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축복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오찬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음모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T세포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 도시
    2026-01-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696
  • 유전자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외모·질병은 왜 다를까?

    유전자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외모·질병은 왜 다를까?

    영국에 사는 60대의 바버라와 크리스틴 올리버는 일란성 쌍둥이다. 이들은 1990년대 초반 다른 수십 쌍의 쌍둥이들과 함께 런던 킹스칼리지에 새로 설립된 한 연구소를 찾았다. 쌍둥이들은 연구소에서 피를 뽑고, 골밀도를 계산하고 폐기능을 평가받았다. 엑스레이 촬영과 전신 자기공명영상(MRI), 세심한 심리테스트도 이어졌다. 이들의 신체에 대한 모든 것은 이런 식으로 매년 한 번씩 기록됐다. 다음 달 21주년을 맞는 세계 최대의 이 ‘쌍둥이 연구소’에는 지금까지 3500쌍의 쌍둥이, 7000명에 대한 기록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어린아이들은 누구에게나 쉽게 주목받는다. 귀엽다거나 예쁘다는 찬사가(설사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단연 쌍둥이다. 쌍둥이는 생물학과 의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있어서는 ‘축복받은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1900대 중반 ‘유전자’(DNA)가 발견된 이후 학자들은 유전자의 신비를 밝히는 것이 곧 생명의 신비를 밝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가장 큰 반박이 바로 ‘쌍둥이’, 특히 ‘일란성 쌍둥이’였다. 하나의 배아가 둘로 나뉘어 자란 일란성 쌍둥이는 모든 유전자가 정확히 일치한다. 만약 유전자가 생명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면, 이들은 겉으로 보이는 신체조건이 같은 것처럼 같은 병을 앓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쌍둥이의 인생은 마치 전혀 다른 사람처럼 차이를 보이게 마련이다. 킹스칼리지 쌍둥이 연구소 창립자이자 소장인 팀 스펙터 교수는 원래 백내장이나 관절염 등 나이가 들면 생기는 ‘퇴행성 질환’을 연구하고 있었다. 당시 퇴행성 질환은 나이를 먹으면서 신체 기관이 마모된 당연한 결과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스펙터는 연구소 창립 21주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떤 사람들은 이른 나이에 이런 질환에 걸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지가 궁금했다”면서 “일란성 쌍둥이를 비교하면 유전자와 환경 중 어느 쪽이 질병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쌍둥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어린 시절 두 아이를 똑같이 보이게 하기 위해 애쓴다. 입는 옷이나 교육법, 먹는 음식까지 대부분 동일하고 이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지배한다.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면 쌍둥이의 길은 갈리게 마련이다. 같은 여자 쌍둥이라고 해서 모두 짧은 치마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자신감이나 일에 대한 취향도 달라진다. 스펙터의 연구에서 쌍둥이 중 상당수는 얼핏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키나 몸무게 등 외모에서 차이를 보이고, 심지어 쌍둥이들이 같은 질병으로 죽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난 21년간 이 연구소에서 얻어진 결과물은 유전자와 질병에 대한 학자들의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1953년 왓슨과 크릭의 ‘DNA 구조 규명’이 ‘유전학의 시초’라고 불리는 것처럼, 스펙터의 연구는 ‘현대 유전학의 시초’로 불린다. 2000년까지만 해도 학자들은 선천적 질병이 한 가지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분자유전학이 발달하면서 선천성 낭포성 섬유증, 헌팅턴 무도병, 근위축증(루게릭병) 등의 원인 유전자를 발견했다는 발표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졌다. 하지만 스펙터의 쌍둥이 연구는 이런 연구의 90% 이상이 ‘쓰레기’라는 증거를 제시했다. 심지어 거짓으로 판명난 연구 중에는 스펙터 스스로 과학저널 ‘네이처’ 표지에 실었던 ‘골다공증 유발 유전자 규명 연구’도 포함돼 있었다. 스펙터의 쌍둥이 연구는 ‘쌍둥이가 어떻게 같은가’라는 기존의 접근 방식 대신, ‘쌍둥이는 무엇이 다른가’에 초점을 맞췄다. 한쪽이 질병이 발생했다면 그들의 유전자가 어떻게 달라져 있는지를 면밀하게 살폈다. 스펙터는 “비만처럼 흔하지만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질환의 경우에는 10여개의 유전자가 관여돼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연구가 진행되면서 점차 늘어 현재 550여개가 알려져 있다”면서 “수많은 유전자들이 상호작용하면서 동일한 유전자를 갖고 있더라도 사람마다 서로 다른 연령대에 질환을 발병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둥이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유전자는 각 개인이 한 가지 질환에 걸리는 이유 가운데 고작 0.1%만을 설명할 수 있다. 대부분의 유전자는 특정한 상황에서만 발생하며, 같은 유전자를 가져도 평생 발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잃어버린 유전성’이라고 부른다.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아주 특이한 상황에서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일란성 쌍둥이 두 사람이 심장병에 걸리는 확률은 30%지만,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15%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4년 전 ‘왜 쌍둥이는 자라면서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다른 병이 생길까’에 대한 답을 ‘후성유전체’에서 찾았다. 후성유전체는 환경 변화로 인해 유전자의 행동이 변하는 생체 작용이다. 세포 안쪽을 떠다니는 ‘메틸’이라는 화학물질이 DNA에 달라붙으면서 일어나는 ‘메틸화’가 원인이다. 메틸화가 일어나면 몸속에서 유전자의 활동이 억제되거나 약해질 수 있다. 특히 메틸화는 생활 방식이나 기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다이어트, 질병, 노화, 환경호르몬, 화학물질, 흡연, 약품 등이 메틸화의 주 원인이다. 결국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도 메틸화를 통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펙터 교수는 “통증을 참는 정도가 다른 일란성 쌍둥이나 우울증, 당뇨, 유방암을 가진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메틸화를 측정해 본 결과 상당한 유전적 차이가 진행됐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쌍둥이 중에서도 한쪽은 병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가 켜져 있고, 한쪽은 유전자가 꺼져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쌍둥이가 각각 겪는 경험이나 사고방식 역시 그들의 삶을 달라지게 한다. 쌍둥이들은 정신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한쪽이 결혼하면서 유대관계에 이상이 생긴다. 한쪽이 먼저 결혼하면 다른 쪽은 상실감에 빠지고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가 켜질 가능성도 커진다. 실제로 먼저 결혼한 쌍둥이보다는 나중에 결혼하거나 결혼하지 않은 쪽에서 질병이 발생하거나 이혼할 확률이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김재원, 동갑내기 회사원과 28일 결혼…”벌써 예비아빠”(전문)

    김재원, 동갑내기 회사원과 28일 결혼…”벌써 예비아빠”(전문)

