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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봉정 공원 조성·노들섬 잇는 백년다리 개통 ‘노량진의 변화’

    용봉정 공원 조성·노들섬 잇는 백년다리 개통 ‘노량진의 변화’

    노량진, 자족도시 만드는 핵심 거점 육성 여의도까지 잇고 관악산은 숲길로 연결 주요 도심·남북 녹지축 연결 도시 만들 것 노량진 고가차도 일부 존치 市와 협의 노들섬 새달 자연·음악 중심 공간 개장 용봉정 야경 전망대 설치 서울 명소로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2022년 완공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이 이끄는 ‘동작의 진화’가 노량진을 중심으로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용양봉저정 관광명소화 사업, 노량진 철로 공원화 사업, 구청사 장승배기 이전 등 수산시장과 고시촌의 이미지로 굳어진 노량진 일대가 새로운 문화·관광·상업벨트로 거듭난다. 2021년 서울시가 한강대교 남단(노량진~노들섬)에 공중보행교인 ‘백년다리’도 개통할 예정이라 변화의 진폭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이 구청장은 지난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백년다리로 노들섬에서 노량진이 한번에 열리는 데 이어 보행교·인도로 노량진과 여의도를 잇고, 노량진에서 관악산 입구까지 끊어진 숲길 두 군데(서달산과 까치산, 중앙대후문)를 연결해 인근 주요 도심은 물론 한강과 남북의 녹지축이 이어지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노량진 일대가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데. “노량진은 과거에도 동작구를 먹여살리는 역할을 했지만 미래에는 동작구를 자족 가능한 도시로 만드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다. 이 일대가 갖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해 노량진을 다시 한번 서울의 중심지로 만들겠다. 이를 위해 용양봉저정 관광명소화 사업, 청사 이전, 노량진역 현대화 사업, 인근 지역과의 교통 연계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노량진 환경지원센터 일대(노들로 756)는 1900가구의 신혼부부 주택이 들어설 예정(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발표)이라 청년층 유입이 많아질 예정이다.” -노량진에 집중하는 이유는. “1899년 우리나라에서 철도(경인선)가 처음 개통할 때 출발지였던 노량진역을 품고 있는 동작구는 주거 면적이 84%를 차지하는 주거 중심 도시로 다른 지역과 달리 생활권이 5곳으로 나눠져 있다. 이런 도시 기능을 한곳에 집중력 있게 모아 노량진에서 발생하는 잉여 재원으로 각 생활권 간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한강대교 공중보행교 백년다리는 시민, 관광객들을 노량진으로 다수 유입시킬 것으로 보이는데. “백년다리가 완성되면 구가 서울의 관광명소로 키우려는 용봉정 근린공원과 연계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선 백년다리가 통행로로서의 역할만 할 게 아니라 다리 위에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여러 엔터테인먼트 요소들이 갖춰져야 한다. 또 내년 초 철거 예정인 노량진 고가차도의 일부 구간을 남겨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설치하겠다는 게 시의 입장인데 고가차도를 존치하면 도시 미관도 해치고 교통난도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쾌적한 보행 환경이 우선인 백년다리의 공원 기능도 축소시킬 것으로 본다. 어제 구청을 찾은 시 관계자들과 백년다리 당선작 건축가에게 이런 의견을 전달했고 시에서도 충분히 협조해 주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용봉정 근린공원 공사가 시작되면서 용양봉저정 관광명소화 사업이 본격화하는데. “노들섬이 오는 9월 말 자연·음악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장하고 백년다리가 놓이면 많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필수적이다. 용양봉저정 관광명소화 사업은 이를 위해 구에서 4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준비해 온 역점 사업이다. 한강대교 남단의 노량진에서도 용양봉저정, 용봉정 근린공원은 역사 유적지와 한강, 자연이 어우러진 문화 자원이다. 특히 용봉정 근린공원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한강 이남에서 강북 방향으로 한강과 남산의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절경을 자랑한다. 이곳에 야경 전망대가 들어서면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 등 호주 시드니의 랜드마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미세스 매쿼리 포인트’ 못지않은 야경 명소가 될 거다.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공원 아래 본동 일대에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민선 6기 성과 가운데 하나인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조성은 단순한 청사 이전이 아닌 동작의 새 미래를 열어 갈 중요한 열쇠 가운데 하나다. 장승배기는 분산된 행정 기능을 하나로 모으는 행정의 중심축으로, 청사가 비워지는 노량진은 개발을 통해 경제의 중심축으로 기능하게 하려는 것이다. 내년 착공에 앞서 신청사 부지 일대 보상 토지 수용 절차를 마무리해 2022년 완공할 예정이다.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재원은 사당권역 공공복합센터 건립, 흑석권역 주민커뮤니티시설 등 주민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데 투자해 지역 전체를 고르게 성장시켜 구민들에게 자족 가능한 도시를 안겨드리겠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강유미 결혼식, 안영미 축가 “목줄 풀린 개” 신봉선+송은이도 참석

    강유미 결혼식, 안영미 축가 “목줄 풀린 개” 신봉선+송은이도 참석

    개그우먼 안영미가 ‘오열’ 축가를 선보였다. 최근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개그우먼 안영미의 강유미 결혼식 축가 무대가 공개됐다. 결혼식 축가를 맡은 안영미, 권혁수는 등장에 앞서 흥 넘치는 무대를 예고했다. 권혁수는 “목줄 풀린 개가 여러분 곁으로 갈 거다”고 경고했다. 안영미는 강유미 얼굴을 보며 “잘 살아”라고 말하다 울음을 터트렸다. 안영미는 쏟아지는 눈물에도 불구하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는 “안녕하세요. 여러분 갈게요”라고 소리를 지르며 신나게 샤우팅을 했고 무대가 끝난 후 또 다시 오열하며 강유미 결혼을 축하했다. 강유미는 지난 3일 서울 모처에서 비연예인 남편과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렸다. 주례는 이홍렬, 사회는 서경석이 맡았으며, 부케는 안영미가 받았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갤러리 같은 도시… 다 같이 돌자 ‘도슨트 투어’ 한 바퀴

    갤러리 같은 도시… 다 같이 돌자 ‘도슨트 투어’ 한 바퀴

    안양(安養). 불교에서 극락을 뜻하는 여러 단어 중 하나입니다. 멀리 서쪽에 있다는 이상향 극락안양정토(極樂安養淨土), 혹은 안양정토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합니다. 그 이름이 1100년 전 실재했던 한 절집의 기와에 새겨져 있었으니 경기 안양이 사람들의 정주 공간으로 기능한 것도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오르는 셈입니다. 수도 서울의 위성도시쯤으로 여겼던 안양이 내공 깊은 불교 성지였다는 것도 뜻밖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옛 성지 안에 수많은 공공예술 작품들이 별처럼 흩뿌려져 있다는 것입니다. 도시 자체를 거대한 갤러리로 만들겠다는 계획 중 하나라고 하는데, 그 원대한 계획의 일부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예술의 향기로 가득 차는 느낌이었습니다.●‘예술의 향기’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공공예술작품 안양 여정의 중심지는 석수동 안양예술공원이다. 안양이란 지명의 기원이 된 1100년 전 안양사(安養寺) 절터에 조성된 공원이다. 삼성산과 관악산 사이 계곡 약 2㎞ 안에 박물관, 공공예술작품 등이 보석처럼 흩뿌려져 있다. 선인들의 흔적부터 현재를 함께 살아가는 예술가의 작품까지 엿볼 수 있다. 삼성산 계곡은 물이 맑고 수량도 풍성해 안양시민들이 자주 찾는 유원지다. ‘대가들의 예술 작품으로 치장된 계곡’에서 망중한의 시간을 보내는 느낌은 어떨까. 일상에서 예술을 만나는 안양시민들이 마냥 부럽다. 가장 먼저 김중업건축박물관부터 들른다. “건축물은 완성되는 순간부터 작가를 떠나 버린다. 한 개인이 창조한 결과가 작가의 것만이 아닌 사회 속으로 객관화한다”는 말을 남긴 건축가 김중업(1922~1988)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1959년 유유산업 공장 건물로 세워진 것을 안양시에서 매입해 박물관으로 꾸몄다. 옛 공장 건물을 설계한 이는 저 유명한 김중업 건축가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를 사사한 그는 이제 스스로가 한국 건축의 전설이 되어 가는 중이다. 박물관 건물 자체가 보존해야 할 ‘박물’이 된 셈이다. 박물관은 외관부터 독특하다. 곤충의 다리를 닮은 구조물이 본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지 학예사는 “건물 내의 보와 기둥을 제거하고 넓고 시원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물을 건물 옆으로 뺐다”고 했다. 르코르뷔지에의 건축 원칙 중 하나인 ‘자유로운 평면’이 여기에 구현된 셈이다. 건물 내부에선 추상예술 작품 같은 건축 도면을 비롯해 서강대 본관, 주한 프랑스대사관 등 김중업이 남긴 각종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1995년 철거된 옛 제주대 본관 모형이 특히 애처롭다. 제주 바다의 생명력이 그대로 담긴 유려한 건축물을 부숴 버린 우리의 무지는 아마 후대에까지 두고두고 조롱거리로 남지 싶다.●김중업건축박물관·안양역사박물관… 도슨트 투어 강추 건축박물관 바로 앞은 안양역사박물관이다. 역시 김중업이 설계한 공장 건물을 재활용했다. 건물엔 필로티, 옥상 정원, 자유로운 평면, 수평창, 자유로운 파사드 등 이른바 ‘르코르뷔지에의 5원칙’이 충실하게 적용됐다. 지금부터 꼬박 60년 전에 이미 모더니즘의 정수가 국내 건축에 적용됐던 셈이다. 안양박물관 특별전시관에서는 ‘새겨진 아름다움-안양의 보물을 찾아서’전이 열리고 있다. ‘안양’이란 글씨를 새긴 안양사 기와, 선사시대 토기 등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있던 관양동 선사유적 출토 유물 약 170점을 전시 중이다. 전시물은 모두 진품이다. 국내 유일의 석수동 마애종(도 유형문화재 92호) 탁본도 인상적이다. 이름 그대로 석수동 암벽에 새긴 타종 벽화를 탁본으로 떴다. 고려시대 장인의 솜씨를 실물보다 훨씬 섬세하게 엿볼 수 있다.도슨트 투어는 안양 여정의 정수다. “예술과 사람 사이의 낯가림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 도슨트”라는 안내자의 말처럼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공원을 돌다 보면 작품과의 거리감은 좁혀지고 예술가가 말하 려는 것을 한결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출발지는 ‘안양파빌리온’이다. 안양예술공원의 랜드마크이자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의 허브다. 포르투갈의 건축가 알바로 시자 비에이라가 설계한 건축물로 전시공간 겸 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3년마다 열리는 안양 트리엔날레의 주무대도 바로 이곳이다. 올해는 10월 17일~12월 15일 열린다. 건물은 어느 각도에서도 같은 형태로 보이지 않은 득특한 구조로 설계됐다. 내부엔 ‘돌베개 정원’, ‘무문관’ 등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일상 공간처럼 책을 읽거나 앉아 쉴 수 있다. 밖으로 나서면 ‘거울미로’, ‘안양상자집-사라진 (탑)에 대한 헌정’, ‘먼 곳을 바라보는 남자(창학)/복사집 딸내미(성은)’, ‘용의 꼬리’, ‘전망대’ 등 각국 작가들의 작품이 줄줄이 이어진다. 작품 중 일부는 밤 10시까지 조명이 들어온다. ‘안양상자집’, ‘나무 위의 선으로 된 집’ 등의 야경이 빼어나다.●안양사·삼막사… 고색창연한 옛 절집도 들러볼 만 주변에 고색창연한 옛 절집도 많다. 안양사는 안양이란 도시 이름의 기원이 된 절집이다. 옛 절터 위에 새로 조성됐다. 고려시대 조성된 귀부(도 유형문화재 93호)와 부도 등이 남아 있다. 삼막사는 안양예술공원에서 다소 떨어져 있다. 바위를 깎아 ‘거북 귀’(龜) 자를 세 가지 다른 형태로 새긴 ‘삼귀자’, 원효가 수도했다는 원효석굴 등이 남아 있다. 삼막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남녀근석(안양8경 중 2경)과 마애삼존불(도 유형문화재 94호)이다. 나라 안에 남녀의 생식기를 닮은 바위가 한두 개는 아니지만, 이렇게 둘이 ‘위험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은 드물다. 마애삼존불은 남녀근석 바로 앞의 칠성각 안에 모셔져 있다. 칠성각은 조선 영조 40년(1764)에 조성됐다. 삼존불의 가운데, 그러니까 본존불은 ‘치성광여래’다. 자식을 갖고 싶어 하는 이들이 주로 믿었던 부처님으로, 다른 나라에는 없고 우리나라에만 있다. 칠성각 창건 이전부터 남녀근석이 치성의 대상이었다고 하니, 치성광여래가 남녀근석 바로 앞에 있는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런 일일 것이다. 삼막사 인근에서 맞는 해넘이가 멋들어지다. 수많은 산과 건물의 숲을 지나 멀리 인천 앞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감상할 수 있다. 글 사진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 안양예술공원의 도슨트 투어 가운데 ‘한낮투어’는 3~11월 평일(오전 11시, 오후 2시), 주말(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 운영된다. 월요일은 휴무다. 출발 장소는 안양파빌리온이며 참가비는 1000원이다. 90분 소요. ‘달밤투어’는 3~11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7시(6~8월은 오후 8시)에 진행된다. 참가비 3000원. 80분 소요. 687-0548. → 특별전시관의 ‘새겨진 아름다움-안양의 보물을 찾아서´ 전시해설은 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 30분, 3시 30분 등 하루 세 차례 진행된다. → 삼막사는 신도 버스를 타고 오르는 게 좋다. 하루 등산 코스와 맞먹는 거리여서 일반 관광객이 걸어 오르기에는 매우 부담스럽다. 삼막삼거리 한마음선원 맞은편에 정류장이 있다. 하루 일곱 번 왕복한다. → 봉암식당(471-7428)은 안양유원지의 터줏대감 정도로 인식되는 맛집이다. 흔한 유원지 식당과 달리 맛이 꽤 깊다.
  • 빗물펌프장 위 청년주택… 주거문화 혁신 ‘콤팩트 시티’ 세운다

