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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철 서울 뒤덮는 뿌연안개/「산성 안개먼지」로 판명

    ◎살인적 「런던형 스모그」 초기현상/환경처 겨울철들어 서울 일원에 자주 나타나는 짙은 안개는 아황산가스와 먼지가 크게 오염된 산도(산도=PH) 5.2∼5.4의 「런던형 스모그」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환경처가 서울의 잦은 짙은 안개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해 11월1일부터 45일동안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에서 기상과 대기오염 상태를 측정,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45일중 시정거리가 7㎞ 이내로 나빴던 날은 64%인 29일이나 됐고 그중에서도 4㎞ 이내로 시정거리가 불량했던 날도 12일이나 되었으며 이같은 날은 70% 이상의 높은 습도와 기온 역전현상으로 아황산가스·먼지 등이 지표면 가까이에 축적됐다는 것이다. 특히 공기가 혼탁해 시정거리가 1.1㎞로 짧았던 11월3일의 경우 습도는 71%,먼지는 기준치 이상인 ㎥당 2백㎍,아황산가스는 0.079ppm,지표면과 지상 50m 상공의 기온차는 2.3도(지표면쪽이 고온)나 됐다. 이에반해 시정거리가 9.4㎞로 정상이었던 11월30일에는 습도가 50%,먼지는 1백14㎍/㎥,아황산가스는 0.038ppm,기온역전차는 1.6도로 적었다. 또 잠실지역의 산성안개먼지는 농도가 1백∼2백㎍/㎥로 4천여명의 인명을 앗아간 런던스모그 사건때의 1천4백∼4천4백㎍/㎥보다 훨씬 낮지만 산도가 정상안개보다 1.6∼2.5배나 강해 런던형 스모그의 초기형태로 판단됐다. 한편 조사결과 서울일원의 짙은 안개현상은 한강개발,수중보 건설에 따른 한강의 호수화에도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입시제도 개혁에 앞서는 일들(사설)

    노태우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으로 3년 후의 입시생의 될 현재의 고교 신입생들은 새로운 제도의 대학입시에 대비해야만 하게 되었다. 오늘의 입시제도가 얼마나 많은 모순을 안고 있고 혼란을 양산하는 주체인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알만큼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개혁은 당연한 것으로 예견되어오던 터다. 그래서 충격적인 느낌은 받지 않는다. 그렇기는 하지만 막상 당해년에 개혁을 겪어야 할 장래의 수험생들이나 학부모에게는 상당히 당황스런 일이기도 하리라고 생각한다. 입시제도가 굳건히 정착하지 못하고 표류를 거듭하면서 이렇게 바뀌기를 반복하는 일은 결코 잘되는 일이라고 할 수 없다. 이번에 개혁될 때에는 더이상 표류하지 않고 정착해갈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기를 우선 기대한다. 기본적으로,우리처럼 온 국민이 대학가기를 원하고 그에 따라 지금처럼 경쟁이 치열한 상황아래서는 입시제도의 문제는 단순한 교육정책의 범위에 머물기가 어렵게 된다. 우리의 대학입시제도가 입시부정,과열과외,고사관리의 한계성이 맞물려 교육 본연의 기능과는 먼쪽으로 미봉되기를 거듭해 온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제시한,대학입시의 전면자율화안을 우리는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저런 방법을 모두 경험하고서 원점으로 회귀해 버리는 셈이라 지난 과정의 낭비가 매우 애석하기는 하지만,결국 돌아갈 길밖에 없으면 방황은 빨리 끝내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찍기 교육」으로 상징되는 현존의 「학력고사제도」는 고교교육을 찍기훈련장으로 만들고,중학교 국민학교까지 그 전단계 훈련장으로 만들어왔다. 그 결과 사고력과 창조력의 미흡함은 물론 분석능력 해결력을 감퇴시켜,수학 과목조차도 풀이과정을 생략하고 답만 외우는 것으로 대처하는 불구스런 교육의 결과를 낳아왔다. 청소년기를 몽땅 「공부의 굴레」에 얽매여 보내게 하는 것이 대부분의 형편이면서도,수학의 경우만 해도 국제경쟁의 현장에서 동남아의 어떤 후진한 나라보다 문제해결력에서 뒤진다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 것이다. 부작용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과중한 학습부담으로 공부에 시달리느라고 정서적으로는 메마르고 불안하며 신체적으로는 지구력도 없고 인내력도 없는 이세를 길러왔다. 교육의 전과정이 대학입시제도에 연계되어 제자리를 찾기 어려운 이같은 상황이 하루빨리 바로잡혀야 한다는 뜻에서 입시제도의 개혁은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학별로 입시를 관리하는 자율화제도를 우리가 경험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본고사제도는 입시부조리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 심화하고,망국적 현상으로 치닫는 과열과외를 조장하여 예비고사제도,학력고사제도가 부득이하게 되었고 본고사가 유보되는데까지 이르고 말았던 것이다. 따라서 또다시 본고사가 본격적으로 부활되고 자율화한다면 기왕의 부작용도 되살아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팽배해 있다. 게다가 본고사에서 손을 뗀지가 오래된 대학들로서는 입시관리능력도 퇴화한 상태다. 지난 동안 경험의 축적을 유효하게 활용하고,문제은행의 관리와 평가관리,내신성적의 운영 등으로 국가가 감독하고 지원하는 일을 충분히 해주지 않는다면 새로운 제도가 또다른 표류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남은 준비기간 동안 충분한 정책의 개발과 대안이 발굴되기를 당부하고 기대한다.
  • “안전투자의 길”… 이재방법 가이드(월요생활경제)

