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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는 담임목사… 교회 분쟁의 4대 이슈 모든 원인

    현재 한국 개신교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현안이자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는 ‘담임목사에 의한 재정 관련 문제’로 확인됐다. 또 교회 안에서 문제가 터질 경우 신도들이 목회자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박종운·방인성·백종국)가 지난 한 해 동안 접수된 교회 관련 문제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지난해 실시한 대면·전화상담, 이메일 상담 및 질의 내용 105건을 분석해 9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담임목사에 의한 재정 문제’가 가장 많은 21건으로 전체의 36%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교회 세습 및 목회자 청빙 관련 문제’(11건·18%), ‘담임목사에 의한 독단 운영’(8건·13%), ‘담임목사의 성 문제’(7건·12%), ‘불법 치리(당회결의 등 적법절차 없이 교인을 책벌하는 일)’(6건·10%) 순으로 많았다. 한국 교회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 중 높은 순위 4개가 모두 담임목사와 관련된 셈이다. 특히 목회자의 성 문제가 제기된 교회들은 대부분 재정 불투명성 의혹이 일거나 담임 목회직 세습이 이뤄진 곳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상담을 통해 파악한 성 문제는 모두 7건으로 교회가 6곳, 타 단체가 1곳이었으며 교회에서 생긴 목회자 성 문제의 유형별로는 성추행이 4건, 불륜이 2건이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파악한 바로는 목회자에게 권력이 집중된 교회일수록 성 문제가 많이 일어났다. 교회 안의 문제에 대해 목회자보다는 평신도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사실도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됐던 412건의 상담 중 절반이 넘는 214건(51.9%)이 집사 직분을 가진 교인들과의 상담이었다. 다음으로는 장로 99명(24%), 목회자 60명(14.6%), 권사 24명(5.8%) 순이었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비슷해 49명의 교인들이 상담을 요청했고 그중 장로와 집사가 각각 18명(37%)으로 가장 많았다. 교회 개혁을 원하는 평신도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와 관련해 교회개혁실천연대는 “한국교회는 여전히 교회 내 의사결정 구조에서 담임목사의 영향력이 클 뿐 아니라 의사결정 구조에서 일어나는 일방적인 소통 탓에 교회분쟁이 비롯됨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회개혁실천연대는 분쟁을 겪고 있는 교회를 돕기 위해 2002년 교회문제상담소를 설립해 10년 넘게 교회상담을 진행해 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결혼 이주女 알몸검색 무죄 판결 뒤 더 성행해”

    “결혼 이주女 알몸검색 무죄 판결 뒤 더 성행해”

    이주민 여성을 대상으로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알몸검사’에 대해 법원이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라고 선고한 이후 알몸검사 관행이 성행하고 있어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문화일보는 이주민 여성들과 관련 지원단체 등의 말을 빌어 최근 국제결혼 중개업소를 찾는 이주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중개업자들의 알몸검사 관행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알몸검사란 결혼 알선에 앞서 임신 여부를 확인한다는 명목으로 중개업자가 여성의 벗은 몸을 살펴보는 행위다. 앞서 대전지법은 지난해 11월 이주민 여성들을 성추행하고 알몸검사를 한 혐의로 기소된 결혼중개업자 송모(51)씨에 대한 재판에서 알몸검사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알몸검사를 하기 전 피해자에게 설명을 했고 강요도 없었다”면서 “위력에 의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신문은 재판 이후 일부 중개업자들 사이에서 ‘사전 동의만 받으면 알몸검사는 합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알음알음으로 이뤄지던 알몸검사 관행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알몸검사를 받고 나서야 배우자를 소개받은 베트남 여성 A(22)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는 “수치스러웠지만 한국인과 결혼하려면 당연히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았다”며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동생과 함께 옷을 벗고 중개업자에게 몸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결혼한 이주민 여성들 가운데 중개업자에게 ‘알몸검사는 합법’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이 적지 않다”며 “부당한 관행이라 생각했는데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다문화가정 전문가들이 “알몸검사 자체가 명백한 성추행이고 법원 판결은 국가가 나서 성추행을 용인한 꼴”이라고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리적인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성추행이 아니라는 법원 판단은 결혼중개업자와 상대적 약자인 이주민 여성들 간의 상하 관계를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이주여성상담센터 관계자는 신문에 “최근 알몸검사를 받고 들어오는 여성들이 점차 늘면서 상담 과정에서 이와 관련해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도 많아졌다”면서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것 자체도 인권침해지만 알몸검사라는 비상식적인 행태가 용인된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신년 여론조사-광역단체장 제주] 원희룡, 우근민에 2.5%P 앞서

