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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本社후원 韓·日수교 40주년 세미나

    本社후원 韓·日수교 40주년 세미나

    지난 19일 고려대 LG포스코관에서는 ‘일본역사교과서와 역사인식’을 기획테마로 토론회가 열렸다. 서울신문이 후원하고 한국일본학회가 주최한 제70회 학술대회의 역사문화 파트 가운데 하나였다. 그동안 어학·문학 위주의 연구를 진행해오던 한국일본학회로서는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일본학회는 1600명을 넘는 규모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의 일본학 연구자 모임이다. 그러나 그동안 제대로 된 활동상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일감정 탓에 일본을 연구한다는 이야기를 드러내놓고 하기 어려운 분위기도 일부 작용했다. 이번 역사문화 토론회의 좌장이자 새 학회장에 선출된 성균관대 구태훈 교수는 “한국인으로서 일본학을 연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되새겨봐야 한다.”면서 “한·일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겠다.”고 밝혔다. 2001년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후쇼샤(扶桑社)교과서 파문은 여러 결과를 낳았다. 일본 우익에 대한 비판은 물론, 우리의 근현대사 연구성과와 역사교과서에 대한 자성론까지 낳았다. 그러나 올해 3∼4월로 예정된 일본 문부성의 역사교과서 검정 때 이런 파문은 또다시 재연될 조짐이다. 이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일본학회가 마련한 ‘일본역사교과서와 역사인식’ 토론회가 19일 오후 고려대 LG포스코관에서 열렸다. 토론회에 앞선 주제 발표에서 서울시립대 정재정 교수는 0.039%의 채택률에 그친 후쇼샤 교과서 대신 50%이상의 채택률을 기록한 도쿄교과서를 분석, 도쿄교과서도 후쇼사 못지않다는 결론을 내려 눈길을 끌었다. 경기대 김기봉 교수는 미조구치 유조의 ‘인식의 공유’에 빗댄 ‘문맥의 공유’를 내세워 한국적인 대응을 비판, 참가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세종대 오성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이외에도 고려대 최덕수 교수, 경복고 현명철 교사, 경기대 남상호 교수,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김종식 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영순 교수, 역사문제연구소 이신철 연구원이 참가했다. 김기봉 역사교과서에 대해 수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일본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접근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운동’으로서가 아니라 ‘학술’로 접근해야 한다. 정재정 냉전 이후 유일하게 동아시아에서만 내셔널리즘이 강고하다. 더구나 관련 나라가 모두 연동되어 있어 실타래를 풀기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가 역사교과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단, 문제를 볼 때는 일본 교과서 시장의 경쟁관계라는 자본의 논리와 납치·수교·미국의 압박으로 얽힌 대북관계문제 같은 정치적 문제도 함께 봐야 한다. 남상호 후쇼샤 교과서 처음에 나오는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이라는 글이 문제다. 역사상대주의를 천명하고 있는데 굉장히 기술(테크닉)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을 편의적으로 적용한다는 데 있다. 오성 개인적으로 보편주의를 내세워 일본을 비판했더니 일본학자들이 굉장히 냉소적이어서 놀란 적이 있다. 역사에서 보편적 인식이 가능한지 묻고 싶다. 김기봉 사실과 해석을 나눠 생각해야 한다. 사실은 연구해서 바로잡으면 된다. 그러나 해석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후쇼샤 서문은 랑케의 역사주의 입장과도 비슷한데 아주 훌륭한 문장이다. 우리 역사책은 그렇지 않다. 우리 역사책은 객관성을 전제로 두는, 신(神)의 사관을 내세우고 있다. 주입식 역사교육은 비판받아야 한다. 김종식 기본적으로 일본역사 해석은 문부성 편수관들이 맡고 있다. 신의 관점을 비판했는데 행정관료인 편수관이 일본에서는 신이다. 좋은 지적이지만 일본 역사교과서 역시 편수관이 짜준 틀 내에서만 움직인다는 게 문제다. 정영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필리핀에는 후쇼샤 내용이 그대로 실린 교과서를 쓴다. 인도네시아 학자들은 아예 ‘역사학 자체가 해석학’이라면서 ‘우리는 말할 권리가 없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일본연구자의 벽을 뛰어넘을 수 없지 않나 하는 고민이 앞선다. 이신철 운동과 학술의 병행을 얘기했는데 물론 학문적 접근도 중요하다. 그러나 홀로 서있는 학문은 없다. 강제동원의 경우 피해자는 해마다 죽어가고 일본은 자료를 숨긴 채 죽기만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뛰어넘어 인식을 공유하자는 것인가? 보편주의도 마찬가지다. 강대국과 약소국의 보편주의는 다르다. 이라크전을 보면 잘 드러난다. 그 대신 ‘평화공존’을 내세워야 한다. 지금 일본측과 접촉해보면 머리 좋은 청년들은 우익단체에 다 가고 진보단체에는 노인들밖에 없다. 진보진영이 새로운 것을 찾는 젊은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해서다. 반면 피스보트 같은 평화단체에는 젊은이들이 넘친다. 이들은 동남아 각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그 와중에 일제시대 피해자들을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고 반성한다. 우리도 이런 걸 제시하지 못한 채 반일만 내세우다가는 자멸할 수 있다. 김기봉 그럼에도 궁극적으로 민족주의는 포기해야 한다. 일본도 여러 측면이 있다. 일본 우익이면서도 욘사마에 열광하는, 그런 복합적인 존재다. 이런 사람들과 인식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해야 한다. 오성 예전에 후쇼샤 서문을 보고 개인적으로 역사학 훈련이 덜 됐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긍정적으로 평가하니 당혹스럽다. 최덕수 내세우는 명분·이론과 드러나는 사실·역사상을 구분해야 한다.2001년 후쇼샤 교과서를 보고 일본 우익이 굉장히 두려워한다는 인상을 받아 안심한 적이 있는데 계속 그렇게 간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 정재정 학자들이 흔히 접하는 일본인들은 일본사회의 비주류이고 별종이며 사회적 영향력은 거의 없다. 그걸 알아야 한다. 보통의 일본인은 내셔널리즘만 나오면 입을 다문다. 여기에다 천황제 얘기까지 나오면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일역사공동연구회에 몸담고 있는데 이 모임의 일본 학자들은 그래도 중도쪽을 택한 ‘국제파’들인데도 대화가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역지사지는 굉장히 어려운 말이다. 국제사회의 여건도 좋지 않다. 김종식 비관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 일본은 지역운동이 굉장히 발전해 있다.2001년도 지역운동과의 연계가 상당히 힘을 발휘했다. 이들과 밀착해야 한다. 이신철 두 개의 칼을 떠올렸다. 시민·지역단체와는 ‘평화공존’으로 연대를 이끌어내야겠지만, 정치적으로는 민족주의적 입장에서 달려들어야 한다. 어떤 장기적인 방향성으로 민족주의에서 탈피하자는 것은 그 자체로는 정당하지만 현실 운동과는 거리감이 있다는 생각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日근대화 이론가 후쿠자와 유키치 ‘동아시아와의 연대’ 사상가 아니다” 한국일본학회 비판 일찍이 근대를 향한 욕망에 경도된 춘원 이광수가 “하늘이 일본을 축복하셔서 이러한 위인을 내리셨다.”고 평가했던 일본 근대화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메이지시대 사상가임에도 일본에서는 여전히 일본의 미래를 제시했던 계몽사상가이자, 게이오 대학을 설립한 교육가로서 이름 높다. 그러나 한국에서 후쿠자와는 ‘탈아론(脫亞論)’으로 제국주의를 정당화했다고 비판받고 있다. 최근 일각에서 후쿠자와에 대한 이런 평가를 달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후쿠자와의 제국주의적 측면은 비판하되 그의 사상사에서 ‘동아시아와의 연대’ 부분을 부각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제국주의를 노골적으로 찬미했던 후쿠자와의 메이지의 중·후기 글들이 후쿠자와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 일본 우익에 의해 날조된 것이라는 주장도 한몫했다. 이런 관점은 아시아주의 혹은 아시아연대 문제를 고민하는 일부 연구자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한때’에 불과했더라도 후쿠자와는 정말 일본과 동아시아와의 연대를 주장했을까. 고려대 일본학 연구센터 박삼헌 연구원은 ‘근대 일본의 대외관과 위기론의 구조’라는 글을 통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후쿠자와 사상사에 대한 기존 연구가 아시아와의 ‘연대-개혁-탈출’로 변해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고 정리한 뒤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서구열강의 압도적인 힘 앞에 노출된 상황에서 아시아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순차적으로 변해갈 수는 없다.”면서 “후쿠자와의 연대는 진정한 연대라기보다 불쌍하다는 연민과 우리도 저들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는 반면교사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후쿠자와 논의의 출발점은 강대한 서양에 대한 두려움이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동아시아와의 연대를 주장하지만 내용은 중국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것이었고, 동아시아의 개혁 대상은 조선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김옥균을 중심으로 한 개화파의 조선개혁이 실패하자 터진 청·일전쟁을 후쿠자와가 ‘문명과 야만의 전쟁’으로 규정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그의 탈아론은 서구문명을 따라잡자는 것만이 아니라 아시아 침략을 당위로 삼는 논리인 셈이다. 박 연구원은 특히 “이미 메이지 초기 문헌에서 이런 논리가 등장했다.”고 말해 후쿠자와 저작의 진위논란과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서울대 최장근 교수 역시 “메이지유신 직후 일본은 홋카이도와 유구(오키나와)를 통합했고 이것이 제국주의 팽창으로 이어졌다.”면서 “후쿠자와의 논리는 팽창을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성균관대 구태훈 교수는 “개항 직후 일본은 교린하는 아시아의 소국이냐, 아니면 대국지향이냐 하는 국가 진로를 두고 심각히 고심했다.”면서 “결국 일본은 대국지향을 선택했는데 이런 근대국가설계 논란과 함께 묶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녹색공간] 부족함과 모자람의 축복/오한숙희 여성학자

