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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년만에 다시 온 데클란 도넬란

    6년만에 다시 온 데클란 도넬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인 ‘템페스트’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연출가 데클란 도넬란의 연출로 우리나라 무대를 찾는다. 다음 달 1일부터 3일간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템페스트’는 도넬란과 러시아 체홉 페스티벌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그에게는 2007년 ‘십이야’에 이어 두 번째 내한 공연이다. 셰익스피어는 1611년 영국 국왕 제임스 1세를 위해 ‘템페스트’를 썼다. 밀라노의 대공인 프로스퍼로가 학문 연구에 몰두하다 그의 권력을 노린 동생 안토니오로부터 축출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선과 악의 대결 속에서 구원과 용서의 메시지를 진하게 길어 올린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37편 중 절반이 넘는 16편을 무대에 올려 ‘셰익스피어 연출의 대가’로 불리는 도넬란은 원작에 급변하는 러시아의 현실을 새겨 넣었다.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몇몇 장면에 소비에트연방 해체 전후의 러시아 풍경을 삽입했다. 도넬란은 “프로스페로는 고립과 강박, 패배의식에 빠져 있고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어 하는 불쌍한 현대 남성”이라면서도 “셰익스피어는 이를 병적으로 생각하기보다 우리 모두가 인간으로서 앓고 있는 병으로 생각하고 그를 통한 치유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3만~7만원. (02)2005-0114.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장애·비장애 어린이 문화로 소통

    문화예술교육 더베프와 충무아트홀이 공동 주최하는 ‘제11회 국제장애어린이축제-극장으로 가는 길’이 다음 달 2~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열린다. 2003년 시작된 국제장애어린이축제는 장애 어린이들의 특성을 배려한 공연과 전시를 비롯해 가족 워크숍, 장애 인식 개선 프로그램들을 총망라하며 장애, 비장애 어린이들이 장벽 없이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축제의 해외 공연 중 하나인 일본 광대극단 옌 타운의 ‘옌 타운 풀스’는 광대들이 대사 없이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표정으로 풍자와 해학을 풀어내 장애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 프랑스 극단 클레르 뒤크르의 ‘꿈의 배’는 무대 위 반원 모양의 구조물이 몸의 움직임에 따라 파도에 흔들리는 유람선이 됐다가 서커스 무대가 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줘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장애 어린이 관객을 배려한 워밍업 시간이 본 공연에 더해진다. 국내 초청작으로는 허공에 떠 있는 사람들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이끄는 ‘거리 확장 퍼포먼스 무중력 인간’이 공연된다. 또 폴란드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마음의 집’을 연출가 이재민이 체험형 이미지극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3일 소극장블루에서는 가족 치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장애 어린이 가족을 위한 문화콘서트’가 열린다. (02)2234-4032.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20일(金) 케이블 하이라이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THE MOVIE 밤 9시 30분) 1665년 네덜란드 델프트. 16세 소녀 그리트는 아버지가 사고로 시력을 잃자 화가 베르메르 집의 하녀로 들어간다. 한편 베르메르의 작업실을 청소하려고 방에 들어선 순간 그리트는 다른 세상에 온 것만 같은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고, 그런 그녀를 본 베르메르는 신선한 영감을 얻게 된다. ■보이그룹 데이(SBS MTV 오전 11시) 한가위는 지났지만 연휴는 계속된다. 휴일을 알차게 지낼 수 있도록 마련한 ‘보이그룹 데이’의 두 번째 시간이 열렸다. 빅뱅, 샤이니, 슈퍼주니어, 인피니트 등 최고의 남자 아이돌의 멋진 모습만 모아 12시간 연속으로 방송하는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피로가 쌓인 여성들을 위한 힐링타임의 시간을 가져본다. ■나쁜 짓의 진실(채널 뷰 밤 11시) ‘추석선물의 두 얼굴’ 편에서는 추석맞이 가짜 선물 시장과 전세 대란의 틈새를 노린 부동산 사기 수법의 실태를 분석한다. 쓰레기도 명품 먹을거리로 둔갑시키는 여러 가지 선물 품목들에 대한 행태를 고발한다. 또한 ‘부동산 사기’ 편에서는 더욱 치밀해진 전세 사기 수법과 부동산 사기 예방법을 알아본다. ■문화갤러리 예감(국회방송 밤 8시 30분) 올해 데뷔 57년째로 끊임없이 변신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는 국민 배우 이순재. 여러 방면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그를 만나 25년 만에 연극 ‘시련’의 연출가로 변신한 이유가 무엇인지 들어본다. 세상을 유혹한 두 여배우, 메릴린 먼로와 오드리 헵번. 상반된 이미지로 극과 극의 삶을 산 그녀들의 인생과 연기를 비교 분석한다. ■윙스무비 매직 어드벤처(니켈로디언 오전 11시) 스텔라, 뮤사, 플로라, 테크나, 아이샤는 알피아 요정학교의 새 학기 파티에 참석한다. 트릭스는 소란한 틈을 타 픽시마을로 안내해 줄 마법의 나침반을 훔친다. 한편 스카이는 아버지가 오랜 세월 숨겨왔던 비밀을 알게 되고 아버지의 잘못을 되돌리기 위해 윙스, 스페셜리스트와 함께 악령들의 도시 아브람으로 향한다. ■더 무비 케이온(애니맥스 밤 9시 30분) 고등학교 생활 내내 경음악부 생활을 함께하며 돈독한 우정을 쌓아온 유이, 미오, 리쓰, 쓰무기는 졸업을 앞두고 아쉬움이 가득하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친구들이 졸업여행을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솔깃해진다. 그렇게 경음악부 부원들은 여고시절의 마지막 졸업여행으로 유명 뮤지션들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영국 런던으로 향한다.
  • [21일(土) 케이블 하이라이트]

