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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 교수

    [열린세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 교수

    삭발하고 지리산에 머문 지 석 달째다. 세상 최고의 예술작품도 자연 만큼 아름답지도, 역동적이지도 못하다고 새록새록 느끼는 하루하루다. 새 소리에 잠을 깨면 솔숲 새로 어느덧 동살이 희붐하다. 눈부시게 청초한 산목련과 새뜻한 으아리, 소담스레 꽃들을 단 까치수염 곁으로 여름 햇살이 스며들면, 꽃잎에 연 이슬들이 영롱한 빛을 발한다. 콧노래를 부르며 발을 옮기면, 솔향기를 함빡 담고 와 볼을 스치며 지나는 바람은 그지없이 청량(淸凉)하고, 온갖 새들의 노래 소리에 나무들이 제 생긴 대로 화답하여 내는 교향곡은 더 없이 청염(淸艶)하다. 몸을 낮추어 가까이 들여다보면 손톱보다 작은 참꽃마리 하늘색 꽃잎이 그지없이 아리땁고, 서서 멀리 바라보면 첩첩이 이어진 지리산의 품이 마냥 너그럽고 웅대하다. 자연은 읽을수록 의미가 샘솟고, 늘 감동해도 다함이 없는 무진장의 텍스트다. 이리 자연을 벗하는 것 이상으로 즐거운 일은 고운 이들을 만나는 일이다. 노래 가사처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IMF 이후 서울은 급속도로 타락했다. 대화의 소재는 돈 버는 것과 감각에 즐거운 것 일색이다. 이 판에서 올바른 삶에 대해 말을 꺼내면 분위기를 썰렁하게 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기 십상이었는데, 여기 오니 그 반대다. 서울에선 타인의 것을 취해 내 것으로 삼는 길에 대해 고민하는데, 여기는 타자를 위해 자신의 욕망을 줄이는 방편에 대해 성찰한다. 세속의 탐욕과 부패가 싫어, 출가한 사람, 귀농한 사람, 활동가로 뛰는 사람, 대안교육을 하러 온 사람들이 실상사, 인드라망공동체, 생명평화결사, 귀농학교, 작은 학교를 매개로 공동체를 이룬 탓이다.‘오래된 미래, 라다크’의 한국 버전이다. 여기 사람들은 다른 전원마을이나 생태마을처럼 나 혼자 자연 속에서 잘 살고자 하지 않는다. 스님, 농민, 학생이 한 데 어울려 버스를 빌려 대운하에 반대하는 생명의 강 순례를 하고 촛불집회에 참석하러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부채의식에 시달리던 필자도 신나서 그들과 함께 하였고 따로 광화문에도 갔다. 그날 강경진압이 예고되었는 데도 수많은 시민들이 태평로에 운집하여 강렬한 거부의 몸짓을 하였다. 촛불이 맺힌 사람들의 눈동자는 야생화보다 아름다웠다. 그를 보며 “자연보다,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좀 더 어여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타자들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밉살스러운 것에 대하여 저항하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어두울 때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이들의 저항이 있었고, 이것이 모여 세상을 바꾸었다. 극우파 사람들도 지금 한국 사회에 부조리와 부패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소금이 있어 바다가 썩지 않듯, 이 저항하는 주체가 있었기에 세상은 그나마 이 정도의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 게다. 세상 이치가 이럴진대, 군대만 갔다 오면 공손해져서 돌아오는 복학생들, 자유로운 지성의 광장이어야 할 대학에서마저 폭력을 행하거나 이를 수용하는 학생들, 아무 비판도, 질문도 없이 대학생활을 소일하거나 새내기부터 취업공부에만 매달리는 예스맨들이 오늘의 한국 대학에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 교육, 사회, 국가의 시스템이 모두 억압에 길들여지도록 강요하고 내면화하는 복종의 문화인 탓이다. 이를 깨고,‘발칙한’10대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고, 구속을 각오하고 당당하게 실명으로 인터넷에 댓글을 올리고 있다. 그들에게서 ‘추한 것에 저항하는 주체’의 싹을 본다. 그 싹들을 밟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우는 행위다. 먼저 싹을 틔운 이들은 그 싹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보듬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싹들이 오롯이 자라 서로 의지하며 숲을 이루고 꽃들로 흐드러져 세상 곳곳으로 향기를 날릴 때, 사람들은 말하리라.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의 숲이 저기 대한민국에 있다고. 이도흠 한양대 국어국문학 교수
  • 예술의전당 사장 신홍순씨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이소영씨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의전당 사장에 신홍순(67) 전 LG상사 사장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에 이소영(47) 도니제티 국제음악아카데미 교수를 14일 각각 임명했다. 신 사장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LG상사 이사와 사장을 거친 전문 경영인 출신이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인 1999년부터는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겸임교수와 예원예술대 문화영상창업대학원장을 지냈다. 이 감독은 연세대 성악과와 이탈리아 실비오다미코 국립연극학교 연출과 등을 거쳐 서울대 오페라연구소장과 도니제티 국제 음악 아카데미 교수 등으로 활동했다.2003년 국립오페라단 초대 상임연출가를 역임했으며,‘마술피리’‘가면무도회’‘토스카’‘라 보엠’ 등 오페라를 연출했다. 두 기관장의 임기는 3년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12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사傳(KBS1 오후 8시10분) 우리 역사상 최초의 자동 물시계인 자격루를 만든 장영실. 실력 하나로 부산 관소속 노비 출신에서 종3품 대호군에 오르기까지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가마사건으로 파직된 후 그의 삶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최고의 과학자로 존경받던 한 사람이 감쪽같이 자취를 감춘 까닭은 무엇일까?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10시10분) 어려운 취업난 속에 점점 퇴색해버린 대학생 농촌활동. 하지만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무섭게 농촌으로 발길을 향한 이들이 있다. 흙에서 흘리는 땀방울로 노동의 가치를 배워나가는 44명의 젊은이들. 일손 부족, 한·미 FTA 등으로 어려워진 농촌을 돕는 대학생들의 여름 ‘농활’, 그 72시간을 담아본다. ●엄마가 뿔났다(KBS2 오후 7시55분) 은아는 진규의 바람을 확신하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괴롭기만 하다. 친구들과 함께 초대받아 안여사네 집을 방문한 충복은 잘나지도 못하고 아무 것도 해 줄 게 없는 자신의 처지에 마음이 서글퍼진다. 한편, 은아는 아무 것도 모르고 회사에서 돌아온 진규를 쏘아보다 따귀를 한대 때려 버린다. ●TV속의 TV(MBC 오전 11시) 15년째 일요일 낮시간의 즐거움을 책임져온 영화정보 프로그램 ‘출발! 비디오 여행’. 다양한 코너들로 영화의 재미와 정보까지 함께 담아내고 있는 프로그램의 모든 것을 살펴본다.‘TV 시간여행’에서는 추억 속으로 사라진 각종 선발대회를 통해 그 시절 우리들 삶의 모습을 되짚어본다. ●달콤한 인생(MBC 오후 10시35분) 준수는 성구의 죽음에 괴로워하면서도 박병식 형사의 추궁에는 꿋꿋하게 맞선다. 동원은 혜진에게 아이들을 데려다 주면서 함께 살라고 한다. 혜진은 갑작스러운 남편의 태도가 당황스럽고 감당하기가 어렵다. 준수를 향한 감정이 짙어질수록 혜진은 남편과의 거리감을 더 느낀다. ●잘먹고 잘사는 법(SBS 오전 9시50분) 개그맨, 가수, 연기, 공연 연출까지 아우르는 만능 엔터테이너 표인봉. 미녀 개그맨으로 알려진 아내 유정화와 아빠를 꼭 닮은 딸 바하와 함께 살고 있는 보금자리를 찾아간다. 최근 공연연출가로 변신한 그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뮤지컬 ‘재너두’의 연습현장, 세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건강식, 웰빙 밥상 등도 공개한다. ●가족극장〈시끌벅적마을의 아이들〉(EBS 오후 2시30분) 리사는 두 명의 오빠 라세, 부세와 함께 농장에 살며 윗농장의 브리타, 안나 자매 그리고 아랫농장의 올레, 샤스틴과 친형제처럼 지낸다. 아이들은 방학을 맞아 신나게 뛰어놀 생각에 행복에 젖는다. 꼬마 샤스틴을 제외한 여섯명의 아이들에게는 마을 구석구석이 모두 신나는 놀이터이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음식을 씹고 소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28개의 치아. 얼굴 전체의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미쳐 치아교정 인구가 10년새 3배 이상 급증했다. 현대인의 잦은 인스턴트 식품 섭취로 인해 치아기능이 떨어지고 턱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 다양한 치아 모양과 턱 교정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20세기 지성’ 손택의 마지막 이야기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디’ ‘새로운 감수성의 사제’ ‘뉴욕 지성계의 여왕’ ‘20세기 미국의 지성’…. 미국 최고의 에세이 작가이자 소설가이며 예술평론가인 수전 손택(1933∼2004)에게 붙는 수식어는 이처럼 끝이 없다. 손택은 1964년 평론집 ‘해석에 반대한다’를 통해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과 세계에 대해 가하는 복수”라며 그동안의 서구미학 전통을 통렬하게 비판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 뒤 손택은 극작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 반전운동가 등으로 스스로를 끊임없이 변신시키며 ‘예술에 온 정신이 팔린 심미가’ ‘열렬한 실천가’로 불려 왔다.1988년에는 미국펜클럽 회장 자격으로 서울을 방문, 한국정부에 구속 문인의 석방을 촉구했고,93년에는 전쟁 중인 사라예보에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 전세계인들의 반전 의식을 일깨웠다. 2002년 9월 9·11테러 1주년을 맞이해 손택은 ‘진정한 전투와 공허한 은유’란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미국 대테러전쟁의 허구성을 신랄하게 비판해 또 한번 행동하는 지성의 면모를 보여 줬다. 손택은 2003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세계 사상수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출판협회 평화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12월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손택의 아들인 저술가 데이비드 리프는 어머니의 소원대로 유해를 사르트르, 보들레르 등이 묻혀 있는 프랑스 파리 몽파르나스 공동묘지에 안장했다. 손택의 말년을 엿볼 수 있는 책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손택의 마지막 소설이자 2000년 전미도서상 수상작인 ‘인 아메리카’(임옥희 옮김, 이후 펴냄)와 리프가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들을 기록한 ‘어머니의 죽음’(이민아 옮김, 이후 펴냄). 지병인 자궁육종 치료까지 뒤로 미루고 손택이 심혈을 기울여 써내려간 소설 ‘인 아메리카’는 19세기 후반 미국으로 이민 온 폴란드 국민 여배우 헬레나 모드제예브스카를 모델로 가상의 주인공을 만들어내 미국 서부에 이상적인 공동체를 만들려 했던 그들의 시도를 그리고 있다. 다양한 형식 실험이 돋보인다.1만 6800원. ‘어머니의 죽음’에는 손택이 암 판정을 받은 후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9개월간의 모습이 아들 리프의 담담한 회고 형식으로 그려져 있다.95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한강을 즐겨라”