    사고로 발을 다쳐 두 달 반 동안 깁스를 했었다. 깁스를 푸는 날, 골다공증이 심하다는 의사의 말에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운전면허가 없는 덕에 다리 힘 하나만은 장담하는 바였는데 고작 두 달 반 사이에 골다공증이라니. 탓할 대상도 없이 야속하기만 했다. 부지런히 걷는 수밖에 없다고 해서 굳은 재활의 결심을 했지만 굳어버린 근육은 움직일 때마다 심한 통증을 일으켜 발을 딛는다는 생각만으로도 공포스러웠다. 내 하소연에 물리치료사는 허벅지와 종아리를 부지런히 두드리라면서 이렇게 말해주었다. “다리를 안 쓰고 가만 놔두니까 영양공급이 오질 않아서 그렇게 된 거예요. 앉아서라도 마사지나 안마로 자극을 주세요. 그러면 혈액순환이 되면서 영양분이 오게 되지요.” 우리 몸은 냉정하게도 활동하지 않는 신체부위에는 에너지 공급을 중단하는 것이었다. 학생때 생물시간에 외웠던 용불용설(안 쓰는 신체기관은 퇴화된다는 이론)의 정확함에 무릎을 칠 수밖에. 그러나 사고의 후유증은 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걷는 일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다리근육도 많이 되돌아올 무렵 나타난 후유증은 자식농사의 이상기후였다. 입원으로 인한 어미의 부재기간이 아이에게는 해방공간이었다. 엄마에게 사후 승인을 받겠다는 단서를 달고 할머니 대행체제의 틈새를 횡행했다. 가불해 간 용돈은 요상스러운 옷들로 쌓여 있었고 고무줄이 되어버린 귀가 시간과 외출시간은 지저분한 방과 열혈 자유주의자의 불안한 눈빛을 만들어 냈다. 반성은커녕 자신의 개성이라고 합리화하며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는 사춘기적 저항정신 앞에서 나는 아연했다. 이건 골다공증과 비교할 수 없는 삶의 엄청난 공백이었다. 뼈의 공백은 다리를 쓸수록 메워지건만 자식의 공백은 노력할수록 오히려 커져만 갔다. 그 무렵 거실에서 키우던 나무 한 그루가 죽어나갔다. 공교롭게도 그 나무는 재작년에 아이의 생일 선물로 내가 사 준 것이었다. 제 키보다 더 큰 나무에 감탄하는 아이에게 나는 ‘이 나무가 곧 너라는 생각으로 잘 길러라.’라고 말했었다. 큰나무가 남긴 거실의 공백은 설 쇠고 마을온 이웃집 할머니의 눈에도 확연했다. 그렇잖아도 쓰린 가슴을 애써 달래던 어머니가 예의 자위적 발언을 펼치셨다.“오래전부터 비실비실하더라고. 갑자기 죽은 게 아니니까 수명이 고만큼인가 보다 받아들여야지.” “에이구, 물 많이 줬구먼. 처음 비실거릴 때 물을 딱 끊어서 바짝 말리지 그랬어.” “비실거리니까 물이 모자라 그런가 하고 또 줬지.” “모자라면 지들이 알아서 아껴 쓴다고. 넘칠 때가 문제야. 주체를 못하니까.” 이 말에 내 정신이 버쩍 들었다. 나무가 죽은 원인, 어쩐지 거기에 아이의 공백을 채우는 열쇠가 있을 것만 같다고 여겼던 마음에 ‘넘칠 때가 문제’라는 말이 꽂힌 것이다. 인생선배들의 말대로 사춘기의 시한부 시대정신일 뿐이라고 애써 믿으면서 그럴수록 아이에게 관대하게 더 많이 베풀어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켜 왔음을 명료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쓰지 않으면 퇴화되고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생명의 자연이치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며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야 하는지를 배우게 되었다. 가능하면 몸을 쓰지 않도록 하는 편의주의 시대는 내 몸을 퇴화시키고, 맘만 먹으면 쏟아부을 수 있는 물질 풍요의 시대는 자식농사를 망친다. 자연을 착취하고 오염시키면서 만들어내는 몸의 안락과 물질적 풍요는 결국은 인간에게 재앙이 된다. 건강한 몸과 건강한 관계는 오히려 불편함과 부족함 속에서 나온다니, 생명체의 신비는 얼마나 엄숙한 것인가. 오한숙희 여성학자
  • 두다리 없는 농구선수 美대학코트 울리다

    두다리 없는 농구선수 美대학코트 울리다

    “나 스스로도 농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 지금이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두 다리가 모두 의족, 양손 손가락마저 3개씩밖에 없는 농구 선수를 감히 상상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런 심각한 장애를 딛고 정상인도 명함을 내밀기 힘든 미국 대학농구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있어 진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AP통신 등은 18일 메디슨 에어리어 공대(MATC) 농구팀 ‘울프팩’의 신입생 포워드 브랜든 왓킨스(18·185.4㎝)를 ‘기적같은 삶’의 주인공으로 소개했다. 올해 소속팀이 치른 20경기 가운데 13경기에 출장해 9개의 야투를 던져 5개(3점슛 4개)를 성공시켰고,5리바운드 4어시스트에 가로채기까지 2개를 기록했다. 코트를 누비는 그를 지켜본 동료들은 “영화에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혀를 내두른다. 몸이 정상인 선수들과 겨뤄도 전혀 밀리지 않기 때문. 그가 플레이를 할 때면 홈과 원정경기를 가리지 않고 기립박수가 쏟아진다. 양손과 두 다리에 기형을 안고 태어난 그는 “평생 자기 힘으로는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다. 결국 2살 때 무릎 이하를 잘라내고 의족에 의지해 살아야 했다. 빛이 보이지 않던 삶에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7살 무렵. 동네 교회에서 친구들이 농구를 하는 모습에 매료된 것. 그때부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슛을 쏘고, 뛰고 또 뛰었다. 농구 중계를 보며 스타들의 움직임을 흉내내기도 했다. 어느새 다리 사이로 드리블하는 기술까지 익혔다. 지역 고교팀에서 3년 동안 매니저를 맡다 3학년이 되면서 마침내 코트를 밟기 시작했고,MATC 트라이아웃(신인 모집)에 도전장을 던졌다. 주변에서 말렸지만 “나는 잃을 것이 없다.”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스콧 베스터달 MATC 감독은 “지난해 트라이아웃에서 몸을 풀고 있는 그를 봤을 때 여느 선수와 다름 없게 보였다.”면서 “하지만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섰을 때 다리가 의족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회고했다. 베스터달 감독과 MATC 선수들은 왓킨스의 농구에 대한 열정과 재능에 사로잡히고 말았고, 왓킨스는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왓킨스는 팀 동료들에게 자신이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말라고 주문한다.“나를 의식하고 살살 한다면 우리 팀은 발전이 없을 것”이라는 지론에서다. 동료들이 장애를 의식하고 거저주는 패스나 쉬운 슛 찬스는 단호히 거절한다. 팀의 주장 제이콥 켈러는 “그가 연습하는 것을 보고,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면 우리 모두 자극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베스터달 감독도 “농구에 대해 내가 가르친 것보다 인생에 대해 내가 왓킨스에게 배운 것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나는 신으로부터 정말 많은 축복을 받았다.”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왓킨스. 그의 믿기지 않는 인생은 할리우드의 성격파 배우 쿠바 쿠딩 주니어를 주연으로 스크린으로도 옮겨질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NBA] ‘우편배달부’ 말론 굿바이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상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꼽히는 ‘우편배달부’ 칼 말론이 14일 유타 재즈의 홈구장 델타센터에서 은퇴회견을 갖고 있다. 말론은 “지난 19년은 내게 축복이었지만, 모든 좋은 일에는 끝이 있게 마련”이라면서 정든 NBA코트와 유타팬에게 작별을 고했다. 말론의 등번호 ‘32’는 유타에서 영구결번되며 명예의 전당 입성도 확실시된다. 솔트레이크시티(미 유타주) 연합
  • [토요일아침에] 마음에 세우는 솟대/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설 연휴가 행복했으리라 믿으며 독자들 가정에 화기만당하고 모든 궁리들이 형통하여 소망 성취하기를 기원한다. 공교롭게도 금년 설날은 우리 교회에서 예수 수난을 묵상하는 사순절(고난절)이 시작되는 첫날이었다. 이날 가톨릭교회에서는 금욕과 단식을 하면서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을 갖는다.“사람아, 흙에서 났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라!” 하면서…. 그런데 아무래도 민족 전통의 설날 축제 분위기와 참회의 사순절은 어울리지 않는다. 즐거워해야 할 명절 잔칫날에 교회 율법을 강조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예수님께서 싫어하실 것이다. 우리 본당에서는 고향에 가지 못한 교우들과 함께 설 차례상을 차려놓고 미사를 봉헌하면서 모두 나와서 조상님을 위한 분향으로 기도 드렸다. ‘새해가 서는 날’이라 해서 설날이라 하였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이다. 그래서 생명을 주신 부모님의 은덕을 감사하여 세배 드리고 조상의 산소에 성묘하고 고향을 찾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또 풍성한 음식을 바치고 이웃과 나누면서 햇빛과 비를 제때에 주셔서 곡식을 얻게 하신 하늘에 감사함도 당연하다. 모두가 내 존재의 뿌리를 생각하는 의식들이다. 우리의 전통에는 설날부터 보름 사이에 마을의 공동 작업으로 솟대를 세우는 풍습이 있다. 긴 원목 기둥 위에 오리 모양의 나무를 만들어 올려놓고 마을 입구에 세우는 것이다. 오리는 한 해 동안 마을의 무사안녕과 풍산의 축복을 지켜주는 의미다. 아마도 철새인 오리가 늦가을에 나타나기 때문에 보이지 않은 계절에는 하늘에 살다가 오는 것으로 생각했고 그래서 하늘의 전령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솟대는 신라시대 ‘소도(蘇塗)’라는 제의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소도는 마을 주변의 특별한 곳을 거룩한 성역으로 규정하고 서로 존중하면서 침범하지 않은 곳이다. 자제와 절제, 경건 정직한 생활과 환란긍휼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서로 돕고 살아가는 마을 공동체가 되도록 하는 정신적 영적 중심의 장소가 된다. 정월에 마을 입구에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공동체의 평화 강녕을 빌며 솟대를 세우는 우리의 전통은 참으로 속뜻 깊은 종교적인 작업이다. 공동체가 의식도 삶도 산산이 붕괴되어 가는 시대다. 어린이 젊은이 어른 할 것 없이 사용하는 기술 문명의 도구들마다 퍼스널 제품들뿐이고 그것이 ‘행복한 개인주의’를 만들기 때문이다. 생활수준이 이토록 높아져도 늘 부족하게만 느껴지고 불만족스럽고 그래서 감사함이 없다. 참견없는 자유로움만 가득하여 스스로 거룩하게 여기는 시간도 공간도 대상도 없다. 국가적인 성역도 권위도 원로도 없는 시대다. 필자는 설날 미사를 봉헌하면서 금년에는 모두 마음의 솟대 하나씩을 세우자고 강론했다. 우리 가정과 사회가 화평하고 아름답게 발전하기 위해 감사함과 거룩함의 솟대를 세우자고 했다. 종교인이 아니라도 항상 감사와 거룩함의 삶이 필요하다. 날마다 자신의 솟대를 바라보면서 감사함으로 사는 이들의 얼굴은 늘 맑고 흠흠한 향기로 가득할 것이며 그 생활은 의미와 기쁨으로 충만할 것이다. 생명 가진 모든 것을 성스럽게 보면서 타인의 생명과 행복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이들이 많은 사회는 자유로우면서도 질서 있고 활기차면서도 따뜻함이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일 것이다. 정월 보름이 되기 전에 교우들과 함께 솟대를 세우고 싶다. 명절에 독자 여러분들이 기억한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한다. 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 찰스왕세자 연인 카밀라와 재혼