    [신년 여론조사-광역단체장 제주] 원희룡, 우근민에 2.5%P 앞서

    제주지사 선거는 현재 거론되는 후보만 10여명에 이르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난 두 번의 제주지사 선거에서 연거푸 패배, 이번 선거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최근 파문을 일으키며 새누리당에 입당한 우근민 현 제주지사와 김방훈 전 제주시장이 ‘2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전 새누리당 의원의 차출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김우남 의원과 고희범 제주도당위원장이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무소속 신구범 전 제주지사의 민주당 입당론이 거론되고 있어 셈법이 복잡하다. 우 지사에 대한 도정수행 평가는 부정평가가 54.9%로 긍정평가 40.7%보다 14.2% 포인트 높게 나왔다. 부정평가로 매우 못함은 25.3%, 못함은 29.5%가 나왔고, 긍정평가로 매우 잘함은 11.3%, 잘함은 29.4%를 기록했다. 성별로 보면 못한다는 부정평가는 여성이 56.5%로 남성 53.2%보다 근소하게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의 64.8%가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10~20대의 57.9%가 못했다고 평가해 뒤를 이었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67.7%)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우 지사가 이번 지방선거에 재출마할 때 재신임할지에 대해서는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66.6%를 차지해 지지하겠다는 응답 25.3%보다 41.3%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신문이 조사한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가장 많은 비율의 응답자가 우 지사를 재신임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마지막 출마라며 지지를 호소, 무소속으로 당선됐던 우근민 지사가 또다시 출마를 위해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이 부정적 여론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 지사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여성이 71.6%로 남성(61.4%)보다 높게 나타났고, 연령별로는 50대(73.5%),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79.5%)가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높았다. 차기 제주지사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는 8명의 후보 중 원희룡 전 의원이 18.2%로 다른 후보들보다 근소하게 앞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우근민 지사(15.7%), 신구범 전 지사(13.0%), 고희범 도당위원장(12.1%), 김우남 의원(11.4%)이 뒤를 이어 각축전을 벌였다. 김방훈 전 시장은 8.1%, 김경택 전 제주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은 4.0%, 양원찬 재외제주도민회 총연합회장은 2.6%로 집계됐고 부동층은 15.0%로 나타났다. 그러나 변수는 많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뽑힌 원희룡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고 우 지사는 성추행 전력 등으로 인해 당내에서조차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다. 신 전 지사의 민주당 입당 여부도 관심사다. 신 전 지사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다면 그동안 여야·무소속 3자 대결로 치러온 제주지사 선거 구도는 여야 정면 승부로 바뀌게 된다. ‘세대교체론’도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 수 있다. 우 지사를 비롯해 김태환 전 지사, 신 전 지사 등 3명은 1991년부터 20년 동안 제주를 좌지우지했다. 때문에 경쟁 후보군들 사이에서는 우 지사와 신 전 지사를 겨냥해 ‘제주판 3김 시대’를 종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여친과 성관계’ 육사생도 근황…변호인 “연락끊고 공부 중”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퇴학 처분을 받은 육군사관학교 생도 A씨의 근황이 공개됐다. 앞서 지난 1일 서울고법 행정3부(이태종 부장판사)는 A씨가 육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퇴학처분을 취소하라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육사 측은 판결에 반발해 상고하겠다는 입장이다. A씨의 변호인인 김정선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A씨는 그동안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외부와 연락을 끊고 조용히 지내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한 뒤 “이번 (고법) 판결이 나오면 다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육사가) 상고한다는 뉴스가 나와 실망이 크다. 