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축가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종기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가축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중구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 타결
    2026-01-3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286
  • 구필화가 김영수 누드 드로잉전

    “그림은 손도 입도 아닌, 영혼으로 그리는 것이다.” 구필화가 김영수(51)씨가 17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세 번째로 선보이는 누드 드로잉전이다. 누드 드로잉에 가볍게 색을 입히거나 전통 한지와 수채 용지에 수묵, 수채, 아크릴 등을 사용해 그린 그의 그림은 무엇보다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 인간 육체의 아름다움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누드 드로잉은 짧게는 30초, 적어도 2∼3분 내에 순간을 포착해 그려야 한다. 그런 만큼 중증 장애 화가로서는 도전하기 힘든 장르다. 하지만 붓을 입에 물고 작업하는 김씨의 의지 앞에 장애는 걸림돌이 될 수 없다. 김씨에게 병마가 찾아온 것은 고려대 건축학과 2학년 때.“검도부 활동을 열심히 했지요. 당시 승단시험을 앞두고 고된 훈련을 받은 탓인지 편도선염을 심하게 앓았고, 열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몸의 근육이 점점 빠져나가고 무기력해지더군요.” 그때부터 앓게 된 근육병은 그로 하여금 건축가의 꿈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대신 그림에서 ‘구원’을 얻었다. 오수환(서울여대 교수) 화백을 소개받아 그림 지도를 받으면서 그는 그림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86년 이후 팔근육도 못쓰게 되자 그는 붓을 일시 놓아버렸다. 김씨가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91년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구필화가의 모습을 보고 나서다. 그는 입으로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먹었다.“재료를 다양하게 쓸 수 없고, 대작을 그리기 어렵다는 점이 무엇보다 가슴 아픕니다. 캔버스를 펼치고 붓을 입에 물려주고 종이를 바꿔주고 하는 것은 모두 아내의 몫이죠. 고마울 따름입니다.” 숱한 절망과 좌절을 딛고 김씨는 마침내 한국의 대표적인 구필화가로 우뚝 섰다.(02)735-2655.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아파트등 증축기준 최대 9평 확대

    아파트등 증축기준 최대 9평 확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리모델링을 통해 늘릴 수 있는 면적이 전용면적 기준 최대 9평으로 확대된다. 건설교통부는 4일 리모델링 시장 위축을 막기 위해 리모델링시 증축가능 범위를 당초 전용면적 대비 20%, 면적 기준 25㎡(7.56평) 이내에서 30%이내, 최대 30㎡(9평)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주택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내년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전국적으로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공동주택 11만 9000가구의 리모델링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건교부가 이처럼 증축 가능 면적을 넓혀준 것은 당초 안대로 규정을 만들 경우 수익성이 떨어져 리모델링 시장이 급속히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계단실·지하주차장은 제한 않키로 보완된 개정안은 우선 공동주택 리모델링시 증축 가능범위를 각 가구 전용면적의 30% 이내, 최대 9평까지 허용해 주기로 한 것외에 계단실이나 지하주차장 등 공용면적에 대해서는 증축규모를 제한하지 않기로 했다. 발코니에 대해서는 건축법이 허용하는 범위(1.5m, 화단설치시 2m)내에서 최대한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준을 적용해 전용면적 25.7평(32∼35평형)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면 전용면적이 7.7평 늘어난다. 이에 공용면적 증가분을 포함하면 약 45평형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된다. 건교부는 전용면적과 공용면적 증가분을 포함하면 늘어나는 면적이 최대 20평에 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원동 개포 한신아파트는 당초안대로 20% 증축하면 27평형이 30평,35평형이 40평으로 늘어 조합측이 사업 포기까지 검토했다. 그러나 이번에 증축범위가 30%로 완화돼 27평형은 32평,35평형은 42평까지 가능해져 사업성이 좋아졌다. 개정안은 특히 단지가 국공유지에 겹쳐 있거나 고도제한에 걸리는 등 단지여건상 재건축이 곤란해 리모델링이 불가능할 때에는 건축심의 절차를 거쳐 증축 규모 제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리모델링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해 건물 구조에 문제가 있어 재건축 판정을 받은 단지는 리모델링을 아예 못하도록 했다. 건설산업연구원 윤영선 연구위원은 “리모델링 사업초기여서 유인책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리모델링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증축면적뿐 아니라 금융이나 세제상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시장 과열우려 재건축이 위축되면서 지난해 10·29대책 이후 서울의 집값은 리모델링를 재료로 상승했다. 실제로 부동산 포털 스피드뱅크가 10·29대책이후 1년동안 서울시내에서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 10개를 뽑은 결과 8개가 리모델링 추진 아파트였다. 광장동 워커힐아파트의 경우 67평형이 1년동안 2억 2500만원이나 올랐었다. 따라서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시장에 거품이 형성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리모델링 추진을 가격 인상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전문가는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책으로 재건축을 활용하더니 이제는 연착륙 대책으로 리모델링을 활용하는 것 같다.”면서 “과열방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005∼2009년까지 전국적으로 리모델링이 가능한 단지는 서울에서만 4만 9000가구, 인천·경기는 2만 6000가구로 집계됐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청담동+α]

    [청담동+α]

    ●프라다는 3개월의 리뉴얼을 끝내고 청담동 플래그십 숍을 재개장했다.1층은 여성라인,2층은 남성라인으로 구성된 숍은 이탈리아의 건축가 로베르토 바치오키의 작품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매장과 홍콩 알렉산드라 하우스 매장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선보이는 뉴 인테리어 컨셉트 숍이다. 현재 이 매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아이템은 뱀과 악어 가죽을 매치시킨 ‘스키퍼백’. 프라다가 팝가수 마돈나를 위해 만들어 ‘마돈나백’으로 더욱 유명한 이 백은 터키옥색, 그레이, 삼림지그린(woodland green), 콘페티핑크 등 다양한 색상이 뒤섞여 멋을 더한다. 새로운 디자인의 금속 버클을 사용했다.3218-5330. ●밀라숀 스포츠는 1970년대 레트로와 클래식한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라이프스타일 웨어를 선보인다. 특히 체크와 벽돌 프린트 등 다양한 그래픽 패턴에 입체감 있는 원단, 압축 니트 소재를 스웨터에 사용한 것이 특징. 고급스러운 고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체열이 방출되는 것을 막아준다. 골프웨어는 캐시미어 트위드 소재를 사용한 스웨터, 패딩 팬츠, 보온 안감이 부착된 니트 등 방한성을 보완했다. 자카드 니트와 우븐 콤비는 역동적이면서 경쾌하다.515-3873. ●토즈(Tod’s)는 말 안장 제작 기술의 가죽 커팅법이 돋보이는 제이피티백을 선보인다. 에나멜과 스웨이드 가죽의 고급스러운 감각. ●로에베는 최고의 가죽에 아나그램 로고를 메탈로 연출하고, 버클 마감으로 장식한 알·안달러스 컬렉션의 칼라하리 백을 선보였다. 알·안달러스는 스페인의 문화와 기술 유산을 완벽하게 재현해 로에베의 장인정신을 표현한 컬렉션.3441-8864. ●블루마린은 화려한 스팽글과 섬세한 자수 장식, 그리고 호피 밍크가 돋보이는 고급스러운 파티룩을 전시한다. 골드 컬러의 재킷은 매치하는 아이템에 따라 다양하게 코디가 가능하다.3445-3936. ●비아스피가는 레이디 라이크룩을 반영한 슈즈. 에나멜 처리된 블랙과 화이트의 절제된 컬러 대비가 돋보이는 이 펌프스는 구두의 테두리를 따라 연속적인 펀칭 장식과 스크랩으로 귀여운 멋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542-7966. ●크리스찬 라크르와 옴므는 캐릭터 셔츠에 착안한 몬스터 시리즈를 내놓았다. 만화 몬스터 캐릭터를 그려넣은 시리즈는 다양한 색상의 새틴 천으로 아플리케 장식을 하고 그 위에 정교한 비딩 장식으로 캐릭터 문양을 고급스럽게 표현했다.542-2888.
  • 12~14일 파주 ‘세계생명문화포럼’

    12~14일 파주 ‘세계생명문화포럼’