    영국의 왕위 계승자인 찰스(56) 왕세자가 오랜 연인 카밀라 파커 볼스(57)와 4월 8일 윈저궁에서 평범한 시민들처럼 소박한 결혼식을 올린다고 왕세자 집무실이 10일 밝혔다. 그러나 집무실측은 카밀라가 ‘경애하는 콘월 공작부인’으로 불리게 될 것이며 결혼 후 찰스가 왕위를 계승하더라도 왕비라는 호칭보다는 배우자로 불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관계자는 카밀라가 재혼하더라도 왕세자 곁에서 모든 공식 일정을 소화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사람은 영국 국교인 성공회가 이혼자들이 교회에서 재혼하는 것에 대해 극도의 혐오감을 보여왔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이처럼 소박한 결혼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카밀라는 이혼녀인 데다 전 남편이 살아 있고 딸린 자식도 둘이나 있어 그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두 사람의 재혼 소식을 전해 듣고 축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날 특별 성명을 내고 “매우 기쁜 일”이며 “내각을 대표해 두 사람의 앞날에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주교도 결혼식 계획을 “강력히 지지”하며 재혼을 다루는 성공회의 지침에도 전혀 위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찰스 왕세자는 70년 윈저궁에서 열린 폴로 경기때 카밀라를 처음 만나 수년간 사귀었지만 결혼에 이르지 못했다. 찰스는 81년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결혼해 윌리엄과 해리, 두 아들을 두었다. 찰스의 결혼 후에도 두 사람은 여전히 친구 관계를 유지했지만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두 사람의 부정을 의심했고 이것이 96년 이혼 결정의 도화선이 됐다. 다이애나는 95년 한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결혼에는 우리 3명이 관련돼 있어서 조금 번잡스럽다.”고 말했다. 이듬해 그녀는 파리에서 자동차 충돌사고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찰스도 94년 한 TV 다큐멘터리에서 결혼 서약을 어겼다고 시인하면서도 ‘결혼이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망가진’ 뒤에야 (카밀라와의)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인의 32%가 찰스의 재혼에 찬성의 뜻을 나타낸 데 반해 29%가 반대했다.38%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응답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기고] 미국이 거듭나야 세계평화 온다/김동규 고려대 명예교수·명예논설 위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 새해 국정연설에서 전 세계의 폭정과 테러를 종식시키고 자유를 전 세계에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미국의 세계화와 세계의 미국화 시대임을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20세기 세계사의 큰 축 가운데 하나였던 소비에트 연방의 갑작스러운 붕괴 이후 21세기 들어 세계의 주역으로 등장했다. 이제 미국의 대외정책은 곧 세계 각국의 정치와 경제는 물론 문화에까지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명실공히 세계사의 주역국가로서의 막대한 권한과 영광을 가지려면 그에 따르는 중대한 의무와 책임도 져야만 한다. 여기서 세계정부로서의 미국의 책임과 의무라는 것은 자국의 이익보다는 세계시민을 배려하고 이질적인 문화간의 대립이나 갈등을, 전쟁보다는 조화와 화합으로써 평화적으로 공존시키려는 노력인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미국의 일련의 대외정책과 세계화의 과정을 볼 때 많은 문제점을 느끼게 한다. 우선 지난번의 9·11사태에 대한 대처방식에 있어서도, 물론 폭력에 대한 분노는 당사자의 심정에서는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이에는 이로’라는 대응방식은 적어도 대국으로서의 올바른 선택이 아닌 것이다. 그때 만일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테러집단에 대하여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은 용서하지만 앞으로 만일 한번만 더 이런 일을 감행할 때는 가차없이 보복하겠다.’고 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수많은 희생자를 내고있는 이라크 전쟁은 없었을 것이고 오히려 세계 각국으로부터도 역시 대국다운 미국이라고 평가되면서 존경을 받았을 것으로 믿는다. 그동안의 세계사는 전제 군주주의(Autocracy=A)에서 관료중심주의(Bureaucracy=B)로, 다시 공산주의(Communism=C)와 자본주의(Capitalism=C)에서 민주주의(Democracy=D)로 A→B→C→D의 길을 걸어왔으나 이제부터는 덕치주의(Ethicracy=E)와 환경주의(Environmentalism=E)가 더불어 요구되는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서도 그동안의 미국의 정책기조는 잘못된 길을 선택하고 있는 듯하다. 덕치주의에는 세계적 보편가치 즉, 자유와 평화, 그리고 인권 등의 개념과 함께 생태중심주의가 포함된다. 그리고 약자에 대한 강자의 포용성이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평화의 명목으로 전쟁을 택했고 따라서 인권의 최악인 살상을 할 수밖에 없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또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지구생태계 파괴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규제하자는 ‘교토의정서’의 서명을 끝까지 거부하는 환경정책으로 후진국들보다 못한 부도덕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서 온실가스 배출량의 23.5%라는 최고수치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국내산업의 보호라는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이 세계 각국이 존경하고 따르는 국가가 되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기본의무를 지켜야만 할 것이다. 우선 자국이익의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지구가족의 위치에서 이타주의적인 대외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러지 않고 이기적인 세계화의 길을 걷는다면 제2의 9·11사태의 위험에서 항상 불안한 미래를 살아 가야만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각국의 문화가치를 인정하고 조화와 공존의 역사를 만드는 가운데서 자유와 인권과 같은 보편가치의 실현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인류 멸종의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는 지구생태계 파괴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미국이 탄생하는 날, 세계인은 미국의 영광을 축복해 줄 것이며 평화의 세계사가 창조될 것이다. 김동규 고려대 명예교수·명예논설 위원
  • 고향길에 들러보자! 온천 베스트5