    빗물펌프장 위 청년주택… 주거문화 혁신 ‘콤팩트 시티’ 세운다

    서울 서대문구 경의선 숲길 끝 연희동 일대 교통섬 유휴부지와 은평구 증산동 빗물펌프장 부지에 ‘청년주택·빗물펌프장·생활사회간접자본(SOC)’을 갖춘 복합단지가 조성된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도로 위 공공주택에 이어 또다시 선보이는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한 ‘콤팩트 시티’ 구축 모델로, 도심 주거 문화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올 혁신적인 실험으로 평가받는다.김세용 SH공사 사장은 22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연희·증산 혁신거점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설계안을 공개하고, “연희동 유휴부지와 증산동 빗물펌프장 부지에 최고의 건축가를 선정, 청년주택 조성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두 곳 모두 빗물펌프장 위에 청년주택을 짓는 것으로,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당선작 설계안에 따르면 500명 입주 규모의 1인·공유주택 같은 가변적 청년주택, 공유워크센터·청년창업공간·청년식당 같은 청년지원시설, 공공피트니스·도서관 같은 생활SOC, 빗물펌프장 같은 기반시설이 입체적·압축적으로 조성된다. SH공사는 “청년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기존 가구수 개념 주택에서 벗어난 새로운 청년주택 모델”이라며 “이용도가 낮은 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재창조할 것”이라고 했다. 두 대상지는 도로로 둘러싸인 교통섬과 빗물펌프장으로 주변과 단절돼 있고, 시민들 발길도 뜸해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SH공사는 역세권에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는 점, 홍제천·불광천과 인접한 수변 공간이라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이전에 없던 주거 모델을 만들어 냈다. SH공사는 “역세권에 위치해 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직주근접 콤팩트 시티를 실현할 수 있고, 수변 공간의 자연경관을 살려 자전거도로를 신설하거나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자연과 어우러진 주거 문화도 선도할 수 있다”고 했다. 연희동 유휴부지(4689㎡)는 청년 유동 인구가 많은 경의선 숲길과 가좌역(경의중앙선), 홍제천을 연결하는 보행 거점 특성을 살려 청년활동시설과 생활SOC가 결합된 청년주택이 건립된다. 연면적 9264㎡, 지상 7층 규모의 200인 안팎 청년주택과 청년창업지원센터, 도서관, 청년식당, 마켓, 옥상텃밭, 운동시설 등이 입체적으로 들어선다. 빗물펌프장도 신설되고, 빗물펌프장을 인공지반으로 활용해 주거와 어우러지면서도 홍제천을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이 배치된다. 홍제천변에 조성된 기존 자전거길을 연장해 건물 주변을 잇는 자전거길을 만들고, 1층에 카페와 식당 등을 배치, ‘자전거 허브’도 조성된다. 증산 빗물펌프장 부지(6912㎡)는 3개 철도 노선(6호선·공항철도·경의중앙선)이 지나는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인접해 있고, 서울 서북권과 일산·파주·운정 등 수도권 신도시를 연결하는 관문 지역이라는 점에 착안, 수도권 통근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청년주택으로 지어진다. 기존 빗물펌프장 위에 데크(인공대지)를 설치해 새로운 지층을 만들어 연면적 1만 349㎡, 지상 13층 규모의 복합시설을 건립한다. 1인 주택(100가구)과 공유주택(65가구)이 결합해 300여명이 입주할 수 있는 청년주택과 공유오피스·코인빨래방·공유키친·공공피트니스·농수산물마켓 같은 생활SOC를 조성한다. 주거 공간은 바로 앞 불광천 방향과 남향으로 면하도록 해 채광과 조망권을 극대화하고, 테라스식 주택을 계단형으로 배치해 테라스를 텃밭 등 공용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빗물펌프장 위 주택이라는 점에서 제기돼 온 소음·진동·악취 문제 해결에도 주력한다. 소음·진동 문제는 펌프 진동·소음을 최소화하는 ‘펌프실 공명형 타공판’과 펌프 방음박스, 배관용 방진스프링 등을 설치해 해소한다. 펌프장과 직접적으로 맞닿는 상부엔 편의시설을 배치한다. 펌프에 물을 유입시키는 펌프장 흡수정은 악취가 새어 나오지 않는 밀폐형 구조로 만들고, 주기적인 청소를 통해 악취를 예방한다. 필요하면 탈취 시설도 검토할 계획이다. SH공사는 “설계공모 전 관련 분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충분히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고, 실시설계단계에서도 전문가 자문을 통해 최적의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SH공사는 올해 안에 지구계획 수립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와 주민의견 수렴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공공주택 통합심의를 거쳐 2월 사업 계획을 확정한다. 이후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하반기 착공, 2022년 하반기 준공·입주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공주택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하고 한창 경제 활동을 하는 청년들에겐 생활안전망이 된다”고 했다. 김 사장은 “이 사업을 통해 단절된 도시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디자인 혁신을 통한 새로운 청년주택 모델로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도심 속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콤팩트 시티의 하나로 저이용 도시공간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기반·공공시설과 주택·생활SOC 복합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용어 클릭] ■ 콤팩트 시티 고밀도 개발을 통해 도시 주요 기능을 한곳에 밀집시키는 도심 개발 형태로, 도심 재생의 핵심이다. 입체복합개발을 통해 주거·사무·상업·문화 등 각종 시설을 집약시켜 이동 시간을 최소화하고 한곳에서 다양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생활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게 특징이다.
  • 국내 첫 심사 전 과정 공개… SNS로 생중계도

    국내 첫 심사 전 과정 공개… SNS로 생중계도

    연희-조민석 작품·증산-이진오 작품 “이용도 낮은 땅 창의적 도시 재창조”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경의선 숲길 끝 연희동 유휴부지와 증산동 빗물펌프장 부지 복합 개발과 관련, 국제설계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선정했다.SH공사는 “도시 재창조 관점에서 주민 삶의 질과 미래도시 전략까지 고려한 새로운 청년주택 모델을 마련하고, 공공주택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기 위해 공모를 했다”고 22일 밝혔다. SH공사는 지난 5월 20일 ‘연희·증산 혁신 거점 국제설계공모’를 공고했다. 연희동 유휴부지는 17작품(국내 16·국외 1), 증산동 빗물펌프장 부지는 14작품(국내 10·국외 4)이 응모했다. 심사위원들 1차 심사로 5작품씩 본선 진출작을 뽑았다. 2차 심사는 지난달 22~23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진행됐다. 건축가 발표, 건축가와 심사위원 간 질의응답·토론 등 심사 전 과정이 공개됐다. 관심 있는 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생중계까지 됐다. 심사 때 건축가 프레젠테이션 일부가 공개된 적은 있지만 모든 과정이 낱낱이 공개된 건 국내 최초다. 연희 혁신 거점 설계공모 당선작으론 조민석 건축가의 작품이, 증산 혁신 거점 설계공모 당선작으론 이진오 건축가의 작품이 선정됐다. 조 건축가는 빗물펌프장과 주거공간의 어울림, 입주자를 지원하는 다양한 공공·상업시설,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생활사회간접자본(SOC)을 통해 새로운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설계안을 제시했다. 이 건축가는 기존 빗물펌프장 위에 테라스형 주거공간을 중심으로 한 ‘미니 도시’ 조성 안을 제안했다. SH공사는 “설계공모를 통해 시민 이용도가 낮은 단절된 도로·광장 부지에 창의적 복합시설을 건립, 공공주택 자체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계획안이 선정됐다”며 “향후 설계 설명과 작품전시회를 개최, 설계 공모 과정과 구체적인 계획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진경산수화 품은 선유정에 서니, 절두산 순교의 아픔 아스라이

