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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 김준수 & 브래드 리틀 인터뷰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 김준수 & 브래드 리틀 인터뷰

    ●조성모 뮤직비디오 ‘아시나요’서 모티브 데뷔 때부터 영화를 능가하는 규모의 뮤직비디오로 주목받았던 가수 조성모의 10년 전 3집 타이틀 곡 ‘아시나요’를 기억하는지. 좀 더 추억을 되살려 보자. 1967년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아시나요’ 뮤직비디오에는 어린 한국 병사 조성모와 베트남 소녀역의 배우 신민아의 애절한 눈빛 교환 장면이 나온다. 고작 7초다. 하지만 7초의 힘은 컸다. 이 장면은 10년 뒤 창작 뮤지컬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룹 JYJ의 김준수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오페라의 유령’의 펜텀 역으로 1000회 이상 공연한 브래드 리틀 주연의 뮤지컬 ‘천국의 눈물’은 이 장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다음 달 1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는 ‘천국의 눈물’의 두 주인공 김준수(24)와 브래드 리틀(47)을 지난 10일 서울 예장동 남산창작센터에서 만났다. 김준수는 베트남에 파병된 한국군으로 우연히 만난 베트남 여인 ‘린’과 운명을 뛰어넘은 사랑에 빠지는 ‘준’ 역을, 브래드 리틀은 권력을 이용해서라도 사랑하는 여자 린을 지키고 싶어 하는 미군 장교 그레이스 대령 역을 맡았다. 김준수는 그룹 동방신기와의 갈등을 둘러싼 심정 등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브래드 리틀은 이름 때문에 국내에서 ‘빵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하다. →‘천국의 눈물’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나. 김준수 ‘천국의 눈물’은 한국에서 만든 창작극이고 초연 작품이다. 기존 작품들과 달리 나와 있는 게 없기 때문에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처음에는 이러한 점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음악에 끌렸다. 이런 멋진 음악 안에서 연기하고, 노래하고 싶었다.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을 비롯해 ‘지킬 앤드 하이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브로드웨이 유명 연출가 가브리엘 베리 등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브래드 리틀 한국에서 한국 배우들과 함께 공연하고 연습하는 과정은 가히 환상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연습과정에서 한국 배우들에게 가르쳐 주거나 아이디어를 주곤 하느냐고 묻는다. 내가 가르쳐 주는 것보다 준수씨나 다른 한국 배우들로부터 색다른 스타일, 연기, 느낌 등을 많이 배우고 있다. ●준수는 여성 연기자와 호흡 맞추는데 일가견 →한 사람은 한국의 아이돌 스타이고, 또 한 사람은 세계적인 뮤지컬 스타다. 김 ‘오페라의 유령’ 공연 영상을 보면 항상 나오는 분이 리틀이다. 직접 뵌것도 영광이지만 단 1초의 연습과정에도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며 매번 본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극 중 리틀이 화를 내는 장면이 있는데 다른 배우들이 리틀의 연기를 보고 긴장하게 된다. 분위기 또한 묘하게 싸해진다. 역할 모델이다. 리틀 준수씨는 매우 열정적이다. 사실 연습하면서 준수씨가 맡은 준이란 배역에 질투나는 경우가 있다. 준수씨가 너무 배역을 잘 소화해서다. 특히 준수씨는 여성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일가견이 있다. 연기가 너무 좋아 나 또한 본받고 싶다. →나이 차이가 꽤 난다. 삼각 관계를 연기하는 데 있어 몰입이 어렵지 않나. 리틀 진정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하나? 준은 굉장히 젊고 멋있으면서도 섹시하다. 내가 극 중 준수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 많은데, 아마도 이 모든 것을 갖춘 준수에게 질투심을 느껴서일지도 모른다. 김 나이보다는 극 중 직책이 저는 일반 사병이고, 그레이스는 대령이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오히려 한 여자를 놓고 대립하는 장면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려면 제가 좀 더 잘해야 한다. 부담이 크다. →JYJ와 동방신기의 갈등 얘기가 계속 나온다. 전 소속사(SM엔터테인먼트)를 겨냥한 듯한 글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는데. 김 어떻게 될지, 지금 상황이 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작년보다는 올해 더 좋은 소식으로 팬들을 만나고 싶다. 그 마음뿐이다. 2010년보다는 2011년, 좀 더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노력해야 할 것 같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국립극단 연극 ‘오이디푸스’ 궁금증 키우는 3개 키워드

    국립극단 연극 ‘오이디푸스’ 궁금증 키우는 3개 키워드

    “아시다시피 연출가가 상식적이지 않아요. 하하하.” (배우 박정자) “분필 같은 아날로그 매체를 쓴다는 게 무대의 매력입니다.”(오브제 연출 이영란) “영웅이 아닌 평범한 남자로서 오이디푸스를 그려내 보고 싶습니다.”(연출 한태숙) 지난 5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스튜디오 하나(옛 수송대 부지)에서 열린 연극 ‘오이디푸스’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말들이다. 이는 연극 ‘오이디푸스’가 어떤 작품이 될지 궁금증을 부풀리는 3가지 키워드이기도 하다. 우선 비상식적인 요소. 배우 박정자가 맡은 역할은 테이레시아스. 신들 놀음에 잘못 끼어들었다가 시력을 잃는 봉변을 당했으나 대신 기막힌 예언의 힘을 하사받은 인물이다. 아버지를 죽인 이를 찾는 오이디푸스에게 자기 자신을 찾고 있다고 힐난하다가 다시 위기에 몰린다. 대개 장년 남자 배우들이 맡던 역할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관록 있는 여배우 박정자가 맡았다. 박정자는 “난 여잔데, 연출은 나를 여자도 남자도 아닌 중성으로 보는 것 같다.”면서 “고전적이지 않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물을) 그려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대도 특이하다. 마침 간담회장 뒤편에는 공연에 쓰일 가로 10m, 세로 8m의 대형 철판이 우뚝 서 있었다. 철판에는 쇠봉이 군데군데 박혀 있다. 배우들이 올라타고 그 위에서 연기하라는 듯하다. 그리고 넓은 철판 위에는 분필로 그려둔 인간 군상의 모습이 보인다. 분필은 오직 하얀색만 낼 수 있는 매체. 그 흰색의 톤 조절과 여백만으로도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낸다. 이들은 그냥 있는 인물들이 아니라 고전비극의 ‘코러스’(합창단) 역할을 맡게 된다. 이영란 오브제 연출은 여기다 매일 새로운 그림을 그려 넣을 계획이다. 그런가 하면 오이디푸스는 이웃집 남자로 그려진다. 비극성을 강조하려면 오이디푸스의 파멸을 극대화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신에게까지 도전하는 영웅의 모습을 새겨 넣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저 이웃집 남자처럼 표현하는 게 목표다.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두 눈을 찌르는 것은 영웅의 비극적 붕괴가 아니라, 차디찬 이성의 영역에서 그윽한 지혜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새로운 개안(開眼)인 셈이다. 한태숙 연출이 오이디푸스를 일러 “신경질적이기도 하고 우울해하기도 하는 인물”이라거나 손진책 예술감독이 “번역극으로만 볼 게 아니라 오늘날 한국의 현실과 무관치 않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하는 이유다. 이렇게 작품을 해석했을 때만이 오이디푸스가 현대적 작품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색다른 작품에 대한 기대감은 스태프와 배우들에게서도 배어 나온다. 손진책-한태숙-이영란이라는 걸 출한 라인업에 이경은 안무가 등이 가세했다. 국립극장 대표배우 이상직 외에도 정동환, 서이숙 등 깊이 있는 연기력의 배우들이 다 모였다. 이렇게까지 힘이 듬뿍 실린 이유는 이 작품이 지난해 국립극단이 진통 끝에 독립하면서 처음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어서다. 첫 작품인 만큼 관객을 위한 선물도 준비했다. 국립극단 인터넷 홈페이지(www.ntck.or.kr)에 관람 후기를 남기면 그 가운데 3편을 뽑아 모두 16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20일부터 서울 명동예술극장. 1만~3만원. (02)3279-2233.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연극리뷰] ‘에어로빅 보이즈’

    [연극리뷰] ‘에어로빅 보이즈’

