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축산 농가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본선 진출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국제협력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선거 전후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 용수 확보
    2026-04-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215
  • [구제역 후폭풍 위기의 축산농] “3개월새 손해 2억원… 멀쩡한 소도 못파니 어떡하나요”

    [구제역 후폭풍 위기의 축산농] “3개월새 손해 2억원… 멀쩡한 소도 못파니 어떡하나요”

    “아니, 현장 매뉴얼을 따랐더니 이제 와서 그리한 근거를 대라니요. 자기네들이 확산방지 노력을 제대로 못해서 이리된 걸 왜 힘없는 농가에 뒤집어씌웁니까.”(경북 안동 한우농) “3개월간 손해가 얼마인 줄 압니까. 2억원이에요, 2억원. 팔아야 하는 소가 150마리인데, 하나도 못 내놨습니다. 혈청 검사해서 안전한 걸로 나오면 팔게 해 준다더니 전화도 안 받아요. 우리는 어떡하라고요.”(경기 안성 육우농)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소는 15만여마리. 돼지의 30분의1 정도지만 농가의 속앓이는 ‘그나마 낫다’는 말도 꺼내기조차 힘들다. ●“한우값 고작 20% 하락했다고?” 경기도 안성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별빛농장. 소독약에 운동화를 담갔다 꺼내고 우주복처럼 생긴 회색 방역복을 덧입고서야 농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여전히 방역에 신경쓰는 건지 묻자 김창구(56) 농장주는 “구제역이 나기 전부터 이렇게 했다.”고 답했다. 이 농장에서는 소 120마리를 키운다. 한 마리의 공간이 평균 16㎡정도. 처음부터 이렇게 방역을 철저히 하고 사육 공간이 여유로워 구제역 피해를 덜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김씨의 한숨은 그치지 않았다. 소를 묻은 일은 없었지만 구제역 후폭풍을 맞은 탓이다. 가장 큰 문제는 소값 하락. 750~800㎏짜리 한우가 구제역 발생 전보다 20% 정도 떨어진 600만~650만원에 팔린다. 송아지를 키워 우시장에 팔기까지 2년 동안 평균 사료값이 350만원 든다. 송아지를 270만원에 사들였다니 얼추 계산해도 인건비조차 빼기 힘들다. 전북 정읍에서 한우농장을 하는 박승술(54)씨 사정도 마찬가지. “5~10% 오른 사료값을 따지면 팔아야 하는데 떨어진 소값 생각하면 못 팔아요. 한우값이 고작 20% 하락했다고요? 사료값, 인건비는 왜 안 따지는데요? 우리 체감 하락률은 절반 이하예요.” ●“살처분 지침 따랐는데 왜…” 경북 안동에서 한우를 키우는 조득래(44)씨는 구제역 발생 초기에 100마리 중 43마리를 묻었다. 확산을 막는 예방적 살처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정부의 보상 기준에 분통을 터뜨렸다. 48개월령 암소 한우(번식우)의 평균 체중이 357㎏으로 산정된 것을 예로 들며 조씨는 “이건 10년 전 기준이고, 요즘은 못해도 2배는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제한이 풀려 부분적으로 가축을 출하할 수 있게 됐지만 여파는 여전하다. 안성에서 육우 240마리를 키우는 곽근원(53)씨는 150마리를 석달째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우시장에 내놓으려고 했지만, 안전성 검사를 먼저 해야 한답니다. 열흘 전에 혈청 검사를 해가더니 지금껏 감감무소식이에요. 한우·육우 출하는 막아 놓으면서 미국, 캐나다산 수입 물량은 늘리겠다는 게 이 정부입니다. 우리 축산 농가를 다 죽일 참인가요?” ●“선진화 방안? 현장은 봤나?” 정부의 축산 선진화 방안에 대해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이번 살처분 보상 기준만 보더라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요. 현장을 모르는데 무슨….” 김창구씨는 “지금까지 나온 것만 보면 안성에 있는 1000여곳의 농가 중 200여곳 정도만 이 조건을 수용할 수 있다. 대부분 영세해서 선진화 방안을 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고개를 저었다. 취재 도중 만난 한 농장주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그는 ‘3대 원죄(寃罪)’가 생겼다고 했다. “살아있는 소를 묻은 죄, 소비자들에게 본의 아닌 피해를 준 죄, 소를 토양에 묻어 후세에게 피해를 준 죄입니다. 이건 씻어낼 길이 없어요.” 안성 최여경기자·성민수PD kid@seoul.co.kr
  • [구제역 후폭풍 위기의 축산농] “구제역 부서 확대” “허가제 내년 도입”

    구제역 방역과 정책 부문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영국 농식품환경부(DEFRA)와 농림수산식품부의 구제역 전문가들이 지난달 18일 과천종합청사에서 머리를 맞댔다. 마틴 윌리엄스 축산물정책팀장은 영국에서는 구제역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확진 전에 임시 통제지역을 10㎞까지 설정한다고 말했다. 농민 보상은 시가 보상이 원칙이지만 발생 원인 농가에는 5000파운드(약 887만원)의 벌금을 물린다고 전했다. 방역 인원도 우리나라처럼 공무원을 우선 투입하지 않고 전문 외주업체에 일임한다고 밝혔다. 엿새 뒤인 지난달 24일 정부는 ‘축산 선진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선진화와 고급화는 대규모 농가에 유리하고 소규모 농가의 도태를 유도하는 것이어서 반발이 예상된다. 선진화 방안은 구제역 초기부터 위기 대응의 최고 단계인 ‘심각’에 해당하는 강력한 방역조치를 담고 있다. 농식품부와 지자체 및 군경 등으로 구성되는 ‘가축전염병 기동방역기구’와 기존 3개 검역 기관을 통합해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가칭)를 설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농식품부의 담당 부서가 우선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를 담당하는 동물방역과를 2개 과로 확대해 구제역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살처분 보상은 가격이 급등하면 과거 1년 평균 시가의 30% 초과분까지만 지급한다. 특히 정부는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획득을 목표로 삼은 만큼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에서 많이 발생하는 A·O·아시아 1형을 혼합한 ‘3가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정부는 백신 비용을 일정 규모 이상의 축산 농가에 부과하는 정책 방향을 확정한 바 없다고 하지만 농가들은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농민단체들은 백신 비용을 농가에 떠넘긴 타이완에서 구제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고 반박하고 있다. 축산업 허가제는 내년부터 대규모 농가에 우선 도입한다. 대상이나 시기, 방법 등 구체적인 방안은 생산자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 이달 말에 확정한다. 허가제는 가축 전염병 방역이나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축산물을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행 기준과 범위를 정하는 데 논란이 예상된다. 이 밖에 사육·운송·도축 단계를 포괄하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제도를 정비하고 재입식 농가가 축사 시설을 현대화하도록 300억원의 예산을 우선 배정키로 했다. 반면 사육부터 도살까지 반윤리적인 가공 과정 때문에 필요성이 제기된 동물복지형 축산 대책은 빠져 있는 상황이다. 농촌경제연구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동물복지형 쇠고기(등심 600g)의 경우 일반 쇠고기보다 35.5% 오른 값(1만 7757원)을, 돼지고기(삼겹살 600g)의 경우 일반 돼지고기보다 38% 오른 값(4561원)을 치를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이른 시일에 구체적인 안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속보] 영천 돼지농가서 또 구제역···올해 유행했던 ‘O형’