    ◎“재테크시대”… 여유돈 어떻게 굴릴까/지방선거등 호재… 적정수익 기대/증권/경기안정 전망… 「한탕의식」 버려야/부동산/“전문가에 위임”… 투신통한 간접투자도 바람직 한때 「재테크의 꽃」으로 불리던 주식투자가 지난해에는 주가붕락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또 정국에 투기열풍을 몰고온 부동산도 토지공개념 확대 등 정부의 강도높은 투기대책에 밀려 열기가 한풀 꺾였다. 반면 큰 욕심내지 않고 다달이 적금을 부었거나 고수익 금융상품에 눈을 돌렸던 사람들은 그런대로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도 같이 인식돼온 주식과 부동산의 위치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많지 않은 돈이지만 새해에는 어디에다 돈을 굴리는 것이 유리한지 주식·부동산·은행상품 등을 중심으로 알아본다. ▷증권◁ 지난해 주식투자는 재산증식의 수단이기보다 재산손실의 화근으로서 수많은 사람에게 쓰라림만 안겨주었다. 올해도 되도록이면 주식시장을 피해 가는게 재산보전의 상책이고 재산증식의 상식인가. 주식이란 말을 꺼내기 무섭게 고개를 가로 흔들고 귀를 막으려는 사람이 지난해 숱하게 생겨났다. 이처럼 증권시장에 한이 맺힌 투자자나 일반인에게는 잘 믿기지 않겠지만 침체 3년째인 올해를 주식투자의 적기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한마디로 주가가 빠질만큼 빠졌고 침체의 병통을 앓을만큼 앓았기 때문에 이제 서서히 오를 때가 됐다는 얘기다. 지난해 주가가 줄줄이 내려앉을 때에도 이런 말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지난 1년,더 나아가 21개월의 침체기를 한 묶음으로 꿰어 조망할 수 있는 새해 벽두에 나오는 이러한 권유에는 상당한 호소력이 깃들여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금년 증시에 대해 상반기에는 조정적 양상을 보인 뒤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급속락 국면이 되풀이되는 대신 최소한 완만하게나마 상승세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 첫번째 이유로 수급불균형 등 증시내부의 구조적 침체·하락 요인이 지난해 장세에 충분히 반영되었다는 분석이 거론된다. 이같은 내부의 구조조정은 지난해 10월부터 가시화 기미를 비쳤고 올해는 더욱 가속화되리라는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발표 당시 별볼일 없던 부양·안정조치들이 이제 힘을 쓸 것이란 말과 상통한다. ○선취매현상 예견도 낙관적 견해의 두번째 근거는 올 경제여건이 상당히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과 지방자치제 선거실시,증권산업의 개방 등 외부호재에서 찾아진다. 국내경기는 지난88년 2월 이후 하강국면이 이어졌으나 지난해 7월부터 소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올 하반기중에는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반기엔 상승 예상 이와함께 올 상반기로 예정된 지자제선거로 시중유동성이 전에 없이 풍부해지리라는 기대가 높으며 하반기부터는 자본시장 개방이 구체화되면서 해외핫머니(단기부동자금)의 유입이 점쳐지고 있다. 92년으로 예정된 외국인의 국내증권 직접투자 허용을 앞두고 선취매 현상이 예견되기도 한다. 북방 및 남북관계는 올해에도 대형호재의 밭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를 종합한다면 올 경제여건이 급속하게 개선되기는 어려워 급격한 주가상승 역시 기대하기불가능하지만 지난 2년 가까이 하락국면을 거치는 동안 축적된 내부개선 및 상승에너지가 표출될 때가 됐다는 것이다. 관계자들은 종합지수가 대체로 올 연말까지는 8백50∼9백선에 닿을 것으로 내다본다. ○장기우대증권 눈길 한편 채권시장의 경우 회사채 발행이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성황을 이룰 전망인데 이는 채권시세의 지속적인 하락을 뜻한다. 투자자들로서는 이처럼 수익률이 높을 때 채권매입을 염두에 둘만하다. 지금은 채권수익률(시세의 반대개념)이 국제금리에 비해 배이상 높지만 명실상부한 자유화가 이루어지면 결국 수익률이 떨어져 채권값은 오르게 돼있다. 주식과 채권 등의 증권에 직접 손대는 대신 투신사에 맡겨 간접투자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지난해에 등장한 최저수익률 보장의 주식형 수익증권과 장기우대 공사채형 수익증권이 눈길을 끈다. ▷부동산◁ 새해 부동산 경기는 토지·주택을 가릴 것없이 전반적으로 하향안정세를 보이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전망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지방자치제 선거·페르시아만 사태 등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요인들이 있어 유동적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앞으론 종전과 같이 부동산으로 떼돈을 버는 재미를 보기는 어려운만큼 투기한다는 생각은 아예 버리고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생각을 갖는게 좋을 것 같다. ○토지거래 위축될듯 지난 89년 30%를 웃도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토지는 지난해 19% 수준으로 오름세가 둔화된 데 이어 올해엔 거래가 더욱 위축되고 가격도 안정내지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진모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지방자치제 선거로 많은 자금이 풀려 부동산 가격이 들먹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토지공개념 확대에 따른 효과의 가시화와 함께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투기 억제조치의 시행으로 투자분위기가 갈수록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인플레가 심해질 경우 임야나 농지 등을 제외한 도시지역의 상가·업무지역은 환물심리의 영향으로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영순 부동산중개업협회 사무총장(공인중개사)도 부동산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갈수록 강화될 것으로 보여 토지거래도 갈수록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호 국토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정부가 토지공개념 관련시책을 강력히 밀고 나간다면 땅값은 약보합세 내지 내림세를 보일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했다. 주택도 신도시 아파트의 대량 분양과 분당 시범단지의 입주를 시작으로 오름세가 꺾일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 김정호 연구위원은 그동안 집값이 크게 오른 것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는데,올해는 아파트의 대량 분양으로 이같은 기대를 가질 수 없게 된데다 신도시 아파트의 입주에 앞서 매물이 많이 나오게 돼 상반기에 약보합세를 보이다가 하반기에는 내림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오진모회장도 그동안 아파트 값이 너무 올랐을 뿐아니라 정부의 2백만가구 주택건설추진으로 주택이 많이 공급되기 때문에 더 이상 오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에 빠져들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있다. ○“주택오름세 꺾일것”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방자치제 선거로 많은 자금이 풀려나오거나 페르시아만 사태가 악화돼 원유값이 크게 오르고 인플레가 만연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많다고 전망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간부는 올 3월에 실시될 지방자치제 선거에 약 2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살포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같이 막대한 자금이 부동산쪽으로 몰리게되면 부동산값이 다시 들먹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간부는 또 내년으로 예정돼 있는 자본 자유화에 앞서 해외의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가 유입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예상하고 이 자금이 증권이 아닌 부동산쪽으로 몰리면 안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부동산시장이 큰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 선거,페르시아만 사태,해외 핫머니의 유입 등 다소의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부동산투기를 잡아간다면 올해 부동산시장은 지난해보다 훨씬 안정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 “지역통계 개발·보급에 역점”/초대 통계청장/민태형씨

    ◎“현실과 동떨어진 통계체계 개선 노력” 『지방자치제의 실시에 대비해 아직 초보단계에 있는 각종 지역통계를 확충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4일 현판식을 가진 통계청의 민태형 초대청장은 지자제시대에 발맞춰 지역특성에 맞는 과학적인 정책입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역통계의 개발·보급에 역점을 두겠다고 취임포부를 밝혔다. 『사실 국가차원의 정책입안과 집행에 필요한 국가통계는 상당한 수준까지 축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통계를 각 지역별로 세분화한 지역통계는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는 특정지역내의 인구나 산업시설·활동,고용구조,물가 등 지역특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제반통계를 적극 개발해 나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에서 중앙행정기관인 통계청으로의 승격이 갖는 의미는. ▲통계를 그 성격에 따라 크게 나누면 국세통계와 사회복지통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과거 국가의 최우선 정책목표가 양적인 성장에 두어졌을 때는 통계가 국세조사 중심으로 운영됐습니다. 그러나 국가정책이 점차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함에 따라 늘어나는 사회·복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환경오염·노인복지·건강·장애자 등 관련통계들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국가통계기구의 확충 없이는 이같이 폭증하는 통계수요에 대처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구 승격」에 어울리는 「기능 확대」가 뒤따라야 한다고 보는데 통계청의 기능확대를 위한 방안은. ▲지금까지는 통계의 1차적인 생산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생산된 통계를 오차없이 정확하게 해석해내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통계기법이 다양화·세말화함에 따라 생산된 통계를 가장 정확히 읽어낼수 있는 사람은 그 통계의 생산자로 좁혀지고 있습니다. 통계의 분석기능을 강화하는데도 역점을 두겠습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는 못믿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해소방안은. ▲소비자물가가 문제입니다만 모든 통계는 평균치 개념이기 때문에 평균치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 통계연수원을 신설,통계전문인력을 적극 양성하고 현실에 부합되지 않는 통계체계를 대폭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 김 주석은 아직도 「통일전선」인가(사설)

    올해 남북한 관계개선과 대화 및 교류의 내용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현재로서는 기대와 우려,낙관과 비관이 반반씩으로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최근 안팎의 정세로 관측컨대 북한이 아직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고 오히려 보다 경직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남북한 당국 최고책임자의 현실인식과 정책선택에서부터 양쪽은 다른 입장에 서 있다. 노태우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주변정세의 급속한 변화속에 남북한 관계가 큰 전기를 맞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전망은 남북문제에 임하는 인식의 명료성과 자세의 유연성에 기초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주석 김일성은 신년사를 통해 여전히 「고려연방제」와 「민족통일 정치협상회의」를 제기했다. 특히 『통일을 위해 각당 각파의 정치세력과 각 계층이 주장과 행동을 일치시키고 서로 연대 연합해서 거족적인 대중운동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이 무엇인가. 너무도 선명한 「통일전선전략」의 재천명이다. 대화로써 협상하고 교류로써 접촉하며그 축적 위에서 통일의 길을 다지고자 하는 마당에 「대남혁명통일전선」의 재천명은 분명히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의 우리측 대북정책은 국제정세의 급변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방북정책의 연장선 위에서 꾸준히 지속적으로 추진돼왔다. 소련과의 수교,중국과의 관계개선은 북한을 배제하는 것도,고립시키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서게하여 한반도문제 해결의 한쪽 당사자로서의 위치를 부여하려는 정책선택이었다. 방북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통한 남북한 통합이라는 사실이 그것을 말해준다. 사실 주변정세의 급격한 발전과 우리측의 유연한 자세를 기초로 하지 않았다면 지난해 세차례 고위급회담이나 부분적인 민간차원의 교류효과는 그나마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북한측의 수시로 경화되는 대응자세는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에게 적잖은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특히 지난 연말부터가 그러했다. 서울의 3차고위급회담 직전부터 그들의 대남비방선동이 격화되더니 서울회담을 간신히 끝내고서는 또다시 예의 그 「팀스피리트」를 트집잡아 앞으로의 대화전망을 근본적으로 흐리게 하고 있다. 김주석의 신년사가 거의 「통일」과 「평화」로 채워져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용어와 허구의 나열이며 가식에 불과하다. 정치협상회의,고려연방제,거족적인 대중운동 등의 표현이 바로 그것들이다. 세계는 지금 눈부시게 변하고 있다. 그 와중에서,아니 그 변화에 대처하고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한반도도 변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되풀이해서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역설했다. 이제 더 이상 북한변화의 필요성을 충고해 줄 시기는 지났다고 본다. 북한 자신이 현실을 직시하고 민족의 장래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할 때에 이르렀다고 보기 때문이다. 북한 김주석과 그 대화당국의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기대되는 것이다.
  • 민족의 전역량을 결집하는 지혜/다시 새해를 맞으며(사설)

