있는 유럽국가들이 중국과 본격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구조개편의 서막으로 해석된다. 또 우리나라가 심혈을 기울여온 코빅타 가스전 개발·도입 구상이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전도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전력부문에서도 양국은 러시아 전력의 중국 공급을 위한 송전선 건설사업에 대한 기술적·경제적 타당성 실사와 전력수출가격 산정방식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일본의 동시베리아 및 극동지역 에너지개발 관련 러브콜을 물리치고 중국에 파격적인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을 약속하고 나선 것은 동북아지역에서 미국이 전개하는 미·일 동맹 관계에 대한 중·러 대응전선 강화라는 의미를 가지며, 에너지외교의 파괴력을 활용한 전략적 대응이라 해석된다. 우리나라는 동북아 역내 정치적 갈등요인 완화에 기여하고 에너지공급원 다원화 및 국내 에너지산업 신시장 개척을 위해 국가간 또는 에너지 기업간에 다양한 에너지협력 활동을 추진하여 왔다. 우리의 대륙개방형 에너지시스템 구축이 역내 국가간 경제체제의 이질성, 팽배한 패권주의, 러·일 영유권 분쟁,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 북핵문제 등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중·러간 에너지협력 사업의 적극적 전개는 우리에게 먼저 위기로 다가온다. 그러나 동시에 중·러 정상회담은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동시베리아 가스관 건설은 그 확장 여부에 따라 러시아 통합가스공급망(UGSS)에 통합되는 형태로 또는 우리나라가 추진하여온 코빅타 프로젝트의 한 형태로의 발전을 내재하고 있기에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창조적·전략적 사고이다. 안정적 에너지의 확보개념을 유전개발을 통한 에너지공급 물량 확보라는 생각에서 탈피, 에너지 및 연관산업의 외연확장 개념으로 사고를 전환할 때다. 국내 에너지기업은 러시아 및 중국 에너지시장 변화에 과감히 진출해야 한다. 정부는 중·러간 동시베리아 가스공급협력 결정을 러시아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필요요건으로 판단하는 전략적 사고변화를 가져야 하겠다. 또 정부는 다각적인 국가간 협력채널을 개발·가동하여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북방진출이 가능하도록 에너지기업 지원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양의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동북아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 [3·30 부동산대책] 월급쟁이엔 강남 더 멀어졌다

    [3·30 부동산대책] 월급쟁이엔 강남 더 멀어졌다

    30일 발표된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치는 낮은 대출금리를 지렛대로 활용해 주택시장으로 흘러드는 ‘돈줄’을 차단, 투기수요를 잠재우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번 조치로 소득 수준이 낮은 봉급생활자나 서민들은 담보 가치가 높아도 대출을 이용해 강남 등에 아파트를 사는 게 어렵게 됐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번 조치의 배경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이 신청인의 부채 상환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담보 평가액에만 의존해 부실 대출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일부터 40일 동안 은행·보험사·저축은행 등 전국 44개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A은행은 투기지역의 6억원 초과 아파트 담보대출을 취급하며 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 40% 대신 저축은행의 60%를 적용했다. 또 B씨는 단기 담보대출로 8억원을 받아 서초동에 아파트를 산 다음, 기업운전자금 9억여원을 다시 대출받아 8억원을 갚는 등 대출을 전용했다. 금융감독원은 규정을 어기고 대출을 해준 21곳(817억원)을 적발했다. 시가 6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를 담보로 이뤄지는 금융기관 대출은 이중의 제한을 받게 된다. 주택담보가치를 반영하는 현행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외에 소득까지 감안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개념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투기지역의 30평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대부분 6억원을 웃돈다. 총부채상환비율은 총소득의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소득이 명확하지 않은 배우자와 자녀 명의의 부동산 매입을 차단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 3년 이내의 단기보다 15년 등 장기대출의 대출금 한도가 더 높아지도록 했다. 대출 기간이 길수록 연간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면서 한도가 늘어나는 원리다. 부동산 투기가 주로 단기상환 자금으로 이뤄지는 반면, 실수요자는 장기대출을 선호하는 점을 감안했다고 볼 수 있다. 총부채상환비율은 신규 취득하는 아파트 분양권이나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 3개월 미만의 아파트를 담보로 할 경우에만 적용된다. 연소득 5000만원인 사람이 받을 수 있는 대출금(시가 6억원 초과·3년 만기)은 현재 2억 4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이 경우라도 15년 만기 장기대출을 받으면 2억원까지 가능하다. 반면 연 1억원 소득자가 장기대출을 받는다면 이전과 마찬가지로 4억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고소득자에 대한 혜택이라기보다는 서민층이 무리한 대출을 받아 강남 등에 신규 진출하는 것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투기세력을 잠재우기보다 현실적으로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채무상환부담은 더 늘어나게 돼 서민층의 대출가능 금액은 그만큼 줄 수밖에 없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장서 570만여권 인터넷으로 본다

    장서 570만여권 인터넷으로 본다

    ‘100년 전 오늘 서울(경성)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일제시대 쓰여진 춘향전은 어떤 내용일까.’ ‘수양대군의 석보상절(보물 523호)은 어떻게 쓰였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오는 5월부터는 도서관에 가지 않고도 안방에서 인터넷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태근)은 27일 인터넷 포털 네이버(NHN㈜·대표 최휘영)에 도서관이 소장한 570여만개의 장서에 대한 자료를 제공키로 하는 업무협력 협정을 29일 체결한다고 밝혔다. ●“인터넷에 도서관을 짓는다.” 네이버 검색창에서 해당 검색어를 치면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http:/www.nl.go.kr)에 장서의 유무가 검색된다. 장서가 있을 경우 ‘원문 DB 서비스’를 선택하면 장서의 목차, 표지, 주요 내용, 대출가능 여부 등 기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1950년 이전에 발행되어 저작권에 문제가 없는 장서 20여만개는 원본을 그대로 열람할 수 있다. 자료를 그대로 스캔한 것이어서 표지·삽화·주석 등이 나오기 때문에 화면을 인쇄하면 원본과 엇비슷한 책이 완성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대한매일신보(옛 서울신문) 등 신문 기사(106만 4482건) ▲도서관에 소장된 문화재, 고서 귀중본(9만 6019건) ▲일제시대 대중소설(915권) ▲옛날 지도(2262면) ▲구한국·조선총독부 관보기사(14만 7133건) 등이다. 이에 앞서 국회도서관(관장 배용수)도 5월 말부터 네이버에 장서 6000여권의 원문과 120만여권의 기초 정보를 제공키고 하고, 지난 23일 관련 협약을 맺었다. ●한국도 ‘사이버 책 전쟁’시대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구글’이 뉴욕공공도서관, 미국국회도서관, 하버드·스탠퍼드·미시간 대학도서관 등 5개 도서관 장서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2015년까지 미국 전역의 도서관 장서 정보를 연결해 ‘구글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영국국립도서관과, 야후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도서관과 손잡고 장서의 디지털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도서관화’ 작업은 이미 세계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정보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도서관 1곳에 인구 11만명꼴로 미국(2만 6000명), 일본(4만 8000명)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사이버 도서관’이 미국에서 벌써 저작권 문제와 출판사의 위기 등이 불거지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주목된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연극선 연산·영화는 장생·뮤지컬선 공길에 포커스