    “한강을 즐겨라”

    한강이 올 여름을 단단히 벼르고 있는 듯하다. 축제와 물놀이, 다양한 이벤트로 시민들의 눈길, 발길 붙잡기에 나섰다.‘하이서울페스티벌 2008’ 여름 축제가 다음달 한강 곳곳에서 개막된다. 국내외 예술가들이 한강을 어떻게 수놓을지 기대할 만하다. 놀이뿐 아니라 살아 있는 역사·문화·자연 공부도 여름방학을 맞아 준비됐다. 올 여름 한강에서 무엇을 즐겨야 할지 계획을 짜보는 것은 어떨까. ●국내 최초 ‘버드맨 대회´등 행사 풍성 서울시는 다음달 9∼17일 여의도, 선유도, 뚝섬 등 한강 일대에서 ‘하이서울페스티벌’ 여름축제를 연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와 달리 다채로운 레저와 문화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우선 국내 최초로 열리는 ‘버드맨 대회’가 눈길을 끈다. 시민들이 직접 만든 무동력 비행기를 지상 점프대에서 날려 보내 얼마나 멀리 날아 가느냐를 겨루는 대회다. 다음달 9일부터 이틀간 여의지구 특설 점프대에서 진행된다. 멀리 날기와 재미있게 날기, 의상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부문별로 최고 200만원의 상금이 걸렸다. 특히 무동력 비행기가 한강을 건너 착지하면 1억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마포대교 남단에서는 한강 카누축제가 열린다.25개 자치구에서 뽑은 시민팀과 인터넷으로 모집한 주민팀, 외국인팀 등 모두 150개팀(3500명)이 경주에 나선다. 또 워터 분수와 터널을 갖춘 시원한 놀이 공간인 ‘워터파크’가 개설된다. 워터파크 상공에는 폐자재와 특수 소재로 만든 조각품을 매단 ‘하늘조각 체험전’도 열린다. 다음달 13일부터 17일까지 선유도에서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로맨틱 가든’이 문을 연다. 움직이는 나무로 분장한 음악가들이 낭만적인 선율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축제 기간에는 대학로와 명동, 신촌 등 도심 곳곳에서 물고기 분장을 한 사람들이 축제를 홍보하는 ‘게릴라 퍼포먼스’도 마련된다. 축제 예술감독을 맡은 호주 출신 연출가 로저 린드는 “이번 축제는 ‘참여’에 주안점을 뒀다.”면서 “한국과 외국의 아티스트가 함께 모이고 서울 시민과 외국인,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살아 있는 공부’도 해볼까 축제 외에도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적지 않다.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초등학생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오는 22일과 24일 이틀간 잠실 종합운동장과 제1수영장 일대에서 ‘또래 올림픽’‘추적놀이’‘수중놀이’ 등으로 이뤄진 ‘스포츠 리더십 캠프’를 진행한다. 서울대공원은 19일부터 초등학생들을 위한 ‘여름방학 자연체험학습교실’을 연다. 초등학생들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한여름밤의 동물원 대탐험’에는 홍학과 기린의 체온 재기, 호랑이의 두개골 관찰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또 ‘동물골격 탐험’에서는 다양한 동물의 뼈를 관찰하며 신체 부위별 명칭을 익히고 손뼈를 보고 나이를 알아 보는 체험도 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서커스, 예술이고 환상이다

    서커스, 예술이고 환상이다

    대나무 막대기 끝에서 100개의 접시가 핑글핑글 돌아간다. 각기 다른 무늬와 색의 회전은 마치 꽃밭이 펼쳐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공중에는 칠흑 같은 밤 유성이 떨어지듯 365개의 공이 날아다닌다.1만 2000개의 코르크 마개가 한여름 시원한 소나기처럼 쏟아져내린다. 공중으로 치솟았던 배우들은 하늘이 삼켜버린 듯 훌쩍 사라진다. 캐나다 대표 서커스단체인 서크 엘루아즈의 하늘 3부작 ‘노마드´ ‘레인´ ‘네비아’가운데 ‘네비아´(이탈리아어로 안개라는 뜻)가 9∼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화려하게 선보인다.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초연했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이번에 우리나라를 찾는다. ‘네비아’의 연출가 다니엘 핀지 파스카(44)는 이번 작품에서 작·연출·조명 등 1인 3역을 맡았다. 스위스 출신인 파스카는 체조를 배우면서 서커스에 첫발을 내디뎠다. 안무가·곡예사로도 활동하는 그는 서정적인 이야기와 조명을 이용한 극적 효과 연출이 주특기.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 폐막식과 지난해 ‘퀴담’으로 국내 공연 흥행1위를 기록한 태양의 서커스의 최신작 ‘코르테오’(2005)를 연출하기도 했다. 4일 오후 전화 인터뷰로 만난 그는 “곡예는 역사의 여명에서 시작된 오래된 예술이자 신을 향한 인간의 응답”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보도의 가장자리를 걷거나 뛰어오르는 것도 서커스의 원형이죠.” 대형 뮤지컬이 득세하고 있는 공연시장에서 ‘서커스’는 옛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파스카는 이에 대해 “현재의 서커스는 과거와 전혀 다른 것”이라고 못박았다. “서커스는 새로운 변혁기로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프랑스에서 시작돼 캐나다를 거쳐가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죠. 새로운 무대 메커니즘과 애크러배틱 퍼포먼스로 과거보다 더 풍성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최근의 서커스 성공 요인은 예술적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때문이지요.” ‘네비아’는 안개 속에서 길을 잃은 주인공 곤잘로가 기억에서 건져올린 유년기의 친구, 연인들에 대한 단상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었다. 죽은 친구는 살아나고, 물고기는 날고, 마을에서는 축제가 벌어진다. 그의 공연에는 유독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건들이 많다. 이번 공연에서 사용되는 코르크 마개 외에도 그간 감자가루, 깃털, 눈 등을 사용했다. 그는 “영감의 근원은 꿈에서 온다.”고 말했다. 유독 꿈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장면이나 비행, 하늘과 관련된 이미지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 증조부 때부터 사진사였던 집안 내력 때문에 빛에 대한 감식안도 남다르다. 암실을 놀이터 삼았던 연출가는 “어린 시절의 시각적 경험과 상상력이 시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자신의 연출 스타일을 만들었다.”고 밝혔다.“어린 시절 할머니 집에 있을 때 안개가 끼면, 현실이 아닌 환상적인 장소로 이동하는 것 같았어요. 안개만 끼었을 뿐인데 꿈이 현실로 이뤄진 듯한 느낌이 들었죠.” ‘네비아’는 과연 한국관객들에게 어떤 인상을 남길까. 그는 “한국 관객은 로맨틱한 감수성을 지녔다.”면서 이 점이 ‘네비아’와 맞닿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아는 한국인들은 자신의 가족과 조상에 대한 기억이 매우 선명하고 가족과의 연결이 매우 강합니다.‘네비아’는 유년기의 기억과 가족,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죠. 그래서 한국인의 정서와 꼭 맞을 거라는 기대가 드네요.”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공연계 참신한 시도 앞장선 두산아트센터 3인방

