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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이은 광고발탁, 온수매트 삼원온스파, “윤소이”와 전속모델 계약

    연이은 광고발탁, 온수매트 삼원온스파, “윤소이”와 전속모델 계약

    온수매트 브랜드인 삼원온스파(대표이성근)가 자사의 전속모델로 윤소이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윤소이는 드라마 무사백동수에서부터 아이리스2에 이르기까지 건강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알려져 있어 건강, 힐링, 안전을 중요시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았다”며 전속모델 발탁 이유를 밝혔다. 특히 이번 광고의 총괄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를 맡고 있는 곽준희는 업계에서는최초로 드라마 타이즈 형식의 4분 미니드라마와 3D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온스와파니를 기획함으로써 기존 온수매트 업계의 올드한 광고 형식을 벗어나 윤소이만의 건강미를 브랜드 이미지와 접목시켜 젊은층은 물론 온가족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광고라고 밝혔다. 삼원온스파는 세계 최초로 자연순환 진공흡입방식을 도입하여, 기존 유사제품 대비보일러 성능을 파격적으로 향상시키고, 전자파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가진 업체로, 공신력 있는 소비자 단체의 온수매트 비교평가에서 제품의 우수성과 신뢰성이 이미 검증된 기업이다. 또한 삼원온스파 온수매트 전 라인업 제품은 전기열선을 사용하지 않아, 전자파로부터 자유롭고, 인체공학적 설계와 특허 받은 무동력 온수보일러의 채용으로, 진동과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삼원온스파의 제품 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삼원온수매트가 온수매트분야에서 20년동안 축적된 인지도와 제품우수성으로, 온수매트 시장에서 삼원온스파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절대적이라며, 최근 이를 활용한 유사 상호의 제품들이 난립하여, 온수매트 추천브랜드로 유사상표브랜드를 홍보하는 상황이므로, 제품구입 전 반드시 삼원온스파브랜드를 확인하는 것이,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한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제품 캐릭터 이미지 개발을 통해 홀로그램 상표를 제품에 반영하여 복제 및 타사와의 차별성을 독보적인 디자인으로 2014년 형 새로운 브랜드를 생산 완료 하였다고 한다. 이번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CJ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국내 굴지의 홈쇼핑 방송을 통해 파격적인 조건으로 제품을 선보일 예정으로, 그 동안 온수매트 구입을 망설였던 분이라면, 주목해볼만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방송은, 9월 5일 CJ홈쇼핑오전 6시에 진행되며 다음 방송은 롯데홈쇼핑에서 9월 8일 오후 6시부터 진행된다. 또한 공중파 TV광고 등에서도 삼원온스파 제품을 만나볼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삼원온스파 공식홈페이지(www.onspa.c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2013년도 홈쇼핑 최대 판매 1위를 달성한 삼원온수파 온수매트의 판매량이 올해는 얼마나 증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서울광장] 석촌동 ‘지하 동공’ 조사단이 간과한 것/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석촌동 ‘지하 동공’ 조사단이 간과한 것/정기홍 논설위원

    10년 전 제주 땅속의 동굴 문명 실체를 파헤친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제주 고대문명의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전개한 이 소설은 물리학과 지질학, 광산학 등 과학 정보를 총동원해 지하의 비밀을 캐낸다. 이집트의 람세스 2세가 건설한 지하도시를 발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그라듀오미터’(자기탐사기)까지 소설 속에 끌어들여 읽는 내내 신선했었다. 윤재웅씨가 쓴 ‘판게아(가상 대륙) 지도’는 10여년간 답사를 하며 첫 탐사소설이란 이정표를 세웠지만 당시엔 주목받지 못했다. 요즘 잇따라 발견되는 도심의 지하 동공(洞空·빈 공간)과 ‘싱크홀’(도로 함몰)이 제주의 지하세계를 들춰낸 윤씨의 소설 내용과 빼닮아 흥미롭다. 소설에서의 제주 지하 곳곳에 숨어 있는 용암 동굴과 상·하수도관, 가스관 등이 거미줄같이 얽혀 있는 지금의 도심 지하세계가 너무나 흡사하다. 땅속을 알길 없으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일어날지 모른다. 불안하기만 한 도심지하의 현실이다. 서울시의 조사단이 지하철 9호선 건설구간인 서울 송파 석촌지구 지하터널공사에 적용한, 지하 굴을 파는 ‘실드TBM공법’의 부실이 동공을 발생시키고 동공이 싱크홀의 직접 원인이라는 결론을 냈다. 굴 위에서 흙과 모래가 무더기로 떨어졌는데도 시공업체가 이를 심각하게 생각지 않고 뒤처리를 미흡하게 했다는 것이다. 소설 속 제주 동굴의 으스스한 비밀스러움과 달리 건설공사 과정에서의 단순 부실에서 비롯됐다니 그나마 한숨을 돌린다. 그동안 싱크홀을 두고 ‘악마의 구멍’ 등으로 불리며 불안해했던 것치곤 싱겁게 마무리되는 듯해 다행스럽다. 그런데 조사 결과는 다소 아쉽다. 그중 궁금한 것이 현장에 적용된, 생소하기만 한 실드공법이었는데 설명이 충분치 못했다. 이 공법은 30년 전 국내에 도입됐지만 공사 현장 적용률은 발파공법 등 전체 공법의 1~2%대에 머물러 활용도가 아주 낮은 편이다. 이마저 대부분 소형인 전력구·통신구 공사에만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 터널공사에서 30~80%대를 활용 중인 유럽과 일본, 미국과 크게 대비된다. 경험이 일천한 공법이다 보니 서울시도, 전문가도 이 공법의 현주소를 간과한 것 아닌가 한다. 아직도 연구개발(R&D) 사례가 많지 않아 설계와 제작은 외국업체에 맡기는 형편이다. 사고가 실드공법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운용 미숙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와 닿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활용도가 낮았던 이유는 여럿 있다. 바위와 자갈, 흙 등 다양한 지질을 가진 우리는 지질이 고른 외국에 비해 공사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많다. 공사비도 많이 들어 경제성에서 다소 불리하다. 따라서 석촌동의 경우처럼 연약 지반에 주로 활용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법은 도심의 공사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의 피해를 줄이고 고속 시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들어 지하공간 개발 붐과 맞물려 이 공법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내년에는 대형 실드공법의 국내 시장 규모가 3000억~5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와 있다. 이미 인천공항철도와 지하철 분당선 한강하저터널, 지하철 7~9호선 공사 등에서 이 공법이 채택됐고, 사업이 구체화돼 가는 수도권 광역철도인 GTX에도 적용될 것은 확실하다. 대형 프로젝트가 될 전남~제주 간 해저터널을 넘어, 한·일, 한·중 간의 해저터널도 그 타당성을 짚고 있다. 향후 장비 시장은 물론 시공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의미다. 중국의 경우 앞으로 10여년간 2만개(일본의 8배)의 교통터널을 건설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로선 시급한 과제이지만 내년쯤에야 일본 기술을 원용한 국산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그마저 작은 기계를 생산하는 정도다. 국토교통부는 최근의 도심 싱크홀 발생 사태와 관련해 오는 11월에 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지하통합지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드공법의 시장 확대는 물론 활용 노하우를 축적해야 사고 재발을 막는다. 도심의 지하 정책은 10년간 제주의 땅속을 파헤친 작가의 탐사정신만큼 철저하게 준비돼야 한다. hong@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베를린 유대인박물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베를린 유대인박물관

