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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도의회-경북도, 결혼이민여성과 소통의 장 ‘다문화가족 소통 간담회’ 개최

    경북도의회-경북도, 결혼이민여성과 소통의 장 ‘다문화가족 소통 간담회’ 개최

    경북도의회와 경북도는 지난 12월 30일 예천군가족센터에서 결혼이민여성들이 겪는 어려움과 애로사항을 청취,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경북도의회 도기욱 의원(예천)의 주재로 열렸으며, 경북도 외국인공동체과장과 도 및 관계기관 관계자 등 약 3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결혼이민여성들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다양한 가정 형태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 개선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참석자들은 특히 결혼이민여성들이 겪는 언어 장벽, 문화적 차이,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가족센터 직원들은 다문화가정 자녀의 교육 및 돌봄 지원 확대, 결혼이민여성을 위한 전문 직업 교육과 취업 연계 프로그램 마련 등을 건의했다. 결혼이민여성들은 정착 초기의 어려움부터 자녀 양육과 교육에 이르는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며,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기욱 의원은 “결혼이민여성들이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문제를 적극 해결하겠다”라며 “간담회에서 나온 소중한 의견들을 정책에 반영해 경북의 모든 가정이 행복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울산, 올해 중소기업 육성에 2200억원 지원

    울산, 올해 중소기업 육성에 2200억원 지원

    울산시가 올해 중소기업 육성에 총 2200억원을 지원한다. 울산시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계획’을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시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상반기에 자금을 조기 공급하고, 고금리에 어려움을 겪는 업종을 대상으로는 촘촘한 금융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지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우선 시는 원자재 상승과 거래처 폐업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건설업 부문 지원업종을 기존 10종에서 16종으로 확대한다. 또 유류비 부담 증가와 이용객 감소 등으로 재정적으로 취약한 택시운송업도 신규 지원 업종에 포함했다. 이와 함께 시는 중소기업의 산업재해 예방 촉진을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협업해 안전기반 보증 자금을 연간 50억원 규모로 신설한다. 이 자금은 노후 설비 교체, 안전설비 도입, 전문인력 채용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올해 1차 중소기업 육성자금 지원은 오는 13∼17일 울산경제일자리진흥원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시 관계자는 “현장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자금 운용계획을 설계했다”며 “이번 육성자금 공급이 자금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부부도 20년 살기 힘들다”…박진영, 입사 20주년 준케이에게 ‘통 큰 선물’

    “부부도 20년 살기 힘들다”…박진영, 입사 20주년 준케이에게 ‘통 큰 선물’

    JYP엔터테인먼트 설립자이자 대표 프로듀서인 가수 박진영이 입사 20주년을 맞이한 2PM 멤버 준케이에게 스위스행 항공권을 선물했다. 최근 그룹 2PM의 유튜브 채널에는 ‘JUN. K의 스위스 여행기 1편. 장기근속하면 벌어지는 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준케이가 공연 연습에 집중한 모습이 담겼다. 연습실을 깜짝 방문한 박진영은 2PM 멤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더니 갑자기 준케이를 어딘가로 데려갔다. 당황한 준케이는 “카메라가 따라오는 것 보니까 뭔가 방송용 같다”면서도 “너무 갑작스럽다.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박진영은 “무슨 일이냐면 준케이 입사 20주년”이라며 준케이의 입사 20주년을 축하했다. 박진영은 “회사 동료분도 20년이 되면 표창한다. 그래서 평상시에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걸 (준비했다)”며 평상시에 하고 싶었던 게 뭐냐고 물었다. 준케이는 “제가 여행을 사실 많이 안 가봐서 여행 가는 거. 팬분들은 다 알고 있다. 스위스에 가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박진영은 ‘가평 스위스 테마파크 이용권’을 선물로 내밀었다. 박진영은 “완전히 스위스를 그대로 재현해 놨다”며 “20주년 됐으면 회사에서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고 이에 준케이는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박진영은 진짜 스위스행 항공권을 준케이에게 건넸다. 그는 “(테마파크) 갔다가 진짜 스위스 가라. 네 스케줄까지 딱 갈 수 있게 (예매했다)”고 전했다. 박진영은 “20년은 진짜 대단한 거다. 부부도 20년 동안 살기 힘들다”며 “20년을 나와 우리 회사와 함께해준 게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고 특별한 것 같다”고 했다.
  • 하남시의회 “여객기 사고, 깊은 애도”…희생자 추모하며 조용히 한 해 마무리

    하남시의회 “여객기 사고, 깊은 애도”…희생자 추모하며 조용히 한 해 마무리

    하남시의회(의장 금광연)는 지난달 31일 시의회 의정홀에서 종무식을 갖고 2024년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종무식에 앞서 시의원들과 의회사무국 직원들은 지난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으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올해 종무식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자 정부가 정한 국가 애도 기간임을 고려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간소하게 진행됐다. 이날 금광연 의장과 정병용 부의장을 비롯한 시의원, 의회사무국 직원들은 한 해를 뒤돌아보며 서로를 격려하고 더욱 알찬 새해를 맞이할 것을 다짐했다. 금 의장은 “불의의 여객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179명의 희생자분의 명복을 빌며 큰 슬픔에 빠져 있을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하루빨리 이번 사고가 수습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4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연이어 발생한 안타까운 일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 금 의장은 “다사다난한 올 한 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동료 의원과 의회사무국 직원 여러분께 감사하다”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의 슬픔을 나누며, 2025년이 우리 모두에게 희망과 치유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전했다.
  • “듣고 싶었던 말이었는데…” 기은세, 이혼 후 채정안에게 들은 ‘감동 인사’

    “듣고 싶었던 말이었는데…” 기은세, 이혼 후 채정안에게 들은 ‘감동 인사’

    배우 기은세가 이혼을 언급했다. 지난달 26일 유튜브 채널 ‘슈퍼마켙’에는 배우 채정안이 게스트로 출연한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기은세는 채정안에게 “언니랑 알게 된 지 벌써 10년이 넘었더라. 기억나냐”고 물었다. 이에 채정안은 “안다. 너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이에 기은세는 당황하며 “이 얘기가 안 나올 수 없었다”고 웃어 보였다. 채정안은 “그때 너는 아기 같았다”고 했고, 기은세는 “진짜 어렸다. 28살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자 채정안은 “내 체감상은 더 어렸다. 그래서 ‘더 놀다가 결혼하지’라는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 말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기은세는 “그때 언니랑 친했다면 언니가 그런 얘기를 해줬을 텐데”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채정안은 “아니다. 그때는 누구 말도 듣지 않을 때다”고 말했다. 기은세는 채정안에게 고마웠던 순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23년 결혼 11년 만에 이혼 소식을 알렸던 기은세는 “작년에 언니를 마주쳤는데 언니가 나를 보자마자 한 얘기가 ‘은세야 축하한다’고 했다. 근데 그 말이 정말 듣고 싶었었나 보다. 사람들이 내 안부를 걱정하던 시기였는데 다들 ‘괜찮냐’고 인사를 했지, 나보고 ‘축하한다’고 인사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언니의 쿨한 그 말이 정말 고마웠다”고 했다. 이후 기은세는 채정안을 위해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때 채정안은 “평소에 돈을 제일 많이 쓰는 아이템이 어떤 거냐”고 물었고, 이에 기은세는 “그릇”이라고 답했다. 채정안이 “너 나이에 벌써 그릇의 세계에 들어갔냐”며 놀라워하자 기은세는 “살림을 10년 정도 해서 그릇에 항상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때 채정안이 “그러면 (살림) 분리할 때 그릇 다 갖고 나왔냐”고 이혼을 언급하자 기은세는 약간 당황해하면서도 “그릇은 다 제가 산 거라 갖고 나왔다”고 밝혔다.
  • 울상 롯데, 여유 kt

    울상 롯데, 여유 kt

    프로야구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 이어 피치 클록(투구 및 타격 간격 시간 제한) 도입으로 또 한 번 변화의 시기를 맞는다. 이에 전문가들은 2025시즌 타자가 강세를 띠는 ‘타고투저’ 경향이 더 심해질 거라 내다봤다. 특히 김원중을 비롯해 지난해 피치 클록 시범 운영 중 적응에 애를 먹었던 롯데 자이언츠 투수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투수, 주자 없을 때 20초 내, 있을 땐 25초 내 투구해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3월 22일 개막하는 2025 정규시즌에 피치 클록을 정식 도입한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20초, 있을 땐 25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도 타석당 타임아웃 2회 제한 등이 있다. 투수가 위반하면 볼, 타자가 위반하면 스트라이크 선언이 페널티로 주어지는데 투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KBO 관계자는 “불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는 게 목적”이라며 “피치 클록이 확대되는 국제대회를 고려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KBO는 지난해 제재 없이 경고만 주는 방식으로 피치 클록(주자 없을 때 18초, 있을 때 23초)을 시범 운영했는데 정규시즌 경기당 평균 12회의 위반 사례가 나왔다. KBO는 피치 클록을 정식 도입하며 제한 시간을 2초 늘렸지만 마운드의 혼돈은 상당 기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미 극심해진 타고투저 현상이 더 도드라질 전망이다. KBO가 공인구 반발계수를 0.0033 높이면서 리그 전체 홈런 개수는 2023시즌 924개에서 2024시즌 1438개, 타율은 0.263에서 0.277로 올랐다. 반발계수가 0.001 높아지면 타구 비거리가 20㎝ 늘어난다고 알려졌는데 이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가뜩이나 제구력이 부족한 투수들이 이중고를 겪게 됐다”며 “피치 클록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다만 프로와 한 뿌리인 아마추어부터 단계적으로 습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이언츠, 위반 최다 ‘불명예’… 위즈는 가장 적어 지난해 시범 도입에선 구단, 선수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최다 위반 팀은 롯데로 경기당 8.7회에 달했다. 마무리 김원중은 시즌 중 한 타자를 상대하며 6번의 경고를 받는 등 최다 위반(총 154회)의 불명예를 썼다. 공을 던질 때마다 투수판 위에서 양발을 구르는 ‘탭댄스’ 동작을 간결하게 다듬지 않으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가장 적게 위반(4.6회)했던 kt 위즈는 여유가 넘친다. 명투수 출신 이강철 감독의 지휘하에 박영현, 윌리엄 쿠에바스 등 핵심 자원 대부분 간결한 투구 자세를 갖췄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감독님은 원래 투수들에게 모자나 로진백을 만지는 불필요한 동작을 하지 말라고 했다. 피치 클록 도입 후엔 투수 코치에게 공격적이고 빠른 투구를 더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해 피치 클록을 많이 위반했던 롯데가 정신없을 것 같다”면서 “투수가 포수 사인에 한두 번만 고개를 흔들어도 시간에 쫓기게 된다.  임기응변보다는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팀이 높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불안한 ‘최다 위반’ 롯데, 2025 피치 클록 도입에 “타고투저 심화” 전망…‘최소’ kt는 여유만만

