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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부로 못 자른다”… 적성에 맞는 업무 재배치 ‘패자부활전’

    “함부로 못 자른다”… 적성에 맞는 업무 재배치 ‘패자부활전’

    고용노동부가 30일 공개한 일반해고 지침은 해고 정당성과 관련한 근로기준법의 불확실성을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근로기준법은 해고 요건을 추상적으로 ‘정당한 이유’라고만 명시하고 있어 해고 정당성을 두고 노사 간 분쟁이 급증하고 근로관계의 안정적 운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 고용부의 입장이다. 실제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2012년 1만 1444건에서 2013년 1만 2805건, 지난해 1만 2996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중앙노동위원회로, 다시 법원으로 이어지는 사실상의 ‘5심제’ 구제절차를 거치면서 분쟁 해결 비용이 증가하고 인력 운용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 인력운영 가이드북 및 취업규칙 변경 지침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오기택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성과가 좋지 않은 근로자를 해고하려고 10년 동안 성과·인사관리 데이터를 축적해서 평가했는데 복직 명령이 내려져 결국 명예퇴직으로 정리한 사례가 있다”면서 “반대로 작은 기업은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는 식으로 자의적 해고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심각한 노동시장의 양극화 간극을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고용부는 단체협약을 통해 노사가 해고 사유 근거를 명확하게 합의하고, 절대평가와 계량평가를 통해 객관성과 합리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평가제도를 마련할 때는 노사협의회나 노동조합, 근로자대표 등 근로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최하위 등급에 의무적으로 일정 인원을 할당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부정적인 입장도 내놓았다. 근로자는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도 절차가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분쟁이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상호 경상대 법학과 교수는 “잘못된 평가제도의 남용으로 노사 관계가 파행으로 가는 부분까지 입체적으로 생각해서 근로자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지평의 김성수 변호사는 “성과를 못 냈다고 근로계약에서 배제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원리에 맞지 않는다. 하위규정은 상위법에 비해 효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이 함부로 사용했다가 큰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판례를 근거로 ‘임금체계 개편’ 등 취업규칙 변경 시 노사 간 충분한 협의와 의견 교환을 하고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범위라면 근로자 과반수 동의까지 얻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도 공정한 기회를 보장한다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6가지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정 한국외국어대 법학과 교수는 “사회적 합리성은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듯이 상당히 법리적으로 모순되는 문제”라면서 “근로감독관이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올해의 합격자] (8) 7급 지역인재 기술직렬 이재원씨

    [올해의 합격자] (8) 7급 지역인재 기술직렬 이재원씨

    공직사회에 다양성을 더하고 수도권과 지방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2005년 도입된 지역인재 채용제도(7, 9급)로 선발되는 공무원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지역인재 7급 선발 인원은 105명으로 첫해 선발 인원(50명)의 2배를 넘어섰다. 인사혁신처는 계속해서 지역인재 선발 인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의 추천을 받은 재학생, 졸업생 등이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시험, 수습근무 등 4단계 과정을 거쳐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이 과정은 일반 공채에 비해 필기시험 과목 수는 훨씬 적지만 선발 인원이 워낙 적기 때문에 합격 문턱이 높다. 내년도 지역인재 전형을 노리는 수험생들을 위해 올해 5월, 6대1의 경쟁률을 뚫고 지역인재 7급 기술직렬에 최종 합격한 이재원(24·전남대 건축공학과 4년)씨의 수험기를 싣는다. 지난해 11월, 대학 같은 과 선배를 통해 남들과 다른 경로로 공무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어요. 지역인재 전형은 특히 저 같은 지역 학생들에게만 주어지는 기회였죠. 저보다 한 해 먼저 합격한 선배를 보며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어요. 언뜻 보면 지역인재 전형이 일반 공채보다 쉬워 보일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았어요. 특히 저처럼 기술직렬을 지원하는 이공계 출신들은 정보가 많이 부족해요. 지역인재 채용제도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은 데다 기술직렬 선발인원은 행정직보다 적기 때문에 그만큼 시험 관련 정보가 희소하죠. 또 졸업생이나 졸업예정자들과 함께 경쟁해야 하는 재학생들은 학업과 병행하느라 체력적·정신적으로 한계가 오기도 해요. 그래도 평소 공직에 뜻이 있었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수험생활은 6개월 정도로 비교적 짧았어요. 시험 준비를 압축적으로 해내야 했죠. 지역인재 전형은 무엇보다 학교의 추천을 먼저 받아야 해요. 선정 기준을 보면 기본적으로 성실성을 요구하는 것 같아요. 교내 추천에 뽑히려면 재학 기간 학과 성적 상위 10% 이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토익 700점 이상 등 조건이 있어요. 전체 학점이 반영되는 만큼 취업 시즌에 갑자기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지역인재 채용제도에 지원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교내 추천자로 선정만 되면 학교에서 많은 배려를 해 줍니다. 다른 지원자들과 스터디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스터디룸도 마련해 줬어요. 수업이 끝나면 그곳으로 달려가 필기시험인 공직적격성평가(PSAT)와 면접 준비를 했어요. 지역인재 전형에서는 PSAT가 가장 중요한 관문이라고 생각해요. 신경을 많이 썼는데도 점수가 크게 오르지 않아 고민이 많았어요. 게다가 건축공학과 특성상 3학년 겨울방학 때는 6주간 현장실습을 나가야 졸업 자격이 주어지죠. 학교 추천으로 지역인재 전형에 응시한 것이기 때문에 현장실습 또한 소홀히 할 수 없었죠. 필기시험을 앞두고 현장실습이 끝난 후 한 달의 시간이 주어졌어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스터디를 한 뒤 저녁 시간에는 오답정리를 했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스터디를 통해 행정직렬 지원자들과 교류하며 각종 시험 관련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어요. 최종 면접 때는 필기시험 합격자들이 전부 서울로 가서 준비를 했어요. 지역에서는 확실히 정보를 접하는 데 한계가 있거든요. 대부분 수험생들이 서울 노량진 학원가 인근에 방을 구해 면접 준비에 전념했는데, 저는 학교 수업을 듣느라 주중에는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스터디를 하고 매주 주말 새벽 첫차를 타고 서울로 갔어요. 이틀간 정보를 빠르게 흡수한 뒤 학교로 돌아가는 생활을 6주간 반복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어요. 마지막 단계에서 잘못해서 떨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도 굉장한 압박감을 느꼈죠. 수험생활을 시작한 지 6개월째였던 올 5월 8일, 어버이날에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곧바로 고향인 전남 완도로 내려가 부모님께 소식을 전했습니다. 정말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최고의 선물을 드린 것 같았죠. 수습 근무는 내년 중반부터 1년간 받게 됩니다. 2월에 학교를 졸업할 예정이고요. 지역인재 채용제도는 지역별 선발 인원이 나뉘는데 광주 지역은 전남대에서 8명의 합격자가 모두 나왔어요. 내년 이 제도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단순히 좋은 기회라고 지원하면 지역인재 전형을 손꼽아 기다려 온 다른 사람들의 기회를 뺏는 셈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학교에서 추천을 받더라도 개인이 PSAT 등 시험 준비에 미흡하면 중도에 탈락할 수 있거든요. 끊임없이 적성을 고민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과정을 거쳐 정말 공직에 뜻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지원하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감사한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정리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내년부터 청년주거복지 서비스 본격화 된다

    내년부터 청년주거복지 서비스 본격화 된다

    서울시의회가 청년주거복지 활성화 지원사업을 위한 예산을 확보함에 따라 내년부터 우선 청년주거단체 등과의 연계를 통해 청년취약계층에 대한 기초자료를 축적하고, 청년주거포털 구축을 통해 청년계층이 거주할 수 있는 다양한 공공 및 민간 임대주택 공급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사업으로 구성하여 추진될 예정이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김인제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구로4)은 지난 11월 25일 시정질문을 통해 서울시 청년주거정책에 대한 시정을 촉구하며 5대 대책을 제시한 바 있으며, 즉각적인 시행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청년실태조사 및 청년 주거포털 서비스 사업시행을 위한 예산 7천만원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김 의원은 “7천만원이란 예산이 적은 액수이기는 하나, 서울시에서 확보하지 않은 예산을 시의회 차원에서 요구하여 반영해 낸 것”이라며, “이제 첫 발을 내딛은 만큼 2016년을 청년주거정책의 원년으로 삼아 청년주거대책을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BMW 9종 2026대 리콜