    공연계 참신한 시도 앞장선 두산아트센터 3인방

    ‘창작자들에게는 신작의 제작비 일체에 홍보·마케팅, 무료대관까지 지원’,‘관객들에겐 저렴한 가격정가제 실시’ 작가·연출가와 관객, 모두에게 꿈같은 이런 참신한 시도에 나선 극장이 있다. 지난해 11월 250억여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서울 연지동의 두산아트센터이다. 강석란(40) 예술감독, 이수현(33)·김요안(33) 프로듀서 세 사람의 아이디어다.3일 오후 극장 로비에서 만난 이들은 “인큐베이팅한 국내 작가들을 국제시장까지 진출시키는 게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원스톱 창작자 육성에 젊은작가상도 제정 요즘 대학로에서는 신작 내놓기를 꺼린다. 위축된 연극시장과 값비싼 대관료 등 제작여건의 악화 때문이다. 두산아트센터가 ‘아트 인큐베이팅’을 표방하고 나선 까닭도 여기에 있다. 예산은 모두 10억원을 책정했다. “데뷔 2∼3년차인 젊은 작가들의 경우 신작을 내놓지 못하고 대중성 때문에도 과감히 펼쳐보이지 못해요. 작가들을 직접 만나보니 1회성 공모전 수상을 바라는 게 아니라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기회를 원하고 있더군요.”(강) “그래서 극장을 무료로 빌려주고 작품 개발부터 홍보, 무대화 작업을 거쳐 관객에게 보여주는 역할까지 합니다.”(김) ‘사천가’의 이자람을 시작으로 ‘청춘,18대1’(12일∼8월31일)을 선보일 서재형·한아름,‘기쁜 우리 젊은 날’의 성기웅,‘빵’의 추민주씨 등이 뽑혔다. 이들은 모두 30대이면서 데뷔 2∼3년차, 작품 두세 개를 가진 주목받는 작가이자 연출가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정부 차원의 예술가 지원은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요. 여기서는 2∼3년간 작품을 레퍼토리화해주면서 역량 있는 예술가들이 자리잡을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이) 향후 국내외 극장과 교류해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작가를 길러내는 게 이들의 목표다. 내년부터는 일종의 젊은작가상인 빅보이어워즈(가제)도 신설키로 했다. 공연미술평론 분야의 인재들에게 시상할 예정이다. ●제살 깎아먹기 할인 No! 저렴한 가격정가제 도입 올 7월부터 도입한 새 가격정책은 관객을 위한 시도이다. 최대 240석 규모인 소극장 스페이스 111 공연의 경우 회원 1만 5000원, 비회원 2만 5000원으로 표값을 묶은 것. 카드나 예매사이트 등의 온갖 무분별한 할인 정책 대신 처음부터 저렴한 정가제로 관객들과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소극장 공연도 4만∼5만원 하는 와중에 과감하게 역행하는 시도죠. 그러나 요즘 예매사이트를 보면 모든 공연에 다 50% 할인이 붙어 있고 온갖 할인 아이디어가 다 나오고 있어요.”(이) 표값을 할인가만큼 부풀리고 결국은 출혈 경쟁으로 제살을 깎아먹는 요즘 공연들의 할인 세태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메세나에서 출발한 사립극장의 ‘도발’이 공연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세안 경제통합’ 속도내는 中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을 앞마당으로 만들기 위한 중국의 노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이 6번째 보세항구로 광시(廣西)자치구 친저우(欽州)항을 선정했다고 3일 차이나데일리 등이 보도했다. 베트남 국경에 인접한 곳으로 중국 서남부 해안에 유일하게 마련된 보세구역이다. 중국은 친저우항이 향후 중국-아세안 국가간 경제협력 창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저우항은 아세안 각국의 국가급 항구인 베트남의 하이퐁, 홍가와 각각 120㎞와 160㎞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필리핀의 마닐라, 싱가포르와도 각각 836㎞와 1338㎞ 떨어져 있을 뿐이다. 이미 중·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해부터 가동되면서 중국은 아세안 10개국과의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철도를 새로 부설하고 도로를 닦는 등 애를 쓰고 있다. 다양한 교역 채널을 마련해 2010년까지 아세안 10개국과의 교역을 2000억달러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이로써 아세안을 둘러싼 일본과의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자유무역협정에서 한발 뒤진 일본은 지금 아세안과 사실상 경제 연방 구성을 추진중이다. 경제연대협정(EPA)을 통해 상품·서비스 교역의 자유화를 골자로 하는 자유무역협정과 자본투자·지적재산권·인적 이동의 자유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일본·아세안간의 EPA 협상이 타결되면 기술과 자본으로 밀어붙여 아세안에서 중국을 제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친저우 보세항구는 건설계획은 총 3단계로 이뤄져 있다.1단계는 올해 건설을 시작해 내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보세항구의 계획면적은 10㎢로 국제 중계, 국제 구매와 배송, 수출입과 중계무역, 수출가공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해안선 총 길이는 약 4.6㎞로 연간 화물 처리능력은 부산항의 절반정도인 약 64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광시자치구 발전개혁위원회는 “친저우항은 광시 북부만 경제구 난닝(南寧), 베이하이(北海), 친저우, 팡청항(防城港) 등 4개 도시의 중심에 놓여 있으며, 아세안 각국과의 교역에서 지리적인 우세를 갖고 있다.”고 자랑했다. 중국내 보세항구로는 상하이(上海) 양산(洋山)항, 톈진(天津) 둥장(東疆)항, 다롄(大連) 다야오완(大窯灣), 하이난(海南) 양푸(洋浦)항, 닝보(寧波) 메이산(梅山) 등이 있다. jj@seoul.co.kr
  • 남장여인에 홀린 아기엄마