    한국적 생명사상에 기초한 ‘생명학’의 구축을 표방하는 학술문화행사 ‘세계생명문화포럼­경기 2004’가 12일부터 14일까지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다. 지난해 수원대회에 이어 올해로 2회를 맞는 이 대회는 환경학이나 생태학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생명에 관한 담론’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규모 학술제.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지하(63) 시인은 “이번 대회에서는 생명학 정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동시에 여기에서 논의된 생명담론을 동아시아, 나아가 태평양 지역 차원으로 확대하고자 한다.”고 행사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환경파괴와 기상이변 또는 전쟁이라는 전지구적 재앙은 흔히 환경학이나 생태학이라 불리는 서구 근대에 기반한 학문이나 운동으로는 근본 치유가 불가능하다.”며 “동아시아의 생명정신을 가미한 생명학을 수립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오문환 연세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 김재희 언니경제연구소 소장, 한면희 녹색대 교수, 건축가 승효상씨 등 모두 24명의 ‘생명담론’ 전문가가 논문을 발표한다. 행사는 크게 ‘생명사상과 생명학 정립을 위한 모색’‘생명의 문화적 통로-생명의 기억과 전승’‘생명의 각성, 살림의 물결’ 등 3개의 주제마당으로 진행된다. ●환경파괴·전쟁 근본치유책 찾아야 ‘동학의 생명·평화사상’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오문환 연세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생명사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불연기연(不然其然)’이라는 동학의 연구방법론을 원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불연기연이란 사물의 그러한 측면과 그렇지 않은 측면, 즉 누구나 감각으로 쉽게 보고 듣는 유형적 측면과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 무형의 측면을 동시에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그는 생명을 과학의 시각이 아니라 동양학적 성심론이라는 독특한 인간론의 관점에서 다룬다. 건축가 승효상씨는 ‘흐르는 공간, 머무는 공간:하늘을 이고 땅에 선 건축들’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새로운 시대 우리의 도시와 건축에 대해 이야기한다.“이성에 대한 과신과 맹종으로 만들어진 ‘기념비적 건축시대’인 과거와 이제 결별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urban void(도시의 빈공간)’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말라케시나 페즈 같은 이슬람 도시들의 변화무쌍한 부정형 골목길과 하염없이 밝은 햇살이 떨어지는 이슬람 집 마당에 주목한다. 이런 ‘비움’이야말로 그들에게는 ‘생명’ 그 자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동학 연구방법론 ‘불연기연’ 활용을 행사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이기상 교수의 사회로 모든 주제마당의 토론 내용을 총정리하며 생명담론의 미래를 모색하는 종합토론 자리도 갖는다. 경기문화재단과 사단법인 ‘생명과 평화의 길’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한울맞이·열림굿·모심굿·신물맞이굿·길굿·탈굿 등 굿 공연과 ‘김영동과 함께 하는 생명의 소리 음악회’, 신당(神堂)전·생명담론 글그림전 등 미술전, 한강 하구 습지탐방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돼 있다. 종합적인 ‘학술문화축제’인 셈이다.(02)723-1470.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빌딩 X파일] 서울 종로타워

    [빌딩 X파일] 서울 종로타워

    서울 종로를 걷다 보면 3개의 기둥이 비행접시를 떠 받들고 있는 듯한 특이한 모양의 빌딩을 만날 수 있다.33층,134m의 이 빌딩은 지난 1999년 완공된 이래 서울의 랜드마크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해 온 ‘종로타워’다. 2002년 10월까지 국세청이 이곳에 입주해 있었기 때문에 ‘국세청 빌딩’으로도 불리는 ‘종로타워’는 2000년 제18회 서울시 건축상 준공건물 부문 금상을 차지했고, 야간 경관 조명 부문에서도 은상을 차지하는 등 서울의 ‘명물 중 명물’이다. ‘종로타워’가 있는 서울 종로구 종로 2가 6번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백화점인 화신백화점이 있었던 곳으로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 빌딩의 압권은 무엇보다 비행접시 모양으로 지상에서 134m 상공에 떠 있는 고급 레스토랑인 ‘톱 클라우드(Top Cloud)’. 길이 64m, 높이 11.5m, 폭 40m, 전체 무게 4300t에 이르는 철골 구조물이다. 이 구조물을 지상 100m 높이의 23층에서 제작해 위로 30m가량을 밀어올리는 리프트 업(Lift Up) 공법을 이용해 설치한 것.1998년 6월30일 시간당 1∼3m 속도로 4300t 구조물을 밀어 올리기 시작해 사흘만에 작업을 끝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23층과 ‘톱 클라우드’사이에는 아무 층도 없기 때문에 원칙대로 따지면 ‘톱 클라우드’는 33층이 아니라 24층이라고도 한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공법으로 만들어진 ‘종로타워’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우루과이 출신의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가 설계했다. 그는 커다란 3개의 기둥과 외부로 노출된 구조 프레임, 유리를 이용한 표면처리, 그리고 공중에 떠있는 듯한 최상층의 모습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종로타워’는 크게 4개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최상층의 ‘톱 클라우드’와 고층부 사무실, 저층부 사무실, 그리고 지하 부분이다. 고층부와 저층부는 그 사이에 독립된 형태의 기계·전기실 등으로 외관상으로도 뚜렷하게 나뉘어 있다. 삼성생명 본사를 비롯해 삼성증권 등 각종 금융·보험·회계·IT 관련 업체들이 ‘종로타워’ 고·저층부를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지하 1·2층의 종합 식당가와 의류매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곳은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곧바로 이어져 종로를 찾는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으로 꼽힌다. 또 식당가 한쪽 무대에서 열리는 라이브 공연을 비롯, 지하철과 연결되는 정문 앞 이벤트 전용 무대에서는 한달에 4∼5번의 이벤트가 열려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CEO 칼럼] 중국 톈진에서/류춘수 이공건축 대표

    [CEO 칼럼] 중국 톈진에서/류춘수 이공건축 대표

    오늘 따라 중국 톈진(天津)의 밤 풍경이 맑고 아름답다. 공업도시라 분지가 아님에도 톈진의 하늘은 늘 매연으로 가득 차 가까운 건물조차 뿌옇게 보이기 일쑤인데 오늘처럼 바람이 센 날이면 수상공원을 비롯한 물 많은 이 도시가 활기차고 아름다운 곳임을 선명히 보여준다. 꼭 16년 전,88서울올림픽 개최 직전,90년 북경아시안게임 건축설계 자문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국교가 없던 이 땅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해마다 수차례 방문하고, 지금처럼 장기적으로 머물며 일하고 있지만 이렇게 빠른 발전적 변화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소달구지와 자전거 행렬이 한가롭던 베이징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은 이곳 사람들조차 이젠 기억하지 못한다. 외국인 전용 화폐에 괄세받던 인민폐는 이제 세계적인 통화가 되었다. 이런 얘기는 이제 상식이 되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러나 국제적인 기준으로 보면 중국은 여전히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3월, 나는 톈진시 정부로부터 초청 받은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건축가와 함께 이곳 하이허(海河)강 재개발 프로젝트 국제현상설계에 참여했다. 톈진의 도심을 남북으로 흐르는 이 강은 수나라 대운하의 일부이며, 톈진시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도시개발의 전략적 핵심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거창한 국제적 이벤트의 결과는 어처구니가 없었다.4단계 심사 즉, 전문가 심사, 해당구청 심사, 그리고 시 본 청 심사까지 1등을 한 우리는 당선 축하 인사까지 받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최종 심사인 시장 발표는 당선작이 없음이었고, 내용적으로는 이곳 박물관을 설계한 일본 팀에 설계를 맡겼다. 문제는 일본 건축가가 만든 최종안은 90% 이상 우리 안을 베낀 것이며 당초의 일본안은 흔적도 볼 수 없는 것이었다. 톈진시 담당자조차 이 일에 분노하여 그 내용 일체를 내게 보내왔다. 그리고 당연히 나는 모든 증빙 자료를 첨부하여 이 곳 시 당국에 공식적인 항의 편지를 보냈었다. 지난해 11월 이 곳 당국에서는 내게 공식적인 해명을 이렇게 했다.“지난 3월 사스가 창궐하여 류 선생은 불러도 톈진에 오실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일본팀은 이미 톈진에 사무소가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국제적 명분보다는 결국 정치적 음모가 우선이었던 것이다. 그때 내가 한 말은 이랬다.“나는 여태 중국의 문화와 대국적 품성을 존경하고 두려워했다. 그러나 이번 일을 보면 별로 두려워할 것도 없어 오히려 안심이 되어 좋다. 중국도 아직은 멀었다.” 다시 일년이 지난 지금, 타이완 맞은편 개방도시인 샤먼(廈門)의 스포츠 공원 설계를 맡아 톈진에서 중국인들에게 일을 시키고 있다. 지금 창 밖의 저 휘황한 밤 풍경을 내다보면서,“중국도 아직은 멀었다.”고 한 치기어린 내 말을 후회하고 있다. 중국 현대사의 참담한 광기였던 문화혁명 같은 분위기가 바로 우리 땅에 불어오는 듯한데, 그 광란이 있었기에 오늘날 중국의 눈부신 발전이 있었다면 역사의 아이러니다. 우리도 후퇴의 역사를 다시 겪어야만 제2의 한강의 기적 같은 눈부신 미래가 온단 말인가? 그러나 나는 아직도 중국이 우리보다 현대사를 앞질러 개척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들도 국민 소득 1만달러 시대가 되면 체제가 붕괴되는 더 큰 고통을 겪을 것이고, 그때는 이미 터널을 빠져나간 우리는 중국보다 저 멀리 앞서갈 것이라 믿고 또 빌고 있다. 류춘수 이공건축 대표
  • 예술을 뚫고 들어간 사람들/이세기 지음