    말 그대로 ‘흔드는 데’ 목표가 있었다면 출발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서울연극협회가 주관하는 차세대 연극연출가 육성 프로그램 ‘요람을 흔들다’에 선정돼 지난 5일 서울 대학로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 ‘에어로빅 보이즈’(최원종 연출, 극단 명작옥수수밭 제작) 얘기다. 작품은 입만 열면 ‘퍽’(fuck)을 외쳐대던 데스 메탈(Death metal·거칠고 과격한 연주가 특징인 헤비 메탈의 한 장르) 밴드 ‘지옥의 사생아들’ 멤버들이 에어로빅 센터 직원으로 변신하는 내용이다. 미국의 헤비 메탈 밴드 메탈리카가 1996년 ‘로드’(Load) 앨범을 내고 받았던 비난을 떠올리면 극의 분위기가 쉽게 짐작갈 듯. 흰색 바탕에 시뻘건 핏물과 망치를 그려 넣었던 충격적 데뷔앨범 ‘킬 뎀 올’(Kill’em all)을 기억하는 골수 팬들은 치렁치렁하던 머리를 짧게 자르고 댄디 보이로 변신한 메탈리카를 두고 혹평을 서슴지 않았다. 물론 차이는 있다. 세계적 밴드였던 메탈리카는 험한 욕을 들으면서도 여전히 건재하지만, 극 중 ‘지옥의 사생아들’은 한국적 음악 풍토에서 고별무대마저 빈 의자를 놓고 치러야 했다. 극은 이런 상황이 일으키는 웃음의 연속이다. 헤드 뱅잉(머리 흔들기)에 미쳐 있던 밴드 주자들이 먹고살기 위해 에어로빅의 발랄한 춤과 작위적 웃음을 흉내내는 과정을 상상해 보라. 로커의 자존심이라는 긴 머리를 미용실에서 잘라내는 장면은 웃음의 절정이다. 송재룡, 염혜란 등 코미디에 능한 배우들은 코믹 연기의 핵심이 호흡이라는 점을 확연하게 보여 줄 정도로 주거니 받거니 탄탄하게 극을 떠받친다. 관객들은 이들의 호들갑에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웃는다. 밴드 멤버들 역시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들이라는 점도 포인트. 겉으로는 마이크의 순결함을 얘기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장과 복장을 한 채 온 세상에 저주를 퍼부어대지만, 속으로는 ‘소녀시대’를 좋아한다. 더 큰 반전은 이 작품을 쓰고 연출한 이가 작가 시절엔 줄곧 심각한 작품을 던져 온 최원종이라는 점이다. 극 전체는 젊은 시절의 무모한 열정이 차츰 무뎌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주제의식만 놓고 보면 그가 쓴 전작 ‘두더지의 태양’,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 등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하지만 이전 작품들이 상황을 다소 극단적으로 밀어붙였다면, 이번 작품은 코믹한 방식을 택했다는 게 이채롭다. 소재나 극을 풀어 나가는 방식이 아주 새롭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데스 메탈에서 에어로빅으로 180도 변신한 것은 ‘지옥의 사생아들’이 아니라 최원종 본인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놀랍다. 다른 무대에서는 비극적 인물을 맡아 열연했던 박완규가 ‘지옥의 사생아들’ 리드 보컬을 맡아 약간 어설픈 리더 역을 소화해 내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짧게 끊어치던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가 늘어지는 감은 있으나, 이어지는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7일까지. ‘에어로빅’에 이어 같은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고리끼의 어머니’(임세륜 연출, 극단 다 제작)와 ‘사라-O’(이성구 연출, 극단 가변 제작)다. ‘고리끼’는 9~12일, ‘사라-O’는 14~16일이다. 1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요람’ 지원작으로 뽑힌 뒤 김석만 전 서울시립극단장, 박재완 극단 루트21 대표, 양정웅 극단 여행자 대표가 각각 멘토를 맡아 만들었다. 이들 작품 가운데 최우수작은 올해 서울연극제에 공식 출품된다. 1만 5000~2만원. (02)765-75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국산이 수입車보다 온실가스 적게 배출

    국산이 수입車보다 온실가스 적게 배출

    환경부는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342종의 차량(국산 121종, 수입 221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실가스 배출량 조사결과를 5일 발표했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온실가스 평균 배출량은 각각 203g/㎞, 262g/㎞로 전년도보다 각각 8g/㎞, 13g/㎞ 낮아졌다.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1등급(최고:140g/㎞ 이하)에서 5등급(최저:270g/㎞ 이상)까지 구분한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은 국산차량이 수입차량 등급보다 높았다. 국산차의 배출 등급은 GM대우 2.27, 르노삼성 2.33, 현대 2.66, 기아 2.78, 쌍용 3.75 순이었고, 수입국별로는 일본(2.61), EU(3.25), 미국(3.71) 차량 순으로 양호했다. 사용 연료별 등급은 국내차의 경우 LPG 자동차가 2.11, 휘발유 차량 2.66, 경유 차량 3.34등급 순이었다. 수입차는 경유 2.84, 휘발유 3.28등급으로 나타나 휘발유 차량은 국내차가, 경유차는 수입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었다. 배출가스 1등급을 받은 차량은 10종(국내 4종, 수입 6종), 최하등급 차종은 8종(국내 1종, 수입 7종)이었다. 국산은 ‘포르테 1.6LPI 하이브리드’가 대기오염물질 기준(일산화탄소 1.31g/㎞, 녹스 0.034g/㎞ 등) 대비 7.1%, 온실가스는 106.6g/㎞로 가장 적게 배출하는 차량으로 꼽혔고, 수입차는 ‘도요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가 대기오염물질 기준 대비 6.1%, 온실가스 배출량 80g/㎞로 가장 우수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출등급이 한등급 높은 차량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0.8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차량별 배출 등급은 환경부 홈페이지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6번째 아내 찾아요” 110세 할아버지 공개구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는 말레이시아 노인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0세를 훌쩍 넘긴 아마드 모하마드 이사(110)가 최근 6번째 부인을 맞이하겠다고 당당히 구혼 의사를 밝혀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모하마드 이사 할아버지는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 대중지 코스모(Kosmo)와 한 인터뷰에서 “여생을 함께 보낼 동반자, 아내를 찾고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100세를 훌쩍 넘긴 할아버지는 손자 20여 명과 증손자 40여 명을 뒀다. 한 세기 넘는 일생 동안 할아버지는 이미 5번 결혼을 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중 4명과는 사별을 했고 마지막 부인과는 수년 전 이혼해 현재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킨 채 홀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아버지는 “아내 없이 혼자서 잠드는 건 너무 외롭다.”고 공개구혼의 이유로 외로움을 꼽았다. 노환으로 신문을 볼 때 돋보기를 이용해야 하고 귀가 잘 들리지 않아서 상대방의 말을 놓치기 일쑤지만 연령에 비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매우 정정하다. 할아버지가 6번째 부인을 찾는다는 신문 기사를 지면을 보고 가장 먼저 연락을 해온 82세 사나 아마드란 할머니가 현재 가장 유력한 부인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년 여 년 전 남편을 잃고 자녀 9명을 홀로 키워온 할머니는 전 남편과 비슷한 외모에 이름까지 똑같은 걸 보고 관심을 보였다. 현재 아마드 이사 할아버지의 딸과 결혼문제를 상의하고 있다. 6번째 결혼이 성사될 조짐을 보이자 할아버지는 크게 반색했다. 그는 “결혼 이야기가 오간다는 이야기를 딸에게 전해 듣고 기분이 깜짝 놀랐지만 정말 기분이 좋았다.”면서 “내 옆에서 함께 해주고 음식을 만들어 준다면 누구이든 상관없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갈등의 시대, 해법을 논하다] ‘부디스트 크리스찬’ 폴 니터 & ‘한국의 고승’ 진제 대선사

