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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시간30분짜리 연극

    7시간30분짜리 연극

    ‘전날 숙면을 취할 것, 공연장 주변 맛집을 알아둘 것.’ 20·21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러시아 말리극장의 연극 ‘형제 자매들’을 위한 두 가지 조언이다. 장장 7시간30분의 대작을 제대로 즐기려면 이 정도의 준비는 필수. ‘형제 자매들’은 러시아 출신의 거장 연출가 레프 도진과 최고의 앙상블을 자랑하는 말리극장의 대표작이다.2001년 ‘가우데아무스’로 내한 공연을 가진 바 있는 레프 도진은 러시아 연극 분야의 최고 영예인 황금 마스크상을 세 번이나 받았으며, 세계 연극계의 권위 있는 유럽연극상(2000)을 수상했다. 1985년 초연된 표도르 아브라모프 원작의 ‘형제 자매들’은 전쟁 직후 스탈린 정권 아래 집단농장 콜호스에서 살아가는 러시아 농민들의 삶을 그린 작품. 레프 도진은 원작의 무대가 된 러시아 북부 지방을 단원들과 찾아가 함께 생활하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공연은 오후 2시30분에 시작해 10시에 끝난다. 순 공연시간은 6시간.1부와 2부 사이에 1시간30분의 저녁식사 시간이 있고, 공연 중간 두 차례 휴식이 있다.LG아트센터는 주변 음식점들과 연계해 당일 티켓을 가져가면 5∼20% 할인 혜택을 주는 행사를 연다.5만∼9만원.(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시아판 리골레토

    아시아판 리골레토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비록 오페라를 직접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얼마간 그 내용을 알고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꼽추 광대 리골레토와 그의 사랑하는 딸 질다, 리골레토가 모시는 호색꾼 두카(만토바 공작) 사이에 벌어지는 비극이 작품의 기본 줄기다. 이 서양 이야기에 싫증이 났다면 우리식으로 바꾼 ‘아시아판’ 리골레토를 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오페라앙상블(예술감독 장수동)이 27일부터 6월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리골레토’는 주인공과 무대를 확 바꾼 새로운 감각의 ‘토종’ 오페라다. 자신을 경멸하는 귀족들 앞에서 광대놀음을 해야 하는 비운의 주인공 리골레토. 이번 작품에서 그는 궁정 광대가 아니라 파티장에서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로 변신한다. 두카 또한 무기 밀거래에 관여하는 다국적 기업 대표로 나온다. 베르디 음악만 그대로일 뿐, 작품의 배경도 원작과 전혀 다르다. 무대는 중세 이탈리아 북부 만토바가 아니라 20세기의 끝자락 베트남 ‘보트피플’ 등 난민들이 모여 사는 아시아의 가상 항구도시 K다. 원작에 등장하는 1막의 만토바 궁정은 다국적 기업이 운영하는 멤버십 파티장으로,2막 두카의 방은 두카가 운영하는 다국적 기업의 지하 밀실로,3막 자객의 술집은 항구의 폐선착장으로 바뀐다. 1994년 연출가 장수동을 주축으로 창단된 서울오페라앙상블은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무대장치 등을 내세운 대형 오페라 혹은 외국 프로덕션 수입 오페라에 맞서 소극장 오페라, 창작 오페라, 우리식으로 번안한 새로운 연출의 오페라 등 ‘토종 오페라’를 꾸준히 선보여온 단체. 연출을 맡은 장수동(49) 감독은 “우리가 50년 넘게 서양 오페라를 받아들여온 만큼 이제는 우리 얼굴을 한 우리 시각의 ‘현지화된’ 작품을 만들 때가 됐다.”며 “‘아시아판’이란 말도 그런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지휘자 김홍식, 무대 디자이너 이학순, 안무가 박호빈 등이 참여하는 이번 공연은 중견과 신예들이 골고루 섞인 세 팀으로 출연진이 짜여졌다. 리골레토 역에 바리톤 전기홍 장철 강기우, 질다 역에 소프라노 김수정 김정아 강혜정, 두카 역에 테너 이현 김경여 김정현 등이 출연한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6월3일)·7시30분,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없음). 입장권 3만∼10만원. 서울오페라앙상블의 ‘리골레토’는 서울 공연 후 11월 상하이 페스티벌과 내년 2월 홍콩 국제아트페스티벌에도 참가, 신한류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02)741-7389.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부고] 양익·법준 스님 입적

    ‘선무도 대가’로 알려진 범어사 청련암 양익 스님이 6일 오전 1시20분 청련암 누각에서 입적했다. 세수 73세, 법랍 45세.1962년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은 스님은 선무도로 불리는 ‘불교금강영관’을 창시,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장례는 범어사장(5일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과 다비식은 10일 오전 11시에 엄수된다.(051)508-5164. 불교보문종 원로회의 의장 법준 스님이 6일 오전 7시30분 서울 보문사에서 입적했다. 세수 82세, 법랍 69세.1937년 보문사에서 출가한 스님은 보문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영결식은 8일 오전 9시30분 보문사에서 보문종 종단장으로 엄수된다.(02)926-4440.
  • [토요일 아침에] 유아독존에 대한 두 줄기 눈물/원철 대한불교조계종 신도국장

