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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성석제씨 「재미나는 인생」 펴내

    ◎익살… 과장… 유머… 엽편소설의 묘미/적대국 깃대 경쟁­거짓말협 회장 연설문 등/예리한 관찰력+날카로운 풍자… 재미더해 작가 성석제씨(37)는 올 한해의 문을 가장 분주하게 연 작가로 기억될 것 같다.엽편소설집 「재미나는 인생」을 강출판사에서 갓 출간한 그는 내주 민음사에서 시집 「검은 암소의 천국」을,내달 같은 출판사에서 신작 작품집을 잇달아 펴낸다.불과 한달여 사이에 자기가 쓸 수 있는 글쓰기의 모든 형태를 책 한권씩에다 담아내는 것이다. 수많은 소설들이 쏟아지지만 매끄럽고 덜하고의 차이일뿐 그게 그거같은 노회한 요즘 문단에서 성씨의 독특한 개성에 쏠리는 시선은 날로 커왔다.다채롭고도 익살맞은 엽편소설의 묘미를 선보인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마사오라는 주먹계의 인물을 통해 사나이들의 신화세계를 보여준 장편 「왕을 찾아서」,웅혼하고도 서정적인 글맛이 색달랐던 작품집 「새가 되었네」 등 책 한권을 보탤 때마다 성씨 소설왕국의 영토는 표나게 넓어졌다. 성씨의 상상세계는 문단의 어떤 전통에도 기대지 않기에 그만큼 자유롭고 독특하다.재기발랄함과 정감이 묘하게 결합된 문체로 그는 남들이 흘려보는 일상의 구질구질한 구석으로 파고들어 이를 신화 근처에까지 끌어올린다.추악한 삶도 하나의 신화라고 폭로하는 그의 목소리는 익살과 과장과 검은 유머로 가득차있다.눈꼴시린 현실을 무거워하거나 절망하기는 커녕 바람처럼 희롱하면서 가볍게 스쳐지나가는 것이 성씨 작품의 매력이다. 단편보다 짧은 엽편소설의 다채로운 묘미를 흠뻑 보여주는 「재미나는 인생」은 이런 익살로 가득하다.아이들 책상다툼하듯 국경선을 경계로 완전히 적대한 두나라의 어처구니없는 깃대높이기 경쟁(「휴가」)이나 더 좋은 음질을 찾아 축음기 교체를 거듭하다 나중에는 축음기가 음악자체를 삼켜버리는 오디오마니아 이야기(「경지」) 등은 허세어린 사회와 인간들을 꼬집는다.전세계거짓말장이협회 서기장이 신입회원들에 보내는 연설문 형식인 「재미나는 인생1­거짓말에 대하여」의 한문장 〈자연도 우리의 친구인 거짓말쟁이다. 지구가 둥글다는 걸 알면서도 언제나 평평한 것처럼 표현하지 않는가.지구가 태양을 돈다면서 언제나 태양이 우리를 도는 것처럼 보여주지 않는가〉는 작가의 예리한 관찰력이 특유의 유머감각과 결합된 예다. 이처럼 더 날카워진 현실풍자는 그의 시집에도 일관된다.떼밀려 버스타듯 구질구질하게 반복되는 현실을 그린 「반복」,〈자나깨나 도리도리하는〉반항시민을 내세워 순치된 의식을 때리는 「무정부주의자」,〈무슨 무슨 평화상을 돌아가며 갈라 먹던〉「권력자」 등이 그 풍자무대에 오른다. 〈이 커다란 시계를 지키는 노련한 톱니바퀴들/낡은 축복 때문에 해도 쉽게 넘어가잖네〉(「오래된 동네」중).일상의 톱니가 되어 오래된 습관으로 시계를 돌리는 사람들을 향해 그의 시는 장난치듯 야유를 던지고 있다.
  • 미 42대 대통령 취임사