    불안한 ‘최다 위반’ 롯데, 2025 피치 클록 도입에 “타고투저 심화” 전망…‘최소’ kt는 여유만만

    프로야구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 이어 피치 클록(투구 및 타격 간격 시간 제한) 도입으로 또 한 번 변화의 시기를 맞는다. 이에 전문가들은 2025시즌 타자가 강세를 띠는 ‘타고투저’ 경향이 더 심해질 거라 내다봤다. 특히 김원중을 비롯해 지난해 피치 클록 시범 운영 중 적응에 애를 먹었던 롯데 자이언츠 투수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3월 22일 개막하는 2025 정규시즌에 피치 클록을 정식 도입한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20초, 있을 땐 25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도 타석당 타임아웃 2회 제한 등이 있다. 투수가 위반하면 볼, 타자가 위반하면 스트라이크 선언이 페널티로 주어지는데 투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KBO 관계자는 “불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는 게 목적”이라며 “피치 클록이 확대되는 국제대회를 고려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KBO는 지난해 제재 없이 경고만 주는 방식으로 피치 클록(주자 없을 때 18초, 있을 때 23초)을 시범 운영했는데 정규시즌 경기당 평균 12회의 위반 사례가 나왔다. KBO는 피치 클록을 정식 도입하며 제한 시간을 2초 늘렸지만 마운드의 혼돈은 상당 기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미 극심해진 타고투저 현상이 더 도드라질 전망이다. KBO가 공인구 반발계수를 0.0033 높이면서 리그 전체 홈런 개수는 2023시즌 924개에서 2024시즌 1438개, 타율은 0.263에서 0.277로 올랐다. 반발계수가 0.001 높아지면 타구 비거리가 20㎝ 늘어난다고 알려졌는데 이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가뜩이나 제구력이 부족한 투수들이 이중고를 겪게 됐다”며 “피치 클록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다만 프로와 한 뿌리인 아마추어부터 단계적으로 습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시범 도입에선 구단, 선수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최다 위반 팀은 롯데로 경기당 8.7회에 달했다. 마무리 김원중은 시즌 중 한 타자를 상대하며 6번의 경고를 받는 등 최다 위반(총 154회)의 불명예를 썼다. 공을 던질 때마다 투수판 위에서 양발을 구르는 ‘탭댄스’ 동작을 간결하게 다듬지 않으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가장 적게 위반(4.6회)했던 kt 위즈는 여유가 넘친다. 명투수 출신 이강철 감독의 지휘하에 박영현, 윌리엄 쿠에바스 등 핵심 자원 대부분 간결한 투구 자세를 갖췄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감독님은 원래 투수들에게 모자나 로진백을 만지는 불필요한 동작을 하지 말라고 했다. 피치 클록 도입 후엔 투수 코치에게 공격적이고 빠른 투구를 더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지난해 피치 클록을 많이 위반했던 롯데가 특히 정신없을 것 같다”면서 “투수가 포수 사인에 한두 번만 고개를 흔들어도 시간에 쫓기게 된다. 생각할 여유가 줄어 임기응변보다는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한 팀이 높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북한군 수천명 죽어가는데…김정은, 공연 보며 새해 맞아

    북한군 수천명 죽어가는데…김정은, 공연 보며 새해 맞아

    북한이 2025년 새해를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에서 대규모 신년 경축 공연을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번 행사는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지난달 31일 밤 시작해 1일까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 등 당정 간부, 무력 기관 지휘관, 노력 혁신자가 참가했다. 통신은 평양에 체류하는 해외동포들도 공연을 봤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도 함께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유리창을 통해 행사장이 한눈에 보이는 좌석에 김 위원장 양옆으로 그의 딸과 박태성 내각 총리가 착석했다. 이 밖에도 최룡해, 조용원, 리병철, 박정천, 노광철, 김덕훈, 리일환, 조춘룡, 최선희, 김정관, 최동명, 리영길, 김명식, 정경택 등 간부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통신은 지난해 신년 경축 공연 보도문에서 김 위원장이 ‘존경하는 자제분과 여사’를 동행했다고 소개했지만 올해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공연은 지난해 공개된 김 위원장 찬양가 ‘친근한 어버이’에 맞춰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학생 소년들이 은반 위에서 율동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통신은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관람석에 나온 김 위원장을 향해 전체 참가자들이 “최대의 영광과 경의를 삼가 드리었다”고 전했다. 공연은 1, 2부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공연 중간 초읽기(카운트다운)와 함께 새해를 맞았다. 경축 봉화 점화와 함께 축포도 발사됐다. 통신은 “공연이 끝나자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우러러 터치는 ‘만세!’의 환호성이 장내를 진감하고 아름다운 축포탄들이 연해연방 터져 올라 경축의 밤하늘에 황홀한 불보라를 펼치었다”고 묘사했다. 김일성광장에서는 전날 오후 11시부터 평양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신년경축 야회가 열렸다. 새해 시작에 맞춰 국기 게양식과 축포 발사 등 예년과 비슷한 신년 맞이 행사가 펼쳐졌다. 통신은 “정각 0시, 새해를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고 영생불멸의 혁명송가 김일성 장군의 노래와 김정일 장군의 노래의 숭엄한 선률이 수도의 하늘가에 메아리쳤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가 장중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노동자, 농민, 지식인들을 대표하여 수도의 모범적인 근로자들이 국기를 정중히 게양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도의 하늘에 공화국기가 세차게 펄럭이는 속에 새해를 경축하는 황홀한 축포가 일제히 터져 올라 화려한 불의 세계를 수놓으며 다채로운 화광을 펼쳤다”고 했다. 통신은 새해를 맞아 김 위원장에게 여러 나라 국가수반, 정당 지도자, 각계 인사들이 연하장을 보내왔다고도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비롯해 베트남, 몽골,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벨라루스 대통령 등이 연하장을 보냈다. 최근 서신을 공개하는 등 연일 밀착관계를 과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달리 시 주석의 보도가 축소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북한은 각국 정상의 연하장 수신 사실을 공개하며 중국 주석과 러시아 대통령 등 순으로 언급했지만 올해는 달랐다. 또한 지난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선포한 ‘북중 우호의 해’ 폐막식 보도도 하지 않아 별다른 행사 없이 수교 75주년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병력을 보내면서 중국보다 러시아와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군 사상자가 1100여명에 달한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다. 이것도 시점이 조금 지난 상황이라 사상자가 더 늘어났을 수 있다. 최근에는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편지가 등장했고 생포된 북한군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다수의 첩보 종합을 평가할 때 북한군은 교대 또는 증원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 “인구위기 극복”…지원 늘리는 강원

    “인구위기 극복”…지원 늘리는 강원

    강원도가 새해 인구 감소 대응과 출산율 제고를 위한 지원책을 확대했다. 도는 육아기본수당 지원 대상 연령을 5세에서 6세까지로 늘렸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혜택을 보는 아이가 3만6000명에서 4만2050명으로 6165명 증가했다. 투입 예산은 1706억원에서 79억원 늘어난 1785억원이다. 도는 육아기본수당을 받는 연령을 2023년 1~4세, 2024년 1~5세로 늘렸다. 내년에는 1~7세로 확대한다. 연령별 지원금은 1~3세 월 50만원, 4~5세 월 30만원, 6~7세 월 10만원이다. 보호자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지급된다. 도 관계자는 “육아기본수당을 2019년 도입했고, 2023년부터 7세까지로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한꺼번에 지원 대상을 늘리기에는 재정 부담이 커 한 해씩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대학 등록금과 어린이집 입학지원금을 받는 대상도 3자녀 가구에서 2자녀 가구로 완화했다. 금액은 등록금 100만원 이내, 입학지원금은 10만5000원으로 이전과 동일하다. 지급 횟수도 각 1회씩으로 변함이 없다. 도는 청년 디딤돌 2배 적금 지원 대상도 18~39세에서 18~45세로 확대했다. 지원 인원도 연간 300명에서 600명으로 2배 늘렸다. 청년 디딤돌 2배 적금은 3년 동안 청년이 월 10만원씩 저축하면 도와 시군이 각각 5만원씩 총 10만원을 매월 더해 목돈을 만들어주는 정책이다. 청년은 자기가 저축한 금액보다 2배 많은 720만원을 받게 된다.
  • 美서 커지는 ‘머스크 안보위협론’…“중국과 너무 가까워”

    美서 커지는 ‘머스크 안보위협론’…“중국과 너무 가까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우려가 미 보수진영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된 머스크가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러셀 오너리 예비역 육군 중장은 31일(현지시간) 중국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머스크가 백악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글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했다. 오너리 중장은 테슬라가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올해 3분기 기준 테슬라 글로벌 인도량의 과반을 차지한다.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 건설을 위해 중국 은행에서 최소 14억 달러(약 2조원) 이상 대출받았다. 중국 현행법에 따르면 공산당은 자국 시장에서 사업을 벌이는 기업에 여러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향후 중국 공산당이 머스크에게 미국의 민감한 기밀 정보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오너리 중장의 우려다. 특히 머스크는 로켓 발사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미 항공우주국(NASA)·국방부와 계약하면서 미 정부의 비밀사항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한 상태다. 여기에 머스크가 중국 공산당에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도 우려를 증폭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21년 머스크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시진핑 국가주석에 축하를 보냈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대만을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2023년에는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을 반대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과거 테슬라가 중국 공산당을 옹호했다고 비난하면서 연방정부 기관과 중국 관련 기업의 계약을 제안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트럼프 행정부 국가정보국(DNI) 국장 후보로 거론됐던 공화당의 크리스 스튜어트 전 하원의원도 머스크와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비공개 브리핑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현재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 홍준표 “2025년, 승풍파랑의 각오로 대구혁신 완결할 것”

    홍준표 “2025년, 승풍파랑의 각오로 대구혁신 완결할 것”

    홍준표 대구시장은 을사년(乙巳年) 새해를 맞아 “2025년은 승풍파랑(乘風破浪·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간다)의 각오로 ‘대구혁신 100+1’ 과제를 완결지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2024년은 극세척도(克世拓道·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을 개척한다)의 자세로 한반도 3대 도시 위상을 되찾기 위해 거침없이 달려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나라가 혼란스럽지만, 대구시정은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를 돌아보며 “대구혁신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자평했다. 홍 시장은 “시정 전 분야에 걸쳐 100가지의 혁신을 단행하고 여기에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을 더해 ‘대구혁신 100+1’의 틀을 완성했다”며 “이 중 63개 과제는 이미 완료했고, 나머지 과제들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홍 시장은 2025년에는 TK 행정통합과 신공항 건설 등 주요 현안 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그는 “대구경북통합은 국정이 안정화되는 대로 각종 특례와 권한 및 재정이양이 담긴 특별법을 제정해 ‘대구경북특별시’ 출범을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TK신공항은 대구시의 직접 개발을 뒷받침할 특별법을 개정해 2030년 적기 개항토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달빛고속화철도는 예타면제 등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하여 대구와 광주를 잇는남부거대경제권을 구축하겠다”면서 “대구의 산업구조는 5대 미래 신산업 중심으로 개편해 낙후된 지역 경제를 살리고, 맑은물 하이웨이를 통해 먹는 물 문제를 해결하고,금호강 르네상스, 신천 푸른숲 조성으로 글로벌 수변도시로 만들겠다”고도 강조했다. 홍 시장은 또 지난해 말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서도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에 대해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 나주 남평~화순 간 국지도 55호선 확장 개통

