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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바닷바람 타고 온 가을꽃 향기 따라 남도로 떠나 볼까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바닷바람 타고 온 가을꽃 향기 따라 남도로 떠나 볼까

    가을이 저만치 가고 있다. 풍성했던 가을 축제가 하나둘씩 막을 내리는 가운데 경남 창원에서 국내 최대 국화축제인 ‘제16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거제도에서는 ‘제11회 거제섬꽃축제’가 동시에 열려 관광객을 맞는다. 두 축제 모두 바다 가까이에서 열려 눈부신 오색 국화를 비롯한 아름다운 가을꽃을 구경하면서 가을 바다의 정취와 낭만도 누릴 수 있다.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단일 꽃축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다. ‘국화가 전하는 가을편지’를 슬로건으로 마산항 제1부두에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0일간 펼쳐진다. 창원시가 주최하고 마산가고파국화축제위원회가 주관한다. 부두에 국화로 단장한 갖가지 조형물과 76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1만 1000여평에 이르는 부두 전체가 오색 국화로 뒤덮인다. 마산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국화 상업 재배를 1961년 처음 시작한 곳이다. 수출도 1972년 최초로 한 국화의 본고장이다. 현재 220여 농가가 97㏊에 국화를 재배해 한 해 78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전국 국화 재배면적의 13%를 차지한다. 재배 역사가 오래된 만큼 재배 기술도 축적돼 마산국화는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다. 일본 등에 한 해 40여만 달러어치를 수출한다. 창원시는 이를 바탕으로 마산 국화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2000년부터 국화축제를 연다. 마산국화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14, 2015년 연속 우수 축제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도 유망축제로 뽑히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국화 소비와 관광객 유치 등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창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화축제 기간에 110만명이 찾아 365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전시되는 국화 조형물 가운데 랜드마크는 열기구 조형물이다. 거대한 열기구를 타고 광역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창원시가 온 힘을 쏟는 광역시 승격의 염원을 표현했다. 이 밖에 황소와 초가집 등이 있는 만날재 풍경, 최윤덕 장군상, 사랑의 터널, 등대, 거북선, 마창대교, 주남저수지, 공작, 상어 등 지역의 주요 상징물과 인물, 풍경 등을 국화 조형물로 만들었다. 창원시는 올해 국화축제에 전시작품을 만들고 축제장을 꾸미는 데 역대 축제 가운데 가장 많은 11만 그루의 국화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마산국화축제의 볼거리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국화 한 줄기에서 1500송이가 넘는 꽃을 피우는 다륜대작인 ‘천향여심’(千香旅心) 작품이다. 지난해 1515송이 꽃이 핀 다륜대작보다 꽃송이가 더 많은 다륜대작이 올해도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과 발을 붙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 다륜대작 공인 기록도 가고파국화축제 때 나왔다. 2009년 제9회 때 한 줄기에 1315송이 꽃을 피워 2010년 1월 19일 영국 기네스 기록 공인을 받았다. 다륜대작을 키우기 위해서는 국화 재배 전문가 300여명이 16개월여 동안 6차례 분갈이와 10차례 순지르기를 하는 등 밤낮 지극정성을 쏟아야 한다. 국화축제위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인고의 세월을 견딘 끝에 아름다운 꽃송이를 피운 다륜대작의 기운을 받아 건강과 가정의 평온, 시험 합격 등 소원 성취를 위해 다륜대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28일 저녁에 개막 축하공연이 열리고 다음달 4일 오후 8시 국화축제장 앞바다에서 ‘해상 멀티미디어 불꽃쇼’가 펼쳐져 가을 밤하늘이 화려한 불꽃으로 물든다. 마산국화 역사와 국화 관련 산업을 소개하는 홍보관을 운영하고 크루저 요트와 카약 등을 체험하는 해양레포츠 체험 행사가 마련된다. 축제 장소에서 출발해 창동예술촌~봉암수원지~팔용산 돌탑을 거쳐 마산역에 도착하는 ‘가을 & 국화나들이’ 시티투어를 축제 기간 운영한다. 마산어시장과 오동동 아귀찜 음식점 골목이 축제장과 가깝다. 거제섬꽃축제는 거제면 서정리 거제시농업개발원 시설과 작물을 활용해 개최하는 독창적인 가을꽃 힐링 축제다. 11만 1282㎡에 이르는 시농업개발원 부지와 각종 전시관, 온실, 야외 식물원, 꽃동산, 과수원 등이 모두 축제 공간이다. 섬꽃축제는 섬에서 자라는 꽃축제라는 뜻이 아니라 육지와 차별화된 섬에서 개최하는 꽃축제라는 뜻이다. 올해 거제섬꽃축제는 ‘꽃향기 따라 떠나는 섬나들이’를 주제로 정해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열린다. 시농업개발원 직원과 근로자 등이 올 초부터 직접 기른 아름다운 가을꽃 1억 송이가 축제장 곳곳에서 관람객들을 반긴다. 잔디광장에는 오색 국화로 장식한 대형 유람선 조형물을 비롯해 돌고래, 문어 등 조선해양도시 거제를 상징하는 갖가지 모양의 대형 국화 조형물 70여개를 전시한다. 허브와 초화류를 심어 조성한 힐링허브랜드, 거제도에 자생하는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거제섬꽃동산, 1만 송이 해바라기가 가득 찬 해바라기 미로원 등은 거제섬꽃축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볼거리다. 국화분재 전시회도 눈길을 끈다. 아열대과수하우스, 자연학습원, 곤충전시·생태관, 다육식물전시관, 과채류재배온실, 대형유리온실, 야생화재배온실, 농수생식물학습장, 알로에·블루베리·감귤실증시험하우스, 난지과수실증시험포, 약용식물전시포 등 농업개발원이 관리·운영하는 시험·연구시설을 둘러보며 희귀 식·생물 생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마당놀이와 통기타 공연을 비롯해 날마다 다채로운 공연·문화놀이가 이어진다. 고구마 수확, 도자기 만들기, 농기계·농기구 체험 등 40여개 체험행사가 열린다. 축제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어른은 3000원, 어린이와 청소년은 2000원씩 입장료를 받는다. 축제 기간 셔틀버스가 시외버스 터미널과 축제장을 오간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인 거제에는 관광 명소가 많다. 거제도를 방문했던 관광객들은 외도와 해금강, 바람의 언덕, 지심도 등을 많이 추천한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축제 기간 토·일요일에 많은 비가 내린 탓에 관람객이 17만명으로 전년도(24만명)보다 7만명이 줄었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올해는 거제 지역이 조선경기 불황과 콜레라 발병 등 악재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섬꽃축제에 관광객들이 많이 와 어려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거제시농업개발원은 도시 사람들이 농업현장을 체험하고 사계절 꽃과 식물 등을 직접 볼 수 있도록 농업개발원 시설을 평소에도 무료로 개방한다. 시는 농업개발원 시설과 연계해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농업개발원 옆 3만 664㎡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 돔형 온실을 비롯해 희귀자생식물원, 난테마관 등을 갖춘 거제자연생태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권 시장은 “자연생태 테마파크가 2018년 완공되면 거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원·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밀수는 세계무역 역사이자 경제강국들의 발전 토대”

    “밀수는 세계무역 역사이자 경제강국들의 발전 토대”

    밀수 이야기/사이먼 하비 지음/김후 옮김/예문아카이브/516쪽/2만원 밀수(密輸)란 몰래 물건을 사들여 오거나 내다 파는 비공식적이고 불법적인 매매 행위를 가리킨다. 불법, 범죄, 사회적 병폐 등 부정적인 이미지의 단어들을 동반한다. 그러나 사이먼 하비 노르웨이 트론헤임대 역사학·미술사 교수는 “밀수가 없었다면 문명의 확산도 없었고 지금의 세계화도 불가능했다”고 역설한다. 그의 저서 ‘밀수 이야기’는 15세기 대항해 시대부터 21세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밀수’를 키워드로 세계의 변화와 흐름을 설명한다. 대항해 시대의 실크·향신료·은에서부터 제국주의 시대의 금·아편·차·고무를 거쳐 현대의 코카인·헤로인과 아프리카의 블러드 다이아몬드에 이르기까지 7세기 동안의 광활한 여정이 펼쳐진다. 책에는 다양한 밀수품과 더불어 수많은 ‘밀수꾼’이 등장한다. 그중에는 우리가 ‘위대하다’고 여겨 온 인물들도 많이 있다. 16세기 잉글랜드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 세계 일주 항해를 하며 지정학의 선구자로 기록된 탐험가 프랜시스 드레이크와 존 호킨스의 주된 임무는 당시 스페인이 독점하고 있던 향신료의 밀수였다. 하비 교수는 밀수를 “무역과 경제의 역사이자 세계화의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밀수가 국제 관계나 분쟁, 세계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16세기 남아메리카 볼리비아 남부 포토시에서 생산되는 엄청난 양의 은이 유럽으로 흘러들어가 국제통화가 되고 ‘세계경제’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1768년 영국 세관은 와인을 가득 싣고 있던 밀수선 리버티호를 북아메리카 식민지 보스턴 항에서 압류했다. 관세 납부를 거부한 이 배의 선장은 존 핸콕이었다. 이 사건은 미국 독립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정치적·경제적으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 무기와 예술작품도 밀수의 대상에서 빠지지 않는다. 물리적 실체가 있는 것만 밀수품이 아니었다. 인류를 계몽시킨 사상과 문화도 당시에는 체제를 흔드는 위험한 요소였기에 밀수로 전파될 수밖에 없었다. 이는 ‘혁명’에도 직접 영향을 미쳤다. 밀수의 중심에는 막강한 배후 세력이 있었다. 바로 ‘국가’였다. 밀수 강국은 하나같이 그 시대의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했고 현재 우리가 강국으로 알고 있는 나라들은 모두 밀수를 토대로 부를 축적했다. 하비 교수는 “밀수가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이 세계를 변화시켰고 지금도 변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금도 연간 10조 달러 규모의 거래가 밀수로 이뤄지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사회변혁 이끈 통근문화의 과거와 미래