    ■분노의 윤리학(스크린 밤 11시) 어느 날 미모의 여대생이 살해된다. 호스티스이자 학생, 동시에 대학교수의 불륜 상대였던 그녀의 죽음을 계기로 그녀를 둘러싼 주변인들은 서로의 존재를 눈치채게 된다. 평소 평범하고 점잖은 얼굴을 한 채 살아왔던 4명의 남자들은 살인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내면에 자리하고 있던 분노를 발견하고, 죽음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기 시작한다. ■아시안 호러 스토리(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1시) 홍콩의 중심지에 고대의 역사를 간직한 마을이 있다. 이곳의 폐교에서 자살한 선생님 이야기와 귀신 목격담이 끊임없이 전해진다. 디지털 장비와 전통적인 잠입 취재 방식을 결합해 조사를 벌이던 중 RJ는 19세기 영국의 식민 지배에 대항한 한 가문에 관한 폭력적인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챔프 오전 11시) 짜증 잘 내고 칭얼거리기 좋아하는 평범한 열 살짜리 소녀 치히로와 엄마, 아빠는 이사를 가던 중 길을 잘못 들어 낡은 터널을 지나가게 된다. 터널 저편에 폐허가 된 놀이공원이 있는데 그곳에서는 이상한 기운이 흘렀다. 인기척 하나 없고 조용한 이 마을의 낯선 분위기에 들뜬 엄마, 아빠와 달리 치히로는 불길한 기운을 느낀다. ■에미상 노미네이트 특집-아메리칸 호러스토리 2(FX 밤 11시) 전 세계가 경악한 호러 미드가 연속 방송된다. 1960년대 가톨릭 교회가 운영한, 범죄 성향의 정신질환자 수용 병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진다. 미국 드라마의 ‘닙턱’과 ‘글리’로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스타 연출가 라이언 머피가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다. ■제6회 남방장성배 세계바둑정상대결(바둑TV 오후 3시) 대지에서 바둑을 두고 천하의 자웅을 가린다. 양국의 랭킹 1위인 한국의 박정환 9단과 중국의 천야오예 9단이 격돌해 바둑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박정환과 천야오예의 상대 전적은 5대7로 천야오예가 앞서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3년간은 3대3으로 박빙의 승부를 보여주고 있어 이번 대국에 거는 바둑 팬들의 기대가 크다. ■로미오와 줄리엣(THE MOVIE 밤 8시 35분) 몬터규가와 캐풀렛가는 원수지간으로 분쟁 그칠 날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캐풀렛가의 축제에 참가한 몬터규가의 로미오는 캐풀렛가의 줄리엣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로미오와 줄리엣은 집안 몰래 결혼식을 올린다. 하지만 사소한 언쟁으로 시작된 다툼에 로미오는 캐풀렛가의 티볼트를 죽이고 마는데….
  • “44년만에 찾은 동생, 최고의 추석선물”

    “44년만에 찾은 동생, 최고의 추석선물”

    윤종오(50) 울산 북구청장이 여동생과 44년 만에 상봉했다. 윤 구청장은 지난 13일 KBS ‘사람을 찾습니다’ 프로그램 녹화장에서 1968년 2남 4녀 가운데 넷째로 태어난 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생후 7개월 때 양녀로 보내졌던 동생 임모(45)씨와 재회의 기쁨을 맛봤다. 윤 구청장의 어머니(78)는 남은 다섯 남매를 모두 출가시키자 품속에서 어릴 때 떠나보내야 했던 딸을 보고 싶어 방송국에 사연을 보내는 등 10여년 동안 수소문했다. 임씨의 친구가 방송 사연을 듣고 알려줘 극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쌍둥이 언니와 마찬가지로 미술에 재능을 보였던 임씨는 현재 여섯살 난 딸을 키우며 부산에서 의류업을 하고 있다. 임씨는 “20대에 우연히 가족사를 알게 된 뒤 가족들이 보고 싶었다”며 “이렇게 만나게 돼 아주 행복하고 구청장이 된 오빠를 보니 더욱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장남인 윤 구청장은 “헤어진 여동생 생각에 늘 힘들어하신 어머니께 추석 선물을 안겨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윤 구청장의 사연은 오는 20일 오전 11시 방영된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행복·불행 어느 하나에 집착하는 건 어리석어”

    “행복·불행 어느 하나에 집착하는 건 어리석어”

