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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핍박과 순응… 화폭 속 이주 한인들의 삶

    핍박과 순응… 화폭 속 이주 한인들의 삶

    ‘코리안 디아스포라(Korean Diaspora· 한인 이주)’. 한민족은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초까지 일본으로, 만주로, 연해주로 떠나갔다. 1945년 8월15일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광복을 맞이하자 그들은 앞다투어 귀국했다. 그러나 일부는 그 땅에 남아서 삶을 이어나갔다. 그곳에서 그들은 행복했을까? 고향을 어떻게 그리워했을까? 그들의 2~3세대들은 한국을 조국으로 받아들일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9월27일까지 전시하는 ‘아리랑 꽃씨: 아시아 이주작가전’은 1948년 정부 수립 이전까지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현재의 독립국가연합(CIS) 등으로 이주했던 1세대와 후손들의 작품을 통해 이같은 질문에 답을 주고 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방한한 재일교포 2세 노흥석 작가는 “일본과 카자흐스탄, 연해주에서 사는 동포들의 작품을 전시하게 돼 감개무량하다.”면서 “다른 지역, 다른 국가에 살아도 우리는 모두 한 뿌리다.”라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 카스티브주립미술관의 엘리자베타 김 큐레이터도 “3년 전에 기획한 전시가 이번에 열매를 맺게 됐다.”며 기뻐했다. 전시는 일본, 중국, CIS 등의 국가별로 나누고 있다. 우선 일본정부의 재일 교포 1세대에 대한 차별 문제로 고통받았던 작가들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재일교포 3세 작가 김영숙(35)의 작품 ‘쌀(rice)’은 차별과 차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품으로 95%의 일본쌀에 나머지 5%는 아시아 각국의 쌀을 섞어서 쌀 무더기를 만들어 내놓았다. 각국의 쌀 품종은 분리돼 있을 때는 서로 구별이 가능하지만, 섞어 놓으면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전시를 위해 방한한 김 작가는 “일본사회에서 차별이 사라진 것 같지만, 차별을 주제로 만든 작품들을 미국에서 전시했을 때 ‘그게 어때서’라는 반응이 나와서 당황했다.”면서 “사실 차이와 차별이라는 것도 민족과 인종이 완전히 섞여 있는 사회에서는 별일이 아닐 수도 있기에 새로운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루마리 휴지에 북한과 남한의 여권 표지를 번갈아가며 스탬프로 찍은 재일교포 3세 작가 김애순(33)의 작품 역시 조국을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교포사회의 분열이나 압력이 사실은 종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계급의식을 담아 리얼리즘 작업을 했던 조양규(1928~?) 같은 작가도 이번에 한국에 소개됐다.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비판해 일본으로 밀항한 지식인 조씨는 그러나 일본사회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1960년 결국 북송선을 탔다. 추측하건대 북한에서도 그는 적응하지 못했을 것 같다. 21세기 현대미술이라고 해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그의 ‘창고’ 시리즈는 자본이 축적되는 창고 앞에서 빈 손인 노동자의 모습을 담아 인간소외를 웅변한다. 재중교포 작가들의 작품은 소수민족으로서 중국에 동화된 조선민족의 특성을 보인다. 개혁·개방 이후 땅과 소(牛)를 나눠준 것에 기뻐하는 농민의 모습을 담아 1984년 전국미술전람회 우수상을 받은 임천(1936~2008)의 ‘소방울’ 같은 그림은 이른바 사회주의식 리얼리즘이다. 개혁·개방으로 혼란한 중국인들의 정체성도 박광섭(39)의 작품에서 나타난다. 분홍색 물방울 속에 갇힌 채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질식할 것 같은 그들의 모습은 사회주의식 자본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중국사회에서 옳고 그름을 파악할 수 없는,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보여준다. CIS 국가의 작가들은 1세대를 제외하고 더 이상 한민족적인 정체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자신의 할아버지와 어머니를 그린 세르게이 박(1922~2000)의 작품은 유채지만 물감의 번짐들이 마치 수묵화 같은 느낌이 살아 있다. 노동하는 즐거움을 보여주는 김현룡(1908~1993)의 작품 ‘들에서의 콘서트’, ‘일과 후’에서는 소련의 사회주의 이념을 보여준다. 2세대인 세르게이 김(57)의 작품 ‘선조’ ‘짓눌린’ 등에서는 상당한 미학적 성취를 만나볼 수 있다. 관람료 3000원. (02)2188-600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영역별 지상강의-수능의 맥] 언어, 수리 (가)·(나) 3회

    [영역별 지상강의-수능의 맥] 언어, 수리 (가)·(나) 3회

    ■ 언어-전체 흐름 파악 뒤 문제 정보 찾아야 제시문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눈에 띄는 단어 몇 개를 가지고 문제를 풀려고 하다보면 오답을 고르기 쉽다. 수능 출제자는 그렇게 단순한 사고의 문제를 출제하지 않는다. 수능은 글 전체의 흐름을 살피고, 제시문에서 필요한 부분의 정보를 찾아야 한다.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2007대비 9월 평가원 모의평가 인문] 한국사 연구에서 임진왜란만큼 성과가 축적되어 있는 연구 주제는 많지 않다. 하지만 그 주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지나치게 편향적이었다. 즉, 온 민족이 일치단결하여 ‘국난을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로만 제시되면서, 그 이면의 다양한 실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의병의 봉기 원인은 새롭게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종래에는 의병이 봉기한 이유를 주로 유교 이념에서 비롯된 ‘임금에 대한 충성’의 측면에서 해석해 왔다. ⓐ실제로 의병들을 모으기 위해 의병장이 띄운 격문(檄文)1)의 내용을 보면 이러한 해석이 일면 타당하다. 의병장은 거의가 전직 관료나 유생 등 유교 이념을 깊이 체득한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의병장이 의병을 일으킨 동기를 설명하는 데는 적합할지 모르지만, 일반 백성들이 의병에 가담한 동기를 설명하는 데에는 충분치 못하다. 미리 대비하지 못하고 느닷없이 임진왜란을 당했던 데다가, ⓑ전쟁 중에 보였던 조정의 무책임한 행태로 인해 당시 조선 왕조에 대한 민심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성들이 오로지 임금에 충성하기 위해서 의병에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임금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논리로 가득한 한자투성이 격문의 내용을 백성들이 얼마나 읽고 이해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의병의 주축을 이룬 백성들의 참여 동기는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 의병들은 서로가 혈연(血緣) 혹은 지연(地緣)에 의해 연결된 사이였다. 따라서 그들은 지켜야 할 공동의 대상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래서 결속력도 높았다. 그 대상은 멀리 있는 임금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가족이었으며, 추상적인 이념이 아니라 그들이 살고 있던 마을이었다. 백성들이 관군에 들어가는 것을 기피하고 의병에 참여했던 까닭도, 조정의 명령에 따라 이리저리 이동해야 하는 관군과는 달리 의병은 비교적 지역 방위에만 충실하였던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일부 의병을 제외하고는 의병의 활동 범위가 고을 단위를 넘어서지 않았으며, 의병들 사이의 연합 작전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의병장의 참여 동기도 단순히 ‘임금에 대한 충성’이라는 명분적인 측면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의병장들은 대체로 각 지역에서 사회ㆍ경제적 기반을 확고히 갖춘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전쟁으로 그러한 기반을 송두리째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의병장들이 지역적 기반을 계속 유지하려는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유교적 명분론과 결합하면서 의병을 일으키는 동기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한편 관군의 잇단 패배로 의병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없게 된 ⓓ조정에서는 의병장에게 관직을 부여함으로써 의병의 적극적인 봉기를 유도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관료가 되어야 양반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당시의 상황에서 관직 임명은 의병장들에게 큰 매력이 되었다. [문제] ⓐ~ⓓ 중, <보기>의 역사 자료 ㄱ과 ㄴ을 그 근거로 제시하기에 적절한 것을 순서대로 배열한 것은? ㄱ. 왜적이 대동강변에 나타나자 조정의 대신들은 피란을 떠나기 위해 먼저 평양성을 나섰다. 이에 성안의 아전과 백성들이 난을 일으켜 칼을 빼어 들고 그 길을 막으면서 크게 꾸짖어 말하였다. “너희들은 평소에 나라의 녹봉만 훔쳐 먹다가 이제 와서는 나랏일을 그르치고 백성들을 속임이 이와 같으냐?” ㄴ. “진실로 기운을 내고 떨쳐 일어나, 우리 조상 임금님들께서 남기신 은덕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창고에 가득한 물건과 벼슬자리를 나는 아끼지 않을 것이다. 살아서는 아름다운 칭송이 있을 것이고, 자손에게까지 은택이 흘러 전해질 것이니, 어찌 훌륭하지 않으랴!” ①ⓐ - ⓑ ② ⓑ - ⓐ ③ ⓑ - ⓓ ④ⓒ - ⓐ ⑤ ⓒ - ⓓ [풀이]기존 연구자들은 의병의 봉기 원인을 유교 이념에서 비롯된 ‘임금에 대한 충성’의 측면에서 찾았으나, 글쓴이는 그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며, 유교적 충의 이념에 따른 봉기에 앞서 혈연과 지연으로 묶인 지역으로서 마을을 지키기 위한 마음과 노력이 의병 봉기의 직접 원인이라고 보았다. 즉, 의병의 입장에서는 가족과 마을의 수호를, 의병장의 입장에서는 지역적 기반을 계속 유지하려는 현실적 이해관계가 의병 봉기의 직접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 상당수의 수험생들은 ②번을 정답으로 골랐다. 그러나 정답은 ③번이다. <보기>의 ㄱ은 임진왜란 당시 평양성에 왜적이 침입하자 조정 대신들이 앞다투어 피란을 떠나는 행태에 대해 백성들이 꾸짖는 내용이다. 이것은 전쟁 중에 보였던 조정의 무책임한 행태로 인해 당시 조선 왕조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이 형성된 근거로 제시하기에 적절하다.(ⓑ) <보기>의 ㄴ은 ‘우리 조상 임금님들’이나 ‘벼슬자리를 나는 아끼지 않을 것이다.’, ‘자손에게까지 은택이 흘러 전해질 것이니’ 등의 내용으로 보아, 조정에서 의병장에게 관직을 부여함으로써 의병의 적극적인 봉기를 유도한 근거 자료로 적절하다. (ⓓ) [함정에 빠진 이유] ㄱ은 왜적이 대동강변에 나타나자 조정의 대신들이 피란을 떠나기 위해 평양성을 나섰고, 이에 성안의 아전과 백성들이 난을 일으켜 칼을 빼어 들고 그들을 꾸짖어 말하는 내용으로, 이를 전쟁 중에 보였던 조정의 무책임한 행태로 인해 당시 조선 왕조에 대한 민심이 상당히 부정적이었다는 내용의 ⓑ를 연결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ㄴ에서는 진실로 기운을 내고 일어나 조상 임금님들께서 남기신 은덕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창고에 가득한 물건과 벼슬자리를 나는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고 있다. 이는 조정에서 의병장에게 관직을 부여함으로써 의병의 적극적인 봉기를 유도한다는 ⓓ에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31%나 되는 학생들이 ㄴ의 내용을 자세히 보지도 않고 ‘아~ 이건 ⓐ에서처럼 의병들을 모으기 위해 의병장이 띄운 격문의 내용이겠구나.’라고 성급하게 판단하여서 ㄴ을 ⓐ와 연결하고 ②를 답으로 선택하는 함정에 빠졌다. 이만기 엑스터디 언어 강사 ■ 수리(가)-그래프 시각적인 분석을 [출제 유형 분석] 수학 2 미분은 매년 2문제 출제되고 있으며, 진위판정형 문제, 계산 문제로 출제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미분 단원에서는 그림으로 주어진 함수의 미분가능성 판정, 극점, 방정식의 실근 개수, 부등식 등 미분 전체의 소단원별 주제들이 융합되어 참 거짓 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2009년 수능에서는 극한과 미분이 통합 출제되었습니다. [대비 전략] 다항함수의 참거짓을 밝히는 유형은 최근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는 수식과 그래프를 통합하여 시각적으로 사고해야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함수의 미분가능성, 극대 극소, 방정식 실근의 존재와 개수 여부, 부등식 등은 도함수와 그래프의 개형을 이용하여 접근하는 미분의 대표적인 주제들입니다. 또한 절대값, 함수의 대칭성(우함수 기함수)을 이용한 함수들이 자주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 두어야 합니다. 다음 공식은 기억합시다. ■ 수리(나)-증명·반례로 참거짓 구분 [출제 유형 분석] 행렬 단원은 매년 가형에서는 2문제, 나형에서는 4문제가 출제되고 있습니다. 2009년 수능에서 출제된 문제유형을 분석해 보면, 가형에서는 단순 계산 문제 하나, 새롭게 정의된 행렬 집합의 대수적 성질에 관련된 진위판정형 문제가 있었고, 나형에서는 성분합, 거듭제곱과 역행렬에 관련된 문제 두 개가 추가로 출제되었습니다. [대비 전략] 위와 같은 유형을 행렬집합의 대수적 성질을 묻는 진위판정형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주로 행렬의 집합을 정의한 후 이 집합이 어떤 연산에 대해 닫혀있는지 혹은 역원(역행렬)이 존재하는지, 혹은 연산의 결과 어떤 성질이 있는지 등을 묻는 문제입니다. 특히 역행렬의 존재여부, 행렬 곱의 교환가능성, 행렬의 거듭제곱, 영인자의 특징에 관련된 참거짓 문제는 여전히 출제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중 다음 공식들은 다시 한 번 정리해 두어야 하겠습니다. 권혁민 종로학원 수리 강사
  • 신문과 블로그의 빅뱅 ⑧ 전문가에 들어본 국내 블로거 약점

