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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과와 위험 요인/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과와 위험 요인/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4월 3일 우리나라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했다. 이 은행의 약진이 예사롭지 않다. 출범 8일 만에 작년 한 해 동안 은행권 전체의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인 15만 5000건을 넘어서는 계좌 개설 실적을 보여 주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6일까지 총 24만명의 고객이 유입됐다. 수신은 약 2800억원을 넘어 연간 목표인 5000억원의 절반 이상을 벌써 달성했고 여신도 약 1800억원을 넘어섰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케이뱅크가 약진하고 있는 것은 계좌 개설의 편리성 등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여타 은행 대비 높은 수신금리와 낮은 대출금리 등 가격경쟁력이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MF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동안 우리나라 은행산업에는 새로운 은행의 진입이 없었다. 케이뱅크가 처음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은행들 간 경쟁이 약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영업 현장에서는 출혈경쟁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서로 어느 정도 상대를 아는 상태에서 예상 가능한 범주의 경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기존 은행들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은행이 시장에 들어섰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기존 은행들도 긴장하고 있으며 금리를 조정하고 핀테크 역량을 강화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경쟁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6월 말 카카오뱅크가 출범하고 이후 추가로 또 다른 인터넷 전문은행이 인가를 받으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수신금리는 올라가고 여신금리는 떨어지고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는 좋아지는 등 경쟁이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바람직한 변화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은행의 수익성은 떨어지게 되고 은행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영업을 할 우려가 있다.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높은 수익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은행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곧바로 금융 시스템 불안정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시장 진입으로 이러한 위험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새로이 시장에 진입한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기존 은행들의 고객을 잡기 위해 높은 수신금리와 낮은 대출금리를 무기로 승부하고 있다. 기존 은행들과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이러한 방식의 영업을 지속할 경우 기술혁신과 비용절감이 동반되지 않으면 곧바로 수익성이 하락해 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인터넷 전문은행도 은행이며 은행의 중요한 수익원은 대출이다. 일반인들은 은행이 낮은 금리로 예금을 받아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 주면서 손쉽게 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출은 간단하고 손쉬운 업무가 아니다. 대출 대상에 대한 정보 수집을 통한 면밀한 사전 심사와 대출의 가격인 이자율의 결정, 그리고 사후 위험 관리 및 모니터링 등이 어우러지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기존 은행들도 어려워하는데 경험이 일천한 신생 인터넷 전문은행들에는 벅찬 도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낮은 대출금리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도가 불투명한 고객들이 많이 몰려들 것이고 이에 따라 대출심사가 어려워지고 부실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험이 풍부한 대출 관련 전문인력의 채용과 효율적인 대출심사 시스템 구축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오랜만에 등장한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우리나라 은행산업에는 경쟁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후생의 증가와 금융산업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도 기대해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항상 좋은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금융산업에서 그렇다. 경쟁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경쟁이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을 잘 관리하고 통제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자체적인 노력과 금융 당국의 철저한 감독이 요구된다.
  • 100개 도시 문화정상회의 오늘 개막

    100개 도시 문화정상회의 오늘 개막

    ‘지속 가능한 문화’ 32개 세션 66개국 1000여명 참가 성황 원도심 투어 등 문화·전시회도 2017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문화정상회의가 10일 제주에서 개막한다.9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속 가능한 도시의 문화를 위한 약속과 실천’이라는 주제로 13일까지 나흘간 제주문예회관과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세계 66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문화 전문가와 예술인 등 1000여명이 참가한다. 전체세션(3회)과 동시세션(18회), 국내 전문가·도민 참여를 위한 한국세션(5회), 제주세션(6회) 등 모두 32개의 세션이 진행된다. 전체·동시세션에서는 지방정부의 문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접근방법을 평가·개선하기 위한 ‘문화 21 실천’, ‘세계문화 2030 목표를 향해’ 등 글로벌 문화이슈·문화권리 등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한다. 한국·제주세션에서는 사회경제환경과 지역문화를 연결하기 위해 ‘리사이클링·업사이클링’, ‘문화콘텐츠로 도시를 편집하다’, ‘제주문화 정체성’, ‘청년문화’를 주제로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한다. 부대행사로 제주의 역사와 문화가 축적된 원도심 투어를 칠성로 광장, 관덕정과 목관아, 삼도2동 문화예술의 거리, 동문시장, 김만덕기념관 등 5개 코스에서 진행한다. 주행사장인 문예회관에서는 제주 문화를 소개하는 각종 홍보물을 전시하고 자매우호도시인 중국 다롄(大連)시 미술작가의 유화 작품을 전시하는 등 이색적인 볼거리도 마련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해 5월 러시아 카잔에서 개최된 UCLG 집행부회의에서 터키 코냐, 칠레 탈카와 경합을 벌여 문화정상회의를 유치했다. UCLG는 2004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유엔 193개 회원국 가운데 140개 회원국의 1000여개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 기구가 참가해 설립됐다. 현재 중동·서아시아, 아프리카, 유라시아, 유럽, 아시아·태평양, 북미, 남미 등 7개 대륙별 지부와 인구 100만명 이상인 회원 도시, 사무국 주재 도시 등으로 구성됐다. 320개 지자체 대표와 회장단이 참석하는 집행부회의는 연 2회 열린다. 제주도는 1998년 UCLG의 전신인 지방자치단체국제연합(IULA)에 가입했으며, 2007년 UCLG 세계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암 없는 희망찬 세상] 폐암 유형·환자별 치료법 달라… 조직 검사는 필수

    [암 없는 희망찬 세상] 폐암 유형·환자별 치료법 달라… 조직 검사는 필수

    폐는 3억~5억개의 포도송이 모양으로 생긴 허파꽈리(폐포)를 통해 공기로부터 산소를 얻고, 혈액으로부터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폐는 항상 외부와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의 오염물질과 병원체에 쉽게 노출되고 이것들을 제거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대표적인 폐 관련 질환으로는 폐렴, 폐농양, 폐결핵, 천식, 폐색전증, 폐혈관염, 급성호흡증후군, 폐암 등이 있으며, 이 중 폐암은 정상적인 폐 세포의 유전자가 변형돼 원래 기능을 하지 못하고 계속 증식해 생기는 악성종양을 의미한다. 폐암의 원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흡연이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3배나 크다.폐암의 증상은 기침, 피를 토함,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이며 발생 부위에 따라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거나 쉰 목소리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자가 증상이 나타날 때쯤이면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폐암 검진은 가슴 부위 X선 촬영 및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이용하며, 추가로 종양 표지 혈액 검사 및 PET, MRI 등으로 암의 전이 정도나 예후를 예측한다. 조직 검사 결과에 따라 암의 확진 및 치료 방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조직 검사를 받아야 한다. 조직 검사는 피부를 통해 가느다란 침을 찔러 넣어 암 조직을 얻거나, 기관지 내시경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폐암은 크게 소세포 폐암과 비소세포 폐암으로 구별한다. 이 두 종류의 암은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치료법과 예후가 다르다. 소세포 폐암은 말 그대로 암세포의 크기가 작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병의 진행이 빠르고 쉽게 전이되지만 비교적 항암제가 잘 듣는 특성이 있다. 비소세포 폐암의 치료는 수술적 제거,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 표적항암제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단독 혹은 병용 치료를 하기도 한다. 전이가 되지 않은 I기, II기 치료는 수술로 암 조직을 모두 절제하는 것이 권장되며, 전신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이 힘들 경우 방사선 치료를 먼저 시행하기도 한다. 폐에서 암세포가 떨어져 나와 다른 기관에 전이된 III기의 경우 병용치료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IV기는 흉수(흉막강 내 비정상적으로 고인 액체)가 있는 경우인데, III기와 비슷하나 흉관 삽입을 통해 흉수를 제거하기도 한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 원인 중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특히 말기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1960~70년대 1세대 세포독성항암제는 부작용 및 내성 문제 등으로 기대 효과에는 한계가 있으며, 2000년대 초반에 등장한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 내의 특이적인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해 정상 세포에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하는 작용기전으로 1세대 항암제의 부작용을 상당히 개선했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 폐암 환자는 표적항암제인 이레사, 타세바, 지오트립 등의 인산화 효소 저해제를 사용해 좋은 효과를 얻었다. 또한 이들 항암제에 내성을 보인 환자에게는 올리타와 타그리소 등의 신약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 표적항암제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치료되는 듯하다가도 결국 내성이 생기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는 같은 암이라도 발생 기전이 다를뿐더러 같은 환자의 암이라고 하더라도 암 조직을 구성하는 암세포에 다양한 변이가 축적돼 항암제에 영향을 받지 않은 일부 암세포가 살아남아서 새로운 암조직을 만들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는 인체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와 더 잘 싸우게 하는 암치료제로 표적항암제와 달리 내성이 거의 없는 차세대 암치료제다. 암세포에 의한 면역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 세포 신호 전달경로를 차단함으로써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면역관문억제제가 대표적이다. 비소세포 폐암에 적용되는 옵디보와 키트루다, 여보이 등이 있다. 최근에는 환자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해 특수한 배양 과정을 통해 증폭시키거나, 더 나아가 환자의 T세포를 유전자 가위를 사용해 단시간에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든 CAR-T Cell 등이 시판 또는 임상시험 중에 있다. 정상 세포에는 감염되지 않고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만든 종양용해바이러스는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고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는 등의 기전을 가지고 있어 단독 또는 병용치료제로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준승 신라젠 임상시험 샘플 분석팀 박사
  • [‘깜깜이 정권 이양’ 공무원들의 하소연] 취임식부터 찍힐라… 생략? 선서만? 광화문? 무엇이든 대비하라

