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축복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절도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태백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오찬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 물가
    2026-03-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710
  • [씨줄날줄] 돈/주병철 논설위원

    마크 트웨인이 실업가 앤드루 카네기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말이 있었다. “귀하께서는 매우 돈이 많을뿐더러 신앙이 두터우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찬송가 책 한 권을 갖고 싶은데 저에게는 분에 넘치는 1달러 50센트나 됩니다. 저에게 찬송가 책 한 권만 보내 주세요… 귀하를 존경하는 마크 트웨인. 추신:찬송가 한 권을 보내 주실 바에는 차라리 현금 1달러를 보내 주십시오.” 아인슈타인은 돈에 무관심했다고 한다. 미국의 석유 왕 록펠러 재단에서 1500달러짜리 수표를 받았는데, 이것을 현금으로 바꾸지도 않고 책상 위에 그대로 놓아두었다. 책을 보다 수표를 책갈피로 사용했다. 얼마 후 수표가 없어졌는데 책도 누가 집어가 버렸다. 아인슈타인은 “돈이 좋긴 좋은 모양이지. 책까지 돈을 보고 따라갔으니….”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돌고 돈다.’는 말에서 유래됐다는 돈은 정말 천(千)의 얼굴을 하고 있다. 누가 어떻게 벌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돈은 축복이자 행운으로 미화된다. 반대로 요물덩어리나 저주스러운 악마로 둔갑하기도 한다. 화폐경제 측면에서만 보면 돈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형성돼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이뤄지고, 무겁고 부피가 큰 물건을 돈으로 바꾸어 운반할 수 있으니 일상생활에서 돈처럼 편리한 게 없다. 오스트리아 유대계 작가인 슈테판 츠바이크는 ‘마음의 파멸’에서 돈에 대해 이렇게 썼다. “돈, 그 망할 놈의 돈이 그들을 다 버려 놓은 거야. 어리석은 나는 그것을 모으느라고 고생을 한 끝에 나 스스로를 도난당하고 나 스스로를 빈곤하게 하고, 그들까지도 나쁘게 만들어 놓았어….” “요 닷돈을 누를 줄꼬? 요 마음/ 닷돈 가지고 갑사댕기 못 끊갔네/은가락지는 못 사겠네 아하!/마코를 열 개 사다가 불을 옇자 요 마음”(김소월의 돈타령) 통계청이 지난해 사회조사에서 15세 이상 인구 중 직업 선택의 이유를 물었더니 ‘수입’(돈)을 꼽은 비율이 38.3%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때보다 2배나 높았다. 그만큼 팍팍해진 삶에 대한 욕구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직장인들에게 요한 웨슬러 신부의 ‘돈에 관한 세 가지 규칙’은 나름대로 참고가 될 만하다. 첫째, 벌 수 있는 대로 벌어라. 둘째, 모을 수 있는 대로 모아라. 셋째, 줄 수 있는 대로 주어라. “돈은 더럽게 벌어도 깨끗이 쓰라.”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우리 속담과 일맥상통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돈 철학’은 비슷한 것 같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서울광장] 실패 백서가 더 값지다/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실패 백서가 더 값지다/임태순 논설위원

    경남 김해시가 최근 ‘부산·김해 경전철 20년사’ 백서를 발간했다. 부산 사상역과 김해 가야역을 오가는 이 경전철은 1992년 정부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20년 만인 지난해 9월 개통됐다. 그러나 경전철은 ‘돈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 두 지자체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됐다. 수요 예측을 부풀리는 바람에 향후 20년간 김해시 1조 5000억원, 부산시 1조원 등 모두 2조 5000억원의 운영손실분을 사업자에게 메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1조원의 연간예산 가운데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빼면 사업 가용예산이 300억원에 불과한 김해시로선 돈 갚을 일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 백서는 주요 정책이나 대형 국책사업을 마쳤을 때 발간하는 정부 보고서로, 업적·치적 과시용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백서는 실패정책에 대한 보고서요 반성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자화자찬하고 잘못된 것을 숨기기 일쑤인 우리 행정 풍토에선 이례적이다. 1992년 국무회의 의결로 시범사업이 된 부산·김해 경전철 사업은 1995년 민자 유치 사업으로 지정되고 2002년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건설에 들어간다. 정부는 민자사업에 기업의 참여가 저조하자 1998년 민자사업법을 개정, 수요 예측에 미달하면 보전해 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규정을 만든다. MRG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그 뒤 폐지됐지만 김해시의 발목을 잡는다. 하루 이용객을 17만 6000명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론 3만명에도 못 미쳐 차액을 2014년부터 보전해 줘야 할 지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20년간 대통령선거 4차례, 국회의원선거 5차례, 지방선거 4차례가 치러졌으니 경전철 사업은 정치와 선거바람을 타고 왜곡되고 굴절될 수밖에 없었다. 부산~김해 교통난 해소, 대도시 연계 위성도시 개발, 경전철 인근 택지 개발, 대학 유치 등의 장밋빛 공약이 쏟아져 나와 주민들의 눈과 귀를 멀게 했다. 여기에 국책연구원, 민자사업 참여업자도 수요 예측을 뻥튀기해 기대심리를 부추겼다. 초기인 1993년 교통개발연구원은 이용객을 11만 7800여명으로 전망했으나 금호컨소시엄이 사업신청서를 냈던 2000년에는 33만 6000여명으로 부풀려지는 등 수요 예측은 이리저리 춤을 춘다. 김해시의 백서발간은 다목적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심각한 재정부담이 된 민자사업의 실패를 철저히 반성하자는 것이 가장 크다. 공무원 교체로 행정의 연속성이 단절되고, 장기간 사업이 진행돼 주민들이 사업의 전말을 잘 모르는 점도 고려됐다. 이와 함께 사업을 중앙정부 권유로 시작한 만큼 책임도 나눠 져야 한다는 현실적인 의도도 숨어 있다. 김해 경전철 사업은 재정여건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추진되는 다른 민선단체장의 성과 쌓기식 사업과는 다르다며 선을 그은 것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의도가 있다고 해도 백서의 의미가 평가절하되는 것은 아니다. 백서는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으로 사업시행자와 협상은 물론 업무추진 시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한다. 또 지자체의 정치적 필요에 휘말리는 바람에 사업의 적정성과 비용편익 분석을 냉정하게 하지 못했다고 반성을 한다. 아마 이러한 실패 백서가 좀 더 일찍 나왔으면 단체장의 업적과시용 마구잡이 사업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용인, 인천, 태백시 등의 유사 사례 재발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는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운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불행히도 실패를 덮고 가리는 문화에 젖어 경험에서도 배우지 못하고 있다. 우루과이 라운드로 183조원을 농촌에 쏟아붓고도 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모르는 게 우리들이다. 미리 앞날을 내다보는 ‘선견지명’(先見之明)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일을 그르친 뒤 살펴보는 ‘사후’(事後) 또는 ‘후견’(後見)지명이라도 있어야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게 아닌가. stslim@seoul.co.kr
  • 해발 4100m 금광에서 결혼한 광산 커플