    ‘그 많은 문학적 업적과 행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나 그 흔한 문단의 단체장을 맡아본 적이 없다. 작품의 질이나 분량에서 투철하게 작가의 자세를 지켜온 그를 보면 아무리 강파르고 앙칼지게 생의 모든 것을 부여안고 몸부림쳐 온 사람도 그의 앞에 서면 모든 것이 미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문단의 청산 박경리) ‘그는 지금도 한달이면 29일 술을 마신다. 좋은 사람과 좋은 대화가 있는 곳은 아무리 바빠도 빠지지 않지만,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과는 술자리를 함께하지 않는다. 대쪽같은 결벽증은 부잣집 둘째아들로 태어났으면서도 서울로 올라온 후 부모로부터 땅 한뼘도 물려받지 않고 혼자서 자수성가한 케이스다.’(리얼리즘 연극의 파수꾼, 차범석의 역사의식) ‘예술을 뚫고 들어간 사람들’은 신문기자 출신인 저자가 2000년부터 2004년 초까지 문예진흥원이 발간하는 월간 ‘문화예술’지에 연재했던 ‘이세기의 인물탐구’를 단행본으로 묶은 것이다. 문학, 미술, 연극, 무용, 국악, 건축 등 각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예술가 35명의 작품 세계와 인생관을 심도있게 조명했다. 영상미학을 실천한 영화감독 김수용, 인간의 체취를 담는 건축예술을 펼친 건축가 원정수, 동양적 신비를 길어올리는 가야금주자 황병기, 자유를 꿈꾸는 무용가 홍신자 등이 그들. 저자는 예술가가 자기 분야에 투철하게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섭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수묵화 한 점을 그리려면 양해와 석도, 피카소와 고갱, 해부학과 철학, 시와 글씨 등 독서 만권과 만리 여행을 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가 탐구한 예술가들은 그런 점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과 고된 노동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들이다. 저자 스스로 “비판의 시각보다는 그들이 이룬 공로에 초점을 맞췄다.”고 하지만,‘인물탐구’라는 타이틀에 비춰볼 때 다소 평면적인 서술이 아쉽다.3만 7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마오쩌둥, 손자에게 길을 묻다(야경유·장휘 지음, 전병욱 옮김, 홍익출판사 펴냄) 가난한 농부의 아들 마오쩌둥은 어떻게 평생의 숙적 장제스와의 20년 혁명전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을까. 어떻게 5만의 홍군으로 100만의 군대를 이길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마오쩌둥이 평생 간직했던 한 권의 책 ‘손자병법’에 있다. 이 책은 천하대업의 야망을 품은 청년 마오쩌둥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손자병법의 지혜를 활용해 중화인민공화국의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었는가를 보여준다. 전2권, 각권 1만6500원. ●프랭크 라이트:자연을 품은 공간디자이너(서수경 지음, 살림 펴냄) 미국을 세계 건축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건축가 프랭크 라이트는 7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누구보다도 많은 작품을 남겼다. 현재 남아 있는 작품만 409점. 그중 3분의1 이상이 미국의 사적으로 등록될 정도로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라이트는 초창기에 ‘프레리 하우스’라는 미국의 대평원(프레리)에 적합한 건축스타일을 창조했으며, 그가 일생에 걸쳐 발전시킨 ‘유기적 건축’이라는 친환경적 디자인 이념은 전세계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역동적인 삶을 살폈다.3300원. ●조선의 무기와 갑옷(민승기 지음, 가람기획 펴냄) 1970년대에 조성된 세종로의 이순신 장군상이 중국식 피박형 갑옷을 입고 오른손에 일본도를 들고 서있는 모습으로 왜곡돼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에서 군졸들이 삼국시대에나 사용했던 환두대도를 버젓이 등에 메고 등장하는 것 또한 문화적 수치다. 대하사극에서 이순신 장군이 방호력이 거의 없어 조선 후기에 의장용으로 사용됐던 두석린(豆錫鱗) 갑옷을 입고 나오고, 손에는 삼국시대 이후 실전에서 사용된 적이 없는 양날 검을 들고 있는 것도 잘못이다. 이 책은 그런 오류를 밝힌다.1만 5000원. ●더글러스 맥아더(마이클 샬러 지음, 유강은 옮김, 이매진 펴냄) ‘사라진 노병’ 맥아더는 우리에게 정의로운 이미지로 겹겹이 싸여 있다. 그러나 사실 맥아더는 권력욕에 불탔던 반(半)정치인이기도 했다. 저자(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영웅의 그림자 뒤에 놓인 인간 맥아더를 조명한다. 맥아더는 어머니 메리 핑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어머니는 아들의 진급은 물론 임지를 워싱턴으로 해달라고 국방부에 부탁하는 등 아들에 대한 유별난 애정을 과시했다. 이런 어머니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맥아더는 백악관을 목표로 정치적 성공을 추구했다.2만원 ●공산당도 팔아먹는 중국재벌(미야자키 마사히로 지음, 김현영 옮김, 모색 펴냄) 중국 천하통일의 주역은 진시황. 그러나 그의 뒤에는 당대의 재벌 여불위가 있었다. 중국은 근현대 1∼2세기를 빼고는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 자리를 내줘본 적이 없다. 중국의 기업집단, 즉 재벌은 지금 전 세계의 돈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때론 공산당 권력과 결탁하고 때론 대립하면서도 한결같이 중국의 ‘부국강병’을 향해 질주하는 그들의 모습을 살핀다.‘가장 공산당주의적인 것이 가장 자본주의적’이라는 역설의 실체를 보여준다.1만 2000원. ●살아있는 우리 신화(신동흔 지음, 한겨레신문사 펴냄) 겨레의 가슴 속에 살아 숨쉬는 우리 민간신화의 주인공들을 조명. 사람의 아들로 태어나 우주의 주재자로 우뚝 선 ‘대별왕’과 ‘소별왕’, 자신을 버린 세상을 구원하러 서천서역 무간지옥속을 하염없이 흘러가는 ‘바리’, 작은 가슴으로 우주를 껴안은 들판의 딸 ‘오늘이’, 사랑을 찾아 불구덩까지 가는 ‘자청비’, 땀 냄새만으로 남편을 가려내는 ‘막막부인’ 등 친근한 우리 신들의 본 모습을 살펴본다.1만 3000원.
  • 건설급랭 ‘네탓 공방’

    건설급랭 ‘네탓 공방’

    빈사상태에 빠진 부동산시장을 놓고 정책 책임자들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비버 플랜’(가칭)이라는 거창한 건설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라지만 말만 무성하다.그 사이 부동산시장은 겨울을 맞고 있다. ●이헌재·이정우 서로 “네 탓” 지난 12일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장.건설경기 급랭을 따져묻는 국회의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작년에 부동산투기가 빨리 진행됐고,투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제되지 못했거나 보완책이 따르지 못한 제도들이 도입됐다.”고 해명했다.언뜻 보면 자신의 오류를 시인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이 부총리가 취임한 것은 올 2월11일.이 부총리는 ‘정제되지 못한 정책’이 도입된 시점으로 ‘작년’을 지목했다.지난해 부동산정책을 진두지휘했던 이는 김진표 전 부총리(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와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근히 전임자를 탓한 셈이다.공교롭게 두 사람은 국감장에서 이 부총리와 함께 앉아 있었다. 이 부총리와 더불어 집중포화를 맞은 이 위원장은 “부동산시장이 지금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은 지난 수십년간 부동산정책이 온탕냉탕을 오갔기 때문”이라며 과거정권을 탓했다.한 야당의원이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집값을 더 떨어뜨리겠다는 것인지,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것인지 헷갈린다.”며 이 위원장을 직접 겨냥하자 “나도 헷갈린다.”는 말로 빠져나갔다.최근들어 부동산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이 부총리에게 교묘히 책임을 돌린 것이다. ●‘비버 플랜’ 언제 나오나 이렇듯 정책 책임자들이 네 탓 공방을 하는 동안,부동산시장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지난해 103조원으로 정점에 이른 건설수주액은 올 연말 80조원대로 급락할 것으로 관측된다.재건축·재개발 수주액은 불과 1년새(2조 73억원→1235억원) 바닥권으로 추락했다.물론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은 인정한다.재경부 박병원 차관보는 “올해 화두가 투자 활성화였다면 내년 경제운용계획의 핵심은 건설경기 연착륙”이라며 조만간 ‘비버플랜’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비버플랜이란 이 부총리가 시사한 수조원대 건설 프로젝트로,‘물 속의 위대한 건축가’로 불리는 비버에서 착안했다.비버가 물 속에 댐을 짓듯,수조원대의 토목공사를 일으켜 건설경기를 되살리겠다는 뜻이다.재경부는 당초 건설 프로젝트에 이 이름을 붙이려 했으나 ‘토종 동물’이 아니라는 일부 반대의견에 부딪쳐 공모로 틀었다.최근 마감한 공모에는 500여명의 네티즌이 참여했으나 무릎을 칠 만한 ‘이름’이 없어 정부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어찌됐든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도 지난 12일 “한국판 뉴딜정책에 버금가는 건설 프로젝트를 정부와 추진 중”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키웠다.이 부총리 역시 국감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포함해 부동산 거래 위축을 시정할 합리적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거듭 밝혔다. ●시장 냉소속에 경착륙 주장도 시장에서는 “(정부의 건설경기 연착륙 유도방안이)말만 무성하다.”며 아직은 냉소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재경부 얘기만 들으면 뭔가 후속조치가 곧 나올 것 같은데 청와대쪽을 쳐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그 예로 투기지역 추가해제와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감감무소식인 점을 들었다.굿모닝신한증권 강관우 애널리스트는 “건설업이 경기 방어를 해낼 수 있을지 아직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국감장의 국회의원들과 일부 건설업자들은 한술 더 떠 “건설경기가 이미 (심한 생채기를 내며)경착륙했다.”고 주장한다.긍정적인 관측도 있다.삼성증권 허문욱 애널리스트는 “정부 발언을 종합해보면 부동산 규제정책의 완급 조절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건설주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타계한 자크 데리다의 삶과 철학