    [갈등의 시대, 해법을 논하다] ‘부디스트 크리스찬’ 폴 니터 & ‘한국의 고승’ 진제 대선사

    “일부 비뚤어진,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그리스도교인을 향해 함께 미워하지 말고 불교가 먼저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폴 니터 교수) “불교는 갈등을 부추기고 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습니다. 형상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둘이 아니며 너와 내가 둘이 아닌데, 무슨 투쟁이 있고 반목이 있겠습니까.”(진제 대선사) 이심전심(以心傳心)이며, 염화미소(拈華微笑)였다. 한국 선(禪) 불교의 법맥을 잇는 큰스님이 알 듯 모를 듯한 총론을 얘기하면 푸른 눈의 세계적인 신학자는 구체적인 각론으로 응답했다. 통역을 가운데 두고 선문답처럼 오가는 대화 속에서도 현실적 의제에 대한 공감의 폭과 깊이는 무르익어만 갔다. 언뜻 낯설어 보이는 만남과 대화는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세 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갈등이 증폭되는 시대에 적지 않은 울림을 줬다. 2010년이 저물어가는 31일 오후 대구 동화사 설법전 앞마당은 전날 내린 눈이 소복이 덮여 있었다. 동화사 들머리 앞쪽에 내걸린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과 사찰 경내에 걸린 ‘불교를 탄압하는 이명박 정부 규탄한다’는 현수막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종교 갈등, 사회 갈등이 심상치않은 시기임을 짐작케 한다. ●“기독교·불자간 갈등 유감스러워” 조계종의 대표 선승인 진제 대선사와 세계적인 종교신학자인 폴 니터 미국 뉴욕 유니온 신학교 교수가 불교, 기독교 사이의 경계와 벽을 허물고 나눈 대화에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설명하기도 한다. 종교 간 갈등, ‘4대강 개발 논란’ 갈등 등 사회 전반에 반목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시점이어서 두 사람의 만남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동화사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이른바 ‘동화사 땅밟기’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이는 등 한국 사회 내 종교 간 갈등의 첨예한 현장 중 한 곳이었기에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상처가 깊을수록 치유의 효과도 큰 법이다. 니터 교수는 자리에 앉자마자 최근 한국 사회의 군사적, 종교적 갈등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내놓았다. 니터 교수는 “현재 남북 사이에 커다란 군사적 긴장 관계가 형성돼 있으며 게다가 유감스럽게도 기독교와 불자들 사이의 갈등도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봉은사와 동화사에서 무례하게 행동한 이들은 전체 그리스도인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같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끄럽게도 생각하고 내가 대신 사죄한다.”고 말했다. 진제 대선사는 이에 대해 “어려운 시기에 니터 교수가 구만리 장도에 오셔서 한국을 염려해주니 대단히 반갑고 고맙다.”면서 “모든 불자와 그리스도인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합심해 인류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라고 화답했다. 니터 교수는 단순한 사과의 뜻을 넘어 그리스도인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도 에둘러가지 않았다. 그는 “이웃은 물론 적까지 사랑하라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이었는데 이들은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고 이는 예수님의 복음과 어긋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예수님의 근본적 가르침인 정의, 평화, 사랑의 가치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자신의 다원주의적 종교관의 핵심을 피력했다. 두 영적 지도자들은 굳이 수다스럽게 자기 의견을 내놓을 것도, 서로 상대방 의견에 애써 동의할 것도 없었다. 많은 말을 섞지 않았음에도 종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상통됐다. 72세, 77세 두 원로의 대화는 두 시간을 훌쩍 넘겼건만 훈훈함만 쌓여가며 그칠 줄 몰랐다. 서로에 대한 인간적 궁금함도 묻고 답해졌다. “저는 로만-가톨릭이에요. 어릴 적 사제가 됐다가 30세에 사회로 돌아왔죠. 유일 진리를 얘기하는 그리스도교임에도 다원주의 가치를 갖게 된 것은 20대 로마에서 신학을 공부할 때 마침 로마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2000명 이상의 가톨릭 주교들이 모였고 ‘다른 종교에도 하느님이 계시고 다른 종교에도 진리가 있다.’는 의견들이 오고갔었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종교를 배우는 것은 기회일 뿐 아니라 의무이기도 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큰스님’께서는 어떻게 깨달음을 얻으셨나요?” 니터 교수는 진제 대선사를 부를 때마다 꼬박꼬박 서툰 우리말로 ‘큰스님’이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한국 선불교의 대표적 은둔 수행승인 진제 대선사는 10여분가량 깨달음에 이르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니터 교수는 눈을 반짝거리며 듣다가 하나의 화두를 붙들고 2년 반 동안 수행한 뒤 깨달음에 이르렀다는 말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진제 대선사는 “분별없는 참된 나, 즉 인간 본연의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가 청정무구의 평화로운 마음을 되찾는 방법으로서 선 수행이 중요하다.”면서 “선은 불교 전통으로 이어오는 것이지만 신앙의 대상이 아닌 만큼 종교를 떠나 인간 누구나 할 수 있는 수행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상에 접근하는 구체적인 방식에는 작은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진제 대선사가 “우리는 자아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참나를 발견하라는 간화선을 던지는 것”이라면서 “내 눈이 어두운데 중생을 안락국토로 인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명상 수행 동안에도 고통받는 사람 있음을 생각해야” 하지만 니터 교수는 “내가 지금 명상 수행을 하는 동안에도 지구에는 기아로 허덕이는 아이들, 전쟁과 폭력, 고문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진제 대선사와 생각이 다름을 내비쳤다. 니터 교수는 함께 방문한 그의 부인 캐서린 코넬과 함께 서구사회에서 보기드물게 ‘그리스도-불자 가정’을 이루고 있다. 그들은 1980년대부터 전쟁과 기아, 고통이 있는 곳에서 사회운동을 해온 탓이다. 그 또한 세계적 권위의 가톨릭 신학자이면서도 오랫동안 불교 선(禪) 수행을 해왔고, 최근에는 달라이 라마로부터 티베트불교 전통에 따라 ‘연꽃 치유자’(Lotus Healer)라는 법명과 함께 수계도 받았다. 공식적으로 ‘불자-그리스도인’이 된 셈이다. ‘부처님이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었다’는 그의 최근 저서는 미국을 비롯해 서구 종교계에 큰 화제를 몰고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진제 대선사는 대담을 마친 뒤 니터 교수에게 ‘진아’(眞我)라는 법명과 함께 직접 쓴 ‘처처작주’(處處作主·어디에 머무르건 참나를 찾아 삶의 주인이 되라는 뜻) 편액을 선물하며 이미 충분히 가까워진 종교 간의 거리를 더욱 좁혔다. 니터 교수는 “불교식 선 수행이 나의 기독교 신앙을 더욱 성숙시켰다.”면서 “나는 이제 72세인데 큰스님처럼 수년 동안 화두 붙들고 수행하면 깨달음에 이를 수 있을까요?”라고 기쁨과 감사의 뜻을 표현했다. 이날 두 정신적 지도자의 만남은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고려 최초의 대장경) 제작 1000년인 2011년을 맞아 특별히 성사된 ‘밀레니엄 평화 대담’이다. 외세 침략 앞에 무력으로 맞서지 않고 종교적 염원이라는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장경을 조성했던 정신을 기린다는 의미다. ●종교초월 사회 통합위한 ‘야단법석’ 진제 대선사와 니터 교수의 대담 이후에는 동화사 수좌 스님들을 비롯해 대구 경북 지역 불자와 기독교 단체가 니터 교수와 함께 한자리에 모이는 ‘야단법석’(野檀法席)을 펼쳤다. ‘불교-기독교 간 수행 전통에 대한 이해와 교류’를 주제로 한바탕 깊은 얘기를 나눴다. 행사를 주관한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은 “이번 대화는 종교의 벽을 넘어 21세기 함께 사는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마련했다.”면서 “대화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선 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종교를 초월하여 사회 통합과 평화를 이뤄내자는 불교계의 간절한 의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니터 교수는 1일 동화사에서 초청 강연을 마친 뒤 5일까지 부산 해운정사, 부산 범어사, 서울 국제선센터 금차선원을 잇는 전국 순회 평화 토크를 가진 뒤 6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대구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폴 니터 1939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1966년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에서 신학과정을 이수, 목사가 됐으며 1972년 독일 마르부크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7년부터 미국 유니온 신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달라이 라마, 데스몬드 투투 등과 함께 평화평의회국제위원회의 이사로 활동해으며 무슬림과 힌두, 불교 신도들과의 심층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다원주의적 종교신학의 정점에 서 있는 그는 교회 중심주의·그리스도 중심주의에서 신 중심주의로, 해방의 실천을 통한 구원 중심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세계를 돌며 마음의 평화와 세계 평화에 대해 설파하는 인기 강연자이다. ●진제 대선사 1934년 남해에서 태어났다. 1954년 해인사로 출가해 전국 선원에서 수행했으며, 향곡 선사로부터 깨달음을 인가받았다. 경허-해월-운봉-향곡으로 이어지는 한국 선불교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으며 조계종 기본선원 조실(사찰의 최고 어른)과 동화사 조실이다. 선객들 사이에서 ‘북송담, 남진제’라는 말이 돌았을 정도로 인천 용화사의 송담스님과 더불어 불교계를 대표하는 정신적 지도자로 꼽힌다. 1971년 부산에 해운정사를 창건했다. 선학원 이사장, 문경 봉암사 조실을 거쳤고 1998년과 2000년 백양사 1·2차 무차선대법회 초청법주, 2002년 국제무차선대법회 법주에도 몸담았다.
  • [2010년 올해의 문화인] 뮤지컬 음악감독 1호 박칼린, 하모니 리더십 1호로

    [2010년 올해의 문화인] 뮤지컬 음악감독 1호 박칼린, 하모니 리더십 1호로

    “2010년은 뜻밖의 행운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내년에도 도전을 계속해야죠.” 서울신문이 문학, 연극, 영화, 미술, 대중문화 등 각계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의 문화인’으로 뽑힌 박칼린(43) 음악감독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표가 골고루 분산된 속에서도 5명에게서 ‘몰표’를 받은 그는 “동네 슈퍼마켓에서 상품 라벨 읽기를 너무 좋아하는데 (알아 보는 사람이 많아) 휴대전화로 찍어 집에 가 읽는 것만 빼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덤덤히 웃었다. “설령 틀렸을 지언정 소홀히는 하지 않는다는 게 (스스로 자부하는) 유일한 자랑거리”라는 박 감독. ●“사람들은 박칼린에게 두번 놀란다” 한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첼로를 전공하고, 한국에서 국악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국내 뮤지컬 음악감독 1호’다. 사람들은 처음에 그의 이국적인 외모에 놀라고, 음악에 대한 치열하고 치밀한 열정에 두 번 놀란다. 오합지졸 아마추어 연예인 합창단(‘남자의 자격’)을 전국합창대회 장려상에 올려놓은 ‘박칼린 리더십’은 말 그대로 올 한 해를 강타했다. 각종 인터뷰는 물론 강연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가 쓴 에세이는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그가 기획한 뮤지컬 ‘아이다’는 인터넷 예매사이트에서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모 은행의 TV 광고 모델로 뽑혀, 은행 광고 모델로는 처음으로 ‘소비자 호감도 1위’에 올랐다.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도 선정됐다. 내년에는 연극 연출가 데뷔도 앞두고 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상대적으로 덜 대중적인 뮤지컬 분야에서 가히 아이돌에 비견될 만한 인지도를 얻었다는 것은 단순한 대중적 인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면서 “특히 40대 여성이 리더십만으로 롤 모델이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자애롭고 강인하며 진정성 있는 리더십”(조혜정), “소신을 갖고 땀으로 일궈나가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인물”(장근수)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 뒤를 이은 9인조 걸 그룹 소녀시대(3표)는 2007년 데뷔 이래 ‘지’(Gee), ‘소원을 말해봐’, ‘오!’(Oh!), ‘훗’(Hoot)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올해 일본에까지 진출, 일본 오리콘 차트를 석권했다. “신 한류 붐의 첨병”(이헌석), “설명이 필요 없는 걸 그룹”(이용철), “국내와 해외를 넘나드는 성공”(정덕현)이란 찬사가 쏟아진 이유다. ●원빈, 영화배우로는 유일하게 ‘톱3’ 진입 공동 3위에 오른 고(故) 법정 스님과 앙드레 김, 이창동 감독(56), 영화배우 원빈(33)은 각각 2표씩 얻었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법정 스님은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소유와 무소유를 둘러싼 우리의 현실, 욕망의 부질없음을 묵언으로 가르쳐주신 인물”(문태준)이란 점에서, 앙드레 김은 “외길 인생에서 정상을 차지했던 인물…사후에도 죽지 않은 사람으로 남아 있을 것”(강태규)이란 헌사를 각각 받았다. 영화배우로는 유일하게 ‘톱3’에 포진한 원빈은 “한국영화가 어려운 시점에 맨 파워를 과시해준 배우”(이동연), “올 한해 영화계에서 가장 중요했던 인물”(이상봉)로 인정받았다. 1표를 얻은 이들은 무척 많았다.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기준이 ‘형형색색’임을 말해준다.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객관식 ‘보기’를 제시하지 않은 탓도 커 보인다. 올해 대중음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슈퍼스타K’(슈스케). 이 열풍의 한가운데 있는 허각(25)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슈스케 열풍의 중추이자 상징”(임진모)이란 평가가 나왔다. 지난 11월 요절한 1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본명 이진원)도 꼽혔다. “유명한 뮤지션도, 수많은 히트곡을 낸 가수도 아니었지만 시대의 문화를 직접 노래했던 싱어송라이터”(이상용)라는 추모가 나왔다. 탤런트 정보석(48)과 강은경(39) 작가도 “드라마 ‘자이언트’를 통해 악인 연기에 악마성을 입체화시켰다.”(윤석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열풍의 일등공신”(고영탁)이라는 이유로 각각 이름을 올렸다. 국악인 김성녀는 “마당놀이 30년 인생은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전정옥), 클래식 작곡가 진은숙은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현대음악 감독으로 임명돼 한국 클래식 역사를 다시 썼다.”(류보리)는 찬사를 받았다. 송경동 시인,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최용훈 연극연출가 등도 1표씩 받았다. 이은주·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설문조사 참여하신 분(가나다순)강유정(영화평론가)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 고영탁(KBS 드라마국장) 구히서(연극평론가) 김준기(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남무성(재즈평론가) 류보리(소니뮤직 클래식담당) 류태형(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클래식 평론가) 문태준(시인) 박현모(클래식 평론가) 성시권(대중음악평론가) 심영섭(한국영상응용연구소 대표·영화평론가) 심재명(명필름 대표이사) 유성호(한양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윤석진(충남대 국문과 교수·드라마평론가) 이동연(한국예대 한국예술학 교수·대중문화평론가) 이상민(워너뮤직 클래식담당 부장) 이상봉(패션 디자이너) 이상용(영화평론가) 이용철(영화평론가) 이종민(새에덴교회 교무국장·목사) 이헌석(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대중음악평론가)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조혜정(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장근수(MBC 드라마국장) 장철수(영화감독) 전정옥(연극평론가) 정준모(미술평론가) 허순자(서울예대 연기과 교수·연극평론가)
  • 대한민국연극대상 ‘대학살의 신’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대상에 ‘대학살의 신’이 선정됐다. 연출가 한태숙이 선보인 ‘대학살의 신’은 27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9개 후보작 가운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4~5월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국내 초연한 ‘대학살의 신’은 중산층의 허례허식을 품격 높은 하이코미디로 형상화한 것으로, 에너지 넘치는 연출력과 환상적인 앙상블을 이룬 배우들의 연기가 높은 평가를 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작품상에는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잠 못드는 밤은 없다’와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 ‘광부화가들’이 공동 수상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국가비축제도 시장맞춤형 전환