    남장여인에 홀린 아기엄마

    9월7일 경남 진주경찰서엔 한통의 색다른 고소장이 들어와 경찰은 어떤 법을 적용해야 할지 몰라 목하 고민중.1백44명의주민들이 연명날인까지한 이 고소장의 내용은 슬하에 3남1녀를 둔 중년의 유부녀가 연하의 남장여인과 사랑에 빠져 남편과 자식을 팽개치고 가정을 버려두고 있으니 남장여인을 처벌하여 되돌아 오게해 달라는 것. 주민들이 남장여인 고발…증거없고, 처벌법 못찾아 온동네 참새아낙네들의 입에 벌써부터 오르내리고 있는 이 동성애의 주인공은 진주시 신안동 고순길(高順吉)씨(43·가명)의 아내 김선희(金善姬)여인(39·가명)과 떠돌이 남장여인 하점생(河点生·24·가명). 9일 경찰에 불려온 하양은『내가 남장을 하고 있어 남들은 동성연애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전혀 엉뚱한 소리이며 김여인과는 의형제를 맺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고씨는『6월 어느날 자기집 건넌방에서 두여자 남녀사이처럼 부등켜 안고 뒹굴며 교성을 지르는 것을 문틈으로 들여다 보았다』고 맞섰다. 또 하양이 세들었던 평거동3반 남(南)모씨 부부도 이들의 괴상한 정사를 알아채고 쫓아 냈다고 증언하고 있어 경찰은 심증은 가나 명확한 증거가 없는데다가 처벌할 법적근거마저 찾지못해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다. 두 여인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4월 어느날, 김여인이 동네 아낙네들과 어울려 양산통도사에 봄놀이 간 자리에서였다. 하양은 마침 이때 이 마을에 떠돌아 들어와 품팔이를 하던중 장구를 잘 치며 노래도 잘 불러 봄놀이의 흥을 돋구기 위해 한 자리에 끼였던 것. 여기서 김여인이 하양의 장구와 노래솜씨에 반했던지 그뒤 두여인의 사이는 갑자기 가까와져 의형제를 맺었다. 밭일, 농장일, 도로공사장일등 닥치는 대로 날품팔이를 해온 하양이 동네에서 10리나 떨어진 천전국민학교 울타리 공사장에 품팔이를 다닐때의 일이었다고 한다. 두여인이 사귀기 시작한지도 2달째에 접어든 어느날, 김여인의 간청에 못이겨 고씨는 방이 둘뿐인 초가집 건넌방을 하양에게 빌려주는데 동의했다. 남편과 자식 돌보지 않고 며칠밤씩 외박하기 일쑤 고씨가 아내의 행동에 대해 수상한 낌새를 느낀것은 하양이 고씨집에 들어오자마자부터였다. 별일도 없이 매일밤 하양의 방에 밤이 깊도록 있는 것도 이상하거니와 걸핏하면 건넌방에서 신음소리가나고 그러면 부리나케 아내가 달려가 밤이새도록 돌아오지 않는게 아내가 무엇이라 변명해도 이해할수 없었다. 그러던중 어느날 한밤중 잠결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에 문틈으로 하양의 방을 들여다 보았더니 망측한 짓이 벌어지고 있더라는 것. 그래도 못본체하고만 있다가 하양을 쫓아 내기로 결심한 것은 며칠뒤의 일. 공교롭게도 하양과 고씨가 함께 배탈이 났는데, 아내는 하양만을 손수레에 싣고 병원으로 데려갔다가 돌아오면서 자신에게는 약한봉지 사다주지않더라는 것. 그래서 아내가 여우에 홀렸다고 믿지않을래야 믿지 않을 수 없더라는 것이다. 고씨집에서 쫓겨난 하양은 평거동과 신안동의 이집 저집으로 옮겨 다녔고, 김여인은 하양을 따라, 다니며 마치 남편 대하듯 밥도 지어주고 빨래도 해주며 온갖 정성을 다했다. 남편과 3남1녀의 자식들은 거의 돌보지 않고 하양에게 달려가기가 일쑤였다. 이렇게 아내의 외도(?)가 잦아지자 집안이 엉망이 된것은 뻔한 일. 어머니를 잃다시피한 자식들 걱정, 꼴이 아닌 집안살림에 울화통이 터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같은 여자에게 미쳐 대장부인 남편을 마다한 아내와 아내를 홀려간 하양이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그래도 아이들과 집안일을 생각하여 아내와 하양을 만날때마다 아내가 제발 가정에 돌아오도록 애원했으나 아내의 나들이는 더욱 잦아져 낮이고 밤이고 불쑥 나갔다가 밤늦게나 새벽에 들어와 또 말없이 나가 버린다는 것. 때로는 며칠밤씩을 집에 돌아오지 않기가 예사라고 한다. “내 처 찾아내라” 남편 격분「정부(情夫)」아닌「정녀(情女)」와 난투도 한번은 나들이 차림을 하는 아내에게『어디 가느냐?』고 묻자『친정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기별이 와서 간다』고 대답하길래 억지로 친정인 하동까지 따라가 보았더니 장모는 위독하기는 커녕 쟁쟁하기만 하더라고. 그래도 고씨는 이 창피한 일을 사직당국에 호소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으나 8월23일 마침내 그럴수만은 없게하는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이날 어느 선술집에서 하양을 만난 고씨가 며칠째 집을 돌아오지 않는 아내의 행방을 따져 물었다. 『당신 부인이 어디갔는지 어떻게 내가 아느냐』고 시치미를 딱 잡아 떼는 하양을 격분끝에 술집밖으로 끌고 나와『내처를 찾아내라』며「택시」에 태우려다 주먹다짐이 벌어지고 만것. 이 싸움끝에 고씨도 머리가 깨져 피투성이가 됐지만, 아무리 남장여인 이지만 분노한 남자를 어떻게 당하랴 하양도 심하게 다쳐 중안동 어느 병원에 입원했다. 이 사건으로 하양이 전치2주의 진단서를 떼어 고씨를 걸어 폭행죄로 고소하자 고씨도 하양을 처벌해 달라고 고소한 것. 하양과 싸운뒤 고씨는 이웃의 귀뜀으로 본성동 성내여인숙에 있는 아내를 큰 아들(17)을 시켜 집에 데려왔으나, 김여인은 이튿날 새벽 또 집을 뛰쳐나가 영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지금이라도 아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고씨는 부모때부터 지금의 초가집에서 살아왔다. 20여년전 이웃마을에서 식모살이 하던 김여인과 결혼 3남(17살, 12살, 10살) 1녀(15)를 낳아 넉넉잖은 살림살이지만 그런대로 단란한 가정을 꾸려왔었다. 15년동안 말단공무원으로 근속해온 고씨는 그동안 모범공무원으로 내무부장관의 표창등 많은 표창도 받았으나 아내가 집을 뛰쳐나간뒤부터는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하양은 사천군 서포면이 고향. 아버지는 아직 고향에 살아있으나 어머니는 6살때 잃었다. 하나뿐인 언니(38)는 출가하고 없어 생활고로 2년전에 가출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진주(晋州)=김용기(金容基)기자> [선데이서울 71년 9월 19일호 제4권 37호 통권 제 154호]
  • 템플스테이의 재발견

    템플스테이의 재발견

    휴가철을 맞아 전국의 각 사찰들이 다양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마련, 손님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25일 현재 7∼8월 템플스테이를 운영한다고 발표한 사찰은 지난해보다 20여곳이 늘어난 87곳.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찰도 25개나 된다(홈페이지 www.templestay.com 참조). ●휴가철 사찰 87곳서 손님맞이 한창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이 늘어난 것과 함께 프로그램도 천차만별. 휴식형에서부터 수행과 불교의식에 직접 참여하는 체험형, 생태공부 등 다양하다. 일부 사찰에선 고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와 ‘○○ 사찰’하면 ‘○○ 템플스테이’를 떠올릴 만큼 유명해진 프로그램도 적지않다. 단기 출가로 스님들의 생활과 수행을 체험하는 오대산 월정사, 새벽 숲길을 걸으며 자신을 찾아보는 해남 대흥사, 춤 명상으로 널리 알려진 김제 금산사, 차 만들기로 이름난 문경 대승사, 어린이 한문교실로 인기 높은 해남 미황사, 능가산을 트레킹하면서 숲을 체험할 수 있는 부안 내소사가 대표적인 사찰들이다. 신도들과 일반인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기 위한 이색 템플스테이도 다양하게 등장했다. 한지공예와 단청을 가르치는 강화 전등사, 음악과 함께하는 서광사, 백련꽃길 걷기와 숲속명상의 공주 영평사, 사찰 주변의 야생화를 보고 익히는 생태체험의 서산 부석사 말고도 부산 홍법사에선 ‘숲속의 놀토학교’, 영월 법흥사는 ‘몽당연필’ 프로그램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이밖에 사찰이 지닌 독특한 자원들을 활용한 ‘불교문화체험형’도 늘었다. 참선·명상으로 유명한 서울 길상사와 해남 미황사, 영동 반야사가 대표 사찰. 김제 금산사에선 차밭 체험을 할 수 있고, 구례 화엄사에선 화엄석경 탁본도 할 수 있다. 이같은 사찰들이 마련하는 템플스테이는 대부분 새벽 예불 참여부터 시작해 체조와 참선, 아침 6시 공양과 자유시간으로 짜여지며 발우공양과 채식은 기본이다. 해남 대흥사는 남도문화 공부, 경주 기림사는 경주 문화유적지 탐방, 서산 부석사는 천수만 철새 감상, 밀양 표충사는 폭포 참선을 내놓았다.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쩍 늘어난 것도 특징. 강화도 연등국제선원과 봉은사, 묘각사, 홍법사, 조계사, 삼화사, 골굴사, 전등사 등에선 외국인만을 위한 행사가 별도로 열린다. 이 가운데 연등국제선원은 성철 스님이 생전 강조했던 아비라 기도를 비롯해 3000배 참회기도, 발우공양을 진행한다. ●조계사·전등사 등에서 외국인 프로그램도 한편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25일 템플스테이 참가자가 2004년 3만 6902명에서 2005년 5만 1561명,2006년 7만 914명, 지난해 8만 1652명으로 매년 40% 이상씩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외국인도 1만 3533명으로 처음 1만명을 돌파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출가·수행 뒷얘기 책으로 펴낸 비구니 광우