    신문과 블로그의 빅뱅 ⑧ 전문가에 들어본 국내 블로거 약점

     “컴퓨터학원에 ‘프로블로거 반’이 다 있더라고요.”  1990년대 중반 개인 홈페이지 바람이 불었다면 몇년새 인터넷 유행의 진원은 단연 블로그다.국내 최초의 블로그 네트워크인 ‘태터앤미디어’를 이끄는 한영(36) 공동대표는 블로그 유행을 위와 같이 전했다.  블로그 관리 회사인 태터앤미디어는 130개의 파워 블로그를 파트너로 영입,기술 지원을 하고 광고 영업도 거든다.고커 미디어와 같은 미국의 블로그 네트워크 회사를 모델로 삼았다.  한국과 미국은 블로그의 시작부터 다른 데다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미국에서는 저널리스트와 같은 기존 전문가들이 먼저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한국에서는 일반인과 주부 등이 ‘온라인 일기장’으로 블로그 세상을 열었다. 즉 개인 홈페이지의 연장선에서 국내 블로그의 역사는 시작된 것이다.  그렇다면 블로그와 홈페이지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블로그 시작 1년 만에 방문자 1000만명, 트랙백 1000개, RSS 구독자 1000명 등 ‘트리플 1000 대기록’을 달성하며 파워 블로그로 첫 손 꼽히는 ‘독설닷컴(poisontongue.sisain.co.kr)’의 고재열(34)씨는 ‘네트워크’를 들었다.  누군가의 블로그를 읽고 그에 대한 의견을 자신의 블로그에 써 넣은 뒤 트랙백을 주고받으면 원래 글 아래 새로운 글로 가는 링크가 붙게 된다. RSS 기능을 이용하면 신문을 구독하듯 수백개 블로그의 최신 글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블로그의 네트워크 활용에 국내 블로거들은 소극적으로 임하는 것 같다고 고씨는 덧붙였다.  “아직 한국에서 블로그는 내 삶을 치장해서 슬쩍 보여주는 미니홈피 개념에 가깝다고 봅니다. 트랙백이나 RSS 같은 미디어 활용은 소수에 지나지 않죠. 하지만 블로그가 미디어 행위는 아니더라도 출판 행위라는 인식은 다들 하고 있어요.”  ‘1인 미디어의 대표주자’라 추앙받는 블로그지만 아직 한국 블로고스피어에서는 ‘프로 저널리즘’보다는 ‘아마추어리즘’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이 고씨의 진단이다.  고씨는 현재 시사주간 ‘시사iN’의 정치부 기자다. 기자, 정치인, 의사 등 소위 전문가 집단이 파워 블로거가 되려면 ‘맷집’이 중요하다고 고씨는 강조했다.  “오프라인에서는 기존 권위가 존중받고 거친 리액션도 없지요.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자기 존중감 없이 계급장을 떼고 붙어야 합니다. 성장통을 많이 겪어야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어요.”  특히 고씨 자신이 기자인 만큼 “기자들은 악성 댓글과 같은 리액션에는 훈련되어 있을지 몰라도 바쁜 일상업무 때문에 쉽게 소홀해지고 낙오한다.”면서 “블로그는 산수처럼 되는 게임이 아니니 꾸준하게 버티고, 새로운 방향으로 자꾸 틀어나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블로그는 1등부터 1000만등까지 등급 매기는 게임  고씨의 블로그 철학은 나만의 특색있는 ‘온리 원’ 주제를 가진 블로그가 하늘의 별만큼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에 대한 꾸준한 정보를 축적한 블로그가 있었다면 신종플루가 유행할 때 ‘대박’이 난다고 설명했다.  “블로그의 카테고리를 구체화해서 누군가에게 작은 아카이브(도서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블로그는 네티즌들이 관심을 두는 것에서,관심을 둬야 할 쪽으로 이끌어 가야 합니다. 한 블로그에 대해서 네티즌들이 지치는 주기가 빠르거든요. ”  고씨의 블로그 ‘독설닷컴’의 주제는 시사 및 현장취재 뉴스다. ‘식은 피자는 내놓지 말자.’는 원칙 때문에 그동안 남들 밥 먹고 쉴 때 블로그에 글을 썼다.  블로그에 하루 투자하는 시간은 3시간 정도. 주로 새벽에 글을 쓴다. 가족과 회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했지만 고씨 자신은 일 년 동안 900편 가까이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지치고 방전된 느낌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타점을 올리려면 타석에 많이 올라서 한번이라도 스윙을 더 해야죠. 현재 한국 상황에서는 전업 블로거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돈을 벌려고 왜곡된 블로그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요. 블로그의 광고 효용성이 높아지면 광고 단가는 올라갈 것이고 강의, 출판, 컨설팅과 같은 오프라인 비즈니스와의 연계도 내년 정도면 활발하게 형성되리라 봅니다.”  고씨는 블로그 전도사로 강연도 하고 있다. ‘독설닷컴’의 한달 수익은 100만원 내외다.  ●파워 블로거 한달 광고수익은 10만~100만원  태터앤미디어 공동대표 한영씨는 블로그 마케팅은 시장이 옮겨왔을뿐이라고 강조했다. 즉 예전에 지식인이나 미니홈피, 카페를 대상으로 했던 인터넷 마케팅이 블로그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온라인 광고비는 1조원이었다. 블로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이 관심을 갖고, 광고와 같은 수익모델이 붙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앞으로 블로그 마케팅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게 공통된 예상이다.  태터앤미디어와 계약을 맺은 파워블로거들이 받는 광고 수익은 월 10만~100만원으로 천차만별이다. 연예인과 기획사와 같은 전속계약 관계가 아니라 대등한 관계라고 한씨는 강조했다. 블로거들은 자유롭게 회사에 들어갔다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일부 파워 블로거들은 태터앤미디어와의 계약 이후 오히려 광고 수익이 줄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블로그 네트워크 회사의 도움없이도 자력갱생할 수 있다고 한씨는 설명했다.  미국의 파워 블로거들은 블로그 네트워크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고 의료보험을 제공받기도 한다. 월급 수준은 블로거가 일으키는 트래픽의 양이 감안된다.  블로그 네트워크가 한국 사회에서 필요한 이유는 현실적인 면도 있다. 포털사이트 등에 블로그의 콘텐츠를 판매하려면 인터넷 매체로 등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언론중재위원회의 심의와 같은 법적, 제도적 지원도 네트워크를 통해 보장받는다.  개인이 블로그를 통해 명성을 쌓고 부가수입을 올릴 수 있다면 신문은 어떻게 블로그를 활용할 수 있을까.  “종이신문의 독자가 줄어드는 것은 정부가 법으로 해결 못합니다. 온라인에서 읽힐 만한 기사를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이지요. 기자 한 명이 브랜드가 되는 세상으로 매체 환경이 변했습니다.”  한씨는 기자들이 기사도 쓰고 블로그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모델이라고 밝혔다. 언론사에서 기자들의 블로그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좋지만 어려운 일이며,기자들은 블로그에 대해 모르거나 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잘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블로그가 인터넷 검색과 광고 시장 강자될 것  한씨가 꼽는 블로그의 장점은 독특한 콘텐츠와 글쓴 이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는 ‘열린 소통’이다. 기존 미디어에서는 블로거처럼 세분화된 주제의 전문 기자나 언론사별로 차별화된 기사가 힘들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일주일에 4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한국의 파워 블로거들은 어떤 사람일까. 20대는 전업 블로거도 있지만 30대 이상은 대부분 부업 블로거다. 직업과 관심사는 다양하지만 세대는 집중된 편이다.  블로그도 온라인 뉴스처럼 역시 연예 관련 주제가 방문자 수도 많고, 광고 수익도 높다. ‘독설닷컴’은 시사 블로그로는 방문자 숫자가 압도적이지만 연예 블로그의 절반 수준이다.  때문에 고재열씨는 “연예 관련 콘텐츠도 올리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때 인터넷 유행을 선도했던 지식 검색은 현재 전문 블로그에 그 자리를 내준 상태다. 지식 검색이 트래픽을 불러모으면서 정보의 오용 현상이 나타났고, 지식인보다는 이제 이름있는 블로거에 몰리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의 블로그 시장은 완숙된 상태는 아니다. 고씨는 “지난 해는 전국노래자랑 지역대회 수준 정도로 아마추어 블로그가 사랑받고 우리끼리 즐거웠다. 앞으로는 프로들의 진중한 고민으로 블로고스피어가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블로고스피어에서 ‘아마추어리즘’이 옳으냐, ‘프로 저널리즘’이 맞느냐 하는 문제는 블로거 개인의 선택일 수 있다. IT 관련 특정 주제에 있어서는 블로거의 영향력이 어떤 매체보다도 크게 성장했다. 미국의 허핑턴 포스트와 같은 그룹 블로그는 정치분야에서 기존 매체의 영향력을 압도했다. 앞으로 블로그가 어떻게 성장하고 뻗어나갈지는 파워 블로거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발언대] 그린 투어리즘/엄재남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발언대] 그린 투어리즘/엄재남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800㎞에 달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40∼50일 동안 걸어 다니는 고생을 하고도 사람들은 인생의 자유를 느꼈다든지 또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얘기한다. KBS에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아름다운 길로 소개한 5000㎞에 달하는 차마고도 길을 몇 달에 걸쳐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사람들은 행복을 느낀다. 산업혁명 이후 물질성장이 최우선인 양 개인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고 기업은 이윤에 최상의 가치를 부여하고 M&A를 통해 확대를 거듭해 왔다. 우리나라도 ‘빨리빨리’를 앞세워 세계인들이 깜짝 놀랄 만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유명한 관광지, 세계적인 명소, 훌륭한 놀이시설, 호화 유람선 등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뭔가 가슴이 허전함을 감출 수가 없다. 이런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슬로투어(slow tour)를 계획하고 있다. 슬로투어, 슬로라이프, 슬로시티, 슬로푸드 등 느림의 미학이 허전함의 해답이다. 우리는 ‘빨리빨리’ 문화가 있었다면 외국은 패스트푸드로 대변되는 빠름이 세상을 지배해 왔다. 느림의 미학은 인간성의 회복이며 자연과의 동행이다. 또 지구온난화로 녹색이 시대적 코드이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 있는 곳이 그린투어리즘으로 불리는 농촌 관광이다. 농촌관광은 녹색관광, 그린투어, 에코투어, 슬로투어 등으로 불리고 있으며 팜스테이, 녹색농촌체험마을, 전통테마마을, 농산어촌체험마을, 자연휴양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도시민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놀멍·쉬멍·걸으멍으로 이름난 제주올레길, 진안마실길, 문경새재길 등 ‘걷기길’이 느림과 자연의 편안함을 함께 제공한다. 슬로투어는 한번의 여행으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접하는 것이 아니다. 옥수수를 따서 솥에 넣고 나무를 때면서 익기를 기다리는 맛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슬로투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 여름에는 슬로투어, 슬로라이프, 슬로푸드의 진정한 멋을 즐겨 보자. 엄재남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 “美 경기 6개월뒤 더 악화”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마틴 펠트슈타인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가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 사이클을 판단하는 기구인 전미경제조사국(NBER) 의장을 지낸 펠트슈타인 교수는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더블딥에 빠질 위험성이 높다.”면서 “6개월여 후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 3·4분기에는 경기가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더 나아질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4·4분기에는 경기가 또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펠트슈타인 교수는 4·4분기에 경기가 다시 위축될 것으로 보는 이유로 “연방 정부의 경기부양 프로그램 효과가 소진되고, 기업들의 재고 축적이 끝나는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지금 나오는 지표들이 경기 전망을 일부 밝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정한 회복세를 뒷받침하기에는 충분치 못하다.”고 강조했다. 펠트슈타인 교수는 이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FRB가 출구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FRB가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치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인플레를 선제할 수 있는 여러 기술적인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은 대부분 미국 경기가 최악의 상황은 넘겼지만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지난 20일 CNBC에 출연, “기술적 의미로는 미 경제가 연말까지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지만 통화 및 재정정책을 통해 미 경제가 직면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V자 형태의 가파른 회복이 아닌 U자 내지 W형 ‘더블딥’ 상황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kmkim@seoul.co.kr
  • 아빠는 취업 알선·자녀엔 교육 지원

    마포구가 위기가정을 대상으로 직업상담, 교육, 취업알선부터 보육, 자녀교육까지 통합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는 지난달 보건복지가족부가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위기가정 지원 프로젝트인 ‘희망복지 129사례관리사업’에서 시범 지자체로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업은 분산된 공공 사회부문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복지서비스다. 마포구와 영등포구를 비롯해 전국 10개 지자체가 선정됐다. 이에 따라 마포구는 실직, 질병 등으로 지원이 시급한 50여 위기가정에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취업, 보육, 교육 등 서비스를 지원하게 된다. 총 사업비 4000만원은 복지부와 구가 각각 50%씩 부담한다. 이영복 주민생활지원과장은 “마포구가 시범 지자체로 선정된 것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구립 고용복지센터를 운영하고, 다양한 고용지원 기관이 위치한 데다 2007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전문사례관리에 대한 경험이 축적된 것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마포구는 이처럼 공공 분야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통합형 복지서비스를 활용해 지역 위기가정 주민들의 자활을 집중 지원한다. 이에 앞서 주민센터와 자활관련 복지기관으로부터 지원이 필요한 100여 위기가정을 추천받았다. 현장방문, 면담 등을 통해 이달 말까지 최종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사업이 종료되는 오는 12월에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분기별로 전화 상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후 관리할 계획이다. 또 마포구는 현재 추진 중인 위기가구 지원책 ‘희망의 징검다리 사업’과 연계해 구청의 각 부서와 민간기관에서 시행되는 다양한 복지서비스도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신영섭 구청장은 “사업실패 등 갑작스러운 경제적 어려움으로 빈곤층이 된 경우, 단순 생계비를 지원하는 일반적 지원책이 아닌 자활 능력을 키워 스스로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단일 고로 첫 연산 500만t 시대

    단일 고로 첫 연산 500만t 시대

    포스코가 처음으로 단일 고로(高爐·용광로) 연간 생산 500만t 시대를 열며 세계 최고의 쇳물 제조 기술을 재확인했다. 포스코는 21일 광양제철소 4고로 개수 공사를 마치고 불을 새로 붙이는 화입식을 갖고 재가동에 들어갔다. 광양4고로는 5개월 간의 개수 공사를 걸쳐 내부용적이 기존 3800㎡에서 5500㎡로 확장돼 국내 최대 규모로 재탄생했다. 세계에서는 5번째로 크다. 그러나 생산 효율성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 포스코의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간 500만t(하루 1만 4000t 이상)의 쇳물을 생산한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1년치 철강재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이날 화입식에서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허남석 부사장(생산기술부문장), 조뇌하 광양제철소장(전무), 백인규 노경협의회 대표, 강동수 노경협의회 광양제철소 대표 등 5명이 고로 앞에서 발전기를 장착한 자전거 5대에 타고 동시에 페달을 밟아 최초 불꽃을 만들어 내는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은 “철강 볼모지인 대한민국에 최초로 고로를 가동한 지 40년이 안 돼 5500㎥의 초대형 고로시대를 연 것은 포스코의 설계·시공 능력과 운전·정비기술이 세계 최고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광양 4고로의 성공적인 개수, 재가동으로 포스코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인권·봉사활동… 왜 선진국 사람들만 하는 거지?

    인권·봉사활동… 왜 선진국 사람들만 하는 거지?

