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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시 전쟁’ 이유 있네

    갈수록 많은 취업준비생이 ‘공시’(공무원시험)에 매달리는 것은 합격할 경우 민간기업에 취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누계소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29일 발표한 ‘공무원시험이 퇴직 전 누계소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재학 중 7·9급 등 공무원시험을 준비한 경험자 가운데 정부 취직 성공자는 민간 기업체 취업자보다 퇴직할 때까지 누계소득이 최대 7억 8058만원 많았다. 근로자 수 1~49명 규모 소기업 취업자보다는 최대 7억 8058만원 많았고 300~999명 중견기업 취업자보다도 최대 4억 8756만원 앞섰다. 1000명이 넘는 대기업 취업자보다도 3억 3605만원 많았다. 즉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면 평생 벌어들이는 소득이 일반 민간기업 취업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처럼 공무원 누계소득이 민간업체 종사자보다 많은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인상률과 늦은 퇴임 시점 등이 꼽혔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연평균 약 7%대 수준으로 대기업(1000명 이상)의 6.2%보다 높고 공무원 퇴임 연령 역시 평균 56~59세로 대기업 평균(52세)보다 높다. 하지만 공무원시험 준비 경험자가 공시를 포기하고 민간기업에 들어갈 경우에는 공시를 준비하지 않고 바로 취업한 경우보다 누계소득이 최대 2억 227만원 적었다. 공무원시험 준비로 민간 기업체가 선호하는 인적 자본 축적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는 것이 한경연의 분석이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이번 연구 결과 공무원이 직장 안정성뿐 아니라 금전적 측면에서도 민간 기업체보다 선호될 수밖에 없는 직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민간 기업체보다 과도하게 설정된 정부의 보수 체계를 조정해 합리적 인적 자본 배분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경연은 “공무원시험 준비 경험자 가운데 결국 정부에 취직하는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공무원시험 준비 경험은 소득 증대 기회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실패하면 퇴직 전까지 누계소득을 크게 줄이는 ‘부메랑’이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전경련 연구원 “공무원, 민간보다 기대소득 최대 7억 8000만원 많다”

    전경련 연구원 “공무원, 민간보다 기대소득 최대 7억 8000만원 많다”

    전경련 산하 한경연 “직원수 49명 이하 소기업 취업자와 비교시 최대 7억 8058만원 높아”대기업와 비교하면 기대소득 3억 3600만원 많아한경연 측 “공무원 보수 과다 설정, 정부 보수 체계 시급해 조정해야”공무원들 “7·9급 공무원 월급 제대로 파악 안 한듯…중소기업 임금 현실화 않고 하향 평준화 맞지 않아” 상당수 취업준비생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이유가 합격하면 퇴직 때까지 민간기업에 취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누계 소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공무원 시험이 퇴직 전 누계 소득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재학 중 7·9급 등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경험자 가운데 정부 취직 성공자는 민간 기업체 취업자보다 퇴직할 때까지 최대 7억 8058만원 더 많은 누계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이는 근로자 수가 50명 미만의 소기업 취업자와 비교했을 때다. 민간 기업체 규모에 따라 누계 소득 우열 양상에는 차이가 있었다. 직원수 300~999명의 중견기업 취업자보다는 최대 4억 8756만원이 많았다. 직원수 1000명이 넘는 대기업 취업자보다는 3억 3605만원 누계 소득이 많았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만 하면 평생 소득이 대기업 등 민간기업 취업자보다 훨씬 늘어난다는 얘기다. 공무원의 누계 소득이 민간 기업체 종사자보다 많은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인상률, 늦은 퇴임 시점 등이 꼽혔다. 한경연 측은 “공무원의 임금 인상률은 연평균 약 7%대 수준으로 대기업(6.2%)보다 높고, 공무원 퇴임 연령 역시 평균 56~59세로 대기업 평균 52세보다 높아 공무원의 누계 소득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무원 시험 준비 경험자가 민간기업에 들어갈 경우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지 않고 바로 취업한 경우보다는 누적 소득이 최대 2억 227만원 오히려 적은 것으로 추산됐다. 한경련은 “공무원 시험 준비로 민간 기업체가 선호하는 인적 자본 축적 기회를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경련은 공무원의 보수가 민간기업보다 과다하게 설정돼 있어 조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이번 연구 결과 공무원이 직장 안정성뿐 아니라 금전적 측면에서도 민간 기업체보다 선호될 수밖에 없는 직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민간 기업체보다 과도하게 설정된 정부의 보수 체계를 시급히 조정해 합리적 인적 자본 배분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이어 “공무원 시험 준비 경험자 가운데 결국 정부에 취직하는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하다”며 “공무원 시험 준비 경험은 소득 증대 기회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실패하면 퇴직 전까지 누계 소득을 크게 줄이는 ‘부메랑’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취업준비생들에게 민간 기업 취업을 독려했다. 이번 연구는 한경연이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민간 기업체의 입사 연령, 퇴직 연령, 임금 인상률 등을 관련 통계를 참고로 임의 설정해 분석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발을 비롯해 공공과 민간의 보수를 하향 평준화하려는 전경련의 속셈이 보인다”며 “유능한 인재들이 받는 보수 기준을 왜 중소기업에만 맞추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보수를 상향 조정하거나 현실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지 공무원의 보수를 하향 조정하거나 동결해서 전체 평균을 깎아 내려 맞추려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9급으로 들어온 7급 공무원은 “공무원 대다수가 5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이 아닌 7·9급 공무원들인데 기대소득을 낸 기준을 알 수가 없다”며 “9급 공무원 월급은 수당 다 합쳐서 월 150만원이 안 되는데 그게 중소기업보다 많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행정안전부 공무원은 “과거 공무원의 보수가 평균 노동자들보다 월등히 낮아 최근 10년간 임금을 일정 부분 상향한 것은 사실이나 공공의 결정이 민간에 미치는 파장이나 박봉에 따른 능률 개선 등은 당연히 고려돼야 할 사안”이라며 “보고서의 보수 기준 자체에 다소 공무원이나 근로자 임금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포함돼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세먼지의 계절이 왔다...가을하늘 가린 미세먼지

    미세먼지의 계절이 왔다...가을하늘 가린 미세먼지

    언젠가부터 가을하면 떠오르는 것은 낙엽과 함께 ‘미세먼지’가 포함됐다.10월 말이 되면서 또 다시 미세먼지가 전국의 하늘을 덮기 시작했다. 27일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국의 날씨는 ‘맑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기 정체로 인해 국내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축적되면서 전국 곳곳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수준을 보였다. 특히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북의 초미세먼지 PM2.5(지름 2.5㎛ 이하) 일평균 농도는 61㎍/㎥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광주광역시(57㎍/㎥)와 충북(52㎍/㎥)도 단위 면적당 PM2.5의 일평균 농도가 50을 넘어 나쁨 단계를 보였다. 대구(45㎍/㎥)와 대전(47㎍/㎥),충남(47㎍/㎥) 등에서도 일평균 PM2.5 농도가 ‘나쁨’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기록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PM2.5의 일평균 농도 등급(㎍/㎥)을 좋음(0∼15), 보통(16∼50), 나쁨(51∼100), 매우 나쁨(101 이상)의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이유는 대기가 정체되면서 국내에서 배출된 오염물질들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상청 역시 “우리나라 주변의 이동성 고기압이 약해진 탓에 북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지 않아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여성 자수성가 억만장자 63%는 중국인

