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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관이 건강해야 진짜 웰빙

    ‘겉으로 드러나는 건강미보다는 속이 알찬 웰빙을.’우리 사회에 일기 시작한 웰빙열풍이 식품과 운동,주거는 물론 명상·레저산업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여기에 가세한 이른바 ‘웰빙족’들의 생활 코드는 유기농 식품을 찾고,육류 대신 생선을 먹으며,화학조미료와 탄산음료를 멀리하고,각종 운동으로 심신의 균형잡힌 건강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몸짱’‘얼짱’신드롬이 말하듯 겉으로 드러날 뿐인 건강은 사실 진정한 의미의 건강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현대인이 추구하는 웰빙의 조건은 다양하지만 이 중에서도 혈관의 건강을 빼놓을 수가 없다.현대인을 위협하는 많은 질환,고혈압과 당뇨병,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질환의 대부분이 바로 혈관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바꿔 말해 혈액과 혈관을 건강하게 하는 일이야말로 웰빙의 몸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혈관,왜 중요한가 혈관은 혈액이 온 몸을 도는 통로로,혈액을 통해 각종 영양분과 산소를 전신의 구석구석에 전달하는 파이프라인 구실을 한다.이 혈관에 탈이 나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뇌와 심장은 물론 팔다리와 신장(콩팥),눈 등 생명활동에 중요한 여러 장기가 손상을 입어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어진다.따라서 아무리 좋은 음식을 골라 먹고,운동으로 심신을 가꿔도 혈관에 문제가 있다면 눈에 보이는 건강은 모래성에 불과하다.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에만 5만5000명이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 등 각종 혈관질환으로 사망했다.이를 일일 단위로 환산하면 하루 150명 꼴로 전체 사망원인 중 2위에 해당한다.이 정도면 혈관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지 않을까. ●좋은 것과 나쁜 것 혈관 건강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콜레스테롤.바꿔 말해 한 사람의 혈관 건강은 콜레스테롤 수치로 나타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콜레스테롤은 혈관을 통해 몸 구석구석에서 인체활동의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거나 세포막,호르몬을 형성하고,지방의 소화를 돕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혈액내 절대량이 많으면 문제가 된다.그 중에서도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반면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상지혈증(고지혈증)을 가진 경우에는 누구나 혈관 건강을 의심해 봐야 한다. 혈액 내 LDL콜레스테롤이 과다하면 마치 수도관 내벽에 녹이 슬고 불순물이 엉겨붙듯 콜레스테롤이 동맥 혈관 내에 축적돼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로 이어진다.이어 혈관이 좁아져 인체의 중요 장기가 필요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면 여러가지 합병증이 유발되는데,이 증상이 심장에서는 협심증과 심근경색,뇌에서는 뇌졸중이나 뇌경색,다리에서는 간헐적 파행(운동 시 다리 통증)으로 나타난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는 “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정해 이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알 수 있으며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을수록,HDL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을수록 좋다. ●혈관 문제의 해결책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운동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위험 수위에 다다른 경우라면 이런 방법만으로는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기가 어렵다.이는 운동과 식사 조절에 익숙한 운동선수의 상당수가 고지혈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잘 알 수 있다.콜레스테롤의 30% 정도만 음식물에서 흡수될 뿐이며 나머지는 체내에서 생성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전문의를 통해 적절한 약물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최근에 출시된 스타틴(Statin)제제의 경우 로수바스타틴 등 5가지 종류로 이뤄져 체내 콜레스테롤의 절대량을 생산하는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LDL을 낮추고 HDL을 높여주는 기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이밖에도 증상의 정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약제는 많다.김 교수는 “효능이 좋고 용법이 간단한 좋은 약제를 선택해 운동,식이요법과 병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콜레스테롤 처방”이라고 조언했다. ■ 도움말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정부 업무평가“교민보호·노사분규 대처 미흡”

    올 상반기 동안 외교통상부의 교민보호 외교활동이 미흡했으며,노동부가 노사관계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기획예산처·환경부·국정홍보처·철도청은 예년에 비해 민원서비스 만족도가 떨어진 것으로 지적됐다. 국무총리 심의기구인 정책평가위원회는 23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이해찬 총리와 43개 중앙행정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2004년 상반기 정부 업무평가 결과 보고회’를 열어 이같은 평가 결과물을 내놓았다. ●102개 정책과제중 23개 선정 평가 평가위는 올해 평가대상으로 선정한 102개 정책과제 중 국민생활과 밀접한 주요 국책과제 23개를 상반기 과제로 선정해 평가했다. 평가결과,외교부의 경우 테러 관련 재외국민 보호에 따른 정보 축적과 테러위험지역 특별대책 수립 등 실질적인 교민보호 업무집행에 소홀했다.특히 탈북자 7명의 북한 추방과 김선일씨 피살 등 중요 사건 발생시 외교협상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었고,대응체계도 미숙했다.이에 따라 평가위는 재외국민보호 실행대책 수립과 위기관리 시스템 검토 보완,전략지역의 외교전문가 육성,재외공관 교민평가제도 도입 등 개선방안 마련을 외교부에 권고했다. 노동부의 노사분규에 대한 소극적인 대응도 문제로 지적됐다.올 1∼6월 노사분규 발생 건수는 337건으로 예년 같은 기간의 124건에 비해 2배 이상 크게 늘었다.이에 따라 근로손실 일수도 26만 9783일에서 40만 8628일로 급증했다. 아울러 재정경제부의 청년실업 극복을 위한 일자리 창출 노력이 지지부진했으며,보건복지부의 저소득층 자활사업도 통합급여체계의 결합에 대한 보완책 미비 등으로 인해 겉돌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농림부의 농촌활성화를 위한 도·농 교류 촉진과 과학기술부의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추진,교육부의 사교육 수요의 공교육 체제 내 흡수 등도 개선·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원서비스 이용 5169명 대상 조사 평가위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정부 민원서비스를 이용한 51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민원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4점인 것으로 조사됐다.지난해 63.3점보다는 약간 높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부처별로는 지난해보다 만족도가 하락한 기관은 중앙부처 중 기획예산처·법무부·법제처·산업자원부·환경부 등 5개 부처가,청(廳)단위 중에는 국정홍보처·대검찰청·병무청·철도청 등 4개 기관이 꼽혔다. 향상된 기관은 중앙부처 중 금융감독위원회·노동부·복지부·외교부·통일부였고,청 중에서는 관세청·농촌진흥청·중소기업청 등 11개 기관이었다. 평가위 조정제 위원장은 “이번 평가는 평가위 위원 30명 중 29명을 차지하는 민간위원이 민간 입장에서 정부정책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봤기 때문”이라면서 “정부는 자체평가의 내실화를 위해 주요평가과제에 대한 국민만족도 조사모델을 개발,활용하는 데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기고] 증오범죄 근본책 ‘노블레스 오블리주’/이동진 건양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10개월새 무려 20명의 무고한 노인과 부녀자를 상대로 ‘묻지마 살인극’을 벌여온 용의자 유영철이 검거됐다.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생명을 20명이나 죽여 시체를 토막내고,암매장하거나 불태우고 바다에 버린 그다.그러고도 사죄의 말은커녕 부유층에 대한 증오를 내뱉고,특정 직종의 여성들에 대한 저주를 토해낸 그를 보고 사람들은 전율을 느꼈다.이런 엽기성 때문에 경찰의 초동수사와 공조수사의 허점 등에 대해 질타의 목소리도 더욱 높아지고 있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과 대책에 대해서는 아직 별 말들이 없다. 흔히 범죄를 가리켜 그 사회의 ‘거울’이라고 한다.유영철의 엽기적 연쇄살인극은 막연한 증오와 빗나간 복수심이 실제 행동으로 표출된 사례다.어찌 보면 우리 사회에 유영철이 저지른 범죄처럼 특정 계층과 집단의 사람들에 대해 증오를 품고 마구잡이로 살상을 자행하는 강력범죄는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범죄사회학자들이 이미 지적하듯 지금 우리 사회는 계층간 갈등구조가 상당히 심화돼 있다.그런 갈등과 대립양상은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 이제는 상대계층에 대한 증오의 단계로 옮겨지고 있다.이처럼 가진 자와 못 가지고 덜 가진 자로 나뉘어져 서로가 외면하면서 증오를 키워가고 있는 데도 우리 사회는 적절한 대응을 못 해온 게 사실이다.이런 상태에서 엽기 살인의 전조도 배태돼온 것이다. 유영철도 해체된 가정에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갈수록 높아지는 이혼율이 가정해체의 굉음을 내며 우리 사회에 경고음을 내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다.이번 사건의 피해자 대부분인 출장 안마사나 전화방 여성들도 범죄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경고등도 켜져 있었다. 우리는 이런 불길한 경고음을 애써 무시해왔다.심각한 고민과 대책이 없었다.물론 모든 사회에는 예외 없이 계층이 존재하고,계층간 갈등과 대립이 얼마간은 있을 수 있다.중요한 것은 정도의 문제다.우리 사회는 지금 계층간 갈등과 대립의 정도가 급속히 심화하는 중이다. 지금도 전국에서 밥을 굶는 결식 아동이 십수만명에 달하고 있고 기본적인 인간으로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생계비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계층이 200만명을 웃돌고 있다. 380여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들도 언제 우리 사회의 극빈층으로 전락할지 모르는 경계선상에 서 있다. 이들 가운데 어느 정도가 자신의 처지를 사회 구조의 모순에서 원인을 찾고,유영철처럼 가진 계층의 사람들에 대한 증오를 키우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제2,제3의 유영철이 언제 다시 나타나 우리 사회에 충격을 던져줄지 모를 일이다.이런 가운데서도 우리 사회에 계층간 갈등과 대립을 부채질하는 세력들도 있는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이제부터라도 계층간 증오심으로 인한 범죄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부와 권력이 정당하고 투명한 절차와 수단·방법에 의해 획득돼야 한다.가진 자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그래서 가진 자들이 희망의 증거가 되고 성공의 모델로 존경을 받게 돼야 한다.그럴 때만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진자들이 덜 가진자들에게 증오와 저주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많이 가진 자를 공공의 적으로 몰아가는 사회,그런 풍조를 방치하는 사회는 붕괴 직전으로 내몰린 자본주의 사회이다.우리가 진정 미워해야 할 것은 부정과 부패의 수단으로 축적된 부이며 불로소득자의 떵떵거림이다. 이것을 확실히 구분할 때 비로소 자본주의 사회로서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유영철이 저지른 것과 같은 흉악한 범죄를 막을 수 있게 된다. 이동진 건양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윌슨병’ 오현택씨