    배우 김재원(32)이 오는 28일 동갑내기 회사원과 결혼한다. 김재원의 소속사는 4일 “김재원과 동갑내기 여자 친구가 지난 2월 양가 상견례를 마치고 이달 28일 강남의 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며 “예비 신부는 현재 임신 3개월”이라고 밝혔다. 회사원인 예비 신부는 김재원이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동네 친구로, 작년 10월부터 김재원과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김재원은 앞서 이날 팬 카페에 결혼 소식을 알리며 “좀 이른 결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배우 인생에 있어 안정된 생활, 가정의 소중함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여러분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MBC 주말극 ‘스캔들’ 방송을 앞둔 김재원은 신혼여행은 당분간 미루고 드라마 촬영에 매진할 계획이다. 신접살림은 자신이 현재 거주 중인 분당 집에 차리기로 했다. 2001년 SBS드라마 ‘허니허니’로 데뷔한 김재원은 2002년 김하늘과 호흡을 맞춘 드라마 ‘로망스’로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어 ‘술의 나라’ ‘황진이’ ‘내 마음이 들리니’ ‘메이퀸’ 등에 출연하며 연기활동을 펴왔다. 다음은 김재원이 팬 카페에 남긴 글 전문. 여러분들에게 오랜만에 제 생각과 마음의 글을 적어봅니다 늘 제가 대중에게 있어 사랑받고 관심 받는 최고의 연기자가 되기를 바라며 늘 함께 해주시고 기다려주신 여러분들께 자주 글 남겨드리지 못한 점 좋은 작품으로 빨리 화답해 드리지 못한 점 마음깊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2013년을 맞이하며 6월에 기쁜 소식과 함께 여러분들에게 제 개인적인소식을 전해드리게 위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다들 알고 계실 ‘스캔들’ 이란 좋은 작품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도 감사하고 기쁜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습니다. 11년 전 로망스라는 작품을 통해 지금의 김재원이라는 배우가 여러분들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과 관심을 지금까지 받을 수 있도록 제 배우인생에 발화점을 만들어주신 배유미 작가 선생님과 함께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하여 멋진 작품을 그려 갈 것을 생각하며 저 또한 그때의 열정과 느낌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 너무나도 좋은 컨디션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게다가 스캔들의 연출을 맡으신 김진만 감독님의 작품 해석력과 현장에서의 호흡 그리고 감히 평가할 수 없지만 훌륭하신 연출력 덕분에 현장에서의 분위기는 더욱 더 웰메이드 작품을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또한 함께하시는 연기자 분들 모두 최고인 훌륭한 배우 분들이라 앞으로 함께 연기하며 호흡할 시간 또한 설렙니다. 늘 여러분들의 기대를 만족시켜드리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지만 이번 작품으로 여러분들에게 최선을 다해 아주 미흡하겠지만 조그마한 기쁨을 선물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다음으로 여러분들에게 전해드릴 제 소식은 빈농배우에서 부농배우가 됐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제 연애 생활에 대해 궁금증 기호를 달아주실 때마다 나름의 인생관과 철학으로 어사무사하게 대답 해드렸던 제 연애사에 대해 깜짝 놀라실 여러분들의 모습이 눈앞에 보이지만 누구보다 제일 먼저 팬 여러분들에게 이 소식을 알려드리는 것으로 나마 여러분들의 당혹스러움을 달래보려 합니다. 또한 미안한 마음을 대신합니다. 오는 6월 28일 금요일에 저와 함께 평생도록 친한 친구이자 파트너가 될 사람과 함께 간결한 예배형식의 예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장소는 라움이라는 예식장이고 시간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저녁이 될 것 같습니다.아직은 좀 이른 결정이 아닌가 너무 갑자기 결혼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걸어갈 제 배우인생에 있어 안정된 생활, 가정의 소중함을 그 누구보다 소중하게 신중하게 생각해 결정했기에 여러분들의 사랑과 축복과 사랑 속에서 그 출발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드라마 방송을 앞두고 결혼소식을 전하게 되어 여러분들의 마음을 복잡하게 해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이 마음의 보답으로 앞으로도 여러분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저의 출발을 팬 여러분께서 축복해 주신다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결혼은 평범한 일반인 김재원이 하는 것이고 연기는 배우 인생을 사는 김재원이 하는 것이라고 예쁘게 지켜봐주세요. 여러분 사랑합니다. 김재원드림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뛰어난 망각 기술은 건강한 삶을 위한 축복”

    “뛰어난 망각 기술은 건강한 삶을 위한 축복”

    기네스북에 오른 ‘기억력 천재’ 에란 카츠가 신작 ‘뇌를 위한 다섯가지 선물’(민음인) 국내 출간에 맞춰 방한했다. 유대인의 두뇌계발법을 다룬 ‘천재가 된 제롬’,‘슈퍼 기억력의 비밀’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독자를 거느린 그는 2007년, 2008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28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사랑합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하며 특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신작에도 ‘한국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스토리와 두뇌계발에 관한 실용적인 기술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인 이 책에서 그는 전작의 주인공 제롬 교수와 함께 한국인 여학생 미선을 등장시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등 한국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는 “이스라엘과 한국은 역사와 문화적 배경, 높은 교육열 등 놀라울 정도로 닮은 점이 많아 마치 태어나자 헤어진 쌍둥이 같다”면서 이 책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이 한국을 더 많이 알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500단위 숫자를 단번에 기억하는 탁월한 기억력의 소유자인 카츠는, 한국·일본 등 아시아 각국을 여행하며 뇌를 위한 지혜를 찾는 여정을 그린 이번 책에선 기억보다 망각, 정보의 양보다 질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는다. 그는 “때때로 뇌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중요하지 않은 정보와 원하지 않는 기억을 삭제해야 새로운 정보를 채울 공간이 생긴다”면서 “뛰어난 기억력은 성공에 도움이 되는 반면 뛰어난 망각 기술은 건강한 삶을 위한 축복과도 같다”고 강조했다. 그가 ‘뇌를 위한 다섯가지 선물’의 첫 번째로 ‘망각의 선물’을 꼽은 이유다. 카츠는 스마트폰의 발달이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과 지나친 기술 의존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는 “모든 일상에서 기술이 기억을 대체할 순 없다. 때문에 기억력을 키우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스마트폰 단축키 1번에 저장해둔 딸의 전화번호가 생각이 안 났던 일화를 전하면서 “어느 한쪽에 집착하지 말고 기술의 편의성과 기억력 훈련의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나도 스마트폰 중독자”라면서 그 때문에 이번 책에서도 욕망을 통제하는 법을 중요하게 다뤘다고 덧붙였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21번 에베레스트 오른 ‘슈퍼 셰르파’ 美 명예박사

    21번 에베레스트 오른 ‘슈퍼 셰르파’ 美 명예박사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집 앞 동산처럼 오르내리는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진짜 ‘산악인’이 있다. 바로 길잡이 셰르파다. 최근 네팔의 전설적인 산악인 아파 셰르파(53)가 미국 대학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아 화제에 올랐다. 아파는 에베레스트를 무려 21번이나 오른 전설적인 기록으로 지난해에는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12살 부터 짐꾼으로 히말라야를 오르내린 그는 현재는 셰르파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이민 가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최근 유타 대학은 산에 대한 헌신을 기려 아파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아파는 “박사학위를 받아 너무나 큰 영광”이라면서 “산은 나에게 많은 축복을 안겨주었는데 학위도 받게 돼 너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간 아파가 세운 기록은 전무후무하다. 1990년 에베레스트 등정에 처음 성공한 아파는 22번 정상 도전에 나서 21번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이같은 공로로 네팔 국왕으로 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또한 그는 미국에서 어렵게 살면서도 인터넷 비영리법인을 만들어 얻어진 수익금을 네팔 어린이 교육사업에 쓰고 있다.   아파는 “이 일 덕분에 아이들을 키우고 지금은 교육 환경이 좋은 미국에서 살고 있다.” 면서 “네팔에 있는 많은 젊은이 들이 나의 발자취를 따르도록 격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앤젤스 셰어’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앤젤스 셰어’