    조달청은 내년부터 국가 비축제도를 원자재 수급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한 시장맞춤형 체제로 전환한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국내 수입수요의 60일분으로 획일화된 목표비축량을 품목별로 차등화한다.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한다는 취지도 담고 있다. 2015년까지 중·장기적으로 수급 불안 우려가 큰 구리는 80일, 주석은 75일로 비축량을 확대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알루미늄은 45일로 축소키로 했다. 특히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품목은 내년부터 우선적으로 재고를 늘리기로 했다. 구리는 현행 42일에서 46일, 주석은 39일에서 52일, 리튬은 60일에서 70일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비축사업 성과를 높이기 위한 비축 인프라도 강화한다. 전문기관 연구용역을 통해 최적의 구매 타이밍 포착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한다.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품목을 중심으로 민간기업의 비축을 지원하는 민·관 공동 비축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원자재 애로를 조기 해소할 수 있도록 방출한도량과 판매가격 등 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분기별로 품목별 방출량을 조절하고 방출가격도 3개월 단위로 조정키로 했다. 김응걸 원자재비축과장은 “정부 비축과 산업정책 간 연계성 및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면서 “내년 초에 비축기지 재고 및 입·출고 현황에 즉시 확인 가능한 전산화 작업이 마무리되면 선진화된 운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창극·뮤지컬까지 8대 월척급 신작 “널 꼭 보고 말거야”

    창극·뮤지컬까지 8대 월척급 신작 “널 꼭 보고 말거야”

    올해 불황을 겪었다는 공연계가 내년에 다시 올라설 수 있을까. 2011년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참신한 신작들을 미리 둘러봤다. 국립극장 작품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7월쯤 ‘국가브랜드 공연’으로 무대에 올릴 ‘화선, 김홍도’다. 극단 미추의 손진책 연출이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맡은 뒤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국립무용단, 국립창극단, 국립국악관현악단 등도 참가한다. 또 한 가지. 연극 ‘하얀 앵두’, 뮤지컬 ‘피맛골 연가’, ‘마당놀이’ 등 다양한 장르에서 우수한 극작술을 선보여 온 배삼식 작가도 참가했다. 6월쯤 예정된 국립창극단의 ‘수궁가-토끼 이야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독일의 오페라 연출가이자 미술가인 아힘 프라이어가 연출을 맡은 데다, 프라이어가 이끌고 온 독일팀이 무대, 의상, 조명 등을 모두 관장한다. 올 연말 ‘칸타타-토끼 이야기’란 제목으로 한 차례 중간 시연회를 거치면서 의외로 잘 어울리고 재밌다는 평을 끌어냈다. LG아트센터 작품 가운데는 10월 공연예정인 아이슬란드의 기슬리 가다르손이 연출하게 될 ‘아크로바틱, 파우스트’(사진①)가 눈길을 끈다. 2008년 ‘변신’ 내한공연 때 큰 박수를 받았던 가다르손은 이번엔 괴테의 파우스트를 독특하게 해석한다. 이야기의 골격만 남겨둔 뒤 서커스적 요소를 대거 투입한다. 관객 머리 위로 배우들이 뛰어다닐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한다. 2009년 아이슬란드 초연 이래 영국으로 건너가 매진 행렬을 벌인 작품이다. 파우스트 하면 이 작품도 빼놓을 수 없다. 9월쯤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를 ‘우어 파우스트’다. 제목 그대로 괴테가 대학 졸업 전후인 25살에 쓴 초고본 파우스트를 기준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독일이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50인 연출가 가운데 한 명인 신예연출가 다비드 뵈쉬가 연출을 맡았다. 두산아트센터는 3·5·6월에 걸쳐 ‘경계인 시리즈’ 3편을 각각 선보이는데 전인철, 김동현, 김수진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높인다. 뮤지컬 쪽도 관심이다. 우선 ‘오페라의 유령’ 등 대작을 선보여 왔던 설앤컴퍼니는 2월 ‘천사의 눈물’(②)을 선보인다. 가수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아시나요’를 모티프로,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한국군 이야기를 그렸다. 50억원을 들여 제작한 첫 창작물인 데다, 이미 흥행성이 검증된 아이돌 스타 시아준수를 주연으로 발탁했다. 내년 10월쯤 무대에 오를 예정인 ‘엘리자벳’(③)은 유럽 뮤지컬의 대작이라는 점에서 기대작이다. 올해 국내에서 인기 끌었던 뮤지컬 ‘모차르트’의 제작팀인 오스트리아의 작가 미하엘 쿤체,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모차르트’ 이전에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엘리자벳은 극중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후 이름으로, 이 황후를 사랑한 죽음을 ‘토드’라는 이름으로 의인화해 극을 진행한다. 또 다른 뮤지컬 가운데는 록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이 눈길을 끈다. 올해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다. 뮤지컬 작품 가운데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작품은 이번이 8번째에 불과하다.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어머니와 그의 가족에 대한 얘기로, 2009년 토니상에서 최우수음악상과 최우수오케스트라상, 여우주연상을 챙겼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전톡톡 다시읽기] 삼국유사 어떻게 완성했나

    일연은 우리 나이로 14살에 설악산 진전사로 출가하여 84살 경북 군위의 인각사에서 입적했다. 충렬왕의 총애를 받으며 국존의 지위에까지 올랐던 최상층 승려 일연. 그는 출가해서 입적하기까지의 60년 동안 설악산의 진전사, 광주의 무량사, 남해의 정림사, 개경의 선월사와 불일사, 현풍의 보당암, 문경의 무주암과 묘문암, 달성의 인홍사, 포항의 오어사, 청도의 운문사, 군위의 인각사 등 전국 각처를 떠돌았다. 일연은 경북 군위의 인각사에 머물던, 생애 마지막 5년(79~84세) 동안 ‘삼국유사’를 집필 했고 제자 무극이 편찬을 도왔다고 한다. 그러나 ‘삼국유사’의 발간이 단지 몇 년 동안에 이루어진 작업의 결과는 결코 아니었다. 일연이 승려 생활 60년 동안 전국을 떠돌며 읽고 듣고 수집한 그 방대한 ‘자료’들이 없었다면 ‘삼국유사’의 편찬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삼국유사’에는 수많은 자료가 인용되어 있는데, 국내의 역사서와 중국의 역사서만이 아니라 방대한 분량의 금석문, 고문서, 사적지, 설화 등 해당 지방에 머물거나 가보지 않고는 구할 수 없는 사료가 대부분이다. 일연은 현지를 방문하여 각종 문서, 유물과 유적, 설화 등을 조사·판독·채록하며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했다. ‘삼국유사’에는 현지답사를 통해 직접 관찰한 유물유적의 상태가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관찰만으로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현지 노인들에게 직접 조사한 이야기를 덧붙여 보완했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사건들은 멋대로 가공한 이야기가 아니라 철저한 조사와 고증을 거친 결과물이다. 단 하나의 이야기도 일연은 허투로 취급하지 않았다. 그러기 위해 일연은 부지런히 조사하고, 수집하고, 채록했다. 그리고 생의 막바지에 ‘삼국유사’를 편찬하고 죽었다. 일연의 ‘삼국유사’로부터 얻은 깨달음은 이것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의 역사를 쓰기 위해 거의 평생을 길 위에 섰으며 관찰하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 그 여정에서 얻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삼국유사’를 통해 살아 숨쉬고, 그 숨결은 천년을 넘어 우리에게까지 이어져왔다는 사실.
  • [고전톡톡 다시읽기] (47) 일연의 ‘삼국유사’

    [고전톡톡 다시읽기] (47) 일연의 ‘삼국유사’