    광산에서 만나 사랑을 키운 커플이 아득히 높은 광산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식에는 직계가족과 광부, 친구 등 하객 3000여 명이 참석해 두 사람을 축복했다. 화제의 결혼식은 칠레와 아르헨티나 국경 사이에 있는 금광 파스쿠아-라마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렸다. 금광은 해발 4100m에 위치해 있다. 현지 언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치러진 결혼식일 수도 있다.”며 이색적인 결혼식을 소개했다. 숨을 쉬기도 힘든(?) 고지대에서 잊지 못할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는 광산 커플로 불리는 신랑 루시아노 베디아와 신부 사브리나 오리베다. 두 사람은 금광개발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알게 됐다. 첫 눈에 일생의 동반자를 알아본 두 사람은 열애 끝에 결혼을 약속했다. 휴가를 내고 잠시 평지(?)로 내려가 결혼식을 치를 수도 있었지만 ‘광산의 추억’을 남기기로 하고 해발 4000m가 넘는 고지에 있는 광산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회사는 흔쾌히 결혼식을 치르라며 금광캠프의 살롱을 내줬다. 회사는 화이트 의자와 테이블을 준비해 ‘특별한’ 결혼식을 축하했다. 두 사람은 초청된 가정법원 판사 앞에서 혼인서약을 하고 법정결혼을 마치고 부부가 됐다. 결혼식에는 신랑신부의 가족 중 직계만 참석했다. 친척들은 평지에서 비디오컨퍼런스 형식으로 생중계된 결혼식을 지켜봤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길섶에서] 즐거운 배움/구본영 논설위원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오는 2040년이면 90세에 육박할 것이라는 한 연구보고서를 읽었다. 운 나쁘게 큰 사고를 당하거나 불치의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했을 때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고단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무작정 오래 사는 게 축복일 수만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노후 준비가 제대로 안 된 장수는 재앙일 수도 있다는 말까지 있지 않은가. 그러나 엊그제 조간 신문에서 올해 방송통신대 영문과 신입생이 된 아흔살 할아버지의 사연을 읽고 무릎을 쳤다.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출신의 정한택 옹이 그 주인공이다. 배움을 고통으로 여기지 않고 즐기는 그분의 자세에 맘 속으로 “참 대단하다.”고 경탄했다. 그렇다. 법구경에도 “배우는 일에 게으른 사람은 들에서 쟁기를 끄는 늙은 소처럼 지혜가 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유능한 사람은 언제나 배우려는 사람이다.”는 문호 괴테의 말이 새삼스럽게 떠올라 자꾸 안일해지려는 스스로를 되돌아 보았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태국 불교사원 하늘에서 ‘천사의 빛’ 포착

    태국 상공에서 구름과 빛의 오묘한 조화로 천사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장관이 연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작가인 이스레스 폽하카(51)는 최근 태국 방콕의 한 불교사원을 방문했다가, 이 사원 위에서 구름을 뚫고 지상을 비추는 특이한 형태의 빛줄기를 발견했다. 당시 하늘은 금방 비가 쏟아질 듯 검은 구름으로 가득 차 어두운 상태였는데, 짙은 구름 사이로 뚫린 커다란 구멍을 통해 밝은 빛이 쏟아져 내렸다. 검은 구름 사이의 이 구멍은 마치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형태였고, 사진작가는 이를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했다. 그는 “‘하늘의 천사’ 빛은 두터운 구름과 바람 때문에 약 10초 뒤 사라지고 말았지만, 그 아름다운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면서 “마치 진짜 천사의 축복을 받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천사의 빛이 너무 빨리 사라졌기 때문에 그곳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보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사진작가로서도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었으며, 여러 사람이 이 사진을 보고 감동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3,800억 복권 주인공 나타나…실수령액 얼마?

    3,800억 복권 주인공 나타나…실수령액 얼마?

    지난달 중순 미국에서 우리 돈으로 약 3,800억원에 달하는 로또 복권 1등에 당첨된 주인공이 약 한 달 만에 나타나 화제가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ABC 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로드아일랜드주 뉴포트에서 팔린 이 파워볼 복권 1등 당첨자는 이 지역에 사는 81세 여성으로 나타났다. 루이스 화이트란 이름의 이 여성은 이날 자신의 변호인단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와 “매우 행복하고 (가족에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돈은 내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며, 우리는 진정으로 축복받았다”고 덧붙였다. 루이스가 한 달만에 나타난 이유는 당첨 사실을 몰랐기 때문. 그는 지난달 편의점에서 구매한 복권을 성경책 사이에 끼워놓고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당첨 번호 발표 방송을 볼 때도 무심코 당첨 번호만을 적어둔채 자신이 구매한 복권 번호와 일치하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루이스가 당첨된 상금은 정확히 3억3,640만달러(약 3,800억원)이다. 이는 파워볼 복권 사상 6번째로 많은 당첨금으로, 지난 1월 티켓 가격이 1달러에서 2달러로 상승한 요인도 포함된다고 한다. 하지만 루이스가 이 모든 돈을 수령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번 수령금을 일시 지급으로 선택, 총 2억1,000만달러(약 2,365억원)를 받게 됐다. 이는 세금을 뺀 실수령액으로, 이중 국가에 1,470만달러(약 165억원), 연방정부에 5,250만달러(약 591억원)의 세금을 지불하게 된다. 현재 루이스는 아들 리로이의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리로이는 현지 뮤지션으로 로드아일랜드 주의회의 예술 회원이며 그의 아내 데보라는 뉴포트병원 수술실 간호사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에서 사상 최고 당첨금은 지난 2007년 3월 판매된 ‘메가밀리언’ 복권의 3억9,000달러(약 4,391억원)로 알려졌다. 사진=ABC 뉴스 캡처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길섶에서] 말 향기/최용규 논설위원