본인이 잘못의 비해 육사 측이 지나치게 가혹하게 하는 데 대해서도 섭섭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A씨가 육사에서 중대장을 맡고 표창장을 받은 사실을 언급한 뒤 “동기나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는 게 훈육관이 쓴 소견서에 나오는 얘기”라면서 “그 정도의 생도인데 이 문제로 인해 장래가 불투명해졌다”고 설명했다. A씨와 여자친구의 관계에 대해서는 “약혼까지 한 건 아니지만 (양가) 집안에서 인정하는 관계로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사귀고 있었다”면서 “육사 4학년 2학기 축제 때도 참석했기 때문에 훈육관도 잘 아는 여자친구”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육사생들은 주말에 외박을 나온다. 집이 지방이어서 어머니가 친구 집에 옥탑방을 하나 얻어줬다. 육사 정복을 입은 생도가 여자친구와 (옥탑방에) 출입한다는 제보를 누군가가 했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익명 제보여서 제보의 순수성이나 진정성이 상당히 의심이 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육사 규정 중 성관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나”라고 질문에 “생도 생활 예규에 성관계 성희롱 성추행이 ‘도덕적 한계를 위반하는 행위’로 나와 있고 이 같은 행위를 성군기 위반 행위로 처벌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설명한 뒤 “1·2심 판결은 도덕적 한계를 넘지 않는 성관계까지 규제하는 건 과잉금지로서 헌법상의 여러 기본권을 제한하는 위헌성이 있다고 판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사 측은 현재 적발하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적발한 이상 처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다른 사람들은 적발이 안 돼서 퇴학을 안 당하는데 본인만 적발돼 퇴학 처분까지 당한다고 하면 누가 그걸 수긍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육사생도가 정복을 입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여자친구와 주거밀집지역에 있는 자기 집에 출입했다. 조선시대면 모르지만 현재는 그 누구도 이걸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성폭력, 간통처럼 불법을 자행하거나 윤리적으로 문제 있는 행동을 했을 때 품위가 손상되는 거지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사귀는 여자친구와 자기 집에 출입한 걸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직 아나운서가 “방송 나오게 해줄게” 20대女 성추행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김홍창 부장검사)는 방송 활동을 빌미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프리랜서 아나운서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6일 밤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노래방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20대 여성 B씨의 몸을 쓰다듬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 방송사 출신인 A씨는 “방송쪽 리포터활동 할 생각이 있느냐”, “방송업계에 힘 있는 사람과 같이 있으니 빨리 나와라”라며 B씨를 불러내 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4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길을 잃다/이태영

    [2014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길을 잃다/이태영

    소니가 앞뒤로 몸을 흔든다. 몸을 숙일 때마다 등의‘보호외국인’이란 흰 글자가 형광등 불빛에 번쩍거렸다. 흔들림은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하필 근무 첫날부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여자 보호실에는 그녀와 나 단 둘뿐이었다. 입술이 바싹 타들어 갔다. 위급한 일이 생기면 당직실로 연락하라고 이 반장은 말했었다. 소니가 요란하게 몸을 떨더니 구역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나는 당직실 내선 번호를 눌렀다. 신호음은 갔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이 반장은 밤새 직원이 당직실에서 대기하고 있을 거라 했었는데, 나는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 망연히 소니만 바라봤다. 소니는 비린내를 맡은 임산부처럼 헛구역질을 해댔다. 붉게 충혈된 그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소니가 말했다. “언니, 제발, 소니 물 줘.” 소니의 일그러진 입가에서 침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눌한 소니의 말투는 어딘가 모르게 우스꽝스러웠다.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있던 소니도 영문을 모른 채 나를 따라 웃었다. 보호소를 안내해주던 이 반장은 말했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소니한테 물어보라고. 저래 보여도 사무소에서만큼은 나보다 선임이니깐.” 이 반장은 소니를 가리키면서도 내 쪽을 흘끔거렸다. 철장 안의 소니보다 나를 더 신기해하는 것 같았다. 살아오며 항상 마주쳐야 했던 눈빛이었기에 새삼스럽진 않았지만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라면 많은 혼혈을 봤을 텐데. 마치 외국인을 처음 본 사람처럼 계속해서 곁눈으로 슬그머니 흘겨봤다. 아마도 같이 일하는 사람 중 혼혈은 처음인 것 같았다. 나는 이 반장이 가리키고 있는 소니를 쳐다봤다. 내 옅은 커피색 피부보다 소니의 피부는 희었다. 소니의 피부는 한국인들이 살색이라 부르는 옅은 귤색에 가까웠다. 나는 종이컵에 물을 따르려 했다. 그 모습을 본 소니가 언니, 하며 나를 불렀다. 