    1961년 독일 사회민주당이 ‘루르 지역에 푸른 하늘을’이라는 구호를 외치자 많은 사람들은 비웃었다. 당시 환경운동가들은 미치광이 취급을 받았다. 수십 년이 흐른 후 환경보호단체는 늘어났고,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등 세계의 정치가들은 ‘환경보호자’를 자처한다. 이런 격세지감의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인구 300만명 이상 국가 99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순위와 미국 인권기관 프리덤하우스가 분류한 자유국·부분자유국·비자유국의 상관관계를 따져 봤다. 그 결과 GDP 1만달러 이상인 25개국은 모두 자유국이고, 2500달러 이하인 39개국은 대부분 부분자유국·비자유국으로 나왔다. 우연의 일치일까. 독일 경제학자 페터 노일링은 이런 현상을 “부(富)가 모든 가치관을 바꾸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부가 인간의 의식과 태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자 가치를 변화시키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을 연상시킨다. 물론 부유한 나라의 가치가 더 옳고 선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부의 8법칙’(엄양선 옮김, 김호균 감수, 서돌 펴냄)에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풀어 놓는다. 우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고센의 법칙’과 ‘엥겔의 법칙’을 전제한다. 고센이 소비자 행동 법칙으로 제시한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등을 들며 “의식주 문제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는 의식주 해결의 효용이 크기 때문에 정신적인 가치를 소홀히 하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면 사람들은 정신적 가치에 중점을 두는 행동양식을 보인다.”고 말한다. 또 소득과 식료품비의 관계를 설명한 ‘엥겔의 법칙’을 응용하며, 부유해질수록 식료품비의 지출은 크게 늘리지 않는 대신 생활을 아름답게 만드는 지출을 증가시킨다고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부가 증가할수록 자신의 삶을 즐기기 위한 지출이나 타인을 위한 지출을 늘리고(1·2법칙), 현재의 삶에 급급하기보다는 더 나은 삶을 영위하는 미래에 관심을 두게 된다(3법칙)고 설명한다. 돈보다 시간의 가치를 중요시하고(4법칙), 경제활동에서 파생되는 부작용에 민감해진다(5법칙). 이를테면 산업화 진행에 따라 수반된 악취, 대기오염, 쓰레기 등의 부작용들을 심각하게 느끼며 해결하려는 것도 부의 수준에 달렸다. 환경오염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괴로운 현실이지만, 이들에게는 이런 상황을 개선할 경제적 여력이 없어 받아들일 뿐이다. 부가 증가하면 위험보다는 안전에 중점을 준다(6법칙). 1950~60년대 건설시대의 젊은이들은 ‘남자답게’ 위험을 무릅쓰고 돈을 벌어야 했지만, 이미 풍요로운 삶을 사는 선진국 젊은이들은 굳이 위험에 대항하면서까지 부를 축적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전쟁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개인적인 포상, 몸값과 노획물 등 부를 수반하는 전쟁은 가난한 나라에서는 여전히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해볼 만한 용감한 행동이다. 선진국 사이의 전쟁보다 가난한 제3세계 나라 사이에서 무력 분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다. 부가 늘어날수록 문제 해결 방식은 개인적이 되고(7법칙), 재산권 침해보다는 인격권 침해를 더 심각하게 여긴다(8법칙).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일 수 있다. 먹고살 만해지면 생각이 달라진다는 말로만 해석하면 그렇다.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이 선진적이거나 양심적이기 때문에 제3세계 국가의 자유와 인권, 환경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확인은, 제3세계 국가 사람들도 일정한 부를 쌓으면 ‘선진국적 가치’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부와 가난을 비교 대상으로만 여겼던 시각에서 벗어나게 하고,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부모 세대와 풍족한 자녀 세대의 사고와 행동 양식이 판이하게 다른 까닭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1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新아시아시대-성장의 원천] 美교육과 어떻게 다른가

    “우리도 미국교육에서 배우고 미국도 우리교육을 보고 배워야 합니다.” 가톨릭대 교육학과 성기선 교수는 지난해 미국 연수 시절 깜짝 놀랐다. 여기저기서 한국의 수학·과학 교육을 벤치마킹하고 싶으니 도움을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성 교수는 “한국 학생들의 학력이 높은 게 사실이고 압축적인 교수 방법에 나름의 장점이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학생들이 각자 수준과 취향에 맞는 수업을 선택해 듣기 때문에 전체 학력을 한꺼번에 끌어올리는 게 상당히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분명히 미국 교육에서 배울 점도 많다고 했다. 성 교수는 “미국은 경쟁에서는 떨어지지만 협력학습·체험학습 같은 것들이 잘되어 있다.”며 “결국 이런 것들이 사회 전체의 문화수준이나 인식수준을 높이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미국에서 어린 시절부터 공부한 조기유학생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떠난 회사원 김모(30)씨는 한국과는 달리 협력학습이 강조됐던 점이 인상깊었다고 했다. 김씨는 “한국에선 게임을 해도 상대를 밀어내고 내가 자리를 차지하는 식이었는데 미국에선 팀이 협력해서 목표를 완성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또 “입시에 대한 부담이 적다 보니 주변 친구들을 잠재적인 경쟁자나 이겨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게 되더라.”고 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떠난 박모(32)씨는 교육방식의 차이를 지적했다. 박씨는 “수학수업을 할 때도 교사가 문제 하나를 내면 학생들이 각자 나는 이 방법이 가장 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식으로 발표를 했다.”고 소개했다. 정답을 도출하는 시간은 느리지만 그런 과정에서 창의성을 기를 수 있었다는 얘기다. 교육방식이 다르니 성적 표기방법도 다르다. 학생들은 시험 성적을 등급으로 받지만 등수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다. 또 교사들의 서술형 평가가 학생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 기획-중산층 두껍게] ‘위기의 중산층’

