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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도기니에 한국 군함 수출한다

    서부 아프리카 산유국인 적도기니가 우리나라에서 군함을 수입키로 하고 구매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아프리카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들른 박영준 지식경제부 제2차관은 한·아프리카 간 최근 경협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차관에 따르면 적도기니는 한국 경비정 총 3척을 구매하기로 하고 먼저 1척에 대한 구매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경비정 가격은 대당 1000억원 정도다. 협상이 물꼬를 튼 것은 지난 8월 테오도로 오비앙 은게마 적도기니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국가안보가 걱정”이란 말을 꺼낸 것에서 시작한다. 실제 적도기니는 지난해 2월 나이지리아 군벌이 해안으로 무장병력을 보내 대통령궁을 습격하는가 하면, 2004년에는 영국 공수특전단 출신 장교가 오비앙 대통령을 축출하려고 항공기에 무장용병을 태워 적도기니로 향하다 짐바브웨 공항에서 체포되는 사건을 겪었다. 연합뉴스
  • 키르기스 총선 과반 정당 없을 듯

    첫 의회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10일 실시된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총선에서 각 당의 득표율이 혼조세를 보이면서 연립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1일 AP통신에 따르면 90%의 개표가 진행된 현재 남부 키르기스계의 지지를 받는 아타 주르트당이 8.7%의 득표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친정부 성향의 사회민주당 등 4개 당은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준인 5% 득표율을 조금 넘어선 상태다. 선거 예측 결과, 과반 이상의 득표를 얻은 정당이 없을 것으로 보이자 연립정부를 꾸리기 위해 당 사이에 합종연횡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9개 정당이 참여해 의원 120명을 뽑는 이번 선거는 지난 4월 시민 봉기로 독재자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전 대통령이 축출된 뒤 대통령보다 총리에게 더 큰 권한을 부여한 새 헌법에 따라 치러졌다. 키르기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285만여명의 유권자 가운데 43.27%가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선거가 순조롭게 시행됐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야당 지도자들과 지방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은 대리투표와 매수, 개표 규정 위반 등 선거 부정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부고]옛 소련 해체 부른 쿠데타 주역 야나예프 사망

    1991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을 축출하고 스스로 대통령을 자임했던 쿠데타 지도자 겐나디 야나예프가 7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러시아 공산당이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러시아 공산당은 성명에서 “야나예프가 오랜 지병 끝에 24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무슨 병을 앓아 왔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1991년 8월19일 야나예프의 쿠데타 기도로 옛 소련은 급속히 해체 과정을 밟게 됐다. 탱크를 동원한 쿠데타는 러시아 국민들의 저항으로 9일 만에 실패로 돌아갔으나 그로부터 수개월 뒤 옛 소련은 해체됐다.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 체제에서 부통령이었던 그는 고르바초프 축출을 발표한 12명의 국가긴급위원회 멤버 가운데 하나였다. 야나예프는 훗날 자신을 소련 대통령으로 승격시킨 법령에 서명할 당시 취해 있었다고 밝혀 물의를 빚기도 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울산교육청, 교육비리 척결 나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특채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시교육청이 인사 문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교육비리 척결에 나서기로 했다. 7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김복만 교육감은 간부회의를 통해 교육비리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특별점검을 지시했다. 김 교육감은 “누가 봐도 의구심 나는 사항은 반드시 찾아내 근원을 차단하고, 특히 인사와 맞물린 비리가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공직사회의 솔선수범을 강조한 대목과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선거기간 동안 교육비리 및 납품 비리 관련자들을 교육계에서 축출하고 교육청의 예산 결산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추석 연휴를 전후해 교육현장에 대한 복무점검을 시행하면서 교육비리 전반에 대해서도 총체적인 점검을 벌일 방침이다. 또 시교육청은 교육현장의 관행적, 구조적 비리를 척결하고 앞으로 비리예방을 위해 연중 암행감찰도 병행키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현장에서 비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사설] BK21 탈락 대학들 불만 앞서 자성하길

    올해 2단계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BK21) 대상에서 30여개 대학 사업단이 탈락했다. 문제의 사업단 소속 연구원과 학생들은 당장 실직 위기에 처하고 등록금·장학금 수혜에서도 제외될 판이다. 해당 대학·사업단은 개강에 임박해 탈락 사실을 통보받은 데다 평가도 주관적인 성향이 강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교과부는 성과가 부진한 사업단을 배제시키고 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누누이 밝혀왔다. 해당 대학·사업단은 달갑지 않은 통보에 반발부터 할 게 아니라 경쟁력 갖추기에 얼마나 노력했는지 곰곰이 따져봐야 할 것이다. BK21 사업은 국내 대학들이 글로벌 지식경제의 중심에 설 만큼의 미래 경쟁력을 갖추게 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된 사업이다. 1999∼2005년 1단계로 1조 30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2단계인 2006∼2012년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과 박사후과정 연구인력 학비 등으로 2조 3000억원을 집행하게 된다. 인재대국과 과학강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동력을 국민의 혈세로 창출하자는 국책사업인 것이다. 그렇다면 선택된 사업단은 이에 걸맞은 실적과 성과를 내는 게 당연하다. 연구는 뒷전인 채 수혜만 누리려 드는 대학·사업단이 태반이었기에 대학사회의 취로사업이니 밑빠진 독이란 지적을 받아온 것 아닌가.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동떨어지게 미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대학들은 도태되고 축출돼야 마땅하다. BK21 사업이 시행 12년차를 맞지만 우리의 지식과 기술 경쟁력은 여전히 취약한 실정이다. 지난 2004년 수출시장 1위 품목 중 첨단기술이 4개이던 것이 2008년 고작 1개로 뒷걸음쳤다는 무역협회의 분석도 나와 있다. 일부 대학의 지적대로 BK21 사업의 평가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적과 성과는커녕 국민혈세만 축내는 대학·사업단은 상시감독·평가와 냉엄한 조치를 통해 과감히 솎아내야 할 것이다.
  • 美 오늘 이라크전 종료 선언