    사회변혁 이끈 통근문화의 과거와 미래

    출퇴근의 역사/이언 게이틀리 지음/박중서 옮김/책세상/442쪽/1만 9800원 교통 발달·도시화로 출퇴근 시작…근로자들 일터·쉼터 분리 계기현대 통근은 ‘노상 분노’ 부작용도…근무형태 바뀌어도 통근은 지속 직장인들이 매일 겪어야 하는 통근, 즉 출퇴근은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일상의 전쟁이다. 붐비는 지하철이나 버스, 꽉 막힌 도로에서 견뎌야 하는 불편함과 답답함은 당연한 듯 감내해야 하는 절차이기도 하다. 직장인들은 그 답답함과 불편함을 견뎌 내고 똑같은 일상을 반복한다. 왜 그럴까. 미래에도 불편하고 답답한 통근은 계속될 것인가. ‘출퇴근의 역사’는 그 통근의 이모저모를 파고든 책이다.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치러내는 통근에 얽힌 사회 문화상을 파헤쳤다. 통근이 시작된 이유와 그 속사정, 그리고 미래의 전망을 훑는 흐름이 기발하다. 통근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거개의 사람들이 짐작하듯이 그 시작은 대중교통의 발달과 도시화로 모아진다. 저자 역시 철도산업이 새롭게 일어서던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그 출발을 짚어 낸다. “증기력을 이용한 운송수단이라는 형태로 나타난 기술 덕분에 이런 분리가 가능해져 결국 통근의 꽃봉오리가 맺히고 머지않아 활짝 꽃을 피웠다.” 애초 화물 운송을 위해 운영된 철도의 여객 수요가 점차 늘어났다고 한다. 사업의 상당 부분을 통근자에게 의존한 최초의 철도 노선은 1836년 개통한 런던~그리니치 철도로 여겨진다. 소수의 전문직으로부터 시작된 통근은 전체 계급으로 확산됐고, 도시와 교외로 분리된 지금의 지배적인 삶의 풍경으로 이어졌다. 이동의 자유와 경제적 진보. 그 양 날개의 요소는 결국 일자리는 있지만, 과밀하고 비위생적인 대도시로부터 분리된 교외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삶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 내 다른 지역으로의 손쉬운 이동이었던 통근은 큰 변혁이었다. “사무실과 사생활은 별개이지. 나는 사무실로 갈 때는 성(城)을 두고 가고, 성으로 올 때는 사무실을 두고 오니까.” 찰스 디킨스의 1981년 작 ‘위대한 유산’에 등장하는 이 대목은 그 변화상의 압축된 묘사로 다가온다. 그런데 그 초창기는 아주 위험한 역사로 기록된다. 철도를 타고 출퇴근하는 일은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한 일이었다. 철도 보급 초기 수많은 인명을 앗아 가는 사고가 빈발했고, 그로 인한 공포가 팽배했다고 한다. 1865년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스테이플 허스트 철도 사고는 지금도 회자되는 사건이다. 사고 당시 애인과 함께 기차에 탔던 찰스 디킨스는 다리에 대롱대롱 걸려 있던 객차에서 탈출해 부상자들을 돌봤다고 한다. 근본적으로 출퇴근이란 교통수단을 이용해 한 사람의 일터(사냥터)와 쉼터(아궁이)를 분리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 파급효과는 상당한 사회 변혁의 연속이었다. 지방마다 제멋대로였던 시간 관념이 표준시로 모아지게 된 게 대표적이다. 미국에서는 통근 문화와 맞물려 자동차산업이 크게 일어났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주된 통근 수단으로 정착했다. 통근 시간은 더 넓은 사회로 퍼져 나가게 될 통신 기술 및 양식의 시험장이 됐고 정보기술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눈부시게 발전해 온 통근 문화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극심한 도로 정체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흔한 ‘노상 분노’를 일으킨다는 지적도 따른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딱 부러지게 말한다. “통근이라는 현실을 한탄하기보다는 차라리 1세대 통근자들과 같은 개척자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그들에게 통근은 그때까지 존재 고유의 특성이나 다름없었던 고된 노동에서 벗어날 기회를 상징하는 동시에 자신이 사는 세계를 개조할 자유를 상징했기 때문”이라고 쓰고 있다. 그 말대로 미래에도 통근은 사라지지 않을 현상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2012년부터 야후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던 머리사 메이어는 2013년 2월 “회사의 모든 근로자는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원격 통근이나 재택 근무가 대안의 근무 형태로 부각되던 세태와는 크게 동떨어진 것이다. 애플은 근무시간 직원의 마우스 클릭 수를 감시하며, 마우스가 지나치게 오랫동안 꼼짝하지 않으면 뭔가 움직임을 유도하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한다. 그런가 하면 매일 아침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실리콘밸리 근로자 3만 5000명 이상이 탄 호화판 고속버스 대열이 일터로 향한다. “에너지 효율성의 관점에서 집에 머물며 화상 회의를 하기보다 사무실로 통근해 대면 회의를 하는 편이 낫다”는 인식의 결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5억명이 넘는 직장인들의 일상인 출퇴근. 오랫동안 축적돼 왔고, 지금도 진행 중인 일상의 필수 과정을 저자는 이렇게 긍정적으로 정의하며 매듭짓는다. “우리가 만날 얼굴들을 위한 얼굴을 준비하는 시간을 부여하고, 우리가 특정한 장소에 얽매이거나 특정한 도시에 갇히지 않고 탈주할 수 있게 해 준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순수·대중성 사이 고심한 17세기 비파 명인 송경운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순수·대중성 사이 고심한 17세기 비파 명인 송경운

    조선 전기만 해도 전문 연주자가 수반되는 음악의 수요층은 왕실과 양반사대부에 한정됐다. 하지만 조선 후기가 되면 부를 축적한 중인이 중요한 음악 소비자로 떠오르고, 서민들도 가세하면서 음악시장이 넓어진다. 상업화의 진전으로 예술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뛰어난 기량을 가진 음악가가 줄지어 나타났다. 비파연주자 송경운도 당대 ‘스타 플레이어’의 한 사람이었다. 오늘은 송경운을 다룬 문학 작품 한 편을 소개한다. 그는 ‘지나칠 정도로’ 음률에 밝았는데, 아홉 살에 시작한 비파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경지에 이르러 열두세 살 무렵에는 벌써 이름이 경향에 널리 알려졌다. 연주 솜씨뿐 아니라 ‘키가 훤칠하게 크고, 얼굴은 풍만하면서 희며, 눈은 가늘면서도 별처럼 밝고, 수염은 아름다우며, 말도 잘했으니 참으로 호남아’라는 것도 인기의 요인이었을 것이다. ●조선 후기 음악시장 확대로 ‘스타 플레이어’ 등장 송경운이 17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음악가로 우리 앞에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출생 연대도, 사망 연대도 알려지지 않는다. 생몰 연대는 고사하고, 도대체 실존인물인지조차 불분명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문학적 관심은 크게 불러일으킨 인물이지만 정사(正史)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문으로 쓰인 단편 ‘송경운전’의 지은이는 서귀 이기발(1602~1662)이다. 그는 문과에 급제해 벼슬을 살다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모아 남한산성으로 진격했으나, 청나라와 화약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전북 전주로 돌아가 평생을 은거한 인물이다. ‘송경운전’은 이기발의 후손들이 유고를 모아 책으로 꾸민 ‘서귀집’(西歸集)에 실렸다. 서귀는 송경운이 당대 얼마나 명성을 떨친 인물이었는지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예술인들의 지극한 경지를 칭찬할 때 ‘어째 송경운의 비파 같네’라고 했고, 초동이나 목동의 무리가 모여 놀 때도 누가 재미있는 말을 하면 ‘어째 송경운의 비파 같네’라고 했으며, 말을 배우는 두어 살짜리 아이가 자기와 관계없는 것을 가리키며 물어도 ‘어째 송경운의 비파 같네’라고 했다. 송경운이라는 이름이 알려진 게 대개 이러했다.’ 한마디로 ‘송경운’이란 희한하거나 지극한 것의 대명사였고,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서귀가 서울에서 크게 명성을 떨치던 인물의 전기를 쓴 것은 송경운 또한 정묘호란 이후 전주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학계는 송경운이 피란지에 눌러앉은 것을 두고, 장악원에 예속된 신분이었음에도 복귀를 거부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서울에서 부와 인기를 누리는 노비로 살기보다 시골에서 자유로운 삶을 원했다는 것이다. 송경운은 전주 완산성 서쪽에 살았는데, 그의 집은 언제나 북적였다. 손님이 오면 송경운은 성심성의껏 연주하여 만족할 때까지 그치지 않았다. 신분이 높은 사람뿐 아니라 하인들에게도 똑같이 성심껏 연주했다. 20년동안 한결같았으니 전주사람들은 감복하여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에서의 명성이 그대로 전주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송경운전’이 돋보이는 것은 드물게 주인공의 음악관(音樂觀)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옛가락 추구하던 그의 음악, 당대 유행 곡조도 연주 ‘비파는 옛가락과 요즘 가락이 다른데, 지금은 대개 요즘 가락을 숭상한다. 하지만 나는 홀로 옛가락에 뜻을 두어 왔다. 무릇 소리를 낼 때 옛가락에 의거하면 요즘 가락이 끼어들지 못하고, 내 마음도 흡족하여 가히 음악답다고 여겨진다. …그런데 나의 연주를 듣는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인지라 이런 음악에 즐거워하지 않더라. 음악을 듣고도 즐거워하지 않는다면…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싶다. 이 때문에 특별히 곡조를 변화시켜 요즘 가락을 간간이 섞어서 사람들이 기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송경운의 음악적 이상은 옛가락에 바탕한 느리고 고상한 음악이었지만, 별다른 음악적 교양이 없는 전주의 보통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송경운은 자신의 음악관만 고집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즐거워하는, 아마도 당대 유행하던 빠른 템포의 새로운 음악도 레퍼토리에 포함시켰음을 짐작게 한다. 자칫 흔적도 없이 사라질 뻔한 비파 명인의 존재를 후세에 알려준 것만으로도 ‘송경운전’의 가치는 작지 않다. 나아가 조선시대 음악가들도 오늘날의 음악가들 만큼이나 순수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심했음을 알게 한다. ‘송경운전’은 음악가의 전기이지만, 동시에 한 시대의 음악론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송경운도 송경운이지만 서귀가 일구어낸 예술적 성과 역시 높이 평가하고 싶다. dcsuh@seoul.co.kr
  • 국내 당뇨병 환자 400만 명.. 예방 및 관리법은?

