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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엔… 민주주의를 되새기다

    10월엔… 민주주의를 되새기다

    인간 존재 이유와 존엄성은 문화·예술계의 영원한 화두다. 문인은 글로, 화가는 그림을 비롯한 창작물을 통해 ‘인간성’을 묻고 성찰해 왔다. 그래서 인권과 맞물린 민주주의 또한 그들의 창작 욕구를 자극했다. 주말이면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초동 사거리로 나뉘어 서로 다른 정의를 외치는 2019년 10월, 문화·예술계에서는 다시 인권과 민주주의를 묻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남영동 대공분실서 임민욱 기획전 지난 8월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 기획전시 중단에 반발하며 자신의 출품작 철수를 요청했던 임민욱 작가는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새로운 기획 전시 장소로 선택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1970~80년대 군사정권 시절 정권 유지를 위해 각종 고문과 폭력으로 ‘가짜 간첩’을 만들어 낸 인권유린의 대명사와 같은 곳이다. 지금은 민주인권기념관으로 탈바꿈했다. 8일 임 작가의 기획으로 이곳에서 개막한 기획전 ‘끝없는 여지’(Endless Void)는 대공분실 건물 전체를 복합 전시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강라겸, 강은교, 배선영, 하고로모 오카모토 등 한일 청년 작가 13명이 각자의 시선으로 정권의 폭압과 민중의 저항을 풀어낸다. ●한일 청년작가 13명이 고발하는 인권 유린 김예슬 작가는 설치미술 ‘분실’을 통해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 짓밟힌 인권을 떠올렸다. 과거 물고문이 자행됐던 5층 분실 안에 수도 호스를 연결, 좁은 창 밖으로 물이 흘러나오도록 했다. 김 작가는 “상수도시설은 1차 경제개발계획이 수립된 1960년대부터 급속한 산업화·도시화와 함께 기반시설을 확립하기 위해 대대적인 계획과 투자로 이어졌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도 할 수 있는 상수도 보급은 인권을 박탈하는 형태로도, 경제발전과 함께 이뤄졌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일본 작가 오카모토 하고로모는 행위예술을 통해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대공분실의 서늘한 기운과 공포감을 전달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임 작가는 ‘기획의 글’에서 “폭력은 불멸하고, 민주와 인권은 기념할 수도, 개념화할 수도 없다”면서 “예술로 비관주의를 조직하며 더 살아내서 더 오래 울고, 더 오래 상처 입는 불멸의 민주주의로 지키려는 청년 작가들의 실험과 고민들을 함께 읽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18일까지 무료로 엄혹했던 현대사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부마항쟁 40주년 맞아 토크쇼·공연도 박정희 군사정권 몰락의 도화선이 된 40년 전 10월 ‘부마민주항쟁’을 기리는 자리도 마련된다. 1979년 10월 16일 부산대에서는 유신헌법 철폐와 박정희 대통령 하야 등을 촉구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이는 곧 부산 전역을 넘어 마산 일대까지 포함한 대규모 시위로 번졌다. 부마항쟁 발발 10일 뒤인 10월 26일 박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숨을 거두며 유신정권도 막을 내렸다. 이 부마항쟁은 지난달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이에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와 관련 시민단체는 10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부마항쟁 40주년 기념공연 ‘시와 노래, 강연 그리고 토크쇼: 다시, 민주주의!´를 개최한다. 부마항쟁 당시 청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쓴 정희성 시인과 인문학 콘서트 등을 진행해 온 가수 신재창이 시와 노래로 공연을 열고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강연 ‘부마항쟁을 말한다’가 이어진다. 또 당시 대학생 중심 시위를 대규모 민중항쟁으로 이끈 노동자들이 직접 들려주는 ‘나의 부마항쟁’ 등 과거 희생을 기억하고 지금의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올해 노벨물리학상 우주 비밀 밝혀내고 외계행성 발견한 3명의 품으로

    올해 노벨물리학상 우주 비밀 밝혀내고 외계행성 발견한 3명의 품으로

    미셸 마이요-디디에르 퀼로 교수는 사제지간, 1995년 최초 외계행성 발견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은 우주 구조의 이론물리학적 토대를 구축하고 외계행성을 처음 관측하는데 성공한 캐나다와 스위스 출신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캐나다 출신 제임스 피블즈(84)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미셸 마이요(77) 스위스 제네바대 교수, 디디에르 퀼로(53) 제네바대 교수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피블즈 교수는 우주의 구조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물리학적 이해를 높였고 마이요 교수와 퀼로 교수는 태양과 비슷한 형태의 항성(별)을 도는 외계행성을 처음 발견함으로써 외계 우주에 대한 시각을 확장시켰다”고 평가했다.  피블스 교수는 빅뱅 우주론이 정설로 자리잡도록 한 우주배경복사에서 나오는 여러 데이터를 가지고 우주의 모습이 어떻게 형성됐고 구성요소들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구축한 ‘현대 우주론의 건축가’이다. 우주배경복사는 1948년 조지 가모브에 의해 처음 예견됐고 1964년 미국 벨 연구소의 펜지아스와 윌슨이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발견했다. 펜지아스와 윌슨은 우주배경복사 발견 공로로 1978년에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들의 발견 이후에도 우주배경복사는 제대로 해석되지 못했는데 피블스 교수가 우주배경복사 관측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현재 우주가 빅뱅으로 형성됐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증명하고 우주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암흑물질을 계산할 수 있는 이론물리학적 근거를 만들어냈다.  남순건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피블스 교수는 우주배경복사의 이론적 해석 근거를 만들어 냈으며 은하계가 분포돼 있는 거대 구조가 어떻게 형성됐는지까지도 설명하는 이론을 만들어냈다”라며 “우주론을 공부하려는 대학원생이라면 피블스 교수의 이론은 당연히 거쳐가야 하는 관문으로 우주론의 교과서를 쓴 사람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5년 미셸 마이요 교수와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퀼로 교수는 별의 밝기 변화를 정밀 분석하는 방식으로 태양계 바깥에서 태양과 비슷한 형태의 항성(별) 주위를 도는 외계행성을 최초로 발견하고 이를 발표했다. 두 사람은 페가수스자리 51번 별 주위를 도는 행성을 발견했는데 이는 목성질량의 0.47배로 토성보다 약간 크고 궤도 반지름은 약 1억 5000만㎞로 태양-수성간 거리보다 더 가까웠다. 이들의 발견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해 전 세계 연구자들이 대형 망원경으로 관측에 참여해 현재 수 천개의 외계행성과 항성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이번 물리학상 수상자들에게는 상금 900만 스웨덴크로나(10억 9791만원)가 주어지는데 피블즈 교수가 450만 스웨덴크로나를 받고 마이요 교수와 퀼로 교수가 각각 225만 스웨덴크로나를 받게 된다. 노벨위원회는 9일 화학상, 10일 문학상, 11일 평화상, 14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차례로 발표한다. 시상식은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되며 평화상 시상식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동상이몽2’ 강남, ♥ 이상화에 특별 프러포즈 ‘이상화 반응 보니..’