    여성 자수성가 억만장자 63%는 중국인

    자수성가한 여성 억만장자 10명 가운데 6명은 중국인으로 나타났다. 중국판 포브스로 20종의 잡지를 펴내는 후룬리포트는 26일 세계 78명의 자수성가한 여성 억만장자 가운데 63%인 49명이 중국여성이라고 밝혔다. 자산 상위 1위부터 5위까지도 모두 중국 여성이었다. 자산 1위는 터치스크린 제조업체인 ‘란쓰커지(렌즈 테크놀로지)’의 창업자인 저우췬페이(周群飛)로 재산은 700억 위안(약 12조원)에 이른다. 저우 회장은 지난 12월 해외 언론으로는 서울신문과 처음으로 단독 인터뷰를 했는데 당시 ‘중국 최고의 여자 부호’란 호칭에 대해 “아주 듣기 싫어요. 500억 위안? 그것은 장부에 적힌 숫자일 뿐입니다. 이 숫자를 보고 살진 않아요”라고 말했다. 10개월여 만에 그의 재산은 3조원 더 늘었다.가난 때문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선전으로 간 저우 회장은 시계 유리 회사 여공으로 시작해 2003년 란쓰커지를 단독으로 창업했다. 삼성과 애플 등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납품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창업 1세대로 창업 초기 어려움을 회상하며 인터뷰 도중 눈물을 쏟기도 했던 저우 회장은 사원복지를 실천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산 2위는 부동산 기업 ‘롱포 프로퍼티’ 대표 우야쥔(吳亞軍)으로 재산은 525억 위안이었다. 3위는 부동산 기업 ‘푸와 인터내셔널’ 창업자 천리화(陳麗華)로 재산은 505억 위안이다. 4위는 450억 위안의 재산을 보유한 청옌 구룡제지 회장이며, 5위는 알리바바그룹의 금융 부문 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을 이끄는 펑레이로 재산은 400억 위안에 이른다.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 유명한 양후이옌(楊惠姸)의 재산은 1600억 위안(약 27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로부터 부동산 기업 ‘컨트리 가든 홀딩스’의 지분 56%를 물려받아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중국 여성 자산가의 업종은 부동산업이 24%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20%가 금융·투자업, 13%가 제조업, 11%가 인터넷·기술기업, 8%가 제약업으로 자산을 축적했다. 여성 부호 50인의 평균 재산은 231억 위안(약 3조 9000억원)에 달했지만, 남성 부호 50인의 평균 재산 726억 위안(약 12조원)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서울신문 저우췬페이 란쓰커지 회장 단독인터뷰>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0115016007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4차 산업혁명 성공 위해선 ‘대기업·국책연 활용전략’ 필요”

    [인터뷰 플러스] “4차 산업혁명 성공 위해선 ‘대기업·국책연 활용전략’ 필요”