    [‘깜깜이 정권 이양’ 공무원들의 하소연] 취임식부터 찍힐라… 생략? 선서만? 광화문? 무엇이든 대비하라

    “5월 10일 오전 8시에 총리실을 거쳐 차관님이 대통령 당선인 측에 전화를 드리는 것으로 합시다.”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준비하는 행정자치부는 모든 경우의 수를 준비하고 있지만, 사상 초유의 조기 대선을 맞아 난감해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통령 당선 이후 두 달 정도의 준비 기간을 가지고 당선인 쪽의 취임식 준비위원회와 함께 행사를 준비했지만 이번에는 준비할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당선과 동시에 취임식을 열거나 또는 생략하고 대통령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 행자부는 당선인의 뜻이 가장 중요한 취임식 준비를 미리 할 수 없다. 후보들의 취임식 공약을 꼼꼼히 살피며 대비를 하고 있다.#고위직들 거취 불투명… 일손 못 잡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12년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에 특사를 보내 취임식에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번에는 취임식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없다. 문재인 선거캠프 관계자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와 국정운영 방향 등 핵심 내용을 담은 취임사를 발표하는 대신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대통령 선서를 하고 여야 대표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며 “청와대로 가는 길이나 광화문광장에 대통령을 마중 나온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100만 대한민국 국민을 모시고 광화문에서 취임식을 하고 걸어서 청와대 집무실로 가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취임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안 후보는 “10일 취임식은 안 하고 국회에서 선서만 한 뒤 바로 일을 시작해 가장 먼저 외교와 안보 사안을 챙기겠다”고 주장했다. 행자부는 새 대통령이 국회에서 선서만 하거나 국회광장에서 약식으로 취임식을 여는 방안 또는 촛불집회의 무대였던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취임식 등 모든 상황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은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대통령 당선인이 확정되더라도 그 이후 상황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인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새 정부가 출범하기 때문에 밑그림을 그릴 시간적 여유가 없을뿐더러 당장 총리 인선이 시급한 과제다. 차기 대통령이 임명증을 받으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사임 의사를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며칠간은 차기 정부와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또 황 권한대행이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새 총리 인선까지 유일호 국무총리 권한대행이 국무조정실을 이끌어야 한다. 국무조정실의 어느 누구도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상황이기에 현재로서는 추정만 할 뿐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총리 인선이 이뤄지는 동안 국정 운영은 국무조정실이 주도적으로 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위직의 경우 자신의 거취조차 불투명한 상황인데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새 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장·차관급 인사와 1급 인사까지 하고 나면 적어도 3~4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신속한 새 총리 인선이 새 정부의 공회전을 줄이는 데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국무조정실, 국정 공회전 최소화 방안 분주 관가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없어 전열을 정비할 시간도 없이 곧바로 인사나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탓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올해 사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새 정부의 사업을 반영하는 데 어려움이 예상되고 조정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자체나 민간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을 오는 26일 기획재정부에 내야 하는데 9월 국회 제출 전까지 상당한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정부 조직 개편과 맞물려 추경이 상시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바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다. 선관위는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5~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준비를 했던 과거 대선과 달리 이번 대선은 60일 안에 모든 과정을 끝내야 하고, 게다가 18대 대선까지는 없었던 사전투표까지 치르게 됐다. 선관위는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되자마자 지난달 10일 선거종합상황실을 꾸렸다. 선거1·2과, 정당과, 정보기반과 등 38명이 모여 대선을 총괄 지휘하는 조직으로, 선거 상황에 실시간 대응하기 위해 비상근무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선거법을 안내하는 법규안내센터도 지난 1월 16일부터 29명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사실상 ‘민원실’이나 다름없다. 밤늦게 유세차 로고송이 들려 시끄럽다는 불만, 후보 측 선거운동 문자가 어떻게 나에게 보내졌느냐는 항의까지 모두 이곳으로 몰린다. 하루 1000여통의 전화를 20명이 한 명당 40~50통씩 받다 보니 “감정노동자나 다름없는 삶”이라는 한탄도 나온다고 한다. 가짜 뉴스와 흑색선전·비방 등을 걸러내는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에는 20명의 사이버조사전문가와 19명의 모니터요원이 활동하고 있는데, 하루 종일 누군가를 비방하는 내용을 접하다 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 문제다. 투표관리와 사무원, 참관인 등 대선에 필요한 인력은 총 48만명이 넘지만 선관위 직원은 전국에 2800명에 불과하다. 황금연휴 기간에 사전투표와 투표가 진행되다보니 짧은 시간에 이 많은 인원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12월 대선을 예상하고 장소를 섭외해 놨던 투·개표소도 변경해야 하다 보니 각 지역의 선관위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장소 섭외에 나섰다. 연휴 기간 대규모 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고 일부 장소에선 수천만원의 대관비를 요구하기도 했다. #‘비상’ 선관위 … 하루 1000통 항의전화에 몸살 선관위 ‘사내 커플’인 차태욱 언론팀장과 박현도 주무관은 선거 때만 되면 아이들과 ‘생이별’을 하지만 이번에는 더욱 함께한 시간이 적었다고 토로했다. 차 팀장은 “유례없는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됐지만, 그동안 축적해 둔 선관위의 경험이 힘을 발휘해 원활하게 진행됐다”면서 “선관위의 공정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기고] 미네르바의 부엉이와 온고지신/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기고] 미네르바의 부엉이와 온고지신/송언석 기획재정부 2차관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들 무렵 나래를 편다.” 헤겔의 ‘법철학’에 나오는 말이다. 미네르바는 지혜의 여신이고, 밤에도 낮처럼 볼 수 있는 그의 부엉이 글라우쿠스는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격동의 시간이 지난 후 참된 지혜가 생겨난다’로 해석되는데, ‘시대 전환기에는 새로운 사상과 철학이 들불처럼 일어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앞으로 10년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다. 우선 ‘인구 절벽’이 문제다. 당장 내년에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국민 열 명 중 두 명은 65세 이상 어르신이라는 말이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들어 경제의 활력과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양극화 문제도 심각한 도전 과제다.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한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에서는 소득 불평등 확대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저해한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저성장 추세의 이면에 우리 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양극화의 그늘이 있을지도 모른다. 소위 4차 산업혁명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 미래학자는 2020년쯤에 사상 최고의 부(富)를 둘러싼 미래 산업전쟁이 시작될 것이며, 2020년대 중반쯤에는 국가별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한다. 아이폰의 등장과 노키아의 몰락,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지켜보면서 기술 발전이 초래할 미래에 긴장하게 된다.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심화, 급속한 기술 발전 등이 우리 경제·사회 구조와 삶의 방식에 미치는 영향은 서로 상승 작용을 반복하며 얽혀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되면 첨단기술을 가진 노동자는 좋은 일자리를 얻게 되겠지만, 단순 기술직이나 사무직 노동자는 기계로 대체될 수 있다. 이는 실업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게 된다. 임기응변식 대응으로는 힘들다. 변화의 방향을 냉철하게 읽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부의 바뀜에 상관없이 흔들림 없이 실행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정책도 유행을 탄다. 시대 전환기에는 과거의 것은 모두 낡은 유물, ‘앙시앵 레짐’(ancien regime)으로 치부하고, 새로운 철학과 사상을 찾게 된다. 기존의 가치를 폐기하고 새로운 정책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난다. 헤겔이 말한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그런 의미만 있을까. 그렇지 않다. 부엉이는 석양녘에 낮 동안 일어난 일을 지혜롭게 살펴 어두운 밤하늘 높게 비상할 준비를 한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갖게 된 지혜를 의미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이 헤겔의 말 속에 숨어 있다. 과거의 것 중에서 좋은 것은 발전시키고, 미래를 위해 부족한 부분은 채워 나가야 경제·사회 운용의 일관성도 생기고, 더 큰 발전의 힘도 축적된다. 전환기에 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온고지신하는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열린세상] 국가교육위원회, 미국 사례를 보라/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가교육위원회, 미국 사례를 보라/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그동안 후보자들은 국민의 마음을 얻고자 많은 공약을 쏟아냈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특이한 점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방향에서는 유사한 공약이 많다는 점이다. 당면한 교육 문제와 해법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유력 후보들이 공약한 만큼 위원회 도입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다. 새로운 기구나 제도가 만들어질 때에는 대체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과거부터 축적된 문제나 폐단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하고, 둘째는 미래 관점에서 새로운 질서를 능동적으로 형성하고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고자 할 때, 이를 주도할 기구를 만든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주로 첫째 이유와 관련된 듯하다. 대통령 임기를 넘는 위원회를 만들어 정권이나 장관이 교체될 때마다 바뀌는 교육 정책의 비일관성이나 불안정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교육정책을 독점하면서 학교 현장에 대한 규제와 통제를 일삼고,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여 주지 못한 교육부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다고 한다. 부처의 폐지까지 거론되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특정 이념 세력이 교육 정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겠다는 이유도 제시된다. 보수 정권이 추진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기폭제였을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청와대 지시를 따라야 하고, 집권 세력의 압력에 취약한 정부 풍토를 고려하면 억울한 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죽했으면 ‘교육통제부’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을까. 냉철한 진단과 반성이 요구된다. 국가교육위원회로 누적된 폐단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고육책이다. 하지만 과거 문제에만 얽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 관료의 정책 독점을 막고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것은 중요하지만, 여기에만 집착하면 다음 논의는 자연스럽게 ‘누가 위원회에 참여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여야 정치집단이 추천하는 인사들로 위원회가 구성되고 자리 다툼이 벌어질 것이다. 여기에 무상급식, 특목고 폐지처럼 이념 갈등을 수반하는 정책이 상정되면, 위원회는 이념의 전쟁터가 되고 파행은 자명하다. 게다가 한 해에 서너 차례만 열리고 대통령은 첫 회의에만 참석하는 관행이 되풀이되면, 국가교육위원회는 결국 형해(形骸)화될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미래 패러다임에서 운영돼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는 인재 양성 전략을 범사회적 관점에서 수립하고 제안하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 교육을 통해 사회 갈등을 극복하고, 경제 위기를 ‘근본적’으로 돌파하는 중장기 플랜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나라의 교육이 더이상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팽배한 시점에서 우리 교육의 새 판을 짜서 국민을 설득하고 범부처가 나서도록 하는 ‘담대한’ 구상을 하는 것이 위원회의 임무일 것이다. 미국 사례를 보자. 1980년대 경제, 안보, 과학기술 등 모든 면에서 국가 위기를 직감한 레이건 행정부는 ‘교육 수월성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만들었다. 최고 교육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는 18개월에 걸친 연구, 조사 및 청문회를 거쳐 ‘위기에 처한 나라’(A Nation at Risk)라는 역사적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 내용보다 위원회 운영에서 몇 가지 시사점이 있다. 첫째, 머리말을 보면 이 보고서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제출하는 보고서라는 점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낱낱의 정책 발굴에만 매달리기보다 나라의 위기와 교육적 해법을 국민에게 알리고 교육개혁의 절실함과 동참을 호소한 것이다. 둘째, 공공부문 축소를 지향하는 신자유주의자였던 레이건의 요구와 달리 위원회는 연방 차원의 교육투자 확대와 적극적인 개입을 제안했다. 최고 권력자의 ‘심기’보다 나라의 미래를 우선했던 것이다. 셋째, 철저히 교육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분야별로 과학적인 조사연구를 하고 폭넓은 의견 수렴 후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적폐 청산은 중요하다. 하지만 미래 준비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교육은 민생 문제이면서 나라와 민족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국가교육위원회 공약이 어떻게 이행되는지 온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
  • 이준석, 바른정당 탈당파에 “배신자 칭호는 과분…‘쫄보’다”