    ‘동상이몽2’ 강남, ♥ 이상화에 특별 프러포즈 ‘이상화 반응 보니..’

    예비부부 강남 이상화의 결혼 준비기가 공개된다. 오는 7일 오후 11시 20분 방송될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서는 강남과 이상화가 결혼 준비 하는 모습으로 꾸며진다. 강남♥이상화는 결혼을 약 한 달 남긴 가운데, 식장을 제외하곤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촉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유 넘치는 이상화에게 강남은 “이게 실제 상황이다. 한 달도 채 안 남았다”라며 현실 예비부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강남과 이상화는 신혼여행지부터 청첩장, 축가, 주례, 사회 등을 정하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꿀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으로 ‘꿀벌 커플’이라는 애칭까지 얻은 두 사람은 의외로 초반부터 의견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중 두 사람의 ‘동상이몽’에 가장 불을 지핀 것은 바로 하객을 어디에 앉히느냐 하는 것. 함께 알고 있는 지인을 신랑석과 신부석 중 어디로 초대할 것인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MC 서장훈을 어디에 앉힐지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쳤다. 서장훈은 함께 예능 활동을 많이 한 강남과 태릉선수촌 생활을 함께 한 이상화를 두고 예상치 못한 대답을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런가 하면 이상화를 위한 맞춤 프러포즈로 페디큐어를 준비한 강남은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강남은 아무것도 모르는 이상화를 소파에 앉히고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강남은 이상화의 썩어있는 새끼발톱을 발견했다. 이에 이상화는 “스케이트 타다가 그랬다”라고 말해 보는 이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 강남은 이상화에 발톱에 ‘marry me’라는 글씨를 몇 번씩 고쳐 쓰며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소이현은 “생각보다 되게 잘한다”고 했고, 조현재 역시 쌍엄지를 치켜세우는 등 그의 프러포즈 성공을 기원했다. 한편 이번 ‘동상이몽2’에서 “휴지 6통은 필수”라며 이상화의 눈물을 자신했던 강남은 예상과 달리 흘러가는 프러포즈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기상천외한 페디큐어 프러포즈에 이상화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울의 중심 종로, 오피스텔 뜬다…‘종로 한라비발디 운종가’ 분양

    서울의 중심 종로, 오피스텔 뜬다…‘종로 한라비발디 운종가’ 분양

    우수한 입지와 특화설계 등 인기 요소를 두루 갖춘 ‘종로 한라비발디 운종가’ 오피스텔이 분양에 나서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한라가 시공하고 무궁화신탁이 자금관리를 맡아 안정성을 더한 ‘종로 한라비발디 운종가’는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21층, 전용면적 19~79㎡ 총 547실 규모로 조성된다. ‘종로 한라비발디 운종가’는 지하철 1, 2호선 및 우이신설 환승역인 신설동역이 직선거리 약 300m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다. 1, 6호선 환승역인 동묘앞역과도 직선거리 약 450m로 가깝다. 또한 서울과 경기 곳곳을 연결하는 29개 버스 노선이 단지 인근을 지나며, 내부순환도로 등 도로망도 잘 갖춰져 있다. 또한, 단지 주변 곳곳에 오피스 및 쇼핑몰이 자리하고 있어 배후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대기업과 서울정부청사, 다수의 로펌, 병원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임대수요가 풍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일평균 유동인구만 약 150만 명에 달하는 동대문패션타운단지와 약 1000여개 점포가 성업 중인 경동시장도 인접해있다. 단지 바로 앞에는 청계천을 낀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단지 내에는 입주민의 심신 단련을 위한 피트니스센터, 업무공간이자 소통공간인 비즈니스센터, 게스트룸, 파티룸, 라운지 식음료서비스 등을 제공하 커뮤니티라운지도 들어설 예정이다. 보안 및 경비, 세탁과 청소서비스, 택배 및 우편물 보관 등 생활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단지 가까이에는 이마트 청계천점과 롯데마트 청량리점,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신설종합시장, 국립중앙의료원,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롯데시네마 황학점 등 다수의 생활편의시설이 근접해 있어 주거, 쇼핑, 문화, 힐링 등 모든 가치를 한 곳에서 누리는 원스톱라이프를 경험할 수 있다. ‘종로 한라비발디 운종가’는 대한민국 대표 공공건축가인 승효상 건축가(이로재종합건축사 사무소)가 건축설계를 맡았다. 승효상 건축가는 ‘김수근문화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건축계 거장이다. 또한 선유도 공원, 서울식물원,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등의 조경설계를 담당한 서안㈜ 정영선 대표와 창신동 신마루 놀이터 풀무골무, 하늘공원 하늘을 담는 그릇 등을 선보인 임옥상미술연구소 임옥상 소장이 설계에 참여했다. 한편, ‘종로 한라비발디 운종가’의 분양홍보관은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 결혼” 박은영 아나운서, 김형우 ‘생방송 프러포즈’에 눈물