    환경부는 29일 BMW코리아㈜가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밸브) 내구성 개선을 위해 525d 등 9개 차종 2026대에 대해 결함시정(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리콜은 2012년과 2013년에 제작된 325d·525d·525d xDrive·X1 25d xDrive 등 4개 차종의 EGR 밸브에 결함이 발생해 소비자들이 수리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BMW코리아는 EGR 밸브의 결함 건수와 결함률이 환경부가 정한 ‘의무적 결함시정’ 요건을 초과해 해당 차종 소유자에게 무상으로 부품을 교체해 주기로 했다. 또 의무 리콜 대상은 아니지만 문제 차종과 동일한 부품이 적용된 X6 M50d·525d xDrive Touring·M550d xDrive·750Ld xDrive·X5 M50d 등 5개 차종에 대해서도 리콜을 한다. 결함은 EGR 밸브 불량으로 장치 내부에 매연이 축적되면서 밸브 작동이 원활치 않아 발생했다. 무상교체 서비스는 30일부터 BMW코리아 공식서비스센터에서 받을 수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열린세상] 병신년 상반기, 남북 정상회담 개최해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병신년 상반기, 남북 정상회담 개최해야/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병신년 2016년을 사흘 앞둔 세모에 돌아보는 남북 관계는 우울하다. 이산가족 상봉 한 차례와 민간 교류협력 몇 차례, 이것이 올해 남북 간 교류협력 사업의 전부였다. 8월 한반도를 달군 ‘목함지뢰 사태’를 해소하는 ‘8·25 합의’가 있었지만, 남북 관계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쌩쌩 난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관계 개선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올해 여름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라는 맘 때문이다. 남북 간 교류협력의 축적 없는 한반도는 늘 불안정하다. 남북 교류협력의 축적이 곧 평화다. 남북 교류협력이나 대북지원 사업 등에 대한 김정은 체제의 반응을 보면 확실히 과거와는 달라진 느낌이다. 김정일 시대만 해도 실리를 중요시했지만, 지금은 명분이나 자존심을 더 강조하는 듯하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먼저 김정은 체제는 앞으로 30~40년 통치를 이어 가겠다는 구상이다.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임기가 후반으로 접어들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임기 5년차인데도 이제 시작하는 느낌이다. 북한은 남북 관계를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것이 명분이나 체면과 관련되는 것 같다. 30~40년 가겠다는 정권이 남북 관계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다른 모든 것도 꼬인다는 생각 때문에 관계를 주도하고 그 속에서 주민들에게 김정은의 리더십을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있다. 또 하나는 경제다. 북한 경제는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김정은 체제는 남북 관계 전반의 영역 자체를 대외관계에서 ‘N분의1 수준’으로 낮추고 있다는 느낌이다. 과거처럼 남북 관계가 절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리도 중요하지만 명분 역시 중요하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 역시 북측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러니 상호 접점을 찾는 것이 구조적으로 힘들다. 병신년, 남북관계 전망은 명쾌하지 않다. 낙관할 수도 비관할 수도 없는 안개 자욱한 상황이다. 남북 관계가 대화로 흐름을 타면 급격히 관계 개선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 하지만 대화 없이 대결 국면이 길어지면 북한의 저강도 무력시위로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현재는 남북 당국 모두 여러 이유로 관계 유지는 하고 싶지만, 먼저 선물 보따리를 주고 싶지는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선 회담을 해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서로 주장만 되풀이할 수도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도 좋지 않다. 미국 대선인 11월까지 오바마 정부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선거를 코앞에 두고 북핵 문제의 현상유지 수준을 넘어서지 않을 가능성 크다. 공화당에 공격받는 빌미를 만들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은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고강도 무력시위까진 아니어도 유엔의 제재를 피하면서 미국과 국제사회의 심기를 건드리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 등의 군사적 행동을 간헐적으로 벌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비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북한은 내년 5월 초 개최되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남북 관계의 성과, 다시 말해 김정은 체제가 남북 관계를 주도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보여 주려 할 것이다. 총선 직후 북한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박근혜 정부도 남북 관계의 성과를 만들어 내고 국면을 바꾸려 할 가능성이 있다. 총선 직후 당 대회 전후 시점에 남북 당국이 뭔가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느냐가 내년도 남북 관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4월 중순 이후부터 5월 초 시점에서의 상황, 그 순간이 짧은 골든타임이다. 골든타임을 기점으로 남북 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교착국면의 돌파는 고위 당국자 간 회담을 징검다리로 하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통 큰 결단밖에 없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선물 보따리를 주고받는 일괄타결이 요구된다.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전반이 충분히 다뤄져야 한다. 병신년 상반기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남북 관계 방향 제시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머릿속의 지우개’ 정복할 날 멀지 않았다

    ‘머릿속의 지우개’ 정복할 날 멀지 않았다

    평균 수명이 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살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장수의 축복은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해야만 온전히 자기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의과학 분야에서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것은 암과 치매다. 특히 치매는 노년층에서 암보다도 무서운 질환으로 여겨지고 있다.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뇌 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빚을 정도의 상태가 될 때를 말한다. 흔히 치매를 하나의 단일한 질환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다양한 증상이 원인이 돼 인지 기능을 저하시키는 ‘증후군’(신드롬)으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치매의 원인 중 가장 큰 것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의 60~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혈관성 치매, 전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뇌수두증, 두부 외상, 뇌종양, 대사성 질환, 결핍성 질환, 중독성 질환, 감염성 질환 등 70여종의 원인이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20세기 초 독일의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가 기억력 장애와 편집증적 망상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51세 환자의 뇌를 부검했다가 뇌의 모양이 변해 있고 뇌 표면에 하얀 단백질 덩어리들이 뭉쳐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처음 의학계에 보고됐다. 알츠하이머병은 통상 50~60대에 처음 발병해 10~20년 동안 서서히 진행되다가 70~80대에 이르면 주의력, 공간시각 인지능력, 언어 구사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진다.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일반인의 뇌를 비교했을 때 대뇌에서 가장 심각하게 영향받는 부분은 언어를 통제하는 변연계와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다. 시간이 지나면서 뇌의 다른 부위도 차츰 망가져 감정장애, 망상, 수면장애 등 정신질환 증세와 함께 경직과 보행이상 등 신체적 증상까지 동반되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결국 음식을 씹고 삼키는 기능까지 떨어지면서 대부분의 알츠하이머 환자는 질식, 감염, 영양실조 같은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률은 50~60대에서 가장 높지만 2004년 개봉한 한국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의 여주인공처럼 보기 드물게 30대의 젊은 층에서도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뇌 세포를 지워서 기억을 파괴하고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머릿속 지우개’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이상 단백질이다.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신경세포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분리돼 세포 밖으로 배출되면 베타아밀로이드 분자를 형성한다. 베타아밀로이드 분자들이 서로 달라붙어 중합체를 만들어 미세섬유 구조를 형성하고 이들이 다시 축적되면 ‘세나일 플라크(노인반)’라는 단백질 덩어리가 된다. 이 단백질 덩어리는 신경세포에 대한 독성을 갖고 있어 알츠하이머병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베타아밀로이드는 질병의 진행에 따라 특이한 복합구조를 갖는다. 이 가운데 변형이 활발한 ‘소중합체’와 ‘피브릴 전구체’가 뇌세포를 파괴하는 주원인으로 꼽힌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베타아밀로이드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이유와 장기간 형성된 베타아밀로이드 덩어리들이 갑자기 독성을 나타내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 과학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환자 사망 이전에 알츠하이머병을 확진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은 아직까지 없다. 체액을 통한 유전자 검사, 간이 정신상태 검사, 자기공명단층촬영(MRI) 등은 알츠하이머병일 확률을 확인하는 것일 뿐이다. 최근 들어 환자 뇌 조직에 있는 베타아밀로이드 덩어리에만 반응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체내에 주입해 베타아밀로이드 존재 여부와 농도까지 측정하는 PET 영상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몸에 주입되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인체에 해가 없다는 것을 검증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PET 영상용 조영제로 임상허가를 받은 물질은 없다. 올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혈액 한 방울만으로도 알츠하이머 치매 진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덩어리를 뇌에서 제거해 인지능력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만드는데 성공하는 등 알츠하이머 치매 정복의 길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는 분위기다. KIST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는 “알츠하이머병의 조기진단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중증 치매 환자로 발전하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중요하다”며 “연구자들이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는 만큼 낙관적으로 볼 때 가깝게는 10~15년 내에 알츠하이머 치매가 정복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미래로 가는 농업] ‘스마트팜’ 온도·습도 分 단위 관리… 농가소득 ‘쑥쑥’

    [미래로 가는 농업] ‘스마트팜’ 온도·습도 分 단위 관리… 농가소득 ‘쑥쑥’

    전남 화순에서 23년째 토마토 농사를 짓는 배진수씨는 2011년 네덜란드 농촌 마을의 원예 생산기법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매일 새벽에 나가 일일이 살피지 않아도 비닐하우스가 알아서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를 조절하며 최적의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농장 주인은 집 안에서 틈틈이 스마트 기기를 들여다보며 농작물의 상태를 확인했다. 배씨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토마토 상태에 대한 정보를 분(分) 단위로 축적, 분석해 관리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후 생산량은 55%나 올랐다. 밭에 나가 일하던 시간은 반으로 줄었다. 배씨는 “무엇보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도 마음 졸이지 않아도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장착한 농촌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비닐하우스에 각종 센서와 모니터를 설치하고 인터넷으로 연결해 언제 어디서든 농작물을 살필 수 있다. 28일 서울신문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 의뢰해 분석한 스마트 영농 실태에 따르면 ‘스마트팜’(ICT를 기반으로 한 농장)은 769㏊에 이른다. 올해 전국 12개 마을에 364㏊의 작물 농장과 156호의 축산 농장 스마트팜을 조성한 정부는 2017년까지 4000㏊ 농장을 스마트팜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는 현대화 시설을 갖춘 전체 온실의 40% 수준이다. 스마트팜은 분 단위로 축적한 정보를 활용하기 때문에 해마다 일정 수준의 수확이 가능하다. 갑작스런 기후 변화에도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다. 서울대가 최근 스마트팜 성과를 분석한 결과 생산성은 25.2%, 품질은 12.0% 증가했다. 고용인건비는 9.5% 줄어 농가 소득이 31%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스마트팜은 농작물 재배뿐만 아니라 ICT를 통해 원격 의료를 지원하는 등 궁극적으로는 창조적인 마을을 조성하는 데 (지향점이) 있다”면서 “내년 초에는 토마토 농장을 대상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관리 모델을 개발해 시범 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농업의 ‘6차 산업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6차 산업이란 1차 산업인 농수산업을 기반으로 2차 산업인 제조업과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을 결합한 것이다. 예컨대 충남 논산의 영농조합인 궁골식품은 2009년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 전통 장류 사업을 시작했는데, 관광객을 대상으로 장 담그기 체험 서비스 등을 접목해 수익을 내고 있다. 매출액도 2013년 1억 8000만원에서 1년 사이 4억 4000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정부는 6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는 지역특구와 연계한 규제 특례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예컨대 장류로 유명한 전북 순창이나 와인 특구인 충북 영동 지역에는 농업보호구역에 체험·음식·숙박 시설이 가능하도록 개선한다. 교육부 협의를 통해 자유학기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1] ‘독특한 출판’ 27년…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1] ‘독특한 출판’ 27년…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