    美 오늘 이라크전 종료 선언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31일(현지시간) 7년 5개월간 끌어온 이라크 전쟁에 마침내 역사적인 종지부를 찍는다. 미국이 스스로 ‘승리’의 이름표를 붙인 채 마침표를 찍는 이라크전은 그러나 ‘미완의 전쟁’으로 남았다. 전쟁의 명분으로 내걸었던 대량살상무기는 흔적조차 찾지 못했고, 이라크 전역에서는 여전히 폭탄테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후세인 정권을 축출했을 뿐 종파간 분쟁도 끊이지 않아 이라크 사회에 민주주의가 정착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한때 최대 17만명에 이르렀던 이라크 주둔 미군이 비전투병력 5만명만 남긴 채 지난 수개월에 걸쳐 철군하면서 이라크인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졌다. 이라크인들의 불안감은 종파 분쟁과 저항세력의 테러 공격 등으로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에서 비롯된다고 지난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특집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미국이 후세인 정권을 어설프게 해체시킨 탓에 종파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이라크인들은 철수 결정에 걱정이 태산”이라고 WSJ는 전했다. 실제로 후세인 정권 이후 시아파, 수니파, 쿠르드족으로 나뉜 이라크 사회는 종파 간 유혈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쟁의 명분이나 사회적 균열을 따지는 것은 일반시민들에게는 사치다. 미군의 완전철수로 당장 생계에 구멍이 나 버린 주민들도 속출하고 있어 사회문제로 대두될 전망이다. AFP통신은 “미군 기지 세탁소 등 미군 주변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생계를 이어온 기지촌 주민들 문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미군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군에 고용된 이라크인은 1만 3000여명. 현지언론들은 이들의 상당수가 생계를 위해 미국 망명을 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7년여를 끌어온 전쟁 와중에 거처없이 전전하는 난민만 해도 인구 2800여만명 가운데 200만명에 이른다. 철군을 앞두고 미국 정부는 대외적으로 “65만명의 이라크 정규군이 방어와 치안유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라크의 미래를 낙관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딴판이다. 미군 철수가 점진적으로 추진돼 온 동안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는 이라크에서의 활동재개를 목표로 치밀하게 움직였다. 지난 25일 수도 바그다드 등 전국 20여곳에서 동시폭탄 테러를 자행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즉각 이라크 군경은 경계태세에 돌입했고, 미군의 완전철수가 선언되는 31일부터는 대 테러 경계태세를 최고단계로 격상시켰다. 이라크 정부는 이달 말까지 바그다드 내 불특정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알카에다와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친위조직인 바트당 세력이 잇따라 각종 테러를 감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이라크 이슬람국가(ISI)는 최근 일주일 새 56명을 숨지게 한 동시다발 공격을 자신들이 주도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라크에서의 세력회복을 발판으로 향후 알카에다는 서남아시아, 아프리카로 세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대선공약대로 이라크전에서의 완전철수를 추진하지만, 막대한 혈세를 낭비하고도 ‘이라크 재건’이라는 전쟁명분을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 29일 미국 시민단체 등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라크 침공 이후 재건비용 명목으로 쏟아부은 500억달러 가운데 10%인 50억달러(약 6조원) 이상을 낭비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한 교도소, 병원, 학교 등 공공시설이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돼 있고 미군 철수로 갑자기 중단된 대형 건설 프로젝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CBS방송이 미국의 이라크 전쟁임무 수행 종료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59%는 “애초부터 전쟁을 일으킨 것은 미국의 실수”라고 답변했다. 황수정·박성국기자 sjh@seoul.co.kr
  • 최악 치닫는 키르기스 민족분규

    최악 치닫는 키르기스 민족분규

    키르기스스탄 남부 지역의 민족 간 유혈 충돌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과도정부가 오시에 이어 13일(현지시간) 인근 잘랄라바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러시아가 키르기스 내 자국 공군 기지에 공수 부대를 추가로 보내면서 미국과 러시아 간의 긴장도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폭도들 경찰서 장악 무기탈취 오시에서 지난 10일 시작된 민족 분규는 인근 지역으로 확대됐다. 잘랄라바드에 살고 있는 세르게이 김은 AFP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거리에서 총성이 계속 울리고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시민은 시내 곳곳의 건물들이 불타고 있다고 전했다. 폭도들은 경찰서를 장악하고 지역 군부대에서 장갑차와 무기류를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르기스 정부와 군 발표를 종합하면 지금까지 최소 116명이 숨지고 1247명이 다쳤다. 여기에는 잘랄라바드의 수자크 마을에서 사망한 우즈베크계 주민 30명이 포함돼 있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학생 1명이 살해됐으며 15명이 인질로 잡혀 있다고 파키스탄 외무부가 밝힘에 따라 이번 사태는 키르기스 내부 문제를 넘어서게 됐다. 여성과 어린이 등 수천명의 우즈베크 소수민족이 총격을 받으며 국경으로 피신했고, 국경으로 향하는 길에는 어린이들의 주검 등이 나뒹굴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우즈베크 정부는 지금까지 7만 5000명이 국경을 넘어왔다고 밝혔다. 사태가 확산되자 키르기스 과도정부는 이날 오시와 인근 카라수, 아라반 지역에 통행금지 조치를 내리는 한편 잘랄라바드 등지에 비상사태를 선포, 예비군을 동원하고 특수부대원들을 급파했다. 또 정부군과 경찰에 필요할 경우 폭도를 사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로자 오툰바예바 키르기스 과도정부 대통령은 축출된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전 대통령의 세력들이 27일 실시될 새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오시에서 이번 소요를 부추겼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하지만 바키예프 전 대통령은 배후설에 대해 “파렴치한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 지난 11일 오툰바예바 대통령의 군사 지원 요청을 거절한 러시아가 이날 키르기스 주재 러시아 공군기지의 보안 강화를 위해 낙하산부대 1개 대대를 추가로 파견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키르기스 칸트에 있는 러시아 공군기지는 수도 비슈케크에서 20㎞ 떨어져 있으며 미군 기지와는 30㎞ 거리에 있다. 앞서 미 국방부는 키르기스 과도정부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추가 언급을 자제했으나 시위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미국·러시아 긴장 고조 미·러 간 각축은 지난 4월 친미 성향의 바키예프 전 대통령을 유혈시위로 몰아낸 뒤 집권한 오툰바예바 과도정부 대통령이 ‘러시아 접근 카드’를 흔들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키르기스스탄의 마나스 공군기지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물류 수송 등 전략적으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탁신 체포영장 발부 테러 선동혐의… 사형가능성