    지난 1998년 정년을 5년 남겨 두고 교수직을 조기 사퇴한 원로 천문학자 이시우(76) 서울대 명예교수. 그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가리켜 ‘독학 인생’이라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다. 검정고시로 서울대에 입학해 교재며 강사진이 별로 없던 천문학과에서 학업에 고군분투했던 일들, 그리고 호주 유학시절 역시 같은 이유로 ‘나 홀로’ 공부에 매달렸던 시절을 떠올리며 하는 말이다. 천문학자로서는 드물게 불교신자인 이 교수는 불교계를 놀라게 할 만한 불교 서적을 잇따라 세상에 내놓았지만 그 또한 모두 독학의 결실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직지’를 향해 소신을 불태웠다. ‘직지, 길을 가리키다’(민족사 펴냄) 출간에 맞춰 만난 이 교수는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흔히 선종(禪宗)의 조사·선사들이 남긴 언어는 신비적 경향을 띠어 논리적 해석을 금기로 여기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신비화, 초월화한다는 건 비논리적인 것을 절대 권위로 치장하는 것일 뿐이지요.” 다양한 측면에서 선문답의 의미를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마따나 이번 책 ‘직지, 길을 가리키다’는 ‘직지심경’으로 널리 알려진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을 일반인도 알기 쉽게 번역, 해석한 해설서이다. 부처님과 조사들이 마음의 본체를 바로 가리켜 보인 설법의 중요한 부분을 골라 기록한 책. 석가모니불 등 ‘일곱 부처(七佛)’로 시작해 달마(達磨) 대사 등 조사(祖師) 스님 28명, 중국 선사(禪師) 110명 등 145명의 핵심적인 가르침을 추려 설명했다. “교양과목인 ‘인간과 우주’를 가르치던 중 ‘금강경’을 읽고 불교에 심취하게 됐어요. 별들이 생성, 소멸하는 이치가 불교 연기법에 딱 들어맞더군요. 우주 법계를 다루는 천문학은 불법(佛法)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선불교는 마음의 종교도, 행복을 추구하는 종교도 아니라는 이 교수는 진정한 자유야말로 ‘연기적 구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일관되게 말한다. 우주 만유와 더불어 본연의 삶의 가치와 존재가치를 구현하는 게 선불교의 목적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이 교수가 그토록 강조하는 불교의 연기는 무엇일까. “연기는 간단히 말해 주고받음의 관계입니다. 가족 관계나 사회제도, 지구와 달, 태양계 모두가 서로 묶이고 얽혀 있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말해 ‘끈’으로 매인 구속 상태. 그래서 행복과 불행 역시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라고 한다. 행복이나 고통은 실체가 없기 때문에 그 집착 역시 부질없다는 설명이다. “행복 뒤에는 불행이 붙어 있듯이 고통 속에도 진리와 기쁨이 있어요. 어느 하나에 집착하는 건 어리석죠.” 그래서 이 교수는 많은 종교가 그렇듯이 행복만 추구하는 종교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주는 것뿐이고, 무엇보다 고통 속에도 진리가 숨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때 출가를 결심해 선방에도 들었지만 권위와 억압적인 분위기에 크게 실망해 두 달 만에 선방을 박차고 나와 불교경전 독학을 해 왔던 그다. 이른바 ‘학문 수행’에 매진해 그동안 일궈낸 결실이 바로 ‘천문학자와 붓다의 대화’, ‘천문학자, 우주에서 붓다를 찾다’, ‘천문학자가 풀어낸 금강경의 비밀’같은 책들이다. “오늘날 불교는 집착심을 심어줬어요. 특히 선승들의 독선이나 아집·무례는 불교를 잘못 이해한 탓이 큽니다. 세상 모든 것은 주고받는 연기적 관계로 얽혔는데 이를 오해해 자기중심적인 절대적 주체를 찾고 있을 따름이지요.” 기독교는 하느님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18세기에 천문대를 세웠는데 불교는 왜 아직도 옛날처럼 방편적인 얘기를 진리, 본체로 생각하고 있느냐고 묻는 이 교수. 그는 “연기법으로 표현되는 주고받음은 항시 안정적인 상태를 향해 진화하는 법인데 인간은 그렇지 않다”며 “이제 불교도 자연도태되지 않으려면 첨단 우주과학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공연단신]

    22일까지 연극 ‘블랙코미디’ 극단 성좌의 설립자인 고 권오일 연출가의 5주기 추모 기획 공연.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의 작품으로 극단 성좌는 1982년 국내 초연을 비롯해 총 6회에 걸쳐 무대에 올렸다. 정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허구와 잔혹성을 해학과 풍자로 승화한다. 22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 (070)8804-9929. 새달 27일까지 ‘블랙메리포핀스’ 나치 치하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 그란첸 슈워츠의 저택에 화재가 발생한다. 박사는 죽고 그의 입양아 4명은 살아남았지만 그날의 충격으로 기억을 잃는다. 12년 뒤 입양아들은 진실을 파헤쳐 간다. 지난해 초연한 창작 뮤지컬로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다음 달 27일까지 서울 이해랑예술극장. 4만 4000~5만 5000원. (02)548-0597~8.
  • [주말 영화]

    ■플라이트 93(EBS 토요일 밤 11시 25분) 따뜻하고 평온한 분위기가 감도는 미국 뉴저지 공항. 새로운 국장의 취임으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미국연방항공국. 관제센터는 민항기들을 인도하고 진로를 점검하느라 바쁜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편안한 하루의 시작을 알리듯 고요한 9월 11일 오전. 갑작스레 항로를 이탈하기 시작한 민항기로 평온함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보스턴에서 LA로 향하던 아메리칸 항공 ‘AA11’편이 예고 없이 항로를 이탈한 것이다. 관제센터가 교신을 시도하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다. 그 순간, 이국적인 말투로 ‘우리는 비행기들을 납치했다’라는 짧은 교신이 들려온다. 미 영공에 떠 있는 민항기는 총 4200대. 군과 항공국은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민항기들을 찾기 시작한다. 그 시간 CNN에서는 뉴욕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터와 비행기가 충돌했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보도된다. ■맨발의 이사도라(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어린 시절, 결코 결혼을 하지 않고 아름다움과 진실만을 좇겠다고 맹세한 이사도라는 가족들을 이끌고 새로운 삶을 찾아 미국에서 영국으로 건너간다. 힘겨운 생활을 이어 나가던 이사도라의 가족은 어느 귀부인의 눈에 띄게 되고, 그것을 기회로 삼아 이사도라는 유럽 사교계에서 각광받는 댄서로 발돋움한다. 그녀가 가는 길마다 그녀의 춤에 영감받거나 매혹된 남자들이 줄을 잇고, 이사도라는 연극 연출가 크레이그와 세계적인 재벌 싱어 사이에서 딸과 아들 한 명씩을 둔다. 하지만 일에만 몰두하던 크레이그는 훌쩍 떠나버리고, 싱어마저 이사도라의 외도에 격분해 사이가 소원해지고 만다. 차 사고로 아이들까지 한꺼번에 잃은 이사도라는 러시아 땅으로 건너간다. ■독립영화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KBS1 토요일 밤 1시 5분) 대학생 해원은 학교 선생인 성준과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 내일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엄마를 만난 뒤 우울해진 해원은 오랜만에 성준을 다시 만난다. 그렇게 단둘이 시내를 돌아다니며 길거리를 걷다가 같은 과 학생들이 근처 술집에서 회식을 하다 잠시 가게 앞에 나와 있는 모습을 멀리서 보게 된다. 이에 해원과 성준은 학생들이 자신들을 봤을 거라 생각한다. 회식 자리에 합석할 마음은 없었지만 둘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전에 짠 거짓말로 말을 맞춘 뒤 합석을 하게 된다. 잠시 해원이 화장실에 간 사이 학생들이 해원의 험담을 하자 성준은 그제야 자신과 해원의 관계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다.
  • 고우스님, 혜능대사의 ‘육조단경’ 강설집 출간