    산호침자상(珊瑚枕子上)의 이행루(二行淚)여(산호베개 위를 흐르는 두 줄기의 눈물이여!) 반시사군(半是思君)이요 반한(半恨)이라(한 줄기는 그대를 그리워하는 것이요, 한 줄기는 그대를 원망하는 것이라.) 수절하는 과수댁의 마음을 읊은 것 같기도 하고, 실연당한 남정네의 연시 같기도 하다. 사랑과 미움이란 동시교차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애(愛)와 증(憎)은 동전의 양면처럼 둘이 아니라고 했다. 흔히들 가장 비참한 사람은 미움받는 것이 아니라 잊혀진 경우라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고전적인 미움은 언젠간 돌아오리라는 희망의 여지를 담고 있는 미움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반면에 잊혀짐이란 완전히 한 사람의 기억 속에서 사라짐을 말한다. 따지고 보면 거기에서는 밉고 말고 할 것이 없다. 그래서 계산빠른 요즘 세대들은 미움을 당하느니 차라리 잊혀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훨씬 선적(禪的)이다. 그런데 이 선시는 두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한 줄기씩 나누어서 자기감정을 이입(移入)한 표현도 멋있거니와 동시에 미움과 그리움이라는 감정의 양면성을 동시에 간파하고 있는 탁월한 중도(中道)법문이기도 하다. 물론 이 연시의 대상은 부처님이다. 작가는 송나라 때 만암치유(萬庵致柔)선사이다. 부처님 오신날 거룩한 말씀을 마치고서 마지막 마무리로 내린 게송(偈頌)이다. 이는 부처님에 대한 당신의 솔직한 애증의 마음을 동시에 드러낸 그래서 어찌보면 참으로 제대로 된 찬탄이라고 하겠다. 일방적인 칭송은 찬탄이 아니라 아부에 가깝게 되어버리는 것이 세상언어이기 때문이다. 깨친 성인을 임으로 여기며 혼자 사는 수행자들에게 불조(佛祖)는 존경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잠시나마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수도생활이 만족스러울 때야 ‘부처님 따따봉’이지만,365일 늘 그럴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냥 애초에 제 생긴 대로 살도록 내버려둘 일이지 괜히 세상에 출현하시어 ‘너도 부처인데 왜 중생놀음을 하고 있느냐.’는 그 한마디에 속아 ‘나도 부처되리라.’라고 다짐하며 부지기 숫자의 인물들이 집을 나왔다. 재가자의 신분으로 머리카락을 가진 채 도인의 위치까지 올랐고 나중에는 모든 가족까지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한 방온(龐蘊·?∼808)거사도 처음에는 관리를 뽑는 과거시험장으로 가다가 마조선사의 선불장(選佛場:부처뽑는 집)으로 발길을 돌린 일은 유명하다.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뒷날 단하천연(丹霞天然·739∼824)선사라고 불리는 수재 거사는 그 길로 출가를 해버렸다. 장안(長安)으로 가던 도중 주막에서 만난 한 선승으로부터 관리가 되기 위한 과거보다는 부처가 되기 위한 과거가 더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원인이었다. 그 한마디가 괜히 잔잔한 호수에 평지풍파를 일으킨 격이라고 하겠다. 이런 상황을 보고서 후일까지 입을 닫고 있을 선사들이 아니다. 엄숙한 부처님 오신날 모두가 연등을 올리면서 진리의 길을 밝혀주신 그 공덕을 찬탄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송대 절조 감(絶照 鑑)선사는 “갓 태어난 부처님으로 인하여 천지에 가득 번뇌를 일으키게 되었다.”고 하여 간덩이가 배 밖에 나온 소리를 하고 있다. 어쨌거나 표현에 있어서 감각의 차이는 있지만 수행길이 만만찮은 일이 아님을 반어법으로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백번 양보해서 설사 그렇다고 할지라도 이미 닦여져 있는 그 길마저 제대로 찾아가지 못하는 나 자신이 오히려 원망스러워지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역으로 당신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각각 성분이 다른 두 줄기의 눈물로써 초파일에 참회와 동시에 우러러 추앙했던 것이다. 원철 대한불교조계종 신도국장
  • [공연리뷰] ‘노이즈 오프’

    이 연극, 희한하다. 똑같은 내용을 세번이나 반복하는 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오히려 같은 대사와 장면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어긋나고, 수습되는지를 지켜보는 재미가 이 연극의 묘미.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중인 ‘노이즈 오프’(Noises Off)’다. 공연 전 무대 정리할 때 사용하는 ‘쉿, 조용’이란 뜻의 이 연극은 극중극 ‘낫씽온’을 준비하는 연출가와 배우, 스태프의 무대 뒷이야기다. 이들 사이의 복잡한 애정 관계가 극중극을 사정없이 꼬이게 만드는 기발한 상황 설정과 이를 재치있게 풀어내는 코믹한 구성이 폭소를 자아낸다. 1막은 공연 전날 리허설 장면. 영국식 2층 가옥을 무대로 ‘낫씽온’의 마지막 연습을 하는 동안 배우와 스태프간의 갈등이 폭발 직전에 달한다.2막은 우여곡절끝에 막이 올라간 첫 공연의 백스테이지.1막의 무대를 한바뀌 돌려 배우들이 무대 뒤쪽에서 우왕좌왕하는 상황을 마임으로 형상화한 장면이 배꼽을 잡게 만든다. 마지막 3막에선 속수무책으로 망가진 채 무대에 오른 연극 ‘낫씽온’을 보여준다. 극중 세번이나 공연됨에도 불구하고 이때문에 관객은 끝까지 ‘낫씽온’의 제대로 된 내용을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극은 숨돌릴 틈없이 바쁘게 움직인다.9명의 배우들은 극중 배역과 극중극 배역의 이중 역할을 오가며 9개의 출입구를 정신없이 들고나는데 정교하게 계산된 한바탕 야단법석은 절로 감탄을 이끌어낸다. 영국 극작가 마이클 프라이언의 위트와 명석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관객을 연극안으로 끌어들인 독특한 시도도 돋보인다. 관객에게 티켓 대신 극장 스태프들이 사용하는 패찰을 나눠주고, 관객의 옆자리에서 배우가 연기를 하는 등 마치 실제 공연에 참여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김종석 연출, 안석환 송영창 서현철 등 출연.28일까지.(02)766-339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100권의 금서(니컬러스 캐럴리드스 등 지음, 손희승 옮김, 예담 펴냄) 서양문명에서 대표적인 서적 검열의 역사는 가톨릭 교회의 ‘금서목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1559년 교황 파울루스 4세가 처음 펴낸 후 42번째 목록까지 총 4126권을 수록한 교황청 ‘금서목록’은 1966년 로마 교황청이 이를 폐지할 때까지 400여년간 가톨릭 교도를 구속하는 역할을 했다. 그중엔 베르그송, 데카르트, 칸트 등 서양을 대표하는 지성들이 쓴 고전도 포함돼 있다.1928년 독일에서 발간된 레마르크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국가사회주의자들이 내세우는 조국과 민족의 이상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시민 4만명이 보는 앞에서 화형식에 처해졌다.2만 2000원.●페이비언 사회주의(조지 버나드 쇼 등 지음, 고세훈 옮김, 아카넷 펴냄) 페이비언(Fabian)이란 말은 로마 장군 파비우스(Fabius)에서 유래됐다. 그 자체가 일반명사이기도 한 이 말은 라틴어로 ‘지연자’라는 뜻. 파비우스는 한니발이 이끄는 카르타고와의 전쟁에서 적당한 때가 올 때까지 참을성있게 기다리되, 일단 때가 되면 사정없이 내리치는 전법을 구사했다. 이에 주목해 버나드 쇼를 비롯한 잉글랜드 일부 지식인들이 1884년 ‘페이비언 협회’를 창립했다. 페이비언주의는 철저한 합리주의와 ‘점진성의 불가피성’을 이념적 목표로 삼는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점진적으로, 그러나 기회가 오면 그것을 놓치지 않고 달성하겠다는 것이다.2만 2000원.●조르조 바사리-메디치가의 연출가 (롤랑 르 몰레 지음, 임호경 옮김, 미메시스 펴냄) 16세기 이탈리아 미술의 개화기를 이끈 조르조 바사리(1511∼1574)의 삶과 예술을 조명.‘르네상스’와 ‘고딕’이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도 잘 알려진 그는 피렌체 두오모 대성당의 천장 프레스코화, 베키오 궁의 벽화를 그렸으며 바사리 화랑, 우피치 궁을 설계한 건축가였다. 또한 코시모 1세가 군림하던 피렌체 공국의 문화·예술사업들 주도한 유능한 행정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치마부에,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시대 거장들의 일생을 기록한 세계 최초의 본격 미술사책 ‘미술가 열전’의 저자로 유명하다.2만 8000원.●플루타르코스 영웅전-그리스를 만든 영웅들(플루타르코스 지음, 천병희 옮김, 숲 펴냄) 플루타르코스는 그리스 중동부 출신으로 말년 30년간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서 사제노릇을 하며 로마의 명사들과 교우했다. 플루타르코스는 트라이야누스 황제 때 두번 집정관을 지낸 소시우스에게 ‘비교열전’을 헌정했다. 이 책이 바로 오늘날 ‘영웅전’으로 불리는 책이다. 그리스 문학이 쇠퇴기에 접어들 시기에 탄생한 ‘영웅전’은 23쌍의 그리스 영웅들과 로마 영웅들의 전기를 다룬다.1만 5000원.
  • 힌두교 최고스승 스와미 치다난드가 전하는 ‘행복한 삶’