    흔히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한다. 충고가 재앙이 된 경우가 흔치 않은데 범인(凡人) 입장에서야 양약고구(良藥苦口)를 갈파한 공자의 경지를 어찌 가늠하겠는가. 오히려 “좋은 말도 가려서 하고 충고도 살펴서 하라.”는 다산 정약용의 실존적 훈수가 마음에 더 와 닿을지 모른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 바싹 마른 충고는 상대에게 비수가 되어 박힐 수 있다. 화자인들 마음이 편할 리 있겠는가. 가슴은 체한 듯 답답하고 머리는 온종일 지끈지끈할 것이다. 그래서 뒷구멍 험담과 막말만 난무할 뿐 충고가 사라지나 보다. 이해인 수녀는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라는 산문집에서 좋은 말, 긍정적인 말, 밝은 말을 더 많이 하고 사는 새해 새봄이 되길 기도한다고 했다. 그 수도자는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나 격려하고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축복의 말을 해 주어야지라고 다짐한다. 겨울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고 있다. 달력에 표시된 절기에선 봄 내음이 피어오른다. 말에 봄향기를 입혀야지. 단지 설화(舌禍)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최용규 논설위원 ykchoi@seoul.co.kr
  • [5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전기는 인류의 매우 빛나는 과학적 성취 중 하나다. 전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현대의 인류를 일컫는 ‘호모 일렉트로닉쿠스’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다. 하지만 전기를 사용하다 보면 ‘전자파’라는 반갑지 않는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전자파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국제 전자파 가이드라인에 대해 알아본다. ●삼국지(KBS2 밤 12시 35분) 조조는 자신의 실수로 무고한 백성들을 살해한 후 후환을 없애기 위해 백부인 여백사마저 죽인다. 이런 조조의 잔인한 모습에 염증을 느낀 진궁은 조조 곁을 떠나버린다. 한편 대업을 위해 거병을 결심한 조조는 아버지 조숭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조조의 거병 소식에 각지에 흩어져 있던 의병들이 속속 합류한다. ●메디컬 스토리 닥터스(MBC 오후 6시 50분) 생리는 여성이 임신 가능한 몸이 됐다는 축복의 상징이다. 그러나 정주영씨는 생리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3주나 되는 긴 생리 기간과 심한 생리통 때문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면 좋다고 해서 찜질을 해봐도 효과는 그때뿐, 참다 못해 찾게 되는 것은 결국 진통제뿐이라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6시 30분) 문맹률 90%, 마을 인구의 60%가 월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땅, 아프리카 차드. 이곳은 혹독한 굶주림으로 8초에 한 명의 아이가 죽어간다. 게다가 세계 최빈국으로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해 빈곤과 무지가 대물림되고 있다. 꿈을 키워 나갈 나이에 늘 일을 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하나뿐인 지구(EBS 밤 11시 10분) 길에서 나고 자라며 결국 그 길 위에서 생을 마감하는 생명이 있다. 바로 주택가에서 밤낮으로 울어대는 통에 미운털이 박힌 길고양이이다. ‘하나뿐인 지구’에서는 길고양이를 따라 다양한 사람을 만나본다. 그리고 길고양이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인간과의 행복한 공존을 모색해 본다. ●차인태의 명불허전(OBS 밤 10시) 대중가요 약 3000곡, 영화음악 300여 편과 뮤지컬 세 작품의 음악을 작곡한 김희갑. 그의 수많은 곡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주옥같은 명곡들을 직접 들어보고, 곡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공개한다. 또한 좀처럼 볼 수 없는 그의 기타 연주와 특별한 손님이 함께한 미니 공연으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 전지현 6월 웨딩마치

    전지현 6월 웨딩마치

    배우 전지현(31)이 오는 6월 2일 디자이너 이영희씨의 외손자인 최준혁씨와 부부가 된다. 소속사 제이앤코엔터테인먼트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지현이 6월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최준혁씨와 결혼식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행복한 신부로, 한 남편의 아내로, 새로운 인생을 걸어가기로 결정한 전지현에게 많은 축하를 부탁드리며 예쁜 시선으로 두 사람의 앞길을 축복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지현은 보도자료를 통해 “책임감을 잃지 않고 작품활동에도 더 성실히 임하며 노력하는 배우, 좋은 배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결혼 후에도 연예계 활동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예비신랑 최씨는 전지현과 같은 1981년생으로 디자이너 이씨의 외손자이자 이정우 디자이너의 둘째 아들이다. 전지현과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다 성인이 된 후 교제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전형적인 미남형으로 현재 미국계 은행에 근무 중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씨줄날줄] 구두쇠 남편/주병철 논설위원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단편집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구두쇠인 스크루지가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에 무서운 꿈을 꾸고 난 다음 날 착하고 관대한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크리스마스의 축복과 사랑, 올바른 삶을 잔잔히 일깨워 주고 있다. 요즘말로 요약하면 가진 것을 함께 나누고 베풀어야 복을 받고 행복해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다. 고사 한 토막. 돈을 모으는 데만 마음을 쏟는 구두쇠가 있었다. 돈을 벌면 한 푼도 쓰지 않고 궤 속에다 넣었으므로 돈이 궤 속에 가득 찼다. 그래서 그 돈을 모조리 금덩어리로 바꾸었다. 큼직한 금덩어리를 만지며 좋아했지만 도둑을 맞을까봐 또 걱정이 됐다. 담벼락에 구멍을 파고 숨겼는데 그래도 불안해 매일 확인했다. 그러다 어느 날 도둑이 금덩어리를 훔쳐 갔다. 구두쇠가 땅을 치며 울자 동네 사람들이 위로했다.“여보게, 그렇게 슬퍼한다고 없어진 금덩어리가 나오겠나. 진정하게. 그리고 금덩어리 대신 돌멩이라도 넣어 놓고 금덩어리라 생각하게. 금이건 돌이건 쓰지 않는데 다를 게 있는가.” 구두쇠의 미련함을 우회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왕융은 죽림칠현 중 한 사람이었고, 수전로로도 유명했다. 어느 날 시집간 딸이 찾아왔지만 아버지 왕융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 섭섭한 딸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기 남편이 장인에게서 빌린 돈에 생각이 미쳤다. 그 자리에서 돈을 내놓았더니 왕융의 얼굴은 금방 싱글벙글하였다고 한다. 구두쇠에겐 부모나 형제도 없다는 말을 역설적으로 말해 준다. 옛날 같은 구두쇠가 요즘에도 있긴 있는 모양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등장하는 짠돌이 클럽이 그런 것이다. 이 클럽은 큰 돈을 아끼기보다는 언제 나갔는지 모르게 새어 나가는 푼돈을 챙기는 노하우를 알려 준다.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것은 아껴야 한다는 게 이 클럽의 모토라고 한다. 서울 도심 무료 이용하기, 문자 서비스 무조건 공짜 사용 등이다. ‘생계형 구두쇠’쯤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얼마 전 10억대 자산을 가진 80대 노인이 수술 후 요양 중인 부인에게 ‘가스레인지 30분 이상 켜지 마라.’고 윽박지르는가 하면 전기포트로 물을 데워 족욕하는 딸에게 ‘추우면 나가서 뛰어라.’라고 혼냈다고 한다. 법원은 남편에게 결혼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남편이 부인에게 잔소리를 너무 한다고 이혼 사유가 됐었는데 이번에는 자린고비 행동으로 이혼 판결을 받았다고 하니 격세지감이 따로 없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1932년 2월 29일생’이 20번째 생일을 맞는 이유