    “오늘 결혼” 박은영 아나운서, 김형우 ‘생방송 프러포즈’에 눈물

    KBS 박은영 아나운서가 결혼 당일에도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한 가운데, 남편의 깜짝 프러포즈를 받고 눈물을 쏟았다. 박은영 아나운서는 27일 오전 방송된 KBS CoolFM ‘박은영의 FM대행진’을 진행했다. 박은영 아나운서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3살 연하 비연예인 남성과 결혼한다. 예비 신랑은 스타트업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전해진 가운데, 스타트업 핀테크 회사인 ‘트래블월렛’을 운영하는 김형우 대표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예비 신랑은 라디오 생방송을 통해 깜짝 프러포즈를 선사했다. 박은영 아나운서는 기상청과 전화를 연결했지만, 목소리의 주인공은 박은영 아나운서의 예비 신랑 김형우 대표였다. 그는 “제가 준비한 편지를 읽어주고 싶다. 공영 방송을 사적으로 사용하게 돼서 죄송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형우 대표는 “안녕. 표범. 나야. 갑자기 이렇게 전화해서 놀랐나? 워낙 강심장이라서 안 놀랐겠지. 오늘 우리 결혼한다. 아직 현실감이 없고 어리벙벙하다. 항상 여유 없고 휴식 없이 살아온 나에게 여유와 휴식을 줘서 고맙고 분노만 가득하던 나에게 기쁨과 행복만 줘서 고마워”라고 전했다. 이어 “바쁘다는 이유로 결혼준비 혼자 다하게 만든 것도 미안해. 노년에 70살 넘어서 다 갚을게.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오래 살자는 말이야. 앞으로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을 거야. 기쁜 일도 있고 화나고 슬픈 일도 있을 거야. 어떤 일이 와도 같은 편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슬기롭게 헤쳐 나가자”라고 말했다. 끝으로 “내가 잘못했을 때만 사랑한다고 해서 사랑한다고 하면 뭐 잘못했냐고 묻는데 지금 잘못한 것 없다. 진짜 사랑하고 몰디브 가서 유니콘 튜브 타고 놀자”라고 덧붙였다. 박은영 아나운서는 예비 신랑의 갑작스러운 프러포즈에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 예비 신랑에게 “이따 만나자. 너무 고맙다. 사랑합니다. 우리 행복하게 잘 살자”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박은영 아나운서는 “아직 프러포즈를 안 했다. 전화 연결을 부탁해봤는데 무조건 싫다고 했었다. 이런 일을 생각도 안 했다”며 깜짝 이벤트를 받은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시작되는 결혼식은 일반인인 신랑을 배려해 비공개로 진행된다. 결혼식 사회는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한석준이 맡았으며, 축가는 2AM 창민이 부른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금요칼럼] 집은 말로 짓는다/황두진 건축가

    [금요칼럼] 집은 말로 짓는다/황두진 건축가

    ‘건축을 말로 하나?’ 학교 다닐 때 자주 들었던 말이다. 특히 설계 과제에 대해 별로 해 온 것이 없이 적당히 말로 때우려고 하면 꼭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건축교육의 일부는 무슨 구도자를 키우려고 하는 것 같은 측면이 있다. 말을 줄이고 묵묵하게, 책상에 앉아 정성스럽게 선을 긋는 것을 그때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사회에 나와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말이란 일방적인 자기표현이기도 하지만, 남과 적극적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행위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학생 시절에 말을 경계했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과제물의 결과는 오직 자신의 성적일 뿐, 그 너머의 타인과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사회생활은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것이니 당연히 생각도 변해야 했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말, 특히 일하는 상황에서의 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하나는 상대에게 정보를 구하는 것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별로 어렵지도 않은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질문하는 행위 자체가 본인의 무지함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심지어 질문의 결과로 받게 될, ‘그런 것도 몰라?’라는 비난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정보를 구하는 행위도 상대방에 대한 믿음, 그리고 편안한 마음이 없으면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쌍방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아무도 나에게 질문하는 사람이 없다면 스스로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두 번째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이다. 즉 정보를 구하고자 하는 상대에게 그 상대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이를 그리 어려워하는 것 같지 않다.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남에게 친절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에게 정보만 있다면 기꺼이 남에게 주고자 한다. 소셜 네트워크 같은 곳에서 흔한 현상이지만, 누군가 질문을 하면 여러 사람이 달려들어 열심히 정보를 제공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물론 그 정보의 성격에 따라 이런 태도에는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일부러 상대에게 정보를 주지 않으려고 할 수도 있겠다. 정보가 권력이 되는 경우인데, 내부 경쟁이 치열한 조직에서 흔히 보는 일이다. 마지막은 상대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정보를 주는 것이다. ‘옆에서 보고 있었는데, 혹시 이런 게 필요하지 않나요?’하는 경우다. 이것이 가장 어렵다. 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런 경우가 자주 일어나는 조직이 있다면 적어도 의사소통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이런 일이 일어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일단 남에게 줄 유용한 정보가 있어야 하고, 남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파악하는 배려심도 필요하다. 그리고 먼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행여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을 정도의 상호 신뢰가 절대적으로 있어야 한다. 이런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오히려 상대로부터 뜨악한 반응이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의 여러 일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직접 다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은 조직과 관계망을 통해서, 서로 도와가며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으면 일도 잘되지 않고 감정적으로도 앙금이 쌓인다. 단추를 누를 때마다 오작동이 나는 리모컨으로 무슨 복잡하고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결국은 말이 중요하다. 아니 말이 중요하다는 생각 자체가 중요하다. 서로 열심히 말을 섞고 정보를 주고받는 사람들은, 이심전심이나 염화시중의 미소와 같은 애매한 과정에 의지하며 묵묵하게 자기 할 일만 하는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효과적이고 심정적인 소모도 적다. 집은 말로 짓는다. 행여 집뿐이랴, 세상의 모든 것이 그러하다.
  • 1도 기운 바닥·열 맞춰 놓인 66개 의자…‘설치미술’ 같은 스웨덴 도서전 한국관

    1도 기운 바닥·열 맞춰 놓인 66개 의자…‘설치미술’ 같은 스웨덴 도서전 한국관

    29일까지… 한강·김언수 작가 등 참석가로 9m, 세로 19m. 171㎡ 남짓한 공간의 바닥은 1도로 아주 미세하게 기울어졌다. 열 맞춰 놓인 66개 검은 의자 위에는 네 권씩, 도서 131종을 올려놨다. “설치 미술이야, 도서전이야”라는 찬사를 받았던 2019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 한국관의 모습이다. 이를 설계한 시인이자 건축가 함성호는 “인간성이라는 게 무엇인지 역으로 질문해 보자”라는 취지를 꺼냈다. “불편함을 느끼게 하면서 우리 모두 다 불완전하며 서로에게 불편한 존재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면 어떨까….” 이는 한국관의 주제 ‘인간과 인간성’과도 맞닿아 있다. 26일(현지시간) 개막한 도서전은 29일까지 나흘간 예테보리 스웨덴 전시·회의센터에서 ‘성평등’, ‘미디어 정보 해독력’을 주제로 열린다. 북유럽 최대 규모로, 약 1만 1000㎡ 전시장에 38개국, 800여개 기관·회사의 부스가 설치됐다. 한국은 스웨덴 수교 60주년을 맞아 주빈국으로 참가했다. 한국관의 주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다시 조명한다는 의미다. 자문위원을 맡은 김동식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애매해지는 지점을 함께 고찰한다면, 개최국에서 말하는 ‘성평등’을 인간의 조건으로 끌어안으면서 대화적 관계를 설정할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사회역사적 트라우마, 국가폭력, 난민과 휴머니즘, 기술문명과 포스트휴먼, 젠더와 노동, 시간의 공동체 등 6가지 주제로 나눠 한국 도서들을 선별, 전시했다. 전통타악기, 해금, 피아노, 보컬, 퍼커션으로 구성된 여성 4인조 ‘더 튠’의 공연으로 시작된 한국관 개막식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렸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고등학생 딸에게 소개할 책을 보러 왔다”는 주민 시실리아 미디(45)는 “의자를 비치해 그 자리에서 책을 보게 한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유준재 작가의 그림책 ‘파란 파도’를 집어든 스웨덴의 삽화가 제시카 베이룬드(55)는 “책 전체를 가득 채운 파란색 파도와 곧 뛰쳐나올 것 같은 말 그림이 용감한 시도”라며 “스웨덴 책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삽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한국 작가, 책들에 대한 관심은 예테보리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으로 현지서도 잘 알려진 한강 작가와 ‘K스릴러’를 대표하는 김언수 작가는 도서전 주최 측에서 먼저 초청을 희망했다. 아울러 현기영·김금희·김숨·조해진 소설가, 김행숙·신용목 시인 등이 진행하는 문학 세미나가 6회, 김현경 인류학자·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 등이 참여하는 비문학 세미나가 4회 열린다. 예테보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中,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 본격화...세계 최대 규모 공항 개항

