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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을 찾는 6월로(사설)

    차츰 열기를 더해 가는 태양 아래 번쩍이는 녹음이 그 전성기를 자랑하는 달 6월로 들어선다. 6월은 또 올해 전반기의 마지막 달이면서 광역의회선거의 날이기도 하다. 이 축복의 계절 6월의 하늘이 시국이 타는 연기와 노호로 얼룩지지 않고 6월의 하늘로서 푸르렀으면 하는 소원을 6월의 하늘로 띄워 보낸다. 이른바 국회의원 뇌물외유사건으로부터 소연해지기 시작한 정국이 수서사건과 페놀오염사건으로 이어지면서 91년의 봄 또한 여느 해와 다름없는 홍역을 앓았다. 그것이 다시 학생 치사사건으로 이어지고 잇따르는 분신사건이 시국문제를 증폭시켜 오는 사이 정신을 못차리고 보낸 것이 지나온 다섯 달이었다고 하겠다. 참으로 숨막히는 나날이었다. 길고도 지루한 터널이었다. 아직도 그 여신이 연기를 피우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다. 그러나 큰 줄기로서는 가닥이 잡혀 가고 있고 더욱이 광역의회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임으로 하여 우선 숨을 돌리면서 지나온 역정을 아프고 쓰린 마음으로 되돌아본다. 정말 이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결국 자기소모의 회한밖에 남는 것이 무엇이라는 말인가. 오늘의 지구촌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갖가지 분규는 인종문제와 종교문제로 얽혀 있고 깊은 역사성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는 세월이 흘러도 지울 수 없는 통한이 서린다. 그래서의 분규이고 투쟁이고 유혈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그런 종류와는 전혀 다르다. 우리에게 인종문제가 있는가,종교문제가 있는가. 우리가 적으로 삼아야 할 그 무엇도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한동아리이고 내 편이 아닌가. 그 내 편끼리 의견이 다르고 주장이 다르다 하여 자고 새면 돌팔매질에 화염병에 최루탄이고 그에 따라 사람이 죽고 다치고 한다는 것은 남 보기에도 창피한 일이다. 까발릴 만큼 까발렸으면 아무릴 줄도 알아야 한다. 세균의 침입은 모두가 경계해야 할 대목이기 때문이다. 시위를 하는 쪽에서는 정권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빌미를 주고 있다고 말한다. 시위를 막는 쪽에서는 시위의 양상이 묵과할 수 없는 것이기에 막다 보면 잘못된 결과도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원인의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으로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이 녹음의 6월에 그 원인의 원인에 대해 정부고 재야고 운동권이 고간에 겸허하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심성의 문제로 귀착된다. 오늘의 우리들 심성은 일반적으로 황폐해져 있다. 위아래 가릴 것 없이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방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관용이 없고 배타적이며 나만을 주장한다. 염치가 없고 오만하다. 거기 더하여 인내해 보는 미덕은 잃고 신경질적으로 과격해져 있다. 이 같은 심성 위에 부도덕과 비양심이 낳는 불균형과 부조화가 다시 겹침으로 해서 모든 사단은 일어나고 또 증폭되어 간다. 따라서 오늘의 모든 진통을,우리 모두의 잘못이라는 시각에서 출발하여 제각기의 위치에서 심성을 제자리로 돌리는 데서부터 가라앉혀 나가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스타인벡은 6월을 가리켜 가능성을 배태하는 계절이라고 했다. 이 6월부터 그 가능성을 배태하여 갔으면 한다. 한발짝씩 물러나면 평화시위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그 또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5월에는 수출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물가 오름세도 한 자리수로 머무른 것으로 알려진다. 6월에는 그 기세를 몰아나가야 한다.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배태하고 낳아가는 6월로 만드는 것은 우리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 이제 소모행위는 버려야 한다. 정상을 찾아야 한다.
  • 인 전역에 “분노물결”… 곳곳 유혈시위

    ◎“꽃다발 건네준 여인몸에 폭탄장치”/타밀족 검거선풍… 민병대 50명 체포/애도행렬 2㎞ 장사진… 현장에 병력 배치/간디피살 파장,정정 갈수록 악화 ○…인도 경찰은 23일 라지브 간디 전 총리 암살사건이 스리랑카인 자살특공대원의 소행인 것으로 심증을 굳히고 인도 남부의 타밀 민병대원들에 대한 검거작전에 본격 착수,마드라스의 해변가에 있는 타밀민병대 막사를 급습해 50여 명을 체포. 경찰 소식통들은 간디 전 총리를 숨지게한 폭탄이 꽃다발을 들고 간디에게 접근했던 한 중년 여인의 몸에 묶여있었던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고 15명의 사망자 중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여인만이 아직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 수보스 칸트 사하이 인도 내무담당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현재까지 간디의 암살에 관해 수집된 모든 증거는 한 여인이 그녀의 몸에 폭발장치를 묶고 간디에게 인사하는 것처럼 몸을 숙이는 사이에 폭발한 것이라는 가설을 입증해 주었다』고 말했다. 암살범은 「검은 호랑이」라고 불리는 스리랑카 타밀 반체제 단체인 타밀엘람 해방호랑이(LTTE)의 자살특공대일 가능성이 높다고 수브라마니암 스와미 법무장관이 말했다. ○장례규모 축소될 듯 ○…간디 전 총리의 유해는 24일 화장에 앞서 뉴델리에 있는 외조부 자와할랄 네루 인도 초대 총리의 저택 겸 박물관인 틴 무르티로 옮겨졌는데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군중 수천여 명이 모여들어 2㎞에 이르는 행렬을 이뤘으며 현장 주변에는 치안유지 병력들이 대거 배치됐다. 보안병력들은 공포와 최루탄을 발사하며 군중통제에 나섰으나 애도인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역부족,최소 2백여 명이 철문과 담장을 넘어 저택내의 공식 접견실까지 들어갔으며 보도진들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간디 전 총리는 7년전 그의 어머니인 인디라 간디 당시 총리가 화장됐던 곳에서 전통의식에 따라 24일 화장될 예정이나 장례식 규모는 총선 기간중임을 감안,어머니때보다 훨씬 축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유세 중 폭사한 라지브 간디 전 인도 총리의 장례식을 하루 앞둔 23일 세계 각국의 저명 조문 사절들이 속속 뉴델리에 도착하고 있다. 주요 인사들로서 영국의 찰스 황태자와 더글러스 허드 외무장관,일본의 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 전 총리,중국의 오학겸 국무원 부총리,미국의 댄 퀘일 부통령,소련의 야나예프 부통령,파키스탄의 나와즈 샤리프 총리,방글라데시의 할레다 지아 총리,호주의 가레스 에번스 외무장관,영국 노동당의 네일 키녹 당수,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네팔의 크리시나 프라사드 바타라이 총리 등이 간디 장례식 참석차 뉴델리에 도착. ◎인도의 힌두교 장례의식은/“망자영혼 해방”… 화장 뒤 두골 부숴 【뉴델리 AP 연합】 인도의 전통 장례식은 망자의 영혼을 해방시키기 위해 화장한 뒤 두골을 막대기로 부수게 되는데 이 의식이 행해질 때는 심지어 이러한 장례식에 익숙한 힌두교도 들조차 눈을 돌리게 된다. 전통 장례식에 따를 경우 라지브 간디 전 총리의 독자인 라훌이 아버지 유해의 머리 부근의 장작에 불을 붙이게 된다. 힌두교도들은 망자를 화장터로 옮기는 데 관을 사용하지 않으며 시신은 흰천에 싸여 대나무 들 것에 실린다. 장례행렬의 선두에는 장남이 화로를 들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동전과 설탕을 뿌리며 간다. 미망인은 이 행렬에 끼어서는 안된다. 시신을 장작 제단에 올리기 전 승려가 나와 수백만 힌두교의 신들 가운데 일부를 불러 영혼을 억겁의 윤회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축복해 달라고 빈다. 망자가 여성일 때 시신의 발 부근에서부터,남성일 때에는 머리 부근에서부터 불을 붙인다. 화장하기 전 아들과 남자 친척들이 제단 주위를 일곱번 돈 뒤 불이 시신을 잘 감싸도록 정화된 버터를 끼얹는다. 3일이 지나면 친척과 문상객들은 화장터로 되돌아가 유해를 납골 단지에 모아담은 뒤 신성한 강물에 뿌리거나 망자의 유언에 따라 처리한다.
  • 휴일 성당·교회 찾아 “통일기원 미사·예배”