    또 한해를 맞는다. 흐르는 세월에 어디 매듭이 있겠는가 마는 한해를 보내고 다시 한해를 맞는 가운데 사람들은 변하고 시대는 바뀌는 것이다. 격동과 소용돌이 속에 역사로 사라진 지난 한해의 연장선위에서 올 한해는 다시 어떻게 발전된 모습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지 새해의 문턱에서 가슴설렘마저 느끼게 된다. 밖으로 국제적인 화해분위기와 탈냉전추세는 전세계 평화애호민의 성원속에 지속될 것이다. 안으로는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속에서 국민의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는 경제를 누리며 그것을 기반으로 통일로 가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정립을 우리는 지향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이다. ○세계속의 한국의 새 위상 90년의 세계는 전반적으로 위대한 변모를 보였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탈냉전의 역사적 추세속에서 전개된 동서 양진영의 화해와 미소간 군축은 긴장완화의 차원을 넘어 이 세계에 사람의 힘과 노력에 의한 영구적인 평화가 가능함을 깨닫게 해줬다. 그러나 페르시아만 사태는 불완전한 평화속에는 항상 전쟁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고 그래서 인류의 전쟁과 평화는 모두 「사람들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가르쳐줬다. 소련의 대변혁과 유럽 대변동의 한반도파급은 한반도를 둘러싼 4강체제의 해체를 의미했다. 중소는 이미 미국의 적이 아니라 동맹국의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쿠웨이트를 병탄한 이라크에 대한 미소공동전선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럽과 북미의 34개국 정상들이 유럽 안보협력회의에서 서명 공포한 파리헌장은 21세기 새시대 개막을 극적으로 상징했다. 파리헌장은 실로 인류가 앞으로 민주주의와 대화해 시대로 전진하고 있음을 천명했다. 동서독의 완전한 통일은 이 세계적인 추세위에서의 거역할 수 없는 새 사실의 전개일 뿐이다. 급격한 세계의 변동속에서 눈부시게 맺어진 한국·소련의 수교는 어떠했는가. 그 연장위에서 이제 한국과 중국이 관계개선의 길을 걷고있다. 그동안 그저 막연했던 전방위외교는 북방외교로 구체적인 결실을 맺어 이제 「세계속의 한국」으로 서게 된 것이다. ○「북방」에서 「남북」으로의 귀착 한반도 주변정세의 빠른 변화를 놓고 볼때 남북한의 변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냉전체제 하에서 북한이 미제국주의만 마도하면 공산체제가 유지되고 한국이 반공만 앞세우면 이른바 개발독재도 정당화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남북한은 유럽이 EC통합으로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하듯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전혀 새로운 국제경쟁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국이 변하듯이 북한도 변해야 한다. 한소 수교과 한중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북방정책은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배제하려는 것도 아니고 체제의 우위를 내세운 제로 섬(명합)의 경쟁도 아니다. 북방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한반도문제의 해결이며 남북한의 평화통일이다. 새해에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의 차원에서 북한의 폐쇄성과 호전성을 비난하고 그들의 약점을 들춰내지 않을 것이다. 북한 실상을 바로 아는 일로부터 다시 시작하여 그들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동서독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에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있었고 압도적으로 우세한 서독의 경제력이 있었다. 하지만 동서독간 꾸준한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 그 밑거름이 됐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의 대화의지와 노력이 변함없고 북한의 슬기로운 현실인식이 접점을 찾을때 남북한 문제해결의 결정적인 단서는 잡혀질 것이다.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외에 문제해결의 지름길은 없다. 올해 남북한은 책임있게 약속하고 신뢰위에서 실천해야 한다. ○경제·사회안정의 길 세계의 변화에 대처해야 하고 남북문제에 끊임없이 접근해야 하며 지방화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지금 현실 경제사회는 참으로 번거롭고 어수선하다. 사회공동체를 유지해 주는 윤리규범이 크게 흐트러지고 공동체 구성원간의 상호신뢰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크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도처에서 수시로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소득은 향상되는데 국민은 왜 불안속에서 생활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은 이 시대의 수수께끼다. 게다가 올해 우리 경제는 우루과이라운드의 후속협상과 미국의 개방압력 등에 대응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수출침체로 인한 무역수지적자의 확대·물가고·노사관계의 불안요인 등도 도사리고 있다. 이들 사회 경제적 난제들은 어떤 일과성의 돌파력보다는 차근차근 정리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범죄·폭력과의 전쟁선포 이후 오히려 강력범죄가 더 기승을 부리는 원인을 찾아 내어 절대절명의 자세로 이를 척결해야 한다. 또 국제정세가 한반도의 장래에 낙관적인 요인을 제공하는 데도 왜 국민의 생활만족도는 떨어지고 있으며 삶의 질의 향상은 왜 지지부진한가 원인을 찾아내어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요컨대 「현실과 과제」를 직시하고 그 해결과 척결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한나라의 운명은 정치군사력에 의해 좌우될 수도있다. 그러나 한 사회의 윤리적 평가와 위상은 경제사회적 안정에 달려 있다는 교훈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왜 사회기강을 바로 잡고 땀흘려 부를 쌓아야 하는지를 모두가 알게되는 이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새해 통화공급/17∼19%선 증가 유도

    ◎「목표」 설정 않고 경기흐름에 신축 대응 통화당국은 내년도 통화공급을 연간 17∼19% 증가선에서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1·4분기의 통화공급수준도 전년동기대비 17∼19% 증가에 맞추어 관리해 나가되 연말 4·4분기에도 이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통화당국은 그러나 내년도에는 금융산업개편 등의 변수가 내재돼 있는 만큼 올해와 같이 연간통화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대신 17∼19% 증가 「전망」으로 바꾸어 경기변동 등 통화변수에 신축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했다. 27일 재무부·한은 등에 따르면 그동안 연간 통화공급목표를 둘러싸고 재무부와 한은이 이견을 보여 왔으나 연간목표를 설정하자는 한은의 주장과 연간목표없이 분기별로 그때그때 통화목표를 설정해 나가자는 재무부의 입장을 절충해 연간통화증가 「전망」으로 억제목표를 대체키로 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는 금융산업개편으로 몇개의 단자사가 은행으로 전환될지 모르는데다 올해처럼 통화억제목표의 설정이 자칫 경제흐름에 따른 통화운용의 신축성을 제약할 소지가 크다』고 말하고 『그러나 통화공급전망이지만 실질적인 운용에 있어서는 억제목표나 다름없는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통화운용계획에 대해 한은실무진과 일부 금융통화운영위원들 사이에서는 방만한 통화운용으로 인플레를 촉발시킬 우려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어 최종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 정전위의 새 위상 정립(사설)