    연극선 연산·영화는 장생·뮤지컬선 공길에 포커스

    “어허, 이거 앞은 캄캄한데 목은 마르고, 자네 목소리를 듣자 하니 평양골에 이봉사 아닌가, 나 저 감나무골에 김봉사일세. 나 여기 있고, 자네 거기 있는데 또 뭐가 문제야.’ 27일 오전 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안 서울예술단 연습실. 한손에 부채를 든 남자가 봉사 흉내를 내며 사설을 풀어놓는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장생이 공길과 주고받는 유명한 ‘장님놀이’대목이다. 한바탕 신명나는 춤사위까지 펼친 남자의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서울예술단이 제작하는 뮤지컬 ‘이(爾)’의 배우 최종 오디션 현장. 역대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영화의 원작(연극 ‘이’)을 뮤지컬로 제작하는 만큼 참가자들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장생, 공길, 연산, 녹수, 우인 등 주요 배역을 비롯해 30여명을 뽑는 오디션에 몰린 지원자는 총 350여명. 이중 1차에서 걸러낸 67명이 이날 자신들의 숨은 재능과 끼를 맘껏 선보였다. 재주많은 광대들이 주인공인 만큼 지원자들을 평가하는 기준도 남달랐다. 장생역에는 장님놀이가 필수과제로 주어졌고, 우인 지원자들에게는 ‘심사위원을 웃겨야 배역을 얻는다.’는 특명이 떨어졌다. 연극 ‘이’의 원작자 겸 연출가로 이번 뮤지컬의 연출을 맡은 김태웅은 “배우들 사이에 까다로운 오디션으로 소문났다.”며 웃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공길역에 지원한 한 배우가 목을 다쳤다고 하자 “그걸 무용으로 승화해보라.”고 즉석 주문했다. 우인 역에 지원한 배우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과장된 연기와 코믹 막춤으로 심사위원들을 웃기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뮤지컬 ‘이’는 연극, 영화와 어떻게 다를까. 김태웅 연출가는 “연극이 연산을, 영화가 장생을 부각시켰다면 뮤지컬은 공길에게 보다 확실한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뮤지컬 장르의 특성을 살려 관객과 함께 신명나게 노는 장면도 강조된다. 드라마투르기와 작사를 맡은 장유정은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단순하게 쳐내고 그 자리에 음악과 춤이 들어갈 공간을 만드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이날 오디션장에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도 자리를 함께 했다.“‘왕의 남자’의 원작이 뮤지컬로 탄생하는 첫 순간에 참여하고 싶었다.”는 그는 “서양 뮤지컬 문법과 한국 전통연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우리 정서에 잘 맞는 새로운 공연 양식을 창조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뮤지컬 ‘이’는 올초 정재왈 이사장 체제로 바뀐 서울예술단의 야심작. 공공예술단체 특유의 폐쇄성을 걷어내고, 전격적으로 공개 오디션제와 외부 제작진 초빙제를 도입한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정재왈 이사장은 “서울예술단의 향후 방향성과 작품 스타일을 구축하는 하나의 모델이 될 작품”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이’는 10월14∼15일 부산시민회관,10월19∼21일 울산현대예술관 등 지방에서 먼저 선보인 뒤 11월6일∼12월3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술 ■ 대지의 노래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아트사이드. 현대 분청도자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온 작가 변승훈의 개인전. 사각형의 편편한 접시에 한지를 덧대어 구워낸 ‘만다라’연작과, 분청을 구워 거대한 나무형상으로 조립한 ‘나무’ 연작,10여년 작업여정을 보여주는 드로잉 작품 등을 선보인다.(02)725-1020. ■ 꿈꾸는 도시 우리들의 실낙원 4월17일까지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한길북하우스. 도시 속에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불안정한 삶과 심리를 다양한 시점으로 포착해낸 이흥덕의 열세번째 개인전. 이번 전시에선 ‘도시’를 모티프로 한 전작 ‘서울 Cafe’,‘지하철 연작’을 비롯하여, 작가의 삶의 터전인 분당에서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 신작들도 여러점 소개된다.(031)949-9305. ■ 이진경 초대전 23일부터 4월1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 무의식에 담겨 있는 삶의 편린들을 달을 매개체로 하여 화면에 담아내온 재불 추상화가 이진경이 ‘영혼의 노래’ 시리즈 등 최근작 30여점을 선보인다.(02)544-8481. ●뮤지컬■ 지하철1호선 7월30일까지 학전그린소극장.12년 장기 운행해온 극단 학전의 대표작. 독일 그립스극단의 원작을 김민기 연출가가 1990년대 한국 사회현실에 맞게 번안했다.3000회를 맞아 28∼30일 3일간 역대배우들이 출연하는 특별공연이 열린다. 화∼금 7시30분, 토 4시·7시30분, 일 4시.1만 7000∼2만 8000원.(02)763-8233. ■ 벽을 뚫는 남자 4월2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8시, 일 3시·7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자유자재로 벽을 드나들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된 소심한 남자의 인생 역전기. 임도완 연출, 박상원 엄기준 등 출연.4만∼7만원.1588-7890. ■ 미스터 마우스 4월2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 뇌수술로 천재가 된 바보 인후의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묻는다. 이현규 연출, 서범석 김태한 출연.3만원.(02)747-2070. ●어린이■ 하마가 난다 23일∼4월26일 화목금 2시·4시30분, 수 11시·3시, 토일 1시·3시30분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룬 라이트형제와 조선시대 정평구의 이야기.2만원.(02)382-5477. ■ 꾸러기 제동이와 엔젤머신 24일∼5월14일 화∼금 3시, 토 12시·2시, 일 1시. 심술궂은 제동이의 착한어린이 변신기. 청담동 시어터드림.2만∼2만 5000원.(02)3443-3073. ●클래식■ 체칠리아 바르톨리 독창회 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인 메조 소프라노의 첫 내한 무대. 지휘자 정명훈 피아노 반주. ■ 캐나디언 브라스 내한공연 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금속이라는 차가운 이미지를 넘어 따스함과 유머를 전해주는 금관주자 5명의 환상적인 연주. ■ 오혜숙 첼로 독주회 23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쇼스타코비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등 연주. ●연극■ 주공행장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조선시대 금주령을 내린 왕에게 한잔 술을 권하는 소년 주공의 이야기. 극단 미추 20주년 기념작이다. 배삼식 작·손진책 연출, 윤문식 김종엽 출연. 화∼금 7시30분, 토 4시·7시30분, 일 3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1만 5000∼3만원.(02)747-5161. ■ 상당한 가족 4월16일까지 화∼목 7시30분, 금·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 배우 인생 45주년을 맞은 전무송이 딸(현아), 아들(진우)과 함께 서는 무대. 사위 김진만이 연출을 맡았다.1만 5000∼3만원.(02)741-6779. ■ 선착장에서 4월2일까지 화∼금 7시30분, 토 4시30분·7시30분, 일 3시·6시 소극장 축제. 섬이라는 단절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광기를 그린 작품으로 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박근형 작·연출, 엄효섭 이규회 등 출연.1만 2000∼2만원.(02)741-3934.
  • 儒林(565)-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

    儒林(565)-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

    제5부 格物致知 제3장 天道策(1) 1558년 명종 13년 겨울. 성균관의 문묘 뒤쪽에 설치된 명륜당(明倫堂)에서는 별시해(別試解)가 거행되고 있었다. 별시란 정기적으로 3년에 한번씩 열리는 식년과(式年科)라 불리는 과거시험과는 달리 세자의 탄생, 책봉과 같은 나라의 경사가 있거나 10년에 한번 당하관(堂下官)을 대상으로 한 중시(重試)가 있을 때 시행하던 일종의 부정기적인 과거시험이었다. 식년시에는 33명의 인재가 선발되고,10년 만에 한번씩 치르는 중시 때는 조의(朝儀)를 행할 때 당상의 교의(交椅)에 앉을 수 없는 서얼(庶孼)과 같은 특수한 신분의 낮은 계층사람들이 참석할 수 있었으나 이번의 별시는 주로 성균관 유생에 한정되어 치르는 별시문과(別試文科)였다. 율곡은 이 특별시험에 참석하기 위해서 강릉을 떠나 시험 이틀 전에야 한양의 수진방에 도착하였다. 그해 봄 퇴계를 만나 2박 3일의 짧은 상봉을 끝낸 후 율곡은 줄곧 강릉에 머물며 학문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율곡이 별시에 응시하기 위해서 한양으로 돌아온 것은 거의 10개월 만의 외출이었던 것이다. 율곡으로서는 세 번째의 과거시험이었다. 이미 율곡은 불과 13세의 어린나이로 진사과에 초시로 합격하였다. 두 번째 시험은 금강산으로 출가하였다 환속한 다음해였던 1556년 21세 때의 일이었다. 한성부에서 실시한 것으로 한성시(漢城試)라고 불렸던 초시였다. 이 시험에서 율곡은 장원으로 뽑혀 널리 문명을 떨쳤으나 최고 학부인 성균관에 유학할 수 있는 특권을 얻은 것에 지나지 않았을 뿐 여전히 백면서생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율곡에게 있어 세 번째 별시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이제 율곡은 더 이상 홀몸이 아니라 아내까지 거느린 가장이었고, 양반의 신분으로 태어난 율곡이었지만 이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이 과거에 급제한 뒤 입신양명함으로써 가족을 부양하고, 자신의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과거제도에 얽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뿐인가. 율곡은 스승 퇴계를 만나고 강릉으로 돌아간 10개월 동안 스승으로부터 점지 받은 ‘거경궁리’에 혼신의 힘을 다하여 몰두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율곡이 평생 동안 공부하였던 학문의 양보다 이 짧은 10개월 동안에 더욱 깊이 침잠하였던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율곡의 철학과 지적수준이 이 무렵에 거의 완성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학문에 투자하느냐 하는 사실보다 비록 짧은 기간이더라도 얼마나 집중하고 몰두하느냐 하는 것이 학문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는 사실을 율곡의 모습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장면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 번째의 과거시험이었던 별시해는 율곡의 학문을 객관적으로 시험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였던 것이다.
  • 윤석화 연기인생 30년 기념무대 “어메이징 그레이스”