    진경산수화 품은 선유정에 서니, 절두산 순교의 아픔 아스라이

    서울신문이 서울특별시,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7회 양화진과 선유도’ 편이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2시간여 마포구 합정동과 영등포구 양화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 네 번째 순서였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절두산 가톨릭 순교성지와 양화진 역사공원을 거쳐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원을 둘러봤다. 이동시간을 단축하려고 시내버스를 이용, 양화대교를 건너 선유도공원에 내렸다. 수질정화원-선유정-녹색기둥의 정원-수생식물원-시간의 정원-전망대 순서로 어둠이 내려앉은 한강 한가운데 섬을 걸었다. 이번 코스의 서울미래유산은 양화대교와 선유도공원 2곳이다. 가까이 있지만 먼 양화진과 선유도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참석자들의 기대와 호응이 높았다. 선유정과 전망대에서 바라본 야경은 18세기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의 야간 버전인 듯했다. 선유도라는 거대한 배를 타고 양화대교~서강대교~성산대교 사이에 펼쳐진 서울의 서쪽을 맘껏 조망했다. 해설을 맡은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새 답사코스를 개발한 덕분이다.양화진은 기독교를 양분하고 있는 가톨릭과 개신교 양대 종파의 공동 성지다. 우리나라 가톨릭교회의 박해와 수난을 상징하는 절두산 순교자기념관과 개신교 개척 선교사들의 요람인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이 있다. 양화진 역사공원은 두 성역의 중심부에서 절묘한 균형추를 잡고 있다. 양화진 역사공원은 양화나루터를 지키던 옛 군사기지 터에 조성됐다. 본래 양화진은 서울~인천, 서울~강화도 두 바닷길을 잇는 길목이었다. 또 세금으로 바친 곡식을 실은 세곡선의 검문소이자 선유봉과 잠두봉이 연출하는 절정의 뱃놀이 명소이기도 했다. 새남터(이촌동)와 함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였기에 죄인을 처형하거나 죄인의 시신을 전시했다. 1884년 갑신정변 ‘삼일천하’의 주인공 김옥균이 능지처참을 당한 바로 그곳이다.1866년(고종 3) 제1차 병인양요 때 서울을 침범한 프랑스 함대가 정박한 양화진에서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이 이뤄졌다. 이때부터 잠두봉은 ‘머리를 자른 산’이라는 뜻에서 절두산이라는 섬뜩한 이름이 붙었다. 무려 2000여명이 이때 순교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톨릭교회에서는 1966년 병인 순교 100주년을 기념해 이곳을 매입한 뒤 잠두봉을 중심으로 성당과 순교기념관을 건립, 사적지로 조성했다. 1976년 이래로 한국 성인들의 유해를 옮겨 와 안치했다. 절두산성지 내에는 관련 사료와 유물, 유품전시관, 28위의 성인 유해를 모신 유해실, 순례성당, 순교자 교육관, 김대건 신부 동상을 비롯해 야외 전시관이 있다. 절두산 성당은 혜화동 성당, 아현동 성당 및 국립극장, 경주박물관 등 종교건축과 문화시설을 주로 지은 건축가 이희태의 작품이다. 기념관은 우뚝 솟은 절벽 위에 세워졌는데 원반 모양의 지붕은 선비의 갓을, 6m 높이의 종탑으로 구멍이 뚫린 벽은 순교자들의 목에 채워졌던 목 칼을, 그리고 지붕 위에 늘어뜨린 사슬은 족쇄를 상징한다. 성당은 부대시설과 장식을 일절 배제했다. 언덕 위 양화진 외국인선교사 묘역은 언더우드, 아펜젤러, 스크랜턴 등 3인이 묻힌 한국 개신교의 성소다. 서울시내에 유일한 이국적 풍경의 외국인 묘역이다. 1885년 4월 5일 개신교 선교사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와 헨리 아펜젤러를 태운 배가 인천 제물포항에 도착했다. 이틀 전 일본 나가사키를 출항, 부산에 도착한 뒤 남해안과 서해안을 돌고 돌아 제물포에 도착한 것이다. 이날은 한국 개신교의 공식 선교일이다. 갑신정변 직후여서 파란 눈을 가진 목사의 서울 입성은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결국 아펜젤러 부부는 일본으로 되돌아갔고, 독신 언더우드는 서울에 들어온 첫 목사로 기록됐다.언더우드는 제물포선착장(올림푸스호텔)-인천도호부(문학초등학교)-성현(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앞)-성곡(부천시 여월동)-고음월리(신월IC)-양화진(인공폭포)-애오개(아현감리교회)-돈의문(강북삼성병원 앞)-제중원(을지로입구)을 거쳐 사대문 입성에 성공했다. 직선거리 45㎞에 이르는 이동경로는 오늘의 경인로라고 보면 된다. 최초의 여선교사 메리 스크랜턴은 6월, 아펜젤러는 7월 뒤이어 입경했다. 언더우드는 새문안교회와 경신학교, 연세대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를 세웠다. 아펜젤러는 배제학당과 정동교회, 스크랜턴은 이화학당을 각각 설립했다. 이들 외에도 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호머 헐버트, 대한매일신보 설립자 어니스트 베델, 한국에서 태어난 최초의 서양인으로 결핵요양원을 세우고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한 셔우드 홀, 삼일만세 사건을 처음 보도했고 행촌동에 딜쿠샤를 남긴 앨버트 테일러 등 모두 14개국에서 온 415명의 선교사와 가족이 잠든 곳이다. 양화대교 중간에 배 모양으로 길게 누워 있는 선유도는 원래 40m 높이의 선유봉이었고 주변은 더 넓은 모래벌판이었다. 선유봉의 운명은 기구했다. 네 번의 윤회를 통해 변신을 거듭했다. 우뚝 솟은 봉우리에서 채석장으로 변했고, 다시 정수장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생태공원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첫 변화는 1925년 을축년 대홍수 이후 한강변에 둑을 쌓으면서 골재 채취용으로 크게 훼손당됐다. 두 번째는 여의도비행장 건설 때 모래와 자갈을 내어 주는 골재 공급처로 쓰여 망가졌다. 1945년 해방 이전에 봉우리의 절반 이상이 희생됐다. 해방 이후 도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또 선유봉 암반을 깎았는데 이때 선유봉은 평지로 변했고, 1965년 이 자리에 제2한강교(양화대교)가 놓였다. 1968년 시작된 제1차 한강개발사업은 선유봉을 섬으로 만들었다. 주변에 7m의 옹벽을 치고, 섬과 한강 남단 사이에 있던 모래를 모두 퍼내 강변북로를 만들었다. 결국 1978년 영등포 공단지대의 식수공급용 정수장으로 둔갑했다. 2002년 4월 정수장을 재활용한 한강 최초의 섬 공원이자 국내 최초의 산업시설 재활용 생태 공원이 돼 시민 곁으로 되돌아오기 전까지 당인리발전소와 함께 개발시대 한강의 대표적인 산업시설로 존재했다. 조선시대 뱃놀이 명소, 일제강점기의 골재 채취장, 1970~90년대 정수장이라는 변신을 겪은 공간은 생태공원으로 네 번째 삶을 맞았다. 선유도 전망대에 올라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한강을 가로지르는 붉은 아치의 성산대교가 나타난다. 다리 너머엔 난지 하늘공원, 남쪽에는 목동, 북쪽에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펼쳐져 있다. 오른쪽에는 양화대교와 합정동의 마천루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한강공원에서 선유교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선유도공원으로 들어올 수 있고, 선유정 정자 맞은편은 누에머리 모양의 옛 잠두봉 절두산 성지다. 조명을 받은 망원정도 눈에 들어온다.자갈과 모래로 채워졌던 제2여과지는 상판을 들어내고 주차장으로, 약품침전지는 부레옥잠이나 연꽃 같은 수생식물을 키우는 식물원이 됐다. 제1여과지는 선유도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하천이나 늪지에서 자라는 습지식물이 콘크리트 그릇에 담겨 있다. 시간의 정원은 제1침전지였고, 침전지의 상부 수로는 수생식물 정원으로 물을 실어 나르는 물길로 꾸며졌다. 취수펌프장은 한강을 조망하는 카페테리아 나루가 됐고, 전망대를 뚫고 나온 미루나무는 생명과 바람의 존재를 실감 나게 한다. 선유도공원은 물과 회색 콘크리트와 녹색식물의 합작품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선유봉의 네 번째 환생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8차 서울의 영화3(이만희 감독의 귀로) ■일시 및 집결 장소:8월 24일(토) 오후 5시 시청역 2번 출구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박성웅 멱살 잡은 정경호 “일촉즉발”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박성웅 멱살 잡은 정경호 “일촉즉발”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영혼 계약자 정경호가 악마 박성웅의 멱살을 잡았다. tvN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연출 민진기, 극본 노혜영 고내리, 제작 (주)이엘스토리) 측은 7회 방송을 앞둔 21일, 위기에 닥친 하립(정경호 분)과 악마 모태강(박성웅 분)의 팽팽한 대립을 포착했다. 여기에 하립과 김이경(이설 분)이 듀엣을 결성했던 과거도 공개되며 궁금증을 증폭한다. 지난 방송에서 김이경은 하립의 진짜 뮤즈 ‘켈리’로 거듭났다. 화려한 쇼케이스 대신 소박한 길거리 버스킹으로 첫 무대를 선보였지만, 음악을 할 수 있게 된 그녀는 행복했다. 한편 하립은 1등급 영혼을 사로잡고 쾌재를 불렀다. 그는 김이경을 스타로 만든 뒤 추락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정상에 올랐던 김이경이 바닥을 치면 영혼까지 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방송 말미, 하립은 뜻밖에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놓였다. 지하작업실에서 서동천(정경호 분)의 기타를 본 김이경이 하립에게 기타의 출처를 물었고, 하립은 그제야 10년 전의 김이경을 기억해냈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사진 속, 또다시 위기에 처한 영혼 계약자 하립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분노 가득한 눈으로 악마 모태강의 멱살을 쥔 하립. 모태강 역시 한층 더 싸늘해진 눈빛으로 하립을 바라보고 있어 궁금증을 자극한다. 과연 ‘영혼 계약’이라는 위험한 게임에 어떤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또 다른 사진에는 서동천과 김이경의 10년 전 모습이 담겨있다. 결혼식 축가무대를 위해 듀엣을 결성한 서동천과 김이경.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기타를 들고 있는 김이경과 서동천의 듀엣 무대가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아직 공개되지 않은 두 사람의 과거 이야기도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오늘(21일) 공개되는 ‘악마가’ 7회에서는 정체 탄로 위기에 놓인 하립의 아슬아슬한 나날이 이어진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선 서동천의 정체를 추적해나가는 루카(송강 분)와 이충렬(김형묵 분)의 모습이 그려져 긴장감을 증폭했다. 무슨 꿍꿍이인지 하립을 ‘서동천’이라고 부르며 불러 세운 이충렬. ‘간과 쓸개’ 시절 젊은 서동천의 얼굴을 기억하는 이충렬 앞에서 하립이 정체를 들키고 말지 궁금해진다. 여기에 음악을 통해 친구로 거듭난 서동천과 김이경의 숨겨진 이야기도 공개된다. ‘악마가’ 제작진은 “하립이 10년 전의 김이경을 기억해내면서 공개되지 않았던 과거사가 모두 드러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한 하립의 심경 변화가 완벽했던 그의 계획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tvN 수목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7회는 오늘(21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신고합니다! 군대 간 희망원정대