    고향길에 들러보자! 온천 베스트5

    어른과 아이를 확실하게 구분짓는 것이 바로 명절이다. 명절이 즐겁다면 아이, 즐겁지만은 않다면 어쩔 수 없는 어른이다. 그러나 어쩌랴. 할아버지와 손주들이 함께 즐거울 수 있다면 ‘낀 세대’의 고달픔은 이겨내야 할 과제인 것을. 모처럼 찾은 고향에서 차례 지내고, 고향 옆 온천이라도 다녀오자.‘산 조상’입가의 웃음꽃이야말로 자손에게 축복이자, 훗날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다행히 전국 곳곳에 물 좋기로 소문난 온천도 많다. 좋은 물에 몸 담가 일터의 스트레스를 씻어내고, 효도도 하자.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올 설날에 꼭 가봐야 할 전국 온천 5곳을 추천한다. 물 좋기로 소문난 신북온천(1577-5009)이 지난 연말 리모델링을 하고, 새로 문을 열었다. 이곳은 중탄산나트륨 온천수로 온천마니아들 사이에 ‘물 좋은’ 곳으로 소문이 났다. 시설까지 새로워지니 금상첨화. 게다가 입장료도 저렴하다.1만 2000원에 수영장, 노천탕, 찜질방(찜복대여료 1000원 별도) 등 모든 시설을 이용한다. 바데풀장에서 수영도 하면서 여러 가지 샤워 시설에 몸을 맡기면 명절피로가 금방 풀린다. 또 한쪽에 있는 15m짜리 미니수영장은 아이들을 동반한 사람들에게 인기. 입장시간은 오전 6시30분∼오후 6시.011 멤버십카드로 한 사람은 50% 할인받을 수 있다. ●멋집 맛집 허브아일랜드(031-535-6494)는 갖가지 꽃향기가 진동하는 곳이다.‘허브 향기가게’ ‘허브빵가게’ ‘허브카페’ 등이 옹기종기 모여 마치 동화나라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한다. 허브 비빔밥(5000원), 돈가스(9000원)가 별미.산정호수(532-6135)는 출렁이는 은빛 수면을 보며 배를 탈 수는 없지만 꽁꽁 얼어붙은 호수가 스케이트와 눈썰매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 또 호수 주변을 따라 도는 5㎞의 산책로는 그냥 지나치면 후회할 멋이 있다. 포천하면 이동갈비와 막걸리가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원조이동제일갈비(531-5368)가 잘한다.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살점에 고소하면서도 달큼한 양념맛. 이동갈비의 감칠맛은 역시 포천에서만 맛볼 수 있다.1인분에 2만 2000원. 파주골손두부(두부요리,532-6590), 용궁마당(황태해장국,531-8080), 가혜정(한정식,536-6969)등도 권할 만하다. 아산은 1300년 온천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대표적인 온천도시로 온양, 도고, 아산온천을 거느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아산스파비스(041-539-2000)는 온천과 물놀이시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최초의 물치료 개념을 도입한 바데풀은 온천의 수압을 이용, 온몸을 자극한다. 어린이용 슬라이드와 유수풀 등을 갖춘 실외 온천탕은 온천수를 이용해 겨울에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노천탕은 황토탕, 레몬탕, 동굴탕 등 이벤트탕으로 짜여 있다. 연잎을 우려낸 백연탕, 술을 탄 아산명주탕 등 웰빙탕도 인기.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 1만원. 스파비스 주차장에 만들어진 눈썰매장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어른 7000원, 어린이 5000원. ●맛집 멋집 세계꽃박물관(544-0746)은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식물원이다.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마치 향수를 마구잡이로 흩뿌려놓은 듯한 짙은 향이 온몸을 휘감는다. 향수 아닌 꽃냄새이다. 모두 18개의 온실에 전시된 꽃은 1000여종,1000만 송이는 넘는다. 가히 꽃천지라고 할 만하다. 현재는 백합이 한창이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어린이 4000원. 입장권 구입시 미니화분도 준다. 이순신 장군의 영정과 일생기록화인 십경도, 난중일기 등 이순신장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현충사(544-2161)도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 좋다. 삽교천방조제 인근 문방리는 예부터 소문난 장어구이촌. 매콤한 양념과 함께 입안에서 살살 녹는 장어의 살점이 일품.4만원짜리 1㎏이면 2∼3명은 충분히 먹을 수 있다.옛날돌집(533∼2241)은 소문난 맛집. 서해는 겨울 숭어가 제철이다. 부드러우면서 쫄깃한 속살이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서해대교 부근 멧돌포구의 갯마을횟집이 유명하다.(363-8259).㎏에 4만원. 온궁 한방갈비(543-4777), 염치 큰고개식당(541-3391) 등도 괜찮다. 덕구온천(054-782-0677)은 온천공을 뚫지 않고, 자연적으로 솟는 용출수를 그대로 끌어다 쓰는 온천으로 이름 높다. 응봉산 중턱에서 솟아오르는 원탕은 4m 높이로 솟구치는데 하루 용출량이 4000t이나 된다. 용출 온도는 41.8도로 데우지 않고 그대로 쓴다. 덕구온천호텔에 대온천장과 덕구온천스파월드가 있다. 전망좋은 노천탕, 맥반석동굴사우나, 물안마폭포탕, 선탠장 등이 있어 다양한 온천욕이 가능하다. 대온천탕 6000원. 스파월드(수영복 입장)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 1만원. ●멋집 맛집 일출 감상지로 유명한 조그마한 항구인 죽변항.SBS-TV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그곳에 드라마 세트장으로 사용된 교회 건물과 집이 있는데 파도 소리와 어우러진 그림 같은 곳이다. 또한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꼽은 동해안 최고의 경승지 관동팔경(關東八景)중 망양정과 월송정이 있다. 신라 때 창건됐다는 비구니 도량 불영사(054-782-9189)는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죽변항에는 대게가 한창이다. 긴 다리에 꽉 찬 살이 고소한 대게. 언제 먹어도 꿀맛이다. 단 비싼 것이 흠.방파제 1호회집(782-0842)은 풍성한 대게의 맛을 볼 수 있는 집.1인당 2만원이면 오케이. 멍게 해삼 산오징어 등 다양한 반찬과 밥까지 준다. 이밖에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맛있는 산길식당(782-3169), 집에서 직접 만드는 순두부가 유명한 할머니순두부식당(782-6338), 특이한 칼국수를 만드는 옹심이칼국수(788-4144)등도 강추.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051-749-2355)온천은 남녀 실내 사우나와 노천온천,2개의 옥외 수영장, 야외 조깅트랙 등이 자랑이다. 해운대의 싱그러운 파도소리를 들으며 넘실대는 파란 파도를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온천은 물론 이국적인 분위기의 실외수영장은 인기 드라마의 촬영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가격이 좀 부담되지만 연휴의 하루는 연인과 가족과 함께 이런 곳에서 쉬어 볼 만하다. 본관의 옥외온천은 온도가 각기 다른 5개의 탕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 누구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입장료 3만 3000원.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멋집 맛집 해운대는 좀 떨어져서 바라보면 더욱 멋스럽다. 동백섬, 밤에 조명으로 아름다운 광안대교, 오륙도 등을 돌아보는 미포 유람선(742-2525)은 어른 1만 2100원, 어린이 8100원. 높이 7m의 산호수족관, 길이 80m의 해저터널 등 최첨단 시설로 무장한 부산 아쿠아리움(740-1700). 어른 1만 4500원, 어린이 9500원.KTX 탑승객 20% 할인(영수증 제시),SK텔레콤 회원에게도 20% 할인해 준다. 바다를 배경으로 둥근 달을 보며 사랑을 고백하는 곳으로 유명한 달맞이고개의 해월정, 고은 최치원 선생의 혼이 서려 있는 동백섬 등은 둘러볼 만하다. 해운대에 들렀다면 꼭 한번 맛볼 만한 음식으로 곰장어짚불구이를 권한다. 송정해수욕장에서 용궁사로 가는 길목의 기장곰장어(721-2934)가 유명하다. 생선뼈에 고춧가루·간장·물엿 등을 넣고 푹 끓여 나오는데 얼큰하면서도 입에 착 달라붙는 뼈찜이 맛있는 선창횟집(747-7470). 생선회를 먹으면 뼈찜은 무료. 전날 과음했다면 한국콘도 옆의 속씨원한 대구탕(744-0238)이 좋다. 보성 해수녹차탕(061-853-4566)은 지하 120m 암반층에서 끌어올린 해수와 전국 제일 차의 고장답게 보성찻잎을 우려낸 녹수를 이용해 그윽한 녹차향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또한 창밖으로 보이는 율포해수욕장과 백사청송 등 남해안의 정취가 색다르다.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멋집 맛집 보성의 자랑은 역시 차밭(茶園)이다. 보성읍에서 율포해수욕장으로 10여분을 달리다보면 굽이굽이 펼쳐지는 차밭에 탄성이 나온다. 차밭 사이를 걷고 있노라면 초록의 아름다움에 취해 시간가는지 모른다. 백제 고찰 대원사는 문덕면 죽산리 천봉산의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제 무녕왕 3년(503년)에 창건되었다. 지장보살, 불교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티벳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특히 주암호에서 절까지 계곡을 낀 7㎞의 구간은 정말 아름답다. 보성은 녹차를 먹인 돼지의 본고장이다.녹차먹인돼지(852-6188)가 유명하다. 녹차잎을 사료에 혼합하여 키운 녹돈은 육질이 연하고 고소하다. 보성양탕(852-2412)은 냄새가 안 나는 암염소에 말린 토란대 등 토속나물을 넣고 20시간을 곤 다음 고춧가루를 넣어 국물맛이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바지락회는 행낭횟집(852-8072)이 잘한다. 향기로우면서도 갯내가 물씬 풍기는 바지락회는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최고다.2만원.응봉산 중턱에서 솟아오르는 원탕은 4m 높이로 솟구치는데 하루 용출량이 4000t이나 된다. 용출 온도는 41.8도로 데우지 않고 그대로 쓴다. 덕구온천호텔에 대온천장과 덕구온천스파월드가 있다. 전망좋은 노천탕, 맥반석동굴사우나, 물안마폭포탕, 선탠장 등이 있어 다양한 온천욕이 가능하다. 대온천탕 6000원. 스파월드(수영복 입장) 어른 1만 5000원. 어린이 1만원. ●멋집 맛집 일출 감상지로 유명한 조그마한 항구인 죽변항.SBS-TV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그곳에 드라마 세트장으로 사용된 교회 건물과 집이 있는데 파도 소리와 어우러진 그림 같은 곳이다. 또한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꼽은 동해안 최고의 경승지 관동팔경(關東八景)중 망양정과 월송정이 있다. 신라 때 창건됐다는 비구니 도량 불영사(054-782-9189)는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죽변항에는 대게가 한창이다. 긴 다리에 꽉 찬 살이 고소한 대게. 언제 먹어도 꿀맛이다. 단 비싼 것이 흠.방파제 1호회집(782-0842)은 풍성한 대게의 맛을 볼 수 있는 집.1인당 2만원이면 오케이. 멍게 해삼 산오징어 등 다양한 반찬과 밥까지 준다. 이밖에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맛있는 산길식당(782-3169), 집에서 직접 만드는 순두부가 유명한 할머니순두부식당(782-6338), 특이한 칼국수를 만드는 옹심이칼국수(788-4144)등도 강추.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051-749-2355)온천은 남녀 실내 사우나와 노천온천,2개의 옥외 수영장, 야외 조깅트랙 등이 자랑이다. 해운대의 싱그러운 파도소리를 들으며 넘실대는 파란 파도를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온천은 물론 이국적인 분위기의 실외수영장은 인기 드라마의 촬영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가격이 좀 부담되지만 연휴의 하루는 연인과 가족과 함께 이런 곳에서 쉬어 볼 만하다. 본관의 옥외온천은 온도가 각기 다른 5개의 탕을 구비하고 있어 가족 누구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입장료 3만 3000원.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멋집 맛집 해운대는 좀 떨어져서 바라보면 더욱 멋스럽다. 동백섬, 밤에 조명으로 아름다운 광안대교, 오륙도 등을 돌아보는 미포 유람선(742-2525)은 어른 1만 2100원, 어린이 8100원. 높이 7m의 산호수족관, 길이 80m의 해저터널 등 최첨단 시설로 무장한 부산 아쿠아리움(740-1700). 어른 1만 4500원, 어린이 9500원.KTX 탑승객 20% 할인(영수증 제시),SK텔레콤 회원에게도 20% 할인해 준다. 바다를 배경으로 둥근 달을 보며 사랑을 고백하는 곳으로 유명한 달맞이고개의 해월정, 고은 최치원 선생의 혼이 서려 있는 동백섬 등은 둘러볼 만하다. 해운대에 들렀다면 꼭 한번 맛볼 만한 음식으로 곰장어짚불구이를 권한다. 송정해수욕장에서 용궁사로 가는 길목의 기장곰장어(721-2934)가 유명하다. 생선뼈에 고춧가루·간장·물엿 등을 넣고 푹 끓여 나오는데 얼큰하면서도 입에 착 달라붙는 뼈찜이 맛있는 선창횟집(747-7470). 생선회를 먹으면 뼈찜은 무료. 전날 과음했다면 한국콘도 옆의 속씨원한 대구탕(744-0238)이 좋다. 보성 해수녹차탕(061-853-4566)은 지하 120m 암반층에서 끌어올린 해수와 전국 제일 차의 고장답게 보성찻잎을 우려낸 녹수를 이용해 그윽한 녹차향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또한 창밖으로 보이는 율포해수욕장과 백사청송 등 남해안의 정취가 색다르다.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멋집 맛집 보성의 자랑은 역시 차밭(茶園)이다. 보성읍에서 율포해수욕장으로 10여분을 달리다보면 굽이굽이 펼쳐지는 차밭에 탄성이 나온다. 차밭 사이를 걷고 있노라면 초록의 아름다움에 취해 시간가는지 모른다. 백제 고찰 대원사는 문덕면 죽산리 천봉산의 중턱에 자리잡고 있으며 백제 무녕왕 3년(503년)에 창건되었다. 지장보살, 불교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티벳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특히 주암호에서 절까지 계곡을 낀 7㎞의 구간은 정말 아름답다. 보성은 녹차를 먹인 돼지의 본고장이다.녹차먹인돼지(852-6188)가 유명하다. 녹차잎을 사료에 혼합하여 키운 녹돈은 육질이 연하고 고소하다. 보성양탕(852-2412)은 냄새가 안 나는 암염소에 말린 토란대 등 토속나물을 넣고 20시간을 곤 다음 고춧가루를 넣어 국물맛이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바지락회는 행낭횟집(852-8072)이 잘한다. 향기로우면서도 갯내가 물씬 풍기는 바지락회는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최고다.2만원.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성재갑 LG석화 회장 은퇴

