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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상)시대 정신을 담다

    [정부 3.0 ‘소통’코리아, 국민이 웃는다] (상)시대 정신을 담다

    21세기는 거버넌스의 시대다. 정치, 경제, 교육, 복지, 환경, 외교, 통일, 지방자치 등 어떤 분야이든 거버넌스를 외면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민·관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부처와 부처가 하나의 주제를 놓고 협치, 융합 운영해야 복잡다단한 문제가 좀 더 간명해지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한 실마리를 끄집어낼 수 있다. 박근혜 정부의 ‘정부3.0’이 표방하는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은 21세기적 거버넌스를 구현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자 민주주의 사회에서 실현해야 할 최상의 가치이며 과제다. 아직까지 불신과 우려 또한 만만치 않지만 작게는 정부 혁신을, 궁극적으로는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세 차례에 걸쳐 정부3.0의 의미와 구체적인 변화상, 보완해야 할 점 등을 짚어본다. 국제 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는 해마다 전 세계 부패인식지수 및 국가 순위를 발표한다. 한국은 2008년 180개 국가 중 40위였다가 2010년 39위로 게걸음을 하더니 2011년 43위, 2012년 45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부패인식지수 자체도 최근 5년 동안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정부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로 공공정보에 대한 민간의 접근 제약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소통과 참여를 바탕으로 한 협업이라는 세계사적인 추세에 역행해 왔던 셈이다. 이율배반적인 것처럼 보이는 다른 통계도 있다. 지난해 한국의 인구 대비 스마트폰 보급률은 67.6%로 세계 1위다. 세계 평균 보급률 14.8%보다 훨씬 높음은 물론, 2위인 노르웨이(55%)보다 12% 포인트 이상 높다. 2009년 고작 2%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3~4년 만에 이뤄낸 성과가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은 전자정부 2회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한 국가다. 전자정부 세계 1위, 스마트폰 보급률 1위는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20세기 말 정부가 내걸었던 ‘근대화는 늦었지만, 산업화는 앞서가자’라는 표어처럼 정보기술(IT)에 대한 정부의 투자와 지원은 집요하게 이뤄졌다. 정부 행정 역시 그에 발맞춰 발전했다. 산업기술의 발전과 신기술의 융합을 지원하는 경제발전의 지원자 역할을 자임했다. 또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의 활성화에 맞춰 점점 높아가고 다양해져 가는 국민들의 참여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행정 서비스 제공자가 되어야 했다. 이제 언제, 어디서나 내가 필요한 민원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고, 개인의 의견을 대중에 전달할 수 있고,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이 만들어졌다. 지난 19일 정부가 발표한 ‘정부3.0 비전’은 설령 일시적으로 후퇴하거나 답보했을지언정 충분히 무르익은 시대정신의 반영이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정부3.0은 정부, 기업 주도의 사회에서 창의적인 시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사회로 바뀐다는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면서 “발전된 정보기술과 창의적인 시민의 힘을 바탕으로 반부패 등 스마트행정을 비롯한 새로운 시대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변화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1.0이 관 주도의 일방적 계몽형 행정이었다면, 정부2.0은 민간의 목소리를 듣고 응답하는 쌍방향 소통 행정을 추구했다. 정부3.0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 개개인의 이해와 요구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태어나서 학교를 가고, 군대에 가고, 이사를 다니고, 취업 또는 창업을 한 뒤 은퇴해 노령연금을 받는 등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장애인, 노인 등 수혜자를 유형별로 재분류하는 개인 유형별 맞춤형 서비스인 ‘행정서비스 맵’을 만들어 활용하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 원(raw) 데이터베이스를 가감 없이 대대적으로 개방하겠다는 약속 역시 개개인의 이해와 요구에 따른 맞춤형 환경 조성에 훌륭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원장은 “새 정부가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특정한 정부 단위를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여야 시민적 공감대를 더욱 넓고 깊게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들은 맞춤형이라는 적극적인 행정서비스의 핵심이 바로 ‘개인’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사회의 오랜 역사 속에 적극적인 존재로서의 개인은 없었다. 씨족, 혈족 등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개인은 있을지언정 개인의 요구와 이해는 국가, 혹은 회사, 학교 등 집단과 전체의 이익의 뒷전으로 밀려났다. 대신 개인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부의 축적에 대한 개개인의 탐욕과 이기심을 사회적으로 용인했다. 이는 오히려 개인의 가치를 왜곡되게 표출시켰다. 정부3.0은 왜곡되고 뒤틀렸던 개인의 가치를 자유와 이성, 합리의 존재로 되돌려놓는 데 근본적인 의의를 가지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도 긍정적 의미를 인정했다. 전진한 투명한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은 “관존민비의 정서가 여전한 사회에서 정부의 자료가 제대로 공개됐던 사례는 거의 없었다. 특히 보수적 철학을 가진 정권에서 보유 정보와 자료 공개를 확대한다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정부의 콘텐츠 공개는 예산 낭비를 없애고, 국가적 재산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다만 “공무원이 공개하고 싶지 않은 것만 공개해도 행정의 투명성, 효율성, 경제적 효과 등을 상당 부분 거둘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실제로 정부3.0을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 단속 관련 정보, 환경영향평가 등 몇 가지 자료만 공개해도 사회적 자정 효과는 물론,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전문가 진단] 이슬람·세속주의 충돌… 군부 개입이 관건

    [전문가 진단] 이슬람·세속주의 충돌… 군부 개입이 관건

    2011년 2월 아랍 민주화 운동의 영향으로 이집트는 장기 군부독재정권을 타도하고 민주주의 정권을 창출했다. 하지만 새 정권은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대다수 이집트인들이 원했던 형태가 아니라 이슬람주의를 주창하는 정권이었다. 그 중심에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MB), 자유정의당(FJP)이 있었다. 30일은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년 동안 이집트는 4900여 차례 파업과 22차례의 대규모 시위 등 수많은 정치·사회적 혼란을 겪었다. 이집트 정치와 사회를 움직이는 실질적인 주체는 이슬람 세력과 세속주의 세력, 군부다. 내부의 역학구도는 이슬람주의와 세속주의의 대립, 이슬람 세력과 군부의 갈등, 기득권 세력과 일반 대중의 갈등으로 형성돼 있다. 30일 대규모 시위를 주도한 세력은 지난 4월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타마르루드’(Tamarrud) 운동이다. 이는 무르시 정권에 대한 불신임, 불복종 운동으로서 세속주의 운동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운동은 지난 대선 후보자였던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등 야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운동은 무르시 대통령의 하야와 조기 대통령 선거를 요구하고 있으며, 1500만명 이상의 지지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반면 친 무르시 지지자들은 6월부터 ‘타자르루드’(Tajarrud)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공평과 공명정대, 합법성을 주장하는 운동으로 이슬람주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이 운동은 무르시 대통령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합법적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반(反)무르시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반헌법적이고, 미국과 시온주의자(유대 민족주의자)들의 사주를 받은 무모한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대중들은 지난 30년 동안 축적됐던 부패와 타락을 해소하기 위해 1년은 너무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4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치적으로 1년 만에 무르시를 몰아내면 더 큰 혼란이 닥쳐 이집트의 정치는 더 큰 수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양 진영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30일 반정부 시위 이후 이집트 사회의 미래가 여전히 불안한 것은 이슬람주의자들과 세속주의자들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계속 대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군부는 위기 때마다 정치에 개입할 공산이 크고, 이슬람은 이집트의 전통적·현대적 가치에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 [사설] 국회의원 특권폐지 벌써 발뺄 셈인가