    10여년 전, 런던 피카디리역 근처의 극장에서 켄 로치의 ‘해맑은 열여섯살’을 보았다. 영화가 시작되고, 스크린 위로 특이한 문구가 보였다. 로치 왈, 15분 정도만 영어 자막을 제공하겠다는 거였다. 주인공인 스코틀랜드 소년과 주변 인물의 영어 발음은 런던 사람들의 그것과 비교해 확연하게 달랐다. 그런데 왜 일부 자막만 제공한다는 걸까. 감독의 의도는 듣지 못했으나 짐작은 가능했다. 16살 생일에 출소하는 어머니와 살고 싶어서 돈을 모으려 애쓰는 소년은 하층민이다. 소년은 문제아로 취급받지만, 감독의 눈에 그는 풋풋하고 착한 열여섯살 소년이다. 로치는 다음과 같이 말하는 듯했다. “소년을 타인으로 보지 말 것이며, 소년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것이며, 소년의 마음 가까이 먼저 다가섰으면 좋겠다.” ‘해맑은 열여섯살’의 제작 당시 영화의 제목을 딴 ‘식스틴 영화사’가 설립됐다. 영화와 인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회사명인 셈이다. 이후 식스틴 영화사는 로치의 영화를 전담하고 있으며, 신작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도 마찬가지다. 각본을 쓴 폴 래버티는 로치와 15년 넘게 동료로 활동 중인 작가이자 스코틀랜드인이다. ‘앤젤스 셰어’는 서로 훌륭한 동반자인 두 사람이 오랜만에 스코틀랜드로 돌아가 만든 작품이다. 영화를 본 일부 평자는 로치의 영화가 유쾌해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멍청한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언제나 사회정치적인 영화를 만드는 로치의 영화가 무조건 딱딱하고 무거울 거라는 선입견만 가졌을 뿐, 정작 그의 영화가 줄곧 따뜻한 휴머니즘을 품어왔다는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경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과 사회봉사 중이던 로비는 연인 레오니의 출산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그녀의 아버지와 오빠는 그가 밑바닥 범죄자라는 이유로 몰매질을 하고 접근조차 막는다. 로비는 사랑하는 레오니, 아기와 함께 오순도순 살고 싶다. 하지만 사회는 그의 마음을 몰라준다. 얼굴의 상처를 본 사람들은 그를 채용하는 것을 꺼리고, 사이가 틀어진 패거리 녀석들이 계속해서 시비를 건다. 몰래 런던으로 도망칠까 고민하다 마음을 바로 세운 로비는 사회봉사 관리자의 도움으로 위스키의 세계에 매료된다. 어느덧 위스키를 취미로 삼아 즐기던 그와 말썽쟁이 친구들은 급기야 근사한 사고를 치기로 작당한다. 영화의 제목은 ‘위스키를 보관하는 오크통에서 자연 증발되는 분량’을 뜻하는데, 로치는 극중 도난당하는 희귀 위스키에 같은 의미를 부여해 로비 일당을 천사의 지위에 올려놓는다. 그렇다면 로치는 도난을 정당화하는 것일까. 아니, 그가 도난을 축복할 리 만무하다. 자연이 위스키의 2퍼센트를 가져가듯, 나눔은 신과 자연의 섭리와 다름없다. 즉 로치는 로비와 친구들이 거머쥔 돈이 루저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응당 돌아갔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해맑은 열여섯살’의 소년과 ‘앤젤스 셰어’의 친구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다. 그들을 대변해 로치는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는 작은 마법을 베푸는 것으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낸다. ‘앤젤스 셰어’는 분배에 공평하지 않은 사회에 따진다. “일자리도 안 주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면 어쩌란 말인가.” 하긴 그들이 누군가, 로빈 후드의 후예 아니던가. 영화 평론가
  • 서태지·이은성 결혼

    서태지·이은성 결혼

    가수 서태지(오른쪽·41)와 배우 이은성(왼쪽·25)이 결혼한다. 서태지컴퍼니는 15일 뮤직비디오 촬영을 계기로 만난 두 사람이 3년여의 열애 끝에 조만간 결혼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서태지는 자신의 홈페이지인 ‘서태지닷컴’에 글을 올려 “오랫동안 기다려 온 나의 짝을 찾았고 그와 결혼을 하려고 한다. 내 아내가 돼 줄 사람은 바로 배우 이은성”이라고 결혼 소식을 직접 공개했다. 그는 홈페이지에서 “은성이는 나를 그리고 모두를 따뜻하게 웃게 해 주는 좋은 사람”이라면서 “요즘은 온 가족이 함께 지낼 준비를 하고 있고 슬슬 주니어 계획도 세워 볼까 해”라고 전했다. 팬들에게는 “양가의 축복과 사랑도 듬뿍 받으며 잘 지내고 있으니 이제는 걱정보다는 지켜봐 달라”며 감사의 뜻도 나타냈다. 두 사람은 서태지가 2008년 발표한 8집의 ‘버뮤다 트라이앵글’ 뮤직비디오를 함께 찍으면서 알게 돼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성도 서태지컴퍼니를 통해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서태지가 동료와 스태프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졌다”면서 “지금은 의외로 평범하고 지나치게 소탈한 그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낸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 사람은 최근 완공된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단독주택에서 서태지의 부모와 함께 신혼살림을 준비하고 있다. 서태지는 자택 지하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9집 음반을 준비 중이다. 이은성은 2003년 KBS 성장드라마 ‘반올림 1’로 데뷔했다. 이후 TV 드라마 ‘케세라세라’ ‘얼렁뚱땅 흥신소’ 등에 출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태지 “배우 이은성과 결혼” 깜짝 발표

    서태지 “배우 이은성과 결혼” 깜짝 발표

    ‘문화 대통령’ 서태지(41)가 배우 이은성(25)과 결혼을 깜짝 발표했다. 서태지는 15일 자신의 홈페이지인 서태지닷컴에 이은성과의 결혼을 알렸다. 서태지는 글과 함께 이은성과 찍은 사진 도 공개했다. 이은성은 지난 2008년 서태지 8집 ‘Seotaiji 8th Atomos’의 수록곡 ‘Bermuda (Triangle)’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 호감을 가지고 연락을 해오다 2009년말 본격적인 만남을 가지며 사랑을 키워갔다. 서태지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나의 짝을 찾았다. 그리고 이제 그 사랑하는 나의 짝과 결혼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은성이는 나를, 그리고 모두를 따뜻하게 웃게 해주는 좋은 사람”이라면서 “양가의 축복과 사람도 듬뿍 받으며 잘 지내고 있으니 이제는 걱정보다는 따뜻하게 지켜봐 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은성은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서태지가 동료와 스태프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운명처럼 그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지금은 의외로 평범하고 지나치게 소탈한 그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낸다”고 밝혔다. 서태지와 이은성은 평창동 자택에 부모님들을 모시고 입주하여 신혼살림을 준비하고 있다. 서태지는 자택 지하 스튜디오에서 9집 음반을 준비 중이며 이은성은 그 동안의 활동을 마치고 휴식을 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태지, 이은성과 결혼 발표 전문 “내 짝을 찾았다”

    서태지, 이은성과 결혼 발표 전문 “내 짝을 찾았다”