    미국 스프링필드에 사는 1924년 2월 29일생인 베티 플레밍 할머니는 이제 겨우 22번째 생일잔치를 벌였다. 또 1932년 2월 29일생인 메리 앤 브라운 할머니는 막 20번째 생일을 맞았다. 이들이 실제 나이보다 생일 횟수가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4년마다 한번씩 오는 윤년 2월 29일에 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이 다음 생일을 맞기 위해서는 1년이 아닌 4년을 기다려야 한다. ’세계 윤년 페스티벌’의 창립자이기도 한 브라운 할머니는 “이번에 20번째 생일을 맞았지만 벌써 내 나이 80세” 라며 “나이를 덜 먹는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세계 윤년 페스티벌’에 따르면 윤년 2월 29일에 태어난 사람은 전세계 약 5백만 명이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4년마다 한번 오는 이날에 태어난 것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2월 29일을 인식하지 못하는 컴퓨터나 소프트웨어가 많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잦기 때문. 브라운 할머니는 “2월 29일에 태어난 것은 신의 축복이지만 컴퓨터에 개인 정보 입력시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이를 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3선에 도전하는 푸틴… 키워드로 풀어본 그의 공약

    3선에 도전하는 푸틴… 키워드로 풀어본 그의 공약

    ‘포퓰리즘과 반미’. 대통령 3선에 도전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공약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반감을 품은 국민에게 정치 개혁을 약속해 숨통을 틔워주는 동시에 공무원 및 중산층의 임금을 인상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경제적 당근’을 내놓았다. 반미 노선을 분명히 하고 국방력 증진을 예고해 냉전시대 미국과 맞섰던 ‘슈퍼파워’ 옛소련에 대한 향수도 자극한다. “유권자의 심리를 잘 읽은 공약”이라는 평가와 함께 “재정 여력은 감안하지 않고 장밋빛 약속만 남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푸틴은 대선 유세 기간 동안 7차례의 언론 기고문 등을 통해 향후 국정 철학과 구체적 공약을 제시했다.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민생분야다. 의사와 교사·교수의 임금을 2018년까지 지역 평균임금의 200%로 올리겠다고 공약했고, 모스크바 지역 경찰의 봉급도 대폭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국민적 반감을 사는 올리가르히(신흥재벌)를 압박하는 발언도 잊지 않았다. 푸틴은 옛소련 붕괴 뒤 국유재산의 사유화 과정에서 막대한 이득을 챙긴 재벌을 향해 지난 9일 “(사유화 합법성 논란을 끝내기 위해) 일회성 기부금을 내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가 주택과 대형 자동차 등 사치재에 세금을 물리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자원 의존형 경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푸틴은 석유·천연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은 분명 ‘경제적 부흥을 도운 축복’이지만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1가량이 석유·금속·목재 등 천연자원을 팔아 얻은 것”이라며, 자원 중독은 종종 저주처럼 보인다고 표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다각화를 통해 좀 더 안정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미 발언과 군사대국화 약속도 대선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푸틴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미국이 러시아 약화를 목표로 공작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 국영TV들도 마이클 맥폴 신임 미국대사에 대해 “혁명을 조직하기 위해 러시아에 온 인물”로 묘사하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방 현대화 작업에 앞으로 10년간 23조 루블(약 892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방력 증강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야당 인사를 향후 푸틴 내각에 기용할 수 있다는 소문을 흘리며 정치 개혁 가능성도 열어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돈풀기 공약’이 러시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러시아의 국가부채비율은 2011년 현재 GDP의 8.7%로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푸틴이 내건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이 드는 선심성 공약은 결국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모스크바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길섶에서] 긍정 마인드/구본영 논설위원

    역사에 족적을 남기는 사람들에게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결과보다는 목표에 다가서는 과정을 즐기면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미국 백악관 차관보를 지내고 며칠 전 타계한 강영우 박사가 그런 분인 것 같다. 소년 시절 부모를 차례로 잃은 데다 시각 장애라는 핸디캡을 안고 각고의 노력으로 한인 이민 100년사를 통틀어 미 행정부 최고위직에 오른 그가 아닌가. 더욱이 그는 작년 10월 말기암이 발견된 뒤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긍정적 마인드를 잃지 않았다고 한다. “축복받은 삶을 살아온 제가 주변을 정리할 시간을 허락받아 감사하다.”며 지인들에게 감사의 작별 편지까지 보냈다니 말이다. 그의 긍정적 사고를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이런저런 장애물 때문에 도전 정신을 잃고 안주하는 생활에 젖어든 게 아닌가 하는 자성론이다. 그렇다. 토머스 칼라일도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걸림돌이라고 하지만, 긍정적인 이는 디딤돌이라고 말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존박 “인기·명예보다는 음악 좇아야 행복”

    존박 “인기·명예보다는 음악 좇아야 행복”