    ‘윌슨병’을 앓고 있는 오현택(25·인천시 남구 용현동 국일아파트 가동 104호·경기대 2년 휴학)씨는 수시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누른다.김씨의 유일한 의사표시 수단이기 때문이다.김씨는 말을 못하고 신경장애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지만 생각과 손만은 자유롭다.그러나 전송이 안 되는 고장난 휴대전화이기에 어머니 변영희(47)씨가 방에 들어오면 직접 문자를 보여준다.대개 ‘소변이 마렵다.’는 식의 간단한 표현이다. 오씨는 4년째 이름조차 야릇한 윌슨병에 걸려 투병중이다.군입대를 한달 앞둔 지난 2000년 10월 다리가 뻣뻣하고 음식을 자주 토해 병원을 찾았다가 윌슨병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윌슨병은 간과 뇌에 중금속인 구리가 축적돼 생기는 유전성 질환이다.음식물에 함유된 구리는 몸에 필요한 만큼만 사용되고 남은 것은 간에서 담도를 통해 장으로 배출된다.하지만 이 병에 걸리면 구리가 간에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돼 간경화 등을 일으킨다.또 간에서 뇌로 옮겨져 뇌신경을 손상시킴으로써 각종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이다. 윌슨병 환자의 절반가량이 구리가 뇌까지 번지는데 이 경우 마치 식물인간과 같다.간만 손상됐을 때는 수술 등을 통해 고칠 수 있지만 오씨와 같이 뇌까지 퍼졌을 때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윌슨병 가족모임 윌슨사랑회’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정도다. 오씨는 그동안 입원과 통원치료 등을 통해 재기의 희망을 가꿔 왔으나 지난해 담당의사가 “어렵다.”며 고개를 흔드는 것을 본 뒤 삶의 의욕이 꺾인 상태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오랜 투병으로 가산이 거덜나 지난해 10월부터는 1주일에 한두 번씩 받던 재활치료마저 중단됐다.어머니 변씨는 “파출부라도 해야 하나 종일 현택이를 수발해야 하기 때문에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환경공학을 전공하면서 한때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던 오씨는 요즘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유일한 일과다.식사도 가슴에 뚫은 관을 통해 위장으로 투입된다.애인과 친구들은 더이상 찾아오지 않고 애완견 ‘딴지’만이 오씨의 품에 파고든다.늘 웃는 모습이지만 진정으로 웃는 것이 아니다.얼굴 신경에 이상이 생겨 입이 다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윌슨병은 웃다가 죽는 병’이라는 말까지 생겼다.오씨는 기자에게 “나는 이미 틀렸지만 이 병을 널리 알려 하루빨리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쓰여진 휴대전화를 보여주었다. 후원 계좌번호는 국민은행 480001-01-158778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희귀난치성환자돕기 사랑의 전화는 060-700-1369(1통화 2000원).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희귀병 환자에 희망을] ‘윌슨병’ 오현택씨

    ‘윌슨병’을 앓고 있는 오현택(25·인천시 남구 용현동 국일아파트 가동 104호·경기대 2년 휴학)씨는 수시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누른다.김씨의 유일한 의사표시 수단이기 때문이다.김씨는 말을 못하고 신경장애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지만 생각과 손만은 자유롭다.그러나 전송이 안 되는 고장난 휴대전화이기에 어머니 변영희(47)씨가 방에 들어오면 직접 문자를 보여준다.대개 ‘소변이 마렵다.’는 식의 간단한 표현이다. 오씨는 4년째 이름조차 야릇한 윌슨병에 걸려 투병중이다.군입대를 한달 앞둔 지난 2000년 10월 다리가 뻣뻣하고 음식을 자주 토해 병원을 찾았다가 윌슨병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윌슨병은 간과 뇌에 중금속인 구리가 축적돼 생기는 유전성 질환이다.음식물에 함유된 구리는 몸에 필요한 만큼만 사용되고 남은 것은 간에서 담도를 통해 장으로 배출된다.하지만 이 병에 걸리면 구리가 간에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돼 간경화 등을 일으킨다.또 간에서 뇌로 옮겨져 뇌신경을 손상시킴으로써 각종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이다. 윌슨병 환자의 절반가량이 구리가 뇌까지 번지는데 이 경우 마치 식물인간과 같다.간만 손상됐을 때는 수술 등을 통해 고칠 수 있지만 오씨와 같이 뇌까지 퍼졌을 때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윌슨병 가족모임 윌슨사랑회’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정도다. 오씨는 그동안 입원과 통원치료 등을 통해 재기의 희망을 가꿔 왔으나 지난해 담당의사가 “어렵다.”며 고개를 흔드는 것을 본 뒤 삶의 의욕이 꺾인 상태다.더욱 안타까운 것은 오랜 투병으로 가산이 거덜나 지난해 10월부터는 1주일에 한두 번씩 받던 재활치료마저 중단됐다.어머니 변씨는 “파출부라도 해야 하나 종일 현택이를 수발해야 하기 때문에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환경공학을 전공하면서 한때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던 오씨는 요즘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유일한 일과다.식사도 가슴에 뚫은 관을 통해 위장으로 투입된다.애인과 친구들은 더이상 찾아오지 않고 애완견 ‘딴지’만이 오씨의 품에 파고든다.늘 웃는 모습이지만 진정으로 웃는 것이 아니다.얼굴 신경에 이상이 생겨 입이 다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서 ‘윌슨병은 웃다가 죽는 병’이라는 말까지 생겼다.오씨는 기자에게 “나는 이미 틀렸지만 이 병을 널리 알려 하루빨리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쓰여진 휴대전화를 보여주었다. 후원 계좌번호는 국민은행 480001-01-158778 사단법인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희귀난치성환자돕기 사랑의 전화는 060-700-1369(1통화 2000원).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독자의 소리] 유흥업소 청소년 불법고용 단속을/고승기(인천 남구 학익2동)

    지난해 노동부가 조사한 결과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 유흥업소에서 전국의 중·고생 약 2만명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 바 있다.청소년이 학비와 용돈을 마련하고 사회경험을 축적하고자 짬짬이 아르바이트하는 것은 권장할 일이지만 청소년 유해환경에 노출돼 비행과 탈선을 조장할 우려가 크다.실제로 많은 청소년이 유흥업소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탈선의 길로 빠진다는 조사 결과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경기침체로 인한 실업난 속에서 이제 여름방학이 시작됐고 업소의 불법적인 청소년 고용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당국은 유흥업소의 청소년 불법 고용을 철저히 단속해야 하지만 이에 앞서 건전한 아르바이트를 알선해 주는 등 청소년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고승기(인천 남구 학익2동)
  • 朴대표 옭아매는 우리당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본격적으로 ‘박정희’를 덧씌우기 시작했다.방향은 네거티브다.근대화의 상징이라는 긍정적 이미지가 아닌 독재자의 딸이라는 어두운 색깔을 입히고 나선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박 대표가 선출된 지 만 하루가 되지 않은 20일 아침 공세를 시작했다.오전 7시30분 시작된 기획자문위원회의에서 김한길 의원은 “‘알몸 박정희’라는 책을 보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이 만주 군관학교에 들어간 것까지도 애국심의 발로였다고 설명하는 식이다.”라고 포문을 열었다.그러자 임채정 위원장은 “박 대표는 아버지 세대의 압축적 성장과 경제적 부작용이라는 비용과 부담,그 모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가세했다.원혜영 의원은 “산업화 유산은 발전시켜 나가야겠지만 독재에 대한 반성과 이를 극복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선진한국을 말하기 전에 권위주의와 반민주주의에 대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기선 의원은 “박 대표가 ‘이 나라에 비전이 없다.위기다.’라고 말하는데 박정희 시대의 반민주 반통일 반인륜 반민족 행위에 대한 과거 청산 없이는 상생도 미래도 없다.”면서 “상생과 미래를 얘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청산의 구체적 대책을 말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민병두 의원은 “박 대표가 미래,선진을 얘기하는 것은 박정희의 긍정성을 강조하려는 것”이라며 “그러나 반민족 반민주를 극복하지 않는 한 병풍과 유산,후광에 기대는 정치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와 원희룡 김영선 최고위원의 축이 대중적으로 상당히 호감을 받겠지만 이들의 뉴리더십과 강고한 뿌리를 지닌 수구세력간 대립으로 내부혼란에 빠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오후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김부겸 비서실장을 통해 박 대표에게 여야 대표회담을 공식 제의했다.국정 파트너로서 박 대표의 실체는 인정하겠지만 ‘정치인 박근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박정희 청산’을 요구하며 옭죄어 나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시론] ‘제2 유영철’ 막으려면…/백상창 한국사회병리연구소장 신경정신과 전문의