    정치권이 정치 쇄신 차원에서 도입하기로 한 국회의원 특권 포기 방안이 삐거덕거리고 있다. 어제 국회 운영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교수 출신 의원들의 겸직 금지 조항을 현 19대 의원에 한해 적용을 유예하는 쪽으로 사실상 결론이 났다. 국회 쇄신특위는 국회의원 겸직 및 영리업무 종사 금지, 국회폭력 예방 및 처벌 강화 등 4개 과제를 지난해 11월 의결한 바 있다. 이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의원의 교수 겸직 금지조항을 골자로 한 국회법 등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당초 법안은 교수 겸직 금지를 19대 의원부터 적용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변호사나 의사 등 영리업무 종사자는 휴업 또는 폐업을 하면 되는데 교수는 휴직은 안 되고 사직해야 한다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는 불만이 교수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나오면서 적용을 유예하는 것으로 정리된 모양이다. 국회의원의 교수 겸직 금지조항은 이른바 ‘폴리페서’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질타에 정치권 스스로 내놓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었다. 교수가 한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적 식견을 입법활동에 반영하는 것은 탓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교수 신분을 유지한 채 선거에 뛰어들면 휴강 등 수업은 부실해지고 이로 인해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받는다. 당선 이후 휴직상태로 교수직을 유지하다 낙선 이후 학교로 복귀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가 아닌가. 대다수 교수의 학문연구 풍토를 저해하고 권력지상주의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청와대 수석, 장·차관을 거치는 등 8년 동안 외도를 즐긴 후에 강단으로 복귀한 모 장관의 행보는 폴리페서의 전형적인 사례일 것이다. 우리는 겸직 금지를 국회의원의 특권 포기 방안으로 포함시킨 국회 쇄신특위의 당초 취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취지에 따라 일부 의원들은 이미 교수직을 사직했다. 국회가 이번 국회에 한해 의원의 교수직 겸직 금지 적용을 유예하기로 한 것은 정치 쇄신을 바라는 국민의 바람보다는 동료의원의 기득권 보호가 더 급한 일이었음을 실토한 꼴이다. 만일 본회의에서 이 방안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국회의원들이 ‘갑중의 갑’임을 자인하는 일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잔인한 전쟁 너머 ‘휴머니즘’의 속살

    잔인한 전쟁 너머 ‘휴머니즘’의 속살

    정전 60년을 맞아 한국전쟁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본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중국 최고의 전쟁 논픽션 작가로 불리는 왕수쩡의 ‘한국전쟁’과 권헌익 영국 캠브리지대 석좌교수의 ‘또 하나의 냉전’이다. 전자는 적국의 시선으로 본 한국전쟁이란 점에서, 후자는 인류학자의 시각에서 한국전쟁과 그 전후의 고통과 폭력의 역사를 통해 우리에게 냉전이란 무엇인지를 되묻는다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한국전쟁] 왕수쩡 지음/나진희·황선영 옮김/글항아리/1000쪽/4만원 ‘한국전쟁에 대해 중국이 말하지 않았던 것들’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은 1999년 중국에서 초판이 출간됐고, 2009년 개정판이 나왔다. 국내에선 첫 번역 출간이다. 14년의 시차에 담긴 의미는 꽤 함축적일 터이다. 1970년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는 한국전쟁을 ‘항미원조전쟁’이라 불렀다. 적군인 미군을 향한 대항적 성격으로 한국전쟁을 규정하는 하나의 관점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저자는 ‘한국전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국제정치적 맥락이나 이념적 시각으로 한국전쟁을 분석하는 태도에서 벗어난다. 이는 저자가 정치학자나 군사학자가 아니라 팩트를 추적하는 논픽션 작가라는 지점과 맞닿아있다. 치밀한 자료 수집과 수많은 관련자 인터뷰 등 방대한 취재량이 압도적이다. 저자는 한반도에 진입했던 중국국 소속 15개군이 전후에 정리한 전쟁사, 전쟁 종식 뒤 귀국한 참전 장병이 쓴 수많은 회고록, 전쟁 당시 한반도 전장에 있던 중국군 지휘부와 베이징의 지휘자들 간에 교환한 모든 문서와 전보를 열람했다. 또한 미국 역사학자 모리스 이서먼의 ‘한국전쟁’을 비롯한 서구의 다양한 관련서와 더글러스 맥아더의 회고록 등도 참조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저자는 한국전쟁의 발발부터 정전 협정까지의 긴박하고 참혹했던, 때로는 무기력했던 순간들을 하나하나 복원해낸다. 1950년 10월 8일 중국이 ‘중국인민지원군’을 출병하는 대목에서 출발한 책은 전장에 버려진 서적을 통해 적군의 작전 의도를 파악하려는 치열한 정보전과 피말리는 심리전, 각국이 구사하는 전술·전략의 유래와 전개 양상 등에 대한 꼼꼼한 기술을 거쳐 또 다른 전쟁의 양상을 보였던 정전 협상의 체결에서 끝을 맺는다. “병사란 전쟁 속에서 가장 평범하면서도 가장 중요하고 수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내가 ‘한국전쟁’을 집필하는 유일한 동력이 되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휴머니즘이다. 하지만 대령 계급의 국가 1급 작가라는 저자의 또 다른 타이틀은 중국 중심의 서술이란 한계를 피할 수 없게 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접하기 어려웠던 중국 내부의 자료들을 통해 한국전쟁의 한 축이었던 중국의 당시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건 이 책만의 장점이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또 하나의 냉전] 권헌익 지음/이한중 옮김/민음사/256쪽/1만 8000 세계사에서 한국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 두 강대국 간 냉전의 역사선상에 놓인다. 1945년 조지 오웰이 처음 언급한 ‘냉전’은 실제적으로 전쟁은 일어나지 않지만 정치·외교·이념상의 갈등이나 군사적 위협의 잠재적인 권력투쟁을 의미한다. 서구에서는 냉전이 “오랜 평화이자 상상의 전쟁”이었다. 하지만 해방공간이 분단으로 이어지고, 한국전쟁을 전후해 전쟁과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우리에게 이 시기는 과연 냉전일 수 있을까. 2010년 컬럼비아대에서 영어로 출간된 이 책은 이 같은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즉 한반도 해방공간의 역사가 세계 냉전사와 틀을 같이하는가 달리하는가, 한국전쟁의 역사는 냉전의 역사안에 있는가 아니면 밖에 있는가에 대한 분석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이 책은 한국전쟁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제주 4·3사건과 베트남 전쟁을 통해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냉전이 폭력전 내전과 그와 관련된 반공주의 역사라는 형태로 전개되는 양상에 초점을 맞춘다. 인류학자인 저자는 냉전을 내전으로 경험한 사회에서 냉전이 얼마나 큰 고통을 주었는지를 인류학의 핵심 조사방법인 참여관찰법을 이용해 접근한다. 저자는 제주 4·3사건으로 분열된 하귀리 마을 사람들이 최근에서야 학살자들을 기리는 추모제를 자유롭게 열 수 있게 되면서 화해에 이르는 과정에 주목한다. 또한 베트남전쟁 당시 형은 혁명군에, 동생은 미국편에 가담해 총을 겨누고 싸워야 했던 가족이 어느 한 명을 추모할 권리를 박탈당하는 고통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저자는 말한다. “한반도의 해방공간이 그러했듯이 한국전쟁의 역사는 냉전의 역사 안에도 있고 또 밖에도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가 세계사의 영역에서는 생경해지는 상황은 불행한 일이며 이제는 이 잘못된 구도가 고쳐져야 한다. 그 첫 걸음은 냉전의 역사에 안과 밖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즉 또 하나의 냉전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7쪽) 베트남전 양민학살을 종교인류학적으로 접근한 책 ‘학살, 그 이후’와 전쟁의 후유증을 기록한 ‘베트남전쟁의 영혼’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저자는 최근 한국전쟁의 새로운 연구 틀을 형성하고자 하는 ‘한국전쟁을 넘어서’국제연구사업단을 이끌고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죽음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은 누구에게나 공평” 빈손과 빈 몸으로 떠나는 詩人

    “죽음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은 누구에게나 공평” 빈손과 빈 몸으로 떠나는 詩人