    |파리 함혜리특파원|8일 타계한 자크 데리다의 삶과 철학은 다수보다는 소수,주류보다는 비주류에 가까웠다.누구보다 난해한 철학자였지만 20세기 후반 세계 지성사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철학자 중 한 명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1930년 프랑스령 알제리의 수도 알제 인근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데리다의 학창시절은 평탄치 못했다.파리로 이주한 뒤 유대인이란 이유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비시정권 때 중학교에서 1년간 쫓겨나기도 했고,고교생 때에는 축구에 빠져 대학 입학 자격 고사(바칼로레아)에도 떨어졌다.재수 끝에 1952년 명문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으나 졸업 후에도 역시 한번 낙방한 후 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그가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고등사범학교 교수 재직중이던 1967년 ‘그라마톨로지’,‘목소리의 현상’,‘글쓰기와 차이’ 3부작을 잇따라 발표하면서부터.텍스트 뒤의 구조를 밝혀내려는 구조주의가 유행하던 당시 ‘텍스트의 밖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철학계에 일대 논쟁을 불러일으킨 그는 프랑스 철학계의 미운오리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는 1970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 존스 홉킨스,예일 대학 등에서 가르쳤다.1983년엔 국제철학학교를 설립,초대 교장에 취임하는 등 철학 연구에 평생을 바치며 플라톤 이후 서양철학의 전통에 반기를 든 해체주의를 다듬어 갔다.문학,예술,법률,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독특한 시각과 해석을 선보였던 그는 서재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 문제에도 적극 참여했다.1980년대 초 해체론을 강의하며 체코 공산당의 심기를 건드린 ‘죄’로 체코 당국에 감금되기도 했으며 만델라 석방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알제리 이주민의 권익을 위해 싸웠고 동성애자 차별철폐에도 앞장섰다.예술가들과도 교류해 미국 건축가 피터 아이스만과 함께 공원을 설계하고,비디오 아티스트 게리 힐의 작품에 ‘출연’하기도 했다. ●해체주의란 데리다는 전통적인 텍스트 읽기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텍스트에는 저자도 이해하지 못하는 다극적 의미가 들어 있다고 전제하면서 지난 수천년간 서구 철학이론을 지배해온 이른바 ‘현전(現前)의 형이상학’을 뒤집고 해체론이라는 혁신적 사유방식을 도입했다.해체주의는 플라톤 이후 서양 철학사를 주도해 온 이성 중심 사고를 회의하며 극복을 시도하는 데서 출발한다.텍스트가 불변의 의미를 지닌다는 기존의 생각을 뒤집으며 글쓴이의 의도가 무조건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각 텍스트는 다극적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했다.그는 서구 철학의 근저엔 본질과 현상의 이항대립이 자리잡고 있으며 본질은 현상에 비해 우선적이자 우월한 것이고 현상은 본질에서 파생된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lotus@seoul.co.kr ■해체주의 철학 창시 佛자크 데리다 사망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가 배출한 최고의 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해체주의 창시자 자크 데리다가 8일 밤(현지시간) 파리의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74세.2003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다. 데리다는 텍스트는 단지 그 이면에 숨겨진 여러 가지 의미를 보여주는 단어의 배열에 불과하다며 서양 형이상학의 해체를 주장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동시에 난해하고 도발적인 그의 사유세계로 인해 프랑스 철학계의 이단아로 취급받기도 했다. 1930년 7월15일 프랑스령 알제리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데리다는 프랑스 명문 고등사범학교 철학과를 졸업,소르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오랫동안 프랑스와 미국의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1981년에는 체코 지식인을 지원하다 체코 당국에 구금당한 적이 있고 동성애자 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등 상아탑에만 머물지 않고 기아,인종주의,핵 등 현실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차이와 반복’‘그라마톨로지’‘글쓰기와 차이’‘철학의 여백’‘마르크스의 유령들’ 등 수백권의 저서를 남겼다. lotus@seoul.co.kr
  • [책꽂이]

    ●도서관,그 소란스러운 역사(매튜 배틀스 지음,강미경 옮김,넥서스 북스 펴냄) 고대 중국의 분서갱유에서 나치 청년들의 서적 약탈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생존과 파괴의 역사를 다뤘다.저자는 하버드 대학교 희귀본 도서관인 휴턴 도서관의 사서.서양의 서적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이슬람의 도서관,도서관을 국부의 원천으로 삼았던 알렉산드리아,성스러운 코란의 무덤 게니자,신·구 논쟁을 불러일으킨 조너선 스위프트의 ‘책들의 전쟁’ 등의 이야기를 소개한다.1만 5000원. ●근대 개인주의 신화(이언 와트,이시연ㆍ강유나 옮김,문학동네 펴냄) 문학작품 속 인물을 통해 근대 서구문학의 개인주의 역사를 돌아본 영문학 이론서.파우스트와 돈 키호테,돈 환은 자유롭던 르네상스 시대가 지나고 전통적이고 권위적인 세력이 힘을 키우던 16세기말과 17세기초 반종교개혁의 시기에 문학작품 속에서 태어난 인물들.이들은 모두 적극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욕구를 갖고 있다.이 신화적 인물들은 ‘개인주의의 제도화’가 이뤄지던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전쟁을 거치며 현대에 와서도 끊임없이 부서지고 또다시 조립된다.1만 8000원. ●돈과 인간의 역사(클라우스 뮐러 지음,김대웅 옮김.이마고 펴냄) 필리포스 2세는 마케도니아를 이끌고 트라키아를 정복함으로써 에게해의 지배자가 됐고 막대한 양의 금과 은을 손에 넣었다.메디치 가문은 교황을 재정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결국 조반니 메디치를 교황 레오 10세가 되도록 했고,대부호 야코프 푸거는 ‘독일 최후의 기사’ 막시밀리안 1세에게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관을 씌어주었다.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돈을 둘러싸고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을 다룬다.1만 5000원. ●리처드 마이어:백색의 건축가(이성훈 지음,살림 펴냄) 프랑크푸르트의 ‘장식미술관’,애틀랜타의 ‘하이뮤지엄’,로스앤젤레스의 ‘게티센터’ 등을 건축한 미국을 대표하는 제3세대 건축가인 저자의 작품세계를 조명.‘건축은 하나의 전통’이라고 생각한 마이어는 빛을 이용해 자신의 건축미학을 연출하기를 즐겼다.이 책은 흰색은 실재하지 않는 절대 순수의 색깔이라는 관점에서 백색건축을 다양하게 변주해온 그의 발자취를 좇는다.그의 건축의 최정점으로 일컬어지는 ‘게티센터’는 마치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위의 신전처럼 설계돼,전통과 현대가 어떻게 만나는가를 잘 보여준다.3300원.
  • [에듀 in] 서울·경기 과학교사 모임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