    이준석, 바른정당 탈당파에 “배신자 칭호는 과분…‘쫄보’다”

    이준석 바른정당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1일 바른정당 탈당파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당협의원장은 이날 탈당파 의원 14명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회동을 한 것과 관련해 “배신자들은 그들에게 과분한 칭호”라며 “적절한 칭호는 저렴한 표현이지만 ‘쫄보’라고 본다”고 말했다.해당 글을 올린 지 3시간 후 이 위원장은 다시 장문의 심경글을 올렸다. 본인을 ‘바른정당의 막내’라고 소개한 이 위원장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의 원래 이름. 개혁보수신당”이라며 “그동안 패권에 눌려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을 못하고 민심에 닿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아마 우리가 탈당을 감행했던 이유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의석도 없는 당협위원장이 탈당을 감행했던 이유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후 당내 탈당파 의원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하나씩 평가한 이 위원장은 “저는 담담하게 내년 보궐선거에서 기호 4번도 한 번 해보고 싶다”며 “이긴 들, 진 들 후회없이 나아가 보고 싶다. 바르게 정치하기 위해서 정치를 하는 것이지 무조건 정치를 하기 위해서 가치관을 흔들지는 않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의원장은 “오늘 우리 당의 다른 의견들이 지지자들의 귀에 닿기 전에, 우리가 추구하던 개혁보수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개혁보수 시민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불을 질렀으면 좋겠다”며 “바른정당의 무기는 진정성”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른정당 비유승민계 의원 14명이 2일 회동을 하고 탈당 여부 등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14명은 권성동 김성태 김재경 김학용 박성중 박순자 여상규 이군현 이진복 장제원 정운천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가나다 순) 의원 등이다. 다음은 이준석 위원장 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이준석입니다. 저는 바른정당에서 가장 어린 지역구 책임자입니다. 그리고 당장 내년 6월에 보궐선거가 닥친 상황입니다. 아마 당내에서 가장 선거 고민을 일찍하고 있을 겁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의 원래 이름. 개혁보수신당입니다. 그동안 패권에 눌려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을 못하고 민심에 닿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아마 우리가 탈당을 감행했던 이유였다고 봅니다. 의석도 없는 당협위원장이 탈당을 감행했던 이유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같이하는 멤버들에 대한 신뢰였습니다. 누구보다도 자신감있게 국조특위에서 그들을 몰아붙이던 김성태 국조위원장은 강단있음의 상징이었습니다. 위증을 하는 증인들을 몰아붙이고 보수가 자성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장제원 의원님은 날카로움의 상징이었습니다. 비상시국회의를 주재하면서 원만하게 갈등과 이해관계를 조정해 나가시던 김재경 의원님은 부드러움의 아이콘이었습니다. 항상 일이 조금 뒤쳐진다 싶을때 총대를 매고 먼저 나서주시던 김학용 의원님은 행동력의 상징이었습니다. 상주에서 보궐선거 지원 나가셔서 길가는 노인과도 셀카를 찍어서 전송해주시던 정운천 의원님의 모습은 `하면된다`와 지역구도 타파의 상징이었습니다. 탄핵국면에서 헌재판결을 앞두고 흔들리던 당을 붙들어주신 확신에 가득찬 권성동 법사위원장의 모습은 우리 당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창당 준비를 하면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당내 소통시스템을, 전산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지 고민해오셨던 박성중 의원님의 모습은 우리 당이 새로움에 가득찰 수 있다는 확신이었습니다. 박순자 의원님이 입당하셨을 때 저에게 창당대회에서 말씀주셨던 새로움에 대한 기대는 현재진행형입니다. 과거 전당대회에서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누구보다 솔직하게 청년들의 질문에 답해주시던 김용태 의원님의 모습은 젊음에 다가설 수 있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하태경 의원님의 치밀한 논리와 준비는 저에게 드디어 영국식 합리적 보수정당이 꾸려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습니다. 우리가 지난 4개월간 축적했던 이 모든 자산을 내려놓고 과연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정치를 시작한 뒤로 저는 가장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후보와 유세를 다닐 때마다 보이는 청년과 젊은 사람들의 물결. 박근혜 대통령 선거운동하면서는 한번도 못느꼈던 감동입니다. 바른정당의 가치는 이제 동원된 버스의 수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유한국당 후보의 유세장에 모인 관광버스와 대비되는 문화는 유세에 참석했다 지하철 타고 버스타고 흩어지는 우리의 새로운 문화입니다. 자유한국당의 의원하나 하나가 길거리에 나가도 그들에게 사인해달라고 하고 사진같이 찍자고 하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는 못들었습니다. 어제 대구 동성로 유세장에서 “혹시 장제원 의원님은 안오시나요? 김성태 의원님 꼭 보고싶어요. 하태경의원님 전화번호좀 알 수 있을까요?” 라고 이야기했던 대학생들이 우리의 멋이고, 보수의 희망입니다. 그 젊은, 바른정당으로 인해 희망을 찾은 젊은이들에게 저는 실망을 돌려줄 용기가 없습니다. 저는 담담하게 내년 보궐선거에서 기호 4번도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이긴 들, 진 들 후회없이 나아가 보고 싶습니다. 바르게 정치하기 위해서 정치를 하는 것이지 무조건 정치를 하기 위해서 가치관을 흔들지는 않고 싶습니다.  오늘 우리 당의 다른 의견들이 지지자들의 귀에 닿기 전에, 우리가 추구하던 개혁보수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개혁보수 시민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불을 질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개혁보수를 세워보겠다는 초심으로 내일 다시 뭉칠 수 있다면 그것은 감동과 반전, 희망일 것이고, 정상배들의 꼬임에 우리 스스로의 가치를 저버리게 된다면 실망과 좌절, 나아가서는 우리가 꿈꿨던 개혁적 보수의 종언일 것입니다. 어렵고 지치겠지만, 두렵지는 않습니다. 바른정당의 무기는 진정성일테니까요. 2017.05.0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앉아 죽으나 나가 죽으나 마찬가지”라던 장제원이···▶ 바른정당 남은 하태경 “산은 사람을 떠나지 않는데 사람이 산을 떠나”▶ 정운천, 바른정당 탈당 유보…“지역구 내려가 의견 수렴”
  • 스마트팜 빅데이터로 키운 토마토, 일반농가보다 77%나 더 주렁주렁

    스마트팜 빅데이터로 키운 토마토, 일반농가보다 77%나 더 주렁주렁

    농진청 ‘한국형 스마트팜’ 박차 2020년 3세대 수출형 모델 개발 지난달 19일 전남 화순에 있는 한울농장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완숙 토마토’의 생산성 향상모델 평가회가 열렸다. 스마트팜 10개 농가에 축적된 온도, 습도, 일사량, 수량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토마토 생산량이 얼마나 증산됐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2014년 8월부터 축적된 빅데이터와 스마트팜이 만나 일궈낸 시너지 효과는 놀라웠다. 토마토 생산량이 일반 농가에 비해 77%나 늘어났다. 일반 농가가 3.3㎡당 평균 101㎏을 생산한 데 비해 스마트팜 농가에서는 179㎏이 나왔다. 농장 관계자는 “스마트팜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3.3㎡당 200㎏ 수확량과 비교해서도 별 차이가 안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농촌진흥청이 빅데이터를 접목시킨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 표준화를 추진해 2020년부터는 ‘스마트팜 플랜트’를 해외에 수출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기업과 대학, 민간연구소, 농업인 등으로 구성된 한국형 스마트팜 종합연구단을 출범시켰다. 올해는 딸기와 참외, 파프리카 등 고소득 시설원예 작물의 빅데이터를 정교하게 수집하기 위해 스마트팜 참여 농가를 기존 10곳에서 30곳으로 늘린다. 이를 통해 생육 시기별로 최적의 온도와 습도, 일사량, 수분 등의 빅데이터가 축적된다. 내년까지 원격 제어와 원격 모니터링 등 편의성에 중점을 스마트팜 1세대 기술을 작물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2세대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정황근 농진청장은 1일 “내년에는 생체 정보와 생육 모델에 대한 인공지능(AI) 분석을 토대로 다양한 스마트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 2세대 모델을 내놓고, 2020년에는 3세대 모델인 수출형 스마트팜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2세대 모델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작물별로 최적의 생육관리 기술을 응용한 것이라면 3세대 모델에서는 복합 에너지 관리, 스마트 농작업 시스템이 적용된다. 빅데이터와 만난 스마트팜 기술에는 대기업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의 경우 딸기 생산 빅데이터와 스마트팜 기술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딸기 시장은 지난해 농가 판매액 기준으로 1조 2000억원 규모다. 소매시장 규모는 그 두 배에 이른다. 조용빈 농진청 농업빅데이터팀장은 “농업과 축산 등에서 빅데이터 기술이 축적될수록 자본을 가진 대기업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우리나라의 농업수출 선진국 도약 시점도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용은커녕 개천도 말랐다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용은커녕 개천도 말랐다