    ◎“위대한 미국 21세기 건너갈 다리 놓자”/클린턴 2기취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20일 워싱턴의 의사당 서편 광장에서 가진 제2기 취임식에서 대외정책보다는 국내문제에 중점을,그리고 구체적인 정책제시보다는 포괄적인 국가의 비전을 제시했다. 다음은 취임사 내용. 친애하는 국민여러분.20세기 마지막 대통령 취임식을 갖는 오늘,다음 세기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도전들을 향해 우리 눈을 들어봅시다.우리는 오래 지켜온 우리 민주주의를 항상 새롭게 지켜나가야 합니다.약속의 땅을 찾은 선조들의 지혜를 따라 새로운 약속의 땅으로 우리 시야를 넓혀갑시다. ○민주주의 전통 굳건히 미국의 약속은 18세기 우리는 모두 평등하게 창조됐다는 굳건한 믿음을 바탕으로 태어났습니다.이 약속은 전대륙으로 연방을 확대하고 그 추악한 노예제를 폐지시켰던 19세기에도 유지돼왔습니다.그리고 혼란과 승리의 시기를 거치며 이 약속은 무대를 세계로 넓혀나가 미국의 세기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20세기는 과연 어떠했습니까.미국은 세계 최강의산업국가가 되었고 2차례 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폭정에 빠질뻔한 세계를 구했습니다.그리고 자유를 갈망하는 세계 전역의 수백만 인류에게 우리와 똑같은 자유의 축복을 안겨주었습니다. 또한 미국인들은 위대한 중산층과 안정된 삶을 가꾸어 냈으며 공립학교를 열어 국민 모두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고,원자시대와 우주시대를 열고 컴퓨터와 마이크로칩을 발명했으며 아프리칸 미국인들을 비롯한 모든 소수민족들의 인권을 혁명적으로 개선해 정의의 샘을 더 깊이 팠습니다.여성에게도 똑같은 시민권과 기회,존엄성을 안겨주었습니다. 또 한번 새로운 세기가 우리앞에 열리고 있습니다.새로운 선택의 시간입니다.19세기를 시작할때 우리의 선택은 우리 영토를 동서양쪽해안까지 넓히는 것이었습니다.20세기의 선택은 산업혁명을 발판으로 자유기업,보수주의,인간의 존엄성 등의 가치를 발전시키는 일이었습니다.21세기의 새벽을 맞은 지금 우리는 정보화 시대와 지구촌 시대를 만들기 위해 인류의 무한한 잠재력을 동원하고 보다 완벽한 연방을 만드는 새로운선택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난번 새로운 미래에의 행진을 위해 모였을 때는 오늘보다 확실성이 결여돼 있었습니다.지난 4년간 우리는 비극과 좌절,성취감을 함께 겪었습니다.미국은 없어서는 안될 나라로 지구상에 우뚝 섰습니다.우리는 다시 한번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경제대국을 이루었습니다.또한 보다 강한 가족,공동체,교육기회,보다 깨끗한 환경을 만들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다시한번 정부의 역할을 싸고 큰 논쟁을 벌여야했습니다.나는 오늘 정부는 문제도 아니거니와 해결책도 아니라고 선언합니다.미국국민 우리가 바로 해결책입니다. 국민여러분.우리 선조들은 우리의 자유와 연방을 지키는 일은 바로 책임있는 시민정신에 달렸다고 가르쳐 주었습니다.새로운 세기에는 새로운 책임감이 필요합니다.정부 혼자 힘으로는 해낼수없는 일들이 있습니다.교육,마약과 폭력을 추방하는 일등이 그렇습니다.우리 모두가 자신과 자신 가족을 위해서 뿐아니라 이웃과 국가를 위해 책임을 다해야합니다. 과거의 도전들은 미래에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습니다.인종차별은 미국이 저주처럼 시달리고 있는 고질병입니다.계속 밀려오는 이민자들은 인종차별주의자의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습니다.종교란 이름이건 정치적 신념이란 이름으로 행해지건 인종차별은 배격돼야 합니다.이 세력들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이들은 광신적인 테러를 부추기고 전세계 수백만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있습니다.우리는 이런 어둠의 선동세력들에게 굴복할수 없습니다.이겨내야합니다.서로를 편안하게 느끼게 해주는 온화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합니다. 21세기에는 인종,종교,정치적 다양성은 신이 주신 선물이 될 것입니다.서로 다른 사람끼리 새로운 유대를 이루며 살아가면 큰 보상이 뒤따를 것입니다.벌써 이런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10년전 인터넷은 물리학자들만이 알고있는 신비한 영역이었습니다.그런데 지금 인터넷은 수백만명 학생들이 이용하는 백과사전이 돼있습니다.과학자들은 지금 인류 생명의 신비까지 벗겨내고 있고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있습니다. ○21세기는 새 선택의 시간 세계는 이제 더이상 2개의 적대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지 않습니다.한때 적이었던 국가들과 새로운 유대관계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지구상에 독재보다는 민주주의를 누리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됐습니다. 이 새로운 약속의 땅에서는 소수 이익이 아니라 국민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지도록 정치개혁이 이루어질 것입니다.모든 미국인이 참여하고 신뢰하는 정치가 만들어질 것입니다.그러나 잊지 맙시다.우리가 만들었고 또한 앞으로 만들어나갈 위대한 진보는 바로 우리의 가슴속에 있다는 것을.이 세상의 모든 부,수천의 군대도 인간 정신만큼 강하지도 고상하지도 못합니다.오늘 우리가 기리는 마틴 루터 킹 목사는 34년전 우리에게 마치 옛선지자처럼 미국이 언젠가 다시 일어나 모든 시민이 법과 양심앞에 평등하게 대접받는 날이 오리라고 얘기했습니다.킹 목사의 꿈은 미국의 꿈이었고 그의 문제는 또한 우리의 문제였습니다.우리 역사는 그같은 꿈과 노력에 의해 건설되었습니다.그 꿈과 노력들은 21세기 미국의 약속을 재현시켜줄 것입니다.그같은 노력을 위하여 나는 대통령으로서 나의 모든 힘과 모든 노력을 쏟을 것을 맹세합니다. 나는 의원여러분께도 이 맹세에 동참해줄것을 부탁드립니다.미국민들은 한 정당에서 대통령을 뽑고 다른 정당에서 의회를 선택했습니다.국민들은 자기들이 혐오해 마지않는 정쟁이나 일삼으라고 이같이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아닙니다.국민들은 갈등을 치유하고 미국이 부여한 사명을 수행하라고 그렇게 했습니다.조국은 우리에게 보다 큰 일을 요구합니다.『귀중한 시간을 증오와 분열로 낭비하지 말라』는 베르나딘 추기경이 임종때 한 귀중한 지혜를 다시한번 상기합시다. ○참여·신뢰하는 정치 구현 시대는 우리에게 다양하고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신념과 용기,인내와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소명에 답해야합니다.그래서 오늘의 희망을 역사의 가장 숭고한 장으로 만들어 나갑시다.우리의 다리를 지읍시다.모든 미국인이 새로운 약속의,축복받은 땅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넓고 튼튼한 다리를 만듭시다.아직 그들의 얼굴도모르고 이름도 알수없는 다가올 세대의 후손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으로 충만한 사랑스런 조국을 넘겨줍시다.20세기가 최고로 꽃핀 바로 이 시간과 장소에서 다시 전진해 나아갑시다.신이여,우리앞에 놓인 일들을 해낼수있도록 우리를 튼튼히 해주십시요.그리고 항상 우리 미국에 축복을 내리소서.〈정리=나윤도·김재영 워싱턴특파원〉
  • 탈북 난민 고통 방치할 수 없다(박화진 칼럼)

    때마침 입시철이다.수능3백점 이상을 받고 세칭 일류대학에 특차로 입학하는 승리의 영광을 안은 젊은이들에게 찬사와 경탄을 보낼때 우리는 자칫하면 그렇지 못한 수많은 수험생들의 실망과 고통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고무·격려를 잊기 쉽다.「탈북난민」의 경우에도 같은 이야기를 할수있지 않을까 생각한다.44일간에 걸친 장장 4천㎞의 극적인 탈북귀순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화려한 매스컴의 각광을 받고있는 김경호씨 일가의 인간승리를 보면서 느끼는 감회다. 김씨일가는 비록 고난은 겪었지만 그 어려운 탈북과 서울귀순에 성공한 많지않은 행운의 주인공들 이른바「난 사람들」이다.대부분의 북한동포들은 여전히 참을수 없는 억압과 식량난의 동토 북한땅에서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 않는가.그들보다 더한 고난과 시련을 겪고있는 사람들도 있다.목숨을 건 탈북에는 성공했으나 제3국 망명이나 서울귀순의 기회는 얻지 못한채 중국과 러시아대륙을 유랑하고 있는 「탈북난민」들이다.김씨일가의 성공에 대한 경탄과축복도 좋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의 고통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통일은 눈앞인데 조국땅 남쪽에 오기는 왜 이다지도 힘이 드는가』 얼마전 탈북귀순에 성공한 북한동포가 서울에 도착한후 처음으로 내뱉은 장탄식이다. 탈북에는 성공했으나 원하는 망명과 귀순길은 찾지 못한채 정처도 기약도 없는 유랑을 계속하고 있는 동포가 3천여명에 달하며 이중 한국망명 의사를 밝히고 있는 사람만 1천여명이 넘는다.금년 겨울은 유난히 춥다고 한다.지금은 누구나 고향을 생각하게 되는 성탄과 송년의 계절이기도 하다.혹독한 겨울,낯설고 물설은 이국땅에서 그것도 북에서 잡으러 나온 「체포조」나 발각되면 처형의 북한땅으로 넘기는 중국 공안원들의 추적눈길에 쫓기면서 먹고 입을 것은 물론 잠잘 곳도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그들이 겪고 있을 고초가 어떠하겠는가. ○탈북한 동포 3천여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제외한 세계 어느나라 그 누구도 자유와 인권을 입버릇처럼 내세우는 자유우방의 맹주 미국까지도 관심 한번 제대로 가져주지 않는 무관심속에 그들은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관심은 커녕 경계해야할 귀찮고 성가신 존재로 외면까지 당하고 있다.이런 일이 어떻게 용납될 수 있는가.그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가.굶어 죽지 않고 사회주의독재 공포정치로 부터 벗어나기 위해 목숨건 탈북을 했을 뿐이다.인권과 인도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신봉하는 세계라면 당연히 관심을 갖고 도와야할 「탈북난민」인 것이다.그들을 방치하는 것은 죄악이다. 중국 조선족 사기사건이 그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처럼 이번 김씨일가 탈북성공도 이같은 현실의 「탈북난민」문제에 대한 우리와 세계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기회가 되어야 할것이라 생각한다.탈북난민은 우리 동포이나 중국 국적의 조선족과는 다른 엄밀한 의미에서 헌법상의 우리국민이다.우선 우리가 아니면 누가 나서겠는가.탈북난민 수용엔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누구보다 먼저 그들을 챙겨야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그것은 흔히 말하는 감상주의가 아닌 현실과 당위의 문제다.「북한이탈주민 보호정착 지원법」제정과 통일원의 「인도지원국」 신설 및 「대책협의회」구성,그리고 「난민수용소」설치 등 늦었지만 정부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국제적 협조·지원 필요 그러나 「탈북난민」의 문제는 우리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불가능한 복잡한 문제다.근본적인 책임은 우선 북한에 있지만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과 러시아 등 한반도 분단에 책임이 있는 주변 4강도 결코 무관할 수 없는 문제라 생각한다.유엔등 국제기구도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할 문제인 것이다.세계적인 협조와 지원을 필요로 하는 문제이며 그런 의미에서 국제적인 관심과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외교노력을 펴나갈 필요가 있다.우리는 물론 미국과 중국 그리고 세계도 탈북난민의 고통을 더이상 외면·방치해선 안될 것이다.〈심의·논설위원〉
  • 내마음의 육계명/김춘미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연구소장(굄돌)