    [에듀 in] 서울·경기 과학교사 모임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

    “고리타분한 과학수업은 가라.” 신나게 공부하고 재미있게 실험하고 스스로 깨우치는 진정한 과학 교육을 실천하는 교사들이 있다.서울·경기 지역의 중·고교 과학교사 모임인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신과람)’은 ‘어떻게 하면 과학을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교사들의 모임이다.1991년 과학교사와 대학원생 10여명이 조촐하게 모여 스터디를 시작한 지 13년이 흐른 지금,신과람은 1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대규모 교사모임으로 자리잡았다.신바람 나는 과학교육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교사들의 모임 ‘신과람’을 소개한다. ■ 신과람 ‘탄소나노튜브’ 특강 현장 지난달 21일 화요일 오후 6시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 자연대 1층 과학기술연구센터에 신과람 교사 50여명이 모였다.‘꿈의 첨단 신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에 대해 외부강사가 특강을 하는 날이다.교사들은 마치 방학을 마치고 오랜만에 학교에 나온 학생들처럼 지난 한주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한다. 평소 모임은 회원 교사 두명이 각각 주제를 정해서 발표하고 교사들이 함께 실험해보며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발표 교사는 중·고 과학 교과 과정에 있는 내용이나 생활 속 과학원리를 실험으로 보여줄 수 있는 내용으로 수업을 준비한다.사회적으로 중요한 과학 이슈가 있거나 중·고 교과 과정을 벗어난 주제를 다루고 싶을 때는 외부강사를 초청하기도 한다. 특강에 나선 한국산업기술대학 신소재공학과 강찬형 교수는 “탄소는 오랜 세월 인류와 친숙하게 지내온 물질”이라고 설명하며 수업을 시작했다.탄소나노튜브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1 정도의 지름을 가지고 있지만 강도는 철강보다 100배 뛰어나고 열전도율은 자연계에서 최고인 다이아몬드와 같아 반도체와 평판 디스플레이,배터리,초강력 섬유,생체 센서,텔레비전 브라운관 등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1시간가량 특강을 들은 교사들은 탄소나노튜브와 더불어 대표적인 신소재 중의 하나인 플러렌(Fullerene) 모형을 직접 만들어 본다.축구공과 같은 원형 돔을 많이 설계한 건축가 풀러(Buckminister Fluller)의 이름을 따 플러렌이라 명명했다는 신소재의 모형을 만들어 보는 것은 교사들에게도 재미있는 실습이다.이들은 탄소원자 모형 60개와 길이 4㎝짜리 연결막대 90개로 오각형과 육각형을 번갈아 결합시키며 열심히 모형을 만들었다. 전화영(40·여·오금고) 교사는 2학년 화학시간에 이쑤시개와 원형 스티로폼을 사용해 학생들이 플러렌의 모형을 만들게 해왔다.학생들이 속이 빈 원형 플러렌의 모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하고,플러렌 안에 다른 물질을 넣어 전달 물질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다.그는 “오각형과 육각형을 교차시키며 플러렌 모형을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면서 “수행평가 시간에 쩔쩔매며 난처해하는 학생들의 심정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부부 화학교사인 노형재(40·동성고)·유미현(36·여삼성고) 교사도 서로 도와가며 플러렌의 모형을 완성했다.신과람의 유일한 부부회원으로 10년째 활동하고 있는 노 교사는 “대학 졸업 후 교단에 서보니 막상 대학에서 배운 내용이 고교 화학실험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해 집사람과 함께 신과람에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유 교사는 “남편과 함께 신과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서로 실험수업의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박지선(33·여·월계중) 교사는 “신과람에서 배운 실험을 수업 시간에 가르쳐 보면 과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매우 좋아한다.”면서 “신과람 활동을 통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하다 보니 과학교사로서 차츰 발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신과람은 어떤모임? “가르치는 사람이 재미없으면 배우는 사람도 재미없다.”,“공식을 외워 무조건 문제풀이만 시키는 과학 수업은 그만하자.”,“학교에서 실질적인 실험 수업이 불가능하다며 진도 나가기에만 열중하는 교사도 문제다.” 신과람 교사들의 모임은 철저한 자기 반성에서 시작됐다.학생들이 과학을 싫어하게 만드는 과학수업의 문제점을 고쳐보고자 20∼30대 젊은 교사 10여명이 뭉친 것은 지난 91년 11월.이들은 ‘신나는 과학 실험 교사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서울대 화학교육학과 실험실에 더부살이하며 대학원생들과 함께 스터디를 시작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과학 원서 탐독이다.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펴낸 실험 서적 5권을 구해 정독하기 시작했다.매주 한 차례씩 모여 원서로 공부한 내용을 발표하고 직접 실험해보면서 구체적으로 몇학년 어떤 단원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신과람 회원들은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교육현장에서 다양한 실험수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93년 9월에는 모임 이름을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신과람)’로 확정했고,94년 4월에는 서강대의 후원을 받아 모임 장소를 서강대 과학관 물리화학 실험실로 옮겼다.회원들은 매주 2명씩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등 자신의 전공 과목 중에서 주제를 정해 발표와 실험을 직접 진행했다.회원은 차츰 늘어 정기 모임 참석 인원은 30여명에 달했고 그 후 4년 동안 신과람은 명실상부한 과학교사 모임으로 자리를 잡아갔다.98년부터는 한양대의 공식 후원을 받아 현재까지 한양대 자연대 실험실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지금은 정회원이 100명을 넘었고 교사 50여명이 매주 실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신과람 13년의 연구활동이 과학교육 현장에 미친 영향도 컸다.▲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실험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간편한 실험도구 ▲한번 들으면 기억할 수 있는 톡톡 튀는 실험제목이라는 3가지 원칙을 염두에 두고 신과람 교사들이 시도해본 실험만 1200여가지.이들이 고안한 실험 30여가지는 실제 중·고 교과 과정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며 그 내용은 신과람 홈페이지(tes.or.kr/tes)에 공개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도록 했다.전자기 유도를 공부할 수 있는 ‘자석 자이로드롭 만들기’,기체 에너지를 이해할 수 있는 ‘달걀 수소폭탄’,과산화수소 분해 과정을 배울 수 있는 ‘꿈틀거리는 뱀’ 등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실험들이다. 신과람의 왕성한 연구활동이 알려지면서 회원들의 방송 출연도 잇따랐다.유성철(41·태릉고) 교사를 비롯한 4∼5명의 회원들이 98년부터 4년여간 SBS ‘호기심 천국’의 기획과 자문을 담당했다.교사가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호기심 천국에 20차례 출연한 유 교사는 초등생이 도르레로 황소를 들어올리고 와류현상을 이용해 담배연기로 둥근 고리를 만들게 하는 등 ‘재미있고 쉬운 과학’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노기종(38·신목고) 교사도 지난해 KBS 1TV 어린이 과학프로 ‘신나는 과학나라’ 매직사이언스 코너에 7차례 출연해 어린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담당했다.노 교사는 어린이들이 즐겨찾는 일명 ‘뽑기’를 예로 들어 설탕과 소다가 만나 이산화탄소 공기층을 형성해 부풀어 오르는 원리를 소개해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과학의 이미지를 심어주려 노력했다. 신과람 교사들은 해마다 자신들의 실험활동 내용을 4∼5권의 책으로 제작해 200여명의 초·중·고 과학교사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유성철 교사는 “회원들이 서로 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실험하는 것이 신과람의 최대 강점”이라며 “과학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사회적인 지원도 절실하지만 교사 개개인의 작은 실천과 노력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5대째 막걸리 제조 박관원 배다리 박물관장