    나주 남평~화순 간 국지도 55호선 확장 개통

    나주 남평~화순 간 국지도가 확·포장공사를 마치고 전면 개통했다. 1일 전남도와 나주시에 따르면 이번 확·포장공사는 교통 정체 해소와 지역 간 연결을 위해 총사업비 1256억 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번에 개통한 도로는 전체 연장 6.85㎞, 4차선으로 한층 넒어졌다. 특히 7개 교량과 1개 터널을 갖춰 도로 이용객과 지역민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이동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주민은 “오랜 숙원이었는데 개통돼 기쁘다”며 “이제 남평에서 화순까지 가는 길이 훨씬 빨라질 뿐 아니라 도로가 넓고 안전해져 걱정 없이 이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교통 여건이 좋아져 지역 특산물 판매와 관광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 보고 있다. 송광민 전남도 도로정책과장은 “남평~화순 간 국지도 55호선 개통은 단순히 도로를 잇는 것을 넘어 지역과 사람, 경제를 연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민 안전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지속가능한 교통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 임태희 경기교육감, “미래교육의 중심이자 시작점은 ‘학교’”

    임태희 경기교육감, “미래교육의 중심이자 시작점은 ‘학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1일 신년사를 통해 “경기도교육청은 학생 개개인의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미래교육청으로 새 출발한다”고 밝혔다. 임 교육감은 “서열을 매기고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는 교육이 아닌 100명의 학생에게 100개의 성공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라며 미래교육의 중심이자 시작점으로 학교를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의 미래는 대학입시 개편에 달렸다며 지난해 대입 개편에 나선 그는 도교육청이 대입 개혁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앞서 임 교육감은 지난달 23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열린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새해 도교육정책을 밝혔다. 다음은 임태희 도교육감과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새해 중점적으로 추진 목표인 교육 정책은 무엇인가. “경기교육은 미래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기 주도성, 함께 살아가는 시민의식, 불확실한 자기 문제를 찾고자 하는 문제해결력, 창의성과 기본인성을 겸비한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목표 달성을 위해 공교육 시스템을 재설계해 교사, 지역사회, AI교사 등과 함께하는 미래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 모든 학생이 ‘나의 미래는 학교에서 준비한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바꿔나가기 위해 제1섹터 학교, 제2섹터 경기공유학교, 제3섹터 경기온라인학교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경기 미래교육 플랫폼을 마련했다. 경기미래교육 플랫폼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조직체계를 동시에 갖춰야 한다. 현재 도교육청과 25개 교육지원청은 교육의 섹터에 맞는 체제로 조직돼 있지 않아 학교 현장을 밀착 지원하기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2025년에는 경기미래교육 플랫폼에 맞춰 학교, 경기공유학교, 경기온라인학교를 지원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조직을 새롭게 개편한다. 교육행정의 디지털 전환에 따라 데이터 기반 교육행정 체계를 마련하고 학교 업무를 개선해 학교 교육활동 지원도 강화한다. 각 섹터의 조직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교육 현장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튼튼한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입시제도 개편 TF를 운영 중이다. 구상 중인 대학입시제도 개편의 방향성은 어떤 것인가? “공교육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제도가 바뀌어야 하고 제도가 바뀌려면 학교에서 평가하는 내용을 대학이 신뢰할 수 있도록 평가체제가 변화해야 한다. 상대평가 중심의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이 대학에 와서 무엇을 하고 어떤 준비가 돼 있는지를 평가해 선발해야 한다. 대학과 시도교육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댄다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대학입시 개편을 위한 학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대학 입학을 위한 평가체제를 바꾸는 것에 경기교육이 앞장서고자 한다. 교육 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해 시대의 요구에 맞는 대입 전형 방안과 정책 개편안을 논의하겠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평가시스템도 도입해 학생, 학부모, 대학 등 모든 교육구성원의 신뢰를 얻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자기주도성, 창의력, 문제해결력 등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AI와 하이테크의 도움을 포함해 평가 전문 역량 향상 및 인력 양성이 필수다.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이와 관련한 기초작업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대입 개혁 전담 TF의 출범으로 도교육청은 새로운 평가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목표는 2032년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이 새로운 입시제도의 틀 안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2025년 3월 유보통합이 시행 예정이다. 준비 상황과 추진 계획은? “급변하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창의력, 문제해결력,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 그 기초는 어릴 때부터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유보통합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오는 3월 시행하는 유보통합을 앞두고 사전 설명회와 기관 대면 방문 조사, 3권역별 회의 등을 실시했다. 유아교육과 보육 현장의 의견 수렴으로 공감대 형성에도 집중했다. 거점형 방과 후 과정으로 8개 기관을 시범 운영했고 선도교육청 지원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교육·보육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도교육청은 도 유보통합추진단을 운영하고 타 시도교육청과 협력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등 유보통합 공동 대응 협력체계를 구축해 유보통합 이관과 대응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교육부와도 협력해 유보통합 행정·재정 체계도 구축했다. 이외에 경기형 다·같·이 처음학교 6개 기관운영으로 통합기관 모델을 모색하고 교육청 특색사업을 운영해 교육과 보육의 보편적 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2025년에는 도 특성을 반영한 유보통합 이관 모델 개발의 기반을 마련하고 시범사업 운영으로 영유아 교육·보육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 먼저 광역·기초 지자체 영유아 보육업무 이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동두천시와 함께 이관 모델 운영을 도입한다. 유보통합 일원화된 비용지원구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양주시와 협력해 안정적인 시범 운영을 도입한다. 경기도에서 시작한 유보통합 모델이 전국 단위로 확장되면 국가 시스템에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2025년은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 디지털 교육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미래사회 변화의 폭은 커지고 있다. 특히 AI와 디지털 시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도교육청은 AI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따라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교원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다. 1인 1스마트 기기 134만 대를 이미 보급했고 무선망도 10만 실에 100% 구축했다. 원활한 수업을 위해 모든 학교에 10Gbps 네트워크를 개선하고 교사들의 디지털 업무 경감을 위해 디지털 튜터 확대, 네트워크 장애 대응을 위한 테크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를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기 과의존 예방교육과 디지털 시민교육도 강화한다. 하이러닝과 연계한 자가 진단 도구를 개발하고 인공지능 윤리교육과 디지털 시민교육 자료, 인정 교과서를 개발 보급하고 있다. 향후 서책형 교과서 선정 매뉴얼과 별도로 AI 디지털교과서 선정 매뉴얼을 배포하고 웹 전시를 통해 학교별 선정도 지원할 계획이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초기 학교 현장의 혼란을 예방하고 안정적 정착이 이뤄지도록 현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물론 AI·디지털 교육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디지털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이 안전하고 분별력 있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시민교육을 강화하고 미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도의 준비 상황과 비인기 과목 선택 시 불리함 등 예상되는 문제 해결방안이 있나? “학생이 스스로 가고자 하는 길이 무엇인지, 그 길을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역량을 쌓을지 돕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 돼야 한다. 경기교육은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교육’을 목표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2022년부터 모든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정책연구·준비를 했고 2025년 전면 적용을 앞두고 있다. 고교학점제 내실화를 위해서는 학생 진로에 따른 학습 선택권 확대, 교사 역량 개발, 공간 재구조화 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교과 순회 전담교사 배치, 온·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 운영, 학교 밖 교육 등으로 다양한 과목 개설을 지원하고 있다. 학점제형 공간 재구조화를 위한 지원도 하고 있다. 2022년 72개교, 2023년 58개교, 2024년 96개교의 공간 조성으로 학생 수에 따른 유연한 교실 운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역별로 구축된 진로·학업 설계 지원단을 활용해 학교 및 학생 맞춤형 지원을 시행하고 진로 특성을 고려한 과목 선택으로 고교 교육을 내실화할 방침이다.”
  • “결혼 이틀 전 연락받고 다음 날 촬영”…‘오겜2’ 공기놀이 손, ‘달인’이었다

    “결혼 이틀 전 연락받고 다음 날 촬영”…‘오겜2’ 공기놀이 손, ‘달인’이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에 출연한 배우 강하늘의 공기놀이 장면은 대역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10월 SBS ‘생활의 달인’에 공기놀이의 달인으로 출연한 박종남씨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넷플릭스 데뷔(했다)”라며 ‘오징어게임2′에 대역으로 출연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박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0월 결혼식을 이틀 앞둔 저녁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에게 전화를 건 제작진은 “생활의 달인 PD로부터 연락처를 받았다”면서 “밝힐 수는 없지만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데 공기놀이를 하는 손 장면이 필요해서 출연해주실 수 있냐”며 박씨에게 출연을 요청했다고 한다. 결혼식을 위해 마침 휴가를 냈던 박씨는 연락받은 다음 날 촬영을 위해 대전으로 갔다고 한다. 박씨는 “대전에 가서 엄청난 보안서약서들을 썼다”며 “점심 먼저 먹자고 하셔서 식당에 따라갔는데 앞에 (배우) 이병헌님, 이정재님, 강하늘님이랑 감독님이라는 분이랑 연락을 준 연출 감독님이랑 같이 밥을 먹었다”고 했다. 이어 “내 생애 이런 유명한 배우들과 한 상에서 밥을 먹다니. ‘결혼이 내일인데 와주셨다’는 얘기, 공기를 어쩌다 잘하게 되었느냐, 결혼 축하한다 등의 이야기를 하며 밥을 먹었다”며 “유명 배우들이 우리 결혼을 그렇게 축하해 줬는데 보안 때문에 사진 한 장 사인 한 장 못 남긴 것은 너무 아쉽다”고 했다. 박씨는 “촬영장은 1단부터 꺾기까지 원테이크로 찍으면 되는 거라 어렵지는 않았으나 배우들과 이인삼각부터 같이 해야 해서 너무 떨렸다”며 “두 번 정도 촬영하고 생각보다 금방 끝이 났다”고 했다. 이어 “촬영 전후로 강하늘님이 계속 긴장을 풀어주신 게 인상 깊었다”며 “공기하는 법도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주고 같이 제기도 차고, 촬영 끝나고 아내에게 주라며 성심당 부추빵도 주신 게 생각난다”고 했다. 박씨는 “1년간 비밀로 하다가 오징어게임 공개된 날 아내랑 보는데 너무 재밌다”며 “이왕 나도 나왔으니 더 잘 됐으면 좋겠다. 오징어게임 파이팅”이라며 응원했다. 강하늘은 극 중 해병대 출신 청년인 강대호역을 맡았으며, 강대호는 공기놀이에 도전해 한 번에 성공한다. 한편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공개된 ‘오징어게임’ 시즌2의 넷플릭스 시청 시간은 지난해 12월 넷째 주(23~29일)에만 4억 8760만 시간으로 집계됐다. 비영어권 TV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같은 기간 영어권 TV 부문, 영어·비영어권 영화 부문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공개 첫 주 기준으로 2021년 9월 넷째 주(20~26일) 전작 ‘오징어 게임’ 시즌1이 세운 4억 4873만 시간의 기록을 깨고 최대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미더운 문학적 태도 섬세해[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심사평]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미더운 문학적 태도 섬세해[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심사평]

