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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주석의 서울살이] 표석이 불친절하다

    [노주석의 서울살이] 표석이 불친절하다

    서울은 오래된 도시다. ‘정도 600년’이라는 옛 구호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도 더러 계시지만 ‘서울 2000년’설이 정립된 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로마처럼 2000년 된 판테온 신전의 실물을 보여 줄 수 없는 게 서울의 한계다. 그렇다고 서울의 기원을 무작정 늘린 건 아니다. 삼국사기의 ‘한성백제 기원전 18년 건국’ 기록을 우리 손으로 부인할 까닭은 없지 않은가. 서울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대한제국의 멸망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한강의 기적이라는 파란만장한 대사건을 거치면서 성장했다. 조선 초기에 비해 인구는 100배가 늘고, 면적은 30배가 넓어졌다. 경기도를 야금야금 서울로 편입시킨 덕분이다. 예를 들어 서울 도봉구는 일제강점기에는 경기도 양주군과 고양군이었는데 1949년에 서울로 편입됐다. 서울은 지구상에서 가장 압축적으로 성장한 글로벌 도시다. 문화재 약탈·파괴와 역사왜곡, 전쟁과 산업화 과정에서 역사의 향기는 자취를 감췄다. 원주민이 사라지고, 정체성을 상실한 서울은 ‘이방인의 도시’, ‘만인의 타향’이 됐다. 서울은 표석(標石)의 도시다. 사라진 것에 대한 ‘애도의 염’으로 가득 찼다. 불행하게도 300여개의 표석이 남았을 뿐이다. 종로·중구 도심에만 표석의 70% 이상이 몰려 있다. 오래된 도시가 남긴 역사문화의 파편이다. 표석은 특정 시공간을 거쳐 간 인물이나, 발생한 사건의 전말을 묵묵히 말해 준다. 어떤 사람과 사건을 통해 명멸하고 진화했는지 온몸으로 증언한다. 도시의 사연을 전해 주는 표석은 거리 인문학의 보물 창고다. 거리의 인문학 열풍이 뜨겁다. 인문학을 즐기려고 너나없이 거리로 나선다. 서울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서울의 역사성을 느끼려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장소의 역사에 한 번 놀라고, 장소의 끈질긴 관성에 두 번 놀란다. 필자가 표석의 숫자를 300여개라고 애매하게 표기한 것은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어려워서다. 표석의 명멸과 부침 그리고 진화가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표석의 도시, 서울의 표석 현황을 알려 주는 곳은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0년에 개발한 문화콘텐츠닷컴 자료에 의존해야 한다. 이 사이트에 따르면 표석은 1985년부터 모두 363개가 설치됐다고 한다. 또 다른 서울시 자료를 보면 335개가 세워졌다고 적혀 있다. 317개에서 363개까지 고무줄처럼 오르내린다. 건립, 철거, 수정되기를 거듭한 탓이다. 다른 한편으론 31조원의 예산을 쓰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그 많은 기관, 그 많은 사이트 중에 표석의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는 곳이 없는 탓이다. 역사도시 타령은 공염불이다. 도시 스토리텔링은 구두선이다. 표석 디자인도 어지럽다. 표석의 종류만 7~8가지쯤 된다. 판석기본형에 판석기둥형, 주사위형, 벽돌기둥형, 책형, 책상형, 벽돌벽부형까지 너무나 다양한다. 진짜 표석인지 분간도 어렵다. 건립 주체를 알 수 없고, 소재도 벽돌과 함석, 유리, 자연석 등 중구난방이다. 다양화도 좋지만, 이 정도면 표석이 아니라 차라리 표지판이나 안내판이라고 해야 할 판이다. 표석의 위치가 이리저리 바뀌는 것도 마땅치 않다. 도로가 새로 놓이거나 화단이나 전봇대가 바뀌면 슬그머니 딴 곳에 가 있다. 늘 보도 모퉁이에 없는 듯 숨어 있다. 표석의 권위는 사라지고, 장기판의 졸 신세다. 표석의 문구는 불친절의 극치를 이룬다. 무얼 알려 주려는지 요령부득이다. 친절한 표석이 서울의 표정을 풍부하게 하고, 정체성을 세우는 기본이 된다. 300개가 넘는 표석을 관광자원화해야 비로소 자랑할 만한 역사도시가 될 것이다.
  • “치매 막는 비결…잠과 운동, 그리고 와인 한모금에 있다”

    “치매 막는 비결…잠과 운동, 그리고 와인 한모금에 있다”