    “빅뱅 선배님과의 경합요? 제겐 영광이죠.” 존 박(24·본명 박성규)의 큰 눈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이내 여유를 되찾았다. ‘슈퍼스타 K2’의 준우승자가 아닌 신인 가수로 1년 3개월 만에 만난 존 박은 상당히 성숙해졌다. 그동안 그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 자신의 첫 번째 앨범인 ‘노크’가 발매된 22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소속사 뮤직팜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미국 명문대(노스웨스턴대) 출신에 훤칠한 외모, 감미로운 목소리로 데뷔 전부터 화제의 중심에 섰던 존 박. 하지만 그는 “똑똑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친구”라는 김동률의 평가처럼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으며 자신을 겸손하게 다졌다. 신인 가수로 첫 걸음을 내디딘 그의 무대를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오늘 드디어 정식 가수로 데뷔하는 날이다. 소감은. -앨범이 나오고 활동을 시작하니까 마음이 오히려 편하다. 한동안 잠도 잘 못 자고 생각이 많았다. 그런데 어제 자정에 음원이 처음으로 공개되고 나서 8시간이나 잠을 푹 잤다. 오디션을 통해 방송 활동을 시작해서 그런지 데뷔 무대인데 컴백 같다. 첫 앨범 ‘노크’… 오디션 출신이라 그런지 데뷔 무대가 컴백 같았다 →앨범 타이틀곡인 ‘폴링’이 같은 날 공개된 빅뱅의 ‘블루’와 음원 순위에서 1위 경쟁을 벌이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나는 절대 경쟁이라고 생각 안 한다. 신인 가수인 내가 어떻게 빅뱅 선배님들의 인지도를 따라가겠나. 아마 그분들도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원래 가장 좋아하는 가수가 빅뱅과 투애니원이다. 빅뱅 선배님과 1, 2위를 두고 경합한다면 영광이다. →‘슈퍼스타K 2’ 직후 만났을 때 상당히 당황하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갑자기 세간의 이목이 쏠렸기 때문이었나. -주변의 모든 환경이 바뀌니 무척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꿈꾸던 가수가 현실이 되니까 오히려 무서웠다. 물론 내가 오디션에 열심히 도전한 결과 사랑하는 음악을 하게 된 건 너무나 감사한 일이고 축복이지만 갑자기 스타가 되고 너무 빨리 기회가 오니까 내가 노래 부를 자격이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슈퍼스타K 2’에서 스타성을 인정받은 만큼 많은 연예기획사의 영입 제의가 있었는데, 소속사 결정에 5개월이나 걸린 이유는. -물론 주변에서 좋은 제의를 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나 자신은 고민이 많았다. 무엇이 성공인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내 정체성과 진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다. 그 결과 내가 돈이나 명예, 인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음악을 해야 행복할 것 같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래서 결국 내 마음이 편한 길을 선택했다. 김동률 소속사 선택한 게 가장 잘한 일… 순간의 욕심 부렸다면 위험 →고민 끝에 김동률, 이적 등 싱어송라이터가 소속된 회사에 둥지를 틀었는데. -내가 제일 잘한 일이 바로 그것인 것 같다. 사실 오디션 참가보다 회사를 결정하는 일이 내 인생에서 결정적인 순간이었던 것 같다. 만일 원래 꿈꾸던 일을 하지 않고 주변의 시선이나 순간적인 욕심 때문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나 자신이 위험했을 것 같다. →무엇이 위험했다는 건가.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착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방송 이미지로 많은 분이 스타로 띄워 줘 자신감도 얻었지만 나는 연예인으로서 끼가 많은 편은 아니다. 연기나 다른 제안을 하시는 분도 많았지만 그쪽으로 간다고 해도 그만큼 어려웠을 것이다. 내가 잘하는 일도 아니니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할 테고, 만일 뛰어나게 하지 못한다면 오래갈 수 있을까. →첫 앨범 ‘노크’에서 어떤 면을 보여주고자 했나. -목소리는 대중에게 알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듣고 자란 솔풍의 음악을 첫 앨범에 고집하지는 않았다. 이번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김동률 선배의 곡을 통해 한국말로 노래해도 어색하지 않고 잘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일이다. 동률 선배와 작업을 하면서 표현력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 노래를 더 잘 부르기보다는 섬세하게 부르려고 노력했다. →총 5곡 가운데 김동률이 작사·작곡한 곡이 3곡을 차지해서 전반적으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각 곡의 장르와 노래 스타일이 다른 만큼 다양한 창법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브릿팝 스타일의 타이틀곡 ‘폴링’은 가성이 많이 들어갔고, ‘왜 그럴까’는 R&B 발라드, ‘이게 아닌데’는 ‘취중진담’과 비슷한 블루스 느낌의 발라드다. 김형석 작곡가가 준 ‘굿데이’는 보사노바풍의 가볍고 밝은 곡이다. 가사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노력… 한국말로 더 자연스럽게 부르겠다 →지난 연말 김동률의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 노래 실력이 상당히 많이 늘었던데, 그동안 어떻게 연습했나. -가사의 표현을 섬세하게 하도록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김동률 선배와 함께 무대에 섰을 때 하나도 떨리지 않았다. 대선배랑 함께 노래할 기회가 드물고 나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분이기 때문에 같이 노래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김동률은 존 박에게 어떤 멘토였나. -회사를 결정하기 전 사적인 자리에서 처음 동률 선배를 만났을 때 미국으로 돌아가서 원래 하던 공부를 하는 것도 선택 중 하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만큼 가요계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는 뜻이었다. 늘 하시는 말씀이 짧고 굵다. 직설적으로 칭찬하기보다는 말없이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항상 솔직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형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오디션 출신 가수에게 극복해야 할 편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오디션의 문을 두드리는 후배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그런 편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오디션 출신 대부분은 아마추어니까 가수로서 새롭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허각 형이 잘돼 나는 큰 부담감은 없었다. 선배라기보다는 선경험자로서 오디션을 보는 분들에게 최대한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상황을 즐기다 보면 진정성도 드러나는 것 같다. →신인 가수로서의 각오는. -이제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이자 한 회사의 아티스트로서 도와주시는 선배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가수로서 존 박의 이름을 알리고 싱어송라이터로서 직접 만든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 다른 활동은 그 이후에 생각해보겠다. 오디션 할 때만큼 모든 기회에 감사하고 싶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도전할 것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생명의 窓] 생명의 합창/차동엽 인천 가톨릭대 교수·신부

    [생명의 窓] 생명의 합창/차동엽 인천 가톨릭대 교수·신부

    지난 15일, 제6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에 초대받아 다녀왔다. 필자가 오스트리아 빈 대학 유학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전헌호 신부가 인문사회과학분야 본상 수상자로 선정된 까닭이다. 필자는 이 상 공모 때 전 신부를 추천하는 글을 써 드렸다. 존경하는 신부님께 작게나마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결과까지 좋으니 무척 기뻤다. 그날 행사의 주최 기관인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2008년부터 매년 12월 첫 일요일을 ‘생명수호주일’로 지정하고 교회 안팎에서 생명수호운동에 앞장서 왔다. ‘생명의 신비상’은 그 의지적 노력의 일환으로 인간생명의 존엄성 수호와 난치병 치료연구 지원을 위하여 생명과학 및 인문사회과학 학술분야, 그리고 활동분야에서 관련 공로가 큰 연구자(개인) 및 단체를 대상으로 그 공로를 치하하고 격려하고자 제정했다. 축하하러 간 자리에서 되레 보너스 한 다발을 받아왔다. 바로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이 뿜어낸 감동이었다. 그중 전 신부의 소감에 이은 명강연 요지는 이랬다. “내 몸에 어느 한 요소도 아무런 이유 없이 존재하지 않듯, 우주 안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도 존재 이유가 있다. 약 38억년 전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하고 신의 도움으로 이 생명체들은 진화과정을 통해 대를 이어 왔다. 이 생명의 끈이 오늘날 나에게까지 이어져 내가 살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엄청난 축복 아닌가. 내 안에 우주의 역사가 고스란히 집적되어 있다. 나야말로 우주의 중심이며 주인공이다. 내 생명 하나를 살리기 위하여 온 우주가 동원되어 시중들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나의 존재 이유와 가치는 충분하다. 명예, 권력, 돈, 미모, 튼튼한 근육 등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충분히 훌륭하고 경이롭다. 나는 살아 있는 이 자체만으로도 많은 것을 가진 부자이기에 이웃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많다. 따뜻한 마음과 맑고 밝은 미소, 시간을 줄 수 있고, 말을 들을 수 있고, 인정하고 위로하고 칭찬할 수 있다. 세상의 많은 고통들에도 나는 행복할 이유를 충분히 지니고 세상 한가운데서 이렇게 오늘을 살고 있다.” 강의를 듣는 동안 그의 표현 하나하나가 침묵 중에 꿈틀대고 있던 생명의 경외를 소생시켰다. 그의 유별난 생명사랑에서 필자는 카오스를 방불케 하는 오늘 우리 현실의 출구를 보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 폭력, 자살, 막말녀, 노인 및 약자 폭행 등의 뉴스가 미디어를 장식한다. 총선과 대선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그 대책들이 무차별 공약으로 남발되고 있다. 그 가운데 옥석이 가려지고 좋은 제도와 법안들이 도입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필자는 여전히 진정한 해법에 목말라 있다. 소프트웨어를 바꾸지 않고 하드웨어를 바꾸는 것으로만 문제해결을 하려 한다 해서 될까? 필자는 생명, 곧 삶에 대한 소프트웨어가 혁신적으로 바뀔 때 하드웨어의 개선이 유의미하게 된다는 생각이다. 생명 존중 및 인권을 최우선시하는 가치관이 우리의 의식 안에 뚜렷하게 형성되는 것이 제도 개선에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도덕이나 윤리 교육 대신 철학 교육의 도입을 권하고 싶다. 전자는 주어진 윤리 규범을 주입식으로 강요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잘 프로그램화된 철학 교육은 질문을 통하여 능동적으로 윤리 도덕의 가치와 필요성을 깨닫게 만들어 준다. 그동안 우리에게 가치관 교육이 없었던 게 아니다. 문제는 주입식으로 또는 객관식으로 가르치다 보니까 그것이 사유를 통해 내재화되지 못했다는 데 있다. 그래서 시험 점수는 높지만 행동거지는 엉망인 경우가 다반사였던 것이다. 이에 반해 철학은 물음의 학문이다. 물음은 사유를 요구하고, 사유는 결과적으로 깨달음을 가져다 준다. 깨달아 얻은 지식은 곧바로 행동이 된다. 봄이 성큼 다가오면서 생명의 소리가 환상적인 합창으로 들려온다. 정치인들이 저잣거리의 아우성 사이로 들려오는 저 경탄할 약동에도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 절망의 끝에서 남긴 마지막 선물조차 ‘나눔’