    출가·수행 뒷얘기 책으로 펴낸 비구니 광우

    ‘최초의 비구니 강원 졸업생’‘4년제 정규대학을 마친 최초의 비구니’‘종단 사상 첫 명사(明師)품계를 받은 비구니’…. 1958년 서울 삼선동에 정각사를 세워 50년간 그곳에 주석하며 포교와 수행에 매진해온 비구니 광우(光雨·83) 스님. 그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각종 ‘최초’의 수식어가 진진하다. 종단에서 비구니의 위상이 일천하던 시절 출가해 ‘나 한몸부터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흐트러지지 않는 수행 본분을 지켜온 한국 비구니계의 산증인. 출가 70년(내년), 포교 50년을 계기로 출가부터 지금까지의 고된 세월을 돌아본 구술 회고록 ‘부처님 법대로 살아라’(조계종출판사) 출간에 맞춰 17일 정각사를 찾은 기자들에게 노 스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들려주는 설법보다 보여주는 설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어요. 부처님 법대로 살자면 바른 믿음과 바른 수행, 즉 정신(正信) 정행(正行)이 으뜸 덕목이겠지요.” 속가의 아버지는 다름아닌 궁내부 주사를 지내다 출가한 혜공 큰 스님. 속가의 어머니 역시 광우 스님과 함께 출가한 명성 스님이니 무남 독녀인 스님 자신을 비롯해 온 식구가 부처님 제자인 셈이다. ●아버지·어머니도 모두 출가 “원래 사범학교에 진학해 선생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시절 공부를 너무 못해 학교에서 원서조차 써주지 않더군요. 공부를 더하고 싶어 아버지 큰 스님이 계시던 남장사에 들렀다가 발심, 직지사에서 출가했지요.” 학교 공부는 거의 꼴찌였는데 웬만한 불경과 염불은 한 번만 들어도 쏙쏙 머리에 박혔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스님이다. “아버지 큰 스님은 마음이 활짝 열린 분이셨어요.1930년대에 남장사에 비구니 강원을 처음 만들었으니 우리 역사상 최초의 비구니 강원이지요.” 스님은 그렇게 비구니론 처음으로 아버지 큰 스님이 세운 남장사 강원에서 공부를 했던 것이다. ●일제때 정신대 징집 피해 혼인한 비구니도 “강원공부를 하던 때는 일제 정신대에 끌려갈 것을 우려한 비구니들이 환속하거나 스승들이 나서 비구니 제자들의 혼인을 시킬 만큼 상황이 어려웠어요. 저만 남아 공부를 계속했지요.” 6·25전쟁 중 1952년 부산 피란시절 동국대 불교학과에 입학, 비구니 최초의 정규대학생이란 기록도 남겼다. 나중에 서울로 와 졸업 때까지 상고머리와 군복으로 몸을 가려 남장한 채 어렵게 학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한국불교를 세계불교의 텃밭으로 가꾼다.’는 뜻을 세워 단층 개인집을 사들여 포교당으로 세운게 정각사. 전국을 통틀어 변변한 포교당이라곤 손꼽을 정도인 시절이었으니 법회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게 당연했다. “주말이면 어린이, 중·고교생, 대학생은 물론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어요.19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말까지 이름만 대면 대뜸 알 수 있는 유명인사들도 숱하게 정각사의 법회를 거쳐갔지요.”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미산 스님을 비롯해 젊은 스님들의 유학 비용을 줄곧 댄 것도 불교계에선 유명하다. 아버지 큰 스님의 영향 때문일까, 특히 비구니의 처우와 실력 기르기에 일찍부터 관심이 많았다. 지금 전국비구니회장을 맡고 있는 명성 스님과 함께 비구니모임인 우담바라회 결성을 주도해 결국 2004년 서울 서초동에 비구니회관 건립을 이끌어낸 주인공. 전국비구니회의 2대 회장을 지냈고 지난해에는 승랍 40년 이상의 비구니에게 주는 ‘명사(明師)’법계를 비구니사상 처음으로 받았다. 50년 전의 가구며 용기들을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써 제자들에게 ‘구두쇠’ 소리를 듣기도 한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어디를 가도 예불을 절대 거르지 않는다. 심지어 병원에 입원해서도 예불만큼은 꼭 해야 할 원칙이다. 그런 서릿발 같은 용맹심과 원칙 때문일까, 제자들의 법명에도 꼭 ‘정(正)’자를 쓴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멀찌감치 앉았던 상좌 정목 스님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귀띔을 한다.“상좌(제자)들이 서울시내 모 호텔에서 스님과 인연 있는 인사 200여명을 초청하는 출판기념회 날짜까지 잡았는데 스님이 ‘무어 대수롭다고 출판기념회를 해 더럽히려 드느냐.’고 호통을 치시는 바람에 야단만 맞고 취소했어요. 스님 생전에 출·재가자들이 함께 모일 마지막 자리로 생각했는데….”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토요영화] 밤은 부드러워

    ●밤은 부드러워 (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25분) 딕 다이버(제이슨 로바스)는 정신질환에 걸린 니콜 워런(조안 폰테인)을 치료하다 그녀에게 매력을 느껴 결혼까지 하게 된다. 부부로 평온한 일상을 이어가던 이들은 로즈마리가 나타나면서 위기를 맞는다. 딕이 해변에서 우연히 만난 배우 로즈마리(제니퍼 존스)와 사랑에 빠지고마는 것. 로즈마리와 점점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된 딕은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고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그 다음 순간 그를 찾아온 것은 원망과 질책이 아니라 충격적인 이별 통고였다. 어느새 건강을 되찾은 부인 니콜은 그에게 “토미(세자르 다노바)를 사랑하며 그와 재혼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헨리 킹 감독의 영화 ‘밤은 부드러워’(1962년)는 원작소설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자전적 경험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피츠제럴드는 아내 젤다의 정신질환이 악화되고 자신의 건강도 나빠지자, 힘겨운 상황을 이겨 내기 위해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7년 만에 완성한 소설에는 1차 세계대전 이후 기성가치가 무너져 가는 역사적 전환기 속에서 한 남자가 겪어야 했던 정신적 방황이 절묘하게 묘사돼 있다. ‘위대한 개츠비’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 영화는 피츠제럴드의 영혼과 신념이 잘 녹아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감독은 임종 직전의 피츠제럴드를 영화로 옮긴 ‘사랑의 흔적’을 만들었을 만큼 작가의 생애에 관심이 많았다. 원작소설을 최대한 충실히 영화에 옮긴 것도 그런 까닭에서이다. 헨리 킹 감독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도제 시스템을 통해 연출가로 성장한 덕분에 착실히 시대의 흐름에 보조를 맞추는 작품세계를 구사해 왔다.‘정오의 격전’‘건파이터’ 같은 서부극을 비롯해 전쟁영화, 누아르 액션 영화에 이르기까지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거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작품을 내며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온 감독으로 꼽힌다. 그런 그가 특히 두각을 나타낸 장르는 멜로극. 이 영화는 물론이고 ‘킬리만자로의 눈’‘태양은 또 떠오른다’‘사랑의 흔적’ 등에서 그는 멜로 거장으로서의 면모를 톡톡히 선보였다.‘밤은 부드러워’는 일련의 작품군에서도 두고두고 대표작으로 꼽히는 멜로물이다. 원제 ‘Tender is the Night’,142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서울, 무공해 전기버스 달린다