    윤석화 연기인생 30년 기념무대 “어메이징 그레이스”

    연극배우 윤석화가 연기 인생 30년을 기념하는 무대를 마련한다. 21일부터 4월5일까지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리는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1975년 ‘꿀맛’으로 데뷔 이후 관객의 한결같은 사랑속에 꿋꿋이 무대를 지킬 수 있었던 지난 세월에 대한 경이로움을 담은 자리이다. 윤석화는 데뷔작부터 ‘신의 아그네스’‘딸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지난달 막내린 ‘영영 이별 영이별’까지 대표작에서 직접 골라낸 대사와 노래를 선사한다. 그녀를 아끼는 지인들도 무대에 함께 선다. 첫날 피아니스트 노영심을 시작으로 가수 이문세, 배우 박정자·황정민, 이해인 수녀 등이 출연해 노래와 이야기를 나눈다. 공연기간 중 2층 갤러리 정미소에서는 화가 이진용의 ‘In My Memory-윤석화’전이 열리고, 출연진이 기부한 소장품을 판매하는 바자회가 마련된다.3년 전 아들 수민을 공개입양한 후 매년 자선콘서트를 열어온 윤석화는 이번 공연의 모든 수익금을 동방사회복지회의 ‘국내입양기금’마련과 애란원 ‘미혼모의 집’설립 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배우의 영역을 넘어 뮤지컬 연출가, 월간 ‘객석’의 발행인으로 쉼없이 달려온 그는 “이번 공연이 끝나면 일년쯤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 사회복지학을 공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금 오후 3시·8시, 토·일 3시·7시.3만원.(02)3672-300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혜화동 1번지’ 4기 동인 ‘대학로 콤플렉스’로 신고식

    ‘혜화동 1번지’ 4기 동인 ‘대학로 콤플렉스’로 신고식

    연극동네에서 ‘혜화동1번지’는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대학로 혜화동 로터리에 위치한 소극장이고, 또 하나는 이곳에서 작업하는 연출가 그룹의 이름이다. 어느 쪽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평판은 달라진다. 극장은 열악한 시설과 외진 위치로 악명 높은 반면 동인은 구성원 개개인의 창의성과 실험정신으로 명망이 높기 때문이다. 1994년 기국서, 이윤택, 김아라 등이 1기로 참여한 이후 이성열, 박근형, 김광보, 양정웅, 이해제 등 현재 대학로 연극을 이끌고 있는 젊은 연출가들이 이 모임을 통해 실력을 갈고 닦았다. 올해부터 활동에 들어가는 ‘혜화동1번지’ 4기 동인이 21일부터 6월11일까지 연극 페스티벌 ‘대학로 콤플렉스’로 신고식을 치른다.3기 동인이 손수 뽑은 연출가는 김재엽, 강화정, 김한길, 박정석, 김혜영, 우현종 등 6명. 다재다능을 입증하듯 김재엽의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김한길의 ‘임대아파트’등 모두 자신이 쓴 대본을 직접 연출한다.(02)3673-557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천연가스차량 구입 의무화 경남 10개시·군서 9월부터

    오는 9월부터 경남도내 10개 시 지역의 공공기관 통근버스와 시내버스, 마을버스, 청소차 등을 새로 구입하거나 교체할 때는 의무적으로 천연가스자동차를 구입해야 한다. 경남도는 최근 ‘경남도 천연가스자동차 구입 의무화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오는 9월17일부터 적용된다고 20일 밝혔다. 도시지역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지난달 도의회에서 의결됐다. 천연가스자동차 의무구입 대상 기관은 도내 시지역에 소재한 정부 또는 공공기관, 시내버스사업자, 청소대행업자 등이다. 그러나 가스충전소가 없거나 설치가 불가능한 지역은 그대로 경유차를 구입할 수 있다. 정부는 시내버스 사업자가 천연가스자동차를 구입할 경우 차량가격의 차액 22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취득세를 감면하고, 연료비도 보조해 주고 있다. 가격차가 115원이하일 경우 차액을 보조금으로 지급키로 했으나 현재 경유가격이 ℓ당 1048.81원이고, 가스가격은 ㎥당 586.49원이다.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서울시뮤지컬신임단장 유희성씨

    세종문화회관은 16일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에 유희성(47) 전 서울예술단 연기감독을 임명했다. 배우 겸 연출가인 유 신임 단장은 1987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예술단 연기감독을 맡았고 1998년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 20살 성년 두 극단 화려한 봄나들이

    20살 성년 두 극단 화려한 봄나들이

    극단 미추(대표 손진책)와 극단 아리랑(대표 방은미)은 우리 전통연희 양식의 미덕을 누구보다 잘 지켜내고 있는 단체다. 마당놀이(미추)와 마당극(아리랑)이라는 전통 민족극 형식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현대극, 뮤지컬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유연함이 돋보인다. 어느 작품이든 사회현실의 문제에 깊은 시선을 두는 점 역시 닮았다. 1986년, 같은 해 태어나 올해 스무살 성년이 된 두 극단이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잇따라 기념공연을 올린다. 미추는 17일부터 26일까지 창작 초연작 ‘주공행장’을, 아리랑은 4월1일부터 16일까지 시대극 ‘격정만리’를 공연한다. ●금주령에 얽힌 풍자와 해학극 극단 미추는 연출가 손진책이 연극 동지이자 인생 반려자인 김성녀와 배우 윤문식, 김종엽, 정태화 등 30여명과 함께 만든 단체다.‘추(醜)를 떠난 미(美)가 없고, 미를 떠난 추가 없다.’는 창단 선언처럼 극단 미추는 지금까지 추한 현실에서 희망을 찾고, 외적인 아름다움의 이면에 감춰진 어둠을 드러내는 무대 작업을 끊임없이 해왔다. 해마다 고전을 재해석해 무대에 올리는 마당놀이 풍자극을 비롯해 뮤지컬 ‘정글이야기’‘최승희’, 현대극 ‘허삼관 매혈기’‘벽속의 요정’ 등 숱한 화제작을 남겼다. 20주년 기념작 ‘주공행장(酒公行狀)’(배삼식 작·손진책 연출)은 조선 영조시대 금주령을 둘러싼 갈등과 해학을 담은 코미디극이다. 여러 번안극에서 원작을 뛰어넘는 탁월한 글솜씨를 뽐내온 극작가 배삼식이 ‘오랑캐여자 옹녀’이후 두번째로 내놓은 창작 희곡으로, 공연 전부터 대학로는 물론 충무로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수리 소생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고민하던 왕은 궁중 연회장에서 술에 취한 신하들이 생모 영전에 올리는 제주(祭酒)를 거론하며 불만을 쏟아내자 금주령을 내린다. 주인공 주호는 애주가인 아버지가 금주령의 폐단을 상소하다 매를 맞고 죽자 왕에게 술을 권하기 위해 자신의 일생을 건 도전을 감행한다. 연극은 왕의 권위에 맞서 기행을 벌인 한 소년의 행적과 그에 대한 기록을 옛 가전체 소설을 빌려 코믹하게 풀어놓는다. 윤문식, 이기봉, 이미숙이 연령대별 주호로 분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극의 묘미를 살린다.1만 5000∼3만원.(02)747-5161. ●격정의 시대를 산 연극인들의 자화상 “우리는 ‘아리랑’이라는 조각배를 바다에 띄운다. 선원 모두가 익사할 때까지 우리의 항해는 계속될 것이다.”1986년 8월22일 신촌의 한 소극장 분장실. 창단 첫 공연을 앞두고 서른 다섯살의 대표 김명곤은 단원들 앞에서 비장하게 말했다. 조각배는 암초와 폭풍우를 헤치며 20년간 항해 중이고, 지난 연말 국립극장장직에서 물러나 현장에 복귀한 초대 선장은 이달 초 문화행정의 수장이 됐다. 연극 ‘격정만리’는 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 내정자가 1991년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격변의 세월을 살아낸 연극인들의 다양한 삶을 담고 있다. 창극, 신파극, 악극 등 한국 연극사의 면면을 고스란히 드러낸 작품 성격 때문에 초연 당시 이념문제를 둘러싼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방은미 대표는 “연극의 사회적 책무와 예술적 완성도를 위해 꾸준히 창작극의 길을 고집해 온 지금까지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극단이 지향할 방향을 점검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현준, 이승비, 권태원 등이 출연한다.2만∼5만원.(02)762-919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사람]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장 현고 스님