    5대째 막걸리 제조 박관원 배다리 박물관장

    ‘막걸리 막걸리/우리나라 술/삼천리 강산에/우리나라 술∼’ ‘간다간다/나는 간다/막걸리 두잔에/나는 간다/칠월 홍사리에/횡재를 하고∼’ 1980년대 대학가 주변에서 많이 들어봤음직한 노랫말이다.전자는 ‘무궁화꽃’이라는 전래동요이고 후자는 각설이타령 등 전래민요의 후렴구에 자주 등장한다.풍성한 수확철을 맞아 하루 농사일을 끝내고 막걸리 한 사발을 벌컥 들이켠 다음 ‘크’하는 통렬한 트림이 생각나는 계절이다.막걸리는 이처럼 토속적인 냄새로 향수에 젖게 한다. 한평생 ‘막걸리와의 춤을’ 추며 살아온 사람이 있다.특히 그가 빚어낸 막걸리는 청와대에 14년 동안 배달됐다.또 북한의 주석궁에 3차례에 걸쳐 들어가 까다로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입맛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10·26사건 당일 2차로 막걸리 주문 #상황1.박정희 전 대통령은 살아 생전에 막걸리를 무척 즐겼다.1979년 10·26사건 당일에도 양주 시바스리갈 파티가 끝나면 2차로 막걸리를 마시게 돼 있었다.그날도 외부로부터 막걸리를 주문했던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만약 1차부터 막걸리를 마셨다면 상황은 어땠을까.쓴 양주와 새콤달콤한 막걸리는 술자리의 분위기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2.2000년 6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방북한 정몽헌 현대아산회장에게 “막걸리 약속 어케 된 기야요.”하면서 다음 번 방북 때에는 박 전 대통령이 즐겨 마셨다는 막걸리를 꼭 갖다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얼마 뒤 김 위원장은 주석궁에 도착한 남한의 막걸리를 마셨다.그는 “과연 소문대로구먼.”하며 크게 웃었다. 역사의 현장을 오고간 막걸리는 어디에서 빚어질까.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1동,원당 전철역 6번 출구로 나와 북쪽으로 5분쯤 걸어가면 길가 오른쪽에 ‘배다리박물관’이 나온다. ‘배다리’는 ‘주교(舟橋)’의 토속어.이 박물관은 ‘배다리 술도가’(능곡양조장)의 4대째 가업을 잇는 박관원(72) 사장이 지난 7월 자신의 사재를 털어 만들었다.건축가로 활동 중인 아들 상빈씨가 설계와 시공을 맡았다.이후 박 사장은 박물관 관장으로,아들 상빈씨가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5대째 대물림이 된 셈이다.국내에서는 유일한 ‘막걸리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애주가들의 관심이 높다. 3공화국 시절 10년 동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김정렴씨 회고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박 대통령이 특별보좌관과 청와대 식당에서 회식을 할 때 술은 주로 경기도 원당에서 가져온 막걸리를 마셨다.박 대통령에게 막걸리는 술 이상의 의미가 있다.농촌에서 자란 박 대통령은 막걸리가 단순한 술이 아니라 허기를 달래주는 음식이라는 것을 잘 알았다.박 대통령이 시해 당한 궁정동 만찬장에는 시바스리갈이 있었지만 그렇게 양주를 마시는 술자리는 청와대내에 별로 없었다.’ ‘원당에서 가져온 막걸리’가 바로 배다리의 막걸리다.자세한 사연은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6년 초여름의 어느날.능곡양조장에 낯선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사장 좀 바꾸시오.” “예,제가 사장입니다.” “여기 청와대요. 곧 갈테니 좀 기다리쇼.” 이때 박관원 관장이 능곡양조장 사장이었다.청와대에서 갑자기 왜 온다는 것일까.그의 궁금증은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본 뒤에야 풀렸다. 그해 봄날이었다.박정희 대통령은 김현옥 서울시장 등 일행과 함께 원당의 한양컨트리클럽에서 골프라운딩을 했다.청와대로 돌아가는 길에 박 대통령 일행은 삼송리 ‘실비옥’ 앞에서 갑자기 멈춰섰다.목이 컬컬해 막걸리 한사발을 마실 생각이었다.‘실비옥’은 주변 20호 가운데 납작한 양철지붕으로 된 허름한 실비식당으로 노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김 서울시장이 앞서 들어서면서 주인을 불렀다. “오늘은 안 합니다.할망구가 일요일이라 예배당에 갔어요.” 칠순이 다 된 할아버지가 귀찮은 듯 대답했다.그러자 김 시장은 낮은 목소리로 “주인 어른,밖에 대통령 각하께서 와 계시오.”라고 말했다. “우리 집에 대통령이 오긴 왜 와.일 없어요.” 때마침 교회 갔던 할머니가 막 들어왔다.그제서야 할어버지가 밖으로 나와 대통령 행차를 확인했다.박 대통령은 갈색 작업복 차림에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노부부는 부랴부랴 대통령 일행을 안으로 들게 했다.이어 박 대통령의 주문대로 막걸리 한 주전자와 북어 두 마리,고추와 된장이 놓여진 주안상이 급히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막걸리 한사발을 쭉 들이켜더니 “막걸리 맛이 참 좋습니다.어디 양조장에서 가져오나요.”하고 물었다.할머니는 손가락을 가리키며 “저쪽,원당양조장.”이라고 대답했다.원당양조장은 능곡양조장을 말한다. 이런 일이 있은 후 실비옥은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빚 20만원 때문에 문닫을 위기에 놓여 있던 ‘실비옥’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또 능곡양조장의 박 사장은 한달여 후에 청와대 관계자의 전화를 받게 되면서 14년동안 거래가 이루어지게 됐다. ●김정일위원장 “과연 소문대로구먼” “대통령이 마시는 술은 별도의 사양실에서 빚어졌습니다.일반 상품과 섞어 만드는 것이 송구스러웠지요.청와대에도 그렇게 알렸더니 허락을 하더군요.막걸리는 일주일에 한두 말씩 정보과 형사를 통해 청와대에 꼬박꼬박 배달됐습니다.” 박 관장은 대통령 술 전용 사양실을 아담하게 조성했다.그런 다음 잠금장치를 하고 술을 빚어 넣은 뒤에 숙성될 때까지 기다렸다.열쇠는 자신이 관리했다.이쯤 되자 박 관장은 ‘현대판 양온서(釀署,궁중에서 술을 빚던 관청)’를 떠올리며 혼자서 웃는 일이 많아졌다.이 사실을 함부로 외부에 알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1974년 능곡양조장이 고양탁주합동제조장으로 편입됐지만 대통령 막걸리의 제조·관리는 박 관장이 계속해서 맡았다.10·26사건이 있던 날 오후까지 그가 빚은 막걸리는 계속 청와대로 배달됐다. “무슨 특혜나 이권은 전혀 없었습니다.그저 대통령이 좋아하는 술을 만든다는 보람이었죠.나중에 입소문이 나자 인근 군부대에서 장병들 회식때 자주 이용했다는 것뿐입니다.” 박 관장은 시달림도 많았다고 한다.기관의 정보 담당자들이 수시로 들러 정보수집을 해갔으며 나중에는 관할 경찰서 정보과장이 열쇠관리를 해 사양실 문을 마음대로 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박 관장은 당시를 회고하면서 능곡양조장 김진석 공장장의 각별한 정성이 있었기에 14년 동안 일관된 술맛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특히 공장장은 10·26때 대통령 서거 소식을 듣고는 사양실 촛불을 켜놓고 두문불출 혼자 앉아 있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1999년 겨울이었지요.정주영 현대회장이 방북했을 때 김 위원장이 대화도중 ‘박 전 대통령이 마셨던 막걸리를 맛보고 싶다.’고 요청했답니다.그후 정몽헌 회장 방북때 다시 거론됐지요.그래서 2000년 6월부터 8월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60말 분량의 막걸리가 현대측에 의해 주석궁으로 배달됐습니다.” 북으로 가던 날 박 관장은 ‘통일막걸리’로 상표를 붙여 조촐한 행사를 가졌다.이때서야 ‘고양막걸리’가 14년 동안 청와대에 납품됐던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청와대 납품됐던 술 한 주전자 1500원 박 관장은 1915년 배다리 지역에서 술도가인 ‘인근상회’를 창업했던 박승언 사장의 4대손.그는 자신의 막걸리에 대해 “다른 막걸리처럼 살균주가 아닌 보존기간이 5일 정도의 생주로 쓴맛·단맛·신맛과 시원한 맛 등 7가지 맛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고 자랑했다. 박물관 야외공간에는 ‘막걸리 카페’가 있으며 청와대에 납품됐던 막걸리를 한 주전자에 1500원이면 마실 수 있다.주말에는 300여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찾으며 박물관 입구에 있는 100년 된 대형 술통이 눈길을 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세운상가 4구역 주상복합건물로 재개발

    종로 세운상가의 오른쪽에 위치한 종로구 예지동 세운상가 4구역 7840평이 연면적 9만 5120평의 주상복합건물로 재개발된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4구역 재개발 건축기본계획에 대한 심사 결과,미국 건축가인 코터 킴이 국내 무영건축,동우건축과 함께 작업한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이 당선작에 따르면 높이 5∼25층의 건물이 다양하게 들어서며 지하 3∼4층은 주차장,지상 2층까지는 쇼핑몰,지상 3∼5층은 사무실,나머지는 주거시설이 조성된다.녹지와 광장,빗물 저장시설 등이 설치되며 건축 형태는 스틸과 유리로 마감한 커튼월 방식이다. 시는 내년 1월까지 이번 당선작을 바탕으로 실시설계,4월까지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 절차를 마치며 빠르면 오는 2008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세운상가와 대림상가는 재개발이 완료되는 2008년부터 철거하며 지상은 녹지광장,지하는 쇼핑몰로 개발할 예정이다. 허영 시 청계천복원사업단장은 “50%가 주거시설이며 나머지는 사무실,상가,복합상영관 등이 들어선다.”면서 “외부 골목길과 단지내 이동 통로를 연결해 유동인구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올림픽미술관 개관전 ‘정지와 움직임’

    16일 문을 여는 서울올림픽미술관이 ‘정지와 움직임’이란 주제로 올림픽공원 내 서울올림픽미술관과 야외조각공원에서 조각작품전을 개최한다.2001년 첫 삽을 뜬 뒤 3년만에 완공된 이 미술관은 건축가 조성룡씨가 설계한 것으로,거친 터치의 노출 콘크리트와 다듬어지지 않은 목재 마감재를 사용해 자연친화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미술관은 연면적 1000여평 지상 2층 규모로,이 가운데 총 287평의 실내전시공간은 5개의 전시실과 비디오아트홀로 꾸며졌다.비디오아트홀에는 백남준의 작품 ‘메가트론’ 등 4점과 구보타 시게코의 작품 ‘조깅하는 여인’을 상설 전시한다.강용면 박석원 서도호 안규철 양만기 윤석남 이종빈 등이 참여했다.전시는 11월28일까지.(02)410-1066.
  • ‘프라하의 봄’ 주역… 동유럽 민주화 기여