    힌두교 최고스승 스와미 치다난드가 전하는 ‘행복한 삶’

    어스름 해질 무렵이다. 인도의 갠지스 강가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세속의 잘못을 씻어 내고 덮어주는 강, 그래서 인도인들은 갠지스강을 신성하게 여긴다. 치자빛 옷을 두른 동자(童子) 50여명이 부드럽게 기도문을 외운다. 이를 지켜보는 500여명의 신도들 손에는 아름다운 꽃접시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잠시후 꽃접시를 강물에 띄워 보낸다. 집안의 안녕과 인류의 평화를 기원하는 ‘푸자’ 의식이 어둠의 강가에서 오랜 시간 이뤄졌다. 그 맨 앞에는 힌두교의 정신적 스승인 스와미 치다난드 사라스와티지가 있었다. 현지에서는 대통령 만나기보다 더 어렵다는 인물이다. 최근 힌두교의 성지로 명상과 요가의 메카로 유명한 도시 ‘리시케슈’를 취재하던 도중 그가 나타난다는 소문을 듣고 서둘러 달려왔다. 의식이 끝난 직후 정중히 인터뷰를 요청, 니케탄 아슈람 사원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한국 기자와는 처음으로 인터뷰를 가진다고 했다. 늘어뜨린 머리와 강렬한 눈빛에서 성자의 모습을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불쑥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물었다.“바로 여기에 있다.”는 대답이 지체없이 돌아온다.‘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라고 했던 고(故) 구상 시인의 시구가 머릿속을 스쳤다. 이어 “음식과 옷은 돈주고 구입할 수 있지만 행복은 그렇지 않다.”면서 바로 마음속에 행복이 있다고 역설한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한마디 따끔한 질타가 내려졌다.“욕심이 많아서 그래요. 욕망과 야망은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이루지 못할 욕망과 야망으로 마음 다치지 말아야 합니다.” 욕망과 야망의 한계선을 긋지 않으면 건강과 행복 모두를 잃어버리는 만큼 일도 즐기라고 충고했다. 특히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하루에 잠시라도 눈을 감고 명상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명상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몸과 마음을 하나로 일체화시키는 것”이며 그래야 마음의 평화와 지혜를 얻을 수 있어 보다 편안한 삶,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에서도 명상과 요가붐이 일고 있다고 하자 “세계적인 추세”라며 웃는다. 요가에 대해서는 “단순한 육체적 운동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평화를 얻는 정신적 수행의 한 방편”이라고 했다. 한국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얘기가 있느냐고 하자 “가장 좋은 삶은 타인과 나누는 삶, 베푸는 삶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돈 많이 벌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누세요.”라며 훌쩍 자리를 뜬다. 그는 1986년 아슈람의 회장직을 맡은 이후 인도는 물론 세계 각국을 돌며 명상을 통한 마음의 평화를 전하는 영적인 지도자로 추앙받는다. 여덟살 때 출가해 히말라야에서 명상과 요가 등으로 오랜 수행생활을 했다. 또 ‘인도 유산 연구재단’을 설립해 학교와 병원, 고아원 등에 많은 지원사업을 벌여 간디상 등을 수상할 정도로 일반 국민들에게도 존경받는다. 글 리시케슈(인도) 최광숙 특파원 bori@seoul.co.kr
  • [책꽂이]