    [이사람]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장 현고 스님

    서울 견지동 조계사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한 귀퉁이에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현고 스님)이라는, 일반인에겐 조금 생경해보이는 조계종 기구가 자리잡고 있다.4개팀 18명으로 구성된 이 사업단 사람들은 요즘 머리를 맞댄 채 이른바 불교문화산업과 불교콘텐츠의 디지털화란 화두를 들고 밤낮 고심하고 있다. 지난 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선 ‘불교전통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화의 중요성과 개발방안’이란 세미나를 열어 불교계 안팎의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렇듯 조계종 총무원 언저리에서 불교문화의 대중화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중심에는 현고(56) 스님이 우뚝 서 있다. 평소 거침없는 말투와 튀는 행동으로 조계종 사람들을 자주 놀라게 해왔던 현고 스님. 삼보사찰 송광사 주지와 조계종 기획실장·총무부장을 거쳐 지난해 총무원장 법장 스님의 갑작스러운 입적후 지관 스님 취임 때까지 총무원장 권한대행을 맡아 큰 무리없이 종단의 행정이양을 완수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불교문화의 대중화에 이처럼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불교는 중생구제란 대도와 자기수행이란 명목아래 스스로의 세계에 침잠해 왔던 풍토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불교도 안으로만 파고들 게 아니라 사찰이며 스님 등 모든 것을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교와 문화사업의 연관성을 묻자 특유의 스스럼없는 말투로 한국불교를 성토한다. “지구상에 선(禪)불교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이처럼 간화선이란 불교전통의 훌륭한 자산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불교가 그 장점을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무엇보다 불교계가 각성해야 하며 그 훌륭한 문화자산의 대중적인 활용에 눈뜨지 못한 정부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사실 현고 스님은 오래전 총무원에 몸담고 있는 스님들을 곱지않게 보아왔단다.1971년 당시 송광사 방장 스님으로 주석했던 구산 스님을 은사로 송광사에서 출가,98년 주지에서 물러날 때까지 27년간 단 3년을 빼놓곤 송광사를 벗어나지 않아 조계종에선 철저하게 ‘송광사 사람’으로 통한다. 서정대 총무원장 취임후 기획실장으로 전격 발탁된 게 총무원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계기다. “총무원에 들어가 보니 역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무언가 나름대로 차별화된 문화를 찾던 중 우리 불교가 갖고 있는 훌륭한 자산들을 대중 속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지요.” 그래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제안한 게 템플스테이다. 당시 처음 제안했을 때만 해도 “스님들 밥장사를 시키려 드느냐.”고 질타한 정대 총무원장을 비롯한 불교계의 반대가 심했지만 꾸준히 설득한 끝에 마침내 성사시켰다. 지금은 한국불교의 가장 성공적인 대중행사로 꼽히는 템플스테이가 있게 한 주인공인 셈이다. 이후 한국 전통문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불교문화의 대중화 작업에 매달리게 됐으며 그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4년 초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에 취임했고 잠시 떠났다가 지난해 11월 다시 단장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현고 스님이 한국불교의 대중화에 천착하게 된 데는 은사인 구산 스님의 역할이 컸다. 지방 모 대학 건축과 2학년을 휴학하고 전남 순천 송광사 사하촌 여관에서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던 때였다. 우연히 구산스님을 만나 대화하던 중 “허공 우주가 다 네 안에 있다.”는 일성에 발심, 주저없이 불가에 귀의했고 불과 70일 만에 사미계를 받았다. 당시로선 이례적으로 빠른 수계였다. 그런 인연 때문인지 1983년 12월 구산 스님은 입적하기 직전 두 수제자인 현호(현 법련사 회주)스님과 현고 스님을 불러놓고 송광사 중창불사를 하라는 엄한 유지를 남겼다. 구산 스님은 생전 삼보사찰인 송광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사찰을 중창할 것을 버릇삼아 말했다고 한다. 결국 그 엄청난 불사가 현고 스님에게 떨어진 것이었다. 그때부터 98년 주지 소임을 마칠 때까지 송광사 건물 64개 동 가운데 3동을 빼놓고 모두 개·신축하는 놀라운 업적을 일군 것이다. 이것 말고도 김천 청암사, 울진 불영사, 제주 법화사, 광주 신광사, 화순 운주사의 대웅전·요사채 등 150채가 스님의 손을 거쳐 새로 지어지거나 고쳐진 사실은 유명하다. “송광사 중창불사를 하면서 한국 사찰에 담긴 조형미에 빠져들었던 게 우리 불교문화의 특장에 매달리게 된 계기였지요. 한국의 건축은 철저하게 자연과 친하면서 인간을 배려하도록 지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 문화, 특히 불교문화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됐다고 할까요.” 그러나 1998년 주지 소임에서 불명예 퇴진한 것은 지금도 여전히 마음의 상처로 남아 있다. 재직 중 일어났던 송광사 성보인 ‘16국사영정 도난사건’의 책임을 물어 종단 호계위원회가 공권정지 3개월 판결을 내려 주지 재임을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전화위복이랄까. 스님은 이때부터 불교의 사회사업에 눈뜨게 된다. 산사에서 내려와 마을에 살면서 환경이며 사회복지, 문화와 관련된 세상 일을 돌보기 시작한 것이다.“절에서 내려와 살다보니 우리 불교가 사회를 위해 하는 일이 너무 일천하더군요. 불교의 큰 미덕 중 하나가 회향입니다. 이 회향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사회를 향한 환원의 큰 의미가 아닐까요?” 내쳐 광주대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학해 졸업한 데 이어 지난해 고려대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땄고 지금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광주 지역에서 송광종합사회복지관장을 맡고 있는 것을 비롯해 이 지역 13개 사회복지시설의 실질적인 운영책임자이기도 하다. 불교계에선 독보적인 사회복지사업가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광주 남부대학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로 출강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초빙교수로 격상돼 강의를 맡고 있다. “미얀마와 스리랑카 등 남방 소승불교 국가들은 기독교 위주의 유럽 사회속에 불교를 보편적인 종교로 심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불교를 통해 고도의 정신수행을 하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한국 불교는 이를 능가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장점과 콘텐츠를 충분히 갖고 있습니다. 사회와 고립된 불교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하루빨리 대중속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대중화가 시급합니다. 물론 여기엔 불교의 특성인 자비심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 현고 스님은 ▲1950년 전남 완도 출생 ▲1971년 송광사에서 구산 스님을 은사로 출가 ▲1994∼98년 송광사 주지 ▲2001∼2002년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2003년 총무원 기획실장겸 불교신문사 주간 ▲2004∼2005년 한국불교문화사업 단장 ▲2005년 총무원 총무부장, 총무원장 권한대행, 광주남부대학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현재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광주남부대학 사회복지학과 초빙교수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바꿔봐! 경유車