    태국 형사재판소가 25일(현지시간) 탁신 친나왓 태국 전 총리에게 테러 선동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006년 태국 군부 세력에 의해 축출된 후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탁신 전 총리는 지난 3월부터 두달간 88명의 사망자를 낸 UDD(일명 붉은셔츠) 반정부 시위의 배후로 의심 받아왔다. 특히 시위 주동자들을 조사하고 있는 특수조사팀은 24일 탁신과의 관계에 대한 주요 연결고리를 찾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태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테러 선동혐의가 인정되면 탁신 전 총리에게 사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탁신 전 총리의 변호인은 즉각 성명을 내고 “태국 정부가 상식과 법률을 무시하고 있다.”며 무고함을 주장했다. 한편, 아피싯 웨차지와 총리와 태국 정부 관계자들은 회의를 열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야간통행금지 조치를 오는 29일까지 연장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이슈 Q&A] 아프간 카르자이 反美발언 왜

    [이슈 Q&A] 아프간 카르자이 反美발언 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연합군을 파견한 미국과 서방을 계속 ‘건드리고’ 있다. “나를 더 압박하면 탈레반에 합류하겠다.”라거나 “칸다하르 지도자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군사작전을 펴지 않겠다.”는 말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낸다. 미국의 지지 덕분에 대통령이 된 카르자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이 분야 전문가인 유달승 한국외대 이란어과 교수와 인남식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로부터 아프간 정세의 향방을 들어 봤다. Q: 카르자이가 민감한 발언을 계속하는 배경은. 유: 생존을 위한 게임이다. 카르자이가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나를 자꾸 흔들면 탈레반과 손잡을 수도 있다.’ 작년부터 미국이 전쟁 목표를 두고 탈레반 축출과 알카에다 축출 사이에서 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카르자이에겐 미국이 탈레반과 화해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반대로 탈레반을 완전히 소탕하면 그 다음 차례는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불안요소다. 인: 미국은 내년에 철군하겠다고 공언한 데다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부패 해결과 부족 간 화합 등 강한 조건을 전제로 카르자이를 지지했다. 카르자이로서는 미국과 손을 잡아야 하면서도 어차피 재선에 성공한 마당에 미국의 ‘괴뢰’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날을 세우는 게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국내정치용이다. Q: 아프간에서 카르자이 위상은. 유: 수도인 카불도 제대로 통치하지 못할 정도로 권력기반이 취약하다. 특히 치안악화와 부정부패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이 많다. 의회도 겉으로는 장악하고 있다지만 미국의 협상 파트너 지위를 상실하면 의회도 다른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인: 파슈툰족 출신으로 친미 반탈레반 입장인 카르자이는 아프간 국민들에겐 대안이 없어서 인정하는 ‘차악’일 뿐이다. Q: 서방이 카르자이를 통제할 수단과 대안은 무엇인가. 유: 미국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게 문제다. 미국은 파키스탄 정보부에 공을 들여 다른 인물을 물색하고 있지만 일부 거론되는 군벌들도 대부분 이란과 연계되어 있는 북부동맹 출신이라서 미국이 꺼린다. 인: ‘치킨게임’이다. 미국과 카르자이는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잡고 있다. 미국은 탈레반과 벌이는 전쟁 승리를 위해 카르자이 협조가 필요하다. 미국은 무력과 경제지원이라는 수단을 쥐고 있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을 필요로 한다. Q: 미국과 유럽이 아프간에서 추구하는 최종목표는. 유: 미국에 아프간 전쟁은 송유관 전쟁이다. 카스피해의 석유를 유럽과 아시아로 보내는 송유관을 통해 중국과 인도를 견제하고 러시아의 유가 정책에 대항할 수 있으며 경제 파트너인 유럽에 자원을 제공할 수 있다. 카르자이는 아프간 송유관을 건설한 석유회사 고문을 지냈다. 카르자이가 집권한 이후 송유관 건설은 빠르게 진행돼 거의 완성 단계다. 그런데 송유관이 지나는 아프간 남부에서 탈레반의 영향력이 확대된것이 최근 대규모 군사작전의 배경이 됐다. 인: 미국과 유럽이 아프간에서 추구하는 기본 전략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미국이 군사안보 중심이라면 유럽은 인권과 마약문제를 더 중시한다. 안정화라는 목표는 같지만 미국은 군사적 성과를 통해, 유럽은 지방재건팀(PRT) 등을 통한 장기적 체질개선으로 목표를 이루려 한다. 비유하자면 수술치료와 방사선치료다. Q: 파병 예정인 한국군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유: 다른 나라는 군대를 철수하는 마당에 한국은 재파병을 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외세에 반감을 가진 세력들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 인: 개인적으론 미국의 접근법보단 유럽의 접근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한국군이 현지에서 민심을 얻고 대민활동을 통해 희망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목표와 임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아프간에서 안전한 지역은 없기 때문에 교전수칙도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강국진 신진호기자 betulo@seoul.co.kr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록스타로 변신[동영상]

     ’투자의 귀재’가 록스타로 변신했다.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영민한 투자자로 평가받고 포브스에 의해 매년 가장 부유한 자산가 상위권에 자리하는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에게 이런 면모가 있는 줄 예전에 미처 몰랐다.  버핏 회장은 가이코 보험을 프로모션하는 광고에 깜짝 카메오로 출연해 망가진 모습을 연출했다.가이코 보험의 실제 직원들이 출연,80년대 록그룹 건스 앤 로지스의 연주 모습을 본떠 만든 2분24초 짜리 광고에 버핏 회장은 보컬 액슬 로즈의 트레이드 마크인 가죽 재킷에 붉은 킬트(스코틀랜드식 무릎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걸치고 머리에는 보라빛 두건을 두른채 등장한다.   역시 록음악의 비트에 못 맞춰 노래 가사를 제대로 따라 부르지 못하는 귀여운 면모를 보인다.액슬처럼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는 여유까지 뽐냈다.그렇다.로커처럼 거칠게 태어난 건 아니지만 재미를 위해서라면 자신을 기꺼이 내던질 줄 아는 그에게 갈채를 보내자고 야후! 버즈의 마크 크룸벌츠는 18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오마하의 현인’이 이런 식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처음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하지만 전에도 이런 적이 있다.1992년 TV 드라마 ‘올 마이 칠드런’에 처음 얼굴을 들이밀었던 그는 2008년에도 에리카 케인(수전 루치 분)에게 재정적 조언을 하는 역할을 진지하게 해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튀어나올 질문 하나. “왜 가이코지?”  그가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이 회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회사 잘 되는 게 자기한테도 좋고 이 회사 홍보하는 일이 재미도 나는 것이다.더욱이 그는 가이코에서 신용카드 부문을 축출한 것이 실수였다고 최근 인정하기도 했다.그 자신도 상당한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에라도 몸소 광고에 출연해 돕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정책진단] 문화산업지원 기술·SOC 편중… 인재육성이 빠졌다