    ‘그날 당신이 떠나던 날/당신을 만나러 조문객들이 자꾸 몰려오던 날/나는 문간에서/이리저리 흩어지고 뒤집힌 그들의 구두를 정리했다/이제 산 자의 신발을 정리하는 일과/죽은 자의 신발을 정리하는 일이/무엇이 다르랴’(신발 정리) 죽음이 바로 머리 위에 떠 있는 듯 가깝다. 하지만 그 죽음은 느닷없는 공포가 아니라 평온한 인과관계로 다가온다. 인생이라는 여행을 끝내는 ‘완성’이자 ‘되돌아감’이기 때문이다. 정호승(63) 시인이 지난해 등단 40주년을 스스로 기념해 냈다는 11번째 시집 ‘여행’ 얘기다. “우리는 누구나 여행자잖아요. 결국 떠나온 곳으로 되돌아가야 여행이 완성되지 않습니까. 죽음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피할 수 없는 여행이죠.” 시인은 우리가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기 전, 일생을 살면서 가장 깊이 탐험해야 할 곳은 인간의 마음속, 사랑의 가치라는 결론에 이른다.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여행) 사랑의 가치를 아는 시인은 타인에겐 한없이 맑고 순한 눈길을 건넨다. ‘나의 불행을 통하여 남이 위로받기를 원하며’(아침에 쓴 편지) 밥을 먹을 정도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더없이 가혹하고 야멸차다. 자신의 자존심의 심장에 스스로 칼을 꽂는 자객이 되고 만다. ‘칼을 들고 내 자존심의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객처럼 자존심의 심장에 칼을 꽂아도/자존심은 늘 웃으면서 산불처럼 되살아났다/(…중략)/버릴 수 있는 자존심이 너무 많아서 슬펐던 나의 일생은/이미 눈물도 다 지나가고/이제 마지막 하나 남은/죽음의 자존심은 노모처럼 성실히 섬겨야 한다’(자존심에 대한 후회) “자존심이 너무 많아서 문제였어요. 자존심이 없었다면 더 폭넓고 깊이 풍부한 삶을 살았을 텐데 이놈의 자존심이 문제예요. 이젠 다 버려야 하지만, 마지막 지켜야 할 것은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는 죽음의 자존심이죠.” 후회와 반성이 유난히 돌올한 이유에 대해 시인은 “후회할 일이 (남들보다) 더 많은 삶을 살아왔다”며 “손과 발이 모두 소중한 가치인데 깨닫지 않고 살아온 것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손에 대한 묵상’ ‘손에 대한 후회’ 등 손·발에 대한 시편들은 그가 건네는 삶에 대한 압축적인 가이드나 다름없다. ‘손에 많은 것을 쥐고 있어도 한 손은 늘 비워둘 것/내 손이 먼저 빈손이 되어 다른 사람의 손을 자주 잡을 것’(손에 대한 예의) 이렇게 시인은 ‘빈손’과 ‘빈 몸’으로 떠나는 여행자의 자리에 섰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아파서 외롭고 막막해도… 당신은 혼자가 아녜요”

    “아파서 외롭고 막막해도… 당신은 혼자가 아녜요”

    “누구든 아프면 외롭고 막막하잖아요. 이럴 때 경험자의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의 조언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면 병을 극복하는 데 많은 힘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21일 ‘질병체험이야기’ 연구팀의 책임연구원 강창우(51)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최근 질병체험이야기 웹사이트(healthstory4u.co.kr)를 열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인문학·의학·컴퓨터 공학 등 6개 분야 11명의 교수들이 모여 구성된 연구팀은 2009년부터 4년간 당뇨병·유방암·위암·우울증 등의 병을 겪은 환자 및 그 가족을 인터뷰해 질병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웹사이트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다양하고 정확한 자료를 모으기 위해서는 연령별·지역별·병세의 정도에 따라 구분해서 모든 환자들을 만나야 하는데 사실 한 분 만나는 것도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었어요.” 강 교수는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병원을 일일이 찾아가고 어렵게 설득해 인터뷰 약속을 잡았지만 환자의 병세가 갑자기 심해져 발길을 돌려야 할 때도 많았다. 강 교수는 “처음 호스피스로 인터뷰를 갔던 연구원이 충격으로 한 달 이상 트라우마에 시달린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한 번 입을 열면 연구팀은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 유방암예방 홍보 강사회를 통해 만난 유방암 환자들은 병을 예방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다. 웹사이트에는 지난 4년간 연구팀이 만난 234명의 환자와 그 가족들의 경험담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연구원들은 이를 유형과 연령별로 나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전문가의 조언과 자료도 상세히 담았다. 질병의 경험담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지만, 영국에서는 이미 15년 전에 시작돼 60여 가지의 질병에 대한 이야기들을 축적하고 있다. 웹사이트로 체험담을 제공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국과 독일, 일본 4곳뿐이다. 현재 연구팀은 치매에 관한 경험담을 준비하고 있다. 강 교수는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 환자들에게 올바른 정보와 희망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朴대통령 訪中때 천년고도 시안 첫 방문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7일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중국 국빈 방문 기간에 3000년 역사를 지닌 서부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을 방문한다. 시안을 찾는 것은 중국 지방정부와의 관계 강화 등을 고려한 지리적 다변화 차원이다.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은 중국의 지방도시 가운데 상하이를 네 차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를 각각 한 차례 방문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27일부터 2박 3일의 일정으로 베이징을 국빈 방문하고, 이어 29일부터 지방도시인 시안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안 방문 배경에 대해서는 “3000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의 고도(古都)이고 서부 대개발의 거점이며 중국 3대 교육도시의 하나로 중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시안 방문 기간 중 산시성 고위 지도자를 접견하고 현지와의 협력방안을 논의하며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 시찰, 교민 간담회, 유적지 시찰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30일 오후 귀국한다. 박 대통령이 시안을 방문하는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도 연관이 있다.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1913~2002) 전 부총리의 고향 푸핑(富平)이 지근거리인 데다 시 주석 본인도 문화대혁명 때 하방돼 산시성 옌안(延安)시 량자허(梁家河)에서 7년간 생활하며 정치적 토대를 닦은 곳이다. 박 대통령의 대구만큼이나 시 주석에게는 의미가 깊다. 삼성전자가 서부 내륙 개발에 대비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시안에 총 70억 달러(약 7조 8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점도 고려된 듯하다. 삼성 이외에도 LG와 SK 등 다수의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중국 내부로 보면 시안은 청두, 충칭(重慶)과 함께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서부 대개발 전략의 3대 거점 도시이자 과거부터 실크로드의 기점으로 중국 서부와 동부가 만나는 교통의 요지다. 3개 도시를 연결한 서삼각경제권은 38만㎢에 1억 3000만명의 소비 인구를 갖추고 있다. 시안은 고대 주(周) 문왕 시절부터 진(秦), 한(漢)을 거쳐 당(唐)에 이르기까지 13개 왕조가 도읍지로 삼았고 지난 1000여년간 역사적 고도인 장안(長安)으로 불렸다. 진시왕릉과 병마용갱 등 역사적 유물이 많다. 박 대통령의 시안 방문을 계기로 정부의 국정 기조인 경제부흥과 문화융성 측면에서 한·중 양국 간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문화교류를 촉진시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CJ 비자금 조성’ 中법인 임원 체포영장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금고지기’ 중 한 명으로 알려진 CJ 중국법인 임원 김모(52)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체포영장이 19일 발부됐다. CJ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만큼 중국 공안당국에 협조 요청을 하고 주중 주재관 등을 통해 신병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에 머물고 있는 김씨는 검찰의 출석 요구에 두 차례 불응해 사실상 잠적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회장의 고교 후배인 김씨는 2000년대 초·중반 회장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며 해외 비자금 조성의 종잣돈을 형성·관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CJ 회장실장, 경영지원담당 부사장, CJ건설 대표를 거쳐 현재 CJ제일제당 중국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일 CJ 홍콩법인장인 신모 CJ글로벌홀딩스 대표를 구속하고 최근에는 전·현직 CJ 일본법인장인 배모씨와 구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그동안 축적된 자료와 압수물 분석 결과 그룹 관계자 소환조사 등을 통해 이 회장의 혐의를 상당 부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이달 말 소환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의 소환 여부 및 시기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전담인력·전화신고 하나 없는 간판뿐인 북한인권침해센터

