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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서 도시·건축 비엔날레…미래의 ‘공유도시’ 만나봐요

    서울서 도시·건축 비엔날레…미래의 ‘공유도시’ 만나봐요

    ‘도시’와 ‘건축’을 주제로 한 비엔날레(격년으로 열리는 국제전람회)가 국내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다음달 2일부터 11월 5일까지 종로구 돈의문박물관 마을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에서 열린다고 16일 밝혔다.총감독을 맡은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날 기자 설명회에서 비엔날레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번 비엔날레 주제는 ‘공유도시’다. 비엔날레 프로그램은 ‘주제전’과 ‘도시전’, 2대 메인전시로 나눠 진행된다. 주제전은 돈의문박물관 마을을 무대로 도시문제 해결 방안을 공기, 물, 불, 땅 등 ‘아홉 가지 공유’라는 주제를 통해 제시한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서울 곳곳에서 채집한 다양한 냄새를 구분한 ‘서울의 냄새지도’ 등이 있다. 도시전은 DDP를 중심으로 열리며 세계 50여개 도시의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이 중 실제 평양의 아파트를 모델하우스로 재현해 변화된 평양 주민들의 일상을 보여 주는 ‘평양전’이 눈길을 끈다. 약 36㎡ 규모로 평양의 아파트를 그대로 재현했다. 이번 비엔날레는 뉴욕, 런던, 상하이 등 전 세계 500여개 도시와 40여개 대학, 120여개 기관 등 참여 인원만 모두 1만 6200명에 달해 세계적인 비엔날레 규모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2006년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총감독이었던 리키 버뎃 런던 정경대 교수, 세계적인 건축가인 도미니크 페로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배 교수는 “좋은 도시란 어린이가 앞으로 무엇이 될지 깨닫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비엔날레가 일반 시민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미래 가능성이 도시 어디에 있는지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해방부터 상업 쇠퇴까지 지켜본 서울역… 이제 사람을 지킨다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해방부터 상업 쇠퇴까지 지켜본 서울역… 이제 사람을 지킨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2차 ‘서울역 공중정원 야행’이 지난 12일 서울역 일대에서 저녁 7시부터 진행됐다. 낮의 폭염이 무색하게 서울역에서 맞는 한여름밤은 쾌적했다. ‘서울문화의 밤’과 일정이 겹쳤지만 예약자 30명에 대기자 10명까지 모두 출석하는 ‘만원사례’를 기록했다. 베테랑 정순희 해설사는 서울역 광장 강우규 동상~서울역 7017~만리동 광장의 새 공공미술 명물 윤슬~손기정 기념관~약현성당~염창동 수제화거리로 솜씨 좋게 투어단을 이끌었다.참석자들의 시선은 서울로 7017 공중정원의 화려한 야경과 이벤트에 쏠린 듯했다. 서울역 광장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며 공중에서 바라보는 황홀한 풍광에 마음을 뺏길 만했다. 남산 N서울타워와 빌딩숲이 병풍처럼 펼쳐졌고, 맞은편 서울스퀘어의 미디어캠버스에서는 현란한 조명이 솟구쳤다. 정겨운 비잔틴풍의 옛 서울역 돔…. 서울역 고가도로의 변신은 눈부셨다. 하지만 이 자리에 서울역이 들어서고, 고가도로가 놓이게 된 역사와 그 변천사도 기억해야 한다. 서울로 7017은 단순한 도시재생이 아니다. 도시공간의 무한 확장과 이에 따른 지역 불균형의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이해되고 소비돼야 할 것이다.서울역은 서울의 관문인가? 과거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1970년대까지 압도적인 ‘서울의 얼굴’로 군림했다. 국내의 모든 철도망을 끌어들이는 일극(一極)중심이었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를 오가는 국제관문이기도 했다. 500년 이상 지속된 조운(漕運)중심의 교통물류체계를 철도수송으로 바꾼 상징물이다.서울역의 역사는 서대문역과 남대문정거장(남대문역)시절을 거쳐 1925년 경성역(서울역)으로 거듭났다. 스위스 루체른역을 모델로 도쿄대학 쓰카모토 야스시가 설계했다. 명동성당, 천도교중앙대교당, 성공회 성당, 덕수궁 석조전, 서울대병원의 전신 대한의원, 혜화동 옛 공업전습소, 서울시청,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등과 함께 근대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건축물 중 하나이다. 이광수의 흙, 채만식의 ‘인형의 집을 나와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이상의 ‘날개’ 등 경성역 시절을 다룬 근대문학 작품 속 이미지는 ‘첫인상’ ‘관문’ ‘고독한 공간’이었다. 숱한 현대 작품에서는 도시의 물질적 유토피아와 정신적 디스토피아의 단골 소재로 그려졌다.1981년 사적 제284호로 일찌감치 지정된 덕분에 철도부지 활용 차원에서 계획된 철거 시도에서 살아남았다. KTX 민자역사의 건설과 함께 2011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문화역서울284’는 ‘문화역’이라는 목적성, ‘서울’이라는 지역성에 ‘284호’라는 사적지정 번호를 접목한 이름이다. 더는 서울의 대표 관문은 아니지만 통일 이후 유라시아횡단철도가 부활하면 문화 발신기지로서의 역할을 꿈꾼다. 해방과 분단 이후 광적인 서울로의 인구집중은 서울역을 이촌향도(離村向都)의 애환이 교차하는 산업화 시대의 상징공간으로 변모시켰다. 남부역사(1957년), 동부역사(1969년), 서부역사(1974년)가 차례로 신축됐고, 서울역과 동부역(서울스퀘어) 간 지하도로와 서부역을 잇는 육교가 완성됐다. 이 시절 고가도로 건설은 개발의 아이콘이었다. 서울역고가도로는 1970년 퇴계로~서울역 구간 건설을 시작으로 1974년 퇴계로~청파로, 1983년 퇴계로~만리동 구간에 순차적으로 놓였다. 이후 서울 전역에 101개가 건설됐다. 서울로 7017의 모태이다.1970년 경부고속도로의 개통과 80년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기 전까지 서울역과 광장의 그늘에 가려진 지역과 사람의 희생을 간과해선 안 된다. 서울역을 둘러싼 중림동, 염창동, 만리동, 동자동, 양동, 청파동, 서계동은 조선시대 사대문 안으로 물자가 들어오는 메인스트림이었다. 마포~만리재~염창동~남대문이 물자의 유입통로였고, 칠패시장에 이어 남대문시장이 번성했다. 문제는 서울역과 거대한 플랫폼이 차단벽을 형성해 이들 지역을 도시에서 격리시켰다는 점이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사대문 안쪽과 전면부는 번영과 재개발의 혜택을 보았지만 바깥쪽과 후면부인 중림동과 만리동, 청파동과 서계동지역은 남대문시장 의류봉제의 배후 공장지대가 되면서 낙후와 고립을 면치 못했다. 도시의 애물단지가 된 서울역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보행친화적 고가공원으로 재생한다는 방침에 따라 네덜란드의 건축가 비니 마스의 ‘서울수목원’이 국제현상설계에서 당선됐다. 서울역고가를 나무로, 여기서 뻗어나가는 17가닥의 길을 가지로 잇는다는 것이 설계 개념이다. 서울역을 중심으로 회현동과 남산, 남대문시장, 중림동, 만리동과 공덕동, 서계동과 청파동으로 가지가 퍼져 나간다. 지상에서 끊어진 길들이 공중에서 얽히고설켜 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서울역고가도로 아래 청소차고지로 버려졌다가 ‘윤슬’이라는 공공미술작품으로 되살아난 만리동처럼.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자유를 위한 함성> 일시: 19일 오전10시 국립4·19묘지 버스정류장(수유역 2번출구) 신청(무료):서울시 서울미래유산 (futureheritage.seoul.go)
  • [연극리뷰] ‘타지마할의 근위병’

    [연극리뷰] ‘타지마할의 근위병’