    서울신문은 창간 105주년을 맞아 기획시리즈 ‘중산층 두껍게’를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전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 사회 기존 중산층의 빈곤층 탈락을 막고, 서민층의 중산층 진입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미래 중산층을 육성하는 이른바 ‘휴먼 뉴딜’의 관점에서 현상을 진단하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계층 양극화에서 벗어나 중산층이 폭넓게 자리잡는, 건강한 사회야말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직· 폐업 등으로 소득이 끊겼을 때 국내 한계 중산층 10가구 중 7가구(72.5%)는 빚을 얻거나 집을 처분하는 등의 비상대책 없이는 6개월을 채 못 버티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 등을 통해 축적한 자산이 그만큼 빈약하다는 얘기다. 이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 속해 있는 빈곤층과 같은 수준으로, 외부 충격에 취약한 한계 중산층의 현실을 보여 준다. 한계 중산층은 소득 규모가 중위소득의 50~70%인 계층으로, 통상 소득계층 10분위 가운데 아래에서 세번째인 3분위에 해당된다. 현재 한계 중산층은 200여만가구로 추산되고 있다. 16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 패널 시뮬레이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 3분위(2008년 기준 월 평균 185만원) 계층의 36.4%는 실직이나 폐업으로 생계 수단이 끊어졌을 때 기존 금융 자산으로 한 달 이상 버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빚을 내거나 집·점포·자동차 등 자산을 처분하거나 정부로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아야 한다. 1~6개월을 지탱할 수 있는 가구는 36.1%였고 1년 미만은 10.9%, 2년 미만은 6.7%였다. 2년 이상은 9.8%였다. 정상적으로 6개월 이상을 버틸 수 있는 가구는 전체의 4분의1(27.4%)에 불과한 셈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이 시뮬레이션 결과는 외식, 사교육비, 교양오락비 등에는 한 푼도 쓰지 않고 다른 소비도 기존의 70% 수준으로 줄였을 때를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생활유지 기간이 더 짧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빈곤층인 1분위는 1개월 미만 36.8%, 6개월 미만 35.1%, 1년 미만 8.1%, 2년 미만 7.3%, 2년 이상 12.7%로 3분위와 비슷했다. 안정적인 중산층인 6분위는 1개월 미만 13.1%, 6개월 미만 37.7%, 1년 미만 18.5%, 2년 미만 17.7%, 2년 이상 12.9%였다. 이 조사는 지난해 9월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가구소득 상실이 실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 정부도 이같은 중산층 와해의 심각성을 인식해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 등을 중심으로 ´중산층 키우기 휴먼뉴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긴 하다. 보건사회연구원 김태완 박사는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의 발생은 저소득층은 물론, 중산층에게도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면서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허리인 중산층 강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 이경주기자 windsea@seoul.co.kr
  •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 - 철강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 - 철강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밀려오기 전까지 세계 철강 산업은 펄펄 끓는 용광로였다. 국내 철강업체들도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실물경제 추락으로 수요처인 가전, 자동차, 조선 등 경기가 부진하면서 국내 철강산업에도 한파가 몰아쳤다.수익성 악화는 물론 투자 연기가 이어졌다. 재고가 급증하고 해외 수출도 여의치 않게 되면서 감산 후폭풍이 이어졌다. 굴지의 포스코마저도 창립 40년 만에 첫 감산에 돌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철강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연구·개발(R&D)투자를 늘리고 최첨단 설비와 환경친화적인 생산 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때릴수록 더욱 단단해지는 쇳덩이처럼 국내 철강업계도 어려울수록 경쟁력을 높여 가는 모습이다. ■ 포스코 - 친환경 파이넥스 공법 ‘용광로 패러다임’ 바꾸다 포스코가 초일류 철강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에너지 절감형 생산체제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제2의 영일만 기적’을 재연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올 초 취임 후 ‘환경경영’을 최우선적인 경영 철학으로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의 사업 환경은 환경과 경제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포스코의 비전을 충족시킬 대표적인 추진력은 파이넥스(FINEX) 기술이다.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장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최고의 에너지 절감 시스템이다. 15년의 연구개발 끝에 2007년 5월 성공적으로 준공해 세계 철강업계의 숙원을 풀었다. 일반적으로 고로(용광로)에서 철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철광석과 유연탄의 원료 가공 공장을 따로 둬야 한다.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많은 오염물질이 배출된다. 그러나 파이넥스 공법은 이 같은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해결했다. 철광석과 일반탄을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투입해 오염물질 발생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기존 공정과 비교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먼지의 배출량이 각각 19%, 10%, 52% 수준에 불과하다. 또 비산먼지 발생량도 28% 수준으로 대폭 줄일 수 있어 지구환경 보전을 위한 최적의 철강제조공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파이넥스 공법을 통해 1t의 쇳물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양은 세계 철강업계 고로 평균보다 3%나 낮다,”면서 “‘쇳물은 용광로에서 생산된다.’는 철강산업의 일반적 기술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획기적인 친환경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넥스 공법은 철강제조 공정이 단축되고 원료의 사전 가공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물질 방지 설비가 불필요해 동일한 규모의 용광로 대비 투자비가 80% 수준이다. 값 싼 원료사용으로 제조원가는 85% 수준에 그쳐 저원가·고효율을 자랑한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공법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장기적으로 용광로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최적 공법으로 정착시킨다는 복안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철강업계에서 차별적 경쟁우위를 결정짓는 전략적 핵심기술로 활용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포스코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달 말 멕시코 알타미라에서 고급 자동차 강판공장을 본격 가동한다. 연 40만t 규모의 고급강판을 생산해 북미 자동차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어 베트남에 연 120만t 규모의 냉연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연 465만t 규모의 포항 신제강공장, 연 200만t 규모의 광양 후판공장을 잇따라 가동한다. 포스코는 차세대 신성장동력을 ‘그린 에너지’에서 찾고 있다. 포스코의 출자사인 포스코파워가 진행 중인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연료전지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8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시장규모가 8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파워는 지난해 9월 포항시 영일만항 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공장을 준공했다. 연간 50㎿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생산한다. 일반 주택 1만 7000여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기존 최대 규모인 미국 코네티컷주 연료전지 공장의 두 배를 웃돈다. 포스코는 “발전용 연료전지는 투입되는 에너지량 대비 발전량인 발전효율이 47% 수준”이라면서 “태양광의 발전 효율 17%, 화력발전 30%에 견줘 월등히 높고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친환경설비를 갖춰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광양시 수어댐에서 공급받는 하루 17만t의 용수를 이용한 소수력(小水力) 발전설비를 갖췄다. 이 발전소는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으로부터 CDM사업 승인을 받아 향후 10년간 2만 6000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현대제철 - 일관제철소 완공땐 세계 톱10 현대제철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1953년 국내 최초의 철강업체로 출범한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업계를 선도하며 세계 2위의 전기로제강업체로 성장했다. H형강, 압연롤, 조선용형강, 시트파일, 무한궤도, 선미주강 등 6개의 세계 일류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명실상부한 종합철강회사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일관 제철소 공장이 준공되면 글로벌 경쟁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의 핵심 신성장 동력인 일관제철소는 충남 당진군 740만㎡(224만평)에 들어선다. 연간 400만t 조강생산능력의 고로(高爐·용광로) 2기를 건설해 열연강판 650만t과 조선용 후판 15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제철은 총 조강생산량 1850만t의 글로벌 철강업체로 떠오른다. 특히 고품질 강판 생산을 통해 조선, 기계, 가전, 자동차 등 국가 핵심산업의 경쟁력도 덩달아 올릴 수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한국철강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상하공정 간 불균형으로 연간 1600만t 이상의 열연강판과 슬래브 등 판재류 소재를 수입하며 만성적인 소재 부족에 시달려 왔던 철강 수급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무척 크다. 일관제철소 건립 사업이 우리 경제 일자리 창출의 숨통을 틔울 보고(寶庫)가 될 전망이다. 대규모 장비와 물량 투입을 통한 생산유발 효과 등 경제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관제철소 완공에 따른 직접 고용효과는 4500명, 건설에 따른 직간접 고용창출효과 9만 3000여명, 제철소 운영에 따른 직간접 고용창출효과 7만 8000여명이 예상된다. 