    희대의 연쇄살인을 저지른 유영철은 고교 2학년 시절부터 절도 등 각종 죄목으로 감옥을 드나들었다고 한다.그의 성장 과정과 범행 수법을 보면 범행동기도 짐작할 수 있다. 유영철의 잔혹한 범행은 그가 걸어온 세월 속에서 축적된 각종 스트레스로 감당할 수 없는 분노(Unbearable Anger)가 생겨난 결과이다.정신구조 안에 생긴 극도의 분노가 내부로 향하면 ‘아파트에서 투신하기’‘한강에 몸던지기’같은 자살로 나타나고,외부로 표출되면 살인 등의 극단적 범죄현상을 낳는다. 살인을 반복하면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네크로필리아(Necrophilia·시신에서 성적 만족을 느끼는 사간증·死姦症) 증상이 나타나 살인과정에서 묘한 병적 쾌감마저 느끼게 된다.유영철이 보인 냉소적 언행,살인을 반복하면서 드러낸 치밀한 태도 등이 그렇다. 그는 하필이면 부자와 여인을 골라서 ‘묻지마’ 살인을 했다.여기에는 자신의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투사(投射)와 자기합리화의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그런 불행에 빠진 원인을 ‘자기 탓’이 아닌 ‘부자들’과 ‘기득권층’에 있다고 믿는 논리적 비약과 왜곡된 사고를 가지게 됐기 때문인 듯하다. 이 것은 비단 유영철뿐 아니라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널리 자리잡고 있는 ‘사이비 마르크스주의’적 발상과도 관련성이 없지 않다.우리 사회에는 잘사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돈 잘 버는 기업가는 나쁜 사람이라는 왜곡된 증오심을 유영철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이 희대의 살인행각을 보면서 우리는 어떤 처방을 찾아야 하는가. 첫번째는 지난 40여년동안 달려온 근대화와 민주화의 부작용을 냉철하게 진단할 때가 되었다는 점이다.서양을 급속도로 모방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물질중독증과 쾌락주의 문화,전통윤리의 실종으로 인해 모든 상대를 단지 ‘이용할 물건’쯤으로 보는 자기중심주의,모든 분노를 기성세대·기득권층·부자·지배층에 뒤집어 씌우는 각종 운동·투쟁에 대해 깊이 반성해 볼 일이다. 두번째 처방은 유영철이 썼다는 시(詩)에도 나타났지만 건강한 가정과 따뜻한 모성애를 회복하는 일이다.범인이 아무리 좌절감을 겪었다 해도 두 차례에 걸쳐 여인들로부터 버림받지 않았다면 이런 범죄행위를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오늘날 한국사회에서는 물질적 풍요나 인권 신장의 이면에 부부갈등이 급속히 악성화되고,‘민주화’이래 이혼율이 급상승하고 있으며,아버지다운 아버지와 따뜻한 모성애를 주는 어머니상이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필자는 지난 38년동안 가정법원의 법창에서 보고 있다. 세번째 처방은 우리가 어떤 시련과 좌절이 와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데 있다.학교 성적이 떨어졌거나,남보다 작은 아파트에 살거나,부모가 미천한 삶을 사셨다고 해서,우리는 자신의 존재의미를 낮추거나 무시하지 말 일이다.각자가 태어남을 감사하고,인생의 목표를 세우며,꾸준히 거북이처럼 정진하고,뜻을 이룩하는 길로 노력할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재소자들에게는 직업훈련,규칙지키기 훈련 못지않게 본능적 충동 억제하기,현실 판단하기,조화로운 대인관계의 기술,그리고 사명의식을 갖는 윤리의식의 함양 등 인격 재구성의 교육이 도입되어야 한다. 근세사의 와중에 어지럽게 변화를 겪어온 한국인의 민족적 자아동일성을 되찾고,새로운 사회윤리를 세우며,소외·분노·절망에 빠지는 사람이 없는 사랑의 풍토를 회복하는 일이 시급하다. 백상창 한국사회병리연구소장 신경정신과 전문의
  • [Doctor & Disease] 서울 상계백병원 박상근 원장

    아직도 뇌는 신(神)의 영역이 넓다.그만큼 뇌 질환은 치명적이다.특히 ‘중풍’으로 불리는 뇌졸중은 죽음에 가장 근접한 질환이거니와 다행히 죽음의 터널을 벗어나더라도 남은 삶이 오로지 힘겨워서 더욱 무서운 질환이다.오죽했으면 다른 병처럼 ‘걸린다.’는 말 대신 ‘중풍을 맞았다.’거나 ‘중풍이 왔다.’고 할까. 뇌졸중에 관해 국내 최고의 임상 사례와 치료이론을 축적한 서울 상계백병원 원장인 신경외과 박상근(56) 박사는 “뇌졸중이야말로 개인과 사회가 함께 병을 부르는 대표적 질환”이라고 말한다.‘먹는 게 남는 것’이라는 식의 무차별 육식과 운동기피 등 분별없는 생활습관,병원더러 환자의 장기입원을 꺼리게 하는 보험 수가,중환자 요양시설 하나 없는 복지정책이 어우러져 ‘뇌졸중의 시대’를 열었다는 뜻이다. 뇌졸중의 의학적 정의는 무엇인가. -뇌졸중은 뇌 혈류장애에 의한 의식소실,반신마비,언어장애 등 신경장애를 유발한 상태를 뜻한다.운좋게 회복되어도 대부분 행동·언어장애 등 치명적인 후유증을 겪는다.크게 뇌혈관이 막히는 허혈성(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출혈성(뇌출혈)으로 나누는데,허혈성은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뇌동맥 및 경동맥의 혈전 및 색전과 심인성 색전류,출혈성은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과 혈관 기형,뇌동맥류 파열 등 혈관 질환이 주요 원인이다. ●98년 이후 국내 사망원인 1위 우리나라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최근들어 국내에서 허혈성 뇌졸중이 급증,서구 패턴을 보이고 있다.서구형 식생활과 고령화가 원인이다.국내 유병률은 인구 1000명당 5명으로 해마다 6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현재 20만명이 넘는 환자가 영구적인 뇌손상으로 고통받고 있다.98년 이후 국내 사망원인 1위다.무서운 질병이다.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역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육류 및 가공식품의 무절제한 섭취와 이에 따른 비만,음주와 흡연,과로와 운동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원인질환도 짚어 달라. -고혈압과 심장병이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다.뇌경색 환자의 50% 이상,뇌출혈 환자의 60∼90%는 고혈압이 동반된다.또 뇌졸중 환자의 75%는 심장병을 갖고 있다.당뇨병과 고지혈증,비만도 간과할 수 없다. ●전조증상 무시… 더 큰 위험 초래 증상은 주로 어떻게 나타나나. -사실,증상을 체감할 정도면 늦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불행히도 이런 증상마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혈압,동맥경화 등 원인질환이 있지만 이것도 환자 자신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또 증상이 있더라도 평소에는 ‘이게 무슨 문제가 될까?’하고 여기기 십상이다.그러다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더 구체적으로 보면,뇌출혈은 갑자기 두통,현기,구토 등으로 시작해 뇌의 병변 위치에 따라 시력 및 시야장애,반신 혹은 신체 일부의 마비나 언어장애,안면신경장애,운동장애와 경련,의식장애 등을 보인다.뇌경색은 뇌의 일과성 허혈 발작을 빼면 뇌출혈과 비슷한데,이걸 방치하면 40% 정도가 뇌졸중으로 진행한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크게 문진과 이학 및 신경학적검사,특수검사법이 있다.최근에는 CT(컴퓨터 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장치),SPECT(단일광자방출 전산촬영),PET(양전자 단층촬영) 등 첨단 진단장비가 많이 보급돼 병증의 위치와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자가진단도 가능한가. -뇌졸중은 뇌혈관 장애가 원인이기 때문에 미처 감지하지 못하더라도 발병 전에 신체 특정부위의 부자연스러움이나 시력장애,두통과 언어장애 등 다양한 조짐이 나타난다.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전조 증상을 가볍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치료 방법도 함께 소개해 달라. -발병 원인이나 병기,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냐,수술치료냐를 결정하는데,판단 기준이 다양해 일률적인 설명이 어렵다.중요한 것은 약물이든,수술이든 적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최근 효과가 좋고 부작용을 줄인 약제가 많으나,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다.간혹 뇌수술이 위험하다며 그릇된 치료나 민간요법에 의존해 병을 키우기도 하는데,그건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다. ●국가차원 중증환자 관리대책 절실 여기에 덧붙여 그는 뇌졸중 환자를 관리하는 국가 차원의 복지시책 부재를 꼬집었다.“위험도에 비해 의료수가가 턱없이 낮아 전공의도 많지 않습니다.게다가 질환 특성상 장기입원 환자가 많아 병원 고충도 말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이 정도면 이제 국가에서 중증환자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직도 일반의 뇌졸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예방책을 소개해 달라. -위험인자의 조절이 중요하다.비만관리와 함께 고혈압,심장병,당뇨병,고지혈증 등의 착실한 치료가 필요하다.금연은 필수고,폭음도 경계해야 한다.필요하다면 약물 사용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적절하게 항응고제 등을 사용하되 규칙적인 운동과 싱거운 섭생 등 생활요법을 곁들이면 좋을 것이다. ●“평가는 신의 몫 아니겠습니까” 박 박사는 인터뷰 도중 스스로 오래 살 것이라고는 믿지 않는다고 푸념했다.“뇌혈관 질환을 다루는 의사들은 평생 긴장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합니다.응급상황이 많아서죠.혼신을 다해 수술을 마치고 나면 마치 혼이 빠져나간 듯 탈진하곤 하는데,평생 이 일을 하면서 어떻게 오래 살기를 바라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에 얼핏 우수가 어렸다.항상 병증과 그 병이 주는 고통을 열린 가슴으로 품어 온 그였지만,어느덧 초로에 접어든 지금 어찌 일말의 소회가 없을까.“누군가 해야 될 일이라면 내가 하자고 다그치며 열심히 살아왔고,평가는 신의 몫 아니겠습니까?” ■ 박상근 박사 ▲연대의대 및 대학원,고대의대 대학원(박사) ▲연대의대 및 인제의대 교수 ▲미국미네소타의대 신경외과 연구강사 ▲대한뇌종양학회 회장,대한뇌종양연구회 회장,대한의학레이저학회 학술이사 및 이사장,대한 신경외과학회 상임이사 등 역임 ▲대한신경외과 학회,대한뇌혈관질환연구회,대한 뇌종양연구회,미국신경외과학회 및 미국뇌종양·뇌혈관질환 분과학회 정회원 ▲현,상계백병원장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오정식기자 oosing@seoul.co.kr ˝
  • 국민들 기업호감지수 39점