    신고합니다! 군대 간 희망원정대

    “너 물에 빠진 생쥐 같아.”, “다시 한번 해 보자.” 지난 5일 강원 인제군 육군 제12보병사단 유격훈련장에 모인 서울 강북구 청소년 희망원정대 대원들은 유난히 들떠 있었다. 난생처음 입어 본 군복이 마냥 신기하기도 했고, 실제 군인들처럼 유격훈련을 해 볼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격훈련은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밧줄에 매달려 물을 건너다 물에 빠져 군복이 흠뻑 젖기도 했다. 하지만 주어진 미션들을 하나하나 수행해 가면서 아이들의 표정은 점차 밝아졌다. 둘째 날인 6일 대원들은 군인들이 행군할 때 실제로 이용하는 을지유격장에서 서화초등학교까지 4시간 구간을 산악 행군했다. 산악 행군을 마친 뒤에는 전차부대를 방문해 전차를 실제로 타 보기도 했다. 캠프에 참여한 강북구 미양중학교 2학년 주하나(14)양은 “원래 몸이 약해 체력을 키우기 위해 참가했는데 도전 욕심도 생기고 참가하길 잘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육군 장교가 장래희망이라는 번동중학교 2학년 이준희(14)군도 “이런 체험을 통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거들었다.강북구 청소년 희망원정대는 2012년 엄홍길휴먼재단, 강북구, 성북강북교육지원청이 협약식을 가진 것을 시작으로 올해로 8년째 사업을 이어 오고 있다. 지역 내 중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5명씩 학교장 추천을 받아 총 60여명의 학생이 참여한다. 세계적인 산악가 엄홍길 대장과 산을 오르며 청소년 시절 맞닥뜨리는 현실적인 상황들을 극복하고 호연지기를 기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엄 대장은 “나약하다는 얘기를 듣는 청소년들이 산을 오르는 활동과 조직 생활을 통해 동료애와 희생정신을 깨달으며 심신을 단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희망원정대가 출범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2011년 지역의 인수중학교를 방문했다. 당시 간담회에서 교장이 박 구청장에게 “엄 대장의 자녀가 우리 학교에 다닌다”고 자랑했다. 이에 박 구청장이 곧바로 엄 대장에게 전화를 걸어 인연이 시작됐다고 한다. 이후 몇 차례 만남이 지속되면서 박 구청장은 엄 대장에게 “중학교 2학년생들을 선발해 산을 통한 호연지기를 길러 주는 청소년 희망원정대를 만들려고 한다”며 원정대를 기획해 이끌어 줄 것을 부탁했고, 엄 대장은 흔쾌히 허락했다고 한다. 박 구청장은 “건축가, 음악가 등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북돋아 주는 청소년 희망원정대로 발전했으면 한다”면서 “강북구 청소년 희망원정대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모든 자치단체가 각기 특색 있는 희망원정대를 운영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내년부터 고가 ‘꼬마빌딩’ 상속·증여세 오를 듯

    국세청, 부 대물림 수단 악용 차단 내년부터 연면적 3300㎡ 미만 고가 비주거용 일반건물(일명 ‘꼬마빌딩’)의 상속세와 증여세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이 상속·증여세를 계산할 때 이 건물들의 시가를 현재처럼 자체적인 기준 시가로 산정하지 않고, 실거래가에 가깝도록 감정평가를 활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19일 “내년부터 비주거용 일반건물의 상속·증여세를 산정할 때 감정평가를 의뢰해 건물의 시가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일반건물의 ‘고가’라는 가격 기준과 대상 지역을 어떻게 정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향후 국회를 통과하는 최종 예산안이 확정되면 가격 기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국세청 감정평가 비용으로 24억원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에 상속·증여세를 부과할 때는 매매 사례를 통해 확인된 현 시가를 우선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아파트 등 공동 주택과 달리 형태가 제각각인 일반건물은 비슷한 매매 사례를 찾기 어려워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기준 시가를 평가하는 보충적 방법을 사용해 왔다. 국세청은 일반건물 토지의 경우 공시지가를, 건물은 ㎡당 금액을 곱해 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때 ㎡당 금액은 건물신축가격기준액, 구조지수, 용도지수, 위치지수 등을 곱해 산출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토지와 건물이 일체로 거래되는 시장에서 실제 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사용되는 일반건물 상속·증여에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을 부과해 과세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방인의 고독, 섬이 되었다

    이방인의 고독, 섬이 되었다

    올해는 제주에 가고 싶다. 특별한 목적이 있는 여행이다. 이름하여 이타미 준의 건축 탐방. 수풍석 미술관·방주 교회·포도 호텔 등 그가 지은 건축물을 돌아보려 한다. ‘이타미 준의 바다’를 보고 한 결심이다. 기예(techne)는 직접 체험해 봐야 그 진가를 느낄 수 있으니까. 일부러 기술과 예술을 합쳐 부르는 기예라는 단어를 썼다. 건축은 실용적인 동시에 미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건축은 기술도 예술도 아닌, 둘의 융합인 기예일 수밖에 없다. 이타미 준의 건축이 바로 그렇다. 정다운 감독은 그의 기예에 반했다. 이타미 준의 건축이 “사람을 위로하는 공간”임을 체감한 그녀는 내친김에 그에 관한 영화까지 제작했다. 다큐멘터리지만 이 작품에는 소년·청년·노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타미 준의 분신들이다. 그의 생애 주기에 따른 허구화된 표상인 이들은 각각 천진·열정·성숙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한 가지 상태를 덧붙여야 한다. 이방인의 고독이다. “나는 일본에서는 조센징, 한국에서는 일본인으로 살고 있어.” 이렇게 토로하면서 이타미 준은 눈물 흘린 적이 있다. 재일한국인으로서 그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경계에 서 있었다. 자연인 유동룡(이타미 준의 본명)에게 이것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그러나 건축가 이타미 준에게 경계의 감각은 기예의 풍부한 자양분이 됐다. 탁월한 기예는 이질적인 요소들의 혼종에서 탄생한다. 완전히 한국적인 것도, 완전히 일본적인 것도 아닌, 이타미 준만의 독특한 건축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경계인의 혼란을 그는 기예로 승화시켰다. “조형은 자연과 대립하면서도 조화를 추구해야 하고, 공간과 사람, 자신과 타인을 잇는 소통과 관계의 촉매제여야 한다.” 이런 이타미 준의 건축 철학은 그가 추구한 삶의 방식이기도 했다. 정다운 감독이 강조한 이타미 준 건축의 따스함은 거기에 바탕을 둔다. 이타미 준이 언급한 ‘소통과 관계’는 그의 인생과 그의 건축에 찍힌 인장이다. 그것은 이방인의 정체성을 가진 이타미 준에게 절대적인 화두였다. 이때 나는 다음의 문구를 떠올린다.“고향을 달콤하게 여기는 사람은 아직 미숙하고, 모든 곳을 고향으로 여기는 사람은 이미 강하며, 전 세계를 타향으로 여기는 사람은 완벽하다.” 팔레스타인 출신 비평가 에드워드 사이드가 자주 인용한 구절이다. 그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략을 옹호한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이방인의 고독에 휩싸였다. 하지만 에드워드 사이드는 그 운명을 껴안았다. 그에게 불확정성은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이타미 준도 마찬가지다. 그는 한국을 사랑하는 것과 별개로, 전 세계를 타향으로 여긴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타미 준은 강함을 넘어 완벽함에 어울리는 건축가가 될 수 있었다. 그 혼자 이룬 것이 아니다. 고향 같은 타향의 시간지형문화재료, 무엇보다 사람과 이타미 준이 교류한 덕분이었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스페인 건축가 칼라트라바, 베니스 다리 설계 잘못해 벌금 1억원

    스페인 건축가 칼라트라바, 베니스 다리 설계 잘못해 벌금 1억원

    이탈리아 베니스의 그랜 카날에 들어선 컨스티튜션 다리는 2008년 8월 개통돼 이 도시를 찾는 이들이 반드시 찾는 랜드마크가 됐다. 산타 루치아 기차역에서 피아잘레 로마를 연결하는 다리다. 길이는 94m이며 폭은 5.58m에서 9.38m까지 달라진다. 125년 만에 베니스 중심에 들어선 다리란 상징성도 관광객들이 즐겨 찾게 만들었다. 그런데 베니스 감사 법원이 이 다리를 설계한 스페인 발렌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68)에게 설계를 잘못 했으며 건설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게 한 책임을 물어 벌금 7만 8000유로(약 1억 520만원)를 물렸다고 영국 BBC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베니스 건축업자 살바토레 벤토에게도 1만 1000 유로(약 1483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사실 지난 6일 내려진 감사 법원 판결은 2015년 칼라트라바는 건축비가 늘어난 데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법원이 판결한 것을 뒤집은 것이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사실 이 다리는 개통 직후부터 많은 입길에 올랐다. 층계참이 너무 빨리 닳아졌고, 휠체어를 이용하려면 보수가 필요하다는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또 설계 당시 건설비는 700만 유로로 책정됐으나 완공된 시점에는 1100만 유로로 불어났다.베니스 법원은 이 모든 항의가 일리 있으며 칼라트라바가 “큰 틀에서 책임을 방기했다”고 봤다. 법원은 이런 실수가 “한결 심각한 것들”이라며 “존경 받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문가이며 높은 경쟁 우위를 갖고 있으며 다리 건설에 폭넓고 증명된 경험을 갖춘” 이를 설계자로 모신 믿음을 저버린 것이라고 판시했다.칼라트라바는 스웨덴 말뫼에 있는 터닝 토르소 타워,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운송 허브와 교회 등을 설계하고 여러 국제 건축상을 수상한 유명 건축가다. 가우디의 뒤를 잇는다는 평판까지 스페인에서는 들을 정도이다. 그는 완공 직후 여러 비판이 쏟아지자 설계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휠체어 이용자들의 플랫폼은 시 당국이 알아서 한 것이며 자신의 스튜디오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변호했다. 또 이 다리의 구조적 결함이 없으며 “정교한 수단으로 점검한 결과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해내는 견고한 구조물이라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또 건설 비용이 늘어난 부분은 운하에 접한 쪽의 환경개선 사업에 많은 돈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금요칼럼] 동네 친구/황두진 건축가