    고우스님, 혜능대사의 ‘육조단경’ 강설집 출간

    ‘중국 선불교의 완성자’로 통하는 혜능(慧能·638~713) 대사의 법문집 ‘육조단경’(六祖壇經)을 조계종 원로 의원 고우(왼쪽·76)스님이 풀어낸 책이 출간됐다. 혜능 대사 열반 1300주기 기일(7일)에 맞춰 나온 ‘고우 스님 강설 육조단경’(오른쪽·조계종출판사 펴냄)이 그것. 동아시아 선불교의 뿌리인 혜능 대사와 한국 불교의 대표적 선승의 만남으로 불교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혜능 스님은 인도에서 건너간 달마(達磨) 스님으로부터 시작된 중국 선불교의 육조(六祖). 오조(五祖) 홍인(弘忍·601-675) 스님으로부터 법을 이어받아 설법한 내용을 정리한 게 ‘육조단경’이다. 이 ‘육조단경’은 선종의 종지(宗旨)와 정견을 강조하는 선 수행 지침서로, 부처님 제자 어록 중 유일하게 ‘경’(經)이란 명칭이 붙는다. 불교의 핵심을 쉬운 말로 정확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평생 혹독한 수행으로 일관한 성철 스님이 참선 수행자들에게 책을 보지 말라면서도 직접 번역한 책으로 유명하다. 이번 강설서는 고우 스님이 2004∼2005년 스님·재가자를 대상으로 했던 강의를 묶은 것. 고우 스님은 당시 성철 스님이 번역한 ‘돈황본 육조단경’을 33개의 장으로 구분해 강의했다. 강의 내용을 정리한 뒤 보완·수정하는 작업에만 꼬박 10년이 걸렸다고 한다. 고우 스님의 이 육조단경은 ‘육조단경’의 전체 내용을 ‘중도’(中道) 사상으로 풀이한 게 특징. 고우 스님이 ‘모든 불교 수행은 결국 중도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수행의 요체이기도 하다. 스님의 지론 그대로 책은 ‘선의 바른 안목’과 ‘일상생활에서 행복찾기’를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내 본 모습은 없는데도 ‘나’라는 게 있는 것으로 착각해 살며, 그 때문에 고통받고, 대립·투쟁하게 된다고 설명하는 식이다. 부처님과 혜능 스님이 깨달은 중도 진리를 알면 진보·보수며 남북 관계 등 모든 대립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도 설명한다. 그 해설집을 놓고 고우 스님은 “어려운 논리 경전과 체질화된 생활의 중간쯤 되는 법문집”이라고 한다. 고우 스님은 조계종의 현대적 수행 풍토를 다졌다고 평가받는 한국의 대표적 선지식이다. 경북 김천 청암사 수도암으로 출가한 뒤 향곡, 성철, 서옹, 서암 선사에게 두루 참문하며 평생 참선의 길을 걸어왔다. 2007년 조계종 원로 의원에 추대됐고 지금은 봉화 문수산 금봉암에 주석하며 간화선의 생활화에 힘쓰고 있다. 2만 8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화단신] 새달 ‘북촌뮤직페스티벌’ 전통음악, 현대와 어울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북촌에서 다양한 빛깔의 우리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북촌뮤직페스티벌 2013’이 열린다. 수림문화재단 주최로 다음 달 7~8일 서울 북촌 일대(W스테이지, 갤러리 아트링크, 게스트하우스 소리울, 북촌전통공방 등)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전통음악 관련 단체 25개가 참가해 모두 31개 프로그램(전시 포함)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음악가 양방언이 건반으로 마음속 한국의 정경을 그리고, 대금 명인 원장현은 일상 공간에서 산조 등 즉흥성 넘치는 연주를 들려준다. 국악계의 절친한 친구 사이로 소문난 판소리 명창 채수정과 민요 명창 송은주의 합동 무대도 마련된다. 이 밖에도 한국음악앙상블 바람곶의 박재록이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 ‘앰비언트 월드’, 피리 연주자 안은경이 이끄는 ‘안은경 퓨리티’, 아방가르드 밴드 ‘잠비나이’ 등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색다른 시도를 하는 단체들의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또 소리꾼부터 무용 연출가, 사운드 디자이너, 동양 철학가, 조각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가가 모인 ‘창작공동체 한남동 729’ 등은 우리 음악을 활용한 장르 융합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모든 공연의 관람료는 무료. (02)2075-7911.
  • [공연단신]

    새달 5일 국립현대무용단 ‘11분’ 국립현대무용단이 안애순 신임 예술감독 체제의 첫 작품을 선보인다. 다음 달 5~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11분’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동명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춤꾼 5명이 무용수이자 안무가가 되어 11분간 각자의 무대를 꾸민다. 1만 5000~2만원. (02)3472-1420. 극단 노을 정기공연 ‘안녕, 피아노’ ‘안녕, 피아노’는 극단 노을의 제30회 정기 공연으로 외부 작가와 연출가, 배우를 객원으로 기용한 첫 작품이다. 경제적으로 몰락한 가족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모텔과 그 모텔에 놓인 피아노의 대조를 통해 보여준다. 9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노을소극장. 전석 2만 5000원. (02)921-9723. 새달 1일까지 연극 ‘외로운 사람’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은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바냐 아저씨’를 우리나라의 한 잡지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재창작한 무대다. 9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전석 2만원. 010-5489-0233.
  • “남들에게 졸업은 새 출발, 내겐 한평생의 꿈”