    [정책진단] 문화산업지원 기술·SOC 편중… 인재육성이 빠졌다

    문화 콘텐츠 산업은 크게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창작·기획,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 등 세 가지 범주로 이루어진다. 이른바 ‘가치사슬’(value chain)이다. 개개의 가치들이 독립적으로 작용하기 보다, 다양한 형태로 결합될 때 더욱 강력한 문화 콘텐츠들이 확대 재생산된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문화 콘텐츠 산업 정책은 콘텐츠 창작·기획 부문에 견줘 미디어 플랫폼이나 소프트 웨어 부문에만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 학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플랫폼의 다각화,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통한 콘텐츠의 배급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요즘 문화계 최고의 화두로 떠오른 3D(입체)에 대입하면 알기 쉽다. 3D는 우수한 내용의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도구일 뿐, 함량 미달의 영화까지 좋게 만들어주진 못한다. 결국 콘텐츠의 창작과 기획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2010년 문화기술 연구개발(R&D)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콘텐츠 핵심기술 개발, 국내외 연계 창의 인재양성 등에 지난해 보다 약 17%가 늘어난 759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콘텐츠산업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게임, 영상·뉴미디어, 가상현실, 융합형콘텐츠 등 6대 전략분야에 모두 610억원이 지원될 뿐, 콘텐츠산업을 견인할 창의인재 양성 사업에는 고작 34억원 투자에 그치고 있다. 우수한 콘텐츠의 창작과 기획은 인재 양성에서 비롯된다. 반면 우리의 경우 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과 정책이 취약한 게 현실이다. 문화부의 문화콘텐츠 관련 예산 대부분을 집행하고 있는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대한민국 新話창조 프로젝트’를 추진해 오고 있다. 스토리 공모전을 통해 시나리오와 인재를 발굴하고, 여기에 기술·제작·투자·배급 등 전 과정을 지원해 성공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수 스토리를 발굴하고, 집단 창작 활성화를 통해 스토리 창작 능력을 높이기 위한 ‘스토리창작센터’도 구축할 방침이다. 또 핵심 콘텐츠 제작인력들이 3D나 컴퓨터 그래픽(CG) 등 첨단 제작기술의 발달 추세에 뒤처지지 않도록 해외 유명기술감독, 제작자 등을 초청해 노하우를 전수하고, 이들의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일자리 창출과 연계할 계획도 갖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 느끼는 온도차가 크다는 것이다. 고정민(50) 한국창조산업연구소장은 “인력이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 특히 스토리텔링 분야에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콘텐츠 관련 업체들이 중소기업이다 보니 해외 마케팅 등을 기획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고 소장은 “콘텐츠 업계는 유행과 트렌드 변화가 심해 30대 초반만 해도 축출대상이 된다.”며 “이들의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재교육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대학과 기업 간 괴리도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다. 2008년 현재 문화콘텐츠 관련 학과수는 1325개로, 2006년 932개에 견줘 393개나 증가했다. 특히 4년제 대학교와 대학원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신규 인력의 질적 수준이 현업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해 쓸만한 인재를 구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대학 간 나눠먹기 풍토도 문제로 꼽힌다. 정부 지원 교육기관의 한 관계자는 “집중 투자가 안 된다. 예를 들어 특정 대학에 100억원대의 예산을 집중 지원하려고 하면 당장 다른 대학들이 들고 일어난다. 결국 여기저기 2~3억원씩 푼돈으로 나눠주다 보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공정성보다 선택과 집중을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화부 담당자는 “형평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美 “마르자 다음은 칸다하르”

    “마르자 공세는 시작에 불과하다.” 연합군이 탈레반 거점도시인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주 마르자에서 9일째 대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군사작전이 1년 넘게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연합군은 인근의 칸다하르주를 다음 작전 목표로 지목했다. 데이비드 페트라우스 미국 중부군 사령관은 NBC의 뉴스프로그램인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 “마르자 공세는 12~18개월 동안 진행될 대규모 군사작전의 시작일 뿐”이라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과 이라크 주둔군을 지휘하는 페트라우스 사령관은 마르자 공격을 탈레반을 축출하기 위한 연합군 작전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각 나라에서 파견한 군대들이 최근 몇달 동안 지형에 맞는 군사전략을 짜고 무기와 장비 등을 점검하면서 민간과 군의 합동작전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아프간에 추가 파병하기로 한 3만명 가운데 이미 5400명이 이번 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라우스 사령관은 특히 특수작전부대의 활약이 빛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수부대를 투입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생포된 탈레반 지도부 숫자가 계속 증가하는 등 중요한 작전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군은 헬만드 지역을 점령한 뒤 인근 칸다하르주 토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스탠리 매크리스털 미군 사령관은 앞으로의 작전 계획에 대해 “우리는 주민 상당수가 위험에 처해 있는 곳으로 간다.”면서 “칸다하르는 남부 차원뿐 아니라 나라 전체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헬만드주 양귀비 재배지역에 대한 작전이 향후 연합군 작전의 모델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칸다하르주 주도인 칸다하르시는 과거 탈레반의 영향력이 가장 컸던 곳이다. 연합군이 칸다하르시를 점령하고 지방 정부를 세웠지만 탈레반은 아프간다브 지구 등 외곽지역에서 아직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편 아프간 파병 연장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연립정부가 붕괴된 네덜란드는 예정대로 오는 8월부터 철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정부는 나토의 요청에 따라 파병기간 연장을 논의했으나 각료회의에서 얀 페테르 발케넨데 총리의 기독민주당(CDA) 및 기독연합(CU)의 찬성론과 노동당의 반대론이 충돌, 연정 붕괴라는 파국을 야기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지키거나 빼앗거나…제국의 두 얼굴