    우리 국민의 10명 중 6명은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성인남녀 1028명을 대상으로 기업호감지수(CFI)를 조사한 결과,100만점 만점에 39.1점에 그쳐 지난해 12월 1차 조사 결과(38.2점)와 비슷하게 나왔다고 15일 밝혔다. CFI 39.1점은 ‘보통(50점)’에도 크게 미달하는 것으로 부자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기업에 대한 공익우선 기대감,과도한 평등주의 요구 등이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평가 요소별 점수는 국제경쟁력이 58점으로 가장 높았다.이어 생산성 향상과 기술개발(50.4점),국가경제 기여(37.2점),사회공헌 활동(30.8점),윤리경영(14.1점) 순이었다. 기업활동의 우선 순위에 대해서는 ‘사회 환원’이란 응답이 1차 조사 당시 46.5%에서 43.2%로 낮아진 반면 ‘이윤 창출’은 53.5%에서 56.8%로 높아져 시장경제 원리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부자들이 부정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의견(70.8%)이 ‘정당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을 것’(25.2%)보다 2배 가까이 많아 부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대학생들은 ‘부(富)’에 대한 긍정적 응답이 1차 조사의 20.8%에서 40.7%로 높아져 눈길을 끌었다.이처럼 ‘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는 대조적으로 ‘경제성장에서 기업의 역할이 매우 컸다.’(84.1%),‘경제발전을 위해 가장 많이 의지해야 할 주체는 기업이다.’(70.1%) 등 기업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높았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왕년의 조기잡이 메카 ‘연평도’