    한 해가 저문다.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달력을 매만지며 잘 살아냈다는 충일함보다 회한에 가슴을 치기 마련인 요즈음이다. 그런데 여기 삶의 순간마다 철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고 끊임없이 미래를 그려 나가는 이가 있다. 자신이 설정한 가치와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죽을 날까지 잡아놓고 매 순간 열심히 살아내겠다는 박영률(58)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를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28년 가까이 걸어온 출판 외길, 독특한 직업관과 경영 철학, 삶에 대한 자세를 스스로와 직원들에게까지 무서울 정도로 밀어붙이는 그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1957년 3월 21일 서울에서 태어나 보성고와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1988년 부동산뱅크를 통해 출판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지식공작소, 박영률출판사를 거쳐 2004년 커뮤니케이션북스를 설립해 늘 신선한 기획으로 출판계의 낡은 관습을 깨 왔다. 괴팍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구축하고 직원들이 일에 전념하도록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것으로도 악명을 날린다. 2년 전부터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시리즈를 내고 있고, 어르신들을 위해 큰글씨체 책을 내고 최근에는 ‘리딩 패킷’이란 새로운 출판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bsnim@seoul.co.kr →내년이면 출판 인생 28년이 된다. 짧게 돌아볼 수 있나.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겠다. 첫 번째는 1988년부터 1993년까지로 부동산뱅크를 창업하면서 정보성이란 출판사를 함께 운영, ‘신문소프트’를 냈다. ‘정보를 민주화하는 기업’이란 슬로건 아래 정보가 특정한 곳에 집중돼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해야 한다고 봤다. 두 번째는 지식공작소를 설립한 1994년부터 2001년까지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된 세상에 다양한 문화 실험을 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비잉 디지털’ 책을 내놓고 존 네그라폰테 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했고, ‘섹스북’을 만들어 한국사회의 섹스에 대한 전통적, 사회 특성적 편견들을 깨보자고 했다. ‘세계시민입문’은 우리 안의 일국주의를 타파하자는 제안이 담겨 있었고, 1995년에 내놓은 ‘일본은 없다’는 문화적으로 가까워지면서도 민족주의 성향 탓에 극일해야 한다는 식으로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는 세태를 꼬집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 번째 단계는 어떤 계기가 있었겠다 싶다. -외환위기였다.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 이런 일이 다시 안 벌어진다는 보장이 없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그전에 우리가 생각했던 틀들이 하루아침에 날아가고, 가족이 파괴되고 사회 관습들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것을 두 눈으로 봤다. 실험도 중요하지만 남은인생을 위해 견고한 토대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출판을 사업적으로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사업으로 바라봤을 때는 어떤 원칙이 있었을 것 같은데. -세 가지였다. 첫째, 망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사업의 결과가 축적적이어야 한다. 셋째, 기업의 이익이 사회적 선(善)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연구해서 찾은 방법이 주제출판이었다. 커뮤니케이션이면 커뮤니케이션, 세계고전이면 세계고전 등으로 주제를 하나 정해 그 주제와 관련된 책을 전문적으로 내겠다. 두 번째는 한 권으로 이익을 많이 내는 ‘셀러’ 전략은 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약이 없고 계획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람을 지속적으로 불안하게 만들고, 내가 생각했던 축적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역사적으로 인류의 비극은 집단적 무지로 빚어졌다. 출판의 역할은 어둠을 밝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굉장히 큰 불 하나가 모두를 비추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봤다. 바람직한 건 작은 불빛들이 여러 군데서 동시에 발하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올해 540종 정도 냈는데, 내년에는 870종 정도를 계획하고 있다. →경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신경만 많이 쓰이는 일 아닌가. -물론이다. 사람들이 익숙해져서 그렇지 사실 출판은 굉장히 정교한 산업이다. 책은 어렸을 때부터 접해 왔기 때문에 글만 쓰면 책은 금방 나온다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리고 오자를 발견하면 사람들은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던져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우리가 내는 모든 책을 ‘5교(校)’는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글은 자동 교열이 어렵고, 기계화할 수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책을 다양하게 많이 만들면 편집에 들어가는 비용은 늘어나고 팔리는 건 적게 팔리니 당연히 이익이 줄게 된다. →문화로서의 출판과 사업으로서의 출판 가치가 충돌하는 일이 적지 않나. -기업가의 사회적 역할이란 공동체가 꼭 필요로 하는 가치가 있는데 비용과 이익의 문제로 인해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을 때 이익이 나게 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본다. 안 팔리더라도 다섯 명이라도 있으면 책은 나와야 한다. 그게 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50명이나 500명이 책을 보고 누군가에게 얘기하면 확산되는 것이라 필요한 책은 내야 하고 오류는 잡아내야 하며 비용은 들어가야 한다. 혁신이란 현재까지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노동과 자본의 조화를 이뤄내 필요 없는 것들은 빼내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럼 이제 어떤 여건에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나. -그렇다. 지금까지 종이책과 전자책을 늘 동시에 5000종이나 냈는데 이 정도면 매출이 현재의 다섯 배는 되어야 한다. 그러나 난 지난 5년 동안 이윤율 0%를 지향해야 한다고 밀어붙였다. 우리는 인프라, 오직 사람과 책에 투자한다. 우리가 내고 싶은 책 내고, 월급 받아서 생활하면 행복하지 않나 늘 반문하고 직원들에게 되묻는다. 내 어릴 적 꿈이 돈을 받고 책을 읽는 것이었다. 지금 내게는 책을 보는 게 돈 버는 일이다. 또 우리는 많은 책을 밑변에 쫙 깔아놓고 나중에 꾸준히 돈을 버는 구조로, 무게중심을 아래에 튼튼히 두려고 한다. 셀러를 지향하는 출판사는 몇 권의 책 중심으로만 쏠려 있어 무게중심이 높아 위기에 쓰러지기 쉽다. →최근에는 ‘리딩 패킷’ 개념을 강조하는 것 같더라. -나온 지 2년이 안 되면 신간이라 하고 그보다 오래되면 구간이라고 한다. 보통 출판사들이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은 인원을 감축하거나 구간을 절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내 두 번째 원칙, 사업이 축적적이어야 한다는 것에 어긋난다. 구간을 잘 팔아야 한다. 마케팅은 비용이 따르니까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지난 5년 동안 내가 가장 고민한 것이 새로 나온 책과 이전의 책을 새롭게 묶어 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그래서 출판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나 독자가 스스로 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벌써 900종을 냈고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그래야 저자와 편집자의 지난한 노력이 날아가지 않는다.
  • [공기업 사람들 (13)인천국제공항공사] 亞거점 공항 치열한 경쟁… 사장 공백에 ‘땜질 조직개편’

    [공기업 사람들 (13)인천국제공항공사] 亞거점 공항 치열한 경쟁… 사장 공백에 ‘땜질 조직개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박완수 전 사장이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기고 사퇴하면서 아노미 상태에 빠졌다. 공격적으로 대형 공항을 건설 중인 중국 등과 허브공항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일사불란한 대처가 필요한데도 수장이 갑작스레 자리를 비우면서 인천공항의 경쟁력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두 차례 창원시장을 지낸 박 전 사장은 공항 업무에는 문외한이었다. 지난해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경선에 나갔다가 홍준표 현 지사에 패한 뒤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되며 ‘낙하산’ 논란을 일으켰다. 전임 사장도 매한가지였다. 2013년 6월 취임한 정창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도 9개월 만에 그만뒀다. 강원도지사 출마를 위해서였다. 최홍열 당시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나 사장이 자리를 비운 틈에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6개월간 1위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낙하산 사장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조직을 개편했다. 부사장이 겸임했던 경영본부장직을 따로 떼어냈다. 사장 직무대행이 예정된 부사장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1999년 2월 인천국제공항을 효율적으로 건설하고 운영하기 위해 설립된 인천공항공사는 5본부 1실 30처 114팀으로 구성됐다. 1154명의 임직원이 근무한다. 신입사원 초임연봉(올해 예산 기준)이 4108만원으로 공기업 가운데 가장 많고 국제공항이라는 근무 여건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 ‘신의 직장’으로 불린다. 이호진(58) 부사장은 사장 직무대행을 수행 중이다. 전주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23년간 재무, 홍보, 총무, 경영 등 공항 운영 주요 분야의 경험을 축적했다. 영업본부장 재직 시 세계 최고 면세점상 4연패를 달성했고 인도네시아 수라바야공항 사업 수주 등 해외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11월 부사장에 오르면서 공항 운영의 신속성과 편의성을 강조해 왔다. 인천공항공사 본부를 책임지는 본부장 5인은 모두 토목공학(2명), 항공기계공학, 기계공학, 전자계산학 등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 전문가다. 홍성각(56) 경영본부장은 보인고와 수원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항행처장, 정보통신처장과 운영본부장을 거쳤다. 항공기 무사고 및 이동지역 안전사고 제로 달성으로 국가 항공안전목표(10만대당 0.54건) 달성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전고와 한국항공대 항공기계공학과를 나온 이광수(54) 마케팅본부장은 대표적인 전략·기획 전문가다. 인천공항의 마케팅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항공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공항복합도시 개발, 해외 공항 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했다. 특히 7년 단위로 갱신하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계약을 성사시켜 세계 공항면세점 가운데 매출액 1위로 키운 공을 인정받았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카지노그룹 모히건 선으로부터 50억 달러 규모의 복합리조트 투자 유치를 이끌었다. 김영웅(54) 운영본부장은 공주사대부고와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나왔다. 2001년 개항 이후 14년 8개월간 항공기 사고가 없는 안전 운항 300만회를 달성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춘천기계공고를 졸업한 뒤 건국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김창기(55) 시설본부장은 공항 기계설비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높은 정밀도를 자랑하는 수하물처리시설 등 인천공항 기계설비 시스템의 설계와 공사, 운영 등을 담당해 왔다. 이상규(55) 건설본부장은 영신고와 경기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인천공항 1, 2단계 사업에서 공항시설 설계를 총괄하고 공사 관리 등 다양한 실무 경력을 쌓았다. 도로 및 공항기술사, 토목기사 1급 자격을 보유했으며 한국항공대에서 항공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공항건설단장 재직 시 3단계 공항시설 설계와 제2여객터미널 국제설계 공모 등 입찰을 총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차떼기’ 11년 만에 정당 후원 허용… 국고 보조금은 줄어들 듯