    “국가 차원의 4차 산업혁명을 성공시키려면 대기업과 국책연구소를 결합한 활용전략이 필요합니다. ” 이는 SK텔레콤에서 14년간 기술 임원으로서 이동통신 업계를 선도해낸 바 있는 변재완 한양대학교 산학협동 교수(전 SK텔레콤 최고기술경영자)의 주장이다. 변 교수는 범 국가 차원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자면 인력과 자금면에 장점이 있는 대기업과 국책연구소를 반드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회의적인 시선과 무수한 난관을 딛고 자동차와 반도체처럼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던 고 이병철·정주영 회장과 같은 혜안을 가진 기업가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 변 교수의 입장이다. 반도체 사업. ‘저 양반이 저러다가는 삼성을 다 말아먹겠다’라는 세간의 쑥덕거림에도 미래에 대한 혜안과 과감한 사업 추진으로 일본 업계를 물리친 고 이병철 회장. 정주영 회장은 ‘조선소 만들어라, 내가 수주해 오마’는 무모할 정도의 자신감과 뚝심의 리더십을 보여주었는데 과연 우리나라에 이런 결정을 지금 내릴 수 있는 경영자가 몇이나 있겠습니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변 교수는 효율성 평가와 리스크 관리와 같은 경영기법의 활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에 충만한 분들이 ‘대기업과 국책연구소’에서 중용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가 더 밝을 것이라고 믿는 국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변 교수.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제2의 반도체, 제3의 자동차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나라를 위해 ‘베푸는 삶을 살자’는 변 교수가 있어 대한민국의 내일은 희망적이다. 편집자 주다음은 일문일답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통신기업 SK텔레콤 최고기술경영자(CTO)를 역임한 다음 지금은 대학에서 산학협동 교수로 재직하고 계신데요.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대학에는 유능한 교수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산업계에서 경험한 기술사업화 전략과 그런 유능한 교수님들의 연구를 접목해 산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연구 결과물의 응용 타깃을 어떤 분야, 어떤 제품으로 하면 연구 결과가 실질적인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논의 합니다. 두 번째는 졸업 후 회사에서 실질적인 기술 개발을 하고 싶어 하는 대학원생들에게 진로 상담 및 인생 상담을 해주는 것입니다. 맥주 한잔하면서 지난 30년 동안 제가 봐온 성공한 직장인, 정말 유능하지만 그다지 성공하지 못한 직장인들 이런 얘기 해주면 좋아해요. →교수님은 현직에 계실 때 기술분야에서 탑에 올라 CTO를 역임했습니다. 소회는 어떻습니까. -이동통신의 제1세대인 아날로그 전화기에서 시작해 제4세대라 부르는 LTE까지 이동통신의 황금시기를 보낸 것은 제게 행운이고 영광이었습니다. CTO의 주된 역할은 기존 사업에서 기술경쟁력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사업 잠재력(potential)이 높은 미래 성장 기술을 발굴해서는 사업 성공으로 연계시키는 것입니다. 재직 때 제가 씨 뿌렸던 것이 조금씩 열매를 맺고, 또 후배들이 인정받으며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하이닉스 인수에 기술 담당으로 참여해 SK의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하는데 기여한 것도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SK텔레콤에 재직할 때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인가요. -SK텔레콤의 ‘011’이 넘버원으로 쭉 나가던 중에 두 번의 도전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나는 2006년 KT가 ‘오버 SK’를 슬로건으로, 또 하나는 2011년 LGU+가 LTE로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던 때로 기억합니다. 그때 솔직히 초기에는 품질 면에서 먼저 치고 나갔던 KT LGU+가 조금 더 나았었습니다. 반면 SK텔레콤은 내부적으로 수조원이 들어갈 신규 망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는 분위기가 대세였습니다. 조금 있으면 그다음 세대 기술이 나온다는데, 지금 말고 차라리 조금 기다렸다가 차세대 기술에 투자하자는 주장도 많았지요. 또한 수조원을 투자해서 새로운 망을 까느니만큼 뭔가 매출을 늘릴 투자 회수 방안부터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지요. 저는 ‘지금 투자해야 한다, 차세대 기술 상용화되려면 최소 10년은 더 걸릴텐데 앞으로 10년을 경쟁사보다 열위한 구닥다리 기술, 서비스로 승부할거냐? 몇 년 내로 차세대 기술 상용화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해서 조기 전국망 확대 결정이 앞당겼고 그 결과 SK는 앞서가던 KT에 다시 역전승을 하고, LGU+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신성장·4차 산업혁명 분야의 공약개발을 위한 신성장특별위원회를 발족할 때 전문가로 전격 영입되셨습니다. 참여하게 된 동기와 활동내용은 무엇인가요. -SK텔레콤의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이 당으로부터 좋은 분을 추천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제 의중을 타진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참여해서는 제가 잘 아는 분야가 정보통신의 전자영역이다 보니까 ‘소프트웨어의 스마트화 추진’을 제시했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신규기술을 어떻게 여러 산업분야로 응용해 실용화로 나갈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최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공식출범했습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유능하고 좋으신 분들이 많이 참여했으니, 잘 될 것이라고 봅니다.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방향성은 좋다고 봅니다. 다만, 제 경험상 보면 계획이 안 좋아서 실패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아요. 다 실행에 약해서 실패하는 것 같아요. 4차 산업혁명이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계획 수립보다는 실행에서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 실행되는 과정에서 행정부의 실무 관료들과 의견 차이 등 여러 어려움이 있을 때 혜안, 소신, 뚝심을 가지고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4차 산업혁명이 1년, 2년에 끝날 게 아니라면 5년 10년 아니 20년을 내다보고 꾸준히 일관성 있게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보기 좋고 듣기 좋은 제안 제시에 그치지 말고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 보다 노력해주시기를 바라지요.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의 기술정책 목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문재인 정부는 소프트웨어 강국, 정보통신기술 르네상스, 4차 산업혁명 선도, 스마트코리아 건설을 내세우고 있잖습니까. 그렇다면 대기업과 국책연구소를 결합한 활용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대기업 활용에 대해 부정적인 분들이 계시지만, 국가 차원에서 의미 있는 산업을 일으키자면 벤처나 중소기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잖습니까. 특히 국내 산업 기반이 취약한 분야일수록 국가의 기술자원을 모두 모아야 할텐데 R&D를 위해 인력과 자금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대기업이 갖고 있는 인력과 자금을 R&D 등에 투자하고, 난이도가 높은 새로운 기술은 연구소와 대학의 교수님들이 담당하고, 발 빠른 도전과 혁신이 필요한 부분은 벤처가 담당하는 이런 서로의 장점을 연결해 최적화하는 방향이면 좋겠습니다. 국가 차원의 기술전략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국가를 어떻게 경제적으로 더욱 튼실하게 만드느냐 하는 것이 목표지 않습니까. 국가가 벌어들이는 부를 어떻게 분배하고 어떻게 국가가 소비해야만 우리가 어떻게 더 좋은 국가에서 살아갈 수 있느냐는 것은 국가의 부를 축적하는 것과 다른 영역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라가 일단은 경제적으로 더욱 단단하게 성장해야만 나눌 수 있는 몫이 많아지듯이, 누군가가 국가의 부를 축적해야 한다면 ‘대기업과 국책연구소’를 결합해 활용하는 방안도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죠. →결국,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로서 신성장이 문제란 말씀이신 거죠. 신성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21세기는 바이오 시대라고 하잖습니까. 하지만 현재 한국은 세계적인 바이오 강국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잘 알다시피 한국의 인재들 모여 있는 곳 중의 하나가 ‘의대와 약대’로 대표되는 생물학 관련 분야 아닙니까. 현재까지 이곳 출신들의 국가 차원의 경제적 기여와 공헌은 공대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을 텐데요. 하지만, 21세기에는 이 분야 전문 인력들에 의해서 반도체, 자동차에 버금가는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바이오 영역에서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활동한 경력도 갖고 계신데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바이오 비전은 어떻습니까. -제가 SK 지주회사에 있을 때입니다. 그때 SK가 미래 성장 사업으로서 바이오산업에 관심이 많고 해서 저 개인적으로 많은 공부를 하다 보니 바이오산업은 10년, 20년 우리가 꾸준히 가야 하고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공부는 머리도 중요하지만 엉덩이가 무거운 친구들이 잘하잖아요. 이 분야가 머리도 좋고, 엉덩이도 무거운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분야 같아요. 삼성, 셀트리온 외에도 한국 기업들이 새롭게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바이오산업에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그간의 산업혁명을 보면 기존에 있던 농민과 블루칼라 일자리들이 새로운 일자리로 대체되며 발전해 오지 않았습니까. 4차 산업혁명도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과장·차장·부장급 정도의 지능을 가진 소프트웨어가 화이트칼라를 대체하는 형태로 혁명이 일어날 것입니다. 돌아보면 농민이 줄고, 제조업 인구가 줄었지만 반면에 끊임없이 서비스산업과 같은 새로운 직업과 직장을 가지며 사회가 변화해 왔듯이, 4차 산업혁명 또한 기존의 일자리들이 새로운 일자리로 대체될 겁니다. 문제는 일자리를 잃게 될 화이트칼라에게 어떤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을지 아직 별 아이디어가 없다는 것이지만, 저는 인류의 지성을 믿습니다. 분명히 생길 겁니다. 낙관적으로 봅니다. →평소 신념이나 신조, 좌우명은 어떻습니까. -직장 생활을 할 때는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되자’였습니다. 은퇴한 지금은 ‘남에게 베풀며 사는 사람이 되자’입니다. 그래서 요청이 있으면 도움이 되든 안되든, 일이 크든 작든, 거리가 멀든 가깝든 사양하지 않고 가급적 수락하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은퇴한 지금이 더 바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책당국과 산업계 등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당부하는 말씀보다는 제 바람입니다. 첫째는 우리나라가 보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희 자랄 때만 해도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례들이 많아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과거보다 지금이 좀 더 좋아졌듯이 지금보다 내 미래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많았던 것 같아요. 지금 중국이나 베트남 가보면 아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저랬는데 하는 그런 부러운 느낌을 많이 받아요. 우리나라도 다시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이 퍼질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언론도 너무 부정적인 파헤치기보다 긍정적인 품격있는 보도를 많이 해 주었으면 하고 당부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그렇게 여러 젊은이가 죽지만 미국 언론 보도 한번 보세요. 만약 우리나라 평화 유지군 한 명이 사망했다면 우리 언론 보도가 어떨지 궁금해요. 두 번째는 나라의 격이 좀 더 높아졌으면 좋겠습니다. 88올림픽 때 ‘문화시민으로 살아 봅시다’하는 캠페인으로 차선 양보도 잘하고 경적 울리는 차가 많이 없어졌던 거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요즘 운전하다 보면 자꾸 안 좋아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한 미국에서도 보면 젊은이들 길거리에서 키스 잘 안하거든요. 오히려 우리 젊은 친구들이 길거리고 전철 안이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애정 표현에 더 무절제해요. 너무 자기 권리 의식이 강해진 탓이라 생각합니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던지 이것은 내 자유고 권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개인의 권리와 자유가 항상 국가와 사회의 이익하고 부합되지 않을 텐데요. 이렇게 개인주의가 만연하게 되면 국가에 미래가 걸린 중요한 어떤 국민적 차원의 결정이 필요할 때 과연 저런 친구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궁금스레 쳐다봅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변재완 교수는 1959년생.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 석사와 미국 뉴욕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했다. 1983년부터 국내 1세대 벤처 기업인 큐닉스㈜ 마이크로프로세서 기반 하드웨어 및 펌웨어 개발을 하였고, 1993년 SK텔레콤 부장으로 스카우트 돼 응용기술그룹장, CDMA S/W 개발팀장 전략지원팀장으로 망 투자사업 관련 기술전략 수립을 담당했다. 2011년 SK텔레콤 상무(임원)로 승진해 NW전략본부장, 글로벌 기술추진실장 재직 때는 SK텔레콤의 해외사업 관련 기술지원 총괄했고, 2008년 전무로 승진해서는 NW기술원장으로서 전사 차원의 기술전략 수립과 SK텔레콤 사업 및 SK브로드밴드를 위한 기술개발(LTE, CDN, WIFI) 업무를 수행했다. 2010년 SK 지주회사 전무로 자리를 옮겨 기술혁신센터(TIC)장을 맡아 헬스케어,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로봇을 비롯해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기술 실사 총괄업무를 수행했다. 2012년 부사장과 최고기술경영자(CTO), 2016년 12월 퇴임한 다음에는 2017년부터는 한양대 산학협동 교수, 이노와이어리스㈜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밖에 CDG 산학부회장(2002~2003), NGMN 이사 및 4대 이사회 의장(2009~2015), 한국통신학회 부회장(2013), 한국빅데이터연합회 초대회장(2014), 한국 3D협회 초대협회장을 역임했다. 수상으로는 CDG산업 리더십대상(2002), LTE 공헌대상(2013), 해동기술대상(2014) 경력을 갖고 있다.
  • 뿌연 하늘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뿌연 하늘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26일 오전 한 시민이 경기 광주 남한산성에서 미세먼지로 뿌옇게 변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기상청은 중서부 지역의 대기정체로 오염물질이 축적돼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27일에는 충청권·광주·전북의 경우 미세먼지 수준이 ‘나쁨’ 단계, 그 밖의 권역은 ‘보통’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도권은 이날 오전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수요 에세이] 선거 공약의 정책화를 제대로 이뤄 내려면/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수요 에세이] 선거 공약의 정책화를 제대로 이뤄 내려면/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원자력발전소 신고리 5?6호기의 건설 중단 정책이 건설 재개로 변경됐다. 다행이다. 격론 끝에 결국 원점으로 돌아갔다. 청와대는 중요한 정부 정책을 시민 참여를 통해 신중하게 한 번 더 검토한 것은 민주 절차의 좋은 사례라고까지 평가했다. 그러나 공사를 방해해 국가에 약 1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손해를 입혔으니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할 일이지 잘한 일은 아니다. 다만 이 잘못된 경험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훈을 얻는다면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한다.먼저 배워야 할 점은 정당의 선거 공약과 정부 정책은 다르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은 여러 제도와 절차를 통해 관련 부처와 다양한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친다. 그러나 당의 선거 공약은 몇 사람의 팀이 짧은 기간에 작성한다. 그리고 대개 표를 의식해 이익집단이 제시하는 정책들을 모두 포함해 종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후 객관적으로 국민 의사를 점검하는 과정도 없다. 그렇게 작성된 공약을 그대로 정책으로 밀어붙이게 되면 일부 편향된 의견이 국가 정책으로 결정되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다. 이번 일이 그런 대표적인 예다. 공사를 중단할 경우 약 2조 6000억원의 비용이 물거품이 된다는데, 왜 더불어민주당은 이런 중차대한 공약을 결정할 때 이번 공론화위원회와 같은 과정을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는가. 공당으로서 정치적 책임이 크다. 선거 공약으로 기존 정책을 변경하는 절차는 신중해야 한다. 원전 문제만 하더라도 정당마다 정책이 다르다. 정반대의 의견을 가진 당도 있을 수 있다. 대통령에 당선될 때 누구나 모든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양당 체제에서는 대개 과반이 넘었으나 다당 체제에서는 과반을 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므로 정책의 민주적 정당성 측면에서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 결선투표의 도입이 절실히 요구되는 부분이다. 지방자치단체장도 마찬가지다. 전임자들이 정당한 절차를 통해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정부 재정의 낭비를 초래하고, 정부의 연속성을 훼손하는 사례가 너무나 많다. 이와 같이 기존 사업을 중단하는 정책 횡포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선거 공약은 국민과의 약속이지만, 지지한 국민이 있고 반대한 국민도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선거 공약은 민주적 절차를 통해 구체화돼야 한다. 이번 신고리 5?6호기 원전 문제는 최소한 공사를 진행하면서 중단 여부를 검토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국민들도 덜 놀라고, 불필요한 예산 낭비도 없었을 것이다. 이번 공론화위원회와 같은 인위적이고 비제도적인 것을 민주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정해진 제도와 절차에 따르는 것이 민주적인 것이다. 공약 이행을 소홀히 하자는 말이 아니다. 공약을 이행하되 현실을 감안하고 절차를 따르자는 말이다. 정당의 공약은 어떤 점에서는 정책 자체라기보다는 정치이념과 정치철학을 표현한 것이고, 여기에 제시된 정책은 방향을 예시한 것이라고 해야 맞다. 제시된 정책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때는 그 정책이 가진 이념을 살리면서 현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합리적이다. 정당은 환경운동단체나 사회단체 등 NGO와는 확연히 다르다. NGO는 특정 분야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특별한 이익이 있다. NGO는 자기 욕심이 있고, 자기중심적 사고를 한다. 이와 달리 정당은 특별한 이익이 아니라 전체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추구하고, 국가 공동체 중심적 사고를 해야 한다. 그래서 특정 NGO의 주장을 정당의 정책으로 수용할 때는 정당 내에서도 민주적 절차와 상당한 기간의 노력이 축적돼야 한다. 다행히 이번 원전 문제는 재론이 가능한 사례였다. 그러나 재론의 과정이 없이 진행되고 있는 공약 사항들이 많다. 정책이 수립되는 과정에서 이번 사례가 타산지석이 되고, 더 많은 고심이 있기를 바란다. 공약의 정책화 과정이 행정이다. 그런 점에서 행정부와 행정 공무원의 책임이 막중하다. 집권세력이 성공하려면 공약의 정책화 작업이 더욱 현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스스로 마오 반열에 오른 시진핑… 세계 최강 국가 꿈꾼다