    中,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 본격화...세계 최대 규모 공항 개항

    중국 베이징의 두 번째 공항이자 세계 최대 공항이 될 다싱국제공항이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10월 1일)을 앞두고 25일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베이징의 새로운 상징물이 되는 동시에 인천국제공항과 ‘동북아시아 허브’ 경쟁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6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공항열차로 이동해 다싱국제공항 개항을 선포했다. 시 주석은 한정 상무위원, 류허 부총리 등과 함께 터미널을 둘러본 뒤 공항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공화국의 빌딩은 이렇게 벽돌과 기와 하나하나로 건설됐다. 우리는 웅대한 뜻을 품고 앞으로 한발한발 나아갈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면서 “중국은 반드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남쪽 다싱구에 있는 다싱공항은 터미널 면적이 140만㎡로 단일 터미널 가운데 가장 크다. 인천국제공항은 제1여객 터미널 50만㎡, 제2여객 터미널 110만㎡다. 중국남방항공 소속 광저우행 항공기가 처음으로 정식 이륙했다. 터미널은 중국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봉황을 형상화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이라크 출신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했다. 건설비용은 약 800억 위안(약 13조 4700억원)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서우두공항의 항공 수요를 분담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인천~베이징 노선 운수권을 배분받아 취항을 준비 중이다. 개항 초기에는 연간 4500만명을 수용하고 2025년까지 연간 7200만명을 처리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연간 1억명을 수송한다. 활주로도 4개에서 시작해 7개까지 늘린다. 인천공항 활주로는 3개다. 새 공항은 톈안먼에서 직선거리로 46㎞가량 떨어져 있어 기존 서우두공항(25㎞)보다 2배 가까이 멀다. 하지만 최고 시속 160㎞의 공항철도(신공항선)를 이용하면 18분 만에 연결된다. 중국 정부는 다싱공항을 세계 최대 공항인 미국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공항보다 더 크게 키운다고 선언했다. 다싱공항은 동북아시아 허브 공항 역할을 하고자 세워졌다. 인천공항, 일본 간사이공항 등과 함께 동북아 허브공항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인천공항의 국제여객은 6768만명으로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6638만명), 싱가포르 창이공항(6489만명)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공항은 취항도시를 현재 180개에서 2030년 250개로 늘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결성을 확보해 연간 1억 2000만 명이 이용하는 세계 1위 공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중국은 새달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국력 과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싱국제공항 개항에 앞서 25일 상하이에서는 중국 최초의 상륙강습함인 ‘075형’의 진수식이 열렸다.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기 등을 태울 수 있으며 수륙양용 탱크와 장갑차 등도 적재할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2020년 대한민국건축문화제 경남에서 개최

    2020년 대한민국건축문화제 경남에서 개최

    2020년 대한민국건축문화제가 경남에서 열린다.경남도는 (사)한국건축가협회가 26일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건축문화제 폐막식에서 2020년 대한민국건축문화제를 경남에서 개최하기로 확정해 발표했다고 26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한국건축가협회 이사회는 내년 대한민국건축문화제 개최를 신청한 경남, 충남, 세종 3개 지역을 대상으로 도시 이미지 경쟁력과 지방자치단체장 관심도, 사업 주관단체의 의지 및 준비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경남을 개최지로 의결하고 최종 확정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 2020년 대한민국건축문화제 경남 개최는 경남의 건축문화 수준을 더욱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며 “‘삶은 건축이고 건축은 삶의 거울이다’는 말이 있듯이 더 나은 건축을 통해 국민 삶이 어 나아질 수 있도록 행사를 잘 준비하겠다”고 환영했다. 대한민국건축문화제는 국내 최대·최고 건축문화행사다. 1955년 부터 1981년 까지 이어진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건축부를 계승해 1982년 한국건축가협회가 창설한 ‘대한민국 건축대전’ 행사다. 2005년 부터 대한민국건축문화제로 확대해 해마다 열린다. 2007년 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뒤 2008년 부터는 시·도를 돌아가며 짝수해는 지방, 홀수해는 서울에서 열린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박은영 아나운서, 결혼 앞두고 근황 ‘누구와 결혼하나?’

    박은영 아나운서, 결혼 앞두고 근황 ‘누구와 결혼하나?’

    박은영 아나운서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은영 아나운서는 26일 방송된 KBS 쿨FM ‘박은영의 FM대행진’에서 청취자들의 ‘박은영 축하해’ 이벤트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박은영 아나운서는 “실검 2위까지 올라갔는데 황송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감사하다”며 “청취자들의 힘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곧이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박은영 축하해’가 올랐다. 박은영 아나운서는 “정말 감사하다”며 웃었다. 앞서 ‘박은영의 FM대행진’ 청취자들은 27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박은영 아나운서를 위해 ‘박은영 축하해’를 검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박은영 아나운서는 27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은 일반인인 예비신랑을 배려해 비공개로 진행된다. 결혼식 사회는 KBS 아나운서 선배였던 한석준 전 아나운서가, 축가는 KBS2 ‘위기탈출 넘버원’에서 MC로 호흡을 맞춘 2AM 창민이 부른다. 박은영의 예비신랑은 3살 연하의 사업가로, 윤지영 아나운서의 소개로 처음 만나 3년여 교제 끝에 결혼을 결심했다. 박은영 아나운서는 결혼식을 마치고 다음 날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한편 박은영 아나운서는 지난 2007년 KBS 33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예능까지 섭렵하며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을 펼쳤다. 결혼 후에도 일과 가정을 병행할 계획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환경소녀’에 막말한 방송패널 퇴출