    서울, 무공해 전기버스 달린다

    서울시는 유가 ‘150달러 시대’가 지속될 우려가 커짐에 따라 기름값과 오염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대중버스를 적극 도입키로 했다. 도입되는 버스는 전기배터리버스와 압축천연가스(CNG) 하이브리드버스 등이다. 전기버스는 서울의 도로 환경 등을 감안, 장·단점 논란이 있었지만 오염을 제로화한다는 측면에서 도입이 결정됐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9일 현대자동차와 대우버스 등과 ‘차세대 친환경 시내버스 개발과 보급’ 협약을 체결한다고 8일 밝혔다. 유가 급등을 감안한 중장기적 대중교통 전략이다. ●세계 최초… 2개 노선에 1대씩 투입 시는 이에 따라 전기버스,CNG 하이브리드버스 등 차세대 친환경버스 기술을 공동 개발해 보급키로 했다. 경유 등의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발생하는 질소산화물과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조치이다. 시는 우선 9일부터 세계 최초로 천연가스를 주연료로 사용하는 CNG 하이브리드 버스 2대를 노선에 투입한다. 상진운수 2102번 노선(중랑 차고지∼화랑대역)과 대진여객 110번 노선(정릉∼동대문구청)이다. CNG 하이브리드 버스는 제동시 발생하는 감속 에너지를 다시 전기로 회수, 차량 시스템 유지와 모터 재시동에 사용함으로써 기존 경유 버스에 비해 유해 배기가스를 20% 이상 줄이고 연비도 대폭 개선한 것이다. 또 5초 이상 버스가 정지하면 자동적으로 공회전을 차단하는 ‘회생제동 기능’으로 배출가스와 연료낭비 등을 최소화하고 정체 구간에서 느끼는 소음과 차량 진동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또 앞으로 5년 안에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공해 전기 시내버스’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현대차·대우버스가 이 사업에 참여한다. 이 버스는 그동안 노선의 굴곡에 따른 엔진의 힘, 노선길이 대비 전기 충전량 부족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전기배터리를 몇개씩 구비해 교환하는 방법으로 이를 해소하기로 했다. ●친환경버스 구매 예고제 도입 시는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 친환경 버스 제작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의 제품을 적극 구매하는 ‘친환경 버스구매 예고제’를 도입키로 했다. 시는 이들 버스 제작업체에 버스의 단계적 도입을 약속하고 제작업체는 제품판매 걱정 없이 저공해 기술개발과 실용화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시 채희정 저공해사업담당 과장은 “규제 일변도의 저공해 차량 개발정책으론 온실가스 문제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시는 CNG하이브리드버스, 전기버스 등을 도입하고 친환경버스 제작기술의 발전을 위해 ‘친환경버스 구매예고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친환경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서울, 무공해 전기버스 달린다

    서울, 무공해 전기버스 달린다

    서울시는 유가 ‘150달러 시대’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기름값과 환경오염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대중버스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도입되는 버스는 전기배터리버스와 압축천연가스(CNG) 하이브리드버스 등이다. 전기버스의 도입은 서울의 도로 환경 등을 감안, 장·단점 논란이 있었지만 오염을 ‘제로화’한다는 측면에서 도입이 결정됐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9일 현대자동차, 대우버스 등과 ‘차세대 친환경 시내버스 개발과 보급’ 협약을 체결한다고 8일 밝혔다. 유가 급등을 감안한 중장기적 대중교통 전략이다. 시는 우선 9일부터 세계 최초로 천연가스를 주연료로 사용하는 CNG 하이브리드 버스 2대를 노선에 투입한다. 상진운수 2102번 노선(중랑 차고지∼화랑대역)과 대진여객 110번 노선(정릉∼동대문구청)이다. CNG 하이브리드 버스는 제동시 발생하는 감속 에너지를 다시 전기로 회수, 차량 시스템 유지와 모터 재시동에 사용함으로써 기존 경유 버스에 비해 유해 배기가스를 20% 이상 줄이고 연비도 대폭 개선한 것이다. 또 5초 이상 버스가 정지하면 자동적으로 공회전을 차단하는 ‘회생제동 기능’으로 배출가스와 연료낭비 등을 최소화한다. 서울시는 또 앞으로 5년 안에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공해 전기 시내버스’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현대차·대우버스가 이 사업에 참여한다. 이 버스는 그동안 노선의 굴곡에 따른 엔진의 힘과 전기 충전량 부족 등의 문제점을 차세대 전기배터리를 이용, 해결하기로 했다. 시는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 친환경 버스 제작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의 제품을 적극 구매하는 ‘친환경 버스구매 예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시 채희정 저공해사업담당 과장은 “CNG 하이브리드버스, 전기버스 등을 도입하고 친환경버스 제작기술의 발전을 위해 ‘친환경버스 구매예고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친환경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국판 캣츠. 세 고양이 주목!

    한국판 캣츠. 세 고양이 주목!