    나는 요즈음 내마음의 육계명을 외우고 다닌다. 첫째 베푸는 일을 많이 하되 베풀 수 있다는 기쁨만을 위하여 베푼다.둘째 자기 자신보다 다른 사람이 잘되기를 빌고,그것을 적극적으로 계획한다.셋째 감사하는 마음은 자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배워야 한다.넷째 고민을 헤아리지 말고 축복을 셈하라.다섯째 다른 사람에게 봉사함으로써 자신을 잊어라.여섯째 어차피 무언가를 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지금 바로 한다. 계명이랄 것도 없이 너무도 상식적이고 평범한 이 여섯가지 실천사항이 요즘 들어 내겐 더없이 중요하게 느껴져 외우고 다닌다. 삶이란 참으로 이상하다.어렸을땐 「빨리 컸으면 좋겠다」로부터 출발하여 매일 「어쨌으면 좋겠다」하다가 시간이 다 간다.이제까지 지나간 풍경도 제대로 한번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어느 사이엔가 벌써 모든 것이 지나가 버리고 마는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나를 포함해서 모두 우리들 자신의 생활에서 도피하고픈 사람들 뿐이다.무언가 새로운 장소에 가면 지금보다 낳아질것 같기 때문이다.늘 산너머에 있는 장미정원을 꿈꾸며 자기집 창밖에 피어 있는 장미꽃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그러다보면 비록 좀더 나은 곳에 놓인다 해도 다시 그곳에 피어 있는 꽃은 여전히 보지 못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오늘 여기에서의 삶을 누릴줄 아는,윤택한 삶의 방식을 배우고 싶다.인생이란 그날 그 시각을 살아가는 것이지,먼 훗날 다른 시각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짧은 인생속에서 기쁨을 길어올리기 위한 실천은 그래서 즐겁다.
  • “모든 사람과 화해하고 축복 빌자”/김수환 추기경 성탄메시지

    김수환 추기경은 17일 96년 성탄메시지를 통해 『주님의 성탄을 맞아 모든 사람과 화해하고 모든 사람을 위해 축복을 빌고 특히 가난한 사람과 우는 사람,병들고 슬퍼하며 외로운 사람에게 따뜻한 손길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추기경은 『굶주림의 소식이 들려오는 북녘의 동포에게 수천수만의 풍선을 띄워서라도 구호양곡을 보낼수 없는지 하는 아쉬움과 함께 이 땅의 평화통일을 어느때보다 간절히 기원한다』며 『97년은 그리스도와 함께 삶으로써 가치관의 부재,황금만능주의로 타락한 우리사회를 소생시키고 그리스도의 은총과 생명으로 가득찬 한해가 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수성 총리 취임1돌 기자간담

    ◎“노동법개정은 경제공동화 막을 최선책”/장애인·영세민 삶의질 향상이 최대 바람/국제 제1과제는 안보… 국민단결 필수/“나는 대통령이 갖춰야 할 역량 부족해” 이수성 국무총리가 17일 삼청동공관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 자리의 형식은 연말을 앞두고 갖는 「송년간담회」.그러나 내용은 자연히 「총리 취임 1주년 기념 간담회」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총리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대권」은 나와는 관계없는 문제고,그 표현 자체도 잘못된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그러면서 『아주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방담을 나누되 까다로운 질문을 하지말아달라』고 웃으며 당부했다. ○대권은 나와 무관 자신과 관련된 어떤 부분에서 어떤 수위의 질문이 쏟아질지 이미 알고있고 이미 각오하고 있다는 우회적인 표현에 다름아니었다. 첫번째 질문은 『이총리의 인생에서 성공적인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이고 실패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 이총리는 『내 인생에 성공한 부분이 있을지 정말 모르겠지만 좋은 친구,좋은 후배,좋은 제자를 많이 가진 것은 과도한 축복』이라고 말했다.그것을 한데 모은다면 성공이라면 성공이랄 수 있으리라는 설명이었다. 이총리는 그러나 『실패라는 것은 나에게는 의미도 없고 개의치도 않는다』고 했다.모든 일에 정성된 마음으로 대하면 결과가 어떻든 후회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총리가 취임 이후 줄곧 장애인과 영세민 등 불우한 이웃에 관심을 가져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총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관심을 기울인 지난 1년 동안 불우한 이웃들의 삶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그는 총리로 있는 동안 소외된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 정책화하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 장애인과 영세민을 돕기 위해서 법규도 정비했다고 소개했다.그러나 문제는 제도보다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이기에 『아직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총리가 재임한 1년도 어느해 못지않게 다사다난 했다. 이총리는 가슴아픈 기억으로 고성 산불과 북한의 잠수함 침투사건,최근의 탄광매몰사고를 들었다.또 영광원전과 경부고속전철 노선조정,쓰레기소각장 문제에 얽힌 중앙과 지방자치단체,지방자치단체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갈등도 괴로움을 주었던 일로 기억했다. 반면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국무위원과 공무원들이 박봉에도 불구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점』이라고 했다. 또 예상밖의 풍년을 거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으며 작지만 추곡가를 인상한 것도 보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대통령 선거가 1년밖에 남지않았는데 차기정권이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도 있었다.대통령선거에 대한 이총리의 「의지」를 떠보려는 「우회공격」이었다. ○남침에도 대비해야 이총리의 대답은 『국정의 제1과제는 안보』라는 것이었다.북한이 혼란에 빠질 때 택할 수 있는 선택은 자체붕괴냐,직·간접으로 도발하느냐의 두가지 밖에는 없다.확률을 낮지만 침략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그러면서 군사력강화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거듭 「국민의식」의 문제를 강조했다. 안보 다음으로는 경제문제를 들었다.누가 다음 정권을 맡든 현재의 경제상황으로 보면 5년 안에 상당수 공장이 문을 닫고 대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 경제공동화와 대량실업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이번에 노동법을 개정하려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고 역설했다. 이총리는 노동법 개정을 위한 정부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벽에 부딪칠 때 마다 『내가 책임지겠다』며 조정역을 자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무거운 짐을 떠안았던 이유인 셈이다. 이날 기자들은 또 한차례 이총리가 말하듯 「자신과는 관계없는 문제」를 물었다. 이총리는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국민을 지키고 나라를 이끄는 큰 심부름꾼이 된다는 것이고,그러기 위해서는 무서운 결단력과 탁월한 역량이 있어야 하나 나는 그런 자격이 없다』는 원론을 다시 피력했다. ○정당에 입당 않을것 이날은 특히 『신한국당의 이른바 「대권후보군」에서 내이름을 빼달라』면서 『나는 정치인이 되지않을 것』이라고 한발짝 더 물러섰다. 이총리는 뒤이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요청이 있으면…』이라는 질문에는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가정해 미리 얘기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면서 『정치인이 되지 않겠다는 것은 정당에 입당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거듭 못박았다. 「신한국당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을지도 모른다는 항간의 설을 의식한 대답이었다. 이총리는 이날 저녁 무교동의 한 소금구이집으로 전국무위원을 초청,저녁을 함께 했다.18일 새벽에는 가회동 쓰레기적환장으로 환경미화원들을 찾아가 격려하고 청진동 해장국집에서 이들과 아침을 함께 들 계획이다.
  • 지나간다,그리고 심판을 받는다/최홍길(화제의 책)