    나치의 광적인 반(反)유대주의는 600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20세기 역사에서 인류가 가장 부끄럽게 여기는 참혹한 범죄에 대해 가해자인 독일은 다양한 방식으로 참회를 계속해 오고 있다. 베를린 유대인박물관은 과거에 대한 독일인들의 속죄의 뜻을 담은 대표적인 장소일 뿐 아니라 건축적 의미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장소다. 2001년 9월 정식 개관에 앞서 비어 있는 상태에서도 전 세계에서 수많은 방문객이 찾았고, 지금은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방문지로 꼽힐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명소다. 린덴스트라세 14번지에 있는 이 박물관은 독일의 유대인들이 떠안아야 했던 참담한 역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이 왜 중요한 가치인지, 올바른 역사의식이란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다. 말없이 서 있을 뿐인 건물이 이런 철학적이고 어려운 과제를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비극적 역사의 무게감과 엄숙함을 시각적, 공간적 언어로 완벽하게 표현한 건축가는 다니엘 리베스킨트다. 폴란드 유대계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교육받은 그가 설계한 포스트모던 양식의 건축물은 외형과 외부 장식, 내부 디자인의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심오하고 무거운 철학적 개념들을 담고 있다. 리베스킨트는 2001년 9·11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추모공원 ‘그라운드 제로’의 마스터플랜 설계자로 세계적 명성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유대인박물관 설계공모전이 열린 1989년까지만 해도 그는 실현 불가능한 건축 설계와 드로잉을 하는 ‘언빌트’ 건축가로 알려졌었다. 이스라엘에서 음악을 공부한 뒤 미국과 영국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는 음악을 드로잉의 모티브로 삼기도 하고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비정형의 드로잉을 통해 자신의 건축 철학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름을 알렸다. 상상력 가득한 그가 첫 번째로 도전한 설계 공모전이 베를린의 유대인박물관이다. 리베스킨트가 설계한 유대인박물관은 전형적인 박물관과는 시작부터 다르다. 티타늄과 아연 합금으로 뒤덮인 이 건축물에는 입구가 없다. ‘리베스킨트 빌딩’이라고 불리는 박물관에 들어가려면 바로 옆에 있는 올드 빌딩, 즉 베를린박물관 건물을 통해야 한다. 바로크양식의 베를린박물관은 과거에 프로이센의 법원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건물에 들어서면 정원 쪽으로 탁 트인 휴식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지그재그로 된 강철재와 유리로 된 천장을 얹은 ‘유리정원’은 2007년 리베스킨트의 설계로 완성됐다. 기념품 판매소 앞쪽으로 계단실이 있다. 60도로 급격하게 경사진 이 계단을 내려가면 긴 복도가 나오고 어느덧 유대인박물관의 전시 공간에 도착하게 된다. 박물관 안내를 해 준 독일인 가이드 카르스텐 크리거는 “유리정원은 18세기에 지어진 베를린박물관 건물과 21세기에 지어진 포스트모던 양식의 유대인박물관 건물을 공간적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급격한 경사에 이어지는 긴 복도는 방문객들이 시간여행을 하도록 이끌어 주는 건축적 장치”라고 설명했다. 박물관 건물은 나치의 대학살로 희생된 수백만 유대인의 비극적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치들로 가득하다. 건물의 지그재그형 구조는 유대인의 표식인 ‘다윗의 별’이 부러진 모양이다. 그 모양은 조감도로 봤을 때 확연히 나타나지만 건물 내부를 관람하는 동안에는 미로처럼 끝없이 흩어지는 좁다란 복도와 어디쯤인지 가늠할 수 없는 야릇한 공간감으로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 리베스킨트는 건물 청사진을 발표할 때 박물관을 ‘선(線) 사이’라고 명명했었다. “사고와 조직, 관계에서 어긋나는 두개의 선을 표현하고자 했다. 똑바로 뻗어 있는 하나의 선은 수많은 조각으로 날카롭게 부서지고, 다른 하나는 우여곡절이 많지만 정체성을 이어 가는 유대인의 디아스포라를 상징하는 선이다.”(리베스킨트, 1998) 박물관의 외벽과 창문, 그리고 내부에는 무수히 그어진 날카로운 선들이 교차한다. 금속 외벽의 차가움과 난도질당한 듯 잘라진 선들은 보기에도 섬뜩하고 긴장감을 높인다. 무의미해 보이는 선들은 마구잡이로 그어진 게 아니다. 2차 대전 전에 베를린에서 살았던 독일인과 유대인 유명 인사들의 거주지를 연결해 얻어낸 매트릭스다. 리베스킨트가 이 건축물의 구조적 요소로 택한 기본 개념은 ‘공백’(void)이다. 단절된 역사, 사람들이 떠난 자리, 재가 돼 버린 인간성 등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모든 종류의 공백이 건물 곳곳에서 실물로, 느낌으로 다가온다. 2층 구석에 있는 ‘공백의 기억’은 공백을 극단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이다. 노출 콘크리트 벽이 높이 서 있는 기다란 공간은 원래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으로 설계된 것인데 지금은 바닥에 이스라엘의 조각가 메나슈 카디슈만(1932~)의 작품 ‘샬레헤트’(낙엽이라는 뜻의 히브리어)가 설치돼 있다. 쇠로 만든 얼굴 조각 1만개가 바닥에 깔려 있다. 각기 다른 크기에 다른 표정인데 그 표정은 한결같이 불행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람들이 그 위를 지나가면 쇠로 만든 얼굴들이 서로 부딪치며 삐거덕삐거덕 괴상한 소리를 낸다. 감옥에서 인간성을 말살당한 채 죽음을 기다리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의 심정이 어땠을지를 상상하게 된다. 박물관의 미로들은 세 개의 축을 따라 유대인이 처했던 비극적인 상황을 체험하도록 관람객을 이끈다. 30도의 완만한 경사로 올라가는 긴 복도는 ‘연속성의 축’이다. 기나긴 베를린의 역사는 미로처럼 계속되다가 무질서하게 갈라진 좁고 긴 공간들과 함께 사라진다. 마치 유대인들이 어느 순간 도시에서 사라졌던 것처럼. 또 다른 축은 ‘방랑의 축’이다. 그 끝에 있는 문을 열고 나가면 ‘추방의 정원’이 있다. 12도의 경사로 비스듬히 세워진 49개의 콘크리트 기둥 사이를 걸어가다 보면 사람들은 방향감각을 잃고 만다. 독일에서 추방당해 불안한 마음으로 낯선 땅에 도착한 유대인들이 느꼈던 심정을 표현하고자 했던 리베스킨트는 이곳이 ‘역사에서의 조난’을 상징한다고 표현했다.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알지 못하는 천진한 아이들은 기둥 사이를 숨바꼭질하듯 돌아다닌다. 콘크리트 기둥 위에는 희망을 상징하는 러시안졸참나무가 심어져 있다. 마지막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축’을 남기고 독일인 가이드는 “백 마디 설명을 듣는 것보다 직접 느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는 총총 사라졌다. 그 이유를 곧 알게 됐다. 복도에 설치된 장에는 비참하게 학살당한 사람들이 지녔던 물건들이 추억과 함께 전시돼 있고 좁은 복도 끝에는 무거운 철문이 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홀로코스트 타워’다. 묵직한 철문이 쿵 소리를 내며 닫히는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20m 높이의 노출 콘크리트 탑은 출구도 없고 창문도 없다. 절대 어둠에 놓인 공간을 밝히는 것이라곤 천장 쪽으로 살짝 열린 창을 통해 들어오는 가느다란 광선이 전부다. 평상시에는 이 창문을 통해 박물관 뒤편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도 들린다고 한다. 자유와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절망과 공포가 얼마나 컸을지 상상하게 된다. 어디에도 갈 수 없는 복도, 벽에 가로막힌 계단들을 지나면서 유대인들의 상처와 분노, 고통, 그리고 비틀린 역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찾아가는 ‘행정 한류’… 몽골에 뿌리내리기

    정부가 자원의 부국 몽골에 ‘행정한류’를 뿌리내린다. 안전행정부 지방행정연수원은 1일부터 6일까지 몽골 현지에서 몽골 고위 공무원과 연수원 수료생을 대상으로 현지 방문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연수 교육은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실시하는 것으로 한국의 축적된 경제발전 경험과 성과관리에 대해 배우고 싶다는 몽골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연수원은 특히 성극제 경희대 교수, 이석환 국민대 교수를 초빙해 몽골 국립거버넌스아카데미(NAOG) 교수단, 내각사무처, 바양자르갈란 군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경제발전 등 정책현안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내각사무처 장관 및 바양자르갈란 군수 등과 교류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연수원 교육과정을 수료한 몽골 공무원을 대상으로 동창회를 개최하는 등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사후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연수원은 2002년 몽골 NAOG와 교류협력을 체결한 이후 25개 연수과정을 통해 몽골의 고위 공무원 등 359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몽골 NAOG는 공무원 및 정치인·민간인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양성하는 몽골 최대의 교육훈련기관으로 NAOG를 거쳐 간 수료생들은 정부 요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임채호 연수원장은 “이번 과정은 비교적 적은 예산을 들여 교육을 필요로 하는 국가에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몽골정부 핵심인력인 고위 공무원들과 NAOG 교수들을 중심으로 몽골 내 친한(親韓) 분위기를 조성하고 아울러 행정한류를 확산하는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음주 전 우유 마시면 속이 덜 쓰리다? 흔히 음주 전에 마시는 우유가 위벽을 보호해 주리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건강상식이다. 약알칼리성인 우유가 위산을 중화시켜 속쓰림 증세가 일시적으로 좋아질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위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위염이 악화될 수 있다. 위가 상할까 봐 위장약을 먹고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는데, 간에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위장약과 알코올이 들어오면 간은 두 가지를 모두 분해하려고 무리하게 일한다. 알코올 도수를 낮추려고 소주 등을 맥주나 사이다에 섞어 마셔도 위 점막을 자극해 위에 부담된다. 음주 전에는 차라리 부드러운 유동식이나 신선한 과일, 채소를 미리 먹는 게 좋다. 간혹 술을 깨려고 일부러 토하는 사람도 있는데, 알코올은 위에서 10%만 흡수되고 나머지는 소장으로 가기 때문에 토한다고 알코올을 모두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강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손상을 입힐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음주 후 체내에 남아 있는 알코올 성분을 배출하려면 따뜻한 차, 꿀물, 식혜, 수정과,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들어 있는 이온음료나 과일주스 등을 마시는 게 좋다. 그래야 몸의 독소가 소변·대변과 함께 빠진다. 짬뽕 등 맵고 얼큰한 음식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맵고 짜기 때문에 오히려 위장 장애만 일으킬 수 있다. 맑게 끓인 콩나물국이나 북어국, 조개탕 등 기름기 없는 것이 좋다. 숙취해소 음료도 술을 더 빨리 분해하거나 간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지는 못한다. 다만 음주 후 숙취 증상을 다소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다. ●꼭꼭 씹는 습관, 탄수화물 중독 막는다. 설탕, 쌀밥, 빵, 과자, 국수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은 우리 몸의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이를 낮추는 과정에서 저혈당 증세가 오게 해 음식을 더 먹게 하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필요 이상 섭취한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서 중성지방의 형태로 변형돼 간이나 복부 등에 저장되는데, 이렇게 축적된 지방은 지방간, 고지혈증, 당뇨병 같은 심각한 성인병을 일으킨다. 탄수화물 중독을 막으려면 가급적 도정하지 않은 잡곡 등 질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식사 습관에 따라 혈당이 올라가는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다. 채소를 많이 먹고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꼭꼭 씹어 천천히 먹으면 고혈당과 저혈당을 극단적으로 오가는 사태는 막을 수 있다. 하루에 필요한 열량 중 탄수화물 비율을 낮추고, 대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도 탄수화물에 중독되지 않는 방법이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김병수 전문의, 김은희 전문의
  • 日 화산섬에 ‘용암 언덕’ 확인…대폭발 가능성도