    바츨라프 하벨(69) 전 체코 대통령이 제7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이사장 이철승)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각계인사 15명으로 구성된 최종 심사위원회를 열고 ‘유럽의 양심’으로 불리는 하벨 전 대통령을 수상자로 확정했다. 이철승 이사장 겸 심사위원장은 “공산정권 시절부터 동유럽 민주화의 기수로 이름을 떨친 하벨 전 대통령은 1989년 시민혁명을 통해 체코의 민주화를 이뤄냈고,대통령 재임 때도 유럽의 평화정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하벨 전 대통령은 “명예롭게 생각한다.”면서 흔쾌히 수락 의사를 전해왔다.지난해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하벨 전 대통령은 86년 에라스무스상을 시작으로 90년 시몬 볼리바르상과 유네스코 인권상,필라델피아자유메달(94년),미국 대통령 자유메달,마하트마 간디 평화상(이상 2003년),그리고 올해 캐나다 명예동반자상 등을 잇따라 수상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중순 열릴 예정이며 상금 20만달러가 수여된다. 하벨 전 대통령은 ‘프라하의 봄’과 ‘벨벳혁명’을 주도한 동유럽의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가로,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자주 거론됐다. 36년 프라하의 부유한 건축가 집안에서 태어난 탓에 인문계 고등교육을 금지당해 공장 근로자로 일하며 야간학교와 체코 기술대학 경제학부를 나왔다.문학도의 꿈을 간직해온 그는 대학을 중퇴하고 연극무대에 뛰어들어 무대 조감독 등을 거치며 63년 ‘가든파티’,65년 ‘비망록’ 등의 희곡으로 찬사를 받기도 했다. 공산체제의 비인간화를 비판하면서 68년 작가동맹을 이끌고,‘프라하의 봄’ 운동에 참가해 옛 소련의 군사 개입을 비난하다 저술활동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독립작가서클의 ‘7인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77년 1월 인권의 중요성을 알리는 ‘77헌장’을 발표하면서 반체제 작가에서 민주화 지도자로 거듭났다. 79년 ‘부당하게 억압받는 자들을 변호하는 모임(VONS)’을 설립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5년 동안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89년 학생시위에서부터 시작된 ‘벨벳혁명’의 물결에서 시민포럼을 결성해 공산정권을 무너뜨리고 그해 12월 체코슬로바키아 연방의회에서 대통령에 선출됐다. 세 차례 대통령을 지내고 지난해 퇴임해 인권과 자선에 관한 활동을 하고 있다.지난 6월에는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북한에 대해 행동할 때’라는 글을 통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96년 타계한 부인 올가 여사의 뜻을 살려 전 재산을 장애인 권리 찾기와 지원을 위한 재단에 기부하고,인권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사설] 통합재산세 조세저항 안 불러야

    정부가 주택에 물리는 재산세와 종합토지세를 하나로 묶어 시가로 부과하는 방안을 내놓았다.현행 재산세 부과방식은 시가가 아닌 신축가액,면적 등이 기준이어서 싼 집이 비싼 집보다 세금이 더 부과되는 불합리성을 시정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정부측의 설명이다.재산세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지역간 형평성 시비가 단골 메뉴로 등장했던 점을 감안하면 시가가 반영된 기준으로 과세방식을 바꾸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옳은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급격한 변화는 수요자인 국민의 저항을 초래한다.지난 7월 시세를 일부만 반영했음에도 서울과 수도권의 주민 및 지방자치단체의 집단 반발로 곤욕을 치렀던 재산세 파동이 좋은 예다.재산세와 토지세를 시가를 기준으로 합산과세하면 세부담은 급속도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정부는 과표구간과 세율을 조정해 전체 세액은 크게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보유세 비중을 높이는 대신 거래세는 낮추겠다고 약속했다가 보유세만 올리고 거래세는 엉뚱한 핑계를 대며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또 지난 7월에 고지서가 발부된 재산세 부과방식 변경 때도 전체 세 부담은 늘리지 않겠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서민들의 부담도 크게 늘어난 꼴이 됐다. 따라서 이번만은 정부가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비싼 집 소유자에게 무거운 세금을 물리되 조세 저항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특히 서민과 중산층에 대해서는 세심한 배려가 뒤따라야 한다.그리고 이번 기회에 부동산 투기억제 및 거래 활성화라는 당초 정책 취지에 맞게 거래세 인하 방안도 제시해야 한다.세제 개편이 세수 확대의 수단이 돼선 안 되는 것이다.
  • 시설 업그레이드…백화점 ‘리뉴얼 바람’

    시설 업그레이드…백화점 ‘리뉴얼 바람’

    백화점업계에 ‘리뉴얼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낡은 시설을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매장으로 꾸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할인점과 차별화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는 것이 리뉴얼의 목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압구정 패션관,LG백화점은 부천점,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 푸드코트를 리뉴얼해 새롭게 선보였다.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1일 패션관을 패션1번가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매장을 고급화하기 위해 네덜란드 건축가인 벤 반 브클의 설계로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조형미를 갖춘 ‘명품관 웨스트’로 새단장해 오픈했다. 특히 외관에 지름 83㎝의 유리디스크 4330장을 부착하고 홀로그래픽 등을 이용해 입체감을 줌으로써,밝고 산뜻한 색상 분위기를 연출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이 곳에서 만난 길정숙(54·여·서울 송파구 오륜동)씨는 “외관이 깨끗하고 내부 매장의 분위기도 짜임새가 있어 쇼핑할 분위기가 새록새록 생긴다.”며 “이왕 쇼핑하는 김에 가을 냄새가 풍기는 스카프나 한 장 사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명품관 웨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적 명품 브랜드를 강화한 것이다.1층 화장품 매장은 스페인의 피혁·의류·잡화의 명품 브랜드인 로에베와 아르마니 패션의 세련미를 화장품 속에 담은 아르마니 코즈메틱 브랜드,샤넬 메이크업 화장품 전문숍 등이 새로 들어섰다.2층 여성의류 매장은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프랑스 브랜드인 이사벨마랑과 뉴욕 여성캐주얼 브랜드인 시오리,섹시하면서도 여성미를 살려주는 홍콩 모피 브랜드인 사바티에 등이 처음 선보였다. 3층 여성캐주얼 매장은 영국의 클래식과 트렌드를 새롭게 해석한 여성 캐릭터캐주얼 프링글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프랑스 여성캐주얼 사라가노 등이,4층 남성 진 매장에는 현대적이고 도회지풍의 명품 신사복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남성 캐릭터캐주얼 Z제냐,복고풍에 새로운 감각을 덧댄 일본 스포츠캐주얼 슈즈 브랜드인 오니츠가 타이거,이탈리아 프리미엄 진캐주얼 가스진 등이 새로 들어와 명품 이미지를 보강했다. 5층 생활용품 매장은 규모를 270여평으로 넓혀 가구·인테리어 소품·욕실용품·주방용품·침구 등 70여개 생활용품 브랜드를 망라한 토털 리빙숍으로 꾸몄다.센추리·조셉 조셉 등 가구 브랜드와 알레시·디자이너 이미지 등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움브라·인터 디자인 등 욕실용품 브랜드,레녹스·야드로·로열 코펜하겐 등의 명품 브랜드를 새롭게 내놓았다. 차정균 갤러리아백화점 명품 웨스트 영업지원팀 주임은 “경기불황으로 할인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차별화 차원에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리뉴얼했다.”며 “지난 1일 새로 오픈한 이후 이전보다 2배 이상 소비자들이 찾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오픈한 LG백화점 부천점은 ‘백화점과 오락적 요소를 결합한 복합형 쇼핑몰’을 기치로 내걸고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로 새단장했다.이를 위해 ‘살거리가 있는 매장’과 ‘볼거리·놀거리가 있는 광장’이 공존하는 퓨전형 새로운 모델로 설계했다. 살 거리가 있는 매장은 5층 스포츠몰과 7층 디지털·생활용품몰이 대표적이다.스포츠몰은 각 브랜드의 캐릭터를 최대한 부각하는 한편,소규모 이벤트 공간과 스포츠 관련 디스플레이를 통해 젊은이들의 발길을 잡는다는 컨셉트로 이뤄져 있다.7층 디지털·생활용품 매장은 다양한 생활용품과 함께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갖추고 있다. 놀거리와 볼거리가 있는 거리는 5층 스포츠몰에서 열리는 에어로빅·밸리댄스·재즈댄스·브레이크댄스 등의 공연을 비롯해 하모니카·퓨전 실내악·가야금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연주와 페이스 페인팅·마임 퍼포먼스 등 주말 단위로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가 전개되고 있다.현대백화점은 압구정 본점 푸드코트를 새단장해 지난달말 문을 열었다.올들어 7월까지 과일·정육·냉장식품 등을 판매하는 슈퍼매장의 인테리어를 유럽풍의 고품격 스타일로 새단장하고 수제 햄코너나 유기농 가공식품 코너 등을 새롭게 추가한 만큼 일반 메뉴보다 전통 방식에 충실히 만들어 본래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급’ 상품 판매에 주안점을 두었다. 일본 관서식 우동 ‘사누키야 우동’,싱가포르식 중국요리 ‘차우싱’,중국 본토 만두 브랜드 ‘샤롱파오’,이탈리아식 피자 전문점 ‘라볼비아’,유기농 퓨전 레스토랑 ‘마켓오’,웰빙 트렌드의 전통 궁중쌈밥 ‘노다복쌈’,인사동의 유명한 한정식집이 만든 비빔밥 ‘화반 바이 두레’ 등 20개가 새로 선보인 코너들이다.장경주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식품팀장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들이 고객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실제 새단장을 한 이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책의 수도’ 파주서 책잔치 한마당