    지키거나 빼앗거나…제국의 두 얼굴

    16세기는 유럽사 격동의 시대다. 안으로는 무르익은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전 유럽을 뒤흔들고 있었고, 대륙 밖으로는 항해술의 발달로 신대륙을 향한 들끓는 열망이 대항해시대를 지나고 있었다. 이 시기 유럽의 주인은 강력한 군사력과 방대한 영토를 가진 제국들이었다. 제국은 영광스러운 패권을 위해 또 경제적 풍요를 위해 수없이 전쟁을 일으켰다. ●이슬람 공격을 막아낸 유럽의 수호자 이들 16세기 제국의 전쟁을 다룬 논픽션 2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16세기 지중해 쟁탈전을 다룬 ‘바다의 제국들’(로저 크롤리 지음, 이순호 옮김, 책과함께 펴냄)과 잉카문명 멸망사를 다룬 ‘잉카 최후의 날’(킴 매쿼리 지음, 최유나 옮김, 옥당 펴냄)은 사료를 바탕으로 생생한 내러티브를 살린 전쟁 기록물이다. 당시 유럽의 대제국이었던 에스파냐의 두 얼굴도 만날 수 있다. 먼저 ‘기독교와 이슬람의 지중해 쟁탈전, 1521~1580’이라는 부제가 붙은 ‘바다의’는 에스파냐를 ‘유럽의 수호자’로 등장시킨다. 60년 동안 지중해를 배경으로 벌어진 기독교 제국 에스파냐와 이슬람 제국 오스만 투르크의 전쟁이 핵심 줄거리다. 서술은 긴박감이 넘친다. 북아프리카와 발칸 반도 대부분을 점령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1521년 드디어 지중해로 발을 돌린다. 술탄 슐레이만의 투르크 대군은 처음 로도스섬에서 ‘유럽의 방파제’인 구호기사단과 마주친 이래 여러 차례 대전투를 치른다. 하지만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중해에서 완전 축출된다. 지중해 쟁탈전의 한 현장이었던 몰타섬에서 태어난 저자는 이 60년 전쟁을 “영토·패권의 전쟁이자 종교 전쟁”이라고 평가한다. 이 전쟁으로 지중해는 유럽의 완전한 영해가 됐음은 물론, 팽창을 계속하던 이슬람도 유럽에는 발을 붙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은 치열한 전투의 현장과 함께 ‘악의 제왕’이라 불린 해적 바르바로사 형제, 카를로스1세 에스파냐 국왕 등 전쟁 영웅들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여기에 돌을 발사하는 대구경 화승총 및 수제 수류탄, 사슬탄, 선회포 등 다양한 당시 무기도 소개하며 16세기 제국의 전쟁터를 입체적으로 살려내고 있다. ●잉카를 멸망시킨 남미의 파괴자 같은 16세기 지구 반대편에서는 남아메리카 최대의 제국인 잉카가 멸망의 길로 내몰리고 있었다. 에스파냐는 지중해에서 투르크 제국과 전쟁을 벌이는 한편, 남아메리카에서 잉카의 금은보화를 탈취하며 ‘남미의 파괴자’로 악명을 떨치고 있었다. ‘잉카’는 이들 에스파냐 제국과 ‘태양의 제국’ 잉카의 충돌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이 역시 거대 제국 간 전쟁이었지만 사실 ‘잉카 최후의 날’은 전쟁 서사시라기보다 침략과 학살의 보고서에 가깝다. 1532년 11월16일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에스파냐 군대는 8만명 잉카 군과 맞서 원주민 7000여명을 학살하고 잉카의 황제를 생포한다. 스페인군의 숫자는 고작 168명. 잉카 문명 권위자로 불리는 저자는 아마존 부족의 사료를 근거로 이 믿을 수 없는 승자의 기록 너머에 있는 진실을 추적해 간다. 이야기는 미국인 탐험가 하이럼 빙엄이 마추픽추를 세상에 알린 1911년의 드라마틱한 순간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을 돌려 16세기, 마추픽추의 주인 잉카 제국에서 벌어진 처절한 학살의 진실을 독자들의 눈앞에 펼쳐낸다. 그는 이 승리에는 계략이 있었다고 전한다. 당시 잉카 황제 알타우알파는 피사로의 요구에 따라 전투가 아닌 ‘회견’을 위해 비무장 보위대 5000명만을 데리고 피사로를 만나러 온다. 하지만 피사로는 이들을 무참히 공격해 30분 만에 전멸시킨다. 물론 에스파냐에는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다. 신으로 추앙받는 황제가 나포되고 곧 처형되자 잉카는 번번한 저항도 못하고 수도 쿠스코를 내주게 된다. 유럽의 기록은 여기에서 끝나지만 저자는 그 이후 36년간이나 그치지 않았던 잉카의 게릴라전에도 주목한다. 그리고 열세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밀림에 숨어 끝까지 제국에 맞섰던 ‘반란군’들을 온정어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바다의’ 2만 3000원, ‘잉카’ 3만 2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MBC ‘일밤’ 친환경 ‘에코하우스’ 로 부활?

    MBC ‘일밤’ 친환경 ‘에코하우스’ 로 부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일밤)의 ‘대한민국 생태구조단 헌터스’(이하 헌터스) 멧돼지 축출을 접고 생태파괴 ‘0’ 에 도전하는 ‘에코하우스’ 로 시청자 곁을 다시 찾았다. 3일 방송분에서 ‘헌터스’ MC들은 미션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에 도전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밥짓기에 도전, 수돗물 대신 친환경 정수기를 사용해 식수를 마련했다. 또 전기 대신 돋보기를 이용해 불을 지폈다. 밥을 먹은 후에도 친환경은 계속됐다. 남은 밥으로는 눌은 밥을 지어 먹었고, 쌀뜨물은 설거지에 이용해 환경을 생각했다. 첫 회 방송을 접한 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헌터스’ 가 첫 전파를 탄 후의 반응과 비슷하게 ‘양분’ 됐다. 시청자들은 “헌터스보다 구성이 훨씬 좋아졌다” “자리를 잡아간다면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는 반응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 절약 취지는 좋지만 실생활에 적용가능한 것을 보여달라”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예능이다” 라는 회의적인 반응도 함께 보였다. ’헌터스’ 는 공익오락이라는 호평속에 시청률이 ‘꿈틀’, 시청률이 8% 대로 두 배 가량 뛰기도 했지만 첫 방송 후 “제작진의 취지를 알 수 있었다. 농민들의 피해의 목소리도 생생하게 전달됐다” 는 의견도 있던 반면, 일부는 “가족들이 시청하는 시간대에 멧돼지 사냥은 적당하지 못하다” 는 주장도 있었다. 특히, 동물보호단체에서 맹렬히 비판하고 나서자 이들의 비판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프로그램이 방향을 잃고 말았다. 따라서 ‘구원투수’ 로 나선 ‘에코하우스’ 가 헌터스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1시간 내내 감동만을 강요해 재미와 감동의 균형을 잃을 것이 아니라 ‘감동’ 코드를 결정적인 순간에 ‘극적’ 으로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997년 심야 시간대 건널목 정지선 정지를 준수하는 시민들에게 냉장고를 선물했던 ‘양심냉장고’ 는 장애를 겪고 있으면서 교통법규를 묵묵히 지키는 장애인 부부 등을 통해 ‘감동’ 코드를 결정적인 순간에 극적으로 보여줬다. 한편, 이날 ‘일밤’ 의 시청률은 5.9% 로 동시간대 방송된 KBS ‘해피선데이-1박 2일’ 29%,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16.4%)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웃음’ 위에 ‘감동’ 이 얹혀져야 하는 ‘공익오락’ 의 한계를 어떻게, 얼마나 극복해 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전역 ‘예능 감초’ 천명훈·노유민 어디로?