    100억 자산가 40%가 상속, “노력해도 성공 못 해” 풍조…교육 부익부 빈익빈 심화“출신과 가정환경에 따라 출발선부터 다른 꿈을 꾸는 거죠.” 국내 한 대기업에 과장으로 재직 중인 이종석(40·가명)씨는 고등학교 시절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서울 소재 명문 사립대에 진학한 뒤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취직하며 어느 정도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이씨는 그러나 최근 신문을 보다가 씁쓸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교 동창이 한 재벌그룹의 임원을 맡아 지배구조 개편의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뉴스를 접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뒤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학업이 부진했던 동창은 다름 아닌 이 그룹 총수의 아들이다. 이씨는 “나 역시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 크게 부족하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나이 마흔에 수천억원의 재산을 갖는 건 꿔 보지도 못한 꿈이었다”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동창과는 처음부터 계층과 신분이 달랐다는 걸 느꼈다”고 허탈해했다.●신흥국도 자수성가 우세… 말레이시아 66.7% 인도 65% 서울신문이 블룸버그의 ‘세계 500대 자산가’ 자산 축적 방식을 분석한 결과에서 ‘자수성가형’ 비중(16.7%)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난 것은 출발선부터 달랐던 환경이 결승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 준다. 체제 전환 과정에서 다수의 신흥 부호가 출현한 러시아는 28명 모두, 중국은 35명 중 34명(97.1%)이 자수성가형이었다. 유서 깊은 자본주의 역사를 가진 영국(75%)과 미국(68.4%)도 자수성가형 비중이 상속형보다 월등히 높아 ‘열린 사회’임을 보여 줬다. 태국(100%)과 말레이시아(66.7%), 인도(65.0%) 등 아시아 신흥국도 스스로의 힘으로 부를 일궈 세계 최고 자산가 반열에 오른 인물이 여럿 있다. 미국의 경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에너지 기업 코치인더스트리의 찰스 코치 회장과 데이비드 코치 부회장,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공동창업자까지 상위 자산가 9명이 모두 자수성가형이었다. 상속형 중 가장 재산이 많은 롭슨 월튼 월마트 회장은 10위에 자리했다. 중국도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과 미디어 기업 완다의 왕젠린 회장,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 중국 최대 택배업체 순펑의 왕웨이 회장, 게임기업 넷이즈의 딩레이 회장 등 ‘맨손 신화’가 즐비하다. 부동산 회사 컨트리 가든의 창업자 양궈치앙의 딸인 양후이안만이 유일한 상속 부호(중국 8위)였다. 일본은 의류업체 유니클로로 유명한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전기기기 업체 키엔스의 다키자키 다케미쓰 명예회장, 온라인 쇼핑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이토 마사토시 세븐앤드아이 홀딩스 회장, 전자부품업체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 등 6명 모두가 자수성가형이다. ●한국 100억 이상 자산가 40%, 상속·증여로 富 축적 한국의 부호가 유독 ‘금수저’ 비율이 높다는 건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미국 싱크탱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1996년부터 2015년까지 자산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 이상 보유자 1826명을 분석한 결과 한국(30명)은 74.1%가 상속형 부자였다. 회사 설립(18.5%)과 기업 운영(3.7%), 금융투자(3.7%) 등을 통해 스스로 부를 일군 비율은 25.9%에 불과하다. 조사대상 78개국 중 여섯 번째로 높고 전체 평균(30.4%)을 두 배 이상 웃돈다. 우리나라보다 상속형 비중이 높은 나라는 쿠웨이트·핀란드(100%), 덴마크(83.3%), 아르헨티나(80%), 아랍에미리트(75%)인데 이들 국가는 5명 이하가 분석 대상이라 통계적 의미가 약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10억원 이상 자산가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선 상속·증여로 부를 쌓았다는 응답이 26.3%로 집계됐다. 2011년 같은 조사 때의 13.7%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100억원 이상 부호의 자산 축적 방식은 상속·증여가 40%에 달해 ‘사업체 운영’(32.5%), ‘부동산 투자’(17.5%) 등을 제치고 가장 높았다. ‘큰 부자’일수록 ‘금수저’가 많다는 것이다. ‘성공은 쉽게 만족하지 않고 계속 전진할 때 온다’(게이츠), ‘가장 큰 위험은 어떤 위험도 취하지 않는 것이다’(저커버그), ‘가난한 사람들은 공통적인 한 가지 특징이 있다. 기다리다 끝이 난다’(마윈),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꿔라’(손정의). 자신의 힘으로 부를 일궜다는 자신감에 찬 미·중·일의 부자들은 자신의 성공 비결을 한마디로 요약한 명언으로 젊은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러나 한국에선 도전정신을 자극할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0대 주식 부호를 파악한 결과 자수성가형은 19명(38%)이다. 이 중 8명은 이미 예순을 훌쩍 넘겨 2세에게 상당한 경영권을 넘겼다. 1960년 이후 출생한 신흥 부호 중 ‘개천에서 용 났다’고 표현할 만한 인물은 김범수(51) 카카오 의장, 김택진(50) 엔씨소프트 대표, 김범석(39) 쿠팡 대표 정도만이 꼽힌다. ●망하지 않을 사업만 지원…‘창업 생태계’ 위축시켜 왜 한국에선 신흥 부호를 보기 힘든 것일까. 노력해도 성공할 수 없다는 ‘패배 의식’이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지적이다. 핀테크(금융+IT) 기업을 창업하려다 포기했다는 송재석(37·가명)씨는 “창업을 위해선 초기 자본과 획기적인 아이디어 못지않게 생사고락을 함께할 수 있는 동지가 최소한 2명은 필요하다”며 “그러나 지인들에게 아무리 창업하자고 독려해도 ‘허황된 꿈 꾸지 말라’며 비웃었다”고 회상했다.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세계적인 기업을 일굴 수 있었던 건 폴 앨런(MS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애플 공동창업자) 같은 든든한 조력자가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창업지원 프로그램도 ‘용’을 탄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김태완(35·가명)씨는 최근 IT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위해 한 지방자치단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매달 200만원의 자금과 업무공간, 사업 멘토를 제공하는 등 창업 희망자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지원 제도였다. 하지만 선발된 지원자를 보니 도시락 배달 등 평범한 자영업이 대부분이었다. 김씨는 “공무원들이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사업보다는 망하지 않을 사업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창업에서의 실패는 너무나 당연한 과정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용납되지 않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유독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경향이 강하기도 하지만 창업가를 양성하는 시스템 자체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용’이 자랄 개천마저 감소시킨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지난해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44만 3000원으로 100만원 미만 가구 5만원에 비해 8.9배나 많았다. 부모의 재력에 따라 자식이 습득할 수 있는 지식 수준이 크게 차이 날 수밖에 없다. ●“부의 세습 고리 끊어 사회 불균형 완화시켜야”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 분석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양천구 일반고 출신 서울대 합격자 비율은 50.9%로 10년 전인 2007년 43.5%에 비해 7.4% 포인트 증가했다. 이들 4개 구에서 배출된 서울대 합격자가 나머지 21개 구보다 많은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의 세습 심화는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지속가능 발전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부와 함께 공공재원의 합리적인 재분배를 통해 이런 불균형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씨 마른 ‘개천의 용’

    블룸버그 500대 자산가 분석 세계 500대 자산가 가운데 3분의2는 자신의 힘으로 직접 부(富)를 일군 ‘자수성가(self-made)형’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500대 자산가에 이름을 올린 6명 중 1명만이 자수성가형이었다. 자산가 숫자 자체도 절대적으로 적지만 이마저도 부모에게서 부를 물려받은 상속형(inherited)이 대부분인 것이다. ‘금수저’ ‘흙수저’로 대변되는 수저계급론이 청년세대의 자조를 떠나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서울신문이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500대 자산가’(4월 6일 기준)의 자산 축적 방식을 30일 분석한 결과 64%(320명)는 자수성가형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500대 순위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이건희·이재용 삼성 부자(父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6명이다. 이 가운데 자수성가형은 권 대표 1명(16.7%)뿐이다. 권 대표는 온라인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중국에 수출해 대박을 터뜨린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의 자수성가형 비중은 500대 자산가에 5명 이상 이름을 올린 22개국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맨 꼴찌다. 이웃 일본만 해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500대 자산가에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회장 등 6명이 포진했지만 이들 모두 자수성가형이었다. 중국은 35명 중 34명(97.1%), 미국은 171명 중 117명(68.4%)이 직접 창업해 부를 일궜다. 조명현(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노력해도 큰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창업 대신 공무원이나 공기업 등 안정적인 직장으로 쏠리고 있다”면서 “이런 패배의식과 사회풍토가 경제성장 동력과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톡Talk 인터뷰] “개성공단 폐쇄는 우리 경제의 돌파구 닫는 것”

    [톡Talk 인터뷰] “개성공단 폐쇄는 우리 경제의 돌파구 닫는 것”