    스스로 마오 반열에 오른 시진핑… 세계 최강 국가 꿈꾼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4일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식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명기된 당장(당헌) 수정안이 통과되자 “당의 중대한 전략적 사상을 구현했다”고 역설했다. 대표단 2336명은 만장일치로 통과된 당장 수정안 결의문을 통해 “시진핑 동지를 대표로 하는 중국의 공산주의자들은 중대한 시대적 과제에 대하여 해답을 주고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창시했다”면서 “이는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최신 성과”라고 화답했다.‘시진핑 사상’과 관련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던 분위기를 잘 드러내는 장면이다. 시 주석은 왜 그토록 당장에 본인의 이름을 넣으려 했을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권력 강화 목적이다. 이데올로기에 죽고 사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이론적 위치를 찾지 못했던 후진타오(胡錦濤) 시절 저우융캉(周永康)이 ‘석유방’이라는 이익집단의 왕국을 건설하고 보시라이(薄熙來)가 ‘충칭 왕국’을 건설하던 적폐를 시 주석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추진해 온 반부패 사정도 이론적 명분이 없으면 권력 투쟁의 수단으로 기억될 뿐이다. ‘시진핑 사상’이 당장에 굳건하게 자리잡아야 모든 통치 행위가 정당성을 얻는다. 또 다른 이유는 중국 사회주의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정리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시 주석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BBC 중문망은 최근 “맹목적인 자본 추구로 중국의 빈부격차는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시 주석은 덩샤오핑 노선을 수정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덩샤오핑의 모순론인 ‘인민의 물질적 수요’와 ‘생산 능력 낙후’ 사이의 모순을 시 주석이 ‘인민의 아름다운 수요’와 ‘불균형적인 발전’ 사이의 모순으로 수정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둬웨이는 “시 주석은 중국 현대사가 공산 혁명을 이끈 마오쩌둥(毛澤東)의 30년(1950~1980년), 부를 축적한 덩샤오핑의 30년(1980~2010년), 사회주의 현대화와 중화민족 부흥을 일군 시진핑의 30년(2010~2040년)으로 구분되길 바란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은 권력이 최정점일 때 당장에 자신의 이름을 넣는 것을 결행했다. 시 주석처럼 현직에 있을 때 당장에 이름을 넣은 이는 마오쩌둥뿐이다. ‘덩샤오핑 이론’은 덩 사망 직후인 1997년에야 당장에 올랐다. 공산 혁명을 이끈 ‘마오쩌둥 사상’과 개혁·개방의 문을 열어젖힌 ‘덩샤오핑 이론’과 달리 ‘시진핑 사상’은 모호하다. 지난 18일 개막식에서 3시간 반 동안 밝힌 ‘업무보고’ 내용 전체가 다 포함될 정도로 방대하지만, 틀이 갖춰지지 않았다. 거칠게 요약하면 사회주의 이념을 강화하고 당의 영도력을 모든 분야로 확대시켜 불균형적인 발전을 극복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완성하자는 것이다. 2020년까지 모든 인민이 중간 수준의 복지를 누리는 샤오캉(小康)사회를 건설하고,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를 완성한 뒤 2050년 세계를 선도하는 사회주의 강국이 되는 게 ‘시진핑 사상’의 로드맵이다. 결국 ‘시진핑 사상’이 중국 역사에 어떻게 기록되느냐는 그가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달린 셈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론] ‘열린 혁신’과 정보공개/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시론] ‘열린 혁신’과 정보공개/박수정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문재인 정부 들어 국정 과제 수행을 위한 각종 위원회와 혁신 태스크포스(TF), 추진단 구성이 한창이다. 정책 수준의 민관 협치와 시민 참여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사회혁신과 정부혁신을 위한 여러 추진단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전 정부와 달리 조직화된 시민사회가 아닌 자발적 개인들의 네트워크를 시민 참여의 기반으로 한다고 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정부혁신 플랫폼 ‘광화문 1번가’를 열고 내년에는 정보공개, 기록관리 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돼 있다. 각급 행정기관들도 이제는 시민 친화적인 운영 방향과 사업 프로그램으로 탈바꿈하고 있다.이러한 시민 참여와 혁신을 위한 기본 장치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정보공개제도라고 할 수 있다. 시민사회에선 김대중 정부가 처음 도입한 이래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정보공개제도를 되짚어 보기 위해 ‘정보공개 20주년 백서’를 행정안전부에 제안했고, 성과물이 곧 나올 예정이다. 그동안 정보공개제도가 시민의 삶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한마디로 공공정보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인권·자기결정권·건강권·환경권·복지권·행복추구권·민관 간 신뢰구축 등으로 통하는 문이며, 정보공개제도는 그 열쇠였다. 바로 이 같은 정보공개 유관 활동과 그 활동의 결과로 우리 사회는 조금씩 각종 개혁과 신뢰사회, 그리고 생활 속 안전 같은 것들에 다가가고 있다. 개별 시민과 집단들 또한 정보공개제도를 활용해 권리 찾기부터 민원 해소, 소비자 안전, 환경보전, 공동체 복원 관련 활동 등에 이르기까지 공적?사적 이익과 유관한 자료와 정보를 취득해 왔다. 그 결과 사회적으로 크고 작은 반향을 일으켰거나 영향력 있는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판공비 공개 운동,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항생제 남용 병·의원 정보 공개 등 그 예는 수없이 많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은 공공정보 공개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개발로 이어지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보공개 등 투명 행정을 무척 강조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봤던 만큼 정보공개제도에 대한 이해가 높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이 정보공개제도의 전면 개편을 강조하는 것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부에선 사회 각 영역의 정보공개 폭을 넓히고 질을 높이되 정보공개와 공유를 통한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도 겨냥하고 있다. 그에 발맞춰 정부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보공개제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틀을 갖추기까지는 각계의 제도개선 노력이 주요 활동 축을 이루었다. 앞으로는 법제도 그 자체보다는 법제가 좀더 잘 작동되면서 효능감이 크고 관련되는 모든 사람들이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여건과 토대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 가야 할 것이다. 정보는 국력이고 국민의 것이기 때문이다. 공직의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 시작점에 다시 서서 되새겨 보는 일도 중요하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나누며 시민에게 돌려주는 일 하나하나가 공직자의 소임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정보공개 유관 지식, 정보, 업무처리 요령, 청구 유의점, 상호 대응 등과 관련되는 공공기관 구성원과 일반 국민의 인식과 행태를 개선하기 위한 교육홍보에도 더욱더 중점을 두었으면 한다. 이런 뜻에서 정보자료와 통계의 생산·축적·가공에 모든 해당 기관과 시민사회·언론이 함께 진력해 갔으면 한다. ‘열린 혁신’을 위해서다. 새로운 국민주권시대에 맞춰 지자체별, 공공기관별, 중앙부처별 정보공개제도의 운영을 위한 적정 설계도 필요하다. 물론 표준적인 가이드라인은 있겠으나 모든 기관의 조직·인력·예산이 다르고 처한 상황도 천차만별이긴 하다. 따라서 각 공공기관의 지향·역량·상황에 따라 정보공개제도의 기본 틀과 운영 모형을 적정하게 디자인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민관 간 원활한 소통과 실질적인 참여 기제의 구축·운용은 필수다. 정보관리 시스템의 통합과 연계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공공기관 간에도, 각 기관의 정보공개 관련 업무에 관한 지식과 정보의 공유가 가능하게끔 종합적 지식 관리 시스템도 마련해 갔으면 한다.
  • 70년 4개월 세계 최장수 재위, 자산 67조원… 英 왕실의 4배