    한국 석유화학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성재갑(67) LG석유화학 회장이 42년간의 기업 활동을 끝내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LG그룹은 20일 “LG의 주력분야인 화학산업을 육성, 발전시켜온 성 회장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명예로운 은퇴를 선택했다.”면서 “향후 LG석유화학 고문을 맡아 후진 양성과 선배 경영자로서 조언자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 회장은 “대과없이 기업 생활을 마무리하고 아름다운 전통을 남기며,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음은 축복”이라는 말로 은퇴 소감을 대신했다 성 회장은 1963년 부산대 화학공학과 졸업과 함께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한 뒤,78년 ㈜럭키 이사를 거쳐 럭키석유화학 사장,LG화학 대표이사,LGCI 대표이사,LG석유화학 회장 등을 지낸 LG그룹의 대표적 전문 경영인이다. 그는 ‘화학이 강한 나라가 미래의 강국이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40년 넘게 오직 한 우물만 파온 국내 화학산업의 산 증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결혼이야기]정성욱(28·삼성물산 석유가스팀) 조윤희(28·연세대 사회교육원 강사)

    [결혼이야기]정성욱(28·삼성물산 석유가스팀) 조윤희(28·연세대 사회교육원 강사)

    #접속 1996년 8월 무더운 어느 여름 날. 대학 1학년인 저는 잠시 더위를 잊기 위해 학교 전산망에 접속해 채팅방에 들어갔습니다. 당시만 해도 시커먼 도스 화면에서 글을 주고받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한 여학생과 계속 채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왠지 좋은 인연이 될 것 같은 느낌에 그녀에게 이른바 ‘번개팅’을 제의했습니다. 영화 ‘접속’이 우리가 만난 지 일년 후에 상영됐으니, 원조 ‘번개 커플’인 셈이죠. #접근 그녀에게 “학교 앞에서 피자나 한판 하자.”며 접근에 성공한 저는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약속 장소를 향했습니다. 뽀얀 피부의 그녀는 첫눈에 내 맘을 빼앗기에 충분했습니다. 저는 작곡이 전공인 그녀에게 접근할 속셈으로 계획에도 없던 피아노 레슨을 받겠다며 생떼를 써 정기적인 만남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해 겨울, 서울 대치동 한 카페에서 조그만 반지로 ‘세미 프러포즈’를 했습니다. 그녀는 눈가에 미소를 머금고 저의 제의를 받아주더군요. #교제 낭랑한 목소리와 예쁜 얼굴, 여성스러운 성격의 음대생은 저에게 과분하다는 주위의 시샘 섞인 부러움 속에서 우리는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물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조그만 일에도 눈물을 흘리곤 했던 그녀의 여린 성격때문에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교환학생으로 1년간 유학을 가게 됐을 때에는 ‘눈물 바다’에 빠진 그녀를 달래느라 여간 곤혹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우린 서로의 마음을 배려할 줄 아는 성숙한 성인이 돼 갔습니다. 저의 군 생활과 그녀의 유학 등으로 교제 기간의 절반을 떨어져 있었지만 그럴수록 서로에 대한 믿음이 더 깊어졌습니다. #3000일의 역사와 새출발 저는 2003년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그녀는 지난해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학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만난 지 8년째 되던 지난해 12월 우린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우리가 처음 ‘접속’한 지 3000일 만의 일입니다. 주변에서는 동갑내기에 오래 사귄 커플이 결혼하면 재미없다고 말씀하시지만, 우리는 결혼 이후 생활이 새롭고,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 [CEO 칼럼] 새역사를 향해 다시 뛰자/윤창번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CEO 칼럼] 새역사를 향해 다시 뛰자/윤창번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을유년(乙酉年) 새 아침이 밝았다. 이른 새벽, 어둠을 깨고 힘차게 울어대는 수탉의 첫소리처럼 올해는 희망찬 이야기만을 듣고 ‘생산’해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올해는 1945년에 태어난, 이른바 ‘해방둥이’들이 환갑을 맞는 해이다. 예로부터 태어난 뒤 한 갑자가 돌아온 해를 환갑이라 해 잔치를 벌이는 풍속은 온전히 한 세월을 살았다는 의미이자, 새로운 갑자를 열게 되는 것을 축하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바로 45년 을유년에서 시작됐으니, 이제 우리는 독립국가로서 온전히 한 삶을 살았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으로 치면 ‘이순(耳順)’을 살아온 우리 사회는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내수 침체, 신용 불량자 양산, 높아져 가는 가계 부채 등이 그것이며, 무엇보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중산층의 붕괴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수출은 2542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무역수지 역시 297억 5000만달러의 흑자를 실현했다. 경제 전문가는 올 하반기부터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망대로 2005년에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해 청년 실업 등 사회 현안들이 해소되길 바라며, 또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최근 우리 사회의 고령화 현상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한 조기퇴직 문제와 맞물려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다. 우리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과제이기도 하다. 이런 추세라면 40년 후에는 젊은층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는 무엇보다 지난해 많은 히트상품을 배출한 우리의 문화콘텐츠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아 등 아시아권에 번지고 있는 ‘한류 열풍’은 우리 문화산업계의 희망이 아닐 수 없다.‘올드보이’라는 일본 만화를 원작료 1500만원에 매입해 영화로 만들어 220만달러에 되팔았던 것처럼 올해는 세계를 놀라게 할 문화콘텐츠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지난해 ‘상생 정치’를 펼치겠다던 여야가 4대 주요 부문 입법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아쉬움과 더불어 실망스러움을 안겨줬다. 민의를 수렴하고 대변하는 정치는 새 대한민국을 여는 필요조건이다.2005년엔 타협의 정치를 펼쳐달라는 주문을 꼭 하고 쉽다. 올해는 광복 60년이자 사실상 분단 60년이기도 하다. 최근 남북을 잇는 동해선 도로로 관광객이 군사 분계선을 넘나들고,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남한사회에서 쓰여지는 등 통일의 물꼬를 트기 위한 바람이 거세다. 민족의 광복을 맞이한 45년 을유년이 독립국가와 분단국가의 시작이었다면, 올해 맞이하는 새로운 을유년은 통일을 준비하는 해가 돼야 할 것이다. 올해 환갑을 맞은 ‘해방둥이’가 광복의 축복을 받으며 세상에 나왔듯이, 올해 태어나는 을유년 아기들 역시 세계 1등의 대한민국, 통일 대한민국을 이끌 역군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며 축복을 보낸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새해가 되면 풍속에 따라 닭과 호랑이를 그려 벽에 붙였다. 닭과 호랑이가 그 해의 액을 쫓아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닭은 새 날을 밝히는 동물이다. 하늘을 처음 열리게 하는 닭 울음소리처럼 을유년 ‘닭의 해’에는 우리 모두 희망에 가득차 대한민국의 또 다른 새 역사를 써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윤창번 하나로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 [각계인사 신년사] 盧대통령 신년사 “경제도약의 해 만들자”