    알츠하이머병을 막으려면 더 잘 자고 더 운동해야 하며, 술은 거의 마시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영국의 한 과학자가 조언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이언 해리슨 박사는 이날 첼튼엄 과학축제에서 위와 같이 밝혔다. 해리슨 박사는 현재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연구자는 수면과 운동, 그리고 소량의 알코올이라는 이색 조합이 알츠하이머병의 주된 원인인 독성 단백질 축적을 제거하는 ‘자정 작용’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록 이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했지만, 뇌의 자정 작용이 인간의 뇌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살필 수 있으므로 획기적인 발견으로 여겨진다. 이날 해리슨 박사는 “충분한 잠과 운동을 통한 심장박동수 상승, 그리고 하루 와인 25㎖를 마시면 뇌의 자정 작용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연구자는 과거 뇌에서 노폐물 배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척수액이 수면 시 내부로 더 깊이 침투해 뇌의 자정 작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제는 인간의 뇌에서 노폐물을 제거하는 ‘글림프’(뇌 신경교 림프) 시스템의 중단을 막는 방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리슨 박사는 “2년 전 우리는 쥐들이 자고 있을 때와 깨어 있을 때의 뇌를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면서 “우리는 쥐의 뇌척수액에 염료를 주입해 어디로 흘러가는지 관찰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깨어 있던 쥐들의 경우 뇌척수액은 뇌 조직 깊숙이 들어가지 못했지만 자고 있던 쥐들의 경우 뇌척수액은 뇌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뇌척수액은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는데 뇌척수액이 내부로 깊숙이 도달할수록 자정 작용이 더 잘 이뤄진다고 한다. 해리슨 박사는 “잠이 든 쥐들의 글림프 시스템은 깨어있는 쥐들의 것보다 60% 더 활동적이었다. 이는 이 시스템이 수면 중 활성화한다는 훌륭한 증거”라면서 “이를 고려하면 우리는 모두 지금보다 더 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운동 역시 뇌척수액이 뇌에 더 잘 침투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증거도 있다”면서 “쥐들이 자발적으로 운동할 때 글림프 시스템의 기능이 매우 증가했는데 이는 심장박동수가 뇌척수액을 뇌 내부로 침투시키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연구진은 쥐들에게 30일 동안 낮은 수준부터 높은 수준까지 다양한 범위의 알코올을 투여했다. 해리슨 박사는 “낮은 수준의 알코올을 섭취한 쥐들의 자정 작용은 30~40% 증가했는데 이를 인간으로 환산하면 하루 알코올 3분의 1단위”라면서 “반면 중간이나 높은 수준의 알코올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또 “이는 와인으로 따지면 하루에 한 모금이 조금 못 되는 25㎖만 마셔야 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므로 더 자고 운동하라”고 말했다. 사진=goodluz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폐 뿐만 아니라 간에도 치명적

    가습기살균제 폐 뿐만 아니라 간에도 치명적

    국내 연구진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체내에 흡수됐을 때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통해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폐는 물론 간과 그 밖의 장기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전종호 박사와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 흡입안전성연구본부 이규홍 박사 공동연구팀이 가습기살균제 물질인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가 흡입됐을 때 몸 속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해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영상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모스피어’ 최신호에 실렸다. PHMG는 미생물 오염을 막는 공업용 항균제로 개발된 화학물질로 가습기살균제에 사용돼 문제가 됐었다. 사람이 흡입했을 경우 폐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폐 섬유화를 일으키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현재는 사용금지 조치가 됐다. PHMG는 분석화학적 방법으로는 체내에 흡입된 뒤 움직임과 농도, 상태변화를 확인하기 어려워 가습기살균제 노출에 의한 체내 안전성 평가에도 어려움을 겪었다.연구팀은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극미량의 방사성동위원소 ‘인듐-111’을 활용해 PHMG의 체내 추적을 가능케 했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에어로졸 형태로 인듐-111과 PHMG를 섞어 흡입하도록 한 다음 생쥐의 장기에 존재하는 방사선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PHMG가 흡입한 지 1주일이 지난 뒤에도 70% 정도가 폐에 남아있었으며 체외 배출 속도는 매우 느리고 거의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폐에 축적된 PHMG 중 5% 정도는 간으로 이동해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PHMG가 폐 뿐만 아니라 인체 다른 장기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원자력연구원 전종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PHMG 이외에도 호흡기를 통해 유입되는 각종 생활화학제품은 물론 미세먼지, 라돈 등 다양한 물질의 유해성과 체내 분포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센토사 유력…외신보도 잇달아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센토사 유력…외신보도 잇달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시내와 다소 떨어진 센토사섬에서 열릴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 실무팀 숙소인 풀러턴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샹그릴라 호텔에서 머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일본 교도통신은 3일 밤 회담 준비 동향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이끄는 미국 실무팀이 센토사 섬을 회담장소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센토사 섬은 싱가포르 본섬과 연결된 다리만 차단하면 외부의 접근을 봉쇄할 수 있어 보안과 경호 등에 유리하다. 다만 회담 참여 인원을 수용할 만한 큰 규모의 호텔이 적은 점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북한 측은 이런 미국 실무팀의 제안에 확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 소식통은 “(평양이) 확답을 늦추는 이유는 알 수 없다”면서 북미회담장 선정 협의는 아직도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의전과 경호, 회담장소, 숙소, 부대 일정 등 실무와 관련한 협의가 거의 마무리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 싱가포르의 주요 호텔 중 미국 실무준비팀이 머물러 온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만이 현재 이달 12일 전후로 객실과 식당 예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익명의 백악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헤이긴 부비서실장이 지난 주 네 차례에 걸쳐 북한 실무팀 수석대표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을 만나 세부사항 대부분을 확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헤이긴 부비서실장은 전권을 위임받았지만, 북측은 상대적으로 사소한 사항과 관련해서도 하루 이틀씩 걸려 본국의 지시를 받아야 해 협의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기간 머물 장소로는 북한 실무팀 숙소이기도 한 풀러턴 호텔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관련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국제적 호텔 체인을 신용하지 못해 중국과 사업적 연관 관계가 있는 싱가포르인이 운영하는 풀러턴 호텔 등 현지 호텔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 역시 도심 호텔에 숙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 라자나트남 국제연구원(RSIS) 소속 국제관계 전문가 그레이엄 옹-웹 연구원은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은 샹그릴라 호텔에 머물고, 김 위원장은 풀러턴 호텔에 숙박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회담장으로는 카펠라 호텔이나 센토사 섬의 다른 호텔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다만, 싱가포르 현지 언론은 경호 전문가 등을 인용해 샹그릴라 호텔이 회담장으로 더 적합하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샹그릴라 호텔은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당시 대만 총통의 첫 양안 정상회담이 열렸던 장소이며, 안보관련 국제회의가 자주 개최돼 경호와 경비 관련 노하우가 축적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폭염·자외선·미세먼지·오존… 힘겨운 주말