    올해 소설 부문에는 예년보다 185편이 증가한 680편의 소설이 응모됐다.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더불어 한층 뜨거워진 문학을 향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작품 수준이 고르게 높다는 데 모든 심사위원이 동의하는 가운데 주요하게 논의된 소설은 다음과 같다. ‘전연지대의 토끼’는 설산에서 길을 잃은 남한의 남성 군인이 탈북자 여성을 만나는 이야기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막막한 상황에서 여성이 느닷없이 옷을 벗어 ‘나’를 안아 준 이후 이어지는 섹슈얼한 관계가 후반부를 채운다. 생생한 묘사와 소설적 재미가 돋보인다는 점에서 몇몇 심사위원들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으나 반대도 팽팽해 토론이 길고 지난했다. 남북한 관계를 다루면서도 역사 인식이 단순하고 추상적이며 이를 구원자 여성과의 성관계에 비유하는 낯익은 도식의 반복이 새롭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미분처럼’은 어느 바리스타의 행사에서 헤어진 연인이 우연히 재회하는 하루를 그리고 있는 소설이다. 과거 연인에 대한 복잡한 심정이 커피 원두를 추출하는 섬세한 과정과 커피의 쓰고 떫은 맛에 대한 비유로 이어지는 흐름이 미려하고 정갈했다. 언뜻 사소한 마음을 그리고 있는 듯하지만 그 안에서 인간 본연의 결핍과 이기심, 인간관계의 위태로운 불균형을 통찰하는 진득한 시선이 미더웠다. 하지만 차분한 문장과 유려한 완성도에 비해 다소 밋밋하다는 인상도 있어 이미 가지고 있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더 강하게 밀고 나가는 문학적인 야심과 패기를 기대하고 싶다. ‘폴리 사운드’는 남들에게는 잘 들리지 않는 소음을 듣는 어느 사운드 디자이너의 이야기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는 사람은 어느 때보다도 많지만 타인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려고 하는 사람은 드문 시대에 ‘듣는 일’의 정치적인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세상의 기미를 어떻게든 예민하게 들으려는 이 주인공에게 사운드 디자인은 단지 직업적으로 빈 공간에 정교한 소리를 채워 넣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머뭇거리면서 떠나는 사람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들추어내고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발짝 뒤에서 이를 섬세하게 감지하고 이해하려는 방식에 이 작가가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미더운 문학적 태도가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당선자께 진심 어린 축하를, 그리고 소중한 작품을 보내 주신 모든 응모자들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 모두의 외로움과 소통… 역설은 문학의 위대한 힘[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당선 소감]

    모두의 외로움과 소통… 역설은 문학의 위대한 힘[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소설 당선 소감]

    틴 버즈. 십대들만 들을 수 있는 고주파 소리를 가리킵니다. 제 소설은 거기에서 출발했습니다. 신체적 연령에 따라 가청의 영역이 다르다면 마음의 작용에 따라 들을 수 있는 소리도 달라지지 않을까. 이 물음에서 비롯돼 폴리 사운드를 머릿속에 펼쳐 보았습니다. 상처와 외로움을 말할 때는 그것의 기색을 살필 뿐 아니라 애처롭게 내뱉어지는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믿음으로, 소설을 썼습니다. 경험은 소통되지 않는다. 그로 인해 모든 고독이 생겨난다. 마음속 오래된 구절입니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외롭다는 진실의 말이 저에게 오랫동안 위로를 건넸습니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사람들의 외로움과 소통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습니다. 역설은 문학의 위대한 힘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소설가를 꿈꿔 왔습니다.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바닷가의 수많은 자갈들에 섞여 있다 어느 따뜻한 가정집의 거실에 놓인 기분입니다. 한강 작가님의 오늘을 있게 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더욱 영광스럽습니다. 나의 유일한 독자에서 앞으로는 첫 번째 독자가 될 아내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냅니다. 하나밖에 없는 나의 아들아, 아빠는 네가 준 기쁨과 행복을 한 편의 장편으로 썼단다. 아버지의 굳은살 박인 손과 어머니의 퉁퉁 부은 손이 저를 키웠습니다. 존경합니다. 따뜻한 가족인 누나네와 처가 식구들,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세영, 진호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그리고 축하해 준 덕원여고 선생님들과 제자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1976년 인천 출생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 아이들 시선 통해 회복해야 할 것들을 되돌아보는 동화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동화 심사평]

    아이들 시선 통해 회복해야 할 것들을 되돌아보는 동화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동화 심사평]

    이번 응모작들은 대체로 작품의 수준이 고르고 숙련된 작품이 많아서 본심에 오를 작품을 고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본심에 올린 여덟 편의 작품은 분위기와 완성도에서 유사점이 많았다. 자극적인 소재와 표현이 없고 어린이의 일상을 다양한 시각에서 다양한 기법과 장르로 고르게 표현했으며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다. 그중 논의를 거쳐 총 네 편의 작품을 최종심에 올렸다. ‘비온 뒤 맑음’은 장르적 성격을 내포한 작품으로 비 온 뒤에 만나게 된 친구와의 과정을 짜임새 있고 잔잔하게 잘 그려냈으나 서사의 음영이 다소 흐릿했다. ‘내가 뭘 잃어버린 걸까?’는 주인공이 어릴 때 살던 곳에서 우연히 친구들을 만나는 과정을 몽환적으로 잘 그려냈다. 다만 잊었던 관계를 현실의 관계로 붙잡은 결말과 우연을 이끄는 과정의 개연성이 다소 아쉬웠다. ‘비상금이 사라졌다’는 책 사이에 숨겨 두었던 비상금을 찾기 위해 주변의 친구들을 의심하며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보는 과정을 흥미롭게 표현했다. 원고를 퇴고하는 과정에서 인물 간의 대사에 사소한 오류가 있었다. 이 세 편은 완성도가 높았으나 아쉬운 점도 있어서 당선작으로 ‘정전의 밤’을 선정했다. ‘정전의 밤’은 아파트가 정전되고 친구의 어린 동생을 돌봐주기 위해 어두운 아파트 계단을 지나 옆 동에 사는 친구 집에 도착하는 이야기다. 이 동화는 정전으로 사물을 볼 수 없게 된 순간 비로소 발견하게 되는 것들을 다루고 있는데 소재를 자극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잔잔하게 풀어가면서도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여 긴장감을 유지하고 극적 효과를 높였다. 이웃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아이가 평상시에 삶으로 깔아 놓은 길을 아빠가 초대되어 함께 가는 여정을 자연스럽고 잔잔하게 표현했다. 이 동화는 우리가 회복해야 할 것들, 우리가 들여다보고 빛을 비춰야 할 자리를 돌아보게 한다. 어린이의 삶과 시선을 통해야만 볼 수 있는 것, 작은 빛으로만 볼 수 있는 것, 어둠을 관통해야 만날 수 있는 진실된 온기가 감동을 준다. 응모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격려와 감사를,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낸다.
  • 돼지꿈/고찬하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희곡]

    돼지꿈/고찬하 [서울신문 2025 신춘문예 - 희곡]