또한 제철소 건설 기간에 일관제철소와 관련된 직간접 생산 유발효과는 13조원, 이후 제철소 운영에 따른 생산 유발효과도 연간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은 2011년 고로 1, 2기 완공 이후 안정적인 수익기반이 조성되면 400만t 규모의 고로 1기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의 조강생산능력은 2250만t 규모로 확대되면서 세계 10위권의 철강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제품 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7년 2월 설립된 현대제철연구소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석·박사급 연구진 2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향후 자동차그룹 차원에서 석박사급 연구진을 400여명까지 충원할 계획이다. 현재 연구원들은 철광석과 유연탄의 산지별 품질을 검토하고 최적의 원료 배합 기술을 축적하는 ‘원료배합 패턴 최적화’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광석과 유연탄은 산지에 따라 품질 수준에 차이가 커 이를 적절히 배합하는 기술에서 제품의 품질과 원가경쟁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연구소는 향후 열연강판 120종과 후판 105종 등 모두 225종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이 조강생산과 열연강판 제조분야를, 현대하이스코가 냉연강판 제조분야를, 현대·기아차가 완성차 개발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프로세스 단계별 연구개발’을 진행시켜 기술개발 분야의 시너지효과 극대화도 기대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 - 중공업

    코리아 대표기업 세계로 - 중공업

    국내 산업 가운데 가장 창조적인 업종을 꼽으라면 정보기술(IT)과 전기·전자를 꼽는 이가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세계가 한국 기술에 놀라워하는 대표 업종은 플랜트와 종합기계, 조선 등의 중공업 분야가 첫 손에 꼽힌다. 기존의 상식을 깨는 아이디어로 원가를 절감하고 이를 벤치마킹하는 해외 유수의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땅에서 배를 만들고, 떠다니는 플랜트에서 원유를 캐고, 조립한 담수 설비를 통째로 운반해 공기를 단축하는 방법들은 쉬운 듯하면서도 ‘상식 파괴’에 속한다. 상식을 깰 수 있는 기술 확보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단일 기업이 세계 시장점유율 40%를 넘나들고, 업종으로 확대하면 70%에 육박한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수요 감소로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제2 도약을 위한 ‘상식 깨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 STX - 韓·中·유럽 잇는 생산거점 마련 STX그룹이 사상 유례가 없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종합 조선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TX는 지난해 세계 최대 크루즈 건조사인 STX유럽(옛 아커야즈) 인수를 마무리했다. 올해 중국 다롄 조선해양생산기지 가동을 본격화해 유럽~한국~중국을 잇는 글로벌 3대 생산거점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 이를 통해 일반 상선에서부터 여객선, 해양플랜트 및 방위산업용 군함까지 조선 4대 분야 전 선종을 건조하는 기술력도 함께 확보했다. 특히 STX유럽이 담당하고 있는 크루즈선 부문은 국내 조선업계가 아직 손대지 못한 미개척 분야다. 기존의 국내 선박건조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STX유럽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극지 쇄빙선에 대한 원천기술도 갖고 있다. STX는 “크루즈선, 특수선, 방산용 군함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만큼 STX유럽 자체 생산성 향상과 계열사와의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총면적 550만㎡(170만평) 규모의 STX 다롄 조선해양 생산기지는 STX그룹이 직접 건설한 첫 해외 조선소로 STX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핵심축이다. 2012년까지 연간 선박블록 100만t, 선박용 엔진 200대, 선박건조 67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특수선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STX그룹은 해양플랜트 사업의 STX조선해양으로 이관한 바 있다. 향후 ‘부유식 원유생산저장 설비(FPSO), 드릴십, 반잠수식 리그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STX그룹은 해외 초우량 회사와의 합작을 통해 미래 수익을 적극 창출하는 발판으로 삼고 있다. STX팬오션은 틈새시장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12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사무소를 현지법인으로 승격하는 등 현지 영업력을 강화했다. 또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중동,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 벌크 및 탱커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조선 기자재를 생산하는 STX엔진과 STX엔파코도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잰 걸음을 걷고 있다. 이처럼 초일류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STX의 노력이 조만간 큰 결실을 볼 전망이다. 브라질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곧 발주할 28개의 해양플랜트 수주 가능성이 높다. STX는 브라질 내에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고,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STX그룹은 신기술 개발을 통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STX R&D센터는 600여명의 연구원들이 상주하며 선박 건조의 공법 및 각종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대우조선해양 - 오만과 계약 年100억원 로열티 수익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낸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전략에서도 한발 앞서가고 있다.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현지 밀착 마케팅으로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외 합작조선소 건설을 통한 글로벌 경영을 구현하고 있다. 오는 2016년까지 오만 정부가 추진하는 수리조선소의 설계와 건설, 장비 구매 등의 컨설팅을 진행한다. 완공 후에는 대우조선해양이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해 위탁 경영하게 된다. 2006년 9월 오만 정부와 ‘오만 수리조선소 건설과 운영’에 대한 위탁경영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선박이라는 하드웨어 중심의 수출에서 조선소 운영 기술이라는 지식 수출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투자에 대한 리스크 없이 연간 100억원 규모의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으며, 중동지역에 안정적인 수리 조선소를 확보하게 됨에 따라 이 지역을 운항하는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계약을 20년까지 연장할 수 있어 모두 2000억원 규모의 로열티 수입도 예상된다. 조선소 건설기간 설계, 감리, 자재 구매 및 생산인력 교육에 따른 추가 수입도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지난해 1월 나이지리아 국영석유회사와 손잡고 합작 해운사인 ‘나이다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부터 원유운송을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나이지리아 정부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성공한 사례로서 다른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크루즈선과 물 위를 1∼5m 떠서 고속으로 운항하는 차세대 해상운송 수단인 위그선(Wig Craft)이 향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신조선 사업이라 판단하고 연구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브라질 국영기업인 페트로브라스 등 대형 석유업체의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약 3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400억달러가량의 선박과 해양 설비 수주 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두산중공업 - 原電 등 3대분야 기술 독보적 ‘세계 시장점유율 10% 이상, 세계시장 규모 5000만달러 이상, 수출규모 500만달러 이상….’ 지식경제부가 뽑는 세계 일류상품은 이처럼 조건이 까다롭다. 두산중공업은 2000년대 이후 모두 7개의 세계 일류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발전과 물, 원자력발전 등의 3대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2001년 해수담수화 플랜트가 세계 시장점유율 42%로 1위를 기록하며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2005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쇼아이바 3단계 담수플랜트를 8억 5000만달러에 수주하는 등 해수담수화 분야에서 2000년 이후 40%가 넘는 세계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담수화 설비에서 세계 최고가 된 배경엔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기술력이 있다. 두바이 담수연구개발(R&D)센터 설계팀은 담수 설비를 국내에서 조립해 통째로 운반하는 방식을 도입해 공기를 30% 이상 단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2003년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된 ‘배열회수보일러’도 세계 플랜트 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이란의 ‘마프나 발전프로젝트’와 요르단에서 ‘레합 복합화력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03년 한 해에만 배열회수보일러 분야에서 64기를 수주해 세계 시장점유율 32%로 1위에 올랐다. 대형 선박용 ‘크랭크 샤프트’도 세계적인 브랜드다. 크랭크 샤프트는 대형 선박에서 피스톤의 직선 왕복운동을 회전 운동으로 바꿔 프로펠러 축에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 길이 27m, 무게 414t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크랭크 샤프트를 제작했다. 이와 함께 주·단조 분야에서는 원하는 두께로 철판을 가공하는 부품인 ‘냉간 압연용 워크롤’과 플라스틱 제품을 성형, 제작하는 데 쓰이는 금형강이 세계 일류상품에 추가로 선정됐고, 2007년엔 수력발전용 수차 주강품(터빈)과 선미 주강품이 세계 일류상품 대열에 올랐다. 최근엔 원자력 설비 제작기술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해 미국에서 발주된 3건의 신규 원전 프로젝트의 핵심 기기를 모두 수주하기도 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꾸준한 기술 개발과 경쟁력 강화로 세계 일류상품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세계 일류상품 선정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세계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손보사 상품가입 언제가 유리?