    폭염·자외선·미세먼지·오존… 힘겨운 주말

    6월이 시작하자마자 올해 들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한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주말에도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부 지방에서는 자외선 지수와 오존, 미세먼지 농도 모두 ‘나쁨’ 수준으로 예상돼 나들이 갈 때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겠다. 1일 전남 나주시 다도면과 경남 창녕군의 낮 기온이 33.9도까지 치솟아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등 동해안 일부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한여름 무더위를 보였다. 이날 대구 32.2도, 춘천 32.1도, 광주 31.9도, 대전 31.1도, 서울 30.2도 등 주요 도시들이 올해 들어 각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평년보다 4∼5도를 웃도는 수준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영호남 내륙 일대에 폭염주의보를 발표했다. 주의보 발효 시점은 2일 오전 11시다. 2일 전국의 아침 최저 기온은 13~23도, 낮 최고 기온은 23~33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낮 최고 기온은 대구·광주 33도, 춘천 32도, 전주·대전 31도, 강릉 30도, 서울 29도 등으로 예측됐다. 미세먼지 농도는 대기 정체에다가 국내외에서 발생한 대기오염 물질이 축적되면서 경기 남부, 충북, 전북, 울산 지역은 ‘나쁨’ 단계를 보이겠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좌우시대 30년 종언…한국정치를 지배할 3대 프레임

    좌우시대 30년 종언…한국정치를 지배할 3대 프레임

    1987년 12월 대통령 선거. 국민 대부분은 민주화 세력을 대표하는 김영삼과 김대중 가운데 한 명이 후보로 출마하면 확실하게 이기는 싸움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양 김씨가 모두 출마하면서 노태우가 어부지리로 당선됐다. 다음해 4월 벌어진 총선. 평화민주당, 통일민주당, 민주정의당, 신민주공화당의 ‘4당 체제’가 형성됐다. 대선도, 총선도 맘대로 되지 않자 김영삼은 다급해졌다. 4당 체제에서 대통령이 되는 일은 불가능했다. 그는 결국 1990년 김대중의 평화민주당을 제외한 ‘3당 합당’을 성사시킨다. 박정희가 썼던 ‘반(反)호남 지역연합’을 내걸었다. 3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김영삼 대세론’을 펼쳤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재산 공개와 군부 내 사조직인 하나회 축출을 통해 자신의 행보를 정당화했다. 3당 합당과 군사독재 잔재를 털어내는 정치적 세탁 과정에 이르기까지 김영삼이 만든 프레임은 큰 힘을 발휘했다. 이 과정을 거쳐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한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산업화를 주도하며, 민주화의 성과를 적극 흡수한다’는 기치를 내건 정치세력, 한국의 ‘보수’는 이렇게 탄생했다.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에 따르면, 프레임은 사람들이 어떤 입장을 갖게끔 여러 명제를 연동시키는 내용의 구조물이다. 크기와 모양이 없는 고도로 신축적인 개념이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여론 지형에 정착하면 사람들 무의식에 깊숙이 자리한다. 정치는 프레임 전쟁이다. 누가 더 많이 사람의 뇌 속에 자신의 프레임을 심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용어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 한국정치는 프레임 전쟁 과정이었다. 김영삼이나 김대중은 가히 프레임 전쟁의 대가였다. 이명박은 앞서 김대중, 노무현 진보세력 10년에 맞서 박정희 시대 ‘산업화 신화’ 프레임을 내걸어 대통령이 됐다. 박근혜는 집권 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롯해 김기춘의 블랙리스트 등 ‘좌우’ 프레임으로 몰락을 자초했다. ‘두 번째 프레임 전쟁이 온다’의 저자 박세길은 바로 지금이 ‘새로운 프레임 전쟁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주장한다. 민주화 운동세력의 필독서로 불린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돌베개)를 냈던 그는 앞선 30년을 ‘진보 대 보수’, ‘노동 대 자본’, ‘북한 대 남한’ 등 적대적인 양자 프레임 구도로 해석했다. 그는 이 ‘첫 번째 프레임’이 2017년 촛불 시민혁명으로 종식됐다고 봤다. 그러면서 앞으로 30년 동안 새로운 시대를 이끌 ‘두 번째 프레임’ 전쟁도 예고했다. 두 번째 프레임의 핵심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체제 구축’, ‘개인의 창조적 역량에 기초한 상생의 경제 생태계 형성’이다. 저자의 말대로 첫 번째 프레임의 붕괴 조짐은 곳곳에서 보인다. 지금까지 한반도 냉전 핵심축은 미국과 북한 간 적대관계로 형성됐다. 북한의 핵개발은 이러한 적대관계의 지속이 빚어낸 부산물이었다. 그렇다면 북·미관계 변화를 중심으로 한 적대관계 청산은 북핵 문제의 근원적 해결책일 수 있다. 바꿔 말해 북한이 더는 핵무장에 집착할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야말로 북핵 문제 해결의 가장 확실한 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북핵 문제는 위기인 동시에 한반도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절호의 기회가 된다. 저자는 다만 경제 문제에서 진보 세력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에 진보세력 다수가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면서 정권을 뺏긴 점에 주목했다. 문재인 정부가 다시 정권을 잡았지만, 제대로 된 경제 정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이와 관련, 향후 30년 동안 벌어질 프레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세 가지 필승 프레임도 제시했다. ‘사람 중심 대 자본 중심’, ‘수평 대 수직’, ‘생태계 대 포식자’ 프레임이다. 이를 재빨리 파악하고, 어떤 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진보와 보수의 운명도 크게 달라질 것이란 이야기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재판거래’ 15건 중 6건 전원합의체…당시에도 “꼼수 판결” 비판