    밤하늘을 수놓는 반짝이는 별,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광활함,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의 낭랑한 음성, 아이의 해맑은 미소….삶을 풍요롭게 하는 아름다움은 도처에 있다. 일찍이 영국의 시인 존 키츠는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영원에 대한 갈망과 욕심 때문에 아름다움은 때때로 치명적이고 위험하다. 절대 권력자가 탐미하던 것이었다면 더욱 그렇다. 17세기 인도 무굴제국의 황제 샤자한은 아름다움을 독점하길 원했다. 자신이 지극히 아끼는 아내 뭄타즈 마할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타지마할이 바로 그렇게 탄생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 무덤을 만들기 위해 무려 22년간 세계 각지에서 모인 건축가, 석공, 기술자 등 2만여명이 동원됐다. 타지마할이 완공된 직후 샤자한은 건축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손목을 잘라 버리라고 명령했다. 이런 극악무도한 일을 벌인 이유는 단 하나, 타지마할보다 더 아름다운 건축물이 지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바로 이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미국 극작가 라지프 조셉은 2015년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이 작품에서 특유의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상상력으로 아름다움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 탐구한다. 국내 무대에 처음 오르는 이 작품은 오랜 친구 사이이자 황실 말단 근위병인 휴마윤과 바불이 타지마할이 세상에 공개되는 첫날, 궁전을 등진 채 보초를 서는 모습에서 시작된다. 절대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는 지령을 받은 두 사람은 강렬한 호기심 때문에 금기를 깨고 만다. 명령을 어긴 두 사람에게 타지마할을 지은 2만여명의 손목을 자르라는 끔찍한 벌이 떨어진다. 거부할 수 없는 임무를 마친 두 사람은 무대를 뒤덮은 흥건한 피를 쓸어 내며 끊임없이 대화한다.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아름다움을 독차지하는 것은 가능한가, 권력자의 명령은 그것이 부당한 일이어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가, 권력은 인간의 가치보다 더 중요한가. 근위병으로서의 임무에 충성하고 규율을 중시하는 휴마윤과 스스로 아름다움을 죽인 장본인이라며 괴로워하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바불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답 속에서 삶, 의무, 아름다움에 대한 의미를 천천히 곱씹는다. 선혈이 낭자한 무대를 표현하기 위해 회당 약 600ℓ의 핏빛 액체가 사용되고, 신체 일부를 실감나게 표현한 특수 소품은 권력자의 횡포가 빚은 충격과 공포를 드러내는 데 더할 나위 없다. 더불어 시종일관 빈틈없이 극을 이끄는 두 배우의 호흡과 밀도 있는 연기가 극의 긴장감과 몰입을 더한다. 언제나 황제에게 충성을 다하는 휴마윤은 배우 조성윤, 최재림이 연기한다. 호기심 많고 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바불은 김종구, 이상이가 맡았다. 10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2만 5000~6만원. (02)744-4011.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최만진의 도시탐구] 응답하라 광화문

    [최만진의 도시탐구] 응답하라 광화문

    세계 제1차 대전이 일어났던 1914년에 이탈리아 건축가 안토니오 산텔리아는 전쟁 파괴에 반하는 현대적 도시 개념을 주창하게 된다. 이는 그가 발표한 일련의 스케치에서 잘 관찰할 수 있는데, 도시를 한마디로 거대한 기계로 묘사했다. 이에 발전소, 비행장, 격납고, 정거장 그리고 입체화된 대로변에 솟아 있는 초고층 건물들을 도시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이들은 산업화시대의 전형적인 상징으로 묘사됐으며, 도시는 기계적 이동 수단인 비행기 및 자동차 그리고 산업시설들이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이한 것은 도로 같은 도시 공간에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이 수직적으로는 엘리베이터를, 수평적으로는 건물과 건물 또는 도시 시설물 사이를 잇는 연결 다리를 통해 이동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이 같은 구상은 이전의 도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다. 이는 도로를 중심으로 건물을 나열하고, 중요 위치에 랜드마크 구조물을 만들었으며, 공원이나 광장 등의 공지를 두어 도시를 구성하던 평면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있다. 산텔리아의 도시는 여러 층으로 형성된 입체성과 복합성을 특징으로 하는 4차원의 구조를 가진다. 이 사이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비행기, 자동차,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은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속도감과 역동성을 느끼게 한다. 이 때문에 그는 새로운 도시가 마치 거대한 배를 생산하는 시끌벅적한 조선소와 같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도시 풍광은 오늘날에는 일반화돼 있지만 당시에는 매우 충격적인 것이어서 이를 ‘미래주의 건축’이라 명명했다. 한편 인류가 이루어 놓은 위대한 산업화를 극적으로 표현하는 이 생각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사람이 주체에서 배제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도시가 콘크리트, 철제, 아스팔트 구조로 구성돼 있어 자연을 찾아볼 길이 없다. 이러한 기계 중심의 도시 건설 아이디어는 근대건축에 전달돼 오늘날의 도시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도시가 인류에게 장밋빛 이익만이 아니라 해를 끼치는 면이 오히려 많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기계와 이동 수단이 판을 치는 곳에서는 사람이 소외되는 것이 당연했다. 사람들은 도시 공간에서 축출돼 건물 속으로 숨어들었고 이웃과 단절돼 공동체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또한 지역의 전통과 특징은 없어지고 똑같은 도시 경관이 전 세계에 만연하게 돼 정체성 회복이라는 과제가 새롭게 부상했다. 교통수단, 공장, 건축물이 만들어 내는 소음, 공기오염, 온난화 등의 문제는 현대인을 심각하게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최근 도시계획의 핵심적인 경향은 지역 전통과 특징을 반영한 사람 중심의 개발로 방향을 바꾸었다. 최근 광화문광장의 전용보행공간화 구상은 이러한 시대 흐름에 편승한 적절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서울의 가장 핵심적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것은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좋은 점은 전통의 복원과 계승이다. 조선시대에 중앙 부처가 있어 육전거리로 불렸던 이곳은 일반인의 통행이 자유로운 개방 공간이었으며 신문고로 억울함을 호소하고 상소하던 소통의 공간이었다. 신도시 미래파인 산텔리아는 파시스트의 편에 서서 전쟁에 가담했다가 28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우리의 광화문에서는 일제가 만든 산업 식민의 잔재를 털어 내고 시민이 화합하는 대통합의 진정한 미래주의가 싹트고 있다.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소통이란 절반의 주고받기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소통이란 절반의 주고받기