    ◎사목활동의 애환과 단상 90여편 포항 대잠본당 주임 신부인 지은이가 사목활동의 애환과 단상을 담담하게 적은 수상집.「성소유감」 「판공성사」 「인간수업」 「장상의 축복」 「어머니를 찾자」 등 90여편의 글이 실렸다. 부모님의 금혼을 계기로 「구남매」란 가족신문을 내기도 한 지은이의 어머니 사랑은 각별한 데가 있다.그것은 「어머니…」라는 수필속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중세의 신학자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작품가운데 「성체찬가」란게 있다.여기에 「펠리칸」이라는 새이름이 나온다.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새로 알려진 펠리칸은 어미새가 둥지의 아기새들을 부양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먹이로 내어 놓는다.어머니의 사랑을 이처럼 단적으로 표현하는 예가 달리 어디 있을까』 「사랑」이라는 말이 요즘 너무 흔해지고 천박해졌다고 안타까워하는 그는 어머니의 사랑을 통해 사회문제 특히 청소년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한다.미루나무 6천원.
  • 자연과 인간의 조화/이영익 생명공학연구소 연구부장(굄돌)

    눈보라가 휘날리는 지난 토요일 학회 참석차 서울에 가느라 대전발 새마을호를 탔다.차 창가에 휘날리는 눈보라에 나는 기차를 이용하니 괜찮으나 차로 서울로 올라오거나 지방으로 내려가는 분들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라는 걱정이 앞섰다.이들중 많은 이들이 주말을 이용하여 가족을 만나러 가는 소위 주말부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아이들 교육문제,지방사는 것의 문제점 등 여러가지 이유로 직장과 살림집의 떨어짐이 필연적인 것처럼 믿는 것에는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30년이상의 서울생활을 뒤로하고 직장을 따라 대덕과학단지로 온지 어언 5년이 지나고 있다.시골가서 산다는 어색함때문에 얼마나 망설였던가.허나 이제 점점 이 생활에 익숙해짐에 따라 잘왔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된 나와 집식구를 둘러보니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얼마나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는가? 가까이 있는 계룡산을 뒤로 하고 10분만 차를 타고 나가면 시골 풍치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많은 자연들.아이들이 물이 맑아놀기 좋아하는 계룡산 줄기의 수통골.봄 가을이면 그림과도 같은 아름다움을 뽐내는 금산가는 길.길 옆의 많고도 많은 인삼밭.옛날에 숯을 많이 만들었다고 이름지어진 숯골의 숯골 냉면집.공주 가는 길 옆 야산에서 늦가을이면 감을 줍는 아이들. 이 모든 것이 하늘이 내려 준 축복이 아니고 무엇이랴? 하루하루의 지치도록 바쁜 생활의 계속됨을 이곳에 와서 풀어 봄이 어떠하랴? 일과가 끝난 후니 주말에 집식구 또는 직장 동료들과 같이 거니는 이 시골길의 정취는 모든 세상의 어지러움을 풀어내기에 충분하다고 하면 너무 과장일는지. 이곳에 가까운 시일내에 정부 3청사가 들어온다고 한다.이에 부수된 많은 인원이 따라 오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이 시골에 많은 인구가 들어와서 지방의 여러 면모를 변하게 해주는 것은 좋은 일이나 과연 이 아름다운 자연이 얼마나 보존될는지.수통골의 그 맑은 물이 항상 맑게 흐를지,수많은 감,인삼밭이 그대로 있을지,여러 걱정이 앞서는 것은 과연 기우일까?
  • 올 바티칸 성탄미사/교황 집전게획 취소/수술후 건강악화로

    【바티칸시티 로이터 연합 특약】 바티칸시당국은 10일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성탄미사를 집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티칸당국은 교황의 성탄미사취소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올해 76세인 교황은 지난 10월 맹장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것과 관계있다는 것이 주요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교황의 성탄미사는 매년 성탄절인 12월25일 정오에 행해지며 이때 바티칸시를 비롯한 전세계에 성탄축복의 메시지를 전해왔었다.
  • 톡톡 튀는 신세대 결혼 답례/감사의 전화카드 인기

    ◎“식사대접 보다 인상적”… 주문량 30%나 늘어 「신랑 아무개 신부 아무개는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속에 백년해로하겠습니다」 청첩장에서나 볼 수 있던 이같은 문구를 요즘은 전화카드에서도 쉽게 만나게 됐다.감사의 마음을 새긴 전화카드가 하객답례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결혼식을 올린 H증권 임종희씨(26·여)는 3천원짜리 전화카드 300장을 주문,참석해준 고객에게 감사장 대신 돌렸다.꽃다발곁에 알록달록한 기러기 한쌍이 금슬 좋게 그려진 카드에는 신랑신부의 이름과 함께 「결혼기념 축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를 새겼다.임씨는 『값비싼 답례품이나 호사스러운 식사대접보다 부담도 없고 주는 이의 개성도 나타낼 수 있는 카드 한장을 하객도 더 반기더라』고 반응을 전했다. 역시 전화카드를 하객답례용으로 선사한 구율미씨(27·여·간호사)는 『전화카드는 부피가 작은데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실속 있는 제품이고 기념품으로서의 의미도 커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통신카드주식회사 영업부 도명희 부장은 『올해 하객답례용 전화카드의 주문량은 작년에 비해 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종류는 모델카드와 자유도안카드 두 가지.미리 정해진 몇가지 도안샘플 가운데 하나를 골라 원하는 문구를 첨가하는 모델카드가 대중적이라면 사진이나 그림까지 새롭게 제작하는 자유도안카드는 「튀는 개성파」를 겨냥한 것.모델카드는 카드가격을 빼고 최저량 100장의 제작비가 4만4천원.자유도안카드는 200장부터 만들며 이때 제작비가 30만2천500원으로 다소 비싸다.
  • 거둠의 철은 인생을 가르치누나(박갑천 칼럼)