    손해보험사들의 실손의료보험 보장 한도가 오는 10월부터 90%대로 줄어들게 됨에 따라 어떤 상품을 언제 들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그동안 80% 보장상품을 내놨던 생명보험사들도 제도 변화에 따라 90% 보장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금감원 “보험료 인하… 천천히”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사 상품 가입 시기와 관련해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보상 한도 제한 이전에 가입하면 100% 보장 혜택을 누리지만 그 뒤에 가입하면 싼 보험료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90%로 보장 한도가 줄어들면 보험료 인하 효과도 있기 때문에 천천히 가입하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쪽에서는 보험료가 10~20%가량 내려갈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어차피 보험은 확률 싸움이기 때문에 큰 질병을 앓을 게 아니라면 싼 보험료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손보사 “몇천원 아낄바엔 미리”반면, 보험료 인하 효과는 적다는 반론도 크다.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료가 10~20% 정도 내려간다 해도 실손의료보험료 자체가 낮기 때문에 아끼는 금액은 몇천원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미리 가입해 두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장기 치료땐 생보사 상품 장점이와 함께 생보사 상품도 함께 고려해 봐야 한다. 원래 정액보장 상품만 내놓던 생보사들은 지난해 5월부터 실손상품을 본격적으로 내놨다. 그러나 위험률 통계 등 자료가 축적되지 않아 30여년 간 실손형 상품을 판매해온 손보사들이 100% 보장해 주는 것을 80% 보장으로 낮추다 보니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제 90% 보장이라는 동등한 조건 위에 서기 때문에 관련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생보사 상품의 장점으로 꼽는 것은 장기치료를 하는 경우다. 손보사 상품은 사고당 1년 한도로 입원 치료비를 보상하고 퇴원한 뒤 180일 이후 새로 입원했을 때에 한해 보상한다. 그러나 생보사 상품은 이런 제한이 없다. 통원치료비도 손보사는 ‘며칠’ 기준으로 보상하지만, 생보사는 ‘몇회’ 기준으로 보상한다. 반복적으로 계속 병원을 찾아야 하는 사람에게는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온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행정플러스] 계약실적증명 온라인 발급체제로

    조달청은 13일 입찰 및 PQ·적격심사시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실적증명 온라인 발급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나라장터에 축적된 자료와 외부기관을 연결한 ‘온라인 계약실적증명발급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는 발주처를 직접 방문해야 실적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온라인 발급에 따라 조달업체는 인력 및 연간 92억원에 달하는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각 발주처도 방문객 감소 등으로 업무 혼잡을 피할 수 있게 됐다.
  • 카악~ 괴물이다… 야만성·무질서·무지 속 내면의 야수 환상 속 이미지·쾌락을 불러내는 존재

    카악~ 괴물이다… 야만성·무질서·무지 속 내면의 야수 환상 속 이미지·쾌락을 불러내는 존재

    괴물이 각광받는 시대다. 어린이가 공룡을 좋아하는 것처럼 말이다. 현대인들은 괴물을 쿨(cool)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우주에서 방사선에 노출돼 DNA가 변형된 사람들을 그린 영화 ‘판타스틱 4’나 슈퍼맨의 어린시절을 그린 TV미니시리즈 ‘스몰빌’, 늑대인간과 뱀파이어가 활약하는 영화 ‘반헬싱’과 그 연작 시리즈들이 꾸준히 인기를 모으는 것을 보면 그렇다. 괴물은 비록 외모가 괴기스럽고 혐오스럽지만 자신의 뜻하는 대로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직장 스트레스와 억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끊임없이 금기의 세상을 상상하고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새달 3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괴물시대’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이 8월30일까지 ‘괴물시대’라는 제목의 전시를 연다. 괴물(monster)의 서양적 어원을 찾아가면, 라틴어로 ‘가리키다(monstrare)’와 ‘경고하다(monere)’라고 한다. 19세기까지 괴물은 광기, 악덕, 비이성, 위반 등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일탈을 공중 앞에 드러내 경고로 삼아야 하는 사람들을 의미했다고 한다. 이번 서울시립미술관의 괴물시대 전시기획은 공포스러운 그림과 추한 그림, 조각, 사진 등을 통해 시대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작가들의 예민한 정신세계와 인류와 불화하는 현대사회의 불협화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대인들이 괴기스러운 것을 발견하면 ‘괴물이다.’라고 손가락질하지만, 그 손가락질이 사실은 자신들을 향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폭력성과 야만성, 무질서, 무지 속에서 내면의 야수, 괴물을 찾아볼 수 있다. 이를테면 전시장 입구에 위치한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군부독재의 실상을 그려낸 안창홍의 불사조, 신학철의 ‘한국근대사’ 시리즈, 박불똥의 ‘사령관 각하의 부스럼’ 등은 낯익으면서도 낯선 그림이다. 2009년을 사는 사람들 중에는 1970~80년대 처절한 민주화 운동을 이미 잊은 채 민주화된 세상을 누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불사조 한 마리가 화살에 맞아 죽어가면서 수백만마리의 불사조를 탄생시키는 안창홍의 1985년작 불사조를 보면, 민주화의 새벽은 1960~70년대의 산업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찾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자각하게 된다. 군부독재 사회에서 부의 축적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보여주는 신학철의 작품도 오랜만에 본다. 가나아트의 이호재 회장이 2002년에 80년대 민중미술 컬렉션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는데, 그 안에 있던 작품들이다. 당시 기증작품 중에 오치균의 ‘인체’도 들어 있었다. 오 작가가 80년대 말 미국 유학시절에 그린 작품으로, 미국인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고통과 재정적인 궁핍으로 절규하던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오 작가는 현재 한국현대미술에서 가장 잘나가는 작가 중 하나이고, 당시 민중미술계열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기증 작품 목록에 끼어들어갔는지 모르겠다. 이 전시의 세 번째 섹션인 ‘내 안의 괴물’에서 볼 수 있다. 폐타이어로 대형 조각품을 만든 지용호의 ‘재규어5’는 쓰레기를 지속적으로 양산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고통을 공허한 재규어의 눈빛으로 보여준다. 스테인리스로 만든 칼과 나이프도 먹어치우는 탐욕스러운 검은 악어와 아름다운 꽃처럼 보이는 소가죽의 악취를 통해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김혜숙의 작업도 인상적이다. 아름다운 크리스털 원형 볼에 오줌을 담아 놓은 장지아의 설치작업 ‘P-tree’는 사회의 금기를 거부하며 새로운 생명을 키우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불결하거나 더러운 것은 오줌이 아니라, 그것을 그렇게 인식하는 인간의 차별화된 마음이 아닐는지. ‘착하고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굉장한 힘을 가진’ 괴물을 그려온 이승애의 아름다운 괴물 벽화와 곤충표본 상자에 모아 놓은 ‘미이라’ 연작도 볼 만하다. 연필만으로 그려 놀라운 표현력을 보여준다. 타투 작가로 잘 알려진 김준의 초기 작품 ‘지옥도’, 한꺼풀만 안으로 들어가면 붉은 살덩이뿐인 인간의 실체와 허위의식에 접근하고자 한 한효석의 ‘감추어져 있어야만 했는데 드러나고만 어떤 것들에 대하여 10’ 등은 충격적일 수 있다. 이 밖에 임영선, 류승환, 이한수, 김남표, 심승욱, 송명진, 호야, 전민수, 이완, 이재현 등 21명의 작가가 전시에 참여했다. 관람료 700원. (02)2124-8941. ●새달 22일까지 사비나미술관 ‘더블 액트’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의 ‘더블액트(Double Act)’ 전시에도 괴물은 존재한다.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은 1층에 전시된 서정국과 김미인의 ‘신종생물’ 시리즈다. 공룡이 빨간 날개를 달고 있는가 하면, 공룡의 얼굴은 사라지고 노란 꽃이 활짝 피어 있다. 황제펭귄에게는 진짜 날개가 달려 있기도 하다. 괴물은 2층에도 있다. 이 괴물은 ‘바나나맛 우유’ 시리즈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중고등학교 책상 위에 작은 트랜스포머들이 있는데, 로봇들과 전투기들이다. 수류탄 형상을 한 바나나맛 우유로 만든 작품들로, 강압적으로 우유를 마시게 했던 초등학교 시절과 몸에 그 우유를 소화할 수 있는 효소가 없어 배앓이를 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김과현(김원화+ 현창민)이 공동작업한 것이다. 작가 박진아와 이재현이 작업한 ‘도킹’과 ‘남자와 소년’ 등의 작업은 구상작품일 때와 경계선만 남겨 놓고 구체성을 없애버린 작품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모호할 때 관객이 느끼게 될 공포는 상상 이상이다. 지하 1층에 전시된 작가 최현주와 이종호의 작업 ‘감각과 지각’에는 인간의 환상 속에 숨어 있는 이미지와 쾌락을 불러내는 괴물이 도사리고 있다. 다름아닌 ‘소파’다. 이 괴물은 유쾌하고 거부할 수 없을 만큼 유혹적이다. 앉고 싶은 욕망에 휩싸이더라도 그러면 안 된다. 작품이기 때문이다. 해외 이주민 노동자들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그룹 ‘믹스라이스’ 작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제 순혈주의의 허위의식을 깰 때가 됐다. 8월22일까지. 관람료:1000원. (02)736-4371.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영역별 지상강의-수능의 맥] 언어, 수리 (가)·(나) 2회