    절망의 끝에서 남긴 마지막 선물조차 ‘나눔’

    “실명은 나의 장애가 아니라 내가 맡은 사명을 펴기 위한 축복의 도구였다.” 시각장애인으로 2001~2007년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가 23일(현지시간) 타계했다. 68세. 지난해 12월 초 췌장암으로 “한 달밖에 못 산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지 3개월 만이다. ●중학교 3학년때 축구공에 맞아 시력 잃어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고인은 지난해 12월 16일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실명으로 인해 열심히 공부해서 세상 방방곡곡을 다니며 수많은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었다.”면서 “여러분들 덕분에 제 삶이 사랑으로 충만했고 은혜로웠다.”며 감사의 작별 인사를 건넸다. 장애라는 절망의 끝에서 희망의 씨앗을 퍼뜨린 강 박사의 생애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강 박사의 시력을 앗아간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그의 왼쪽 눈에 날아든 축구공이었다. 2년간의 치료와 두 차례의 큰 수술에도 불구하고 시력은 완전히 상실됐다. 절망한 소년은 진정제를 한 움큼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남편의 죽음에 이어 아들의 실명 진단을 받은 그날, 충격을 못 이긴 모친은 뇌일혈로 갑자기 세상을 떴다. 몇 달 뒤 동생들을 돌보려고 고교를 중퇴하고 공장에서 일하던 누나마저 과로사했다. 안마사가 되기는 죽어도 싫었던 소년은 18세이던 1962년 서울맹학교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훗날 자신의 눈과 손발이 돼 준 평생의 반려자 석은옥(70)씨를 만났다. 연세대에서 교육학을 전공, 점자와 카세트테이프로 공부하며 1972년 문과대를 차석으로 졸업한 그는 같은 해 아내가 된 석씨와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4년 뒤인 1976년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인 최초의 시각장애인 박사로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이름이 된 순간이었다. 이후 일리노이대 교수와 일리노이주 특수교육국장 등을 거쳐 200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장애인위원회 정책차관보로 발탁됐다. 한인 이민 100년 역사상 최고위 공직이었다. 그의 두 아들 역시 미국 사회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 차남 진영(35·크리스토퍼 강)씨는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법률 자문을 담당하는 백악관 선임 법률고문으로 임명됐다. 안과의사인 장남 진석(39·폴 강)씨는 지난해 10월 워싱턴포스트에서 ‘슈퍼 닥터’로 선정됐다. ●장례식은 새달 4일 美 한인교회서 추도예배로 고인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선물은 ‘나눔’이었다. 지난달 초 그는 두 아들과 함께 국제로터리재단 평화센터에 25만 달러(약 2억 9000만원)를 기부했다. 40년 전 자신에게 유학의 길을 열어 준 재단에 은혜를 되갚은 것이다. 당시 그를 도와준 이는 미 연방검사장이던 리처드 손버그 전 법무장관. 강 박사는 그가 장애인 정책 연구를 위해 설립한 ‘리처드 손버그 재단’에 1만 달러를 쾌척했다. 장례식은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한인 중앙장로교회에서 오는 3월 4일 추도예배로 진행된다. 한편 강 박사의 빈소는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도 마련된다. 강 박사의 측근인 양성전 잠실교회 목사는 “27일 오전 10시 30분 병원에서 영결식 예배를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16호실. (02)2227-750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21세기 전쟁은 자본의 탐욕이 주도”

    “21세기 전쟁은 자본의 탐욕이 주도”