    IPU대표단 방북 이틀째 이모저모/설교목사,핵문제등 정치연설 일관/합동미사 때 감정 북받친 북 여신도들 흐느껴/“김 주석이 구세주”… 평양시민 주장 평양 주암산 초대소에서 첫날밤을 보낸 국회 방북대표단은 체류 이틀째인 28일 상오 각자 종교에 따라 북한의 성당·교회·절을 찾아 예배 및 예불을 드린 뒤 만경대 소년학생궁전을 방문하고 저녁에는 윤기복 북한최고인민회의 통일정책심의위원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소년궁전 방문◁ ○…국회 대표단은 28일 하오 만경대 소년학생궁전을 방문,가야금 연주실과 수예교실·서도실 등을 돌아본 뒤 인민학교 학생 및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펼치는 공연을 약 1시간 동안 관람. 대표단 중 서예에 능한 김용채 의원은 서예실에서 「조국통일,대한민국 국회의원 김용채」라는 휘호를 써주었으며 한 학생은 답례로 「조국통일」이라는 붓글씨를 김 의원에게 선사. 서예공부를 하고 있던 팔골고등중학교 1학년 최경환군은 대표단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남조선 어린이들에게 통일이 된 다음에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말을 전해 달라』고 했고 평양 쇠고리고등중학교 2학년 박춘미양은 『북과 남,그리고 해외동포들이 단합해서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어린학생 답지 않게 주장. 이날 소년학생궁전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학생들은 우리측 대표단원들을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남쪽에도 이런 궁전이 있느냐』고 물어 대표단의 방북에 앞서 사전교육을 받은 듯한 인상. ○조국통일 글씨 선사 ▷예배·미사◁ ○…평양 선교구역 장충동에 위치한 장충성당에서 이날 상오 진행된 미사에는 김현욱·박관용 의원 등 천주교신자 의원들이 참석했으며 미사도중 북측 여신도들이 남북한 신자 합동미사에 감정이 북바친 듯 간간이 흐느껴 울어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날 미사는 북한에 신부가 없는 관계로 차성근 평양 장충성당 부회장이 봉수예절을 인도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장재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천주교인협회 중앙위원장은 인삿말에서 남측을 비판하는 자극적인 표현은 구사하지 않았으나 임수경양과 문규현 신부의 석방문제 등을거론하는 등 정치선전 냄새를 풍기기도. 김 의원은 미사가 끝날 무렵 잠시 발언시간을 얻어 『김수환 추기경을 최근 만나 뵈었더니 북한동포들을 위해 항상 기도하고 있음을 북측 신자들에게 전해 달라고 하더라』며 김 추기경의 메시지를 전하고 『어디에 있든 간에 우리는 서로 형제애를 나누고 북녘땅과 여러분의 가정에 하나님의 축복이 내려질 것을 바란다』고 기원. 김 의원은 이와 함께 삼익악기사에서 보낸 피아노 1대 기증서를 차 장충성당 부회장에게 전달. 박 의원도 『목이 메어 말을 못하겠다』고 서두를 꺼낸 뒤 『우리 함께 남북이 자유롭게 미사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며 벅찬 감회를 토로. ○…김·박 의원은 미사가 끝난 뒤 북측 신도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는데 평양 대성동에 산다는 중년부인 이레나(세례명)씨는 『김 추기경을 꼭 한 번 뵙고 싶다』며 간절한 소망을 피력했고 하얀 미사보를 쓴 채 기도를 하고 있던 원루시아 부인(평양 선교구역 거주)은 『언제부터 미사를 드렸느냐』는 질문에 『나는 어려서 유아세례를 받은 신자인데 88년에 성당이 생겨 그때부터 미사를 드릴 수 있었다』면서 『남조선 신자들과 미사를 함께 드리니 정말 기뻐 눈물이 난다. 남북이 자유롭게 미사를 함께 드릴 날이 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통일에 대한 염원을 표현. 한편 남북한 신자들의 합동미사는 지난 89년 문 신부와 임 양이 방북했을 때 장충성당에서 미사를 올린 이후 이날이 처음. ○89년 후 첫 미사 올려 ○…이날 대표단 중 박정수 단장·김원기·조세형·김광일 의원은 봉수교회의 일요예배에 참석했고 정재문 의원과 박상문 국회사무총장 등은 평양의 중심지에서 승용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광법사라는 절을 찾아 예불. ○…박 단장 등이 봉수교회에 도착할 때 강용석 조선기독교연맹 중앙위원장과 고기준 서기장,리성동 담임목사가 우리측 일행을 맞이했으며 박 단장 등은 좌측 맨 앞줄에 앉아 1시간20분 동안 진행된 이날 예배에 참가. 리성동 목사는 설교에서 문익환 목사,문 신부 등 방북인사들의 최근 근황을 소개하면서 「방북인사 석방」 「한반도의 비핵지대화」 「콘크리트장벽 철거」 등 정치적인 연설로 일관. 박 단장은 예배가 끝난 뒤 봉수교회에 피아노 1대를 기능하겠다고 제의했으나 이 목사는 『추후 얘기하자』면서 즉답을 회피. ▷여성의원 회의◁ ○…박영숙·도영심 의원 등 여성의원 2명은 다른 의원들이 교회·성당·절(광법사)에 다녀오는 동안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여성국회의원회의에 참석,IPU총회의 의제 중의 하나인 「아동 및 여성에 대한 폭력종식」 대책 및 여성지위 향상에 관해 논의. 도 의원은 여연구 북한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 사회를 본 회의 초반에 발언권을 얻어 『분단사상 처음으로 한국여성 의원들이 판문점을 넘어 이 회의에 왔다』고 운을 뗀 뒤 『앞으로 북한의 여성의원들도 국제회의에 많이 참석해 줄 것』을 촉구. 한편 우리측 여성의원들을 만난 호주 여성의원대표들에 따르면 북한 IPU관계직원들은 우리 대표단이 도착한 27일 외국대표들이 『한국대표단과 어떻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느냐』고 묻자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평양에 도착한 뒤 현재 산에 갔다』고 답변하는 등 우리 대표단과 연락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를 노출. ▷안내원 반응◁ ○…우리측 기자 5명을 안내한 북측 안내원들은 봉수교회와 장충성당의 예배 및 미사에 참석한 신도수가 1백∼1백50명밖에 안 되는 사실에 『청년들은 종교가 비과학적이기 때문에 믿지 않고 있으며 우리는 주체사상을 마음의 기둥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 평양신문에 근무한다는 40대 후반의 유명철 안내원은 『위대한 김일성 주석님을 구세주로 믿고 있기 때문에 종교를 믿지 않는다』며 『천당과 지옥은 모두 비과학적이라서 청년들은 모두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며 교인들이 대부분 50세 이상임을 적시. ○“종교는 비과학적” 또 다른 북측 안내원인 동승환씨는 『육체적 생명은 유한해도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정치적 생명은 더 중요한 것으로 김일성 주석의 사상과 뜻,업적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북측 보도자세◁ ○…북한의 신문·방송 등 관영 언론매체는 우리측 대표단의 평양도착 사실을 뒤늦게 보도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대표단 관련보도에 한줄로 포함시키는 등 축소보도 자세로 일관. ○「남북 직교역」 깜깜 로동신문과 민주조선은 28일 평양통신을 인용,27일 도착한 각국 대표단을 소개하면서 17개국 대표단 중 맨 마지막에 「남조선 국회의원단 대표」라고만 보도. 북한 중앙방송과 평양TV는 이날 자정 뉴스시간을 통해 27일 평양을 방문한 각국 국회대표단을 보도하면서 파키스탄·몰타·잠비아 등을 소개한 후 맨 마지막으로 남조선 국회의원대표단의 도착을 언급. 북한방송들은 우리측 대표단의 동정을 보도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분단 후 처음으로 한국국회의원들이 판문점을 통해 평양을 방문한 사실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북측의 기자들까지 남북한 직거래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어 북측이 이에 관한 보도를 통제하고 있음을 반증. 한국기자들을 안내한 평양신문의 유병철씨는 남측의 천지무역과 북측의 금강산무역회사간에 쌀 등을 직거래하기로 계약을 맺은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 『쌀을 직교역하다니 그럴 리가 없다. 북조선은 알곡을 충분히 자급자족하고있다』며 『남쪽 보도는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 ▷대표단 소감◁ ○…평양에서 첫날밤을 보낸 여야의원들은 정작 눈으로 확인한 북한의 산하와 현실에 대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 ○변모된 산하에 충격 평양 출신인 신민당의 박영숙 의원은 개성으로부터 평양에 이르기까지 열차 차창으로 내다본 산야들이 대부분 「다락밭」으로 개간돼 예전의 울창했던 산림 대신 「황토」로 변한 사실이 못내 가슴이 아픈 듯 『북녘 산천이 이렇게 변할 수야…』라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고 박정수·박관용 의원(이상 민자),조세형·김원기 의원(이상 신민),김광일 의원(민주) 등은 한결같이 『백문이 불여일견』 『남북교류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북을 알아야겠다』고 한마디씩. 북측은 『시내상점을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 등 의원과 기자들의 요청에 대해 『나중에 보자』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평양체류중 한정된 사람을 제외하고는 평양의 일반 시민들과의 접촉이 어려울 듯. ▷주암산초대소◁ ○…우리 대표단이 묵고 있는 주암산초대소는 능라도를마주보고 있는 모란봉 기슭에 위치한 수반급 외빈 숙소. 지난 58년 건립된 이 초대소는 2층 한옥건물로 62년 주은래 중국 총리가 다녀갔으며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이 7·4 남북공동성명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이곳에 투숙. ○이후락씨 묵었던 곳 박 단장이 사용하는 2층 21호실에는 대형침대 2개 이외에 응접실 서가·일제TV와 냉장고 등을 구비. 이 초대소는 건평이 1천9백여 평에 이르며 영화관과 오락실·회담실을 갖추고 있고 정원 넓이만 1만8천여 평. ○…초대소측은 대표단을 위해 왕새우·털게를 준비했고 불고기용 옥돌판을 특별제작하는 등 우리 대표단 접대에 신경을 쓰는 모습. 송정성 초대소장은 『통일열기가 높아가고 발전되어 가는 시기에 남측 대표들이 찾아와 반갑다』고 말하고 『남북이 호상(서로) 이해하는 정도가 깊어지면 통일은 멀지 않은 날에 실현될 것』이라고 소감을 피력.
  • 과학기술의 예술성/제24회 「과학의 날」에 부쳐/김용준 고려대교수