    [각계인사 신년사] 盧대통령 신년사 “경제도약의 해 만들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2005년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올해에는 여러분의 가정마다 기쁨과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드러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첨단산업과 전통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도권과 지방, 그리고 상·하위 계층간의 심화된 격차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 문제를 푸는 데는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성장과 분배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공존과 번영을 위한 협력이 필요합니다.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과 첨단산업은 더욱 촉진시켜 성장을 앞서서 이끌도록 하고, 기술과 경쟁에서 뒤처진 중소기업과 서민계층에게는 폭넓은 지원을 해서 더불어 발전해나가야 합니다. 바로 ‘동반성장’입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정규직은 비정규직에게, 수도권은 지방에, 중산층 이상은 서민계층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손을 잡아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상생과 연대의 정신, 그리고 양보와 타협의 실천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올해를 그 귀중한 기회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저는 어려운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위대한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습니다. 저와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신과 희망을 가지고 다시 한번 뜁시다.2005년 새해를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는 해로 만들어 나갑시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김원기 국회의장 사회 곳곳의 갈등과 대립을 치유하고 국민통합과 대단결을 이룩해 나가는 일이 시급하고 긴요한 과제입니다. 을유년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정치, 신망받는 국회가 되는 원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온 국민이 하나로 뭉치는 ‘화합의 한해’, 남북평화 기조가 더욱 정착되는 ‘평화의 한해’, 경제가 불같이 살아나는 ‘희망의 한해’가 되기를 국민과 함께 소망합니다. ■ 최종영 대법원장 금년은 우리나라와 국민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장기간 침체기에 있는 우리 경제에 상승의 기운을 불어넣어야 하고, 급박하게 변화하는 세계 정세에도 의연하고 슬기롭게 대처하여야 합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립과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해결되어야 합니다. 사법부는 올 한해 국민 여러분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윤영철 헌법재판소장 지난해에도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화와 위기가 상존했습니다. 그러나 화해와 타협을 통한 정치적 통합을 기반으로 혼연일체가 된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훌륭히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대립과 갈등이 당장은 고통과 정체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성숙한 사회로 발돋움하는 과정에 따르게 마련인 진통이므로 지혜롭게 극복, 오히려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 2005년 을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국민 여러분 모두에게 행복과 희망이 넘치는 축복의 한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희망과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는 심기일전해서 흔들림없이 국민과 함께 정진하겠습니다. 을유년 한해가 국민들에게 웃음꽃이 피어나는 희망과 활력의 한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저와 한나라당은 국민의 살림살이를 넉넉하게 하고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드리도록 힘쓰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존중해야 할 소중한 가치를 지킴으로써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로 따뜻하게 배려하고 격려하면서 다같이 힘과 지혜를 모아 선진 한국의 꿈이 하나 둘 열매를 맺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1)심해저의 두얼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51)심해저의 두얼굴

    고층빌딩을 휩쓸어 버리고, 지구의 자전축까지 요동치게 한 그야말로 지축을 뒤흔드는 해일이 밀어닥쳤다. 수만의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물고기 썩는 야릇한 비린내가 시신과 뒤엉켜 매혹적인 인도양을 핏빛으로 물들였다. 바닷물이 1㎞나 후퇴하는 등 예징을 드러냈지만 관광객들은 오히려 희한한 볼거리로 착각하기도 했다. 예보시스템 부재라는 후진적 상황이 문제겠지만, 바다를 보는 일반의 지식이 고작 이 정도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우 태평양에서 들이칠 해일은 없겠지만, 지진의 천국인 일본을 곁에 두고 있으니 방심할 형편이 못된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 연재물의 금년도 마지막회 분을 심해저 이야기로 채우지 않을 수 없다. ●83년·93년 日지진해일 우리나라에도 영향 1983년 5월26일, 일본 아키다현 연안에 쓰나미가 엄습하여 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이때의 쓰나미도 수백㎞나 떨어진 외양에서 발생하였다. 이같이 해저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자주 일본을 습격하고 있다. 일본어 ‘tsunami’가 국제 해양학의 공식 용어로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기상청 지진담당관실 자료에 따르면,1983년과 1993년의 일본 지진해일이 우리의 울릉도와 묵호, 속초, 포항 등지에까지 밀어닥쳤다. 이번 해일도 심해저의 깊은 바닥에서 시작되었다. 사실, 인류는 심해의 역동성에 관하여 제한적인 정보만 갖고 있을 뿐이다. 가까운 바다도 잘 모르는데 하물며 먼 바다이겠는가. 지진해일의 전파속도는 gH로 표기한다. 여기에서 ‘g’는 지구의 중력가속도(9.8m/sec),H는 수심. 수심이 1000m라면 지진파의 속도는 356㎞/hr. 이번 해일은 수심 2000m보다 더 깊은 해저에서 일어났으니 해변에 밀어닥쳤을 때의 역동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해양물리학자인 한국해양연구원장 변상경 박사는 “한국도 지진해일의 공격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고 심해저가 항상 인류에게 위협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심해저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인류에게 재앙을 몰아다 줄 해일의 진원지가 되는가 하면, 미지의 자원보고로 우리를 유혹하기도 한다. 누구나 바다가 넓고 깊은 줄은 안다. 그러나 바다는 좀체 제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다. 수십m쯤이야 스킨스쿠버들도 드나들지만 인간능력으로는 수백m를 내려가는 것도 어렵다. 수압 때문이다. 그런데 바닷사람 중에는 수천m 수심의 바다를 대상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드물지만 없지는 않다. 이번 해일을 지켜보면서, 심해저를 더 잘 알기 위해 대양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존재도 한번쯤 돌이킬 필요가 있다. 지진 예고는 물론이고 자원 고갈시대를 예비하는 측면에서도 해저연구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의 평균 수심은 4071m. 가장 깊은 마리아나해구는 1만 1034m나 된다. 미국과 프랑스, 일본, 러시아 등 몇몇 국가들은 엄청난 수압에 견디는 심해 유인잠수정을 보유하고 있다. 해양연구원의 김웅서 박사가 지난 6월15일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IFREMER)의 유인잠수정 ‘노틸(Nautile)’을 타고 우리 과학자로는 가장 깊은 태평양 수심 5000m가 넘는 곳까지 들어갔대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김웅서 박사를 만났다.“지진해일은 물론이고 지구의 모든 비밀이 숨어 있는 심해저와 마주친 순간,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더군요. 드디어 수심 5043.6m 심해저에 이르러 라이트를 켜니 영겁의 세월을 지켜왔을 심해의 푸르디 푸른 물이 창 밖을 가득 채우고 있더라고요. 푸른빛과 녹색을 섞어 놓은 것 같은 신비한 빛 속으로 태평양 바닥이 어스름하게 모습을 드러내는데,‘이곳이 태평양 밑바닥이구나.’하는 생각에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아직까지 그 누구의 방문도 허락하지 않은 처녀지에 도착했다는 생각에 정말 정신이 아득했습니다.” ●지구의 70%는 바다… 그속엔 산맥·화산·계곡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 그 바다의 대부분은 이같은 심해저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 인간의 발길이 닿은 바다래야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심해저에도 육지와 마찬가지로 산맥과 화산, 계곡, 평원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깊게 파인 해구가 있으며, 높은 산맥도 솟아 있다. 수심 수천m의 열수구에서는 쉼없이 뜨거운 물이 솟구쳐 온갖 동식물이 모여 사는 해저의 천국이다. 심해저는 해양지각이 대륙지각 밑으로 밀려들어간 곳으로, 화산활동이 활발하며 지진도 자주 발생한다. 지구의 거대한 판이 충돌하는 곳이어서 이번처럼 지진해일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심해저 평원에는 미세한 입자의 진흙층이 두껍게 깔려 있고, 그 위에 망간단괴가 잔뜩 널려 있다. 딱딱한 상태가 아니라 억겁의 세월 동안 축적물이 쌓여 마치 스폰지 같다. 심해저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심해 생물이 산다. 이곳에는 100만년에 2∼6㎜정도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망간단괴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다. 망간단괴의 크기로 보아 옆에 있는 고래뼈는 수백만년 전의 것이 틀림없다. 태고의 비밀을 목격하는 일은 천지창조의 순간을 목격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진해일이 심해저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라면, 망간단괴 같은 자원은 인류에게 보내는 축복의 선물이다. 심해저 자원은 흡사 해일처럼 밀어닥칠 수도 있는 자원고갈에 대비하는 보물들이다. 심해저 광물자원은 공해상, 혹은 배타적 경제수역의 수심 800∼6000m해저에 분포한 망간단괴, 망간각, 해저 열수광상 등이다. 망간단괴는 수심 4000∼6000m대에 분포하는 감자 모양의 산화물로 망간과 철, 구리, 니켈, 코발트 등 40여종의 전략금속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바닷물과 퇴적물 속에 함유된 금속 성분이 매우 느리게 침전,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동심원을 이루면서 100만년에 고작 2∼6mm씩 성장하고 있으니, 감자 크기로 자라려면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리겠는가. ●망간단괴 100만년에 2~6㎜ 자라 한국은 남한 면적 4분의3 크기의 단독개발 광구를 이미 확보해 두고 있다. 부존자원 매장량만도 약 4억 2000만t, 연간 300만t씩 100년 동안 채광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오랫동안 심해저 자원개발을 주도해온 강정극 박사는 이를 국가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중장기적 과제라고 역설한다.“남한 면적에 버금가는 신천지가 태평양에 별도로 존재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세계자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어 언젠가 자원고갈 사태가 도래할 것이 분명하다. 북동태평양의 우리 광구에서 쉼없이 탐사를 해온 덕분에 선진국 버금가는 심해 탐사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 국가적 투자가 뒤따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망간각은 수심 800∼2500m 해저 사면의 암반을 뒤덮고 있다. 바닷물에 포함된 금속이온의 침전에 의해 매우 느린 속도(100만년에 1∼10㎜)로 형성되므로 망간단괴처럼 억겁의 세월이 걸린다. 우주항공, 전자산업 등 첨단산업의 핵심 재료인 코발트·니켈·구리·백금 등 30여종의 다양한 금속성분이 이렇게 축적되고 있다. 해저 열수광상은 중앙해령이나 해구같이 마그마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 열수작용에 의해 형성된다. 다른 해저 광물자원에 비해 얕은 수심(1200∼2500m), 육지와의 근접성, 황화물 형태의 금속결합, 단위 면적당 높은 금속함량(금, 은, 아연, 구리 등) 등의 이점을 갖고 있어 가장 먼저 개발될 심해저 광물자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해저 열수광상 분포지역은 화학합성에 의해 살아가는 원시생명체의 서식처로도 판명되어 생명의 기원 및 신물질 개발을 위한 연구 대상으로도 주목된다. 해양연구원 심해저자원연구센터장인 김기현 박사는 “자원 빈국인 우리 실정에서는 안정적으로 전략금속을 확보해둘 필요가 있다. 육상 채취보다 가격면에서 불리하지만, 향후 자원고갈 시대에는 충분한 경제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석유나 가스도 지금은 육지 생산량이 높지만 그것 역시 유한해 해저유정에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형편에서 태평양 망망대해를 1500t급의 우리 연구선 ‘온누리호’에 의존해 모두 탐사한다는 것은 쉬운 일도, 가능한 일도 아니다. 중국의 엄청난 해저자원 투자 실태를 보면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미래를 모르기 때문이다. ●자원고갈 대비 심해저 광물자원 부상 이처럼 심해저는 ‘자원의 마지막 보고’란 축복과 ‘가공할 재앙의 진원지’란 야누스적 위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해일이 머나먼 심해저에서 시작되었음을 생각하면, 멀고 깊은 바다도 늘 우리 곁에 있는 ‘위협’이고 또 ‘축복’인 셈이다. 위대한 해양생태저술가 레이첼 카슨(R. Carson)의 책 제목처럼 ‘우리를 둘러싼 바다(The sea around us)’는 지금도 인류에게 심각한, 그러나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21세기 벽두를 강타한 이번 해일은 숱한 메시지 중 하나일 뿐이다. 해일이나 태풍의 파괴력으로, 생태환경의 오염으로, 때로는 자원고갈 시대의 마지막 보고로 인류에게 절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우리라고 이 메시지에 등 돌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심지어는 우리 관광객들 다수가 머나먼 그곳에서 희생되지 않았는가. 남극기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태평양 심해저에서 망간단괴를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화시대에 걸맞게 태평양뿐 아니라 인도양이나 남극조차도 늘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셈이다.2004년 12월의 마지막 나날들, 이 순간에도 어부와 선원, 부두노동자와 해군·해병대원, 등대지기와 해양과학자들이 바다의 전선을 지키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편하고 따뜻하게 연말연시의 정겨운 자리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리라. 해일로 무참하게 휩쓸려간 그들 아시아·아프리카인들도 바다에서의 고난의 삶을 엮어가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죽음에 국제적 연대의 애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니, 우리를 둘러싼 바다 앞에서 인간은 그저 만경창파에 뜬 일엽편주에 불과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 [영화속 수능읽기] 라쇼몽