    독일의 영향력 있는 정치학자 헤어프리트 뮌클러가 20세기 중·후반에 진행되는 현대전쟁을 규정한 ‘새로운 전쟁-군사적 폭력의 탈국가화’(책세상 펴냄)를 이해하려면 다음의 영화를 보면 된다. 부족 간의 인종 청소를 소재로 한 ‘호텔 르완다’(2004년)나 다이아몬드를 내전용 자금으로 쓰는 시에라리온의 군벌을 다룬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블러드 다이아몬드’(2006년) 등이다. 전쟁을 국가가 전유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주장하는 뮌클러는 2001년 9월 11일 빈라덴이 미국에 테러를 가한 직후인 2002년 이 책을 펴냈다. 빈라덴의 테러를 보면서 그는 18~20세기에 진행됐던 고전적 의미의 전쟁, 즉 전쟁을 시작할 때 선전포고하고 전쟁이 끝나면 평화협정을 맺는 식의 국가 간 전쟁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물론 뮌클러가 이 진단을 내리기 전에도 이른바 ‘새로운 전쟁’은 있었다. 앙골라, 수단,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동아나톨리아, 스리랑카에서 벌어진 전쟁이 그것이다. 이렇게 오래 전쟁을 수행할 수 있었던 원인을 뮌클러는 자본이 세계를 돌아다니면 이익을 추구하게 되는 세계화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 탓이라고 진단한다. 3세계와 1·2세계의 주변부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전쟁은 전쟁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세력 등이 등장해서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쟁의 자금줄 노릇을 하고, 불법 무기 거래를 하며, 전쟁에 참여할 소년병 등 지원자를 모집한다. 이라크 전쟁에서처럼 군인을 대신하는 민간 군사회사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들은 전쟁이 10년 이상 장기화돼야 더 많은 이윤을 가져갈 수 있다. 이런 메커니즘에서는 시에라리온의 다이아몬드, 아프리카 국가의 희토류와 같은 부존자원이 신의 축복이 아닌 신의 저주이자 국민적인 재앙이 돼 버린다. 이런 전쟁은 1991년 12월 소비에트 연방의 몰락으로 미국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지니는 등 군사력에서 비대칭성이 발생한 탓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뮌클러는 새로운 전쟁이 국가 권력이 취약한 나라의 붕괴 과정에서 나타나 국가 붕괴로 끝난다고 했다. 따라서 새로운 전쟁에 시달리는 나라의 ‘원죄’는 대체 무엇에서 시작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뮌클러는 “청렴한 정치 엘리트가 부재하고 국가가 극소수의 권력 확대나 부의 증대에 봉사한” 것을 새로운 전쟁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이는 요즘 한국의 실상을 연상시키며 입맛을 쓰게 한다. 한편 한반도에는 새로운 전쟁이 아니라 고전적인 국가 간 전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저자는 2011년 한국어번역본 서문에 제시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광의 145분… ‘메탈神’의 작별은 황홀했다

    열광의 145분… ‘메탈神’의 작별은 황홀했다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홀을 찾은 4000여명은 축복을 받았다. ‘메탈의 신(神)’으로 불리는 영국의 5인조 밴드 주다스 프리스트의 마지막 월드투어를 함께할 수 있었기 때문. 국내 메탈밴드 클래쉬와 디아블로, 임재범의 오프닝 공연이 끝난 오후 8시 40분. 웅장한 전주가 흐르는 가운데 5명의 멤버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음악은 클래시컬 헤비메탈이다. 지난 40년 역사를 보여주겠다.”는 보컬 롭 핼포드의 선언과 함께 막이 올랐다. 무대 뒤의 전광판에는 1972년 데뷔앨범 ‘로카롤라’(Rocka Rolla)를 시작으로 ‘브리티시 스틸’(Britsh Steel), ‘페인킬러’(Painkiller) 등 앨범 재킷이 차례로 스쳐갔다. 민머리에 콧수염, 징 박힌 가죽 코트를 입은 핼포드(61)는 공연 틈틈이 앨범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다. 첫 곡 ‘래피드 파이어’(Rapid Fire)를 시작으로 17곡이 숨쉴 틈도 없이 이어졌다. ‘에피타프’(묘비명) 투어를 끝으로 더는 세계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밴드의 40년을 총결산한 것. 관자놀이 위 혈관이 터질 듯 쇳소리를 내지르는 핼포드의 샤우팅은 물론, 글렌 팁톤(64)과 리치 포크너(32)의 강력한 기타, 스콧 트래비스(51)의 현란한 드럼, 수줍은 듯 리듬을 타는 이안 힐(61)의 베이스는 팬들의 넋을 빼놓았다. 특히 최고 히트곡 ‘브레이킹 더 로’(Breaking the law)의 반주가 흘러나오는 순간 장관이 연출됐다. 약속이나 한 듯 관객들의 ‘떼창’이 이어진 것. 1시간 40분의 본공연이 끝나고 무대 뒤로 사라지자 4000여명의 ‘신도’들은 “프리스트” “프리스트”를 연호했다. 기다렸다는 듯 핼포드는 거대한 오토바이를 타고 무대에 등장했다. 그 다운 카리스마였다. ‘헬 벤트 포 레더’(Hell Bent For Leather) 등 4곡을 더 부르고서야 팬들과 작별했다. ‘메탈의 신’과 함께한 2시간 25분은 황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어머니…선생님…당신의 향기를 多 담았습니다