    ●지식:그 탄생과 유통에 대한 모든 지식(피터 버크 지음, 박광식 옮김, 현실문화연구 펴냄) 근대초 유럽의 지식인들은 ‘지식의 공화국’ 혹은 ‘학식의 공화국’이라는 가상의 공동체를 이뤘다. 이 국경없는 공화국은 오로지 지식을 공통분모로 경계없이 만나고 흩어졌다. 독일의 사회학자 카를 만하임은 지식인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인텔리겐치아”로,“어디에도 뿌리를 박지 않고 상대적으로 계급에서 자유로운 집단”으로 규정했다. 이 책은 지식의 탄생과 흐름, 분류, 판매, 소비, 상품화, 그리고 지식인의 정체를 추적한 ‘지식의 사회사’다.1만 5000원. ●강조해야 할 것(수전 손택 지음, 김유경 옮김, 시울 펴냄)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과 세계에 대해 가하는 복수다.”라는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서구미학의 전통을 이루던 내용과 형식의 구별,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구별을 비판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수전 손택. 그는 에세이스트, 소설가, 예술평론가, 극작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 문화비평가, 사회운동가 등으로 활동하며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디’‘뉴욕 지성계의 여왕’ 등의 별명을 얻었다. 이 책은 독일 영화의 전설 파스빈더의 영화에서 하욱에스트와 호지킨의 그림, 차일즈와 커스틴의 춤, 볼랜드와 매플소프의 사진작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가와 작품들을 분석한다.2만 3000원. ●다빈치의 위대한 발명품(도미니코 로렌차 지음, 이재인 등 옮김, 시공사 펴냄) 스푸마토 기법의 오묘한 색감만큼이나 신비와 미스터리의 인물로 다가오는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가 숱한 발명품을 남긴 과학자였다는 것은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이 책은 그가 남긴 발명노트를 3D로 재현한다. 다 빈치 노트속의 장갑선, 권양기, 비행용 기계 등을 디지털로 복원해 숨겨진 과학적 업적을 들춰낸다. 또 태엽과 톱니바퀴로 작동되는 시계, 직조기, 제분기, 인쇄기 등과 오르페우스극 무대장치, 두개골 모양의 리라, 자동드럼, 비올라 등 놀라운 발명품들이 도판과 함께 소개된다.3만 2000원. ●지폐 꿈꾸는 자들의 초상(박구재 지음, 황소자리 펴냄) 프랑스왕 루이 16세는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아시냐라는 새 지폐를 대량 발행한 뒤 자기의 인물 초상을 넣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물가폭등에 따른 경제파탄으로 대혁명이 시작됐고, 혁명군은 루이 16세 체포령을 내렸다. 마부로 변장한 왕은 궁을 빠져나와 다른 나라로 탈출을 시도한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루이 16세를 단두대의 이술로 사라지게 한 것은 지폐 속에 그려넣도록 한 자신의 얼굴이었다. 탈출하는 그를 알아본 시골의 한 농부가 신고했고, 루이 16세는 체포되고 만 것이다. 지폐 속에 등장하는 세계 22개국 인물 39명의 이야기를 다뤘다.1만 2800원. ●신들도 꿈꾸는 그리스 섬 기행(정구일 지음, 작은이야기 펴냄) 그리스에는 3100여개의 섬들이 있다. 그중 상당수의 섬이 그리스와 터키 사이에 모여있는데 이곳이 바로 에게해다. 이슬람과 기독교 세력이 오랫동안 공방을 벌이던 에게해의 섬들 대부분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거의 그리스 영토로 편입됐다. 에게해는 미노소스의 황소괴물을 물리친 테세우스의 아버지가 아들의 죽음을 슬퍼해 몸을 던진 곳이기도 하다. 그가 바로 아이게우스. 그것이 유래가 돼 에게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신화가 숨쉬는 에게해 섬에 대한 인문기행서.1만 1000원. ●하늘에 수놓은 구름 이야기(임소혁 지음, 대원사 펴냄) 권운(새털구름) 권적운(조개구름) 권층운(햇무리구름) 고적운(양떼구름) 고층운(회색차일구름) 난층운(비구름) 층적운(층쌘구름) 층운(안개구름) 적운(뭉게구름) 적란운(소나기구름) 등 10종의 기본구름에 대해 설명. 산악사진가인 저자는 구름장 햇살, 구름바다 등 다채로운 구름의 모습을 300여컷의 사진을 통해 보여준다.1만 8000원.
  • “흙탕물속 생수, 그게 종교 역할”

    “흙탕물속 생수, 그게 종교 역할”

    전북 익산 원불교 총부에 자리잡고 있는 중앙수도원은 원불교의 여성 원로 법사들만이 기거하고 있는 ‘금남의 집’이다. 원불교에 입교해 오랜 세월 수행과 포교, 행정일을 하다가 정년퇴임한 70∼80대 여성 50명이 숙식을 같이하며 노년을 보내고 있는 안식처. 원불교가 최대 경축일인 대각개교절(28일)을 앞둔 지난 18일 이 ‘금남의 집’을 개방해 원로 법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70세에 정년퇴임한 뒤 10∼15년간 이곳에 머물고 있는 법사들은 감찰원장을 비롯해 원불교 요직을 두루 거친 원불교의 산증인들. 원불교가 이곳에 터를 잡을 무렵 출가해 동고동락했던 이들은 한결같이 어려웠던 원불교 초창기의 상황을 떠올리며 감회에 젖었다. “60년간 원불교에서 교역하면서도 월급이란 것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이곳 수도원에 들어와 지금 매달 23만 8000원을 받고 있는데 호강이지요. 출가했을 때만 하더라도 쌀이 없어서 솔잎을 따 먹으며 연명할 정도였는데….”(84·균타원·신제근, 타원은 법랍 20수이상 교직자에게 주어지는 법호) “흔히 원불교는 흰저고리 검정치마 입은 사람들이 일군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여기 계신 분들이 바로 그 주역들이 아닐까 합니다. 오로지 남녀노소 모든 사람이 이 세상에서 다 자기에 맞게 쓸 수 있는 정법(正法)을 세우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쳤던 것이지요.”(85·성타원·이성신), 타원은 법랍 20수 이상의 교직자에게 주어지는 법호. 불쑥 찾아든 기자의 쏟아지는 질문에 처음엔 주저하다가 서로 질세라 말문을 연다. 정해진 시간의 참선을 빼놓곤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하지만 오랜 세월 몸에 밴 수행 이력 때문인지 쉽사리 몸과 마음을 흐트러트리지 않는다. 전국의 각 교당과 대학에 초빙돼 법문이며 강의를 하느라 바쁘단다. “바깥에서 보면 이곳에서 하는 일이 없다고 하지만 나름대로 할 일들이 많아요. 지난세월 줄곧 했던 것처럼 나를 다스리고 모든 이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줄 수 있도록 하는데 여생을 바칠 계획입니다.”(승타원·송영봉·80) 승타원은 1975년 달랑 지참금 100달러만 들고 미국으로 건너가 온몸을 던져 미주지역 포교를 개척한 주역. 당장 호구지책이 어려웠던 시절, 가게 점원이며 꽃 만드는 일 등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한다. “처음 미국에 도착해 이땅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곳 역시 사람사는 세상인 만큼 구제할 사람이 많더군요.17년 만에 처음으로 법당을 마련했을 때는 뛸 듯이 기뻤어요. 처음엔 주로 교포를 상대로 포교에 나섰지만 지금은 본토인 교화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16세에 출가해 익산에서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를 오래 시봉했다는 성타원은 “한국인이 다 어려운 시절 음식불공을 없애고 남녀·신분차별을 배척한 소태산 대종사는 종교적 차원을 떠나 우리 사회 전반의 의식혁명을 주도한 큰 인물”이라며 “요즘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지식인들이 줄지어 원불교에 입교하는 현상도 그같은 원력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아무리 오염된 흙탕물이라도 솟아나는 샘물만 있다면 그 물은 이내 맑아질 수 있지요. 종교란 바로 그 생수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수도원에서 만난 법사들은 한결같이 “세상이 혼란스러워 걱정이 된다.”면서 “그러나 흙탕물속 생수처럼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훨씬 살기 좋아질 것이며 실제로 우리 사회에는 생수 같은 사람이 많다.”는 말로 기자들을 배웅했다. 글 익산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한·미 FTA 협상 중단”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한·일 FTA처럼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17일 외교통상부와 재정경제부가 공동주최한 ‘한·미 FTA 방향과 전망’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시한에 쫓겨 무리하게 협상을 타결하거나 반드시 지켜야 할 우리의 마지노선을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협상 시한보다는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야별 협상전략에 대해 “공산품 등 ‘경쟁 우위 분야’는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서비스 등 ‘전략적 육성 분야’는 적극적 개방원칙을 전제로 선별적으로 대응하겠다.”며 “농업은 구조조정 촉진 및 피해 최소화 차원에서 접근하고, 지적재산권 등 제도개선 분야는 선진화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만 수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양국 정부는 미국의 신속협상권(TPA) 법안이 내년 7월1일 종료됨을 감안, 가능한 한 내년 3월 이전에 협상을 종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한·싱가포르 FTA 협상에 10개월, 한·EFTA의 경우 6개월, 한·아세안 협상에는 9개월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안에 협상 타결이 꼭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FTA체결로 우리가 얻게되는 가장 큰 이득은 소비자들의 후생 증대”라면서 “국민소득으로 보면 1인당 약 30만원이 증가하고 4인 가족 기준으로는 연소득 120만원이 증가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미 FTA 비판에 대해 김 본부장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미 FTA 출범을 위해 쇠고기 수입이나 자동차 배출가스 문제 등을 사전 해결했다.’는 지적에 대해 “서로 주고받는 시장개방 문제를 혼동한 것으로 자의적 주장일 뿐”이라며 “스크린쿼터는 협상논의 촉진을 위해 축소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미 FTA 협상을 위한 2차 사전협의가 1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밤 11시)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우리측 김종훈 수석대표와 미국측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의 공동주재로 진행되는 이번 협의에서 양국은 지난달 1차 사전협의에서 합의되지 못한 세부 협상분과 구성방안, 협상단 구성 문제 등을 논의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사회플러스] EF쏘나타 2만5441대 리콜