    올해 세 차례 이어진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한 상호 「불가침」문제가 어느 때보다 깊이있게 협의된 바 있다. 비록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불가침문제가 매우 발전적으로 거론된 것은 이 국제적 화해시대에 한반도 긴장완화가 그만큼 긴요하며 그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남북한 당국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입증한 것이었다. 남북한 어느 쪽도 이제 더 이상 전쟁을 할 수도 없고 상대를 무력으로 제압할 뜻이 없음을 양쪽은 분명히했다. 이렇게 볼 때 최근 한미 양국이 현재 미군장성이 맡고 있는 군사정전위원회 유엔군측 수석대표를 91년 1월중에 한국군장성으로 임명키로 한 것은 한반도 군사문제의 남북한 당사자 해결원칙에 입각한 그야말로 자연스럽고 당연한 귀결로서 현 휴전체제의 발전적인 변모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이미 지난 11월의 한미국방장관회담에서 합의된 바 있었는데 시기만이 미정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북한측도 이같은 조치에 더 이상 반대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북한측은 지금까지 기회있을 때마다 한반도의 군사문제를 미국이나 중국 등 외세의 간섭없이 직접대화로 해결하자고 주장해왔다. 또 고위급회담을 통해서 그들이 고집스레 불가침선언 채택을 주장해온 것도 이런 논거에서였고 우리측도 이에 반대하지 않았다. 문제해결의 당사자원칙은 민족자결의 측면에서도 당연한 것이었고 「불가침」문제 역시 반대의 여지는 없는 것이다. 다만 「불가침」문제에 있어서 우리측은 그 불가침이 보장될 수 있는 객관적인 선행조치,예컨대 공격적 병력과 장비의 축소 및 이에 대한 검증,상호군사정보 교환,훈련 참관,군사직통전화 개설 등 실질적인 군축과 제도적 장치를 통한 정치·군사적 신뢰구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당국간,민간간의 대화와 교류·협력의 축적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북한측이 지금까지 정전위 대표의 한국군 장성 임명을 반대해온 것은 한국이 휴전협정의 조인당사자가 아니라는 한 가지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37년 전인 53년 7월 휴전 당시 한국은 계속적인 분단상태에서의 휴전을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우리 대표가 회담장에 나가지 않은 상태에서 유엔·북한·중국군 사이에 휴전협정이 체결됐던 것이다. 북한은 그러한 역사와 현실에 대한 「과정인식」을 다시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기회에 체결 당시부터 현재까지 불안하고 불충분한 현 휴전체제가 보다 안정된 평화체제로 전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지금까지 「두 개의 한국」이라는 구실로 일체의 「평화공존」을 거부해왔으나 이제 「불가침」의 정신을 살린다면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은 가능하리라고 본다. 남북대화와 교류의 현실정에 비추어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분위기는 성숙되었다. 정전위 대표의 한국군장성 임명은 한국방위의 한국화라는 자주국방 의지에도 부합된다. 우리의 자주국방은 공격적 측면이 아닌 방어적인 태세 구축이다. 기습적인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 공격의도를 예방한다는 측면에서도 자주국방은 긴요하다. 그것이 바로 전쟁을 방지하는 길인 것이다.
  • 경총,260업체 대상 설문조사

    ◎“새해 노사관계 잿빛만은 아니다”/“분규건수·대립강도 올해와 비슷” 47%/「연대노조」의식,기업규모 클수록 비관적/근로시간 단축 따른 임금보전 새이슈화 예상 국내 기업들은 내년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안정되거나 최소한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낙관론」은 기업규모가 작을수록,또 비제조업에서 우세하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임금인상을 제외한 노사간 쟁점으로는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보전」「주택수당 등 주거안정」 등이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보다 안정될 것” 39% ○…한국경총이 전국 2백60개 표본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25일 발표한 「91년 노사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노사관계에 대해 분규발생건수나 대립의 강도에 있어 올해와 비슷하리라는 전망이 46.8%,보다 안정되리라는 전망이 39%인 반면 더욱 불안해질 것이라는 예상은 14.2%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의 50%가 「보다 안정」될 것으로 응답,제조업(38.1%)보다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종업원1천명이상인 대기업의 경우 안정(26.6%)보다는 더욱 불안해지리라는 전망(30%)이 많아 기업규모가 클수록 「비관론」이 우세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최근 발족한 대기업노조연대회의에 대한 우려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자제선거등 고비 ○…노사관계를 안정적으로 보는 기업 가운데 44.4%가 그 이유로 「노사간 대화가 많아져 신뢰 및 경험이 축적됐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으며 다음으로는 「그동안 임금상승으로 갈등요인이 해소됐다」가 23.3%,「노조에 대한 사용자 인식전환」이 11.1%순이었다. 이밖에 경영수지 악화(11.1%)노조의 역량 강화(5%) 등도 지적됐다. 반면 내년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보는 업체들은 지자제선거 등을 염두에 두었음인지 「정치·사회적 불안정」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29.9%). 이밖에 「노조의 무리한 요구 및 불법행위」,「근로자의 상대적 빈곤의식」,「정부의 조정능력 부족」 등이 주요 불안요인으로 꼽혔다. ○…임금인상을 제외한 노사간 쟁점으로는 근로시간단축과 이에 따른 임금보전이 최대의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았다. 이는 내년 10월부터 주당 근로시간이 44시간으로 단축·실시되면서 이에 따른 임금삭감 여부가 이미 노사간에 큰 쟁점으로 떠오른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33.3%가 이 문제를 최우선으로 지적했고 30.4%는 「주택수당 등 주거안정」을 꼽았다. 올해 큰 논란을 불러어일으켰던 「무노동 무임금」에 대해서는 2.7%만이 지적,사용자측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업원 1천명이상인 대기업에서는 「해고자 복직」건을 지적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높아 이를 둘러싼 노사대립이 예견된다. ○공공교섭엔 부정적 ○…업종별 임금공동교섭실시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59.3%가 교섭시기·임금수준 및 체계의 차이 등을 내세워 현재로선 시기상조라고 응답했으며 18.9%는 경쟁사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바람직하므로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은 18.9%에 그쳤다. ○주택자금 융자 시급 ○…근로자들의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각기업이 할 수있는 일로는 「주택자금 융자등 근로복지 혜택의 확대」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34.8%). 또 인센티브제 도입과 작업환경 개선도 필요한 사항으로 제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회사측이 노사분규를 예방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 방안은 소극적인 부문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충상담 등을 통한 인간관계개선과 노사화합을 위한 연수·교육·행사를 강화하겠다는 기업이 절반이 넘었다. 복리후생 시설 및 제도의 확충(17.2%) 직급체계 개선(11.2%) 등 적극적인 대응은 많지 않았다. 이밖에 사용자 입장에서 노조측에 바라는 사항으로는 「무리한 요구의 자제」「생산성 향상노력」「타협적 자세 확립」 등이 고루 지적됐다. 업종·규모별 특성으로는 비제조업에서 「무리한 요구의 자제」에 대한 요망이 높았던 반면 제조업에서는 「외부세력의 배제」「집행부의 리더십 제고」 등 자주성향상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 자신감을 잃어가는 사회/김대환 이대교수·사회학(서울시론)