    요즘처럼 ‘소통’이란 말이 자주 들리는 때도 없다. 소통이란 ‘주고받기’이지 일방적으로 주거나 받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통의 책임은 모두 남에게, 세상에 미루기 때문에 소통을 외치는 횟수만큼 벽은 더욱 높아진다. 소통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도 귀하다.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사랑과 이해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때로는 반목과 질시를 부르기도 해서다.2009년 아르헨티나의 마리아노 콘과 가스톤 두프라트가 함께 만든 영화 ‘성가신 이웃’(2009)은 소통의 어려움을 잘 보여 준다. 성공한 디자이너 레오나드(라파엘 스프레겔버드 분)의 옆집에 거칠고 우락부락한 빅토르(다니엘 아라오스 분)가 이사를 오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레오나드의 평화로운 삶은 빅토르가 햇빛을 들이려고 벽을 부수고 창문을 내는 소음으로 인해 산산이 깨진다. 방해받지 않고자 소통 없는 삶에 만족하던 레오나드는 자신의 집을 향한 타인의 창이 불편하기만 하다.타인에 대한 호기심과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욕망의 충돌을 보여 주는 영화의 배경은 ‘인간을 위한 건축’으로 유명한 거장 르 코르뷔지에(1887~1965)가 설계한 쿠루체트 주택이다. 그의 건축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이 주택은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지역의 의사인 쿠루체트의 의뢰로 만들어졌다. 르 코르뷔지에는 자신이 제창한 건축 개념인 필로티(pilotis·1층 벽면을 터 기둥으로 상부를 떠받친 구조)를 적용해 1층을 자유롭게 이용하게 했으며, 건축가가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도록 힘을 받지 않는 벽체로 자유로운 입면(facade)를 만들도록 했다. 채광 효과가 좋은 길고 낮은 수평창에 열린 평면으로 공간을 자유롭게 배치하고 1층의 녹지를 대신해 옥상 위에 옥상 정원을 두는 등 ‘건축의 다섯 가지 요소’가 잘 반영돼 있다.밤낮없이 응급환자들이 찾는 외과의사에게는 병원과 살림집이 함께 있는 주택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 둘이 한 건물에 공존하면서도 안뜰이 있어 분리된 4층 건물로 설계했고 둘은 계단이 아닌 경사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집의 정면은 커다란 공원을 향하고 정면 창문에는 차양이 있는 구조로 옥상에는 별도의 정원을 두었다. 그래서 이 건축물은 ‘극적인 혹은 시적인 건축 흐름’을 보여 준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회의에서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한 건물 17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될 때 그중 하나로 이름을 올릴 만큼 문화사적으로 유서 깊은 건물이다. 영화는 쿠루체트 주택의 구조와 특징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반영했다. 레오나드는 집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이다. 그가 일하는 장소는 원래 쿠루체트 박사가 진료하던 병원 자리다. 영화는 이 건축물을 실제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이라고 알려 주며 영화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구경 와 레오나드를 귀찮게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이기적인 현대인의 표상으로 등장하는 레오나드는 벽을 뚫어 창문을 내려는 빅토르와 그로 인한 소음으로 미칠 지경이다. 창문을 내는 사소한 일로 이웃사촌끼리 얽히고설키는 모습을 통해 도시라는 차가운 환경이 키운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것인가를 건축물의 공간처럼 명료하게 보여 준다. “당신에겐 남아도는 그 햇빛이 난 필요하단 말이오.” “그럼 널어놓은 옷 같은 게 보일 텐데, 제 아내가 좋아하겠어요?” “설사 그쪽 집 팬티가 보인다 해도 난 괜찮소.” 빅토르는 특유의 오지랖으로 개방적으로 스스럼없이 다가온다. 반면 레오나드는 자신의 유명세를 바탕으로 조금 젠체하며 그를 멀리하려 한다. 레오나드는 남을 의식하지도, 신경쓰지도 않는 도시인들의 이기적인 삶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경제적으로도 제법 여유가 있는 그는 속물답게 빅토르 부자를 은근히 무시한다. 창문이 뚫리면 사생활이 드러나는 것이 불편한 그는 세련된 도시인으로서 체면을 지키고자 빅토르에게 공격적으로 굴지는 않는다. 하지만 건장한 빅토르의 위세에 눌려 아무 소리 못 하고 비겁하게 외면하는 초라한 본색을 지녔다. 레오나드에 대한 빅토르의 적극적인 설득, 타협 또는 아양에 둘은 적당하게 창문의 크기를 줄이는 선에서 합의를 본다. 영화에서 창은 분쟁의 단초에서 소통의 창구로 변화한다. 두 사람은 창문을 만들면서 임시로 막아 놓은 벽을 사이에 두고 의사소통을 한다. 빅토르는 ‘멧돼지 절임’을 건네며 레오나드의 환심을 사려 하고, 레오나드의 딸 롤라를 위해 손가락 공연을 열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창문은 레오나드 가족이 위험에 처했을 때 즉시 알아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창구가 된다. 레오나드 부부가 외출하고 집안에 강도가 든다. 때마침 빅토르가 이를 발견하고 총을 들고 뛰어가 레오나드의 딸을 구출한다. 하지만 그는 총을 맞고 만다. 빅토르에게 창문은 햇볕을 쬐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어쩌면 이웃을, 친구를 만들려는 적극적인 수단이었는지도 모른다. 창은 영화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을 잇는 연결고리다. 르 코르뷔지에는 건축의 혁명가다. 그는 단순히 아름답고 실용적인 건축물을 남긴 건축가가 아니라 기존의 건축 개념을 혁명적으로 전환시킨 인물이다. 현대 건축에 적용되는 많은 이론을 만들어 냈으며, 이를 철저히 실행에 옮긴 실천가다. 스위스에서 태어나 프랑스를 주 무대로 활약한 그에게는 고독한 사람, 급진적 사상가, 논객, 화가, 조각가, 가구 디자이너, 도시계획가, 공예가, 건축가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녔을 만큼 관심의 폭과 깊이가 건축에 국한되지 않고 삶과 역사, 문화 전반에 걸쳐 있었다.그리고 시대를 넘어 미래를 보는 안목 또한 겸비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혁명적인 건축에 대한 생각을 실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천재도 세상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데 영화 속 범부들은 오죽하랴. 소통을 위해 서로 자존심을 접고, 스스로의 비굴함을 위로하면서 창문의 크기를 작은 수평창으로 줄이기로 한다. 이렇듯 소통이란 모두를 얻거나 잃는 것이 아니라 반을 양보하고 반을 얻는 것인 모양이다.
  • 근현대사 여적 오롯이 東郊에서 생생한 무지갯빛 이야기 童話되고 동상·기념비의 천국 童心저격