    전역 ‘예능 감초’ 천명훈·노유민 어디로?

    지난 달 27일 제대한 천명훈, 노유민 등 ‘예능 별’ 들의 앞으로 행보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명훈은 소집해제 직후 ‘일밤’ MC로 발탁돼 ‘일밤’ 의 새 코너 대한민국 생태 구조단 헌터스의 MC로 활동하고 있다. ‘헌터스’ 는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고 도심까지 출몰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멧돼지를 포획하는 코너이다. 이에 지난 13일부터 매주 1박2일씩 멧돼지 출몰 지역을 찾아가 포획에 나서는 천명훈의 모습이 전파를 타고 안방까지 전해지고 있다. 첫 방송에서 천명훈은 코믹한 매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천명훈은 멧돼지 축출작전으로 산을 오르자마자 금새 지친 모습을 보여 구박덩어리로 전락했지만, “제가 선두에 서서 진두지휘 하겠습니다” 라며 큰소리를 치고 정용화와 나홀로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 폭소를 자아냈다. 여기에 천명훈은 케이블까지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당초 케이블 채널 SBS ETV에서 방영되는 코미디 시트콤 ‘초건방’ 에 출연이 예정됐었다. 비록 방송이 연기되기는 했지만 방송 관계자들에게 있어 그는 여전히 관심이 가는 ‘카드’ 이다. 이 프로그램 관계자는 서울신문NTN과의 인터뷰를 통해 “초입단계에서 자체적인 방송일정 때문에 출연이 무기한 연기됐다” 며 “과거 싼티의 원조였고 복귀라는 이슈도 있어 천명훈 카드는 굉장히 좋은 카드” 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제대 후 지인들과 만남을 갖고 가족과 2년 만에 사이판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낸 노유민은 내년 1월 MBC ‘라디오 스타’ 를 시작으로 컴백 초읽기에 들어간다. MC활동을 시작으로 솔로앨범도 발표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노유민의 소속사인 MSB 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오는 23일 김종민, 천명훈, 노유민과 함께 라디오 스타 첫 촬영에 들어가 내년 1월 첫째주 신년특집으로 방송된다” 면서 “MC활동과 함께 상반기 솔로앨범도 발표할 것” 이라고 활동계획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 1월 2일 입대 후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방홍보원 홍보지원대 소속 연예 병사로 활동한 노유민은 입대 전 중국내 한류붐의 선두주자로 활약하며 건강한 미소와 위트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분주한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사진 = sbs 서울신문NTN 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말 데이트] MBC ‘일밤’ 구원투수로 돌아온 김영희 PD

    [주말 데이트] MBC ‘일밤’ 구원투수로 돌아온 김영희 PD

    돌아온 ‘쌀집아저씨’ 김영희(49) PD의 어조는 분명하고 활기찼다. 그는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일밤)의 ‘몰래카메라’와 ‘양심냉장고’,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등 예능과 공익을 접목한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각종 상을 휩쓴 스타PD다. 푸근한 외모 덕에 ‘쌀집아저씨’라는 애칭으로 곧잘 불린다. ●돌아온 예능계의 ‘미다스 손’ MBC 예능국장, PD 연합회장 등을 거치며 한동안 방송 현장을 떠나 있던 그는 지난 6일 새 단장한 ‘일밤’의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됐다. 후배 PD들을 키워야 한다며 수차례 고사했지만, 몇 달째 시청률 한 자릿수로 추락한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을 외면할 수만은 없었다. “체력적으로 좀 힘들지만, 일선으로 돌아오니 행복합니다. 제가 만든 프로그램을 통해 2시간 동안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좋든 나쁘든 방송이 나가자마자 반응이 오면 정말 짜릿하죠. 워낙 ‘착한 프로’라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에 유독 격려의 글이 많은 것도 힘이 되고요.” ‘일밤’은 아버지·멧돼지·아프리카 등을 주제로 ‘환골탈태’했고, 연예인 위주가 아닌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한 휴먼 버라이어티로 색다른 감동을 시도했다. 덕분에 SBS ‘패밀리가 떴다’(패떴), KBS ‘1박2일’에 눌렸던 시청률도 개편 전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멧돼지를 축출한다는 컨셉트로 야심차게 선보였던 ’대한민국 생태구조단, 헌터스!‘가 방송 초기부터 동물보호단체의 폐지 요구에 시달렸고, 20%를 자신했던 시청률도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등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동물학대 논란 ‘헌터스’ 코너 단축 “안전 문제 때문에 처음에 엽사(사냥꾼)를 동원했는데, 이것이 오해를 산 것 같습니다. 헌터스 코너의 의도는 동물을 죽이자는 것이 아니라 멧돼지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농가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자는 것이었어요.” 김PD는 방송도 되기 전에 멧돼지가 전 국민적인 이슈가 되는 등 목표를 ‘조기달성’한 까닭에 총 8주로 계획했던 방송 분량을 2~3주 정도로 단축할 생각이다. 달라진 ‘일밤’이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1박2일’과 ‘패떴’ 등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고 있는 동시간대 프로그램들과 경쟁하기 위해서였다. ‘우리 아버지’ 코너는 평범한 아버지들을 통해 가슴 뭉클한 가족애를 전달하는 ‘김영희표’ 예능의 진수다. “연예인들끼리 웃고 떠드는 프로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일반인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이 세상에 천 만명의 아버지가 있으면 천 만개의 사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녹화할수록 점점 더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게 나와요. 이것이 바로 일반인의 힘이죠.” 국내는 물론 아프리카 등에 나눔의 손길을 전하는 ‘단비’는 김PD의 아프리카 여행에서 비롯됐다. 그는 3개월 동안 비가 딱 한번 내릴 정도로 아프리카에 물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고 우물 짓기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방송이 나간 뒤 생각지도 못했던 톱스타들의 출연 요청 전화가 빗발쳐 깜짝 놀랐다고 한다. ●‘단비’ 방송 뒤 톱스타들 전화 빗발 “톱스타 자리에 올라갈수록 연예인으로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단지 이미지 메이킹을 위한 것인지 진심인지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어요. 한류도 좋지만 이제는 한국판 앤절리나 졸리처럼 세계적인 자선 스타가 나올 때가 됐다고 봅니다.” 일각의 진부하다는 평가에도 그가 이토록 사회문제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사명감보다 전파라는 공공재를 바탕으로 한 저변 확대에 더 무게중심을 뒀다. 교양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사회 문제를 다루는 것이 보편적인 시각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저도 ‘무한도전’이나 ‘1박2일’처럼 편하고 즐겁게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10%는 사회적 메시지도 챙기면서 웃음을 줄 수 있는 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요일 저녁만 봐도 너무 비슷한 내용들이잖아요.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서 시청자들에게 여러 프로를 볼 수 있는 선택권을 줘야 합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군부독재에 항거한 칠레 가수 하라 재안장[동영상]