    전담인력·전화신고 하나 없는 간판뿐인 북한인권침해센터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2011년 3월 야심차게 추진해 문을 연 북한인권침해 신고센터가 간판만 달았을 뿐 그 역할은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신고센터를 열었다고 국민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한 만큼 파문이 예상된다. 인권위는 2011년 3월 15일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한 기록을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고 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 수립에 활용한다’며 신고센터와 북한인권기록관을 열었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18일 취재한 결과 신고센터는 별도의 공간이 마련돼 있지도, 전담 인력을 갖추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 건물의 상담실이 있는 7층에는 신고센터 현판만 걸려 있을 뿐 사무실 등 별도의 시설물이 존재하지 않았다. 신고센터의 모든 업무는 북한인권팀이 담당하고 있다. 북한인권팀은 북한인권 실태 조사와 국제회의 관련 업무를 위해 센터가 문을 열기 1년 전인 2010년 4월 신설됐다. 북한인권팀에는 북한인권 관련 전문가도 없었다. 인권위는 2005년 북한학 박사 출신인 조모 조사관을 특별 채용했다. 하지만 현 위원장은 2010년 조 조사관을 북한 인권과 관련이 없는 교도소 사건 조사관으로 발령냈다. 당시 조 조사관은 신고센터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북한인권팀이 맡고 있는 신고센터의 업무는 주로 탈북자단체 등을 돌며 인권침해 사례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3월 이후 전화신고 사례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일반 상담 전화번호 ‘1331’을 통해 북한인권 침해신고를 할 수 있지만 신고는 거의 납북피해자가족 모임 등의 단체를 통해 접수됐다. 북한인권팀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북한인권 침해 실상을 신고하면 자신의 신상에 혹시라도 위험이 있을 것을 우려해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적극적인 신고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면서 “관계 기관들의 협조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사례를 수집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토로했다. 신고센터는 2011년 개소 당시부터 진정이 접수된다 해도 북한을 상대로 제대로 된 조사나 사후 조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인권위는 북한인권 침해 사례를 축적, 체계적으로 분류해 향후 북한 관련 정책 등에 참고할 기초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는 취지로 신고센터 설립을 강행했다. 신고센터 설립 이후에도 통일연구원이 1996년부터 하고 있던 북한인권상황 조사·연구와 활동이 겹친다는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현 위원장은 2010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미국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 벨기에 브뤼셀 등에서 북한인권 관련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취임 초부터 국내보다는 상대적으로 북한 인권에 관심을 보였다.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 일부 직원들도 신고센터의 실체가 무엇인지 궁금해한다”면서 “북한인권팀이 따로 있는데 굳이 형태도 없는 신고센터를 설립한 이유를 알고 싶다”고 반문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유학닷컴, 해외영어캠프 결정 전 확인사항 ‘4가지’

    유학닷컴, 해외영어캠프 결정 전 확인사항 ‘4가지’

    올 여름방학을 한 달 앞두고 해외 영어캠프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고심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고 홍보성 문구만 믿고 선택했다가는 부실한 프로그램으로 아이에게 소중한 추억은커녕 시간과 돈 낭비는 물론 상처만 남겨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32년 전통 유학전문기업 유학닷컴에서는 ‘해외영어캠프 최종 결정을 하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4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캠프 모객 업체가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지, 단순 위탁 판매를 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많은 캠프가 캠프 모객만 할 뿐 위탁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더구나 요즘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필리핀 캠프는 한 장소에 여러 업체의 캠프가 공동 위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방학에만 단발적으로 이뤄지는 캠프 업체인지, 유학 연계 전문 업체에서 진행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방학 시즌이 되면 캠프 업체가 한때 생겼다가 없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 아이에게 적합한 캠프 프로그램을 찾기 위해서는 조기유학을 기본으로 상담을 받아야 하므로 조기유학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유학전문회사 선택이 중요하다. ▲캠프 후에도 지속적인 연계 학습이 가능한지 확인한다. 영어 캠프 후에도 지속해서 영어실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학습 관리가 포함되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한국학생들이 취약한 스피킹에서부터 쓰기 등을 지속해서 학습 받는다면 캠프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이미 다녀온 학생 및 학부모들의 후기나 주변의 평판, 공신력 있는 업체의 수상경력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캠프 업체의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단순 홍보용 글이 아닌 참가자 혹은 부모가 직접 작성했는지 진정성 있는 글인지를 파악하여 캠프 만족도를 살펴보고 공신력 있는 업체로부터 수상 경력 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업계 최초로 4년 연속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유학닷컴은 홈페이지에서 각 캠프에 대한 상세한 설명 및 일정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전에 참가한 학부모 및 학생들이 직접 작성한 캠프 후기를 모두 볼 수 있다. 또한 32년간 축적된 해외캠프와 조기유학의 노하우를 통해 자녀의 적성에 맞는 캠프 선정은 물론 향후 해외유학과 관련된 진로 컨설팅도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24시간 내내 인솔자의 안전한 학생 관리를 비롯하여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캠프 생활을 매일 볼 수 있도록 ‘학부모전용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어 재등록률 30% 이상을 자랑한다. 이번 캠프에 참가하는 학생들에게는 캠프 귀국 후 화상영어 및 3개월 간 영어작문 첨삭 수업 등 지속적으로 학습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유학닷컴은 미국 동부 뉴저지와 서부 LA, 캐나다 밴쿠버, 영국 케임브리지, 뉴질랜드 오클랜드, 필리핀 세부, 따가이따이 캠프를 진행하며 전화나 방문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미 유학닷컴을 통해 캠프를 다녀온 학생이 재등록을 하거나 친구 등 지인 소개 및 형제, 자매가 등록할 경우에도 푸짐한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방문상담 받는 모든 고객들에게 브랜드 커피 기프티콘을 증정하고 있다. 유학닷컴은 미국, 캐나다, 필리핀, 호주, 뉴질랜드, 영국, 아일랜드, 몰타, 일본 등지의 어학연수, 학위과정, 조기유학, 영어캠프에 관한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는 유학전문기업으로, 국내 외 주요도시에 20개의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유학 수속 시 일정 금액을 적립하여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이루어주는 후원을 통해 나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역대 총리 실패 정책 재탕 아베노믹스 생사 기로에

    역대 총리 실패 정책 재탕 아베노믹스 생사 기로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과감한 금융 완화와 재정지출 확대로 장기 침체를 겪던 일본 경제를 꿈틀거리게 했다. 하지만 지난 5일 발표된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은 시장과 국내외 언론의 호된 비판을 받으며 시험대에 올라 있다. 실제로 아베 총리의 성장전략은 최근 10년간 역대 자민당 출신 총리들이 내놓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 총리들이 ‘잃어버린 20년’을 끝내는 데 실패한 것을 감안하면 아베 총리 역시 단기적 경기부양에는 성공했지만 장기적인 구조 개혁의 측면에서는 과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표 성장전략의 양대 축은 규제 완화와 투자 촉진이다. 구체적으로는 ▲해외투자 유치를 위한 경제특구 신설 ▲건축, 의료부문 규제 완화 ▲전력사업 투자 증가 ▲법인세 감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전략의 대표격인 경제특구 신설은 2001~2006년 총리를 지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이디어다. 고이즈미 총리는 당시 1000개에 달하는 경제자유구역을 만들어 해외 투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아베 총리 직전의 노다 요시히코(민주당) 총리도 경제특구 신설을 추진했지만 특별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일본의 법인세가 38%임을 감안하면 특구를 만들어도 절반 수준의 법인세를 적용하는 싱가포르나 홍콩 등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축, 의료 등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 전략 역시 역대 총리들의 단골 메뉴였다. 2007년 9월부터 1년간 내각을 이끈 후쿠다 야스오 총리와 후임으로 1년간 재직한 아소 다로 총리 역시 건강·의료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아베 총리 자신도 2006~2007년 1차 재임 당시 의료산업 데이터를 축적해 관련 정보기술(IT)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했다. 스즈키 아키히코 미쓰비시UFJ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에서 “모든 총리가 경제성장 전략을 내놓았지만 대동소이했다”면서 “이번에도 뭔가 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움직이는 종합예술’은 어떻게 탄생·발전했나