    ◎기백·실천력 있는 젊은이 기르자 우리가 몸담고 살고 있는 사회도 분명 하나의 생명체이다. 그러기에 사회도 나름으로 숨쉬고 맥박치며 또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러기에 사회는 때에 따라 의기충천하면서 고동치기도 하고 생기소침하여 침체쇄약하기도 한다. 사람이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건전해야 하는 것처럼 사회 또한 건강하고 건전해야 한다. 사회의 생기와 맥박은 곧 역사의 흥망성쇠와 직결된다. ‘요즈음 우리사회는 어떻다고 진단해야 할까. 갖가지 염려스러운 징후들이 많지만,그중에서도 크게 우려됨은 정치·경제·사회,그리고 문화 등에서 그 기백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 그것이다. 사실 2년전 우리사회는 「하면된다」는 식의 거의 만용에 가까운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러던 우리사회가 지금은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 6·29 민주화의 선언과 올림픽 이후 우리의 놀랍던 기개도 간데온데 없고 뭣인가 이룩해 보려는 의지도 박약해지고 있다. 왜 그렇게 되고 말았을까를 우리 모두 곰곰 생각해 봄직하다. 사회의 핵심은 인간이다. 사회란 결코 넓게 닦은 포장도로나 하늘에 치솟는 고층빌딩의 숲으로 대변되는 것은 아니며 넓디넓은 대로를 메우는 차량의 물결도 아니다. 물론 수출고나 국민평균소득,전자기기의 보유,그리고 문맹률 등이 그것들을 가름하는 지표가 될 순 있지만 그러나 그것들이 절대적인 잣대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더욱이 그것들이 인간의 인간다움을 축적하는 삶의 질을 저울질 하는데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오래전의 이야기지만 언론계의 「선비」격이었던 고 선우휘선생이 어느 세미나석상에서 한 말이있다. 「청년문화와 자녀교육」에 관한 발표자와 질의자의 열띤 토론이 오가고 있었다. 흔히 있는 것처럼 외국의 생경한 이론들도 우리의 실정과는 아랑곳 없이 아무런 취사선택없이 마구 늘어놓고 주고받는 이야기의 판이었다. 세미나 석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처럼 그날도 으레 따라붙는 이야기는 자유니 평등이니 인권이니 하는 말이 현란할 정도로 마구 쏟아져 나왔다. 그러던차 선우선생의 말문을 열게하기 위한 사회자의 짖궂은 촉구에 마지못해 하는 이야기의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여러분 모두들 해박한 지식과 좋은 말씀은 다 했습니다. 그런데 자녀의 인격도 좋고 민주화도 좋고 개성의 존중도 다 훌륭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자유방임과 과잉보호로만 자녀를 길러야만 하는 것입니까? 우리의 현실은 어렵고도 각박합니다. 우리는 지금 다른 나라들이 경험치 못한 남북분단의 현실속에 있고 경제적으로는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살아 남기 위하여 기술도 축적하고 해외시장도 개발하고 더 열심히 노동해야 합니다. 냉엄한 생활여건과 국제경쟁의 틀속에서 우리도 살아남기 위해선 강한 인간을 길러내야 합니다. 뭣이든 오냐 오냐 하면서 애들 하자는 대로 시키고 내버려두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때로는 야단도 치고 잘못하면 매질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저는 내자식이 밖에서 까닭없이 얻어맞고 비굴하게 울고 들어 올라치면 야단도 치고 때론 쥐어박기도 합니다. 그래야만 이 험한 세상을 참고 견디면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강한 애로 자랄 것 아닙니까? 아이들은 강하게 길러야 합니다』 대충 위와 같은 내용의이야기였다. 다소는 윤색이 됐지만 큰 줄거리에 있어서는 대동소이하다. 요즈음 젊은이들을 보면 용맹도 없고 기백도 부족한 듯하다. 끈기도 없고 부지런함도 없다. 왜 그럴까? 우리의 학교교육뿐 아니라 가정교육·사회교육이 한결 잘 못 되어 있는 듯하다. 물론 이 이야기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왜냐하면 그의 말이 앞서 말한 사람들의 말에 찬물을 끼얹는 말투고 함축된 의미였기 때문이다. 특히 자기자신은 하나도 「민주화」가 돼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언필칭 민주화를 구두선처럼 하는 사람에게는 가시돋친 말이 된듯도 했다. 과연 귀여운 자녀들을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는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할 일이지만 지나치게 익애만은 능사로 하는 부모들이 우리주변에는 적지 않은 것 같다. 잘먹이고 잘입히고 과잉보호나 방임만을 일삼는 부모들이 허다하다.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세상을 바르게 보고,선악을 판단하고,아름답게 그리고 성스럽게 살아 갈 수 있는 삶의 지혜와 능력을 길러주는 일이다. 몸과 마음이 튼튼한 것으로 자라날 수있는 생활환경과 부모의 인격적인 사랑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인격적인 사랑이 필요한 아이에게 물질적인 것으로만 충당하고 보상시키려드니 아이들의 마음은 공허해 질 수 밖에 없다. 때는 바야흐로 입시 시즌이다. 미국의 직장에서는 개인적인 이력서에 한번도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천신만고라 할까,와신상담이라 할까,한번쯤은 어려운 지경에서 자기 힘으로 벗어나고 이겨난 좀더 적극적이고 자신있고 실천력있는 젊은이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그같은 젊은이들이 갖는 정신적인 건전과 육체적인 건강,그것이 밑받침 될 때 우리사회는 생명을 약동시키게 될 것이다. 행동은 뒤따르지 않으면서 말만 번지르르 늘어놓는 젊은이도 많다. 그런가 하면 다수의 힘만 믿고 헛가락만 부리는 젊은이도 없지 않다. 얼핏 보기에는 그들이 매우 강한듯도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를데없는 나약한 사람이기 일쑤이다. 얼핏 보기에는 범죄와 비행으로 얼룩진 사회를 보고 이대로 세상 끝장나는 것이 아니냐고 한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러나그보다는,올림픽 이후 젊은이들의 기백이 위축되고 사회전체의 분위기가 퇴영과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어가는 이 현실이 어찌보면 더 안타깝고 불안한 징조인듯 싶어진다.
  • 「악성인플레」를 우려한다/이재웅 성대교수·경제학

    ◎요즘의 물가정책을 보고/통화증발 계속 땐 경제회생에 찬물 올해의 물가상승률은 어쨌든 10%를 넘지는 않을 모양이다. 연말까지 9.5% 수준이 될 것이라니까 그래도 한자리수임에는 틀림없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물가상승률을 한자리숫자에서 억제하라고 했으니까 그대로 한 셈이다. 그러나 물가가 한자리수만 지키면 다냐는 생각이 든다. 우선 10%에 육박하는 물가상승률은 그 자체로서 이미 경제가 안정기조를 잃고 높은 인플레 국면에 들어섰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더구나 지난 2∼3년 동안에 물가가 가속적으로 상승해온 추세를 볼 때 문제는 심각해진다. 이런 추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라면 앞으로 인플레는 결코 심상치 않을 것 같다. ○안정기조,상실반영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이 정도의 성취나마 스스로 대견하게 여기는지 정부는 내년의 예산규모를 19%나 늘리고 국회의원세비는 23%,그리고 상당수의 공공요금을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믿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년부터는 물가관리를 아예 포기하기로 작정하지 않았느냐는 생각까지 든다. 물론 정부로서도 나름대로 지출을 늘려야 할 이유가 왜 없겠는가.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고 기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정보화사업도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공요금의 경우도 그동안 누적된 인상요인들을 가격현실화로 흡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부가 이 시점에서 또 다시 예산팽창,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상승을 부채질하는 듯한 인상을 국민들에게 주어서 어쩌자는 것인가. 정부가 앞장서서 물가오름세 심리를 부추기면 결국 물가도 현실화되어 대폭 상승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는 억제하지 않으면서 민간부문의 지출 및 임금인상요구만 자제하라고 해서 설득력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도 경제운용의 우선 과제로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어서 통화관리는 더욱 신축적으로 될 것 같다. 이렇게 볼 때 앞으로 인플레가 어느정도나 이르게될지 매우 걱정스럽다. 정책당국은 내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 보다도 낮은 8∼9% 수준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근래에는 물가와 통화증가율은 대개 정부의 목표치를 상당히 웃도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웬일인지 정부가 경제성장률은 실제보다 낮게 전망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올 봄에 현 경제팀이 들어서서 불황이니 총체적 난국이니 하면서 경제활성화 시책을 강력히 추진할 당시만 해도 실제로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에 비해서 무려 10%를 넘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물가안정보다 경제활력을 우선 회복시켜야 한다는 방침아래 통화관리도 갈팡질팡 해왔다. ○물가오름세 잡아야 뭐니뭐니 하지만 오늘날 물가불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작년이래 방만한 통화증발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정부가 이런저런 이유로 팽창시킨 통화량이 기업의 경쟁력 향상보다는 오히려 부동산투기,과소비 및 향락서비스부문에 집중되었던 것이다. 이것이 물가상승을 더욱 악화시키는 반면에 자금의 편재와 왜곡된 흐름으로 기업들은 풍요속의 빈곤으로 자금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한 이에 따른 물가불안이 노사분규와 임금인상을 악화시킨 일면도 있다. 급격한 물가상승이 억제되지 못한다면 내년에 노사분규와 임금인상도 정책당국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자제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본적으로 그동안 정책당국은 물가안정의 정책의지나 능력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통화관리에서는 신축성만 내세워서 결과적으로 방만한 통화공급을 초래해 왔다. 이쯤되면 정부는 무엇으로 경제의 안정기조를 위한 정책의지를 밝힐 수 있겠는가. ○위기관리능력 절실 경제기획원은 오늘날 경제불안의 주된 원인은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정치권의 무책임과 몰염치,그리고 정부의 능력부족이 우리 경제를 표류시키고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정부의 관리능력 부재현상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부문이 바로 물가부문인 듯하다. 앞으로 지자제실시를 비롯해서 각종 선거들이 줄줄이 이어지는데 이들이 물가에 미칠 영향은 또 얼마나 심각할 것인가. 정부는 확대예산도 균형만 유지되면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지수에 미미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물가상승은 통화증발 때문도 아니며,주로 국민들의 과소비와 임금상승,그리고 유가상승 때문이라는 논리를 펴왔다. 그러나 과소비나 부동산투기·임금상승 등은 모두 물가상승의 원인이라고 보기 보다는 결과라고 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이런 요인들은 통화관리와 재정긴축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지금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만큼 우리의 물가상황이 여유가 있지 않다. IMF는 내년에 물가를 적정한 수준에서 억제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침체와 경쟁력 약화,국제수지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개발연구원에서도 통화관리와 재정긴축을 건의하고 내년에 우리 경제의 최우선과제를 물가안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정부가 이러한 위기관리능력이 남아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인 것 같다.
  • 내년 총통화 억제선 설정 않는다