    군부독재에 항거한 칠레 가수 하라 재안장[동영상]

    모두 30발 이상의 총격을 온몸으로 받아냈다.사후 36년 만인 지난 6월에 실시된 부검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1973년 9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장군의 군부 쿠테타에 항거하다 사살된 칠레 가수 빅토르 하라의 재안장식이 5일(이하 현지시간) 산티아고에서 열려 수천명의 참배객이 운구차를 향해 꽃을 던졌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영국 출신의 미망인 조앤(80)이 시내를 도는 운구행렬의 맨 앞에 섰으며 관에는 고인의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졌던 붉은색과 검정색이 들어간 망토가 덮여졌다. BBC 특파원 기디온 롱에 따르면 유가족은 물론 1990년까지 이어진 군부독재 기간 목숨을 잃은 3000여명의 가족과 지인에게도 이날 아침은 매우 특별했다.일부 참배객은 기타를 들고 나와 고인을 칠레의 상징으로 만들었던 노래들을 함께 불렀다.고인의 유해는 산티아고 묘역에 다시 묻혔다. 앞서 사흘 동안 고인에 대한 마지막 존경을 표하는 자리에 수천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피노체트 집권 기간에 기소된 전력이 있는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결국 36년 뒤에 빅토르가 평안히 잠들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아직도 평안히 잠들고 싶어하는 다른 수많은 가족들이 있다.진실가 정의를 찾아 우리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가 바로 거기 있다.그렇게 해야 칠레가 평안해질 수 있다.빅토르 하라여 우리와 함께”라고 말했다. 칠레 공산당원이었던 하라는 포크 음악뿐만아니라 연극 연출가로도 존경받았다. 그는 선거로 집권한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피노체트가 이끄는 군부세력이 쿠데타를 일으킨 초기부터 거리로 나와 연좌농성을 벌인 수천명 중의 한 명이었다.그는 국립경기장으로 끌려가 고문 당한 뒤 살해됐다.여기저기 찢겨진 그의 시신은 며칠 뒤에야 발견됐다. 정부는 유족들이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자 지난해 그의 사인을 재규명하는 조사에 착수,연초에 전직 육군 징병관 조제 아돌포 파레데스 마르케즈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그러나 그는 하라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를 사살하도록 명령한 지휘관의 신원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월드뉴스 위클리 프리뷰(30~12월6일)

    월드뉴스 위클리 프리뷰(30~12월6일)

    이번주(11월30일~12월6일) 국제 주요 이슈는 두바이 쇼크 여진과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 그리고 2010년 월드컵 조추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국제 금융 시장을 강타한 ‘두바이 쇼크’는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남아 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맏형 격인 아부다비가 포괄적 지원이 아니라 사안별로 돕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또 다음달 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하는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의 외교전이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이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에 대해 유럽연합(EU)은 확고한 수치를 제시한 점은 높게 산다면서도 여전히 미흡하다는 표정이다. 30일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EU 순회의장국인 스웨덴의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제12차 중국·EU 정상회의도 기후변화 문제를 포함해 경기회복, 무역 분쟁 등을 논의하는 장이다. 이번 회의의 승패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이견차를 좁히는 데 달려 있는 만큼 개발도상국 모임 ‘77그룹(G77)’을 주도하고 있는 인도의 선택도 주요 관전 포인트. 만모한 싱 총리가 ‘동등한 책임’을 강조하며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할 의지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인도 기후변화 협상책임자인 시암 사란이 “감축은 있을 수 없다.”며 선을 그어 코펜하겐 회의가 진통을 겪을 것임을 예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고심 끝에 회의 중간 코펜하겐에 하루 머무는 ‘편법’을 쓰기로 하면서 여전히 국제 사회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번주 당면 과제는 아프가니스탄 파병 전략이다. 핵심은 이제 증파 규모에서 1일 오바마의 대국민 연설이 파병에 부정적인 자국민과 나토 국가 국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느냐로 옮겨 갔다. 의회를 설득하고 스탠리 매크리스털 주 아프간 미군 사령관이 요청한 4만명 이하로 파병하는 상황을 나토 동맹국의 지원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만큼 대중의 지지가 절실하다. 4일 저녁 7시(한국시간 5일 새벽 2시)에는 전 세계 시선이 2010년 월드컵 조추첨이 실시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3개 대회 월드컵 성적, 3년간의 FIFA 랭킹을 기준으로 1그룹을 정한 뒤 나머지 3개 그룹은 대륙별로 안배하는 2006년 독일월드컵의 ‘3-3-3’ 시스템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조추첨은 한국을 비롯한 본선 진출 32개국의 운명을 가르게 된다. 이날 EU의 미니헌법으로 불리는 리스본 조약이 발효된다. 지난 29일 대선을 치른 온두라스에서는 2일 의회가 군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복귀 여부를 결정한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인디언의 ‘피’로 얼룩진 美서부개척시대