    ‘재판거래’ 15건 중 6건 전원합의체…당시에도 “꼼수 판결” 비판

    지나친 시대착오적인 판결 남발 노동권 보장 뒤집힌 사례도 많아 사법행정업무서도 ‘親정권’ 행보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거래 시도 의혹 정황이 담긴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 보고서 속 판결 당사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조단이 공개한 ‘(양 대법원장) 현안 관련 말씀 자료’엔 16건의 재판 협력 사례가 담겼고, 이 중 15건이 대법원 사건이다. 이 가운데 6건이 대법관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대법관 4명이 참여하는 소부 사건 심리엔 대법원장이 참여하지 않지만, 전합 사건 심리는 대법원장을 포함한 13명의 대법관이 참여하고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는다. 즉, 재판거래 의혹이 제기된 전합 판결 6건의 재판장은 모두 양 전 대법원장이었다. 전합 사건은 하급심에서 엇갈린 판단이 축적되거나 기존 판례를 뒤집을 때처럼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회부된다. 그래서 지나치게 시대착오적인 판례를 뒤집거나, 새로운 사회현상에 대한 법적 기준을 정할 때 전합 심리가 이뤄지곤 한다. 그런데 이번 의혹에 휩싸인 전합 판결이 선고될 당시엔 “시대역행적 판결”이라거나 “꼼수 판결”이란 비판이 제기됐었다. 대법원은 2013년과 2015년에 과거 국가폭력 피해자에 대한 배상 조건을 제한하고 국가배상 소멸시효도 일반 채권처럼 3년으로 제한하는 전합 판결을 내렸는데, 이는 국가폭력 피해에 대해 소멸 시효를 없애는 원칙을 세우자던 그간의 논의를 무력화한 판결이란 비판이 나왔다. 2012년 4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시국선언 교사에 대해 대법원 전합은 벌금형을 내렸는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교조 시국선언 교사 사건은 대법원 심리에 이르기 전까지 하급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이 나왔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에게 내란선동죄를 인정한 2015년 1월 전합 판결에 대해선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가 “재판에 제시된 증거로 내란 입증이 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친기업 경제 정책에 부합한 전합 판결에 대해서는 비판뿐만 아니라 사회 혼란까지 뒤따랐다. 2013년 12월 대법원 전합은 갑을오토텍 노조가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시켜 달라”며 사측을 상대로 청구한 사건에 대해 노조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대법원은 노조 측 승소 판결로 인한 새 통상임금 기준에 따라 앞서 지급한 3년치 수당을 인상해 일괄지급해야 하는 사측 부담을 줄여 준다는 취지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적용토록 했다. 이 신의칙은 결국 법원이 정하는 형태가 됐고, 이후 수많은 기업 노사가 소송을 통해 기업별 통상임금 수준을 정해야 하는 혼란이 발생했다. 은행이 판매한 환헤지 상품인 키코에 가입했다 막대한 환차손을 입은 중소기업들이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키코 사건’ 역시 대법원 전합에 회부됐다. 대법원은 “불완전 판매가 아니다”라며 은행 손을 들어줬는데 이후 인도 법원은 키코 유사 상품에 대해 ‘사기’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당시 키코로 인한 막대한 금융 비용을 짊어지게 된 중소기업들이 줄도산했다. 전합 판결 외에도 노동자·공무원의 노동권 보장 사건의 하급심 판단이 대법원에서 뒤집힌 사례가 많았다. 콜텍과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에 대해 복직을 허용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1·2심 모두 복직 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깨졌다. 노동계는 특히 KTX 해고 승무원 복직 소송에 대해 “승무원들이 파견근로를 할 수 없는 안전 관련 업무를 수행했는지가 하급심의 쟁점이었는데, 대법원은 하급심 판결을 파기하면서도 왜 승무원들의 업무가 안전 관련 업무에 해당하는지 설명을 생략했다”고 비판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에는 판결뿐 아니라 사법부가 담당하는 행정 업무 부분에서도 친정권적인 행보가 나타났다. 2013년 12월 코레일이 수서발고속철(SRT)을 설립하기 위해 대전지법에 낸 자회사 등기신청이 접수 4시간 30분 만에 야간 당직자에 의해 승인됐다. 당시 코레일 노사뿐 아니라 시민·사회·종교계가 SRT 자회사 분리 타당성에 대해 논의하던 중이었지만 대전지법의 조치로 SRT가 손쉽게 설립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자전거] 부위별로 특성 다른 카본 소재 사용해 승차감 높여