    ●전설로만 남은 바다의 시장 ‘파시’ 왕년에 ‘조기잡이의 메카’였던 연평도는 이제 꽃게잡이로 근근이 삶을 이어간다.그저 오지의 섬으로만 알려졌을 뿐이나,황해도와 매우 가까운 연평도는 분단 이전만 해도 결코 머나먼 낙도가 아니었으며,중국에 이르는 뱃길의 중요한 기착지이자 해상교통의 요지였다. 연평도는 20세기 중반까지도 조기잡이로 명성을 날렸다.‘세종실록지리지’에서,‘토산은 석수어(조기)가 남쪽 연평평(延平坪)에서 나고,봄과 여름에 여러 곳의 고깃배가 모두 이곳에 모이어 그물로 잡는데,관에서 그 세금을 거두어 나라 비용에 쓴다.’고 하였다.조선 전기부터 조기떼가 대규모로 잡히고 있었음을 말해준다.‘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영광의 파시평(波市坪)과 더불어 황해도 연평평의 조기잡이가 등장한다. 파시 같은 ‘바다의 시장’은 너무 일찍이 사라져 흥청거리던 파시의 풍경은 이제 전설로만 남게 되었다.연평파시는 연평파시평,연평작사라고도 불렸다.지금은 조기의 씨가 말랐지만,불과 30∼40년 전인 1960년대까지만 해도 연평파시는 수천 척의 배와 어우러져 성황을 이뤘다.칠산파시와 더불어 최대의 조기어장을 형성하면서 남긴 이야기도 셀 수 없이 많다. 연평어장은 해주만 일대의 잘 발달한 리아시스식 해안과 자잘한 섬들을 포괄한다.미력리도 갈리도 장재도 초마도 같은 자잘한 섬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어 연평열도로도 불린다. 인천에서 뱃길로 연평도엘 들어서자면 소연평도가 먼저 나타난다.해주 수양산의 정기를 받아 우뚝 봉우리가 솟은 소연평은 늘 실안개가 감도는 명산이다.그래서 산연평도(山延坪島)란 별칭이 붙었다.섬에 굴이 있고,거기에 용이 살고 있어 하늘로 승천한다고 전해오는 섬으로,사람이 승천하는 용을 보면,용이 그만 바다로 떨어져서 이무기가 되고 만다는 전설의 섬이다.소연평의 높은 봉우리는 뱃사람들의 항로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였다. ●연평도 서쪽 10~15리는 조기잡이 주어장 조선 후기와 구한말에 대연평 소연평 용매도 대수압도 소수압도 등이 모두 황해도 해주군에 속했다.오늘날에는 분단으로 인하여 남쪽으로 편입되었으며,여러차례의 행정구역 개편을 거쳐서 인천광역시 옹진군 송림면 연평리에 속하게 됐다. 조기잡이 중선의 주어장은 연평도 서쪽 10∼15리 인근 해상이었다.어구는 중선,건강망,궁선,어살 등이 쓰였다.중선은 연평도 앞바다보다도 서쪽에 길게 돌출한 황해도 등산곶(登山串 )근역과 구월봉 아래에서 조업을 했는데,수심 20m를 넘는 곳이다.구월봉 아래는 이른바 ‘구월이바다’로 불리는 구월반도가 길게 늘어진 곳이다.구월봉은 조기잡이배들이 자신의 위치를 판단하는 ‘가늠잡이 봉우리’다.‘등산이’와 구월이 앞바다는 자잘한 여와 모래밭으로 형성되어 있어 조기에게는 최적의 산란장이었다.옛 만호진이 있던 등산이라고도 부르는 등산포(登山浦)가 자리잡고 있으며,청송백사로 유명한데,바람에 날린 모래가 백사장을 이루어 사냥터로도 유명했다.아마도 황해도 사람들은 이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기억 속에 아련히 간직하고 있으리라. 연평파시에는 황해도,경기도,평안도 등 각지의 배가 몰려들었다.연평도 조기는 멀리 남지나해에서 북상한다.이들 중 선발대는 음력 3월 하순에 이미 연평도에 당도하며,후발대도 4월 초파일 무렵에는 모두 연평도 해역에 도착한다.연평도에서 4월 초파일을 ‘조기의 생일’이라고 부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칠산바다에서 곡하사리가 펼쳐졌다면,인천과 연평바다에서는 소만사리가 펼쳐졌다.조기잡이가 끝나는 5∼6월은 ‘파송사리’로 불렸다.반면에 새우잡이를 포함한 모든 고기잡이가 완전히 끝나는 10월은 ‘막사리’라고 불렸다. ●개성으로 서울로 팔려갔던 연평 조기 1968년,조기잡이가 공식적으로 퇴장할 때까지 수천 척의 배들이 줄지어서 포구에서 당섬까지 배를 디디고 걸어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연평파시의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뱃사람들은 어로에 쓰일 나무와 쌀,물 따위를 이곳에서 장만하였으니,이런저런 장사꾼들이 몰려들어 극성을 떨었고,300곳이 넘는 술집이 번성하여 수많은 여성들이 몸단장하고 뱃길에 지친 사내들을 기다렸다.배들이 몰려오면 물동이를 머리에 인 아낙과 처녀들은 허리께까지 바닷물에 적시며 배 있는 곳까지 다가가 물을 팔았다. 조기가 잡히면 시선배가 몰려왔다.마포나루에서 얼음을 잔뜩 실은 시선배들이 땔깜,식량 따위를 싣고 연평도까지 와서 사로잡은 조기와 맞바꾸었다.이 중 일부는 해주항을 거쳐 개성 부잣집으로 실려가기도 했다.얼음에 차곡차곡 채워진 조기들은 강화도 북단을 지나 곧장 한강으로 들어 마포나루에 물산을 풀었다.경강상인(京江商人)으로 불린 이들은 서울의 생선 공급을 도맡아 했다. 그러나 중선배 등에 의한 선단어업만이 연평어장의 주업은 아니었다.당연한 결론이지만,고기가 풍부했을 당시에 연평도를 둘러싼 곳곳에 설치되어 있던 어살을 통한 자연어법이 차지하는 어획고는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이곳 어살어업의 어획량을 명기한 문헌자료는 없다.그러나 ‘조기떼가 몰려와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못이루었다.’는 구전에 비추어 볼 때,만만치 않은 고기들이 어살을 통해 어획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 ●‘조기잡이의 신’ 임경업 장군 이 어살은 또 임경업 장군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연평도에는 임경업 장군을 모신 충민사(忠愍祠)라는 사당이 전해진다.임 장군 굿당이었던 자리에 후대에 충민사란 당을 새로 지은 것.서해안 어부들은 임경업 덕분에 조기를 잡게 되었다는 믿음을 지니고 열성으로 임 장군을 섬겨왔다.임경업은 최영과 더불어 무속신앙의 조종(祖宗)으로 모셔지는 인물.특히 연평도 임경업당은 ‘민간신앙의 메카’로서 수많은 고기잡이배들의 순례지였다. 병자호란이 끝난 뒤,조선과 청국의 갈등구조에 휘말린 임경업이 마포나루를 출발해 중국 산둥반도 등주로 가던 도중에 잠시 연평도에 들러서 구찌나무가지를 꽂아 만든 어살로 바다를 막았더니 조기가 하얗게 걸려들어 뱃꾼들을 배불리 먹이고 무사히 중국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연평도에서 탄생하였다.그로부터 임경업은 ‘조기잡이의 신’으로 군림하면서 황해 어민들의 추앙을 받는 신이 되었다. 연평도의 임 장군 설화는 여러가지 점에서 함축적 의미를 내포한다.명말청초의 격동기를 살았던 한 장군의 고난에 찬 삶,그리고 그가 어살이라는 생업도구를 통하여 조기의 신으로 변신하게 되는 신화탄생의 생생한 장면을 알려준다. 연평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어살은 당섬과 모니섬 사이 안목이라 부르는 곳에 있다.숲이 우거진 모니섬은 당섬과 연륙되어 이어진다.인천에서 배를 타고 연평항으로 들어서자면 뱃전의 왼쪽 방향,소연평도 쪽으로 거대한 어살이 한눈에 들어온다.소연평도와 대연평도가 마주보는 길목인 안목에 유서 깊은 어살이 자리잡고 있는 것.‘임 장군이 뽀르세나무를 꽂게 하자 가시마다 조기의 눈이 꿰어서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는 그 현장이다. ●연평도의 삶 고스란히 담긴 안목어살 안목은 예로부터 연평도 어업생산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연평도의 물살은 상당히 빠른데 그 중에서 당섬과 모니섬 사이의 길목이 가장 가파르다.그 물목에 길이 100여 m의 어살을 설치하였다.이 어살은 현재 12명이 공동 소유하고 있다.예전에는 17인이 공동소유했는데,고기가 들지 않자 차차 소유권을 정리해 지금은 12명으로 줄었다.그나마 지금은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어살의 어획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소유권을 사고 파는 일 자체가 무의미해진 탓이다. 안목어살은 조기가 많을 때는 동(1000마리)을 거두기도 했다.‘안목은 고기반 물반’이란 말도 여기에서 유래됐다.조기가 사라지고 난 다음,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홍어 농어 같은 고기가 워낙 많이 잡혀 등짐으로도 지고 오지 못할 정도였는데,9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는 3∼4일에 광어 한마리도 안 걸린다고 이곳 어부들은 푸념이다.간재미나 병어 한 두마리가 어쩌다 잡히는 정도란다.‘삼마이그물’이 들어와 20년이 넘게 불법으로 바다를 훑어대 고기씨가 마른 탓이다. 인구 수십호를 넘지 못하는 자그마한 섬에 당대의 풍운아 임경업이 배를 몰고와 정박했다가 중국으로 떠났다면,그의 출현 자체가 대단한 회오리바람이었으리라.모니섬과 당섬 사이의 안목어살을 조사한 결과,신화에 등장하는 바로 그 어살이 21세기에도 이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으니,신화와 어로기술이 결코 따로가 아님을 재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안목어살은 이렇게 연평도의 삶과 신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니,안목어살을 보지 않고 어찌 연평도를 다 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왕년의 조기잡이 메카 ‘연평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4)왕년의 조기잡이 메카 ‘연평도’