    영화는 종합예술이다. 소설이나 그림 같은 다른 예술과는 달리 감독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완성할 수 없는 예술이라는 뜻이다. 책을 엮은 씨네21 주성철 기자의 말을 빌리면 “결국 시나리오를 1초에 24프레임이 지나가는 한 편의 움직이는 영화로 만드는 것은 촬영, 조명, 사운드, 특수효과 등 숙련된 기술 스태프들의 역할”이다. ‘우리 시대 영화 장인’은 기술을 미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8명의 영화 장인들의 인터뷰를 엮은 책이다. 촬영 김우형, 조명 임재영, 편집 김상범, 사운드 김석원, 무술 정두홍, 특수효과 정도안, 특수분장 신재호, 특수시각효과 장성호 등 각 분야 최고라 꼽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이 각각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는지 살펴보는 미시사인 동시에 한국영화의 발전 궤적을 따라갈 수 있는 살아있는 거시사이기도 하다. 책은 “여기 있는 8명 모두와 일해봤는데도 처음 듣는 이야기가 많아 야속할 지경”이라는 박찬욱 감독의 추천사처럼 이들의 내밀한 사연을 자세히 전한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학을 가기 위해 녹음기를 들고 점집에 찾아가 ‘외국 가서 공부해야 성공한다’는 말을 녹취하려 한 김우형 촬영감독이나 “류승완 감독을 만나기 전에는 스스로 스턴트맨을 ‘백정’이라 생각했고 늘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고 생각했다”는 정두홍 무술감독의 사연 등이 그렇다. ‘우뢰매’ 시리즈 같은 아동용 공상과학 영화를 통해 특수효과의 기초를 단단히 다졌다는 정도안 특수효과감독의 말에서는 한국영화가 어떤 성장과정을 거쳐왔는지 엿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큰 미덕은 집요한 열정과 오랜 시간의 경험으로 축적된 장인의 철학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훌륭한 조명은 변함없는 톤을 유지해야 한다’(임재영 조명감독), ‘욕심 많은 감독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김상범 편집감독), ‘시각효과에도 시나리오 분석과 다른 부서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수적이다’(장성호 특수시각효과감독) 등의 조언이 삶의 기록과 맞물려 흥미롭게 전달된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커버스토리] PB들이 말하는 대한민국 부자들의 특징

    [커버스토리] PB들이 말하는 대한민국 부자들의 특징

    “부자들이 돈을 펑펑 쓸 것 같죠? 단돈 10원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습니다. 은행 수수료도 얼마나 깐깐하게 따지는데요. PB센터 올 때마다 무료 주차증도 꼼꼼하게 챙겨 가지요. 먼 거리가 아니면 비행기는 꼭 이코노미석을 타더군요.” 한때 ‘부자 되세요’라고 외치는 TV 광고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그만큼 모두가 꿈꾸지만 아무나 될 수 없는 것이 부자다. 이 시대 ‘부자’의 반열에 드는 사람들은 돈이 얼마나 많으며, 그 돈을 대체 어떻게 관리할까.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의 고액자산 관리전문가들인 프라이빗뱅커(PB)들을 통해 부자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우리나라 부자는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어요. 전통적 부자인 1세대들은 평창동, 성북동, 한남동 등 서울 강북에 살지요. 하지만 자식들은 대부분 강남에 살고 있지요.” 박승안 우리은행 강남투체어스 부장은 “자수성가한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그래도 강남 부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은 어려서부터 유복하게 자란 부자의 자녀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 보니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 부모 사업을 물려받거나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직업군별로 크게 뭉뚱그려 말하면 압구정동은 사업가, 청담동은 연예인, 대치동·도곡동은 의사나 변호사, 방배동은 변호사 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전했다. 전통적인 부자와 신흥 부자는 부를 축적한 방식이 다르다. 재산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60대 이상 부자들은 여전히 ‘부동산’을 신뢰한다. 그러나 신흥 부자는 펀드의 고수익을 잊지 못한다. 스스로 경험에서 체득한 것이다. 김혜숙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성북동·평창동에 사는 고객들은 금융자산 전부를 예금에 넣어 두기도 한다”면서 “돈을 불리기보다 지키려는 게 전통적인 부자들의 특징”이라고 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연세가 많은 전통적 부자들은 공연히 펀드에 투자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로 손해를 봤다는 기억 때문에 더욱 정기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의 신흥 부자들은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인다. 펀드 투자 비율이 금융자산의 50%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김창현 기업은행 반포자이 PB센터 팀장은 “젊은 부자들은 펀드 손실이 나더라도 중간에 팔지 않고 끝까지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확정금리형 상품을 선호하고 직접 주식 투자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통 부자든 신흥 부자든 투자 성향은 대부분 중립형이다. 원금은 가능한 한 손해가 안 나는 범위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싶은 욕심에서다. 재산이 많은 만큼 잘못됐을 때의 손실 규모도 크기 때문이다. 일반 고객들은 예·적금이나 펀드를 들기 위해 여러 상품 중 조건이 가장 좋은 하나를 고르지만 부자들은 자신만을 위한 상품을 주문한다. 예금의 경우 자신이 거래하는 PB센터 2~3곳의 제안을 받아 면밀히 검토한 끝에 결정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PB는 “고금리 시절에는 은행별 금리가 0.5% 포인트씩 차이 나도 개의치 않았지만, 저금리인 요즘은 0.01% 포인트라도 높으면 여지없이 예금을 옮긴다”고 전했다. 부자들일수록 일반 고객보다 금리에 더 예민하다. 금리가 1% 포인트 떨어졌을 경우 예금 1000만원을 갖고 있는 서민은 10만원을 손해 보지만 10억원을 갖고 있는 부자는 1000만원을 손해 본다. PB에게 펀드도 주문할 수 있다. 수익률, 위험도, 금액, 투자 분야 등을 주문하면 PB가 만들어 준다. 바로 ‘사모펀드’다. 고객 한 명만을 위해 만들어 주기도 하고 비슷한 성향의 고객을 묶기도 한다. 자산 관리에서 부자들은 재테크보다는 ‘세(稅)테크’에 관심이 많다. 한 PB는 “수익 10% 얻는 것보다 세금 3~4% 아끼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게 부자들”이라고 말했다. 한 PB는 고객에게 신뢰를 얻게 된 계기로 ‘세금을 2억원 돌려받아 줬을 때’를 꼽았다. “고객이 상담 중 넋두리로 세금을 너무 많이 내서 속상하다고 했는데 제가 10차례 이상 국세청과 세무서를 방문해 결국 세금을 일부 공제받았지요.” PB센터마다 세무사들이 상주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비과세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박관일 신한은행 압구정PWM 팀장은 “부자들은 브라질 국채, 물가연동채권 등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세금을 아끼기 위한 노력은 상속에서도 마찬가지다. 박승안 팀장은 “상속세보다는 증여세가 세율이 낮기 때문에 가능하면 증여를 권한다”면서 “늦어도 자녀가 50대가 되기 전에 증여를 마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기부도 많이 한다. 순수한 의도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절세를 위한 노림수로 활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부자들의 돈에 대한 감각은 ‘육감’(六感)이 있다고 할 정도로 탁월하다. 한 PB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도 있는 것 같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 주변에서 듣는 정보도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작은 돈도 가볍게 보지 않는다. 김인응 우리은행 잠실투체어스 센터장은 “거부(巨富) 중 상당수는 자신이 자산가인 것을 드러내기 싫어한다. 이런 사람들은 명품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자는 10원을 아끼고 1억원을 투자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10원을 우습게 알고 1억원을 투자하지 못하지요.” 12년차 PB의 말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갈등 관리, 국정 주요과제로 설정”

    “갈등 관리, 국정 주요과제로 설정”