    [자전거] 부위별로 특성 다른 카본 소재 사용해 승차감 높여

    ‘첼로’는 1996년 삼천리자전거가 선보인 고급자전거 브랜드다. ‘케인’ 시리즈는 첼로의 보급형 카본 로드바이크로, 고성능 카본을 사용하고도 가격 측면의 경쟁력을 갖춰 입문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케인 마크3 울테그라’는 케인 시리즈의 3세대 제품으로 지난 20년간 첼로가 자전거를 만들며 축적해온 기술이 모두 적용됐다. 프레임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카본 소재는 일본 토레이의 원사를 사용했고 ACOT, SCIT 기술 등이 적용됐다. ACOT는 프레임 부위마다 특성이 다른 카본 소재를 사용해 승차감과 퍼포먼스를 높이는 기술이다. SCIT는 카본 내부의 불필요한 잔주름과 거친 부분을 없애 프레임의 피로를 고르게 분산하는 제작 방식으로 프레임의 경량화를 추구하면서 강도와 탄성을 증가시킨다. 이런 기술은 타사의 경우 상급 모델에 주로 적용하지만 첼로는 케인 시리즈를 비롯해 전 제품에 모두 적용하고 있다. 이 자전거는 다운튜브와 포크에 에어로 다이내믹스(공기 역학) 요소를 적용했고, 변속기와 브레이크 케이블이 프레임 안에 내장하는 ‘인터널 케이블 라우팅’ 방식으로 만들어 디자인이 깔끔하면서 외부 환경에 의한 오염에 강하다. 구동계는 시마노의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인 울테그라 구동계를 사용했다. 소홀하기 쉬운 컴포넌트에도 산마르코, ZIPP, 리자드스킨 등 동호인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고급 브랜드 부품을 사용해 완성도를 높였다. UCI(국제사이클연맹)의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레이스에도 참가할 수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삼성전자 선택적 근로시간제 7월 도입

    자율적 관리 ‘재량 근로제’도 시행 ‘주 52시간 근무제’ 앞두고 자구책 삼성전자가 현행 일주일 단위의 ‘자율 출퇴근제’를 한 달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직원이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관리하는 ‘재량근로제’를 오는 7월부터 도입한다. 삼성전자는 29일 “근로시간의 자율성을 확대해 임직원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게 하고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효율적인 근무 문화 조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취지”라면서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당장 도입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내놓은 대책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한 달 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한 주에 주 40시간을 넘게 근무한 경우 그달 내 다른 주에 40시간 미만으로 근무해서 평균을 맞추면 된다. 재량 근로제는 업무 수행 수단이나 근로시간 관리와 관련해 직원에게 완전한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법적으로 신제품이나 신기술 연구개발(R&D) 업무에 한해 적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두 제도를 먼저 개발과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적용한다. 제조 부문은 에어컨 성수기 등에 대비하기 위해 ‘3개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정부의 포괄임금제 원칙적 폐지 방침에 맞춰 포괄임금에 해당하던 시간외 수당을 10분 단위로 별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공식 도입하기로 하면서 이런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회사 넷마블도 지난 3월부터 월 기본 근로시간 내에서 업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선택 조절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럼에도 TV나 스마트폰 등 신제품을 개발하는 R&D 부문과 에어컨 등 계절을 타는 제조 분야 등을 중심으로 수개월간 압축적인 근무가 요구되는 사업부서는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탄력 근무제의 허용 범위를 현행 3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도록 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게 재계의 계속된 요구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영국 비자 안 나오니 이스라엘로 이민?”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영국 비자 안 나오니 이스라엘로 이민?”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의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51·러시아)가 이스라엘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텔아비브로 날아갔다. 영국 이민당국 소식통은 러시아계 유대인인 아브라모비치가 지난주 모스크바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했다고 전하며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고 BBC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그가 이스라엘 시민권을 얻으면 그 나라 최고의 부호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의 대변인은 이스라엘 시민권 취득을 승인받았다는 이스라엘 언론 보도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유대인이 이스라엘 국적자가 되는 것을 허용하는 귀환법에 따라 신원증명 카드를 발급받았다고 보도했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내무부 장관이 아브라모비치가 이날 이스라엘에 도착해 이민할 것이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진작부터 이스라엘을 빈번하게 찾았으며 2015년 텔아비브의 한 호텔을 인수한 뒤 나중에 자택으로 만들었다. 이스라엘 여권 소지자는 단기 체류일 경우 비자 없이 영국에 입국할 수 있다. 또 이스라엘 시민권을 새로 취득한 이에게는 10년 동안 해외 수입에 대한 세금 부과가 면제되는데 아브라모비치의 구미를 당기게 했을 수 있다.앞서 그는 지난 19일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협회(FA)컵 결승을 참관하지 못한 것이 영국 비자 갱신이 늦어졌기 때문이란 사실이 같은 방송에 의해 전해졌다. 당시도 아브라모비치 사무실에서는 언론과 개인적인 일에 대해 토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벤 월러스 영국 안보부 장관도 “개별 사례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관례”라고 확인조차 해주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그의 투자자 비자는 3주 전 종료됐다. 러시아 전직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이 솔리스베리에서 독살된 뒤 영국과 러시아 관계가 악화된 시점에 이런 일이 벌어져 눈길을 끈다. BBC의 국내 문제 선임기자인 대니엘 샌퍼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막역한 것으로 알려진 아브라모비치가 크렘린 당국의 개입이 없어도 러시아 내 사업을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두 나라의 나빠진 관계와 비자 갱신 지체가 연관돼 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아브라모비치는 1990년대 유전과 천연가스 개발로 부를 축적해 2003년 첼시 구단주로 취임했다. 유전으로 돈을 벌기 전 인형 판매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대통령을 지냈던 보리스 옐친과 가까웠으며 세상을 떠난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와 한때 동업 관계였으며 둘은 크렘린 실권자들과의 가족 관계를 발판으로 시장 가격보다 낮게 평가된 국영기업들을 인수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영국 일간 선데이 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93억 파운드의 재산으로 영국에서 13번째 부호다. 런던에서도 가장 비싼 거리로 손꼽히는 켄싱턴 팰리스 가든에 맨션을 소유하고 있다. 한때 극동 러시아의 추코트카 주 지사를 지내기도 했다. 첼시를 인수한 뒤 영국에 빈번하게 입국해 많은 홈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고 FA컵 결승이 열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에도 곧잘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달 1일 보잉 767 전용기로 영국을 마지막으로 떠났는데 모스크바, 뉴욕, 모나코, 스위스 등을 경유하고 아직 영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천체험문화 축제 3만 5000명 방문 ...매출 작년 2배 ‘성황’