    ‘괴·력·난·신(怪力神)’의 사건을 담아낸 역사책 ‘삼국유사’. 승려 일연(1206~1289)은 기이하고 허탄하다는 이유 때문에 버려진 이야기들을 수습하여 ‘삼국사기’와는 다른 ‘또 하나의 삼국 역사’를 구성한다. 증명하기 어렵고 경험의 세계로는 설명이 안 되는, 기껏 설화로나 취급될 법한 이야기들에서 역사의 진실을 보았던 일연. 일연이 아니었다면 ‘괴력난신’의 이야기들은 역사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삼국유사’의 마치 가공한 듯한 신이한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찾아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 일연이 전하고 싶었던 바, 역사적 진실과 삶의 역동성을 우리의 현실로 만드는 것. 이것이 ‘삼국유사’와 만나는 방법이 아닐까. ●민족, 여러 인연들의 환상적인 조합 삼국이 고구려, 백제, 신라임엔 틀림없지만 일연은 삼국 이전에 존재했던 국가들의 역사까지 모두 삼국의 역사 안에 포함시킨다. ‘삼국유사’ 기이편의 이야기들은 그 나라가 크든 작든 그 역사가 길든 짧든, 적어도 하나의 국가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이적이 일어나며, 이렇게 만들어진 나라들이 한반도의 역사를 구성했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일연은 자료가 전해지는 한, 한반도에 존재했던 그 어떤 나라도 빠뜨리지 않고 기록했다. 단군조선, 위만조선, 마한, 진한, 2부(평주도독부, 동부도위부), 각기 만호씩 되는 72국, 낙랑국, 북대방, 남대방, 말갈, 발해, 이서국, 5가야, 북부여, 동부여, 고구려(졸본부여), 변한과 백제, 진한과 신라, 통일신라, 후삼국 등 ‘삼국유사’에 기록된 상고사는 한반도에 하나의 종족만이 이어져온 것이 아님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무수히 많은 종족들의 이합집산에 의해 오늘날의 한민족이 형성되었다는 사실. 단군, 위만, 주몽, 혁거세, 탈해, 수로 등을 시조로 하는 다양한 종족들이 우리를 구성하는 모든 것임을, 이것이 바로 역사의 진실임을 일연은 웅변하고 있다. 단군조차 환인과 웅녀의 조합으로 탄생했으니, 우리의 뿌리는 과연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우리’는 여러 인연들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들일 뿐이다. ‘삼국유사’는 근대의 민족 만들기 프로젝트에 의해 강조된 ‘단일민족’의 신화 안에 갇혀있지 않았다. 일연은 한반도를 스쳐간 무수한 인연들 하나하나가 곧 우리의 몸이자 우리의 역사임을 기억할 따름이었다. ●신성불가침의 역사로부터의 탈주 기이편에서 신라 지증왕에 대한 기록을 보자. ‘제22대 지증왕은 음경의 길이가 한자 다섯 치나 되어 알맞은 짝을 찾기 어려웠다. 사자를 삼도에 보내 짝을 구했다. 사자가 모량부 동로수 아래 이르렀을 때 개 두 마리가 북만큼 커다란 똥덩어리 하나를 놓고서 양쪽 끝을 다투어 물어뜯고 있었다. 모량부 상공의 딸이 빨래하다 숲속에 숨어서 누고 간 것이다. 그 처자는 키가 일곱자 다섯 치나 되었다. 왕이 수레를 보내 맞이하여 왕후로 삼았다.’ 왕후 간택에 관련된 이야기가 참으로 질박하다. 왕의 혼사담이 이처럼 고상하지 않기도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일연은 이 일을 역사적 사건으로 남겼다. 비상하게 큰 신체를 소유한 남자와 여자의 생물학적인 만남. 왕의 생활도 덧칠하지 않으면 이렇게 소박하고 단순한 것인지 모른다. 한편 김부식은 지증왕이 ‘몸집이 크고 담력이 남보다 뛰어났다.’고 기술했다. ‘국가’와 ‘권력’에 대해 기술하는 역사는 자연인의 얼굴에 근엄한 표상을 입힌다. 일연은 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국가, 권력, 이름으로 포섭 불가능한 삶의 영역을 전해준다. 기이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왕의 신비한 표상을 무너뜨리는 이 역설. 비현실적이지만 지나치게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일연은 신성불가침의 역사로부터 저만치 탈주해버린다. ●역사에서 삶의 윤리로 승화 어떻게 하면 천지를 ‘울릴’ 수 있을까? 삼국유사는 천지를 감동시킨 사람들의 역사를 기술함으로써 이에 대해 답해준다. 감통(感通) 부분이다. ‘경덕왕 때 귀진의 집에 욱면이란 여종은 주인을 따라 미타사의 뜰에서 염불했다. 주인은 이를 미워해 매일 저녁 곡식 두 섬을 찧게 했다. 욱면은 초저녁에 곡식을 다 찧고는 쉬지 않고 염불했다. 잠이 들까봐 뜰 양쪽에 말뚝을 세우고 두 손바닥을 뚫어 노끈을 꿴 다음 이를 양쪽 말뚝에 매고 합장했다. 마침내 진신으로 변해 연화대에 올라 서쪽으로 올라갔다.’ 일연이 기록한 이 사건은 불교에 관한 역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일연은 불교의 역사를 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종교의 이적을 통해 결국은 삶의 윤리를 말한다. 출가승, 재가자,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 단 조건이 있다. 간절하고 절박한 염원과 실천만이 부처가 되는 기적을 불러온다는 것. ‘신라 성종 때 부처가 되기 위해 백월산의 무등골로 들어간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각기 암자를 짓고 미륵과 미타불을 염원했다. 어느 날 스물 쯤 되는 아리따운 낭자가 한밤중에 암자로 찾아온다. 달달박박은 청정 도량에 여자를 들일 수 없다며 낭자를 내친다. 반면에 노힐부득은 한밤 깊은 골짜기에 찾아든 중생을 보살피는 것도 보살행이라 여겨 낭자를 거두어 준다. 게다가 해산하는 낭자를 도와 짚자리를 깔아주고 목욕까지 시켜준다. 이 낭자는 관음보살의 현신. 덕분에 노힐부득은 미륵존상이 된다. 뒤늦게 깨달은 달달박박은 노힐부득의 도움으로 무량수불이 된다.’ 탑상(塔像) 부분이다. 불성(佛性)의 깨달음은 사건이 일어나는 그 현장에서 실현된다. 여자를 피한다고 청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한밤중에 여자를 내치는 것은 오히려 여색(女色)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이건 수행에 있어서 하수다. 여자가 옆에 있어도 유혹이 일어나지 않아야 진정한 수행자다. 노힐부득은 그 어떤 상황에서든 자유자재함으로써 보살행을 실천하여 부처가 되었다. 그러나 달달박박은 마음은 자유롭지 않은 채 불법에만 매인 결과 보살행은 펼치지도 못했다. 이 이야기는 일상 그 한가운데가 수행처이자 깨달음의 장임을 역설하는, 삶의 태도와 윤리에 대한 기록이다. ‘삼국유사’는 ‘괴력난신의 이야기’를 계열화함으로써 사실에 입각한 역사주의의 객관성과 합리성을 포기해 버린다. 대신 이야기 속 여기저기서 마주하는 역사적 진실과 삶의 방식에 대해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기실 역사책에 기술된 객관적 사건들은 ‘사실’에 근거하지만 늘 ‘그 무엇을 위한’ 사실들이라는 점에서 객관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역사적 사실의 선택이 여전히 국가, 민족, 권력 관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럴 바엔 일연처럼 역사주의의 객관이라는 엄정성을 과감하게 버리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삼국유사’를 읽고나면, 이질적인 삶의 욕망과 힘들을 어떻게 하면 국가주의에 포섭당하지 않은 채 기억할 수 있을지를 절실하게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길진숙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3) 연극] 나이 잊은 연기혼 윤소정 ‘베스트’ 명성만 기댄 무대 아쉬워 ‘워스트’

    [2010 베스트&워스트 어워즈 (3) 연극] 나이 잊은 연기혼 윤소정 ‘베스트’ 명성만 기댄 무대 아쉬워 ‘워스트’

    올해 최고 연극은 ‘에이미’와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로 낙착됐다. 한 해 100편 이상의 작품을 보는 8명의 연극광들은 올해 베스트 세 작품을 꼽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 두 작품에 5표씩을 던졌다. ●윤소정 주연 ‘에이미’·‘33개의 변주곡’ 베스트 톱 10 올라 ‘에이미’는 연극배우 장모와 영화감독 사위 간의 날선 대화를 통해 공연예술의 의미와 신구세대 간 갈등을 보여준 작품이다. 최용훈 연출의 견고한 연출력에 대한 칭찬도 있었지만, 특히 장모 역을 맡은 배우 윤소정에 대한 극찬이 넘쳤다. “예순이 넘어가는 나이임에도 놀랍게도 계속 발전하는 배우”(전정옥), “관객과 능숙하게 소통하는 연출도 좋지만 무엇보다 윤소정의 내면 연기가 일품”(엄국천)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말레이시아로 은퇴 이민을 떠난 일본인 부부(정재진·예수정)를 통해 현대인의 병폐를 그려낸 ‘잠 못 드는 밤은 없다’의 평은 사뭇 흥미로웠다. “현대인의 소외, 고독, 단절을 섬세하게 짚어냈다.”(허순자)는 데는 별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연출임에도 극작이 너무 매력적”이라는 평가와 “어려운 극사실주의 작품임에도 연출로 위트를 살려냈다.”는 평이 엇갈렸다. 결국 “히라타 오리자 작가와 박근형 연출은 서로 다른 개성을 보이는 인물임에도 이 작품에서만큼은 절묘하게 섞였다.”는 얘기다. 3위는 4표를 얻은 ‘1동 28번지, 차숙이네’가 차지했다. 공동 1위 원작이 영국, 일본이라는 점과 베스트 순위권의 다른 작품이 이미 이름 깨나 있는 라인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예 연출가 최진아가 직접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이 반갑다. 자식들이 이차숙 여사에게 새 집을 지어주는 게 연극의 핵심 골격. 무대 위에 실제 집 짓는 장면을 연출해 더 화제가 됐다. 최 연출은 실제 공사판을 서너달 관찰한 끝에 대본을 완성, 사실성을 높였다. 덕분에 “살아가는 얘기를 ‘사람’이 아니라 ‘집’으로 풀어낸 연출의 시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거나 “전문 정보를 전달하는 렉처 퍼포먼스와 드라마가 잘 결합한, 희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참신한 작품”(이진아)이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베토벤 말년의 비밀을 좇는 음악학자 캐서린의 얘기를 다룬 ‘33개의 변주곡’과 안중근과 아들 안준생의 비극적 사연을 그린 ‘나는 너다’는 각각 2표씩을 얻어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33개의 변주곡’이 단독 4위에 더 가깝다. ‘나는 너다’가 얻은 두표 가운데 한표는 “예상보다는 낫다.”라는 이유였기 때문이다. ‘33개의 변주곡’은 “극본 자체는 지루한 감이 있었으나 연출의 힘, 적역배우들의 호연으로 이를 잘 극복했다.”(구자흥)는 평을 들었다. 차근호 작가의 밀도 높은 창작희곡으로 관심을 모은 ‘루시드 드림’,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작가 리홀이 미술을 통해 노동과 예술의 의미를 질문하는 ‘광부화가들’ 등도 베스트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벚꽃동산’ 해외연출가 초청 제작시스템 문제제기 반면, ‘워스트’ 선정 작업은 어려웠다. 워스트가 ‘최악이라기보다 기대에 못 미쳐 아쉬운 작품’이라는 점을 극구 강조했음에도 연극광들은 주저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연극계 현실에서 애써 노력하는 ‘연극쟁이’들의 열의를 꺾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단 도마에 오른 작품은 ‘벚꽃동산’. 한때 국립극단 예술감독 물망에 올랐던 그리고리 지차트콥스키의 연출작이었음에도 “해외 연출가 초청 제작 시스템을 진지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를 낳았다. 이윤택이 연출한 연희단거리패의 ‘경성스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친일 연극인의 모습을 그려내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연극 만세, 연극인 만세’를 외치는 점은 불편했다는 지적이었다. 강화정 연출의 ‘방문기×’도 이런 범주에 들었다. 그간 보여온 실험적 작품으로 기대치를 한껏 부풀려 놓았는데, 정작 본게임에서는 새로운 성취를 선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을 1940년대 경북 안동으로 무대를 옮겨와 재해석한 ‘왕벚나무동산’ 역시 시도는 좋았으나 몸짓과 움직임을 강조하는 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스타일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전인철 연출의 ‘순우삼촌’은 지나치게 상투적이었다는 평을 받았으며, 예수정·서인석 등 출연진이 화려했던 ‘메카로 가는 길’은 과잉연기로 인해 좋은 희곡이 멜로물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심사위원 구자흥 명동예술극장장 구히서 연극평론가 김방옥 동국대 연극학부 교수 엄국천 한국공연예술센터 공연기획부장 이진아 숙명여대 국문학과 교수 이소선 남산예술센터 기획제작PD 전정옥 연극평론가 허순자 서울예대 연기과 교수
  • [부고] 태고종 원로 혜경대종사