    [금요칼럼] 동네 친구/황두진 건축가

    동네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동네 친구란 이런 의미다. 우선 갑자기 연락해서 불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냥 편한 복장으로 만나면 된다. 늦게 만나 늦게 헤어져도 좋다. 어차피 가까운 거리에 사니까 어지간히 밤이 깊어도 서로 집에 돌아갈 걱정을 덜할 것이다. 저녁도 다 먹고 좀 심심해지려고 할 때, “가볍게 한잔 어때?”하고 만날 수 있는 친구가 바로 동네 친구이다. 이런 친구가 몇 명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 것인가. 오해는 마시라.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친구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낮에 길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아는 얼굴들이 나타난다. 하지만 해가 지고 하루 일과가 끝날 무렵이면 그들은 모두 자기 집이 있는 다른 동네로 돌아간다. 그래서 밤이 되면 동네에는 한없는 적막감이 감돈다. 집과 직장이 같은 곳이라 밤이나 낮이나 한동네에 있는 나에게는 그 점이 갈수록 아쉽게 느껴진다. 개인적 차원의 일처럼 썼지만, 알고 보면 서울이라는 도시의 구조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서울 구도심, 소위 ‘사대문 안’이라고 하는 곳이다. 누군가는 이 지역을 서울의 참 모습을 담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또 누군가는 반대로 서울이 이렇게 확장되었는데 아직까지 사대문 안 타령이냐고도 한다. 나에게는 그냥 ‘사람이 별로 안 사는 곳’이다. 그 중심이 되는 광화문 일대는 연일 시위로 바람 잘 날이 없는데, 아마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 또한 대부분 다른 곳에 살고 있을 것이다. 한때 이곳이 서울의 중심이었던 것은 맞다. 적어도 1960년대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인구가 늘어나면서 ‘강북은 만원이다’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강남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그 구호는 ‘아직도 강북에 사십니까’로 바뀌었다. 강북을 떠나 강남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집만 그곳으로 옮기지 않았다. 강북에 있던 학교들과 함께 갔다. 어느 정도 나이 먹은 사람들 중에는 어린 시절 강북에서 살았던 사람이 많지만, 아직까지 강북에 사는 사람은 드물다. 이미 중심은 강북을 떠난 지 오래다. 그 결과는 어떤 것일까? 서울의 인구밀도 그래프를 놓고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가운데 유난히 색이 옅은 지역이 있다. 바로 사대문 안이다. 행정구역으로 보면 종로구와 중구인데, 한양도성 밖으로 나간 일부 지역은 제외해야 한다. 사대문 안의 인구를 대강 헤아려 보면 20만명에서 25만명 사이인 듯하다. 조선 후기에 이 지역에 살던 사람의 숫자와 비슷하거나 아마 그보다도 적을 것이다. 즉 사대문 안 인구는 1960년 대 어느 시점에 정점을 찍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조선 후기로 다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근대화의 승리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도넛처럼 가운데가 텅 빈 도시에서는 시민들의 이동거리가 길어진다. 직장은 아직도 구도심에 몰려 있으나 그 근처에 주거는 부족하다. 아파트가 없어서 그렇다는 말도 있지만, 몇 년 전 종로구에 한 대규모 단지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그 지역 인구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쯤 되면 구도심 인구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정책이 나올 만도 한데, 그런 소식은 별로 없다. 오히려 구도심을 관광지화한다는 이야기만 들려온다. 어린 시절을 여기서 보낸 후 다른 곳으로 떠난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리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도시의 미래를 위해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방문해 본 세상의 좋은 도시치고 서울처럼 구도심 인구가 이렇게 적은 경우는 없었다. 최소 50만명의 상주인구 확보를 목표로 잡고 이를 가능케 하는 방법을 지금이라도 찾아야 한다. 주거와 기타 도시 기능이 공존하는 고밀도 복합 건축을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구도심에는 더 많은 사람이 살아야 한다. 꼭 동네 친구가 필요해서만은 아니다.
  • [미래유산 톡톡] 반공교육 목적서 열린 공원으로 진화, 동·식물원 축소… 숲의 울타리 등 조성

    [미래유산 톡톡] 반공교육 목적서 열린 공원으로 진화, 동·식물원 축소… 숲의 울타리 등 조성

    어린이대공원의 초기 설립 목적은 어린이 반공교육이어서 역사관, 국보관, 땅굴모형 등을 설치하려 했다. 이후 ‘공해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이 자연의 품 안에서 마음껏 뛰놀게 하자’로 기본 방침이 바뀌었지만 예산 부족과 기술적 문제로 팔각당과 정문, 분수에 대부분의 예산을 투입하고 말았다. 개장 이후 1974년 코끼리사 착공, 1979년 수영장 준공, 1984년 자연학습장과 어린이모험 놀이시설을 설치했다. 1980~1990년대 들어 지하철 2·5·7호선이 건설되면서 어린이대공원 접근성이 좋아졌다. 1996년 어린이대공원은 어린이를 위한 환경교육 및 환경보전 시범공원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이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축소하고 생태연못, 숲의 울타리 등을 조성했다. 2006년 ‘열린 공원 만들기’ 정책의 하나로 수익성 테마 공원에서 무료 개방의 도시공원 및 근린공원으로 역할을 강화했다. 2009년 쾌적한 공원으로 리모델링하면서 체험과 학습이 어우러진 더욱 생동감 넘치는 관람을 위해 동물원 전시장에 설치된 울타리를 제거하고, 눈앞에서 동물을 볼 수 있는 유리 관람 벽을 설치했다. 2014년 놀이공원 재조성 사업을 마지막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특히 골프장 클럽하우스 건물은 건축가 나상진에 의해 40여년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형태로 신축·리모델링돼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공유한 문화재적 가치가 담겨 있다. ‘청룡열차’는 1973년 어린이날 서울 능동에 어린이대공원이 들어서면서 우리 땅에 처음 들어온 롤러코스터로, 당시 어린이들에게는 ‘꿈의 열차’였다. 1973년 어린이대공원 입장료가 50원이었는데 청룡열차 요금이 40원이었으니 그 위상이 얼마나 높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1984년 어린이대공원에 ‘88열차’(2세대 청룡열차)가 도입되면서 11년 만에 철거되고 말았지만 지금까지도 중년들에게 청룡열차는 놀이공원의 들뜬 분위기와 유년 시절 추억을 일깨우는 가장 강력한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뒤를 이어 2012년까지 28년 동안 운행되던 24명 정원의 88열차는 그해 11월 29일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멈춰 섰다. 당시 열차는 매각되거나 고철로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지금 1·2세대 청룡열차는 옛 모습 그대로 놀이동산 입구에 나란히 전시돼 있다.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소풍 하면 떠오르던 그곳… ‘어른이대공원’ 추억을 거닐다