    거둠의 철은 축복의 철이다.지금 산과 들을 그들먹하게 채우는 시설거림.봄의 씨뿌림과 여름의 가꿈에 이은 열음들의 찬송가다.어디에고 보람이 있다.노래가 있다.기쁨이 있다. 거두어들임을 일러 「가을하다」고 한다.물론 가을(추)과 관계되는 말이다.이말들은 「□다」라는 옛말에 뿌리를 두고있다.그건 「끊다,자르다」는 뜻.그 「□」에 「□」이 붙어 「□□­가알­가을」로 되고 「□」가 붙어 「가□­가위(협)」가 된다.「가슬(가실)하다」「가새」따위 사투리는 우리 옛소리 「□」이 「ㅇ­ㅅ」으로 갈렸기 때문이다.그러므로 가을은 익은 곡식하며 과일들을 끊고 잘라서 갈무리하는 달이다. 뿌린만큼 거둔다고 했다.더바르게는 뿌리고 땀흘린만큼 거둔다고 해야겠다.따라서 가을은 심판의 철.어떻게 노력해 왔느냐에 대한 결과가 열매로서 나타난다.씨만 뿌려두고 팽개친 작물이 오달진 열매를 맺겠는가.공행공반이 빈말은 아니다.행한 바가 없으면 돌아오는 결과도 없는법.여름날 나무그늘 아래서 노래부르며 세월보낸 베짱이는 그때 땀흘린 개미한테추운 겨울날 동냥하러 가는게 아니던가. 그렇다.가을은 「맹자」(양혜왕하)의 『네게서 나온바는 네게로 돌아간다』(출호이자,반호이자야)는 진리를 가르친다.선악 등 세상사는 뿌린대로 되돌아오는 메아리.「명심보감」등에 보이는 강태공의 말도 이를 생각게한다.­『내가 어버이께 효도하면 자식또한 나에게 효도하나니 내가 먼저 효도하지 않는다면 자식이 어찌 효도하리요』 이승의 거둠에는 거저가 없다. 더러는 거저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게 인생사.이를테면 청장같은 세에서 그걸 느낀다.도하라는 새는 강물의 벌흙속을 헤집으며 고기를 찾느라 애를쓴다.물고기들은 그러는 도하를 피해 물가로 나온다.그걸아는 청장은 미리부터 물가에 지켜섰다가 쫓겨오는 고기들을 수고도 하지 않고 날름날름.진대붙이는건 아니라해도 소드락질에 진배없다(이은상의 「민족의 맥박」).사람세계에도 이런 청장은 있다.하지만 그게 삶의 모두라고 할수는 없는 것.섭리는 그 「주고받음」을 정확하게 셈해 나가고 있는 것이리라.어찌 괘다리적은 청장을 부러워할 일이겠는가. 거둠의 철은 가르침의 철.침묵의 철 겨울을 향해 가는 길목이다.경건한 마음으로 하늘을 우러러본다.〈칼럼니스트〉
  • 가로쓰기 서울신문(사설)

    서울신문은 오늘부터 「가로쓰기시대」로 거듭난다.서울신문의 「가로쓰기」사는 어느 매체보다 앞선다.「가로쓰기」가 교과서로 국가교육의 중추를 이루는 것에 대한 각성과 「횡문자」의 세계질서에 적응하는 노력을 실천하기 위한 과업으로 아주 일찍이 부분적 가로쓰기에 접근했던 것이다.그 결과 가로쓰기 「글꼴」 개발을 한걸음 앞서 서둘렀고 가로쓰기지면 편집에 대한 창의력 발굴을 시도했으며 「신문말 가다듬기」사업도 오랫동안 이어왔다.가로쓰기 기계화에 이어 앞선 시기에 전산제작을 실현하느라고 그 시행착오까지 감수하는 노력을 솔선해오기도 하였다. 그런 서울신문의 노력이 오늘의 신문가로쓰기에 공헌한 바를 우리는 자부심으로 생각한다.기성세대의 타성과 고식때문에 가로쓰기세대로 자란 젊은이에게 세로쓰기의 짐을 지워온 이중성의 시대는 이제 청산될 때가 되었다.그 명확한 선언이 오늘의 서울신문의 전면 가로쓰기다. 「가로쓰기」란 단지 활자를 가로로 나열하는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의식의 「세로다지」 더하기 「가로다지」화를 전제로 한다.세로만이 옳다든가 가로만을 고집하는 뜻의 옹색함이 아니라 지성의 종횡이 자유자재케 하는 신축성과 유연성·다원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우리글 한글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가로세로는 물론 한자를 섞어도 얼마든지 자연스럽고 아름다우며 창의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의 국자를 우리는 가지고 있다.이는 한자문화권의 선도능력을 또는 동양의 종문자권과 서양의 횡문자권의 가교역할의 가능성을 뜻하기도 한다.가로신문시대가 새로운 문예부흥으로 다가오는 것을 뜻하는 일이기도 하다.그러므로 서울신문의 전면 가로쓰기 출발은 외형과 함께 충실한 내용의 거듭남을 뜻하는 것임도 밝혀둔다.
  • 김 대통령 아르헨 대통령 주최 만찬 답사

    나는 대한민국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남미의 문화중심지인 아름다운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나는 어제 이곳으로 오면서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팜파스 대평원과 드넓은 라플라타 강의 위용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았습니다. 신의 축복을 받은 땅,위대한 아르헨티나의 잠재력을 한 눈에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한국민에게 친숙한 축복의 나라 아르헨티나에는 3만명이 넘는 한국인이 정착하여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이들을 도와주신 각하와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한인사회가 양국의 친선을 잇는 튼튼한 가교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나의 이번 귀국 방문은 지난해 9월 각하의 한국 방문과 더불어 양국간 우호협력관계를 한차원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며 오늘 정상회담에서도 이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나는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상호보완적인 산업구조와 무한한 잠재력에 비추어 볼때 두 나라의 협력전망은 매우 밝다고 생각합니다. 최근들어 양국간 교역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작년에는 아르헨티나의 대한국 수출이 두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오늘 체결된 항공협정은 두 나라간의 인적 교류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나는 양국간의 항로 개설을 계기로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지금 세계에서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제블록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국가간 협력 못지않게 지역간의 교류와 협력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남미공동시장」(MERCOSUR)의 주도국인 아르헨티나와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의 일원인 한국이 굳게 협력하기를 바랍니다. 나의 이번 아르헨티나 방문이 두 나라간의 실질협력을 증진함은 물론,중남미와 동아시아를 더욱 결속시키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동안 아르헨티나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를 적극 지지해준데 대해 한국 국민이 보내는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아르헨티나(외언내언)