    [영화속 수능읽기] 라쇼몽

    흔히 과학은 객관적이라고 한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언제 어디서든 수소와 산소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수소와 산소가 물을 구성한다는 사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타당한 진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세상에 절대적으로 객관적인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물이 섭씨 영도 이하에선 얼음이 된다는 사실은 객관적이라고 하자. 그러나 얼음이 언다는 사실은 스케이트장을 운영하는 자에겐 축복이지만 수영장을 운영하는 자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사실이 아니다. 현대물리학자들은 시간마저도 절대적이 아니라고들 한다. 예를 들면 지구중력장의 영향은 고도차 1㎞에 대하여 시간차가 (3×10)-13초에 이른다고 한다. 좋아하는 사람과의 한 시간은 금방 지나가고 말지만 싫어하는 사람과의 한 시간은 열 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똑같은 길이를 가진 물리적 시간도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영화 ‘라쇼몽’, 녹음이 우거진 숲 속. 사무라이 다케히로(모리 마사유키)가 말을 타고 자신의 아내 마사코(교 마치코)와 함께 오전의 숲 속 길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늘 속에서 낮잠을 자던 산적 다조마루(미후네 도시로)는 슬쩍 마사코의 예쁜 얼굴을 보고는 그녀를 차지할 속셈으로 그들 앞에 나타난다. 속임수를 써서 다케히로를 포박하고, 다조마루는 마사코를 겁탈한다. 오후에 그 숲 속에 들어선 나무꾼은 사무라이 다케히로의 가슴에 칼이 꽂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관청에 신고한다. 곧 사건에 연루된 이들이 불려와 관청에서 신문이 벌어진다. 먼저 산적 다조마루는 자신이 속임수를 썼고, 마사코를 겁탈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무라이와는 정당한 결투 끝에 죽인 것이라고 떠벌린다. 하지만 마사코의 진술은 다르다. 자신이 겁탈 당한 후, 남편을 보니 싸늘하기 그지없는 눈초리였다고 한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자신을 경멸하는 눈초리에 제정신이 나간 그녀는 혼란 속에서 남편을 죽였다고 진술한다. 하지만 무당의 힘을 빌려 강신한 죽은 사무라이 다케히로는 또 다른 진술을 털어놓는다. 자신의 아내가 자신을 배신했지만, 오히려 산적 다조마루가 자신을 옹호해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자결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엇갈리는 진술 속에는 각자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담겨 있다. 대체 진실은 무엇인가. 우리의 신념 체계는 나의 생각이 옳고 타인의 생각이 그르다는 자기중심주의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이익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같은 핏줄, 같은 학교, 같은 고향에 끌리는 것이 자연스러운 우리의 감정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객관적인 견해를 지지한다는 것은 먼저 자신의 이해관계를 포기할 때만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 중의 누가 자신의 이익을 깨끗이 포기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쇼몽’의 영상은 객관적 판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말해준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 미후네 도시로·교 마치코·모리 마사유키 출연,1950년작. 김보일 서울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결혼이야기]박성원(28·제일화재)· 최세린(24·대학생)

    [결혼이야기]박성원(28·제일화재)· 최세린(24·대학생)

    저희는 12월25일 성탄절에 결혼합니다. 신부는 저보다 4살 연하입니다. 신부가 현재 대학교 졸업반이어서 졸업하자마자 결혼하는 맘도 그렇고, 신부를 보내는 장모님의 마음도 많이 아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잘해서 장모님한테도 사랑을 받고, 사랑스러운 우리 신부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을 겁니다. 저희가 만난건 이렇습니다. 중학교 선후배 사이인 우리 커플은 연합동아리 선후배로 만나 5년 동안 연애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녀가 대학 신입생이 되자 저는 나라에 충성하고자 해병대 장교로 군대에 들어갔습니다. 대학 1학년이던 그녀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휴가 나와서 울고 있는 그녀를 두고 부대로 복귀하는 게 그 당시에는 너무나 힘들었습니다.3년이 넘는 힘든 군생활 동안 제 옆에 있어준 그녀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평생 그녀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을 조용히 약속합니다. 저희가 크리스마스날을 결혼일로 정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우리의 결혼식날이 단순히 하루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즐거운 크리스마스날에 결혼을 하면 그날에 오시는 하객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의 기분좋게 더 축복을 해주시고 오랫동안 기억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졸업반인 그녀를 신부로 맞이한다는 게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는 미안하고, 그래서 그런 아쉬움과 그런 미안한 마음 때문에 크리스마스라는 좋은 날을 결혼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하구요. 올해 개봉한 ‘어린 신부’라는 영화스토리도 있지만, 현대판 어린 신부와 , 장인, 장모님께 잘해서 더 큰행복을 안겨드리겠습니다. 그녀를 만난 이후로 매일 미안한 감정이 앞섰는데, 앞으로 서로가 아껴주겠지만 제가 먼저 앞장서서 어루만져주며, 행복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녀에게 그렇다할 프로포즈를 하지 못했는데 이글을 보고 그녀에게 제 마음이 전해졌으면 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만남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는 행복한 요즘, 인생의 동반자이자 친구인 그녀에게 사랑한단 말을 다시 한번 전합니다. 저희를 응원해주고 축복해주는 사람도 언제나 항상 행복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길섶에서] 흙냄새/심재억 문화부 차장

    흙냄새를 잊고 산 지 오래다. 봄날, 어쩌다 애들 채근에 밀려 화분 분갈이라도 할 때가 아니면 흙 만질 일이 없다. 그러니 언감생심 냄새이겠는가. 소싯적, 이맘 때면 흙냄새에 묻혀 살았다. 벼를 베어낸 뒤 빈 논을 갈아엎는 쟁기 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보습에 동강난 미꾸라지가 지천에 널렸고, 막 새싹을 드러낸 보리밭을 뛰며 연이라도 날릴라 치면 어느 새 바짓가랑이가 흙투성이가 되곤 해 야단을 맞았던 기억은 차라리 일상에 가까웠다. 그 속살 드러낸 흙에서 풍기는 냄새는 바로 생명의 증거, 그것이었다. 모든 곡식이 그 흙에 뿌리내리고 자라 일용할 밥과 찬거리를 생산해 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란 사람들이 이제는 내게 그런 시절이 있었냐는 듯 흙을 잊고 산다. 요새 수십층씩 올라가는 주상복합아파트가 인기다. 모두들 선망하는 탓에 프리미엄이라는 것도 소시민들이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엄청나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 보면 그런 엄청난(?) 곳에도 없는 게 있다. 바로 내가 살아 있음을 고맙게 여기도록 깨우치게 하는 대지의 주술(呪術), 흙의 향기다. 어디든 땅의 축복이 없는 곳, 그곳이 바로 사막 아니겠는가.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결혼이야기]이승휘(37·하이리빙 홍보팀장)·모정윤(31·이스턴 영어학원 강사)

    [결혼이야기]이승휘(37·하이리빙 홍보팀장)·모정윤(31·이스턴 영어학원 강사)