    이천체험문화 축제 3만 5000명 방문 ...매출 작년 2배 ‘성황’

    경기 이천시는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열린 이천체험문화축제에 3만 5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체험문화축제는 농업테마공원으로 행사장을 옮겨 세 번째 개최하며 축제의 운영 노하우가 축적돼 양과 질이 모두 크게 향상된 알찬 행사였다. 또한 아이와 부모를 위한 가족 축제에 걸맞게 지난해보다 가족단위 방문객이 크게 늘어 가족축제로서의 인지도와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축제프로그램은 유·무료를 합쳐 무려 80여 가지가 넘었는데 페이스페인팅, 인절미 만들기, 룰렛게임 등 무료체험과 당나귀 타기, 3D 퍼즐 만들기, 솜사탕 만들기, 물레체험 등의 유료 체험들은 줄을 서 기다릴 만큼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오전 오후 한차례씩 진행된 물총게임은 더운 날씨에 어린이들에게 시원한 재미를 선사했다. 인형극, 사물놀이, 태권도 공연도 큰 호응을 얻었다. 태권도 공연은 시원한 발차기와 송판 깨기 퍼포먼스로 보는 이의 가슴을 뻥 뚫리게 했고, 민주화운동기념공원에서 진행된 인형극은 1000여 명이상의 어린이들이 관람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 시 관계자는 “사흘간 3만 5000명의 관광객이 축제장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면서 작년과 비슷한 수치이지만 매출액은 작년의 2배 이상을 기록해 실속 있는 축제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민주 “차분히 대응” 야권 “文중재 실패”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놓고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낙담할 필요가 없다며 회담 재개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권은 정부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강조했다. 엇갈린 평가 속에서도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민주당은 취소 이유부터 파악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25일 “아직 비관하거나 낙담할 때가 아니란 점을 밝힌다”며 “지난 수십년 유지된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평화적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 신뢰와 이해 축적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추진 가능성을 열어 놨고 북한도 맞대응하지 않아 상황이 다시 희망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보수 야권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문재인 중재 외교의 실패’로 규정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문 대통령은 그동안 운전대에 앉아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도대체 무엇을 조율했다는 것인가. 한·미 동맹이 정상이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네 사람을 파면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됐는지도 모르고 왔다”고 성토했다. 야당은 이번 사태를 ‘외교 참사’라고 비판하면서도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홍 대표는 앞서 “미·북 회담의 전격적인 취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우리는 일관되게 미·북 회담으로 북핵이 완전히 폐기돼 한반도의 영구 평화가 오기를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해 깊은 유감을 거듭 표한다”고 메시지 수위를 낮추기도 했다. 특히 한국당은 회담 취소가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지도부 차원에선 외교·안보 문제와 지방선거의 유불리 여부에 대해 아예 함구령을 내렸다. 박경국 한국당 충북지사 후보는 “남북 관계를 정치나 선거에 이용하지 않겠다”며 “취소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지만 지금은 남북 문제를 정쟁에 이용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맑지만 더운 날씨...미세먼지와 자외선 대비하세요

    맑지만 더운 날씨...미세먼지와 자외선 대비하세요

    이번 주말은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낮에는 다소 덥겠다.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마스크와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지참하는 것이 좋겠다.기상청은 “토요일인 26일은 서해상에서 동진하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며 평년보다 조금 높은 기온 분포를 나타낼 것”이라고 25일 예보했다. 26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0~18도, 낮 최고기온은 20~30도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강릉 21도, 제주 22도, 부산 24도, 서울, 대전, 광주, 춘천, 대구 29도, 전주 30도 등으로 예상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5월 26일 기준 평년 평균기온(19.2도)보다 10도 가량 높고 평년 최고기온(24.3도)보다도 5도 가량 높은 수준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일교차가 15도 안팎으로 매우 크게 나타나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6일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보통’ 수준을 보이겠지만 수도권과 충남, 영남권은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이지만 중서부와 일부 남부지역은 대기정체로 국내외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축적되면서 오전과 밤에 농도가 다소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과학원은 분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소득 분배 악화…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불가피

    소득 분배 악화…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불가피

    하위 20% 가구주 70세이상 43% 무직·일용직 늘어 소득 끌어내려 고소득층은 기업 실적 호조 영향 전문가 “최저임금 인상 고용 차질” 김동연 ‘최저임금 속도조절’ 촉각올 1분기 소득분배 지표의 악화 이유로 정부는 소득 하위 가구주의 고령층 비중 증가를 꼽는다. 실제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주 중 70세 이상 비중이 처음으로 40%를 넘어 43.2%를 기록했다. 소득 상위층은 지난해 기업의 실적 호조로 임원들이 특별 상여금을 받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분위 가구주 중 70세 이상 비중은 2015년 29.1%에서 2016년 33.4%로 30%를 넘어섰고 지난해 36.7%였다. 1년 만에 6.5% 포인트 급증했다. 이에 따라 1분위 가구주 평균연령은 63.4세로 40∼50대인 2∼4분위 가구주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전체 가구 중 70세 이상 비중은 12.6%에 불과하다. 정부는 1분위에 고령자가구 비중이 늘어나 무직과 일용직 비중도 늘면서 근로소득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고령층은 은퇴 후 무직이나 일용직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용직은 소득이 낮을뿐더러 고용도 부진한 상태이다. 건설업도 올해부터 고용이 부진해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 감소로 이어졌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저임금 비중이 높은 산업의 고용이 축소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에 차질이 생기고, 임시직 고용이 줄면서 저소득층이 확대되는 효과가 단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장기적으로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효과로 소득 증가가 수요 확대와 고용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날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 상위 20%(5분위)의 소득 증가는 기업들의 몫이 컸다. 지난해 상장기업 중심으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0% 정도 증가하면서 대기업 특별급여가 올 1분기에 30%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사업소득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분배 악화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전이 계속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특정 연도를 목표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거나 쉽지 않다면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3일에도 “최저임금의 적절한 인상을 통해 양극화 등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시장과 사업주에게 어느 정도 수용성이 있는지도 같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영수증 만지지 마세요”