그녀는 한 아름 크기의 원을 손으로 그렸다. 나는 그녀의 뜻을 이해했지만 왜 그렇게 많은 물이 필요한지 이해되지 않았다. 소니가 다시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화장실로 가 빨간 고무 대야에 물을 받아왔다. 대야 한가득 담긴 물을 본 소니는 구역질을 멈췄다. 소니는 대야를 바닥에 내려놓고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한참 동안 수면 위를 내려다봤다.‘후훕 후훕’소니의 날숨과 들숨소리가 보호실에 울려 퍼졌다. 한참을 내려다보던 소니가 천천히 자신의 얼굴을 대야에 담갔다. 넘쳐난 물이 바닥을 적셨다. 정수리까지 잠기자 찰랑대며 흘러넘쳤던 물결이 잠잠해졌다. 소니의 숨소리가 사라지자 보호소는 파도가 멈춘 바닷가처럼 고요해졌다. 오직 들리는 소리라고는 얕은 내 숨소리뿐이었다. 소니의 앞머리가 흘러내렸다. 수면 위로 소금쟁이 발자국 같은 작은 물결이 일렁였다. 얼마나 지난 걸까. 흘러내린 머리카락은 가라앉은 지 오래였고 숨 쉬는 것도 잊은 듯 소니는 미동조차 않았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게 아닐까, 마음이 초조해졌다. 철창을 열려는데 소니가 대야에서 고개를 들었다. 물방울들이 그녀의 얼굴에서 뚝뚝 떨어졌다. 소니가 소매로 얼굴을 훔치며 말했다. “소니 땅 멀미했다. 이젠 괜찮다.” 땅 멀미? 배를 오래 탄 선원들이 뭍에 올라오면 멀미를 한다고 하던데, 그걸 말하는 건가. 소니의 말을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같은 모국어를 쓰는 사람들끼리도 온전히 자기 뜻을 전달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소니는 지금 외국어를 구사하고 있지 않은가. 쇠창살에 기대앉은 소니가 말했다. “소니는 바다에 살았다. 발, 땅에 안 디뎠다.” 물방울이 소니의 이마에서 볼을 타고 턱까지 흘러내렸다. 채 마르지 않은 물방울의 궤적을 따라 형광등 불빛이 반사됐다. 소니가 손바닥으로 얼굴의 물기를 훔치며 말했다. “소니 여러 여름 전, 바다 떠났다.” 그녀는 땅 위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올라선 땅은 흔들렸다. 바다에서는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울렁거림을 겪어야 했다. 바다를 떠나야 했던 이유를 그녀가 설명했지만 어눌한 발음에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녀는 흔들리지 않는 땅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한국까지 흘러들어왔다. 하지만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공장에서도, 쪽방에서도, 화장실에서도 매 순간 속은 메슥거렸다. 나는 며칠 전 봤었던 한 다큐멘터리를 떠올렸다. 바다에서 생활하는 소수종족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바다 집시라 불리는 그들은 육지에 올라오면 오히려 멀미를 느낀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와 주변 국가의 압력 때문에 땅에 정착해야만 했다. 그들은 자신을 찍고 있는 카메라를 향해 물었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엄마를 떠올렸다. 아버지는 엄마가 동생을 낳다 죽었다고 했다. 나는 엄마의 얼굴도, 목소리도 심지어 그녀의 국적조차도 알지 못했다. 그저 내 피부색을 보며 다큐멘터리에 나온 저들처럼 바다와 강렬한 해가 있는 지역 출신이 아닐까 추측해볼 뿐이다. 그러고 보니 소니의 피부색은 그들이나 나보다 옅었다. 지하층 계단에는 해가 들지 않았다. 등이 나간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집주인은 갈아주지 않고 있었다. 흐릿한 빛에 의지해 현관문을 열었다. 안은 말라버린 우물 속처럼 컴컴했다. 벽을 더듬자 콘크리트의 냉기가 손끝에 스며들었다. 스위치를 찾지 못한 나는 어둠 속에서 신발을 벗어야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채 몇 걸음 떼지도 못한 채 균형을 잃고 넘어져 버렸다. 무릎과 정강이로 둔탁한 통증이 밀려왔다. 찔끔 오줌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퀴퀴한 지린내가 밀려왔다. 나는 팬티를 갈아입을 생각도 않은 채 그대로 침대까지 기어가 누웠다. 첫 밤샘근무였고 한밤중에 소동까지, 피로에 찌든 몸은 솜사탕처럼 녹아내리고 있었다. 나는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떴다. 얼마나 잔 걸까? 알 수 없었다. 방은 여전히 어두웠다. 나는 습관적으로 손을 들어 눈가를 만졌다. 다행히 손끝에 느껴지는 물기는 없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채 마르지 않은 눈물 자국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눈에 무슨 이상이 생긴 줄 알았다. 그러다 나중에 알게 되었다. 꿈을 꾸며 눈물을 흘린다는 걸. 무슨 꿈인지는 알지 못했다. 마치 교통사고 후의 기억상실증처럼 꿈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대신 깨어날 때마다 채워지지 않을 것 같은 허기가 엄습해왔다. 더듬거리며 일어나 방에 불을 켰다. 시계를 보니 벌써 한밤중이었다. 통증처럼 허기가 밀려왔다. 라면 두 개를 끓였다. 밥까지 말아 먹고 나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다 먹고 난 냄비를 싱크대에 놓았다. 수도꼭지를 틀자 빈 냄비 속으로 물이 쏟아졌다. 냄비 속 옅어진 갈색 국물이 거품을 내며 소용돌이쳤다. 밥풀 하나가 위태롭게 흔들리다 넘쳐나는 물을 따라 개수대로 흘러갔다. 땅멀미를 한다는 소니의 얼굴이 떠올랐다. 갑자기 몸이 붕 떠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멀미할 때처럼 속이 울렁였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동생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나는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 놀이기구를 탄 것처럼 울렁임은 더욱 심해졌다. 배를 채우면 이 메스꺼움이 좀 가라앉지 않을까. 찬장에서 감자칩을 꺼내 한 움큼 입에 털어 넣었다. 제대로 씹지도 않고 삼키듯이 넘겼지만 메스꺼움은 쉬이 달래지지 않았다. 