    #1. 먼저 한 남자. 키트 카슨(1809~1868년). 미국 서부시대를 대표하는 영웅이다. 그는 켄터키주 개척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당시 서부는 알려진 대로 원주민인 인디언과의 접촉이 끊기지 않던 땅. 카슨의 마을 주변에도 여러 인디언 부족이 머물고 있었으며, 그는 자연스럽게 이들과 어울리며 자랐다. 누구보다 인디언을 잘 아는 그였지만, 서부원정대에 참가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미국 역사가 기억하는 그는 ‘서부의 영웅’이었지만, 인디언들은 그를 ‘인디언 대학살자’로 기억한다. #2. 인디언 부족인 나바호족. 뉴멕시코 지역에서 농사와 유목을 병행하며 살아가던 아메리카 인디언 최대의 부족이었다. 하지만 유럽인의 반갑지 않은 방문으로 이들의 생활은 달라졌다. 에스파냐와 멕시코에 이어 미국마저 자신들의 땅에 발을 들여놓자 결국 피할 수 없는 전쟁에 말려든다. 하지만 ‘천둥’과 같은 화포를 갖춘 미국 앞에서 나바호는 ‘피’를 흘리며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바호는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되며 걸었던 ‘나바호 먼 길’이란 비참한 흔적으로만 역사에 남았다. 미국의 역사는 ‘피의 역사’로도 불린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간 전쟁을 차치하더라도 미국은 그 서막에서부터 끊임없이 정복을 위한 전쟁을 벌여왔다. 이러한 핏자국 위에 세워진 ‘팍스 아메리카나’의 근원을 제시하는 ‘피와 천둥의 시대’(햄튼 사이즈 지음, 홍한별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는 그 배경으로 19세기 서부를 선택했다. ‘프런티어 정신(the frontier)’과 인디언 학살, 또 인디언의 ‘피’와 미국 원정대의 ‘천둥’으로 상징되는 서부 개척 시대. 그 이야기의 중심에 키트 카슨과 나바호가 있다. 인디언의 친구였던 ‘산(山) 사나이’ 키트 카슨은 원정대에 참가하며 나바호 축출의 길잡이가 된다. 인디언을 너무 잘 아는 그였기에 활약은 두드러졌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바호의 입지는 더 좁아졌으며, 결국 그들에게 남은 건 인디언 보호구역이라는 척박한 삶터뿐이었다. 3부로 구성된 책은 결코 얇지 않은 장정의 대부분을 이들 사이의 서글픈 투쟁 이야기로 채우며 19세기 서부를 관통하던 ‘시대의 광기’를 적시한다. 자서전에 “나는 인디언과 친구가 되기도 했고 사랑하기도 했다.”고 썼던 카슨이 ‘대학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나바호가 느꼈던 전례없던 집단 공포 등, 이 이야기가 전하는 서부개척시대는 비이성의 연속이다. 또 책은 인디언 학살뿐 아니라, 멕시코 전쟁, 남북 전쟁 등 일련의 전쟁들을 꼼꼼히 정리한다. 그러면서 영광이란 이름 아래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파괴적인 광기와 전쟁의 비참함을 고발한다. 이야기는 치밀하고 방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여러 인물의 목소리를 생생한 형태로 인용하며, 논픽션이지만 소설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로도 제작 중이다. 2만 8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탁신 때문에… 날세운 태국-캄보디아

    탁신 때문에… 날세운 태국-캄보디아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이후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오랜만에 웃었다. 지난 10일 캄보디아에 입국한 그는 바로 다음날 훈센 총리를 접견했다. 12일에는 ‘경제 고문’ 자격으로 캄보디아 관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훈센 총리와 골프 약속을 잡으며 카메라 앞에서 활짝 웃어보였다. 태국 정부가 탁신 총리의 신병인도를 요청했지만 캄보디아 정부가 이를 거절하는 등 보호의 손길을 뻗치자 탁신은 잠시 여유를 찾은 듯 보인다. 하지만 태국과 관계가 불편한 캄보디아에서의 활동은 태국 내 여론을 악화시키는 등 위험한 전략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방콕 출라롱콘대 티티난 퐁수드히라크 교수는 “탁신이 캄보디아와의 관계를 지속할 경우 태국 내 민족주의자들은 물론 지지자들의 반발을 살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국의 악감정은 캄보디아의 전신인 크메르 왕조가 당시 지금의 태국 지역을 지배했던 역사에서 시작됐을 정도로 오래된 것이다. 2003년에는 태국 여배우 수바난트 콩잉이 “앙코르와트는 태국 영토에 있기 때문에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에 격분한 캄보디아인들이 태국 대사관과 기업체 등에 난입, 방화를 하는 등 유혈사태를 일으켰고 잠시 양국 외교관계가 단절된 바 있다. 특히 힌두사원인 프레아 비헤아르를 둘러싼 국경 분쟁은 지난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최소 7명의 양국 병사를 희생시킬 정도로 가장 뜨거운 이슈다. 1962년 국제사법재판소가 관할권이 캄보디아에 귀속된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인접 지역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면서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탁신 전 총리가 캄보디아의 환대를 받은 배경에는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문제에 있어서 캄보디아 측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양국의 외교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탁신의 캄보디아 입국 당일 태국 내각은 지난 2001년 캄보디아와 체결한 태국만 유전·가스전 공동개발 양해각서(MOU) 폐기를 의결했다. 이어 양국은 지난 12일 외교관을 맞추방했다. 국민 감정이나 외교관계뿐만 아니라 ‘파트너’의 위상면에서도 탁신이 불리한 입장이다. 탁신이 훈센 총리와 나란히 있는 모습은 오는 15일 아피싯 웨차치와 현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찍게 될 사진과 확연히 비교될 것이다. 반면 캄보디아 입장에서는 크게 손해볼 게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탁신으로 인해 재점화된 갈등으로 향후 프레아 비헤아르 분쟁에서 캄보디아가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WSJ는 전망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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