    영수증을 맨손으로 만지면 환경호르몬의 체내 농도가 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은 마트에서 일한 지 평균 11년 된 중년 여성 계산원 54명의 소변 내 ‘비스페놀A’(BPA) 농도를 측정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환경’ 최신호에 발표됐다. BPA는 사람의 내분비 시스템을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이다. 불임과 유산 등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은 주로 플라스틱과 에폭시, 레진 등의 원료 물질로 물병과 스포츠 용품, 캔의 코팅제 등에 사용된다. 마트의 영수증이나 대기표에 쓰이는 ‘감열지’에도 이 성분이 사용된다. 연구팀은 계산원들이 장갑을 끼지 않고 이틀 연속으로 영수증을 만졌을 때와 같은 기간 장갑을 끼고 영수증을 만졌을 때의 BPA 소변농도를 분석했다. 맨손으로 영수증을 만졌을 때 소변 중 BPA 농도는 0.92ng/㎖로 업무 전(0.45ng/㎖)의 2.04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반면 장갑을 끼고 일했을 땐 업무 전(0.51ng/㎖)과 업무 후(0.47ng/㎖)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최 교수는 “계산원이 장갑만 착용해도 BPA 노출을 대부분 줄일 수 있다”며 “종이 영수증을 받지 말고 불가피하게 받더라도 바로 폐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안 받는 게 최선” 영수증 만지면 환경호르몬 체내 축적 2배

    “안 받는 게 최선” 영수증 만지면 환경호르몬 체내 축적 2배

    영수증을 맨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도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의 체내 농도가 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BPA는 인체에 들어가면 내분비 시스템을 교란하는 환경호르몬 중 하나다. 주로 플라스틱과 에폭시,레진 등의 원료물질로 물병, 스포츠용품,캔의 코팅제 등에 쓰이지만, 마트의 영수증이나 대기표 등에 쓰이는 감열지에도 이 성분이 사용된다. 체중 60㎏인 성인의 비스페놀A 하루 섭취 허용량은 3㎎ 정도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팀은 마트에서 일한 지 평균 11년 된 중년 여성 계산원 54명을 대상으로 영수증(감열지) 취급에 따른 소변 내 비스페놀A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이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마트에서 쓰이는 감열지는 롤 형태의 종이에 염료와 현상제를 미세하게 같이 부착한 형태다. 평상시에는 투명하지만 인쇄할 부분에 열을 가하는 헤드를 거치면 염료와 현상제가 서로 합쳐져 화학반응을 하고, 열을 가한 부분만 검은색 등으로 변색한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 계산원들이 장갑을 끼지 않은 채 이틀 연속으로 영수증을 취급했을 때와 같은 기간 장갑을 끼고 영수증을 취급했을 때의 비스페놀A 소변농도를 비교했다. 이 결과 업무 중 맨손으로 영수증을 취급했을 때의 소변 중 비스페놀A 농도(ng/㎖)는 0.92로 업무 전의 0.45보다 2.04배 수준으로 상승했다.반면 장갑을 끼고 일했을 때의 비스페놀A 농도는 업무 전 0.51, 업무 후 0.47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스페놀A와 당뇨병의 상관성도 관찰됐다.영수증에 노출된 비스페놀A 농도가 높은 계산원은 공복 인슐린 수치와 인슐린 저항성이 함께 높아진 것이다. 최경호 교수는 “영수증을 직업적으로 취급하는 계산원이 장갑만 착용해도 BPA 노출을 거의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비스페놀A 영수증의 위해성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외에서는 로션을 바른 손으로 영수증을 만지면 더 잘 흡수된다거나, 손을 통해 비스페놀 성분이 흡수되면 체내에 더 오래 잔류한다는 등의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때문에 일부 업체에서는 BPA 성분을 대체하는 BPS 영수증이 등장했다.하지만 BPA가 아니더라도 비스페놀 계열의 영수증은 비슷한 수준의 위해성이 검출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문제는 BPA 성분을 대체하는 것만으로는 인체에 대한 위해성을 줄이기 힘들다는 점”이라며 “요즘은 스마트폰이 영수증을 대체하는 추세인 만큼 가급적이면 물건을 산 다음에 종이 영수증을 받지 말고, 불가피하게 받더라도 바로 폐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저임금 ‘1만원 인상’ 2022년까지 연기하나