    일본의 신생 화산섬인 니시노섬(西之島)에서 ‘용암 언덕’이 확인됐다고 일본 NHK방송 등이 28일 보도했다. 이 용암 언덕이 추후 대규모 폭발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일본 오가사와라제도 치치섬에서 서쪽으로 약 130km에 있는 니시노섬은 지난해 11월 남동쪽 해저 분화 활동으로 새로 생긴 육지가 원래 섬과 합쳐진 이후에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 26일 일본 해상 보안청이 항공 관측한 결과, 니시노섬에 있는 3곳의 분화구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으며 이 중 한 곳에서는 용암 등이 수분에 1회 정도 분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니시노섬의 동쪽 해변에서는 흘러나온 용암이 바닷물과 접촉해 하얀 수증기를 뿜고 있어 현재도 섬이 계속 확대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섬의 크기는 동서로 1550m, 남북으로 1350m, 면적은 도쿄돔의 약 30배인 1.39㎢로 분화 이전 섬의 약 7배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관측으로 용암 언덕(마운드)이 새롭게 확인됐는데 높이는 약 10m, 지름은 약 90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용암 언덕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도카이대학 해양학부의 야마다 요시히코 교수는 “용암 언덕은 용암이 식어 굳은 것으로 분화구를 막는 형태로 작은 언덕이 된 것”이라면서 “이 상태가 유지되면 점점 마그마의 힘이 축적되므로 큰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해상 보안청의 야지마 히로키 화산 조사원 역시 “여전히 활발한 분화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며 “폭발적인 분화가 일어날 우려가 있으므로 앞으로의 활동에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못 ‘3만개’로 완성한 마릴린 먼로 초상화

    못 ‘3만개’로 완성한 마릴린 먼로 초상화

    망치와 못만으로 캔버스 유화에 뒤처지지 않는 정밀한 초상화를 완성해낸 한 영국 아티스트의 작품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ABC 계열 뉴욕 지역 방송국 WABC-TV는 영국인 아티스트 데이비드 포스터가 못과 망치만으로 완성한 유명 인물들의 놀라운 초상화를 26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아기를 안고 있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관능적인 눈빛과 표정 그리고 붉은색 입술까지 재현된 마릴린 먼로, 존 레논-폴 매카트니-조지 해리슨-링고 스타로 이어지는 비틀즈 4인방에 프리미어리그 리버풀 FC의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유명인사의 얼굴이 정밀히 표현된 해당 초상화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놀라움을 선사한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모든 작품들이 붓과 캔버스가 아닌 망치와 못으로 완성된 작품들이라는 점이다. 작품 1개당 평균 못 3만개가 소요된 이 작품들은 모두 잉글랜드 북서부 체셔 카운티 월링턴에 위치한 아티스트 데이비드 포스터(52)의 작업실에서 완성됐다. 정확한 설계도면을 연상하게 하는 포스터만의 독특한 작업방식은 지난 20년 간 축적된 그의 건축설계 경력에서 비롯됐다. 잘나가던 건축가였던 포스터는 3년 전 49세 때 허리디스크 악화로 불가피하게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치료 후에도 여전히 왼쪽 다리와 허리 근육 통증이 남아있지만 오히려 현재 ‘못 예술’을 구성해낼 수 있는 예술 창작력을 얻게 된 계기가 됐다고 포스터는 밝히고 있다. 통상 작품 모티브가 될 재현 사진을 보며 못을 박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그의 작업방식은 작품완성까지 평균 3주 정도 소요된다. 그의 못 그림은 온라인상에서 상당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데 최근 자국인 영국은 물론 미국, 벨기에 심지어 파키스탄에서까지 구매 주문이 들어와 작품을 판매한 바 있다. 한편, 포스터의 작품은 평균 2만 파운드~4만 파운드(약 3,360만원~6,720만원)사이에 판매되며 내달 런던 그레이엄 파인 아트 갤러리(Graham Fine Art Gallery in London)에서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가을, 미술 품으로

    가을, 미술 품으로

    추석 명절을 앞둔 가을 화단에 풍성한 미술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1만점 가까운 작품을 쏟아내며 서울과 부산, 광주, 창원 등지에서 미술 관람객의 발길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제10회 광주비엔날레는 다음달 4일 막을 올려 11월 9일까지 광주비엔날레전시관과 광주시립미술관, 중외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세계 3대 비엔날레 진입을 노리는 행사는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큐레이터인 제시카 모건이 총감독을 맡았다. ‘터전을 불태우라’(Burning Down the House)는 주제 아래 87억원의 예산을 투입, 2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매체의 다양성에 신경 썼다”는 모건 총감독의 말처럼 참여 작가들은 건축가, 영화감독, 무용가, 패션 디자이너, 공연 예술가 등으로 구성됐다. 39개국 106개팀(115명)의 작가들 중 90%는 이번에 처음으로 광주비엔날레를 찾는다. 2013 베니스비엔날레 영국관 대표작가인 제러미 델러(영국), 현대 미술계의 센세이션이라 불리는 얼스 피셔(스위스), 설치미술가인 코닐리아 파커(영국), 불평등과 규범을 다양한 매체로 탐구해 온 로만 온다크(슬로바키아) 등이 눈에 띈다. 또 누보 레알리즘의 선두주자였던 이브 클라인(프랑스), 미니멀리즘의 대표작가인 댄 플래빈(미국) 등 현대미술의 대가들도 작품을 통해 관객과 조우한다. 아시아 작가들 가운데는 류사오둥(중국), 테쓰야 이시다(일본), 로델 타파야(필리핀) 등 아시아 역사와 변화상을 반영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제8회 부산비엔날레도 추석 연휴 직후인 다음달 20일 개막해 11월 22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과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이어진다. 후발주자로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부산비엔날레는 올해 창설 13주년을 맞아 30개국 160명의 작가가 작품 380여점을 전시한다. 주제는 ‘세상 속에 거주하기’(Inhabiting the world). 프랑스의 독립큐레이터인 올리비에 케플렝 전시감독이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 그냥 살아갈 것인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의지를 갖고 살아갈 것이냐는 비엔날레의 주제를 ‘추상·운동, 우주, 건축적 공간, 정체성, 동물성, 역사·사회, 자연·경관’ 등 7개 섹션으로 풀어낸다. 총예산은 42억원. 두 비엔날레는 미술 전시 외에 학술행사, 국제교류행사, 시민참여 행사 등의 부대 행사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양대 비엔날레는 올해 개막까지 큰 내홍을 겪었다. 작품 전시 여부와 전시 감독 선정 등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아 운영상의 폐쇄성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이 과정에서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와 오광수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사퇴 의사를 표명하거나 물러났다. 양대 비엔날레 외에 중소 규모의 비엔날레들도 관객을 찾아온다. ‘달그림자’가 주제인 제2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다음달 25일부터 11월 9일까지 경남 창원시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마산합포구 돝섬에 국한됐던 1회 때와 달리 전시 장소를 돝섬과 마산항 중앙부두, 창원시립문신미술관 등으로 확대했고, 11개국 42개팀이 참여한다. 대구에서도 다음달 12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사진의 기억’을 주제로 사진비엔날레가 열린다. 스페인 출신 알레한드로 카스테요테가 감독이 기획한 전시에는 페루와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18개국 30여명의 작가가 명함을 내민다. 제8회 미디어시티서울도 다음달 1일 개막해 11월 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펼쳐진다. 미디어 아트의 최신 경향을 보여주는 전시는 영화감독 박찬욱의 동생인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이 총감독을 맡았다. 최원준과 양혜규, 민정기, 배영환, 다무라 유이치로(일본), 딘큐레(베트남), 오티 위다사리(인도네시아) 등 10여개국 3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올해 주제는 ‘귀신·간첩·할머니’. 다음달 25일부터 5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국내 최대 그림장터인 제13회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도 관심을 모은다. 미국, 일본 등 16개국, 186개 화랑이 참여해 국내외 작가 1500여명의 작품 4500여점을 전시·판매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지명(하) - 땅 이름, 無言의 역사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지명(하) - 땅 이름, 無言의 역사