    ◎“자연과의 조화로 도구적 존재 안 돼야” 「하느님이 사람에게 베푸신 가장 큰 선물이 있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것은 생명이겠지만 생명 다음으로 사람에게 있어서는 기술만큼 귀한 선물은 없을 것이다」 이 말은 현재 미국의 프리스턴대 물리학과 교수인 프리만 다이슨의 말이다. 오늘의 기술문명에 대한 비판이 세계 도처에서 흘러나오고 있고 오늘의 기술문명은 어쩌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 공약수로 간주되고 있는 경향이 짙은 이때,다이슨 교수의 이와 같은 기술옹호론은 듣기에 따라서는 시대의 흐름에 거역하는 소리같이 들린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기술에 대한 물음 그리고 오늘의 기술의 바탕이 되고 있는 과학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기술은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기술은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행위 그 자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언뜻 보기에는 이 두 견해는 서로 상반되는 것처럼 생각되지만그러나 인간에게 있어서의 기술의 속성을 다른 관점에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바로 알게 된다. 이 말은 사람 아닌 다른 생물종이 가지고 있는 소위 본능적인 생존기술과 인간에게 있어서의 기술과는 그 차원이 엄청나게 다르다는 점을 의미한다. 사람 아닌 다른 생물이 가지고 있는 생존기술은 말하자면 그 생물종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본능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사람에게 있어서의 기술은 결코 이와 같은 본능일 수는 없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사람에게 있어서 기술은 본능으로서의 행위가 아니라 일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등장할 때 비로소 그 의미를 찾게 되며 이 수단을 통해 인간의 행위가 표현될 때 인간의 행위도 또한 의미를 찾게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게 있어서는 목적과 행위가 분리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지금 우리 앞에 은덩어리가 있다고 하자. 만약에 그 은덩어리가 단순히 우리 눈앞에 딩굴고 있는 돌멩이와 같이 그저 존재하고 있다면 그 은덩어리는 우리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그 은덩어리를 바라볼 때 그 은덩어리 속에서 아름다운 은쟁반의 형상을 그릴 수 있으면 비로소 그 은덩어리는 우리에게 그 존재의 의미를 발휘하게 된다. 즉 은덩어리가 단순히 은덩어리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은덩어리 안에 감추어져 있는 아름다운 그 어떤 형상을 그릴 수 있게 될 때 그 은덩어리는 그 존재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이미 익히 알고 있는 희랍철학에서 말하는 사인설을 다시 찾게 된다. 은덩어리라는 질료와 그 은덩어리 속에서 은쟁반이라는 형상을 찾게 되고 그 은쟁반은 식기로서 또는 제기로서 사용돼야 하는 목적을 갖게 된다. 즉 질료인·형상인 그리고 목적인을 갖추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그 은덩어리에서 은쟁반을 만들어내는 작용인으로써 기술의 본성을 찾게 된다. 인간에게 있어 기술이란 바로 어떤 사물 속에 감추어져 있는 원래의 모양을 들추어내어 그 모양을 만들어내는 일을 뜻하게 된다. 동시에 어떤 사물 속에 감추어져 있는 원래의 모습,다시 말해 그 사물 속에 감추어져 있는 진리를 자각하는 일이 바로 과학의 본령이기도 하다. 여기서 우리는 진리를 찾는 일 즉 과학과 기술의 연결을 보게 된다. 과학의 본질을 사물 속에 감추어져 있는 진리를 인식하는 데서 찾고 그 진리 즉 참모습을 찾아내는 행위 내지는 활동에서 기술의 본질을 찾는다면,오늘날 우리가 입버릇처럼 마치 한 단어같이 사용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참뜻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20세기가 낳은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알려진 마르틴 하이데거는 그의 기술론에서 사물의 도구적 존재와 사물적 존재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우리 앞에 뒹굴고 있는 돌멩이와 같은 존재를 그는 사물적 존재라 했고 사람의 배려 안에서 만나는 사물의 존재를 도구적 존재라고 이름하였다. 앞에서 말한 은쟁반을 전제한 은덩어리의 존재가 도구적 존재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오늘의 기술이라는 낱말의 어원인 희랍어의 「텍히네」라는 말은 바로 「포이에시스」라는 말로 이어진다 「포이에시스」라는 희랍어는 일반적인 제작,생산을 뜻하는 동시에 이 제작,생산이라는 뜻은 오늘의 기술문명에서의 산업적 생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를 쓰는 일 즉 시를 뜻하는 영어의 「포에트리」라는 말의 어원이기도 한 것이다. 곧 시와 기술의 같은 뿌리를 보게 된다. 이와 같이 이 기술이란 원래 자연 속에 파묻혀 있는 본래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놓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 속에서 그 어떤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의 세계와도 일맥상통했던 것이다. 현대의 기술문명은 바로 이와 같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기술의 본질을 망각한 데서 다시 말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새싹을 내미는 흙을 보는 것이 아니라 철과 우라늄의 자원으로서의 흙을 바라보게 되는 데서 잘못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자연을 정복하는 정복자의 칼로서 기술을 휘두르기 시작한 데서 오늘의 기술문명의 위기는 싹트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 21일 제24회 과학의 날을 맞아 우리는 과학기술의 도구적 존재로서의 참뜻을 다시 한 번 반성해보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생명 다음으로 우리에게 주신 하느님의 축복으로서 과학기술의 예술성을 회복시키는 일이,우리가 맞고 있는 오늘의 기술문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 외언내언

    「무신론의 나라에 2중의 봄」이란 외신기사의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31일의 알바니아에 관한 기사의 제목이다. 부활절날 자유총선을 실시하게 되어 기쁨이 겹치게 되었다는 기사였다. 46년 만에 처음 겪는 다당제하의 민주화 자유총선이었고 세계최초의 무신론 국가선언이 있은 지 24년 만에 처음으로 미사가 허용된 부활절이었으니 축복받은 날이었음엔 틀림없었을 것 같다. ◆인구 3백20만에 경상남북도를 합친 것보다 작은 면적의 동구 최빈국. 46년 인민공화국선언 이후 공산종주국 소련보다 더 정통 공산주의를 강조해온 철저한 독자노선의 공산국가. 완벽한 자급자족이 강조되는 폐쇄와 은둔의 소국. 남자 4명 중 1명이 비밀경찰이라는 공포의 경찰국가. 알바니아는 그런 별명들이 무수히 많은 신비의 동구소국이었다. ◆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까지도 『부르주아 기회주의자들이 사회주의를 말살하려 한다』며 완강히 반발하던 알바니아였으나 작년 12월 결국 역사의 대세에 굴복,동구민주화의 마지막 열차를 탄 것. 99% 투표의 99%지지라는 공산당식 선거의 타성 탓인지 97%의 투표율로 세계를 놀라게 했으나 결과는 분출하는 국민적 민주화 열기와 지켜보는 세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공산노동당의 승리.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공산당 지배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되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러기엔 공산독재통치의 46년은 너무 긴 세월. 소련도 그렇지만 앞서 가고 있는 일부 동유럽국가들도 겪고 있는 진통이다. 다당제 자유민주총선의 실시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출발을 한 것임에 틀림없다. ◆이로써 소·동유럽의 공산당 1당 독재체제는 명실상부하게 완전히 일소되었다. 그러면 하고 다시 아시아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북한을 생각하게 된다. 북한과는 너무도 비슷한 점이 많다는 알바니아. 북한보다 더 민주화개혁이 어려울 것이라던 알바니아도 해가는데 북한은 그렇게도 자신이 없는 것인가. 북한이 다당제 민주자유총선을 실시하는 날은 언제쯤일는지.
  • “조직재건 노려 위장단체 결성”/김태촌씨 10차 공판

    서울형사지법 합의21부(재판장 이근웅부장판사)는 7일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폭력조직 「서방파」 두목 김태촌피고인(42)에 대한 10차 공판을 열고 김피고인의 범죄사실을 폭로해 정신병원에 감금당했던 손모씨(40)에 대한 증인신문을 벌였다. 손씨는 이날 『지난 88년 9월에 열렸던 「서방파」 행동대장 이양재씨(구속중)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씨가 지난 86년 인천 송도호텔 사장 피습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증언하라는 김피고인의 지시에 못이겨 위증을 했다』고 진술했다. 손씨는 또 김피고인의 지난 89년 1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된 뒤 거의 와해된 「서방파」를 재건하기 위해 같은해 4월 「서방파」 핵심멤버들로 「신우회」라는 종교모임을 만들었으며 또 6월 경기도 파주 공릉에서 「신우회」 회원 등 3백여명이 참석하는 「축복기도대성회」를 열고 폭력조직 「범서방파」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또 진정서를 낸 보복으로 지난해 2월15일부터 일주일동안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병동에 강제 입원당했었다고 밝혔다.
  • 노 대통령,오늘 대 국민 발표/기초의회선거 국민협조 당부할듯

    민자당총재인 노태우대통령은 4일 하오 청와대에서 김영삼대표 최고위원으로 부터 이달중 지자제 기초의회선거를 실시키로 결정한 당무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야당이 지방자치를 정쟁의 담보물로 삼으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로 명분없는 투쟁을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정부·여당이 지자제를 늦추려할때에 야당에서 이의 실시를 촉구하는 것은 당연하나 계획대로 실시하려는 방침에 대해 장외투쟁을 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한뒤 『민자당은 지자제가 국민의 축복속에 실시될 수 있도록 야당과의 대화와 함께 설득을 계속하여 펴라』고 당부했다. 노대통령은 또 정치제도 쇄신방안과 관련, 『지금 정치권은 자정·자숙하면서 정치발전과 경제·사회적 어려움 극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정쟁의 모습을 보일때가 아니다』고 말하고 『국회의원 선거법·국회법·정당법의 개정 작업은 공청회·심포지엄을 통해 광범위한 의견을 조기에 수럼한뒤 당안을 만들어 야당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대통령은 5일 상오 국민회의에 앞서 3월말 기초의회선거를 실시키로 확정한 정부방침과 관련,「지방의회 의원선거 실시와 관련한 대통령발표」를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국민들에게 밝힐 예정이다. 노대통령은 이어 6일에는 시·도지사를 비롯한 전국관서장회의를 소집,공명선거 의지를 천명하고 기초의회선거의 과열·타락상을 철저히 막도록 지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응모 내무부장관과 이종남 법무부장관도 7일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지방의회 공명선거대책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 지상전 개시 부시 연설/전문

    『안녕하십니까. 어제 고위 국가안보 보좌관들과 숙의하고 연합군에 참가한 우방들과 폭넓게 협의한후 사담 후세인이 6개월여전에 했었어야만 했던 일을 할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었습니다. 가장 분명한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즉,조건없이 그리고 지체없이 쿠웨이트에서 철수하는 것이고 유엔안보리에서 통과된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이라크 정부가 유엔 안보리 결의 660호에 동의하지 않은채 최후 통첩 시한인 정오가 지났습니다. 이와 반대로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쿠웨이트와 쿠웨이트 국민들을 철저하게 파괴하려는 후세인의 노력이 배가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본인은 노먼 슈워츠코프 장군에게 연합군과 합동으로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몰아내기 위해 지상군을 포함한 모든 군사력을 동원하도록 명령했습니다. 다시한번 밝히지만 이번 결정은 다국적군에 참가한 우방들과 광범위한 협의를 거친 끝에 비로소 내려진 것입니다. 쿠웨이트 해방은 이제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본인은 연합군이 신속하게 결정적으로 그들의 임무를 달성할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전적으로 믿고 있습니다. 연합국들이 정의롭고 올바른 일을 모색하고 있는 오늘 밤 본인은 오직 여러분 모두가 하는 일을 멈추고 모든 연합군,특히 조국과 우리 모두를 위해 바로 지금 이 순간에 그들이 생명에 대한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우리의 남녀 군인들을 위해 기도를 올려달라고 요청하는 바입니다. 연합군의 하나 하나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라며 미국에 신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외언내언

    고등학교 졸업식철이 되었다. 덩지는 옛날 그 또래에 비하면 훨씬 커진 18살 이상의 청년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옛날보다 훨씬 미숙해 보이는 수십만명이 졸업식을 치르게 된다. 지나간 12년을 입시공부에 몽땅 바치고도,실패의 암담한 경험을 지닌 사람이 더 많은,엄청난 집단이다. ◆졸업식을 전후해서 해방감을 주체하지 못할 그들이 벌일 행동이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밀가루 뒤집어쓰기 모자찢기 같은 행동은 교복제도가 바뀐 뒤에는 좀 뜸해진 듯 하지만,술을 폭음하고 일탈행위를 벌이는 일은 여전하다. 술에 취해 비행 충동을 자극받아 일을 저지르는 청소년이 양산되는 것도 이 무렵이다. 「초범」의 기회와 만난 계기가 졸업식 때문이었던 청소년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마다 거듭되는 이런 불상사를 보면 생각나는 일이 있다. 다른나라,특히 미국같은 나라들에서는 고교졸업식이 아름답고 엄숙하다. 사각모와 가운을 차려입고 교장선생님의 격려를 받으며 교문을 나선다. 이런 관습과 제도는 좋은 내림인 것 같다. 어떤 뜻에서는 다 자란 어른이 다니는 대학의 졸업식보다는 고교졸업식이 더 중요하다. 대학동창은 시차가 심하게 생기지만 고교동창은 그렇지가 않다. ◆고교 졸업식을 「성인식」 차원에서 제대로 거행하는 노력을 교육부,교총 등이 관심을 갖고 지원하여 해보는 것이 어떨까. 고교를 졸업하는 나이야말로 성인이 되는 시기다. 법적인 미성년기를 끝내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모든 대학생은 성인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도 된다. ◆교육적으로 보아도 고교까지가 시민을 양성하는 보편적인 기간이다. 고교만 졸업하면 한사람의 직업인이나 독립된 시민의 교양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고 이상이다. 특히 직업교육으로 진로를 열어주는 미진학 고교생정책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오늘의 실정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러하다. 『너희들은 이제 어른되기에 모자람이 없게 갖춰졌다. 독립된 시민으로 책임도 느끼고 권한도 가지라. 앞날을 축복한다』는 의지를 전달해주는 의식을 고교졸업식을 통해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부시의 공격명령 직후 연설/요지