    국내 당뇨병 환자 400만 명.. 예방 및 관리법은?

    국내 당뇨병 환자가 4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0명 중 12명(12.4%)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당뇨병 환자는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로, 2030년에는 5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학회는 내다보고 있다. 당뇨는 혈중 당분의 양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분비가 감소하거나 그 작용이 약해지면서, 혈중 포도당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아 혈당이 올라가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당뇨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고열량∙고지방∙고단백 식단,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당뇨 초기증상으로는 물을 많이 마시거나, 먹는 양이 늘어나거나, 소변양이 많아지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혈액의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 혈액 속 당분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이 때문에 소변양이 많아지고 자주 소변을 보게 된다. 이렇게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고 나면 탈수 현상으로 인해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심한 공복감이 들어 음식을 많이 먹게 된다. 이 외에도 체중이 줄어든다든가 쉽게 피곤하고 무기력하다든가 상처가 잘 낫지 않는 경우, 당뇨 초기증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당뇨를 예방하고 관리하려면 올바른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우선이다. 비만할 경우 당뇨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므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규칙적으로 실시해 체중 조절에 힘 써야 한다. 더불어 당류, 술, 짜고 기름진 음식 섭취를 제한하고 식이섬유나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한 음식 위주로 먹되, 적정량을 꼭꼭 씹어 먹는 것이 필요하다. 프로바이오텍스 유산균 섭취도 권할 만 하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키고 유해균을 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장내 유익균이 효소 및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여 혈당 감소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권미나 교수팀은 장내 세균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가 소장의 호르몬 조절 상피세포를 활성화하고 혈당 감소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의 분비를 촉진해 체내 혈당을 감소시키고 혈중 인슐린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프로바이오텍스 제제는 시중에 유산균 파는 곳을 가면 쉽게 구입 가능하지만, 제품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꼼꼼히 비교해보고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프로스랩 패밀리, 일동지큐랩, CJLP-133 등이 있다. 유산균 전문 기업 ㈜프로스랩 관계자는 18일 “제품을 선택할 땐 연구를 통해 우수성이 입증된 좋은 균주들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화학첨가물 함유 여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생산 편의성을 위해 첨가되는 각종 합성착향료, 이산화규소 등의 합성첨가물은 장기간 체내에 축적되면 각종 부작용을 유발하므로 화학첨가물이 없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가 이상적으로 혼합된 신바이오틱스 제품의 경우 유익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에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게임 보면 인류 경제역사 보인다”

    “게임 보면 인류 경제역사 보인다”

    미국의 WOW엔 수정자본주의 최근 ‘메이플2’ 경제민주화 등장 온라인게임 세계에서 아이템을 사고 팔며 캐릭터의 능력치를 높이는 일은 현실세계의 경제활동을 그대로 빼닮았다. 이 같은 온라인게임 세계의 경제 시스템에서 인류의 경제사(史)를 엿볼 수 있다는 논문이 나왔다. 권용만 가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컴퓨터게임학회 논문지에 발표한 ‘온라인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의 발전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현실세계에서 먹고사는 경제활동이 중요한 것처럼 게임 공간 안에서도 캐릭터의 활동은 경제활동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출시된 초기 온라인게임은 원시시대의 채집경제를 모방했다. 대표적인 게임이 ‘울티마 온라인’(1997·오리진 시스템즈)과 ‘바람의나라’(1996·넥슨)다. ‘울티마 온라인’은 요리사는 요리를 하고 목수는 나무만 베는 등 각각의 캐릭터들이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시장에서 거래하면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던 ‘자급자족’ 사회였다는 게 권 교수의 분석이다. 1998년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본격적인 자유방임주의 경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상징한다. 이용자들이 아이템을 비싸게 되팔거나 사냥터를 독차지하는 등으로 부를 축적해 이용자들 간 빈부격차가 생겨나던 시기다. 이후 개발사와 운영자들이 경제 시스템에 적극 개입하는 ‘수정자본주의’가 시도됐다. 미국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2004)에서는 이용자들에게 보다 평등한 보상을 주고 사냥터 독점을 방지하는 등의 장치가 생겨났다. 최근에는 이용자들 간 보다 평등한 분배를 추구하는 ‘경제민주화’ 시스템도 등장했다. ‘메이플스토리2’(2015·넥슨)는 1가구 1주택으로 부동산 소유를 제한했고, ‘문명 온라인’(2015·엑스엘게임즈)은 국가의 승리를 위해 사유재산을 포기하도록 하기도 한다. 권 교수는 “온라인게임의 경제 시스템은 게임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면서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때 어떤 경제 시스템을 적용할지 참고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술·담배에 구멍난 뼛속…남성의 관절이 위험하다

    [메디컬 인사이드] 술·담배에 구멍난 뼛속…남성의 관절이 위험하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고개를 드는 질병이 있습니다. 바로 ‘골다공증’입니다. 칼슘과 인의 대사를 좌우하는 필수 영양소 ‘비타민D’는 햇빛을 통해 생성됩니다. 칼슘과 인이 뼈에 축적되지 않아 뼈의 밀도가 감소하면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지요. 겨울철에는 일조량이 적어지기 때문에 비타민D 결핍증이 생길 수 있고, 이것이 골다공증을 부릅니다. 대체로 골다공증은 여성호르몬 감소의 영향으로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의 약 80%가 여성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렇다면 남성은 안심해도 될까요. 국민건강보험공단 분석에서 향후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16일 전문가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고관절 골절 증가세 여성보다 빨라 지난해 건보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환자 증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 고관절(엉덩이관절) 골절 환자는 2025년까지 10년간 남성은 181%, 여성은 17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척추 골절 환자 증가율도 남성이 163%, 여성은 151%로 남성 환자가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남성의 ‘과음’ 습관 때문에 골다공증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임승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만성 음주는 골 소실을 일으키고 골절 위험도를 높인다”며 “마시는 양이 많을수록, 마신 횟수가 많아질수록 더 나쁜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기부터 과음하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에 일생 중 최고의 골밀도가 형성되는데, 이때 뼈가 적게 만들어지면 나이가 들어 골다공증이 생길 위험이 급증하게 됩니다. 알코올은 뼈를 만드는 중요한 세포인 조골세포의 증식과 기능을 억제하는 대신 뼈를 갉아먹는 파골세포의 활동은 증가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뼈가 만들어지는 것보다 소실되는 양이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알코올은 또 뼈에 영향을 주는 성호르몬을 감소시키고 체내 전해질 이상을 일으켜 비타민D 부족 현상도 부릅니다. 임 교수는 “골다공증이 여성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 큰 오해”라며 “특히 우리나라처럼 폭음을 자주 하는 남성이 많으면 골다공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험적으로 쥐에게 술을 과도하게 먹이면 먹지 않은 쥐에 비해 20% 정도 골밀도가 낮게 나온다고 합니다. 더 큰 문제는 흡연과 음주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임 교수는 “흡연도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위험인자”라며 “과음하면 흡연을 동시에 할 확률도 높아 그 위험이 배로 높아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지만 골다공증에 대해 관심을 갖는 남성은 많지 않습니다. 환자의 80%가 여성이기 때문에 “내가 설마 골다공증에 걸리겠나”라고 안심하기 때문이지요. 2012년 데이터를 건보공단이 조사한 결과 남성의 골다공증 검사율은 37.9%로 여성의 57.9%에 비해 크게 낮았습니다. ●술이 여성호르몬 높인다는 건 오해 물론 여성은 더 주의해야 합니다. 여성은 폐경 후 5년 동안 일생 중 가장 많은 뼈가 소실됩니다. 폐경 여성 10명 중 3명에서 골다공증이 생기고 5명은 질병 전단계인 ‘골감소증’ 상태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가 원인입니다. 알코올이 여성호르몬을 증가시킨다고 생각해 술을 먹으면 골다공증이 예방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과음은 호르몬 균형을 깨기 때문에 증상을 악화시킬 위험이 높습니다. 박형무 중앙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진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골다공증이 생기면 척추 골절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환자의 절반은 아무런 증상도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골절상을 입습니다. 한번 뼈가 부러지면 다시 부러질 위험이 높아 미리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특히 키가 3㎝ 이상 줄었다면 골다공증 진행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골밀도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박 교수는 “골밀도 검사는 골밀도 측정기로 척추와 대퇴부를 촬영해 골밀도를 측정하는 게 표준방법”이라며 “뼈의 소실이나 생성 정도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혈액이나 소변에서 골표지자를 측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걷기 뿐 아니라 근력운동도 꾸준히 전문가들은 “골다공증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폐경 여성과 50세 이상 남성은 적절히 칼슘과 비타민D를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 금주를 해야 한다”고 권했습니다. 칼슘은 우유와 유제품, 생선, 푸른 채소에 많습니다. 대한골대사학회는 50세 미만 성인의 경우 하루 1000㎎, 50세 이상 성인은 1200㎎ 이상의 칼슘 섭취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칼슘 보충제를 먹는다면 위장장애나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복용량을 줄이거나 먹지 않으면 증상은 사라집니다. 신장결석, 고칼슘뇨증이 있다면 칼슘 보충제를 섭취하기 전에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비타민D는 햇빛을 쬐는 방법과 고등어·참치·연어 등 기름진 생선, 달갈 노른자, 치즈를 먹어 보충할 수 있습니다.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으면 의사가 처방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칼시토닌, 부갑상선 호르몬 등의 치료제를 이용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단순히 걷는 방식의 운동을 권했습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걷기만으로는 골밀도 증가와 낙상 위험 방지 효과를 충분히 얻기 어렵기 때문에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운동은 하루 30~60분 이상, 일주일에 3~5일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50대 이후라면 무리한 체중 감량을 피하는 게 좋습니다. 또 체중 감량을 할 때는 칼슘을 꼭 보충해 줘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바티칸 광장에 맥도날드 입점…추기경들 “정체성 훼손” 반발