    ‘차떼기’ 11년 만에 정당 후원 허용… 국고 보조금은 줄어들 듯

    헌법재판소가 23일 정치자금법 6조 등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정당 후원 제도’가 폐지 11년 만에 부활한다. 국회는 정당에 대한 후원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2017년 6월 30일까지 처리해야 한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국회의원, 대선 후보, 예비후보, 당 대표 경선 후보 등에 한해 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당 후원 제도는 2002년 대선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기업으로부터 불법 대선 자금을 ‘차떼기’(차 트럭째 운반)로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2004년 3월 폐지가 결정됐다. 정당은 현재 국고보조금과 2005년부터 도입한 책임당원제도 등을 통한 당원들의 ‘당비’와 기탁금 등으로 살림을 꾸려 가고 있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각 정당의 후원회를 부활시키되 국고보조금은 줄이겠다는 뜻으로 요약된다. 즉, 정당의 정치자금 확보 방식을 ‘배급체제’에서 ‘자율 경쟁체제’로 전환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지지자가 많고 의석수가 많은 거대 정당이거나 친기업적인 정당일수록 많은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은 정당은 사정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차기 유력 대권 후보가 있는 정당에 후원금 쏠림 현상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 후원 제도 부활과 함께 과거 활개 쳤던 ‘정경유착’ 현상이 다시 정·재계를 휩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사회적 감시 수준이 높아졌고, 과거처럼 정치 권력이 경제 권력보다 우위에 있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정치자금의 투명성이 충분히 담보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야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 후원은 자유이자 권리”라면서 “다만 정당이 이를 악용해 부를 축적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불법 정치자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당사자 격인 정의당의 한창민 대변인은 “헌재의 판결을 매우 환영한다”면서 “정당정치의 앞길을 막은 포퓰리즘 악법인 오세훈법이 부분적으로나마 정상화됐다”고 논평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삼성의 ‘반도체 1등 DNA’ 이식… 바이오신화 새로 쓴다

    삼성의 ‘반도체 1등 DNA’ 이식… 바이오신화 새로 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착공은 삼성의 ‘바이오 드라이브’의 시작을 뜻한다.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와 전자,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써 온 ‘1등 신화’를 바이오산업에서 재현하겠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 2013년 세계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지 불과 5년 안에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과감한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40년간 축적된 메모리 반도체의 성공 노하우와 ‘1등 DNA’를 바이오산업에 그대로 이식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세계 전자산업의 성장 둔화와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삼성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산업에 주목했다. 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헬스케어 수요와 맞물려 전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약 7810억 달러(약 924조원, 2014년 기준)로 성장했다. 이 중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1790억 달러(약 212조원)로,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약 2.2배 규모다. 바이오 의약품은 유전자 재조합이나 세포배양 등 생물공학기술로 생산하는 치료제로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뛰어나다. 전체 제약시장에서 바이오 의약품의 비중은 2014년 23%에서 2020년 27%로 지속적인 성장이 점쳐진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본격 시동을 건 삼성의 바이오산업은 이건희 회장이 일군 메모리 반도체 사업과 닮은 부분이 많다. 바이오 플랜트는 반도체 플랜트와 마찬가지로 생산 환경과 설비, 전력 공급, 폐기물 처리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오류도 허용하지 않는 고품질의 제조공장을 구축해야 한다. 반도체 플랜트 건설, 사업장 운영에서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이오의약품 공정에 그대로 옮겨 올 수 있는 셈이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체제를 아웃소싱 기반으로 바꾼다는 전략도 반도체와 유사하다. 현재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장 규모는 연평균 9.4%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제약 전문 컨설팅 업체 BPTC는 지난해 바이오 의약품 공급의 59%에 불과했던 수요가 2020년 81%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년 전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수요 증가를 목전에 둔 글로벌 제약사들은 자체 플랜트를 건설하기보다 CMO 회사에 생산을 위탁하는 대신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하는 추세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현재 바이오 의약품은 70%를 제약사가 직접 생산하고 있다”면서 “반도체산업처럼 바이오 의약품도 위탁생산하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바이오 의약품 사업은 생산과 개발 부문이 분리 운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생산을 담당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이 설립한 합작법인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의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의 유럽 판매를 앞두고 있는 등 유럽과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했다. 이에 더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세계 CMO 시장에서 생산능력과 매출, 영업이익 전 분야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반도체처럼 큰 신화를 이룰 수 있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전립선암 유전자 변이과정 규명”

    “전립선암 유전자 변이과정 규명”

     전립선암으로 진행되는 전립선 상피내 종양의 유전자 변이과정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가톨릭대 의대 정연준·이석형(사진) 교수팀은 전립선암과 전립선 상피내 종양을 가진 환자의 종양 게놈을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시도해 전립선암의 시작과 발생의 유전적 진화과정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전립선암은 유전적인 측면에서 전립선 상피내 종양에서 발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공동 제1저자 : 가톨릭대 암진화연구센터 정승현) 결과는 비뇨기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European Urology, Impact factor: 13.938) 12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정상 전립선 세포는 전립선 상피내 종양으로 발전한 뒤 추가 변화에 의해 전립선암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암으로 진행되면서 여러 변이가 축적되어 나타나는 과정이 구체적으로 규명된 적은 없었다.  이에 따라 암으로 분류되지 않는 전립선 상피내 종양에 대한 진단과 치료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전립선암과 전립선 상피내 종양을 동시에 가졌으면서 가족력이 없는 6명의 남성 환자(평균 연령 66.5세)의 전립선 종양조직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반의 ‘전장 엑솜 염기서열 해독법’으로 분석했다. 또 한층 정밀한 추적을 위해 전립선암과 전립선 상피내 종양의 위치별로 유전자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전립선암과 연관된 8개 유전자(FOXA1, SPOP, KDM6A, KMT2D, APC, HRAS, CYLD, MLLT4)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또 전립선 상피내 종양의 돌연변이 수는 전립선암보다 현저히 적었지만, 전립선 상피내 종양과 전립선암 모두에서 ‘FOXA1’가 유전자 돌연변이가 나타나 전립선암으로의 진행을 유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1·8번 염색체의 증폭이 조기에 전립선 상피내 종양이 생기도록 하는 중요 인자이며, ‘SPOP’ ‘KDM6A’ ‘KMT2D’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전립선 상피내 종양에서 전립선암 진행에 특이적으로 관여한다는 사실도 함께 규명했다.  즉, 전립선 상피내 종양과 전립선암의 게놈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전립선암은 유전적인 측면에서 전립선 상피내 종양에서 발전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정연준 교수는 “그동안 전립선암이 전립선 상피내 종양에서 발전된다는 정황은 있었지만 어떤 유전자 변이가 전립선암으로의 발전을 유도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전립선 상피내 종양은 유전적으로 전립선암의 직계 후손(Direct descendants)이라는 점과 ‘FOXA1’ 등 전립선암으로 발전을 유도하는 유전자 변이를 확인한 것이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최근 전립선암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원인과 함께 발병 기전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연구를 더 검증하면 조기 전립선암 진단법 및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립선암은 남성의 생식기관인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국내 남성 10대 암 중 5위, 전체 남성 암 발생의 8.2%를 차지한다. 서양에서는 남성암 중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도 서구화된 식습관, 평균수명 연장 등으로 전립선암이 빠른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원전 배수구와 11㎞, 방사능 오염 우려… ‘바닷물 식수’ 어쩌나