    현대자동차의 EF쏘나타 1.8DOHC 승용차가 산소센서 등 결함이 확인돼 리콜(결함시정)된다. 환경부는 13일 “자동차 배출가스 결함확인 검사를 한 결과 EF쏘나타 1.8DOHC가 산소센서 결함 등으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허용기준을 45% 초과했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은 2001년 1월1일부터 2002년 8월20일까지 생산된 2만 5441대이다. 리콜은 오는 17일부터 내년 10월17일까지 1년 6개월 동안 실시된다.
  • 자가용도 저공해車 개조땐 지원

    서울시는 대기오염의 주범인 경유 자동차의 ‘매연 줄이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 사업은 2003년부터 시내버스·관용차를 중심으로 시범 실시됐었다. 서울시는 올해 1130억원(국비·시비 각각 50%)을 투입해 경유차 4만 2387대에 배출가스 저감 장치 부착과 차량 개조 비용의 70∼95%를 지원한다고 13일 밝혔다. 또 버스와 레저용차량 등 경유차를 조기 폐차하면 차량 잔존 가치의 절반을 지원해준다. 지난해 말 현재 서울시에서 운행하는 경유차는 82만대로 전체(281만대)의 29.4%를 차지한다. 경유차는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벤젠, 황산화물 등 유해물질 배출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동차 오염물질이 대기 오염의 76%를 차지하는 만큼 경유차의 매연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경유차의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저공해화 사업이 정착되면 서울의 대기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저공해화 대상 차량이 1개월 이내에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시에 따르면 올해 1∼3월 정밀검사를 받은 4만여대의 특정경유차(배출가스 보증기간이 지난 경유차) 가운데 95%가 합격했고, 나머지는 저공해화가 추진되고 있다. 관리 대상 경유차는 기존 정밀검사 기준보다 강화된 배출 허용 기준에 따라 검사를 받아야 하고, 불합격시 산화촉매장치(DOC), 매연여과장치(DPF) 등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달거나 저공해 엔진(LPG 엔진)으로 개조해야 한다. 사안에 따라 조기 폐차될 수도 있다. 한편 시는 `빗물 관리에 관한 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이달부터 빗물 관리 시설 설치·지원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대지면적 2000㎡, 건축연면적 3000㎡ 이하의 중소 규모 건물이 빗물 관리 시설을 설치하면 총 공사비의 50% 이하로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해주기로 했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영화밖에 몰랐던 그가 가다니…”

    12일 신상옥 감독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영안실은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신 감독의 부인이자 당대 최고의 배우였던 최은희여사와 신정균(아들)·신명희(딸)씨 등 유족들이 빈소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수많은 조문객들이 애도의 뜻을 표했다. 고인의 제자인 변장호 감독을 비롯해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곽정환 서울시극장협회 명예회장, 정인엽 감독, 정진우 감독, 영화배우 신영균·남궁원·윤일봉·최지희씨 등 영화인들과 평소 고인과 가깝게 지냈던 한승헌 변호사,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연극연출가 임영웅, 드라마 작가 신봉승씨 등이 빈소를 찾았다. 최 여사는 신 감독이 간이 안 좋긴 했지만 비교적 건강했던 만큼 더욱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최 여사는 언론의 인터뷰 요청도 대부분 뿌리쳤다. 마지 못해 만나더라도 긴 말을 잇지 못했다. 최 여사는 “몇년 동안 준비해왔던 영화 ‘칭기즈칸’을 만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게 무엇보다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두 사람이 부부를 넘어, 스승과 제자이자 동지로 살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최 여사의 조카인 탤런트 장희진씨는 “이모부가 병세가 악화돼 갑작스레 중환자실로 가실 때만 해도 정신이 온전해 이모의 손을 꼭 쥐고 말까지 건넸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영화계는 신 감독의 장례를 범영화인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빨간 마후라’‘성춘향’ 등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던 영화배우 신영균씨가 집행위원장을 맡아 5일장으로 진행된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연극 ‘미실’ 주인공 김호정