    <서태지가 서태지닷컴에 남긴 결혼발표 공지 전문> 나의 오랜 친구들에게~ 모두들 5월의 따뜻한 봄을 만끽하며 잘 지내고 있지? 오늘은 조금 놀랍겠지만. 나의 오랜 친구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어. 나 말이야~ ^----^ 오랫동안 기다려온 나의 짝을 찾았어 그리고 이제 그 사랑하는 나의 짝과 결혼을 하려고 해. 조금 놀랐지? ^ ^ 내 아내가 되어줄 사람은 바로 배우 이은성이야. 사실 언젠가부터 “이젠 내 인생의 동반자가 나타나면 좋겠다”라고 막연하게는 생각했는데 (솔직히 “앞으로 평생 혼자 사는 건 아닌지..”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말이야. ㅎㅎ) 그런데 정말이지 마치 기적처럼 나의 짝이 나타나게 된 거야 ^^ 그래서 하늘이 맺어준 감사한 인연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 오늘 나의 결혼 소식에 기뻐하는 팬들도 있겠지만 또 조금(?)은 섭섭해 하는 팬들도 있을 거야.. (그래 그 마음 알아..) 물론 최근에는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길 바라는 팬들도 많지만 ^^;; 그럼에도 지금 이순간 만감이 교차하지 않을까 싶어 (실은 나도 지금 그러니까.. ) 하지만 이제 새롭게 시작되는 이 순간을 진심으로 축복해 줄거라 생각해 ^^ 사실 좀 늦은 나이지만 ^^;; 요즘은 온 가족이 함께 지낼 준비도 하고 있고 슬슬 주니어 계획도 세워 볼까 해 ^----^ 꿈꿔오던 순간이 현실로 다가오니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앞서지만 그보다 설레임과 행복한 마음이 더 큰 것 같아 (근데~ 사실은 십 수년 동안 나 홀로 ㅠ 밥을 먹었는데 이제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음청 기뻐~ ㅎㅎ) 은성이는 말이야 나를, 그리고 모두를 따뜻하게 웃게 해주는 좋은 사람이야~ 게다가 양가의 축복과 사랑도 듬뿍 받으며 잘 지내고 있으니 이제는 걱정보다는 지켜봐 주길~ 무려 21년 동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과분한 사랑을 보여준 너희들에게 오늘도 고마운 마음에 가슴이 뭉클해지는구나 내가 음악을 하고 또 최고의 팬들을 만났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어! 그리고 또 다른 두근거림으로 시작될 우리의 새로운 음악여정도 기대해주길~ 우리 모두 행복하게.. 또 오래오래 잘 살자! ^^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오바마,통역없이 깜짝 산책…무슨말 나눴나

    朴대통령·오바마,통역없이 깜짝 산책…무슨말 나눴나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직후 10여분간 예정에도 없던 산책을 하며 사적 친분을 다지는 등 향후 4년간의 굳건한 한·미 공조를 예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끝나고 오찬회담 직전 박 대통령에게 백악관 내 로즈가든 옆 복도를 산책하자고 제안했고 두 정상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통역 없이 로즈가든을 따라 만들어진 복도를 10여분간 걸었다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전했다. 이 때문에 당초 75분간의 정상·오찬회담 이후 계획된 공동기자회견이 다소 늦춰졌다. 사적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족관계 등이 대화 주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문제 등 안보·군사 등의 무거운 주제는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협력이나 개도국 지원 등의 다소 가벼운 주제는 오찬회담에서 논의됐다는 후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대선 압승을 축하한다”면서 “미국 행정부 내에 박 대통령을 칭찬하는 분이 굉장히 많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 대통령도 오찬회담이 시작되자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 중 버락이라는 이름이 스와힐리어로 ‘축복받은’이라는 뜻이라고 알고 있다”면서 “제 이름인 박근혜의 ‘혜’ 자도 축복이라는 뜻이어서 우리 두 사람은 이름에서부터 상당히 공유하는 게 많다”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손가락으로 ‘브이’(V) 사인을 하면서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뜻을 표시했다고 윤 장관이 전했다. 러시아 방문 때문에 정상·오찬회담에 배석하지 못한 존 케리 국무장관은 “회담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정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대한다”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박 대통령에게 보냈다. 정상회담이 시작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를 강화해 앞으로 4년 동안 양자 관계를 비롯해 지역적·글로벌 문제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아시아 정책과 일맥상통한다”고 밝혔고 오바마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미국 측의 생각과 부합한다”며 “아주 올바른 방법론”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오바마 대통령에게 비취 장식이 된 은제 사진 액자를,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는 전통 나전칠기로 만든 반상기 세트와 한국 요리 책자를 선물했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은 숙소인 블레어하우스에 머물면서 1965년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가 투숙했을 때 사인한 방명록을 발견하고 과거를 회상했다고 한다. 워싱턴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사설] 4대강 생태계 복원 장기대책 강구하라

    인간이든 자연이든 가급적 생겨난 그대로를 지키며 가꿔 나가는 게 최선이다. 그보다 아름다운 게 뭐가 있겠는가. 예뻐지기 위해 아무리 정교한 기술을 발휘해 얼굴에 칼을 대도 그 흔적까지 감출 수는 없다. 인조의 동티는 어디서 나도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단순한 미용 목적이 아니라 재건을 위한 성형수술이라면 할 수밖에 없다. 긴절한 필요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공사가 끝난 지금도 여전히 논란을 낳고 있는 4대강사업도 따지고 보면 같은 맥락의 문제다. 우리는 지금 똑같은 강을 바라보고 있지만 전혀 다른 강을 보고 있는 셈이다. 4대강과 주변 지역의 환경을 복원해 자연의 생태를 되살린다는 명분으로 추진한 게 4대강사업이다. 수자원이 풍부해지고 생태계가 살아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반대 측은 강 바닥을 준설하고 보를 쌓는다고 수질이 나아질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환경을 살리기 위해서는 심지어 있는 댐도 보도 없애야 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지금 와서 새삼스레 4대강사업이 재앙이냐 축복이냐를 논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4대강사업 이후’를 갈무리해 나가는 일도 벅차다. 그제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4대강사업 이후 보 근처의 수생태계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강의 유속이 느려지면서 꾸구리 등 멸종위기종이 3년 만에 자취를 감춘 것은 예사로 봐 넘길 수 없는 대목이다. 흐르는 물에 주로 서식하는 하루살이나 강도래 같은 ‘유수성’(流水性) 종은 2010년 48종에서 2012년 18종으로 크게 감소한 반면 고인 물에 사는 ‘정수성’(靜水性) 어류는 오히려 늘어났다고 한다. 과연 제대로 복원된 강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 무릇 강은 흐르고 또 흘러야 한다. 4대강사업의 핵심인 보 설치 공사가 생태계 전반에 끼친 영향을 판단하려면 물론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찰이 있어야겠지만 현재 드러난 현상만으로도 더 이상 ‘4대강 유토피아’는 꿈꿀 수 없게 됐다. 그렇다면 생태계 복원을 위한 장기 대책 마련에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것은 4대강사업의 책임소재 규명과는 별개다. 4대강의 자연성 회복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 [주먹구구 가스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셰일가스는 인류에 축복인가

    [주먹구구 가스 도입 무엇이 문제인가] 셰일가스는 인류에 축복인가

    풍부한 매장량과 값싼 셰일가스가 미래 대체 에너지로 떠오르면서 국내 업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셰일가스 개발에 쓰이는 막대한 화학약품이 도리어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으며 에너지 안보에 민감한 미국이 셰일가스를 무한정 싼값에 팔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25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전 세계 셰일가스 매장량은 인류가 앞으로 59년간 쓸 수 있는 187조 4000억m³에 이른다. 이를 에너지 자원 1t을 태울 때 발생하는 열량(TOE)으로 바꾸면 1687억TOE로 현재 가스 매장량(1684억TOE)이나 석유(1888억TOE)와 맞먹는다. 셰일가스의 잠재 매장량까지 합치면 규모는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김연규 한양대 교수는 “셰일가스는 잠재적 매장량까지 합하면 약 200년간 사용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석유과 석탄을 대신할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셰일가스에 대해 지나친 장밋빛 환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늘더라도 전통적인 천연가스 생산이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셰일가스의 수출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셰일가스 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화학약품과 물 등이 환경재앙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나 남아공처럼 물 부족 국가와 함께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강한 서유럽 국가 등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허수라고 주장한다. 국내 산업계에는 셰일가스 혁명이 ‘양날의 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플랜트 기업들은 미국이 발주할 셰일가스의 액화 작업과 저장 등 대규모 플랜트 시설과 선박 수주 등에 참여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화학공업과 제조 기반을 동시에 갖춘 미국의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에탄’을 값싼 셰일가스에서 뽑아내면 상대적으로 비싼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의 화학기업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교수는 “셰일가스는 무시할 수 없는 에너지의 대안인 만큼 철저한 조사와 준비로 물량 선점에 나서야 한다”면서 “국내 산업계도 셰일가스 시대에 대비한 사업 조정과 마스터플랜 수정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용어 클릭] ■셰일가스(shale gas) 셰일이란 우리말로 혈암(頁岩)이라고 하며, 입자 크기가 작은 진흙이 뭉쳐져서 형성된 퇴적암의 일종이다. 셰일가스는 이 혈암에서 추출되는 가스를 말한다. 셰일가스는 유전 등에서 채굴하는 기존 가스와 화학적 성분이 동일해 난방용 연료나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 다문화·北이탈주민 합동결혼식