    원전 배수구와 11㎞, 방사능 오염 우려… ‘바닷물 식수’ 어쩌나

    부산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은 ‘21세기 첨단 물산업 육성 대비 해수담수화 기술력 축적’이라는 목표로 2008년 6월부터 시작된 국책사업이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혁신과제에 선정된 것이다. 이후 부산이 우선협상기관으로 선정되고 2009년에 국비 823억원, 시비 424억원, 민자 706억원 등 모두 1954억원을 들여 해수담수화 기술을 확보한 두산중공업이 착공한 뒤 2014년 5월 준공했고, 12월까지 시운전을 완료했다. 하루 생산량은 4만 5000t으로 역삼투압 방식의 담수화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수돗물 공급 대상인 기장·송정 지역 주민들은 고리원전 배수구와 해수담수화 시설 취수구가 있는 기장읍 대변리 해안까지 직선거리로 11㎞에 불과해 방사성물질 유입 우려가 있다고 문제 삼는다. 안전성 논란이 불거져 장기표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생산된 수돗물을 지난해 12월부터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도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은 안전성이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수돗물이 삼중수소(H-3·Tritium)를 비롯해 방사성물질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철저한 검사 등을 요구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급수를 유보하고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수질 검증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지난 1년간 세계적 권위가 있는 수질기관인 미국 국제 위생재단(NSF)을 비롯해 국내외 5개 전문기관에 104회에 걸쳐 삼중수소를 비롯한 총 72종의 방사성물질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단 한 차례도 인공방사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자 지난 7일 기장군 일원에 수돗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주민 동의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주민들은 고리원전의 방류수 방류량, 시점 등을 모르는 이상 수질검사에 제대로 된 시료가 사용됐는지도 의문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수질검증연합위원회도 도마에 올랐다. 김용호 해수담수화 반대주민대책위원장은 “상수도사업본부가 말하는 ‘불검출’은 방사성물질이 아예 없다는 뜻이 아니라 기기가 검출할 수 있는 최소 한계치 이상이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이를 두고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과 ㈔환경과자치연구소가 지난 12~14일 사흘간 급수 대상 지역인 기장군 3개 읍·면(기장·장안·일광)과 해운대구 송정동 주민 268명을 대상으로 긴급 간이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에 응답한 주민 60.8%는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반대했다. 반대 이유로는 응답자의 71.2%가 ‘방사능 오염 우려’를 꼽았다. ‘찬성한다’고 답한 주민은 응답자의 25.7%에 불과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이번 사업은 기존 낙동강보다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특정 기업의 시설 운영 능력 확보를 위한 사업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반대 주민과 환경단체 등은 애초 바닷물 취수구의 입지 선정이 잘못됐다고 항변한다. 고리원전 배수구와 해수담수화 시설 취수구가 있는 기장읍 대변리 해안까지는 직선거리로 11㎞에 불과해 방사성물질 유입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2008년 6월 입지 후보 4곳 중에서 기장읍 대변리 해안을 최종 입지로 선정했다. 무엇보다 물이 부족하지 않은 부산에 그것도 고리원전이 있는 기장을 선정해 이상하다며 나중에 논란이 제기될 것이라는 주장이 입지 선정 당시부터 나돌았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방사성물질이 액체 상태에서 바닷물에 유입되는데 현재로서는 오염 여부를 검증할 수 없다. 미량이라도 장기간 음용한다면 암 유발 등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문제가 주민 간 찬반으로 나뉘면서 지역 갈등도 초래됐다. 반대주민대책위는 “계획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시청을 항의 방문하고 학생들의 등교거부 촛불시위 등 실력행사를 했다.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주민이 참여하는 수질검사를 수십 차례 실시했으나 방사성물질은 한 번도 검출되지 않았고 먹는 물 수질기준에도 모두 적합하다”며 “시가 빨리 해수담수화 수돗물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찬성 주민은 대부분 기장 지역 어촌계와 횟집 상인들이다. 이들은 “해수담수화 문제 때문에 손님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번 사태가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 중에 시의회는 지난 15일 내년도 정수예산 80억원 중 60억원을 삭감했다. 주민들은 해수담수화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주민투표를 제안했다. 주민들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주민투표에서 80% 이상이 찬성하면 수돗물을 공급할 것을 시에 요구하고 있다. 시는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사업은 국책사업이고 생산 중지를 결정할 권한이 수질검증연합위원회에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난색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가 찬반 주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해 해결의 실마리는 열려 있다. 지난 10일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반대단체 주민대표, 찬성단체 주민대표 각각 4~5명과 각 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 2~3명이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반대하는 주민들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수담수화 수돗물 공급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화성 ‘액체 물 존재 유력 장소’에 물은 없었다”

    “화성 ‘액체 물 존재 유력 장소’에 물은 없었다”

    우리 지구의 이웃 행성인 화성에서 액체 상태의 물을 찾는 일은 좀 더 미뤄질 듯하다. 지금까지 액체 물이 존재할 가장 강력한 장소로 여겨졌던 화성의 협곡, 적어도 가까운 과거에 만들어진 협곡에는 액체 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최신 연구로 밝혀졌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진은 화성에 있는 여러 작은 협곡은 지구처럼 물의 흐름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드라이아이스’(고체 이산화탄소)가 녹는 과정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프랑수아 포제와 시드릭 필로르제 CNRS 연구원은 “화성에 있는 작은 협곡의 형성에 액체 물이 영향을 줬다는 이론은 다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가까운 과거에 발생한 협곡만큼은 물이 없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 액체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중대 결과를 발표했었다. 당시 연구논문으로는 화성의 여름에 해당하는 열대 지역에 있는 경사지에 흘러내리는 흔적으로 보이는 여러 ‘어두운 선’은 물에 매우 많은 소금이 녹아 있어 얼지 않고 흘러내렸을 것이라면서 액체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액체 물의 존재를 시사하는 결과는 어떤 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물론 이번 연구는 이전 연구와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위도 30~60도에 해당하는 중위도 지역에 있는 극의 방향에 따라 흐르는 경사지 표면의 지질 상태에 관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목표는 분화구의 벽이나 언덕 등 화성의 융기 지형에 남겨진 작은 계곡의 형성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작은 협곡이 처음 발견됐을 때는 수십만 년 전 일어난 얼음의 융해와 지하수의 유출로 형성됐던 것으로 해석됐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재 화성의 기온이 너무 낮은 곳에서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없더라도 작은 협곡이 계속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따라서 연구팀은 이산화탄소에 의한 얇은 층 즉 드라이아이스의 녹는 현상에서 답을 찾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화성 표면의 얼음층 밑으로 출구가 없는 상태라면 이산화탄소가 녹는 과정에서 가스로 축적되고 결국 가스가 표층 토양을 뚫고 나와 기류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런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확인했다. 지구 상에서는 이런 비슷한 과정이 일어난 사례는 알려진 적이 없다. 천체물리학자인 필로르제 연구원은 “드라이아이스가 녹아 화성의 작은 협곡을 형성한다고 모두를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최근 들어 형성된 작은 협곡이 있는 한랭 지대에서만큼은 이산화탄소 가스로 인해 협곡이 형성됐다는 가설이 유력할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가능성도 있을 수 있으며 다른 보조적인 과정이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예를 들어, 화성의 적도와 가까운 영역에서도 작은 협곡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들은 다른 메커니즘으로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행성학자인 포제 연구원은 “이번 연구와 9월 발표된 연구는 관련성이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아마 모든 작은 협곡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적어도 가까운 과거에 형성된 협곡에서만큼은 액체 물이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즉 생명체 존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결과는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최신호(12월 21일자)에 실렸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광주시, 지역 전략산업 900억원대 투자유치

    광주시가 자동차, 광산업 등 지역 전략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900억원대의 투자유치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22일 한국상용트럭㈜ 등 13개 기업과 투자액 912억원, 고용 492명을 창출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자동차산업 분야 4개 기업 309억원과 에너지산업 분야의 성경글라스 160억원 등 6개 기업 304억원, 광산업 분야의 네온포토닉스 등 3개 기업 299억원 등 모두 13개 기업 91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상용트럭은 올해 350억원 규모 매출이 예상되는 특장차(가변축) 분야 전국 1위 기업으로 광주에 100억원을 투자하고 특장차 유압실린더 전문제조업체인 대전시 소재 ㈜대덕아이엠티가 공장 신설을 위해 80억원을 신규 투자한다. 시는 이번 특장차 분야에 대규모 투자 유치가 이뤄진 것은 광주기아자동차 모태인 아시아자동차에서 근무한 특장차 관련 전문 인력들이 현장에서 오랜 시간 쌓은 기술·경영노하우가 지역 내 축적돼 있고, 부품업체 간 협업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광주에 소재한 화인특장, 대경특장, AM특장 등과 함께 이 지역이 특장차 분야의 중심지로 기반을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광주가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로 발돋움하는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투자 기업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슈&이슈] 백사장 유실·어선 전복·도로 파손… 경쟁적 해안선 개발이 피해 더 키워