    ●전설로만 남은 바다의 시장 ‘파시’ 왕년에 ‘조기잡이의 메카’였던 연평도는 이제 꽃게잡이로 근근이 삶을 이어간다.그저 오지의 섬으로만 알려졌을 뿐이나,황해도와 매우 가까운 연평도는 분단 이전만 해도 결코 머나먼 낙도가 아니었으며,중국에 이르는 뱃길의 중요한 기착지이자 해상교통의 요지였다. 연평도는 20세기 중반까지도 조기잡이로 명성을 날렸다.‘세종실록지리지’에서,‘토산은 석수어(조기)가 남쪽 연평평(延平坪)에서 나고,봄과 여름에 여러 곳의 고깃배가 모두 이곳에 모이어 그물로 잡는데,관에서 그 세금을 거두어 나라 비용에 쓴다.’고 하였다.조선 전기부터 조기떼가 대규모로 잡히고 있었음을 말해준다.‘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영광의 파시평(波市坪)과 더불어 황해도 연평평의 조기잡이가 등장한다. 파시 같은 ‘바다의 시장’은 너무 일찍이 사라져 흥청거리던 파시의 풍경은 이제 전설로만 남게 되었다.연평파시는 연평파시평,연평작사라고도 불렸다.지금은 조기의 씨가 말랐지만,불과 30∼40년 전인 1960년대까지만 해도 연평파시는 수천 척의 배와 어우러져 성황을 이뤘다.칠산파시와 더불어 최대의 조기어장을 형성하면서 남긴 이야기도 셀 수 없이 많다. 연평어장은 해주만 일대의 잘 발달한 리아시스식 해안과 자잘한 섬들을 포괄한다.미력리도 갈리도 장재도 초마도 같은 자잘한 섬들이 길목을 지키고 있어 연평열도로도 불린다. 인천에서 뱃길로 연평도엘 들어서자면 소연평도가 먼저 나타난다.해주 수양산의 정기를 받아 우뚝 봉우리가 솟은 소연평은 늘 실안개가 감도는 명산이다.그래서 산연평도(山延坪島)란 별칭이 붙었다.섬에 굴이 있고,거기에 용이 살고 있어 하늘로 승천한다고 전해오는 섬으로,사람이 승천하는 용을 보면,용이 그만 바다로 떨어져서 이무기가 되고 만다는 전설의 섬이다.소연평의 높은 봉우리는 뱃사람들의 항로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였다. ●연평도 서쪽 10~15리는 조기잡이 주어장 조선 후기와 구한말에 대연평 소연평 용매도 대수압도 소수압도 등이 모두 황해도 해주군에 속했다.오늘날에는 분단으로 인하여 남쪽으로 편입되었으며,여러차례의 행정구역 개편을 거쳐서 인천광역시 옹진군 송림면 연평리에 속하게 됐다. 조기잡이 중선의 주어장은 연평도 서쪽 10∼15리 인근 해상이었다.어구는 중선,건강망,궁선,어살 등이 쓰였다.중선은 연평도 앞바다보다도 서쪽에 길게 돌출한 황해도 등산곶(登山串 )근역과 구월봉 아래에서 조업을 했는데,수심 20m를 넘는 곳이다.구월봉 아래는 이른바 ‘구월이바다’로 불리는 구월반도가 길게 늘어진 곳이다.구월봉은 조기잡이배들이 자신의 위치를 판단하는 ‘가늠잡이 봉우리’다.‘등산이’와 구월이 앞바다는 자잘한 여와 모래밭으로 형성되어 있어 조기에게는 최적의 산란장이었다.옛 만호진이 있던 등산이라고도 부르는 등산포(登山浦)가 자리잡고 있으며,청송백사로 유명한데,바람에 날린 모래가 백사장을 이루어 사냥터로도 유명했다.아마도 황해도 사람들은 이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기억 속에 아련히 간직하고 있으리라. 연평파시에는 황해도,경기도,평안도 등 각지의 배가 몰려들었다.연평도 조기는 멀리 남지나해에서 북상한다.이들 중 선발대는 음력 3월 하순에 이미 연평도에 당도하며,후발대도 4월 초파일 무렵에는 모두 연평도 해역에 도착한다.연평도에서 4월 초파일을 ‘조기의 생일’이라고 부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칠산바다에서 곡하사리가 펼쳐졌다면,인천과 연평바다에서는 소만사리가 펼쳐졌다.조기잡이가 끝나는 5∼6월은 ‘파송사리’로 불렸다.반면에 새우잡이를 포함한 모든 고기잡이가 완전히 끝나는 10월은 ‘막사리’라고 불렸다. ●개성으로 서울로 팔려갔던 연평 조기 1968년,조기잡이가 공식적으로 퇴장할 때까지 수천 척의 배들이 줄지어서 포구에서 당섬까지 배를 디디고 걸어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연평파시의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뱃사람들은 어로에 쓰일 나무와 쌀,물 따위를 이곳에서 장만하였으니,이런저런 장사꾼들이 몰려들어 극성을 떨었고,300곳이 넘는 술집이 번성하여 수많은 여성들이 몸단장하고 뱃길에 지친 사내들을 기다렸다.배들이 몰려오면 물동이를 머리에 인 아낙과 처녀들은 허리께까지 바닷물에 적시며 배 있는 곳까지 다가가 물을 팔았다. 조기가 잡히면 시선배가 몰려왔다.마포나루에서 얼음을 잔뜩 실은 시선배들이 땔깜,식량 따위를 싣고 연평도까지 와서 사로잡은 조기와 맞바꾸었다.이 중 일부는 해주항을 거쳐 개성 부잣집으로 실려가기도 했다.얼음에 차곡차곡 채워진 조기들은 강화도 북단을 지나 곧장 한강으로 들어 마포나루에 물산을 풀었다.경강상인(京江商人)으로 불린 이들은 서울의 생선 공급을 도맡아 했다. 그러나 중선배 등에 의한 선단어업만이 연평어장의 주업은 아니었다.당연한 결론이지만,고기가 풍부했을 당시에 연평도를 둘러싼 곳곳에 설치되어 있던 어살을 통한 자연어법이 차지하는 어획고는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이곳 어살어업의 어획량을 명기한 문헌자료는 없다.그러나 ‘조기떼가 몰려와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못이루었다.’는 구전에 비추어 볼 때,만만치 않은 고기들이 어살을 통해 어획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 ●‘조기잡이의 신’ 임경업 장군 이 어살은 또 임경업 장군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연평도에는 임경업 장군을 모신 충민사(忠愍祠)라는 사당이 전해진다.임 장군 굿당이었던 자리에 후대에 충민사란 당을 새로 지은 것.서해안 어부들은 임경업 덕분에 조기를 잡게 되었다는 믿음을 지니고 열성으로 임 장군을 섬겨왔다.임경업은 최영과 더불어 무속신앙의 조종(祖宗)으로 모셔지는 인물.특히 연평도 임경업당은 ‘민간신앙의 메카’로서 수많은 고기잡이배들의 순례지였다. 병자호란이 끝난 뒤,조선과 청국의 갈등구조에 휘말린 임경업이 마포나루를 출발해 중국 산둥반도 등주로 가던 도중에 잠시 연평도에 들러서 구찌나무가지를 꽂아 만든 어살로 바다를 막았더니 조기가 하얗게 걸려들어 뱃꾼들을 배불리 먹이고 무사히 중국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연평도에서 탄생하였다.그로부터 임경업은 ‘조기잡이의 신’으로 군림하면서 황해 어민들의 추앙을 받는 신이 되었다. 연평도의 임 장군 설화는 여러가지 점에서 함축적 의미를 내포한다.명말청초의 격동기를 살았던 한 장군의 고난에 찬 삶,그리고 그가 어살이라는 생업도구를 통하여 조기의 신으로 변신하게 되는 신화탄생의 생생한 장면을 알려준다. 연평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어살은 당섬과 모니섬 사이 안목이라 부르는 곳에 있다.숲이 우거진 모니섬은 당섬과 연륙되어 이어진다.인천에서 배를 타고 연평항으로 들어서자면 뱃전의 왼쪽 방향,소연평도 쪽으로 거대한 어살이 한눈에 들어온다.소연평도와 대연평도가 마주보는 길목인 안목에 유서 깊은 어살이 자리잡고 있는 것.‘임 장군이 뽀르세나무를 꽂게 하자 가시마다 조기의 눈이 꿰어서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는 그 현장이다. ●연평도의 삶 고스란히 담긴 안목어살 안목은 예로부터 연평도 어업생산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연평도의 물살은 상당히 빠른데 그 중에서 당섬과 모니섬 사이의 길목이 가장 가파르다.그 물목에 길이 100여 m의 어살을 설치하였다.이 어살은 현재 12명이 공동 소유하고 있다.예전에는 17인이 공동소유했는데,고기가 들지 않자 차차 소유권을 정리해 지금은 12명으로 줄었다.그나마 지금은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어살의 어획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소유권을 사고 파는 일 자체가 무의미해진 탓이다. 안목어살은 조기가 많을 때는 동(1000마리)을 거두기도 했다.‘안목은 고기반 물반’이란 말도 여기에서 유래됐다.조기가 사라지고 난 다음,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홍어 농어 같은 고기가 워낙 많이 잡혀 등짐으로도 지고 오지 못할 정도였는데,9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는 3∼4일에 광어 한마리도 안 걸린다고 이곳 어부들은 푸념이다.간재미나 병어 한 두마리가 어쩌다 잡히는 정도란다.‘삼마이그물’이 들어와 20년이 넘게 불법으로 바다를 훑어대 고기씨가 마른 탓이다. 인구 수십호를 넘지 못하는 자그마한 섬에 당대의 풍운아 임경업이 배를 몰고와 정박했다가 중국으로 떠났다면,그의 출현 자체가 대단한 회오리바람이었으리라.모니섬과 당섬 사이의 안목어살을 조사한 결과,신화에 등장하는 바로 그 어살이 21세기에도 이어짐을 확인할 수 있었으니,신화와 어로기술이 결코 따로가 아님을 재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안목어살은 이렇게 연평도의 삶과 신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니,안목어살을 보지 않고 어찌 연평도를 다 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 [재계 인사이드] 명동 ‘큰손 3인방’ 사라지다

    1996년 12월 한화그룹은 계열사인 한화종금의 경영권 방어로 초비상이 걸렸다.대그룹의 계열사가 적대적 M&A(인수합병)에 휩싸인 것은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더욱 놀라운 것은 M&A 추진세력이 다름아닌 명동 현금시장의 ‘큰 손’이라는 점.이를 계기로 국내 대기업의 ‘숨은 전주’로 알려진 면면이 세간의 입에 오르기도 했다. 한때 국내 ‘지하 경제’를 주물렀던 명동 현금시장의 ‘큰 손’들이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다. 고 단사천 해성그룹 회장과 고 김종호 신한종금 회장에 이어 이규훈 용인대 이사장이 지난 10일 별세했다.이들은 명동 금융의 ‘3인방’으로 국내 지하경제를 좌지우지했던 ‘보이지 않는 손’들이었다.한화종금 인수를 주도했던 이학 우학문화재단 이사장의 부친이 고 이규훈 이사장이다. 이 전 이사장은 국내 부동산 재벌로 잘 알려졌다.금싸라기 땅이라는 서울 명동에 여러 빌딩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전국에 알짜배기 땅들을 소유하고 있다.단 전 회장은 지하 경제의 ‘현금왕’으로 불렸었다.1960∼70년대 웬만한 재벌치고 그의 돈을 빌리지 않은 곳이 없었다고 한다.김 전 신한종금 회장도 사채업으로 부를 축적한 ‘큰 손’이다. 이들 3인방은 제도권 경제에 편입되기 위해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단 전 회장은 한국제지와 계양전기,해성산업 등 5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그룹의 회장으로 명함을 바꿨으며,김 전 회장도 사채업에서 신한종금(옛 신한투자금융)으로 말을 갈아탔다.그러나 김 전 회장은 신한종금 지분을 둘러싸고 사돈관계인 국제그룹 양정모 회장과 법정 싸움을 벌여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이 전 이사장도 서라벌관광과 신극동제분을 설립하는가 하면 지역민방과 증권회사 설립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섰으나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승계 작업도 빨라지고 있다. 단 전 회장이 창업한 해성그룹은 3세 경영체제 구축에 들어갔다.장남인 단재완 해성그룹 회장은 최근 해성그룹의 지주회사인 해성산업의 주식 1만 8000주를 매도,이를 두 아들인 우영,우준씨가 각각 9000주씩 매수했다.이로써 두 아들의 보유 지분은 각각 148만 9000주(15.22%)로 늘어나게 됐다.반면 단 회장의 지분은 470만 7749주(48.14%)에서 273만 3749주(27.95%)로 줄었다.아직 단일 최대주주지만 두 아들의 지분을 합칠 경우 단 회장을 능가하게 된다.김 전 회장의 장남인 덕영씨는 두양그룹을 경영했으며,이 전 이사장의 장남인 이학 전 우학그룹 회장은 현재 재단 업무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동국제강 “2008년까지 매출 7조”