    어린이대공원이 면한 능동, 군자동, 구의동은 조선시대 동교(東郊)의 언저리다. 동교란 동대문서부터 아차산과 광나루까지 서울의 동동쪽 교외를 이르는 조선식 지역 구분법이다. 한양을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백악~낙산~남산~인왕산)이 사대문을 형성한다면 외사산(북한산~아차산~관악산~덕양산)은 사대문 밖 10리 즉 성저십리(城底十里)를 감싼다. 동교는 동쪽 벌판이었다. 북교, 서교, 남교라는 지역명은 낯설지만 동교는 귀에 익다. 생산지가 없는 소비도시를 먹여살리고 지키는 중요한 배후지였다.●동대문~광나루 동교는 소비도시 배후동교는 목장→군대 주둔지→채소 재배지로 돌고 돌았다. 너른 들에 말을 키우던 목장이었지만 군마를 키우지 못하도록 항복 조건을 못박은 병자호란 이후 훈련도감 군인 주둔지로, 사대문 안에 필요한 채소 재배지와 물물교환 시장으로 변천한 것이다. 전농동, 마전교, 마장동, 면목동, 자양동, 미근동처럼 지명에 농사와 목축, 채소 재배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특히 마장동 축산물시장과 옛 뚝섬 경마장에 이 지역의 대표 유전자가 깃들어 있다.어린이대공원을 단순히 하나의 공원, 그것도 어린이용 공원으로 만만히 봤다가는 큰코다친다. 한국 근현대사의 여적이 오롯이 남은 터전이다. 이 땅의 마지막 황태자비이자 황후인 순명효황후가 1926년 유릉에 순종과 합장하기 이전까지 묻혔던 유강원 자리였다. 능동이라는 지명이 여기서 비롯됐다. 1927년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장 서울컨트리클럽(군자리골프코스)의 클럽하우스가 건재하고 공원에는 18홀 코스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을 앞두고 남북 간 체제 경쟁의 폭풍 속에서 “골프장을 한가로운 교외로 옮기고 그 자리에 어린이대공원을 조성하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마디에 골프장은 어린이공원으로 둔갑했다.●골프장 모습 그대로… 동양 최고 공원1973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기해 71만 9400㎡짜리 동양 최고 규모의 공원을 우리 손으로 조성한 기념비적인 공간이다. 공원이라곤 창경원, 남산공원, 사직공원, 효창공원, 삼청공원, 파고다공원 같은 자연공원과 사적지공원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 350달러, 조경이라는 개념조차 없었지만 국민의 염원을 담아 만든 최고의 어린이공원이었다. 모든 어린이와, 어린이를 빙자한 어른들의 놀이터였다.공원을 조성한 양택식 시장 등 서울시 공무원들이 가장 잘한 일은 공원이 인공적인 놀이기구에 파묻히지 않고 골프장 상태 그대로 잔디와 숲을 유지하도록 해 달라는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한 점이다. 동양 최대의 디즈니랜드를 만든다면서 모든 길을 포장하고, 동서남북으로 6개의 광장을 만들고, 모노레일을 깐다는 식의 계획은 백지화됐다. 덕분에 오늘의 어린이대공원이 도시의 허파로 온전하게 남았다.●예술가들 무보수 참여… 도시의 허파로당대의 쟁쟁한 예술가들이 무보수로 공원 조성에 참여했고 기업과 개인독지가가 분수대, 벤치, 음수대 제작비 등 공사 대금을 기증 혹은 찬조했다. 광화문 충무공 동상을 조각한 김세중이 중앙분수대를, 세종문화회관을 설계한 건축가 염덕문이 정문과 팔각정을 각각 지었다. 어린이대공원은 잠자던 능동 일대의 지도를 새로 그렸다. 1973년 개원일에 맞춰 서울시는 시내 어느 곳에서라도 한 번만 갈아타면 대공원에 갈 수 있도록 시내버스 운행체계를 개편했다. 개원 첫날 60만명, 다음날 30만명이 몰렸다. 한적한 교외마을 능동과 뚝섬·화양·중곡동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개발붐을 탔다. 주변이 학교와 주택지로 변했다. 능동로·중곡동길·자양로가 생겼고 천호대로와 동이로가 개통됐다. 지하철 2·5·7호선이 지나게 된 것도 모두 어린이대공원의 영향이다. ●마지막 황후의 능… 살아 있는 역사로‘옥에 티’가 있다면 20개에 이르는 동상과 기념비가 개념 없이 꽂혀 있고 육영재단 어린이회관과 통일교에 알토란 같은 부지 13만㎡를 떼어준 점이다. 1974년 남산에서 옮겨온 어린이회관은 길을 잃었고 리틀엔젤스예술단 자리엔 유니버설발레단, 선화예술 중·고교 등이 들어서 사유화됐다.꿈마루는 ‘소설 같은’ 건축물이다. 조선의 마지막 황후의 능과 최초의 골프장 클럽하우스 그리고 어린이대공원 교양관이라는 여러 시간대의 역사가 한 장소에 겹쳐 꿈을 꾸기 때문이다. 워커힐호텔 본관을 설계한 나상진이 1970년 완공한 이 건물은 철거 일보 직전 살아남은 뒤 조성룡과 최춘웅에 의해 2011년 되살아났고 2013년에는 한국 최고의 현대 건축 14위에 뽑혀 건축물 순례지가 됐다. 살아남은 역사란 바로 이런 것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1회 동심이 전하는 메시지편이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 어린이대공원 일대에서 지난 5일 진행됐다. 어린이대공원은 공원 전체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의 보물창고이다. 참가자들은 무더위를 피해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나무들이 소곤대는 소리와 보름달을 조명 삼아 시원한 밤을 보냈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나온 어린이들도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전해 주는 감미로운 무지갯빛 이야기보따리를 따라 동심을 맘껏 발산했다.
  •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東郊에서 童話되고 童心저격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東郊에서 童話되고 童心저격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1회 동심이 전하는 메시지편이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 어린이대공원 일대에서 지난 5일 진행됐다. 어린이대공원은 공원 전체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의 보물창고이다. 참가자들은 무더위를 피해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나무들이 소곤대는 소리와 보름달을 조명 삼아 시원한 밤을 보냈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나온 어린이들도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전해 주는 감미로운 무지갯빛 이야기보따리를 따라 동심을 맘껏 발산했다.어린이대공원이 면한 능동, 군자동, 구의동은 조선시대 동교(東郊)의 언저리다. 동교란 동대문서부터 아차산과 광나루까지 서울의 동동쪽 교외를 이르는 조선식 지역 구분법이다. 한양을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백악~낙산~남산~인왕산)이 사대문을 형성한다면 외사산(북한산~아차산~관악산~덕양산)은 사대문 밖 10리 즉 성저십리(城底十里)를 감싼다. 동교는 동쪽 벌판이었다. 북교, 서교, 남교라는 지역명은 낯설지만 동교는 귀에 익다. 생산지가 없는 소비도시를 먹여살리고 지키는 중요한 배후지였다. ●동대문~광나루 동교는 소비도시 배후 동교는 목장→군대 주둔지→채소 재배지로 돌고 돌았다. 너른 들에 말을 키우던 목장이었지만 군마를 키우지 못하도록 항복 조건을 못박은 병자호란 이후 훈련도감 군인 주둔지로, 사대문 안에 필요한 채소 재배지와 물물교환 시장으로 변천한 것이다. 전농동, 마전교, 마장동, 면목동, 자양동, 미근동처럼 지명에 농사와 목축, 채소 재배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특히 마장동 축산물시장과 옛 뚝섬 경마장에 이 지역의 대표 유전자가 깃들어 있다. 어린이대공원을 단순히 하나의 공원, 그것도 어린이용 공원으로 만만히 봤다가는 큰코다친다. 한국 근현대사의 여적이 오롯이 남은 터전이다. 이 땅의 마지막 황태자비이자 황후인 순명효황후가 1926년 유릉에 순종과 합장하기 이전까지 묻혔던 유강원 자리였다. 능동이라는 지명이 여기서 비롯됐다. 1927년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장 서울컨트리클럽(군자리골프코스)의 클럽하우스가 건재하고 공원에는 18홀 코스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을 앞두고 남북 간 체제 경쟁의 폭풍 속에서 “골프장을 한가로운 교외로 옮기고 그 자리에 어린이대공원을 조성하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마디에 골프장은 어린이공원으로 둔갑했다.●골프장 모습 그대로… 동양 최고 공원 1973년 5월 5일 어린이날을 기해 71만 9400㎡짜리 동양 최고 규모의 공원을 우리 손으로 조성한 기념비적인 공간이다. 공원이라곤 창경원, 남산공원, 사직공원, 효창공원, 삼청공원, 파고다공원 같은 자연공원과 사적지공원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 350달러, 조경이라는 개념조차 없었지만 국민의 염원을 담아 만든 최고의 어린이공원이었다. 모든 어린이와, 어린이를 빙자한 어른들의 놀이터였다. 공원을 조성한 양택식 시장 등 서울시 공무원들이 가장 잘한 일은 공원이 인공적인 놀이기구에 파묻히지 않고 골프장 상태 그대로 잔디와 숲을 유지하도록 해 달라는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한 점이다. 동양 최대의 디즈니랜드를 만든다면서 모든 길을 포장하고, 동서남북으로 6개의 광장을 만들고, 모노레일을 깐다는 식의 계획은 백지화됐다. 덕분에 오늘의 어린이대공원이 도시의 허파로 온전하게 남았다.●예술가들 무보수 참여… 도시의 허파로 당대의 쟁쟁한 예술가들이 무보수로 공원 조성에 참여했고 기업과 개인독지가가 분수대, 벤치, 음수대 제작비 등 공사 대금을 기증 혹은 찬조했다. 광화문 충무공 동상을 조각한 김세중이 중앙분수대를, 세종문화회관을 설계한 건축가 염덕문이 정문과 팔각정을 각각 지었다. 어린이대공원은 잠자던 능동 일대의 지도를 새로 그렸다. 1973년 개원일에 맞춰 서울시는 시내 어느 곳에서라도 한 번만 갈아타면 대공원에 갈 수 있도록 시내버스 운행체계를 개편했다. 개원 첫날 60만명, 다음날 30만명이 몰렸다. 한적한 교외마을 능동과 뚝섬·화양·중곡동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개발붐을 탔다. 주변이 학교와 주택지로 변했다. 능동로·중곡동길·자양로가 생겼고 천호대로와 동이로가 개통됐다. 지하철 2·5·7호선이 지나게 된 것도 모두 어린이대공원의 영향이다. ●마지막 황후의 능… 살아 있는 역사로 ‘옥에 티’가 있다면 20개에 이르는 동상과 기념비가 개념 없이 꽂혀 있고 육영재단 어린이회관과 통일교에 알토란 같은 부지 13만㎡를 떼어준 점이다. 1974년 남산에서 옮겨온 어린이회관은 길을 잃었고 리틀엔젤스예술단 자리엔 유니버설발레단, 선화예술 중·고교 등이 들어서 사유화됐다. 꿈마루는 ‘소설 같은’ 건축물이다. 조선의 마지막 황후의 능과 최초의 골프장 클럽하우스 그리고 어린이대공원 교양관이라는 여러 시간대의 역사가 한 장소에 겹쳐 꿈을 꾸기 때문이다. 워커힐호텔 본관을 설계한 나상진이 1970년 완공한 이 건물은 철거 일보 직전 살아남은 뒤 조성룡과 최춘웅에 의해 2011년 되살아났고 2013년에는 한국 최고의 현대 건축 14위에 뽑혀 건축물 순례지가 됐다. 살아남은 역사란 바로 이런 것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정정아, 8월27일 결혼..유재석 사회 ‘남편과 어떻게 만났나?’

    정정아, 8월27일 결혼..유재석 사회 ‘남편과 어떻게 만났나?’