    때: 현재곳 : 단독주택, 침실등장인물병철(58세, 남)동수(95세, 남)은희(57세, 여)민식(32세, 남)태연(29세, 여) 1장 무대는 침실이다. 옷장과 수납장이 있고 선반에 동수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액자가 걸려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누런 자국이 남아 있는 벽지.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병철과 은희가 잠들어 있다. 병철의 코 고는 소리가 이어지면, 동수가 지팡이를 짚고 등장한다. 동수: 끌끌끌…. 자식, 잘도 자는구만. 인자 좀 먹고살 만허냐? 이 썩을 자슥아! 아부지 왔다. 인나라! 느그 아부지 왔다! 동수, 병철을 내려다보며 발로 걷어찬다. 병철: (눈을 비비며) 야밤에 누구여…. 워메, 아부지! 동수: 이 자슥, 인자 배때지가 뜨뜻허니 먹고살 만한갑네. 병철: 아부지! 무슨 일로 또 이까지 오셨수! 동수: 인마, 아버지가 자식놈 생일도 못 챙기냐? 병철: 생일? 동수: 그려! 생일! 워떠냐? 이 애비 덕에 좀 먹고살 만허냐? 병철: 아유, 말을 혀야 뭣할라요. 접때 아부지가 짚어 준 종목들이 상한가를 칠 줄을 누가 알았겄어요? 아부지 덕에 우리도 인자 팔자 폈으요! 강진 당숙네에 저당 잡힌 주택담보 싹 다 갚구, 십 년 묵은 신용대출도 깨끔허게 정리해부렀당께요. 보소, 이 집도 우덜 것이라요. 울 집안도 인자 남부럽지 않다고요. 동수: 자슥, 얼굴 폈네. 살림도 이만허믄 좀 나아진 것 같고. 애들은 잘 있냐? 병철: 애들이요? 그 개팔 놈의 호로자슥들은 말도 마셔요. 연락 끊긴 지 오래구만. 동수: 다 죽어 가는 집안 살려 놨더니 도루 콩가루네. 병철, 베갯머리에서 신문지와 볼펜을 꺼내 든다. 병철: 아부지, 고건 고렇고 요참에는 어디요? 어따 돈을 박어야 쓰겄소? 동수, 병철의 시선을 외면하며 딴청을 피운다. 병철: 아따, 아부지 그라지 말고 요번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알려주쇼! 아니믄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주셔요! 동수: 패가 안 좋아. 병철: 고거이 뭔 말이여? 동수: 다 잃을 패다, 이거다. 병철: 좀 알아듣게 말혀 보소! 동수: 이 자식아, 잘 들어라. 너 애비 덕에 딴 돈 그거 있지? 병철: 암요. 인자 그 돈으로 대대손손 먹고 살아야제! 동수: 그 돈 하룻밤에 다 잃을 거다. 병철: 고거시 뭔 자다가 벼락 맞을 소리여? 동수: 오늘 하루다. 시간이 읎어. 병철: 와요? 뭣 땀시 나가 돈을 다 잃는다는 거시여? 동수: 한 방에 땄으면 한 방에 또 잃는 거지. 동수, 몸을 돌려 나가려고 한다. 병철: 아부지, 가지 마요. 인자 좀 먹고살만헌디 다 잃는다뇨. 동수: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말 알지? 요즘은 ‘운구기일’(運九技一)이란다. 병철: 운구기일? 동수: 다 운이다 이 말이여. 아등바등 살아 봐야 우에 쓸꼬, 팔자가 좌우하는 벱인 것을…. 동수, 크게 웃으며 퇴장한다. 병철: 아부지! 아부지! 병철, 동수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소리를 지르면, 자고 있던 은희가 깨어난다. 은희: 여보, 여보? 병철: (넋이 나간 채로) 아부지! 아부지…. 은희: 이 양반이 자다 말고 왜 땀을 비질비질 흘리구 소리를 꽥꽥 질러대? 병철: 어? 뭐시여? 당신이여? 은희, 선반에서 알약과 물그릇을 가져와 병철에게 먹인다. 은희: 또 자다가 뭐라도 본 거야? 왜 그렇게 얼굴이 새파래졌어? 병철: (약을 삼키며) 아부지 왔다 갔어. 은희: 또? 죽은 아버님이? 병철: 그, 글씨 말여…. 은희: (반색하며) 이번에는 또 뭐래?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 줍디까? 병철: 개꿈이여. 은희: 개꿈? 병철: 그려! 개꿈! 은희: 뭐라고 하셨는데? 병철: 아니 글씨, 요참엔 돈을 다 잃을 거라네…. 은희: 그거 개꿈이네. 병철: 접때는 돼지꿈이더니 요번엔 개꿈이여. 은희: 그냥 흘려들어. 병철: 아부지 덕에 돈방석 앉은 거 잊었어? 무시혔다간 집안 말아묵어! 은희: 당신 꿈속에서 아버님 나타났다는 게 몇 번째지? 병철: 아이, 요참에도 확실하다니께. 은희: 암만 생각해도 이상하단 말이지. 저번에 그것도 그냥 운이 좋아서 대박 났던 거 아냐? 솔직히 요즘 같은 때에 이게 뭔 귀신이 씻나락 까먹을 소리야. 아무래도 집터가 이상한가 봐. 언제 한번 굿이라도 해야 하려나. 병철: 이 사람이 아직도 못 믿네? 꿈 속에서 아부지가 다 알려 줬다니께. 금영에 칠천! 현산에 팔천! 그 육실헐 잡주들이 한날한시에 약속이나 한 맹크롬 들쓱거릴지 누가 예측혔겄어? 그걸 우덜 같은 선량한 서민들이 워쩐다고 예측혀? 다 아부지 덕이제…. 은희: 죽은 사람이 꿈에 나타난다는 거 자체가 망조야! 병철, 수납장에서 신용카드, 통장, 인감도장, 집문서 따위를 꺼내어 바닥에 늘어 놓는다. 병철: 어디 보자. 농협에 칠천, 새마을에 육천, 수협에 삼천오백…. 은희: 뭐하는 거야? 병철: 일단 우덜 계좌에 있는 돈은 싹 다 인출해 와야 쓰겄구만. 은희: 그 돈 들고 워따 쓰게? 병철: 여그 보이는 데에 딱 놓구 지켜야제. 은희: 그다음은? 병철: 집안에 돈 될 만한 물건도 싹 다 창고로 좀 옮겨야 쓰겄어. 은희: 그렇게 하면 잃을 돈이 그대로 있대? 병철: 아부지가, 분명히 아부지가 말혔어…. 은희: 이 양반이 진짜, 돈이 그렇게 좋아? 망할 놈의 주식질에 맛들리더니 헛것이 보이는 거야! 병철, 자리에서 일어나 외투를 걸친다. 병철: 나는 은행엘 좀 갔다 올 것인께. 당신은 창고에 물건 좀 옮겨 둬. 은희: 이게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병철: 시간 읎어! 싸게 움직여! 은희: 민식이 아부지, 난 말이야. 이런 돈 다 필요 없으니까. 그냥 우리 목포 월세집서 시작했을 때처럼…. (곰곰이 떠올리다가) 아, 그땐 좀 아닌가? 병철: 가난뱅이였던 때가 좋아? 씨빠지게 고생혔던 때가? 밤낮 공장서 일당 받아감서 삭신이 쑤시네 어쩌네, 앓는 소리 달고 살믄서 은행에 돈 갖다 바쳤던 때가? 은희: 주식하고 나서부터는 당신 맨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눈알 퀭해 가지고는 헛것이 나 보고, 이딴 약이나 달고 살고 말이야. 사람이 뒷바라지를 시켜도 정도껏 해야지. 병철: 요것이 다 내 땜시다? 은희: 당신은 뉴스도 안 봐? 밤낮 돈, 그놈의 돈 때문에 가족끼리 칼로 배때지를 쑤셔대고 이게 정상이냐고? 병철: 그런 썩어 빠진 정신으로는 요즘 같은 시상에서 못 살아남어. 글고 우덜 자석들 생각은 안 혀? 울 자석들은 번듯허게 살게 혀야 않어? 이거, 이거, 이 집두 워뜨케 산 건디? 은희: 자식들 생각한다는 인간이 애들이랑 연락도 끊고 살어? 병철: 당신은 신경 꺼! 나가 다 알어서 헐것잉께! (넋이 나간 채로) 아, 아부지, 아부지 어따가, 어따 돈을 넣어야 이 우환을 피할랍니까…. 병철, 통장과 신용카드, 인감도장, 집문서를 집어 들고 퇴장한다. 은희: 얻다 대고 큰 소리야? 저 망할 놈의 인간, 된통 당해 봐야 속이 시원하지. 은희, 불길하다는 듯이 동수의 영정사진을 뒤집어 놓는다. 암전. 2장 무대는 이사를 앞둔 집처럼 텅 비어 있다. 동수의 영정사진이 옆으로 누워 있고 가구가 있던 자리는 짙은 자국만 남아 있다. 구석에 놓여 있는 빗자루. 조명이 밝아지면, 병철과 은희가 여행 가방을 낑낑대며 끌고 등장한다. 병철: 어구, 무거워라! 은희: 어디 금고에라도 넣어 놔야 하는 거 아냐? 병철: 집에 금고가 어딨어? 은희: 그럼 이 많은 돈을 어떡하려고? 병철: 저짝 다용도실에 박스 몇 개 없는가? 은희: 감자 박스가 있긴 할 텐데. 은희, 퇴장한다. 병철, 여행 가방을 연다. 오만 원짜리 지폐 다발이 쏟아져 나온다. 병철: 이 한병철 쉽게 안 죽는다. 이거시 워뜨케 딴 돈인디. 아부지, 보고 계시죠? 나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 아니어요. 은희, 감자 박스를 들고 등장한다. 은희: 이거면 돼? 병철: 이리 가져와 봐. 다 들어갈란가 모르겄네. 병철, 감자 박스에 돈을 차곡차곡 담는다. 은희: 그러니까 이게…. 병철: 우덜 계좌에 짱박아 둔 것은 다 쓸어온 거시여. 은희: 무슨 계좌? 병철: 아따, 그 뭐시냐, 보이스피싱인가 머시긴가 땀시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여. 출금 한도가 걸려분다고 은행 청년이 하두 의심을 혀 싸는 바람에…. 은희: 그나마 찾아온 게 이 정도라는 거야? 병철: 긍께 당신 것이랑, 내 것이랑 끄낼 수 있는 현찰이란 현찰은 죄 뽑아온 것이여. 저짝 읍내부터 시내꺼졍 은행만 여섯 군데를 돌아다녔다니께! 은희: 개꿈 하나 때문에 아침 댓바람부터 집 치우랴 돈 숨기랴 이게 뭔 짓이야? 병철, 박스를 단단히 포장하며 집문서, 통장, 인감도장까지 넣는다. 병철: 이걸 인자 여그다 넣고 자알 지키기만 허믄 돼. 은희: 지켜? 어떻게? 병철,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아 주변을 보다가 빗자루를 집어 든다. 이내 사주경계를 하며 초병처럼 듬직하게 서 있는다. 은희: (한참을 보다가) 그러고 언제까지 있을 건데? 병철: 아부지가 분명 하루라고 혔어…. 은희: 하루? 병철: 오늘 하루만 이 돈이 고대로 여기 있음 되는 거시여. 은희: 당신 진짜 이번에 아무 일도 없으면 주식 그만하는 거야. 사람이 성실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지…. 병철: 뭐? 승실? 은희: 생전 자식들한테는 제 손으로 밥 벌어 먹고 살라고 혁대 풀고 고래고래 야단을 쳤으면서, 애비란 작자가 저러고 자빠졌으니. 병철: 알어! 잔말 말구 싸게싸게 돈이나 지켜. 암만혀도 불길하단 말이여.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잔뜩 경계하며 밖을 노려보는 병철과 은희. 침묵이 흐르면, 두 사람을 재촉하듯 초인종이 연달아 울린다. 은희: 누가 왔나 봐. 병철: 아침 댓바람부터 올 사람이 누가 있어? 은희: 나가 볼까? 병철: 잠깐! 나가지 말어! 은희가 무시하고 나가자, 병철은 감자 박스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살핀다.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민식과 태연이 케이크 박스를 들고 등장한다. 민식, 태연: 아버지! 생신 축하드립니다! 태연, 삑삑이를 분다. 은희, 뒤따라 들어온다. 은희: 웬일이야? 연락일랑 하고 오지! 태연이도 같이 왔네! 은희, 태연을 꼭 끌어안는다. 민식: 어머니, 잘 지내셨죠? 태연: 아따, 명절도 아닌디 차가 허벌나게 막혀부렀소. 은희: 둘이 어떻게 이렇게 같이 왔어? 민식: 터미널에서 만나서 같이 왔어요. 은희: 여보, 우리 애들 왔어! 병철: (떨떠름한 표정으로) 느그들, 그동안 연락 한번 없더니 웬일이냐? 민식: 꼭 무슨 일 있어야 오나요? 오늘 아버지 생신 아녀요. 축하드리러 왔죠. 병철: 우리 첫째, 복지관서 사회복지산가 머시긴가 허느라 바쁘담서. 민식: 내내 복지원에 있다가 새벽에 내려 왔어요. 여기 눈 밑에 다크써클 봐요. 태연: 아부지, 오랜만이요? 근디 내는 별로 안 반가운 갑소? 병철: (싸늘하게) 니는 서울서 사업허느라 바쁘담서. 은희: 아유, 또 왜 그래? 간만에 우리 가족 이렇게 다 모였는데! 민식, 케이크 박스를 흔들어 보인다. 민식: 아버지, 제가 케이크 사 왔어요. 고구마 케이크. 태연: 그라요. 일단 께이크에 불부터 붙입시다. 민식, 케이크 박스에서 성냥을 꺼내려고 하면, 태연, 주머니에서 지포 라이터를 꺼내 불을 켠다. 어색한 침묵. 은희: 참, 부엌에 소고기미역국 있는데 그것도 좀 가져와야겠다. 간만에 이렇게 다 같이 모이니까 얼마나 좋니? 은희, 퇴장한다. 민식, 케이크를 꺼내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민식: 아니, 근데 밖에 있던 식탁은 어디 갔어요? 태연: 그라고 보니께 가구들이 죄 사라져 부렀네. 민식: 어? 할아버지 사진은 왜 이러고 있어요? 태연: 여행 가방은 또 뭐시여? 병철: 뭐, 뭐가? 민식: 우리 가족 사진도 없어졌네! 태연: 아부지, 집안 꼴이 와 이랍니까? 워데 이사 갑니까? 병철: 벽지 도배를 새로 혀서 그란다. 창고에 다 있응께 신경 꺼라. 태연: 벽지는 누리끼리한 거시 그대론디…. 민식: (케이크 박스를 흔들며) 이걸 올려둘 곳이 필요한데요. 민식, 태연 주변을 살핀다. 병철: 느그들, 뭘 그렇게 두리번거려? 태연, 감자 박스를 발견한다. 태연: 저짝에 박스 하나 있구만. 민식: 잠깐 그거라도 여기 가운데에 두죠. 태연, 말릴 틈도 없이 감자 박스를 들어 중앙으로 옮긴다. 태연: 아따, 묵직한 거시 상으로 딱이네잉. 병철: 안돼! 누구 맘대로 그러는 거여! 태연: 거참, 여그 뭐 금덩이라도 들었소? 병철: 느자구 없는 것들이 댓바람부터 들이닥쳐 가지고는, 여그 안 갖다 놓냐? 병철, 빗자루를 마구 휘두른다. 태연: (기침을 한다) 워메, 아부지! 먼지 날린당께요! 은희, 김이 피어오르는 냄비를 들고 등장한다. 은희: 아니, 이 양반이! 애들아 글쎄 니들 아버지가 말이다. 병철: 에헤이, 진짜! 민식: 경계 좀 풀어요. 오늘 생신이잖아요. 아무도 아버지 안 해쳐요. 저희는 진심으로 축하드리러 온 거예요. 태연이 감자 박스를 툭툭 털면, 민식은 그 위에 케이크를 올려 둔다. 병철: 이건 내 거야, 내 거라고. 왜 내 것을 느그들이 맘대로 하려고 혀? 민식: 잠깐 쓰고 저기다 그대로 돌려 둘게요. 병철: 내 거라는데 자꾸, 어? 태연: ···참말로 째째허시네. 아부지 성깔은 하여간 징해부러. 민식: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또 안 좋다고 하니까. 민식, 태연 웃는다. 병철: 우째 느그들은 만날 멋대로냐? 집 나가는 것도 멋대로, 연락도 멋대로, 불쑥 찾아오는 것도 멋대로. 왜 매사에 느그들 맘대로인 거냐고? 민식: 우리 아버지, 서운했구나? 병철: 그려! 서운혔다! 인자 솔직허게 말혀 봐라. 무신 볼일이 있어서 온 거냐? 민식: 가족이란 게 무슨 볼일이 있어야 만납니까. 늦게 와서 미안해요. 병철: 이 늙은 애비가 눈치도 없는 줄 알어? 이것들 시커먼 속내가 있어서 온 거시여. 고거이 아니믄 저렇게 방실거릴 것들이 아니여. 은희: 무슨 말을 또 그렇게 섭하게 해. 얼른 케이크에 불이나 붙이자. 은희, 감자 박스 위에 냄비를 올려 둔다. 민식이 케이크에 초를 꽂으면, 태연은 지포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민식: 이야, 초에 불이 붙으니까 연말 느낌이 나고 좋은데요? 민식, 병철의 머리에 고깔모자를 씌운다. 병철: 어허이! 뭐시여? 민식: 아버지, 다시 한번 생신 축하드려요. 만수무강하셔야죠. 간만에 노래라도 같이 부를까요? 병철: 노래는 무슨! 민식: 자자, 축하 노래 다 같이 부르는 거예요. 은희, 벽면의 전등 스위치를 내린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민식이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자, 은희와 태연도 덩달아 부른다. 은희, 민식, 태연: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생일 축하합니다! 병철, 빗자루를 쥔 채로 머쓱하게 있다. 은희: 빨리 불어! 초 다 녹는다! 병철, 마지못해 불을 끈다. 울려 퍼지는 박수와 웃음소리. 태연이 폭죽을 터트리면, 은희가 전등 스위치를 올린다. 조명이 다시 밝아진다. 병철: 이란다고 눈이나 끔뻑할 거 같으냐? 시상 천지에 느그들 만치…. 은희, 케이크 칼로 케이크를 크게 썰어 병철의 입에 넣어 버린다. 은희: 소원 빌었어? 병철: (우물대며) 소원은 무슨! 민식: 자, 다들 건강하시라고 제가 대신 소원 빌었다 칠게요. 민식, 바닥에 흩어진 폭죽 잔해를 치우면, 은희, 병철의 입을 소매로 거칠게 닦는다. 그 모습을 보고 크게 웃는 민식. 태연, 주위를 서성이다 목을 가다듬으며 병철에게 가까이 간다. 태연: 아부지, 인자 생일 축하도 혔겄다. 쪼까 드릴 말씀이 있는디요…. (사이) 긍께, 시방 지가 요참에 투자처에서 중국 수출 계약 건을 하나 잡아부렀는디, 계약금을 저당 잡을 것이 쪼까 부족허거든요? 큰 거 두 장으로 급전만 땡기믄 그다음 수익은 서너 배로 불릴 수가 있는디…. 병철: (케이크를 삼키다 말고) 너, 너 지금 그따구 소리가 목구녕서 나오냐? 태연: 아따, 아부지! 사람 말을 좀 끝까지 들어보시랑께요. 민식: 야, 아까랑 얘기가 다르잖아? 돈 얘기 안 한다면서? 태연: 우째 이래? 오빠도 돈 얘기할라고 온 거 아녀? 요새 복지원 힘들어서 후원 필요하다 안 혔어? 계장인가 뭔 쌈장인가 실적 타령 허믄서 들들 볶는담서? 민식: 인마, 사람이 순서라는 게 있는 법이지. 아버지 앞에 두고 다짜고짜 그게 맞아? 너도 허구헌 날 돈 빌린 사람들 쫓아다녀 봐서 알 거 아니냐. 이런 일일수록, 절차에 맞춰서 진행하는 게 업계의 도리 아니겠냐. 병철, 이마를 짚는다. 병철: …이 새끼들이 보아하니 생일 핑계 대고 또 돈 빌리러 왔구나. 태연: 아부지! 내는 참말로 힘들어요. 인자 곧 나이가 서른인디 신림동 단칸방서 월세살이 허구, 대출금 갚느라 바쁘당께요. 참 웃기지 않어요? 냄들한테 돈 빌려주는 내 같은 금융업자도 빚을 갚느라 또 은행에서 돈을 빌린다니께? 무신 놈의 시상이 죄다 대출이고 할부고 빚으로 돌아가요. 요즘도 다달이 나가는 이자 갚느라, 요 주둥이가 바짝바짝 마른당께요. (사이) 아부지, 인자 손주는 봐야 쓰지 않겄소? 민식: 금융업은 개뿔, 사채로 사람들 등쳐 먹고 다니는 것이…. 태연: 뭐시여? 민식: 중국 수출이 뭐? 이제는 약장사도 하냐? 태연: 먼 약을 팔어? 요참엔 화장품이여. 화장품. 은희: 니들은 예나 지금이나 나이를 똥구녕으로 먹는 건지 만났다 하면 쌈박질이냐? 병철: 오늘 꿈자리가 뒤숭숭하더니 다 니들 때문이구나. 돈 잃는다는 얘기가 다 느그들 때문이여. 조상님덜, 보고 있소? 나가 전생에 먼 죄를 지었다고 자슥들이 이랍니까. 태연: 예? 먼 돈을 잃어요? 민식: 아버지, 죄송해요. 집 앞에서 싸우지 말자고 그랬는데…. 은희: 돈, 돈, 그놈의 돈 얘기 지긋지긋하다. 먼 놈의 대화가 도로 돈 얘기냐? 이러니 집안이 콩가루네 뭐네, 동네 마실에서 할매들이 손가락질을 해 대지. 집안 꼴이 아주 아사리판이야. 태연: 간만에 모였응께 다 같이 살 궁리를 찾자 이거죠. 가족 아닙니까. 병철: 다 같이 살어? 너 우리랑 다 같이 살자고 접때 돈 안 빌려준다고 연락 끊었냐? 태연: 나가 시방 언제 연락 끊었다 그라요? 핸드폰 신형으로 바꿔서 그렸다 안 혔어? 병철: 느그들한테 줄 돈 10원두 없다. 