    [속보] 영천 돼지농가서 또 구제역···올해 유행했던 ‘O형’

     농림수산식품부는 17일 경북 영천 돼지농장에서 16일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인 돼지에 대한 정밀 검사결과 구제역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가 구제역 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주의’단계로 하향 조정한 지 4일만에, 또 구제역 감염 가축에 대한 마지막 살처분이 이뤄진 지 26일만에 구제역이 다시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 검사결과, 영천 돼지농가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올해 전국에서 발생해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O형 혈청 구제역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경북도에 해당 농장의 이동제한 조치 및 감염 돼지 6마리를 살처분하고 농장 내외부에 소독 등 긴급방역조치를 취하도록 조치했다. 또 전국 시도에 축산 농장에서 사육중인 가축에 대해 임상관찰 및 일제 소독·예찰 활동 등 방역대책 추진을 강화토록 지시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 유형은 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는 유형으로 앞으로도 기존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간헐적으로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축산농가는 예방활동을 철저히 하고 구제역 의심증상이 발견되는 경우에 신속히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청소노동자에게 영어 가르치는 대학생들

    청소노동자에게 영어 가르치는 대학생들

    지난 11일 서울 서강대의 한 강의실. 아주머니들이 손자뻘 되는 대학생 강사를 따라 서툰 영어 발음을 해 보인다. 보조강사 역할의 대학생들은 아주머니 곁에 바짝 붙어 앉아 발음이나 철자 등을 세세히 일러 준다. 아주머니들은 이 대학의 청소를 맡은 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들. 올 1월 홍익대에서 170명이 해고됐다가 투쟁 끝에 2월에 일자리를 되찾은 이후 이화여대, 고려대, 연세대 등에서 차례로 파업 투쟁을 거쳐 시급과 식사수당을 올리고 명절 상여금을 신설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학문의 전당에서 열악한 노동을 강요해 왔다는 자성과 함께 노동자들이 각성해 투쟁 끝에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15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 찾은 이 대학 사회과학대 학생회의 영어 수업은 모범 사례가 될 만하다. 학생들은 1월부터 청소노동자 80명을 대상으로 강좌를 열고 있다.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4시 40분에 시작하는 강좌에는 평균 20명이 참석하고 있다.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는 것만 아니라 보조강사가 함께 개인 교습까지 한다. 영어 노래도 배우고 게임도 즐기면서 재미있게 강좌를 진행한다. 아직 영어 철자를 읽는 데 미숙하고 눈이 침침한 노인들을 위해 알파벳에 한글 표기를 붙여 놓은 표도 준비했다. 학생들은 어려운 처지의 청소노동자들을 돕는 봉사가 결코 아니라고 강조한다. 학내 구성원으로서 함께 의견을 나누고 문제점을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는 연대활동이란 것. 등록금 투쟁 때문에 삭발한 김윤영(22) 학생회장은 “지난해에 생각만 하고 있다가 올해 초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다.”며 “학생들 사이에서도 소중한 학내 구성원으로 이분들을 바라보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학생들은 먼저 어머니들께 인사도 건네고 친한 척도 한다.”며 웃었다. 학생회는 지난 2월 새내기 오리엔테이션 행사에서 청소노동자들의 트롯트 무대를 마련하는 등 연대의 폭을 넓히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은 이 수업을 통해 머리보다 가슴으로 더 많은 것을 담아 간다고 입을 모았다. 한 아주머니는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학생들과 함께한다는 게 더 보람된 일”이라며 “새벽부터 청소하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구제역 종식 이후 여전히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축산 농가를 조명한 특집, 일본 MK택시를 열정으로 감동시킨 택시 기사 정태성씨, ‘진경호의 시사 콕-카이스트의 비극’, ‘이종원의 눈’ 등이 방송된다. 글 사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전북도 구제역 과잉대응 논란

    정부가 구제역 상황을 사실상 종료했지만 전북에선 계속되는 방역에다 가축시장 개장까지 미루고 있어 과잉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3일자로 전국의 가축 이동제한을 모두 해제하고 8일부터는 가축시장 개장을 허용했다. 11일에는 방역협의회를 열어 구제역 방역단계를 ‘경계’에서 ‘주의’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때문에 전북을 제외한 대다수 자치단체는 구제역 상황이 끝난 것으로 보고 소독통제소 운영 등 방역활동을 중단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에 설치된 소독통제소를 대부분 철거하고 가축시장을 개장해 축산농가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북은 아직도 56곳의 소독통제소를 운영 중이다. 최고 150개에 이르던 소독통제소는 3분의1로 줄어들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얘기다. 또 대다수 지자체가 가축시장을 전면 개장했지만 전북은 이달 말까지 관망하다 새달 1일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북 지역 축산농가와 주민들은 전북도가 구제역 청정지역을 사수하려는 진정성과 의지는 이해하지만, 과잉대응이 아니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북지역에 진입하는 모든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는 여전히 진입 차량에 입체적으로 약제를 살포하는 소독통제소를 운영해 운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가축시장도 오는 18일부터 도내에서 생산된 송아지만 매매를 허용하고 전면 개장은 5월부터나 허용할 방침이어서 축산 농가들의 불만이 높다. 송아지 입식에도 적기를 맞았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아 이래저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이번엔 소 브루셀라병…담양 축산농가서 150마리 살처분

    전남 담양의 한 농가에서 브루셀라병이 발병해 축산 농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담양군 무정면 농가에서 키우던 소 150마리가 브루셀라균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져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도는 해당 농가에 소 이동을 제한할 것을 당부하고 인근 다른 농가에 대해서도 브루셀라균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다. 브루셀라병은 인수 공통 전염병으로, 감염된 소는 유산이나 불임 등의 증세를 보이고 사람에게 전염되면 두통과 발열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치사율은 낮다. 담양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집에 돌아왔지만 외출은… 주인 잃은 개들만 거리 헤매