    방송인 정정아가 결혼한다. 정정아 소속사 ZOO엔터테인먼트 측은 2일 “정정아가 8월 27일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는 오래 전 정정아와 결혼식 사회를 약속한 유재석이 진행하고, 배우 강하늘과 가수 BMK, 배드키즈 모니카가 축가를 부른다. 박미선은 축사를 맡게 됐다”고 전했다. 정정아는 1999년 가수 이정열의 ‘그대 고운 내사랑’ 뮤직비디오로 데뷔해 드라마 ‘야인시대’ ‘변호사들’, 영화 ‘작업의 정석’ ‘화려한 휴가’ 등에 출연했다. 예비신랑은 지인들의 모임을 통해 처음 만났으며 사업가로 알려졌다. 정정아와 예비신랑은 지난 2016년 9월부터 교제, 1여 년의 열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브라이언 집, 상상초월 럭셔리 하우스 ‘미국잡지에서 본 듯’

    브라이언 집, 상상초월 럭셔리 하우스 ‘미국잡지에서 본 듯’

    플라이투더스카이 브라이언의 집이 공개됐다. 과거 방송된 한 방송에서 브라이언은 서울 신당동에 위치한 자신의 집을 공개했다. 학창시절 실내 디자이너와 건축가를 꿈꿨다는 브라이언은 “2006년 입주 당시에는 집안 전체가 어두운 느낌이라 14년도에 리모델링을 다시 한 번 거쳐서 지금의 집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브라이언의 집은 웅장하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미국 드라마나 잡지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자료를 얻었다고. 친구들을 초대해 종종 하우스 파티를 즐긴다는 그는 다이닝 룸을 확장한 카페테리아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넓은 거실에 가벽을 세워 거실과 분리된 공간을 탄생시켰다. 브라이언은 “주방은 흔히 여자의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요리에 관심이 많아 주방 공간을 꾸미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하며 주방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리 진열장과 와인 냉장고를 두어 친구들이 오면 주방을 ‘바’처럼 이용한다는 그는 식사를 하는 친구들과 마주보기 위해 싱크대의 위치도 바꾸는 정성을 들였다. 또한 공간마다 다른 이국적인 느낌을 주고 싶어서 집안 곳곳 유니크한 소품들과 빈티지한 조명들로 색다르게 꾸미기도 했다. 미국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거실과 센스 넘치는 소품들도 감탄을 자아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벽난로도 눈길을 끌었다. 사진 = 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는형님’ 김종국, 강호동 비밀 폭로 “유재석 견제 한다”

    ‘아는형님’ 김종국, 강호동 비밀 폭로 “유재석 견제 한다”

    ‘아는형님’ 김종국이 강호동의 명절 습관을 폭로했다. 29일 오후 방송될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는 터보 김종국과 배우 이종혁이 전학생으로 출연한다. 앞서 진행된 녹화에서 김종국은 절친한 사이라 알 수 있는 강호동의 비밀을 폭로했다. 과거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췄던 강호동과 김종국은 평소에도 친분이 두텁기로 유명하며 김종국은 강호동의 결혼식에서 축가도 불러준 바 있다. 김종국은 이날 “강호동이 명절마다 꼭 하는 말이 있다”고 고백했다. 바로 강호동에게 안부 전화를 하면 유재석에게 먼저 했는지 자신에게 먼저 했는지 확인한다는 것. 김종국은 이제는 온 가족이 다 증언해줄 수 있을 정도로 명절마다 매번 물어본다고 설명했다. 강호동의 귀여운 질투에 녹화장은 웃음바다가 됐다는 후문. ‘아는형님’은 29일 토요일 오후 8시50분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정현 “송중기-송혜교, 축가 불러준다 했더니..” 반전 대답

    이정현 “송중기-송혜교, 축가 불러준다 했더니..” 반전 대답

    가수이자 배우인 이정현이 송중기, 송혜교의 결혼 뒷얘기에 대해 털어놨다. 이정현은 송중기와 영화 ‘군함도’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송송커플’의 결혼을 눈치 채고 있었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결혼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아는 척하지 못 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정현은 “제가 송중기에게 축가로 ‘와’ 불러줄게 ‘바꿔’는 어때라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축가는 옥주현 누나가 해주기로 했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정현은 본인 결혼에 대해서 “저도 항상 결혼 생각은 하고 있는데 언제할지 모르겠다. 송중기도 항상 ‘우리 누나 빨리 시집가야지’라면서 제 결혼에 대해 걱정을 해줬다”라고 전했다. 한편 영화 ‘군함도’는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등 배우가 총출동한다. ‘군함도’는 저마다 다른 이유로 군함도에 끌려오게 된 평범한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건모 “축가 불러준 커플 80%가 작살” 실명 공개

    김건모 “축가 불러준 커플 80%가 작살” 실명 공개

    김건모가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를 고백했다. 과거 방송된 KBS2 ‘해피투게더3’에서 가수 김건모는 자신의 결혼관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김건모는 요즘 자신보다 더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어머니 이선미의 이야기로 관심을 모았다. 그는 “요즘 인기를 약간 즐기시는 것 같다”며 어머니의 늦깎이 연예인 생활을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김건모는 실제로도 어머니로부터 결혼 압박이 전혀 없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건모는 그 이유에 대해 “(어머니가) 내 후배인 서장훈이나 탁재훈의 결혼생활 결말이 안 좋은 걸 보셨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가 축가를 부른 커플의 80프로가 작살났다”고 털어놨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9개의 구… 거미·먼지·저주파 선율… 우주서 이뤄진 인간·비인간의 교감

    9개의 구… 거미·먼지·저주파 선율… 우주서 이뤄진 인간·비인간의 교감

    검은 장막을 걷고 들어가는 순간 신세계가 펼쳐진다. 어두운 실내에 은은한 빛을 발하는 거대한 아홉 개의 구(球)가 부유하듯 전시장에 놓여 있다. 마치 우주의 행성들 같다. 맞은편 벽면 검정 스크린에는 시시각각 다르게 변하는 선들이 그려지고 이상한 소리도 들린다. 그 앞엔 의외의 오브제가 조명을 받고 있다. 거미줄에 매달려 집을 짓고 있는 거미다. 스피커에선 규칙적으로 터져 나오는 저주파의 음과 함께 미세한 먼지 입자들이 공중으로 튕겨 나간다.어두운 공간을 걷다 보면 마치 행성들 사이를 산책하는 착각에 빠진다. 2317㎡에 달하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 1관 공간을 우주의 일부분처럼 바꿔놓은 이 작품은 세계가 주목하는 현대미술가이자 건축가인 토마스 사라세노(44)의 신작 ‘행성 그 사이의 우리’다. 아르헨티나에서 건축을 공부한 사라세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슈테델슐레에서 현대예술을 수학한 후 예술, 건축, 자연과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업하고 있다. 환경과 기후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우주항공엔지니어, 생물학자, 물리학자들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실현 가능한 유토피아’를 위한 예술적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는 천체물리학, 대기 열역학, 그리고 거미집 구조를 연구하는 예술가로 유명하다.아홉 개의 구, 거미, 우주먼지, 저주파 음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인간과 비인간의 교감, 생물과 비생물의 소통이 전 우주에서 이뤄진다는 사유에서 출발한다. 거대한 스크린 앞에 설치된 카메라가 먼지입자의 속도와 크기를 포착해 특수 알고리즘을 통해 음파로 변환시키고, 그 음파가 거미에게 전달되면 거미는 그에 반응하며 거미줄을 만든다. 고감도의 마이크가 거미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고 공간에 있는 먼지입자를 진동시켜 공간에 흩어지게 한다. 작품 설치를 위해 광주를 찾은 사라세노는 “전시장에 들어가면 인간과 다른 종의 언어를 듣게 되고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배경과 풍경, 소리를 접하게 된다”면서 “거미와 먼지라는 일상적이고 사소한 존재를 각각의 행성 요소로 인식하게 하면서 얼마나 우리가 인간과 다른 종의 언어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면서 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져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의 우리 인류는 비인류와 함께 살아야 하며 그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에어로센’ 프로젝트를 가시화한 이번 작품은 미래 세계에 대한 나름의 해답이며 비전”이라고 덧붙였다. ‘에어로센’은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태양광에 의해 가열된 구 내외부의 온도 차로 부력을 얻어 자유롭게 이동하는 미래의 주거방식이다. 10년째 거미를 연구하고 있다는 그는 “거미줄이 만들어진 아름다운 모습에 이끌렸고 점차 거미라는 종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게 됐다”면서 “거미줄이 생성되는 과정, 다양한 종의 거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발견해 나가면서 학제적 연구와 작품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 25일까지. 글 사진 광주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딱 맞춤이외다…안성맞춤 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딱 맞춤이외다…안성맞춤 박물관