보호실 철문이 열리고 이 반장과 함께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는 이런 곳이 처음인지 창살 안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어린이 팔뚝만 한 쇠봉이 한 뼘 간격으로 세워진 창살 안에는 다양한 피부색의 여자 외국인들이 수감되어 있었다. 그녀들은 마루 형식으로 된 바닥에 국적별로 삼삼오오 앉아 있었다. 소니만이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은 채 구석에 앉아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사무소 직원이 아닌 듯 남자는 관복을 입지 않고 있었다. 검은색 쟈켓에 베이지색 면바지, 그리고 특징 없는 인상은 길에서 흔히 마주치는 사십대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이 반장이 소니를 조사실로 호출했다. 남자는 조사실로 들어갔다. 둘은 삼십 분 정도 조사실에 있었다. 가끔 소니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와는 다른 웃음이었다. 끈적끈적하니 교태가 묻어있는 웃음이었다. 조사실에서 나온 남자는 한쪽 입꼬리를 어그러뜨렸다. 황당하다는 웃음 같기도, 싱겁다는 표정 같기도 했다. 남자와는 다르게 뒤따라 나오는 소니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남자는 이 반장에게 짧게 말을 전한 후 돌아갔다. 나는 이 반장에게 다가갔다. 저분은 누구예요, 라는 내 물음에 이 반장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비밀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로 순순히 돌아갔다. 내 태도에 이 반장은 당황한 듯싶었다. 쩝쩝 소리를 내며 입맛을 다시더니 슬며시 다가와 물었다. “소니가 진짜 이름일까?” 나는 그제야 이 반장이 비밀에 대해 말하고 싶어 했다는 걸 눈치챘다. 나는 궁금하다는 표정을 최대한 지어보려 노력했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표정이 되어 버렸다. 나는 사람들의 표정을 잘 직시하지 못했다. 나의 피부색을 처음 본 사람들은 반사적으로 표정이 굳는다. 그리고는 바로 꼬인 가방끈을 고쳐 매듯 낯을 바꾼다. 마치 아무것도 못 봤다는 듯이. 어떤 반감이 있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냥 본능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그 표정을 본 나로서는 더는 그들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이 반장은 혀를 내밀어 입술에 침을 묻히고는 말했다. “당연히 진짜 이름 아니지. 소니 들어봤잖아. 워크맨 만드는 전자회사” 작년 겨울, 한 베트남인이 여고생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이 사건은 십분 정도 모 포털 사이트 검색어 톱을 차지했다. 첫눈이 오기 전날 대대적인 불법 체류 외국인 단속이 벌어졌다. 그날 밤 노래방을 덮친 경찰은 손님의 노래에 맞춰 탬버린을 치고 있는 소니를 붙잡았다.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보낸 그녀는 첫눈을 맞으며 출입국관리사무소로 넘겨졌다. 그녀의 지문과 일치하는 한국인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출입국 관리 사무소로 넘겨진 불법 체류 외국인들은 사무소 내에 있는 보호실에 임시로 수감된다. 제일 먼저 그들의 국적을 확인하는데 가끔 추방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의 국적을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소니는 아예 한국어를 모르는 척했다. 여러 언어의 통역사들이 말을 걸어봤지만, 그녀는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았다. 모르는 척 연기를 했을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협조하지 않는 한 그녀의 모국어가 무엇인지 알 방법은 없었다.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직원들은 굉장히 난감해했다. 직원들은 소니의 소지품을 확인했다. 수거된 소지품에서 신원의 단서를 찾아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품에 지니고 다닌다. 신분증부터 휴대폰, 수첩, 메모 등. 그러나 그녀의 소지품이라고는‘SQNY’라고 로고가 박힌 짝퉁 휴대용 라디오뿐이었다. 나중에 그녀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은 발각되었지만, 그녀의 국적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녀는 절대 신원의 실마리가 될 이야기나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해 겨울 마지막 눈이 녹았지만, 여전히 아무도 그녀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심문에 잘 대답하다가도 신분이 노출될 만한 질문이 들어오면 입을 다물거나 딴소리를 해댔다. 그 엉뚱한 말들 때문이었을까, 심문했던 직원들 중 몇은 그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녀는 정신병원에 보내져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뿐만 아니라 각국 대사관에 그녀의 사진이 포함된 협조문도 보내졌다. 미친 것은 아니라는 의사의 소견과 자기네 국민이 아니라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몇몇 국가는 아예 회신조차 하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출입국 관리 사무소의 보호실은 외국인 보호소로 이송되기 전, 하루나 이틀 정도 임시 수용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골치 아플 것을 눈치챈 외국인 보호소는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절대 받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아 버렸다. 이름이 없으니 불편함을 느낀 직원 하나가 그녀를 소니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도 그 이름이 맘에 들었는지 자신을 소니라 소개했다. 