    바티칸 광장에 맥도날드 입점…추기경들 “정체성 훼손” 반발

    “당장 중단해야” 교황에 편지도 일각 “리모델링 비용 때문 반대” 가톨릭 본산인 바티칸에 최초로 맥도날드 매장이 입점하기로 하자 추기경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성베드로 광장 바로 옆에 들어서는 맥도날드가 바티칸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이곳에 거주하는 추기경들의 복리를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맥도날드는 최근 성베드로 광장 근처 교황청 소유의 건물 1층에 538㎡(악 162평) 넓이의 매장을 내기로 계약했다고 AFP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도날드는 교황청에 임대료로 한 달에 3만 유로(약 3740만원)를 지불한다. 이와 관련, 엘리오 스그레차 추기경은 이날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맥도날드와의 계약이 “논쟁적이고 정도에 어긋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광장인 성베드로 광장 바로 옆에 맥도날드가 문을 여는 것은 건축적 전통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난한 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표방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철학에 따라 해당 공간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시설로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티칸 중심부인 보르고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보르고 보존위원회의 모레노 프로스페리 위원장도 “최근 몇 년 동안 이 지역은 불법 기념품 가판대와 소규모 슈퍼마켓 등이 증가하며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보르고 보존위원회의 위원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이 바티칸을 다음 테러 대상지로 언급하는 상황에서 맥도날드가 들어서 유동인구가 늘면 테러 위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맥도날드가 들어서는 건물과 그 인근에 거주하는 추기경들은 ‘현실적’ 이유로 맥도날드의 입점을 반대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건물에는 추기경 7명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맥도날드 입점을 위해 건물을 리모델링할 경우 자신들에게 추가적인 비용이 부과될까 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한 추기경 중 한 명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편지를 써 맥도날드의 상업적 시도를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고 라레푸블리카는 보도했다. 교황청 소유의 부동산을 관리하는 기관인 ASPA의 책임자 도메니코 칼카뇨 추기경은 “맥도날드와의 거래는 법적으로 유효하며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비판을 일축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낮 덥고 중부지방 미세먼지 ‘나쁨’ 주의…일요일 전국에 비

    낮 덥고 중부지방 미세먼지 ‘나쁨’ 주의…일요일 전국에 비

    토요일인 15일은 낮 기온이 전날보다 올라 다소 덥고, 수도권 등 중부지방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여 주의가 당부된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이 26도를 비롯해 전국이 22∼26도에 이른다. 지역에 따라 전날보다 2도에서 5도 가량 높겠다. 낮에는 일사에 의해 기온이 오르면서 약간 덥고 일교차도 크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돼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도권·세종·충북·충남·전북은 ‘나쁨’, 그밖의 권역은 ‘보통’ 수준의 농도를 나타낼 것으로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내다봤다. 강원·대전도 ‘나쁨’ 수준의 농도가 나타날 수 있겠다. 안개도 주의해야 한다. 아침까지 내륙 중심으로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많겠고, 낮에도 박무나 연무가 끼는 곳이 있겠다. 또 건조 특보가 내려진 제주 산간의 대기는 매우 건조하겠으니 산불 예방에 주의해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남쪽먼바다에서 2.0∼4.0m로 매우 높게 일겠고, 그밖의 해상에서는 0.5∼2.5m로 일겠다. 제주도남쪽먼바다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물결이 매우 높게 일면서 풍랑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어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유의해야 한다. 일요일인 16일에는 전국이 흐리고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새벽 전남과 제주도에서 비(강수확률 60∼90%)가 시작돼 낮에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는 늦은 밤 대부분 그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갑갑한 미세먼지, 밤 사이 남부지역 농도 ↑…15일까지 이어져

    갑갑한 미세먼지, 밤 사이 남부지역 농도 ↑…15일까지 이어져

    14일 한반도 서해안을 따라 서울·인천·경기·충남·전북 등지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나타냈다. 일부 남부지역에서는 밤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말인 15일까지 미세먼지는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서울 미세먼지(PM10) 농도는 84㎍/㎥를 보였다. 경기 89㎍/㎥,충남 87㎍/㎥,인천 82㎍/㎥,전북 85㎍/㎥ 등도 ‘나쁨’(81∼150㎍/㎥) 수준이다. 중서부지역 대기상태가 나빠진 것은 대기가 정체되면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됐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타트업 네트워크’ 로켓펀치, 서울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

    ‘스타트업 네트워크’ 로켓펀치, 서울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

    ‘스타트업 네트워크’ 로켓펀치가 지난 10일 서울시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소기업지원기관 SBA(서울산업진흥원)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로켓펀치는 2012년 스타트업의 구인구직 문제 해결을 위해 서비스를 시작하여 2016년 현재까지 8,0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정보와 2만 개 이상의 채용정보, 5만 명 이상의 스타트업 관련 전문가 DB를 구축했다. 또한 2015년 사제파트너스의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채용 정보 중심에서 나아가 개인의 전문 프로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편한 후, 모든 서비스 지표가 3배 이상 상승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테크크런치 밋업 행사에 스폰서로 참여한다고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로켓펀치는 그간 축적한 데이터와 기업 DB 등을 활용하여 서울시의 일자리 정책과 긴밀한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더불어 변화하는 대한민국 경제 모델에 맞는 비즈니스 채용 플랫폼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로켓펀치 조민희 대표는 13일 “앞으로도 비즈니스의 성장과 채용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여, 스타트업 업계와 경제 전체의 성장을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CT, 농부가 되다] ‘기술 개발·보조금·빅데이터’…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 만들어야

    [ICT, 농부가 되다] ‘기술 개발·보조금·빅데이터’…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 만들어야