    연극 ‘미실’ 주인공 김호정

    아리아를 열창하는 성악가에게 핀라이트 조명이 쏟아졌다. 난생 처음 본 오페라 공연. 초등생 소녀는 눈부신 조명과 무대를 감도는 기분좋은 떨림에 단번에 매혹됐다. 그 길로 성악을 배웠지만 곧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성악가의 꿈을 접었다. 중학생때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서 ‘저거다’ 싶었다.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것도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어서였다. 졸업 후 ‘캐츠’ 등 여러 편의 뮤지컬 무대에 섰다. 노래 한곡을 100번쯤 연습해야 무대에 설 수 있는, 재능보다는 열정이 앞선 배우였다. 그러다 독일에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봤다. 기막히게 노래 잘하는 배우들을 보며 그 자리에서 뮤지컬을 포기했다. 김호정(38). 일명 ‘여배우 트로이카’(박정자, 손숙, 윤석화)의 뒤를 이을 차세대 대표 주자로 꼽히는 그녀가 뮤지컬배우 지망생이었다는 사실은 좀 뜻밖이다. 차분하고 지적인 얼굴, 하늘하늘한 몸매, 게다가 낯을 가리는 성격의 그녀가 무대에서 격렬하게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연극 ‘갈매기’‘보이체크’, 영화 ‘나비’‘꽃피는 봄이 오면’ 등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도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녀가 연극 ‘미실’(24일∼5월7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주인공을 맡았다는 소식도 그런 점에서 의외였다. 미실이 누군가.‘화랑세기’에 등장하는 실존인물인 미실은 타고난 미와 색으로 신라시대 왕실 남자들을 좌지우지한 여성이다. 무공해 식물 같은 김호정에게 성적 본능에 충실한 미실은 어쩐지 버거워 보였다. “배우라면 누구나 전혀 다른 성향의 연기에 도전하길 원해요. 매번 비슷한 역할을 할 바엔 뭐하러 힘들게 연기하겠어요.” 극단에 적을 두지 않고, 공연마다 새로운 연출가와의 작업을 선호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지난해 김별아의 장편소설 ‘미실’이 인기를 끌었지만 극단 여행자의 연극 ‘미실’(양정웅 작·연출)은 그보다 앞서 2002년 초연됐다. 왕을 색으로 섬기는 색공의 운명을 타고난 미실은 진흥, 진지, 진평 등 3대 왕은 물론 태자 동륜, 화랑 사다함 등 무수한 남자들을 섭렵했다. 인터뷰 직전까지 정사 장면을 춤으로 형상화한 대목을 연습하다 왔다는 김호정은 “미실은 권력을 위해 성을 이용하는 팜므파탈이 아니라 주어진 운명에 따라 모든 남자에게 매순간 최선을 다했던 자유로운 여성”이라고 분석했다. 미실은 극중 일곱명의 남자와 사랑을 나눈다.“야하지 않느냐.”고 묻자 “야하기는 한데 아름다울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다작을 싫어한다. 영화든 연극이든 많아야 1년에 한편 정도다.2001년 영화 ‘나비’로 로카르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에는 심한 슬럼프에 빠져 한참을 쉬었다. 그러다 지난해 연극 ‘갈매기’ 등 체호프 연작과 영화 ‘모두들, 괜찮아요’‘피터팬의 공식’ 등에 출연했다.“20대때는 참 당돌했어요.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죠.30대가 넘으니 작품 전체가 보이고, 다른 사람들이 눈에 들어와요. 삶에 대한 이런 변화들이 연극에 드러났으면 좋겠어요.”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gpod@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나무를 심는 까닭은/원철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신도국장

    서울 도심 종로 우정국로와 조계사 주변의 커다란 소나무들은 옮겨 심은 지 일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본래 있었던 자리처럼 잘 어울린다. 지난겨울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서있는 그 모습에 취하여 들고 있던 찻잔이 식는 줄조차 몰랐다. 하긴 이 동네의 또 다른 이름은 수송동(壽松洞)이 아니던가.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천연기념물 백송(白松)은 큰법당 옆에서 오랜 세월 풍상을 버텨오며 그 이름값을 하느라고 여전히 그 기상이 당당하다. 중국 파두산의 소나무도 그랬다.‘재송(栽松)’이라고 불리는 노승이 그 산에 살면서 심어놓은 것들이었다. 그는 당시에 이름없는 뒷방노장이었다. 틈만 나면 소나무를 심는 것으로 수행을 대신했다. 그런 까닭에 주변에서 그를 ‘소나무 심는(栽松) 도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러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공부가 하고 싶었다. 스승의 방으로 달려가 법문을 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나무나 열심히 심으라.”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머리가 허옇고 눈가에 주름이 가득하며 손에 굳은 살이 박힌 그를 새삼 공부시킨다는 것도 어렵거니와 설사 가르친다고 한들 곧 다비장으로 가야 할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눈치 챈 그는 인위적으로 몸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원하는 바대로 그는 다시 태어났다. 다섯 살 어린 몸으로 다시 출가 했다. “스승님! 재송(栽松)이가 왔습니다.” “무엇으로 그걸 증명하려는가?” 아이는 방 앞의 소나무를 가르키며 말했다. “제가 심은 것입니다.” 그리하여 열심히 수행했고 나중에는 스승을 이어 그 산문의 방장이 되었다. 문하에서 유명한 육조혜능(638∼713)선사를 배출했다. 나무를 부지런히 심은 복으로 인하여 스스로 의지대로 환생했고, 또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었다. 요즈음 방방곡곡에 개인이 만든 식물원과 수목원이 보통사람들에게도 적지 않은 관심과 시선을 받고 있다. 어느 부부가 30여년 동안 가꾸었다는, 섬 전체가 식물원인 남해 작은 섬의 해상농원은 이미 유명관광지 반열에 올랐다. 그들의 헌신과 희생없이 나무와 인간이 공존할 수 없었다. 임제(?∼867)선사는 나무심는 이유를 ‘산문의 경치를 가꾸고 동시에 뒷사람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모든 독림가(篤林家)들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다. 나무사랑 제일은 일본의 대우양관(1758∼1831)선사일 것이다. 어느 날 머물고 있는 방의 마루 밑에서 죽순이 올라왔다. 점점 자라 마루바닥에 닿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자 마루를 그만큼 잘라내어 대나무가 뻗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점점 더 자라더니 마침내 천장까지 닿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시 천장마저 뜯어내어 대나무가 뻗어올라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날씨가 궂으면 문제가 달라진다. 그럼에도 선사는 그 구멍으로 비가 들어와도, 눈이 내려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야! 대나무가 많이 컸구나. 많이 컸어.” 하긴 모든 것은 가치의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두는가에 달려있다. 그걸 몸소 보였을 뿐이다. 사람도 그렇지만 나무에도 어울리는 자리가 있다. 작년 이맘때쯤 큰 산불로 인하여 소실되어 모든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천년고찰 낙산사는 굴참·물푸레·상수리나무 등 불에 강한 수림대를 새로 조성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해인사가 고려대장경의 경판재료인 자작나무 등을 이번 봄에 가야산 일원에 심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심는 것 못지않게 가꾸는 일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나무는 삼십년이 지난 이후라야 화답을 해오니까. 원철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신도국장
  • [시론] 과보호의 지자체 극장과 위기의 소극장/김대환 (사)전국 소공연장 연합회 이사