    지난 2월로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년이 지났지만 갑작스러운 폐쇄에 타격을 입은 입주기업들은 아직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피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유로 논의되기도 했다. 여전히 입주기업들은 정부의 합당한 보상과 개성공단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개성공단 기업책임자회의 초대 회장인 유동옥 ㈜대화연료펌프 회장을 만나 입주기업들의 입장을 들었다. ㈜대화연료펌프는 자동차 및 산업용 연료 펌프와 필터를 생산해 70여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지만 개성공단 폐쇄라는 상황을 극복해 내기까지 쉽지 않은 1년을 보냈다. 그는 개성공단의 여러 의미를 언급하며 “현실적인 보상과 공단 재개 의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유 회장과의 일문일답.→개성공단 폐쇄된 지 1년이 넘었다. 개성공단 기업책임자회의 초대 회장으로서 지난 상황을 돌아본다면. -개인적인 생각보다 우리 회사와 더불어 124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입장을 밝히고 싶다. 우리는 11년 전에 정부의 방침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큰 긍지와 자부심, 소명의식을 가지고 개성에 들어갔다. 기업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의 경쟁력을 보고 참여했지만, 분단국가의 기업인으로서 우리 민족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생각도 컸다. 나름대로 사명감을 가졌다.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해왔는데 정부가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린 거다. 경제적인 손실이 물론 크지만 상실감도 크다. 물론 경제적으로도 큰 손해다. 실제로 개성공단만 한 경쟁력을 갖춘 공단은 없다. 인건비·대지 등의 비용은 물론이고 우리말로 소통할 수 있어서 직원들의 학습효과도 뛰어나다. 또 이직이 없으니 기술이 축적된다. 해외 전문가들도 한국의 미래 기회요인으로 개성공단과 북한의 잠재력을 꼽지 않나.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폐쇄 이후 투자자로서의 안타까움도 있지만 우리 경제의 미래 가능성이 막혔다는 점이 더 아프게 느껴졌다. 정치인들이 그런 의미는 보지 않고 특정 집단의 표를 결집한다든지 하는 정치적인 이해타산으로 판단했다는 게 문제다. 개성공단은 재가동 되어야 한다. 오히려 제2, 제3의 개성공단이 생겨야 한다.→입주기업들의 피해가 컸을 텐데, 현재는 어떤 상황인가. -2013년에 잠정 중단된 뒤 4개월 후 재가동됐을 때도 타격이 작지 않았다. 그 여파를 겨우 극복할 만할 때 폐쇄가 됐고, 그 상태로 1년이 넘었다. 입주기업 124개 중 3분의 1은 이미 망했다. 부도나는 것보다 더 처참하게 망했다. 부도가 날 것 같으면 회사가 어려워지는 걸 아니까 한두 달 물건도 빼고 나름의 준비를 할 텐데, 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 정부 관계자에게 일방적으로 들었다. 정부 방침이 이러하니(폐쇄 결정), 3일 안에 물건을 다 빼라고 하면서 아무리 설득을 해도 안 듣더라. 그래서 우리가 ‘당신 말대로 3일 동안 준비를 할 테니 3일만 발표를 유보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청와대 가서 사정해 보겠다’더니 소식이 없었다. 그리고는 TV에서 발표가 나는 걸 봤다. 그때 처참한 심경이란…. 그랬으니 우리가 어떻게 됐겠나. 124개 투자기업과 50여 개 영업기업이 개성공단에 생계를 걸었다. 거기에 1·2차 벤더들을 비롯한 국내 6000여 개 협력업체가 있다. 관련해서 종사하는 사람이 수십만 명이고. 그런데 정부 보상은 없다. 우리 회사는 살아남았지만 이 정도로 규모가 있고 기반이 있는 회사나 되니까 가능했던 거다. 제조 시설이 그쪽에 다 있는데 금형 하나도 못 빼 왔지 않나.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이미 망했고, 지금도 망해가는 중이다. 정부가 보상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가능성이라도 봤을 텐데 전혀 현실적이지 못했다. 그나마도 보상도 아니고 장기 저리 융자였다. →정부가 후속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헌법에,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고 되어 있다. 사유지가 길로 편입되거나 하면 정부가 그 가치만큼 보상해 주고, 수해가 나면 피해지역의 상황에 맞게 보상을 한다. 우리의 주장은 단순하다. 국민이 정부방침에 의해 피해를 입었으니 그에 맞게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다. →일부에선 개성공단 투자가 북한의 핵개발 자금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 핵은 개성공단 이전부터 개발하던 것 아닌가. 개발 자금 의혹 자체가 말이 안 된다. 한 번 시험 발사하는 비용이 2000억원 정도라는데, 우리가 1년 동안 노동자 임금으로 주는 돈을 다 합쳐야 1000억원 정도다. 발사 비용도 안 된다. 오히려 개성공단 폐쇄 이후 우리에게 10년간 익힌 기술로 중국에서 더 큰 돈을 벌어들인다. 반대로 개성공단은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됐다. 우리와 일한 5만여 명 사람들이 가족과 친척들에게 남쪽이 어떻고 바깥세상이 어떻고 얘기를 했을 것 아닌가. 초코파이가 평양과 원산으로 퍼져나간다는 의미가 무엇이었겠나. 미국 의회 조사국에서도 ´개성공단이야말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진입구다´라고 한 바 있다. 탈북자들이 늘어난 데에는 개성공단의 영향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있나. -결국 의지가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아예 뜻이 없었지만 다음 정부에서는 길이 있으리라 본다. 현재 대선주자들 입장을 보니 즉각 또는 협의 후 재가동을 말하고 있더라. 또 국민 대다수가 재가동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재개하면서 정당한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 다시 열리더라도 들어가지 않겠다는 기업들도 있다. 정부가 완전히 신뢰를 잃은 것이다. 이전 잠정 중단 이후 재개할 때 우리가 북한에 ‘어떠한 정치적·군사적인 이유로 영향을 미치지 않게 한다’라고 강력하게 얘기해서 사인 해놓고 우리가 먼저 닫은 상황이다. 해외 바이어들에게도, 북한에도,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도 믿음을 주지 못한다. 정당한 보상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1년은 어떻게 버텼나. -우리 직원들 모두 주말도 없이 아등바등 일했다. 결국은 고객과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는 핵심가치에 매달렸다. 당진 공장을 인수하고 사람들 50명을 더 채용해서 생산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했다. 또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서 미래산업을 위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 위기를 조금 벗어나서 돌아보니 결국은 그 이전에 갖춰진 브랜드와 기술, 그리고 자금력이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데스크 시각] 김현철과 김홍걸의 화해/김상연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김현철과 김홍걸의 화해/김상연 정치부 차장

    의미가 작지 않지만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지나가는 뉴스들이 있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아들 홍걸씨가 지난 24일 광주 5·18 국립묘지를 함께 참배하며 화합을 과시한 뉴스 같은 것들이다. 비리 연루 전력을 가진 2세들의 만남 자체가 특별하다는 얘기는 물론 아니다. 그들의 아버지가 생전에 이루지 못한 정치적 화해를 아들들이 뒤늦게 연출한 장면 자체가 드라마틱하다고 호들갑 떨고 싶은 것도 아니다. 단지 지난 30년간의 비틀어진 현대사를 곧게 펴줄 만한 단초로 해석할 여지가 혹시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들 2세가 보여 준 화해의 의미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시계를 30년 전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쟁취한 대통령 직선제 앞에서 민주화의 두 거목이었던 YS와 DJ는 분열했고 결국 노태우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안겼다. 이때의 ‘잘못된 분열’이 그 후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하도록 한국 정치는 물론 한반도 국제정세를 퇴행으로 이끄는 원죄가 될 줄은 두 거목도 아마 몰랐을 것이다. 민주 진영의 분열은 일과성 대선 패배에 그치지 않고 3당 합당이라는 미증유의 기형적 정치공학으로 이어졌다. YS가 보수 진영으로 편입된 이 3당 합당으로 영·호남 대립 내지 호남 고립이라는 망국적 지역 구도가 선명해졌다. 부마항쟁이라는 민주화 역사가 웅변하듯 그 전까지 부산·경남(PK)은 야성(野性)이 강한 지역이었고, 선거의 단골 구도는 여촌야도(與村野都)였다. 오랜 시간 축적된 구도를 단번에 뒤흔들 만큼 3당 합당은 ‘악마적’이었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대외적으로 소련, 중국과 수교하면서 북한을 고립시켰는데 만약 그때 민주 진영이 집권했다면 현재의 한반도 정세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국의 공산권 수교와 동시에 북한이 미국, 일본과 교차 수교해 평화체제 전환 논의로 나아갔다면 오늘날 북핵 문제로 이렇게 골치를 썩이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그 후 통합 시도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실은 없었다. 분열 10년 만에 집권한 DJ가 YS와의 ‘민주대연합’을 검토하다가 김중권의 ‘동진(東進) 정책’, 즉 영·호남 지역 연합 전략으로 선회하는 바람에 민주 진영의 통합은 없던 일이 됐다. 분열은 쉬워도 통합은 어려운 법이다. 두 거목은 분열의 적폐를 끝내 해결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고, 이제 2세들이 손을 잡았다. 지금부터의 과제는 이들의 화해를 민주대통합이라는 ‘역사 바로잡기’로 승화시킬 수 있느냐다. 만일 두 아들들의 악수가 대선용 연대로만 활용된다면, 그러니까 참을 수 없이 경박하게 희화화된다면 30년 전 부도낸 민주화의 어음을 국민에게 상환할 기회를 영영 잃게 될 것이다. 2세들의 화해를 통한 민주 진영의 대통합은 나라 전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같은 진영의 통합 없이 반대 진영을 껴안겠다는 대선 후보의 구호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두 아들들의 악수는 상도동과 동교동의 화해뿐 아니라 친노(친노무현)와 비노의 통합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이와 같은 통합의 작업들은 거친 파도에 몸을 던지듯 대담하게 이뤄져야 하며, 그에 따라 재편되는 진보와 보수의 구도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희원했던 좌우의 균형이라 할 것이다. carlos@seoul.co.kr
  • 뚜벅뚜벅, 제주를 기억하다