    노후 경유차 소유주들은 올해 자동차 정밀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을 경우 매연 저감장치를 부착하거나 LPG 엔진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10만∼35만원만 들이면 55만∼160만원의 부담금이 면제되는 데다, 매연 배출을 줄여 대기질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9일 환경부에 따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내 220만여대의 경유차 가운데 배출가스 보증기간이 지나 올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는 차량은 80여만대로 집계됐다.정부는 매연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경유차 가운데 12만 5000여대에 대해 선착순으로 차량 개조·부착비용 3600억원(정부·지방자치단체 50%씩 부담)을 지원키로 했다. LPG로 개조하거나 매연저감 장치를 부착하는 데 100만∼700만원이 들지만 경유차 소유주들은 10만∼35만원만 내면 된다. 대신 3년 동안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및 정밀검사 대상 제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제작된 지 8년가량된 3000㏄ 미만의 RV 경유차·소형승합차는 30만원을 들이면 55만원의 환경개선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대기오염물질을 과다 배출하는 10t 이상 대형 화물차의 경우 21만∼35만원만 내면 최고 160만원의 부담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대기개선 효과 또한 탁월하다. 환경부 연구용역 결과, 경유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LPG 개조차량의 경우 100%, 매연여과장치(DPF) 부착차량은 74%, 산화촉매장치(DOC) 부착차량은 30% 줄어들었다.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오감을 즐겁게 서울성곽

    오감을 즐겁게 서울성곽

    가슴이 탁 트인다. 서울이 오색찬란한 빛을 한껏 뽐낸다. 상큼한 봄바람이 소곤거린다. 소나무 향이 온몸을 훑고 지나간 자리에 나그네의 발소리가 밤의 정적을 가른다. 서울성곽 야경은 오감을 즐겁게 한다. 덕분에 직장과 일상사에서 쌓인 피로가 녹아내린다.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고단한 삶의 지게를 잠시 내려놓고 밤나들이를 떠나보자.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더할 나위가 없다. 지친 오늘을 위로받고, 내일을 설계하다 보면 어느새 성곽 끝자락에 닿는다. 이끼와 넝쿨에 뒤덮여도 어느 한 곳의 기초가 내려앉지 않았다. 질곡의 역사를 묵묵히 걸어온 옛 조상의 발자취와 닮았다. 조선 600년 세월을 지켜온 성곽이 일제침략기와 한국전쟁, 산업화를 거치며 무너지고, 찢겨진 것이 아쉬울 뿐이다.2008년까지 성곽을 복원한다는 소식이 반갑다. 역사의 숨결을 다시 느낄 날을 기대해본다. 최근 성북구가 밝힌 성곽의 야간 조명은 또 다른 볼거리다. 길이 1㎞짜리 금빛 용이 서울에 나타난 듯싶다. 굽이굽이 휘어진 성곽이 용의 뒤틀린 모습을 연상시킨다. 해가 기울어 어둑어둑해지자 서울성곽 아래 놓인 조명이 기지개를 켠다. 성곽과 그 사이로 뻗은 나무줄기가 황금 빛으로 태어난다. 나무는 눈꽃처럼 반짝인다. 밤나들이를 떠날 시간이다. 성북구(구청장 서찬교)가 서울성곽 9개 지구 가운데 처음으로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 빛을 밝혔다. 성북초교에서 삼청터널까지 1095m. 서울시는 총 연장 1만 8127m 중 복원된 1만 566m에 2008년까지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할 예정이다. 점등한 서울성곽 성북지구를 토박이 하두호(78) 할아버지와 함께 둘러봤다. 할아버지는 1952년부터 54년 동안 성북 2동에서 살고 있다.6남매를 키워 출가시키고, 아들과 며느리와 지금도 살고 있다. 건축 일을 해온 터라 주변 환경과 건물에 조예가 깊다. ●오후 4시 한성대 입구역 4호선 한성대 입구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빠져 나온다. 길을 건너 마을버스 3을 타고 서울성곽 입구까지 올라간다. 마을버스는 낡은 집들 사이로 꼬불꼬불 이어진 산길을 힘겹게 달린다. 성곽이 마주보이는 공터에 버스가 멈춘다. 종점이다. 중앙에 자리한 공중화장실 뒤로 북정노인정이 보인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하 할아버지가 반갑게 맞는다. ●오후 4시20분 출발 할아버지는 두 사람이 간신히 지나다닐 만한 골목길을 걸으며 성북동을 ‘양과 음이 만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높은 담을 쌓아놓고 문을 걸어 잠그고 호화 주택에 살고있는 부유한 사람과, 항상 대문을 열어놓고 숟가락 수까지 공유하는 가난한 사람이 공존하는 동네란다. 성곽과 맞닿은 가난한 동네는 일제시대부터 초가집이 하나둘씩 들어선 곳이다. 사적지여서 개발이 제한된 탓에 집이 많이 낡았다. 반면 한국전쟁이 끝나고 개발된 성북초교 뒤편에는 호화주택이 들어섰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수없이 잘려나간 뒤였다. ●오후 4시30분 성곽 도착 성곽이다. 돌로 만든 성곽은 단단해 보인다. 일제침략기와 전쟁을 거치면서 많이 훼손됐다가 1970년대 복원됐다. 성곽 바닥에는 1m 간격으로 조명이 설치돼 있다. 해가 지면 켜졌다가 밤 12시쯤 꺼진다. “은은한 불빛이라 잠잘 때 불편하지 않다.”고 했다. 성곽 옆으로 난 흙길을 따라 내려간다. 눈·비가 많이 오면 질퍽해져 산책이 힘들단다. 3분쯤 걸어가자 성곽을 뚫은 문이 보인다. 성곽을 사이에 두고 종로구와 성북구로 나뉘는데 이 문이 통로 역할을 한다. ●오후 4시35분 와룡공원 종로구로 들어서자 와룡공원이 펼쳐진다. 돌과 시멘트로 닦은 길이 탄탄하다. 종로구 쪽으론 서울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성북구 쪽엔 북한산이 뻗어 있다. 봄이 오면 벚꽃과 진달래가 만발해 절경을 이룬다. 성곽을 오른쪽에 두고 돌계단을 올라가자 산책 나온 동네 어르신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공원 정자에는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정겹다. “노무현 대통령이 즐겨찾았다지. 저 정자에 앉아서 찍은 사진도 있더구만.” ●오후 4시50분 전망대 2년여 공사끝에 만들어진 계동산길. 이 곳은 전망대와 같다. 좌우로 서울이 한 눈에 보이고, 성곽이 낮아 아기자기하다. 종로구쪽을 바라보면 성균관대와 창경궁이 손에 닿을 듯 가깝다. 그 길로 내려가면 감사원과 만난다. 중간에 종묘의 녹지를 감상할 수 있다. 성북구로 향하면 출발지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위쪽으로는 더 올라갈 수 없다. 군부대가 주둔한 탓이다. 부대 뒤로는 청와대가 있고, 그 청와대를 인왕상과 북한산이 감싸고 있다. ●오후 5시20분 명륜지구로 내려가기 서울을 내려다 보며 올라오던 길을 내려간다. 한결 여유롭다. 사진을 찍는 연인이 눈에 띈다. 꽃밭에선 푸른 새싹이 고개를 빼들었다. 곳곳에 긴 의자가 있어 한숨 돌리기 좋다. 노부부가 다정히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운다. 아쉬운 점은 성곽에 적혀 있는 낙서들이다. 누군가의 이름도, 욕설도 있다. ●오후 5시30분 선잠담지 과학 고등학교 뒤에서 성곽은 끊어진다. 성북지구가 끝나는 곳이다. 그렇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어둑해져 성곽 조명이 켜질 때까지 이웃한 문화재를 구경하면 된다. 성북초교 앞 교차로를 건너면 큰 길가에 선잠단지가 나온다. 누에치기를 처음 했다는 중국 상고 황제(皇帝)의 황후 서릉씨(西陵氏)를 누에신(蠶神)으로 모시는 곳이다. 뽕나무가 한가득 심어져 있다. 지금도 동네 어른들이 매년 4월에 제사를 지낸다. ●오후 5시50분 성락원 성북초교와 선잠단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성락원이 보인다. 조선말 순조 때 황지사의 별장으로 만들어진 별서(別墅)정원이다. 자연적인 지형을 그대로 살려 도심속의 청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쉽게도 구청 허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다.6000평이 넘는 저택에는 소나무·참나무·다래나무·등나무 등 우리 고유의 조경수가 연못가와 산비탈에 우거져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낮은 담장 너머로 훔쳐볼 수 있다. ●오후 6시 ‘성북동 비둘기’를 찾아 오르다 보면 호화로운 주택단지가 나온다. 대사관 관저가 모여있는 ‘꿩의 바다마을’이다. 이 일대는 북한산 줄기로 수목이 울창하고 바위가 늘어서 있어 산새, 까치, 비둘기, 꿩들이 많이 살았단다. 시인 김광섭이 이곳 풍경을 주제로 ‘성북동 비둘기’를 지었다. 대사관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호주·스웨덴·칠레·슬로바키아 대사관이 곳곳에 숨어있다. 상당히 넓은 곳이라 적당히 올라갔다 내려와야 힘들지 않다. ●오후 6시30분 간송미술관 성북초교 운동장을 가로질러 도착한 곳은 간송미술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박물관이다. 고 전형필 선생이 1938년,33세 때 세웠다. 대지가 4000평이라 도시 속에 있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한적하고 조용하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평생 모은 수장품을 정리·연구하기 위해 1966년 한국민족미술연구소 부속기관으로 발족했다. 미술사를 연구하는 곳이라 일년에 두 차례,5월과 10월에만 박물관을 개방한다. 국보급 문화재도 10여 점 소장하고 있다. 허 할아버지는 “경기 광주 부자였던 간송 선생이 한국전쟁 때 가난한 주민들에게 많이 베풀었다.”고 말했다. ●오후 6시50분 이태준가 성북동길로 내려오면 ‘쌍문다리’를 만난다. 이 길은 예전에 다리 두 개가 나란히 놓인 냇가였다. 냇가는 차도로 바뀌었지만 쌍문다리라는 명칭은 그대로 남아 있다. 성북2동 동사무소에 도착하면 바로 붙은 찻집이 보인다. 바로 이태준가다. 이 집은 1900년대 지어진 건평 23.2평의 건물로 개량 한옥의 요소를 잘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 한옥은 사랑채와 안채로 구분되는데 이 집은 규모는 작지만 사랑채와 안채를 집약시킨 형태다. 감나무, 사철나무로 꾸민 정원은 아담하다. 찻값은 7000원 안팎. ●오후 7시5분 이재준가 성북동 길을 횡단하면 덕수교회가 보인다. 교회 뒤편으로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이재준가를 만난다. 이 곳도 1990년대 지어진 건평 29.8평의 아담한 집이다. 사랑채 비슷한 별채의 안채와 이에 부속된 행랑채로 이뤄져 있다. 바깥마당의 우물가 등 집터 주위에 수목은 마당 소나무와 어울려 예스러운 멋을 풍긴다. 교회가 관리하는 터라 주로 문이 닫혀 있어 아쉽다. ●오후 7시30분 야간 성곽나들이 어둑해지자 조명이 성곽을 은은하게 비춘다. 성곽에서 1m 떨어진 지점 바닥에서 성곽 위쪽으로 빛을 투사하는 방식이다.3억원을 들였다. 출발점에 다시 오르니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세상의 모든 빛이 성곽을 향해 달려오는 듯하다. 가로등 역할도 해 산책하기 좋다. 성곽을 가로질러 종로구로 넘어가자 서울 야경이 펼쳐진다. 멀리 서울타워가 보이고, 승용차들이 꼬리를 물고 집으로 향한다. 종로구쪽 성곽은 조명이 없지만, 가로등이 많다. 허 할아버지가 꿩의 바다마을에서 성곽을 내려다 보라고 추천했다. 승용차를 타고 주택단지 위쪽으로 단숨에 올랐다. 길이 1㎞짜리 금 빛 용이 서울에 나타난 듯싶다. 굽이굽이 휘어진 성곽이 용의 뒤틀린 마디와 닮았다. 금빛 성곽이 성북동의 음과 양을 조용히 비춘다. ●서울성곽 서울 주위를 둘러싼 조선시대 석축 건축물. 흥인지문(동대문), 돈의문(서대문), 숭례문(남대문), 숙정문(북대문) 등 4대문과 홍화문(동소문·혜화문), 소덕문(서소문), 광희문(수구문·), 창의문(자하문) 등 4소문으로 이어져 있는 서울의 울타리다. 높이 40척(12m)의 돌로 쌓았고 둘레가 5만 9500척으로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을 잇고 있다. 형태는 타원형. 조선 60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어느 한 곳의 기초 부문도 내려앉지 않아 우리 조상의 건축 기술을 증명하는 문화재라 할 수 있다. 이끼와 넝쿨이 뒤덮인 성곽은 역사의 질곡을 묵묵히 견뎌온 옛 조상의 삶을 느끼게 해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12년 무사고 운행… 계속 달리겠다”