이야기를 듣던 나는 이상함을 느꼈다. 근무 첫날 그녀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이 반장에게 했다. 소니가 바다에서 왔다는 내 말에 이 반장은 껄껄대며 웃었다. “소니는 신입이 오면 꼭 한 번씩 골탕을 먹이더라고. 내가 말해 줬어야 했는데 미안해. 그냥 맘 편하게 신고식이었다고 생각하도록 해.” 이 반장은 은근히 흐뭇해하는 눈치였다. 어리둥절해하는 나에게 이 반장은 말했다. “나도 올 초 여기 사무소로 발령받아 왔을 때 감쪽같이 속았다고. 소니가 자기는 동생한테 이름을 빼앗겼다는 거야.” 소니는 자신이 일 가구 일 자녀 정책을 펴는 중국에서 태어났다고, 이 반장에게 말했었다. 소니의 아버지는 아들을 원했다. 첫아이가 소니이자 벌금을 낼 형편이 못 됐던 그녀의 아버지는 앞으로 태어날 남동생을 위해 그녀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녀에겐 이름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대신 미리 지어 놨던 남자 이름, 남동생에게 주어질 이름으로 그녀를 불렀다. 하지만 그마저도 곧 태어난 남동생이 가져가 버렸다. 그녀는 이름도 없고 서류상으로도 태어나지 않은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소니의 비밀을 알게 된 이 반장은 그녀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그런데 다 거짓말이었어. 중국대사관에 동생 이름을 문의해 봤더니 그런 자는 없다는 거야.” 소니의 말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이상하게도 먹먹해진 내 가슴은 진정되지 않았다. 내 안의 무언가가 건드려진 것 같았다. 나는 만난 적 없는 엄마와 기억나지 않는 꿈을 떠올렸다. “아마도 소니는 여기서 두 번째 겨울은 나지 못할 것 같아.” 이 반장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모르게 눈이 커졌나 보다. 내 반응에 이 반장은 신이 났는지 다시 목소리가 커졌다. 아직 결론이 난 건 아니지만, 윗분들이 그녀를 풀어주려 한다고 했다. 어차피 더는 그녀의 신원을 알아낼 방법도 없고 그렇다고 언제까지 가둬 둘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자 ‘혹시 간첩이 아닐까 ’누군가 농담처럼 했던 말이 새롭게 부각되었다. 방금 전 소니를 조사했던 남자는 이를 규명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남자가 지었던 표정으로 봐서 그녀는 간첩이 아닌 게 분명했다. 창살 사이로 소니를 바라봤다. 분명 우리의 이야기를 들었을 텐데 그녀는 시치미를 뚝 떼고 티브이만 바라보고 있었다. 두터운 쌍꺼풀에 불거진 광대뼈, 두꺼운 입술 위로 큼지막하게 자리한 뭉툭한 코. 아무리 뜯어 봐도 어디 사람인지 헤아리기 어려웠다. 속으로 삼키듯 소니를 발음해 봤다.‘SONY’라는 글자를 전 세계 사람 모두 소니라고 발음한다는 기사를 어딘가에서 읽은 기억이 났다.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별똥별 같은 느낌을 주는 소니라는 어감은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한다고 했다.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그녀와 잘 어울리는 이름 같았다. 비록 ‘SQNY’라 적힌 그녀의 라디오는 짝퉁이지만. 핸드폰 벨소리에 눈을 떴다. 팔을 뻗어 보려 했지만, 몸은 움직여지지 않았다. 야간근무를 시작한 후부터 낮에는 앓는 사람처럼 곯아떨어져 버렸다. 벨소리는 곧 끊어졌다. 다시 잠을 청하려 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동생에게서 부재중 전화와 함께 문자가 와 있었다. ‘어머니 제사 때는 집에 올 거지?’ 동생의 문자를 다 읽은 나는 그대로 이불 위로 쓰러졌다. 가만히 천장을 응시하며 꿈을 기억해 내려 노력했다.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어머니의 추억처럼 꿈은 기억나지 않았다.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냉장고 문을 열자 어제 먹다 남긴 치킨이 보였다. 차가운 치킨을 데우지도 않고 먹기 시작했다. 살코기는 푸석댔고 닭 껍질은 질겼다. 차가울 뿐 아무 맛도 나지 않았다. 그저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기계적으로 씹을 뿐이었다. 접시 위의 치킨은 모두 없어졌지만, 허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온전한 것을 찾아 수북이 쌓인 닭 뼈 사이를 뒤적였다. 손에 닭 목이 걸려 올라왔다. 튀김가루가 다 떨어져 앙상해진 닭 목을 통째로 씹었다. ‘빠드득’ 입안에서 뭔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손가락을 입속에 집어넣었다. 어금니가 심하게 흔들렸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입 밖으로 삐죽거리며 새어 나왔다. 엄마의 제사는 연극 같았다. 나는 엄마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버지에게서 도망친 엄마는 불법 체류 외국인이 되어 아직도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엄마를 만나고 싶었다. 만나 물어보고 싶었다. ‘왜 나를 낳았는지, 왜 고향으로 가지 않고 이곳에 남았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하지만 나는 엄마를 찾지 않았다. 대신 단속에 걸린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보호실로 들어올 때마다, 엄마 또래의 외국인들을 유심히 살폈다. 그러나 나는 엄마의 얼굴을 모른다. 마치 쏘기 직전의 활처럼 소니와 나이지리아 여자는 서로를 노려보고 있다. 어제 들어온 금발의 우즈베키스탄 아가씨는 커다란 눈망울로 둘의 눈치만 살폈다. 나는 슬며시 수화기를 들어 이 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이지리아 여자는 들어온 지 일주일이 넘었다. 벌써 외국인 보호소로 넘어갔어야 했는데 난민신청 문제로 이송이 지연되고 있었다. 소니는 그동안 보호실의 터줏대감처럼 행동했었다. 워낙 오래 있었고 기가 셌기 때문에 처음 들어온 외국인들은 그녀에게 한 수 접어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여자는 자신의 덩치를 믿고 그녀를 무시했다. 