    ◎세계가 기도할때 후세인은 전쟁 준비/정글법칙 아닌 법치의 새질서 세울터 다국적 연합국 공군은 이라크와 쿠웨이트내 군사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이 공격은 본인이 연설하는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지상군은 가담하고 있지 않다. 이번 분쟁은 지난해 8월2일 이라크의 독재자가 작고 힘없는 이웃국가인 쿠웨이트를 침략함으로써 시작됐다. 아랍연맹의 일원이며 유엔 회원국인 쿠웨이트는 파괴됐으며 그 국민들은 야만적인 박해를 받았다. 오늘밤의 이 조치는 수개월간의 자제와 미국 및 그밖의 나라들의 끝없는 외교적 노력끝에 나온 것이다. 아랍연맹 지도자들은 아랍식 해결방안이라고 알려진 것을 추구해왔으나 단지 사담이 쿠웨이트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만 확신하게 됐다. 이제 우리 연합국들은 사담 후세인을 무력으로 쿠웨이트에서 몰아내는 외에 다른 어떤 선택방안도 없다. 우리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공습은 이라크내의 목표물들을 향해 가해지고 있으며 우리는 사담의 화학전력을 반드시 파괴할 것이며 그의 탱크와포도 대부분 파괴될 것이다. 사담 후세인의 군대는 쿠웨이트를 떠날 것이다. 정당한 정부가 재건될 것이며 쿠웨이트는 다시 자유로워질 것이다. 그러고 나서 평화가 회복되면 이라크가 국제사회의 평화롭고 협력적인 일원으로서 살아가기를 우리는 희망한다. 일부는 왜 우리가 좀더 기다리지 않는가고 반문한다. 그에 대한 대답은 분명하다. 세계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으며 제재조치가 목적을 달성했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제재조치는 5개월간 실시됐지만 우리는 그같은 조치로서는 사담을 쿠웨이트에서 몰아내지 못할 것이란 결론을 얻었다. 우리가 기다리는 동안 사담은 한 조그만 나라를 유린하고 강탈했으며 쿠웨이트 국민들에게 말할 수조차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세계가 기다리고 있는 동안 사담은 그의 화학무기 외에 한없는 위험성을 지닌 핵무기까지 이용하려고 했다. 세계가 기다리는 동안,세계가 기도를 하는 동안 사담은 전쟁을 준비했다. 본인은 미 의회가 역사적인 조치를 취했을 때 사담이 철수하리라고 희망했다. 그러나 그는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오늘밤 페르시아만에서는 28개 연합국 군대들이 사담 후세인에 대항해 어깨를 맞대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무력이 사용되지 않기를 희망해 왔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이제 힘만이 그를 물러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은 역사적인 순간이다. 우리는 지난해에 위대한 진보를 이룩했다. 우리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지 않고 법이 다스리는,유엔이 창립당시 기치를 내걸었던대로 평화유지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형성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라크 국민들과 아무런 이견도 없으며 본인은 이번 분쟁에 휩쓸린 모든 무고한 사람들을 위해,그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한다. 우리의 목적은 이라크를 정복한데 있지 않다. 만약 할수만 있다면 그들은 그들의 독재자가 무기를 내려놓고 쿠웨이트를 떠나 평화애호국 대열에 동참할 수 있도록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 토머스 페인이 오래전 갈파한대로 지금은 인간의 영혼을 시험하는 시대며 그같은 말은 오늘 정말로 실현되고 있다. 어떤 대통령도 우리의 아들과 딸들을 쉽게전쟁으로 내몰 수는 없다. 군은 그들이 왜 거기 있는지를 알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오늘밤 귀를 기울이고 주시하고 있다. 우리가 파견한 군대가 임무를 완수하면 나는 그들을 가능한한 빨리 귀국시킬 작정이다. 오늘밤 우리의 군대는 싸우고 있으며 우리의 기도속에 있다. 신의 축복이 그들 개개인 모두와 미국에 내려지기를 기원한다.
  • 노대통령 신년사 전문

    ◎“이제 진통의 전환기는 막내려 한차원 높은 민주화 꽃피울때” 1991년 새해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 여러분,모든 소원을 성취하시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1991년이 우리나라가 큰 발전을 이루는 한해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안팎으로 우리가 맞고 있는 도전의 바람은 그 어느때보다 거셉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키운 「희망의 나무」는 굳건한 뿌리를 대지속에 뻗어 이제 어떠한 바람도 이길수 있습니다. 저는 이 아침 전국의 방방곡곡,사회 각 분야에서 오늘의 자랑스런 나라를 이루기 위해 땀흘려 일해온 국민여러분 모두가 더 큰 희망으로 새해를 맞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국민들은 저 시베리아의 동토로부터 남극의 과학기지에 이르기까지 온 세계를 무대로 밤낮없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나라 밖에서 새해를 맞는 6백만 해외동포 여러분들께 따뜻한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는 지난 반세기 분단으로 갈라져 살아온 북한동포들께도 축복의 서광이 비추어 지기를 기원합니다. 21세기를눈앞에 두고 세계는 혁명적인 변혁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독일이 통일을 실현한 현실이나 제가 얼마전 소련의 국빈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한 현실,그것만으로도 이 세계의 변화가 얼마나 놀랍고 급속한 것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혁신은 산업과 사회구조,우리의 생활과 의식까지를 날로 새로운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세대동안 지난달 몇세기에 걸친 진보를 능가하는 엄청난 변화를 한꺼번에 겪고 있습니다. 어제의 새것이 오늘 낡은 것이되어 버리는 변혁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속에서 우리는 남을 뒤쫓아가는 나라가 아니라 이 세계의 진보를 이끄는 나라를 만들어 가려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은 새로운 의식으로 새로운 시대를 스스로 창조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이 피땀흘려 추구해온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평화와 번영은 이제 온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 전쟁의 잿더미에서 일어나 이룬 성취는 이미 온 세계의 성공적인 표본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6천달러의 신흥산업국가,민주주의의 활력이 사회 모든 부문에 넘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이루려는 나라의 중간단계일뿐 우리 겨레의 소망은 아직 성취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 세기안에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민주주의의 나라,국민 모두가 복된 삶을 누리는 번영된 나라,7천만 민족이 한울타리 속에 사는 통일된 나라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기주의와 분열,공허한 외침만으로 우리가 이룰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보람찬 과업은 온 국민이 창조적인 역량을 결집할때 이룰수 있습니다. 새해는 온 국민이 슬기와 힘을 모아 「민주·번영·통일」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딛는 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올해는 새롭게 연 민주주의를 우리국민 모두가 한차원 더 높게 발전시키는 해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 권의주의적 통치나 정부의 권력으로 안정을 이루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민주주의를 여는 과정에서 겪었던 진통의 전화기도 끝났습니다. 국민의 참여와 자율에 바탕한 새로운 질서위의 민주적 안정,참다운 안정위의 발전,이것을이루는데 우리 국민의 뜻이 모아졌습니다. 새봄에 실시되는 지방의회선거는 우리 민주발전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불법도,무질서도 거부하고 참다운 민주주의의 굳건한 바탕을 다져야 합니다. 올해는 물가,임금,노사관계의 안정위에서 우리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는 해가 되어야 합니다. 절제와 근면없이 경제의 안정과 발전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모두가 안팎의 도전을 직시하고 성장의 저력에 다시 한번 불을 지펴야 합니다. 올해는 주변정세의 급속한 변화속에 남북한관계가 큰 전기를 맞는 해가 될 것입니다. 이 세계의 질서가 바뀌고 동유럽과 소련이 새로운 나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만이 변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스크바와 북경으로 가는 큰길이 열린 이제 평양으로 가는 길만이 닫혀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 큰 변화를 슬기롭게 이끌어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날을 앞당길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 대한 자신,이 사회에 대한 믿음,나라의 앞날에 대한 희망을 갖고 힘차게 전진할 때입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건강하시고 기쁨과 보람이 가득한 한해가 되기를 빕니다.
  • 대학만이 「인생의 길」 아니다/김종철 덕성여대 대우교수(세평)