    [영역별 지상강의-수능의 맥] 언어, 수리 (가)·(나) 2회

    ■언어-시상흐름 파악 뒤 시어 의미 찾아야 생소한 시가 출제되면 막연한 두려움을 지니는 수험생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시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 방법을 생각하지 않고 선입견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출제 의도와 달리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시어의 함축적 의미를 파악하는 유형은 시 문제의 기본적인 유형으로 시상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흐름 속에서 해당 시어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006학년도 대수능) (가)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 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넘엇 골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 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 어릴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틔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 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넘어, 골 넘어,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 박두진,「청산도(靑山道)」 (나)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황동규,「조그만 사랑 노래」 [문제] (가)의 ⓐ와 (나)의 ⓑ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와 ⓑ는 모두 화자가 추구하는 초월적 존재이다. ② ⓐ와 ⓑ는 모두 화자가 두려워하고 있는 부정적 존재이다. ③ ⓐ는 화자로 하여금 과거를 잊게 해 주는 존재이고, ⓑ는 화자와 반목하는 존재이다. ④ ⓐ는 현실의 모순을 심화하는 존재이고, ⓑ는 삶의 허무함을 깨닫게 해 주는 존재이다. ⑤ ⓐ는 화자를 슬픔에서 벗어나게 해 줄 존재이고, ⓑ는 화자의 방황을 유발하는 존재이다. [풀이] (가)는 생명력이 넘치지만 적막한 분위기를 지닌 청산에서 임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화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는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서도 보고 싶은 눈이 맑은 사람이다. 즉, 화자가 현재 간절히 그리워하는 대상으로 화자를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줄 존재라 할 수 있다. (나)의 화자는 사랑했던 과거와 단절하고 암담한 현실 상황에 놓여 있다. 화자는 이런 현실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즉, 화자는 사랑하는 대상과 이별하였다. ‘어제를 동여맨 편지’는 두 사람의 행복했던 어제와 내일을 단절시키는 편지이다. 여기서 ‘깨어진 금들’은 깨어진 추억의 상처를 드러내는 것으로, 그 추억의 빈자리엔 이제 ‘몇 송이 성긴 눈’만이 내릴 뿐이다. 결국 여기서 ‘눈’은 화자 자신의 모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는 화자의 방황을 유발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정답> ⑤ [함정에 빠진 이유] 이 문제는 시어의 함축적 의미를 전체 흐름 속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막연한 선입견에 의해 대충 정답을 찾게 되면 빠지게 되는 함정이다. 우선 작품 속에 드러난 시상의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가)에서는 먼저 ‘티끌’과 ‘벌레’가 들끓는 현실 세계, 즉 부정적인 모습과, 그런 모습과 대비되는 ‘청산’이라는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난다. 이러한 청산을 바라보며 화자는 자신을 구원해 줄 ‘눈 맑은 가슴 맑은’, ‘볼이 고운’ 사람을 기다리면서 ‘밝은 하늘 빛난 아침’으로 상징되는 밝고 건강한 세상이 도래하기를 열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그냥 대충 ‘초월적 존재’라든가, ‘현실의 모순을 심화하는 존재’라고 판단해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나)에서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는데, 이것은 사랑의 상실을 의미한다. 사랑의 상실로 인해 화자는 ‘그대’로 향하는 길과 그 밖의 모든 것이 단절되고 상실되었음을 느낀다. 사랑을 상실한 화자의 절망적이고 암담한 정서는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는 돌’,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 등에 투영되어 나타나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느끼는 존재의 불안감이 ‘땅 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하고’ ‘한없이 떠다니는’ ‘눈’의 이미지를 통해 드러난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막연히 부정적 의미를 지니는 ‘반목하는 존재’라든가, ‘삶의 허무함을 깨닫게 해 주는 존재’라고 인식하여 정답을 찾으면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언어영역 강사 ■수리(2나)-그래프 개형부터 이해를 [출제유형분석]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단원에서는 최대 최소문제나 방정식 부등식처럼 10-가,나에 대한 간단한 이해를 토대로 한 계산 문제가 출제된다. 평행이동이나 대칭이동, 이차함수와 역함수 등 10-가 나에서 배운 내용들이 융합되어 출제되기도 한다. 고난도 문제로는 밑의 변화에 따른 함수의 그래프에 대한 이해 및 활용을 다룬 문제가 출제된다. 이 문제는 밑의 변화에 따른 함수의 그래프 개형에 대하여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와 직선과의 교점을 그래프를 통하여 파악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하여 다룬 문제이다. [오답이유] 대부분의 학생들이 도형이나 함수의 그래프와 관련한 문제가 나오면 당황하여 실력발휘를 하지 못한다. 10-나 부분이 약하기 때문에 관련 문제가 나오면 자신감을 잃기 때문이다. 10-가·나 융합문제 중에서도 특히 함수의 그래프와 관련한 문제에 취약한 이유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풀이] [대비전략] 함수의 그래프와 관련한 문제들은 실제로 그래프를 그려가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10-가·나 융합문제에 등장하는 내용은 한정돼 있으므로 필요한 부분을 정리하여 자신감을 갖도록 하자. 그래프 관련 부분은 고난도 문제로 지속적으로 출제 가능성이 있으며 방정식의 실근이나 직선의 기울기 등과 융합되어 출제될 수 있다. ■수리(가)-연속성 문제 자주 출제 [출제유형분석] 수학2의 함수의 극한 단원에서는 유형별로 극한을 계산하는 문제나 미정계수를 결정하는 기본적인 계산문제가 출제된다. 도형이나 함수의 그래프와 관련한 극한 계산문제도 난이도 있게 출제된다. 함수의 연속성과 관련한 문제는 해마다 출제되는데 연속이 되도록 함수값을 구하거나 미정계수를 구하는 간단한 문제부터 함수의 사칙연산이나 합성 등과 관련한 고난도 문제까지 출제된다. 이 문제는 최근 계속 출제되는 함수의 연산과 연속성을 다룬 참 거짓 문제이다. [오답이유] 연속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수의 연산이나 합성 등과 관련하여 좌극한 및 우극한값 등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어야 풀 수 있는 고난도 유형이다. 함수의 그래프와 관련하여 극한을 계산하는 유형은 최근 들어 더욱 강조되는 출제경향이나 대부분의 학생들이 함수의 그래프와 연산 등에 대하여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상태에서 조건을 하나하나 따져봐야 하므로 오답률이 높은 문항이다. [풀이] 남언우 EBS 수리영역 강사
  • [기고] 한 -스웨덴 녹색성장 협력 계기되길/조희용 주스웨덴 대사