아슬아슬했던 둘 사이가 결국 터지려 하고 있었다. 나이지리아 여자가 소니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다. 금이 그어져 있는 건 아니었지만, 소니의 영역은 티브이 맞은편 창가 아래였다. 사람들은 아무리 보호실이 붐벼도 그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고 직원들도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었다.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다른 수감자들과는 달리 소니는 너무나 편안한 얼굴로 그곳에서 티브이를 보거나 낮잠을 청했다. 소니가 나이지리아 여자에게 먼저 주먹을 날렸다. 소니의 주먹이 정확히 나이지리아 여자의 얼굴을 때렸지만, 나이지리아 여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리어 나이지리아 여자가 성큼 달려들어 소니의 머리채를 잡아챘다. 검은 표범을 연상시키는 그녀는 보통의 남자보다 몸무게도 더 나갔으며 몸도 더 우람했다. 작은 키에 마른 편인 소니는 금방이라도 찢길 듯 위태로워 보였다. 나이지리아 여자는 소니의 머리를 흔들어 대며 괴성을 질러댔다. 그 기세에 우즈베키스탄 아가씨는 구석으로 도망쳤고 철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나도 멈칫했다. 아직 이 반장은 도착하지 않고 있었다. 잠깐 망설였지만 뭉치로 뽑혀 휘날리는 소니의 머리카락을 보자, 큰일 나겠다 싶었다. 무작정 안으로 뛰어들어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나이지리아 여자가 파리를 쫓듯 팔을 휘젓자 나는 그대로 날아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틈에 소니는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을 깨물었다. 나이지리아 여자가 고래고래 비명을 지르며 소니의 머리카락을 잡아끌었다. 얼마나 세게 당기는지 소니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고 눈초리는 찢어질 듯 하늘을 향해 치켜 올라갔다. 하지만 소니는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을 두 손으로 꽉 쥐고는 놓아주지 않는다. 흰자위로 금이 가듯 붉은 실핏줄이 섬뜩하게 번져 갔다. 이 반장이 도착했을 때 나이지리아 여자는 제발 놓아 달라며 울고 있었다. 나와 이 반장, 우즈베키스탄 아가씨가 달려들어 겨우 소니를 떼어 놓을 수 있었다. 소니의 입은 거품과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나이지리아 여자의 팔뚝은 처참하게 살점이 뜯겨 있었다. 소니는 분이 안 풀리는지 몇 번이고 이를 드러내며 나이지리아 여자에게 달려들었다. 보고를 받은 김 실장이 달려왔다. 나이지리아 여자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김 실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소니를 한참 동안 노려봤다. 다음 날 아침, 퇴근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반장이 들어왔다. “같이 병원 좀 가줘야겠는데.” 이 반장은 소니와 나를 차에 태우고 인근 정신병원으로 향했다. 어제 싸움을 보고 김 실장이 특별 지시를 내린 모양이었다. 여자 수감자가 외출할 때는 반드시 여직원이 동행해야 했다. 소니는 차창 밖으로 거리의 사람들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오랜만의 외출이어선지 살짝 들뜬 것처럼 보였다. 이른 아침인데도 병원 대기실에는 사람이 많았다. 여러 번 왔었는지 이 반장은 간호사와 아는 척을 했다. 대기 순번을 보니 좀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접수를 마친 이 반장은 의자에 앉아 신문을 펴들었다. 느긋한 그의 모습을 보니 짜증이 밀려왔다. 지금쯤이면 거의 집에 도착했을 시간인데. 당장 쓰러질 것같이 피곤했다. 핸드폰 벨소리가 고요한 대기실에 울렸다. 이 반장이 황급히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며 밖으로 나갔다. 간호사들만 이리저리 바삐 움직일 뿐 대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멍하니 티브이만 들여다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밖으로 나간 이 반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들어올 때만 해도 어스레했었는데 어느새 대기실은 햇살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슬슬 데워지기 시작한 볕은 커피 잔의 온기처럼 따스했다. 머리가 무거워지며 눈꺼풀이 스르륵 감겨 왔다. 고개를 흔들어 봤지만 집요하게 따라 붙는 졸음을 물리치기엔 역부족이었다. 슬쩍 소니를 쳐다봤다. 소니도 대기실의 다른 이들처럼 아침드라마에 넋을 놓고 있었다. 열중했는지 흘러내리는 머리카락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주먹 쥔 손이 스르륵 풀리며 잠에 빠져들었다. 꿈속에서 나는 사막에 있었다. 작은 모래 구릉들이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었다. 나 이외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제일 높아 보이는 모래 구릉으로 올라갔다. 주변을 살펴봤지만, 예상대로 모래벌판 외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때 어디선가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소리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질척이는 모래 속에서 한참을 달렸지만, 소리의 주인은 찾을 수 없었다. 기진맥진해진 나는 멈춰서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남자의 목소리, 여자의 목소리, 격양된 노인의 언성과 가는 아이의 음성, 사투리도 들려왔고 처음 들어보는 외국어도 있었다.