    1991년도 전기대 신입생 합격자 명단이 발표되고 있다. 평균 4대 1이 넘는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행운의 과녁을 뚫어맞힌 사람들에게는 갈채와 축복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성공의 그늘에 피땀어린 각고와 면려가 있었을 것임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기에 성공이 그만치 값진 것이며 새로운 목표를 향해서 가일층의 분발과 노력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대학입시의 성패가 분명히 드러나는 이 순간에 있어서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관문을 뚫는데 성공한 사람들보다도 훨씬 더 많은 젊은이들이 낙방의 고배를 마시고 좌절과 실의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에 대하여는 무슨 말로서 위로를 하여야할지 말문이 막힌다. 천신만고끝에도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니 그 낙담과 괴로움이 얼마나 클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특히 이번의 실패가 처음 시련이 아닐지도 모르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있어서는 그 절박한 심정을 본인 외에 누가 헤아릴 수 있겠는가? 실의와 좌절 속에서 고뇌와 방황의 역겨움에 시달리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몇마디 고언을 하고자 한다. 무슨 말이 귀에 들어갈까마는 역겨움에 지쳤을 때 참고삼아 들어 주었으면 한다.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요,인생은 성공의 연속이기 보다는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밑거름 삼아서 더욱 값있게,더욱 풍요롭게 이룩되는 것임을 알아야 하겠다. 칠전팔기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위대한 성취를 한 사람치고 한두번의 실패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으며,실의와 좌절을 극복하고 시련과 도전에 이겨낸 사람만이 참다운 성공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제일 먼저 충고하고 싶은 말은 한두번의 실패로 인생 자체를 포기하는 나약한 젊은이가 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낙방의 고배는 비록 쓰지마는 실패의 현실을 깨끗이 인정하고 훌훌 털어 일어서서 새로운 목표를 향하여 매진할 수 있는 결단과 용기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을 때 조용히 자성하고 왜 실패했으며 앞으로의 목표와 접근방법 등에 관해서 무엇을 어떻게 고쳐나가야할 것인가를 골똘히 생각해 보는 지혜를 가져 주었으면 한다. 실패의 원인은 복합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진실에 가까울지 모르나 궁극적으로는 내탓으로 돌릴 줄 아는 슬기와 용기를 가지지 않고서는 참다운 반성이라 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의 능력과 적성이 대학교육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 대학진학 자체에 대하여 재고해 보는 결단과 용기를 포함,자기 자신에 대한 냉철한 비판과 반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궁극의 목표는 같을지라도 그것에 도달하는 길은 수없이 많고 특히 오늘날같이 평생교육의 체제가 정비되어 있는 상황 아래에서는 여러가지 길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똑바로 인식하여 주었으면 한다. 예컨대,우리나라에서도 4년제대학 외에 전문대학,개방대학,방송통신대학 등 수많은 진학의 길이 제도화되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의 길조차 열려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있는 힘을 다해서 목표에 도전하였을 때 실패가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정신자세와 마음가짐에 따라서 다를수밖에 없다. 저마다 처해 있는 환경과 처지에 따라 서로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이 끝난 것처럼 암담함을 느끼는 사람조차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여유를 되찾아 자세히 살펴본다면 인생은 결코 외길이 아닐뿐만 아니라 그렇게 절박한 것도 아니다. 보다 넓은 시야에서 그리고 긴 안목에서 인생의 의의와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슬기로움과 정신의 여유를 가져 주기를 거듭 당부하고 싶다. 본인은 물론 부모님들을 비롯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실의와 좌절의 나락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젊은이로 하여금 막혀버린 그 길만이 유일의 길이 아님을 깨닫게 함으로써 좁게는 진학의 길을,그리고 보다 넓게는 인생의 길을 재설계하고 재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하다는 점은 제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본인은 물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협력함으로써 보다 넓은 세상을 볼수만 있게 한다면 길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임은 너무나도 분명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누구나 결국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 남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잘 알려져 있는 사실대로 대학입시의 문제는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간주되고 있을 정도로 말썽거리가 되어 있다. 그것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는 앞으로 두고두고 논쟁점으로 남게 될 것이며 교육개혁의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개혁이 이루어질지라도 입시경쟁은 없앨 수도 없고 또 없애서도 아니될 것이다. 그리고 입시경쟁이 남아있는 한 대학 입학시험에서의 낙방자는 있게 마련인 것이다. 비록 그것이 치열하고 가혹한 것 같이 보일지라도 그것은 피치못할 인생의 한 단계이며 단면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인생에 있어서 자기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에 이기고 살아 남는 자만이 성공의 기쁨도,자기실현의 보람도 찾을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 이성철종정 새해 법어

    ◎“붉은 해가 높이 솟아 세계를 비추니/남극의 펭귄과 북극의 곰들이 환호 불교조계종 이성철종정은 26일 신년법어를 발표,『붉은 해가 높이 솟아 시방세계를 비추니 남극의 펭귄과 북극의 곰들이 떼지어 환호한다』며 밝은 새해가 되길 기원했다. 성철종정은 또 『악마와 부처가 한 몸이요,공자와 노자가 함께 가며 태평가를 부르니 희유한 세상이란 이를 말한다』고 대화합을 전제하면서 『고양이님은 쥐를 업고 토끼는 사자를 타서 삼오야 밝은 달에 노래하며 춤을 추니 벗님들은 웃으며 축복한다』고 이상세계를 강조했다.
  • “망년회 세번이상 치른다”직장인 77%

    ◎삼성생명,1천여명 설문조사/참석선호도,친구·직장·동문회 순/한번비용으론 2만원대가 42% 남자직장인 10명중 7∼8명은 세차례이상 망년회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장인들은 친구간의 망년회를 가장 중시하고 근무부서,동문회 및 가족친지등의 순으로 참석선호도를 보였다. 이같은 사실은 11일 삼성생명이 서울지역 26개 대기업의 20,30대 직장인 1천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망년회에 참가하는 횟수로는 남자가 △3회 40.2% △4회 16.9% △5회이상 20.3% 였으며 여자는 △3회 27.4% △4회 23.8% △5회이상이 19%를 차지했다. 중요시하는 망년회로는 53%가 친구간의 망년회를 꼽았으며 △근무부서 20.4% △동문회 및 가족친지가 13.3%에 달했다. 특히 남자의 경우 연령이 낮을수록 친구간의 망년회를,연령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근무부서의 망년회를 중요시하는 특징을 나타냈다. 한번 치르는 망년회의 비용으로는 2만원이 41.7%로 가장 많았고 5만원 17.4%,10만원을 쓰는 남자도 8.9%에 달했다. 망년회를 갖는 이유로는 △유대강화 53.8% △1년마감행사 23.1% △새해의 축복 19.6% 등의 순이었다. 반면 참가유형으로는 본인혼자 참가가 86%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부부동반(10.1%)과 가족동반(3.9%)을 하는 사람은 극히 적었다. 아직까지 망년회 개최에 대해서는 48.2%가 찬성을 표시했으나 회의적 반응을 나타낸 사람도 43.2%에 달했다. 특히 남자가 망년회를 싫어하는 이유로서는 지나친 음주와 소비조장,소란 및 노래강요의 순서 때문이며 여자는 소비조장과 지나친 음주 등으로 참가를 꺼려했다.
  • 「금융안전공사」창립 안팎/말많던 「현금수송사」출범

    ◎“특정인 「자리만들기」”… 경비협 등서 반발/“은행수지 악화시킨다”시기상조론도 말많던 현금수송회사가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출범 했다. 창립총회와 함께 7일 법인설립 등기를 마치고 연내 영업을 목표로 인원채용과 사옥·장비마련에 나섬으로써 일부 은행과 금융노조,경비협회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송회사설립은 기정사실로 돼 버렸다. 시기상조론이나 특정기관의 압력설에도 아랑곳않고 추진이 강행돼온 탓인지 축복받아야 할 법인창립에 쏠리는 시선은 그렇게 곱지만은 않다. 더욱이 설립추진 초기부터 꾸준히 나돌던 청와대와 재무부의 개입설을 입증이라도 하듯 현금수송회사의 초대사장과 이사에 재무부와 청와대 출신인사가 내려앉아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현송회사가 절실한가에 대해서는 금융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편이다. 대형현금 피탈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현금수송전담회사의 설립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있고 설립의 당위성은 인정되지만 은행의 수지악화나 현송사고의 빈도를 고려할 때 그다시 절실하지 않다는 시기상조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돼왔다. 반대론자들은 은행의 경쟁력약화와 배당압력이 상존,수지가 극도로 악화돼가는 상황에서 수권자본금 1백억원의 회사를 은행출자로 세울 절박성이 없다는 입장이고 여기에 6일의 비공개 창립총회,재무부·청와대 출신인사의 내정으로 드러난 정책당국의 「자리만들기」로 미루어 속셈이 딴데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반면 현송회사설립 추진을 맡고 있는 실무진들은 은행당 적게는 1억6천만원에서 많게는 5억5천만원의 출자규모여서 수지악화의 결정적요인으로 보기 어려우며 12개 시중은행의 자금담당부장들이 비상임 이사로 돼 있어 보수적이기로 이름난 은행이 그렇게 특정세력의 속셈대로 호락호락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울러 이미 국내에 브링크스 코리아라는 미국의 현송회사가 87년부터 들어와 국내은행과 외국계은행의 현송업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기상조론도 설득력이 약하다는 주장이다. 한국금융안전공사라는 이름으로 창립된 현송회사는 우선 서울지역의 은행을 상대로영업을 시작한 뒤 연차적으로 업무영역과 대상을 넓혀 나갈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이론이나 의혹을 충분히 불식시키고 추진될 수 있었던 사안을 무슨 이유로 그렇게 서둘러 비공개로 추진했는지. 그같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특정인물에게 자리 만들어 주기라는 지적에 대해 아직까지 설득력있는 설명은 없다.
  • 노대통령 본지창간 45돌 특별인터뷰