    “관객이 있는 한 (운행을)멈추지 않을 겁니다.” 극단 학전의 록뮤지컬 ‘지하철1호선’이 29일 3000회를 기록한다.1994년 5월14일 첫 운행 이래 12년 만의 결실이다. 독일 그립스극단의 원작을 바탕으로 1990년대 한국사회의 그늘진 삶을 그려낸 ‘지하철1호선’은 그간 300여명의 승무원(배우, 연주자, 스태프),60여만명의 승객(관객)을 실어나르며 대학로 소극장뮤지컬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장기 무사고 운행의 기록 뒤에는 ‘김민기(55)’라는 탁월한 기관사가 있다. 지금까지 모든 공연이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인 그의 손끝에서 태어났다.7일 대학로 학전그린소극장에서 만난 그는 “1000회 때는 2000회가,2000회 때는 3000회 공연이 꿈만 같았다.”면서 “남들에겐 똑같은 공연을 수천번씩 하는 우리가 미련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젊은 친구들이 이 공연을 보고 희망의 불씨를 키운다는 점만으로도 뿌듯하다.”고 감회를 밝혔다. 공연 횟수 말고도 ‘지하철1호선’이 갖는 의미는 크다. 소극장 뮤지컬로는 드물게 5인조 라이브밴드를 무대에 세우고, 더블캐스팅과 스타캐스팅을 배제하는가 하면 외국인 관객을 위한 자막서비스 등을 도입했다. 독일 초청공연을 비롯해 해외 공연도 40여차례 다녀왔다. 공연 때마다 철저하게 오디션제도를 고집하고,‘지옥훈련’이라 불릴 만큼 엄격한 배우 교육으로도 유명하다. 설경구, 방은진, 황정민, 조승우, 장현성 등이 ‘지하철1호선’ 출신이다.김민기 대표는 “배우는 모국어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면서 “배우들에게 늘 한국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배우가 되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지하철1호선’은 90년대 문민정부,IMF 등을 거치며 달라진 시대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왔지만 2000년 들어서는 작품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김 대표는 “‘지하철1호선’은 90년대 후반 한국사회의 과거 기록으로 남겨두고 2000년대는 다른 그릇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작으로 1995년 초연한 뮤지컬 ‘개똥이’를 개작한 ‘날개만 있다면’을 10월 공연할 예정이다.3000회 기념공연은 28∼30일 3일간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역대 배우 90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111)法擧揚(법거량)