    땅이름(지명)은 가장 겸허한 모국어이자 무형문화재이다. 지명 속에는 그 지역의 내력이 오롯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지명이란 무언(無言)의 역사이다. 지명에 몇 가지 요소가 덧붙여져 기록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햇볕을 쬐면 역사요, 달빛에 물들면 야사’(野史)라는 말이 생겼다. 우리의 지명은 어떠한가. 한자와 이두(吏)와 우리글의 치열한 ‘3자 경쟁’에서 한자가 압승을 거뒀다. 순우리말 지명은 유일하게 서울이 살아남은 반면 소부리(부여), 한밭(대전), 솜리(이리) 같은 아름다운 우리말 지명은 땅속에 묻혔다. ●지명은 해당 지역의 ‘과거사’ 압축적으로 보여줘 지명은 지역의 내력과 곡절을 숨죽여 외친다. 삼국시대에는 오늘의 양천구와 강서구 일대를 ‘제차파의현’(齊次巴衣縣)이라고 했다. 이두로 ‘제차’란 구멍, ‘파의’는 바위이므로 ‘구멍바위’이다. 이를 한자로 공암(孔岩)이라고 옮겼다. 옛 한강 공암진 나루요 양천 허(許)씨의 발상지로 알려진 허가바위의 유래가 깃들어 있다. 또 이 바위는 큰 홍수 때 이웃 광주땅에서 떠내려왔다고 하여 광주바위라고도 불렸다. 또 한강을 건너 삼남지방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지점인 노들나루가 있던 상도동에 전국 모든 장승의 우두머리 장승이 서 있다고 해서 장승백이(장승배기)라고 불렀지만, 지명으로 채택되지는 못했다. 이처럼 지명은 해당 지역의 과거사를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한 번의 잘못된 개명은 뜻을 일그러뜨리고, 사실을 비튼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땅이름은 우리말이었지만 기록에는 한자지명으로 남겼기에 우리말 지명이 홀대를 받은 측면이 있다. 조선시대 지방행정체계는 부(部)-방(坊)-계(契)-동(洞) 4단계였다. ‘전국 방방곡곡’이란 말은 여기에서 나왔다. 그러나 한자식 행정체계와는 무관하게 우리는 크든 작든 모든 마을을 ‘고을’이라고 했고,고을의 수령은 높든 낮든 모두 ‘사또’라고 불렀다. 토박이 지명은 조선시대 한자 지명화됐다가 일본 강점기에는 유래조차 짐작할 수 없는 엉뚱한 지명으로 변질됐다. 무쇠로 솥을 만드는 가마터와 대장간이 많이 있다고 하여 무쇠막 또는 무수막이라고 불리던 옛 수철리(水鐵里)는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 때 금호동으로 개악됐다. 물 수(水)는 호수 호(湖)로, 무쇠 철(鐵)은 금 금()으로 멋대로 바꾼 것이다. 금호동이라는 지명에서 옛 대장간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가. 없다면 잘못된 지명변경이다. 1914년 강제 행정개편 이후 불과 100년 사이에 잣골→백동→혜화동, 모래내→사천→남가좌동, 한내→한천→상계·중계·하계동, 배오개→이현→종로4가, 진고개→니현→충무로, 구리개→동현→을지로2가, 박석고개→박석현→갈현동 등으로 전혀 다른 엉뚱한 지명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정도는 덜하지만 붓골→필동, 삼개→마포, 두텁마위→후암, 물치→수색, 새내→신천, 노들→노량, 복삿골→도화동, 삼밭→삼전동, 미나릿골→미근동, 쇠귀바위→우이동, 서래→반포 등 순우리말 지명의 억지 한자화도 지역의 유래와 특색을 퇴색시키고 있다. ●무악이 안산, 아단산이 아차산으로 바뀐 까닭 지명은 시간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작품이기도 하다. 대개 안산(鞍山)이라고 불리는 무악은 서울 풍수의 알갱이를 이루는 내사산(백악-낙산-남산-인왕산) 못잖게 중요한 산이었지만 지금은 존재감이 없다. 무악재라는 험한 고개에 도로가 놓이고 평평해지면서 안산이라는 평안한 이름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았다. 조선 초기 풍수 중 ‘무악주산론’(毋岳主山論)이 있었다. 무악을 서울의 주산으로 정하고 오늘의 연세대와 이화여대 자리에 경복궁을 앉히자는 하륜의 주장이었다. 터가 좁다는 이유로 수용되지 않았지만 ‘백악주산론’과 마지막까지 자웅을 겨뤘다. 태종이 종묘에 나아가 길흉을 점친 결과 백악이 우세하자 태종은 “나는 무악에 도읍하지 아니하지만, 후세에 반드시 도읍하는 자가 있을 것”이라며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무악의 기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비록 성 밖으로 밀려났지만 연희궁이라는 이궁이 무악 아래 지어졌다. 정종과 태종, 세종이 차례로 거했다. 세조 때는 서잠실(西蠶室)이라고 하여 양잠을 했고 연산군은 연회장으로 사용했다. 조선 최악의 내란이라고 일컫는 이괄의 난을 진압해 왕조가 이어진 장소가 바로 무악이기도 하다. 또 오늘날 연세대가 연희전문학교에서 출발했고 연희동에서 대통령이 두 명이나 나왔으니 태종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닌 듯싶다. 서울의 외사산(삼각산-용마산-관악산-덕양산) 중 용마산 부분이 좀 헛갈린다. 어떤 이는 용마산이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아차산이라고 한다. 그러나 두 산은 다른 산이 아니라 하나로 이어진 산이다. 서울의 외사산 중 좌청룡을 아차산으로 보고 아차산의 최고봉을 용마봉(348m)으로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고구려 유적지가 발굴되고 온달과 평강의 전설로 유명한 아차산의 지명 유래도 꽤 흥미롭다. 높을 아(峨)에 우뚝 솟을 차(嵯)를 써서 아차산이라고 하지만 높이가 285m밖에 되지 않으니 어울리지 않는 지명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각축지였다는 점에서 ‘내가 잠시 빌려 쓴(我借)’의 뜻으로도 해석하는 등 설이 분분하다. 아차산의 원 지명은 아단산(阿旦山)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 삼국사기에 ‘아침 해’(旦)를 의미하는 신성한 터, 아단산이라는 기록이 나온다. 그러나 태조 이성계의 이름(李旦)을 사용할 수 없었기에 비슷한 글자를 썼다는 풀이다. 이른바 군주의 이름을 피하는 피휘(避諱) 때문이었다. 경북 대구(大邱)도 본디 대구(大丘)였지만 영조 때 공자의 이름(孔丘)과 같으므로 피휘해야 한다는 유생들의 상소가 빗발치자 정조 때 바꾼 것과 마찬가지 이치라는 것이다. ●청운동·옥인동·인사동은 일제가 만든 합성 지명 서울역사 이천 년의 풍상보다 36년 일제 식민지배의 훼절이 더 엄혹했다. 한국땅이름학회에 따르면 서울 동 이름의 30%, 종로구 동명의 60%가 일제 잔재라지 않는가. 해방 후 창지개명(創地改名) 잔재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으면서 우리 지명의 대부분이 원상회복되지 못했다. 개발연대 이후 우리 손으로 행한 개악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의 지명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합성지명이다. 서울시민이 사랑하는 청운동, 옥인동, 통인동, 인사동은 급조된 지명이다. 어느 날 갑자기 두 개의 지명을 합치면서 생겨난 정체불명의 이름이다. 일제는 행정개편이라는 이름 아래 멀쩡한 두 개의 지명을 하나로 합쳤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이뤄진 지명말살정책이었다. 지명 속에 전해 내려오는 우리의 얼과 문화를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무서운 음모였다. 청운동은 청풍계(청하동)와 백운동에서 한 글자씩을 따 만들었다. 옥인동은 옥동과 인왕동의 합성이다. 유서 깊은 청풍계와 옥동이라는 지명은 우암 송시열의 글씨를 바위에 새긴 ‘백세청풍’과 ‘옥류동’이라는 글에서 비롯됐다. 청풍계천은 청계천의 발원지이며 청계천이란 이름의 연원이기도 하다. 인왕이라는 명칭은 인왕산에서 비롯됐다. 광해군 때의 기록에 따르면 인왕사라는 절 이름에서 산 이름을 따왔다. 한양도성 안 최고의 경치 좋은 곳으로는 백악의 동쪽 삼청동천(삼청동)을 으뜸으로 쳤고 백악 서쪽 백운동천(청운동)과 인왕산 아래 옥류동천(옥인동) 그리고 낙산 서쪽 쌍계동천(동숭동), 남산 아래 청학동천(필동) 등 다섯 곳을 꼽았다. 여기서 동천(洞天)은 산과 물이 어우러진 수려한 골짜기를 이른다. 내 천(川)을 쓰지 않고 하늘 천(天)자를 쓴 것은 사람만 모여 즐기는 곳이 아니라 신선도 더불어 노닌다는 뜻이다. 우리가 백사실계곡이라고 부르는 부암동 백석동천이나 관악산 자하동천도 풍광에서 빠지지 않았다. 새로 만들어진 청운동과 옥인동이 지명으로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네 개를 둘로 줄이면서 사라진 것들이 아쉬울 뿐이다. ●흐리멍덩한 지명 회복 실패의 교훈 잊지 말아야 서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인사동이다. 한국적인 정취를 품고 있으며 인사동이라는 지명도 발음하기 쉽고 어감도 좋다. 그런데 인사동은 관인방의 인자와 대사동의 사자를 강제 결합시켜 지은 것이다. 한경지략에 따르면 “대사동은 곧 탑사동인데 옛날에 원각사가 있었으나 지금은 석탑만 남아 있다”고 유래를 전한다. 원각사지 10층 석탑 때문에 탑동, 사동, 대사동, 탑사동, 탑골 등으로 불렸고 지금도 탑골공원이나 파고다공원이라는 이름이 남아 있다. 백동(잣골)은 숭교방의 동쪽이라고 해서 동숭동이라고 바꿨고 괴동(회나무골)은 의금부가 있는 자리라고 해서 공평동, 옥방동(옥방골)은 인의예지에서 따와 예지동, 사동(탑골)은 낙원동, 원동(원골)은 원서동, 상사동(상삿골)은 원남동이라고 작명했다. 15개 동의 새 지명이 생겼다. 수진방과 송현을 합쳐 수송동이 되면서 송현(솔골)이 사라졌고 옥동과 인왕산동을 합쳐 옥인동을 만든다고 옥동(옥골), 운동(구름재)과 니동을 합쳐 운니동을 만들면서 니동(진골), 육상궁과 온정동을 합쳐 궁정동을 만들면서 온천수가 나오던 온정동이 각각 사라졌다. 서울이라는 유일한 순우리말 지명은 미군정청이 해방과 함께 일방적으로 준 선물이었다. 그러나 해방 후 지명을 회복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우리는 기존의 일본식 지명을 토박이 이름으로 되돌리지 않고 모조리 한자로 바꾸는 우를 범했다. 강제병합 이전의 지명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일본이 멋대로 변경하고 왜곡하고 합친 일본식 지명에서 정(町)을 동(洞)으로 바꾸는 데 급급했다. 세종대왕, 이충무공, 을지문덕 장군, 원효대사, 이퇴계, 민충정공 등 6명의 선현의 시호를 채택해 세종로(광화문통), 충무로(본정통), 을지로(황금정통), 원효로(원통) 등으로 가로명을 변경하는 데 그쳤다. 사라진 숱한 지명의 원혼 앞에 어찌 이리 덤덤한가. 현재 진행 중인 독도와 동해 표기전쟁은 한국과 일본의 지명전쟁이다. 독도냐 다케시마냐, 동해냐 일본해냐는 모두 지명선점 다툼이다. 해방 후 흐리멍덩한 지명회복 실패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에게 성명(姓名)이 역사이듯 땅에는 지명이 역사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임신부 참치 먹으면 안된다, 수족마비·자폐아 출생위험↑