    서울신문은 지난 7월부터 석 달간 ‘ICT, 농부가 되다’ 시리즈를 통해 스마트팜을 활용한 세계의 농업 혁신 사례를 짚어 보고 한국 농업의 미래를 모색했다. 정부와 학계, 일선 현장 사업자의 제언을 듣고자 손정익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 김정욱 농림축산식품부 창조농식품정책과장, 충남 천안에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정창용 풍일농장 대표를 초청해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9일 열린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우리만의 강점인 보조금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대기업이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농가와 기업,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수익을 창출할 상생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회는 국제부 이제훈 차장이 맡았다. →스마트팜의 강점은 무엇인지. -김 과장 스마트팜의 일종인 식물공장은 기후변화 대응이나 식량 안보 차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일본은 기업이 식물공장 산업을 시도했고 2000년대 후반까지 정부에서도 70%의 보조금을 줬다. 그럼에도 기업의 75%가 도산했고 제대로 수익을 내는 곳은 15% 정도에 불과했다. 우리는 경제성에 대한 충분한 연구를 통해 농가 소득, 식량 안보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정 대표 스마트팜에서 중요한 기능이 재난 대비다. 가축이 사료를 제대로 먹지 않는다면 이유를 알기 위해서 데이터가 필요하고 생산성 향상, 원가 절감이 중요하다. 데이터를 보고 원가가 얼마인지를 바로 알 수 있고 이를 축적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산학연 연구개발은 좋은 기능도 많지만 농가의 피부에 와닿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연구 과제를 운영하는 분들이 실제 농가에 대한 이해가 낮다. -김 과장 우리나라에는 60~65개의 스마트팜 선도 사례가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스마트팜 2.0’ 시리즈라고 잘되는 농가의 상관관계를 분석해서 생산성 낮은 농가와 새롭게 시작하는 농가가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시했다. →기업에서도 국내 대학에 의뢰해 스마트팜 연구를 하는지. -손 교수 한국의 취약점이 바로 그것이다. 팡웨이 대만대 교수가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식물공장 상추의 품질이 실망스러웠다고 한 것, 한국이 대만에 비해 학계와 산업계의 괴리가 크다고 지적<서울신문 8월 11일자 23면>한 것은 동료 학자로서 부끄러웠다. 대만은 식물공장발전협의회가 구성돼 있어 서로 교육하고 함께 연구하는 등 정책적으로 지원이 잘돼 있다. -김 과장 미래창조과학부에서 2010년부터 기업의 플랜트 수출 산업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식물공장이라는 것이 플랜트, 발광다이오드(LED) 광학, 재배시스템 등 학제간 연구가 필요함에도 LED 위주로만 접근하다 보니 종합적 접근이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스마트팜 설비를 통째로 수출하기도 한다. -김 과장 국내 시장이 협소하다 보니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단가 맞추기가 어렵다. -손 교수 협소한 국토 면적을 고려할 때 농업 기술을 팔아야지 작물만 파는 것은 한계가 있다. 파프리카를 파는 것은 좋은데 그걸 재배할 때 들어가는 장치를 다 수입하면 균형이 안 맞는다. 일본과 중국이 시설원예를 확장하고 식물공장을 표준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수출도 못할뿐더러 기술도 부족해 5년 내에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 →스마트팜에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하다 보면 장비 표준화가 중요하다. -정 대표 표준화가 식물이나 가축의 종류에 따라 제각기 다르다. 현재 국내의 스마트팜 표준화는 센서에 집중돼 있다. 이미 센서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돼 있는데 국내 장비를 또다시 표준화한다는 것은 이중 투자가 될 수 있다. 양돈장은 장비가 3년 이상 버티기 어려워 원금도 갚기 전에 장비를 바꾸고 빚만 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장비까지 세세하게 결정을 해 놓으면 ICT 최고 수준이라는 기업들이 농가에 진입할 때 장벽이 생길 수 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놔두고 큰 틀의 물꼬만 잡아주면 된다. →일본, 대만, 네덜란드에서 한국의 보조금 정책을 부러워하는데. -정 대표 한국의 특권이라고 할 만큼 성장 기반을 위해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손 교수 일본도 시설원예 보급 초창기에는 보조금이 있었다. 현대화 시설을 갖출 때는 보조금이 필요하다. -김 과장 네덜란드는 워낙 규모화된 시설원예를 하고 있고 자본도 축적돼 있다. 한국은 후발주자로 자본의 여력이 부족한데 시장 개방은 빨리 진행된다. 농민들이 스마트팜에 대해 초기 부담이 크고, 투자 대비 성과가 불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에 핵심 거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일본 식물공장은 손익 분기점을 못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 과장 규모의 경제, 즉 플랜트 수출을 통해 단가를 낮춰야 한다. 재배작물은 의료용 작물과 같은 고부가가치 작물을 키워야 한다. 부산의 한 농업 법인은 인삼만을 재배해서는 수익성을 못 맞추겠다고 해서 진액 가공까지 염두에 두고 부가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한다. -정 대표 저는 생산성보다 원가 절감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농장은 매달 고정비용의 60~70%가 사료비이고 이는 전체 매출의 50~60%에 달한다. 일반 농가는 사료회사가 만들어 준 데이터를 갖고 좋다 나쁘다 감으로 품질을 아는 수준이다. 데이터를 분석하면 가축이 사료를 먹고 잘 크는지 알 수 있다. 기업에서 제품을 만드는 데 한 품목이 매출의 50%를 차지한다면 원가를 줄이고자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 →최근 LG그룹의 스마트팜 진출 계획이 좌절됐는데 대기업의 스마트팜 진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 대표 대기업이 참여해 대량 생산을 한다면 국가적 기술 발전 차원에서는 좋을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으로 인해 농축산업의 생태계 자체가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대기업 자본이 실제 생산을 하기보다는 기술 연구 개발 쪽으로 협업한다면 찬성할 일이다. -손 교수 전 세계 대상으로 종자 산업을 운영하려면 영세한 중소기업의 능력만으로는 어렵다. 한순간에 농업 구조를 바꿀 수 없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파프리카를 일본에 판다고 하지만 현재 기술 갖고 네덜란드와 경쟁하기 어렵다. 대기업이 진출해서 기술 개발을 해야 한다. -김 과장 LG 스마트팜이 무산돼서 아쉬워하는데 올해 상황이 안 좋았다. 토마토, 파프리카 가격이 낮아졌는데 대기업이 나서 해외자본과 손잡고 국내에 대규모 투자한다는 게 굳어지면 가격이 폭락해 원가도 못 건진다는 인식이 있다. LG에서 농가와 상생하겠다든지, 생산되는 전량을 어떻게 시장을 확보해서 수출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일본은 차세대 시설 원예 거점 사업을 가속화하면서 농가와 기업 자본, 전농(한국의 농협에 해당) 자본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사업을 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우리 농가가 위기라는데 스마트팜이 어떤 대안이 될 수 있나. -정 대표 농가는 기업으로 보면 생산라인만 있는 식이나 기업은 영업부터 자재, 생산, 연구개발 부문을 다 갖추고 있다. 농축산업도 기업이 역할을 해 준다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데이터를 분석해서 해외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고 스마트팜이 그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손 교수 국가마다 식물공장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유럽은 식품 안전, 미국은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산물(로컬 푸드), 일본은 고도 기술 개발 위주다. 명분이 뚜렷하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되고 이 모델에 따라 생태계가 구축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다. 한국의 경우 과채류는 농업인이 맡고, 엽채류는 식물공장 형태로 유통 구조를 절약하는 형태로 신산업이 형성될 것 같다. 우리 농업계도 수비적인 농업을 정리하고 체계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 -김 과장 스마트팜은 농업 발전의 혁신 거점이다. 요즘 대형 유통업체가 출현하면서 현장에서 직구매하고 직거래하는 방식이 늘어나는데 스마트팜은 필요할 때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품질, 단가도 맞출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가격 경쟁력과 수출 경쟁력도 높아진다. 공학, 통계, 경영정보, 재배기술 등 각 전문 분야의 공동 연구가 필요하다. 정리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韓, 부채 청산·안전망 강화가 ‘답’… 잠재력은 ‘통일’에 있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韓, 부채 청산·안전망 강화가 ‘답’… 잠재력은 ‘통일’에 있다