    [기고] 한 -스웨덴 녹색성장 협력 계기되길/조희용 주스웨덴 대사

    올해는 한국과 스웨덴 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스웨덴은 지난 2001년에 이어 올해 7월1일부터 유럽연합(EU) 의장국 활동을 개시, 올 하반기 27개 EU 회원국을 대표해 글로벌 경제위기와 기후변화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렇듯 우리나라와 스웨덴 양국에 의미 있는 해에 이명박 대통령이 스웨덴을 지난 11일부터 공식 방문 중이다. 한국과 스웨덴은 1959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50여년간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문화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교류와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이제는 명실공히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과거 정치·경제분야에 한정됐던 양국관계는 지난 반세기를 거치면서 사회, 교육, 과학 기술,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심화돼 왔다. 이러한 양국관계를 반영하듯 매년 양국간 4만명 이상의 인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톡홀름을 방문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이 찾는 노벨박물관에 한국어로 된 안내책자가 비치됐다. 스웨덴은 1950년 한국전 당시 야전병원 의료단 파견을 시작으로 그동안 한국의 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했다. 남북한과 각각 외교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중립국감독위원회(NNSC) 일원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우리나라가 괄목할 만한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정착을 이루면서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 제고됨에 따라 스웨덴 정부도 19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를 ‘매우 중요한 파트너’로 규정하고 양국간 교류 협력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최근 스웨덴 주요 기업들의 우리나라 진출도 급속히 확대돼 1000개 이상의 스웨덴 기업이 양국간 교역과 투자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정보기술(IT)·생명기술(BT) 분야와 재생에너지, 환경, 복지 분야에서의 협력이 급속히 늘고 있는 추세이다. 지난 50여년 간의 축적된 양국관계를 토대로 이제는 양국이 보다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국제사회에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각각의 역할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양국으로서는 단순한 양자 차원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및 글로벌 차원에서 다양한 이슈에 대해 공동의 협력방향을 설정해야 할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양국은 인권, 민주주의, 시장경제, 자유무역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더욱이 양국 국민 상호간 매우 긍정적이며 우호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양국간 협력의 전망은 매우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성숙된 양국관계를 기반으로 하여 이번 이 대통령의 스웨덴 방문은 지난해 4월 구스타프 국왕의 방한에 이어 양국 정상간 신뢰관계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양국관계를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스웨덴 동아시아박물관에 한국관을 설치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북유럽 지역에서 우리 문화를 보다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스웨덴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한 재생에너지, 환경, IT 분야의 양국간 협력관계에 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짐으로써 양국 공히 ‘녹색성장’ 전략을 추구함에 있어 파트너십을 보다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한·EU 자유무역협정(FT A)의 조기 체결 등 한·EU 관계에 있어 올 하반기 EU 의장국인 스웨덴의 적극적인 리더십을 확보함으로써 한·EU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격상을 위해 공동 노력을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희용 주스웨덴 대사
  • 다이어트 식품시장 급성장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다이어트 식품 시장이 성수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까지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 온 CLA(공액리놀레산)와 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HCA(가르시니아 캄보지아 껍질추출물)의 경합도 본격화되고 있다. CLA는 지난해 500억여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CLA는 홍화씨유 등에 들어있는 리놀레산을 화학적인 방법으로 추출, 생산한 제품이다. 몸속 지방세포를 스스로 파괴하도록 유도해 체지방 세포수를 감소시켜 주고, 체내 세포 속 열 발생 촉진으로 기초 대사량을 늘려 줘 체지방 축적을 억제시켜 준다는 게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밝혀진 CLA의 효능이다. 하루 권장섭취량인 2400~3000㎎을 식후 30분에 섭취하는 게 좋다. CJ뉴트라의 ‘디팻CLA플러스’, 한국암웨이의 ‘뉴트리라이트CLA’, 중외제약의 ‘중외슬림나이트CLA’, 한미약품의 ‘슬림CLA’ 등이 있다. 2006년까지만 해도 100억원대 시장이었던 것이 지난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HCA는 탄수화물 지방 합성을 억제해 복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을 줄여주는 데 효과적인 성분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개별인정 소재로 인정받은 뒤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탄수화물 지방 합성을 억제한다는 점이 CLA와의 차별점으로 곡류·면류·빵 등을 즐기는 한국인들의 체형관리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건강기능식품 업계 관계자는 “HCA 판매가 막 시작 단계이지만, 홈쇼핑에서 안정적인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면서 “올해 200억원대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루 권장 섭취량이 1500~3000㎎으로 최대 6000㎎을 초과하지 않는 게 좋다. CJ의 ‘디팻가르시니아’, 대상웰라이프의 ‘다이어트 가르시니아’, 한국야쿠르트 플러스엔의 ‘슬림핏 다이어트 가르시니아’, 일양약품의 ‘바디팻 가르시니아’, 풀무원건강생활과 대웅제약이 공동 개발한 P&D ‘슬림업HCA’ 등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다이어트 ‘약’이 아닌 보조제 역할을 하는 ‘식품’이기 때문에 실제로 살을 빼기 위해서는 운동 등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나 천연 추출 원료이기 때문에 특별한 부작용이 보고되지는 않았지만 관련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이 CLA와 HCA의 한계를 의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국건강식품협회 김연석 본부장은 10일 “CLA와 HCA관련 원료의 제품은 과학적으로 기능성을 검증받으면서 올해 약 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박찬호의 WBC, 박지성의 월드컵/김민수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박찬호의 WBC, 박지성의 월드컵/김민수 체육부장

    10여년 전 일이다. 동네 어귀의 꼬마들이 한껏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타선을 경쟁이라도 하듯 줄줄이 외우고 있었던 것. 이들이 토해 내는 타순의 정확성에 놀라기도 했지만 초등학생들에게까지 번진 메이저리그의 열기는 충격에 가까웠다. 이는 분명 다저스에서 뛰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1호 박찬호의 영향이었다. 당시 박찬호는 불같은 강속구를 주무기로 빅리그의 거포들을 돌려세우기 일쑤였다. 그는 교민들의 자랑이었으며 외환위기로 힘들어하던 국민들의 청량제였다. 이후 박찬호의 후광으로 김병현·최희섭·봉중근 등이 줄지어 메이저리그행 비행기에 올랐다. 메이저리그에 열광하는 국내 팬들의 폭증으로 눈높이도 높아졌다. 그럼에도 한국 야구는 여전히 일본의 2군 수준으로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06년 ‘야구 월드컵’인 초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는 박찬호·이승엽을 선봉으로 4강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게다가 제2회 WBC에서는 간판 스타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서도 봉중근·김태균·김현수·이용규 등이 숙적 일본과의 지긋지긋한 5차례 승부 끝에 준우승의 위업을 일궜다. 첫 대회 때 ‘변방의 반란’ 정도로 치부하던 미국 언론은 ‘위대한 도전’을 펼친 한국 야구를 분석하는 기사를 연일 쏟아냈다. 특히 일본은 무섭기까지 한 한국 야구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프로야구가 더이상 메이저리거에 연연하지 않고 이승엽·임창용·이혜천 등을 영입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부지불식간에 응축된 한국 야구의 힘에 우리 스스로도 놀랐다. 박찬호라는 걸출한 스타가 일으킨 바람은 저변 확대로 이어졌고 한국 야구는 세계 2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얼마 전 10여년 전과 같은 장면을 접했다. 동네 꼬마들이 박지성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 선수들을 줄줄이 꿰고 있었던 것. 흥미롭기도 했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흡족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무명이던 박지성은 마법을 부린다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들어 대표팀에 승선했다. 그는 탁월한 발재간이나 천부적인 골감각을 지닌 선수는 아니다. 히딩크는 그가 창의적으로 축구를 하는 몇 안 되는 한국 선수였고 멀티플레이어여서 낙점했다고 했다. 기대에 부응한 박지성은 스승을 따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서 뛰었지만 뚜렷한 활약이 없었다. 홈팬들의 비난까지 샀다. 그런 그가 세계 최고 클럽 맨유의 러브콜을 받았다. 국내외 관계자와 팬들은 의아해했다. 한국 마케팅 차원에서 영입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하지만 ‘여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아마도 박지성의 ‘두 개의 심장’에 주목한 듯싶다. 2005년 빠르고 거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지만 출장조차 버거웠고 부상도 잦았다. 하지만 그는 2008~09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팀의 한 축을 담당하기에 이르렀다. TV 앞에서 밤을 지새는 마니아들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박지성은 최근 설문조사에서 김연아를 제치고 최고의 스포츠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더욱이 세계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기침체기에 박찬호와 같은 청량제 역할까지 해냈다. 이제 한국 축구도 남아공월드컵을 도약의 무대로 삼아야 한다. 언제까지 본선 진출에 안주할 수만은 없는 노릇 아닌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자신감 등 한국 축구의 역량은 축적됐고 여건도 성숙됐다. 야구의 WBC처럼 말이다. ‘홈 4강’의 잡음을 완전히 걷어내야 할 적기가 아닌가 싶다. 허정무 감독이 원정 16강을 목표로 잡았지만 이는 최소한이다. 한국 축구는 지난달 말 현재 세계 48위이다. 내년 월드컵 뒤 랭킹 20위권은 무리일까. 김민수 체육부장 kimms@seoul.co.kr
  • [中위구르 유혈사태] 땅 몰수 富는 모두 한족 차지… 불만 폭발

    [中위구르 유혈사태] 땅 몰수 富는 모두 한족 차지… 불만 폭발

    올들어 두 번째다. 지난 3월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시위에 이어 신장위구르자치구 유혈사태까지 중국은 소수민족 분리주의 운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물론 지난 수세기 이들과 중국 당국과의 악감정이 축적돼 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분리주의 운동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중국의 5개 자치구 가운데 소수민족 분리주의 운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티베트자치구와 신장위구르자치구다. 중국 내부에서도 경제 수준이 열악한 곳으로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국내총생산(GDP)은 중국 31개 자치구 가운데 25번째, 티베트자치구는 꼴찌인 31번째다. 경제적으로 낙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소수민족들은 이를 크게 문제삼지는 않았다. 문제는 최근 10년간 중국 정부가 ‘서부대개발’을 발표하면서 이 지역에 자본주의가 유입되면서부터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GDP는 최근 5년새 1886억위안(약 35조원)에서 4203억위안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자원의 보고인 위구르 지역 개발은 중국의 국익과 관련된 중차대한 문제였던 까닭이다. 중국 정부는 이 지역에 한족 주민들을 대거 유입시켰고 사업 규모를 늘려갔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나온 부(富)는 모두 한족의 차지였고 위구르족은 소외됐다. 실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경제 중심지이자 수도인 우루무치는 한족의 이주가 늘어나면서 한족 인구가 70% 이상에 달하고 위구르족은 10%에 불과하다. 티베트자치구도 마찬가지다. 한족이 개발 사업을 독점하면서 티베트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커져갔다. 티베트 청년의 실업률은 70%에 달하며 의료·교육 등 혜택에서 소외돼 있다. 한족의 평균수명과 10~20살 이상 차이가 날 정도다. 결국 중국의 개방 노선을 통해 빠르게 유입된 자본주의가 ‘중화 패권주의’와 결합되면서 한족 이주민과 토착민 사이의 사회적 격차는 더욱 심화, 분리주의 운동이 가속화되는 환경을 만든 셈이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지난해 중국에 대한 무역검토보고서에서 “중국이 조화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면 빈부 격차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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