    임신부 참치 먹으면 안된다, 수족마비·자폐아 출생위험↑

    임신부 참치 임신부는 참치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는 21일(현지시간) 임신부들은 모든 종류의 참치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참치가 태아에 치명적일 수 있는 수은의 함유량이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는 미 식품의약국(FDA)의 권장과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컨슈머리포트는 FDA의 웹사이트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 2005년 이후 분석에 사용된 참치 통조림 샘플 가운데 20%는 수은 함유량이 FDA가 공고한 평균치보다 2배 가까이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일부 참치 통조림 샘플은 수은 함유량이 높고 또 다른 일부 샘플은 수은 함유량이 낮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시중에서 사는 참치 통조림의 수은 함유량이 평균치보다 높은지 낮은지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참치를 아예 섭취하지 않는 편이 좋다. 특히 컨슈머리포트는 임산부가 수은 함유량이 높은 참치를 섭취했을 경우 태아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은이 몸에 축척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보행장애, 수족마비, 중추신경계 이상, 유전자 돌연변이 등이다. 또한 임신부가 수은에 노출되면 태아의 뇌 신경 발달에 영향을 끼쳐 신경관 결손, 사산, 기형아 등이 발생할 수 있다.최근 환자가 늘고 있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자폐 등도 수은 중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FDA는 지난 6월 임신한 여성과 수유 중인 여성, 어린이들이 생선을 더 많이 먹어야 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건강 권고안 초안을 발표했다. FDA는 이 초안을 통해 수은 함유량이 낮은 새우나 연어, 메기, 대구, 참치 통조림 등 생선 230~340g을 매주 2∼3번에 나눠 먹을 것을 권고했다. 다만 옥돔류나 삼치, 상어 등은 수은 함유량이 많기 때문에 피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임신부 참치 섭치 금지 권고에 “임신부 참치 섭치 금지, 전혀 몰랐던 사실”, “임신부 참치 섭치하면 수은이 축적될 수 있군요”, “임신부 참치 섭치를 안 해야 겠네”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신명 경찰청장 후보자 청문 보고서 채택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21일 강신명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안행위는 경과보고서에서 “재산, 경력 등에서 일부 문제점은 있으나 30여년 동안 일선경찰서장, 지방경찰청장, 경찰청 국장 등을 거치면서 축적된 전문성과 리더십 등을 감안할 때 국민의 안전과 법질서를 확립해야 하는 경찰청장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갖췄다고 본다”고 밝혔다. 안행위는 이날 경찰대 출신 첫 경찰총수 후보에 오른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뒤 40여분간의 정회를 거쳐 곧바로 회의를 속개, 청문회 당일 여야 합의로 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에 대해 “임기 안에 매듭짓는 것이 목표”라고 의지를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는…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는…

    ‘적을수록 풍요롭다’(Less is more)는 명언과 ‘보편적 공간’(Universal space)의 개념으로 유명한 20세기의 대표 건축가. 1886년 아헨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석공업 가게에서 일하며 미술교육을 받아 지역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다 베를린으로 이주했다. 1908~1912년 페터 베렌스의 스튜디오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며 건축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건축은 그것이 속한 문화의 의미와 중요성과 소통한다고 생각했던 그는 위대한 철학자들과 사상가들에 대해 독학하며 자신이 살고 있던 시대의 성격과 본질이 무엇인지를 탐구했다. 고대 그리스 건축의 단순함과 완벽한 비례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으며 평생의 건축철학으로 삼는다. 대학 학위는 없지만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건축적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는 1921년 사무용 고층건물의 설계경기에서 ‘전면이 유리로 된 다면체의 마천루’라는 매력적인 설계안을 내놓으며 극적으로 등장했다. 베를린의 문화엘리트들과 어울리며 건축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자기 이름을 개명했다. 원래 이름은 마리아 루트비히 미하엘 미스였지만 1922년부터 ‘반데어’와 어머니의 처녀적 성 ‘로에’를 붙였다. 흔히 미스(Mies)라고 부르는 그의 길고 희안한 이름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미스는 극적인 명확성과 단순성으로 나타나는 모더니즘 건축으로 특징지어지는 선구적인 프로젝트 연작을 내놓으며 진보적인 디자인잡지 ‘G’, 모더니스트 건축단체인 데어 링에도 참여했다. 1929년 바르셀로나 만국박람회의 독일관 ‘바르셀로나 파빌리온’(박람회 이후 분해됐다 1988년 재건축)과 1930년 체코 브르노에 빌라 투겐트하트로 선풍을 일으켰고 바우하우스 디자인학교의 교장을 맡아 모더니즘 건축과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를 기능적으로 발전시킨다. 하지만 1933년 바우하우스가 폐교되고 점점 심해지는 나치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1938년 훗날 일리노이 공대가 되는 시카고 아머 공대의 초빙을 받아 미국으로 이민했다. 아머 공대 건축대학 학장을 맡아 미국의 현대건축 교육 발전에도 기여하는 한편 일리노이 공대 크라운홀, 레이크쇼어 드라이브 아파트, 판스워드 주택 등 기능과 구조, 경제성과 미학적 측면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을 다수 지었다. 건축가 필립 존슨과 공동으로 작업한 뉴욕 맨해튼의 시그램 빌딩(1958년)은 치밀하게 계산된 비례미가 절정을 이루며 철과 유리를 사용한 커튼월 건축의 가장 유명한 사례로 꼽힌다. 베를린의 신국립미술관을 완공한 지 1년 뒤인 1969년 시카고에서 숨을 거뒀다. lotus@seoul.co.kr
  • 민관 6년만에 손잡고 부패척결 나선다

    민관 6년만에 손잡고 부패척결 나선다

    부패 척결은 내부고발자나 제보, 외부 감시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어느 한 기관의 의지만으로는 근절이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나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과 시민사회 영역의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여해 협력하는 ‘민관 거버넌스’(協治)는 유독 반부패·청렴 분야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실제로 2008년 정부와 재계, 시민사회가 참여했던 ‘투명사회협약 실천협의회’를 마지막으로 6년간 민관 협치가 이뤄지지 않은 전례가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한국투명성기구, YMCA 등 시민사회단체, 공기업 등과 함께 ‘투명사회실천 네트워크’를 구성, 다음달 3일 출범식을 열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적폐로 지목된 사회 전반의 부패·비리와 관련해 민간과 공공기관이 6년 만에 다시 손을 맞잡은 것이다. 네트워크에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반부패전국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 8곳, 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철도공사(코레일)·교통안전공단·근로복지공단 등 공공기관 18곳, 대구·부산 등의 지역 네트워크 단체 5곳, 대한상공회의소·한국공인회계사회 등 직능단체 5곳이 참여한다.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실천 위주의 활동을 하기 위해 민관 합동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며 “더 많은 민간·공공 단체들의 참여를 유도해 청렴문화를 확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네트워크에는 상시적인 활동을 위해 사무처와 운영위원회 등이 설치되며 ▲민관 공동 협력사업 발굴 ▲반부패 우수기관 탐방 ▲전문교육 인력 양성 등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공동 연구활동이나 심포지엄 등을 통해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과 같은 부배 방지를 위한 법이나 새로운 제도를 발굴해 정부에 정책 제안을 하게 된다. 아울러 반부패 관련 우수사례도 발굴해 공공기관 등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시민사회단체가 그동안 축적한 부패 척결 노하우나 연구성과 등을 활용해 실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며 “정책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와 전문가의 시각에서 부패 방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한범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은 “외부에서 공공기관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기존의 역할뿐만 아니라 제대로 실행되지 않거나 바꿔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네트워크 구축은 민간과 공공기관 사이 토론의 장이 제도적으로 마련된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계속 음식 생각나면 맛 중독 의심… 미각 훈련 필요해