돌아가라. 보기도 싫다! 태연: 에이, 돈이 없긴…. 집에 가구며 돈 될 만한 건 싸그리 치워 놓구. 병철: 뭐시여? 민식: 아버지, 근데 정말 저희들 오는 거 알고 물건 치우신 거예요? 태연, 집안을 둘러본다. 병철: 뭐, 뭐가? 느그들이 뭔 상관이여? 도둑놈들도 아니구? 여그는 느그 엄니랑 내랑 씨빠지게 주택담보대출 갚아서 산 내 집이란 말이다. 내 집서 나가 맘대로 집도 못 치우냐? 이 손을 봐라, 딱딱허게 이 마디마디가 죄다 늘러붙은 이 손을. 나가 이 손으로 평생 쇳질을 해다가 은행에 차곡차곡 적금 부어서 산, 내 것이다 말이다. 민식: 네? 집을 사셨다고요? 태연: 당숙 어른네 집이 아니고? 워메, 먼 수로? 병철: 느그들이 알 거 없다. 병철이 감자 박스를 치우려고 하자, 태연은 그 자리에 무릎을 꿇는다. 태연: 아부지! 참말로 부탁 좀 헙시다. 요참엔 분명 감이 좋아요. 나가 시방 어젯밤에 먼 꿈을 꿨는 줄 알어요? 이 집채만 한 황금돼지가 가랑이로 들어왔당께요! 요 몇 년 새 그런 돼지꿈은 처음이었제. 지금도 눈앞서 본 것 맹크롬 아주 선명혀. 휘황찬란하게 순금으로 맹근 돼지드라니까? 그라서 오는 길에 편의점서 스피또도 하나 샀어요. 부정탄다고 혀서 아무한테도 말 안혔는디…. 근디 요참엔 참말 이어요.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믿어 보시랑께요. 열 배, 아니? 스무 배로 돌려줄 수가 있당께요. 그 돈이믄 대대손손 먹고살고도 남아불제. 우리 가족도 인자 남부럽지 않게 살 수가 있다니께. 병철: 뭐? 꿈? 정신머리가 있는 눔이냐 없는 눔이냐? 그리고 뭐? 스피또? 젊은 놈이 성실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벌 궁리를 혀야지, 미친 것! 태연: 내 믿고 한번만, 지발 목돈 좀 마련 해 줘 봐요. 큰 거 두 장은 바라지도 않어. 딱 한 장만 있어도 떡을 치고도 남제. 암, 그라제잉. 민식: 저어, 아버지? 말이 나온 김에 저도 한 말씀 올려도 될까요? 병철, 두 사람을 번갈아 노려본다. 병철: 니들은 천성부터 버러지여. 애비가 느그들 땀시 여태 잃은 돈이 얼맨 줄 알어? 이 집안 말아먹을 놈들아! 서울서 번듯허게 자리나 잡으라고 씨빠지게 쇳밥 먹어감서 아등바등 키워 놨드만. (가슴을 치며) 워메, 복창 터져분다! 태연: 나가 뭐 첨부터 이렇게 돈, 돈 거렸는 줄 알어요? 다 시상이 이렇게 맹글었다 안 합니까. 아니, 막말로 냄들은 집에서 다 척척 해 준다고. 갸들하고 나는 출발점부터가 다르다니께? 민식: 아버지, 일단 진정하시고 천천히 얘기 좀 들어봐요. 그러니까 저희들 계획은 말이죠…. 병철: 느그들이 그러니 문제다! 두 손이 멀쩡한 것들이 쇳질을 하든, 길바닥서 발품을 팔든 일을 혀서 번듯하게 자수성가를 혀야 쓰지 요즘 것들은 돈만 생겼다허믄 워따가 꼬라박을 생각부터 하니. 고거시 전부 한탕주의다, 이 말이다! 태연: 뭐시여? 뭔 주의? 워메, 기냥 맥아리가 확 나가부네잉. 나가 이 말은 안 할라고 혔는디, 막말로 아부지 때랑 지금이랑 같어요? 병철: 다를 건 또 머시여? 태연: 한탕주의로 따지믄 소싯적 아부지도 한따까리 허셨음서, 남 말하듯 허는 거시 참말로…. 민식, 태연 웃는다. 병철: 너 이 자슥, 주둥이 안 다물어? 태연: 못 다물어요! 요것이 다 아부지한테 배운 거 아녀요. 우리 집이 그동안 와 돈이 없었는지 엄니는 알어? 공장 장막 치믄 읍내 잡부들이랑 비닐하우스서 삼삼오오 모여가 아부지가 섯다 치믄서 돈을 월매나 땡겼는디? 일당 받으믄 밤낮 경마장에서 눈깔 빠지게 뻬팅이나 했음서, 뭐시여? 내보고 한탕주의? 병철: 그 주둥아리로 한마디만 더 지껄여 봐라잉! 태연: 나처럼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일찍부터 집안 건사하랍시고 대학도 못 가게 허고, 상고로 밀어 넣은 것이 아부지 아니여? 나가 상고 졸업하고, 열아홉에 뭣 땀시 은행에 기 들어가 행원으로 씨빠지게 일을 혔는디? (웃는다) 나가 그 망할 놈의 캐피탈이란 것을 열아홉에 은행서 다 깨우쳐 부렀지라. 그라니 지금 이라고 냄들한테 돈 빌려주고, 이자 장사하고 있는 거 아녀요. 병철: 뭐시여? 캐피탈? 이 가시나, (태연의 머리를 민다) 니가 그리 원대한 꿈이 있어 은행 박차고 나와서 냄들 삥이나 뜯구 사냐! 태연: 지금 나 쳤소? 태연, 감자 박스를 엎고 일어난다. 박살나는 케이크. 병철: 이 육실헐 것이…. 병철, 덩달아 일어나자, 태연은 감자 박스를 발로 걷어찬다. 오만 원짜리 지폐가 쏟아진다. 민식: 어? 돈이다! 태연: 이게 뭐시여? 태연, 바닥에서 지폐 다발을 한 움큼 집어 든다. 병철: 느자구없는 것들이, 뭔 짓거리여! 손대지 마! 만지지 말라고! 태연: 워메, 여따 꽁쳐두고 있었구만? 아부지 진짜 너무한 거 아니요? 민식: 태연아, 일단 그만둬. 아버지도 그만해요! 병철, 민식, 태연 너나 할 것 없이 뒤엉킨다. 엎어진 케이크와 미역국으로 범벅이 된 돈다발. 은희: 무슨 꿈 타령 하나에 자발들을 떨어대는 거냐? 병철: (태연을 붙잡으며) 나가 시상에 호래자식을 내놨당께! 민식: 진정 좀 하세요. 이러다 숨넘어갑니다! 태연: (뿌리치며) 누가 가져간다 혔어? 기냥 세어보기만 현다고! 병철: 이 년이 가장 문제여! 애비 말이 홍어 거시기로 들리냐? 이것아, 안 놓냐? 태연: 아따, 참말로 얼맨지 시어보기만 현다니께! 병철: 안 놔? 요것이 애비 돈을 껄떡대고, 기냥 눈깔이 확 뒤집혀 부렀구만! 병철, 태연의 뺨을 후려친다. 정적이 흐른다. 태연,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노려본다. 태연: 시방 혁대로 후려치던 그 손버릇을 여태 못 버리구 또 손찌검이요? 병철: 요, 요것이 말하는 뽄새 좀 봐라, 어서 이런 막돼먹은 가시내가 나와가지고. 이젠 허다허다 애비 돈에 손을 갖다 대냐? 태연: 나가 인자 얻어 맞고도 가만히 있는 기집이 아니여, 다 컸다 이 말이여! 태연, 케이크 칼을 주워서 허공에 번쩍 들면, 은희: 안돼! 병철: 아이고! 자석 놈이 애비한테, 애비한테! 아이고, 골이야, 골이야! 병철, 뒷목을 잡고 쓰러진다. 은희: 워메, 민식이 아부지! 민식: 아버지! 괜찮아요? (태연에게) 야이, 호로새끼야! 태연: …뭐시여? 나 암것도 안 혔어! 민식: 이 자식이 이제는 패륜을 서슴지 않네. (병철을 흔들며) 아버지, 일어나세요! 아직 가시면 안 돼요! 아버지! 태연: 참나, 저 여시 같은 인간. 닿지도 않았는디 회까닥? 아주 징해부러라···. 태연, 케이크 칼을 내려놓고 돈을 살핀다. 민식: 돈 줍지마! 아버지 쓰러졌잖아! 어떡할 거야? 어떡할 거냐고! 민식, 태연을 붙잡으면, 태연, 민식의 멱살을 쥐고 흔든다. 태연: 그따구 명령조로 지껄이지 말어! 민식: 이 새끼가 진짜. 민식, 주먹을 치켜들면, 은희: 진정해라, 다 설명해 줄라니까. 응? 둘 다 내려놔라. 태연: 돈의 출처부터 알아야 현다고. 요거시 시방 아부지 돈이 맞어? 집안에 현찰을 요로코롬 짱박아 뒀다고? 밤낮 돈 읎다고 노랭이질하던 인간이? 민식: 아버지가 쓰러졌는데 이 짓거리 하는 건 맞아? 은희: 피보다 진한 게 돈이라더니, 그만 안 하냐? 태연, 민식에게 머리를 들이민다. 태연: (노려본다) 쳐, 쳐보랑께? 둘 중 한 놈은 오늘 제삿상 치르는 거시여. 민식: (손목시계를 푼다) 이 자식이, 간만에 피를 끓게 만드네. 은희, 냄비를 집어 들고 바닥에 있는 힘껏 내던진다. 은희를 쳐다보는 민식, 태연. 은희: 너희들 아버지 아프다! 맨날 죽은 할아버지가 꿈에 나타난다고 하지를 않나, 제정신이 아니란 말이다. (약 봉투를 보이며) 이봐라, 약도 안 먹으면 잠도 제대로 못 잔단 말이다. 민식, 태연 씩씩대며 떨어진다. 은희, 병철을 살핀다. 민식: 어머니, 구급차라도 부를까요? 은희: 다행이다. 잠깐 정신을 잃은 거야. 태연: (한참을 보다가) 이것두 연기 아니여? 와, 그 있잖어. 비암이 나타나믄 깨꼬닥 죽은 척허는 개구락지 맹크롬. 은희와 민식, 태연을 보고 한숨을 쉰다. 민식: 너 그게 할 소리냐? 태연: 엄니, 요참에 깨끔허게 단도리를 칩시다. 은희: 뭘 쳐? 태연, 돈다발을 은희에게 쥐여 준다. 태연: 이왕 이래 된 거, 같이 뜹시다. 나가 시방 돼지꿈을 꾼 거시 뭔 뜻인지 이제야 알겄어요. 엄니, 내랑 같이 살어요. 같이 요 뭣 같은 집안, 확 떠불자니께요. 은희, 아무 말 없이 돈다발을 바라본다. 민식: 쓰러진 아버지 앞에 두고, 터진 입이라고 말을 함부로 해? 태연: 내는 집안서 뭔 말도 못 혀? 민식: (태연의 머리를 밀친다) 넌 성격 괴팍한 것이 아버지랑 똑 닮았어. 태연: 뭐시여? 오빠가 내한테 이럼 안 되는 거시지. 민식: 내가 틀린 말 했냐? 태연: 안 여물어? 나가 그동안 월매나 참았는지 알어? 아부지가 나를 상고에 왜 보냈는지 모르제? 시골 동네서 기집애는 개천에 용 날 수가 없다드라고. 언능 취업혀서 오빠 학비나 보태라 그라드라고. 고거이 벌써 십 년 전이여! 내는 뭐, 하고 싶은 게 없는 줄을 알어? 근디 다른 놈도 아니고 우째 오빠가 그라고 느자구없는 말을 헐 수가 있어? 진장 염병할 집안! 민식: 뭐? 저 툭 터진 주둥이를 아주 그냥…. 민식, 태연의 얼굴을 부여잡는다. 두 사람, 낑낑대며 악다구니를 쓴다. 태연: 시상에 왕후장상의 씨는 따로 없다는디, 요 집안은 귀한 아들래미 뒷바라지할 씨는 따로 있당께! 은희: 그만해라. 입 아프다! 민식: 그래! 이 자식아! 악 좀 그만 써라. 까놓고 그게 내 잘못이냐? 내가 너한테 은행 가라고 시켰냐고 인마. 민식, 태연을 바닥에 패대기친다. 은희: 첫째야, 그만은 네가 해야 할 것 같다. 민식: 저요? 아니, 저 파렴치한 놈이 지금 아버지 돈에 눈깔이 뒤집어져 가지고는…. 은희: 뭐? 아버지 돈? 태연, 대자로 뻗어 발버둥친다. 태연: 그려! 눈깔 뒤집어졌다! 눈깔을 뽑아다 오독오독 씹어 묵어부러라! 민식: 저도 돈 빌리러 왔다지만, 아버지 돈에 손을 대는 저런 패륜아가 어딨어요? 은희: 아버지 돈? 아버지 돈에 손을 대? 민식: 네, 아버지 돈이요. 태연, 누워서 돈다발을 허공에 뿌린다. 태연: 더러븐 집구석, 기냥 다 같이 뒷간에 콱 빠져 디져 불자! 은희, 민식에게 다가간다. 은희: 첫째야, 넌 왜 이 모든 게 당연히 네 아비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민식: 네? 은희: ···그래, 너희들은 어릴 적부터 돈에 관한 것은 전부 아버지한테 말하고는 했지. 문구점에서 연필 한 자루를 사더라도 밥상머리 앞에서 국그릇 내다 주는 이 어미한테는 일언반구 않고 그저 아버지 눈동자만 멀뚱멀뚱 쳐다보곤 그랬지. 민식: 갑자기 무슨 서운한 말씀이세요. 태연, 버둥거리며 돈다발 사이를 헤엄친다. 은희: 너희 아버지는 쩍쩍 갈라지고 마디가 툭 터진 손이 무슨 훈장인 것마냥 꺼드럭대는데, 니들이 이 어미 손을 본 적이 있냐?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하루 열두 시간 서 있던 몸뚱이 끌고 와, 밥 차려주던 이 손을 본 적이 있어? 민식: 어머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은희: 이제야 알 것 같다. 내 것을 너무 쉽게 남한테 맡겨 버렸어. 다들 이렇게 악을 쓰면서 자기 것이라고 바락바락 우기면서 사는데, 어째서 나는 한 번도 내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민식: 어머니, 그러지 마시고 아버지 일어나면 차분하게 얘기를 하시죠. 은희: 아니다! 민식: 네? 은희, 동수의 영정사진을 본다. 은희: 그래, 오늘 하루라고 했지? 분명 하룻밤이라고 했지? 돈에 발이 달린 것 마냥 오늘만큼은 이 인간 손에서 전부 떠난다고 했지? 민식: 하루요? 은희, 돈다발 틈에서 통장과 집문서를 꺼낸다. 은희: 나한테는 이거 필요 없다. 이참에 내다 버리자…. 민식: 다 버리자고요? 태연,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킨다. 태연: 엄니, 고거이 무슨 자다가 벼락 맞을 소리여? 은희: 오 년이다! 오 년! 너희들이 돈 때문에 집구석에 오는 것이 오 년 만이다! 니들 아버지는 평생을 제 것처럼 하고 살았는데 왜 나는 하루도 내 것이라고 못해? 이 어미는 왜 하루도 제 것처럼 하지 못하냐 이 말이다! 오늘은, 하루 정도는 내 마음대로 할 거야. 그렇게 할 수 있는 거야. 나도 그럴 수 있는 거야. 민식: 어머니···. 태연: 오라질 것! 뭘 고로코롬 실없는 소리를 혀요? 콱 기냥 뜹시다! 은희, 통장과 집문서를 갈가리 찢어 버린다. 은희: (돈다발을 걷어차며) 이거 전부 갖다 줘 버려라. 이까짓 거 들고 있다고 악다구니 쓸 일 없는 사람들한테나 줘 버려라. 민식: 네? 은희: 싹 다 복지원에나 줘버려라. 태연: 환장하겄네! 이 돈으로 나랑 대대손손 먹고살아야제! 민식: 기부를 하시겠다는 거예요? 은희: 그래, 가지고 가라. 다 가지고 가 버려. 얼른 들고 사라져라…. 태연, 돈다발을 벽에 던진다. 태연: 진장, 염병할! 나 안 가! 오함마로 손모가지를 찍든, 도끼로 발모가지를 끊든, 여서 한 발자국도 안 갈 것잉께 그리 알어! 민식: ···저 자식은 돈에 한 맺힌 악귀가 든 게 분명해요. 태연: 그려! 나 돈에 허천났다! 배때지를 찢든, 대그빡을 부수든 혀라! 나 안 가! 민식: 어머니, 이놈은 제가 구마를 하든 굿을 치든 해서라도 끌어낼게요. 근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저야 상관이 없지만···. 은희: 너 좋으라고 하는 일 아니다. 태연: 뭣 같은 시상! 또 아들래미 몫이여? 민식: 이제는 어머니 앞에서도 막말을 하네! 태연: 돼지꿈은 육실헐, 팔자가 개팔자인디···. (주머니에서 복권을 꺼낸다) 냄들은 뭐 잘만 풀린다드만 또 꽝이네? 난 태생부터 허벌나게 꼬여부렀어. 사는 것이 요로코롬 뺑이치다 뒤질 개꿈이라니께! 민식, 태연을 붙잡으려 하면, 은희, 태연을 꼭 끌어안는다. 은희: 이것아, 돼지꿈은 무슨 돼지꿈이냐···. 정신 좀 차려. 세상이 돼지우리다. 눈을 씻고 봐도 똥 묻은 돼지 새끼들이 지 몸에 묻은 것이 황금이나 된 줄 알고 똥밭을 뒹굴고 사는 거란 말이다. 너까지 돼지가 되면 어미는 어쩌란 말이냐. 이빨 드러내면서 컹컹 짖는 개처럼 살어. 차라리 개처럼 악을 쓰면서 살란 말이야. 태연: 엄니, 요것이 참말로 사는 것이 맞어? 내는 우째 악쓰고 살아야 쓰는디? 내는 우째 악을 써야만 되는 것인디? 우째 꽥꽥 소리를 써야만 들어주는 것인디? 은희: 누가 네 것을 빼앗으려고 하면, 지금처럼 소리를 꽥꽥 지르고 악을 단단히 써 버려. 절대 빼앗기면 안 돼. 이 어미처럼 살지는 말어. 그냥 그렇게 살어…. 태연: 시방 나도 기냥 살고 싶단 말이여. 기냥 살고 싶다 이 말이여. 태연, 서럽게 운다. 은희, 오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주워서 태연에게 쥐여 준다. 은희: 굶지 말고 가는 길에 따뜻한 밥이나 한 숟갈 떠. 글고 다 잊어. 그깟 꿈 얘기, 싹 잊어버려. 태연: (돈을 쥐고) 진장, 드러븐 돈, 드러븐 집구석···. 민식, 감자 박스에 돈을 쓸어 담는다. 민식: 익명으로 후원하면 아버지도 모를 거예요. 근데 정말 후회 없으시겠어요? 은희: 괜찮아. 다 필요 없다. 나는 필요 없어. 민식: 아버지는 어쩌죠? 가만히 있진 않으실 텐데. 은희: 그놈의 아버지, 지긋지긋한 아버지. 민식: 죄송해요. 걱정이 되어서···. 은희, 입을 쩍 벌리고 누워 있는 병철을 바라본다. 잠꼬대를 하듯이 몸을 움찔거리는 병철. 은희: 또 꿈을 꾸는 모양이구나. 이 인간 깨어나기 전에 가라. 민식: 괜찮으시겠어요? 은희: 걱정할 거 없어. 원래부터 내 것이었어. 다 내 몫이었어. 얼른 가, 어서 가라…. 민식: (태연을 걷어찬다) 일어나! 아버지 깨어난다! 이제 가자! 민식, 감자 박스를 집어 들면, 태연, 머리가 헝클어진 채로 일어난다. 태연: 엄니, 사실 핸드폰 안 바꼈어요. 연락 자주 헐 것잉께…. 민식: 핸드폰 바꾼 것도 거짓말이었냐? 태연, 은희와 포옹한다. 병철이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인다. 은희: 애들아, 얼른 가라, 얼른 가. 민식: 어머니, 만수무강하세요. 구정에는 과일이라도 한 박스 사서 올게요. 태연: 엄니…. 민식, 태연을 끌고 퇴장한다. 은희: (무대 밖으로) 그래, 연락들 자주해라. 밥 잘 챙겨 먹고, 뛰지 말아라 다친다···. 병철, 잠꼬대를 한다. 은희, 한참 동안 그 모습을 보다가 전등 스위치를 내린다. 조명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병철, 요람에 싸인 아기처럼 몸을 웅크린다. 3장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은희는 가구를 재배치한다. 무대 밖에서 옷장과 수납장을 들여와 제자리에 두고, 누런 벽지에 가족 사진도 건다. 선반에 제대로 놓여 있는 동수의 영정사진. 규칙적으로 코 고는 소리가 울리는 와중에, 은희는 병철에게 다가가 고깔모자를 벗긴다. 순간 잠에서 깨는 병철. 병철: 아부지! 아부지! 은희: 이 양반이 또 꿈을 꿔? 병철: (끙끙 앓는다)  아부지! 은희, 병철을 흔든다. 은희: 왜 자다 말고 땀을 비질비질 흘리구 소리를 꽥꽥 질러대? 일어나…. 병철: 어? 당신이여? 은희: 자다가 뭐라도 봤어? 병철: 아부지가 꿈에 나왔구만! 은희: 그래? 이번에는 뭐래? 복권 번호라도 몇 개 찍어 줍디까? 병철: 그, 글씨 말이여…. (사이) 아니, 근데 우리 돈은? 이 써글 놈들! 병철, 자리에서 일어난다. 은희: 돈? 병철: 그려! 여그다 내가 돈을 분명히! 근디 그 호로자슥들이 와 가지고! 은희: 개꿈이야. 당신 꿈을 꾼 거야. 병철: 꿈? 은희: 당신 원래 꿈을 잘 꾸잖아. 돈은 무슨, 귀신이 씻나락 까먹을 소리야. 병철: 꿈? 꿈이라고? 병철, 혼란스러운 듯이 주변을 둘러본다. 은희: 도대체 무슨 꿈을 꾼 거야. 평생 제 손으로 돈은 만져 본 적도 없으면서. 병철: 분명히 아부지가 그렸어, 아부지가! 은희: 아까 전화 왔었어. 민식이랑 태연이한테. 둘 다 서울에서 번듯하게 자리잡았나 봐. 구정에 한 번 내려오겠대. 애들이랑 연락 안 한 지 오래됐잖아…. 병철: 안 돼! 그것들이 여그 오믄 안 돼! 은희: 그냥 살자, 제발 그냥 살자 우리. 병철: 아버지가 오늘 하루라고 혔어. 하룻밤 안에…. 은희: 당신 오늘 생일이잖아. 더 자, 푹 자. 그냥 그 터무니없는 돼지꿈이나 꿔버려. 병철: 꿈? 꿈이라고? 진장 꿈이라고? 워째 혀끝에 엿기름이 배인 만치 달디달다 혔어. 은희, 선반에서 알약과 물그릇을 가져와 병철에게 먹인다. 병철: (약을 삼키며) 아, 아부지. 어따 돈을 넣을까요? 아아, 요참엔 어따 돈을 넣어야 할까요…. 병철, 중얼거리며 드러눕는다. 은희도 함께 눕는다. 암전.
  •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산불 진화율 50%…야간 진화 계속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산불 진화율 50%…야간 진화 계속