    집에 돌아왔지만 외출은… 주인 잃은 개들만 거리 헤매

    비가 내린다. 예사 비가 아니다. 지난 9일 후쿠시마현 다무라시 미야코지에서 맞은 비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까지는 불과 20㎞. 이날 원전에서 60~65㎞떨어진 후쿠시마시와 고리야마시의 공기 중 방사선량이 각각 2.00μ㏜, 1.86μ㏜로 측정됐다. 미야코지는 두 도시보다 후쿠시마 원전에 40㎞ 이상 더 가까이 있으니 이보다 훨씬 많은 방사선을 쐴 판이다. 지난 7일 서울에 내린 방사선량이 0.24μ㏜였으니 이에 비하면 최소한 10배 이상의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30km 권내 주민들에게 자율적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 지역에 걸쳐 있는 미야코지의 주민 3000여명 중 대부분이 30㎞ 밖에 있는 피난소로 옮겨 갔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33㎞ 정도 떨어진 도키와에서 30분을 서성이다 웃돈을 줘가며 어렵게 잡은 택시를 타고 찾아간 미야코지의 풍경은 황량함 그 자체였다. 옥내 피난을 지시한 정부의 방침에 따라 집에 머물러 있는 주민들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학생들이 시 밖의 학교로 옮겨 가고 남은 ‘이와이사와’ 소학교(초등학교)는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집을 떠난 주인이 미처 챙기지 못한 개들은 비를 맞으며 먹을 것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녔다. 한 무리의 개들이 외지인인 기자를 보자 요란하게 짖어댔다. 소떼가 들판에서 영문도 모른 채 풀을 뜯어 먹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 내린 토사도 여기저기서 자주 눈에 띄었다. 지방도로를 20분 정도 달리다가 바리케이드를 맞닥뜨렸다. 이곳부터는 출입이 통제된다. ‘피난 지시 발령 중-원자력재해 특별조치법에 따라 출입 금지’라는 표지판이 기자 앞을 턱 막아섰다. 바리케이드를 넘어 가려 하자 20여m 앞에서 기자의 동태를 유심히 쳐다보던 경찰관 두명이 호루라기를 불며 손사래를 친다. 다시 돌아오는 길도 적막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적이 사라진 도로에 자동차들만 간혹 지나간다. 차창 안으로 보이는 운전자들은 마스크를 쓴 채 아직 공포감을 얼굴에서 지우지 못한 모습들이다. 길가에서 우산을 받쳐 들고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니는 기자를 황당하다는 듯이 고개를 돌려가며 한참이나 쳐다본다. 30㎞ 내 주민 가운데 일부는 정부의 대피 권고에도 남기를 희망했다. 일부 축산농가와 고령자 가정이다. 일단 30㎞ 구역 밖으로 대피했다가 장기화되는 피난 생활에 지쳐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주민 요시다 다카오(63)는 “식료품과 가솔린 등 연료 조달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원전도 소강상태에 들어가 최근 며칠 사이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시 대피소에서 약 10일 동안 대피한 후 집으로 돌아온 주부 다무라는 “정부가 자율적으로 대피하라고 해 피난소에서 지냈지만 이제 먹고사는 문제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더 이상 정부의 발표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야코지를 비롯해 다무라시 일대는 담배 농사로 유명한 지역이다. 앞으로 몇 년 동안 담배농사와 밭농사를 할 수 없을지도 몰라 이들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집에는 돌아왔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방사선 공포와의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야 한다. 후네히키에서 도키와까지만 단축 운행하는 버스의 운전기사 하시모토 데루오(54)는 “모든 걸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원전이 이렇게 위험할 줄 몰랐다.”며 “일본이 그동안 무수한 고난을 헤쳐 나갔던 것처럼 이번에도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을 뿐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전부터 내리던 비는 오후에도 그치지 않는다. 이 비가 언제 그칠지 모르는 것처럼 한달 전 동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된 후쿠시마 원전 공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일본의 근현대사는 기회와 위기의 연속이었다. 이번 원전 사고는 일본을 또 다른 역사의 변곡점에 서게 했다. 재해를 헤쳐 나가는 과정이 20년 불황을 극복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불황을 20년이 아닌 30년으로 늘리는 ‘통한의 방사선’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미야코지(후쿠시마)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서현 양돈단지 ‘폐쇄 vs 재입식’ 갈등

    서현 양돈단지 ‘폐쇄 vs 재입식’ 갈등

    지난해 11월 구제역이 최초로 발생한 경북 안동시 와룡면 서현양돈단지의 돼지 재입식을 놓고 주민과 농장주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안동시는 최근 구제역 종료 공식 선언 뒤 가축 이동제한이 전국적으로 해제되면서 8일까지 지역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가축 재입식 신청를 받고 있다. 시는 구제역 미발생 농가에는 이달부터 재입식을 허용하고, 발생농가에 대해서는 축사 청결 상태 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30일 이후 재입식하도록 할 계획이다. 돼지 1만 6000여 마리를 살처분한 서현양돈단지(6만 4900여㎡) 내 7개 농가도 2만여 마리의 돼지 재입식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농장주 양모(49)씨는 “농가들이 5월 재입식을 위해 축사 청소와 소독을 하는 등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근 서현리 28가구 주민 60여명은 단지 폐쇄 요구와 함께 돼지 재입식을 강력 저지한다는 입장이다. 주민 권모(58)씨는 “돼지 사육단지에서 발생되는 악취와 함께 마을 전체에 파리·모기 떼까지 들끓어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는 지경이었다.”면서 “이 참에 양돈단지를 폐쇄하는 것이 주민과 4㎞ 남짓의 안동댐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돼지 재입식에 나설 경우 행동으로 막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60억~70억원을 들여 서현양돈단지를 매입, 단지를 폐쇄한다는 계획이지만 가능성은 미지수다. 매입비 확보 자체가 어려운 데다 농가들이 폐업 보상까지 요구하고 있어서다.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민생 추경’ 편성 제안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5일 민생 안정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시급히 편성할 것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식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원래 추경은 정부·여당이 주장하고 야당은 반대하는 것이지만 지금 민생경제 상황은 이런 통상적인 예를 떠올릴 형편이 아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지난해 예산 날치기 과정에서 방학중 결식아동 급식예산, 영유아 예방접종 예산 등이 날아가 버려 복원해야 한다.”면서 “반값등록금, 구제역 축산농가, 비정규직 지원 예산도 시급하다.”고 추경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물가관리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고환율 정책 수정, 유류비·통신비 인하, 전월세 상한제 도입, 대학장학금 대폭 지원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에게 정치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은 재보선, 정권재창출 등 정치에 관여하지 말고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며 서민경제와 남북관계 등에 매진해달라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중대본 파견 6개 부처 과장들, 숨가빴던 4개월을 말하다