    ‘환경소녀’에 막말한 방송패널 퇴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를 향해 ‘정신질환자’라고 막말을 한 미국 폭스뉴스 패널이 방송에서 퇴출됐다. AP통신은 24일(현지시간) 폭스뉴스가 전날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있었던 툰베리의 연설 이후 이브닝 뉴스캐스트 프로그램 ‘더 데일리 와이어’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패널 마이클 놀스의 출연을 영구 정지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폭스는 “패널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동료 패널들 사이에서는 “성인이 학생을 공격했다. 부끄러운 일”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놀스는 방송에서 “툰베리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부모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다”고 말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툰베리 가족은 스웨덴 유명인사들이다. 할아버지 올로프 툰베리는 감독 겸 배우이고, 어머니 말레나 에른만은 스웨덴 왕가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기도 했던 인기 성악가다. 하지만 폭스는 놀스의 발언에 이어 앵커우먼 로라 잉그러햄이 툰베리를 스티븐 킹 원작 공포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에 비유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저녁 주요 시간대에 출연한 잉그러햄은 툰베리와 같은 청소년 환경운동가를 ’기후의 아이들(Children of the Climate)이라고 지칭하며 아이들이 어른들을 살해하는 공포영화 ‘옥수수밭의 아이들’(Children of the Corn)의 속편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짧은 시간 모습을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툰베리에 대해 “행복한 소녀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좋은 말을 하는 척하며 조롱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도시 품격 높이는 동작 ‘총괄건축가’

    도시 품격 높이는 동작 ‘총괄건축가’

    서울 동작구가 도시경관, 공공건축의 가치와 품격을 높이기 위해 ‘총괄건축가 제도’를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총괄건축가 제도는 공공건축물의 구상·기획 단계부터 건축 전문가를 투입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공공건축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이다. 구는 지난 18일 서울시가 지역의 경관을 개선하기 위해 지정한 동작구 마을건축가로 활동하는 김수영 숨비건축사사무소 대표를 총괄건축가로 위촉했다. 총괄건축가는 임기 2년 동안 공공건축, 주민 복지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 활동에 나선다.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부서 간 협력을 조율하고 민간건축물에 대한 건축 정책도 자문한다. 임창섭 동작구 건축과장은 “이번 제도의 운영으로 주민 삶의 질을 우선순위로 하는 도시 공간과 건축 문화를 형성해 동작의 도시 품격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 3월부터 ‘동작구 마을건축가’ 5명과 함께 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마을 건축, 공간 환경 등을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들은 신대방1동 우리동네 키움센터 조성, 노량진역 광장 유휴부지 활용, 사당4동 도시재생활성화사업 등 구의 도시건축사업에 대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언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5년 만에 뚝딱 ‘신도시 전문국’… 사람 배제한 죽은 도시 찍어 낸다”

    “5년 만에 뚝딱 ‘신도시 전문국’… 사람 배제한 죽은 도시 찍어 낸다”

    “우리나라를 신도시 전문 국가라고 하죠. 신도시를 ‘5년 만에 뚝딱 만들었다’ 그러는데 그건 참 무서운 얘기입니다.” 몇 가지 질문을 준비해 갔지만 막힘없이 이어지는 말 속에 모든 답이 들어 있었다. 그만큼 하고픈 말이 많았고, 또 열정이 넘쳐났다. 서울 사대문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제2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건축가 임재용(58). 임 감독은 한 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람 중심’이라는 말을 자주 꺼냈다. 국내외 90개 도시에서 도시건축 전문가 180여팀이 참가한 이번 비엔날레를 이끄는 그를 ‘도시전’ 전시관인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만났다. 격년제로 열리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세계 인류 공통의 문제로 떠오른 도시 팽창 및 그에 따른 환경 파괴와 사회 불평 등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2017년 창설됐다. 베니스 국제건축 비엔날레 등 국제적으로 150개에 달하는 건축비엔날레가 있지만, 건축물이 아닌 ‘도시화 문제’를 다루는 ‘도시건축 비엔날레’는 서울이 유일하다. 임 감독은 “글로벌 시대인 지금은 도시 문제가 한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환경 파괴, 인구, 난민 문제 등 글로벌 이슈를 내놓고 얘기할 수 있는 플랫폼이 서울비엔날레”라면서 “국가별, 지역별로 당면한 문제점과 그것을 풀기 위한 해법은 비엔날레를 통해 하나의 데이터베이스로 수집된다. 이를 도시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임 감독은 서울로 대표되는 한국 도시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사람’이 배제된 기능 중심 정책을 꼽았다. 그는 “서울은 그나마 이제 지역의 역사성과 사람과의 관계성을 고려하는 개발 정책을 펴나가고 있지만, 신도시 건설 지역들의 문제는 굉장히 심각하다. 철저한 기능주의, 효율 중심의 도시로 만들고 있다”면서 “사람 사는 데 따로 있고, 상점 따로 있고, 공원 따로 있고 이러니까 왕복 10차선 도로 건너편에 공원이 있는 구조로 만들고 있다. 마치 거주 구역을 금으로 그어 구분하는 형태다. 그건 죽어 버린 도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임 감독의 이런 문제의식에서 나온 이번 비엔날레 주제가 ‘집합도시’다. 그는 ‘집합도시’를 사람이 빠져버린 도시를 사람 중심으로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능이 아닌 사람이 도시의 중심에 있고, 많은 사람이 공간을 함께 누리는 공동체가 임 감독이 말하는 ‘집합도시’다. 전시 주제별로 분리된 이번 비엔날레의 전시장에서도 이런 고민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은 크게 ‘주제전’이 열리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도시전’이 각각 열리는 돈의문박물관마을과 중구 서울도시건축전시관, 글로벌 스튜디오와 현장 프로젝트 등이 진행되는 종로구 세운상가와 서울역사박물관이 있다. DDP는 옛 동대문운동장이,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옛 조선총독부 체신부 청사를 이어받아 국세청 남대문별관으로 쓰이던 자리에 지어졌다. 세운상가는 산업구조 변화로 ‘죽어 가던 건물’에서 최근 서울시의 재생사업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임 감독은 “DDP가 개발·기능 중심의 ‘메가시티 전략’으로 옛 동대문운동장의 추억을 한 방에 날려 버린 것인데, 이곳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지역의 역사와 사람의 풍습을 존중하는 ‘메타시티 전략’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은 원래 대단지 아파트를 지으면서 아파트 공원으로 조성될 공간이었는데, 서울시가 공원 대신에 옛날 집과 문화를 담은 박물관마을로 만들자고 하면서 탄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람이 자신이 사는 ‘동네’라는 공간을 균등하게 누리고, 더 크게는 도시라는 공간이 그곳에서 살고 이용하는 사람과의 관계성을 회복하는 것. 임 감독이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찾고자 하는 ‘집합도시’로 가는 길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건축사 출신 김영종 종로구청장, 건축가협회가 뽑은 ‘명예건축가’