    [시론] 과보호의 지자체 극장과 위기의 소극장/김대환 (사)전국 소공연장 연합회 이사

    우리 연극의 발전을 주도했던 소극장들이 지금 위기에 처해있다. 총 80여개의 소극장이 밀집해 있는 서울 동숭동 대학로를 들여다보면 소극장의 위기를 체감할 수 있다. 문화지구 지정에 따른 반대급부를 노린 상업자본의 위력은 대학로가 갖는 연극공간으로서의 예술성을 위협하며, 소극장의 존재를 위협하고 있다. 문화지구 지정에 따른 지가 상승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 상업주의에 편승한 저급 외설물이나 개그물의 범람, 저급 공연장들의 극성스런 호객행위, 상가들의 거대하고 현란한 간판은 대학로를 소극장의 메카라고 부르기엔 어딘지 낯간지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거대하고 현란한 간판들 속에서 소극장을 찾는다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처럼 불가능해 보인다. 이런 이유로 소극장을 비롯한 다수의 연극관련 자원이 지역 내에서 경쟁력을 잃고 점차 동숭동 외곽지역이나 이면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뭔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경제적 논리에 의해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소극장들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시장에서도 소외되고 있고 정부의 지원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이미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있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대극장들은 정부의 과보호(?)속에 많은 혜택을 누리며 적자를 무슨 훈장처럼 자랑하며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시장논리에 내던져진 소극장들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있다. 생존을 위해 점점 관객의 얄팍한 입맛에 맞는 공연을 공연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연극이 지녀야 할 고유한 특색을 잃어가고, 그럼으로써 연극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관객들의 이탈을 초래하게 된다. 관객과 같이 호흡하고, 상업주의를 거부한 다양한 실험과 무대 미학을 추구하는 공간인 소극장 이념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소극장의 이런 고유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정부나 공공 단체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모유를 먹어야 하는 갓난아이에게 밥을 주면 탈이 나듯 아직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한 소극장들에게 시장경제의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 소극장은 공연예술의 기초인프라로써 그 나라 공연예술의 건강성을 재는 척도이다. 다양한 실험이 이루어지고, 연출가, 배우와 극작가들을 길러내는 인큐베이터 역할도 한다. 대극장이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할 수 없는 수많은 연극적 실험이 가능한 공간이다. 이런 소극장에 최소한 극장을 유지할 수 있는 운영비라도 지원해주어 소극장이 가지고 있는 문화의 기초 인프라로써의 특징을 살려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극장들이 그들 나름대로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 다양한 공연을 관객에게 제공하고, 나아가 진정한 기초예술의 실험적 공간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언론의 주목도 필요하다. 언론은 소극장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 언론이 대형공연들과 영화에만 친절을 베푼다면 취약한 자본구조를 가지고 있는 소극장들은 공연을 알릴 방법이 없다. 소극장들을 주목해줘야 한다. 소극장은 관객들이 울고 웃는 곳이다. 대형공연이나 영화와는 다른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공간이다. 이런 소극장들에게 지원을 통해 제작비를 절약하고, 관객에게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는 혜택을 주어야 한다. 소외되고, 상대적 약자들을 아우르고 그들의 아픔을 감쌀 수 있는 정이 따뜻한 공간이어야 한다. 소극장은 골목 끝자락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맛좋고 정 많은 그래서 도란도란 정을 나누는 오래된 설렁탕집이어야 한다. 소극장에게는 이런 소박한 꿈을 이룰 수 있는 작은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김대환 (사)전국 소공연장 연합회 이사
  • 김경호 사경연구회 회장 국내 첫 개론서 펴내

    김경호 사경연구회 회장 국내 첫 개론서 펴내

    “흔히 사경(寫經)은 단지 불교 경전을 베껴쓰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조상들의 빼어난 정신성과 심미감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우리 민족 최상의 예술입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사경 개론서인 ‘한국의 사경’(한국사경연구회刊)을 펴낸 김경호(44) 한국사경연구회회장. 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귀한 문화유산인 사경에 대한 연구는 물론 기초자료조차 정리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한다. 사경은 불교가 전래되면서 시작되어 1700년의 역사를 갖는 불교유산.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기에 찬란하게 꽃피웠으며 일본에도 전수됐다. 세계 최초의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절’을 낳은 연원이기도 하지만 조선시대 ‘억불숭유’책으로 맥이 끊어지다시피 했다. ●中·日·타이완서 슬라이드 3만점 수집 ‘한국의 사경’은 사실상 사경을 다룬 최초의 서적. 사경의 정의부터 시작해 범위, 종류, 형식과 체재, 양식 변천의 원인인 각 부분의 상징성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사경의 역사와 통일신라의 사경신앙을 조망하면서 신라 말 금자(金字)대장경을 사성하게 된 배경을 살피고 이후 고려시대에 더욱 발전하여 중국을 월등히 능가하는 예술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파헤치고 있다. 무엇보다 이론서에 국한하지 않고, 한때 출가해 1년간 행자생활을 하기도 했던 김씨가 지난 15년간 직접 사경작업을 해가면서 일일이 정리한 체험의 산물이란 점이 돋보인다. 국내에 자료가 전혀 없어 중국 일본 타이완 등지에 발품을 팔아 수집한 자료만 해도 슬라이드 3만여점에 달한다. “사경작업을 하면서 우리 조상들의 미적 감각과 독창성에 새삼 놀랐습니다. 중국의 사경을 그대로 받지 않고 원근법을 살려낸 여백이나 상징들이 그 대표적인 것들입니다. 특히 한 치의 오차나 오탈자 없이 완벽하게 처리된 사경들을 보면 그 치열한 장인정신에 경외감마저 듭니다.” 김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 일부에서 내놓고 있는 사경들은 전통 사경에서 벗어난 채 흉내만 내는 경향이 많아 위험하다고 한다. 물론 이런 흐름에는 자료조사를 포함한 실태파악과 연구가 없었던 탓이 크다. 그래서 김씨는 이번 개론서를 시작으로 그동안 축적해온 경험을 세상에 적극 알릴 계획이다. 전통 방식에 근거한 사경 유물들을 일일이 대조해 정리한 기법서를 올 상반기중 내놓은 뒤 하반기부터는 반야심경, 금강경 등 개별 사경의 기법을 소개하는 사경 교본을 차례로 발간한다. ●전통기법 활용땐 훌륭한 세계화 자산 “본래 사경은 불교 경전을 옮겨 쓰는 행위와 옮겨 쓴 경권에 국한했지만 다양한 종교와 함께 사경의 영역이 성경사경, 교전(원불교)사경, 코란사경 등으로 점차 넓혀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갖고있는 사경의 전통 양식과 기법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세계화할 수 있는 훌륭한 자산입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판교 중대형 ‘DTI 40% 적용’ 논란