    31일 낮 대구시 군위군 삼국유사면에서 난 산불을 끄고자 야간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산림 당국 등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2시 15분쯤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북리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산림 당국은 오후 4시 30분쯤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18대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강한 바람이 불고 산세가 험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가 지자 오후 5시 40분쯤 헬기를 모두 철수하고 지상 진화 인력을 활용하는 야간 진화체계로 전환했다. 진화차, 소방차 등 차량 45대와 진화대원, 공무원 등 인력 470여명을 투입해 산불 확산 저지선을 구축하는 등 진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오후 8시 기준 진화율은 50%다. 산불로 피해가 예상되는 면적인 산불영향구역은 약 14㏊다. 주민 14가구 24명이 인근 문화회관으로 대피했지만 현재까지 인명·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불 현장에서 500m 떨어진 지점에는 고려시대 승려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하고 입적한 사찰 인각사도 자리 잡고 있으나 산불 진행 방향 반대에 있어 피해는 없는 상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앞서 산불 추가 확산에 대비해 군위군과 대구시를 비롯한 관계 기관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다행히 바람이 잦아들고 화기가 약해져 밤사이 불길을 잡을 수 있도록 진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일출과 동시에 헬기를 투입해 잔불을 모두 끌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림 당국은 산불이 진화되는 대로 정확한 원인과 피해 면적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 북한군 수천명 죽어가는데…김정은이 푸틴에 건넨 말은