    “그의 원래 이름은 놈, 외할머니가 그의 앞날이 염려되어 걱정아! 걱정아 불렀던 게 ‘꺽정’이 되었다던가.” 벽초 홍명희(1888~1968)의 장편소설 ‘임꺽정’의 한 대목이다. 경기도 안성은 본디 민초들의 땅이었다. 예로부터 임꺽정(1504~1562)과 장길산(미상·조선 숙종 연간)이 이곳 흙길을 무대 삼아 한바탕 자취를 남기었고, 남사당패 꼭두쇠 바우덕이(1848~1870)의 흔들리는 치마폭도 안성장길 들머리에서 시작되었다. 원래 안성은 전주, 대구와 더불어 조선 3대 장터 소재지였다.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 속 허생은 조선 삼남(三南)의 물산이 안성장에 죄다 모이는 것을 알고 제수용 과일을 몽땅 사들인다. 그 뒤 열 배로 되팔아 이문을 남기는 매점매석의 소설 모티프는 연암이 안성땅 지나 밟게 되는 충청도 면천 군수로 재직했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 이렇듯 위세당당하던 안성 지역도 경부선이 평택을 지나치고, 중부고속도로 역시 안성의 동쪽 끝자락 일죽면을 겨우 지나다니다 보니 한양 관문 교통 요지로서의 모습은 이제는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도 한때나마 안성은 한양 입구 노른자 길목이었으니 예부터 나라님이나 양반 사대부 세간에 들어가는 공납(貢納) 물품들이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였다. 하루 한두 끼 보리죽도 못 먹은 힘으로, 한양 양반님네들의 먹다 죽어 때깔 고운 조상들 위한 밥그릇 등속 예뻐지라고 두들겨댔으니 배곯던 민초들의 분노가 오죽했으랴. 임꺽정과 장길산은 말 그대로 안성맞춤의 구세주였던가? 경기도 안성의 안성맞춤박물관이다. 생각해보면 박물관 이름하나는 잘 지었다. 희미하게 보였던 안성땅의 정체성이 단박에 머리로 꿀꺽 넘어갈 정도로 시원하게 잡힌다. 원래 이 지역은 라면이 아니라 유기(鍮器)로 이름 내던 곳이었음을 잊으면 안 되리라. 안성맞춤 박물관은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들어가는 초입 왼편에, 흡사 정자 누마루같이 솟은 단아한 모양새로 엎드려 있다. 박물관 건물도 2003년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을 정도로 수준급이어서 박물관 들어가는 대문부터 설레게 한다. 박물관에는 주로 놋쇠 그릇, 즉 유기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선 유기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면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두드려서 만드는 방짜기법과 녹여서 만드는 주물기법이 있는 데 이 중 안성은 주물기법의 유기가 유명한 곳이다. 구리 78%, 주석 22%을 녹여 거푸집에 부은 뒤 모양별로 그릇 및 제수, 불교용품을 만들었다. 이 중 안성에서 만드는 유기 제품의 주품목은 바로 양반가에 납품되던 첩 반상기였다. 지체에 따라 12첩부터 3첩 반상기를 만들었는데, 첩 반상기란 뚜껑이 있는 반찬 그릇을 말한다. 바로 여기에서 ‘안성맞춤’이라는 어원이 생겼는데, 보리나 잡곡을 먹던 지방의 큰 그릇과는 달리 쌀을 주식으로 하던 한양의 양반가 한 끼 담을 그릇크기로는 안성에서 나온 유기그릇이 딱 적당하였다. 바로 크기나 모양이 한양 양반들 마음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안성맞춤 박물관은 2002년 8월에 문을 열어 현재 상설전시실 3실과 기획전시실 1실의 규모로 박물관 치고는 아담하다. 이 곳에는 안성유기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설명하는 자료부터 시작해서 각종 첩 반상기, 불교용구, 제수용품, 기타 유기로 만들어지던 각종 생활용품까지 잘 전시되어 있다. 또한 유기 전시물 이외에도 다양한 안성의 역사를 알아볼 수도 있다. 농업역사실에는 선사 시대 유물인 돌검과 돌두검창, 반달돌칼 등을 포함하여 안성지역의 오랜 농업 역사와 특산품 등에 대한 전시품들이 있어 반나절 넉넉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안성맞춤박물관은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해당 자치 도시의 특색을 고스란히 잘 담은 좋은 박물관이다. 또한 대학 캠퍼스 내에 위치하여 한여름 더위에 지친 관람객들이 박물관 앞 메타세쿼이아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어가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안성맞춤 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안성에 가서 시간이 좀 남는다면, 안성 시민들의 주말 산책 장소. 2. 누구와 함께? -어린 자녀와 함께 3. 가는 방법은? -안성시 대덕면 서동대로 4726-15/ 중앙대 안성캠퍼스 입구. 031) 676-4352 4. 감탄하는 점은? -대학 캠퍼스에 있어 휴식 공간으로 적절하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외지인들은 잘 모르는 장소. 6. 꼭 봐야할 장소는? -유기 제품들로 만든 각종 생활용품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청국장 ‘서일농원 솔리’(673-3171), 설렁탕 ‘안일옥’(675-2486), 묵밥 ‘고삼묵집’(672-7026), ‘모박사부대찌게’(676-1508), ‘보리네생고깃간’(673-6992)/지역번호 031 8. 홈페이지 주소는? -www.anseong.go.kr/tourPortal/museum/contents.do?mId=0101000000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안성 3.1운동기념관, 조병화 문학관, 포도박물관, 안성팜랜드 10. 총평 및 당부사항 -큰 기대를 가지지는 말길. 다만 시립박물관으로는 적당히 특징적이어서 여름 한낮 더위 피할 공간으로는 훌륭하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인공숲이 들어섰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인공숲이 들어섰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자리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마당에 시원한 그늘과 함께 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인공 숲이 꾸며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뉴욕현대미술관, 현대카드와 공동 주최하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올해의 당선작인 건축가 양수인(삶것)의 작품 ‘원심림’이다.‘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은 매년 ‘쉼터’, ‘그늘’, ‘물’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서울관 마당을 관람객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왔다. 2014년 문지방(권경민, 박천강, 최장원)의 작품 ‘신선놀음’, 2015년 SoA(강예린, 이치훈)의 작품 ‘지붕감각’ 그리고 2016년에는 신스랩 건축(신형철)의 ‘템플’로 매년 2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유치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올해에도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내 건축 관련 학계, 평단, 언론계 등을 통해 23개팀의 건축가를 추천받았다. 7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최종후보군 5개팀을 선정하고, 최종 후보 5개팀의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최종 우승 건축가로 양수인을 선정했다. 서울관에 설치된 ‘원심림’은 양수인 작가가 만들어낸 단어로 숲을 의미하는 ‘원시림’과, 그 안에 자리하고 있는 나무들의 생장 동력인 ‘원심력’을 합성한 것이다. 가볍고, 경제적인 건축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작가는 간단한 기계장치를 통해 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모양의 ‘원심목’들로 이뤄진 하나의 숲을 미술관 마당에 조성했다. 천천히 돌아가면서 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원심목들을 세웠고, 그 아래에는 그늘을 찾아서 움직일 수 있는 벤치들을 배치했다. 그리고 주변에 조성된 습지, 돌, 모래 정원은 관객들에게 한여름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준다. 한편 제8전시실에서는 우승 건축가인 ‘삶것’(양수인)을 비롯해 최종 후보군에 오른 ‘SGHS 설계회사’(강현석, 김건호, 정현), ‘김재경 건축연구소’(김재경), ‘stpmj’(이승택, 임미정), ‘조진만 건축사사무소’(조진만)의 작품이 소개된다. 그리고 1차 후보군으로 추천받은 건축가들과 2017년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의 국제 파트너 기관들(뉴욕현대미술관, 산티아고 컨스트럭토)의 우승작 및 최종 후보작도 볼 수 있다. 전시는 10월 9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레미콘공장 사라지고 서울숲 넓어진다

