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주무 떠난 김대업씨
“언젠가 떠날 것은 짐작했지만 막상 그날이 닥치니까 아쉽네요.”
7년 동안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손발이 돼온 김대업(34) 대한축구협회 과장이 주무 업무를 접게 됐다. 그는 그동안 훈련지 물색,숙소 선정,비자 발급,항공권 예약,음식 조달,유니폼 색깔 정하기,경기 도중 선수 교체 통보 등 선수들이 깨어나서 잠들 때까지 그는 쉬지 않고 음지에서 ‘어머니’ 역할을 해왔다.선수들이 편하게 훈련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다.때론 선배처럼,형처럼,친구처럼 인생 상담을 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독일월드컵 스위스전에서 팀이 졌을 때.보람을 느낀 순간은 물론 월드컵 4강 신화를 열었을 때다.“그 때에서야 제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주변에서 알아주기 시작했어요.이후 또 다른 영광을 위해 뛰어왔는데 그것을 이루지 못해 아쉽습니다.” 1년으로 치면 평균 4개월은 집에서 있지 못하는 나날이었다.가본 나라만 40여 개국에다 50∼60차례 출장을 다녔다.
대표팀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한양대 체육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협회에 입사했을 때부터다.이후 대표팀 지원 업무를 맡아왔다.앞으로 경기국에서 각종 아마추어 대회 경기 진행 및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그는 “반드시 승패를 따져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국내 팬이나 언론은 승패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요.”라면서 “평가전 정도면 여유를 갖고 축구 자체를 즐겼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한편 주무 업무는 ‘축구 가족’으로 유명한 조준헌(33) 대리가 잇는다.조 대리 아버지는 1960년대 대표팀 공격수로 활약했고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고(故) 윤옥씨이고,부인은 현재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영양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