    “남들에게 졸업은 새 출발, 내겐 한평생의 꿈”

    “남들에게는 졸업이 새 출발이겠지만 제게는 인생을 마무리한다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오늘 밤에는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꿈을 꿀 것 같아요. 무척 행복합니다.” 25일 숙명여대 개교 이래 최고령 졸업자가 된 변순영(72) 할머니의 목소리가 떨렸다. 변 할머니는 지난 23일 열린 학위 수여식에서 영어영문학과 졸업장을 받았다. 1961년 입학한 지 52년, 반세기 동안 꿈꿔 온 졸업장이었다. 변 할머니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입학 이듬해인 1962년 학업을 포기하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가정 형편은 점점 나아졌지만 이번엔 결혼과 육아가 그의 복학을 막았다. 변 할머니는 “다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가부장제 체제 속에서 말을 꺼내기조차 쉽지 않았다”면서 “가장 큰 장애물은 ‘여자가 무슨 공부냐’고 되묻는 편견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학업과 졸업에 대한 열망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변 할머니는 결국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난 2011년에 2학년으로 복학했다. 그러나 이번엔 공부가 쉽지 않았다. 깜박깜박하는 기억력 때문에 영어 문장 하나를 외우는 것도 힘들었다. 변 할머니는 학교 앞에서 홀로 하숙과 자취를 번갈아 하며 공부에 매진했다. 수업 시간에는 맨 앞자리에 앉아 질문을 쏟아냈다. 그는 “시력과 기억력이 많이 떨어져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특히 컴퓨터를 다루는 법은 돌아서면 잊어버려 고생을 많이 했다”고 쑥스러워했다. 졸업식이 진행된 23일에는 함께 공부했던 손주뻘 학생 10여명이 변 할머니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변 할머니도 공부를 도와준 학생들을 위해 소정의 장학금을 마련했다. 최서우(21) 영문학부 학생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우리에게 감동을 주신 할머니의 졸업을 축하드린다”면서 “이번 졸업식은 할머니와 우리에게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 할머니도 “학교를 다니면서 어린 학생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격려와 칭찬을 받았다”면서 “나도 그들을 격려하고 싶어 장학금을 준비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변 할머니의 8년 과후배인 조무석 영문학부 교수는 “포기하지 않는 게 바로 인생”이라면서 “선배님의 용기와 열정은 우리에게 큰 선물이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미리 보는 8·28 전월세 대책]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최대 2억6600만원 금리 年 3.60~4.95%

    [미리 보는 8·28 전월세 대책] 목돈 안드는 전세대출 최대 2억6600만원 금리 年 3.60~4.95%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출 상품이 23일 시중은행에서 출시된다. 대출 한도는 2억 6600만원이며, 금리는 연 3.60~4.95%다. 국민·기업·농협·우리·신한·하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은 ‘목돈 안 드는 전세 2’ 상품인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 방식의 전세자금 대출을 23일부터 판다. 대출 자격은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로, 무주택자여야 한다. 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가능금액이 다르지만 최대 한도는 2억 6600만원이다. 전세보증금이 3억원 이하, 지방은 2억원 이하인 임대차 계약에만 해당된다. 주택금융공사의 전세 특례보증서를 담보로 임차보증금의 80% 이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목돈 안 드는 전세 대출은 일반 전세 대출에 비해 보증 수수료가 0.2% 포인트 낮고, 각 은행도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평균 0.5% 포인트가량 낮다. 신용등급이나 거래실적 등에 따른 가산금리도 적용돼 주 거래은행에서 대출받는 게 유리하다. ‘목돈 안 드는 전세 2’는 부실 발생 시 임차보증금 반환 청구권을 갖고 있는 은행이 우선변제권으로 대출액을 직접 회수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일반 전세 대출과 큰 차이는 없다. 임영학 우리은행 상품개발부 부장은 “대출받는 입장에서는 한도가 늘어나고 금리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 전세 대출 한도는 주택금융공사 보증의 경우 2억 2200만원이다.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의 ‘목돈 안 드는 전세 1’은 오는 9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이자를 세입자가 내는 조건으로 집주인이 전세금을 본인의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금리는 연 3% 중반~4% 중반이며,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은행이 자율 적용해 사실상 해제되고 담보인정비율(LTV)은 70% 이하에서 은행이 자체 결정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90세의 이발사

    90세의 이발사

    아흔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넘게 한자리를 지키며 가위를 잡고 있는 이발사가 눈길을 끈다. 전북 군산시 임피면 읍내리 ‘임피이용원’ 대표인 채갑석(90)옹은 올해로 67년 경력을 자랑한다. 채옹은 21일 “내가 적어도 군산에서는 아직 최고의 이발사”라며 “양쪽 눈 시력이 1.5이고 손떨림도 없다”고 자랑했다. 실제로 손놀림은 예사롭지 않다. 머리를 자르고 면도까지 하는 데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다. 빠른 데다 꼼꼼한 솜씨에 어느 손님 하나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15㎡(4.5평) 남짓한 이용원은 박물관이다. 손때가 묻은 낡고 찌그러진 물건들로 가득하다. 가위와 이발의자 2개는 수십년을 사용한 것이다. 벽면에는 옛날 ‘멋쟁이 스타일’의 사진이 그대로 걸려 있다. 채옹은 1947년 고향인 군산에서 기술을 익혔다. 새벽 5시 물을 길어오는 일부터 머리 감기기, 면도하기 등을 배우며 정식 이발사가 됐다. 몸에 밴 성실과 친절로 3년여 만에 군산지역 유명 이발사가 됐다. 1952년 쌀 100가마에 해당하는 돈으로 지금의 임피이용원을 인수했다. 기술 좋기로 이름을 떨쳐 1960∼70년대엔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한때 종업원을 두고도 손이 달릴 정도였다. 채옹은 이발 기술 하나로 2남3녀를 모두 가르치고 출가시켰다. 하지만 미장원에 영역을 뺏기고 늘어난 현대식 이발관에 밀리면서 단골들도 하나 둘 세상을 떠나 1990년 이후에는 쇠퇴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서는 하루 3명을 받으면 운수 좋은 날이다. 공칠 때도 있다. 요금은 이발 5000원, 면도 3000원, 이발과 염색을 함께 할 땐 1만원으로 시내 일반 이발소의 반값도 안 된다. 채옹은 “아직도 ‘손님에게 최선을 다하자’란 원칙을 지킨다. 옛날 손님이 몰려들 때도 한 분 한 분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하루 10명 안팎만 받아 정성껏 이발과 면도를 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불편한 다리 탓에 좀 버겁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가위를 잡겠다”고 다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삼매의 고요에 휩싸인 천년고찰… ‘참나’와 마주하다