    8월에 분양되는 판교 40평대의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40%’ 적용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판교 중·대형 아파트는 분양가에 채권매입액이 포함돼 있어 채권매입액의 주택구입자금 간주 여부에 따라 청약자의 대출 한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금융감독위원회와 건설교통부의 해석은 다르다.45평형의 경우 분양가가 평당 1200만원으로 추정되지만 채권입찰제를 적용, 채권매입액을 분양가에 포함시키면 분양가는 평당 1600만원이 된다. 연봉 5000만원인 사람이 대출을 받아 45평형을 분양받을 경우 채권매입액을 분양가에 넣지 않으면 분양가 5억 4000만원에 대한 대출 가능 금액은 최고 2억 1600만원(투기지역이어서 담보비율 40% 적용)이다. 그러나 채권매입액을 분양가에 넣으면, 아파트 가격은 7억 2000만원으로 DTI 규제를 적용받게 돼 10년 장기담보대출로 빌리더라도 대출가능 금액은 1억 2500만원에 불과하다.40평대 중·대형 청약을 준비했던 사람들이 DTI 규제로 자금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다. 이에 대해 금감위측은 “분양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채권매입액도 집을 사는 데 들어가는 돈인 만큼 채권매입금액도 주택구입자금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현재 검토 중이다.”면서 “조만간 방침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건교부측은 “채권매입금액을 형식적인 분양가로 간주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사설] FTA 과도한 美요구 경계한다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체결 논의가 바람직하지 않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6월 본협상을 앞두고 한국의 허점을 본 미국은 요구수준을 한층 높이고 있다. 우리 정부 내에서 벌써 양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FTA 체결 자체가 지고지선한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 한·미 FTA가 국익에 도움이 될지는 결국 협상 결과로 판가름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무역장벽보고서에서 한국 국영기업의 민영화 지연을 강력 비판했다. 뼈가 포함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도록 촉구했다. 심지어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진입을 막는 조치가 외국산 오토바이의 한국시장 진입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 투기자본이 우리 국영기업을 헐값에 사기 쉬운 여건을 만들라는 강요로 들린다. 광우병·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한국이 취한 조치를 무역장벽으로 몰아붙이는 태도 또한 안하무인격이다. 올초 양국 FTA협상 개시선언 전후 정부는 곳곳에서 미측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 쇠고기 수입재개, 자동차배출가스 강화기준 유예, 약값 재평가개선안 유보 등이다. 앞으로 미국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지 정말 걱정스럽다. 정부 고위층의 언행부터 신중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FTA를 양극화 해결책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경제관료들은 검증되지 않은 분홍빛 전망을 제시하는 데 급급하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인터넷언론 인터뷰에서 “한·미 FTA 졸속추진은 전형적 한건주의며, 남은 임기안에 무엇인가 업적을 남겨보려는 노 대통령의 조급증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제부터라도 서두르지 말고 협상의 주도권을 찾아와야 한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한국내 여론을 미국에 분명히 알려줌으로써 과도한 요구를 싹부터 잘라야 한다.
  • [일요영화]

    [일요영화]

    ●보통 사람들(EBS 오후 1시50분)198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파란이 일었다.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성난 황소’를 누르고 톱스타 출신 로버트 레드퍼드가 연출한 ‘보통 사람들’이 작품상과 감독상을 쓸어담았던 것. 로버트 레드퍼드의 감독 데뷔작이었기 때문에 놀라움은 더욱 컸다. 그는 ‘흐르는 강물처럼’(1992),‘퀴즈쇼’(1994) 등 6편의 작품에서 메가폰을 잡으며 호평을 받았다. 이후 스타 연기자가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으며 연출가로도 이름을 날리는 경우가 줄을 이었다. 워런 비티의 ‘레즈’(1982), 리처드 아텐보로의 ‘간디’(1983), 케빈 코스트너의 ‘늑대와 춤을’(1991),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용서받지 못한 자’(1993), 멜 깁슨의 ‘브레이브 하트’(1996) 등이다. 특히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지난해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다시 오스카를 거머쥐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보트 사고로 장남을 잃은 캘빈(도널드 서덜랜드)-베스(메리 타일러 무어) 자렛 부부는 겉으로는 평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둘째아들 콘라드는 형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자살을 시도한다. 콘라드(티모시 허튼)는 아버지의 권유로 버거 박사에게 정신 상담을 받으며 차츰 나아지게 된다. 장남을 잃은 아픔을 속으로만 삭이고 있는 베스는 콘라드의 힘든 상황을 외면한다. 회복기에 있는 콘라드가 다정하게 다가서려고 해도 베스는 마음을 열지 않는다. 캘빈은 아들과 함께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하지만 베스는 휴스턴으로 골프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하는데….1980년작.124분.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KBS1 밤 12시30분)데뷔작 ‘블러스 심플’(1984)부터 시나리오와 연출 제작 등의 공동 작업을 통해 끊임없이 문제작을 쏟아내고 있는 조엘 코언과 에단 코언 형제의 작품이다. 느와르이건 미스터리이건 코미디이건 그들의 손에 닿으면 독특한 아우라를 뿜어낸다. 이 영화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여주인공 프란시스 맥도먼드는 바로 조엘의 아내. 1950년 캘리포니아 시골마을에 살고 있는 이발사 에드(빌리 밥 손튼)는 무료하고 평범한 나날을 보낸다. 에드는 어느날 아내 도리스(프란시스 맥도먼드)가 그녀의 직장 사장 빅 데이브(제임스 갠돌피니)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드는 빅을 협박해 뜯어낸 돈으로 새 사업에 투자하지만 사기를 당하고, 설상가상으로 빅을 죽이게 되는데….2001년작.116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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