    이번에는 ‘한국 고양이’들의 공습이 시작된다.1981년 런던 초연 후 27년간 30개국 300여개 도시에서 14개 언어로 공연된 ‘캣츠’가 9월부터 한국어 공연을 선보인다. 현재 서울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오리지널팀이 8월31일 물러간 뒤 한국 배우들이 바통을 이어받는 것. 한국판 ‘캣츠’의 캐스팅은 일반 관객에겐 ‘의외’일 수 있다. 명곡 ‘메모리’로 유명한 그리자벨라로 낙점된 옥주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낯선 이름이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잘 알려진 스타보다 철저히 ‘고양이’가 될 수 있는 배우들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 이색출연자들을 미리 만나봤다.10년간 조연으로 발품 팔다 그리자벨라로 떠오른 신영숙, 국내 정상급 발레리노 생활을 접고 뮤지컬에 입문한 정주영, 뮤지컬 출연 세 편 만에 ‘캣츠’의 최고인기남 ‘럼텀터거’를 꿰찬 샛별 김진우가 그 주인공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철학책 쌓아놓고 내면 공부중” “그리자벨라 역을 맡아 무슨 스타가 될 거라 생각하진 않아요. 그리자벨라는 유명한 곡을 부를 뿐 ‘캣츠’는 모두가 주인공이거든요. 지금껏 거쳐왔던 모든 역할이 소중했던 것처럼 나 스스로 충실해야겠다 생각할 뿐이죠.” 뮤지컬 ‘캣츠’를 모르는 사람도 ‘메모리’는 안다. 늙고 쇠락한 암고양이 그리자벨라가 아름다웠던 과거를 회상하며 부르는 이 노래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조니 마티스 등 전세계 유명가수들에 의해 180여회 녹음되며 ‘캣츠’의 상징이 됐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두 명의 그리자벨라가 이 노래를 부른다. 옥주현, 그리고 데뷔 10년간 조연으로 더 많은 발품을 팔아온 신영숙(33)이다. 그는 이번 오디션에서 연출가 조앤 로빈슨에게 “세계적인 수준의 음색과 발성을 갖추고 있다.”는 찬사를 들었다. 1999년 뮤지컬 ‘명성황후’의 손탁 여사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 서울예술단을 나온 이후 ‘헤어스프레이’의 모터마우스,‘나쁜 녀석들’의 뮤리엘로 열연했다. 그러나 일반 관객에게 신영숙이라는 이름은 낯설다.“다들 배역으로는 기억을 하시는데 제 이름은 기억을 못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좌절도 많았죠. 정말 하고 싶은 역할이 있어 오디션을 잘 봐도 인지도가 없어서 떨어지곤 했어요. 제 역할에 만족하지 않은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이름이 알려져야 하고 싶은 역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요즘 연기나 노래 연습보다 내면 공부에 한창이다.“오디션을 볼 때 연출가가 그리자벨라에 대해 30분도 넘게 설명했어요. 그걸 듣고 있으니 요즘 배우들은 너무 기능적으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연륜 있는 역할을 맡은 만큼 철학책이나 창의력에 관한 책을 쌓아놓고 보고 있습니다.” ■”완벽한 고양이되기에 몰두” ‘15년간 발레리노로 살아오신´ 정주영(30)이 뮤지컬 인생을 시작한다. 국내 정상급 솔리스트로 활동해온 그가 이제 발레단과 작별을 고하고 ‘캣츠’의 악당 고양이 매캐버티 역을 맡아 뮤지컬 배우로 전향하는 것. 정주영의 뮤지컬에 대한 동경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계원예고 재학 시절부터 연극영화과 친구들을 건너다보며 꿈을 키워온 것. 조승우와 최재웅 등이 당시 그의 1년 후배였다.“그 친구들이 무대에 서는 걸 보고 맘에 뒀었죠. 하지만 발레를 사랑하는 마음과 감히 내가 도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했어요.” 그러던 그가 3년 전 변신을 결심했다. 뮤지컬 배우 홍경수로부터 보컬 훈련을 받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무용계 내부의 반응은 어땠을까.“발레로 자리잡고 왜 나가냐, 다 키워놨더니 딴 길로 도망가는구나 하고 섭섭해하는 선생님들도 계셨어요. 죄송할 뿐이었죠.” 뮤지컬의 꿈을 키우게 했던 후배들은 응원과 우려를 동시에 보냈다. 마침 며칠 전 그는 극장에서 조승우와 최재웅을 만났다.“승우는 ‘힘들어. 생각 다시 해봐. 형은 발레하는 게 제일 멋있어’하더라고요. 재웅이는 ‘형, 뭐하는데요?’ 그래서 ‘캣츠’라고 했더니 ‘브라보∼’라고 외쳐줬어요.”‘캣츠’로 뮤지컬에 첫 도전장을 날리는 그의 목표는 오리지널 배우보다 더 완벽하게 캐릭터를 구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춤과 노래도 중요하지만 그는 요즘 ‘캣츠´의 관건인 ‘완벽한 고양이로 거듭나기’에 몰두하고 있다.“사람들이 ‘캣츠´를 보고 가장 감탄하는 건 ‘이건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다´라는 느낌 때문이에요. 그래서 요즘 유튜브에서 고양이 동영상을 검색해보는 게 일이에요. 한 마리 키워볼까도 고민 중이고요.” ■”오리지널 공연DVD 보고 또 보고” ‘캣츠’의 럼텀터거는 암고양이들을 녹이는 최고의 ‘섹시남’이자 여성관객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는 ‘인기남’이다.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탐낼 이 배역을 이제 막 세 편의 뮤지컬을 맛본 신인이 꿰찼다. 지난해 ‘댄서의 순정’의 앙상블에서 단숨에 ‘풋루스’의 주인공 렌과 ‘그리스’의 주역 대니로 뛰어오른 김진우(24)다. 185㎝의 키에 매력적인 외모를 지닌 김진우는 연출가 조앤 로빈슨에게 오디션 30초만에 럼텀터거로 낙점됐다. 동료나 선배들의 질시는 없을까.“농담으로 선배들이 ‘야, 너는 이렇게 빨리 올라오냐, 너무 잘 나가는 거 아냐.’라고도 하세요. 그럼 ‘아이, 왜 그러세요∼저도 이제 잘 해야죠.’하며 술자리에서 풀곤 하죠.” 고생 한번 안 해봤을 것 같은 얼굴이지만 그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 다양한 경험 덕분이다.“제가 재미있게 살아온 걸 연기로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군밤장사에 신문판촉도 해봤고, 물티슈·커피자판기 지사를 운영하며 수십개의 거래처도 뚫어봤죠.” 그렇게 번 돈으로 군대 제대 후 재작년부터 하루 12시간씩 연기와 보컬, 현대무용 레슨을 받았다. 스스로 ‘느끼한’ 구석이 있다고 말하는 이 배우는 요즘 수십번씩 ‘캣츠’의 오리지널 공연 DVD를 돌려본다.“허리돌리기, 가슴떨기를 잘해야겠더라고요.”(웃음) 굳이 연기하지 않아도 섹시한 매력이 배어나와야 할 역할이라 부담이 적지 않다.“럼텀터거는 반항아적이고 섹시하고 느끼하죠. 표정에서부터 제스처 하나에까지 그런 느낌을 살리고 싶은 게 제 욕심이에요. 그래서 부담 반, 행복 반이지만 부담 되는 만큼 잘 해낼 자신도 있어요.”
  • 국제뮤지컬페스티벌

    국제뮤지컬페스티벌

    “뮤지컬 도시 대구로 오세요∼” 올해로 2회를 맞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17일부터 새달 7일까지 펼쳐진다. 지난해엔 1만 8000명의 관객이 다녀가는 ‘기록’을 세웠다. 집행위원회 측은 서울 다음으로 많은 대구의 관객수요와 2011년 들어설 뮤지컬 전용극장 등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 대구를 아시아의 뮤지컬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공식초청작 6편과 창작지원작 3편이 소개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비롯, 대구 시내 주요 공연장과 동성로 일대에서 볼 수 있다. 개막작과 폐막작은 모두 국내 처음 소개되는 해외 작품이다. 개막작 ‘유로비트’(18∼22일)는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작품으로,9월 런던 웨스트엔드 공연에 앞서 대구에서 먼저 선보인다. 유럽 10여개국의 노래 콘테스트로 진행되는 이 작품에는 남경주, 최정원, 김선영, 조정석 등 국내 인기 뮤지컬 배우들도 출연한다. 폐막작인 ‘버터플라이’(7월 4∼6일)는 중국이 해외 시장을 겨냥해 만든 대형 뮤지컬.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제작한 연출가 질 마으가 연출을 맡았다. 이밖에 ‘오디션’ ‘강아지똥’ ‘소리도둑’ ‘만화방미숙이’ 등이 관객을 찾아간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을 뮤지컬로 옮긴 ‘마이 스캐어리 걸’(7월 5∼6일)이 창작지원작으로 뽑혀 공연된다.‘시간에’ ‘포에버’도 창작지원작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축제 속 축제’도 있다.18일부터 7월4일까지 열리는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에서는 전국 8개 대학팀이 참가해 ‘레미제라블’ ‘캣츠’ ‘렌트’ 등 해외작품 6편과 2편의 창작극으로 기량을 겨룬다. 주최 측은 올해 축제에서 세 작품을 묶은 패키지 티켓값을 10만원에 제공하는 등 표값 부담을 크게 낮췄다. 내년부터는 영화관람료 수준으로 끌어내려 관객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6∼7월 열차 승차권 소지자는 2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경기도 민원처리 빨라졌다

    경기도를 비롯한 도내 기초자치단체의 민원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스피드민원처리제’ 도입과 함께 각종 규제를 개선하는 등 고객만족의 행정을 추진하면서 민원처리 지연이라는 병폐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물류단지 지정에 소요되는 기간이 3개월에서 10일로 크게 줄었다. 그동안 물류단지로 지정받으려면 개발계획서 작성→도시기반 계획변경→그린벨트 해제절차 이행→물류단지 지정신청→관계기관 협의→물류정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3개월이 걸렸다. 민원인으로선 적지 않은 시간적, 경제적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개발계획서가 접수되면 곧바로 실국별로 심의를 동시에 진행,10일 안에 지정을 완료하도록 했다. 교통영향평가심의 기간도 45일에서 21일로 단축했다. 행정심판위원회의 민원처리 기간도 4∼5개월에서 3개월로, 건축위원회 심의기간은 40일에서 29일로 줄였다. 올 들어 3월말까지 도에서 처리한 유기한 민원은 모두 3684건으로 1건당 평균 4.6일이 걸렸다. 이전에는 두 배 이상인 9.1일이 걸렸다. 이 가운데 법정처리기한이 20일인 운행차 배출가스 정밀검사 지정사업자 신고는 평균 2.6일 만에 처리됐다. 또 처리기한이 26일인 건설업 등록도 평균 6.1일 만에 끝냈다. 김종규 경기도 민원담당은 “법정 처리기한(2일 이상)이 정해져 있는 266종의 사무를 대상으로 처리기간을 단축한 직원에게 마일리지를 부여하고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스피드 민원처리제’를 도입,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군포시도 이와 비슷한 ‘스피드마일리지제’를 운영해 민원처리기간을 단축시켰다. 화성시는 각 부서 인·허가 담당자 25명으로 구성된 ‘민원실무종합심의회’를 운영해 민원처리 시간을 20% 단축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안산시는 24시간 민원을 처리하는 ‘원더풀 25시 민원감동센터’‘24시 여권발급센터’ 등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안산시는 복합적 민원 등에 대해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민원즉심담당제’를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민원접수 30분 안에 출동,3시간 안에 처리한다는 목표로 ‘8272팀’과 ‘3S고객만족팀’을 운영하면서 공무원들이 달라졌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근현대 희곡 3편 재해석