    서울의 낮12시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밤12시다.한국이 봄이면 아르헨티나는 가을이고 서울이 겨울이면 그곳은 여름이다.겨울철 서울에서는 해그림자가 북으로 나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남으로 난다. 아르헨티나는 정확히 한국과 지구의 정반대편에 있는 나라다.동·서로만 반대인게 아니라 남·북으로도 그렇다.그래서 서울의 남대문,동대문시장에서 철지나 팔리지 않은 옷가지가 아르헨티나로 무더기로 팔려 나간다.그곳의 돌아오는 철에 대기 위해서다. 김영삼 대통령이 9일부터 2박3일동안 아르헨티나를 공식 방문하고 있어 아르헨티나란 나라가 새삼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우리의 외교가,우리의 경제가 오랫동안 잊혀져있던 남미의 저 끝 아르헨티나에까지 미치게됐다는 것이 우선 가슴 뿌듯한 일이기도 하고 감회가 새삼스럽기도 하다. 아르헨티나는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 5∼6위권의 경제부국이었다.국토의 대부분이 경작가능지역인 아르헨티나는 실로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받은 미래의 땅」이었다.끝없이 펼쳐진 대지에 물줄기가 굽이굽이뻗쳐있어 종자만 심으면 어디에도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힐 그런 땅이다.꿀이 설탕값보다 싼 나라다. 무엇이 「축복받은 땅」을 버려두었을까.농업국인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기운 것은 전후 유럽의 농업생산력이 회복되면서부터.『아르헨티나는 영국에 양모를 팔고 영국은 아르헨티나에 양복지를 판다.양모의 값은 소비자가 결정하고 양복지의 값은 생산자가 결정한다』는 말이 오늘의 아르헨티나 경제를 설명해줄지도 모른다. 땅이 너무 풍요로운 것도,국토가 너무 넓은것도,인구가 너무 적은것도 이곳에서는 모두다 문제가 됐다.그래서 여기서는 척박하고 비좁은 땅에서 바글바글 들끓는 한국의 모든 것이 좋았던 것으로 평가된다.1차대전이후 산업화의 기회를 놓친것도 빠뜨릴 수 없는 실책이었다. 역사의 아이러니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 김 대통령 광주방문 이모저모

    ◎지역인사 오찬서 “역사 바로세우기 계속”/하남공단 중소기업 찾아 근로자들 위로 김영삼 대통령이 28일 광주를 방문했다.광주 지하철1호선 기공식에 참석하고 광산구 장덕동 하남공단내 중소기업 금동조명을 방문,근로자들을 격려했다.홍남순 변호사 등 이 지역출신 각계 인사 2백여명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 대통령의 광주방문은 1년6개월만이다.지난해 2월 연두업무보고 청취를 위해 광주를 방문했었다.올해부터는 지방초도순시 행사를 갖지않고 있다. 김 대통령의 이번 광주방문은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다.문민정부는 지난해말부터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핵심은 「5·18」을 역사에서 바로 자리매김하자는 것이다.불과 이틀전에는 「5·18」및 「12·12」재판의 1심 판결이 내려졌다. ○…김 대통령은 이날 「5·18재판」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다만 광주시립박물관에서 진행된 지역인사들과의 오찬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했다.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북한문제의 심각성,좌경폭력세력의 문제점,근검절약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이 세가지는 김 대통령이 최근 들어 누누이 강조하는 것이다.통치권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대목이라고 여겨진다. 김 대통령은 『북한의 상황은 심각하다.요즘 우리는 제일 중요한 것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국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김 대통령은 『최일선의 북한군 병사가 귀순해왔는데 자신의 몸무게가 41㎏이라고 하더라.실제 달아보니 39㎏이었다.우리의 초등학교 4,5학년 남자어린이 몸무게』라고 소개했다.이어 『최고대우를 받고 제일 잘 먹는다는 군인들이 이런게 북한 실상』이라면서 『공산주의가 다 망했는데 어떻게 동조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개탄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경제난국 극복과 관련,『세계 각국은 우리를 구경만 하고 있는게 아니라 많은 견제를 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국민이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기 위해 합심하자』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 앞서 광주시 서구 상무동에서 열린 광주 지하철 1호선 기공식에 참석,『오늘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햇빛이 나는 것은 광주시민들에게 축복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김 대통령은 『지하철은 광주를 보다 활기차고 쾌적한 도시로 새롭게 바꿀 것이며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보브 돌 미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 수락 연설

    ◎“WTO등에 의한 미주권 침해 없게 할터”/미국인 위해 테러리스트 지구끝까지 추적 보브 돌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는 15일 저녁(한국시간 16일 상오)샌디에이고 전당대회 마지막날 집회에서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통해 자신의 비전과 신념,통치철학등을 피력했다.다음은 수락연설 요약. 나에겐 꾸밈없는 소박한 말이 가장 명확합니다.여러분들의 대통령후보 지명을 수락합니다. 내 영혼을 가꾸거나 새롭게 하고자 대통령직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위대함은 직위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정직한가,어떻게 역경과 맞서는가,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굳건히 서 있으려는 의지에 있는 것입니다. 나이가 많다는데는 이점도 있습니다.나로 하여금 미국과 여러분을 잇는 다리가 되게 해주십시오.평온·신념·행동에의 자신감으로 가득찬 시대로 잇는 다리가 되게 해주십시오.미국은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미국은 지금이 가장 낫다는 사람에게 나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합니다.그렇지 않습니다.직접 겪었으니까 잘 압니다.나는 보았습니다.지금도 기억합니다. 이 나라가 세워진 기반인 미국의 가정이 거의 황폐되는 지경에 이르러 아이들을 기르기 위해선 온 마을이,말하자면 나라가 나서야 된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그러나 아이를 기르는 것은 마을이 아닙니다.가정이 있었야 합니다. 세상 모든 일이 부와 빈곤에서 나오는 건 아닙니다.나는 누구한테 듣지 않고도 그렇다는 걸 압니다.여러분도 마찬가집니다.모든 일은 올바른 일을 하는 데서 나오는 것입니다.우리 나라의 남에 대한 자부심은 물질적 부가 아니라 용기·희생 그리고 명예심에 있습니다. 내가 집권하면 기존 통상조약을 충실하게 집행하고 통상협상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것이며 세계무역기구(WTO)나 다른 국제기구에 의해 우리의 주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민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국경선을 통제하는 주권국가의 권리와 의무는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오늘 아침에 합법적으로 이민온 멕시코 가족은 헌법제정자의 직계 후손과 똑같이 더도 덜도 없이 아메리칸 드림에의 권리가 있습니다. 미국 헌법은 모든 사람에게법 앞의 평등을 보장하고 있습니다.법앞의 평등은 인종차별을 막기 위해 급조된 용어가 아니라 가슴에서 그냥 우러나와 생겨난 것입니다.내 행정부에서는 출신에 따른 등급이나 특정 인종에 대한 특혜가 있을 수 없습니다.중대 사항을 결정하는 데에는 오직 공평하리란 것 외에는 딴 것을 사전에 예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결과까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기회만은 장담합니다. 나는 잘못된 정책의 우선순위 때문에 우리의 안보를 위한 자금이 대폭 삭감되었다는 걸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클린턴 대통령은 우리 미래의 방위에다 알맞은 재원을 제공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이유가 있든 간에 이것은 무책임한 임무태만입니다. 클린턴은 우리 병력에게 돈은 덜 주면서 더 많은 일을 요구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습니다.그는 또 우리 국민과 영토를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믿고 있습니다.나는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집권하면 바로 그 첫날 테러리스트에게 경고하겠습니다.미국인을 한명이라도 다치게 하면 그것은 전 미국인을 다치게 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그리고 미국은 지구 끝까지 너를 추적하고 말겠다고 말입니다. 베트남전을 생각합니다.나는 승리의 전망이 서지 않고선 결코 미국 군인을 전쟁의 위난 속으로 끌고 가지 않겠습니다.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의 남녀 병사들은 유엔 사무총장이 아니라 대통령이 자신의 사령관이란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정치의 문제가 아닙니다.부모와 자식 간에 있는 신뢰의 끈처럼 이것은 국가의 생명의 혈액입니다. 우리의 동맹국들은 우리에게 일관됨과 결연한 의지를 요구합니다.우리가 그들에게 당연히 요구할 수 있듯이 그들 역시 그렇게 대접받을 자격이 있습니다.그러나 동맹국은 다소 흔들릴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럴 수는 없습니다.역사는 우리를 지도자로 만들었고 역사에 의해 우리는 가장 높은 수준을 지키도록 의무지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삼가 여러분들의 축복과 지지를 요청합니다.선거는 여론조사나 오피니언 메이커나 정치전문가들이 결정하지 않습니다.여러분에 의해 결정됩니다.
  • 광복절 아침에/국가·민족의 진로 다시 점검하자/박유철(특별기고)