    삼매의 고요에 휩싸인 천년고찰… ‘참나’와 마주하다

    불기 2557년 여름철 집중수행인 하안거 해제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오전 9시 경북 울진 천년고찰 불영사. 뒷산 부처님 바위를 알듯 모를 듯 연못에 담고 있는 경내는 나는 새도 숨을 죽일 만큼 침묵의 바다였다. ‘동해 제일의 비구니 수행처’라는 불영사 천축선원의 안거 끝자락은 해제에 임박해 어수선할 만도 하련만, 참선 수행에 든 대중들은 참나를 보기 위한 삼매의 고요에 휘잠겨 불청객을 더 멀게 만든다.대웅전 맞은편 설법전. ‘지금 이 순간을 살자’는 플래카드가 걸린 법당에 100여명의 재가 신도들이 등을 맞댄 채 벽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있다. 가슴마다 걸린, ‘오후불식 묵언수행’이라 쓰인 표찰은 수행을 올곧게 다잡는 마음다짐의 또렷한 정표인가. 20여년 전부터 주지 일운 스님의 원력으로 안거 해제 사흘 전 재가 신도들을 정진 수행에 동참케 한 오랜 전통의 현장엔 수좌 못지않은 푸른 눈빛이 형형하다. ‘지금 나는 어디에 있고 무엇을 향해 가는가.’ 저마다 풀어내려는 화두는 각기 다를 터. 법당 맨 앞에 가부좌를 튼 주지 일운 스님의 무언이 무서울까. 침묵의 한복판에서 불현듯 터지는 죽비 소리도 그저 잠시 이는 바람일 뿐. 참선을 푼다는 주지 스님의 신호에도 역시 차분한 몸짓들. 아침 수행의 끝에서 찾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같은 시간 설법전 오른쪽 천축선원. ‘숨소리도 선원 담장을 넘지 않는다’는 수행 가풍의 기세가 이번 안거 철에 방부를 들인 40명 비구니 수좌들의 결기 어린 눈빛에 고스란히 살아 있다. 간간이 들리는 죽비 소리.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높은 이념은 흔들리는 지금의 마음자리를 얼마나 무겁게 누르고 있을까. 새벽 3시부터 좌선을 시작해 하루 10시간, 용맹정진에는 12시간을 참선에 든다는 수좌들. 오후 1시 이후엔 물만 마실 뿐 음식을 일절 입에 대지 않는 금욕과 묵언의 순간들은 가람과 선원 밖 세상 모든 소식과의 단절이기도 하다. 아침 참선 수행을 마친 10시쯤. 가부좌를 풀고 법당 밖으로 나선 수좌들과 재가 신도들이 한 줄로 서서 경내를 돌기 시작한다. 또 다른 수행의 이어짐인 포행. 참선 수행의 점검이기도 하고 짤막한 휴식이기도 할 걷기. 연못에 우뚝 선 부처님 상이 더욱 또렷하다. 다음 날 오전 10시면 해제법회. 수좌 스님과 재가 신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석달, 그리고 사흘간에 걸친 단기출가의 정진 수행을 마무리하는 회향의 순간이다. 제각각 발견한 참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아니 중생 구제의 원력은 더욱 다져졌을까. 비구니 수좌 스님들은 걸망을 챙겨 이제 또 다른 수행 자리를 향해 만행 길에 나설 것이고, 재가 신도들 또한 생활 속의 수행으로 다시 들어설 것이다. 포행을 마친 재가 신도가 기자의 어리석은 채근에 마지못해 묵언을 깬다. 20년 넘게 불영사 안거 해제 수행법회에 한 철도 거르지 않고 참석했다는 불자. “비록 무명초를 이고 있지만 마음만은 이미 부처”라는 조심스러운 소감을 짤막하게 전하는 눈매가 촉촉하다. 글 사진 울진 불영사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배우 백원길씨 숨진채 발견… 하천서 스노클링 사고 추정

    배우 백원길씨 숨진채 발견… 하천서 스노클링 사고 추정

    배우 겸 연출가 백원길(41)씨가 16일 오전 9시쯤 강원 양양군 서면 남대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0시 18분쯤 백씨의 후배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고 일대를 수색해 하천 상류 1m 깊이의 물속에서 숨진 백씨를 발견했다. 조사 결과 백씨는 3개월 전부터 작품 활동을 위해 강원 양양에 거처를 마련해 혼자 거주해 왔다. 경찰은 최근 스노클링 장비를 산 백씨가 혼자 물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배우 백원길 사망, 강원 하천에서 숨진채 발견…무슨 일이