    중대본 파견 6개 부처 과장들, 숨가빴던 4개월을 말하다

    구제역은 지난해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첫 발생 신고가 접수된 이후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으로 확산됐다. 수많은 소·돼지가 동시다발로 살처분되다 보니 부실 매몰지에서의 침출수 유출로 인한 2차 환경오염 문제가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정부는 원활한 사태 수습을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5개 부처에서 선발된 인력으로 부처합동 매몰지관리 지원팀을 꾸렸다. 또 행정안전부 재난대책과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중대본은 3월 31일 자로 해체되고 파견자들은 1일 소속 부처로 복귀했다. 서울신문은 중대본에 파견됐던 6개 부처 과장들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숨가쁘게 일했던 그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행정안전부 안병윤, 보건복지부 권준욱, 농림수산식품부 신현관, 환경부 백운석, 문화체육관광부 김재환, 국토해양부 이철조 과장 등이 인터뷰에 동참했다. →처음 합동 근무 명령을 받았을 때의 심정과 각오는. 권준욱 복지부에서 신종플루로 한동안 정신없었던 일을 떠올리며, 다른 부처 일로만 여겼던 구제역이 나의 일이 됐다는 것에 사실 두려운 생각마저 들었다. 근무를 시작하고 맞이한 토요일(2월 19일), 파견자들이 모여 구제역 괴담 등 국민들의 불안감을 없애는 데 최선을 다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마치 전투 중에 최일선에 선 첨병과도 같은 심정이었다. 신현관 축산정책과장으로 구제역 중심에 있다가 중대본 파견 근무 명령을 받고 당황스러웠다. 구제역이 방역 지원과 조정(1차 백신접종이 거의 완료단계)에서 매몰지 침출수 문제가 이슈로 등장하면서 매몰지관리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다. 파견 중이던 국장이 국립식물검역원장으로 발령 나, 교체 파견자로 발탁된 것이다. 농식품부가 주무 부처였다가 여러 부처 공동 일이 돼 구제역과 매몰지 문제 종식을 위해 일익을 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마음을 추슬렀다. 안병윤 재난대책 과장으로 지난해 9월 태풍 곤파스와 수도권 홍수피해, 연평도 포격 등 재난대응과 피해복구 지원에 직원들이 녹초가 된 상황이었다. 구제역 문제가 제발 중대본 체제로 가지 않기를 바랐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경기 북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경기 제2청사에 정부합동 지원반을 구성한 것을 시작으로 본부에 구제역 매몰지 지원팀까지 구성하게 됐다. 중대본 총괄과장이다 보니 휴일과 낮과 밤 구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다. →합동 근무의 의의와 성과를 꼽는다면. 백운석 정부 부처 직원들이 합동으로 지원팀을 구성해 운영한 것은 재난 대응에 있어서 통합적인 관리체제의 한 모델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전 부처가 힘을 합쳐 대안을 제시하고, 중대본 지휘체제로 일원화해 전국 지자체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재난대응에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소속 부처 업무를 가리지 않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에서 큰 동료애도 느낄 수 있었다. 이철조 당초 예정됐던 3월 말까지 매몰지 정비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한 것이 최대 성과이다. 전국 매몰지에 대한 전수조사, 정비대상 매몰지 선정, 정비를 위한 설계 시공 등 일련의 과정을 계획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중대본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향후에도 좋은 본보기로 남을 것이다. 중앙부처 외에도 각 부처 산하기관 소속 전문가들의 참여도 큰 힘이 됐다. 정비 대상 매몰지에 대한 설계와 시공상황을 점검해 준 기술 전문가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신현관 중대본이 꾸려지기 전에는 각 부처 일에만 충실하다 보니 의견이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방역에 초점을 두고, 환경부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다 보니 제대로 조율이 안 된 내용이 국민에게 전달돼 혼란을 야기시켰다. 중대본이 설치됨으로써 정부 내 의견이 조정돼 언로가 일원화되고, 군·경 병력의 동원과 지자체장의 관심을 유도하는 등 범정부적인 대처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본다. →힘들었던 점과 보완이 요구되는 사안은. 김재환 구제역과 매몰지 정비작업이 이뤄지는 동안 언론과 인터넷에서 ‘식수대란’, ‘침출수 비상’, ‘축산업 붕괴’, ‘대재앙’ 등 극단적인 표현들이 나와 힘들었다. 물론 상황이 그만큼 심각했기 때문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랐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보다 과도한 표현들이 국민에게 큰 불안을 안겨 준 측면이 크다. 특히 인터넷의 경우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잘못된 정보도 많고, 과장된 해석도 많았다. 실제 구제역으로 인해 치러야 할 ‘언어의 비용’도 많았다. 백운석 연일 아침 일찍 나와서 밤늦게 들어가다 보니 육체적인 피로와 잘해야 된다는 정신적 부담감도 컸다. 무엇보다 일부 언론에서 매몰 초기 급박한 상황에서 발생한 부실 매몰지에 대한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매몰지가 아닌 지역의 일반적인 오염도까지 매몰지 때문으로 보도할 때는 힘이 빠졌다. 안병윤 재난 대응 인력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오랜 기간 연일 긴장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피로를 해소해 줄 수 있는 메커니즘이 부족했던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우수한 전문인력이 재난관리 분야에 근무하도록 유인하는 조직상의 메리트가 부족하다. 또 교대근무를 할 수 있는 인력도 부족하다. 이번 중대본 운영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지만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본 지진을 계기로 우리는 어떤 대비책이 필요한가. 이철조 기존 시설물의 내진 성능을 효과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매뉴얼과 분야별 대응 전략도 정비가 필요하다. 평소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대응훈련도 내실 있게 실시해야 한다. 국민들이 행동요령을 숙지해 따를 수 있도록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권준욱 미국 유학 시절 토네이도가 온다는 경고를 텔레비전을 통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재난 시 자동으로 텔레비전이 켜지면서 경고 방송이 나왔다. 우리도 통신·방송수단 등을 통해 신속히 알리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정부 역시 부처 간 합동 태스크포스를 가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반이 필요하다. 신현관 자연에 순응하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을 만큼의 정부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가축 매몰 매뉴얼만 봐도 현실 대응능력이 떨어진다. 각 지역의 상황이 다르지만 일률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큰 틀의 가이드라인으로 해당 지자체장이 지역 여건에 맞게 운용하도록 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합동근무를 마치고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재환 구제역 방지 업무를 하다 유명을 달리한 9명의 명복을 빈다. 이런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흙더미에 묻혀 사라진 347만 마리 가축의 영혼도 위로하고 싶다. 죽어가면서까지 새끼에게 젖을 먹였던 횡성의 어미소 사연은 가슴 아팠다. 우리는 살처분된 동물에게 미안함을 갖고, 두번 다시 이런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권준욱 중대본 매몰지 지원팀 팀장으로 어깨가 무거웠던 게 사실이다. 이제 파견근무를 끝내고 소속 부처에 복귀해 새로운 과제에 매달리고 있다. 당분간 주말에는 부족한 잠을 푹 자고 싶다. 전국의 많은 공직자들이 구제역으로 고생했다. 특별히 지면을 할애해 지원팀 근무자들의 뒷얘기를 취재한 서울신문에도 감사드린다. 백운석 구제역이 동시 다발적으로 확산되다 보니 부적절한 장소에 매몰하거나 침출수 유출 방지를 위한 차수시설이 미비한 곳도 있었다. 이번 사례를 거울로 매몰 처리 시 침출수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고밀도 폴리에틸렌라이너를 차수재로 사용하는 등 매몰 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 과거 사례를 답습해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구제역에 걸리지 않은 가축들도 살처분했는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진지하게 모색해 볼 때이다. 신현관 구제역 매몰지 문제해결을 위해 부처합동 근무로 지원팀을 꾸렸던 것이 국민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자리였던 것 같아 좋았다. 구제역 위기에 관련 부처들이 상시적인 정보와 협의를 통해 대처한 것은, 향후 어떤 위기상황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안병윤 최선을 다해 구제역을 막았는데 한 세기 만의 혹한으로 방역효과가 잘 먹히지 않았다. 또한 사료차량 등 축산 관련 차량으로 인해 계속해서 구제역이 확산될 때는 맥이 풀렸다. 구제역 예방과 종식은 축산농가의 환경개선에 있다고 본다.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재난안전에 대한 요구를 정부 시스템상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재난안전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맞는 시스템 개선과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가축분뇨 방치… 곳곳 악취 고통