    1990년 버블(거품) 경제의 붕괴 이후 26년째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경제대국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유동성 확대를 통한 필사적인 경기 부양 대책에도 소비는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국도 일본의 저성장을 닮을 우려가 있어 일본의 세계적 경제학자로 저성장과 생산성 비교연구에 매진한 후카오 교지(60) 히토쓰바시대학 교수를 지난 12일 이 대학의 조수이회관(동창회관)에서 만났다. 장기 저성장의 원인과 대책, 일본 경험에서 얻을 교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본은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저성장에 갇혔다. 근본 원인은 뭔가. -정책 실패도 있었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거품 붕괴 뒤 생산성은 떨어지고, 기업 투자는 저조했다. 인구까지 줄며 수요 부족을 더욱 부채질했다. 저성장 원인도 시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1990년대에는 민간 투자가 그렇게까지 줄지 않았지만, 2000년대에는 민간 투자가 더욱 위축되면서 수요 부족을 심화시켰다. 비정규직은 늘었고, 숙련공은 줄었다. 직업의 질 하락과 노동 생산성 저하로 이어졌다. 이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한때 스웨덴을 앞섰던 노동생산성도 10% 포인트가량 뒤처졌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어떻게 생산성을 떨어뜨렸나. -비정규직의 채용과 유입이 늘면서 숙련된 기술인력은 줄고, 단순 노동이 늘면서 노동의 질은 떨어졌다. 기술 축적은 저하됐고, 자본축적 감소와 노동 생산성 저조도 뒤따랐다. 그러자 사회구성원 전체에 미래 불안이 확산돼 소비 침체를 자극했고, 투자도 떨어지게 됐다. 이런 기업 환경에서 일본의 강점이었던 종신고용 체제도 불가능하게 됐다. OECD ‘투자 저하 챔피언’ 日 기업들 →기업 생산성 저하도 저성장 장기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는데. -생산성 높은 대기업들은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싼 제3국으로 떠났다. 산업 공동화가 심화되면서 제조업 등 국내 생산이 줄었다. 대기업들은 여유자금을 해외 직접투자로 돌리는 데 집중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좀비기업’을 비롯, 생산성 낮은 중소기업들은 청산되지 않은 채 연명하면서 생산성을 더 떨어뜨렸다. 정보통신 연관 투자는 더뎠고, 비정규직은 늘었다. 노동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본축적도 저하시키는 악순환은 계속됐다. →기업은 사내 유보금을 크게 늘리는 등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유럽, 미국 등과 비교해서도 일본 기업들의 투자 저하는 현저하다. 이례적으로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투자 저하의 챔피언’이라 할 정도다. 생산연령 인구 감소, ‘총요소생산성’(TFP) 감소 추세를 감안해도 그 이상으로 투자가 위축됐다. 수요 감소에 장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힘을 발휘했다. 경비·비용 절감 등 비정규직을 쏟아낸 기업 내의 지나친 경영합리화 추구도 한 원인이다. 기업들은 버블 붕괴 뒤 부채 상환에 집중하느라 투자 여력이 없었지만 그 뒤 빚을 갚고 투자 여력이 생기게 된 뒤에도 (버블 붕괴의 부정적인 경험으로) 소극적으로 행동했다. →일본의 기업가 정신이 추락한 것인가. -일본 경제산업성의 한 조사에 따르면 “무엇을 위해 투자하느냐”는 질문에 미국 기업들은 “새 비지니스 창출을 위해서”라고 답한 반면 일본 기업들의 대답은 “비용 절감”이었다. “일본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서 자국 기업들이 진출한 곳을 선호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알지 못하는 미개척지로 나가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손해보지 않을 지역을 원하는 안전 선호 태도가 두드러졌다. 기업은 틀 안에서 국제화와 동떨어진 ‘소극적 이노베이션’에 빠졌다. →줄어드는 생산연령 인구는 저성장에 어떤 영향을 줬나. -생산연령 인구가 해마다 인구의 1% 약간 못 미치게 줄고 있다. 여성 및 고령자의 노동시장 유입이 늘면서 노동공급 자체의 감소는 심각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일본 여성의 절반 이상, 60대 이상 남성 대부분, 20대 남성의 다수가 비정규직”인 상황은 생산성 저하를 가속화시켰다. 이들의 임금은 낮고 기술은 축적되지 않고 있다. 정규직의 과중한 업무는 결혼, 임신, 출산 등을 미뤄 출생률 하락 등 인구 및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버블에 대응한 정부 정책 실패는 결정적이었나. -1990년대 일본 정부는 좀비기업 등에도 파산 직전까지 고용보조금을 줬으며, 잘못된 신용보증을 섰다. 그렇게 급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곳에 도로와 공항을 짓는 등 생산성 낮은 공공투자를 해댔다. 저성장이 정부 때문만은 아니지만 정부가 좀더 잘했으면 이렇게 심한 (저성장)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이다. 종신고용 체제가 어렵게 되면서 비정규직이 크게 느는 데도 노동시장 개혁에 뒷짐 지고 미흡하게 처리했다. 정부는 제 역할을 못했다.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동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나. -비정규직 노동의 공급 증가는 기업 생산성 향상의 저해 요인이 됐다. 종신고용을 축으로, 해고를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시장을 위한 법개정 등 개혁이 필요하다. 비정규직을 늘리면서 직원을 혹사시키는 악덕기업들에 대한 정보 공개가 확대돼야 한다. 기업 복리후생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노동의 질 및 생산성 향상의 환경도 정비해야 한다. 정부도 이에 대한 감시 강화 등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악덕기업 공개·정부 감시 강화돼야 →기술력의 일본 기업들의 생산성이 매우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경쟁력도 약화됐다. -글로벌 경쟁력 하락, 제조과정에서 고부가가치 노동의 투입 부진 등이 요인으로 보인다. 인기 있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WIO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구미 국가들은 수출품 제조에서 일본에 비해 더 많은 기술, 정보기술, 전문가 등의 역할을 투입하고 있었다. 반면 일본은 관리 및 영업 등의 투입 비율이 높았다. 일본이 이노베이션이 적은 구태의연한 제품을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일본은 2000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0%대다. 지난해 상반기도 0.19%였다. -일본은 심각한 저성장이지만, 제반 문제 해결을 통한 2% 성장은 가능하다. 노동과 자본 투입을 늘려 수요를 자극하고, 노동의 유효 활용, 기업의 과잉 저축 해소, 설비투자 확충, 산업공동화 저지, 정부의 효과적 공공투자, 경영 상황이 어려운 기업의 정리, 중소기업의 IT 투자 확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면 이민의 수용 없이도 2% 성장이 가능하다. 성장 여력은 있다. →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생명공학 등 새 성장 분야를 창출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 및 노력이 불가결한 요소다. 닛산은 자율주행차 연구에 주력하고 있고, 소니는 소프트산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소니처럼 저작권 등 국제규범의 벽에 걸려 고전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규범까지 바꿔 가면서 살아남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인 셈이다. 기업들은 법, 제도 및 정부 정책을 바꿔 가면서까지 수익과 시장을 넓혀 가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부족했다. 일본 관료도 기업의 이익에는 소극적인 편이다. →한국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일본식 저성장 답습 우려는 일리가 있다.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임박, 저출산·고령화, 낮은 중소기업의 생산성, 저임금의 확대 등을 감안할 때 그렇다. 높은 무역의존도, 통일 가능성 등은 일본과는 다른 변수들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는 2013년 82%로 일본(31%)에 비해 매우 높다. 중국경제의 감속 등 대외 환경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고, 생산공동화로 대기업 매출이 늘어도 국내 생산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는 약점도 있다. →저성장을 먼저 겪은 일본의 전문가로서 한국에 조언을 한다면. -부채 등 당면 과제에 대한 단호한 정책대응이 시급하다. 그 위에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과거 일본은 부실채권 등 은행의 건전화 문제를 1997·98년 금융위기 전까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질질 끌었다.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고, 종신고용 체제 유지가 불가능하게 된 상황에서도 이에 대한 파악과 대응이 늦었다. 결국 부실채권이란 짐에 끌려다니다 이를 해결한 뒤에도 성장률 상승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한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 속에서 제도적 미흡점이 존재할 것이다. 연금제도 등 비교적 부실한 사회안전망 등으로 고령자 빈곤 문제의 우려도 크다. 소득 분배 불균형, 리더십 교체 등 정치적 불안 요소, 재벌의 상속 리스크 등의 취약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다뤄 나갈지에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국도 일본과 같은 비정규직 확산 등 노동문제를 안고 있다. 韓기업 강점은 ‘고품질·저비용’ →한국의 경쟁력과 관련해 무엇을 주목하고 있나.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신형 휴대전화 단종 문제가 생기기는 했지만, 부품의 해외 현지 조달 등 글로벌 분업의 효율적 활용은 한국 기업의 강점이다. 국제화에 대응해 고품질·저비용 체제에서 앞섰다. 일본의 주력 기업들은 부품 주문에 앞서 기획과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조달, 생산 등의 전 과정을 오랜 세월 짜여져 온 국내 하청기업들과 함께하고 있다. 과거 강점이었지만 정보화·국제화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는 짐이 됐다. 전기자동차,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주행차의 표준화·모듈화 시대에 도요타의 오래된 부품업체들과의 결속이 어떻게 과거 같은 힘을 발휘해 나갈 수 있겠나. 한국의 대표적인 잠재력 가운데 하나는 통일이란 변수다. 평화통일이 이뤄지면, 당장 재정부담은 더 무거워지겠지만 대규모 수요 확대, 투자 증가, (북한의) 우수 노동력 흡수 등을 통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답습 걱정은 없게 된다. →양적완화 및 엔저 유도 등 아베노믹스가 저성장 탈피에 역할을 할까. -방향성은 맞지만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당장 발등의 불은 수요 진작이다. 지나치게 (경제산업성 등) 관료 등에 경제 정책을 의존하고 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후카오 교지는 -1956년 기후현 출생 -도쿄대 졸업, 도쿄대학원 경제학 박사 -예일대 객원연구원, 문부과학성 과학기술정책연구소 객원총괄연구관, 일본은행 금융연구소 객원연구원, 아시아역사경제학회(AHES) 회장 역임 -국제경제학, 경제발전론 및 거시경제 전문가 -저서 ‘잃어버린 20년과 일본경제’(닛케이출판사·2012), ‘거시경제와 산업구조’(게이오대출판부·2009), ‘일본에 대한 해외직접투자’(영국 케임브리지대출판부·2008) -현 히토쓰바시대학 경제연구소 교 수. 일본경산성 자문위원
  • [갤노트7 단종 후폭풍] 재고는 어떻게… 한숨짓는 부품업체들

    [갤노트7 단종 후폭풍] 재고는 어떻게… 한숨짓는 부품업체들

    “아버지 돌아가시고 발인도 안 끝났는데 벌써 유산 문제를 거론할 수는 없죠.”(삼성 A계열사)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결정을 내리자 부품업체들도 일제히 생산 라인을 멈췄다. 하지만 이미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는 처리 곤란으로 남게 됐다. 일부 범용 부품 외에는 다른 제품과 규격이 맞지 않아서다. 그렇다고 삼성 계열사를 포함한 협력사들이 삼성전자에 먼저 보상을 요구할 수도 없다.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된 제조 생태계 탓이다. 12일 부품업체 관계자 말을 종합해 보면 삼성전자는 당초 노트7 목표 판매량을 약 1000만대로 잡았다. 부품업체들도 이에 맞게 발주와 생산 계획을 짰다. 하지만 지난달 리콜 사태가 터지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그래도 재판매 가능성이 높다고 본 부품사들은 4분기를 대비해 재고를 축적해 놨다. B부품사는 “삼성전자에 비해 협력사가 느끼는 피해 정도가 큰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보상 얘기를 꺼낼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선(先)폐기 처분, 후(後)협상’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보상이 얼마나 될지는 의견이 갈렸다. C부품사는 “6년 전 삼성전자가 재고 부담을 온전히 떠안은 적이 있다”면서 “부품 결함이 없다면 이번에도 100% 보상해 주지 않겠느냐”며 내심 기대를 했다. 일각에서는 다른 제품(갤럭시S7, A·J시리즈 등) 물량 보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 계열사들도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미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간 제품은 생산할 수밖에 없다”면서 “아직 라인 전환 계획이 안 나왔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부겸 “100만 국민경선 판 키우면 ´문재인 대세론´ 흔들것”

    김부겸 “100만 국민경선 판 키우면 ´문재인 대세론´ 흔들것”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12일 “대선후보 경선 때 국민경선단을 100만명 정도 모집하면 판이 커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앞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김 의원은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 ‘송강포럼’의 초청 특강에서 ‘문재인 대세론’을 넘기 위한 전략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고정지지층에서 문 전 대표가 가진 압도적 지지를 부인할 도리는 없지만, 과거에도 그랬듯 야권은 뻔한 결과의 게임은 잘 안한다. 과거 두 차례 대선 경선도 국민경선 방식으로 치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30만명 내외의 우리 당원 기준으로는 (문재인 대세론) 틀 자체를 바꿀 방법이 없겠지만 거론되는 후보들과 문 전 대표 쪽이 노력하면 100만명 정도 모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존 대의원이 가진 기득권을 특별히 인정하지 않고 ‘내가 투표에 참가하겠다’라는 의사 표시하신 분들에게는 모두 투표권 주는 방식으로 하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에 대해선 “지난 대선에 1400만표 넘는 지지를 받은 것 자체가 강력한 지지기반”이라면서도 “인간 문재인에 대해선 ‘사람 괜찮더라’는 세평이 있지만 그간 보여준 리더십에 대해선 문제를 제기한 분들이 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현재 인지도가 낮지만 ‘저 녀석을 내면 표가 좀 확장될 것’이란 소문은 자자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부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가에 대한 큰 그림이랄까, 인식이랄까. 나름대로 단순 솔루션이 아닌 ‘함께 가능하다’라는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불공정, 불평등, 너무 만연한 부정부패에 대한 원칙과 희망을 줄 수있는 것으로 만들어 보려한다”고 밝혔다. 또한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을 거론하며 “손 선배님의 ‘저녁이 있는 삶’ 같은 압축적이고 국민을 위로하는 슬로건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김 의원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 야당의 안보인식이 우려된다는 질문에는 “야당도 일부에서 사드 3단계 배치론을 제안하고 있다”며 “안보의 최종 보증수표가 한미동맹이란 건 야당도 인정해야 한다. 대선 후보들도 안보 문제 때문에 발목 잡히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부겸 “제가 현재 인지도는 낮지만 소문은 자자하다” 무슨 말?