    건축사 출신 김영종 종로구청장, 건축가협회가 뽑은 ‘명예건축가’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이 한국건축가협회 명예건축가로 추대됐다. 지난 20일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2019 신임 명예건축가 추대식’에서다. 사단법인 한국건축가협회는 건축가로서 특별한 업적이 있거나 건축 교육·기술 향상에 공적이 있는 사람 등을 후보자로 추천받은 뒤 명예건축가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올해 신임 명예건축가로 김 구청장을 뽑았다고 23일 밝혔다. 김 구청장은 그간 건축·도시계획 전문가로서의 안목과 경험을 토대로 예술과 기술, 행정을 접목시킨 공공건축물을 조성한 점이 호평을 받았다. 버려진 수도가압장을 영원한 청년시인 윤동주의 시 세계가 담긴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윤동주문학관’, 공원 내 낡고 오래된 매점 건물을 개선해 만든 ‘삼청공원숲속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김 구청장은 “명예건축가로 추대돼 무척이나 큰 영광이며, 종로구 공공건축 위상을 높이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국내 건축계 발전과 공공건축 수준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건축사 출신 3선 구청장으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위원을 역임했고, 2012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 2014~2019년 5년 연속 대한민국도시대상 등을 받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대구보건대학교, ‘웰니스문화산업 최고위과정’ 6기 개강

    대구보건대 웰니스문화산업최고위과정 6기 개강식이 지난 19일 오후 6시 라온제나호텔 5층 에떼르넬홀에서 열렸다. 개강식에서는 남성희 대구보건대총장의 환영사와 함께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송준기 회장, 배성근 대구시부교육감, 5기 원우회장 이중호 대영알앤티 대표이사가 축사를 하는 등 1기·2기·3기·4기·5기 회원과 대학관계자를 포함한 150여명의 내·외빈이 6기 과정생으로 참석한 87명의 회원에게 축하를 건넸다. 이번 6기 회원 과정에는 김영규 신임 대구시 교육청 감사관, 김영애 대구시 시민행복교육국장, 서판길 한국뇌연구원장, 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 박갑상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 노기원 태왕이앤씨 대표이사, 박춘영 인터불고CC 회장 등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개강식 이후에는 재즈공연과 최고위과정 운영팀 소개와 함께 6기 원우들의 대면식이 이어졌다. 12월 12일까지 12회로 계속되는 최고위과정 커리큘럼의 컨셉은‘노후’[KNOW-WHO]다. 교육과정 컨셉은 성공의 비결 KNOW-HOW 의 전문가인 원우들에게 진정한 행복인‘노후’웰니스 실현을 위해 건강, 문화, 예술, 교양, 인문학, 공연 전시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돕겠다는 취지다. 대학측은 전문과정인 만큼 수준 높은 강의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시대를 앞서는 전문가인 원우들의 네트워크 공유와 함께 인생을 한층 깊이 있고 풍요롭게 발전시킬 뜻을 밝혔다. 또 과정 중 이승엽 (재)이승엽야구장학재단 이사장 겸 KBO 홍보대사,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건축가이자 여행작가인 오영욱 오기사디자인 대표, 오동호 좋은정책연구원장 등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강사를 초빙했다. 남성희 총장은 환영사에서 “세심한 준비와 체계적 교육과정을 통해 회원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따뜻한 리더십까지 갖춘 최고의 리더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김초엽 작가의 과악을 펼치다] ‘추’ 하나 덕에… 태풍·지진도 견딘 타이베이 101

    [김초엽 작가의 과악을 펼치다] ‘추’ 하나 덕에… 태풍·지진도 견딘 타이베이 101

    빌트, 우리가 지어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로마 아그라왈 지음/윤신영·우아영 옮김/어크로스/328쪽/1만 6000원 대만 타이베이에는 한때 세계 최고층 건물이었던 마천루가 있다. ‘타이베이 101’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건물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전망대 야경을 보러 찾아온다. 그런데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드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빌딩 꼭대기에서부터 두꺼운 와이어 로프로 매달려 있는, 92층에서 87층까지 걸친 거대한 추다. 이는 건물의 흔들림을 상쇄하기 위해 초고층 건물에 설치하는 댐퍼인데 타이베이 101의 ‘윈드 댐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관광객들에게 공개된 댐퍼라고 한다. 타이베이 101은 이 거대한 추 덕분에 여러 차례의 지진과 태풍에도 건재할 수 있었다.우리는 수많은 건축물 사이에서 살아간다. 실내에 있을 때는 물론이고, 건물 밖에서도 다리를 건너고 도로를 지나며 지하터널 위를 걷는다. 이 모든 건축물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부 구조물에 의해 단단히 지탱된다. 타이베이 101의 윈드 댐퍼처럼 중력과 바람과 지진으로부터 건물을 지키는 기술이 곳곳에 적용돼 있다.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은 구조공학자 로마 아그라왈의 저서로, 사람들이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건물의 벽면 내부에 주목해 건축물의 구성 요소들을 조목조목 살펴보는 책이다. 우리는 아름다운 건물의 외관에 감탄하지만, 그 내부에는 구조의 과학이 녹아 있다. 하늘을 향해 곧게 선 기둥, 물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압력, 마찰력, 장력 등 다양한 힘의 흐름을 고려해 설계된다. 건축가들이 심미성을 고려한 드로잉을 가져오면 구조공학자들은 이를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형태로 만든다. 건축물의 프레임, 재료, 결합에 이르기까지 신중한 검토 과정이 약간이라도 틀어지면 사람을 지탱해야 할 건축물이 무너지는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저자는 1907년 캐나다 퀘벡 다리 붕괴 참사를 예로 든다. 아무리 대비해도 인간의 건설 작업은 불완전하지만, 엔지니어들은 사고로부터 배우고 다음 건축물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 방법을 찾는다. 앞으로 구조공학은 삶의 단단한 기반을 위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새로운 기술은 건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건축물들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그 벽 내부의 복잡하고 세심한 공학을 조금이나마 상상할 수 있게 될 때, 우리가 도시를 바라보는 눈도 이전과는 조금 달라지게 될 것이다.
  • 한국,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 주빈국 참석