    [이슈&이슈] 백사장 유실·어선 전복·도로 파손… 경쟁적 해안선 개발이 피해 더 키워

    동해안에서 너울성 파도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20일 강원도 환동해본부와 동해안 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관광과 어업으로 살아가는 동해안 주민들이 너울성 파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동해안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초까지 최대 8m가량의 너울성 파도가 들이닥쳐 해안가 데크 등 시설물과 어선, 방파제, 도로 등이 파손됐다. 너울성 파도는 먼바다의 기상 상황에 따라 발생한 거대한 물결들이 해안가로 몰려오며 서로 겹쳐 큰 위력을 갖는 파도를 의미한다. 먼바다에서 발생하는 만큼 해안이 맑고 바람 한 점 없더라도 갑자기 들이닥칠 수 있다. 해안에 부는 바람 등 날씨에 따른 풍랑과 너울성 파도는 생성 과정이나 위력이 다르다. 이번 동해안 너울성 파도 피해는 80여건에 30억 3000만원이 넘는다. 피해가 가장 큰 속초지역은 해변 백사장과 산책로 100여m가 유실됐다. 또 영랑동 해안 도로변에 있는 2동의 식당 건물 유리창이 파손되고 울타리가 넘어졌다. 설악항에 정박 중이던 1t급 어선 1척이 전복됐고 2.19t급 어선은 강한 파도에 밀려 물양장 위로 얹히기도 했다. 양양지역에서도 광진리 연안도로 유실, 인구항 안전 난간 파손, 물치항 경관 난간 파손, 낙산항 방파제 인근 차수벽 일부 유실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강릉 4개 항구 피해… 도로 안전펜스 떨어져 나가 강릉지역에서는 연곡면 영진항에 정박 중이던 소형 어선 1척이 침몰하고 1척이 부서지는 등 지역 4개 항구에서 8척의 어선이 피해를 봤다. 영진항 방파제 물양장이 부서지고 금진~심곡~안인~강릉으로 이어지는 도로 안전펜스 곳곳이 떨어져 나갔다. 강동면 해안가에 설치된 군부대 경계 철책 200m가량도 유실됐다. 고성군에서는 간성읍 봉호리 지역의 농경지 90㏊와 골재채취장·축사 등이 침수됐고 거진읍 해안도로 울타리 30여m도 넘어졌다. 바다에 설치해 놓은 어구와 어망 손실도 커 피해액만 20억원에 가깝다. 이 같은 너울성 파도는 올 들어 벌써 두 번째로 해를 거듭할수록 빈도가 늘고 있다. 인명 피해도 잇따라 최근 10년 동안 동해상에서만 여섯 차례의 너울성 파도로 20명이 목숨을 잃었다. 박선우 도 환동해본부 해운항만과 연안관리계 주무관은 “이전에는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해빙기와 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계절 두 차례 너울성 파도가 발생해 해안 백사장이 깎여 나가고 쌓이는 일이 반복됐지만 2~3년 전부터는 발생 주기가 무시되고 한 해에 서너 차례로 빈도가 늘어나며 피해 규모와 액수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들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연안지역의 너울성 파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자체들마다 해안선을 따라 경쟁적으로 개발해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백사장 가깝게 도로를 내고, 옹벽을 쌓고, 건물을 짓는 개발행위가 파도 에너지를 분산·흡수시키지 못하고 축적하게 만들어 결국 너울성 파도로 이어지며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김인호 강원대 해양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완충재 역할을 해야 할 모래언덕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들어선 콘크리트 옹벽이 오히려 파도가 위아래로 심하게 솟구치게 해 너울성 파도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근본적인 대책은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응과 같이 각 나라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게 최선이란 지적이다. 화석연료를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펼치는 게 절실하다는 것이다. 차선책으로는 해안선 개발을 후퇴시키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학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미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해안선과 인접한 개발을 접고 벌써 각국 실정에 맞게 전략적으로 해안선을 후퇴시키는 정책을 마련, 실천하고 있다. 김 교수는 “해안선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는 땅값 하락으로 발생하는 문제점 등 부작용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돼 적용하기 쉽지 않겠지만 결국 선진국의 사례처럼 전략적으로 해안선을 후퇴시키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급한 대로 상습 피해지역의 방파제 높이를 재검토하고 연안의 해저에 파도 충격을 완화하는 수중 방파제인 잠제 설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압 변화와 바람의 생성, 해저 지형에 따른 파도 방향 변화 등을 분석한 너울 예보시스템 확충도 절실하다. 기상청은 현재 강릉 연곡과 고성 토성, 삼척 앞바다 등 3곳에 파고를 측정하는 ‘부이’를 띄워 운용하고 있지만 먼바다에서 완만한 파장의 형태로 다가오는 너울성 파도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동해안은 해안선이 단조로워 파도가 해변에 도착하는 시간이 짧다 보니 0.9~2.5㎞에 이르는 측정 ‘부이’가 너울성 파도를 감지하더라도 도달 시간이 짧아 대피까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속초해경이 전국 처음으로 2013년 4월부터 너울성 파도 경보제를 도입해 운영 중이지만 실제 너울 예측이 풍랑주의보 발령과 동시에 내려져 실효성을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먼바다에 파랑관측소 등을 설치하고 파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예측하는 방법이 있지만 예산과 인력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 ●수중 구조물 잠제 등 확충해 파도 충격 줄여야 어민들과 해안가 주민들은 너울성 파도를 예측하거나 먼바다에서 감지할 방법이 없어 잦아지는 너울성 파도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너울성 파도의 예측이 불가능하다면 해안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방재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해일(쓰나미)은 지진 등을 분석해 예측이 가능하지만 너울성 파도는 해상에서 식별조차 힘들며 더구나 먼바다에서부터 에너지를 축적한 상태이기 때문에 해수의 양도 많고 파괴력도 일반 파도보다 강하다”면서 “많은 변수로 너울성 파도의 예보나 예측이 아직은 어려워 통제가 힘들어서 방재시스템을 갖춰 피해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한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먼바다에 해양레이더를 촘촘히 설치하면 예측도 가능하겠지만 수백억원의 예산이 필요해 현실성은 없다”며 “수중 구조물인 잠제 등을 확충해 파도의 충격과 해안 침식을 줄이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회장님 차’는 잊어라! 제네시스 EQ900 직접 몰아 보니

    ‘회장님 차’는 잊어라! 제네시스 EQ900 직접 몰아 보니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이큐나인헌드레드(EQ900)는 일명 ‘회장님 차’로 통하던 ‘에쿠스’의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한 자체 최상위 브랜드다. 지난 17일 EQ900를 타고 서울 광장동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왕복 140㎞ 구간을 달렸다. 시승 모델은 EQ900 3.3 터보. 에쿠스에는 없던 새로운 V6 람다3.3 터보 엔진이 장착된 모델이다. 올림픽대로를 지나 서울~춘천 고속도로에 진입한 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2t에 달하는 육중한 차체는 마치 총알처럼 앞으로 튀어나갔다. 순식간에 시속 160㎞를 넘어섰지만 차체는 거의 흔들림이 없었다. 가속을 잠시 멈추고 스포츠 모드로 변경했다. 그리고 다시 가속 페달을 밟자 일반 주행 모드에서는 들리지 않던 엔진음이 실내에 퍼졌다. EQ900는 뒷좌석에서만 앉아 가는 ‘회장님 차’ 에쿠스에서 직접 운전하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모델로 범위를 확대한 게 특징이다. 실제로 현대차가 EQ900의 사전계약 고객들을 분석한 결과 기존 에쿠스 대비 EQ900의 개인 고객 비율이 23%에서 34%로 11% 포인트 증가했다. 이 차에 장착된 첨단장치는 미래 세계를 방불케 했다. 이 차에는 자율주행차의 이전 단계 격인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적용돼 있다. 실제로 핸들 오른쪽에 있는 ‘크루즈’ 버튼을 누르자 이 시스템이 작동하며 차량 스스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했다. 잠시 운전대에서 손을 떼어도 차선을 유지한 채 나아갔다. 핸들에서 완전히 손을 뗀 지 15초 정도가 지나자 경고음이 울리며 운전에 집중하도록 했다. 첨단 장치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 차에 적용된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은 운전자가 키, 몸무게 등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시트, 핸들, 아웃사이드 미러 등을 최적의 상태로 맞춰 준다. 이 밖에 차량 문을 닫자 완전히 외부와 격리되는 정숙성, 항공기 1등석을 연상시키는 뒷좌석 등도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제네시스 EQ900를 출시하면서 “EQ900는 그동안 축적한 우리의 모든 기술력을 총동원한 차”라고 말했다. 실제로 EQ900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자신감과 ‘이래도 인정하지 않을 테냐’라는 결기가 느껴졌다. 초기 국내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EQ900는 영업일 기준 12일 만인 지난 8일 사전 계약이 1만대를 초과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라면 EQ900의 계약이 성탄절을 전후해 1만 5000대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7] 낯설지만 무서운 신경근육질환 주의보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27] 낯설지만 무서운 신경근육질환 주의보