    김부겸 “제가 현재 인지도는 낮지만 소문은 자자하다” 무슨 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12일 “제가 현재 인지도가 낮지만 ‘저 녀석을 내면 표가 좀 확장될 것’이란 소문은 자자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 한 김 의원은 이날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총동창회 초청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문재인 전 대표의 벽을 어떻게 넘을 것이냐”는 참석자의 질문에는 “대선후보 경선 때 국민경선단을 100만명 정도 모집하면 판이 커지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김 의원은 “고정지지층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가진 압도적 지지를 부인할 도리는 없지만, 야권은 뻔한 결과를 낳는 게임은 잘 안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두 차례 대선 경선도 국민경선 방식으로 치러졌다”며 “모집단 자체가 30만명 내외면 이 틀을 바꿀 수 없겠지만 거론되는 후보들과 문 전 대표 쪽이 노력하면 100만명 정도 모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에 대해선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한 분들이 있다”며 날을 세웠다. “지난 대선에 1천400만표 넘는 지지를 받은 것 자체가 강력한 지지기반”이라면서도 “인간 문재인에 대해선 ‘사람 괜찮더라’는 세평이 있지만 그간 보여준 리더십에 대해선 문제를 제기한 분들이 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대한민국 공동체 위기와 정치의 역할’을 주제한 강연에서 불공정, 불평등, 부정부패를 핵심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3가지 문제를 최근 재점화된 개헌론과 연결, “국정운영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여당 원내대표까지도 개헌특위를 설치하는 데 동의한다고 했으니 국감이 끝나면 개헌특위가 가동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예상보다 빨리 대선 게임에 참여하게 돼 아직 준비가 안 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많이 받았다”며 “공식적으로 나설 땐 불공정, 불평등, 부정부패에 대한 해결원칙을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 동문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언급, “손 선배님의 ‘저녁이 있는 삶’ 같은 압축적이고 국민을 위로하는 슬로건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 야당의 안보인식이 우려된다는 참석자 질문에는 “야당도 일부에서 사드 3단계 배치론을 제안하고 있다”며 “안보의 최종보증수표가 한미동맹이란 건 야당도 인정해야 한다. 대선 후보들도 안보 문제 때문에 발목 잡히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스라엘은 어떻게 ‘언터처블’이 됐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스라엘은 어떻게 ‘언터처블’이 됐나?

    지난달 17일 시리아 영내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2발의 로켓이 발사되었다. 과거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북한군이 사용했던 것과 유사한 122㎜급 사제로켓으로 추정되는 이 두 발의 로켓은 발사 직후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함과 동시에 요격됐고, 인명 피해는 전혀 없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번에 발사된 로켓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의도로 발사된 것이 아니라 시리아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전투 중 이스라엘 쪽으로 잘못 발사된 것으로 결론짓고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자국 영토를 향해 로켓이 발사되어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언론은 이번 사건을 단신 처리했고, 이스라엘 국민들 역시 별다른 동요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만큼 이스라엘을 향한 로켓이나 미사일 공격은 이제 일상이 됐다. 그러나 이스라엘 국민 그 누구도 이러한 공격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을 향해 어떤 로켓이나 미사일이 발사되더라도 100%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하늘의 강철 지붕 이스라엘은 건국 당시부터 주변 아랍국들을 상대로 힘겨운 생존 전쟁을 벌였던 나라다. 국토 면적이 경상북도보다 조금 더 큰 정도에 불과하지만, 주변의 이슬람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고, 다양한 형태로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했다. 이러한 이스라엘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였다. 당시 최대 적국이었던 이집트가 소련으로부터 스커드 미사일을 도입했다는 첩보가 입수되자 이스라엘은 미국에서 지원 받은 MIM-23 호크(HAWK) 미사일을 개조해 탄도 미사일 요격 능력을 부여한 AB-10 요격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러나 이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매우 짧고 명중률 역시 신뢰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실제로 이 미사일이 배치된 후 벌어진 제4차 중동전에서 이스라엘은 이집트로부터 스커드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나, AB-10은 사정거리 부족으로 스커드 미사일에 대응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이 시작된 것이 애로우(Arrow) 시리즈였다. 1970년대 소요가 제기되어 1982년 개념 연구를 거쳐 1988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간 애로우 미사일은 실전배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술 축적을 위한 목적이 강했다. 이스라엘은 1990년부터 시작된 애로우1 미사일 시험평가를 통해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실전 배치용 미사일인 애로우2를 개발해 1998년부터 이스라엘 공군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애로우2 미사일은 최대 140km의 사정거리와 60km 수준의 요격 고도를 가지고 있어 패트리어트와 사드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요격 시스템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도 운용하고 있는 그린파인 레이더를 이용해 표적을 탐지·추적하고 150kg에 달하는 대형 탄두를 이용해 대량의 파편으로 표적을 요격하는 방식인데, 이미 실물 스커드 미사일과 모의 표적에 대한 다수의 요격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그 명중률과 신뢰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애로우2 미사일의 단계적 개량과 꾸준한 요격 테스트를 통해 애로우2의 성능과 신뢰성을 향상시켰지만, 국토 전역을 보다 완벽하게 방어하기 위해 중첩된 다층 방공망 개념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요격 무기들을 하나씩 개발해 내기 시작했다. 현재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5~60km 고도에서는 애로우2 미사일이 요격을 수행하고, 여기서 저지하지 못한 미사일은 15km 고도 이내에서 패트리어트 PAC-2와 PAC-3를 이용해 요격한다. 이러한 방공망을 뚫고 들어온 탄도탄이나 가까운 거리에서 발사된 소형 로켓, 박격포 등은 아이언 돔이 처리한다. 이러한 중첩 요격 시스템이 완성된 이후 이스라엘은 주변국의 로켓 공격으로부터 단 1명도 죽거나 다치지 않았고, 이제 이스라엘 국민들은 로켓 공격 경보가 울리면 대피호로 피하는 대신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치 불꽃놀이 같은 요격 장면을 구경하는 여유까지 갖게 되었다. 현재 이러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설치되어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 시스템을 더욱 개량해서 국토 전역에 대한 다층 방공망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소형 로켓이나 박격포, 단거리 미사일 등은 거리 70km, 고도 10km 범위 내에서 아이언 돔이 요격하고, 15~20km 고도 범위에서는 패트리어트 PAC-3가, 15~60km 고도 범위에서는 애로우 2 개량형이 요격을 수행하는 기본 구조는 그대로 가져가되 거리 250km, 고도 50km 범위 내에서 요격을 담당하는 최신형 요격 시스템인 데이비드 슬링(David's sling)과 최대 거리 400km, 고도 100km 이상 외기권에서 요격을 담당하는 애로우3 미사일이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에 추가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이들 요격 자산을 하나의 네트워크에 통합해 운용한다. 그린파인 레이더와 같은 탄도 미사일 탐지·추적 레이더는 물론 패트리어트용 레이더와 아이언돔용 레이더 등 모든 탐지 자산과 모든 요격 미사일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이스라엘 전역에 설치된 다양한 레이더가 탐지한 모든 표적 정보가 하나의 스크린에 표시되고, 모든 요격부대들은 하나의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작전 상황을 공유하면서 실시간 협력 교전을 수행한다. 가령 A부대에서 발사한 요격 미사일이 빗나가더라도 B부대나 C부대가 곧바로 백업에 나서 2차, 3차 요격 시도에 나선다는 것이다. 아이언돔과 데이비드 슬링, 애로우 시리즈와 같은 미사일 방어체계는 1개 포대가 동시에 10~14개 안팎의 표적을 요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들 미사일들은 사거리와 요격고도가 서로 중첩되도록 빽빽하게 배치되기 때문에 소형 로켓부터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그 어떤 유형의 미사일이 수십 발 이상씩 날아오더라도 대부분 요격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미국의 감시·요격 자산과도 연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이스라엘의 MD 시스템은 지중해에 배치된 미국의 MD 위성은 물론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 심지어 F-35 전투기의 감시 센서(EO-DAS)와도 실시간으로 연동되어 작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의 2~5단계 다층 방어체계가 6~7단계까지 확장됨을 의미하며 그 어떠한 미사일도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자 그대로 이스라엘 하늘 전체를 둘러싼 강철 지붕(Iron dome)이 완성되는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스라엘이 이처럼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을 둘러싼 안보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주변은 모두 적국이거나 적국이 아니더라도 우호적이지 않은 국가들뿐이다. 서쪽의 지중해를 제외한 모든 국경 지역에서 사흘에 한번 꼴로 각종 로켓과 포탄이 날아온다. 최근 5년간 이스라엘은 이러한 로켓과 포탄을 상대로 700회 이상 교전했고, 아이언돔을 이용해서만 1500여 발을 요격했을 정도다. 문제는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한 위협이 이러한 단거리 로켓이나 박격포탄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국방군(IDF·Israel Defense Forces) 총사령부 전략기획부장 님로드 셰퍼(Nimrod Sheffer) 소장은 지난 9월 18일 브리핑을 통해 “이란 핵 협상은 타결되었지만 이란은 이미 샤하브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개발을 마쳤을 것으로 확신하며, 이스라엘은 이러한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셰퍼 소장은 이러한 위협에 대해 이스라엘이 취하고 있는 대응 전략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물샐틈없는 다층 방어 체계를 갖추는 것이고, 둘째는 철저한 응징보복 전략을 취해 적이 감히 이스라엘을 공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만큼 강력한 억제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응징보복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정보기관을 이용한 암살이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관으로 평가받는 모사드(MOSSAD) 산하에 일명 ‘키돈(Kidon)으로 불리는 전문 암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수십여 명 수준으로 알려진 이들은 창설 이후 현재까지 과거 유대인 학살에 관여했던 나치 전범들에 대한 추적·암살 임무부터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암살 등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암살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배후 조종한 하마스 간부 알 마부(Al Mabhouh)를 백주대낮에 두바이 소재 호텔에서 암살했고, 이란이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는 첩보가 입수되자 이란의 수도 테헤란 한복판에서 이란의 핵심 핵물리학자 4명을 사고로 위장해 살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구약성경 출애굽기 때부터 신에게 받은 가르침인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원칙에 따라 이스라엘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대상은 그 누구든 지구 끝까지 찾아내어 제거하며, 작전 성공률 역시 대단히 높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테러리스트나 적성국에게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한다. 요인암살과 더불어 이스라엘 응징보복 전략의 양대 축은 과감하고도 강력한 군사작전이다. 이스라엘은 자국 또는 자국민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그럴 조짐이 보이는 대상에 대해서는 주저 없이 군사력을 사용한다. 지난 1981년 이스라엘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라크가 핵개발을 위해 원자로 건설을 시작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전투기를 동원해 이 원자로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2007년에는 시리아가 북한의 도움을 받아 원자로 건설에 나서자 이 역시 전투기를 동원해 건설현장 일대를 초토화시킨 바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 행했던 가장 처절했던 응징보복 작전은 지난 2006년의 레바논 침공 작전이었다. 레바논 남부에 거점을 둔 이슬람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 병사 2명을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군사조치에 나섰다. 전투기와 포병을 동원해 주요 거점에 맹렬한 폭격을 가했고, 대규모 기계화 부대를 투입해 헤즈볼라 거점의 건물 하나하나를 쓸어버렸다. 당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은 헤즈볼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는데, 궁지에 몰린 헤즈볼라는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내세워 저항을 계속했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소탕을 명분으로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공격해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작전은 핵심우방인 미국과 영국조차도 유감을 표시할 만큼 처절했지만 그만큼 효과가 있었다. 강경파였던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Sayyid Hassan Nasrallah)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결과가 있을 것을 알았다면 이스라엘 병사들을 납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발을 후회했는데, 그만큼 이스라엘의 응징 보복 작전은 단호하고 강력하게 이루어졌다. 이 전쟁 이후 10여 년간 헤즈볼라는 지도부의 의사와 관계없이 죽음을 각오하고 개별적으로 이탈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했던 일부 조직원만 있었을 뿐 단 한 차례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조직적이고 규모를 갖춘 도발을 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안보전략은 적의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완벽한 방패를 갖추고, 적이 나를 공격할 경우 처절하게 보복할 수 있는 강력한 창을 갖춤은 물론 이들 창과 방패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적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가장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는 전략이라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북핵 위협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이스라엘의 안보 전략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이일우 군사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소크라테스가 민주주의를 경멸한 이유/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소크라테스가 민주주의를 경멸한 이유/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소크라테스(BC 470~399)는 인류가 낳은 최고의 현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가 아테네를 이끄는 정치지도자가 되지 않고 철학자의 삶을 고집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그리스가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직후에 태어났다. 소크라테스는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전후 50년 동안 펼쳐진 ‘페리클레스의 황금기’ 속에서 보냈다. 그런데 힘과 부를 축적한 아테네는 서서히 타락해 갔다. 번영의 어두운 그림자였다. 결국 제국의 행태를 보이는 아테네를 제지하기 위해 스파르타가 칼을 들었고,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은 그리스 세계를 양분하며 심각한 파괴와 깊은 상처를 남겼다. 장년기에 이 잔혹한 내전을 생생하게 목도한 이가 소크라테스였다. 그 과정에서 그는 아테네 시민들의 그릇한 행태를 질타하는 ‘신이 보낸 등에’ 역할을 자임했다. 민중은 덕에서 멀어져 갔고 민주정은 타락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그의 ‘무지(無知)의 지(知)’는 시민들을 일깨우는 죽비 소리와 같았다. 아테네 민주정은 대중 모두가 통치의 주체인 동시에 다스림의 객체임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체제다. 민주정이 작동되기 위해서는 대중이 선도(先導)와 복종의 역할을 잘해내야만 한다. 아테네인들은 이를 익히기 위해 추첨 제도를 창안했다. 누구나 무작위 추첨에 의해 1년 동안 국가의 행정관이 될 수 있었고, 뽑히지 않은 사람들은 선임된 이들에게 순순히 따랐다. 페리클레스의 황금시대에는 이런 시스템과 민회가 어느 정도 작동되어 민주정이 안착되었다. 그러나 페리클레스가 죽은 후 5세기 말기로 갈수록 선동가들에게 휘둘린 아테네 민회는 타락해 갔다. 아르기누세 해전의 지휘관들을 사형시킨 재판이나, 멜로스 인들을 학살하는 결정 등 불법과 부정이 수시로 발생했다. 소크라테스가 제대로 ‘아는 자’들에 의해 통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다. 그는 ‘모든 것을 안다고 믿는 무지한 자들’이 주도하는 민주정을 경멸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통치에 참여하기에 앞서 덕을 쌓으라고 호소했다. 소크라테스는 끝까지 정치가가 아닌 철학자의 삶을 택했다. 플라톤(BC 427~347)의 ‘소크라테스의 변론’에 나오는 대목이다. “다른 군중에게 순진하게 맞서서 도시에 수많은 부정과 불법이 자행되는 것을 막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진실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은, 잠시라도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공인이 아니라 사인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아테네 민중의 폭주와 민주정의 타락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대중의 폭주는 민주주의를 타락시키고 현인들을 구축했다. 떼법과 불복종 선동이 난무하는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 멀지 않아 보여 우울하다.
  • “핵심 과제 냉철하게 철저하게” 4차 산업혁명 챙기는 구본무