    북한군 수천명 죽어가는데…김정은이 푸틴에 건넨 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새해를 앞두고 축하편지를 보내 북러 협력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31일 김 위원장이 “가장 친근한 벗이고 동지인 뿌찐(푸틴)동지에게 따뜻한 새해 축하의 인사를 보내면서 형제적인 로씨야(러시아) 인민, 영용한 로씨야 군대의 전체 장병들에게 자신과 조선 인민, 전체 공화국 무력 장병들의 이름으로 열렬한 축복의 인사를 전했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가장 진실하고도 뜨거운 동지적 신뢰에 의거하여 두 나라의 강국 위업 수행과 인민들의 평안과 번영을 위한 새로운 사업들을 설계하고 강력히 실행해나감으로써 조로(북러)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해나갈 용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새해 2025년이 로씨야 군대와 인민이 신나치즘을 타승하고 위대한 승리를 이룩하는 21세기 전승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을 기원한다”라며 “형제적인 러시아 인민, 영용한 러시아 군대의 전체 장병들에게 자신과 조선 인민, 전체 공화국 무력 장병들의 이름으로 열렬한 축복의 인사를 전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편지에 ‘공화국 무력 장병’을 별도로 언급하고 새해를 ‘21세기 전승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규정한 것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비롯한 북러 군사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과 군사,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방위 협력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협력 밀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위해 병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 정부는 북한군 사상자가 1100여명에 달한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다. 최근에는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편지가 등장했고 생포된 북한군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다수의 첩보 종합을 평가할 때 북한군은 교대 또는 증원 파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도 지난 17일 김 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내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시대의 위협과 도전들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일치시켜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친선적인 러시아 연방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들의 근본 이익에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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