    한국이 스칸디나비아 최대 문화행사인 스웨덴 예테보리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한국작가회의 공동 주관, 문화체육관광부·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네이버 후원, 한국문학번역원 협력으로 오는 26~29일(현지시간) 열리는 2019 예테보리국제도서전에서 한국 주빈국 행사를 한다고 18일 밝혔다. 예테보리 스웨덴 전시·회의 센터에서 열리는 도서전은 주빈국 ‘대한민국’을 비롯해 ‘양성평등’, ‘미디어와 정보 해독력’을 주제로 삼았다. 1만 1000㎡ 전시장에 40개국, 800여개 기관·회사의 부스를 설치한다. 건축가이자 시인인 함성호가 설계를 맡은 주빈국관에는 국가폭력, 난민과 휴머니즘 등과 관련된 도서 77종과 한국 그림책 54종을 전시한다. 한강, 현기영, 김금희, 김언수 등 9명의 시인·소설가가 스웨덴의 작가, 기자와 대담하는 작가행사를 준비했다. 비문학 분야에서는 한반도 평화(구갑우), 페미니즘(김금희·김동식), 교육(김현경), 인간의 조건(이상헌·천관율) 등을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신유미 “프듀X 1등 김요한, 타고났다” 폭풍 칭찬

    신유미 “프듀X 1등 김요한, 타고났다” 폭풍 칭찬

    신유미가 엑스원 김요한을 칭찬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 Joy 예능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보컬 트레이너로 잘 알려진 가수 신유미가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수근은 “김요한, 김우석, 송형준은 잘 된 거냐”며 최근 종영한 Mnet ‘프로듀스 X 101’에서 엑스원 멤버로 발탁된 멤버들을 언급했다. 이에 신유미는 “요한이가 1등을 했다. 요한이는 3개월 만에 ‘프로듀스’애 나와서 1등을 했다. 타고났다”며 김요한을 칭찬했다. 이어 이수근은 신유미에게 고민을 물었다. 신유미는 “여러가지 일을 하는데 레슨을 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오다 보니까 사람들이 저를 보고 항상 노래 가르쳐 달라고 먼저 말한다. 그래서 거절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에 이수근은 “이 문제는 간단하다. 해결책을 듣고 바로 가라”며 “시간당 100만원이라고 말해라. 그 방법이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식 축가는 지인만 해 주는데 그래도 모르는 사람게 전화가 온다. 그럼 2천만원을 달라고 한다. 그러면 깔끔하게 거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미래유산 톡톡]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 미래유산 지정 기대

    [미래유산 톡톡]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 미래유산 지정 기대

    고려대역에서 정릉천을 지나 홍릉수목원으로 가는 길은 아름드리 가로수길이다. 중간에 만나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본관건물은 건물 뼈대인 기둥과 보 등이 겉으로 드러나는 노출콘크리트 공법과 미술작품처럼 보이는 조형미가 돋보이는 건축물이다. 건물 중앙의 중정을 중심으로 방향성을 갖도록 배치된 사무공간이 거대한 톱니바퀴를 연상시킨다. 올해까지 전면 보수공사를 통해 옛 모습대로 복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홍릉수목원은 국립산림과학원 부속 전문 수목원으로 1922년 서울 홍릉에 임업시험장이 설립되면서 조성된 한국 최초의 수목원이다. 명성황후의 홍릉이 있던 곳에 자리해 홍릉수목원이라 이름이 붙었다. 국내외 다양한 식물 자원을 수집하고 관리하며 우리나라 식물 분야의 발전을 위해 조성된 시험 연구림이다. 연구를 위한 산림이니만큼 개방이 제한적이지만,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무료로 개방해 시민들의 자연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홍릉수목원을 지나 서울바이오허브(옛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건물을 찾았지만 이 역시 공사 중이어서 출입이 제한됐다. 1981년 제3회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상작이며, 2013년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건물 모든 곳에서 녹색 공간이 인지되는 점이 특징이다. 내년에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아름다운 내부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태풍에 쫓기듯 세종대왕기념관으로 들어갔다. 강풍에 휑한 분위기였지만 기념관입구 야외전시장에 전시된 옛 영릉 석물에서 위안을 얻었다. 기념관은 건축가 송민구가 설계한 건축물로 한국 고전 건축을 연상시키는 장방형의 입면 구성이 돋보이는 구조다. 태풍의 영향으로 수목원이 일시 폐쇄돼 투어길이 험난했지만 다행히 태풍이 서울에 도착하기 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번 투어를 진행하며 홍릉수목원도 우리나라 제1세대 수목원인데 미래유산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미래유산에 시민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느낄 수 있도록 국책기관 안에 있는 미래유산을 적극 개방해 시민들이 편하게 돌아볼 수 있길 바란다. 임혜란 숲 해설가
  • 홍릉 없는 홍릉길… 숲내음과 연구단지가 공존하다