    소풍 하면 떠오르던 그곳… ‘어른이대공원’ 추억을 거닐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회 어린이대공원 야유회’ 편이 지난 10일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2시간 동안 열렸다. 장마와 불볕더위를 피해 오후 6시부터 진행하는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 세 번째 순서였다. 40여명의 참석자가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4번 출구에 어김없이 집결했다. 절기상 말복(11일)과 입추(8일) 사이에 낀 여름의 초절정이지만 54만㎡의 광활한 숲으로 둘러싸인 어린이대공원 안은 마치 에어컨을 켜 놓은 듯했다. 이날 투어는 어린이대공원을 수십번씩 오가면서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던 동물원, 식물원, 놀이터 같은 전통적인 시설을 중점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해설을 맡은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평소 별생각 없이 스쳐 지나가던 어린이대공원의 존재 이유를 엄마의 입장에서 상냥하고 친절하게 소개해 호응을 얻었다. 퀴즈쇼도 흥미를 유발했다. 주말 저녁이라 시설물 대부분이 문을 닫은 게 흠이었다.소파 방정환 동상이 서 있는 서울어린이대공원은 더이상 어린이대공원이 아니다. 2006년 무료 개방, 2009년 재개장과 함께 사실상 ‘어른이대공원’으로 거듭났다. 1973년 개장 이후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른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초대형 놀이터이거나 청춘들의 데이트 장소, 지역 주민들의 산책 및 운동용 공원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운영을 맡은 서울시설공단도 세태를 반영해 ‘세상에서 가장 큰 놀이터’라고 서울어린이대공원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대공원의 수명이 만료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놀이기구와 식물원, 동물원은 물론 상상나라, 수영장, 어린이회관 같은 정통 어린이·유아 대상 시설이 여전히 동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대공원은 기존에 있던 골프장 코스의 그린을 이용한 잔디밭 조성이 목적이었다. 개장 당시 국민소득 350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의 수도에 건립된 분에 넘치는 어린이 전용 시설이었다. 예산이 없어 부지는 강제로 수용하다시피 했고, 시설은 전문가의 재능기부와 기증, 성금으로 지었다. 어린이대공원이 조성된 1970년대 초반은 국내 정치·안보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던 시절이었다. 어린이대공원 건설계획이 발표된 1971년 4월 20일은 제7대 대통령 선거 일주일 전이었으니,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이었다. 또 1972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방북과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면서 남북 간 체제안보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북한 어린이 시설보다 우월해야 한다는 경쟁의 산물이기도 했다.또 당시 서울의 공원은 창경원(현 창경궁), 남산공원, 사직동원, 효창공원, 삼청공원, 파고다공원뿐이었다. 1976년 6월 12일 자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이 가장 많이 놀러 가는 곳은 창경원(198만명)이 1위였고, 다음이 어린이대공원(117만명)이었다. 조경이라는 개념이 막 도입돼 전문가도 부족했다. 정문과 팔각당은 세종문화회관을 설계한 엄덕문, 분수대는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을 조각한 김세중, 식물원과 동물원은 나상기와 이광로가 각각 맡았다. 재일교포 변주호가 기증한 벚나무 3500그루는 어린이대공원의 명물이 됐다.서울어린이대공원은 조선 최후 황후의 능이자 최초의 골프장, 최초의 어린이 전용 공원이라는 역사 기록을 간직한 유서 깊은 공간이다. 능동의 역사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부인 순명효황후 민씨 능에서 유래했다. 민씨가 황태자비일 때 죽었기에 유강원이었다가, 순종 사후 경기 남양주시 금곡동 유릉에 합장되면서 버려진 땅이 됐다. 민씨는 명성황후의 오라비 민태호의 딸이자 실세 민영익의 동생이었다. 지금도 어린이대공원 한쪽에 20여기의 석물이 흩어져 있다. 능동이라는 지명은 능이 있던 동네라는 뜻이다. 1927년 총독부 간부와 귀족, 부호, 외교관들의 사교용으로 조선 최초의 18홀 골프코스가 들어섰다. 서울컨트리구락부가 운영하는 군자리 골프코스였다. 해방 후 미 군정청 간부와 고위 공직자, 상공인이 어울리는 서울컨트리클럽의 능동골프장으로 복구됐다. 사단법인 서울컨트리클럽이 문화재관리국(문화재청)으로부터 평당 5000원씩 21만 3000평을 10억 5000만원에 사들였는데 이 땅이 오롯이 어린이대공원으로 남았다. 서울컨트리클럽 개장(1954년)과 광장동 워커힐(1963년), 어린이대공원 개장(1975년)은 한적한 목장 풍경을 보이던 뚝섬, 화양, 중곡지구 등 동부서울의 지형을 바꿔 놨다. 워커힐 건설 이후 1966년 성동교가 확장된 데 이어 두 번째 개발 바람이 불었다. 이웃에 건국대(1956년)와 세종대(1962년)가 차례로 문을 열었고, 광장동~천호동 구간 천호대교가 1974년 착공했다. 능동로, 중곡동길, 자양로 등 간선도로가 어린이대공원 개원 후에 개설됐다. 서울시내 모든 버스노선은 1번만 갈아타면 어린이대공원에 닿을 수 있게 개편됐고, 지하철 2·5·7호선의 노선을 확정하는 데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어린이대공원은 초기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지 못했다. 개원 당시 총면적 71만 9400㎡ 중 육영재단 어린이회관에 10만 3085㎡, 통일교재단 리틀엔젤스회관(유니버설아트센터)에 2만 3278㎡를 각각 잠식당했다. 그 후에도 서울상상나라, 아리수나라, 119안전센터, 서울시민안전체험관 등이 조금씩 차지했다. 어린이대공원과 무관한 백마고지 삼용사 등 갖가지 동상과 조형물이 난립했다. 꿈마루는 어린이대공원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할 만하다. 살아남은 과정이 드라마틱하다. 1970년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설계됐다가 1973년 이후 새싹의 집이라는 이름의 어린이대공원 관리사무소 겸 교양관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두 건물의 용도 차이 때문에 정체성과 가치를 잃고 버려졌다가 2009년 철거 논의 과정에서 근대건축문화 자산으로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기적처럼 힘을 얻었다. 골프장에서 어린이대공원으로 넘어가는 역사적 사건을 담은 중요한 건물이며, 나상진 건축가의 작품이라는 어필이 수용돼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었다. 버림받기 일보 직전에 구조된 것이다. 이 건물을 설계한 나상진은 우리나라 건축 1세대를 양분하는 김중업과 김수근의 중간에 낀 인물이다. 석관동 옛 안기부 건물과 광화문 옛 경기도청을 설계했다.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과감하게 사용, 1960~1970년대 격동의 서울을 품은 작품이다. 리모델링을 맡은 건축가 조성룡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재생과 회복’이라는 디자인 개념을 선택했다. 건물이 가진 과거의 가치를 현재 속에 되살려 장소 전체에 투영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골격을 거의 건드리지 않고 낡아서 삭아 버린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꼭 필요한 안전장치만 보강했다. 만약 꿈마루에서 선유도가 떠올랐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다. 두 곳 모두 조성룡이 살려 낸 도시재생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건축가 최준석은 꿈마루를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장소’라고 부른다. “집이지만 집이 아니고, 그렇다고 공원도 아니고, 길도 아닌 조금 이상한 공간”이라고 풀었다. 건축가 조한 역시 “역사의 굴곡을 견뎌 내며 철거를 피하는 이 건물의 곡예술도 한 편의 서사 드라마 같다”는 의미심장한 감상평을 남겼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7차 양화진과 선유도 ■일시 및 집결장소:8월 17일(토) 오후 6시 합정역 7번 출구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안영미 오열, 강유미 결혼식서 역대급 축가 “목줄 풀린 개”

    안영미 오열, 강유미 결혼식서 역대급 축가 “목줄 풀린 개”

    개그우먼 안영미가 ‘오열’ 축가를 선보였다. 8일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개그우먼 안영미의 강유미 결혼식 축가 무대가 공개됐다. 결혼식 축가를 맡은 안영미, 권혁수는 등장에 앞서 흥 넘치는 무대를 예고했다. 권혁수는 “목줄 풀린 개가 여러분 곁으로 갈 거다”고 경고했다. 안영미는 강유미 얼굴을 보며 “잘 살아”라고 말하다 울음을 터트렸다. 안영미는 쏟아지는 눈물에도 불구하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는 “안녕하세요. 여러분 갈게요”라고 소리를 지르며 신나게 샤우팅을 했고 무대가 끝난 후 또 다시 오열하며 강유미 결혼을 축하했다. 강유미는 지난 3일 서울 모처에서 비연예인 남편과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렸다. 주례는 이홍렬, 사회는 서경석이 맡았으며, 부케는 안영미가 받았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비잔티움 꽃피운 문명의 용광로… 500년간 멈추지 않는 오스만의 심장