    가축분뇨 방치… 곳곳 악취 고통

    “넘치는 분뇨와 악취 탓에 동네 주민들한테 항의를 받을 때에는 절로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구제역 피해로 고통받은 가축 농가들이 겨우내 농장에 쌓아 두었던 가축 분뇨를 처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31일 강원·경기 지역 가축 농가들에 따르면 추운 날씨가 풀리면서 한겨울 동안 반출이 금지됐던 가축 분뇨에서 악취가 나고 있지만 분뇨가 워낙 많은 양이라 제때 퇴비와 액비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가축 살처분으로 농장 안의 토지 매립도 여의치 못한 형편이다. 강원 홍천군 북방면 축산 농가들은 구제역에 따른 이동제한이 풀렸지만 아직까지 마을 입구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는 바람에 농가마다 축사에 마련된 퇴비저장 시설에 수백톤씩의 분뇨가 쌓여 있다. 축산농 김모(54·홍천)씨는 “겨우내 퇴비를 내지 못해 2500여 마리에서 나오는 분뇨 1300여t이 축사 안에 방치돼 있다.”면서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악취가 풍겨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액비 저장고는 상태가 더 심각하다. 축산농마다 저장공간에 저장량을 다 채우고 넘치는 바람에 심한 악취를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분뇨 반출이 허용된 축산 농가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분뇨를 처리하기 위해 톤당 육상 처리는 1만 6000원, 해상 처리는 3만 6000원이 들어가지만 육상처리 시설이 부족한 축산 농민들은 비싼 가격에 해상 처리를 신청하고 있다. 해상 처리 역시 재입식을 위한 농가 등의 신청이 폭주하는 바람에 웃돈을 줘도 처리가 밀려서 쉽지 않다. 경기 파주시는 동절기 가축분뇨를 석회 등과 함께 섞어 비닐에 밀봉해 보관하고 있다. 당초 가축분뇨는 인근 토지에 매입하던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구제역 바이러스 감염 우려와 살처분 가축 매립 등으로 토지 매립이 불가능해지면서 퇴비화에만 매달리고 있다. 시는 이달 초부터 가축분뇨 처리를 위해 바이러스 검사와 함께 퇴비화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한꺼번에 막대한 양을 처리하면서 과포화 현상을 빚고 있다. 고양시에서도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내려진 농장의 가축분뇨에 대해 퇴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동절기에 쌓인 가축분뇨량이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고양 지역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은 농가의 가축분뇨만 5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포천시는 겨우내 석회와 함께 쌓아 두었던 가축분뇨를 처리하기 위해 퇴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소독 등의 작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쌓아둔 가축분뇨에 대해 두 달 이상 시간이 지난 뒤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나 오염 등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각종 민원의 온상이 되고 있다. 축산농 김삼수(62·포천시)씨는 “축사 밖에 쌓아 놓은 분뇨 때문에 악취로 고생하는 마을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며 “구제역의 여파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강원도 축산담당 공무원은 “강원 전역에서 분뇨 처리시설이 부족해 포화 현상을 겪고 있다.”면서 “다음달 말쯤이면 어느 정도 처리야 되겠지만 빠른 처리를 위해 인분처리장에서 가축분뇨를 처리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경기 장충식기자 bell21@seoul.co.kr
  • [지방시대] 구제역과 ‘동물복지’/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지방시대] 구제역과 ‘동물복지’/박경량 순천대 대학원장

    2000년 경기 파주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이 이후 수차례 재발한 뒤 이제 다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4시 15분 경북 안동시 와룡면 서현리에서 구제역 발생 신고가 접수된 이후 29일 현재 121일째다. 농림수산식품부 구제역 정보에 의하면 3월 3일 이후에는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고 있고, 구제역 발생상황은 지난 8일 현재 202건의 신고 중 양성 150건, 음성 52건이라고 한다. 구제역 확산 저지를 위해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의 소·돼지 등 가축은 모두 살처분되어 매장됐다. 그런데 매장지의 지하수 오염 등이 2차적으로 문제화되고 있다. 정부는 수백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하고 매장하면서 엄청난 세금을 쏟아부었다. 문제는 이것만으로는 구제역이 완결될 수 없고, 주변 환경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 있다. 이제 축산정책 당국과 축산농가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때다. 특히 축산농가는 이윤 창출을 생각하되 고기와 우유, 달걀 등을 그들의 가족과 같은 국민들이 먹고 마신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올 겨울 전국을 휩쓸고 간 구제역의 경우만 보더라도 관계당국의 안이한 초동대처와 방역당국의 실수, 전문인력의 태부족, 축산농가와 가축분뇨업자·사료업자의 부주의 등이 어우러져 사태가 더 커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3년에 작성된 구제역 방역백서를 준수하지 않아 구제역이 확산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관련 당사자들의 세심한 주의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론 역부족이다. 구제역의 발병과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공장식 축산방식에 있다. 공장식 축산방식의 실태를 한번 살펴보자. 닭 한 마리당 차지하는 공간이 A4 용지 한 장보다 작은, 철망으로 만들어진 비좁은 아파트형 닭장 속에서 산다. 이러한 닭장들은 환기도 잘 되지 않고, 햇빛도 들지 않을 뿐 아니라 바닥도 축축하다. 이런 곳에서는 살모넬라균이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번성하기 쉽다. 소나 돼지의 사육환경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돼지는 자기 몸이 겨우 들어가는 아스팔트 틀 안에서 산다. 돼지는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다. 사육환경이 청결하지 않으면 폐렴을 비롯한 여러가지 질병에 걸리기 쉽다. 그래서 돼지에게는 항생제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어미 소는 새끼를 낳으면 6개월가량 우유가 나온다.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임신시켜 우유를 나오게 한다. 이처럼 현재의 공장식 축산방식에서는 동물의 본능과 생활습관, 편안함은 철저히 무시되고 오로지 편의적인 가축 관리를 통한 이윤 창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나 돼지 등 가축들은 하나의 생명체라기보다는 우유나 달걀, 고기 등을 생산하는 기계로 취급되고 있다. 구제역과 같은 돌림병을 차단하거나 최소화하려면 현재의 공장식 축산방식 대신 가축들이 깨끗한 환경 속에서 마음대로 뛰어다니고, 자유롭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른바 ‘동물 복지’를 지향하는 방식의 축산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도입은 가축의 자연치유력을 극대화해 항생제 수요를 근본적으로 없애고, 가축에게 스트레스를 없앰으로써 양질의 축산물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 “내 양이 강아지를 낳았다”… 中 ‘인증샷’ 화제