    계속 음식 생각나면 맛 중독 의심… 미각 훈련 필요해

    직장인 이모(27·여)씨는 지독한 탄수화물 중독이다. 일주일에 딱 두 번, 주말에만 라면을 먹기로 한 후부터 휴일 아침이면 라면 생각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사실 라면만 주말에 먹을 뿐 이씨의 ‘면’사랑은 주중에도 계속된다. 칼국수, 냉면, 비빔국수…. 밥을 먹으러 간 식당에 면 요리가 있으면 대개 면을 주문한다. 커피전문점에서는 시럽이 들어가지 않은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대신 달콤한 조각케이크를 산다.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저녁에는 밀려오는 허기에 과자를 집어든다. 이씨의 하루가 남 일 같지 않다면 당신도 미각과 두뇌가 만들어낸 ‘맛의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 탄수화물 중독은 가장 보편화된 미각 중독이다. 탄수화물 자체가 당이기 때문에 ‘단맛 중독’이라고도 한다. 단맛이 나는 음식은 어떤 음식보다도 강렬하고 심지어 심리적 허기까지 자극한다. 고탄수화물 식사를 했을 때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은 당의 흡수를 촉진하는 것 외에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두뇌로 운반하는 역할도 한다. 두뇌로 전달된 트립토판은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우울, 의욕 상실, 초조함 등의 금단현상이 오기 때문에 뇌는 더 많은 탄수화물을 요구하게 된다. 신체의존도도 상당하다. 혈당 지수가 높은 음식이나 탄수화물 음식을 단기간에 과량 섭취하면 이를 에너지원으로 분해하려고 인슐린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이로 인해 신체는 일시적인 저혈당 상태에 빠진다. 저혈당은 다시 혈당을 올리고자 탄수화물 폭식을 부추긴다. 저혈당과 고혈당을 오르내리며 탄수화물을 탐닉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몸은 서서히 단맛에 길들게 된다. 당연히 당뇨병이나 비만 같은 합병증이 온다.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61.4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섭취량인 50g을 훌쩍 넘는다. 청소년들의 하루 평균 당 섭취량은 이보다 13% 많은 69.6g이다. 소금만큼 설탕 중독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물론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영양소다. 하지만 설탕과 밀가루에 든 탄수화물은 대부분 정제된 단순탄수화물이어서 소화 속도가 빨라 인슐린 분비와 지방 축적을 촉진한다. 금세 허기지기 때문에 밥을 먹고 돌아서서 또 과자를 찾게 된다. 반면 현미 등 가공하지 않은 곡식, 과일, 채소에 들어 있는 복합탄수화물은 당분 분자의 구조가 복잡해 소화 속도가 느려 지방으로 바뀌는 양도 적다. 단맛뿐만 아니라 매운맛·짠맛 중독도 위험수위다. 우리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평균 4583㎎으로 최근 섭취량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WHO의 하루 최대 권장량 2000㎎의 2배가 넘는다. 이렇게 짠맛에 길들어 있으면 고혈압이 생겨 저염식 식사를 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맛이 없는 것은 물론 간이 거의 안 된 병원 밥을 먹을 때 메스꺼운 것처럼 속이 울렁거리기까지 한다.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짠맛에 중독된 미각과 몸이 건강식을 온몸으로 거부하는 것이다. 매운맛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많이 먹다 보면 미각 세포의 반응도가 감소해 싫증이 나지만 매운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계속해서 자극을 받아 혀가 얼얼해져도 젓가락을 들게 된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과는 질적으로 다른 ‘고통의 쾌락’이다. 사실 매운맛 자체가 몸에 안 좋은 것은 아니다. 매운맛을 내는 고추 속 캡사이신은 신진대사량을 늘리고 지방분해를 촉진해 비만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추에는 비타민C도 풍부하기 때문에 원기 회복과 감기예방 효과가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과하면 좋지 않듯 매운 음식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위장관 점막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전문의는 “고추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위궤양이 발생하기 쉽고 간 기능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캡사이신이 암세포에 맞서 싸우는 인체의 아군 격인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위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아산병원 의학과 김헌식 교수팀)도 나왔다. 캡사이신 자체가 암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의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를 위축시켜 간접적으로 암 발생을 돕는 셈이다. 자연살해세포는 암 세포막에 구멍을 낸 후 세포질과립을 분비해 암 세포를 괴사시키는 항암면역세포다. 잘못된 미각을 머릿속에서 지우려면 끊임없는 훈련이 필요하다. ‘미각교정다이어트’의 저자 박민수 서울ND의원 원장은 “중독은 자극적인 맛이 입안에 머문 시간과 강도에 비례하기 때문에 미각 훈련을 할 때는 입안을 중립 상태로 유지하는 미각소독, 즉 입에서 자극 맛의 잔해와 기억을 지워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유용한 도구가 물과 채소다. 물은 혀의 미뢰 사이에 낀 자극 맛을 제거하고 단맛이 없는 채소는 칫솔처럼 이와 혀 사이사이에 낀 자극적인 맛을 씻어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독자성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독자성

    판례의 재구성 14회에서는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관련해 2013년 3월 21일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1다95564)을 소개한다.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해설을 행정법 분야의 권위자인 정하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듣는다. 납세의무자가 국가에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을 구하는 소송은 행정소송법에 규정된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게 학계의 다수설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법원은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행정소송이 아닌 민사소송의 대상이라고 판단해 왔다. 또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청구 소송의 경우 민사소송 절차를 거치는 실무 관행 역시 굳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3월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을 구하는 소송은 민사소송이 아닌 행정소송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당시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는 채권을 양수한 ㈜아시아신탁이 “부가가치세 환급금 13억 9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양수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사건을 의정부지법 행정부로 이송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 인해 개별 세법에서 정한 환급세액의 반환도 일률적으로 부당이득 반환이라고 본 기존의 대법원 판결(87누479)은 변경됐다. 즉 과다 책정된 부가가치세와 실제 납입해야 할 세금의 차액을 돌려 달라는 청구권의 성질은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아니라 공법상 권리이고, 행정소송법상 법률 관계를 확정하는 당사자 소송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국가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의무는 납세의무자로부터 어느 과세 기간에 과다하게 거래 징수된 세액 상당을 국가가 실제로 납부받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부가가치세법령의 규정에 의해 직접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아니라 부가가치세법령에 의해 그 존재 여부와 범위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조세정책적 관점에서 특별히 인정되는 공법상 의무라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국가에 대한 납세의무자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청구는 민사소송이 아니라 행정소송법 제3조2호에 규정된 당사자소송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보영 대법관은 “실무 관점에서 민사소송과 당사자소송의 구별 실익이 크지 않다”며 “수십년 동안 축적된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일반 국민에게 부가가치세 환급세액의 지급 청구는 민사소송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확고하고 실무 관행도 확립된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청구에 관해서만 판례를 변경하면서까지 당사자소송 대상으로 보는 것은 소송 실무에서 혼란만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아시아신탁은 2009년 3월 A건설회사로부터 13억 9100여만원의 부가가치세 환급금 채권을 양수받았다. 아시아신탁은 A사를 대리해 파주세무서에 채권양도를 통지한 뒤 양수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세무서가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으나 2심 재판부는 “부가가치세법상의 환급세액은 조세법적인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환급세액 반환청구소송은 전문법원인 행정법원에서 공법상 당사자소송을 통해 심리, 판단해야 한다”며 1심 판결을 깨고 의정부지법 행정부로 사건을 이송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역시 전원합의체가 2심 재판부의 판단이 맞다고 판단해 기존 판례를 변경했고, 이로 인해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소송의 경우 행정법원에서 담당하게 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국가기관의 보조금에 대한 권리는 사법상 채권과 달라 수십년 판례 뒤집고 ‘행정법 관계의 다툼’임을 인정 정하중 서강대 교수 해설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민법 741조) 이른바 원상회복적 정의사상에 근거하고 있는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법질서 전체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법원칙의 표현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법(公法)에도 적용돼 이른바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근거가 되고 있다. 다수설은 이러한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독자적 성격을 강조하고 동 청구권에 관한 분쟁을 당사자소송으로 할 것을 주장해 왔다. 이러한 주장의 중요한 논거는 행정법 관계가 사인(私人) 상호 간의 이익을 조정하는 사법 관계와는 달리 공익이 압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있다. 이에 따라 그 성립 요건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즉, 국가가 위법한 공과금 부과 처분으로 재산상 이득을 취한 경우 이러한 처분이 무효가 아닌 한 행정청이나 법원에 의해 취소되기 전까지는 법률상 원인이 되기 때문에 부당이득이 되지 않는다. 개인이 국가로부터 위법한 보조금 지급 결정을 통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또한 부당이득의 반환 범위에 있어서도 국가가 개인으로부터 부당이득을 취하는 경우에는 민법 748조(수익자의 반환 범위)가 직접 또는 유추 적용될 수 없다. 개인에 대해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한 재정적 지위를 갖고 있는 행정 주체가 민법 748조를 유추 적용해 선의의 수익자임을 주장한다면 원상회복적 정의를 목적으로 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의미는 전적으로 훼손될 것이다. 수익자가 개인인 경우에도 민법 748조가 유추 또는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학설은 이와 관련해 행정법의 일반 원칙으로 확고하게 뿌리 내린 신뢰보호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즉 국가의 위법한 보조금 결정이나 연금 결정에 의해 수익을 얻은 개인이 이들 결정의 적법성과 존속을 신뢰한 경우에는 수익적 행정행위 직권 취소 제한의 법리에 의해 행정 주체의 결정은 계속 존속해 개인의 이득에 대한 법률상 원인이 되는 것이다.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개별 법적 근거는 국세기본법 제51조 내지 제54조, 지방세기본법 제76조 내지 제79조, 관세법 제46조 내지 제48조, 보조금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31조, 하천법 제68조, 도로법 제78조의2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대해 개별법이 있는 경우에는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개별법이 적용돼야 하나 개별법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법리에 따라 해결돼야 할 것이다. 판례는 이러한 다수설과는 달리 행정법 관계에서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법적 성격을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동일하게 봐 특별한 법규정이 없는 한 민법상 법규정이 직접 적용되며 이에 대한 소송은 민사소송 절차에 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취해 왔다. 그러나 최근 판례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12년 3월 15일 선고된 대법원 판결(2011다17328)은 “중앙관서의 장이 가지는 반환해야 할 보조금에 대한 징수권은 공법상 권리로서 사법상 채권과는 성질을 달리한다. 중앙관서의 장으로서는 보조금을 반환해야 할 자에 대해 민사소송의 방법으로는 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는 판례의 중요한 변화를 의미한다. 종전 판례에 따르면 당연히 민사상 부당이득 사건으로 봐 민사소송으로 다뤘을 것이다. 부가가치세 환급 사건을 다루고 있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1다95564)에서도 종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의 반환을 부당이득 반환으로 보고 민사소송의 관할로 해 온 판례를 뒤집고 행정소송법 제3조 제2호에 규정된 당사자소송의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판결했다.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청구는 민사소송이 아니라 당사자소송의 절차로 다뤄야 한다는 대상판결에 적극 찬성한다. 그러나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의무는 단순히 부가가치세법령에 의해 그 존부나 범위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조세 정책적 관점에서 특별히 인정되는 공법상 의무가 아니라 사업자가 매입 시 지급한 부가가치세(매입세액)가 매출 시 받은 부가가치세(매출세액)보다 많을 때 국가는 사업자가 더 많이 납부한 세액을 보유할 정당한 권원이 없기 때문에 반환하는 것으로서 그 실질은 부당이득 반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 판결은 부가가치세 환급세액 지급 청구가 공법상 환급금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행정법 관계의 다툼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수십년간 지속돼 왔던 판례를 변경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판결에서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이러한 취지는 조세환급금 지급 청구와 관련해 여타의 오납금 반환청구소송이나 과납금 지급청구소송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조세환급금 지급청구소송은 유형별로 소송 절차를 달리하게 되기 때문에 소송 실무뿐만 아니라 국민의 권리 구제 관점에서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판결에서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라는 표현을 피한 것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당연히 민법상 권리로 관념하고 있는 데 기인하는 것처럼 보인다. 2013년 2월 입법예고된 법무부 행정소송법 개정안 제3조 제2호는 당사자소송을 “행정상 손실보상, 손해배상, 부당이득반환이나 그 밖의 공법상 원인으로 발생하는 법률 관계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법률 관계의 한쪽 당사자를 피고로 하는 소송”으로 정의했다. 입법이 실현되면 공법상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대한 불명확성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하중 교수는▲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독일 쾰른대학교 법학박사 ▲한국행정법학회 회장 ▲한국행정판례연구회 회장 ▲법무부 행정소송법 개정위원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자문위원 ▲동아시아행정법학회 이사
  • “지구온난화는 10,000년 전, 이미 시작됐다”