    70년 4개월 세계 최장수 재위, 자산 67조원… 英 왕실의 4배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은 오랜 재위 기간만큼이나 진기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는 현대에 생존한 군주 중 가장 오래 통치한 국왕이다. 70년 4개월간 국왕으로 군림했다. 장수한 군주로 흔히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을 떠올리기 쉽지만 아직 65년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올해 91세인 엘리자베스 여왕이 생전 양위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어서 푸미폰 전 국왕을 따라잡을 수도 있다.●투명성 부족한 왕가 재산 비판받기도 축적한 부(富)에 있어서도 푸미폰 전 국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정확한 규모는 공개된 적이 없다. 태국 왕가의 재산을 관리하는 왕실재산관리국(CPB)에 자금 내역을 공표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왕가의 재산을 언급하는 것도 태국 형법상 ‘왕실모독죄’에 해당한다. 다만 2010년 7월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부자 왕족 재산 현황에 따르면 푸미폰 전 국왕의 재산은 300억 달러(약 34조원)로 왕족 중 가장 많았다. 왕가 전체의 재산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CPB에 대해 끈질기게 추적해 온 태국 경제학자 뽀르판 오우야논 수코타이 탐마티랏 개방대학 교수가 2014년 추산한 바에 의하면 CPB의 총자산은 594억 달러(약 67조원)로, 영국 왕실보다 4배나 많다. CPB의 수익 일부는 푸미폰 전 국왕의 최대 업적 중 하나인 ‘로열 프로젝트’의 자금으로 사용되는 등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왕가의 재산 내역이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승려 생활·스위스 유학 시절 작곡·연주도 그러나 푸미폰 전 국왕은 왕족답지 않은 소탈한 생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태국의 전통에 따라 1956년 짧게 출가해 승려 생활을 했다.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는 남자로 태어나면 한 번은 승가에 몸을 담아야 하는데, 푸미폰 전 국왕 역시 맨발로 거리를 다니며 탁발을 했다. 스위스 로잔 유학 시절 재즈에 취미를 붙여 작곡을 하거나 연주를 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취미인 요트 타기를 위해 요트를 직접 제작하기도 하고, 항상 사진기를 목에 걸고 다니며 국민들과 가족들의 모습을 담았다. 방콕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가정 밖 청소년에게 따뜻한 손길… 청소년 쉼터 홍보주간 27일까지