    뚜벅뚜벅, 제주를 기억하다

    봄 여행주간이 오는 29일부터 시작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관광공사,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국내여행 수요 창출을 위해 벌이는 대형 이벤트다. 새달 14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봄 여행주간에도 여러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제주에서는 ‘제주시 원도심의 재발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도시 재생 전문가와 함께 제주 재생 현장을 돌아보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의아하다. 제주에 원도심이 있다고? 보통 원도심이라고 하면 대도시가 외연을 확대해 가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낙후되어 가는 도심 지역을 일컫는다. 그런데 이를 지방 소도시 정도로 인식되는 제주에 적용하니 어딘가 생경하게 느껴진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나라 안에서 가장 극심하게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 제주다. 개발로 인한 상전벽해가 하루아침에 생겨난다. 그러니 원도심을 기억이 축적되는 장소라고 전제한다면 제주야말로 숱한 원도심을 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글로컬제주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제주 원도심을 돌아봤다. 오롯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제주인 듯 아닌 듯한 풍경들이 제법 많았다.원도심은 제주 사람들의 기억과 추억이 축적된 장소다. 제주의 지리, 역사적 근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는 제주목관아와 제주성(城)이 있었던 구도심을 일컫는다. 제주공항을 기준으로 보면 제주시 동쪽에 해당된다. 제주성을 중심으로 일도 1동, 이도 1동, 삼도 2동과 건입동, 중앙로, 칠성동 등이 포함된다. 삼도동은 제주 삼성신화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제주를 일군 삼형제가 활을 쏴 정한 각각의 거주지가 그대로 이름이 됐다. 맏이가 일도, 둘째가 이도, 막내가 삼도를 중심으로 거주지를 형성했다고 한다. 원도심이다 보니 제주에서 가장 먼저 생긴 간선도로, 극장 등 기록으로서 최초가 된 것들이 꽤 많다. 제주 최초의 제빙공장 터, 거울공장 터, 발전소 터, 1920년대 목욕탕 터 등도 이 일대에 있다. 1950년대 가장 먼저 양복점과 양장점이 들어선 패션의 거리이기도 했다. 미용실, 다방 등의 간판도 줄줄이 달리기 시작했다. 일부는 지금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 가장 번화한 곳은 칠성로다. 지금껏 ‘제주의 명동’ 역할을 하는 곳이다. 고·양·부 삼성 시조가 세 지역의 땅을 나눠 차지할 때 북두칠성 모양으로 대를 쌓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각각의 대는 일제강점기 무렵까지 보존됐으나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금은 칠성로란 이름으로만 남았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칠성로 일대는 제주의 중심이었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연동 등 이른바 ‘신제주’에 자리를 내줬고, 새 천년이 되면서 화려함도 잃었다.원도심 투어의 출발지는 동문로터리다. 이어 산지천 일대-건입동 동자복-금산수원지(김만덕 기념관)-탑동광장-북초등학교-관덕정-삼도동 문화의 거리-오현단 등을 돌아본 뒤 동문시장에서 마무리한다. 동문로터리와 동문시장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어 사실상 출발과 종착지가 같은 원형의 코스로 이뤄졌다. 동문로터리 건너편의 ‘동문시장’ 간판을 내건 옛 건물이 눈길을 끈다. 1965년 세워진 옛 동양극장 건물이다. 건물엔 제주 바다의 이미지가 배어 있다. 외벽의 원형 창문은 여객선을 떠올리게 하고 지붕은 물결치는 파도 모양이다. 예나 지금이나 원도심의 랜드 마크로 삼을 만한 자태다. 원도심 한복판엔 산지천이 흐른다. 한라산에서 발원해 원도심 중심부를 관통한 뒤 산지포구에서 바다와 몸을 섞는 하천이다. 한때 최고의 상권을 자랑했던 동문로, 칠성로, 중앙로, 탑동, 동문시장 등이 이 하천 양쪽에 매달려 있다. 서울의 청계천처럼 오염이 심해지면서 1960년대 복개됐다가 2002년 옛 모습을 되찾았다.사람이 사는 마을은 물길 주변에 형성되기 마련이다. 산지천도 마찬가지. 기원전 1세기쯤부터 제주와 육지를 잇는 뱃길의 중심지 노릇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산지천 끝자락의 산지포는 제주의 관문이자 최고의 상업지역이었다. 오늘날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범으로 회자되는 의녀 김만덕(1739~1812)의 객주터가 있던 곳도 산지포였다. 객주를 통해 재산을 모은 만덕은 조선 정조 때 나라에서 보낸 구휼미가 풍랑으로 전복되자 평생 모은 재산을 내놓아 관덕정에 가마솥을 걸고 죽을 쑤어 굶주리는 백성을 먹였다. 이를 기리는 기념관이 산지천 아래쪽에 있다. 김만덕 객주터는 최근 옛 모습대로 재현돼 주막집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객주터 바로 위에는 복신미륵이 떡하니 서 있다. 복신미륵은 행운과 복을 가져다 주는 미륵보살을 뜻하는 말이다. 제주성 동쪽에 있는 자복이라 해서 동자복이라 불린다. 용담동의 서자복과 함께 제주성을 향해 마주 보고 서 있다. 동자복은 입상이다. 신장이 286㎝, 얼굴이 161㎝이다. 눈 위에는 눈썹을, 앞가슴에는 맞잡은 팔의 소맷자락을 표현했다. 예전 제주에도 성이 있었다. 제주성은 사람들의 생활공간을 갈랐다. 서울의 이른바 ‘4대문 안’을 떠올리면 알기 쉽겠다. 성 밖에는 초네따이(시골아이)가, 성 안에는 시에따이(도시아이)가 살았다. 지금도 제주목관아 뒤편의 ‘묵은성’(지나간 옛 성을 뜻하는 사투리) 지역에는 평수 너른 옛집들이 남아 있다. 제주성벽은 일제강점기에 산지포구와 오현단 등의 조성 공사에 쓰이느라 산산이 해체됐다. 몽돌해변을 매립해 조성한 탑동광장, 설립 연도가 올해로 꼬박 110년이나 된 북초등학교를 휘휘 돌아가면 관덕정(보물 제322호)에 이른다. 제주목관아 앞에 있는 관덕정은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꼽힌다. 조선 세종 때인 1448년 처음 지어진 뒤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른다. 관덕정 앞 뜨락엔 돌하르방 2기가 서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도 내 40여기의 돌하르방 중 하나다. 근래에 조각된 돌하르방에 견줘 단연 비범한 자태다.도로를 건너면 삼도동 문화의 거리다. 미술, 공예 등 작가들의 공방이 밀집돼 있다. 제주도 한량들의 회합 장소였던 향사당 등 볼거리가 은근히 많다. 이 골목에 제주 고유의 초가집이 남아 있다. 초가는 안거리와 밖거리 2채로 이뤄져 있다. 단단한 돌담과 새(띠), 집줄로 바둑판처럼 얽어 맨 초가지붕은 태풍도 견딜 만큼 견고하다. 오현단은 제주 발전에 공헌한 송시열 등 다섯 명의 현인을 배향하는 옛 터다. 유적지 둘레를 제주성지가 둘러치고 있다. 오현단에서 남수각을 거쳐 내려오면 동문시장이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이다. (주)동문시장, 동문재래시장, 동문공설시장 등으로 나뉠 만큼 규모가 크다. 오메기떡 하나 사들고 천천히 돌아보기 딱 좋다.이제 화북포구를 말할 차례다. 원도심의 ‘연관검색어’쯤 되는 곳이다. 다소 떨어져 있긴 해도, 원도심의 형성과 관련이 깊고 정서 역시 맞닿아 있어 함께 둘러보는 게 좋다. 화북포구는 고전소설 ‘배비장전’의 고사가 얽힌 곳이다. 풍경만큼이나 담긴 이야기들도 곱다. 예전 화북포구는 제주에서 뭍과 연결되는 두 곳의 관문 중 하나였다. 수많은 비바리(갯마을 처녀의 사투리)들이 뭍에서 군역 등을 마치고 돌아오는 연인을 마중하던 곳이자, 눈물로 배웅하던 곳이다. 그렇게 쌓인 비바리들의 애환의 두께가 ‘배비장전’을 낳은 것일 터다. 포구는 억척스러운 삶의 역사가 담긴 공간이다. 섬인 탓에 포구가 필요했지만 화산섬의 거친 자연은 이를 쉬 허락하지 않았다. 바닥이 얕고, 바위는 뾰족해 배를 부수기 일쑤였다. 제주 사람들은 노고에 지혜를 얹어 이를 해결했다. 수중 암초인 ‘여’나 그보다 높은 ‘코지’를 중심으로 돌을 쌓아 파도의 위력을 줄이고, 내부를 ‘안캐’, ‘중캐’, ‘밧캐’의 세 칸으로 나눴다. 아직 원형을 잃지 않은 제주의 몇몇 포구들이 일직선으로 뻗은 뭍의 나룻터와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동문로터리 인근 대동호텔(064-722-3070)은 1971년 세워진 유서 깊은 곳이다. 지금도 재일교포나 일본인 등 수십년 인연을 가진 이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동문시장 안에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오메기떡이 특히 알려졌다. 횟집도 있다. 1층에서 생선을 고르고 2층에서 먹는 형태다. 기념품으로 인기인 말린 옥돔 등도 싸게 살 수 있다.
  • [이상열의 메디컬 IT] 당뇨 관리 앱을 개발하며 얻게 된 생각