    KBS가 사회 공헌 사업의 하나로 마련한 다문화·북한 이탈 주민 합동결혼식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KBS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선 결혼 8년이 넘도록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민창수, 봄 소끼아 부부 등 다문화 가정 부부 29쌍과 북한 이탈 주민 부부 21쌍 등 모두 50쌍이 백년가약을 맺었다. 합동결혼식에는 1000여 명의 하객이 참석해 부부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 [CEO칼럼] 한류 열풍과 수출 농업/김재수 aT 사장

    [CEO칼럼] 한류 열풍과 수출 농업/김재수 aT 사장

    최근 가수 싸이는 ‘강남스타일’의 말춤에 이어 ‘젠틀맨‘이라는 뮤직비디오를 발표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 스타일의 노래가 세계인의 취향에도 맞아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한류 열풍’에 불을 지핀 ‘K팝’은 무엇 때문에 전 세계 젊은이를 열광시키는가. 많은 이론이 있으나 한국인의 신바람 정서에 기인하고 있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일부 학자는 “한류 음악은 한국 특유의 신바람 춤이 가미된 댄스뮤직이며 신바람 춤과 댄스뮤직은 주로 버스 안의 광기 어린 춤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달리는 관광버스 안에서 신나게 춤을 추는 한국인, 행락철에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즐기던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한때는 이런 행동을 우리 스스로 추하고 부끄러운 행태로 여긴 적도 있었다. 우리가 부끄럽게 여겼던 버스 안의 춤이 한류의 뿌리가 된다니 놀랍다. 한류 열풍이 부는 데는 한국 음식이 크게 한몫하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뉴욕 시민을 상대로 한식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2009년에 9%에서 2011년에는 41%로 높아졌다고 한다. 세계의 다양한 음식이 모여 있어 ‘식품합중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이다. 미국에서도 한식이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필자는 2005년 미국 대사관에서 농무관으로 근무하면서 세계 각국 외교관을 초청해 한국 음식 시식회를 열었다. 많은 참석자들이 한국 음식에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면서 조리법을 문의했다. 한국 음식의 다양성·건강성·기능성 등을 자랑했다. 미국뿐만 아니다. 필자가 최근 만난 동남아시아 싱가포르의 한 식당 주인은 한국 식당 수가 불과 2~3년 사이에 세 배나 증가했다고 했다. 한류 열풍의 기본은 한국 문화다. 한국 문화의 진수는 한국 음식이 단연 으뜸이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드라마 ‘대장금’에서 나타난 한국 문화의 특징은 음식이다. 한국 음식의 기본은 이른바 ‘약식동원’(藥食同原)이다. ‘약과 음식은 근본이 동일하다’는 것으로 음식 먹는 것이 배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몸을 고칠 수 있는 것이다. 서양 의사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히포크라테스는 환자 치료의 근본이 식이요법에 있다고 하면서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음식을 중요시했다. 김치, 장, 젓갈 등 발효 음식과 최고의 건강 요리인 나물은 재료의 다양성·동물성과 식물성의 균형 면에서 놀랍다. 속 풀고 마음도 풀자는 해장국, 한민족의 깊은 맛이 담긴 설렁탕 등은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가진다. 돌상, 제사상, 혼례음식, 명절 상차림 등 다양한 격식과 법도를 중시한 상차림이나 궁중 상차림은 조화미의 극치를 이룬다. 또 한식은 기본적으로 천천히 먹는 슬로푸드다. 식품의 세계적인 트렌드인 슬로푸드의 원조가 바로 한국 음식인 것이다. 음식에 관한 한 우리 민족은 축복받은 민족이고 세계적으로 각광받게 돼 있다. 이슬람 문화권의 검은 장막도 뚫고 들어가는 것이 한류이고, 예술 중심지 파리를 달구는 것도 한류다. 이제는 한류 열풍의 깊은 정수를 깨닫고 한국 음식에 빠져드는 의미와 무게를 알아야 한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식량 부족을 걱정하고 먹을거리 안전도 우려한다. 한국 음식으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고, 기아와 굶주림도 극복하자. 과거 부끄러워했던 우리의 행태가 이제 새로운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 우리 음식에 자부심을 가지고, 한국에서 ‘음식 르네상스’를 일으켜 세계인의 식탁에 한식을 올리자. 한류 열풍으로 한국 식품의 수출도 크게 늘어났다. 2000년에 30억 달러였던 농식품 수출액이 2012년에는 80억 달러를 넘어섰다. 김, 음료, 라면이 지난해 각각 2억 달러를 능가하는 수출 실적을 보였다. 농식품 수출이 100억 달러를 넘어 1000억 달러를 달성하는 시대가 다가온다. 한류 열풍으로 ‘수출농업 시대’를 열어 가자.
  • “슈퍼갑 성과 내고 떠나 감사”

    “슈퍼갑 성과 내고 떠나 감사”

    국민연금공단 사상 최초로 연임 기록을 세운 전광우 이사장이 18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국민연금공단 대강당에서 이임식을 가졌다. 2009년 12월 취임한 전 이사장은 3년 반 동안 국민연금을 이끌었다. 역대 최장수다. 지난해 말 첫 연임에 성공해 오는 12월 1일까지 임기가 보장됐으나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난 2월 21일 일찌감치 사의를 표명했다. 전 이사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큰 잘못 없이 떠나는 것만도 다행인데 성과까지 내고 물러나니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슈퍼갑’이 잘못하면 ‘슈퍼밥’ 된다는 말을 자주 하셨는데 물러나는 소감은. -최소한 ‘밥’은 안 된 것 같다(웃음). 취임 당시 270조원 정도였던 기금 규모가 올 2월 400조원을 돌파했다. 세계 3대 연기금으로 불린다. 가입자 수도 지난해 사상 처음 2000만명을 넘어서기까지 했다. 성과를 내고 떠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아쉬운 부분은 없나. -공공기관장으로서 제때 떠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4700명의 직원들을 한명 한명 만나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아쉽다.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긴 했지만 일각의 ‘국민연금 폐지운동’ 등 여전히 남아 있는 불신을 완전히 없애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 신뢰는 쌓기도 어렵고 끝까지 지키는 것도 어렵다. →새 정부의 노후연금 논란 등으로 국민연금 탈퇴자가 늘었다. -안타까운 대목이다. 자신 있게 말하지만 현재 나와 있는 노후 대비 수단 중에 국민연금만 한 것은 없다. →퇴임 후 계획은. -당분간 아무 일정도 잡지 않고 자유롭게 지낼 생각이다. 지난 주말 집사람과 함께 강릉의 한 유명 카페를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다. →금융권 수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데. -다른 기관장들과 달리 좋은 분위기에서 떠나지 않나. 이것만으로도 축복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정화, 결혼 상대 유은성은?