    배우 백원길 사망, 강원 하천에서 숨진채 발견…무슨 일이

    연극배우 겸 연출가 백원길(40)씨가 16일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분쯤 강원 양양군 서면 남대천 상류에서 백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이날 0시 18분쯤 백씨의 후배로부터 미귀가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력 30여명을 동원해 일대를 수색했고, 하천 상류 1미터 깊이의 물 속에서 백씨를 발견했다. 경찰 조사결과 백씨는 약 3개월 전부터 작품활동을 위해 강원 양양에 거처를 마련해 혼자 거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드라마 촬영을 앞둔 백씨가 전날부터 연락이 되지 않자 극단 후배가 백씨의 거처를 방문했고,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것이다. 경찰은 백씨가 혼자 물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백씨가 양양에 머물면서 혼자 낚시를 하기 위해 어항을 놓았고 최근 스노클링 장비를 구입한 등의 내용들을 참고하고 있다. 이번에도 어항을 놓기 위해 물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소방본부는 백씨의 시신을 속초의 한 병원 장례식장으로 이송조치했다. 백씨는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으로 데뷔를 한 뒤 연극 ‘점프’, ‘위트 앤 비트’, ‘브레이크 아웃’, ‘비밥’, ‘플라잉’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했고, TV 드라마 ‘무신’, ‘드림하이’ 등 드라마에 출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꺄악~” 2000여 관객 기립박수… 뮤지컬 한류 通했다

    “꺄악~” 2000여 관객 기립박수… 뮤지컬 한류 通했다

    지난 10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 자리한 오차드 홀. 뮤지컬 ‘삼총사’ 공연 도중 달타냥 역의 준케이(투피엠)가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 통로에 섰다. 삼총사가 달타냥에게 총사 자격을 시험한다며 아름다운 여성의 이마에 키스를 하라고 지시한 것. 준케이는 몇 걸음 걸어가더니 현지의 여성 관객 가와모토 리사(17)양 앞에 멈춰 이마에 키스를 했다. ‘꺄악~’ 하는 함성이 대번에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크기의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뮤지컬 ‘삼총사’는 국내 공연기획사 엠뮤지컬컴퍼니가 두 번째로 일본 무대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첫 번째 일본 진출작인 ‘잭 더 리퍼’는 지난해 일본 전체 뮤지컬 흥행 7위를 기록했으며 주연배우인 김법래는 K팝 아이돌 못지않은 스타로 떠올랐다. ‘삼총사’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체코 뮤지컬로 2009년 국내 초연됐다. 이날 일본 공연에서도 2000석이 매진됐다. 공연 시작 후 내내 조용하던 관객들은 준케이가 처음 등장하자 일제히 술렁였다. 이내 신성우, 김법래, 민영기 등 삼총사로 분한 배우들의 개별 무대에 환호했고, 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한국적 유머 코드에도 즉각즉각 반응했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에서는 관객들이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쳤고 2, 3층의 관객들은 무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프랑스 소설이 원작인 체코의 뮤지컬을 한국 배우들이 한국어로 연기하고, 이를 다시 일본어 자막으로 봐야 하는 무대. 이런 공연이 일본에서 흥행한다는 사실은 특이하다. ‘삼총사’의 일본 측 기획사인 후지미디어홀딩스 산하 ‘쿠아라스’의 마쓰노 히로후미 국장은 “한국에 성량이 풍부한 배우가 더 많고, 일본 연출자는 원작을 개작하는 데 조심스러운 반면 한국 연출자는 원작을 과감히 바꿔 리메이크에 능하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화려한 춤 솜씨와 가창력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사이타마에서 온 사이토 가즈코(50)는 “준케이를 좋아해 한 번 더 예매했다”면서도 “한국 뮤지컬은 처음 보는데 준케이뿐 아니라 모든 배우들의 노래와 춤이 뛰어나다”고 감탄했다. 아직은 뮤지컬 작품 자체가 아닌 K팝 아이돌 열풍에 의존하는 한계도 있다. 달타냥 역에 캐스팅된 배우 5명 중 엄기준을 제외하고 준케이, 규현(슈퍼주니어), 이창민(투에이엠), 송승현(FT아일랜드) 등 4명이 아이돌 그룹 멤버다. 이날 공연에서도 준케이를 보러 온 K팝 팬들이 상당수였다. 기획사 측은 ‘삼총사’가 K팝 아이돌을 동원한 이벤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마쓰노 국장은 “아이돌 가수는 10대 후반인 주인공의 연령대에 맞으면서, 무대 경험이 많아 다른 뮤지컬 배우들에게 밀리지 않는다”면서 “관객들은 아이돌을 보러 와서 한국 뮤지컬의 팬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이돌 스타를 앞세운 라이선스 뮤지컬뿐 아니라 창작 뮤지컬들도 이미 일본에 진출했다. 도쿄 롯본기에는 1년 내내 한국 뮤지컬을 올리는 ‘아뮤즈 뮤지컬 시어터’가 문을 열기도 했다. 한국 뮤지컬이 새로운 한류 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쓰노 국장은 “한국 드라마는 일본에 이미 안착했고, K팝 아이돌 그룹도 일본 팬들에게 익숙하다”면서 “한국 뮤지컬계의 좋은 연출가와 작품이 일본에 소개돼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도쿄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펑크록 몰라도 어느새 ‘헤드뱅잉’

    펑크록 몰라도 어느새 ‘헤드뱅잉’