    중국의 한 축산업 농가 주인이 자신이 키우던 양이 개를 낳았다고 주장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산시성에서 농가를 운영하는 류(劉)씨는 최근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얼마 전 태어난 강아지는 눈과 귀, 코 등은 개의 모습이지만 털은 엄연한 ‘양털’”이라면서 “양이 강아지를 낳은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류씨는 자신의 양이 새끼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중, 모양새가 약간 다른 새끼를 들어 살펴보니 강아지의 외모가 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주장하는 강아지는 양과 개의 모습을 반반씩 섞은 외모지만, 털은 어미로 ‘추정’되는 양과 동일하며 다른 이목구비는 개를 떠올리게 한다. 류씨는 “20년간 양을 키웠지만 이런 일은 겪어본 적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 강아지는 양이 낳은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이에 위에궈장 시안성 동물농업과학센터 관계자는 “양과 개는 엄연하게 다른 종(種)이며, 양이 개의 새끼를 갖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견해로서는 류씨의 가축은 개가 아닌 양이며, 다만 유전자 이상 등으로 다른 양과는 다른 외모를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백신 2~3년 접종해야 청정국 회복

    정부가 24일 사실상 구제역 종료를 선언했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향후 2~3년간은 백신 접종이 꾸준히 이뤄져야 구제역이 완전히 종식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구제역 사태가 몰고 온 축산농가의 상흔이 제대로 치유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관계 부처 합동 기자회견에서도 이러한 우려가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청정국 지위 회복’ 여부를 놓고 설전이 오고 갔다. 한 기자가 “2~3년 뒤에도 백신 접종을 계속하겠다는 것인지 시장에 주는 신호가 명확하지 않다.”고 날카롭게 지적하자, 유 장관은 “청정국 지위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우선 백신 접종 청정국을 목표로 노력을 하고 추후 결과에 따라 백신 접종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 초기대응 미흡 11개 시·도 대재앙 이번 사태를 종합해 보면 지난해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온 뒤 11개 시·도 75개 군에서 150건이 발생해 6250곳 농가에서 가축 347만 9513마리가 살처분·매몰됐다. 가축별로는 소 15만 871마리, 돼지 331만 7864마리, 염소 7535마리, 사슴 3243마리 등이다. 지금까지 구제역은 국내에서 다섯번 발생했지만,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제역 사태가 전국으로 퍼진 이유는 초동 대응이 미흡했기 때문이었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잠복 기간은 2주다. 지난해 안동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되기 전 이미 바이러스는 가축 분뇨 차량 등에 의해 파주로 번졌고, 이어 경기도 전역과 강원도로 퍼져 나갔다. 게다가 날씨가 추워 소독제가 얼어붙는 등 방역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최초 구제역 의심 신고 시 판단 착오로 5일간 차단 방역이 지연된 것도 문제였다. 결국 구제역은 전라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됐다. 정부는 뒤늦게 초동 대응이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전국의 모든 가축을 대상으로 백신을 투여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가축무덤’ 4600곳 달해 잠복기 2주 동안 구제역은 수그러들지 않았으나, 전국의 모든 소·돼지를 대상으로 실시된 백신 접종이 지난 2월까지 마무리됨에 따라 구제역 사태는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축의 대량 살처분으로 인한 매몰지 관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전국에 4600여곳이 넘는 ‘가축 무덤’이 생겼다. 돼지 사체를 그대로 생매장하는 등 매뉴얼대로 처리하지 않은 곳이 많아 환경 문제로 번졌다. 또 사상 유례 없는 막대한 인원과 장비가 투입됐다. 공무원과 군인 등 총 197만 4055명이 ‘구제역과의 전쟁’을 치르는 동안 격무에 시달린 공무원 8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빚어지기도 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축산업 허가제 내년부터 단계 도입

    정부가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질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24일 정부가 발표한 ‘가축 질병 방역체제 개선과 축산업 선진화 방안’에는 지난 116일간 전국을 뒤흔들었던 ‘대재앙’의 재발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대책 세부 사항은 내달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내년부터 축산업 허가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축산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을 확보하고, 축산 경영과 방역 등에 대한 교육을 받도록 해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하고 위생적인 축산물을 생산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혼란을 막기 위해 우선 대규모 농가부터 도입하되, 소규모 농가에는 이미 시행 중인 축산업 등록제를 확대 적용키로 했다. 축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내달 말까지 확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기존 방역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획기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우선 초동 대응이 한층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구제역 발생 시 주의-경계-심각 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앞으로는 발생 즉시 최고단계인 ‘심각’ 조치가 시행된다. 특히 새로운 유형의 가축 질병이 발생하면 전국의 분뇨·사료차량 등에 대해 일정 기간 이동이 통제되는 일시정지(Standstill)제도가 도입된다. 또 일정규모 이상의 가축 질병 발생 시에는 군이 투입될 예정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황성기 에디터 도쿄 프리즘] 원전 지역민 박대·농축산물 기피… 일본 ‘風評(풍평:소문)’의 굴레에

    풍평피해(風評被害). 후쿠시마 원전 공포 이후 일본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우리말로는 풍문(風聞)피해라 할 수 있을까. 바람처럼 떠도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라고 하겠다. 비근한 예로 한국에서 구제역 발생 이후 한우 소비가 급격히 감소한 것을 들 수 있겠다. 구제역에 걸린 소의 고기라 해도 조리해서 먹으면 인체에 아무 영향이 없다고 한다. 그런 과학적인 정보를 정부가 구제역 초기부터 제공했지만 소비자들은 멀쩡한 한우 고기를 외면했다. 지금도 미국산 쇠고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의 구제역에 우는 것은 한우 농가, 웃는 것은 미국 농가라는 역설을 낳았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도 한국사람들은 거의 전쟁 공포를 느끼지 않았다. 안보감각이 둔해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위기관리가 잘돼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반도 밖 사람들이 공포에 떨었다. 한국에 입국하는 관광객이 줄었다. 풍평피해의 다른 사례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는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본 지역이다. 인구 34만명으로 후쿠시마 최대 도시다. 원전 공포가 본격화하면서 시의 극히 일부가 원전 반경 30㎞ 이내에 포함됐다. 30㎞라면 주민들을 소개(疎開‘)시키는 20㎞ 이내와 달리 자택 내 대피를 요하는 거리다. 그런데 이와키시가 엉뚱한 풍평피해에 맞닥뜨렸다. 물자를 수송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피폭을 우려해 이와키에 얼씬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부랴부랴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이와키시는 안전하다.”고 하자 물자 공급이 조금씩 되살아나고는 있지만 아직도 풍평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일도 있다.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 낯선 곳으로 피난을 갔으나 원전 주변 지역에서 왔다는 이유로 숙박시설에서 받아주지 않았다. 피난민 처지도 가뜩이나 막막하고 슬픈데, 지친 몸 누일 곳도 없는 풍평피해를 본 것이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등 4개 현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등 3개 품목의 농축산물 출하 정지를 지시했다. 확산되는 일본산 농축산물에 대한 우려와 풍평피해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들 4곳의 시금치도 씻어 먹으면 안전하다고 한다. 그래도 일본 정부는 일본 전역에서 생산되는 시금치 등 농축산물의 안전을 의심하는 풍평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서둘러 ‘집단속’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방사능 공포다. 도쿄 시내에서 검출되는 방사성물질이 원전 사태 이전의 평상시 수준을 약간 웃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 정도로는 인체에 영향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 호소를 100% 신뢰하는 일본인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오키나와까지 피난을 갔다는 일본인 지인의 사례는 극단적이다. 하지만 서쪽으로, 서쪽으로 몸을 피하고 보자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정부는 도쿄, 요코하마 등지의 국무부 직원과 가족에게 안정화 요오드제를 지급하기로 했다. 비가 내린 지난 21일 이바라키 현 북부에선 1㎡당 1만 3000㏃(베크렐)의 세슘137이 검출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긴급이사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대단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뭔가를 숨기거나 축소한다는 의심을 하지는 않지만 꺼림칙한 건 사실이다. 불안은 커진다. 풍평피해가 원전 지역 주변이나 후쿠시마에서 나아가 일본이라는 나라 전체로 번지지 않도록 ‘풍평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marry04@seoul.co.kr
  • 식량난·인플레… 방사능 ‘2차후유증’ 심화