    ◎분기별로 관리… 경제흐름 따라 신축 운용/돈많이 풀려 인플레 우려/한은/총 13조원 방출… 17∼19% 증가 추정 내년도 돈관리가 올해보다 느슨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도 통화를 분기별로 관리해 나가되 올해와 같이 연간총통화증가 억제목표를 세우지 않고 실물경제 흐름에 따라 신축적으로 공급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통화당국의 이같은 방침은 방만한 돈관리로 가뜩이나 불안한물가를 자극,심각한 인플레국면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은은 21일 내년도 통화운용과 관련,이같이 밝히고 오는 27일에 열리는 금융통화 운영위원회에서 내년 1·4분기 통화증가율 목표를 최종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그러나 내년도 경제운영계획에 따라 연간 총통화증가율을 계산해 보면 연말기준으로 17∼19%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이 수준에서 내년중 통화관리를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의 이같은 전망은 내년도 실질경제성장률 7%,물가상승률 8∼9%와 통화유통속도 하락률 2∼3%에 근거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 시중에풀려나가는 돈은 올해 10조5천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13조원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등 통화당국은 내년부터 연간총통화 증가율 방식에서 분기별 방식으로 통화관리 방식을 바꾼 것은 내년도에는 지방자치제 선거와 금융산업개편 등 통화팽창요인이 많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금융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연간총통화 억제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논리에 맞추어 통화를 공급할 경우 과잉통화를 유발,물가불안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한은의 실무진들조차 최소한 연간 총통화 억제목표는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금통위의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 수출경쟁력·성장추진력 충전에 역점/내년 경제운용계획에 담긴 뜻

    ◎자금·인력난 등 경영환경개선 지원/과소비 줄이게 저축유인책도 강구 21일 발표된 정부의 「91년 경제운용계획」은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조업체들이 생산현장에서 부닥치는 온갖 어려움을 해소해주기 위한 여러 정책수단들이 구사되고 있다.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에 담긴 경제정책 방향을 요약하면 「모든 정책은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로 통하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이같은 정책방향은 제조업 부진현상을 조속히 극복해 성장의 추진력을 재충전하려는 이승윤 부총리의 「성장지향」의 정책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근래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지난 87∼89년에 걸친 극심한 노사분규와 급속한 임금상승의 여파로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새로운 경제여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구조조정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그러나 그 실적은 지극히 부진한 실정이어서 제조업의 경영환경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경제운용계획에서 내년도 성장률 목표를 7%로,올해보다 2% 이상 낮춰잡고 있다. 정부가 내년도의 경제운용여건이 올해보다 훨씬 나빠질 것이라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음을 말해준다. 내년도 경제운용계획 수립작업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내년도의 대내외 경제여건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지난 80년 이후 최악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점에 인식이 일치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페르시아만사태의 여파로 고유가시대가 시작됨으로써 세계경기는 둔화되고 우리의 수출환경도 갈수록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적으로도 유가인상과 연쇄적인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며 그 상승작용으로 물가불안은 올해보다 더욱 심화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내년 3월로 예정된 지방의회선거는 전국에 6조∼7조원의 선거자금을 일시에 살포하면서 선거열풍을 불어넣을 것이다. 이 경우 경제·사회적 안정분위기의 손상과 인플레 기대심리의 확산으로 물가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9.5%로,「한자리 고물가」 현상을 보임에 따라 격심한 노사분규가 재연될 소지도 다분하다. 내년도의 노사관계와 임금교섭여건이 올해보다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은 선거 고물가 등의 정치·경제·사회적 상황으로 보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도처에 악재들이 버티고 있어 내년 경제운용이 순탄치 못할 것이라는 것이 내년 경제를 보는 정부의 시각이다. 정부는 이같은 비관적인 전망을 토대로 내년 경제가 안고 있는 악조건들을 극복해내기 위해서는 모든 힘을 한 방향으로 결집시켜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즉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만이 유일한 탈출구이며 이를 통해 온갖 악조건들을 한꺼번에 돌파해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제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크게 ▲인력난과 고임금 ▲자금난 ▲입지난 ▲기술부족 ▲사회간접자본시설 부족 등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에 담긴 정책들은 제조업이 당면하고 있는 이같은 어려움들을 해소해주는 데 전력투구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산업인력의 공급확대와 공장용지의 개발·공급,설비투자와 기술개발에 대한 금융·세제지원 강화,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을 위한 재원마련 등에관한 세부시책들이 포함돼 있다.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은 제조업 경쟁력 강화 이외에도 경제안정,농어촌개발 등을 정책목표로 설정,외견상 성장과 안정,형평간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경제안정이나 농어촌개발부문이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같은 정도의 비중을 두어 다루어지고 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9.5%에 이른 데 이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극심한 물가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8∼9%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정부가 당초 운용계획에서 5∼7%로 전망했으나 실적치는 9.5%로 나타난 전례를 감안하면 내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한자리 수로 유지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여건을 감안해 내년에는 통화와 재정의 긴축적인 운용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는 경고가 각종 민·관 연구기관으로부터 속출했었다. 그러나 통화 및 예산당국은 통화·재정의 「긴축적인 운용」 대신에 「신축적인 운용」 방침을 밝히고 있다. 통화당국은 내년도 통화관리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연말기준(12월 평잔 기준)으로 전년대비 17∼19% 선에서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1월에서 11월까지 사이의 통화관리목표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이것은 분기별 진도율 개념이 도입된 지난해의 경우처럼 미리 목표선을 제시해 이에 구속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경제안정분야의 눈에 띄는 시책으로는 국내저축률의 제고를 위해 강력한 저축유인책이 강구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 88년 38.1%이던 국내저축률이 90년에는 35.5%까지 떨어짐으로써 과소비와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근로자 비과세 장기저축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될 경우 연간 1조∼2조원의 저축증대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저축기피·소비폭발현상은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 따른 농산물시장 개방이 불가피한 현실로 다가옴에 따라 농어촌의 구조조정사업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정책적 보완이 7차 계획 등 별도의 장기계획으로미루어져 이번 운용계획에서 제외된 점은 매우 미흡한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 재테크·과소비 둔화/한은,3분기 자금순환동향 발표

    재테크·과소비 성향이 둔화되면서 기업과 가계의 자금흐름이 건실해지고 있다. 그러나 증시의 장기침체로 기업들은 부족자금을 금융권차입에 의존,간접금융의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21일 발표한 「3·4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지난 분기중 기업들의 자금부족규모(투자­저축)는 지난해 같은 기간(6조7천억원)과 비슷한 6조9천억원에 달했으며 이중 74.3%가 개인부문의 잉여자금으로 충당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부문의 자금부족 보전율은 지난 상반기중 50.1%에 그쳤으나 3·4분기들어 소비둔화 및 저축증가에 힘입어 88년 3·4분기(98%)이후 최고수준을 보였다. 이 기간중 개인부문의 금융자산 축적규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이 늘어난 9조7천7백억원의 증가를 기록한 반면 기업은 전년동기대비 1조3천억원이 줄어든 2조8천억원의 증가에 그쳐 기업들이 자금부족을 메우기 위해 보유금융자산 규모를 상대적으로 축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 한국을 동북아의 핵심권으로(사설)