    [부고] 태고종 원로 혜경대종사

    태고종 승정(태고종의 원로스님)이자 봉원사 회주인 혜경대종사가 14일 오후 2시 봉원사 운수각에서 입적했다. 법랍 73세, 세수 92세. 혜경대종사는 봉원사에서 만성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197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이수자로 선정됐다. 영산재보존회 회장, 봉원사 주지 등을 지냈다. 영결식은 16일 오전 11시 봉원사에서 봉원사장으로 봉행되며 법구는 벽제화장장을 거쳐 봉원사 연지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 영원무역 방글라데시 공장 폭력시위… 3명 사망

    외교통상부는 12일 “의류업체 영원무역의 방글라데시 공장에서 발생한 근로자들의 폭력시위로 현지인 직원 4명이 다쳤으며, 아직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앞서 11일 방글라데시 남동부 치타공 수출가공 구역 내에 위치한 영원무역 공장에서 임금협상 과정에 불만을 품은 근로자들이 시위를 시작했고,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시위가 치타공뿐 아니라 다카로 번지면서 수만명이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근로자들이 다른 공장도 공격했고, 주요 도로도 점거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몽둥이와 돌 등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공단 근처에 정차된 버스를 불태우고, 쇼핑센터를 약탈하는 등 극단적인 폭력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시위 및 진압 과정에서 3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경찰 부상자만 2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원무역의 공장 근로자들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조치에 따라 임금을 인상하면서 숙련공의 임금은 인상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시위를 벌였으며 공장 내에 근로자 3명이 살해돼 유기됐다는 악성 소문을 계기로 급격히 폭력화되기 시작했다. 치타공과 다카 지역에서 영업 중인 영원무역의 공장 17곳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3만 6000명은 지난 11일부터 일제히 조업을 중단했다. 영원무역 측은 “공장을 공격한 자들은 근로자들이 아니라 외부인이며 임금 문제와 관련해 근로자들과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 밝히고 당국에 공장의 안전을 보장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상연·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러 내년 WTO 가입할듯

    전 세계 강대국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되지 못한 러시아가 내년에는 WTO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정상회담 직전 카렐 드휴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이 교역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주제 마누엘 바로주 EU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MOU 체결은 기념비적 사건으로 이르면 내년에 러시아의 WTO 가입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러시아는 이날 체결한 MOU에서 자국 목재의 수출관세를 인하해 수출가격을 낮춤으로써 유럽의 제지업계가 양질의 펄프를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고, 아시아발 유럽행 화물열차의 러시아 통과 수수료도 낮추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EU 측이 끈질기게 요구해온 사안으로 러시아가 이를 받아들이는 대가로 EU로부터는 자국의 WTO 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반대급부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연말공연 입맛대로 골라 볼까

    연말공연 입맛대로 골라 볼까

    연말을 맞아 공연의 중심지로 꼽히는 서울 대학로, 광화문, 남산에서 특색 있는 공연이 마련됐다. 단순한 연말맞이 할인 공연 수준을 넘어 나름대로의 목표층을 설정해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대학로 코미디 페스티벌 10일부터 10일부터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등에서는 코미디 작품들이 줄줄이 올라간다. 한국공연예술센터가 기획한 ‘대학로코미디페스티벌’이다. 슬로건도 아예 ‘극장이 웃다’로 정했다. 비극적이고 웅혼한 작품도 좋지만, 그냥 지나는 길에 한번 들러 즐겁게 볼 수 있는 소극을 통해 연극의 대중성을 넓혀보자는 취지다. 그런 만큼 코미디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들을 골랐다. 첫 무대는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는 극단 실험극장의 ‘휘가로의 결혼’(12월 10~26일)이 장식한다.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이미 선보여 호평을 받은 극단 수레무대의 ‘스카펭의 간계’(12월 21~26일), 셰익스피어 작품을 조선시대 배경으로 옮겨 한국연출가협회가 선보이는 ‘사랑의 헛수고’(12월 29일~2011년 1월 6일), ‘한국 희극의 독보적 존재’ 이근삼의 출세작을 가져온 민중극단의 ‘국물 있사옵니다’(12월 30일~ 2011년 1월 9일)가 그 뒤를 잇는다. 한국 전통 가면극의 현대적 변용 가능성을 타진해보는 연희단거리패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2011년 1월 9~16일), 공연제작센터의 ‘유쾌한 유령’(1월 14~23일), 극단 골목길의 ‘처음처럼’(1월 27~2월 6일) 등도 기대할 만하다. ‘휘가로의 결혼’(2만~7만원)을 빼고는 각 1만 5000~2만원. (02)3668-0051. ●세종벨트 통합패키지 20% 할인 세종벨트, 그러니까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서울 광화문에 포진하고 있는 15개 공연장, 5개 박물관, 5개 미술관 등을 한데 묶은 ‘세종벨트 통합패키지 문화상품’이 나왔다. 광화문 인근뿐 아니라 종로 구역 안에 위치한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은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면 20% 이상 할인해준다. 작품도 입맛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외국인 손님에게 권할 수 있는 ‘한국의 문화’, 스트레스를 확 날려주는 ‘스트레스 아웃’, 연인들을 위한 ‘러브 앤드 하트’는 물론, 가족 단위 모임과 어린이·직장인 모임 등을 위한 40개 패키지 상품이 갖춰져 있다. 본인이 직접 즐길 수도 있고, 송년 모임이나 선물용으로도 쓸 수 있다. 광화문광장 해치마당 안에 설치된 ‘세종벨트 통합 티켓팅&인포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관련 정보 확인과 예약도 가능하다. 당일 공연 잔여 좌석을 50% 싸게 공급하는 ‘러쉬 티켓’도 노려볼 만하다. 센터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다. 세종벨트 홈페이지(www.sejongbelt.com)나 인터파크(www.interpark.com)를 이용해도 된다. ●22일까지 수험생 위한 특별공연 남산에 위치한 국립극장은 7일부터 22일까지 ‘수험생을 위한 특별 공연’을 KB국민은행 청소년하늘극장에 올린다. 국악음악회와 연극을 합친 형태다. 수험생을 위한 프로그램인 만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공연이 꾸려진다. 가급적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으로 골라 책에서만 보던 내용이 실제 무대에 올려지면 어떻게 되는지 비교해볼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중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1부 ‘우리 민요’에서는 도라지타령, 방아타령, 쑥대머리 등 익숙하지만 정작 잘 알지 못하는 곡들이 연주된다. 2부에서는 국악관현악이 받쳐주는 연극 ‘시집가는 날’이 준비됐다. 고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수준을 약간 높였다. 1부 국악음악회 ‘환상’은 주목받는 젊은 작곡가 홍정의와 재일교포 작곡가 양방언의 창작 음악을 선보인다. 중간 중간 곡이나 악기에 대한 설명, 전통적 작곡법과 현대적 편곡 등에 대해 이해를 넓히는 시간을 갖는다. 2부에서는 김유정의 단편소설 ‘봄, 봄’을 연극으로 무대에 올린다. 청소년 단체 관람객을 위해서는 교가를 국악으로 연주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02)2280-4114~6.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45) 이탁오의 ‘분서’