    경부고속철사업, 세종시 수정안, 동남권 신공항 건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제주 해군기지 건설, 경남 밀양 송전탑 사태, 진주의료원 폐원…. 과거 정부는 물론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주요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은 정치 이슈로 변질되면서 장기간 국력 낭비를 초래하고 후유증을 남기지만 좀처럼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갈등 해소를 위한 중재 기구나 상시적 협의 조정 기구의 설치를 지시한 것도 우리 사회의 갈등 관리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우리 사회의 갈등 조정을 지원하는 컨트롤타워를 설치하는 등 갈등 관리를 국정의 주요 과제로 설정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홍윤식 국무조정실 1차장은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 대통합을 위한 국제학술대회’에서 “각 부처 관계자들이 모여 전 부처 갈등 현안을 점검하고 방향을 논의하는 ‘갈등관리정책협의회’를 조속히 구성,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 1차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갈등 관리의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담당 공무원의 전문 지식과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용하겠다”면서 “갈등 관리 절차와 각종 제도 운영 가이드라인 등을 포함한 갈등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각 기관이 체계적으로 갈등 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갈등 해결의 다양한 사례와 교훈을 축적,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해 추진하겠다”면서 “사회 각 부문이 갈등 관리 방법을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무조정실과 한국행정연구원이 주최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의 공공정책 전문가와 고위 관료들이 참여해 갈등 조정 방안에 대한 폭넓은 토론을 진행했다. 티나 나바치 미국 시러큐스대 박사는 대체적분쟁해결(ADR) 제도를 소개하며 “미국 내 고용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고용평등위원회가 근로자의 고충 처리를 지체하는 등 문제가 나타났지만 ADR 제도를 활용할 경우 해결률이 더욱 높았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국외국어대 행정학과 교수는 “한국에서 공공 부문의 갈등이 많은 이유는 민주화 이후의 현상일 수도 있고 정치제도의 미성숙,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의 미흡 같은 문제 때문일 수도 있다”면서 “대표적인 분쟁 사건들이 법적소송이나 정치적 논의를 통해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때문에 오히려 공공토론을 통한 해결의 여지가 더 많다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① 프롤로그-변천사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① 프롤로그-변천사

    우리에게 서울이란 무엇인가. 한강 기슭에 터 잡은 한성백제 이후 2000년의 역사가 어린 한민족의 고향쯤이기도 하고, 북악 아래 도읍을 정한 지 600년을 훌쩍 넘긴 조선의 심장부이기도 하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유린당했지만 정체성을 지켰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일본은 민족정기 말살을 노리는 대못을 구석구석 박았다. 근대화라는 이름 아래 자행된 일제의 식민 경영에 의해 서울은 심각하게 왜곡됐다. 한국전쟁의 포연 속에서 서울시내 건물의 3분의1이 파괴됐다. 사대문 안 문화재는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 서울은 폐허에 가까웠다. 그런 서울이 ‘한강의 기적’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60년.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압축적인 성장과 변화가 휩쓸고 갔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가. 장기 개발독재와 불도저식 행정가의 밀어붙이기 도시계획에 따른 엄혹한 고통을 묵묵히 감내한 서울시민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견뎌 내지 못했더라면 인도의 뭄바이,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서울은 진화 중이다. 진화는 상실을 수반한다. 기억하고 남겨야 할 가치마저 토건의 흙먼지 속에 숱하게 사라졌다. 개발 연대의 기록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숨가쁘게 달려온 길이 보인다. 험하고 불편했지만, 기억 속에서는 정겨운 시절이기도 하다. ‘서울 택리지’(擇里志)는 지금 우리 옆에 남아 있는 건물, 도로, 장소, 풍광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재생 과정을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잊고 지내 온 것들을 되새김하고자 한다. ■서울 2000년사 새로 써야 하나 미국의 도시설계가 케빈 린치는 “도시는 랜드마크(landmark)와 구역(district), 통로(path), 접점(node), 경계(edge)로 인지된다”고 ‘도시의 이미지’를 정의했다. 서울을 도시건축적 시각에서 보면 다섯 가지 키워드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본 서울은 만감이 교차하는 상념의 뿌리 같은 곳이다. 서울의 진짜 나이는 몇 살일까. 우리는 ‘서울은 600년 역사를 지닌 도시’라고 알고 있고, 서울을 소개하는 대부분 책에 그렇게 적혀 있다. 1978년 ‘서울 600년사’가 편찬됐고, 1994년에는 서울 정도 600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서울의 기원과 역사에 관한 정설은 흔들리고 있다.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는 2009년 ‘서울 역사 2000년’을 내놓으면서 서울의 공간을 확장했고, 역사도 1400년 늘렸다. ‘온조가 위례에 자리 잡았다’는 삼국사기의 백제 건국설화에 따라 서울의 기원을 기원전(BC) 18년으로 본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성백제시대 493년이 서울의 역사로 편입됐고, 한강 이남까지 영역이 확장됐다. 위례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일대다. 백제는 475년 고구려 장수왕의 침공을 받아 수도를 웅진(공주)으로 옮겼으므로 백제 수도로서의 서울 역사는 500년 가까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석촌동 일대에는 백제 초기 적석총 10여 기가 남아 있는데 이 중 3호분을 13번째 왕 근초고왕(?~375)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곧 한성백제 493년에,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가 서울을 남경(南京)으로 삼은 기간까지 더하면 수도 서울의 역사는 물경 2000년에 이른다는 것이다. 로마, 아테네, 바빌론, 이스탄불, 다마스쿠스, 테베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의 반열이다. 900년 설도 있다. 조선의 수도 한양은 18㎞ 사대문 안과 사방 십리(城底十里)를 의미하는데 위례는 경기도 지역으로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서울에 속한 곳이므로 역사적으로 전혀 다른 지역이라는 것이다. ‘오래된 서울’을 펴낸 최종현·김창희씨는 “서울의 기원을 위례에서 잡을 것이 아니라 고려 숙종의 남경 천도로 잡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 숙종이 경복궁 근처에 남경행궁을 만들어 행차한 1104년을 서울의 기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서울의 역사는 919년이 됐다는 얘기다. 묵을수록 좋다고 하지만 서울의 나이를 무한정 늘리는 것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1392년 조선 건국과 한양 천도를 한민족 수도 서울의 주춧돌로 보는 것이 일반의 통설이다. ■고려 286년 동안 5차례 시도된 한양 천도 한양 천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얘깃거리가 많다. 고려 건국 후 서울은 양주(楊州)로 불렸으며 지방 호족이 할거했지만, 지정학적 중요성을 고려한 문종은 1067년 남경으로 승격시켰다. 개경(개성), 서경(평양)과 함께 고려의 3대 도시로 삼은 것이다. 한양 천도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역성혁명 성공과 이에 따른 지배층 정리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역사 교과서는 소개하고 있지만, 천도는 고려 중기부터 끊임없이 시도됐음을 알 수 있다. 1308년 충선왕은 남경을 한양부(漢陽府)라고 고쳤다. 1357년 공민왕은 남경 천도를 본격화했다. 수도를 옮김으로써 국내외 혼란을 바로잡고자 했다. 그러나 신하들의 반대에 부딪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송도(개경)의 지덕이 다해 나라 안팎의 우환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리도참설이 도읍을 옮기도록 부추겼다. 1382년 우왕은 한양 천도를 단행했지만, 이듬해 개경으로 돌아갔다. 1390년 공양왕은 한양으로 옮기면서 백관들이 양쪽에서 나눠 근무하게 함으로써 6개월짜리 ‘반쪽’ 수도에 그쳤다. 천도는 태조가 조선을 건국한 지 3년 만인 1395년 6월 6일 한양부를 한성부로 바꾸면서 완성됐다. 고려의 한양 천도는 1104년 숙종 때 처음 시도된 이래 충선왕, 공민왕, 우왕, 공양왕 등 5명의 고려왕이 시도했지만, 무위로 돌아갔고, 결국 조선 태조에 의해 291년 만에 실행에 옮겨졌다. 고려왕조 476년의 절반을 넘는 286년 동안 고려의 마음은 개성을 떠나 한양을 기웃거렸다. ■‘서울특별시’의 탄생 비화 서울은 지명이 아니라 도읍을 이르는 용어다. 서울은 고려 때 한양으로 불렸으며 조선시대 공식 지명은 한성부(漢城府)였다. 중국이 지금까지 서울을 한성(漢城)이라고 호칭하는 까닭이다. 일제는 경성부(京城府)로 개칭, 경기도 내 행정구역의 하나로 깔아뭉갰다. ‘서울’이라는 지명은 1946년 8월 14일 미 군정청 특별발표에서 처음 등장한다. 손정목 전 시울시립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미 군정장관 아처 러치 소장이 광복 1주년 기념 선물로 서울을 경기도에서 독립시켜 특별시(영문 표기는 독립시)로 승격시켰다고 한다. 서울특별시는 군정 법령의 효력이 발생한 1946년 9월 28일을 기해 공식 지명이 됐다. 서울 사대문 안이 미군의 무차별 공습에서 벗어나 문화재를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하게 된 비화도 전해진다. 한국전쟁 당시 주일대표부 전권공사를 지낸 김용주(1905~1985)는 ‘나의 회고록, 풍설시대 80년’에서 도쿄사령부로 맥아더 장군을 찾아가 설득한 경위를 밝혔다. 그는 5대 궁과 사대문을 포함하는 지역을 작전지도에 표시하면서 폭격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고, 맥아더는 “좋은 조언을 해 줘 대단히 기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김용주는 후에 전남방직을 창업했고 경총회장을 지냈다. ■이중환은 ‘서울 택리지’를 어떻게 쓸까 나라에 사(史)가 있으면 고을에는 지(志)가 있다. 이것이 우리의 문화 전통이다. 지리지(地理志)는 지역의 역사, 지리, 인물, 풍속 등을 기록한 책이다. 지리지도 정사의 일부였다. 중국의 경우 반고는 한서(漢書)에 지리지를 포함했고, 삼국사기와 고려사도 각각 지리지를 갖추고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1690~1756)이 펴낸 택리지(擇里志)는 동국여지승람과 함께 우리나라 지리지를 대표한다. 동국여지승람이 행정중심적 백과사전이라면 택리지는 생활권과 지역권의 시각으로 서술한 근대 지리학의 맹아라고 할 수 있다. 이중환은 30여년간 전국을 떠돌면서 살 만한 곳을 찾아 헤맸다. 공자가 논어에서 ‘군자는 살 만한 곳을 찾아 거한다(可居地)’는 그곳, 동양의 유토피아였다. 특히 사람이 살 만한 곳의 입지 조건으로 지리(地理)와 생리(生利), 인심(人心), 산수(山水) 등 4가지를 꼽았다. 이중환은 살 만한 곳을 찾았을까? 택리지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신택리지’의 저자 신정일은 “끝내 살 만한 땅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서울은 살 만한 곳인가?’ 서울은 ‘연식’은 오래된 도시이지만 ‘마일리지’는 환갑을 넘지 못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다이내믹하게 변화한 도시다. 조선 말 20만명이 살던 도성은 해방 전후 100만명으로 늘어났고, 1990년 1000만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것은 광적으로 서울에 몰렸다. 개발 연대기 서울 행정은 인구 분산과 교통난 해소, 택지개발, 아파트 건설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 서울은 늘 만원이고, 늘 공사 중이었다. 개발의 와중에서 역사와 애환이 서린 ‘그때 그곳’은 보호받지 못했고, 달랑 표지석으로 남은 곳이 숱하다. 그런 서울이 사람 위주의 환경도시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개발 연대를 대표하는 청계고가의 철거와 청계천 복원이 터닝포인트였다. 2013년 서울은 수도권 주민 등 3000여만명이 드나들고,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이 지향하며,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이 찾는 ‘동방의 메트로폴리스’가 됐다. 불과 반 세기 만에 일어난 경천동지할 변화다. 이중환이 현대 서울을 보았다면 택리지의 후편으로 ‘서울 택리지’를 집필했을 것이다. 그는 무엇이라고 쓸까. joo@seoul.co.kr
  • 이통사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 투자 가속