    김정화, 결혼 상대 유은성은?

    배우 김정화가 CCM 가수 겸 전도사 유은성과 결혼식을 올린다. 김정화의 소속사인 솔트엔터테인먼트는 16일 “김정화가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만나 올 가을 결혼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두 사람은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알게 됐고 김정화의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출간하는 과정에서 함께 작업을 하면서 사랑을 키워갔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평생을 함께 할 것을 약속했으며 양가 상견례를 마치고 올 가을 결혼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화의 또 다른 시작에 따뜻한 사랑과 축복을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많은 분들의 사랑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배우로서, 또 한 가정을 가진 아내로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화는 지난 2000년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그대가 그대를’로 데뷔한 김정화는 2001년 MBC 시트콤 ‘논스톱 3’에서 서구적인 외모로 큰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백설공주’, ‘쩐의 전쟁’, ‘밤이면 밤마다’, ‘인생은 아름다워’ 등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맡는가 하면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해 선행에 앞장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에세이집 ‘안녕, 아그네스’를 출간한 뒤 수익을 우간다 에이즈 아동을 돕는데 쾌척하기도 했다. 김정화와 화촉을 밝힐 유은성은 CCM 가수 겸 작곡가로, 2000년 프로젝트 앨범 ‘예스’를 통해 데뷔했다. 2011년에는 CCM 가수를 선발하는 ‘제22회 크리스천뮤직 페스티벌’에서 멘토로 활약했으며 김정화의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와 동명의 노래를 작곡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주에 핀 영화꽃 190송이… 대중성·예술성 뿌리 찾을까

    전주에 핀 영화꽃 190송이… 대중성·예술성 뿌리 찾을까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JIFF)는 내홍을 겪었다. 지역언론과 갈등을 빚은 프로그래머의 부당 해임 논란, 고석만 신임 집행위원장과의 의견 충돌에 따른 스태프의 집단사표가 이어졌다. 우려를 딛고 JIFF는 심기일전했다. 오는 25일부터 새달 3일까지 열리는 제14회 JIFF는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6개 메인 섹션과 19개의 하위 섹션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던 지난해와 달리 하위 섹션을 11개로 줄였다. 반찬 가짓수만 많았던 한정식 상차림을 간소하게 한 셈. 대신 재료의 선도는 한껏 끌어올렸다. 지난해 상영작 중 세계 첫 상영(월드 프리미어)은 36편, 제작국을 제외한 최초 상영(인터내셔널프리미어)은 1편이었지만, 올해에는 각각 45편과 18편으로 늘어났다. 총 190편의 상영작 가운데 김영진(왼쪽)·이상용(오른쪽) 프로그래머가 추린 추천작 7편을 소개한다. 마테호른 판권·배급사업을 병행하는 JIFF가 지난해 베를린영화제에서 구매했다. 올 로테르담영화제 관객상을 받은 디데릭 에빙어 감독의 작품. 아내와 사별한 후 홀로 사는 프레드는 정신이 나간 듯 보이는 레오를 도와주게 된다. 두 사람은 함께 살며 마을 사람들의 눈총을 산다. 하지만 프레드는 레오에게 집안일을 알려주는 등 점점 마음을 쓰게 된다. →김영진의 추천평:아내를 떠나보낸 후 혼자 사는 중년 남성이 낯선 노숙자를 보살피면서 우정을 확인한다. 공동체를 이뤄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과 놀라운 반전까지 선사해줄 아름다운 삶의 찬가다. 마스터 ‘부기나이트’ ‘매그놀리아’ ‘데어 윌 비 블러드’로 유명한 폴 토머스 앤더슨의 최근작.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와 경합 끝에 은사자상과 공동남우주연상(필립 세이모어 호프먼·호아킨 피닉스)을 쓸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돌아온 후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가던 사내가 신흥종교 교주를 만나 포교에 동참하지만, 더 큰 폭력으로 또 다른 상처가 생긴다. →김영진의 추천평:구원 대신 맹목적인 믿음을 추구하는 인간이 견인하는 광기의 드라마다. 앤더슨의 절도 있는 연출 아래 조니 그린우드의 음악과 65㎜ 촬영이 만나 영화예술이 이를 수 있는 절경을 유감없이 펼친다. 센트로 히스토리코 마뇰 드 올리베이라와 페드로 코스타 등 포르투갈의 두 거장과 빅토르 에리세(스페인), 아키 카우리스마키(핀란드)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네 감독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기마랑이스를 배경으로 풀어낸 옴니버스 영화다. 세계 영화계를 통틀어 최고령인 올리베이라(105) 감독의 신작을 볼 수 있는 건 영화팬에겐 축복이다. →김영진의 한마디:손님 없는 식당의 외로운 주인(카우리스마키), 혁명에 실패한 후 미쳐버린 대위(코스타), 과거의 명성이 퇴색한 폐허 같은 공장(에리세), 기마랑이스의 관광 가이드(올리베이라)의 시선을 따라가며 유럽의 근대사를 관통한다. 디지털 삼인삼색 2013:이방인 중 풍경 ‘숏!숏!숏!’과 더불어 JIFF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디지털 삼인삼색’(영화제 측이 3명의 감독에게 화두를 던지고 제작비를 지원, 30분 내외의 디지털 영화를 의뢰)의 올해 주제는 ‘이방인’이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영화작가 장률은 서울에 사는 이방인의 풍경을 다룬다. 사람과 도시를 바라보며 “누군들 이방인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김영진의 한마디:많은 시간, 사람들은 서로에게 풍경으로 존재한다. 이 생경함은 때론 당신에게 어떤 감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풍경은 여전하나 감동은 서서히 변한다. 경계에 선 인간을 지속적으로 조명해 왔던 장률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 아메리카 ‘심판’ ‘성’과 더불어 프란츠 카프카의 3부작으로 불리는 ‘아메리카’는 끊임없이 작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JIFF는 카프카 탄생 130주년을 맞아 ‘카프카, 영화를 만나다:카프카 특별전’을 마련했다. 블라디미르 미차렉이란 낯선 감독은 원작에 대한 뛰어난 해석과 스타일리시한 화면 구성으로 주목할 만하다. →이상용의 한마디:수많은 버전의 ‘아메리카’가 있지만, 더 스타일 넘치는 화면으로 미국에 대한 풍요로운 상상력을 제공하는 영화다. 물론 그 이면에는 카프카라는 20세기 예술가의 비전이 스며 있다. 돌아올 거야 오빠와 소녀 크리스가 한적한 도로 위에 남겨진다. 부모는 돌아오지 않고 오빠는 방법을 찾겠다며 크리스를 남겨둔 채 떠나가지만,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다. 크리스는 근처 원주민들의 도움으로 시간을 보내며 가족을 찾게 된다. 하지만 며칠 동안 세상은 조금 변해 있다. 브라질 감독 마르셀로 로르델로의 성장영화다. →이상용의 한마디:길 위에서 떠나버린 부모와 오빠를 기다리던 소녀의 성장담을 깔고 있으면서도, 남미의 풍경과 소녀의 마음이 흥미롭게 겹쳐지는 아름다운 영화다. 세상은 자신도 모르게 변하고, 그 속에서 주인공은 성장을 경험한다. 지젝의 기묘한 이데올로기 강의 슬로베니아의 석학 슬라보이 지제크와 함께 2006년 ‘지젝의 기묘한 영화 강의’를 내놓았던 소피 피엔스 감독의 후속 다큐멘터리. 이번에는 이데올로기 문제를 다룬다. 그가 다루는 핵심은, 우리가 믿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의 간극과 시차다. 시청각 지제크 개론서라 부를 만하다. →이상용의 한마디:지제크이다. 언변과 재기 넘치는 예시만으로도 눈과 귀가 즐거워진다. 이데올로기란 무엇인지에 대한 명쾌한 설명과 뛰어난 논증, 사색이 담겨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100세 시대, 재앙 아닌 축복 되려면