    “지구온난화는 10,000년 전, 이미 시작됐다”

    흔히 지구온난화는 18~19세기 영국 산업혁명 이후 점진적으로 진행되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부적으로는 화석연료 사용이 늘어나고 각종 산업시설이 들어서면서 이산화탄소, 메탄, 대류권 오존, 프레온 기체, 아산화질소와 같은 온실 기체의 대기 중 농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최근 100여 년 만이 아닌 무려 10,000년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면 어떨까?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메디슨 캠퍼스는 해당 교 대기대양과학과, 기후 변화 연구소 공동 연구진이 지구 온난화 시작 시기가 10,000년 전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1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 73개 지역에서 채집한 빙하 샘플, 식물성 플랑크톤 퇴적물을 토대로 새로운 지구온난화 발생 시기를 추적하는 물리학 모델링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적어도 마지막 빙하기로부터 현재까지 지구 대기 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20 PPM(parts per million) 씩 꾸준히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어도 10,000년 전부터 지구 온도가 점진적으로 상승해왔다는 유력한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기존 온난화 이론은 20세기 초인 1906년부터 최근 2005년까지 세계 평균 표면 기온이 0.74±0.18 °C 상승했으며 특히 후반 30년 간 전 세계 국민 총생산이 폭발적으로 증가(산업화 가속화)하고 인구수가 확대되면서 온난화 속도가 절반 이상 빨라졌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위스콘신 대학교 연구진의 새로운 모델링은 지구온난화가 최근 수십 년이 아닌 10,000년에 걸쳐 서서히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는데 기존 이론과 가장 크게 구별되는 것은 지구온난화의 ‘일관성’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위스콘신 대학교 젱유 리우 교수는 “지난 만년 이상 점진적으로 축적되어온 특정 물리적 힘이 지구온난화의 퍼즐을 맞추는 주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해당 연구결과가 20세기 초 산업화로 인한 온실가스 증가가 지구 온난화 원인이라는 기존 이론을 반박하는 것이 아닌 10,000년에 걸친 ‘점진적 온난화’의 가능성을 더하는 측면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재단(U.S National Science Foundation),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 중국국립과학재단(Chinese National Science Foundation), 중국 과학기술부(Chinese Ministry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서울광장]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진경호 논설위원

    역사는 인간이 인간에게 늑대임을 증명하는 과정이었는지 모른다. 모든 전쟁이 그렇고, 피를 보든 안 보든 대개의 범죄 또한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라고 말한다. 28사단 포병연대의 어느 꿈 많은 청년과 마음 둘 곳 잃은 김해의 한 소녀에게 가해진 잔혹극은 그래서, 아우슈비츠 형무소와 일본 관동군 731부대에서 벌어진 참상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충격과 별개로 인간에게 늑대인 인간들의 세상에 어제도 살았고 내일도 살도록 주어진 현실을 새삼 일깨워 주기에 더 끔찍하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나치 학살범 아돌프 아이히만에게서 발견한 건 악의 평범함이었다. 유대인 학살의 중심에 섰던 그는 악마가 아니었다. 저주스러울 만큼 평범했다. 체제에 순응했을 뿐이고, 그걸 충성이라 여겼을 뿐이다. 링거주사를 맞혀 가며 윤 일병을 때리고 또 때린 이 병장과 그 무리들도 빈도와 강도만 더 했을 뿐 여느 내무반의 고참들과 다를 바 없음을 지금 봇물 터진 듯 구타와 학대의 온갖 양태를 쏟아내는 곳곳의 증언들이 말해준다. 선임들에게 이유 없이 당했기에 후임들에게 이유 없이 갚았을 뿐이다. 그 가학의 대물림에 일말의 망설임은 설 땅이 없다. 조금만 허점이 보여도 떼로 달려들어 굴종을 강요하는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엄석대’들과, 그와 잠시 맞서다가도 시나브로 곁에 서고 마는 ‘한병태’들이 있을 뿐이다. 군 입대 전 이미 수년 동안 학교 교실에서 ‘빵셔틀’과 같은 지배와 굴종의 권력게임을 몸에 익히고 인터넷 게임을 통해 폭력에 무뎌진 그들, 우리의 아이들이다. 고립된 병영 막사, 그 밀폐된 공간에서 선임과 후임은 너무나도 쉽고 빠르게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치환되고, 가학과 피학의 살 떨리는 장면들을 연출해 냈다. 불과 엿새 만에 성폭력으로까지 이어지는 극도의 학대극으로 끝난 1971년 미국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물로 희석해 전국으로 흩어놓은 것이 지금 우리의 병영이라 한다면 지나친 과장임은 분명할지언정 그 속에 담긴 일방적 위계질서가 만들어내는 평범한 악의 본질만큼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돌아보면 윤 일병의 맞아죽음은 세월호 참사와도 뿌리가 닿아 있다. 이유 없는 죽음들 뒤에 악다구니 세상이 펼쳐져 있다. 아렌트는 악의 뿌리로 ‘사유의 결핍’을 꼽았다. 인간이 악해서 악한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생각하고 반성하길 거부하기에 악한 행동을 한다고 봤다. 분명 반성하지 않는 우리, 싸울 만큼 싸워 그 어떤 고통과 비극에도 무뎌진 무감각한 이 시대 우리가 이 잔혹사 뒤에 서 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치를 떠는 과장과, 윤 일병이 맞아 죽은 부대를 찾아 미소 띤 얼굴로 찍은 단체사진에 담긴 위선과, 세월호 참사는 교통사고이며 희생자 가족들의 울부짖음은 시체장사라는 몰인간성이 뒤섞인 공감 불능의 정치가 그 바탕일 수도 있다. 이념과 진영 논리에 갇힌 채 정치 갈등의 선봉에 서서 적의(敵意)와 증오의 기운을 퍼뜨리기 바쁜 언론도 빠뜨릴 수 없다. 오직 부의 축적만이 유일 가치인 탐욕의 자본시장과, 그에 빌붙어 알량한 권력을 편법과 비리로 바꿔치기하는 썩은 관료집단과, 깊이 있는 성찰과 학자적 양심은 제쳐둔 채 대중 입맛에 맞는 몇 마디 교언만 늘어놓고 뒤로 빠지는 비겁한 지식인 집단도 사회적 각성을 마비시킨 기제로 손색이 없다. 윤 일병의 주검 앞에서 펼쳐지는 새삼스러운 호들갑으로 이제 병사들은 휴대전화를 손에 쥘 수도 있겠다. 군 인권법이 만들어지고, 병영 감시의 눈도 늘어날 모양이다. 눈치 없는 야당 의원 말처럼 한동안 군부모들이 발 뻗고 잘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잠시뿐이란 걸 우린 지난 시절로 안다. 답을 구한다면 더 멀리 가야 한다. 증오와 저주, 그리고 그 위로 자란 폭력에 대한 집단적 불감을 털어내지 않는 한 제아무리 아이들 인성교육을 강화한들 데자뷔는 내일도 모레도 계속될 것이다. 어느 해보다 많은 눈물이 뿌려진 이 낮은 땅에 교황이 온다. 더 많이, 더 뜨겁게 울어야 할 시간이 온다. jade@seoul.co.kr
  • 국내외서 버림받은 알말리키

    국내외서 버림받은 알말리키

    바그다드에 병력을 배치하는 무력시위까지 벌이며 3연임을 요구하던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정치적으로 완전히 버림을 받았다. 11일 AFP통신 등은 푸아드 마숨 이라크 대통령이 하이데르 알아바디 국회 수석 부의장을 새 총리로 지명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원내 시아파 정당연합은 알말리키 대신에 알아바디를 후보로 지명해 마숨 대통령에게 통보했다. 이로써 사실상 알말리키가 합법적으로 3연임을 할 방도는 없어졌다. 이라크헌법은 총리에게 실권을 주되 총리지명권은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시아파 정당연합에 속해 있는 알말리키의 법치연합은 총선에선 승리했지만 과반의석 획득에는 실패했다. 마숨 대통령이 알말리키를 총리로 지명했다고 해도 시아파 정당연합의 지지가 없으면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없다. 미국도 알아바디의 지명을 즉각 환영했다. 미 국무부 이라크 정책 책임자인 브렛 맥거크 부차관보는 마숨 대통령의 발표 직후 “미국은 이라크의 새롭고 포괄적인 정부를 돕기 위한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도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라크 헌법의 수호자로서 대통령의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전날 알말리키 총리는 TV를 통한 깜짝 발표에서 “헌법과 정치적 절차에 대한 쿠데타를 감행했다”는 이유로 마숨 대통령을 연방법원에 고소키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4월 총선에서 승리한 자신을 아직까지도 총리로 지명하지 않는 것은 “헌법이 규정한 정치적 절차를 터널 속으로 밀어 넣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미국을 비롯해 이란과 시아파 성직자들, 심지어 자신의 정당까지 국내외의 모든 지지를 잃어버린 알말리키는 11일 오후에도 남은 지지자들을 바그다드 광장으로 보내 시위를 벌이게 했다. 전날 그는 마숨을 고소했다는 발표와 함께 바그다드 시내 관공서 등이 밀집한 그린존과 대통령궁 일대에 특수부대와 탱크를 배치했다. 8년여의 집권 기간 동안 알말리키에게 축적된 권력 때문에 일각에서는 쿠데타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북부지역에 미국 폭격기와 무인기가 날아다니고 있고, 새로 출범할 정부에 미국 등이 전폭적인 지지를 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알말리키가 군사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시론] 야당은 변화와 쇄신을, 여당은 겸손을/황재옥 평화협력원 부원장, 원광대 초빙교수