    원전지대에서 자란 농작물의 방사능 수치가 높아지면서 식량난과 인플레이션 등 ‘2차 후유증’의 공포도 점점 커지고 있다. 21일 교도 통신에 따르면 지바현 아사히에서 자란 쑥갓에서 규정치의 2배에 달하는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발견됐다. 유채와 국화녹차에서도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물질이 나왔고, 도쿄에서 자란 작물에서도 4300㏃(베크렐)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35㎞ 떨어진 이와테현을 비롯, 원전 인근 4개 지역에서는 우유가 방사성 요오드에 오염됐다는 검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후쿠시마현 당국은 각 축산농가에 우유 출하와 소비를 삼가라고 요청했다. 후쿠시마현 낙농협회는 우유의 출하를 중지하고 재고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식수 오염 상태도 심각하다. 도쿄를 비롯, 원전 주변 5개 현의 수돗물에서도 미량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에서 30㎞ 떨어진 리타테 마을에서는 기준치(300㏃)의 3배가 넘는 965㏃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고 이날 후생노동성이 밝혔다. 후생노동성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마시지 말라고 지시했다. 원전지대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식량자급률이 40%에 불과한 일본의 식량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식품 수출액은 연간 33억 달러로 전체 수출 규모의 0.5%밖에 안 되는 반면, 2009년 기준 전체 식품 수입액은 530억 달러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본 내부의 식량 부족 사태가 심화되면 수입을 늘리면서 세계 곡물가격도 연쇄 상승, 중동사태로 이미 고공행진 중인 에너지 가격과 맞물리면서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위험이 크다. 일본 내부의 정유시설도 이번 대지진으로 전체 생산량의 30% 정도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일본 정부가 대지진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박명재 세상 추임새] 춘래불사춘, 그들에게 진정 봄이 오게 하라

    [박명재 세상 추임새] 춘래불사춘, 그들에게 진정 봄이 오게 하라

    자연은 이제 완연한 봄이다. 산과 강·들의 온갖 꽃과 나무들 그리고 땅속의 갖가지 생명들이 탄생과 부활의 소생을 시작하고 있다. 봄을 찬미하고 노래한 시인과 문인들이 참으로 많지만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이 “봄이란 봄의 출생이며, 여름은 봄의 성장이며, 가을은 봄의 성숙이며, 겨울은 봄의 갈무리(收藏)이다.”라고 말한 것만큼 봄의 계절적 의미를 잘 압축해서 표현한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렇다. 봄은 자연 속에 싹이 움트고 꽃이 피는 생명과 향기의 계절이다. 동시에 우리 인간들에게는 고난의 겨울을 이기고 새로운 시작과 출발 그리고 전진과 성장의 아름답고 행복한 희망과 꿈을 주는 계절이다. ‘낡은 말뚝도 봄이 돌아오면 푸른빛이 되기를 희망한다.’라는 핀란드의 속담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 탓에 이 땅의 아름답고 약동하는 봄의 기운과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진정한 봄을 느끼게 될 때 이 땅의 봄은 완전한 자연의 봄, 참다운 인간의 봄이 될 것이다. 먼저, 지난 겨울 내내 구제역과 폭설, 가축 전염병 등으로 한없는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는 농어민, 축산 농가들이 하루빨리 시름을 털고 재기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과 완벽한 후속 대책이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경제논리와 축산주권 이론이 부딪치는 혼선과 정책의 갈등을 하루빨리 수습하고 그들의 얼어붙은 가슴에 희망의 봄 강물이 다시 흐르게 하여야 한다. 매몰된 가축의 침출수가 겨우내 얼었다 녹아 흐르는 강물에 스며들어 우리의 산하를 더럽히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완벽한 대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졸업과 함께 대학을 떠나 사회 속으로 취업의 문을 찾아 나서는 젊은이들에게 최대한 일자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청년 실업대책이 효율성 있게 추진되기 바란다. 봄을 가장 강렬하게 느끼고 받아들여야 할 이 땅의 젊은이들이 얼음 두께보다 더한 무거운 가슴과 답답함, 막막함으로 이 봄을 맞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청년들을 위한 취업정보, 취업지도, 취업알선 등 청년 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다해 우리 젊은이들이 희망과 꿈을 실은 봄의 전령사가 되게 하여야 한다. 봄은 누가 뭐래도 무릇 젊은이들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셋째, 북한의 못된 만행으로 자식과 가족, 삶의 터전을 잃고 겨울보다 더 혹독한 시련과 고통을 겪고 있는 천안함 유족과 연평도 주민들에게 재기와 새 출발의 기운을 북돋아 그들의 가슴에 봄의 온기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 이 땅을 수호하고 지킨 자랑스러운 호국 용사로서, 접적지역의 용감한 국민으로서 그들에게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 못지않게 진정어린 국민들의 존경과 감사, 고마움을 느낄 때 그들의 가슴에 남아 있는 통한의 잔설이 조금씩 녹아내릴 것이다. 끝으로 7000만 대한민국 국민 전체와 삼천리 금수강산 전 국토에 봄의 햇살이 구석구석 골고루 비치기 위해서는 우선 경색된 여야 관계가 원활하게 작동되어 산적한 국정현안과 민생대책이 효율성 있게 추진되고, 좌초한 남북관계에 대화와 타협의 물꼬가 터져 더 이상의 포격과 폭침 그리고 핵전쟁의 위험이 사라져 평화와 공존의 남북관계가 이루어져야만 진정 이 땅에 완전한 봄, 진정한 봄이 오게 될 것이다. 어디 그들뿐이랴. 혹한과 폭설 못지않은 사회의 높은 벽과 단절에 응어리진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고통받는 이들의 가슴에도 진정 봄이 오게 될 때, 우리의 산천에 버들잎은 제대로 가지마다 푸르고(楊柳絲絲綠) 복숭아꽃 또한 제대로 송이송이 붉게(桃花點點紅) 피어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올해는 이 땅에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이 아닌, 봄이 오니 진정 봄 같다는 춘래여진춘(春來如眞春)이 되었으면 한다.
  • 축산업자-소비자 윈윈 해법은 ‘동물복지형 축산’