    동국제강은 2008년까지 철강 판재류 강화와 물류·해운·건설 등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매출 7조원을 달성키로 했다. 동국제강은 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일본 JFE홀딩스의 에모토 회장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사 50돌 기념행사를 열고 중장기 비전과 새 CI(기업이미지)를 발표했다.장세주 회장은 기념사에서 “인재와 혁신,열정을 향후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설정하고 변화와 성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철강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난해 3조 6000억원의 매출액을 2008년까지 5조원으로 확대하고,운송·물류·해운·건설 등의 신사업 진출로 2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예정이다.이를 위해 브라질에 합작 슬래브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한편 영국의 슬래브공장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또 충남 당진의 20만평 부지에 철강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영문 이니셜인 ‘D’와 ‘K’를 형상화한 새 CI를 선포하고,반세기의 역사를 담은 사사(社史)를 발간했다. 동국제강은 1954년 창업주인 장경호 회장이 쇠못공장 운영을 통해 축적한 자본으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철강공장을 설립한 것이 모태가 됐다.66년에는 국내 최초로 전기로 제강기술을 도입했고,71년에는 처음으로 후판공장을 준공했다.계열사로는 유니온스틸과 국제종합기계,유니온코팅,국제통운,동국통운,DK해운,부산항 4부두 등이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신비 벗는 토성의 고리] 각국의 우주탐사 경쟁

    지난 1일 카시니-호이겐스호가 토성 궤도에 진입,토성의 신비를 풀 영상 정보들을 보내오기 시작함에 따라 세계 각국이 벌이는 우주탐사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올해에만 벌써 5번째 우주탐사 관련 큰 성공 사례가 축적된 지난 1월 미국의 화성 탐사선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화성 표면에 안착,탐사 활동을 벌였고 지난 3월엔 유럽연합(EU)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가 발사됐다.지난달에는 민간기업이 제작한 최초의 우주선인 미국 스페이스십원이 비행에 성공했다. EU는 혜성 탐사선 로제타의 성공적 발사 이후 수성 탐사선 발사 계획을 추진하는 등 연구·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최근에는 유럽우주국(ESA)의 예산 문제를 해결하고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럽국가들간 전문가와 시설을 공유하고 공동 연구기관을 설립한다는 합의를 이뤄냈다. 러시아는 2014년 화성에 유인 우주왕복선을 보내고 2030년까지 화성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유인 우주선인 ‘선저우(神舟) 5호’ 발사에 성공한 뒤 달 탐사위성 개발과 제2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 6호’ 발사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2007년에 달 탐사위성을 발사하고 2010년까지는 무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며 2020년까지는 달 토양 샘플을 채취,지구로 가져올 것이라고 공언했다. 일본은 무인 달 탐사선 ‘루나A’를 올해에,달 착륙선 ‘셀레네’를 내년에 발사할 계획이며 인도 역시 2008년까지 달 탐사 위성을 발사하고 2015년까지 유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킨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열린세상] 경제 살찌우는 나라살림 되자면/송종국 과학기술정책硏 연구위원

    얼마 전 집사람이 깨알처럼 가계부를 적는 것을 보면서 어릴 적 어머님의 가계부가 떠올라 만감이 교차했었다.내 기억으로는 가장 많이 눈에 띈 내역이 콩나물,조기,신발 등등 생활필수품과 책값,수업료,전기료,곗돈 등이었던 것 같다.요즈음 우리 집의 지출은 아이들 교육비,연금 및 보험료,외식비,휴대전화를 비롯한 통신비의 지출과 노후대책 등이 꼭대기에 올라서 있어 그때와는 지출구조가 확연히 변했다.나라경제가 커진 만큼 가계소득의 규모도 커졌겠지만 생활양식도 변한 것이다.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은 가족 구성원의 미래성장에 대한 투자인 것 같다.어떤 형태로든 자식교육에 대한 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이것이 바로 우리 가계,나아가선 국가경제가 성장하는 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지난주 월요일 기획예산처가 향후 5년간의 나라살림살이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사회통합과 혁신을 통해서 우리경제의 재도약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참여정부의 국정과제를 앞으로 어떻게 수행할지 풀어 놓은 살림 보따리인 셈이다.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경제 환경과 달라진 국정운용의 기조를 반영하기 위해서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그런데 과연 나라살림살이의 지출내역이 경제 활성화와 민생복리를 뒷받침하는가를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우리 가계가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곳에 지출을 크게 해 왔듯이 정부예산도 경제를 살찌울 수 있는 곳으로 지출을 늘려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재정여건을 볼 때 성장잠재력의 확충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중기재정계획의 목표가 달성이 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우선 10여년 이상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사회복지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왔고 향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므로,이 부문에 대한 재정지출의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다.국방도 최근 미군감축 등과 관련하여 부담이 늘어나리라 예상할 수 있다. 더구나 공적자금 상환,신행정수도 건설,지방균형발전 등 대선공약사업에 대한 재정부담은 재정지출의 탄력성을 더욱 제약시킬 것이 뻔하다.결국 산업지원이나 SOC 및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경제사업 부문의 지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실제로 5년 후엔 이 부문의 지출이 약 3.7% 정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계획이 잡혀있다. 결국 정부는 줄어든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경제사업 내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이다.다행스럽게도 정부는 미래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R&D에 대한 지출을 재정의 증가율보다 2∼3% 정도 더 늘리겠다고 한다.과거와는 달리 산업지원을 위한 재정융자지출은 크게 줄이고,R&D 등 기술개발을 위한 지출은 증대시키겠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재정지출계획은 제대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폴 크루그먼이나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경제석학들이 지적한 대로 우리 경제는 이제 과거처럼 요소투입에 의존해서는 성장할 수 없으며 지식기반에 의한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그러자면 정부의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확충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R&D부문의 재정지출은 기초·원천기술개발이나 인력양성 등 민간기업에서 할 수 없는 부문에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차세대 성장동력개발도 단기간에 제품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실패할 것이다.5년 후 기술개발에 성공해서 기업화가 가능할 아이템이라면 이미 기업이 하고 있을 것이다.연구개발은 오랜 기간을 거쳐서 실패와 성공이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그 역량이 축적되고 결과도 나오는 것이다.기본원리가 발명되고 제품화에 응용되어서 시장을 창출하여 성공한 기업이 탄생하고,수많은 혁신을 통해 주력산업으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의 과정은 불확실성과 위험의 연속이다. 정부는 더 많은 위험을 가진 부문에 투자를 해서 시장의 실패를 보완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정부의 R&D를 수행하는 핵심 주체인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적어도 최고의 인력을 스카우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혁신해야 할 것이다. 송종국 과학기술정책硏 연구위원˝
  • 李총리 “犬兎之爭 없애고 상생정책 펼 것”

    “견토지쟁(犬兎之爭)처럼 불필요한 다툼을 없애고 상생정책을 펴겠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청 특강에서 참여정부 2기 국정운영계획을 설명하면서 ‘견토지쟁’이라는 고사성어를 써가며 국민화합과 노사협력을 유난히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견토지쟁은 중국의 고서인 ‘전후책’(戰後策)에 나오는 고사성어.‘개와 토끼가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둘 다 힘을 다해 죽는다.’는 말로 쓸데없는 다툼을 뜻한다. 이 총리는 특강에서 “소득과 사회적 규범체계가 지난 10년 동안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했는지를 보면 견토지쟁이라는 말이 생각난다.”면서 “불필요한 다툼보다는 서로 공감의 폭을 넓히고 이해의 폭을 넓혀 국가전략을 안정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또 “과거 정부가 여당에는 1급 비밀이 아니면 모든 자료를 다 가져다 주면서 설명하지만 야당은 신문보도를 보고 정부 정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았다.”면서 “앞으로 야당에도 정책에 대해 가능한 한 자세하게 설명하도록 각 부처에 지시하겠다.”고 밝혔다.친노동계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최근 노사분규에 대해서는 “지금의 노사현장은 70∼80년대 요구수준과 비교하면 이익분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쟁의 양상이 과하다고 생각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날 오후에는 신임 인사차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를 방문,박근혜 대표를 만나 박 대표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며 이해와 협력을 갈망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이 총리는 “민주화운동을 할 때는 박 전 대통령의 한쪽 면을 맹렬히 비판했다.”면서 “그러나 지나고 보니 박 전 대통령의 경제적 성과 없이는 이렇게 못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근대화와 민주화가 이렇게 압축적으로 짧은 시기에 된 나라가 없다.”고 했다.박 대표는 “말씀을 들으니 든든하다.”는 말로 화답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토막소식]