    홍릉 없는 홍릉길… 숲내음과 연구단지가 공존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0회 홍릉숲길 산책’ 편이 지난 7일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한반도를 강타한 제13호 태풍 ‘링링’의 북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려대역에 집결했다. 이날 코스는 정릉천~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홍릉수목원(국립산림과학원)~KAIST 경영대학~옛 한국농촌경제연구원~세종대왕기념관 순이었다. 그러나 역대 태풍 중 최대 순간 풍속 5위를 기록한 링링의 맹렬한 기세 앞에 홍릉수목원은 폐장됐고, 정릉천 입장도 통제됐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작 KIST 본관과 옛 농촌경제연구원 건물은 공사 중이어서 직접 볼 수 없었다. 전북 나주로 이전한 옛 농촌경제연구원 건물은 서울바이오허브로 변신하기 위해 마무리 리모델링 공사 중이었다. 참석자들은 홍릉수목원 해설을 위해 특별 초빙한 임혜란 숲 전문가에게서 듣는 숲과 생태 이야기로 아쉬움을 달랬다.1922년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제1세대 수목원 홍릉수목원이 자리한 동대문구 청량리는 조선시대 흥인지문(동대문) 밖 청량리계에서 기원한다. 신라 말에 창건된 고찰 청량사에서 이름을 땄다. ‘동국여지승람’과 ‘고려사절요’ 등 옛 문헌에 따르면 청량사는 삼각산 아래 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지금의 홍릉수목원과 영휘원 일대가 옛 절터였다. 명성황후가 묻혔던 홍릉을 조성하면서 현재의 자리로 비켜났다. 일제강점기 만해 한용운이 잠시 머물기도 했다. 조선시대 흥인지문과 혜화문, 광희문에서 중랑천까지 10리를 동교라고 불렀다. 이 중 성북천과 정릉천, 석관천을 낀 청량리에는 왕실소유의 논(적전)을 두고 왕이 농사를 짓는 선농단과 국립 구휼기관이자 공용숙소였던 보제원을 뒀다. 용두동, 제기동, 전농동이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 청량리는 제례의 공간이었다.청량리는 능행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선왕의 무덤을 찾아가는 능행은 ‘조선 최대의 정치쇼’였다. 왕은 능행을 통해 선왕의 권위를 물려받기를 원했으며, 백성들은 능행에서 왕의 존엄을 실감했다. 청량리는 왕실 최대의 묘역 동구릉으로 향하는 길목이었기에 행차 구경 기회가 많았다. 능행길은 대개 창덕궁~흥인문~우장현(장위동 고개)~안락현(봉화산 뒷길 화랑로)~동구릉으로 이어졌다. 통상 3000명에서 6000명의 인원이 동원됐으니 동시대인에게는 엄청난 구경거리였다. 그 장관과 화려함은 청계천변 광교와 삼일교 사이에 조성된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에서 짐작할 수 있다. 청량리는 명성황후의 홍릉과 더불어 유명세를 떨쳤다.명성황후가 비명에 간 지 2년째 되던 1897년 11월 21일에야 국장이 거행됐다. 이날 새벽 4시 100개의 황등롱과 2600개의 홍등롱, 40개의 대철촉롱 불이 밝혀진 상태에서 상여는 경운궁(덕수궁)을 출발했다. 상여는 청계천 신교~혜정교~이석교~초석교를 차례로 지나 흥인문을 통과한 뒤 동관왕묘(동묘)~보제원(안암동 로터리)~한천교(중랑천 다리)를 거쳐 청량리 홍릉에 도착했다. 1907년 10월 7일 순종의 능행기록에는 오전 8시에 경운궁 대한문을 나서 종로~흥인문~안감천(성북천)~용두리~청량리를 거쳐 홍릉에 도착했으며 오후 6시에 환궁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919년 고종 국장 때 명성황후의 능이 남양주 금곡 홍유릉으로 이장돼 합장될 때까지 22년간 능행 때마다 청량리 일대는 인파로 북적였다. 홍릉의 신화는 짧았지만 강렬했다.청량리의 장소성은 전차의 등장과 함께 변모했다. 1899년 개설된 청량리선 전차는 1911년 경원선, 1939년 경춘선 및 중앙선 철도 개통과 함께 청량리의 장소성을 서울 동부지역 교통요충지로 바꿨다. 1974년 지하철 1호선의 개통은 또 한 번의 변신이었다. 서대문~종로~동대문~청량리를 연결하는 8.1㎞ 구간의 청량리선 전차는 고종의 능행 편의와 능행 비용을 줄이려고 부설한 것이었다. 정작 고종은 전차가 상여를 닮았다는 이유로 탑승을 꺼렸다. 실제로 고종이 전차를 타고 홍릉에 행차한 기록이 거의 없다. ‘독립신문’ 1899년 10월 17일 자에 “금번 능행하실 때 전차를 타신다는 말이 있다더라”는 기사가 남아 있을 뿐이다. 1994년에 발간한 ‘동대문구지’에 따르면 명성황후의 국장이 치러질 무렵 혜화동 주민 홍태윤이 자비를 들여 동대문 밖에서 홍릉에 이르는 길의 양편에 배롱나무를 심었는데, 이 가로수는 성 안팎을 통해 유수한 가로수길로 손꼽혔다고 한다. 아쉽게도 1933년 도로를 넓히면서 모두 베어 버렸다. 1917년 ‘신문계’ 제5권 제2호에 발표된 ‘경성유람기’라는 글에 함경남도 금성에 사는 이승지가 평양역에서 경원선 기차를 타고 청량리역에 내린 뒤 전차 편으로 종로까지 가는 행로가 그려져 있다. 미국인 여행가 버튼 홈즈가 쓴 ‘홈즈의 동방나들이’에도 옛 청량리 전차풍경이 일부 묘사돼 있다. 정류장도 없이 아무 곳에서나 전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많아 사고가 빈발했다고 한다. ‘홍릉시대’는 옛말이 됐다. 동대문~신설동 로터리~경동시장~청량리 로터리에 이르는 간선도로의 이름은 홍릉로가 아니다. 1966년 시내 35개 주요 가로의 이름을 정하면서 1908년 13도에서 모인 항일의병을 이끌고 ‘서울진공작전’을 지휘한 의병장 허위의 호를 따 왕산로라고 명명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됐던 홍릉은 축소됐다. 지금의 흥릉길은 왕산로와 청량리 로터리가 만나는 지점에서 좌회전하면 나타나는 500m의 샛길에 불과하다. 명성황후가 떠난 홍릉에는 임업시험장, 영휘원(순헌황귀비 엄씨의 능)과 숭인원(영친왕의 맏아들 진의 능)이 스며들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1966년), 세종대왕기념관(1970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1978년), 한국국방연구원(1979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1996년), 한국콘텐츠진흥원(2009년) 등 각종 기관단체가 속속 들어서면서 교육과학안보연구단지로 변모했다. 문학작품 속의 청량리는 어떤 모습일까. ‘벙어리 삼룡’의 작가 나도향은 1924년 ‘개벽’에 실린 ‘전차 차장의 일기 몇 절’에서 “오늘은 동대문서 청량리를 향해 떠나게 되었다. … 시골 나무장사와 소몰이꾼들의 ‘어디여, 이놈의 소’하는 소리가 들릴 뿐이다. 탑골승방 영도사 또는 청량사 들어가는 어구는 웬일인지 전보다 더욱 쓸쓸해 보인다”고 1920년대 어느 전차 차장의 시선을 통해 한적한 시골동네 청량리를 묘사했다.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도 1935년 ‘삼천리’에 발표한 ‘이성 간의 우정론’이라는 글에서 “… 날도 따뜻합니다. 우리 청량리로 산보나 가십세다. … 맑고 푸르고 높은 늦은 봄날 오후에 청량리 공기는 시원하였다”라고 청량리를 예술가들의 인기 산책코스로 소개했다. ‘탁류’의 작가 채만식은 1932년 ‘동광’에 실린 ‘청량리의 가을’에서 “청량리를 나가서 지금 경기도 임업시험장이 된 숲속으로 들어섭니다. … 내가 이곳을 처음 간 것이 작년 가을인데 미상불 서울 근교에서 하루의 산책지! 더욱이 가을날로는 매우 좋은 곳인 줄 여겼습니다”고 청량리의 가을을 예찬했다. 1960년 ‘사상계’에 연재된 황순원의 장편소설 ‘나무들 비탈에 서다’에는 “… 청량리 밖 떡전거리에다 양계장을 꾸며 놓은 것은 지난해 이른 봄이었다. … 후생주택을 비롯해 인가들이 들어서서 한 해 동안에 일대가 아주 변모해 버렸다. … 양계장에서 가깝대야 회기동 파출소 앞까지 한참 나가야만 다방이 있는 것이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 작품은 1950년대 후반 공공주택의 공급과 함께 양계장에서 주거지로 조성되기 시작하는 청량리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1차 정릉천 따라 ■일시 및 집결장소 : 9월 14일(토) 오전 10시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서경대) 2번 출구 구내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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