    세상에는 두 종류의 책이 있다. 위험한 책과 위험하지 않은 책. ‘분서’는 전자에 속하는 책이다. 태워버려야 할 정도로 위험한 책, 분서(焚書)! “읽는 사람에 따라 질책과 원한이 생길 수도 있겠기에, 이 책이 응당 불살라지고 내버려질 운명”임을 예감한 이지(李贄·1527~1602)는 자신의 문집에 ‘분서’라는 쇼킹한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분서’는 불태워지는 대신 불처럼 번져나갔고, 불타오르듯이 읽혔다. ●위험하지만 절박한… 낯선 배움의 여정 이지. 중국 명나라 말기의 사상가로, 호는 ‘탁오’(卓吾)다. 대체로 이탁오 앞에는 ‘중국 사상계의 이단아’, ‘명대 최고의 사상범’ 같은 극단적인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탁오는 당대(當代) 지식인들의 도그마가 되어버린 주자학적 질서에서 발생한 하나의 균열이었다. “내가 지금 음식을 갈망하는 것처럼 도(道)를 추구한다면 공자와 노자를 가릴 여유가 있겠느냐.”던 이탁오는, 굶주린 자가 밥을 구하는 절박함으로 기존의 영토를 떠나 낯선 배움의 여정을 시작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성인의 가르침이 담긴 책을 읽었지만 그 내용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고, 공자를 존경했지만 공자에게 어떤 존경할 만한 점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야말로 난쟁이가 광대놀음을 구경하다가 사람들이 잘한다고 소리치면 따라서 잘한다고 소리지르는 격이었다. 나이 오십 이전의 나는 정말로 한 마리의 개에 불과했다.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나도 따라서 짖어댔던 것이다. 만약 남들이 짖는 까닭을 물어오면 그저 벙어리처럼 쑥스럽게 웃기나 할 따름이었다. 오호라! 나는 오늘에서야 우리 공자를 이해했고 더 이상 예전처럼 따라 짖지는 않게 되었다. 예전의 난쟁이가 노년에 이르러 마침내 어른으로 성장한 것이다.”<‘속분서’ 중 ‘성교소인’(聖敎小引)> 이탁오의 집안은 원래 대외무역을 하던 상인 집안이었지만, 조부 덕분에 글을 배울 수 있었다. 그는 과거시험을 통해 관리가 된 26세부터 53세까지 중국 각지를 전전한다. 그러던 어느 날, 보통 사람들 같으면 더 높은 관직에 오르려고 발버둥치면서 안정된 노후대책을 모색할 나이에 출가를 결심한다. 이유인즉, ‘진짜 공부’를 하겠다는 것. 그는 선언한다. “나는 한 마리의 개”였노라고! 이보다 더 파격적이고 용감한 자기선언이 또 있었던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의 앎과 신념을 더 견고하게 다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탁오는 50이 넘은 나이에 자신이 믿었던 세계가 허상일 수도 있음을 보았고, 자신이 한 마리 개였음을 자각했다. 몰랐다면 모를까, 알고도 계속 개처럼 살 수야 없지 않은가. 그는 미련 없이 자기 자리를 떠난다. ●사욕 속 ‘본래의 성’을 되묻다 송·명대 이학(理學)의 출발점은 천리(天理)다. 그것은 ‘그런 것’이면서 ‘그래야 하는 것’이며, 만물에 내재해 있으면서도 만물을 초월해서 존재하는 법칙이다. 그리고 이 법칙이자 자연으로서의 이(理)가 인간에게 내면화된 것이 본성(性)이다. 이 본성은 기질에 따라 치우치거나 탁해지게 되는데, 이때 ‘사욕’(私慾)이 발생한다. 예컨대, 먹고 입고 자는 등의 행위는 ‘본래의 성’에 속하는 것이지만 거기에 어떤 잉여가 더해지면, 즉 더 좋은 걸 먹거나 입고 싶어 하게 되면, 그것은 사욕으로 변질되고 만다. 성리학의 핵심적 문제의식은, 이 ‘사욕’을 어떻게 극복하고 ‘본래의 성’을 되찾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탁오는 이 기본구도를 깨고 나간다. 그는 천리가 아니라 온갖 욕망으로 들끓는 일상에서 시작한다. 과연 ‘사욕’이 개입되지 않은 도리가 따로 존재할 수 있는가. 도리와 법칙을 추구하는 것은 사욕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그는 ‘도리 vs 사욕’이라는 이분법적 틀 안에서 그것을 재정의하는 대신 그와 같은 틀 자체를 부정하면서 자신의 사유를 밀어붙인다. 여기에는 당시 지식인들의 위선과 자기 기만에 대한 이탁오의 깊은 혐오가 깔려 있다. 이탁오는 자신의 ‘참된’ 도리로 지식인들의 ‘거짓’ 도리를 비난하는 대신, 현실적 욕망의 지평에서 ‘도리’ 자체를 근본적으로 되묻는 것이다. 지식인들이 내세우는 ‘도리’는 어쩌면 자신들의 위선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가 아닐까. 그들의 도리가 백성들의 사욕보다 더 가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도리’라는 명분이 도리어 지식인들의 탐욕을 가능케 하는 것은 아닐까. 이탁오는 묻는다. 현실적으로 작동하는 욕망의 자리가 아니라면 대체 어디서 사유를 시작할 것이며, 어디서 도를 구할 것인가, 라고. 인간에게 의지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또 삶에 대한 의지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보면, 재물과 여색을 탐하는 자의 욕망이나 도를 탐하는 자의 욕망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것을 실체화하고 거기에 집착하는 한에서는 똑같이 즐겁고 똑같이 괴롭다. 그러니 문제는 욕망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 ‘안에서’, 그 뜨거운 불구덩이 속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분서’ 곳곳에서 이탁오는 자신의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잘살고 싶어서 관리가 되었고, 그러다 더 잘살아 보려고 출가했을 뿐이다. 처자식을 열심히 먹여 살리고 싶었던 것도 이탁오고, 그러다가 다 내버리고 도망쳐 나온 것도 이탁오다. 그의 비난자들이 말한 것처럼 초탈해서 처자식을 버린 것도 아니고, 무슨 선기(禪機)가 있어서 부러 기행(奇行)을 일삼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할 수 있는 자만이 자신을 떠날 수도 있다! ●개로 살 것인가, 자유로운 존재가 될 것인가 불온한 사상으로 지식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던 이탁오는 명 말의 부패한 권력자들에게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존재였다. 일종의 ‘사상범’으로 관에 압송되어 가는 도중에 잠시 머물던 옥사에서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제자가 남긴 글에 따르면, 옥중에서도 평상시처럼 책을 읽고 시를 짓다가 ‘아무것도 바랄 게 없다.’는 말을 남기고는 덤덤하게 세상을 하직했다고 한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빛나는 최강 ‘포스’. 추측컨대, 죽음마저도 스스로 결단하고자 했을 것이다. ‘분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자유로운 인간으로 조형하고자 했던 한 인간의 불균질적인 사유의 조각들이다. 절실한 배움의 관계가 사라져가고, 지식은 지배와 계급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드는 권력으로 기능하는 우리 시대에, 그의 물음은 더욱 더 사무치게 와 닿는다. 개로 살아갈 것인가, 자유로운 존재가 될 것인가. 채운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주말 데이트] 새달 2일까지 30년 고별 무대 김성녀

    [주말 데이트] 새달 2일까지 30년 고별 무대 김성녀

    1955년 그러니까 다섯 살 때였다. 당시 우리나라 여성국극 스타였던 박옥진(2004년 작고) 여사의 손을 잡고 천막극장 무대에 처음 섰다. 어린 나이에도 무대에서 노는 끼가 보통이 아니었다. 이때부터 무대 주변은 곧 놀이터였고 인생의 나무를 심는 터전이었다. 유랑극단에서 무대를 세우고 허무는 모습을 보면서 천막인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 허생전부터 인기작만 추려 공연 김성녀(60). 윤문식·김종엽과 함께 ‘마당놀이 인간문화재’라고 불린다. 김성녀는 이들과 함께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마당놀이’로 관객들과 만났다. 그렇게 30년 세월이 됐다. 이미 3000회 공연을 돌파했으며 매년 10만명 이상씩 관객을 끌어들여 지금까지 350만명이 이들의 연기에 울고 웃었다. 뿐만 아니다.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기록들이 많다. 예를 들어 스태프와 배우가 30년 동안 쭉 함께해 왔다. 뮤지컬은 대개 더블 캐스팅을 하게 되지만 김성녀의 ‘마당놀이’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30년 동안 변함없이 혼자 배역을 맡으면서 한 번도 펑크를 낸 일이 없다. 김씨는 요즘 이렇게 지나온 30년을 결산하면서 윤문식·김종엽 두 사람과 함께 고별무대를 갖고 있다. 특히 최근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연출가 손진책(63)씨가 30년 무대에서 인기를 끌었던 대표작들만 모은 ‘마당놀이전’이어서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81년 초연작 허생전을 비롯해 별주부전, 홍길동전, 춘향전, 심청전, 이춘풍전, 변강쇠전, 봉이선달전을 다시 엮어 새해 1월 2일까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마당놀이 전용극장(2500석의 천막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지난달 30일 오후 이 극장에서 김씨를 만났다. 파란 형광색 모자가 썩 어울려 보였다. 저녁 공연 시간(7시 30분)이 아직 남아 있어서 분장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 공연에 감회가 깊겠습니다.” “청춘을 다 바쳤지요. 이젠 젊은 후배들에게 바통 터치를 하고 링커 역할을 할 때가 왔습니다. 30년 전 우리 세 사람(김성녀·윤문식·김종엽)에서 시작된 마당놀이도 이제는 전환의 시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함께 10년 이상씩 함께해 온 제자나 후배들도 많습니다. 제가 대학강단(중앙대)에 서게 된 것도 마당놀이를 이어갈 후진 양성을 위한 것이었고 다들 잘 따라 주고 있습니다.” “세 분이 함께 서는 무대는 이번이 마지막인가요.” “앞으로 어떻게 할지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우리 셋이 이끌어온 마당놀이는 이제 고전으로 남게 되겠지요. 그동안 ‘마당놀이’라고 하면 다들 우리 셋을 떠올렸잖아요. 이번 공연에서 30년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후배들이 잘 이어 갈 수 있도록 (세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과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30년 전 세 분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민예극단 시절이었지요. 당시 연극계는 서양극을 주로 무대에 올리곤 했습니다. 이때 허규 전 국립극장장과 연출가 손진책, 배우 몇 명이서 한국적인 것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했지요. 때마침 MBC 창사 기념 공모에 출품했고 채택되면서 셋이 같이 무대에 계속 서게 됐습니다.” “마당놀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할 텐데요.” “소리 장도입니다. 웃음 속에 비수가 있지요. 30년 동안 매년 마당놀이를 찾는 관객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됐고, 어른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됐습니다. 마당놀이는 손자부터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유일한 무대입니다.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가려운데 서로 긁어 주며 지내온 세월입니다. 그렇게 30년을 동고동락했지요.” # 극단 미추 대표 됐어요… 남편이 섭정하겠죠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홀로 캐스팅이기 때문에 쓰러지면 안 된다는 그런 긴장감으로 버텼습니다. 특별히 운동은 하지 않고 뜨개질도 하면서 공연에 대한 마음 다짐을 하지요.” “남편인 손진책씨가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했는데 극단 미추는 어떻게 됩니까.” “제가 대표를 맡아 이끌어 갑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손진책씨가 섭정을 하지 않겠어요(웃음). 극단 미추는 나름대로 틀이 잡혔습니다. 단원들과 의논해 초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잘 해나가려고 합니다. 덩치를 약간 줄이고 외국인 연출가도 불러들이고, 좀 더 다양해지도록 말입니다.” 김씨는 마당놀이와 관련된 서적 3권을 펴냈다. 최근에는 ‘일곱가지 마음 담긴 따뜻한 손뜨개’라는 책도 냈다. 김씨는 이날도 공연 시간을 기다리며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빨간색 등 여러 가지 색색의 실타래가 들어 있는 가방도 눈에 들어온다. # 뜨개질로 마음을 달랩니다 “늘 뜨개질을 하시나요.” “(웃으면서) 이 모자도 제가 짰습니다. 공연이다, 학교다 늘 바쁘니까 일탈하고 싶잖아요. 잠시 여백을 짠다고나 할까요. 공연 때는 ‘오늘 관객이 많이 찾아줄까’ 하는 걱정도 생기잖아요. 그런 생각도 잊을 겸 뜨개질을 합니다.” “언제부터 뜨개질을 하셨나요.” “40년 됐습니다. 뜨개는 거짓말을 안 합니다. 한올 한올 정직하게 서로 연결되고…. 창의력이자 수학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조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 뜨개질이지요.” “그동안 몇 벌 정도의 옷을 짰는지요.” “옷은 한 80벌 정도 될 겁니다. 주변 사람들한테 선물도 많이 했습니다. 공연 때 피아노를 잘 쳐주면 그분한테 선물도 하고…. 실을 사러 갈 때는 동매문시장도 가고 수입상가도 가고 그럽니다.” 앞에 언급한 대로 김씨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 박옥진 여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는 “어머니는 선생님이자 무대 예술의 선배이기도 합니다. 예인으로서 진정한 인내와 희생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분입니다. 30년간 마당놀이 단독 배역을 맡으면서 버텨온 것도 어머니의 힘이지요.”라고 말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재미 강조” “일하고 싶었어”…‘냉동인간’ 수다방