    [시론] 야당은 변화와 쇄신을, 여당은 겸손을/황재옥 평화협력원 부원장, 원광대 초빙교수

    7·30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11대4로 압승했다. 한때 6대9로 이길 수도 있을 거라던 야당은 불과 4석에 그쳤다. 참패 이후 야당의 ‘궤멸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언론들은 여당이 잘해서라기보다 야당이 워낙 잘못해서 그리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여당에 반사이익을 안겨준 야당의 잘못은 무엇인가. ‘교자필패 애자필승’(驕者必敗 哀者必勝)이란 말이 있다. 한 번 싸움에서 이겼다고 교만해지면 그다음 싸움에서는 지고, 패배의 비애 속에서 전략을 재정비하면 다음에는 반드시 이긴다는 뜻이다. 비교적 법칙성도 있는 이 원리가 요즘 야당에는 안 통하는 것 같다.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내리 패배한 야당이 지난 6·4 지방선거는 선방(善防)에 그쳤고 7·30 재·보선에서는 ‘궤멸론’이 나올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야당은 오늘날 왜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 한마디로 야당은 지난 대선 때도 그랬지만,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에서 “앞으로 이런 일을 하겠다”거나 “그 문제는 이렇게 풀겠다”라는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당내에 싱크탱크나 태스크포스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선거에서 그런 건 필요 없다는 입장인지는 몰라도 전략도 안 보이고 대안도 없다. 대신 2012년 대선 때부터 단골메뉴가 되다시피 한 정권심판론으로 일관했다. 그나마 6·4 지방선거에서 선방한 이유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정치적 반사이익 덕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은 비상체제하의 야당이 더 이상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과감한 변화와 쇄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고인 물은 썩는 법이다. 공천을 둘러싸고 당내 정치공학적 계산이나 하다 선거에서 참패하고 궤멸가능성까지 나왔으면 이제는 대오각성하고 여당과 싸워 이길 전략을 세우고, 정당문화를 바꿔가야 할 것이다. 전략 부재, 대안제시 미흡이라는 비판을 그 정도 들었으면 이제는 외부 두뇌 영입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필자가 야당의 장래를 걱정하는 것은 야당 편을 들거나 여당을 반대해서가 아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다. 민주주의 국가들이 정당정치를 기본으로, 선거를 통해 집권연장이나 정권교체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다. 여야가 서로 감시하고 견제함으로써 권력의 독주를 막으려는 것이다.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정책대안을 경쟁적으로 개발해 국정에 반영하라는 것이다. 이건 고대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가 현대의 간접민주주의-대의정치로 발전해 오는 동안 인류의 지혜가 축적, 결집된 결과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여당도 안심하거나 자만해서는 안 된다. 일부 언론에서는 “쓸개 빠진 야당, 간이 부은 여당”이라는 격한 표현도 쓰고 있다. 여당이 잘해서라기보다 야당의 헛발질 때문에 반사이익을 본 여당이 어느덧 교자(驕者)가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당이 세월호 문제를 놓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야당을 휘두르는 감이 없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세월호법과 관련해서 여당이 먼저 유가족의 비통함을 같이 나누고 통 크게 나간다면 여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최근 일본 산케이 신문이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외국 언론에까지 그렇게 비쳐진 것에 대해 여당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현 시점에서 여당은 야당과 공존공영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야당이 너무 취약해지면 여당도 불행해진다. 여야는 경쟁 관계지만 야당이 없으면 여당도 똑바로 설 수 없다. 맘 놓고 권력을 휘두르며 독주하다가는 국민들로부터 퇴출당한다. 여당은 모순(矛盾)의 고사, 즉 창이 없으면 방패가 필요 없고, 방패가 없으면 창이 필요 없게 되는 원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과식·육류 과잉 섭취로 내 몸은 독소에 병든다

    과식·육류 과잉 섭취로 내 몸은 독소에 병든다

    회사원 이모(35)씨는 5년 전 이직을 한 다음부터 온몸에 만성 두드러기가 생겼다. 하루라도 알레르기 치료제인 항히스타민을 먹지 않으면 두드러기가 올라와 긁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피부과를 찾아가도 진단 결과는 언제나 ‘원인 모름’이었다. 이직 과정에서 받은 과도한 스트레스가 병을 만든 게 아닌지 추측할 뿐이다. 서양 의학은 두드러기 등의 발진을 피부 질환으로 간주하고 대개 증상을 억제하는 약을 투여하지만, 한의학에서는 해독을 촉진하는 생약을 처방한다. 체내에 쌓인 독소로 혈액이 오염돼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독소는 외부의 오염물질이 몸에 들어오거나 좋지 않은 음식을 먹었을 때, 몸속 정화 시스템인 신장과 간 기능이 저하되거나 이씨처럼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체내에 생성된다. 우리 몸이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을 완전 연소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실제로는 타지 않는 물질도 있고 연소한다 하더라도 찌꺼기가 남게 된다. 이 물질은 소변이나 대변, 날숨, 땀 등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러나 배출 능력이 저하되면 혈액 속에 찌꺼기가 계속 쌓이게 된다. 이런 물질이 매일 축적되면 독소가 세포를 자극하고 특히 해독작용을 담당하는 장기인 신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독소가 쌓이는데 정화 시스템은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얼마나 잘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잘 내보내느냐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과식을 하게 되면 독소가 쌓이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먹은 음식은 위에서 소화되고 소장에서 흡수된 다음 체내에 필요한 성분으로 화학처리돼 혈액을 통해 몸 전체로 보내진다. 세포들은 이 영양분을 공급받아 신진대사를 하게 되는데 이때 노폐물이 만들어지게 된다. 과식을 하게 되면 혈액 속 지방이나 단백질이 필요 이상으로 증가해 노폐물도 많이 만들어져 혈액이 오염된다. 또 먹은 만큼 소화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위나 소장으로 혈액이 몰려 신장 등 다른 기관으로 향하는 혈액이 상대적으로 줄어 결국 배설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노폐물이 몸 바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최악의 경우 요독증이 생길 수도 있다. 요독증에 걸리면 초기에는 피로감이 느껴지다가 구역·구토·식욕부진·복통·변비 등이 생기고 이 독소가 뇌신경을 침범하면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심지어 의식장애와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심장이나 간 기능이 떨어지고 피부에는 극심한 가려움증, 체액 및 전해질 이상으로 인한 부종 등이 나타난다. 이 정도로 심각한 상황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독소는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서서히 몸을 망가뜨린다. 체내에 독소가 쌓이면 우리 몸은 반드시 냄새로 신호를 보낸다. 장 속에서 대변이 부패하면서 심한 냄새가 나고 섭취한 음식물이 위장에서 이상 발효되면서 발생한 냄새가 고약한 구취나 체취로 발현된다. 보통 이런 냄새는 간이 분해하지만 간 기능이 저하되면 혈류를 타고 그대로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독소는 땀으로도 배출되기 때문에 셔츠 칼라가 평소보다 더럽다면 혈액이 독소로 오염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독소를 빼려면 우선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 특히 서구화된 식습관부터 피해야 한다. 동양인은 장이 길고 육류를 분해하는 효소가 서양인보다 적다. 동양인이 육류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될 뿐만 아니라 아직 소화되지 않은 육류가 긴 장에 오랫동안 머물러 부패하기 때문에 독소가 생겨나게 된다.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배기가스 등 각종 유해물질,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각종 유해물질도 혈액을 오염시킨다. 여기에 스트레스까지 받으면 해로운 활성산소량이 많아져 간의 해독 작용이 떨어지고 아드레날린이나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해 결국 신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내 몸의 독소를 제거하려면 좋은 음식을 찾는 것보다 적당히 먹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게 먼저다. 생활습관을 바꿨다면 체온을 높이는 운동이 필요하다. 사람의 몸은 36.5~37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대사가 이뤄진다. 체온이 1도만 내려가도 대사율이 약 12%까지 저하된다. 저체온이 되면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조깅 등 유산소 운동도 좋지만 열을 내는 데는 근육운동이 더 효과적이다. 소식을 해도 소화기가 잘 움직여 대사율이 높아지고 체온이 올라간다. 물도 독소 배출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오히려 우리 몸을 차게 하는 독소가 된다. 김고운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의사는 “속이 찬 사람들이 찬물을 벌컥벌컥 많이 마시면 소화기능이 떨어져 배설이 잘 되지 않는다”면서 “목표치를 정해 놓고 억지로 마시지 말고 목이 마를 때마다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해독에 좋은 대표적인 음식은 오이, 사과, 당근, 셀러리, 식초 등이다. 오이는 배뇨를 도와 혈액 내 요산 배설을 촉진하고 사과는 식이섬유, 올리고당, 펙틴 등 배설을 돕는 성분을 고루 갖고 있다. 셀러리와 당근은 간 해독을 돕고 식초는 해독작용과 피를 맑게 하는 청혈 작용도 한다. 자연건강요법을 전파해 온 일본의 의학박사 이시하라 유미는 아침 식사 대신 사과와 당근을 함께 갈아 당근사과주스를 만들어 마시면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해독도 하고 필요한 영양소도 보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바쁠 때는 생강홍차를 마셔도 이뇨작용과 보온작용이 동시에 이뤄져 배뇨를 촉진하고 독소를 내보낼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장내 독성 물질을 씻기 위한 장 세척, 20분간 운동 후 30분간 사우나, 24~36시간 정도 정수된 물만 먹으며 하는 단식, 정제되지 않은 곡식이나 씨앗, 허브, 견과류를 물과 함께 섭취하는 식이요법 등이 알려져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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