    ◎“지금은 역사부정보다 화합하는 슬기 필요”/“북은 「변혁의 흐름」 맞춰 개방화 나서야/경쟁력 확보위해 제조업 지속적 지원”/지역감정 불식하기 위한 정치인 각성·성숙한 국민의식 절실 ­북방정책은 누구나 예상하던 것보다 급속히 진전되었습니다. 한소정상회담이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것도,또한 지난 9월말 한소 외교관계가 수립된 것도… 모두 예상을 앞지른 것이었습니다. 대통령의 12월 중순 방소로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 ▲나의 소련방문은 지난 반세기 우리에게 분단과 전쟁,엄청난 비극과 고통을 안겨다준 냉전체제의 높은 벽을 우리 스스로가 뛰어넘는 역사적인 발걸음입니다. 우리의 인접국인 소련과 86년간 단절되었던 외교관계… 우호협력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었음을 두 나라 국민과 세계에 밝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이루는 데에도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입니다. 나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양국 관계는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국제정세에 관해 깊이있는 논의를 가질 것입니다. 나의 소련방문을 계기로 한소 양국간의 관계발전과 협력증진을 위한 틀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동안 두 나라 정부간에 협의되어온 무역·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과학기술협력협정과 항공협정 등이 체결될 것입니다. 이러한 교류협력의 틀 위에서 한소 양국의 실질적인 관계가 발전되어 나갈 것입니다. ­소련은 한국에 대해 상당한 경제협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을지… 경협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어나갈 것입니까. ○한·소 경협 먼 안목으로 ▲우리 경제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많은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시장경제를 통한 개발의 기술과 경험… 선박·자동차로부터 전자제품과 각종 소비재를 공급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건설·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는 데 필요한 자재와 기술… 우리의 우수한 인력과 기업경영능력… 이 모든 것은 소련이 개혁을 추진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 소련은 광대한 국토에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으며 넓은 잠재시장을 갖고 있습니다.소련이 갖고 있는 첨단과학기술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두 나라의 경제구조는 이처럼 상호보완적이며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있습니다. 당장 소련경제가 어려움을 맞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양국간의 교역·경제협력의 확대는 두 나라 모두의 번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될 큰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소련의 외채는 현재 4백억∼4백50억달러 수준입니다. 이것은 소련경제의 규모에 비하여 큰 것이 아니며 지불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소련이 필요로 하는 소비재를 공급하고 또 그것을 생산할 기계와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부분은 신용이나 연불조건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소련으로부터 들여올 수 있는 많은 것이 있습니다. 소련과의 경협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긴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추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만나게 되면 내년 봄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남북한 동시방문 의사를 타진할 생각은 없습니까. ▲나의 이번 소련방문은 우리의 필요에 의한 것도 있지만 소련의 필요에 의한 것도 많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한국 대통령으로서 소련 대통령을 우리나라에 와달라고 초청은 할 수 있지만 북한에 가보지 않겠느냐고 물어보는 것은 예의상으로나 관행상으로 부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들 사이에 그 얘기는 거론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고르바초프 대통령 본인의 뜻이 북한에 가고 싶다든가 해서 그쪽과 접촉해서 이뤄지는 것은 별 문제입니다. ­최근 미국의회의 페르시아만사태 추가지원 압력이라든가,한미간 통상마찰의 증가 등 전통적으로 우호관계에 있는 한미 관계에 그늘을 드리우는 일들이 빈발하고 있는데… 한소 관계의 급진전에 비해 한미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한미간의 작년 연간 교역은 3백65억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큰 통상관계를 갖게 되면 부분적인 마찰이 파생하게 마련입니다. 이러한 일을 「관계소원」의 시각으로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관계를 양국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페르시아만사태에 관한 유엔의 결의와 미국의 확고한 정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지원에 대해서는 미국도 감사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의 북방정책에 대해 미국은 여러 차원에서 적극 이를 지원해왔습니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안보장관회의는 한반도 안보에 있어 한미 양국의 굳건한 협조체제를 입증해 주었습니다. ○북방정책에 미서 지원 내가 취임한 뒤 지난 2년간 네 차례의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두 나라 관계가 전례없이 좋은 상태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일입니다. 지금 한미 관계의 소원을 가져올 근본적인 문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팀스피리트훈련의 단계적 규모 축소나 격년제 실시 등이 한미간에 검토되고 있습니까. ▲지난 76년부터 매년 실시되는 팀스피리트훈련은 미국의 대한안보공약 실천의 상징이 되는 훈련입니다. 이 훈련은 한미 안보협력체제를 공고히하고 한국군과 미군의 연합·합동훈련을 통한 전투능력을 함양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해왔습니다. 팀스피리트훈련은 매년 한미간에 협의를 거쳐 훈련목표·훈련일정·참가병력규모 등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남북대화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이기 위해 훈련을 축소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이 팀스피리트훈련은 매년 한미간 사전합의에 의해 훈련방법을 개선하거나 필요한 경우 훈련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난번 북경아시안게임 이후 한중간에 무역대표부를 상호 설치키로 하는 등 관계개선이 눈에 띕니다. 한중 관계정상화의 목표시기를 언제쯤으로 구상하고 있습니까. ○냉전종식 수용 바람직 ▲한중 양국간의 무역대표부 상호설치 합의는 양국 협력관계를 한 차원 높게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중 협력의 추세가 이대로 나아간다면 양국 관계정상화도 멀지않은 장래에 이룰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도 있을 것이므로 우리는 지나치게 서두르지 않을 것입니다. ­오는 12월11일로 남북고위급회담 제3차 서울회담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곧이어 대통령의 소련방문 일정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대표들이 서울에 올 것으로 보십니까. 한소 관계의 급진전이남북 관계개선을 오히려 저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남북고위급 제3차 서울회담은 남북간의 합의입니다. 남북간에 신뢰를 쌓아가는 데 합의의 이행은 그 바탕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대표단이 올 것을 기대하며 오지 않을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남북간의 회담이 제3국과의 관계 때문에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북한이 그들의 전통적인 동맹국인 소련이 우리와 외교관계를 수립한 데 대해 서운한 감정을 갖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세계질서를 바꾸고 있는 이 변혁의 큰 흐름을 정확히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조류는 이제 누구의 힘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것입니다. 북한이 냉전의 대결을 종식시키는 이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수용하고 남북관계에서도 현실적인 노선으로 전환하는 것이 북한의 발전을 위해서도…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입니다. 나는 7·7선언을 통해 우리가 북방정책을 추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이 우리의 전통적인 우방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성원으로 나오는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나는 북한이 멀지않아 스스로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현실적인 정책을 택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이번 유엔총회 기간중에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추진하실 계획입니까. ▲유엔가입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즉 우리의 유엔가입 문제는 가입의사를 갖고 있는 우리와 유엔간의 문제이며 남북한 통일문제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다만,우리는 남북한이 국제사회의 축복 속에서 다함께 유엔에 가입하여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정당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서 그동안 남북한고위급회담 및 실무대표회의 등을 통하여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할 것을 권유해왔으나 북한은 아직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한다면 남북간 신뢰구축과 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남북간에 동반자적 관계를 발전시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촉진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유엔에 가입할 의사가 없거나 아직 가입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만이라도 우선 유엔에 가입해야 할 것입니다. 그 시기는 국내외적인 여건을 검토하여 우리가 결정할 것입니다. ○세대교체 국민이 결정 ­민자당 내분 이후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3김퇴진론이 상당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의 신진대사·세대교체론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민주사회에서 정치인의 공과는 선거라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국민들이 심판하는 것입니다. 국가발전과 민주주의를 위하여 기여해온 특정인의 거취문제를 두고 지나치게 자의적이고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 정치권의 신진대사,정치담당자들의 세대교체도 선거나 당대회를 통하여 국민과 당원들이 결정해나갈 일입니다. 다만 이런 논의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정치풍토에 대한 국민과 당원의 여망이 높다는 것을 뜻하며 정치인 모두가 겸허한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차기 민자당의 대권후보는 대통령 임기종료(93년 2월) 1년 이내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92년 2월 이전에 선출한다는 뜻입니까. 시기를 보다 구체적으로 적시해 주십시오. ▲날짜를 언제라고 꼭 집어서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1년 전쯤이란 기준은 외국의 관례 등에 비추어 그런 시기면 적합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미국 등의 예에서 보더라도 차기 대통령후보로 많은 사람들이 입에 오르내리기는 하지만 실제 누가 후보가 되는지는 지명전에 나와서 언론과 국민여론의 평가를 받고 그것이 다시 당원들의 평가로 집약되어야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런 점에 비추어 우리도 빨라야 임기종료 1년쯤 되어야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민자당이 거대여당이라 해도 여러 가지 시대의 부름에 부응해야 하고 이질적인 3당이 합쳐 창당했으므로 이를 동질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경륜·정책으로 판단을 차기 후보가 너무 일찍 부각되면 국민들이 모두 염려하는 통치권의 혼선이라고 할까 누수현상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법질서를 세우고 공권력을확립하라는 국민의 여망 속에서 통치권 누수현상이 일어나면 이는 결국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는 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벌써부터 차기 후보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임기종료 1년쯤 가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번 대통령을 직선제로 뽑는다면 영남후보의 호남유세,호남후보의 영남유세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십니까. ▲지난 13대 대통령선거 때 지역감정이 격화되어 겪은 아픔은 우리 모두가 뼈아프게 경험했던 일입니다. 이런 일이 다음 선거에서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선거에서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철저한 각성과 국민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이 필요합니다. 의식의 혁명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각계,국민 모두가 이러한 전근대적인 의식을 바꿔야 합니다. 어떤 대통령 후보라도 그가 어떤 경륜과 정책을 가졌으며 그것을 실천할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하지 어느 지역 출신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어느 당의 대통령후보이면 후보이지… 영남후보,호남후보가 있을 수 있습니까. ◎노대통령 본지창간 45돌 특별인터뷰/「범죄와 전쟁」 온국민이 동참해야 성공/특명사정은 계속… 공직기강 꼭 확립 ­대통령께서 「범죄와의 전쟁」 선포 이후 많은 국민들이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범죄는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경찰력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닙니까. ▲정부당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공권력 하나에만 의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지난번 시민들과의 토론에 대전의 자율방범대장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 지역은 경찰관 1명이 3천명의 주민을 담당하고 있다더군요. 옛말에도 열 사람이 도둑 하나를 못 당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공동체 스스로 지켜야 영국 등 유럽국가들도 마을마다 자율방범대가 조직되어 운영되고 있어요. 공동체가 스스로를 지킨다는 정신이 중요합니다. 어느 부분이 취약하다고 하면 자치적으로 보완하고 고도의 장비나 수사력이 요구되는 부분은 공권력,즉 경찰력이 담당하게 됩니다. 범죄와의전쟁은 공권력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나서야 합니다. ­경찰관서에 불을 지르는 과격사태에도 공권력이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데요. ▲이제 「범죄와 폭력」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마당이니 엄격히 다스리게 될 것입니다. 법을 바로 세우고 엄정하게 집행할 것입니다. ­지방자치제 실시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간에 대체적인 일정을 합의해놓고 있습니다만 내년 상반기의 지방의회선거를 필두로 14대 국회의원총선거,지방자치단체장선거,차기 대통령선거 등 4차례의 선거를 93년초까지의 2년여 기간에 치러야 합니다. 우리의 정치·경제·사회 여건에 비추어 짧은 기간에 너무 많은 선거를 치르는 것이 아닙니까.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총선과 동시에 실시하거나 차기 정권으로 넘기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현재의 우리 선거풍토에 비추어 그같은 많은 선거가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은 됩니다. 경제인들도 그런 점을 많이 염려하고 있습니다. 돈 안 쓰는 깨끗한 선거풍토가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선거를 많이 하는 것은 연구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여야도 공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여야가 서로 논의를 하게 되면 국민들도 수긍하고 안도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금년도 한 달 1주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연말까지 정치·경제·사회적 안정을 이루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연말에 가서 각 분야별로 총점검을 하여 미흡하거나 부실한 점이 드러난다면 해당부처 장관을 문책하실 작정이십니까. 개각을 한다면 그 시기는 연말입니까. 내년초가 될까요.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언제든 그 책임을 묻는다는 것이 나의 방침입니다. 연말이다 연초다… 신문은 왜 그런 것을 지레 쓰려고만 합니까. 언제든 꼭 필요할 때는 하는 것이고 때를 정해 놓고 개각을 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특명사정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당초 발표대로 금년말까지만 운영하실 생각인지 아니면 활동시한을 더 연장하실 생각인지. ▲그동안 특명사정반의 활동은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던 부동산투기의 열기를 진정시키는데 성과를 거두어 왔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활동은 그 일을 맡은 기구나 사람의 명칭에 관계없이 앞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하여 안팎에서 우려하는 소리가 높습니다. 수출이 매우 저조한 상태이며,물가는 한자리 수가 지켜질지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제상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이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어떤 특별한 구상이 있습니까. ○경제 구조적 전환기에 ▲우리 경제가 도전을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 나쁜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성장은 상반기중 10% 가까운 성장률을 보여 높은 편이고 고요사정도 9월 현재 실업률이 2.3%로 매우 양호한 수준입니다. 물가도 최근에는 상승세가 둔화되었고 상반기중 큰 폭의 적자를 보였던 국제수지도 하반기에는 개선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가는 구조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는데다 그동안 우리의 성장을 뒷받침해온 기업가정신과 근로의욕이 떨어져 경쟁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의 페르시아만사태로 인한 도전을 극복해야 할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기업인·근로자·소비자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또 한 번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 경제에서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정부는 제조업에 대한 자금지원,인력과 공장용지의 공급 등 투자의욕을 뒷받침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기업은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근로자들은 열심히 일하여 생산성을 높여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나서줘야 합니다. ­민주화와 함께 각계의 제몫 찾기 소리는 높고 때로는 이것이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소득분배의 형평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대통령께서는 분배문제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까. ▲기업하는 사람들은 이 정부가 분배문제에 너무 치중한다고 불만입니다. 근로자나 서민은 분배문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약하고 노력이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 정부 만큼 분배문제에 적극적인 정부가 있었습니까. 근로3권을 보장하여 우리 경제의 경쟁력이 문제가 될 만큼 임금이 개선되었습니다. 세제도 과감히 개혁해왔고 부동산투기 등 불로소득을 사회에 환수하는 제도도 이루었습니다. 전국민 의료보험이 실시되고 저소득층에 대한 각종 지원도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나의 임기중 2백만채의 주택을 건설하는 일이 진행중인데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도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중 90만채가 임대주택·근로자주택 등 어려운 계층을 위해 공공부문에서 짓는 집입니다. 모두가 잘 사는 복지사회나 분배문제의 해결은 하루아침… 한꺼번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모두가 인내를 갖고 힘모아 하나씩 이루어야 하는 일입니다. ­오는 23일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 은둔한 지 2년이 됩니다. 전직대통령이 이같이 장기 은둔하고 있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개인적으로나 공인의 입장에서나 전임자가 산간벽지에서 오랫동안 은둔생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일이기는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이제 은둔생활을 그만하고 정상적인 시민생활로 돌아오도록 권유를 했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역사와 국민에 대한 본인 나름대로의 인식을 갖고 좀더 정리해야겠다는 뜻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은둔 2년이 되고 추운 겨울이 닥치게 되니 내 마음이 몹시 안타깝습니다. 국민들도 더이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루속히 자유로운 입장에 서게 되면 좋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국내외 인사들의 공식접견 외에도 많은 사람들과 만나 바깥 여론을 듣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공식적인 만남은 주로 언제,어떻게 이뤄집니까. 친인척들이 청와대에서 모이는 기회는 얼마나 됩니까. ○객관적 얘기 많이 들어 ▲나는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가능한 많은 이야기와 의견을 듣는 대통령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도 힘들지만 이야기를 듣는 일도 더 힘들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불가피한 일정과 제약으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내기부터 힘듭니다. 그러나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장관이나 관계자들의 보고와 품의를 받은 뒤 꼭 외부인사의 객관적인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식일정 사이사이 그리고 저녁시간도 자유로울 때가 별로 없습니다. 집안에 특별한 일이 있을 때 가까운 친척들이 가끔 모이지만 개별적으로 만날 틈은 별로 없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지금 가장 고심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바로 나의 신념,철학을 어떻게 실천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화합을,그리고 나아가 민족의 화합을 어떻게 이룩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쩐지 이런 것이 잘 안 될 때는 내 능력의 부족 탓인가 아니면 국민성의 탓인가 하고 깊이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지역간의 갈등,계층간의 갈등도 모두 화합으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안되는 근본핵심은 역사관에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현대사가 잘못돼 있구나,현대사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구나 하고 절감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성세대와 정치지도자들이 역사를 동강동강 잘라놓았습니다. 건국 후 자유당·민주당·공화당 할것없이 모두 전 정권을 부정함으로써 스스로의 정통성마저 부인하게 되었습니다. 과거가 모두 나빴다면 우리가 어떻게 세계가 부러워하는 올림픽을 치를 수 있었으며 우리의 정통성을 문제삼는 북한보다 훨씬 잘 살고 있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역사를 새로운 인식과 발상으로 다시 써야 합니다. 「내 자신 역사의 죄인이 아니고 역사에 이바지했노라」고 자랑스럽게 기록해야 합니다.
  • 외언내언