    儒林 (527)에는 ‘法擧揚’(법 법/들 거/나타낼 양)이 나오는데, 스승과 제자의 卽問卽答(즉문즉답)을 통해 깨달음을 점검받는 것을 말한다. ‘法’의 원래 字形(자형)은 ‘水’와 ‘치’( )와 ‘去’(거)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 고대의 法官(법관)들은 복잡한 訟事(송사)가 생기면 神獸(신수)인 해태를 데려와 죄있는 자를 들이받아 제거함(去)으로써 공평하게(水) 처리했다고 한다.用例(용례)에는 法臘(법랍:스님이 출가한 후의 햇수),法語(법어:정법을 설하는 말이나 불교에 관한 글),便法(편법:간편하고 손쉬운 방법)’ 등이 있다. ‘擧’는 ‘(손을)들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會意字(회의자)이다. 후대에는 ‘일으키다’‘모두’‘거동’‘빼앗다’와 같은 여러 뜻이 派生(파생)하였다.‘輕擧妄動(경거망동:경솔하여 생각 없이 망령되게 행동함),擧國(거국:온 나라),科擧(과거:우리나라와 중국에서 관리를 뽑을 때 실시하던 시험),薦擧(천거:어떤 일을 맡아 할 수 있는 사람을 그 자리에 쓰도록 소개하거나 추천함)’ 등에 쓰인다. ‘揚’은 ‘솟아오르다’라는 뜻을 나타낸 글자이지만 ‘칭찬하다’‘날다’‘드날리다’의 뜻으로도 쓰인다.用例에는 ‘宣揚(선양:명성이나 권위 따위를 널리 떨치게 함),揭揚(게양:기 따위를 높이 닮),意氣揚揚(의기양양:뜻한 바를 이루어 만족한 마음이 얼굴에 나타난 모양)’ 등이 있다. 禪宗(선종)에서는 修行者(수행자)의 話頭(화두) 타파 여부를 객관적으로 判斷(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認可(인가)를 중시한다.認可의 방식은 주로 스승과 제자의 問答(문답)으로 진행한다. 가르침을 얻었는지 아닌지를 把握(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法擧揚(혹은 法擧量)이라 한다. 法擧揚은 스승과 제자가 마주보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중 앞에서 法師(법사)와 參加者(참가자)가 문답을 통해 확인하기도 한다. 문답으로 진행되는 법거량은 卽問卽答(즉문즉답)으로 진행하며, 답이 막혀서는 안 된다. 화두를 타파했다는 것은 모든 疑心(의심)이 사라짐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답 또한 정확하고 막힘이 없어야 한다. 日帝(일제) 치하에서 獨立運動(독립운동)으로 獄苦(옥고)를 치른 경험이 있는 신출내기 崇山(숭산)은 法擧揚을 위해 臨濟(임제)의 法脈(법맥)을 이은 당대 최고의 禪僧(선승)인 古峯(고봉)을 찾는다. 누더기 차림의 청년 숭산은 지난 밤 모든 부처를 죽이고 왔노라고 하면서 걸망에서 오징어와 소주 한 병을 꺼낸다. 잔을 달라는 숭산의 말에 고봉이 잔 대신 손바닥을 내밀자 고봉의 손을 치우고 장판 위에 술병을 내려놓는다. 보통내기가 아님을 直感(직감)한 고봉스님은 1700가지 公案(공안) 가운데 어려운 것만을 골라 질문을 던진다. 어떤 질문에도 막힘이 없는가 싶더니 ‘쥐가 고양이 밥을 먹다가 밥그릇이 깨졌다는 말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상황이 달랐다. 얼굴이 벌개져 이런저런 대답을 하였으나 고봉은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두 사람은 성난 고양이와 같이 50여 분간을 서로 노려보기만 했으니, 이것이 바로 應答(응답)이었다. 마침내 고봉은 눈물을 글썽이며 “네가 꽃이 피었는데, 내가 왜 네 나비 노릇을 못하겠느냐.”며 얼싸안았다고 전한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서편제 그 아버지 “흥겨운 문화행정 펼것”

    서편제 그 아버지 “흥겨운 문화행정 펼것”

    국립극장이 배우 겸 연극연출가 김명곤을 행정가로 변신시키는 시험무대였다면 문화관광부는 그 본 무대가 될 것인가. 2일 문화관광부 장관에 내정된 김명곤 전 국립극장장은 전화통화에서 “아직 내정자 신분이라 매우 조심스럽다.”면서도 “국민들이 신명나게 삶의 활력을 누릴 수 있는 문화행정을 펼쳐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국립극장장 퇴임후 창작활동에 전념하려고 했으나 개인 꿈은 잠시 접어야 할 것 같다.”며 “현재로선 중임이 맡겨지면 잘해 보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국립극장장에서 퇴임했던 김 내정자는 현장 예술인으론 이창동 영화감독에 이어 두번째로 문화부 장관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그는 공채 1호 극장장직을 6년간이나 수행하며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검증받은 상태. 경영실적에서 매년 거의 최고 점수를 받았으며, 이같은 점을 인정받아 3년 임기를 연임했다. 권위적이고 관료적이었던 국립극장 분위기를 유연하게 바꾸고, 예술인들과 극장 공무원간의 불신의 벽을 허물어 극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주 출신의 김 내정자는 잡지사 기자와 여고 교사, 배우, 극단 대표 등을 지냈다. 어린이 연극부터 창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배우, 연출가, 극작가 등으로 활동했으며,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 ‘서편제’를 통해 판소리의 대중화에 한몫하기도 했다. 평소 소탈하고 부드러우나 업무와 관련해선 치밀하고 엄격한 외유내강형. 부인 정선옥(44) 씨와 1남1녀가 있다. ▲전주(54) ▲전주고 ▲서울대 독어교육과 ▲배화여고 교사 ▲예술극장 한마당 대표 ▲극단 아리랑 대표 ▲전국민족극협의회 의장 ▲국립중앙극장장. ■ 신임 장관 프로필 ●노준형 정보통신 초고속정보통신망 도입 등 IT강국 초석을 다졌다. 전임 진대제 장관과 함께 향후 ‘먹을거리’정책인 ‘u-IT839’ 전략을 수립했다. 별명이 ‘아기부처’라 불릴 정도로 외모가 온화하며 부하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 테니스와 탁구를 즐긴다. 부인 이양섭(47)씨 사이에 1남1녀. ▲서울(52)▲서울 동성고·서울대 법대▲경제기획원(현 재정경제부) 투자기관1과장▲정통부 공보관, 기획관리실장 ●김성진 해양수산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를 거친 정통 경제관료. 예산관련 업무를 두루 거쳐 폭넓은 시야를 갖고 있으며 추진력이 있다는 평가. 소탈하고 친화력이 있다. 부인 유영희(52)씨와 1남1녀. ▲경남 통영(56)▲부산고·서울대 경제학과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 ▲국무조정실 재경금융심의관, 산업심의관 ▲기획예산처 사회예산심의관 ▲대통령 정책관리비서관, 산업정책비서관 ●이용섭 행정자치 세제 전문가 출신의 정부 혁신 전도사. 국세청장 시절 즐기던 골프까지 끊으면서 혁신의 대상을 혁신전도기관으로 탈바꿈했다. 재경부 세제실장, 관세청장, 국세심판원장 등 세제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고, 전남 함평의 시골학교인 ‘학다리고’란 별명을 갖고 있다. 부인 신영옥(54)씨와 1남1녀. ▲전남 함평(55)▲학다리고·전남대 ▲재무부 조세정책과장 ▲청와대 혁신관리수석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5분) 하루 1만 2000보 걷기 생활화로 세월의 흐름을 거슬러버린 살림의 여왕. 누가 이 사람을 50대 후반으로 볼까? 키 169㎝, 주름 없는 환한 얼굴, 씩씩한 걸음걸이의 최영희 주부. 만성적인 요통과 오십견을 이기고 잔병치레 한 번 없는 건강체질로 바뀌게 되기까지,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나 들어본다. ●문화가 중계(SBS 밤 12시55분) 독일 태생 프랑스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의 작품으로 낭만주의 작가 E T A 호프만의 단편 소설을 모티브 삼아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면서 꿈꾸고 체험하는 사랑 여행기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 연극 연출가로 유명한 이윤택씨의 오페라 연출 데뷔 무대로 화제가 된 이 작품은 특유의 해체와 재구성의 미학을 선사한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25분) 이민에 대한 접근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무작정 이민을 떠나기 보다는 단기간 머물면서 영주권을 취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뉴질랜드 이민자의 88%가 영주권 취득 전에 노동비자나 학생비자 등의 단기비자로 뉴질랜드에 머물러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지 경력이 영주권 취득에 유리한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기훈은 잡지사 편집장이 주선한 술자리에서 태희에게 너무 심하게 한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크게 상처받은 태희는 아빠를 찾아와 가슴에 품고 있던 말들을 모질게 한다. 태경은 은민의 엄마를 만나 은민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한다. 여러가지 걱정이 많은 은민엄마는 태경의 말을 듣고 든든해진다. ●고향역(KBS1 오전 8시5분) 집을 나간 동식은 선경에게 연락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선경은 금자를 찾아가 동식의 진심을 전한다. 한편 황여사는 준호에게 전화해 입분과 정인이 집에 와 있으니 함께 점심식사를 하자고 하지만 황여사의 재혼압력에 착잡한 준호는 되레 선경을 만나러 양조장에 갔다가 상우와 함께 나오는 선경을 보게 되는데…. ●해피투게더(KBS2 오후 11시5분) 효리는 어릴 때도 눈에 띄게 예쁜 애였는데 하는 짓은 왈패에 말괄량이. 남자들보다 더한 장난을 일삼았던 효리가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난다. 트로트 황제 설운도의 본명은 이영춘. 어린시절 고향친구들이 밝히는 영춘이의 비화들. 의리의 부산사나이 설운도가 36년 만에 초등학교 친구들과 재회한다.
  • 조계종 초대 종정 한암을 되새긴다