    100세 시대, 재앙 아닌 축복 되려면

    장수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의 문제로 화두가 옮겨간 것이다. 학계에선 2050년, 세계인의 평균 수명을 100세로 예상한다. 평균수명 100세의 ‘신인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KBS1은 공사창립 40주년을 맞아 3부작 ‘생로병사의 비밀-100세 시대, 신인류의 조건’을 방영하고 있다. 쿠바, 미국, 타이완, 일본, 그리스, 스웨덴 등을 돌며 세계 곳곳의 건강한 노인들을 만나본다. 오는 17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2부 ‘늙지 않는 뇌’에선 100세 시대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기 위한 열쇠로 ‘뇌’를 조명한다. 타이완인 자오 무허(102)는 87세에 대학에 입학해 98세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최고령 석사학위 취득자다. 일본인 쇼치 사부로(106)는 95세부터 중국어, 러시아어, 포르투갈어 등 외국어를 새롭게 배웠다. 100세부터 매년 세계를 돌며 강연도 하고 있다. 일본 뇌 전문학자들이 9년여에 걸쳐 쇼치의 뇌를 관찰한 결과 뇌 반응력은 30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젊은 뇌를 가진 사람들의 비밀은 무엇일까. 프로그램은 또 건강한 뇌를 가진 76세의 빙벽등반가 황국희씨와 치매환자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비교해 ‘늙는 뇌’와 ‘늙지 않는 뇌’의 차이를 공개한다. 24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3부 ‘장수의 힘 어울림’에선 건강한 장수의 중요한 요소가 사회적 관계임을 밝힌다. 미 스탠퍼드대 루이스 터먼 교수가 1500여명을 추적해 밝힌 ‘터먼 프로젝트’가 이를 방증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실패한 기업인들이 찾는다는 그 섬… 4주간 무슨 일이

    [주말 인사이드] 실패한 기업인들이 찾는다는 그 섬… 4주간 무슨 일이

    해마다 100만여명이 창업을 하지만 80여만명이 폐업을 한다. 금융위원회와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창업 기업의 생존율은 3년 후 55%, 5년 후 39%, 10년 후 24%에 불과하다. 창업자 10명 중 5명이 3년 내 문을 닫는 셈이다. 창업 기업의 폐업 횟수는 1.3회, 재창업 횟수는 0.8회로 폐업 후 50%는 재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쓰러지면 재기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실패한 기업인은 죄인이 아니지만 일순간 ‘인생의 낙오자’로 전락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의 재기를 ‘힐링’으로 접근한 색다른 시도가 남해의 외딴섬,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죽도에서 진행되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조차 없이 벼랑 끝에 몰린 19명이 지난 2월 24일 무거운 마음으로 섬을 찾았다. 4주간의 시간,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지난달 21일 통영에서 배를 타고 1시간 만에 도착한 죽도는 인적이 드문 조용한 섬이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이 폐교를 리모델링한 죽도연수원에서는 ‘실패 중소기업인 힐링캠프’가 진행되고 있었다. 2011년 11월 첫 캠프를 연 뒤 5회째다. 캠프는 3월과 6월, 11월 등 매년 3차례 진행된다. 연수원으로 가는 길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가파른 오르막길에 세워진 표지판이 눈에 띈다. “묵은 마음 비워서 맑고 둥근 마음만 가득 채워 가는 곳…허밀청원.” 섬에 내리기 전까지 ‘외인구단’이나 ‘실미도’를 연상했기에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글귀다. 가쁜 숨을 돌리려 들어간 연수원 식당에서 형광색 점퍼를 입은 이들이 반갑게 인사한다. 캠프 참가자들이다. 퇴소를 앞두고 그동안 생활했던 텐트와 침낭 등을 정리해 햇볕에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표정이 밝은 그들의 모습에서는 얼마 전까지 ‘인생 실패자’로 자책하며 방황했다는 사실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상하(43) 원장은 “이곳에서 ‘재기’는 재창업이 아니라 잃었던 용기를 되찾고 깨진 가족이 만날 수 있도록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라며 “실패한 사람에게는 실패 마인드가 숨어 있는데 치유 없이 정상적인 패자 부활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4주간 무료로 진행되는 힐링캠프는 방목 형태로 진행된다. 주입식 강의나 창업 스킬 등 성공 기법을 전수하는 과정은 없다. 100명이 넘는 재능 기부자 중 컨설턴트는 배제하고 종교인과 심리치료사 등이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철저하게 ‘의도된 불편함’을 극복하며 스스로 마음을 관리하는 시간의 반복이다. 사업 실패로 같은 아픔을 경험했던 설립자와 한 원장의 신념, 그리고 재기 과정에서 간절히 필요했던 것을 녹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캠프는 술과 담배, 휴대전화, 지갑을 수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4주간을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라는 취지다. 오전 5시 50분 기상과 함께 편치 않은 산길을 헤치고 명상 바위에 오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취침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식사는 하루 2끼만 제공하고 입소 다음 날부터 퇴소 전날까지 26일간 텐트에서 야영한다. 초기 2주간은 강의장을 제외하고는 대화도 차단된다. 캠프에서는 자급자족을 하기에 농촌 활동도 필수 일과다. 한 원장은 “실패한 기업인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환경을 탓하고 남을 원망한다”면서 “신세 한탄이 아니라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강당에는 “나는 지금 여기에 왜 와 있는가”, “고난과 좌절은 성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나는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자기 암시 글들이 곳곳에 걸려 있다. 캠프 참가자는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 처음에는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고 쉽게 말문도 열지 않는다. 실패의 기간이 길수록 이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얼굴은 죽을상이고 의욕은 찾아볼 수 없다. 참가자들은 구구절절한 사연을 토로하지만 캠프에서는 철저히 무시한다. “나는 잘했는데…”라고 할 때마다 “너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했는가”라는 질문이 되돌아간다. 휴먼 영화를 시청하고 100배 절을 올리고 사이코드라마에 직접 출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마음의 변화를 겪는다. 야영은 캠프의 ‘백미’다. 산속에 설치된 텐트 간 거리는 30m가 넘는다. 아무런 간섭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회한, 후회의 뜨거운 눈물을 수없이 흘린다고 한다. 18년간 전자계통사업을 하다 2008년 폐업한 김경곤(59)씨는 “여기 온다고 뭐가 해결될까 하는 고민과 창업자금을 받는 데 유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반신반의했다”면서 “마음의 어두운 그림자를 털어내면서 몸과 마음이 맑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식품제조유통업을 했던 정영준(51)씨는 위기 탈출을 위해 입소했다. 정씨는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 왔지 스스로를 되돌아볼 기회가 없었는데, 매우 유용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실패한 기업인들의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김경곤씨는 “아침이 밝아 오는 것이 싫었고 내 이름이 적힌 우편물을 받는 게 두려웠다”면서 “특히 나 때문에 가족까지 피해를 당하는 것이 가장 괴로웠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당시 자살하는 사람에게 공감이 갔다”면서 “남을 원망하는 마음만 들고, 내가 왜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되면서 술로 시간을 허비했다”고 회고했다. 사업이 망한 이들은 대부분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 작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신용을 회복해야 하는데 상당수는 빚의 늪에서 헤어날 방법을 찾지 못한다. 익명을 요구한 40대 후반 남성은 “신용 회복을 하더라도 카드 발급이나 대출이 안 되는 등 재기를 위해 기댈 언덕이 없다”면서 “사업이 잘되면 금융권이 제일 먼저 고개를 숙이며 찾아오지만 반대 상황에서 가장 먼저 발목을 잡는 것도 금융권”이라고 성토했다. 캠프를 거쳐 간 68명 중 50%가 재창업(12명)을 하거나 취업에 성공했다. 5년간의 아픔을 딛고 대구에서 재기한 향천의 김영만(47) 대표. 그는 2차례 누룽지 제조 업체를 운영하다 무일푼으로 쫓겨났다. 2008년 이후 신용불량자로 4년간 ‘바닥 인생’을 경험했다. 지난해 3월 2회 캠프에 참가한 후 중소기업청의 재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재기했다. 김 대표는 “항상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고 스스로에게 경종을 울린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4주간의 일정을 마친 5회 캠프 참가자들이 1명의 낙오자도 없이 섬을 나섰다. 그토록 힘겨워했던 현실 속으로 다시 들어선 것이다. 오늘의 실패를 자산이자 축복으로 되돌리는 항해가 시작됐다. 글 사진 죽도(통영)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그래픽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책 읽는 대학생을 위한 축복