    [이상열의 메디컬 IT] 당뇨 관리 앱을 개발하며 얻게 된 생각

    2010년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스마트폰에서 구동 가능한 ‘스마트폰 자가 혈당관리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국내에 처음으로 보급했던 기억이 있다. 정보통신기술을 전공하지 않은 임상의사였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은 없었지만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터득한 약간의 노하우가 있었고, 이를 최신 기술에 담아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보급하겠다는 열정이 있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이디어 하나하나를 일일이 그림으로 그린 뒤 당시 태동기였던 국내 앱 개발업체 몇 곳을 수소문했다. 개발자들에게 ‘내 생각과 똑같이 움직이도록 프로그래밍해 달라’고 부탁하는 방식으로 실제 앱을 제작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앱 개발과 함께 관련한 알고리즘 특허를 등록해 ‘발명가’ 호칭을 얻기도 했고, 이런 과정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작성한 논문은 제법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개발한 앱은 지난 수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자가혈당관리 앱으로 등재됐고, 지금도 제법 상위권에 올라 있다. 개인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연구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아마 이 칼럼을 연재하게 된 시발점이 됐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아쉽게도 꽤 오랜 세월이 흘러 이제 필자가 개발한 앱의 디자인은 약간 구식이 됐다. 여러 기관에서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출시·보급하고 있는 최신 앱과 비교해 보면 설계와 디자인 요소들이 약간 뒤처져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앱에는 지난 50여년간 축적한 대학병원의 환자 관리 노하우가 집약돼 있고 실무경험이 풍부한 임상의사가 기능을 고안해 정보의 정확성만큼은 아직까지도 다른 앱에 비해 나은 부분이 많다고 믿고 있다. 일부 동료는 이 프로젝트에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계속 업데이트해 보라고 격려해 줬다. 여러 회사들한테 제휴 사업을 추진해 보자는 제의를 받기도 했고 필자 본인이 제안서를 만들어 전달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생각보다 성공적이지 않았고, 당분간은 적극적으로 업데이트해 볼 계획이 없다. 그 이유는 이 앱을 개발하고 관련 시스템을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얻게 된 몇 가지 깨달음 때문이다. 특히 하나의 앱 업그레이드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제도상의 문제점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강조한 부분이지만 다시 언급하자면 데이터는 정보의 질적 수준이 매우 높아야 한다. 기록된 값 자체가 정확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스템에서 수집한 데이터가 서로 쉽게 호환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개발된 다수의 혈당 관리 앱은 특정 회사의 혈당측정기에서만 정보를 수집한다. 특정 플랫폼에 종속된 사용자들의 혈당 정보는 다른 제품과 쉽게 호환되지 않는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가 개인과 사회의 건강 수준 향상을 위해 가치 있게 활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거의 듣지 못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아무리 많은 데이터가 모이더라도 그 자료를 연계해 사회적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기 어려운 환경이다. 수집한 데이터의 호환과 공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 역시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관련 분야 전문가와 상의해 보면 이미 ‘국제 의료정보 표준화기구’에서 만든 표준이 있으며, 이를 통해 호환 가능한 대용량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있다고 한다. 물론 개인 정보 보호, 수집된 자료에 대한 보안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난제가 산적해 있다. 하지만 데이터 수집과 관리의 표준화와 같이 약간의 정책적 고려만으로도 향후 제반 여건의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영역이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야만의 시대와 우리 안의 야만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야만의 시대와 우리 안의 야만

    탄핵 국면이 끝나고 국정 농단 세력은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역자에 대한 척결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상당수의 협력자가 자신의 행위를 부정하고, 고개를 치켜들면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가, 말해 보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촛불의 힘으로 지난 몇 년간 행해진 야만의 정치를 넘어서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지만, 공정과 정의가 앞서고,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는 사회로 향해 나아갈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권을 교체하고, 대통령을 새로 뽑는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기득권 동맹이 별달리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21세기 초엽을 사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 깃든 욕망 역시 야만의 토양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유권자의 마음을 사는 게임이다. 여기에 조응해 정당과 후보들은 경제성장만이 우리의 살길이라는 발전주의적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공약을 살펴보면 앞으로 10년, 20년 뒤 한국 사회 공동체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찾아보기 어렵다. 정경유착의 핵심 사건인 삼성과 대기업의 수뢰도 한두 명 재벌 회장에 대한 처벌로 끝날 듯하다. 사법이 부패해서라기보다 우리 사회 전체가 그래도 위기에 빠진 경제를 살리는 건 재벌 아니냐는 분위기에 힘입어 삼성전자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조차 정경유착과 전근대적 경영문화에 고착된 것은 아닌가. 경제가 성장하면 야만적 시장은 척결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없다. 정치체제와 정치인만을 탓할 수는 없다. 보통 사람인 우리(필자를 포함해) 역시 경제와 물질적 축적에 대해, 효율과 생산성, 노동의 유연성(사실은 불안정성), 그리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가. 고임금과 안정성을 보장받은 정규직들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삶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다. 노동시장에서 능력과 성과주의가 어느새 우리의 마음에 정상 상태로 자리를 잡았다. 상위 10%가 하위 10%에 비해 5배 이상 소득을 올리는 불평등 분배(북유럽은 2배 정도)가 많은 사람을 좌절시키고 있다. 능력과 성과가 개인적 차이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불균등하게 분배된 자원임을 받아들일 여유가 우리 모두에게 없는 것 아닐까. 기회와 소득에서 최소한의 수혜밖에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 절차적 공정만을 내세우는 것은 아닌지. 이런 우리들 마음의 습속이 시대적 야만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가 성찰할 필요가 있다. 성장 중심의 시장과 사회에서 사람들은 최소한의 자기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몸부림친다. 가진 자들은 때때로 군림하거나 경멸의 갑질도 마다하지 않는다. 반면 힘없는 보통 사람들은 나의 조그만 안전과 이해를 위해 다른 이들의 불행이나 불의에 눈감고자 한다. 블랙리스트 사태, 삼성과 국민연금의 공모 역시 많은 전문가가 부당한 권력에 순응했다. 많은 공무원과 기업인들이 불법적 부패행위에 협력하거나 눈감았다. 먹고살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자기 보신을 위해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한국 사회는 법과 제도를 고친다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부패와 불법에 협력한 사람만을 처벌하는 것만으로 성취하기 어렵다. 생활 세계 안에서 자기 이해와 안전을 넘어서는 용기 있는 실천을 통해 한 발짝씩 다가가는 것 아닐까. “부자 되세요”부터 “대박 나세요”라는 구호들은 우리 사회의 물질적 욕망이 일상생활 안에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잘 보여 준다. 물질적 성공만으로 좋은 삶의 모습을 규정할 때, 모든 사람은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된다. 더불어 사는 사회도, 협력과 경쟁을 통해 더 많은 생산성의 가능성도 생각하기 어려워졌다. “죽기 아니면 살기”는 서로 불행하게 하고, 우리를 모두 소진시킨다. 이런 공동체의 마음의 흐름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기이한 구호를 신앙으로 만들고, 또 다른 야만의 토양이 되고 있는 것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관계없이 우리 안의 야만적 욕망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닐까 싶다.
  • [최만진의 도시탐구] 자동차를 버려야 할 새 대통령

    [최만진의 도시탐구] 자동차를 버려야 할 새 대통령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된 산업혁명은 인류의 삶에 어마어마한 변혁을 가져다주었다. 기계화와 공업화를 통해 값싸고 좋은 이기와 상품을 대량으로 생산해 공급했고, 철도와 같은 교통기관으로 전 세계로 배송했다. 성급한 사람들은 이러한 편리함과 부의 축적이 머지않아 지상 천국을 가져다줄 것이라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화려함의 뒤안길에는 심각한 문제점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늘어난 공장 일자리를 찾아 농촌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었고, 도시 인구는 폭증했다. 가난하고 전문기술이 없었던 이들은 공장에서 대부분 최소한의 임금을 받고 일할 수밖에 없었고, 위생 환경이 불량한 밀집되고 과밀화된 곳에 살게 됐다. 이로 인한 전염병 발생에 대한 우려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도시민을 괴롭힌 것은 공장과 자동차가 내뿜는 공해와 매연, 소음, 오수 등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도시민의 건강을 위협했고 도시 공간의 질을 훼손하는 등 눈부신 산업혁명의 어두운 진면목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와중에 산업시대의 도시를 가장 혼란스럽게 만든 주범은 자동차다. 이는 사람들의 꿈인 무한한 이동의 자유를 선물한 기계화 사회의 상징이다. 이 때문에 당시의 건축가나 도시계획가도 무한한 감동과 애정을 가지고 자동차를 도시개발의 중심에다 두었다. 공업화로 인한 도시문제 해결을 위해 20세기 초에 나온 전원도시 계획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자동차를 타고 와서 일은 도심에서, 주거는 농촌의 전원주택지에서 영위한다는 획기적인 발상에서 비롯됐다. 이로써 도시와 농촌의 장점을 통합한 복합도시를 만들고자 했다. 이 이론을 따라 도심과 전원 주택지를 그린벨트는 차단하고 자동차 전용도로와 순환도로는 이어 주는 현대적 개념의 도시가 도처에 생겼다. 이처럼 자동차 사랑은 끝날 줄을 몰랐고, 대부분의 근대 및 현대의 도시계획 및 개발에 핵심 요소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자동차에다 도시 개발의 주요 방점을 두다 보니, 도시는 자동차가 지배하고 점령했다. 즉 도시에는 자동차를 위한 도로, 입체로, 주차장, 주차건물 등이 가득 찼다. 또한 이를 타고 가서 일하는 업무 및 상업시설 등이 도시 경관을 대표하게 됐다. 이에 반해 도시민은 도시 공공공간에서 쫓겨나고 소외돼 비인간화된 삶을 살게 됐고, 도시는 사람의 온기를 점차 잃게 됐다. 심지어는 도심 공동화 현상까지 발생해 특히 야간에는 사람의 인적이 드문 유령의 도시로 변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와 배고픔은 해결했다. 하지만 감성이 메마르고 황사가 뒤덮인 도시 공간에서 기력을 잃어버리고 급기야 최고의 자살 국가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다. 이 때문에 오늘날 도시 개발의 초점은 도시 공간을 사람에게 돌려주고 사람을 살리는 것에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선 열기가 점차 가열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 누구도 자동차를 버린 건강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다. 국가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건강하고 따뜻한 도시 공간에서 살아가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하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람을 도외시한 제1차 산업혁명의 실패를 우리는 재현해서도 안 된다. 새로 뽑힐 대통령은 이제 자동차를 버리고 사람 중심의 조화롭고 통합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 ‘장삼이사’ 희생으로 꽃피운 한국 민주주의