    제51주년 광복절을 맞이한다.우리에게 광복절의 의미는 무겁다.이날은 일본제국주의 식민지 지배의 질곡속에서 광명을 되찾은 환희와 감격의 날이다.우리는 이 날을 통해 자유로운 삶과 독립된 나라의 축복을 기뻐하며,이를 영원히 지켜갈 결의를 다진다. 이 날은 감사의 날이다.나라를 되찾기까지 수많은 애국선열들의 피와 땀,눈물이 있었다.그분들은 총칼의 위협속에서 주저하지 않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으며 만주로 연해주로,하와이로 버마로,벌판과 골짜기로,감옥과 형장으로 조국광복의 길이면 어디든지 두려움 없이 멀고 험한 길을 걸었다.그분들은 식민지배의 긴 어둠과 질곡속에서 3·1운동으로 민족공동체를 완성했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으로 근대국가와 자유민주주의의 기초를 놓았다. 또한 이 날은 경계의 날이다.간계와 무력으로 우리국권을 유린하고 우리민족에게 씻을수 없는 치욕과 측량할 수 없는 고통,헤아릴수 없는 불행을 안겨주었던 과거 일본의 침략주의를 경험하였던 우리는 이러한 역사를 되새김으로써 침략주의에 대해 끊임없는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더구나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 일본의 일부 지도층들이 일본 국민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인류평화에 책임있는 역할을 하도록 이끌어야 할 처지에 있음에도 과거 침략주의에 대한 환상을 버리지 못하고 수시로 망언을 일삼으며 국민을 오도하려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진정한 한·일우호협력관계의 발전을 위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광복절의 의미는 감격하고,감사하고,경계하는데 그치지 않는다.해방 3년뒤인 1948년 이날,대한민국이 수립됨으로써 광복절은 대한민국 건국기념일의 의미까지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다.우리는 이 날을 맞을 때마다 자주독립 국가로서의 국가적·민족적 진로를 다시 점검하고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우리는 광복50주년을 경축했다.지난 50년간을 되돌아볼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고 한 한용운 선생 시의 일절이 진리로 느껴진다.근대사의 질곡속에서 우리민족이 겪었던 고통이 생명력으로 승화된 것을 보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동안 분단된 국토,빈약한 자원,동족상잔의 상처,어지러운 정치속에서 이룩해낸 경제발전,민주화의 성취가 그것을 말해주는 것이다.우리는 35년간 식민지 지배하에서 움츠러들고 일그러진 자신의 모습에서 이제 비로소 제대로 당당하게 펴진 자신의 모습을 찾게된 것이다.그렇다.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진정한 가능성을 찾게 되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무엇인가로부터 쫓기며 이러한 것을 찾았다.「식민지 지배의 고통으로부터」,「빈곤의 고통으로부터」,「독재의 고통으로부터」숨이 턱에 닿도록 쫓기며 광복과 번영과 민주화를 이루어 냈다. 새로 시작되는 반세기의 첫해,우리가 이제부터 가야할 길을 「제2의 광복」이라 부르자.그 길은 고통으로부터 쫓김의 길이 아니라 반세기동안 헐었던 상처를 치유하는 길,갈라진 것을 맞추는 길,거친 것을 다듬는 길,삐뚤어진 것을 바르게 하는 길,흐트러진 것을 간추리는 길이 되게하자.그리하여 우리국토에 드리워진 철책선을 걷어내고,분단으로 멍울진 한을 씻으며,미움이 있었던 곳에 사랑을,원한이 있었던 곳에 용서를,대립이 있었던 곳에 일치를 이루어,우리들 마음은 끝없이 자유롭고,생각과 행동은 세계로 향해 달려가며,화목한 눈길과 명랑한 웃음이 꽃피는,해같이 빛나고 달같이 아름다운,하나된 민족,강력한 나라,유덕한 사회를 이루어 가자.
  • 옐친 취임식“15분만에 끝”/지친표정으로 선서 끝내고 별장 직행

    【모스크바=유민 특파원】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9일 크렘린궁에서 제2대 대통령 취임식을 갖고 집권 2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옐친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예정된 취임사를 생략한 채 취임선서와 알렉세이2세 러시아정교회 대주교로부터의 축복만 받은 채 불과 15분만에 취임식을 끝내 그의 건강악화설을 다시금 부추겼다. 낮12시 정각(모스크바 시간)에 시작된 이날 취임식에서 옐친대통령은 뚜렷한 말투로 취임선서를 했으나 시종 지친 표정으로 선서를 끝냈다.대통령선거 뒤 이미 수주간을 교외별장에서 칩거한 옐친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이 끝난 뒤 곧바로 별장으로 다시 직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취임식은 장소도 당초 붉은광장에서 거행키로 했던 것을 크렘린궁내 실내로 바꿔 간소하게 거행됐다.
  • 스리랑카/찬란한 불교 유적… 섬 전체가 박물관