    ‘아메리칸 이디엇’, ‘홀리데이’, ‘노 유어 에너미’ 등 미국의 펑크밴드 그린데이의 히트곡들이 귀를 울렸다. 무대에서는 허름한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은 배우들이 목청 높여 노래를 부르며 헤드뱅잉에 가까운 춤을 췄다. 객석 반응이 점잖기로(?) 유명한 일본 관객들마저 고개를 따라 끄덕였고, 공연이 끝나자 몇몇은 자리에서 일어나 요란하게 환호했다. 지난 8일 일본 도쿄국제포럼에서 열린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 무대에서였다. 한 뮤지션의 히트곡들을 모아 구성한 주크박스 뮤지컬은 꾸준히 제작돼 왔다. 그런 가운데 다음 달 내한하는 ‘아메리칸 이디엇’은 한 앨범을 바탕으로 만든 최초의 시도다. 전 세계적으로 14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미국의 펑크 밴드 그린데이의 2004년 동명 앨범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연출가 마이클 메이어의 제안으로 그린데이의 리드 싱어 빌리 조 암스트롱이 각본 집필에 참여했다. 2010년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후 그해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 후보에 올랐다. 앨범 표지에 새겨진 피묻은 수류탄 모양의 심장에서 엿볼 수 있듯 ‘반전’(反戰)이 앨범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그린데이는 수록곡 전반을 통해 이라크 전쟁을 유발한 당시 조지 부시 미 행정부를 직설적으로 비판한다. 뮤지컬 역시 이 앨범의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았다. 주인공인 조니와 터니, 윌은 9·11 테러 후 혼란스러운 정세 속에서 의미 없는 삶을 사는 청년이다. 조니와 터니는 새로운 삶을 찾아 도시로 떠나지만, 조니는 이름 모를 여인과 만나 약물중독에 빠지고, 터니는 군에 입대해 참전한 중동 전쟁에서 왼쪽 다리를 잃는다. 고향에 남은 윌은 약물과 술에 중독되고 여자친구마저 떠나버린다. 무대장치를 통해서도 작품의 메시지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펑크록 클럽 내지는 창고를 연상시키는 무대 세트에는 수십 개의 TV들이 벽면을 가득 채운다. TV에서는 전쟁과 테러로 도배된 뉴스 화면, 상업 광고 등이 쏟아지며 미디어에 지배된 사회상을 보여 준다. 그러면서도 결국 작품이 조명하는 것은 젊은이들의 가슴 찡한 성장기다. 현실에 좌절한 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익숙한 것들과 작별을 고하고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재회한다. 기존의 주크박스 뮤지컬은 가사와 장면에 괴리감이 있거나 가사에 이야기를 끼워 맞춘 듯한 한계를 종종 보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가사와 장면이 비교적 잘 들어맞고, 작품의 이야기와 넘버가 동일한 정서 속에 잘 버무려졌다. 이는 그린데이의 앨범 자체가 가진 서사성 덕분이다. ‘아메리칸 이디엇’ 앨범 외에도 빌리 조 암스트롱이 작품을 위해 새로운 곡들을 선사한 것도 주효했다. 전체 공연 시간은 100분으로 다소 짧은 편이다. 그러나 속전속결로 전개되는 이야기 덕에 꽉 찬 느낌이다. 단 한 번의 암전도 없이 빠르게 무대가 전환되고, 대사가 거의 없는 ‘송-스루 뮤지컬’로 한 곡이 끝난 듯하면 어느새 다음 곡이 시작된다. 군더더기 없이 촘촘한 전개는 관객들을 스토리에 몰입시켜 문제의식을 공유하게 한다. 섹스, 마약, 전쟁 등 미국적인 이야기 요소에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이에 마이클 메이어는 “젊은이들이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과 이들을 가로막은 도전에 대처하는 모습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린데이의 팬이나 펑크록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배우들과 10여 명의 앙상블이 펼치는 신나는 헤드뱅잉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특히 삶과 사랑, 고향 등 모든 것을 잃은 조니와 터니, 윌이 제각각 다른 공간에서 함께 노래(‘웨이크 미 업 웬 셉템버 엔즈’)하는 대목에서는 귀에 익은 멜로디에 금세 가슴이 찡해진다. 9월 5~22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6만~15만원. (02)552-2035. 도쿄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실전! 근접 전투 CQB(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0시) 냉전은 끝났지만 세계는 테러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근접 전투(CQB)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 도시전과 근접 전투에 특화된 기술과 무기를 활용, 근접전에서 적을 물리치기 위해 군대와 경찰이 실전에서 활용하는 CQB의 3요소인 기습, 속도, 과감한 공격에 대해 알아본다. ■아이칼리(니켈로디언 밤 9시) 소년원에 복역 중이던 샘의 친구 데이나가 출소한다. 출소 기념으로 파티를 기획하고, 빈집에서 닥치는 대로 물건을 때려 부수는 박살 파티를 연다. 파티의 실상을 모르는 칼리는 샘도 없이 그 파티에 가고, 파티의 폭력적인 모습에 어쩔 줄 몰라 한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샘이 파티에 나타나 위험에 처한 칼리를 구해낸다. ■한니발(AXN 밤 9시) 애비게일이 깨어나면서 홉스 사건은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애비게일의 치료를 맞게 된 알라나는 애비게일을 홉스와 공범으로 보는 세상의 시선과 크로포드 국장의 의심으로부터 애비게일을 보호하려 애쓴다. 다정한 아빠가 순식간에 살인마로 돌변했다는 사실에 매일 악몽에 시달리던 애비게일은 병원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문화갤러리 예감(국회방송 밤 8시 30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연극으로 만든 연출가 성재준의 야심작, 어른들을 위한 동화 여행 판타지 뮤지컬 ‘뮤직박스’를 소개한다. 또한 할리우드의 두 거장 감독 조지 루커스와 스티븐 스필버그.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두 감독 사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파헤쳐본다. ■필 스펙터(스크린 밤 11시) 필 스펙터는 1960~70년 미국 음악계를 이끌던 인물 중 한명인 미국 음반 제작자다. 그는 전설적인 영국 그룹 비틀즈의 ‘렛잇비’를 비롯해 펑키록을 세상에 알린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미국 밴드 레이먼즈 등의 음반을 제작한 인물이다. 하지만 수많은 영광을 뒤로하고 스펙터는 2003년 여배우 라나 클락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날아라 호빵맨 극장판-호빵맨과 숲 속의 보물(애니맥스 오후 5시 30분) 숲에서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킨탄은 할아버지가 잼 아저씨한테 전해 달라고 한 숲의 보물을 전달하기 위해 세균맨, 짤랑이, 해골맨과 함께 길을 떠난다. 세균맨과 짤랑이는 보물을 빼앗으려고 계속 킨탄을 방해하지만 천하장사 킨탄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침내 잼 아저씨의 빵 공장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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