    축산업자-소비자 윈윈 해법은 ‘동물복지형 축산’

    지난해 11월 28일 시작된 구제역 사태로 3조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됐고, 347만 5198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됐다. 매몰지 관리에 대한 천문학적 환경비용도 남아 있다. 정부는 서둘러 가축 생산 지역별 쿼터제, 밀집 축산 개선책들의 규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규제만으로는 대책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축산업과 소비자가 함께 잘살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근본책이라는 것이다. 소비자가 건강한 고기를 원하면 축산업자는 높은 수익을 위해 축산 방법을 개선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각종 가축 질병의 빈번한 발생으로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건강한 고기를 먹으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와 축산업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주는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다. 대안으로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제시하는 것은 ‘동물복지형 축산’이다. 가축을 먹이로 생산하는 우리가 동물에게 필요한 기초적 조건을 보장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밀집 사육이나 전기 감전 도축, 무조건 살처분 등을 최대한 배제하는 방식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친환경축산물인증제, 축산물 위해요소중점관리 기준(HACCP) 등의 제도를 운영해 왔고, 무항생제 축산물과 유기사료만을 먹인 유기 축산물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동물복지형 축산 역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지만 동물의 복지를 보장한다는 점이 다르다. 구제역 등 질병의 예방 및 확산 방지 근본책으로도 거론되는 이유다. 사실 정부는 농장동물복지형 축산농장 인증제, 동물복지형 축산식품 표시제 등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지난 8월 입법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도 법제처에서 심사 중으로 처리가 요원하다. 법안은 인증제를 통해 농장 스스로가 동물복지형 축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소비자에게 건강하고 질 좋은 고기를 공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농장동물의 사육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소가 지난해 6월 기혼여성 500명에게 설문한 결과 62%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변화가 필요 없다고 답한 이들은 5.6%에 불과했다. 이들 중 78%가 동물복지형 축산물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그 이유로 ‘건강에 좋아서’가 52%로 절반을 넘었다. 이외 질병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 30%, 동물의 인도적 대우를 위해 12%, 맛이 좋아서 6% 순이었다. 반면 651개 농장의 축산업자 중 56.1%가 동물복지형 축산에 관심조차 없다고 답했다. 그나마 43.9%가 이미 도입 중이거나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축산농가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동물복지형 축산은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한편 축산업자에게 수익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자들은 동물복지형 쇠고기(등심 600g)의 경우 일반 쇠고기에 비해 35.5%(1만 7757원)의 가격을 더 지불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돼지고기(삼겹살 600g)에는 38%(4561원)을 더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닭고기(한 마리)는 41.1%(2057원), 계란(10개)은 135.8%(2716원), 우유(1리터)는 85.6%(1712원)를 프리미엄으로 지불하겠다고 했다. 축산업자의 입장에서 생산비는 소의 경우 ㎏당 66원 증가했으며, 돼지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단, 도축비용과 유통비용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의 경우 동물복지형 축산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영국은 1994년부터 프리덤 푸드 프로그램(Freedom Food Program)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육, 운송, 도축 및 가공단계에서 약 2800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장감시관이 비정기적으로 방문해 농장동물복지기준을 어겼을 경우 회원자격을 박탈한다. 일본도 동물복지형 사육지침을 제정한 바 있다. 우병준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동물복지 축산에 대한 소비자와 생산자의 관심은 외국보다 낮은 수준”이라면서 “하지만 공익적 성격을 감안해 정부가 보조할 경우 축산업자도 상당한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정부, 입으론 안심…발병 땐 ‘우왕좌왕’ 소비자 불신 벽부터 넘어라

    구제역 파동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나 원성은 정부 탓이 크다. 그동안 각종 질병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 대처나 제대로 된 홍보가 없었기 때문이다. 14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축산물 안전사고의 사회경제적 영향분석 및 평가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축산물 안전사고에 대한 정부 발표 신뢰도는 3.42점(7점 만점, 4점이 보통)으로 시민단체 4.31점, 민간전문가(유통관계자) 3.91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 연구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의 용역을 받아 그동안 발생한 동물 질병에 대해 실시한 것이다. 신뢰도가 낮은 이유는 소비자들이 정부가 확실한 소비자 편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정부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진실이 아니라고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즉 과거의 신뢰 부재가 위기 상황시 배가되는 형국이다. 실제 이 보고서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공기 전파를 포함하는 다양한 전파경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구제역 발생 초기 정부가 공기 전파 가능성을 부인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9월 서울 거주 주부 205명에 대한 인터넷 조사를 실시한 뒤 다음 달 서울 거주 기혼남녀 457명에 대한 방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식품에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위험은 건강을 위협할 확률과 규모 등으로 측정되는 객관적 개념 외에도 소비자가 느끼는 두려움과 공포, 분노 등이 복합적으로 뒤섞여 나타난다고 판단했다. 응답자들은 그동안 정부가 동물 질병에 대해 말로만 안심하라고 했지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동물 질병 발생 시 정부 대처를 묻는 질문에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응답은 3.11점, 질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다는 3.26점, 빠른 대응은 3.45점, 전문인력과 지식은 3.56점 등 전반적으로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평소에 준비를 했더라고 발병 초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국민들의 뇌리에 깊이 박힌 것이다. 유통 관계자에 대한 신뢰도 또한 낮았다. 외식업체에 대한 신뢰도는 2.68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고 판매업자 3.32점, 축산유통업자 3.44점, 축산농가 3.93점 등으로 소비자에게 멀어질수록 신뢰도가 그나마 올라가는 구조였다. 소비자들은 구제역의 반복 발생으로 구제역에 대한 위험을 높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역의 위험수준은 5.04점으로 응답, 광우병(BSE) 4.8점, 조류인플루엔자(AI) 3.91점, 살모넬라 3.74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구제역은 2000년과 2002년, 조사가 실시된 2010년 상반기에도 발생했다. 동물 질병 발생 등 식품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알게 되면 응답자의 82.8%는 구매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관련 정보는 언론을 통해 얻는 경우가 32.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소비자단체 24.8%, 정부기관 22.6% 등이었다. 식품안전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에 대한 신뢰도도 정부가 5점 만점에 3.37점으로 언론기관(3.47점), 소비자단체(3.88점)보다 낮았다. 이런 정부에 대한 신뢰 부재로 소비자들이 정부가 홍보해 온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때로는 시중에 떠도는 유언비어를 진실로 믿게 되는 경우에까지 이르게 된다. 연구진은 정부가 정보를 공개·공유해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고 위기시 의사소통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정책의 일관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 조직 변화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식품안전정책은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고 총리실 산하 비상설기구인 식품안전정책위원회가 총괄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축산물 안전관리는 농식품부와 보건복지부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이원화돼 있다. 또 축산물안전관리에 있어 위해성 평가부서와 위해관리 부서가 통합돼 있어 독립성과 책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