    ◎가는 곳마다 고대도시·궁전터·사원 등 즐비/「천혜의 낙원」… 관광·성지순례 발길 줄이어 인도대륙 남동쪽의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의 여성지도자 찬드리카 반다란나이케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12일 우리나라를 찾아와 14일까지 머물며 양국의 경제협력과 관광교류증진방안 등을 논의한다.찬란한 불교유적을 자랑하는 스리랑카는 특히 불교신자가 많은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해 불교성지순례여행 등을 집중겨냥하고 있다.따라서 이번 대통령일행 방한에는 관광 관계자들이 함께 와 한국관광업계·불교단체 등과 다각적인 접촉을 하고 있다.미국·유럽·동남아·중국·대양주 등에 치우친 우리나라 관광분야에서 스리랑카는 아직 미개척의 먼 나라로 남아 있어 더욱 이채롭다.이를 계기로 스리랑카의 불교여행코스등을 살펴본다. 스리랑카는 섬 전체가 박물관이다.면적 6만5천6백㎢로 남한면적보다 작으며 인구도 1천8백여만명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발길 닿는 데마다 찬란한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으며 지구상에 몇 남지 않은 마지막 낙원으로 꼽힐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다. 또 1인당 연간 국민소득은 미화 7백달러정도로 낮지만 의식주를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자연의 축복을 받은 땅이어서 인심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이같은 조건에서 불교와 힌두교,그리고 기독교문화가 어우러져 스리랑카는 거대한 섬박물관을 이루고 있다. 가는 곳마다 고대도시와 궁전터·인공호수·공원·사원·수도원·조각 등이 즐비해 여행자의 탄성을 자아낸다. 기원전 3세기에는 당시 수도 아누라다푸라의 명성이 멀리 지중해까지 알려졌으며 기원 반세기 전에는 상할리족 교역대표단이 로마의 시저 황제에게 신임장을 제정했고 기원 300년 무렵에는 중국과 교역할 정도로 일찌감치 번성한 국가를 형성해 그만큼 문화유산이 많다. 기원전 247년에는 스리랑카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일이 발생했다.바로 인도의 독실한 불교도 아쇼카왕이 아들 마힌다왕자를 이 섬에 보내 불교를 전한 것이다.이때부터 상할라왕은 물론 일반에 이르기까지 불교에 귀의해 오늘날까지 줄곧 불교가 번성해왔다. 이 때문에 스리랑카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불교성지가 되어 순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불교전파와 비슷한 시기에 힌두교도인 드라비다족이 침입을 시작한 뒤 1천5백년동안 수없이 거듭해 힌두교문화도 크게 자리잡았다. 여기에 17세기초부터 네덜란드와 영국의 지배를 받아 기독교문화가 어우러졌다. ○기원전 4세기에 번성 ◇경이로운 고대문명도시 아누라다푸라=콜롬보 북쪽 2백㎞에 있는 최초의 수도로 기원전 4세기경부터 번성했다.당시의 계획도시로서 사냥꾼·청소부·외국인·이교도의 거주지역이 구분됐고 신분제도에 따른 묘지도 다르며 관개수로가 완벽하다. 6백년 수도의 영광을 누리면서 만들어진 돌기둥과 돌탑이 조용한 녹음속에서 한때의 영광을 말해준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보리수인 「스리 마하」보리수가 있으며 스리랑카에서 가장 오래된 탑 「투파라마 다가바」가 유명하다. ○69개 동굴승원 만들어 ◇최초의 불교전래지 미힌탈레=아누라다푸라 동쪽 13㎞에 있는 바위산유적으로 처음 불교가 전래된 곳이다. 바위산 여기저기에 대탑이나 동굴유적이 많으며 정상까지 1천8백40계단을 올라가면 멀리 아누라다푸라의 대탑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다. 마힌다 스님이 사냥중이던 티사왕을 만나 불교에 귀의케 했고 티사왕은 3천명의 승려를 위해 68개의 동굴승원을 만들었다. ○밀림속의 저수지 1천곳 ◇밀림속의 중세고도 폴론나루워=11세기초 남인도 타밀족의 침입을 받자 새로 만든 수도로서 콜롬보 동남쪽 2백여㎞에 있다. 도시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공원과 정원이 많으며 근처에 1천곳 이상의 관개용 저수지가 있다. 남쪽 프라크라마 바후궁전은 1층 중앙홀이 2백평이 넘을 정도로 웅장한데 처음에는 7층이었으나 지금은 2층만 남아 있다. 북쪽의 갈 위하라 석가모니 와불상은 빼놓을 수 없는 명소.부처의 열반상이며 길이가 13m나 된다. ○바위속 궁전에 「미인도」 ◇바위요새궁전 시기리여=천민소생의 맏아들 카샤파가 정실소생의 동생이 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반란을 일으켜 부왕을 살해하고 동생을 추방한 뒤 고뇌를 이기기 위해 만든 바위속 궁전으로 섬 중앙에 있다. 부왕이 여기에 궁전을 만들려 했다는 얘기를듣고 스스로 궁전을 완성했다. 벽화 「시기리여 미인도」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의 문화유산」에 들 정도로 값어치가 평가된다.5백명 이상의 미인도가 있었다 하나 지금은 10개가 남아 있다.
  • 김 대통령 선수단 초청 오찬 이모저모

    ◎“올림픽 선전으로 스포츠강국 굳혀”/취임후 최대 4백88명 참석… 화상대화도/메뉴 삼계탕으로… 문민정부 들어 첫 특식 김영삼 대통령과 부인 손명순 여사는 7일 낮 취임후 최대의 오찬 손님을 맞이했다.오찬 참석자는 제26회 애틀랜타 올림픽대회 참가선수단 4백28명과 체육계 인사등 4백88명. 초청인원이 많다보니 영빈관 2층 오찬장에 모두 앉지 못해 1층에 분산됐으며 1층에 2층을 연결하는 멀티큐브가 설치돼 화상대화도 이뤄졌다.메뉴도 삼계탕으로 문민정부 들어 처음나온 「특식」. ○…김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애틀랜타의 더운 날씨속에 조국에 영광을,국민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한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올림픽 기간동안 우리는 박수의 바다요,눈물의 바다였다』고 선전을 치하했다.이어 『올림픽선전으로 민주화및 경제발전과 더불어 스포츠강국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뿌리내렸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함께 초청된 이건희삼성그룹회장을 돌아보며 『이번에 이회장이 IOC위원에 선정된 것도 또 하나의축복』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오찬이 끝난 뒤 양궁의 김경욱선수와 정몽구 양궁협회회장,여자핸드볼 정형균 감독과 오성옥선수,배드민턴 방수현선수,마라톤 이봉주선수,레슬링김태우 선수,김운용 IOC위원,박용성 국제유도연맹회장 등과 환담했다. 김대통령은 여자핸드볼이 아깝게 준우승에 머문 것과 관련,『처음부터 다 보았는데 후반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앞으로 체력을 보강해야겠다』고 말했다.또 이봉주선수에게는 『골인 뒤에 여유있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남아있는 것 같던데 조금더 힘을 낼 수 없었느냐』고 물어 좌중에 폭소.이선수는 『따라잡고 싶었지만 지친 몸이 따라가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김대통령은 『1백97개국중 한국이 미국에서는 8위,우리나라에서는 10위라고 하는데 이번의 상위입상은 우리의 대단한 국력을 말해주는 것』이라면서 『여기서 중지하지 말고 다시 용기와 자신을 갖고 조국과 민족에게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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