    일제강점기(1941∼1945)에 조선불교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한암(1876∼1951) 스님. 근대 한국불교의 대표적 선승으로 일제강점기 불법수호의 정신적 기둥이 된 선지식이다. 당대의 사상적 거인이었을 뿐만 아니라 실참수행의 정진으로 조계종의 종조를 확립했다. 특히 선종과 교학의 병행, 선과 염불의 조화 등 극단적 가치에 편중되지 않고 널리 원융무애한 선사상을 펼친 인물로 통한다. 스물두살때 금강산 유람도중 장안사에서 행름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이후 운수행각에 나섰으며 1905년 양산 통도사 내원선원의 조실로 후학을 지도하다가 서른다섯에 대각, 이 때부터 인연 닿는 곳마다 선풍을 크게 떨쳤다. 그러나 1925년 서울 봉은사 조실로 있던 중 “차라리 천고에 자취를 감춘 학이 될지언정 삼춘(三春)에 말 잘하는 앵무새의 재주는 배우지 않겠노라.”면서 오대산으로 자취를 감췄다. 오대산 월정사(주지 정념 스님)가 한암 스님의 열반ㆍ탄신일에 맞춰 13일부터 4월24일까지 여는 제2회 ‘한암대종사 수행학림’은 한암 스님의 이같은 선사상과 수행가풍을 재조명하기 위한 수행프로그램이다. 한국불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큰 산인 한암 스님의 불교사상과 수행관에 천착하면서 일상에서 흔들리기 쉬운 현대인들이 한국불교의 바람직한 수행자상을 정립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로 마련했다. 행사는 선·염불·간경·의식·수호가람 등 다섯 가지를 일컫는 승가오칙(僧伽五則)의 실참으로 진행하는게 특징. 선착순 지원한 재가불자 53명이 6주간 매주 금∼일요일 사찰에 머물면서 수좌 스님들의 지도를 받아 정진하게 된다. 행사 마지막날인 4월24일에는 ‘한암대종사 수행일화집’ 출판기념회와 ‘한암대종사 선사상 국제학술세미나’도 개최한다. 지도자로는 정념, 법상, 나우, 지수, 인광 스님 등이 나선다.(033)332-6664∼5.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공직45년’ 회고록 내는 이의근 경북지사

    ‘공직45년’ 회고록 내는 이의근 경북지사

    민선 3연임을 하고 오는 6월말 물러나는 이의근 경북지사는 22일 “단체장은 무엇보다 명확한 비전과 통합의 리더십, 도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전은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현실성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비전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이 지사는 “지시와 통제 위주의 리더십이 아니라 통합과 화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주민들의 주인의식이 높아져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리더십으로 지역의 발전을 이끌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덕성”이라고 단언했다. 이 지사는 “아무리 비전과 통합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도덕성을 지니지 못하면 모래 위에 쌓은 성처럼 한순간에 모든 것이 허물어 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행정은 인간의 가치에 중점둬야” 이 지사는 이어 “행정은 인간의 가치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가능하면 낮은 곳으로 임해 필요로 하는 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행정이어야 한다.”고 지론을 폈다. 이 지사는 공무원 9급으로 출발해 관선 한차례를 비롯, 모두 4차례나 경북지사를 역임한 ‘행정 달인’이다. 최근 지역신문 등의 여론조사에서 거물 정치인들을 제치고 대구·경북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한때 5월 지방선거에 대구시장으로 나온다는 소문이 지역에 나돌았다. 그는 오는 27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히말라야시다의 증언을 들으리라’(도서출판 한울)는 회고록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이의근의 목민실서’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공직생활 45년, 도지사 재직 12년 동안 경험하고 실천했던 삶의 뒷이야기를 담고 있다. ●27일 세종문화회관서 출판기념회 그는 “개인의 삶보다는 45년 공직생활 동안 겪고 감당한 공적인 일들을 중심으로 썼다.”며 “이 글이 젊은이들이나 후배 공직자들에게 귀감은 못되더라도 앞날을 위한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이 책에서 가난한 산골마을의 소년으로 태어나 해방 전·후의 혼란 속에서 지낸 성장기의 고백과 4·19를 계기로 공직에 입문, 소용돌이치는 역사 속에서 공직자로서 겪어야 했던 수많은 경험들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뜻하지 않게 민선 경북지사에 도전하게 된 과정,IMF체제란 어려운 상황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최를 결정해야 했던 일, 동북아자치단체연합 창설을 주도하고 치열한 경쟁 끝에 사무국을 유치했던 과정 등도 들어 있다. 이 책은 ‘물을 차고 거슬러 오르리라.’ ‘바르게 가면 길이 된다.’ ‘변화와 혁신의 지도를 그리다.’ ‘아시아로, 그리고 세계로’ 등 8개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책 제목은 어느 날 집무실에서 도청 담을 따라 하늘을 향해 우람하게 서있는 히말라야시다를 보고 “곧게 뻗은 나무는 자신의 그림자가 굽어질까 염려하지 않는다.’는 ‘정관정요’의 한 구절이 떠올라 그 느낌을 적은 자작시에서 따왔다고. 이 지사는 “민선 10년째인 지난 해 지역의 한 신문에 삶의 뒷이야기를 연재한 것을 주위에서 책으로 엮으라고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됐다.”며 “공직생활 45년 동안 일선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적은 글이 후배 공무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가 끝나면 대구·경북지역에 남아 어떤 식으로든 지역발전을 위해 여생을 바칠 작정이다. 그동안 자신에게 보내준 지역민들의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서란다. 그래서 대구에 거처를 알아 보고 있다고 말했다. ■ 그가 걸어온 길 ▲출생 1938년 경북 청도 ▲학력 대구상고, 영남대 경제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 졸 ▲경력 대구 9급 공무원, 부천시장, 안양시장, 내무부 지방행정국장, 경북지사, 대통령 행정수석비서관 ▲좌우명 무실역행(참되고 실속 있도록 힘써 실행한다) ▲가족 이명숙 여사와 2남, 출가 ▲취미 독서, 등산 ▲애창곡 고향무정 ▲골프 핸디 18 ▲주량 소주 반병 ▲기호음식 된장찌개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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