    “핵심 과제 냉철하게 철저하게” 4차 산업혁명 챙기는 구본무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바꿔 성장… 저력 발휘해서 꼭 목표를 이루자” “핵심 과제들을 냉철하게 짚어 보고 끝까지 철저하게 실행해 달라.” 구본무 LG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10월 임원 세미나에서 ‘철저한 실행’을 강조하며 경영진을 독려했다. 구 회장은 이날 모인 최고경영진과 임원 300여명을 향해 “글로벌 저성장 등 경영 환경은 어렵지만, LG는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바꾸며 성장해 온 저력을 갖고 있다”면서 “철저히 실행해 목표하는 바를 이뤄 내자”고 독려했다. ●“스마트공장·제조업 혁신서 기회 찾자” 구 회장이 바라보는 LG의 미래는 4차 산업혁명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올해 초 “산업 구조의 변화와 경쟁의 양상을 읽고 시장 흐름에 맞게 선제적으로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구 회장은 올 들어 열린 네 차례의 임원 세미나 중 두 차례를 4차 산업혁명 관련 논의에 할애했다. 지난 5월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인공지능(AI) 기술 현황과 향후 산업변화 전망’ 강연을 한 데 이어 이날 임원 세미나에선 박진우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겸 스마트공장 추진단장이 ‘4차 산업혁명의 실체와 의미, 그리고 대응방안’에 대해 강의했다. 박 교수는 “스마트공장을 통한 제조업 혁신에서 기회를 찾자”고 강조했다. 최고경영진이 4차 산업혁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내년부터 LG 그룹 차원에서 4차 산업혁명 핵심 역량 응축이 이뤄질지 기대가 모아졌다. 지금까지 LG는 계열사별로 4차산업의 핵심 기술인 사물인터넷(IoT), 센서, 빅데이터 등의 기술 역량을 축적해 왔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센서와 자율주행차용 카메라 모듈을 생산했다. LG전자는 로봇청소기와 스마트가전을 통해 딥러닝 기반 인식 기술, 자율주행 기술, 제어 기술 등을 개발해 왔다.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자율주행 공항안내 로봇을 배치하기로 양해각서(MOU)를 지난 7월 체결하며 지능형 로봇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LG CNS는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사의 인간형 로봇 페퍼에 적용할 안드로이드 앱 개발 키트를 구축, 소프트뱅크에 제공한 바 있다. ●“자율주행차 부품 등 사업 고도화 추진” LG 측은 “앞으로 자율주행차 부품, 지능형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4차산업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조직 체계와 문화를 바꿔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올해 초 LG전자 미래정보기술융합연구소를 인텔리전스연구소로 바꾸거나,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의 일환으로 지난 7월 개최한 ‘LG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날’과 같은 행사가 LG 조직이 변화하는 사례로 꼽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잠룡들 ‘출판의 정치학’

    잠룡들 ‘출판의 정치학’

    내년 12월에 치러지는 19대 대선을 겨냥해 대선 주자들이 잇달아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담은 책을 내놓고 있다. 대선 주자들의 책 출간은 일반 정치인들과는 다르게 ‘출사표’적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전략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이달 말쯤 충남 도정 6년간의 경험을 담은 2권의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책 출판과 동시에 전국 주요 도시에서 북콘서트를 연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다음달 국가의 경제정책을 다룬 ‘공존의 경제’(가제)를 출판할 예정이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정계 복귀 후 ‘대한민국 대개조’를 주제로 한 도서를 출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7월 ‘왜 지금 국민을 위한 개헌인가’ 등 2권을 출판한 데 이어 연말까지 ‘외교·안보·통일’ 분야에 관한 생각을 담은 책 3권을 내놓을 계획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공식적인 대선 출마 선언에 맞춰 책을 출간할 준비를 하고 있다. ●북콘서트 열어 부담 없이 홍보 가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앞다퉈 출판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본격적인 대선 라운드에 진입하기 전 책 출간을 통해 자신의 국정운영 철학과 비전을 집약적으로 보여 주기 위한 측면이 크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도 201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에 앞서 ‘안철수의 생각’을 내놓고 정치·경제·사회 등 각 분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책을 출판하면 전국을 돌면서 출판기념회나 북콘서트를 열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을 홍보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도 대선 주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이 현재 1년 이상 남았기 때문에 주자들이 대선 출마 선언을 공식화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일러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서 “책을 출판하면 자신을 알리면서 대중의 반응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본격 대선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몸풀기’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책 통해 대선 어젠다 선점 측면도 책을 통해 대선 어젠다를 선점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자신의 비전을 함축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책 제목을 선정하는 데 공을 들이는 이유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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