    “재미 강조” “일하고 싶었어”…‘냉동인간’ 수다방

    “사실 여성작가 분들은 소소한 신변잡기적 얘기들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그러니 닫혀 있다 할까, 금세 소진된다 할까 그런 부분이 있는데 이 작가님은 그러지 않아요. 신춘문예 당선소감을 봤는데, 사회적 관점 같은 게 있어서 창작력이 열려 있는 분으로 봤죠. 그래서 이번에 먼저 슬쩍 전화를 했어요. 같이 해보자고. 그땐 시놉시스조차 제대로 안 본 상태였어요. 대본 나오고 독회하면서 제 선택이 옳았다고 확신하게 됐죠.”(류주연) “2년 전엔가 (류 연출의) ‘경남 창녕군 길곡면’을 봤어요. 정말 같이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올해 ‘기묘여행’도 하셨잖아요. 제 작품에 출연한 배우 분이 그 작품에도 나왔는데, 연습 때마다 제 작품 얘기는 안 하고 ‘기묘여행’이 좋다는 얘기만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둠의 경로’로 대본을 구해다 봤는데, 역시 좋더군요. 그래도 이번에 쓴 게 공상과학(SF)물이라 선택하지 않겠거니 했는데 먼저 전화주셔서 너무 좋았어요.”(이시원)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류주연(39) 연출과 이시원(37) 작가. 먼발치에서 서로 탐만 내던 이들이 ‘봄 작가, 겨울 무대’를 통해 ‘냉동인간’이란 작품으로 만났다. 인터뷰 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했다. 작가 7명과 연출 7명이 서로 원하는 사람을 찍는, ‘사랑의 작대기’ 과정에서 상대를 1순위로 찍은 팀답다. 그렇지만 심사가 살짝 뒤틀린다. 어째 “교과서만 보고 공부했어요.”라는 대학입학시험 수석 합격자들 얘기 같다. 그래서 계속 요구했다. 칭찬만 하면 재미없으니 불만을 얘기해 보자고. 낯 붉힐 것 같으면 번갈아 화장실에라도 가라고 했다. 이시원 연출께서 소통을 무척 강조했어요. 어떤 장면에서 작가, 연출, 배우 간 의견이 다르면 계속 얘기해서 풀기를 원했어요. 제 의도를 살려준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참 힘들었어요. 배우들이 이게 이해가 안 된다 그러면 ‘어 내가 잘못 썼나?’ 하면서 변명 아닌 변명을 해야 하고…. 어떤 때는 1주일 내내 아무것도 못하고 얘기만 한 적도 있어요(웃음). 류주연 그래서 우리팀 연습 진도가 제일 느려요. 공연날짜는 맞출 수 있으려나. 하하하. 번역극은 원작의 무게감 때문에 좀 이상해도 그냥 넘어가는데, 창작극은 왜 그러냐고 되묻게 됩니다. 그래서 ‘봄 작가, 겨울 무대’ 같은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 프로그램이 대단한 명작을 낳아서가 아니라 작가, 연출, 배우가 서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되거든요. 대판 싸우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이 전 좀 달라요. ‘봄 작가’는 신춘문예로 짠~ 하고 나타난 사람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는 거잖아요. 소통도 좋지만 준비과정이 페스티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제가 쓴 ‘냉동인간’은 SF물 같아서 정말 안 하실 줄 알았어요. 류 그렇지 않던데 뭘. 요즘 시대상황이 다 녹아 있던데. 이 처음엔 완전히 SF처럼 할 생각이었거든요. “(소통 과정에서) 대본이 바뀌면서 재미있는 부분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고 끼어들었다. 일종의 이간질이다. 류 제가 재미를 좀 강조하는 편입니다. 어떤 메시지라도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래서 배우들이 스트레스 받습니다. 이 상황에서 왜 웃겨야 하느냐며. 이 아니에요. 대본 독회하면서 제 스스로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많이 역동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바뀌지 않길 바라는 부분도 있어요. ‘냉동인간’은 ‘내가 죽은 뒤에도 세계는 여전히 잘 돌아갈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한 겁니다. 그런 세상에서 남편의 이름으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그려내고 싶었어요. 류 맞아요. 그런 느낌이 잘 배어나와요. 예전에도 이 프로젝트에 참가했는데 그땐 사실 대본을 제 마음대로 고쳤어요. 절반 이상 고친 것도 있습니다. 얘기하다 보니 결국 저만 잘하면 되는 거네요(웃음). 이 어, 한때 그렇게 많이 고쳤다는 얘긴 처음 들어요. 전 욕심이 많아서 고치는 건 꼭 제가 해야 하는 성격인데, 연출께서 이미 제 스타일을 간파하신 것 같네요. 하하하. 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의 복귀, 이간질 전략의 실패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설 순 없다. 예민한 얘기, 제작비를 꺼냈다. 더욱이 ‘냉동인간’은 돈 많이 드는 대극장용 아니던가. 이 연극에 시위대가 등장하니까 배우가 한 20명쯤은 돼야 하는데…. 류 배우가 10명 남짓인데…. 작품 규모에 비해 버거운 주문입니다. 제작비가 얼마인줄 아세요? 겨우 1100만원이에요. 대극장에 올리라면서. 이 얘기 좀 꼭 (기사에) 써주세요. 이 처음엔 중극장 정도 생각하고 쓴 거예요. 쓰다 보니 자꾸 커진 겁니다. 대극장에서 한다니까. 내가 또 언제 대극장에서 작품 해보겠나 싶어서…. 하하하. 류 저도 대극장은 처음이에요. 좀 치밀하게 준비해서 하고 싶었는데, 얼떨결에 하게 되어버렸네요. 어째 불안하다. 극장은 큰데 배우와 제작비는 적고, 더구나 SF물이란다. 장면 구성이 가능할까. 류 장면 하나하나는 정말 좋아요. 문제는 그 장면을 어떻게 연결하느냐는, 브리지 부분이에요. 연출적 표현의 문제인데 이게 참 쉽지 않아요. 이 그게 작가와 연출의 차이인 거 같아요. 전 그냥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면 되잖아요. 그리고 연출한테 불평하는 거죠. ‘아니, 이게 왜 안 돼요?’ 그러면 연출은 된다고 합니다. 그랬다가 배우들이 ‘그게 될까?’하면 또 안 된다고 했다가…. 오락가락하세요. 류 그게 연출의 몫이죠. 균형 잡아야 하는. 아니 눈치봐야 하는(모두가 크게 웃었다). 이 이제 연습실에 안 가려고요. 작가가 지켜보는 걸 슬슬 불편해하실 때가 된 것 같아서요. 류 기자가 자꾸 불만을 얘기하라는데 공연 끝나고 다시 한번 보시죠. 그때는 진짜 불만이 터져나올지도 몰라요. 하하.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봄 작가 겨울 무대’는… 신춘문예 당선·연출자 연결, 희곡작가 발굴 프로젝트 일환 정부 지원을 받는 재단법인 한국공연예술센터(www.hanpac.or.kr)가 2008년 시작한 프로젝트다. 연출과 배우에 비해 부족한 ‘희곡 작가’ 육성을 위해 그해 신춘문예 당선자들에게 새 작품을 쓰게 해서 연말에 무대에 올린다. 원래는 통일된 주제 아래 30분 안팎의 단막극을 만들도록 했으나, 올해부터는 장편을 쓰고 거기에 맞춰 젊은 연출을 연결시켜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시원-류주연을 비롯해 이난영-김한내, 김나정-오경택, 김란이-이영석, 이철-박해성, 임나진-김태형, 이서-이종성 등 이름만 들어도 기대되는 신예작가와 연출가 7쌍이 뭉쳤다. 다음달 6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과 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일곱 작품이 차례로 오른다. 반응이 가장 좋은 한두 작품은 내년에 앙코르 공연한다. (02)3668-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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