    아주 낯설지만 그래서 더 무서운 병이 있습니다. ‘근디스트로피’ ‘샤르코 마리 투스병’ ‘폼페병’ ‘파브리병’ 등이 그런 병입니다. “그런 병도 있어?” 하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요. 비교적 익숙한 루게릭병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까요. 이 병의 한 유형인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을 흔히 루게릭병이라고 부르니까요. ‘근육질환’이라면, 대부분 피로나 무리한 활동으로 근육이 뭉치거나 결리는 증상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말하는 근육질환은 이런 일반의 생각과는 크게 다릅니다. 근육이 지속적으로 약해지다가 마침내 소실되면서 환자들이 근육을 이용하는 모든 활동을 못하게 되는 중증 질환이니까요. 여기에 ‘신경’이라는 용어를 하나만 더 붙이면 ‘신경근육질환’이 됩니다. 말초신경과 근육에 문제가 생기는 질병을 뜻하지요. 말초신경이란 두개골이나 척추 속에 들어 있는 중추신경계에서 갈라져 나와 근육이나 피부 등 멀리 떨어진 말단 장기를 중추신경계와 연결 시켜주는 신경, 즉 우리 몸을 감싸고 있는 신경을 ‘그물망’이라고 말할 때 그 그물망에 해당되는 최전선의 신경을 뜻합니다. 이 말초신경은 중추신경계가 결정한 명령을 근육 등 모든 장기에 전달하고, 통각(통증) 등 곳곳의 장기가 감지한 감각 정보를 중추신경계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신경과 근육에 문제가 있는 것을 신경근육질환이라고 합니다. 유소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고, 유병률도 세부 질환에 따라 많게는 2500명에 1명, 적게는 4만 명에 1명까지 다양합니다. 신경근육질환은 거의 모든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병의 진행될수록 장애의 범위와 정도가 악화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에는 감각이 무뎌지거나 사소하다고 여길 수도 있는 통증이 발생하다가 점차 팔과 다리의 근육 소실로 이어져 움직이기가 어렵게 되지요.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니까 가능하면 좋은 방향으로 말을 하지만, 근육 소실만 하더라도 얼마든지 심각성을 부여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이 소실되면 자기 능력으로는 숨을 쉬지 못하게 되고, 소화기 근육이 소실되면 음식을 먹거나 소화시키지 못하게 됩니다. 그로인한 결과는 따로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전문의들은 이런 신경근육질환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조기진단’을 꼽습니다. 일단 병증이 진행 단계에 접어들면 환자의 신체 기능이 빠르게 떨어져 노동력을 상실하게 되고, 이에 따라 개인의 삶의 질은 형언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빠져들게 되지요. 사회적으로도 노동력 상실에 따른 부담에다 출산 및 장애인 문제 등으로 복지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완치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조기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합병증과 장애를 어느 정도는 제어 또는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국가나 사회단체 등에서 의료 비용 등을 상당 부분 지원·보조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자기 부담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될대로 되라고 방치하지 않을 바에야 환자의 치료와 관리에 장기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따르는 건 불문가지의 사실이지요.  영양 때문이 아니라 유전자 이상이 원인 증상을 육안으로 살피는 것 말고는 다른 진단 방법이 없었던 19세기에는 근육이 위축되는 신경근육질환을 영양상태가 나빠서 생기는 문제(dystrophy)라고 생각했습니다. 근육질환에 근디스트로피(muscular dystrophy)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영양의 문제가 아니라 근육 단백질을 합성하는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현재 근디스트로피로 불리는 질환도 신경근육질환의 한 종류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사실, 한 가지로 묶어서 신경근육질환이지 세부적으로는 많은 병들이 있습니다. 그 종류를 먼저 말하는 게 좋겠습니다. 왜냐 하면 개별 질환에 따라 다른 원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신경근육질환은 근육 소실을 유발하는 원인에 따라 다양한 하위질환으로 나눠지며, 개별 원인을 찾아 최종 진단에 이르는 것이 치료의 첫 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신경근육질환의 종류 대표적인 신경근육질환으로는 국내 신경근육질환 중 환자가 가장 많은 근디스트로피를 들 수 있습니다. 또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유병률 증가를 보인 샤르코 마리 투스병, 최근 특이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 치료를 통한 증상 개선이 가능하게 된 폼페병과 파브리병, 그리고 척수성 근육위축, 루게릭병, 중증근무력증 등이 모두 신경근육질환에 포함됩니다.  -근디스트로피: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으며, 오랜 시간 진행되면서 사지 몸통을 움직이는 근육뿐 아니라 호흡근육까지 단계적으로 약화·소실되는 병. 국내에서 진행된 실태조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약 3500명의 환자가 근디스트로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남. 진료를 받지 않은 사람은 통계에 잡혀있지 않음. -샤르코 마리 투스병: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손상되는 병. 손발의 근육들이 점점 위축돼 힘이 약해지고 발 또는 손 모양이 변하는 것이 특징임. 유병률은 2,500명당 1명 꼴로, 유전되는 희귀질환 중에서는 비교적 높은 편이며, 국내에서도 최근 10년간 환자수가 3.3배 가량 증가했음. -폼페병: 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α-글루코시타아제(GAA)’의 결핍으로 발생함. GAA의 결핍 상태에서는 섬유조직에 당이 쌓이게 되는데, 이 병이 어려서 발병하면 심근육에, 성인이 된 뒤에 발병하면 사지 근육에 당이 쌓이면서 근력을 약화시킴. 특히 영아기에 발병할 경우 보통 1년 이내에 심부전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음. 최근에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GAA를 대신하는 효소를 대체함으로써 근력 개선이 가능하게 됨. -파브리병: 폼페병과 마찬가지로 GAA의 결핍으로 ‘GL-3’이라는 인지질이 신장·심장·혈관·신경계에 축적되면서 발생함. 사지 통증과 발열이 초기 증상의 특징이며, 이 밖에 한쪽에 치우친 마비 또는 운동실조, 팔다리의 심한 급성 통증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데 전문의들은 이를 ‘파브리 위기’ 증상이라고 지적함. 나이가 들면서 GAA의 활성도가 더 떨어지면서 신장과 심장, 뇌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모계 유전병으로, 보인자의 경우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 특징임. -척수성 근육위축: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퇴화하는 유전성 신경근육병으로, 팔다리의 근육이 점차 위축되면서 근력 저하가 나타남. 대부분 어릴 때 발병해서 매우 느리게 진행됨. 주로 어깨와 엉덩이를 중심으로 양쪽 근력이 대칭적으로 약화되고, 삼킴장애와 혀가 경련이 일어나듯 떨리는 부분 수축이 나타남.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운동신경이 점차 퇴행한다는 점에서 척수성 근육위축과 비슷하지만, 성인에게서 발생하고, 진행이 매우 빠르며, 환자 중 10%만 유전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이 척수성 근육위축과 다름. 일반적으로 팔다리 움직임이 어눌해지는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말기에는 거동을 못하게 되면서 호흡근육까지 마비되어 사망에 이름. 이 병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환자의 절반 가량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된다는 점임. -중증근무력증: 신경의 명령이 근육으로 전달되는 접합 부위에 생긴 장애. 근력 약화와 근육 피로가 나타나는 병으로, 다른 신경근육병과는 달리 피곤하면 증상이 심해지고, 쉬면 호전되는 특징을 보임. 초기에는 눈꺼풀 처짐과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현상, 발음이나 목넘김에 문제가 생기는 입주변의 마비 현상이 주요 증상임. 증상이 심해지면 기계를 통해 인공호흡을 해줘야 하는데, 이 때문에 과거에는 많은 환자들이 호흡부전으로 사망했으나 최근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정상 생활도 가능함. 국내에서도 최근 10년 새 환자 70%나 늘어 문제는 최근 들어 환자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덩달아 전체 의료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한신경근육질환학회가 분석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5~2014년 신경근육질환 환자수 및 진료비 변화 추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주요 신경근육질환의 국내 환자수는 2005년 8059명이던 것이 2014년에는 1만 3609명으로 약 70%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른 진료비는 2005년 약 149억원에서 2014년에는 4배 이상 증가한 642억원으로 집계됐더군요. 환자 수가 늘어난 것은 예전과 달리 증상이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고, 진료 수준이 발전하면서 보다 정밀하게 환자를 가려내기 낼 수 있어서일 것이기도 할 겁니다. 여기에 환경 요인 등 후천적인 발병 원인이 작용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 이를 입증할만 한 근거 자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진료비가 10년 사이에 4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들의 치료 의지가 적극적이라는 뜻인데, 이는 아직 만족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지만 분명히 치료 효과에 대한 믿음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에다 새로운 치료 방법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는 것도 진료비 증가에 한 몫을 하겠지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실제로 국내에는 더 많은 환자들이 있지만, 이들은 병원 치료를 받지 않아서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신경근육질환에 대한 낮은 인지도, 다른 병으로의 오해, 그리고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기 전에 병원을 전전하며 증상의 원인을 찾는 과정이 길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폼페병의 경우 예상 발생률은 인구 4만명당 1명이어서 국내에는 최소한 1250명의 환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 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30여명에 불과합니다. 폼페병 환자의 진단 시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이 평균적으로 확진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8년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고요.  진단이 늦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완치보다 병증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치료 목적으로 삼습니다. 그래서 조기진단을 매우 중요시하는데, 진단이 늦어져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근육의 기능 저하 및 괴사가 팔다리와 몸통 근육은 물론 호흡근까지 침범, 결국 휠체어와 호흡 보조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자발적으로는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대부분의 신경근육질환은 희귀질환인 탓에 질환에 대한 연구자료가 많지 않습니다만, 분명한 사실은 진단이 늦을수록 환자의 삶에서 잃어버리는 것이 많다는 점입니다. 신경근육질환자의 연령과 유병 기간에 따른 문제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유병 기간이 5년 미만인 환자의 휠체어 및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30% 이하인 데 비해 유병 기간이 15년 이상인 환자의 휠체어 사용률은 70%,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약 60%로 나타나 경과에 따른 장애 정도가 생각보다 커지는 것으로 확인되기도 합니다. 이는 진단 시점이 1년 지연될수록 환자의 휠체어 사용률은 연 13%씩, 호흡 보조기구 사용률은 연 8%씩 증가한다는 뜻입니다. 신경근육질환의 또 다른 문제는 후유증입니다. 대부분의 후유증은 신체의 변형이나 행동 및 지각능력의 결손으로 나타납니다. 병증이 나타난 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조기구 의존도가 높아지며, 이는 환자 개인의 자발적 활동의 제약을 뜻합니다. 이로 인해 환자는 신체적 고통은 물론 노동력 상실로 인한 경제력 어려움, 심리적 위축을 함께 감당해야 합니다. 환자의 가족 또한 자발적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없는 환자를 돌보느라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쉽게 삶의 질 저하라고 말하지만 속속들이 들여다 보면 후유증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장애 상태에 빠져 갈수록 상태가 심각해진다면 어느 누가 이런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겠습니까. 국내 신경근육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경근육질환 환자 중 94.7%가 장애인으로 등록되어 있답니다. 이런 장애인 등록 비율은 신경근육질환의 조기진단과 치료가 간병·치료비 및 보조기구 지원 등의 장애인 복지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임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충분하지는 않지만 환자를 위해 다양한 지원제도가 가동되고 있기는 합니다. 의료비의 경우, 입원 및 외래 본임부담금은 등록일로부터 5년간 10%만 내면 됩니다. 보조기대여비 및 간병비 등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제적 지원 규모도 매월 120만원 가량 됩니다. 그러나 이런 지원이 필요없는 상황이 가장 이상적이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의사들이 ‘조기진단’ ‘조기치료’를 강조하면 더러는 “의사들이 제 배 불리려고 저런다”며 삐죽거리기도 합니다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잘못입니다. 신경근육병이라도 조기에 진단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장애와 합병증을 줄여 환자 스스로 일상 생활과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 병을 가진 환자라도 보다 오랜 시간 자신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고, 가족들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신경근육병이 오로지 절망 뿐인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만 이뤄지면 치료가 가능한 신경근육병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폼페병이나 파브리병은 비교적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유전 여부와 진단이 가능할 뿐 아니라 효소 대체치료라는 방법으로 손상된 근육을 회복시켜 생명 연장이 가능합니다. 이런 유형의 신경근육병이라면 진단이 곧 치료와 직결된다고도 할 수 있지요. 그러니 이상하면 의심하고, 의심되면 전문의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모든 병은 징후와 조짐을 보인다 낯설고 막막한 신경근육질환이지만,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치료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조기진단인데, 조기진단은 ‘뭔가 이상하다’는 의구심에서 비롯됩니다. 아무리 중증이라도 ‘그럴 수 있다’고 여기면 진단으로 이어질 턱이 없으니까요.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징후와 조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당신이나 또는 당신의 소중한 누군가가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신경근육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가우어(Gower’s sign) 및 트렌델렌버그(Trendelenburg’s sign) 징후라는 게 있습니다.  이 증상은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보이는 게 특징입니다.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불편하고, 걷기나 달리기가 어려운 현상은 거의 모든 신경근육질환 환자들에게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초기 증상이지요. 여기에서 더 심해지면 제자리에서 일어서기가 어렵고, 그 과정에서 자주 넘어지게 됩니다. 이는 하지 근육이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인데, 걸음을 걸을 때 이상이 생겨 엉덩이를 좌우로 뒤뚱거리는 트렌델렌버그 징후를 보이거나 앉은 자세에서 일어설 때 손으로 바닥과 무릎을 짚으며 힘겹게 일어나는 가우어 징후를 보이게 됩니다. 숨이 가쁘고, 이로 인해 수면장애를 겪는 것도 중요한 증상입니다. 이런 증상은 신경근육병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증상 중 하나로, 호흡근육이 약해지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것인데, 특히 누워있을 때 호흡이 더 어렵기 때문에 자는 동안 숨가쁨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지요. 이런 호흡 장애는 밤 시간에 숙면을 어렵게 해 낮에 유난히 졸립고, 두통·불면증 등이 나타나게 됩니다. 원인 없이 혈액 수치가 높아지는 것도 경계해야 하는 증상입니다. 신경근육질환 환자는 간기능 관련 효소 수치가 올라가는데, 만약 혈액검사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간수치가 상승하고 근력 약화가 동반되는 경우라면 혈액검사를 통해 신경근육질환 여부를 가릴 필요가 있습니다. 또 퇴행된 근육에서 혈액 안으로 근육효소가 빠져 나오기 때문에, 혈액검사에서 크레아틴 키나아제의 농도가 높은 경우에도 추가 검사를 해볼 것을 권합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얼굴 근육에 부조화가 나타나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얼굴 부위에서 신경근육질환이 발현되는 경우 눈을 뜬 채로 잠을 자거나 휘파람이 잘 불어지지 않게 됩니다. 또 혀의 근육이 위축돼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이른바 연하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필자가 거론한 이런 신경근육질환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낯선 질환들입니다. 낯설다는 건 흔하게 생기지 않기 때문이지만, 그래서 관심을 가지기 어렵고, 조기에 병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록 희귀하고 낯선 질환이지만 한번 발병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쉽고, 후유증도 어떤 징환보다 심각합니다. 만약, 당신에게 소중한 누군가가 이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구나 증상을 겪고 있으면서도 아직 정확한 진단을 못 하고 있다면 이 글을 통해서 뭔가를 얻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jeshim@seoul.co.kr
  • “고양이도 나이 들면 ‘치매’ 걸린다” (日 연구)