    가정 밖 청소년에게 따뜻한 손길… 청소년 쉼터 홍보주간 27일까지

    지난해 가정 밖 청소년 3만 329명 가운데 31%인 9375명이 청소년쉼터의 도움을 받아 가정 및 학업에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쉼터란 가정 밖 청소년이 가정·학교·사회로 복귀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보호하고 지원하는 청소년복지 시설을 말한다. 전국에 123곳이 운영 중이다.여성가족부는 가정 밖 청소년에 대한 사회인식을 개선하고 청소년쉼터의 활동을 알리기 위해 ‘2017년도 청소년쉼터 홍보 주간’을 23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홍보 주간 동안 시민들이 청소년쉼터의 일일 종사자가 되어 쉼터 내 청소년들을 상담하는 등 지원활동을 체험할 수 있다. 오는 27일 기념식에서는 우수 청소년쉼터 기관과 종사자, 자립에 성공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표창을 수여한다. 우수 기관에는 매년 검정고시 합격자와 고졸학력 취득 청소년을 다수 배출한 ‘서울금천여자청소년쉼터’를 비롯해 ‘인천남자단기청소년쉼터’, ‘이화여자의과대학동창회’가 선정됐다. 우수 청소년지도사에는 오윤경 포항여자중장기쉼터 청소년지도자와 서성우 대전일시청소년쉼터 청소년지도자가 뽑혔다. 청소년 가운데 쉼터의 도움으로 자립에 성공한 두 청소년도 여가부 장관상을 받는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그동안 축적된 청소년쉼터 기반시설과 운영경험을 활용해 앞으로는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사회안전망으로 제때 연결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실화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소통 행정 결실 본 서초

    소통 행정 결실 본 서초

    서울 서초구는 19일 ‘제6회 대한민국 지식대상’에서 서울시 자치구 중 최초로, 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을 받았다고 밝혔다.행정안전부 등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지식대상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을 대상으로 지식행정·경영을 통해 기관운영을 합리화 및 효율화한 기관에 주는 상이다. 기관장과 직원 간 지식행정과 청렴 개념을 공유하기 위한 다양한 공간을 만들고 이를 통해 구성원 상호 간 활발한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 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 가도록 노력한 점을 평가받았다는 설명이다. 또 페이스북,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물론 직접 주민들과 얼굴을 맞대고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각종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구민행복 프로젝트 태스크포스(TF) 활동’을 통해 지식발굴·축적 활동을 구체화한 점도 평가를 받았다. ‘양재R&CD 특구 조성’과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체계적으로 연계한 지식행정이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와 함께 폭염을 막아 주는 대형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 커피컵 모양 재활용 분리수거함인 ’서리풀컵‘ 등도 주민생활 밀착형 지식행정의 우수사례로 꼽혔다. 조은희 구청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정책 발굴과 지식을 기반으로 한 사업 창출을 통해 서초를 미래가 빛나는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조은희 서초구청장, 대한민국 지식대상 최우수상 수상

    조은희 서초구청장, 대한민국 지식대상 최우수상 수상

    서울 서초구는 19일 ‘제6회 대한민국 지식대상’에서 서울시 자치구 중 최초로, 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을 받았다고 밝혔다.행정안전부 등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지식대상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등을 대상으로 지식행정·경영을 통해 기관운영을 합리화 및 효율화한 기관에 주는 상이다. 기관장과 직원 간 지식행정과 청렴 개념을 공유하기 위한 다양한 공간을 만들고 이를 통해 구성원 상호 간 활발한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가도록 노력한 점을 평가받았다는 설명이다. 또 페이스북,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물론 직접 주민들과 얼굴을 맞대고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각종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구민행복 프로젝트 태스크포스(TF) 활동’을 통해 지식발굴·축적 활동을 구체화한 점도 평가를 받았다. ‘양재R&CD 특구조성’과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체계적으로 연계한 지식행정이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와 함께 폭염을 막아주는 대형 그늘막인 ‘서리풀 원두막’, 커피컵 모양 재활용 분리수거함인 ’서리풀컵‘ 등도 주민생활 밀착형 지식행정의 우수사례로 꼽혔다. 조은희 구청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정책 발굴과 지식을 기반으로 한 사업 창출을 통해 서초를 미래가 빛나는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김생민의 영수증’ 측 “60분 분량으로 정규 편성? 확정된 바 없다”

    ‘김생민의 영수증’ 측 “60분 분량으로 정규 편성? 확정된 바 없다”

    ‘김생민의 영수증’ 측이 정규 편성에 대해 “확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KBS2 ‘김생민의 영수증’ 측은 19일 해당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을 확정지었다는 보도에 대해 “기존 15분에서 늘어난 60분 방송으로 올 연말 10회 편성을 두고 논의 중”이라며 “아직 확정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연예계 대표 ‘알뜰맨’ 김생민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과 적금으로 부를 축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8월부터 15분으로 편성된 이후 시청자들의 높은 사랑에 힘입어 정규편성을 논의하게 됐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박 전 대통령의 엉뚱한 ‘구치소 인권침해’ 주장