    ◎노대통령 방소의 경제적 성과 노태우 대통령의 소련 방문을 계기로 한소 두 나라의 경제협력은 중대한 변화가 예견된다. 동시에 이번 방문은 세계 경제질서의 재편과 관련,태동되고 있는 동북아 경제권의 주도적인 역할을 한국이 담당할 수 있는 기반과 전기를 마련했다고 하겠다. 한소간의 경제협력은 단순히 2국간 협력에 그치지를 않는다. 넓게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이 경제협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고 좁게는 동북아의 경제협력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과 호주가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공동체,중국이 동북아경제공동체구상,소련의 태평양 연안국가선언 등과 관련하여 우리가 이 지역의 핵심국가로서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는 정지작업이 바로 한소 경제협력이다. 한국은 그 동안 남북분단이라는 특수상황과 소련 및 중국의 영향력,비동맹 중립노선을 추구하는 아세안 등의 입장을 감안하여 아시아·태평양지역 협력은 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정치·외교적 측면에 치중되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한소간의 수교는 이러한 제한적인 협력의 벗기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고 았다. 한소 수교에 이은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면 한·소·중이 중심이 되는 동북아 경제협력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 될 것이다. 이들 3국의 경제협력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협력에 기폭제가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셈이 된다. 노 대통령은 정상외교를 통해서 그처럼 원대한 경제적 구상을 가시화시켰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번 방소의 경제적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시각을 좁혀 한소 두 나라간의 경협으로 국한시켜도 기대되는 효과는 광범위하다. 그 첫째로 두 나라는 시장의 상호 보완성을 갖고 있다. 소련은 현재 생필품을 비롯하여 소비재 부족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소비재공업이 이미 발달되어 있어 상당한 공급능력을 갖고 있다. 반면에 소련은 우리에게 부족한 석유와 석탄 등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 둘째로 두 나라는 과학 및 기술분야의 협력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련은 기초과학분야와 일부 첨단과학분야에서세계 최상위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은 이를 상용화하는 데 실패한 반면에 우리는 응용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있다. 그리고 우리는 기술을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 첨단기술의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나 선진국들이 부머랭효과를 내세워 기술이전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셋째로 두 나라는 사회간접자본 분야에도 협력의 가능성이 크다. 공산권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대로 소련은 사회간접자본시설의 낙후로 인하여 제조업부문의 성장이 커다란 제약을 받고 있다. 한국은 중동 등 해외에서 사회간접자본 시설 프로젝트에 참여,이 분야에 상당한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방소를 계기로 이같은 협력의 보완성 또는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으며 이 점을 바로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이다. 시장의 보완성을 접목시켜 주기 위해 양국간 무역협정이 체결되었고 과학기술의 협력증진을 위한 과학기술협정이 체결되었다. 또 자원개발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의 합작투자 또는 단독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제거키위한 투자보장 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 등이 체결되었다. 한소 두 나라는 정상회담을 통해서 그 동안 협력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던 법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어 버렸다. 앞으로 루블화의 태환성 보장과 과실송금자유화조치 등의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두 나라 경협은 이제 업계의 본격적인 협력단계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또 한가지 이번 대통령의 방소는 남북한경협을 가시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우리와 소련과의 자원개발사업을 비롯한 여러가지 프로젝트의 경우 북한에 참여기회가 주어지고 북한이 이에 응한다면 남북한이 제3국에서 협력을 실현하는 셈이 된다. 이러한 협력은 직접적인 남북한 협력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소련 진출에 있어 중국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문제 역시 한중간의 협력증진에 도움이 될게 분명하다. 노 대통령 방소의 경제적 성과는 앞서 본대로 광범위하고 원대하다. 두 나라간의 협력차원을 넘어서 동북아경제권,더 나아가서 태평양경제권과 깊이 연계되어 있다. 따라서 한소는양국간 경협 뿐 아니라 권역내 경제협력의 새로운 전기마련에 공동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 소간의 경협이 중국과의 경협을 확대 발전시키고 아울러 남북한 경제교류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상호간의 보완성은 이 지역 경제권 형성을 촉진할 것으로 우리는 굳게 믿고 있다.
  • 내외신 기자회견 일문일답

    ◎“불행한 과거청산 고르비와 다짐/임수경양 반성하면 멀잖아 온정” ­한소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KAL기 격추 등 불행한 과거사에 대한 공통견해를 도출하기 위한 원칙을 세웠는지요. 『두 나라는 86년 동안 대결구조 속에 지내왔습니다. 그 와중에 6·25동란도 났고 KAL기 격추사건도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소간의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된만큼 불행한 과거를 깨끗이 씻고 밝은 미래를 위해 이바지하기로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다짐했습니다』 ­유엔가입에 대한 소련지도부의 입장을 확인했습니까. 『우리는 혼자 유엔에 가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북한과 함께 유엔에 들어가자는 것이 우리 정부의 불변된 입장입니다. 이같은 우리 입장을 이해하고 이에 공감하는 대화를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나눴습니다』 ­중국과의 관계정상화와 획기적인 남북관계 변화를 위한 구상과 구체적 조치를 밝혀주십시오. 『우리나라와 중국과는 꾸준히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88올림픽 이후 한층 촉진된 양국관계는 최근의 무역대표부 교환설치로 더한층 심화되어가고 있습니다. 멀지 않아 정치적 관계개선을 비롯한 모든 관계가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남북은 적대관계를 깨끗이 다 씻어버리고 진정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동질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남북도 과거 어느때보다도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 총리회담도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만족스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하나씩 개선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페르시아만사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논의됐으며 이 사태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논의하는 가운데 페르시아만사태에 관해 개괄적인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라크가 무력으로 쿠웨이트를 침공한 것은 유엔 결의대로 불행한 일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페만사태는 가능하면 평화적으로 그것도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습니다』 ­구속된 임수경양을 석방할 용의는 없습니까. 『그 학생이 속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나는 누구보다도그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는 법을 어겼습니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합니다. 그가 법을 어겨서 벌을 받고 있으나 정부는 계속 동정을 살피고 있는데 개과천선하는 자세를 봐서 멀지 않아 온정을 베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선언에는 다자간협의라는 대목이 있는데 이와 관련,한반도 주변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회의체를 구상한 것이 있습니까.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지역협력체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르바초프가 나와 회담을 가진 것도 소련의 동북아정책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며 특히 소련입장에서 볼 때는 대한 관계개선은 핵심적인 일로 평가됩니다. 소련은 우리와의 관계발전과 마찬가지로 중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고 일본과도 조만간 관계를 증진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렇게 될 때 서로 역할을 증진시킴은 물론 동북아지역의 긴장완화와 역내 국가간의 협력관계를 증대시키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소련의 역할에 대해 협의한 것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밝혀주십시오. 『남북 관계개선과 이에 따른 한반도 평화구조정착은 남북대화를 지속하며 협력관계를 증진시키고 신뢰를 회복할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것들이 축적될 경우 통일이 달성됨은 물론입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이러한 방향으로 남북 관계개선이 진행된다면 모든 도움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소련 거주 한국인이 한국에 영주를 원할 경우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양국간 기초협정을 체결한만큼 이것이 이룩되면 우리나라 법절차에 따라 자유롭게 왕래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추진할 생각입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 북한은 협상원칙부터 배우라(사설)

    먼저 우리는 거듭 강조하고자 한다. 남북한 관계개선은 오늘의 시대가 요청하고 있는 민족의 지상과제이다. 오늘을 살고 있는 남북한의 모든 민족구성원은 이 엄숙한 시대의 요청에 부응해야 한다. 갈라진 민족의 상처를 씻고 대결의 과거를 청산하며 공존공영하는 민족국가를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 하는 것이다. 분단상태 이대로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그런데 왜 이렇게 어려운가.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남북 관계개선의 장애요인은 무엇이며 그것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를 우리 모두들 깊은 반성 위에서 대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것이다. 남북고위급 제3차 서울회담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이미 서울과 평양의 1·2차회담을 통해 남북한의 기본입장과 접근방법이 선명해졌던만큼 이번 회담은 무언가 기본적인 합의점을 찾으리라 기대했던 것이다. 우리측 강영훈 총리가 안타까운 심정으로 표현했듯이 「초불삼득」이라니 과연 그랬구나 하는 단 하나의 합의점이라도 제시됐더라면 실망이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기본 입장은 물론이거니와 북한측도 여러 번 천명한 바 남과 북은 이제 어떠한 전쟁도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라도 먼저 전쟁을 걸어오지 않는 것으로 전쟁은 회피될 수 있다. 무엇보다 그 행동이 말이나 선언보다 앞서야 한다. 정확히 말해 「불가침선언」이란 그야말로 선언이고 성명이다. 행동이 앞서지 않는 한 구속력이 없는 단순한 선언적 조치 또는 성명적 다짐일 뿐이다. 전쟁을 방지하고 「불가침」을 실현하기 위해 정말로 긴요한 것은 군비의 증강과 공격적 배치를 중지하는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객관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 군비감축,군훈련의 상호공개 참관,상호 군사정보 교환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북한측으로서는 휴전선에 전진배치된 전력의 후방배치를 단행해야 할 것이고 핵개발의 중지,핵안전협정 가입 등의 행동을 보여야 한다. 또한 「불가침」의 효력이 발생하려면 적어도 주변국의 보장,유엔 동시가입을 통한 정권적 실체확립,국제사회의 보장 등 국제적 담보가 따라야 한다. 선언채택이 「불가침」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앞으로의 대화에서 북한이 지켜야 할 원칙은 또 있다. 즉 대화의 상대성 원칙이다. 대화상대에 대한 존중과 인정이다. 북한측은 이번 회담기간 동안 남북한회담 관례와 합의사항을 정면으로 어기고 그들 기자들의 「취재행동」을 빌려 상대를 무시하는 듯한 방자한 자세들을 보였다. 상호주의에 입각한 협상과 토의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 궤도를 벗어난 행위는 무지의 소치일 것이다. 남북문제에 접근하는 북한측 자세의 근본적인 변화와 아울러 사과가 있어야 한다. 남북한 당국자들은 내년 2월 평양에서 다시 만난다. 4차회담 일정 합의만의 이번 회담결과에 아쉬움을 가지면서도 다시 평양에의 기대를 갖게 된다. 민족의 화해·교류와 협력을 위한 당국간 회담이 연면히 이어진다는 사실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며 그것을 토대로 상호신뢰의 기반은 구축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 남북의 통일전통음악회(사설)