    ‘책의 수도’ 파주서 책잔치 한마당

    독서와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책도시(북시티)’의 꿈이 영글고 있다. 독특한 건축물과 자연생태환경이 조화를 이룬 파주 교하읍 문발리 책마을 파주출판문화단지가 그 곳이다.통일을 꿈꾸며 시원하게 뚫려 있는 자유로를 타고 가다 신도시 일산을 지나면 나온다.영상과 인터넷이 득세하고 있는 요즘 문자의 도시를 만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인지도 모른다.그러나 북시티는 광속처럼 빠른 전자시대에 느림의 미학을 구현하기라도 하듯 2006년 완성을 위해 우직하게 한걸음 한걸음 내딛고 있다.파주 북시티는 48만평 도시 전체가 저마다 스토리를 갖춘 독특한 건축물로 채워지는 하나의 건축전시장이다.북시티에서 건축 연면적만 1만 5500평으로 가장 규모가 큰 ‘북센’ 건물은 땅이 연속되는 듯한 느낌을 갖도록 건물지붕이 언덕과 같이 비스듬한 경사를 이룬다. 가장 먼저 입주한 한길사 사옥은 4권의 거대한 책을 책꽂이에 꽂은 형태이고,창비사옥은 한강을 전면으로 바라보는 다른 건물들과 달리 뒤돌아 심학산을 마주보고 작지만 당당하게 서 있다. ●건축물 경연장 북시티의 핵심 관리·연구 및 교육인력이 입주한 대표건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는 외벽을 벌겋게 녹슨 재질의 철판으로 둘러쌌다.미적으론 자연스러움을,실용적으로는 녹이 딱딱한 피막을 형성해 페인트보다 내구성이 강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갈대가 우거진 샛강 위에 기둥을 세운 반수상건물로 물가에는 오리,물속에는 물고기가 한가롭게 노닌다.해질녘 1층 카페옆 ‘노을의 루’에서는 샛강을 물들이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외국서적 전문출판사인 신원에이전시 사옥은 외벽 전체가 유리로 된 건물로 지어졌다. 파주 북시티 건축물들은 이미 일반인뿐 아니라 건축학도들의 견학장이 되고 있다.북시티의 건축물들은 입주사와 건축가들이 가진 주관적 사고를 뒤로하고 ‘이상형 문화도시’를 위해 마련된 ‘출판도시 건축지침’에 따라 지어졌다.도시디자인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황기선 교수팀이,건축지침은 건축가 민현식·승효상씨와 영국 북런던대의 플로리안 베이글 교수 등이 참여해 만들었다.‘자연과 인공이 모순을 극복하고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문화도시’가 건축지침의 주제다. 북시티가 자리잡은 곳은 원래 버려진 폐천부지였다.한강하류 저습지이자 철새도래지로 샛강을 보존한 친환경 생태환경도시의 모델이다.샛강에는 갈대와 억새,각종 수변식물들이 군락을 이뤄 자라고 있다.늪지를 포함한 샛강의 모습은 원형대로 보존됐다. ●책의 수도를 위한 첫걸음 북시티에선 10월15∼24일 북페스티벌 ‘2004 파주어린이 책한마당’이 열린다.파주시를 유네스코 ‘책의 수도’로 지정받기 위한 장정(長征)의 첫걸음이다. 북시티에 현재까지 입주한 44개 출판관련 사들은 이번 페스티벌을 계기로 상설 책 전시관(북카페)과 그림전시·음악회 등 문화공간과 행사를 운영할 계획이다.100여평의 전시관과 야외무대에서 이미 그림전시회와 소음악회 등을 열어온 한길사는 책한마당 행사후엔 자사의 시판서적과 절판서적 등 2000여종을 모은 전시관을 운영한다. 1971년 이후 미술관련 전문출판사로 자리를 잡아온 열화당은 간단한 차와 음료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는 ‘북 카페’를 운영할 계획이고,‘사계절’과 ‘민음사’ 등도 그동안 출판한 책을 모은 박물관식 전시관을 구상중이다. ‘어린이 책한마당’에선 북시티내에 있는 출판사·저작권회사·인쇄사·지류회사 등을 다니며 책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견학하는 ‘책의 교실’,입주 업체 건축물들에 대한 감상과 이해의 장이 될 ‘건축학교’가 열린다. 헌 책을 포함해 3000여종의 책이 전시될 ‘어린이도서전’,26개 입주사들이 제작한 책을 판매하는 ‘특별전시회’도 열린다.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리밟기·줄다리기 등 ‘놀이마당’과 그림책을 영상과 음악,내레이션으로 구성하는 ‘빛그림 이야기’와 구연동화가 이어지는 ‘책문화 한마당’도 준비됐다. ‘어린이책 한마당’은 2005년 말 파주 북시티 준공이후 열릴 국제 북페스티벌의 전단계 행사 성격을 띠고 있다.지난해 처음 열린 페스티벌에선 곳곳에서 공사가 진행중이었는데도,연 6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파주시와 파주 북시티는 오는 2010년까지 유네스코가 매년 전세계의 1개 도시를 선정하는 ‘책의 수도’ 지정을 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다.현재 북시티는 전체 48만평 중 1단계 28만평만 조성된 데다 북 시티와 연계한 파주의 도서관,전시관과 문화관련 기반시설도 유네스코 기준에 미흡하다. ●48만평 규모… 2006년까지 입주 그러나 파주 북시티 자체는 이미 규모면에선 영국의 헤이 온와이,네덜란드의 브래드보트,벨기에의 레뒤 등 세계적 유명 책마을을 능가한다.현재 보진재·돌베개·문학수첩·국민서관 등 44개 업체가 입주해 있고 나남출판사·법문사·범우사·평화제본 등 16개사가 건축공사 중이다.8개사가 착공을 준비중이고 샘터사·김영사·교학사 등 54개 사가 설계중으로 세계 최대의 계획된 출판도시의 꼴을 갖춰 가고 있다. 오는 2006년까지 모두 150여개 업체가 사옥을 갖춰,임대로 입주하는 회사까지 모두 600여개의 출판관련 회사가 들어온다. 출판기획,편집,인쇄,물류유통의 전과정을 하나로 묶는 출판문화산업의 중심으로 국가산업단지로 관리된다. 북시티에는 아직 방문객을 위한 쇼핑·레저와 교통 등 편익시설이 부족하다.그러나 부지 5800평에,연면적 2만 2000평의 중심쇼핑몰 ‘이채’가 지난 6월 완공됐고 패션을 중심으로 한 부지 2500평의 일반상가가 일부 완공됐다. ‘이채’엔 현재 9개관의 극장이 운영중이다.대형식당과 난타전용극장,대형서점·전문식당이 오는 18일 문을 열 예정이고.6000여평의 대형사우나와 수입명품·의류점 등도 오는 10월의 페스티벌 이전에 문을 열 예정이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책의 일생’ 모두 관장 ‘북센’ 파주 북시티의 초입엔 최대 3300만부의 책을 한꺼번에 보관하고 하루 40만부를 유통시킬 수 있는 아시아 최대 도서유통센터 ‘북센’(BOOXEN)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6월말 준공된 ‘북센’은 보관·집책·포장·배송·재생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출판된 책의 일생을 모두 관장한다. 171억원의 자본금과 대형출판사 등 402개의 주주회사가 참여한 국내 도서유통업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부지매입 비용을 제외한 건축 공사비만 400억여원이 투입됐다. 거래하는 서점이 전국 서점의 3분의2가 넘는 1700여 곳.실제 책을 내는 출판사의 절반가량인 1800여 곳에서 책을 받고 있다.이 곳에 모아진 책들은 20만종에 이르는 도서의 위치정보와 3300만부의 재고,입·출고 등의 종합 관리시스템에 의해 빈틈없이 통제된다.지방 소도시의 서점에서 책 몇 권을 주문할 경우도 바코드에 입력된 정보에 따라 자동으로 정확하게 자동화 창고에서 분류돼 출고된다. ‘북센’의 전신은 주식회사 한국출판유통센터다.파주 북시티에 최첨단 시설을 갖춰 입주하면서 ‘책 도매상’이란 낡은 이미지를 벗고 ‘지식센터’로 탈바꿈하겠다는 뜻으로 이름을 바꿨다. 첨단 도서유통센터 ‘북센’의 등장은 지금까지 한국 출판계의 발전을 가로막았던 복잡한 유통구조와 중소규모 출판사들의 목을 죄어온 어음결제,무자료 거래 등의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개막

    제9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이 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 공원에서 개막된다.11월7일까지 열리는 건축전의 주제는 ‘변용’(Metamorphoses).스위스 출신 건축가 쿠르트 포스터가 총감독을 맡아 47개국 건축가 150여명이 국가관,주제관,특별전 3개 부문에 출품한다. 한국 건축가로는 한국관 전시에 김광수 송재호 유석연,주제관에 최문규 조민석,특별전에 김선아씨가 참가한다.한국관에는 커미셔너 정기용씨의 주도로 김광수 송재호 유석연씨가 ‘방의 도시’를 주제로 작품을 전시한다.노래방,PC방,찜질방,비디오방,놀이방,전화방 등 온갖 방이 생겨나는 한국의 상황을 표현한 작품이다. 건축전 총감독이 작가를 선정하는 주제관에는 최문규 조민석씨가 미국인 제임스 슬레이드와 합작품을 내놓았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