    지난 16일 재판정에 출석해 자신에 대한 법원의 구속 연장 결정을 ‘정치보복’이라고 밝혔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CNN 방송이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인 MH그룹으로부터 입수한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서 지내고 있고, 계속 불이 켜져 있어 잠들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박 전 대통령이 하부요통, 영양실조 등의 만성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중대한 인권침해다. 하지만, 법무부와 서울구치소의 설명을 들어 보면 전혀 주장과 다르다. 교정본부는 어제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서 지낸다’는 주장에 대해 “난방 시설, TV, 관물대, 수세식 화장실 등이 있는 적정 면적의 방에 수용돼 있다”고 밝혔다. 서울구치소도 수용 시설 내 난방이 약 1주일 전부터 시작돼 춥지 않으며, 감방의 난방은 온돌 방식이라 ‘차가운 감방’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주장에는 “구치소 내부 의료진은 물론 외부 의료 시설에서도 진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불이 켜져 있어 잠을 자지 못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야간 순찰용 전등을 켜지만 조도가 낮아 잠을 못 잘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의뢰한 MH그룹은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의 둘째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을 변호했던 듣지도 보지도 못한 국제법무팀이다. 카다피의 비호 아래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둘째 아들은 리비아 법원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다가 사면돼 지난 6월 풀려났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지도 MH그룹의 변호사와 비슷한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 잇따른 외신 보도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정치 투쟁’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권침해 논란을 제기하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호소하는 비뚤어진 언론 플레이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법적 근거도 없이 6~7명이 쓰는 3평짜리 방을 혼자 쓰고, 열흘에 한 번꼴로 구치소장을 면담하는 ‘황제 수감’으로 구설에 올랐던 터라 박 전 대통령의 인권침해 운운에 입이 떡 벌어진다. 이렇게 된 마당에 법무부도 한 점 의심이 없도록 서울구치소의 박 전 대통령 독방과 수감 생활을 언론에 공개해 시시비비를 가리길 바란다.
  • [현장 행정] ‘내가 사는 곳 = 살고 싶은 곳’ 동작이 만들어 갈 희망 도시

    [현장 행정] ‘내가 사는 곳 = 살고 싶은 곳’ 동작이 만들어 갈 희망 도시

    “도시재생사업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을 ‘내가 살고 싶은 마을’로 주민 스스로 바꾸는 데 있습니다.”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은 지난 17일 동작구에 있는 마을공유공간에서 사당4동 도시재생사업 주민추진체인 ‘까치둥지’ 소속 주민들과 회의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도시재생사업은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마을의 기존 모습을 유지하면서 도시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무엇보다 주민 스스로 마을의 문제점이나 보완할 점을 고민하고 기획, 추진하면서 주민공동체를 복원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사당4동은 지난 6월 도시재생지역으로 지정되기 전 준비단계인 ‘희망지 사업’에 선정된 후 희망지 사업을 주도하는 주민모임 까치둥지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 3월 이 같은 10개 희망지 사업 지역 중에서 5곳을 도시재생지역으로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사업지로 지정되면 100억원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이 구청장은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하면 그 마을에 살고 싶어도 다시 마을에 돌아와서 살 수 있는 주민이 30%를 넘지 못한다. 쫓겨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그런 개발사업으로는 가족 같은 마을을 만들 수 없다”며 도시재생사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동작구는 앞서 상도4동이 도시재생사업으로 선정된 만큼 성과와 보완해야 할 점을 주민들이 잘 알고 있다”면서 “사당4동이 사업지로 선정된다면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까치둥지 소속 주민들은 버려진 의자를 재활용해 사당4동 곳곳에 있는 쉼터에 제공할 벤치를 손수 제작했다. 오명화 까치둥지 총무는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주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사업자나 구에서 일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도시재생사업은 주민의 의견을 모아 함께 바꿔 나간다고 하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 총무는 “도시재생사업이 지속되려면 주민 참여가 중요한데 까치둥지에서 함께 기획하고 활동하면서 역량을 축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까치둥지는 이 외에도 신규 주민과 직능단체를 대상으로 릴레이 사업설명회를 열고 길거리 홍보 부스를 설치해 주민에게 도시재생사업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또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주민이 필요한 부분을 직접 찾아보는 ‘마을 탐사원 교육’, 주민이 사업을 직접 기획해 보는 ‘주민제안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옥상에 쿨루프 설치하니 전기요금 17.7% 절감

    건물 옥상에 ‘쿨루프’(Cool Roof)를 설치했더니 전기사용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가 올해 여름 지역아동센터 9곳에 쿨루프를 설치한 뒤 사업효과를 분석한 결과전기사용량이 평균 17.7%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17일 밝혔다. 쿨루프는 건물 옥상에 햇빛과 열 반사 효과가 있는 밝은색 도료를 입혀 열기가 축적되는 것을 막는 공법이다. 분석결과 쿨루프를 설치한 건물 옥상의 표면 온도는 설치하지 않은 인근 건물보다 지역에 따라 14∼28.7도, 평균 19.1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하절기(7∼8월) 이들 아동센터 9곳의 전기사용량은 총 1만 3812kW였으나 쿨루프를 설치한 올해는 1만 1374kW로 2438kW(17.7%)가 줄어들었다.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68만원가량을 절약하고, 30년생 소나무 6000여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거두었다. 전북도 관계자는 “아동센터 건물이 대부분 오래된 탓에 집중호우 때는 지붕에서 비가 새고 불볕더위 때는 열기가 그대로 내려와 아이들이 생활하기에 무척 힘들어했다”면서 “쿨루프를 설치하면 건물 온도가 낮아지고 전기요금도 절약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상열의 메디컬 IT]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활성화의 조건

    [이상열의 메디컬 IT]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활성화의 조건

    최근 언론에 소개된 ‘대학생이 뽑은 10년 후 유망직업’ 관련 기사를 읽었다. 대학생들은 향후 10년 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꼽았다. 다음으로 ‘의사, 간호사 등 의학계 직업’을 선택했다.이런 결과는 학생들이 스마트폰, 인터넷 등 최근 수년간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를 매우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학생들도 이미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윤곽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요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봤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ICT를 활용해 인간의 건강을 개선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의미한다. 따라서 디지털 헬스케어는 대학생들이 향후 10년간 앞으로 가장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두 가지 직업의 특성을 모두 공유하고 있는 분야다. 이쯤 되면 어느 누구라도 이 분야가 가진 엄청난 잠재력과 관련 시장 진출 뒤 뒤따라올 성공의 기회를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조사기관별 추정치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향후 5년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해마다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는 전 세계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이 분야에 진출한 역사가 길다. 제품 개발, 임상시험, 시장 개척 등 다방면에 걸쳐 축적한 견실한 인프라뿐 아니라 오랜 기간 경륜을 축적한 전문가 수준 역시 상당하다.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필자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은 당장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얼마 전 대한병원협회에서 주최한 ‘U헬스케어 및 ICT 의료 서비스 육성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했다. 토론회는 지금까지의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발전 과정과 앞으로의 산업 활성화를 위한 주제 발표와 토론 중심으로 진행됐다.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 이용 환경이 척박해 관련 기술과 산업을 성공적으로 보급하거나 정착시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가장 큰 걸림돌로 경직된 건강보험 제도를 거론했다. 현재 보험 체계상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 사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받기 어려워 시장 확대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판단이다. 제도 개선과 규제 완화를 위한 정부의 전향적 검토가 절실한 상황이다. 필자는 여기에 더해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의 저변 확대를 위해 장기간 사용에 대한 효과 입증과 소요된 비용 대비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근거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의 단기 사용 효과는 수많은 연구를 통해 상당 부분 입증돼 있다. 하지만 시스템을 수년간 사용해 임상적 효과를 분석한 연구 데이터는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각종 질환 영역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과 서비스 제공을 위한 구체적 비용 추산, 투입한 자원 대비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여전히 자료가 부족하다. 근거 중심 의료의 관점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 사용의 정당성을 확립하기 위한 연구를 좀더 활발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 복부 통증 심하면 무조건 췌장암? 음주·담석 원인 ‘급성 췌장염’ 의심