    어머니…선생님…당신의 향기를 多 담았습니다

    “‘젊은 작가라고 해서 젊은 줄 알았더니 30대 후반 아니냐’고 한 출판사에서 박완서 선생님을 처음 뵀을 때 그리 이야기하셨습니다.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모시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작가들처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세배를 한 추억이 없습니다. 그렇게 선뜻 저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아마도 (나를) 믿을 만한 작가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인생에 대해 늘 긴장하고 의심하고 질문할 때 감명받았습니다. 또한 선생님은 자신을 소수에 넣은 겸손이 있었는데, 나는 그것이 균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가 은희경은 26일 세계사의 ‘박완서 소설전집’ 출판기념회에서 이렇게 말하며 작가 박완서를 추모했다. ‘자신을 소수에 넣는 겸손, 그것이 균형’이라는 은희경이 해석이 마음에 꽉 박혔다. 지난해 1월 22일 별세한 박완서의 1주기 기념 출판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사는 이날 22권짜리 박완서 소설의 전집 결정판이 완성됐음을 선언했다. 문학동네는 마지막 소설집 ‘기나긴 하루’를 펴냈다. 열화당에서는 박완서의 첫 소설집 ‘나목’과 이를 해석한 ‘나목을 말하다’를 500권 한정 특별판으로 출간했다. 출판계에서는 “이청준도 박경리도 이런 대우를 받지 못했던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세계사에서 펴낸 전집은 의미가 남다르다. 박완서의 팔순(2011년 10월 20일)에 맞춰 출간 예정이었던 기획이었는데, 1주기 기념 출판이 됐기 때문이다. 박완서는 2008~2009년 즈음 “여기저기 출판사에 흩어져 있는 작품을 한데 모아서 내고 싶다.”고 주변에 이야기했었다. 전집이 나오는 중에도 계속 다른 출판사에서 소설책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13권 전집(1993~1996년)과 17권으로 늘어난 개정판(2002~2008년)을 냈던 세계사가 박완서의 꿈을 다시 현실화하는 데 참여했다. 2010년 5월 3일 첫 번째 편집회의에서 박완서는 개개의 작품을 손수 교정 보고 내용도 고치는 등 모든 작품을 직접 만져 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 꿈은 ‘나목’의 교정을 마치고 두 번째 책인 ‘목마른 계절’을 보던 중에 담낭암으로 타계하면서 미완으로 남았다. 이번 전집에는 박완서의 등단작 ‘나목’부터 작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펴낸 2004년 장편소설 ‘그 남자네 집’까지 작가의 장편소설과 연작소설 15편이 모두 담겨 있다. 근작인 ‘아주 오래된 농담’과 ‘그 남자네 집’이 추가됐고,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제목으로 바뀌었던 ‘미망’은 원제를 복원해 실었다. 1차 전집에 포함됐던 ‘욕망의 응달’은 빠졌다. 이 작품은 여성지에 1978년부터 1년간 연재했던 것인데 박완서는 결정판 편집회의 이후 수록 목록을 줄 때 ‘전집에 넣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문학평론가 이경호씨는 “박완서의 특징을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장편, 중편, 단편 등 모든 장르에서 고르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둘째 특별히 전성기라 구분할 시기가 없이 노년에도 당대의 1급 작가들과 계속 문제작을 두고 겨루었다는 점, 셋째 한국 대표 작가로서 문학적 평가는 물론 대중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어낸 작가라는 점, 넷째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활동했다는 점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완서가 다룬 주제는 전쟁과 분단, 이산가족, 1970년대의 속물 자본주의와 타락한 중산층의 삶, 여성과 노인 문제, 성장소설, 연애까지 다양했다.”고 덧붙였다. 세계사의 전집 결정판이나 열화당의 나목이나 모두 박완서의 장녀 호원숙씨의 참여가 없었더라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호씨는 어머니가 타계한 뒤 교열을 책임져야 했다. 그는 출판 간담회에서 “지난 1년 동안 저에게 맡겨진 숙제가 굉장한 축복이자 동시에 큰 고통이었다.”면서 “가족이자 독자로서 어머니의 문학을 접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교정을 보다가 내팽개치기도 하고, 끌어안고 자다가 일어나 다시 읽고 하는 과정을 반복했던 것이다. “어머니의 소설을 읽는 것은 큰 산맥을 종주하는 것과 같은 어려움이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어려움만 주신 것이 아니라 냇물이 흐르고 들꽃이 피고 강이 흐르고 하는 즐거움도 주셨다. 언어와 표현의 즐거움, 많은 고통이 녹아있었다.” 특히 열화당의 ‘나목을 말하다’는 호원숙씨가 엮은 것으로, 나목을 쓰던 40대 안팎의 젊은 박완서를 10대의 기억으로 되살려냈다. 또 1976년, 1985년, 1990년 나목을 펴낼 때 쓴 작가의 후기와 김윤식과 김우종의 평론, 독자들의 감상문 등이 붙어 있어 나목을 이해하는 열쇠 같다. 열화당 나목의 백미는 134쪽부터 수록된 ‘‘나목’의 달라진 표현 대조표 1970-1976-2012’다. 열화당 이기웅 대표는 “여성동아 장편소설 당선작인 나목을 35년 전 처음으로 출판했다.”고 소개한 뒤 “1주기를 맞아 책이 나올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었고, 대조표를 통해 나목을 재조명하고 역사로 기록하고 싶었다.”고 했다. 열화당의 한정본은 그래서 세로쓰기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배에 대한 추억 한 가지. 설날 세배 간 문인이나 출판계에서는 다 아는 이야기지만 박완서는 출판사 사람이나 후배 작가들이 세배를 오면 꼭 세뱃돈을 건넸다고 한다. 남자는 1만원, 여자는 2만원. 세배돈이 그리운 게 아니라 세배 갈 어른이 사라져 문학계는 슬퍼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신춘문예 당선 젊은 문인들에게

    [최동호 새벽을 열며] 신춘문예 당선 젊은 문인들에게

    신춘문예는 한국문학을 위한 거대한 축제의 자리이다. 해마다 신년 벽두를 장식하는 젊은 문인들의 패기와 열정은 우리 문단의 미래를 밝혀왔다. 국민적 관심 속에 등단한 그들에게 부여되는 화려한 조명은 이제 첫 등단한 신인을 위한 것치고는 과분하다. 그럼에도 한국의 거의 모든 신문사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해를 거르지 않고 이 축제를 마련하는 것은 그 나름의 의미가 부여되어 왔기 때문이다. 1929년부터 시작된 신춘문예는 그동안 한국문학사를 장식하는 걸출한 문인을 배출해 왔으며 이러한 성과가 신춘문예를 국민적 관심사로 끌어올리는 힘이 되었다.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금년에도 100여명의 신인들이 탄생했다. 시를 중심으로 그들의 작품을 일별해 본다면 실험적인 시편보다는 보편적인 서정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당선자들의 연령도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 같다. 20대 안팎의 젊은이들이 아니라 인생 경험이 어느 정도 축적된 30~40대가 많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과격한 실험시들이 주류를 이루던 것과는 대조적인 경향이다. 세기말적인 전환의 혼돈과 불안 속에서 실험적인 시들이 문단의 전면에 대두된 것이다. 미래파라 지칭되는 시들에 미래를 조망하는 역사의식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필자는 지적하면서, 장황하고 난삽한 시적 유행을 극복하고 시대정신을 펼쳐나갈 극서정시의 출현을 강조한 바 있다. 스마트폰의 동영상이 대중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회를 선도하는 디지털적 상황에서 활자문화시대의 서정시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극서정시론의 요지였다. 소통불능의 실험시에서 다시 한 번 변신해야 우리 시의 나아갈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일단 금년도 신춘문예 관문을 뚫고 나온 당선자들에게 축하와 함께 간곡한 당부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우선 오직 각자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유혹과 난관이 그들 앞에는 가로놓여 있다. 그것을 회피하거나 그것과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문단 선배들로부터 흔히 듣는 평범한 당부처럼 보이지만 신인으로서는 가장 실천하기 힘든 사항일 것이다. 문학은 화려하고 영광된 것이라기보다는 고독한 작업이다. 자기와 고독한 싸움의 결과로 탄생한 문학에 부여되는 것이 찬사와 명예이다. 다음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른 문인들의 작품을 더 많이 읽으라는 것이다. 한국의 많은 시인들이 타인의 작품을 거의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 적이 있다. 오직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다른 시인들의 작품을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시인들도 많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오히려 필수적으로 타인의 작품을 깊이 읽고 자신과의 변별점을 찾아내는 시인만이 자신의 독자적인 세계를 펼쳐 나간다는 사실이다. 타인의 작품을 깊게 숙독한 사람만이 그들과 다른 자기의 개성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조언은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사색하라는 것이다. 가치의 중심이 흔들리고 디지털적 풍문이 난무하는 혼돈의 시대일수록 들뜬 감정에 사로잡히기 쉽다. 이를 심화시키기 위해서는 읽고 경험한 것들을 발효시킬 적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찰나적이며 감각적인 문학은 지속성을 가지기 힘들다. 한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신춘문예 당선자들 중에 10년 후까지 생존하는 시인은 불과 10% 내외라고 한다. 그 후 다시 10년, 20년이 지난 다음에도 문단에서 활동하는 경우는 더욱 축소된다. 그리고 문단의 정상에 올라가는 문인은 불과 한두 사람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한국문학의 미래는 이제 갓 등단한 젊은 신인들에게 달려 있다. 그들 중의 누군가가 힘차게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 우리 문학을 세계적인 문학의 반열에 올려놓는 대가가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들의 장도를 기리며 아낌없는 축복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