    레미콘공장 사라지고 서울숲 넓어진다

    2022년까지 서울 성동구의 최대 숙원사업인 삼표레미콘 공장이 철거되고 인근 서울숲과 연결되는 공원으로 재탄생한다.서울시는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이 2022년 7월 완전 이전·철거된다고 10일 밝혔다. 당초 서울시는 이날 부지가 있는 성동구, 토지주인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현대제철, 공장주인 삼표산업과 함께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철거를 확정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할 계획이었으나 현대제철과 삼표산업 간 이견이 남아 잠정 연기했다. 완전 철거가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좀더 걸릴 수 있지만 시는 토지 소유주인 현대제철 측과의 협상이 끝난 만큼 2022년까지 부지 이전 완료는 문제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삼표레미콘 공장은 성수동1가 683 일대 2만 7828㎡ 규모로 조성돼 1977년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부지의 80%인 2만 2924㎡를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4904㎡는 국공유지다. 현대제철이 삼표산업에 임대해 주고 있다. 시는 공장 부지를 인근 서울숲과 이어지는 공원으로 조성해 ‘미완의 서울숲’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서울숲은 2004년 조성 당시 61만㎡의 대규모 공원으로 계획됐지만 삼표레미콘 공장이 이전을 거부하면서 승마장, 유수지 등 인근 부지도 함께 공원화되지 못해 공원은 당초 예정의 70% 수준인 43만㎡ 크기에 머물러야 했다. 시는 올 연말까지 승마장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공장 주변 부지까지 포함해 공원화 세부계획을 수립한다.시는 이곳을 단순한 공원이 아닌 문화 융·복합 시설이 있는 서울의 명소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파크가 철도 차고지에서 프랭크 게리와 같은 유명 건축가의 작품이 있는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했듯 부지를 한강과 중랑천 그리고 공원이 만나는 세계적 문화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는 해당 공장 부지를 매입하거나 토지를 교환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이 같은 계획을 완성하려면 대체 부지를 찾아야 한다. 이날 협약식 체결이 잠정 연기된 것도 부지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미콘이란 업종 특성상 1시간 30분 이내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으로 이전해야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아 부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장 이전이 원활히 완성되기 위해서는 이전 부지 물색, 공장 근로자와 레미콘 차주에 대한 보상 등 관련 대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표레미콘 공장이 이전하면 이 일대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공장 주변엔 2만 700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어 소음과 교통체증,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이 컸으나 이전 이후에는 악재를 털어낼 게 확실시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우주에 주거공간 만드는 ‘김중업박물관 어린이건축학교’ 다음달 개교

    우주에 주거공간 만드는 ‘김중업박물관 어린이건축학교’ 다음달 개교

    방학을 맞아 공간개념과 더불어 자연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학교가 문을 연다. 경기 안양시는 다음달 5일 부터 한달간 매주 토요일 김중업박물관에서 ‘어린이건축학교’를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김중업박물관 어린이건축학교는 건축을 통해 창의적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인식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건축의 다양한 분야를 주제로 이론과 실습, 토론·발표가 총 5회에 걸쳐 3시간동안 진행된다. 현직 건축가 12명이 주강사로 직접 참여하며 보조강사는 건축학과 학생들이 모둠별로 담당하게 된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고학년, 전학년을 위한 각각의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된다. 모집인원은 저학년(1~3학년), 고학년(4~6학년) 각각 최대 40명씩이다. 박물관 홈페이지 (www.ayac.or.kr/museum)를 통해 다음달 2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환경과 공간을 이해하기 위한 저학년 프로그램 ‘내가 꿈꾸는 집’은 개인이 색종이를 이용 2차원의 공간을 구성한 후 공동작업으로 찰흙을 이용 3차원의 공간을 구성하는 수업이다. 폐품을 이용 놀이시설을 만드는 ‘과학이 있는 놀이터’도 진행된다. 고학년 프로그램 ‘건축과 도시’는 특정지역의 기후조건이나 환경에 적합한 건축 형태와 재료를 생각해 보고 이에 맞는 집을 만들어 보는 수업이다. ‘프랙탈 기하학’의 형태, 생성 알고리즘인 자기유사성, 스케일링, 중첩 등의 원리를 이용 공간 구조물을 제작해 보는 시간도 갖는다.  전학년 대상 수업 ‘종이건축’은 종이파이프와 테이프를 이용 한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구조체를 만들어 보는 수업이다. 특히 ‘우주정거장 만들기’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우주라는 환경속의 주거와 그에 적합한 새로운 시설을 만들어보는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마지막주는 박물관 마당에서 모든 학년이 구조채를 이용해 아지트를 만들어 보는 시간으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라디오스타’ 이효리 “내 결혼식, 스몰 웨딩 아닌 초호화 웨딩”

    ‘라디오스타’ 이효리 “내 결혼식, 스몰 웨딩 아닌 초호화 웨딩”