    이통사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 투자 가속

    불규칙한 생활로 지방간 위험을 경고 받은 10년차 직장인 김민서(가명)씨는 최근 회사에서 운영하는 건강관리 프로그램에 도움을 받기로 했다. 김씨에게 지급된 건 손목시계 형태의 활동량 측정기 ‘액티비티 트래커’. 여기에는 김씨의 하루 운동량과 식사량이 기록되며 그 정보는 스마트폰을 통해 병원으로까지 넘어간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 상용화한 ‘헬스온’이라는 서비스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가 결합된 스마트 헬스케어 시대가 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특히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자신들이 가진 ICT 기술을 기반으로 대형병원과 업무 협약을 통해 사업 영역을 착실히 다져가고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는 의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건강 불균형을 해소해 줄 건강관리 보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0년 국민 의료비는 총 82조 9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7.1%를 차지했다. 이는 꾸준히 증가해 2020년쯤이면 GDP의 11%가 넘는 256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은 대형병원과 손잡고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SKT는 지난해 1월 서울대병원과 손잡고 헬스커넥트를 설립했다.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인 헬스온도 이 회사를 통해 상용화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의료기기 전문기업 티엔룽, 체외 진단기기 제조업체 나노엔텍 등의 지분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미국 바이오기술업체 소마로직과 공동 기술 개발,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SKT는 2015년까지 헬스케어와 솔루션 등 융합사업에 총 1조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KT도 지난해 세브란스와 손잡고 합작회사 후헬스케어를 설립했다. KT는 이를 통해 차세대 병원 정보 시스템, 병원 경영 지원 서비스, 실시간 건강관리 서비스 E-헬스 등을 개발·상용화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자생한방병원과 손잡고 ‘한방 헬스케어’를 연구 중에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본격적인 스마트 헬스케어를 위한 기초 작업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실 지금의 스마트 헬스케어는 진단·치료보다 예방·점검·사후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각 사가 투자하고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사업이 현재는 의미 있는 매출을 내기도 힘든 구조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현재 나온 기술은 일부분일 뿐이고 사실 스마트 헬스케어의 정점은 원격 진료, 병원 스마트화, 기술 해외 진출 등이다”며 “현재는 법적 제한이 풀리길 기다리며 기술·인프라를 축적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제주도 하논 분화구 복원 추진

    자연의 타임캡슐로 불리는 제주 하논 분화구 복원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서홍동 하논 분화구 복원을 위해 내년에 국비 100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12일 밝혔다. 제주올레 7코스 ‘외돌개’ 인근에 있는 하논 분화구는 국내 최대의 마르(Maar)형 분화구로 옛 지질과 생태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 자연의 타임캡슐로 불린다. 화산이 분출하며 지하수층과 만나 화구호수가 형성되는 마르형 분화구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호수바닥에 쌓이는 퇴적층을 통해 다양한 자연정보를 얻을 수 있다. 5만여년 전에 수성화산의 폭발로 만들어진 하논 분화구는 빙하기를 거치며 호수 바닥에 지구생태계의 변천과정에 관한 귀중한 정보가 축적되기 시작했고 다양한 지구환경의 변화가 보존돼 있다. 하논 분화구는 동서 1.8㎞, 남북 1.3㎞에 바닥면적은 21만 6000㎡ 규모로 분화구 내부는 대부분 논, 과수원 등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하논 분화구는 동북아의 기후 및 고생물을 분석하고 미래 기후를 예측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며 “국비 지원이 이루어지면 내년부터 분화구 복원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열린세상] 신성장동력 창출과 비교우위/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신성장동력 창출과 비교우위/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부는 지난 5일 창조경제 청사진인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중 필자의 눈길을 끌었던 내용 중 하나는 신성장동력 창출에 관한 것이었다. 여기에는 기존 산업의 성장 활력을 제고하고, 신산업·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산업 분야가 제시되어 있다. 전자에는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 분야가, 후자에는 소프트웨어·콘텐츠 산업·첨단기술·국가 거대전략 분야 등이 담겨 있다. 정부는 향후에도 장기적인 미래 예측을 통해 미래 유망 신산업 및 핵심 기술을 선도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신성장동력의 발굴과 투자는 현재의 비교우위 구조를 넘어서는 미래에 대비한 투자를 통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산업구조 고도화를 촉진하기 위한 산업정책의 중요한 영역 중 하나는 신성장동력 혹은 미래 비교우위 부문의 창출을 촉진하는 것이다. 예컨대 로드릭은 산업정책의 비전이란 자국이 어느 산업 분야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고, 가지게 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민간부문과 정부부문 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본다. 적극적 산업정책을 지지하는 논자들뿐만 아니라 시장기능에 의한 자원배분을 중시하는 논자들의 경우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원배분의 동태성과 이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든 정부든 자원배분에 관한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한다. 하나는 현재의 생산구조 하에서 주어진 상품을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다. 여기에는 생산구조 혹은 산업구조 고도화의 개념이 없다. 다른 하나는 현재의 생산물과 미래의 잠재적 생산물 간 자원배분을 결정하는 문제다. 생산구조 혹은 산업구조 고도화의 속도를 선택하는 문제인 것이다. 비교우위는 개방경제 하에서의 자원배분 문제다. 비교우위가 폐쇄경제에서의 자원배분과 다른 점은 타 국가 경제주체들의 자원배분 양태에 영향을 받으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기술수준과 요소부존구조에 조응하는 비교우위구조를 지속하는 경우, 현재의 산업경쟁력을 보장하기는커녕 퇴보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는 미래 유망산업에 대한 투자와 육성을 통해 ‘현재의 비교우위구조에 조응하는 산업구조’를 벗어나는 것으로서의 자원배분과 산업구조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에 대한 적정 투자는 무엇인가? 과소 투자는 혁신의 부족을 초래해 산업구조 고도화를 지체시킬 수 있다. 반면 과대 투자는 과도한 기회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과도한 투자는 현재의 비교우위 부문으로의 자원배분을 축소하여 오히려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장하준 교수와 저스틴 린은 한 논문에서 흥미로운 논점을 제시한다. 저스틴 린은 혁신과 산업구조 고도화는 기본적으로 현재의 비교우위에 조응하는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업구조 고도화는 현재의 비교우위산업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토대로 혁신 생산요소 투자 및 신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과정을 통해 달성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비교우위구조에 도전하여 미래 신기술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것은 자원배분의 왜곡을 가져오면서 신기술산업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장 교수는 현재의 비교우위구조는 하나의 베이스라인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술과 혁신은 구체적인 생산과정에서 학습되고 체화되며 획득되는 것이므로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미래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혁신 생산요소를 축적하여 비교우위를 갖춘 이후에 미래 신산업에 진입해야 한다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와 미래 간 투자 혹은 현재 비교우위산업과 미래 신산업 간 투자 배분의 적정성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또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의 효율성과 오류 가능성의 축소를 위해서는 과거 정부에서 투자해 온 분야의 활용성을 높이고 정부와 민간의 협력에 의한 신분야 발굴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 [CEO칼럼] 창조경제의 견인차는 가정/황성주 ㈜이롬 회장