    [최동호 새벽을 열며] 책 읽는 대학생을 위한 축복

    봄꽃 축제가 절정에 이르려 하고 있다. 제주 유채꽃 축제에서 비롯된 축제는 바다 건너 진해 벚꽃 축제, 그리고 광양의 매화꽃 축제를 시발로 한반도 남부를 물들이더니 이제 중부를 넘어 서울로 진입하고 있다. 서울 도심을 걷다가 벚나무의 봉오리들이 바야흐로 꽃잎을 내밀고 있음을 보았다. 그런데 봄꽃축제에는 언제나 꽃샘바람이 뒤따르고 비바람이 몰아쳐 화려한 꽃들이 다 개화하지도 못한 채 허망하게 지는 것을 본다. 화려한 봄꽃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것이 대학의 신입생들이다. 교정을 가득 메운 그들의 발걸음을 보고 있으면 푸르고 빛나는 한국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 오직 입시를 위해 질주해 온 그들의 지옥 같은 학교생활이 끝나 봄꽃처럼 만개한 자유와 해방의 기쁨을 누려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꽃샘바람처럼 매정하고 냉랭한 바람이 등 뒤에서 몰아쳐 올지 모른다. 관악산의 한 연못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 신입생 중 한둘이 해마다 봄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다고 한다. 다른 한 대학에서는 담당 교수가 자신의 책을 사지 않는 학생들에게 강제로 인지를 붙이라고 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담당 교수를 질책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책을 거의 읽지 않는 대학생들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있었다. 또 다른 대학에서는 책을 읽지 않는 학생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무료로 선물했다고 한다. 대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이 제출하는 리포트에서 입증된다. 과연 과제로 제시된 책을 읽었는지 의심스러운 내용의 개성 없는 리포트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수업 시간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던 학생들도 리포트는 상당히 매끄럽게 정리해 제출하기 때문에, 인터넷 정보를 짜깁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책에 굶주린 시대가 있었다. 1960년대 청계천 책방을 헤매면서 읽고 싶었던 한 권의 책을 구했을 때 느낀 기쁨은 마치 구세주를 만난 것 같았다. 밤새도록 읽고 나서 책을 구하지 못한 동급생들과 함께 나누어 보던 것 또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그런데 오늘날은 책이 도처에 넘쳐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책은 독자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달라진 결과일 것이다. 인터넷이나 컴퓨터가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시키는 오늘날 책, 특히 종이책은 오히려 골칫거리가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책 읽는 대학생만이 그들의 미래를 헤쳐 나가는 귀중한 지혜를 터득한다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진리이다. 그것이 종이책이냐 전자책이냐 하는 것은 별도의 문제이다. 책읽기를 통해 인간은 체계적이며 실제 경험에 가장 근접한 세계를 접할 수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며 그 생각의 깊이와 넓이에 비례해 그가 지닌 내재적 가치의 용량도 커진다는 것이다. ‘천재의 작품에서 잃어버린 자아를 발견한다’는 것은 오래된 금언이다. 다른 말로 풀이하면 책 읽기를 통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는 뜻이다. 데카르트 이래 인간은 사고하는 존재로 자기 발견을 했다. 그것은 신으로부터의 인간 해방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디지털시대가 원하는 인간은 생각하고 창조하는 인간이다. 창조는 사색으로부터 나오고 사색은 책읽기로부터 나온다. 프랑스의 한 시인은 ‘모든 위대한 것은 책으로 돌아간다’고 했는데, 이를 변형시켜 ‘모든 위대한 것은 책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할 수 있다. 나뭇가지에서 꽃이 피어나듯이 책에서도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 봄꽃의 축제에 취하는 것도 기쁨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흩날리는 꽃잎을 바라보면서 책읽기의 축제로 승화시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입시에 골몰해 온 자신의 내적 결핍을 충전시키기 위해 책읽기에 침잠하는 봄날을 만끽한다면 미래가 남다르게 풍요로울 것이라 확신하며, 그렇게 책 읽는 젊은 대학생들에게 봄꽃축제보다 기쁜 미래의 축복을 전해주고 싶다.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시인
  • 참 매운 역사구나, 그 옛날 ‘시월드’

    “며느리 하나 죽는 거는 논둑 하나 무너진 거밖에 안 된다. 큰 소 한 마리 죽는 거보다 몬하다.” (김남규. 1929년생. 포항) “각시를 닛 얻었어. 애기꺼징 낳고. 집이 들어앉아, 다섯 달두 살다, 여섯 달두 살다, 가거덩.” (정소덕. 1931년생. 진도) “화장실에. 옛날에. 짚토매 이런 거 갖다 놓잖아. 그거 훌 깔고. 거기서 낳았어. 우리 큰딸을.” (지용자. 1928년생. 강릉) ‘시집살이 이야기 집성 1’(박이정 출판사)에 채록된 일제 식민지 시절에 태어나 6·25전쟁을 겪고 보릿고개를 넘어 1970년대 한강의 기적과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거치며 살아온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다가 눈물이 찔끔 난다. 지난해 여자 대통령이 탄생한 나라지만, 한국에서 여자로 태어나 사는 일은 맵고 짜고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여성으로 태어난 것을 축복하는 프랑스적 감성을 떠올리면 더 서글퍼진다. 며느리 목숨을 큰 소 한 마리보다 못하게 취급하더니 울꺽 화가 올라오고, 산모사망률이 그리 높을 수밖에 없었음을 지용자 할머니 구술에서 깨달을 수밖에 없다. 바람난 남편과 씨앗을 견디고 살아야 하는 정소덕 할머니는 어떤가. 요즘 같으면 이혼하고 여자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개명한 세월이 아닌가. 오랫동안 구비문학 연구를 해 온 신동흔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비롯한 24명의 연구자가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모두 109명의 구술 자료를 담았다. 제주 4·3 사건을 비롯한 역사적 사건도 포함됐고, 사연의 유형에 따라 총 10권으로 나눴다.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소설이 따로 없다. 신동흔 교수는 “역사학자들이 특정한 관점과 목적의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구술을 받는 것과 달리 국문학자들의 구술정리는 문학적인 접근”이라며 “할머니들이 하고 싶어하는 모든 이야기, 즉 사실은 물론 과장과 허구, 주관적 감정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모두 기록했다”고 했다. 이런 작업의 의의에 대해 신 교수는 “한 사람의 생애는 하나의 우주다”고 말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