    남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와 교류에 관한 한 우리는 지금 매우 착실하게 실질적인 접근과정을 거치고 있다. 결코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만은 아니다. 주변정세와 여건,남북한의 교류접촉 상황이 그러하다는 얘기다. 물론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수시로 명암이 엇갈렸고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북한측은 서울과 평양의 두 차례 고위급회담에서는 비교적 성실한 자세를 보였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 당국의 전민련 간부 구속사태를 놓고 대남공세를 계속하는 등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것을 빌미로 모든 대화를 거부할 뜻도 비쳤었다. 북한측의 최근 자세가 어디에 근거했든 그 때문에 지난 한 해 순조롭게 진행돼온 대화와 교류가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듯 예정대로 서울에서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가 열리게 됐다. 북측 참가단 일행 33명이 어제 아주 밝은 표정들로 판문점을 통해 입경했다. 남북한 대화와 교류의 밝은 앞날을 보는 듯해 큰 기대를 갖게 된다. 이 통일전통음악회가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계속되고 축적되어 그야말로 민족통일음악회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북한의 현실여건에 비추어 문화예술 및 학술의 교류는 매우 중요하다. 40여 년 축적된 상호 이질성의 해소를 위해서나 오랜 대결의식의 순화를 위해서도 유익하며 쉬운 것부터 풀어가는 남북문제 접근원칙에 비추어서도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결상태의 양 당사국 또는 비수교국간의 교류에서 문예학술분야는 특별한 이점을 갖는다. 정치·군사관계는 「하나의 파이」를 나눠갖는 흥정의 측면이라는 점에서 가장 어려운 영역에 속한다. 스포츠교류에는 물리적 이익이 따르지는 않지만 승패라는 정신적 영역의 부담이 있다. 또 경제교류는 자칫 체제의 우월성이 판가름된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기 쉽다. 과거 동서독의 예가 그것이다. 이렇게 볼 때 문예학술교류는 그러한 이해와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앞서 지적한 바 모처럼의 남북음악제전이 계속 확대 축적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술성 경쟁의 측면 또는 체제선전의 측면을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지금 남북한간최대의 현안이 돼 있는 이산가족 재회 및 예술공연단의 교환방문사업이 교착상태에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예술성 경쟁 또는 체제선전의 측면을 벗어나 순수성만 견지한다면 북측이 그토록 그들의 가극 「피바다」 등 공연을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대화와 교류는 순수성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특히 문화예술교류에 있어서는 가장 민족적이고 전통적인 것,예술적으로 건전하고 순수한 것이 지켜져야 한다. 물론 상대방을 비방·중상·자극하는 내용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앞으로도 함께 넘어야할 수많은 고비를 눈앞에 두고 있는 남북은 어떠한 대화와 교류에도 이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오는 11일부터는 역시 서울에서 남북고위급 제3차 회담이 열린다. 민족의 통일을 기원하며 펼쳐지는 전통고유음악의 은근한 가락과 멋 속에서 고위급회담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게 되리라 확신한다. 북에서 서울에 온 동포음악인들을 환영하고자 하는 것이다.
  • 제조·판매 겸업허용 추진/정부,유통구조 단순화 유도

    정부는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기간(92∼96년)중 유통구조의 단순화를 유도하기 위해 제조업체가 판매업체와의 기업결합을 통해 제조와 판매를 겸할 수 있도록 제조업체의 유통부문진출을 신축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 등에 대규모 복합화물터미널 8곳과 운송 및 보관·가공·하역 등의 물류처리기능을 갖춘 공동집배송단지 7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루과이라운드(UR)서비스협상의 타결에 대비하고 유통산업의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유통산업개선방안」을 마련,6일 열린 제7차 5개년계획 유통산업부문 정책협의회에 넘겼다. 정부는 민·관으로 구성된 유통산업부문 정책협의회의 토의내용을 수렴,보완한뒤 7차 5개년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 심상찮은 일 야쿠자 현해탄 왕래/최근의 입국행태를 추적해보면

    ◎“망년회·단순한 관광” 설득력 부족/국내 조직 비호자금 지원설 파다 일본의 야쿠자 최대조직인 야마구치구미(산구조) 소속 10개파 72명이 지난 2일과 3일 대거 부산에 몰려왔다가 경찰이 엄중감시하자 일부는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일부는 경주·제주 등지의 관광길에 올랐다. 정부의 대범죄전쟁 선포이후 국내 조직폭력이 모두 자취를 감추고 있는 가운데 일본 폭력배가 대거 입국함으로써 수사당국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경찰은 ▲이들이 갖고 들어온 돈이 태전회 소속 아카와 나오키(39)의 1천만엔을 비롯,모두 1억엔(한화 5억3천만원)에 이르고 있으며 ▲그들의 주장대로 물가가 싼 한국에서 망년회를 하러 온 것이라면 망년회 시기가 너무 이르다는 점 ▲부산에 모두 집결한 이유 등에 비추어 망년회나 단순한 관광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의문을 갖고있다. 부산에 온 야마구치구미 조직은 이두조·김광조·매진회·태주회·태전회·중환회·강야회·평야조·우의회·영미일가 등 10개파. 이들은 첫날 입국 즉시 예약해둔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하얏트호텔과 중구 서라벌 코모도호텔 등에 투숙,3일 하오에는 부산시 남구 광안2동 별천지 요정에서 35명이 참석한 가운데 망년회를 가졌다. 경찰이 긴장한 것은 이들 조직이 부산의 칠성파 두목 이강환씨(47·현재 수배중)와의 연계성을 고려,이들이 국내 폭력조직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위해 입국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경찰은 이들이 1억엔이라는 많은 돈을 갖고 왔으면서도 별천지 회동에서 양주와 마른안주 등을 손수 준비해와 이날 술값으로 1백70여만원밖에 쓰지 않은 것은 이들이 국내 폭력조직원의 운신자금이나 변호자금을 지원해주려는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부산 폭력조직이 이들 야쿠자와 최초로 연계된 것은 지난88년 10월 경주 서라벌 문화회관에서 있은 「화랑 신우회」 결성때였다. 현재 수배중인 이강환씨가 조직한 화랑 신우회는 그뒤 일본 야쿠자들이 보낸 거액의 자금을 이씨가 독식한 것을 계기로 칠성파와 신칠성파로 분파됐다. 이씨는 화랑신우회를 통해 핫머니(국제투기성 부동자금)를 반입,지난89년 10월 부산시 서구 서대신동 소위 꽃동네 토지 1만2천평을 27억원에 사들이는 등 투기를 하다 구속,2년만에 보석으로 풀려났었다. 특히 이씨는 일어회화가 능통해 지난 6월 일본 단배식에 갔을때 가네야마씨로부터 조직 관리기법을 전수받기도 했으며 리무진을 제공받는 등 국가원수급의 경호를 받는 등 칙사대접을 받을 정도였다. 경찰은 부산의 칠성파·신칠성파·20세기파·신20세기파 등 주요 폭력조직들이 일본 야쿠자들의 도움으로 오락기를 밀수입해 오락실을 운영하고 거액의 핫머니로 부동산 투기를 하는 등으로 많은 부를 축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양국간의 폭력조직 연계는 대마초·히로뽕 등으로 지난 60년대와 70년대부터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국 조직간의 연계가 이뤄지면서 국내 조직폭력배들도 검정색 정장차림으로 외모를 바꾸는가 하면 일본도 회칼 등으로 중무장,잔인한 보복 폭력을 일삼는 등 잔악성이 두드러졌다. 이번 야쿠자들의 대거 입국은 범죄와의 전쟁선포 시기에 이뤄져 은연중 부산의 폭력조직배 뒤에는 국제조직이 있다는 시위적인 요소도 있다고 보는 것이 일부 수사관들의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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