    ●노원구 행정동별 지번도 제작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노원구 행정동별 지번도’를 책자로 제작, 배포한다. 기본도면을 바탕으로 현장조사를 통해 최신 지리정보를 담은 이 지도는 A3 크기(축적 1:2300∼1:8200)로 62쪽 분량이다.가격은 2만 5000원.필요한 부분만 A2 크기로 낱장 구매할 수 있다.(02)950-3225. ●양천구 인터넷방송 1일 개시 서울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1일부터 주민들에게 다양한 생활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방송을 개시했다. 제공되는 콘텐츠는 ▲구정소식 ▲생활정보방송 ▲문화교양방송 ▲어린이방송 ▲시청자코너 ▲테마기획방송 등 6가지로 분류됐다.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구청장이 직접 나서 구민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이동구청장실’,주민들의 문화교양 수준을 높이기 위한 ‘양천시민대학’·‘양천문화광장’ 등이 있다. ●중랑구 원산지 표시 특별 단속 서울 중랑구(구청장 문병권)는 여름철 부패·변질 등의 우려가 있는 농·수·축산물을 대상으로 1∼16일 원산지표시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구 자체 단속반과 명예감시원을 투입해 감시활동을 하는 이번 단속에는 특히 수입 축산물을 국산으로 뒤바꿔 판매하는 행위 등을 중점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또한 농·수·축산물 부정판매업소 신고를 담당할 ‘부정유통 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할 계획이다.(02)490-3365. ●종로구 청소년 유해업소 단속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2∼28일 관내 일반음식점과 유흥주점 등을 대상으로 청소년 유해업소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한다. 지역별 단속일은 ▲2일 종로3·4가 ▲6일 종로5·6가 ▲7일 창신1∼3동 ▲9일 숭인1∼2동 ▲12일 교남·교북·무악동 ▲14일 가회·재동 ▲16일 동숭·이화·혜화동 ▲19일 명륜1∼4가동 ▲20일 부암·구기·평창동 ▲23일 삼청동 ▲26일 인사동 ▲27일 관철동 ▲28일 낙원동 등이다.(02)731-1360.
  • 여성작가 3人 눈길끄는 작품집 3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않았지만 자기 나름의 작품세계를 일궈온 여성작가 세 명이 나란히 작품집을 냈다.‘빙화’(세계사 펴냄)‘나의 피투성이 연인’(민음사 펴냄)‘행복’(창비사 펴냄)을 출간한 이나미(43) 정미경(44) 정지아(39)가 주인공.각각 ‘속도감과 힘있는 문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의 세계’ ‘변혁의 꿈 좌절 이후’ 등의 평을 들으면서 여느 작가와는 구별되는 독특한 영역을 확보한 이들의 개성있는 작품 세계로 들어가 본다. ●‘빙화’=내면의 상처 연대 통해 치유 8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92년부터 4년 동안 모스크바에서 유학한 작가의 경험이 오롯이 묻어나는 작품집이다.표제작의 제목이 처연하고 인상적이다.꽃은 꽃인데 얼음꽃이다.곱지만 차가운,아름답지만 곧 사그라질 이 모순이 공존하는 얼음꽃의 상징성은 작품집 전반에 배어 있다. 표제작 ‘빙화’의 여주인공은 모스크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 후배가 러시아 기숙사의 화재로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다.감정의 공황 상태에 빠진 주인공은 둘이 함께 어울렸던 장면들을 차분히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잡아 간다.그 과정을 다루면서 작가는 정듦과 이별,생성과 소멸이 부질없음을 들려준다. 작품집의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대개 위태롭다.상처입은 영혼들이기 때문이다.레즈비언의 비극적 운명을 통해 동성애자의 고통을 들여다보는 ‘푸른 등불의 요코하마’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로 이혼한 뒤 유학간 주인공을 다룬 ‘부활제’ 등은 그를 잘 보여준다. 평론가 정호웅은 “작품집 중심인물들은 거의 예외없이 상처로 인한 고통 속에 현실을 견뎌내는 투쟁자들”이라며 “깊은 연민의 마음으로 스스로 유폐된 이들을 바라보던 시선은 혼돈의 세계를 기꺼이 끌어안고 연대를 통해 상처가 치유될 것임을 암시한다.”고 해석한다.그 치유 능력은 작품 ‘봉인’의 주인공이 지닌 열정에 잘 녹아 있다.자신의 꿈을 찾아,가족들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러시아 유학을 강행하는 작품 속 주인공은 작가가 세상에 던지려는 메시지이자 문학에 거는 꿈으로 다가온다.“내가 매달리고 지켜 나갈 것은 이상과 열정뿐이었다.” ●‘나의 피투성이 연인’=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지난 2001년 늦깎이로 등단한 뒤 1년 만에 2002년 장편 ‘장밋빛 인생’으로 26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준비된 작가’임을 입증한 작가 정미경의 첫 작품집이다. “눈부신 글솜씨”“시뮬라시옹시대에 걸맞은 주제를 탁월하게 형상화” 등의 찬사를 받은 작가의 중·단편 6편을 모았다.특히 표제작은 그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주는데 다음의 표현에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그를 향해 전화기를 집어던질 수도,얼굴에 손톱자국을 낼 수도 없는 곳에 존재하는 사람에게 분노를 느껴야 하는 자신.분노를 폭발시킬 상대는 존재하지 않는데 살갗이 벗겨지도록 제 살을 긁어대야만 하는 자신만이 혼자 남아 있었다.”(96쪽) 주인공이 교통사고로 죽은 남편에게 갖는 배신감·분노의 심정을 옮긴 것이다.“모든 게 좋아.너의 모든 것이”라는 말이 온전히 자신만을 향한 표현인 줄 알았던 유선이 남편의 미발표 원고 파일을 정리하다가 죽기 직전까지 남편이 사랑한 숨겨 놓은 여인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망연자실하고 온 몸이 스멀거리는 가려움증에 시달린다.믿었던 사랑마저 가짜임을 보여주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시뮬라시옹(거짓 꾸밈)의 시대’를 소설로 그리고 있다. 그렇지만 작가는 이 가짜에 대해 삿대질하지 않는다.대신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에 연민을 느끼고 동정의 시선을 보낸다.표제작에서 고민하던 유선은 결국 남편의 유고집 출간을 포기하고 남편의 사랑을 ‘자기만의 것’으로 남기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행복’=행복할 수 없었던 이유 90년 부모의 체험을 살린 ‘빨치산의 딸’로 문학동네에 맨살을 보인 뒤 96년 제도권 문학의 통과장치인 신춘문예로 재등장해 녹록지 않은 실력을 보여준 작가의 첫 작품집이다. ‘노동해방문학’ 등에서 활약하며 “세상을 구원하는 글쓰기를 꿈꿨던” 작가의 작품 속에는 ‘좌절된 꿈’으로 인한 눌림과 그것을 극복해 가는 표정이 잘 드러난다. 표제작 ‘행복’은 “어머니는 남부군,아버지는 전남도당 소속”인 부모 아래서 자란 한 여교사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전개되는 작품으로 작가의 자전적 성격이 짙다.늙은 부모와의 첫 여행에서 주인공은 “빨치산 시절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자 귀착점”이었던 부모들이 현실에서 느낀 생소함과 그로 인한 어둠이 자신에게 미친 내력을 들려준다.평론가 김영찬은 해설에서 정지아 소설의 주인공이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런 상처의 외적 근원이 “좌절된 정치적 꿈에 대한 저린 상실감이자 희망 없는 현재의 삶에 대한 낯선 두려움이며,그래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갖게 되는 잔혹한 슬픔”이라고 분석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佛논문 “화성에 비 왔었다”

    |파리 AFP |화성에 물이 풍부했을 뿐만 아니라 한때 비도 내렸다고 2일 발간될 한 프랑스 연구논문이 주장했다.파리 사우스 대학 연구진은 2001년 10월부터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화성탐사선 오디세이에 장착된 열방출영상장치(테미스)가 보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연구진은 수백만년 동안 축적된 먼지를 적외선 이미지로 조사한 결과 비에 의해 흘려나간 흔적을 가진 마른 계곡들이 빼곡히 쌓여있는 것이 발견된 점을 증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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