    아키히토(명인) 일왕이 12일의 즉위식과 22일 저녁부터 23일 아침까지 열리는 다이조사이(대상제)를 거쳐 「천황」에 오른다. 「즉위식의 예」 행사는 공개로 나흘간 계속되며 전 각료와 양원 의장이 참석하는 다이조사이는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 이 두 행사를 둘러싸고 논쟁이 뜨겁다. ◆특히 일종의 종교의식 성격을 갖는 다이조사이에 말이 많다. 이 행사는 왕을 하늘로 밀어올리는 의식. 왕은 이 예식을 통해 태양의 신으로부터 신성을 물려받는다고 한다. 7세기 덴무(천무) 일왕 때 시작된 이 행사는 왕실의 쇠퇴로 14∼16세기에 이르는 2백20년 가량 중단됐다가 17세기 에도(강호)시대초에 부활됐다. 그러나 전후 일왕은 점령군 사령관 맥아더 원수에 의해 신격을 박탈당하고 「군림하지만 통치하지 않는다」는 지위로 격하됐다. 그럼에도 일본 지도자들은 「일왕은 시민인가,신인가」의 논란 속에서 왕을 신격화시켜려 시도해왔던 것. ◆즉위식에서 높이 1m인 고어좌라는 왕이 앉는 옥좌도 시비거리. 선거로 뽑힌 가이후 총리가 그 앞에서 『천황폐하 만세』를3창하는데 왕의 신발이 총리의 가슴과 같은 위치라서 주권재민의 헌법을 무시하고 주권재왕을 실현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은 「일왕의 이름으로」 또는 「신도신의 축복을 빌려서」 지난 31년부터 37년까지의 중일전쟁은 물론 2차대전까지 일으켰었다. 당시 일본 군국주의정부는 신도주의을 이용,일본인은 선택받은 민족이며 다른 국가를 정복할 권리가 있다고 믿게 만들었던 것. ◆이번 행사에 드는 비용은 81억엔. 이가운데 4분의 1 정도가 다이조사이에 쓰인다. 일부 종교계는 국민의 세금이 종교의식을 띠는 이 행사에 사용되는 것은 정교분리의 위반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번 행사는 수세기에 걸친 일본 나름의 전통의식을 문화행사로 보존하려는 순수한 의미를 지녔을 뿐이라는 당국자나 후원자들의 주장이지만 일본 침략이 소위 천황이라는 이름을 빌려 자행된 사실을 잊지 않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 국민들에게 과연 어떻게 비칠까.
  • 영­호남 10쌍 “화합화촉”/마산 공설운동장서 합동결혼

    ◎3만 하객,「비둘기집」 합창으로 축복/경남지사,“두 고장 사랑의 가교 되길” 10쌍의 신랑ㆍ신부가 입장하자 객석을 꽉 메운 3만여명의 하객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오색테이프와 꽃가루를 뿌리며 환호했다. 27일 상오11시30분,영호남 화합 합동결혼식이 열린 경남 마산종합운동장. 영ㆍ호남간의 해묵은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진정한 이웃사촌으로서의 우의를 다지기 위해 경남ㆍ전남도가 추진한 남도 한마음축제는 이날 영호남 합동결혼식으로 절정을 이뤘다. 구름 한점없이 맑은 가을하늘 아래서 뽀빠이 이상룡씨 사회로 치뤄진 이날 합동결혼식은 해군군악대의 결혼행진곡에 발맞추어 경남출신 신랑 성봉근군(26)과 전남출신 신부 최현숙양(26) 커플을 선두로 10쌍의 신랑ㆍ신부가 입장한데 이어 신랑 신부 맞절,혼인서약,성혼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최일홍 경남지사의 주례사와 최인기 전남지사의 축사에 이어 운동장 스탠드를 꽉 메운 3만여명의 하객들도 축가로 「비둘기집」을 합창,이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경남의 최지사는 주례사를 통해『양도 화합의 선봉장이 되어 양도사이에 따뜻한 사랑이 스며들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으며 전남의 최지사는 『3백만 전남도민과 4백만 경남도민이 한마음으로 화합하는 자리인 만큼 신랑ㆍ신부는 남도한마음을 몸으로 실천하는 선구자가 되어 달라』고 말했다. 이날 결혼한 성봉근군과 최현숙양은 성군이 목포 해양전문대학 재학중인 지난 84년 가을 학교축제때 미팅파트너로 만난 사이. 이들은 『영ㆍ호남 지역감정은 잘못된 정치에서 비롯됐다』며 이를 사랑으로 녹였다고 말했다. 결혼식에 참석한 강인수씨(32ㆍ마산시 산호동)는 『세계가 화합하고 있는데 허리잘린 좁은 땅덩어리에서 전라도와 경상도로 갈라져 국력을 소모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지역감정해소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양 도민들은 그동안 멀게 느꼈던 이웃의 정을 나누고 잃었던 신뢰와 우정을 되찾는 듯 했다.
  • 몸에 밴 의타심… 정부만 쳐다보는 동독인(통일독일의 과제:상)