    최저임금 ‘1만원 인상’ 2022년까지 연기하나

    영세자영업 등 부담 가중 의식 목표연도 탄력적으로 조정 시사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쟁 시점 반발하는 노동계 설득이 과제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론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총리는 이날 부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목표 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목표 연도’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의미한다. ‘1만원 인상’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시점은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적용할 최저임금을 7430원으로 올렸다. 지난해보다 16.3%(1060원) 인상된 것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07년 인상률 12.3% 이후 가장 높은 것이었다.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릴려면 내년과 내후년에 각각 15.2%씩 인상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저임금을 3년 연속 10%대 올리는 것은 제도 도입 초기인 노태우 정부 이후 전례가 없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최근 고용 부진을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국회에서는 “경험이나 직관으로 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이나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선 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발언 수위를 더 끌어올린 모양새가 됐다. 김 부총리가 속도 조절론을 꺼내 든 배경에는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쟁도 자리잡고 있다. 영향 관계를 규명하기에 앞서 최근 취업자 수 증가 폭이 3개월 연속 10만명대에 그친 데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는 경영계와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도 만만찮은 실정이다.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서 최대 변수는 정기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할 것인지 여부, 즉 산입 범위라고 할 수 있다. 현행 법규상 최저임금에는 기본급, 직무수당, 직책수당 등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 포함된다. 정부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사용자 반발을 줄이고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급여의 범위를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사정이 산입 범위에 합의한다면 최저임금 인상과 재계 부담 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겠지만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반감된다며 반발하는 노동계를 설득하는 게 만만치 않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방재안전 공무원 안전수당 신설

    재난안전을 담당하는 방재안전직렬 공무원을 위한 별도의 수당이 신설된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지자체 간부급 자리도 복수직으로 전환한다. 행정안전부는 24일 ‘제25회 방재의 날’(5월 25일)을 맞아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기념식을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방재안전직렬 공무원 사기진작 방안을 발표한다. 방재안전직렬은 연일 격무에 시달려 공무원들 사이에서 ‘비인기’ 부처로 평가받는 재난부서에 장기간 재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2013년 신설됐다. 담당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해 체계적인 재난관리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다. 앞서 류희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지난해 기자 간담회에서 방재안전직렬 공무원을 위해 ‘안전수당’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행안부가 신설하기로 한 방재안전직 수당의 구체적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여기에 지자체 조직에서 소수 직렬이라는 이유로 승진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현실을 타개하고자 승진 가능한 상위 직급 자리에 방재안전직 출신이 오를 수 있도록 복수직으로 바꾸기로 했다. 방재안전직이 갈 수 있는 기초 지자체 간부급 자리(5~6급)도 점차 복수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한 해 1만7000건… 정부 ‘로드킬 줄이기’ 나선다

    한 해 1만7000건… 정부 ‘로드킬 줄이기’ 나선다

    환경부·국토부 공동 대책 수립 국토부 저감방안 조정 등 총괄 사고 잦은 5월·11월 집중 예보그간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각각 수행하던 ‘동물 찻길 사고’(로드킬) 조사를 도로관리기관으로 일원화한다. 조사원이 직접 손으로 작성하던 사건 조사 방식을 포기하고 위치정보 기반 앱을 활용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기로 했다. 두 부처는 이와 같은 내용의 ‘로드킬 조사 및 관리 지침’을 제정해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빈발하는 도로 위 야생동물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국도에서 발생한 로드킬 사고는 1만 5436건으로, 5년 전인 2012년(3174건)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고속국도에서 발생한 로드킬도 1884건에 달한다. 최근 5년간 2000건 안팎을 유지하며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지리산을 벗어나 이동 중이던 반달곰 ‘KM53’이 고속도로에서 사고로 다리를 다쳐 국민적 관심을 끌었다. 6일에는 경북 울진에서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로드킬을 당해 공분을 샀다. 야생동물 보호뿐 아니라 운전자 안전에도 위협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국토부는 조사체계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국토부 도로관리청과 환경부의 지방환경청에서 로드킬 사고를 조사했지만, 앞으로는 도로법상 도로관리기관이 전담한다. 고속도로는 한국도로공사가, 일반국도는 국토부 산하 지방청이, 지방도로는 일선 지자체가 각각 맡는다. 이를 통해 전국 모든 도로에서 로드킬을 관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역할 분담도 명확히 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조사·분석 결과를 토대로 국토부와 매년 공동대책을 수립하고, 국토부는 동물 찻길 사고 집중발생구간에 대한 저감대책 수립·조정을 총괄한다. 정부는 정확한 조사를 위해 녹색연합이 개발한 위치정보 기반 앱 ‘굿로드’를 활용한다. 기존에는 조사원이 사고 현장에서 모든 기록을 수기로 작성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환경부가 굿로드에 축적된 위치정보를 넘겨받아 관리하고 조사원은 이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수집된 자료는 ‘동물 찻길 사고 정보시스템’에 실시간 전송된다. 로드킬 예방을 위한 대국민 홍보도 병행한다. 고라니 새끼가 어미에게서 독립해 사고가 잦은 5월과 11월에 집중 예보를 시행한다. 내비게이션이나 도로전광판 등을 통해 로드킬 정보를 집중적으로 알린다. 로드킬 빈발구간을 내비게이션으로 안내하고 운전자에 대한 예방교육도 강화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김동연 “최저임금 인상 신축적으로”… 속도조절 첫 언급

    김동연 “최저임금 인상 신축적으로”… 속도조절 첫 언급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김 부총리는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관련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현재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 중”이라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과 시장·사업주의 수용성을 충분히 고려해 목표 연도를 신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경제 수장인 김 부총리가 인상 폭을 당초 계획보다 낮추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셈이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 6470원에서 올해 7530원으로 16.4% 인상됐다. 2020년 1만원을 달성하려면 앞으로 2년 동안 동일 비율로 인상한다고 가정했을 때 내년도 최저임금을 8678원(15.2%)으로 올려야 한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의 적절한 인상을 통해 양극화 등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시장과 사업주에게 어느 정도 수용성이 있는지도 같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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