    ‘장삼이사’ 희생으로 꽃피운 한국 민주주의

    민주주의 잔혹사/홍석률 지음/창비/308쪽/1만 5000원대중은 사회적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역사의 길목에서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서 이들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다. 새 책 ‘민주주의 잔혹사’는 바로 그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제목은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탄압, 국가폭력 등만 뜻하는 게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부차적인 존재로 물러나 앉아야 하는 수많은 사례들이 민주주의의 잔혹한 측면이라는 걸 말하고 싶은 거다. 책은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국가권력에 의해 억울한 죽음을 맞았던 도시 빈민 박영두 등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현대사의 8가지 사건들을 그늘 밖으로 드러내고 있다. 책은 특히 여성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여성이야말로 한국현대사에서 주목하지 않은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땅에 보통선거가 도입된 이후 처음(1972년)으로 여성 노동조합장을 탄생시킨 동일방직의 여성노동자들, 4·19혁명 뒤에 가려진 마산의 할머니들과 여대생 등이 그 주인공이다. 같은 이유로 저자는 6월 항쟁 때의 기자와 의사, 한국전쟁 당시 외공리 학살 사건의 희생자들, 해방 직후 돌아온 학병들 모두에 골고루 시선을 준다. 이 가운데 경남 진주 외공리 소정골에서 벌어진 양민 학살은 강자들 사이의 갈등이 약자들에게 이전되고 증폭되는 양상을 그대로 보여 준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베크는 부는 상층에 축적되지만 위험은 하층에 축적된다고 했다. 저자는 “한반도가 여전히 분단돼 있는 한 강대국이 조성한 갈등이 약소국 내부의 다양한 갈등을 걷잡을 수 없이 증폭시키는 구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현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여전히 세계의 주변국 처지를 벗어나지 못한 한반도 해역으로 미국의 항공모함이 결집되고 중국 역시 서해로 이지스함을 출동시키는 등 요란을 떨고 있는데, 우리는 손 하나 까딱 못 하거나 혹은 이념을 앞세워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5·16군사정변과 미국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등이 민주주의 잔혹사로 다뤄진 것은 다소 의외일 수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5·16을 일으킨 군인들이 당시 한국 군부에서 주류가 아닌 주변부에 머물렀던 청년 장교들이었고, 푸에블로호 사건은 국제관계에서 우리의 지위가 주변부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산소 없이 18분 견디는, ‘슈퍼파워’ 가진 포유류 발견

    산소 없이 18분 견디는, ‘슈퍼파워’ 가진 포유류 발견

    대부분의 포유류 동물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1분을 넘기기 어렵다. 특히 물이 아닌 육지에 사는 동물들에게 산소는 그 어떤 것보다 필수적인 생존 요소다. 하지만 최근 해외 연구진이 산소가 전혀 없는 환경에서도 무려 18분을 견디는 동물을 찾아냈다고 밝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놀라운 생존력을 가진 이 동물은 벌거숭이두더지쥐(naked mole rat)다. 갓 태어난 쥐처럼 분홍빛 피부와 떴는지 감았는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 눈, 8㎝의 짧은 몸통과 짧은 다리 등 외모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동물’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아프리카에 주로 서식하며 수명은 약 30년으로 일반 쥐에 비해 10배 더 오래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주립대학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벌거숭이두더지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산소가 아예 없는 상자와 산소 농도가 5%인 상자 안에 가두고 지켜본 결과, 무산소 상태에서는 18분, 저산소 상태에서는 5시간까지 생존한 것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쥐과 동물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20초 이상을 버티지 못했다. 무산소 상자에 들어간 벌거숭이두더지쥐의 몸에서 관찰된 첫 번째 반응은 심작 박동이 느려지는 것이었다. 1분당 200회였던 심장박동수가 50회로 뚝 떨어진 것. 18분이 지난 뒤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는 증상이 나타났지만 다시 산소를 공급하자 부작용 없이 완전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반응은 혈당 및 단백질의 변화였다. 산소가 결핍된 상황에 놓이자 벌거숭이두더지쥐 체내에서 ‘GLUT5’ 단백질 수치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단백질은 세포 속에 과당을 가두는 역할을 한다. 산소가 없어지면서 에너지 생성이 어려워지면, GLUT5를 이용해 세포 안에 과당을 많이 저장하고, 이를 에너지로 이용했다. 연구를 이끈 토마스 파크 일리노이주립대학 교수는 "평상시에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던 포도당 대신 위 과정을 통해 체내에 과당을 축적한다"면서 "이렇게 축적한 과당을 이용해 뇌와 심장 등 생존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조직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무산소 상태에서도 장시간 생존하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동물이 산소가 없어지는 응급 상황에서 기존의 에너지 공급 방식을 전환하는 대체 방법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연구하면 폐손상 등으로 산소공급이 중단됐을 때 뇌와 심장의 손상을 최대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장관의 책상] 전자정부 미래 50년을 준비하자/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장관의 책상] 전자정부 미래 50년을 준비하자/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1967년 6월 인천항을 통해 미국에서 들어온 새로운 장비가 경제기획원 통계국에 설치됐다. 우리 정부가 인구통계 처리를 위해 처음 도입한 컴퓨터였다. 2억원을 들여 450명이 14년 6개월 동안 수행돼야 할 인구조사 자료 분석이 컴퓨터 한 대에 의해 1년 6개월 만에 처리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것이 우리 전자정부의 출발점이었다. 1970~80년대에는 전화요금 고지서가 전산으로 발급되고 대입 예비고사 답안을 컴퓨터로 채점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산화가 진행됐다. 1990년대에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며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해 전 국민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세계 최초로 ‘전자정부법’을 제정했다. 이후 앞서가는 정책 수립으로 전자정부의 성공적인 신화를 쓰기 시작했다. 이제 국민은 각종 민원과 복지 등 공공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하게 됐다. 또 우리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은 경쟁력이 강화됐고, 국민은 정부 정책 과정의 직접 참여가 가능하게 됐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은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3회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전자정부 강국이 됐고 2014년에는 영국 등 전자정부 선도 5개국이 참여하는 장관급 협의체, ‘디지털-5’(D-5)를 창설해 세계 전자정부의 흐름을 선도하는 위치에 섰다. 올해는 한국 전자정부가 태동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컴퓨터 한 대로 시작한 우리 전자정부는 50년 만에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현재의 영광에 안주할 수는 없다. 요즘 세계 각국은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변화에 맞서며 이 분야 선도자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정보기술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발 빠른 대처와 지속적인 혁신이 없다면 한순간에 도태될 수 있다. 이제 우리 전자정부는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50년에 대한 청사진을 준비해야 한다. 행정자치부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들을 행정에 접목하는 ‘지능형 정부 기본계획’을 수립해 정부 서비스를 국민 중심으로 최적화하려 하고 있다. 기존의 ‘스마트 정부’를 넘어 ‘현명한 정부’로 나아가자는 비전 아래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지능 기반의 혁신 행정을 구현하려 한다. 언제 어디서나 국민에게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찾아 주고 상담까지 해 주는 로봇 컨설턴트를 만들고, 50년 동안 축적된 디지털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최적의 정책 대안을 도출하는 과학적 행정을 실현할 것이다. 개발도상국에 ICT를 활용한 정부 혁신을 적극 지원해 글로벌 전자정부 전도사의 책무도 수행할 계획이다. 도전보다는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한눈을 팔면 언제든 뒤처질 수 있는 만큼 미래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미래사회 변화와 기술발전 상황에 맞게 행정 전반의 시스템과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퀀텀점프(Quantum Jump)의 대약진을 이루어 미래 50년 이후에도 전자정부 선두에 서 있어야 한다. 한국 전자정부가 더욱 찬란한 미래 50년을 담보할 수 있도록 2017년이 그 지평을 여는 한 해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소호사무실 전문기업 ㈜비즈액티브, 광교센터 새롭게 오픈

    소호사무실 전문기업 ㈜비즈액티브, 광교센터 새롭게 오픈

    바늘 구멍을 뚫고 취업에 성공해도 경기불안정의 여파로 미래의 인생설계를 위한 충분한 급여와 성취감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급여로는 부족한 경제활동을 보충함과 동시에 독립 창업을 위해 투잡을 병행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작은 규모로 시작해 자신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기존 직장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상생 발전하는 이상적인 형태로서 투잡은 도전해볼 만하다. 그러나 직장에 소속된 이상 운신의 폭도 좁고 경제적 부담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쉽게 엄두를 내기 힘들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투잡을 시작하는 이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창업 및 업무에 꼭 필요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호사무실에 대한 니즈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소호사무실 전문기업 ㈜비즈액티브가 지식형투잡 및 창업을 원하는 입주사에게 알맞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최근 신분당선 광교(경기대)역 앞에 비즈액티브 광교센터를 새롭게 오픈했다고 19일 밝혔다. 비즈액티브 광교센터는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교통환경을 갖추고 있다. 광교테크노밸리와 판교테크노밸리, 수원 삼성디지털미디어시티 등과 연결돼 있으며, 신분당선을 이용해 양재·강남을 30분대에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용인서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동수원IC와 바로 연결돼 서울, 경기 어느 곳이든 한시간 내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비즈액티브 광교센터는 1인실, 2인실, 3인실로 준비된 개인 업무공간 뿐 아니라 회의실과 세미나실, 고객상담을 위한 접객 공간, 기가인터넷, 컬러레이저복사기가 완비돼 있다. 곳곳에 설치된 보안용 CCTV와 지문인식 출입으로 안전하게 이용 가능하며, 추가 비용이나 보증금 없이 월 사용료만으로 연중 24시간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소호사무실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 특히 15년 이상 축적된 다양한 업무경험을 통하여 1인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맞춤형 창업지원 컨설팅을 제공해 타 소호사무실과 차별화를 꾀했다. 아울러 입주사간 네트워킹과 외부 협력업체간 연계지원서비스 등 기존의 풀옵션 소호사무실의 개념을 넘어선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으로 입주사들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비즈액티브 광교센터는 오픈을 맞아 3개월 이상 계약 고객에게 월 사용료의 25%를 파격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한 입주사들이 세무 및 법무수수료를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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