    30대 젊은 연출가들은 고전을 어떻게 해석할까. 새달 8일부터 29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선보이는 ‘젊은 연극인들의 고전 넘나들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한국연극협회와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주최하는 이번 무대는 한국연극 100주년 기념사업 두번째 무대로 마련된 것. 김우진의 ‘산돼지’(8∼14일), 박승희의 ‘고향’(17∼22일), 유치진의 ‘원술랑’(25∼29일) 등 국내 근현대 희곡 세 편이 소개된다. 공연단체선정위원의 공모 및 심사를 거친 김수연, 이정하, 신용한 등 세 명의 연출가가 작품의 재해석을 시도한다. 동학을 주제로 한 김우진의 ‘산돼지’는 집돼지처럼 무기력한 1920년대 젊은이들의 고뇌를 담았다. 박승희의 ‘고향’은 궁핍한 식민지 현실을 살아가는 탄광촌 사람들의 체념과 비극적인 선택을 그린 작품.1950년 국립극장 개관작인 ‘원술랑’은 당시 일주일새 5만명이 들어 신극 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했던 화제작. 이들 세 연출가는 당대 인물들에게 느끼는 공감과 연민을 나름의 무대언어로 풀어 낸다. 전석 1만원.(02)744-030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1960년대말 재일동포 애환… 객석도 뭉클

    1960년대말 재일동포 애환… 객석도 뭉클

    할 일 없는 사내들은 철판에 곱창을 구워 먹는다. 아낙들은 쇳내가 나는 수돗가에서 설거지를 한다. 낡은 함석 지붕 위로 지나가는 비행기 굉음이 질곡처럼 드리우는 곳. 한국말과 일본말이 아무렇게나 차려놓은 밥상처럼 섞여드는 곳. 이곳은 1960년대 말 일본 간사이 지방에 엎드려 살던 재일교포들의 살림처, 용길이네 곱창집이다. 연극 ‘야키니쿠 드래곤’(25일까지·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의 풍경은 이렇게 시작한다. 태평양전쟁에서 왼팔을 잃고 일본에 자리를 잡은 용길. 전처와 낳은 딸 시즈카·리카, 후처인 영순의 딸 미카, 영순과의 사이에서 난 아들 도키오와 함께 곱창집을 운영한다. 사계절을 보내며 세 딸은 제 짝을 찾아 일본, 한국, 북한으로 각각 떠난다. 날마다 학교에서 상처투성이가 돼 돌아오는 아들은 여느날처럼 지붕 위에 올라갔다가 그림처럼 떨어진다. 한편 일본 당국은 용길이가 제값 주고 산 옹색한 땅을 ‘국유지 점거’라며 빼앗으려 한다. 한·일 배우들이 함께 극을 이끌어가고 자막도 한국어와 일본어가 번갈아 나오는 ‘야키니쿠 드래곤’은 한국인도 일본인도 못된 채 이국땅에서 살아야 했던 재일동포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린다. 비관적 현실 속에서도 의지로 낙관하는 인물들을 보는 마음은 뭉클하다. 이들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패악도 부리고 오열도 한다. 객석에서 참았던 울음이 터지는 지점은 침묵을 지키던 아버지의 속내가 비로소 드러날 때. 땅도 자식도 팔도 모두 잃은 용길은 절규한다.“일하고 일하고 일만 하다가….” 한번 터진 울음을 그칠 줄 모르는 용길역의 신철진, 커튼콜 때도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미처 지우지 못한 미순역의 고수희는 극에 또렷한 인상을 남긴다. 그리고 처음 왔던 것처럼 빈 수레를 끌고 떠나는 가족 위로 축복처럼 벚꽃이 내린다. 이 연극은 영화 ‘피와 뼈’의 작가로 유명한 재일교포 출신 극작가 정의신(51)과 한국의 연출가 양정웅(40)이 한·일합작으로 만든 작품. 실제로 오사카 인근 국유지에서 고물상집 아들로 살았던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을 극에 녹여낸 정의신의 체취가 뚜렷하다. 반면 상대적으로 스타일리스트적 면모가 강한 양정웅 특유의 연출색이 그리 드러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02)580-130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최·강 라인, 환율읽기 ‘5대 미스’

    최·강 라인, 환율읽기 ‘5대 미스’

    수출기업인 삼성전자는 올해 원·달러 환율을 930원으로 해서 사업계획을 짰다. 그런데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수출가격 경쟁력이 생겨서 큰 이득을 볼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 박영주 차장에 따르면 환율이 940원이 되면 삼성전자는 연간 2750억원의 추가 이익을 본다.1040원대의 환율이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추가 이익은 3조 250억원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환율 상승은 수출에 덕이 된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지난 20일 중소기업중앙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환율상승에 따른 구제책을 요구했다. 중앙회는 환헤지 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했는데 환율 급등으로 손해를 봤다며 금융당국에 대책을 요구했다. 일부 중소업체들은 환율상승(원화 약세)을 지지하는 최중경 차관과 강만수 재정부 장관을 원망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강 장관과 최 차관이 경제 현장을 3∼10년 정도 떠나있는 동안 금융·외환시장의 환경과 흐름이 엄청나게 변화했는데 그것을 간과한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린다.‘최-강 라인’이 간과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5가지 환율을 둘러싼 변화된 현실을 짚어본다. 첫째 ‘최-강 라인’은 최근 2∼3년 사이에 유행한 환헤지 상품인 ‘키코(KiKo)’의 폭발력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키코(녹인녹아웃·Knock In-Knock Out)는 2005년에 본격적으로 시중 은행이 판매한 옵션거래 상품. 특정한 환율의 범위를 정해놓고 환율이 그 범위 안에서 움직일 경우 미리 정한 고정 환율로 달러를 팔아 환위험을 회피하는 상품이다. 그런데 환율이 단기급등해 계약 범위를 웃돌 경우(Knock Out) 계약하면 약정액의 2∼3배, 많게는 5배까지 달러를 구해서 고정 환율로 팔아야 한다. 이를테면 기업이 수출대금으로 받을 20만달러를 900∼970원을 범위로 하는 키코 상품에 가입,2배 규모로 달러를 팔기로 했다면 환율이 급등해 1000원이 됐을 때는 40만달러를 팔아야 하는 것이다. 즉 환율상승에 대한 과실도 못따고, 별도로 20만달러를 구해 팔아야 하는 만큼 손해가 발생한다. 기업이 투기적 수준의 환헤지를 시도했다는 비난은 별도의 문제다. 금감원에 따르면 22일 현재 키코로 손실을 공시한 기업이 16개에 이르고 피해 규모는 2328억원이나 된다. 피해 규모는 최대 2조 5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둘째 40조원가량 조성돼 있는 해외펀드의 80%가 환헤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강 라인’은 제대로 파악했느냐는 문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펀드운용사들은 환헤지 비용 증가로 증거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마진콜’에 시달렸다. 이것이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김 모씨는 최근 손실이 난 해외펀드(1억 5000만원 투자)의 만기를 1년 더 연장하려고 하자 판매사에서 2200만원의 환헤지 비용을 추가로 내라고 했다. 환헤지를 하지 않고 주식투자를 하는 선진국과 다른 투자 행태가 환율이 상승하자 화를 입은 것이다. 셋째 최근 5년 사이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과 내수가 ‘완전히’ 단절됐다는 것을 간과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90년대까지만 해도 수출이 잘되면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고 일자리도 늘어나 내수도 살아났지만, 이제는 수출기업들이 필요한 중간재를 모두 수입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환율상승이 국내경제 성장에 크게 이바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환율 상승이 물가급등을 야기해 양극화를 심화시킨다고 덧붙였다. 넷째 수출기업 입장에서도 더 이상 환율상승이 수출증대의 주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기술력과 새로운 시장 확보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다. 다섯째 ‘최-강 라인’은 국제유가가 13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예상은 하지 못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수정한 2008년 경제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전망한 연평균 유가는 81달러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평균 유가는 5월 현재 배럴당 98.91달러로 이미 100달러에 육박했다. 두바이유도 13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상승은 인플레이션을 폭발 직전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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