    ‘라디오스타’ 이효리가 자신의 결혼식을 스몰웨딩이 아닌 초호화 결혼식이라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는 가수 이효리가 출연해 남편 이상순과 했던 특별한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난 2013년 이효리는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자신의 제주도 집 마당에서 스몰 웨딩을 하며 결혼식 문화에 큰 변화를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이효리는 “사람들은 스몰 웨딩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초호화 웨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효리는 “집 마당이 넓고, 오는 사람들 비행기값 다 내주고, 숙소도 다 잡아주다 보니 (다른 결혼식과) 비슷하게 돈이 들었다. 진짜 스몰 웨딩은 평범한 예식장에서 평범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효리는 “’마스터셰프 코리아’에서 1등한 셰프님이 마침 근처에 사셔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객들에게 맞춤 요리를 해주셨다. 의상도 친한 의상 디자이너 요니P가 옷을 맞춰줬고, 포토그래퍼도 국내에서 제일 유명한 포토그래퍼가 와서 촬영을 해줬다. 축가는 가수 김동률이 했다”며 초호화 지인들이 참석했던 결혼식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축의금을 많이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깝지 않다. 돈이 많은데 무슨 걱정이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사진=MBC ‘라디오스타’, JTBC ‘효리네 민박’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30년 전 ‘벌거숭이’ 강남신화 중심 되다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30년 전 ‘벌거숭이’ 강남신화 중심 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7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6차 탐사가 지난 1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빌딩숲을 따라 진행됐다. 장마전선이 남부지방에서 북상 중이라는 희소식 속에 치열한 선착순 마감을 통과한 투어단의 성별은 평소처럼 여성이 남성보다 갑절 많았지만, 평균 연령은 얼추 40대 초반쯤일 듯했다. 부부와 가족, 친구 단위 참석자가 많아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해설을 맡은 박정아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애교 만점의 ‘강남스타일’ 해설을 선보였다.30여명의 투어단은 국기원~국립 어린이청소년도서관~역삼공원~허바허바 사진관~특허청 서울사무소~강남파이낸스타워~한국고등교육재단~르네상스호텔 사거리~선정릉 매표소까지 3㎞를 걸으면서 포스코타워, 강남파이낸스센터, YSD타워, 캐피탈타워 등 유독 타워와 센터라는 이름이 많이 붙은 테헤란로 주요 빌딩의 변천과 가로정원 설치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강남 중의 강남’ 테헤란로변에 서울미래유산이 국기원과 허바허바 사진관 달랑 2개밖에 없다는 사실이 급조된 신생 도시 강남을 돌아보게 했다. 강남은 2000년 전 한성백제의 역사가 처음 시작된 서울의 발상지이지만 오랜 세월 잊혀졌다가 서울의 행정구역 확장과 함께 빛을 본 대기만성의 땅이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강북에서 조선 왕조를 느끼고, 강남에서 한국을 떠올린다고 한다. 강북이 조선 왕조의 도읍 한양이라면 강남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라고 할 만하다. ‘한강의 기적’이란 엄밀하게 말하면 강남 개발의 신화이며, 코리안드림의 완성이다. 진정한 한국 스타일이란 강남 스타일일지도 모른다.강남의 현대사는 경기도 광주, 과천, 시흥 같은 알토란 땅이 서울의 품에 안긴 1963년부터 시작됐다. 1962년 말 268.353㎢였던 서울의 면적이 일약 605㎢를 넘겼으니 경천동지할 확장이었다. 1963년 말 인구조사에 따르면 당시 강남구 지역은 2508가구에 인구는 1만 4867명에 불과했다. 한남대교(당시 제3한강교)가 건설 중이던 1966~1967년 신사동 일대의 땅값은 3.3㎡당 200원이었으나, 1968년에 3000원으로 뛰었다. 1970년 초 서울 인구가 650만명일 때 강북과 강남의 인구 비율은 72대28이었다. 이 시기 서울시정의 최대 과제는 강북 유입 억제와 강남 분산이었다. 강남으로 유흥시설과 고속터미널을 이전하고, 주택단지와 아파트를 짓고, 명문고교를 이전시키면서 도시 기능이 서서히 역전됐다. 아파트 40만 가구에 아파트 거주율 약 80%가 강남의 자화상이다.●77년 이란과 자매 결연 전에는 ‘삼릉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1967년부터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까지 21년 동안 강남은 정보기술(IT) 기업과 벤처, 제2금융권의 중심 도시로 자리잡았다. 강남 개발은 사실상 지하철 2호선 순환선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자춘 서울시장 시절 계획에 없던 종합운동장~삼성~선릉~역삼~강남~교대 노선이 그어지면서 교통 불모지 강남이 강북과 연결된 것이다. 1977년 말 서울 인구가 752만명일 때 강북과 강남의 인구비는 65대35였지만 1984년 2호선이 개통된 이후 강북과 강남의 인구비는 54대46으로 균형을 맞췄으며 2015년 말 현재 강남북 인구는 50대50이다.●86년 한전본사 필두로 고층빌딩숲 형성 강남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너비 50m, 길이 4000m 테헤란로의 본래 이름은 3개의 능을 지난다고 해서 ‘삼릉로’였다. 1977년 서울과 이란 테헤란이 자매도시 결연을 하고 서울시에 테헤란로, 테헤란시에 서울로를 각각 만들기로 하면서 이름을 바꿨다. 2호선의 개통과 더불어 테헤란로에도 폭발적인 건축붐이 불었다. 1972년 들어선 국기원 청기와 건물 이외에는 길 양쪽이 발거숭이 상태였던 테헤란로는 1986년 한전 본사가 들어선 이후 무역회관, 인터콘티넨탈호텔, 라마다르네상스호텔, 포스코센터 같은 20층 이상의 장대 같은 빌딩이 걷잡을 수 없이 들어섰다. 2호선이 가져온 공간 혁명이었다.강남의 도로는 거의 완전에 가까운 격자형 가로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 영동대교가 너비 70m에 길이 3600m, 강남대로가 50m에 6900m, 도산대로가 50m에 3000m이다. 국가상징가로인 광화문 세종대로에 너비 100m, 길이 600m의 길을 만들던 중이었다. 1970년 말 서울의 자동차가 6만대에 불과하던 시절 “이렇게 넓은 도로가 왜 필요한가”라는 부정적 의견이 비등했다. 그러나 강남의 도로폭은 이후 전국 모든 신시가지 계획의 모델이 됐고, 만약 그때 현재 규모의 강남과 도로를 만들지 않았더라면 ‘강남신화’라는 이름의 열차는 중도에 멈춰 섰을지도 모른다. 창의력은 말랐지만 강남을 건설한 주역들의 배포와 스케일에는 찬사를 보낼 만하다.●차중심 거리… 사람 생태계 조성 노력중 건축가 유현준은 강남 테헤란로는 성공적인 거리이기는 하지만 명동이나 신사동 가로수길, 홍대 앞, 강남대로와 비교해 왜 걷기 싫은 거리인지 이유를 조사했다. 핵심은 테헤란로로 대표되는 강남의 블록이 걸어다니기 위한 도시가 아니라,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도시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세계의 수도 뉴욕의 블록이 가로 250m, 세로 70m 정도인데 비해 강남의 블록은 가로·세로 600m로 만들어져 있다. 사람이 걷는 행위는 시속 4㎞로 이뤄지는 데 반해 강남은 시속 60㎞로 지나도록 거대 블록으로 조성돼 있다. 그래서 단위 거리당 상점의 출입구나 블록의 모퉁이 수가 적다. 100m당 만나는 입구의 수에서 테헤란로는 비교 대상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테헤란로변의 거대 빌딩들은 들어가서 보거나 먹거나 구매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걷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지 않는다. 사람 생태계가 순환돼야 빌딩 도시 테헤란로도 빛을 발할 것이다. 노주석 (사)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작지만 강한 무대, 소극장 꽉 채우다

    작지만 강한 무대, 소극장 꽉 채우다

    올여름 스타 배우들을 앞세운 대형 뮤지컬이 서울 주요 대극장을 휩쓰는 가운데 이에 질세라 ‘작지만 강한’ 신작 연극들도 소극장 무대를 따끈따끈하게 달굴 채비를 하고 있다. 인권, 고독, 아름다움, 권력 등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양한 상상력을 매개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이미 해외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원작을 국내 무대로 옮겨 온 것들이라 더욱 주목된다.①‘권력에…’ 인권 운동가 목소리 담다 먼저 연극 ‘권력에 맞서 진실을 외쳐라’는 인권 운동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무대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이자 고 로버트 케네디 상원의원의 딸인 인권운동가 케리 케네디가 전 세계 인권운동가 51명을 인터뷰해 쓴 동명의 책을 극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이 극화했다. 미국에서 공연될 때는 존 말코비치와 시고니 위버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기도 했다. 이번 연극에서 배우들이 분한 인권운동가들은 자신이 인권운동을 시작하게 된 동기와 인권운동을 하면서 겪었던 시련과 아픔, 그 속에서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희망과 인간의 가치 등을 이야기한다. 앞서 지난 4월 세월호 미수습자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한 연극 ‘내 아이에게’를 선보인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작품이다. 11~23일. 서울 성북구 성북마을극장. 2만원. 010-3882-4324.②‘일상의…’ 평범한 사람들 일탈·광기 평범한 사람들의 일탈과 광기를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도 있다. 연극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는 체코의 유명 영화감독이자 극작가인 페트르 젤렌카의 작품으로 현대인의 고독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서글프게 표현한 블랙코미디다. 독일 태생의 미국 작가 찰스 부코스키의 소설 ‘발기, 사정, 노출, 그리고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2001년 초연했다. 일과 사랑에서 모두 실패한 남자부터 성적인 놀이에 집착하는 자발적인 외톨이, 대화가 단절된 부부, 낯선 사람에게 위로받는 중년 남자,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세상에 분노하는 예술가까지 저마다 일상 속에 울분과 광기를 품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남동진, 강애심, 남미정 등 대학로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중년 연기자들의 연륜 있는 연기가 돋보이는 무대다. 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선돌극장. 2만 5000원. 070-7664-8648.③‘3일간…’ 아버지 일기장 속 진실은 배우 간의 긴밀한 호흡과 밀도 높은 연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2~3인극도 무대에 오른다. 연극 ‘3일간의 비’는 1995년과 1960년, 서로 다른 두 시대를 배경으로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의 모습을 담아낸다. 미국의 유명 건축가 네드의 아들 워커는 아버지가 유언을 통해 가장 유명한 건축물을 자신이 아닌 아버지의 친구 테오의 아들 핍에게 물려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워커가 우연히 아파트에서 발견한 아버지의 낡은 일기장에 암호처럼 쓰인 기록을 통해 과거의 진실을 들여다보게 된다는 내용이다. 출연 배우 세 사람이 1인 2역을 소화, 다양한 변신을 보는 맛이 있다. 2003년 토니상 수상자인 리처드 그린버그가 쓴 작품으로 콜린 퍼스, 줄리아 로버츠, 브래들리 쿠퍼 등 해외 스타 배우들도 거쳐 간 작품이다. 국내 초연인 이번 무대는 배우 겸 연출가로 활동하는 오만석이 연출을 맡았다. 11일~9월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4만~5만 5000원. (02)764-8760.④‘타지마할…’ 아름다움의 본질이란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은 ‘바그다드 동물원의 벵골 호랑이’로 퓰리처상 후보에 오르며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라지프 조셉의 작품이다. 17세기 인도 아그라의 황제 샤 자한이 그의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타지마할 궁전을 배경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를 탐구한다. 타지마할을 등진 채 보초를 서던 황실의 말단 근위병 휴마윤과 바불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임무가 주어지고, 이 임무를 수행한 여파로 인해 삶, 우정, 의무에 대한 두 사람의 관념이 바뀐다는 내용이다. 8월 1일~10월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5만~6만원. (02)744-4011.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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