    비잔티움 꽃피운 문명의 용광로… 500년간 멈추지 않는 오스만의 심장

    200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오르한 파무크는 자신의 책 ‘이스탄불-도시 그리고 추억’에서 이스탄불을 이렇게 말했다. 파무크는 ‘내 이름은 빨강’, ‘순수박물관’, ‘새로운 인생’ 등을 쓴 터키 작가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를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로 지목하며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파무크는 터키 작가라기보다 이스탄불 작가라는 게 맞다. 스스로도 “나는 이스탄불 소설가”라고 말한다. 이스탄불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그는 현재까지 발표한 여덟 편의 장편소설 중 ‘눈’(雪)을 제외한 모든 작품을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썼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이스탄불을 이렇게 말한다.“내 어린 시절의 이스탄불이 내게 불러일으킨 강렬한 비애의 감정의 원천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역사나 오스만제국의 몰락이 가져온 결과뿐만 아니라 이 역사가 도시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에게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보아야 할 것이다.”그의 말대로 이스탄불은 오스만제국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그 영향력을 뻗었던 나라 오스만튀르크. 지금 그 땅에는 그 문명과 기독교, 이슬람교가 오랜 시간 뒤엉킨 흔적이 남아 있다. 실크로드 상인들이 반드시 거쳐야 했던 도시였던 이스탄불은 동서양 문물 교류의 중심점이었다. 고대 히타이트부터 시작해 프리지아, 우라티아, 리디아와 로마문명,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이 녹아든 곳이 바로 터키다. 그래서일까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터키를 두고 ‘인류 문명의 살아 있는 옥외박물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이스탄불의 시작은 기원전 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의 통치자 비자스는 오랜 기도 끝에 ‘눈먼 땅에 새 도시를 건설하라’는 델피 신전의 신탁을 받는다. 이 의미를 깨닫기 위해 고심하던 비자스는 보스포루스 해안 맞은편의 언덕과 마주친 순간 무릎을 치게 된다. 보스포루스해협과 마르마라해, 에게해, 이 세 바다가 만나는 천혜의 요새에 세상의 절경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 누구도 미처 보지 못했던 언덕 위에 비자스의 도시 비잔티움이 태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이스탄불의 시작이다. 하지만 도시의 운명은 순탄치 않았다. 서기 330년에 로마의 콘스탄틴 대제가 수도를 로마에서 이곳으로 옮기면서 콘스탄티노플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1200년에는 십자군의 침략을 받고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초토화된다. 그러다가 1453년에 비잔틴 제국이 무너진 후 술탄 메흐메트 2세에 의해 오스만제국의 수도인 이스탄불로 자리를 잡게 된다. 이스탄불은 6세기에 이미 인구가 50만명, 9세기에는 100만명이 넘었던 거대도시였다. 지금의 인구도 1200만명에 달한다. 그리고 해마다 평균 2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든다. 이런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바로 아야소피아 성당이다. 세계 4대 교회 건축물 중 하나다. 이 성당이 처음 지어진 것은 4세기인데, 이스탄불이 콘스탄티노플이란 이름으로 동로마(비잔틴제국)의 수도로 번영을 구가하던 시기였다. 인부 1만명을 동원해 5년에 걸쳐 지었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제국에 함락되기 전까지 약 900년 동안 동방정교회의 총본산이었으며, 1593년 성베드로 대성당이 들어서기 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성당이 건립되었을 당시 이름은 하기아소피아인데, 터키 사람들은 아야소피아라고 부른다. ‘성스러운 지혜’라는 뜻. 현재 이스탄불에 있는 성소피아 성당은 532년 반란으로 파괴된 것을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다시 지은 것이다.아야소피아 성당은 고난이 많은 건축물로도 유명하다. 십자군 전쟁 때는 십자군들의 약탈 대상이 됐고, 황제 콘스탄티누스 11세는 이 성당에서 밀려오는 튀르크 군을 바라보며 화염 속에 몸을 던져 자결하기도 했다. 메흐메트 2세는 이스탄불을 점령하고도 성당을 파괴하지는 않았다. 다만 1453년부터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면서 종, 제단 등은 제거됐고 기독교 풍의 모자이크는 회반죽으로 덮었다. 이후 터키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케말 파샤(아타튀르크)가 정교 분리 원칙에 따라 이곳을 박물관으로 바꾸면서 아야소피아는 고난의 시대를 마감했다. 성당 내부에는 코란의 경전을 새긴 금문자와 최근에 복원한 성화가 있는데, 그것들이 파란만장했던 이스탄불의 역사를 웅변할 뿐이다. 까다로운 보안검색을 거쳐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장엄한 분위기와 웅장한 규모에 압도당한다. 드높은 천장의 화려한 모자이크는 보는 이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중앙 돔의 높이가 자그마치 55m에 지름이 31m다. 돔에는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 성화가 그려져 있고 양옆에는 커다란 원반에 이슬람을 상징하는 금색 문자가 나란히 걸려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혼재하는 것이다. 2층 회랑에서는 곳곳에 자리한 모자이크 성화를 눈여겨보자. 비록 많이 훼손됐지만 정교함과 화려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야소피아 성당의 개장식 때 황제가 내부의 화려함을 보고는 “오, 솔로몬이여! 내가 당신을 이겼소”라고 소리쳤을 정도였다.아야소피아와 마주한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는 오스만 제국의 14대 술탄 아흐메트 1세가 17세기에 세운 이슬람 사원이다. 직경 27.5m의 커다란 중앙 돔과 이 돔을 받치고 있는 작은 돔으로 지붕이 이뤄져 있다. 웅장한 외관에 걸맞게 첨탑 미너렛이 여섯 개 서 있다. 당시 술탄이 모스크의 미너렛을 황금으로 짓도록 했는데 자금이 부족하자 건축가가 황금(알튼·altin)과 숫자 6(알트·alti)의 발음이 비슷한 것에 착안해 황금 대신 미너렛을 여섯 개 세웠다고 한다. 내부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2만 개 이상의 파란색 타일과 260개 파란 유리창이 푸른 빛을 띠어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이로 인해 블루 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관광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그랜드 바자르다. 바자르는 중앙아시아의 도시마다 있는 시장을 뜻하는데 이스탄불에 있는 그랜드 바자르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바자르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하다. 역사는 무려 500년에 달한다. 현재 무려 5000개의 상점들이 몰려 있는데 보석과 장신구에서 화려한 터키의 그릇, 조명, 가죽류, 입맛을 유혹하는 터키식 젤리, 향신료, 액세서리 가게 등이 들어서 있다. 그랜드 바자르의 모든 입구에는 번호가 쓰여 있는데 내가 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고 싶다면 꼭 이 번호를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워낙 큰 시장이다 보니 어느 입구로 나오느냐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번호를 모르면 길을 헤매기 십상이다. ‘지중해기행’을 쓴 동화작가 한스 안데르센은 “콘스탄티노플에 가면 꼭 그랜드 바자르를 보고 와야 한다. 이 도시의 심장부가 거기 있다”고까지 했다. 파무크의 이스탄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읽어볼 만한 책은 ‘순수박물관’이다. 2008년작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소설이다. 한 남자가 단 44일 동안 사랑을 나눈 한 여자를 평생 동안 사랑하면서, 그녀와 관련된 추억을 간직한 물건들을 모으고, 결국 그 물건들을 전시할 박물관을 만들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쓴다는 내용이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몰랐다.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는 것을 이해했더라면, 절대로, 그 행복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깊은 평온으로 내 온몸을 감쌌던 그 멋진 황금의 순간은 어쩌면 몇 초 정도 지속되었지만, 그 행복이 몇 시간처럼, 몇 년처럼 느껴졌다.” 시처럼 아름다운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내내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를 아주아주 사랑하면, 그를 위해 우리의 가장 귀중한 것을 내주어도 그로부터 해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 희생은 바로 이런 거야.”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파무크가 진짜로 이 순수박물관을 만들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파무크는 작품을 쓰기 전에 이미 ‘순수박물관’의 배경이 될 공간을 구입했으며, 자신이 직접 기획과 제작에 참여했다. 박물관에는 소설의 각 장에 등장하는 오브제들이 하나의 상자 안에 들어 있는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작가에게 이스탄불은 애증이 교차하는 도시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이스탄불을 이렇게 한탄하곤 했다. “몰락하여 붕괴된 제국의 잔재, 잿더미 아래서 무기력, 빈곤 그리고 우울과 함께 퇴색되며 낡아가는 이스탄불에 태어났기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곤 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이스탄불을 사랑하는가 보다. 자주 이렇게 말하곤 하니까. “삶이 그렇게 최악일 수는 없어. 여전히 보스포루스로 산책 나갈 수 있으니까.” [여행수첩] 터키항공은 인천~이스탄불 직항편을 주 11회 왕복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1시간 30분.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다. 통화는 리라(YTL)를 사용한다. 1리라에 약 240원이다. 물가는 저렴한 편이다. 터키 사람들이 즐겨 먹는 빵 시미트가 1.5리라(약 400원) 정도다. 터키 음식은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불린다. ‘케밥’은 ‘구이’라는 뜻으로 물이 풍부하지 않은 유목생활에서 비롯된 음식이다. 케밥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긴 쇠꼬챙이에 고기를 꿰어 구워 먹는 요리를 떠올리는데, 사실 육류를 불에 구워내는 것은 모두 케밥이다. 케밥은 지역, 굽는 방식, 그리고 육류에 따라 수없이 분화돼 오늘날 터키 케밥의 종류는 200~300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아이란은 터키의 국민 음료다. 요구르트에 물을 섞어 희석한, 묽은 요구르트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흔히 터키시 딜라이트라고 부르는 로쿰은, 하나를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그 달콤함으로 여행의 모든 피로와 근심을 잊게 해 준다. 이스탄불 히포드롬 광장 북쪽에 자리한 ‘요리사 셀림의 쾨프테집’은 터키식 떡갈비 ‘쾨프테’로 유명하다. 터키항공은 환승객을 위해 ‘투어 이스탄불’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환승을 위해 6~24시간 머무르는 레이오버 승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무료 관광프로그램이다. 현지 가이드와 버스가 제공되고 아침·점심 식사가 포함돼 있다.
  • 잠시 일상을 접고 떠날까… 휴식 같은 책과 함께

    잠시 일상을 접고 떠날까… 휴식 같은 책과 함께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다. 휴가 갈 때 가방 안에 어떤 책을 넣어 갈까 즐거운 고민에 빠져 본다. 마땅한 책을 찾지 못했다면 국립중앙도서관의 ‘2019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100’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100권 모두 가져갈 수는 없는 일. 100권 가운데 북 칼럼니스트 2명과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2명에게서 분야를 달리해 도서 1권씩 추천받았다.[인문예술] 윤미화 북 칼럼니스트-‘묵상’(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 승효상 건축가가 이탈리아와 프랑스 수도원들을 순례하고 쓴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주제를 읽을 수 있다. ‘묵상’은 검을 ‘묵’, 생각 ‘상’ 자를 쓴다. 다시 말해 ‘침묵’을 뜻한다. 수도사들은 단순한 일을 하며 자기 내면을 짚어 본다. 평소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도 받고, 상하 인간관계에도 다소 지쳤을 터다. 총천연색 번잡한 세속을 떠나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이뤄진 세상으로 향해 보는 건 어떨까. 시끄러운 일상생활은 잠시 접고 휴가지에서 조용한 나만의 시간을 마련해 보길 권한다. 예컨대 캠핑장이나 한적한 휴가지, 불빛도 없고 자동차 소리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읽으면 더 좋겠다. 519쪽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지만 사진과 설계도면이 3분의2 정도다. 글도 어렵지 않아 술술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작가는 이탈리아에서 남프랑스, 북프랑스를 거쳐 가는데, 이 흐름을 따라가도 좋고, 아니면 관심 가는 부분부터 들춰 봐도 좋다. 승효상 지음, 돌베개 펴냄.[사회경제] 이문찬 사서-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여러 사례를 통해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룬다. 노동 시장의 현실과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서 우리 사회가 개선해야 할 점을 썼다. 휴가는 직장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왜 휴가 가서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야 하나 싶을 거다. 그러나 휴가지에서 만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쉬지만, 그들은 쉬지 않는다. 휴가철은 매출이 가장 많을 시기인 탓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휴가철이 그들을 돌아보기 좋은 때가 아닐는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최저 시급이 최근 오르긴 했지만, 이들의 근로 환경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 이들의 현실을 여러 사람이 알고 근로 환경, 근로 조건을 개선했으면 좋겠다. 우리 생활에서 만나는 사례 중심으로 쓴 대중서이다 보니 읽기 수월하다. 박정훈 지음, 빨간소금 펴냄.[문학] 강창래 북 칼럼니스트-‘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10주년’ 출판사 문학동네는 젊은 작가를 알리자는 취지로 2010년부터 등단 10년 이내 작가가 출간한 중·단편 소설을 심사해 상을 준다. 올해 10주년 판은 조금 다르다. 평론가들이 아니라 작가상 수상자들이 추천해 선정한 작품들이 실렸다. 그래서 사실 ‘젊지 않은’ 작가도 있긴 하다. 지난 10년 선정작 중에서 좋은 작품을 고른 작품집이니 믿을 만하다. 게다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좋다. 이 책은 단편 위주라 부담도 없다. 특히 어느 분야에 편중하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실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라 재미도 있다. 일곱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보고, 휴가를 다녀와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다면 그의 다른 소설을 따라가 읽어도 좋을 것이다. 편혜영·김애란 외 3명 지음, 문학동네 펴냄.[자연과학] 구슬기 사서-‘무한을 넘어서’ 최근 과학 분야 서적은 순수과학 분야 출간이 적은 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든가, 정보기술(IT) 분야 책이 주를 이룬다. 자연과학 가운데 가볍게 머리를 쓰고 싶다면, 수학을 택해 보는 게 어떨까 싶다. 수학 분야 가운데 ‘무한’이라는 신비한 개념을 추적하는 책이다. 학창시절 기억 때문에 수학은 머리 아픈 과목이라 생각하지만, 이 책은 재밌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수학이 재밌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예컨대 ‘객실이 무한히 많은 호텔이 있는데 이미 객실들은 꽉 찼다. 그런데 또 다른 손님이 찾아온다면 손님을 받을 수 있을까? 받을 수 있다면 어떻게 받을 것인가?’ 하는 식이다. 머리를 쓰긴 하되, 과하게 쓰지 않도록 하는 게 매력이랄까. 마치 추리소설 읽는 느낌도 들 것이다. 휴가지에서 잠깐 짬 내어 읽기를 권한다. 짐을 싸고 시간이 남을 때, 아니면 일정 가운데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 시간이 있다면 책을 펼쳐 보시라. 유지니아 쳉 지음, 김성훈 옮김, 열린책들 펴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잠시 일상을 접고 떠날까… 휴식 같은 책과 함께