    “고양이도 나이 들면 ‘치매’ 걸린다” (日 연구)

    고양이도 나이가 들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쿄대 등이 참여한 연구진이 반려묘였던 집 고양이가 고령으로 죽은 뒤 뇌를 자세히 조사한 결과, 인간의 알츠하이머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신경세포의 탈락이 일어나고 있던 것을 규명할 수 있었다고 11일 밝혔다. 고양이의 수명은 최대 20년 정도로, 인간 나이로 치면 100세 정도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나이 든 고양이의 뇌를 연구함으로써 인간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를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의 신경세포 밖에 쌓여 생기는 ‘플라크’(노인반)와 ‘타우’(tau) 단백질이 과잉으로 인산화돼 세포 속에 쌓여 생기는 ‘신경원 섬유변화’라는 두 가지 병리 변화로 나타난다. 또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신경세포가 탈락해도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개와 원숭이는 나이가 들면 플라크가 쌓여도 신경원섬유변화나 신경세포의 탈락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유전자를 편집한 실험 쥐에서도 발병 과정은 아직 재현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나이가 22세까지였던 고양이 23마리를 조사한 것으로, 이들의 뇌에는 8세쯤부터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였고 14세 무렵에는 타우 단백질이 쌓여 신경원 섬유변화가 나타나고 해마에서는 신경세포가 탈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연구로 고양이 몸에 축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우리 인간의 몸에 쌓이는 것과 같다는 것도 밝혀졌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신경병리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Neuropath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경제적 절친 G2 가짜 호황 키우다

    경제적 절친 G2 가짜 호황 키우다

    G2 불균형/스티븐 로치 지음/이은주 옮김/생각정원/460쪽/1만 8000원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을 놓고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그 여파는 이미 각국 경제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건 역시 G2 국가인 중국일 것이다. 오래전부터 미국과 밀접한 경제 관계를 형성해 온 중국으로선 향후 정책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런데 지금의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제 불안은 이미 예고된 사건일 뿐이라면 어떨까. ‘미국과 중국이 서로 의존하며 가짜 호황을 조장해 왔다.’ 이른바 ‘더블 딥’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세계적인 경제학자 스티븐 로치가 신간 ‘G2 불균형’에서 미국과 중국의 해묵은 경제관계를 폭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편의에 따라 협력적 성장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지금의 세계 경제는 그 비정상의 협력 관계가 불러온 파행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불균형의 관계를 청산하고 새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변한다. 저자에 따르면 미·중의 불균형거래는 중국의 문화대혁명부터 시작됐다. 문화대혁명 이후 중국은 국가 생존전략으로 성장을 택했고 미국도 기존 정치적·경제적 패권을 유지하는 첩경으로 성장을 선택했다. 그 결과 양국은 1970년대 말부터 세계적 ‘생산자’와 ‘소비자’로서 의존성의 늪에 깊숙이 빠져들어 세계경제의 ‘가짜 호황’을 부풀려 왔다. 압축해 말하면 중국의 수출품으로 미국이 소비 파티를 벌여 온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수출주도형 생산 모형이 가능하도록 세계 최대의 수요 시장을 만들어 줬고 중국은 경제 사정이 나빠진 미국 소비자에게 값싼 제품을 대량 제공했다. 중국은 자산의 잉여자본을 저축이 부족한 미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해 왔다. 잉여자본이 국내에 유입되면 위안화(인민폐) 가치가 상승해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불을 보듯 뻔한 일. 자국 통화가치의 급속한 상승을 막기 위해 중국이 축적된 외환을 달러로 표시된 자산에 재투자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이제 그 불균형 관계의 후유증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미국은 저축과 무역적자, 부채 등의 문제에 시달리고 있고 중국은 과도한 자원 수요와 소득 불평등, 환경침해와 오염의 문제를 놓고 깊은 시름에 빠졌다. “양국의 과도한 의존이 병리적 현상으로 굳어졌고 결국 곪아터진 게 2008년 금융위기다.” 책의 특징은 정치적·군사적 경쟁과 마찰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해 양국이 그간의 왜곡 관계 청산에 하루빨리 눈떠야 한다고 지적한 점이다. 그리고 그 해법은 균형화를 찾는 것이다. 중국이 소비 성장 모형, 미국이 수출·생산 주도 모형으로 전환해 불균형을 해소한다면 두 나라는 새로운 공생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중국은 수출과 투자 주도형 성장에서 벗어나 내수를 살리는 경제 전략, 즉 세계의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미국은 저축을 장려하는 한편 과잉 소비를 근절하고 막대한 재정 적자를 해소하면서 생산자 중심의 경제 전략을 취하라고 주문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양국의 대응 태도를 콕 집어 대비시킨다. 중국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미국의 형편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지속 불가능한 ‘제조업 주도 수출 모형’에서 탈피해 ‘내수 진작과 서비스업 주도의 성장 모형’을 골자로 기초 경제 안정화의 새 전략을 채택했다. 반면 미국은 소비 주도형 성장이라는 케케묵은 카드를 움켜쥔 채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저자는 “중국이 방향을 전환한 시점에서 미국이 계속 ‘소비 파티’에 의존하다가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지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신경 써 들어야 할 일갈이다. “미국은 허울뿐이던 수출 산업의 내실을 다지고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도 역시 높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한 저자는 말미에 미국 정부를 향해 이렇게 한마디를 던진다. “자국의 실수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미국 정부의 오랜 습성을 타파해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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