    ◎돈많은 서쪽 동포에 “기대반 경계반”/부동산 소유자들은 옛주인 나타날까봐 “불안” 통일독일은 지난 10월3일을 전후한 사흘간의 축제를 마치고 새로운 국가건설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45년간 다른 체제에서 살아온 동서지역 국민들간에는 생활ㆍ의식ㆍ행동에 큰 골이 생겼으며 민족의 동질성회복이 과제로 남게 됐다. 통일과정을 현지취재하는 과정에서 만나본 독일인의 얘기를 중심으로 통일에 대한 동독인의 기대,서독인의 불안,민족성회복노력 등을 3회에 걸쳐 싣는다. 통합된 베를린은 동서의 장벽이 철거되었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선이 동서를 가르고 있었다. 분명 경계선은 없지만 서쪽에 있다 동쪽지역으로 들어서면 거리의 분위기부터가 달라진다. 서쪽지역의 주택과 건물들은 저마다 특색을 갖고 말끔히 단장되어 있는데다 베란다에는 으레 각양각색의 꽃이 진열되어 있고 창문안쪽에는 하얀 레이스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그러나 동쪽지역의 건물들은 한결같이 우중충한 회색에다 군데군데 무너진 벽이 허연 살을 드러내고 있거나 유리창이 깨어진채로 방치되어 있기 일쑤다. 하인츠씨는 『자동차 한대 구입하는데 12년,냉장고는 5년,TV는 3년을 기다려야 차례가 왔다』며 사회주의체제의 고질적인 물자부족을 개탄하고 『이제 돈많은 서쪽 동포들이 도와줄테니 상태가 곧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상전차인 에스반이 구부러진 궤도를 돌아가는 금속성음과 군데군데 패인 히틀러시대의 자연석 차도를 달리는 트라비승용차의 매연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공해문제도 통일독일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중의 하나이다. 성능이 좋은 벤츠나 BMW승용차를 타고 남부유럽을 여행한번 다녀오고 싶다는 것이 동쪽 주민들의 한결같은 꿈이다. 번화가의 여관 여주인인 마티나 헤미히씨(52)는 하루 숙박료가 1∼3층은 80마르크,4∼5층은 60마르크라고 해 그 이유를 물으니 『낮은층은 수세식 화장실과 욕실이 갖춰져 있으나 높은층은 그렇지가 못하다』고 설명했다. 동쪽지역 접객업소뿐만 아니라 주택의 경우도 화장실에 물통과 손잡이가 긴 바가지가 놓여있는 경우가 많아 화장실이 거실보다말끔한 서쪽 가옥들과 큰 비교가 된다. 모든 사람들에게 일거리를 주고 부를 균등배분한다는 사회주의 이상은 좋은 제도이나 생활의 질을 높이는데는 취약점이 있다는 것이 독일통일이 남긴 교훈이었다. 여관주인 헤미히씨는 『호네커일당이 다 해먹다 보니 우리는 40년전과 조금도 나아진게 없다』며 『콜이 우리를 살려주겠지요』라고 역시 통일정부가 문제를 해결해 주길 희망했다. 베를린에서 서쪽으로 1백여㎞ 떨어진 슈테그레츠마을을 찾은 것은 통일축제가 끝난 다음날인 지난 5일 하오 5시쯤이었다. 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사자주점」을 들어서자 백발의 건장한 주인은 힐끗 한번 쳐다본후 맥주따르는 일을 계속했다. 자리에 앉아도 그는 인사는 커녕 자기자리로 돌아가 마시던 술잔을 계속 비울뿐 주문조차 받으려 하지 않았다. 벽난로에서 새어나온 갈탄 연기와 담배연기속에서 낡고 둥근 테이블에 앉아서 잡담을 하던 동네주민 10여명도 갑자기 말을 끊은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서독주민들의 경우라면 아파트계단이나 이른 새벽 길거리에서마주치게 되면 『안녕하십니까』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 어색한 분위기를 피하는 세련된 태도를 보인다. 주문한 맥주잔을 다 비우고 『맛이 좋다』고 칭찬하자 이를 호의로 받아들인 주인의 얼굴에는 경계심이 사라지고 『당케,당케』를 연발한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마티아스 쾨니히(66)라고 소개하며 『축복받은 독일,통일된 조국이라지만 나로서는 앞날이 걱정될뿐』이라며 불평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목재소에서 근무하다 12년전 은퇴한 쾨니히씨는 20여평 크기의 주점과 방이 딸린 이 건물을 한달 수입의 15%인 월 2백마르크의 집세를 내고 살아 왔으나 최근 서독 주인이 나타나 『집을 가급적 빠른 시일안에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지금까지는 국가에서의 임대주택은 자신의 주택이나 다름없었는데 통일과 더불어 새 주인이 나타나 쫓겨나게 됐다는 것이다. 사회주의체제에서 별다른 불편없이 살아오던 쾨니히씨는 갑자기 나타난 집주인에게 쫓겨날 형편이 되었다. 쾨니히씨와 같이 동독지역에서 주택ㆍ농지ㆍ공장부지의 새 주인이 나타나 생활의 불안을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1천8백만 주민중 1백만명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독일정부는 아직 사유재산환수에 대해 최종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으나 부동산을 가능한한 원주인에게 돌려준다는 원칙이어서 동독지역 주민들의 불안은 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른 체제에서 반세기 가까이 살아온 독일민족은 과보호와 경쟁상태에서 각기 다른 국민성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동베를린 지역의 샤리테병원 정신심리과 의사인 알렉산더 슐제박사(39)는 『지금까지 사회주의체제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통일의 기쁨보다는 새로운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고 서독지역 주민과 다른 동독지역 주민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했다. 슐제박사는 『그것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감 때문입니다. 동쪽 주민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밀어 닥칠지 모르며 생활터전도 흔들려 불안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동안 사회주의라는 온실속에서 안일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모두가 색깔도 없이 똑같은 형태가 되었으며 모험을 회피하려는 소시민근성이 몸에 베이게되었다』고 분석했다. 분단 45년만에 양쪽 국민성에도 커다란 단절이 형성된 느낌이다. 한쪽이 시장경제의 경쟁속에서 닳고 닳았다면 한쪽은 사회주의이 과보호 속에서 순치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 「통일의 흥분」사라진 독일/박봉식 서울대교수ㆍ국제정치학(서울시론)

    ◎엄청난 통일경비ㆍ실업증가로 고심 작년 11월 베를린장벽이 무너졌을때 모든 독일인들은 흥분의 절정에 있었던 것 같다. 금년 10월3일로 다시한번 통일국가가 된 독일은 많은 사람들,특히 독일의 분단과 통일에 간여한 나라들의 축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뒷마음에는 서로 다른 그림자를 감추고 있는 것 같다. 독일통일에 대해 외국인들의 태도는 차치하고 독일 사람들 자신­서독은 서독대로 합병당한 동독 사람들은 또 그들대로 심각한 새로운 현실에 어리둥절한 상태에 있다. 서독은 동독의 재건을 위해 향후 근 10년에 걸쳐 수천억달러의 돈을 투입해야 하는 현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통일독일의 콜 수상은 서독 사람들에게 통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동독으로 부터 철수해야 할 37만명의 소련군을 위해 1백억달러를 주기로 약속했다. 이러한 재정적 부담외에도 동독 사람들을 맞이하는 서독 사람들은 결코 즐거운 표정들이 아니다. 서독 기업인의 기준에서 본다면 동독 근로자들은 기능이나 노동의 질에서 수준미달로 보이고 있다. 한편 동독 사람들에게 통일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모든 것을 빼앗긴 허탈한 심경에 있는 것 같이 보인다. 하루아침에 생활의 모든 틀이 바뀌어진다. 설혹 실업을 면하는 사람들도 서독을 기준으로 하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야 한다. 동독인 1천6백만명중에 4백만명이 조만간 실업자가 된다고 한다. 모든 학교의 교원들은 그들이 가르치던 과목이 없어지거나 재조정되는 데에 따르는 재훈련을 받아야 한다. 동독의 공무원들은 어떻게 되는가? 서독에서는 공산당원은 공무원이 될 수 없다. 서독이 동독을 합병했기 때문에 동독의 모든 관청은 원칙적으로 폐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동독 공무원은 채용되더라도 심사를 받아야 하고 대체로 기술직 이외에는 채용이 어려울 것이다. 예컨대 동독 외무부직원 2천명중 1천8백50명이 해고되었고 나머지 1백50명도 임시계약으로 복무하는 상태다. 65만명에 달하는 동독 공무원이 모두 해임되는 상태다. 이들은 새로운 직장을 위해 재교육을 받는다. 그들의 심경은 어떠할까 짐작이 간다. 나라를 서독에 넘긴 동독 수상은 통일로 인해 동독인의 생활에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통독 국회의원이 된 1백40여명의 시한부의원과 동독 수상을 위시해서 통독정부의 각료가 된 몇사람들은 갑자기 거액의 세비를 받아 새 천지를 만난 것 같을지 모르나 동독에 남은 백성들은 앞날이 캄캄할 지경이다. 특히 전쟁전에 동독지역에 토지를 두고 서독으로 피해온 사람들은 옛 재산을 찾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동독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주거로 부터 쫓겨나야 하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도 있다. 전 동독 수상 한스 모드로는 『우리는 서로를 알 시간이 더 필요했었다』고 말하고 있다. 동서독간의 교류가 있어 온지 오래다. 그러한 과정을 겪었는데도 막상 통일을 하고보니 서로를 너무 모르고 지냈다는 뜻이다.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동독에는 정신병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군대 경찰 학교 관청 심지어 교회까지 서독에 합병당하고 말았다. 동독의 법관들은 더욱 쓸모없는 인간들이 되고 말았다. 모두가 얼마씩 1대 1로 바꿔주는 서독돈을 가지고 일용품을 구입하는 기쁨도 일시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태에서 벌써 잃어버린 동독 생활에 대한 노스탈자가 일고 있다. 12월에 있을 총선거에서 이들의 표의 방향이 어디로 갈까? 이들이 정치적으로 집단행동으로 흘러갈때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할수 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10월3일,독일통일의 날을 동 서독의 적지않은 민족주의자들은 경축하지 않았다. 특히 지금의 통일독일의 영토에서 제외된 옛 독일땅을 고향으로 하는 백여만명으로 구성된 단체의 사람들은 이번 통일로 일차대전후 독일영토의 4분의 1이 잘려 나갔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잃어버린 땅들이 8백년간 독일 사람들의 고향이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이 지금의 역사상황에서 정당화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동독의 거의 전역에서 아파트 월세가 갑자기 10배로 늘어나는 생활 현실에서 터져나오는 아우성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인가가 문제이다. 통일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것은 유태인이다. 나치정권이 출범하기 전에 50만명이었던 독일의 유태인은 지금 약 3만∼5만명이라 한다. 이들은 분단과 4대강국의 지배체제가 그들에게는 가장 안전한 체제였다. 통일에 따라 4대강국의 간섭권이 사라지는 것은 그들에 대한 보장체제가 없어지는 것이 된다. 그들에게는 동독에서 군국주의적 생활과 외국인에 대해 증오로 길들여진 1천6백만 동독인 모두가 두려운 존재이다. 이러한 국내외 복합적인 상황은 물론 통일에서 오는 독일의 새로운 활력으로 용해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폴크스바겐 자동차회사는 크게 활기를 띠고 있으며 마르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독에 의한 동독의 흡수로 동독이 서독의 수준으로 향상되면서 안정화되어야 하겠지만 그동안 동서독의 모든 사람들은 통일의 흥분을 가라앉치고 새로운 역사의 창조를 요구하는 현실이 존엄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통일이 아직도 요원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겨준다. 동 서독은 그동안 교류와 협력을 통해 민족적 동질성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막상 통일을 실현한 현재 그들은 너무도 서로 다른데 대해 당황하고 있다. 그래도 서독은 경제력으로 소련을 꼼짝못하게 묶어 놓고 동독을 합병해내는 능력을 가졌다. 동독 사람들은 스스로 2등 국민임을 자조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당대가 아니면 다음세대에는 동등한 지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독일 통일의 내면을 보면서 우리가 겪어야 할 일이 아득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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