    한 남자와 한 여자는 결혼이라는 건 결코 “불행 끝, 행복 시작”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사랑만으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사랑 없이는 더구나 힘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남자는 결혼으로부터 도망 다녔고 37살이 넘어버렸다. 시간처럼 빠른 것은 없었고 이른바 연애적령기에 세상은 너무 사납게 변했다. 회사를 몇번 옮겼고 “어∼ 어∼”하고 몇 차례 외치는 사이에 ‘경륜있는’ 노총각으로 내닫고 말았다. 홍보 광고 일을 10년이나 했다. 그야말로 말로 먹고 사는 존재지만, 연애 불감증 환자였다. 초조해지기 시작한 즈음 그녀가 다가왔다.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남자는 결혼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아. 그래 사람들이 그렇게 쉽게 결혼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감정이 빨리 다가왔기 때문이구나.” 그녀는 키가 훌쩍 크고, 잘 웃고, 사려 깊으면서 순수한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나와 결혼을 결심하다니, 그 자체가 감동이다. 자다가도 깨어나 엉엉 울 정도의 고마운 감동이다. 여자도 연애에는 ‘젬병’이었다. 스튜어디스, 유치원 원장, 미국생활, 그리고 영어학원 선생님 등 그녀는 열심히 일했다. 동생을 4명이나 둔 장녀로서 서른살을 넘게 살고 이제 결혼을 생각한다. 물론 그녀도 결혼을 두려워한 것은 아니다. 어느 날, 그는 뚱뚱하고 수다스러운 남자를 만났다. A형 특유의 섬세함과 쫀쫀함으로 뭉친 사람, 매일 피곤해 보이지만 좀처럼 화내지 않는 남자에게서 책임을 공유할 부분을 찾았다. 친구처럼 연인처럼 그렇게 살 것을 생각하면 기쁘고, 때로는 두렵다. 그녀는 남자가 아직까지 프러포즈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설픈 말 몇 마디는 오갔지만 요즘 세상에 그런 것이 통하나? 결혼 정보 서비스에서 만났다는 인연을 핑계로 그 남자는 여전히 차일피일이다. 괘씸하지만, 기다리고 있다. 그 남자와 그 여자는 그렇게 결혼한다. 지금까지 기다려 주신 고마운 부모님과 서로를 알고 지내는 많은 지인들에게 감사하면서 누구보다 더 축복 받아 마땅한 뒤늦은 출발을 한다. 서툴고 낯설지만, 이제 그들은 행복이 시작된다는 환상 속에서 사랑을 시작한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와 결혼해주시겠습니까? 내가 가진 장점과 당신이 가진 장점을 결합시키고 그 모든 것을 뻥튀기한다면 이 힘든 세상을 견뎌나갈 지혜가 생기지 않겠나요?” 남자는 이제서야 지면으로 프러포즈를 한다. 서투른 증거보존이다. 그녀는 여전히 프러포즈를 못 받았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남자의 진심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함께 손잡고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종착점까지 갈 것이다.
  • 65세 열혈남아 ‘헌혈 정년식’

    “마음 같아선 아직도 헌혈을 더 해도 될 것 같은데….” 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산지하철 2호선 서면역 문화광장에서는 이색적인 헌혈 정년식이 열렸다. 주인공은 부산적십자 혈액원 다회헌혈 봉사회 회원 이영건(65)씨. 이씨는 만 65세 이상은 헌혈을 할 수 없다는 혈액관리법에 따라 이날 생애 마지막 헌혈을 하고 동료와 시민들의 축복속에 조촐한 정년식을 가졌다. 이씨는 지난 62년 3월 첫 헌혈을 시작으로 이날 마지막 헌혈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143회의 헌혈을 했다. 기록으로 남지 않은 비공식 횟수까지 합치면 이씨의 헌혈은 178회에 이른다.143회는 60대 연령에서는 전국 최다 헌혈이고, 정년식을 치른 것도 전국 처음이다. 이씨는 “병원에서 수술을 제때 하지 못할 정도로 피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각박한 세태를 실감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특히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남의 아픔을 제 아픔으로 여기고 봉사하는 베풂의 마음씨를 가꿔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겨울철마다 혈액부족으로 고심해 온 부산지역은 올해도 헌혈자가 크게 줄어들어 혈액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혈액원 관계자는 “부산지역에는 군부대가 없어 혈액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혈에 의존해야 하지만 헌혈자가 적어 번번이 인근의 다른 지역에서 혈액을 빌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상처한 형부와 결혼하고 싶은데…

    이혼한 41세 여성입니다.2년 전 언니가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남겨놓고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엄마를 잃은 어린 조카들이 불쌍한데다 내과의사인 형부가 너무나 슬퍼해 자주 집에 들러 위로를 했습니다. 언니 대신 집안일을 보살펴주다 형부와 해서는 안될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형부와 저는 서로 사랑하게 됐는데 언니에게 죄를 짓는 것 같고, 부모님도 펄쩍 뛸텐데….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한지도 모르겠어요. 어쩌면 좋을까요? -최민숙- 당신이 올려준 상담 글을 읽으며 처제와 형부 사이에 불륜을 저지르는 일이 적지 않다는 소리를 심심찮게 들었던 사실이 떠오릅니다만, 당신 경우는 다르다고 봅니다. 남녀의 사랑은 마치 교통사고와 같아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고(?)가 생길지 모르는 일입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축복을 받는 건강한 사랑이 있는가 하면 세상 사람들로부터 비난과 질타를 면치 못하는 사랑도 있습니다. 사랑에는 눈이 없는지 나이, 신분, 인간관계를 상관치 않고 찾아와 금기시된 사랑을 하고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루 아침에 엄마를 잃은 어린 조카들을 가엾이 여겨 친엄마처럼 돌봐주고 아내를 잃고 방황하는 형부를 곁에서 위로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는데 혈육 같은 그들의 불행을 외면할 수 없는 심정 때문이었겠지요. 남자만 셋인 가정이 엉망이었을 테니까요. 당신 역시도 4년 전 이혼했던 아픈 과거가 있기에 형부의 외로움이 더욱 마음으로 다가왔을 테지요. 어린 조카들과 형부에게는 당신의 손길이 절실하게 필요했을 겁니다. 하지만 남녀가 가까이 지내다 보면 정이 들기 마련이어서 자신도 모르게 형부를 사랑하게 되었고 형부도 당신에게서 사랑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형부와 처제 사이다 보니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터이고 부모님께서도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어서 두 사람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심정 이해가 갑니다. 민숙씨, 많은 사람들은 항상 사랑에 목말라 합니다. 가득 채워져 있는데도 부족한 것 같아 마음이 허전하고…. 아무리 쏟아부어도 만족할 수 없고, 오르고 올라도 정복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어렵고 힘든 사랑을 붙잡고 놓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며 사랑에 매달려 웃고, 울며 때론 지쳐 합니다. 당신의 경우 출발부터 가슴앓이를 할 수밖에 없는 애달픈 사랑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모성애적인 마음에서 출발한 사랑이었기에 도덕적 잣대를 가지고 당신을 비난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낯선 새엄마를 만나 마음고생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애들을 따뜻한 혈육의 정으로 돌봐주고 있지만 막상 이모를 새엄마로 받아들여야 할 상황이 되면 애들은 충격으로 마음에 심한 갈등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민법 809조 2항에 의하면 사촌 이내의 인척은 ‘친족’의 범위에 들어 결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형부와 처제는 2촌이라 친족의 범위에 해당되므로 혼인신고를 할 수 없습니다. 설령 혼인신고를 하더라도 ‘무효’가 됩니다.1991년 이전에는 혼인신고가 가능했습니다만 1991년 1월1일 민법이 개정된 후부터 언니와 동생 사이가 2촌이듯 배우자도 동일하다는 규정이 생겨 형부와 처제를 친족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형부와 처제의 결혼은 불가능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합해서 같이 살고 싶은 게 당연한 마음이겠는데 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법적인 결혼을 할 수 없습니다. 사랑만 믿고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며 또한 가야 할 길이 너무도 험난할 것입니다. 지금 두 사람은 당장 어떠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생각할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랑만 있으면 어떠한 고난도 극복해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만약에 그 사랑이 결실은 맺지 못하고 고통만을 안겨주며 점점 퇴색해져 간다면 자신에게 남는 것이 무엇일까를 심사숙고해 봐야 할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씨줄날줄] 마더 (Mother)/김경홍 논설위원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 배우는 말이 ‘엄마’다. 어린아이들은 놀라거나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엄마’를 부르면서 울음를 떠뜨린다.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도 대부분 ‘어머니’였다고 한다. 단지 제일 먼저 배운 말이 엄마라서가 아니라 가장 사무치는 존재가 어머니라는 뜻일 게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식들의 마음 속에는 어머니가 있다.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위대한 인물을 키워낸 어머니의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다. 조선시대 율곡선생의 어머니인 신사임당, 한석봉의 어머니 등 위대한 인물의 뒤에는 항상 어머니가 있다. 자식을 강하게 키운 칭기즈칸의 어머니,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을 길러낸 어머니의 얘기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비단 위대한 인물을 길러낸 어머니만 위대한 것은 아니다. 보통사람들에게도 어머니는 누구보다 위대하다. 단지 어머니가 계실 때는 그것을 모를 뿐이다. 한 인터넷 카페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을 꼽으라는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숱한 유명인사를 제치고 자신의 어머니를 꼽았다. 얼마전 영국문화원이 비영어권 102개국 4만여명을 대상으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가 무엇이냐고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단연 ‘마더’(mother)가 1위로 선정됐다. 파더(father)는 7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들이야 섭섭할지 모르겠지만 어머니가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 선정된 것은 당연하고 축복받을 일이다. 우리의 시인 박목월은 자식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이렇게 묘사했다. 잠시 길을 멈추고 가만히 ‘어머니’라고 한번 불러보라. 어머니는 항상 어딘가에 서 계신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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