    잠시 일상을 접고 떠날까… 휴식 같은 책과 함께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다. 휴가 갈 때 가방 안에 어떤 책을 넣어 갈까 즐거운 고민에 빠져 본다. 마땅한 책을 찾지 못했다면 국립중앙도서관의 ‘2019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100권을 모두 가져갈 수는 없는 일. 100권 가운데 북 칼럼니스트 2명과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2명에게서 분야를 달리해 도서 1권씩 추천받았다.[인문 예술] 윤미화 북 칼럼니스트 - ‘묵상’(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 승효상 건축가가 이탈리아와 프랑스 수도원들을 순례하고 쓴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주제를 읽을 수 있다. ‘묵상’은 검을 ‘묵’, 생각 ‘상’ 자를 쓴다. 다시 말해 침묵을 뜻한다. 수도사들은 단순한 일을 하며 자기 내면을 짚어 본다. 평소 직장생활에서 스트레스도 받고, 상하 인간관계에도 다소 지쳤을 터다. 총천연색 번잡한 세속을 떠나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이뤄진 세상으로 향해 보는 건 어떨까. 시끄러운 일상생활은 잠시 접고 휴가지에서 조용한 나만의 시간을 마련해 보길 권한다. 예컨대 캠핑장이나 한적한 휴가지, 불빛도 없고 자동차 소리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읽으면 더 좋겠다. 519쪽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지만 사진과 설계도면이 3분의2 정도다. 글도 어렵지 않아 술술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작가는 이탈리아에서 남프랑스, 북프랑스를 거쳐 가는데, 이 흐름을 따라가도 좋고, 아니면 관심 가는 부분부터 들춰 봐도 좋다. 승효상 지음, 돌베개 펴냄.[사회 경제] 이문찬 사서 -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여러 사례를 통해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룬다. 노동 시장의 현실과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면서 우리 사회가 개선해야 할 점을 썼다. 휴가는 직장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왜 휴가 가서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야 하나 싶을 거다. 그러나 휴가지에서 만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쉬지만, 그들은 쉬지 않는다. 휴가철은 매출이 가장 많을 시기인 탓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휴가철이 그들을 돌아보기 좋은 때가 아닐는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최저 시급이 최근 오르긴 했지만, 이들의 근로 환경은 여전히 좋지 못하다. 이들의 현실을 여러 사람이 알고 근로 환경, 근로 조건을 개선했으면 좋겠다. 우리 생활에서 만나는 사례 중심으로 쓴 대중서이다 보니 읽기 수월하다. 박정훈 지음, 빨간소금 펴냄.[문학] 강창래 북 칼럼니스트 -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 10주년’ 출판사 문학동네는 젊은 작가를 알리자는 취지로 2010년부터 등단 10년 이내 작가가 출간한 중·단편 소설을 심사해 상을 준다. 올해 10주년 판은 조금 특이하다. 평론가들이 아니라 작가상 수상자들이 추천해 선정한 작품들이 실렸다. 그래서 사실 ‘젊지 않은’ 작가도 있긴 하다. 지난 10년 선정작 중에서 좋은 작품을 고른 작품집이니 믿을 만하다. 게다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좋다. 이 책은 단편 위주라 부담도 없다. 특히 어느 분야에 편중하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이 실렸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라 재미도 있다. 일곱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보고, 휴가를 다녀와 마음에 드는 작가가 있다면 그의 다른 소설을 따라가 읽어도 좋을 것이다. 편혜영·김애란 외 3명 지음, 문학동네 펴냄.[자연 과학] 구슬기 사서 - ‘무한을 넘어서’ 최근 과학 분야 서적은 순수과학 분야 출간이 적은 편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든가, 정보기술(IT) 분야 책이 주를 이룬다. 자연과학 가운데 가볍게 머리를 쓰고 싶다면, 수학을 택해 보는 게 어떨까 싶다. 수학 분야 가운데 ‘무한’이라는 신비한 개념을 추적하는 책이다. 학창시절 기억 때문에 수학은 머리 아픈 과목이라 생각하지만, 이 책은 재밌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수학이 재밌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예컨대 ‘객실이 무한히 많은 호텔이 있는데 이미 객실들은 꽉 찼다. 그런데 또 다른 손님이 찾아온다면 손님을 받을 수 있을까? 받을 수 있다면 어떻게 받을 것인가?’ 하는 식이다. 머리를 쓰긴 하되, 과하게 쓰지 않도록 하는 게 매력이랄까. 마치 추리소설 읽는 느낌도 들 것이다. 휴가지에서 잠깐 짬 내어 읽기를 권한다. 짐을 싸고 시간이 남을 때, 아니면 일정 가운데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 시간이 있다면 책을 펼쳐 보시라. 유지니아 쳉 지음, 김성훈 옮김, 열린책들 펴냄.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유키스 기섭♥정유나 결혼, 웨딩 화보 보니 ‘풋풋한 분위기’

    유키스 기섭♥정유나 결혼, 웨딩 화보 보니 ‘풋풋한 분위기’

    유키스 기섭과 배우 겸 뷰티 모델 정유나가 화촉을 밝힌다. 1일 해피메리드컴퍼니 측은 기섭-정유나 커플이 오는 24일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알리며 웨딩화보를 공개했다. 공개된 웨딩화보 속 기섭-정유나 커플은 풋풋한 대학생 커플 느낌. 두 사람은 동갑내기 예비신부로, 때론 친구, 때론 연인처럼 화보 분위기를 살려냈다. 기섭-정유나 커플의 결혼식은 주례없이 사회(개그맨 김용명), 축가(허각)만으로 이뤄진다. 신혼여행은 하와이로 5박 7일, 신혼집은 서울 강남이다. 기섭은 2009년 유키스 미니 3집 앨범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작곡, 작사가 가능한, 다재다능한 멤버다. 의류사업가로도 변신해 병행 중이다. 현재 사회복무요원이며 2021년 1월 소집해제 예정이다. 사진출처=써드마인드스튜디오, 해피메리드컴퍼니, 아뜰리에로자, 모아위, 로더플라워, 웨딩디렉터봉드, 디바인핸즈, 정부자스타일리스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각자의 아칸투스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우리 각자의 아칸투스

    몇 달 전 시각디자인 전공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식물을 기록하는 내가 예비 디자이너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내가 관찰해온 식물의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후에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포스터를 제작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였는데, 완성된 과제를 통해 내가 이야기한 식물들이 포스터 속 다양한 이미지 요소와 패턴으로 재구현된 것을 볼 수 있었다.작품은 대부분 식물의 줄기와 잎, 꽃, 열매 등의 형태에서 영감받은 곡선의 서체로 만들어졌다. 지금껏 식물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 온 나는 식물의 줄기, 꽃 안에 든 수술과 암술의 형태가 서체로 구현되는 것을 보면서 식물 자원화의 영역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관상, 약용, 식용 등 눈에 보이는 것으로서의 활용을 넘어 예술가로부터 영감의 원천으로서 또 다른 시각 예술 작품이 되는 것. 이것 또한 식물의 자원화 영역에 해당되지 않을까. 작년 영국 런던 첼시가든을 거닐다 잔잔한 꽃들 사이 거대하고 화려한 보라색 꽃을 보았다. 규칙적으로 꽃이 핀 기다란 꽃대에 가시와 같은 덤불을 이룬 잎의 식물. 우리나라에서는 본 적이 없는 꽃이라 앞의 이름표를 자세히 보니 학명 ‘아칸투스 몰리스’라고 적혀 있었다. ‘이게 바로 그 아칸투스였구나.’ 몇 년 전 한 과학잡지의 요청으로 같은 아칸투스속의 다른 식물을 그린 적이 있었다. 내가 그린 건 ‘아칸투스 스피노수스’로 생김새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둘 다 서양의 디자인 작품들에서 본 그 패턴의 잎인 건 틀림없었다. 아칸투스는 지중해 연안 원산으로 언뜻 엉겅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들의 이름을 검색하면 식물의 이미지보다는 ‘아칸서스’라는 건축 장식 이미지가 더 많이 나온다. 식물 그 자체로서보다는 건축물의 장식 요소로서 더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 건축가인 칼리마쿠스가 아칸투스 잎에 영감을 받아 코린트 주두 장식 패턴으로 활용한 것을 시작으로 이 식물은 로마, 그리스 건축물과 도자기, 가구, 분수대 등의 장식으로 현재까지 활용돼 왔다. 종교 건축물의 디자인 패턴으로 자주 활용되다 보니 아칸투스는 장수, 불멸, 영적 상징이 돼버렸고, 귀한 관상식물로서 유럽 각지에서 사랑받고 있다. 아칸투스 외에도 포도나무 덩굴줄기의 곡선, 구과식물 구과의 수학적 형태, 양치식물의 잎과 포자낭군의 구조 등 미술, 디자인, 건축 요소가 돼 준 식물들은 많다.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재료는 자연물이고, 자연물의 관찰과 재현으로부터 인류의 예술 작업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아칸투스를 보았던 첼시가든은 런던약사협회에서 운영하던 약용식물원이어서, 이곳에서만큼은 이들은 건축물의 요소가 아닌 약용식물과 관상식물로서 존재하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의 잎을 아프리카에서는 삶아서 통증 부위에 발라 통증, 염증 치료에 이용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이 잎이 수분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다며 쌀을 잎에 싸서 보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항암, 항산화 효과에 대해 연구 중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니 이들은 장식 요소뿐만 아니라 관상용 화훼식물로서, 약용식물로서 다양한 가치로 존재하는 것이다. 어쩌면 시각디자이너들이 이들 잎을 본다면 거치로부터 강렬한 이미지의 서체를, 작곡가들은 음역대가 높은 경쾌한 곡을 만들어 낼지도 모르겠다. 지금껏 나는 삶의 거의 반을 식물과 함께했고, 그래서 내 주변에는 식물을 연구하거나 매개로 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들과 식물을 볼 때엔 정보, 효능, 가능성을 주로 이야기한다. 계수나무를 보며 이들은 중국에서 왔고, 이 잎에서는 말톨이란 분자가 방출돼 달콤한 향기가 난다든가 하는 식물의 정보를 논한다. 나는 식물을 깊숙이 이해할 수 있는 이 시간을 즐겨 한다.그리고 가끔은 식물학자가 아닌, 다양한 영역의 친구들을 내가 있는 곳으로 부르기도 한다. 타이포그래피를 연구하는 그래픽디자이너와 시를 쓰는 시인, 이야기를 만드는 드라마 작가, 설계회사에서 일하는 건축가와 같은 친구들. 똑같은 계수나무를 보고 그래픽디자이너인 친구는 잎의 형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드라마 작가인 친구는 계수나무 곁의 사람들 풍경을 사진으로 찍으며, 건축가인 친구는 수피의 질감과 색에 감탄한다. 같은 풍경, 같은 식물을 보면서 서로 다른 생각과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이 흐름이 재밌어 나는 이 다양한 친구들을 자꾸만 식물 곁으로 불러들인다. 이들 모두 각자의 시선과 위치에서 식물을 자원화한다. 이들로부터 식물이 식용, 약용 자원은 되지 못할지언정, 문명을 이끄는 예술 작품으로서 구현된다. 그토록 다양하게 구현되는 식물의 이면은 또 다른 누군가의 영감이 되고, 식물은 그렇게 더 넓은 세계로 확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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