    복부 통증 심하면 무조건 췌장암? 음주·담석 원인 ‘급성 췌장염’ 의심

    악성도가 높은 췌장암은 현대 의학이 정복하지 못한 난공불락의 질병으로 불린다. 수술이 가능한 1·2기 환자는 전체 환자의 30%에 불과하고 어렵게 수술을 받는다고 해도 5년 생존율이 20%에 그친다. 그러나 복부 통증이 심하다고 무조건 췌장암만 의심해서는 안 된다. 췌장암은 상당 기간 진행되기 전까지 통증이 없다. 오히려 갑작스러운 통증은 ‘급성 췌장염’ 증상일 가능성이 더 높다. 16일 윤원재 이대목동병원 췌장담도센터 교수에게 급성 췌장염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문의했다.Q. 급성 췌장염 환자가 많은 편인가. A. 췌장암에 비하면 덜 조명받는 편이지만 급성 췌장염 환자도 최근 5년 새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급성 췌장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3만 5000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21% 늘었다. 2015년을 제외하면 매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꾸준하게 늘고 있다. 고령자에게 주로 생기는 암과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Q. 발병 원인은. A. 급성 췌장염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알코올 섭취와 담석이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을 대사시키기 위해 많은 양의 췌장액이 분비된다. 이것이 십이지장으로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으로 역류할 때 췌장 세포에 손상을 입히고 염증을 일으킨다. 이외에도 고지혈증이나 약물, 외상, 유전적 이상 등도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 급성 췌장염의 10~15%는 원인과 관계없이 중증으로 진행돼 꽤 위협적인 질환으로 분류한다. Q. 주요 증상은. A. 급성 췌장염의 주요 증상은 복통이다. 아주 경미한 통증부터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통증은 윗배와 배꼽 주위의 복부 통증에서 시작해 등이나 가슴, 아랫배로 뻗어 나간다. 가만히 누워 있으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쭈그리고 앉아 있으면 호전되는 특징을 보인다. 심장 박동수가 1분당 100회 이상으로 빨라지는 빈맥과 경미한 발열 증상이 있고 중증일 경우 저혈압과 쇼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담석이 원인이거나 췌장 부종이 심할 경우에는 간혹 눈의 흰자위나 얼굴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과 함께 혈액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병을 진단한다. Q. 치료는 어떻게 하나. A. 치료는 췌장액의 분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두고 증상에 맞게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를 처방하고 정상적인 혈액량 유지를 위해 수액을 충분히 보충해 준다. 또 소화효소의 분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자에게 금식하게 하고 튜브를 위 속에 삽입해 위액을 계속 빼내는 방식으로 췌장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췌장액이 십이지장으로 이동하는 통로인 췌관이 담석으로 막혔다면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을 시행해 뚫어야 한다. 식사를 한 다음 명치 끝부터 등 쪽으로 뻗치는 심한 통증이 있으면 급성 췌장염 가능성을 고려해 보고 바로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다. 급성 췌장염은 대부분 합병증 없이 치유되지만 환자의 25%는 중증으로 진행돼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사망률도 2~22%에 이르기 때문에 평소 지나친 음주를 삼가고 중성지방이 축적돼 생기는 고중성지방혈증이나 담석이 있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포도·사과·양파… 식탁 점령한 ‘외국 종자’

    포도·사과·양파… 식탁 점령한 ‘외국 종자’

    ‘흑보석’이라는 포도가 있다. 농촌진흥청이 일본산 거봉을 대체하려고 야심 차게 개발한 품종이다. 껍질이 새까맣고 반짝거린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무더운 여름이면 검은색이 잘 들지 않는 일반 포도와 달리 착색이 잘되고 과즙과 단맛이 풍부하다. 또 저장·유통 과정에 포도알이 터지거나 잘 떨어지지 않는다. 흑보석은 개발에 착수한 지 25년, 농가 보급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재배 면적이 50㏊를 넘지 못한다.16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촌진흥청에서 받은 ‘주요 농산물 품목별 자급률’에 따르면 과일, 채소, 화훼 종자의 자급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벼, 보리 등 식량작물의 자급률이 최근 5년 연속 100%를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포도 자급률은 지난해 2.5%로 전체 품목 가운데 가장 낮았다. 명절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과일인 사과와 배의 자급률은 각각 18.0%에 그쳤고 참다래(23.8%)와 복숭아(33.5%)도 낮아 사실상 외국산 과일이 우리 식탁을 점령했다. 채소 중에는 양파와 토마토의 자급률이 각각 22.9%와 38.0%에 그쳤다. 화훼 중에는 자급률이 100%인 접목선인장을 빼면 난(16.4%), 장미(29.5%) 등 대부분 품목이 30%를 밑돌았다. 자급률이 낮은 것은 토종 종자 보급률이 떨어져서다. 100년 전 유럽 선교사가 들여와 널리 퍼진 포도는 미국산 품종인 ‘캠벨 얼리’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고 일본산 ‘거봉’이 15%로 두 번째로 많다. 이런 구도는 70~80년간 굳어졌다. 최인명 농진청 과수과장은 “새로 개발된 품종이 시장에 정착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보통 25~30년”이라면서 “특히 과수는 묘목을 4~5년 키워야 열매가 맺히기 때문에 소비자 반응을 즉각 확인할 수 없어 농민들의 위험부담이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아무리 좋은 토종 품종을 개발해도 보급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같은 이유로 일본산 ‘후지’가 70%가량을 차지하는 사과도 국산 종자 보급이 더디다. 1988년 농진청이 개발한 ‘홍로’가 일본에서 들어온 ‘쓰가루’(아오리)를 밀어내고 ‘추석 사과’로 자리잡기까지 20년 넘게 걸린 점만 봐도 그렇다. 육종 역사가 선진국에 비해 짧은 것도 종자 자급률이 낮은 원인이다. 일본, 미국 등은 100년 이상 육종을 연구해 왔지만 우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지식재산권협정을 체결한 1994년부터 정부 주도의 육종사업에 나섰다. 2002년부터는 국제신품종보호동맹(UPOV)에 가입하면서 외국 품종을 재배할 때 로열티(사용료)를 내기 시작했다. 김대현 농진청 채소과장은 “양파는 특성상 2년에 한 번 씨를 받아 육종할 수 있기 때문에 100년 이상 양파 종자를 연구한 일본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면서 “토마토 역시 식재료로 많이 활용하는 유럽, 미국 등에 양질의 형질 자원이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화훼 분야는 소비자 기호가 다양하고 수요가 분산된 만큼 자국 품종으로 30% 이상 보급하기 어렵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다만 재배 주기가 짧은 채소류는 종자 변경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자급률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딸기는 ‘한·일전’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일본과 치열한 종자다툼을 펼쳤다. 2005년까지만 해도 재배 품종의 85.9%를 ‘육보’(레드펄), ‘장희’(아키히메) 등 일본산이 주도했으나 같은 해 국산 ‘설향’이 나오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2012년 74.5%이던 딸기 자급률은 지난해 92.9%까지 높아졌다. 양배추도 2012년 자급률이 70.6%에 그쳤으나 지난해 97.0%까지 올라갔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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