    [CEO칼럼] 창조경제의 견인차는 가정/황성주 ㈜이롬 회장

    1934년 출간된 ‘성과 문화’에서 인류학자 J D 언윈은 ‘문명은 억압된 성의 부산물’이라는 S 프로이트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86개 사회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일부일처제와 문화적 활력이 상관관계에 있음을 알아냈다. 사회의 탁월성을 예견하는 중대한 지표가 혼인에서의 정절이라는 것이다. 언윈은 한 세대가 혼전 순결과 결혼 이후 정절을 소중히 여기면 그 세대 이후의 사회가 문화적 역동성을 유지한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이 연구결과가 너무나 인상적이었기에 영국에서는 사회발전과 번영의 인프라로서 혼전 순결과 결혼 후 정조를 엄격히 지키는 시민들을 키워내고 육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기성세대들은 창조성이 지식의 축적이나 정보의 소통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러나 창조성은 지성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감성·영성·사회성·도덕성의 총체적 집합체로서 표출돼 나온다. 이 모든 지수들의 상호 작용과 상승 작용을 통해 창조적 능력이 빛을 발한다는 게 정설로 자리 잡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창조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오히려 감성과 도덕성이라는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기조인 창조경제의 실현 방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필자는 창조경제는 정부나 기업의 정책이 아니라 건강한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하며, 그 최종적인 열매도 가정의 행복으로 귀결되어야 마땅하다고 본다. 사실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한 가정에서 진정한 창조성이 분출된다. 건강한 가정이 건강한 사회, 건강한 나라를 만든다. 소비 단위가 아니라 생산 단위로서 해야 할 일이 많은 가정은 ‘꿈과 사랑의 발전소’이며 ‘창조력의 샘터’이다. 이처럼 가정공동체의 역할이 중대한데도 21세기처럼 가정이 과소평가됐던 시대는 없었던 것 같다. 필자는 가정의 위상을 회복해 창조경제의 견인차가 되게 하려면 다음과 같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가정공동체를 파괴하는 그릇된 밤문화를 청산해야 한다. 사회관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적당한 술자리는 필요하지만 요즘 들어 그 도를 넘어서, 이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과도한 음주문화가 빚은 혼탁한 밤문화는 사회의 도덕성을 무너뜨리는 암적인 존재이며 가정의 행복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다. 부정·부패·불륜 등 검은 커넥션의 온상인 셈이다. 특히 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해야 할 캠퍼스조차 술에 찌들어 있을 정도로 한국의 술문화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전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의 성희롱 스캔들과 육사 생도의 성폭행 사건 등이 보여주듯 국가공동체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들의 배후에는 항상 술이 있었다. 밤문화의 결과물인 가정파탄·자녀탈선·건강문제 등을 해소하는 비용도 천문학적 규모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전 국민이 피해자가 되는 밤문화의 청산 대책이 필요하다. 둘째, 가정주부라는 직업군을 전문화하고 주부의 생산성을 극대화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부부 맞벌이가 이상적인 모델로 보편화되고 있지만 사실 모든 여성이 일자리를 가질 수는 없다. 또 여성이 직장생활을 해야만 가정경제가 풍요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돈벌이나 자아실현을 위해 아이를 다른 곳에 맡기는 것이 현명한 투자인지,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치러야 할 대가보다 작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300만 가정이 홈스쿨링을 하고 있고 홈스쿨링 출신 학생들이 대학입시에서 탁월한 결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학원비를 벌기 위해 직업을 갖는다면 대차대조표를 잘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엄청난 직업 창출의 잠재력은 사실상 건강한 가정의 회복과 맞물려 있다. 결론적으로 가정공동체를 바로 세워야 나라가 살고 경제가 산다. 창조경제를 이루려면 창조성의 원천인 ‘건강한 가정’을 회복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가정주부를 ‘중요한 직업군’으로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
  • 통화기록 비밀 수집해 온 美 안보국, 구글·MS 서버도 뒤졌다

    통화기록 비밀 수집해 온 美 안보국, 구글·MS 서버도 뒤졌다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수백만 건의 통화 기록을 수집해 온 데 이어 주요 인터넷 업체를 통해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 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국가안보국(NSA)과 연방수사국(FBI)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규모 개인정보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들의 중앙 서버에 직접 접속해 오디오, 동영상, 채팅, 사진, 이메일 등 일반인들의 인터넷 접속 정보를 추적해왔다고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NSA 내부 문서에 따르면 NSA와 FBI의 인터넷 업체에 대한 중앙서버 접속은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프리즘’이라는 일급 기밀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졌다. 프리즘은 기업 활동 과정에서 축적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는 ‘데이터마이닝’ 기법을 활용해 일반인들의 인터넷 검색 기록, 파일 전송, 실시간 채팅 등에 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NSA와 FBI에 처음으로 정보를 제공한 기업은 2007년 MS이며 야후(2008년), 구글·페이스북·팔톡(2009년), 유튜브(2010년), 스카이프·AOL(2011년), 애플(2012년) 등 8개 업체들이 합류해 정보당국이 감시용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하는 데 협조했다고 WP는 주장했다. 그러나 WP가 지목한 기업들은 프리즘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으며, 정보당국이 자사의 서버에 직접 접속하도록 허용한 적이 없다면서 당국에 대한 협조를 부인했다. 구글은 성명을 통해 “정부가 구글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구글이 ‘백도어’를 설치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AP통신 기자들의 전화기록 압수, 보수단체 표적 세무조사 의혹 등으로 시민의 자유권을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번 사건은 또다시 정치적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호적 입장을 취해 온 뉴욕타임스는 6일 ‘오바마 대통령의 수사망’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오바마 정부가) ‘테러리스트들은 정말 위협적 존재이므로 당신은 그저 정부를 믿고 따르라’는 식의 진부한 어법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 성향의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 역시 ‘조지 W 오바마’라는 제목 아래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얼굴을 교묘하게 합성한 사진을 게재, 오바마 정부가 2001년 9·11 테러 이후 영장도 없이 자국에서 감청 등 첩보작전을 벌여 논란을 빚은 부시 전 정부와 다를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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