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수많은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무력감에 빠져 주저앉는데 저 멀리 누군가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히잡 같은 스카프를 머리에 둘렀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녀를 쫓았지만, 그녀와의 거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씩 그녀에게서 멀어져 갔다. 나는 두려워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 ‘여보세요!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제발 알려주세요.’ 그녀가 우뚝 멈춰 섰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려 했다. 그녀가 바로 엄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누군가 어깨를 두드리고 있었다. 눈을 떠 보니 간호사가 보였다. “괜찮으세요?” 손을 들어 눈가로 가져갔다. 축축한 물기가 만져졌다. 나는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쳐 냈다. 간호사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그런데 환자분 어디 가셨어요? 진료실로 들어오시라는데.” 옆을 보니 소니가 앉아 있어야 할 의자가 비어 있었다. 뒤통수가 서늘해지며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주위를 둘러보니 방금 전까지만 해도 대기했던 사람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대신 뒷줄에 새로 온 이들이 보였다. 화장실로 달려가 봤지만, 소니는 없었다. 사람들에게 소니를 봤는지 물어봤지만 모두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며 목이 탁 막혀 왔다. 그때 문이 열리며 이 반장이 들어왔다. 나는 울상을 지으며 소니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자초지종이라고 할 것도 없는 내 이야기를 들은 이 반장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나도 이 반장을 쫓아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 반장의 모습은 벌써 사라지고 없었다. 소니는 어디로 간 걸까. 소니에 대해서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그녀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뿐, 어디로 갔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마치 고장 난 라디오처럼 수많은 목소리와 거리의 소음들이 한꺼번에 귀로 파고들었다. 나는 손가락을 들어 귀를 틀어막았다. 그런 내 모습이 이상했던지 지나가던 사람들은 흘끔거리며 나를 쳐다봤다. 문득 스쳐 가는 한 여자의 옆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여자의 옆모습은 소니와 닮아 보였다. 황급히 그녀의 어깨를 잡아챘다. 안경을 쓴 여자가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돌아봤다. 소니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 여자에게 사과한 후 무턱대고 앞으로 걸어갔다. 정류장이 보였다. 버스가 멈춰 서자 소니와 닮은 여자들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나는 누구를 쫓아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 가방을 멘 여자를 따라갔다. 한참을 쫓는데 여자가 핸드폰을 꺼냈다. 이번에도 소니가 아니었다. 여자의 한국말은 너무나도 유창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 반장에게 전화를 해봤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출입국 관리 사무소로 돌아갈까. 그러고 보니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었다. 택시를 잡기 위해 팔을 들어 올리는데 옅은 커피색 피부의 손등이 보였다. 보호소 철장 안에 이런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은 많았다. 갑자기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도망쳐 나온 게 내가 아닐까.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거리를 가득 메운 간판들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일그러진 간판의 글자들은 처음 보는 외국어처럼 낯설었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증명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여기 이곳의 내가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자리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빈 석상처럼 그대로 서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던 걸까, 핸드폰이 울렸다. 이 반장에게 온 전화였다. 그는 소니를 찾았으니 집으로 퇴근하라 했다. 소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새침한 표정으로 자신의 영역에 앉아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는 내 기분은 가을비처럼 오락가락했다. 도망친 것에 대해 화가 나기도 했고 돌아와 준 것에 대해 고맙기도 했다. 소니는 도망친 지 네 시간여 만에 자기 발로 사무실에 돌아왔다. 직원들은 그녀가 어디를 갔다 온 건지 몸이 달 정도로 궁금해했다. 하지만 소니는 일언반구 말하지 않았다. 며칠 후 이 반장이 비디오테이프를 가져왔다. 병원 근처 지하철역의 개찰구와 그 앞 대합실을 찍은 CCTV 영상이었다. 하단의 숫자는 소니가 도망친 날의 아침을 가리키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 수많은 사람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이 반장이 ‘저기다. 저기’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한 사람을 가리켰다. 화면 끝에서 소니가 걸어오고 있었다. 시간을 보니 아홉 시 삼십 분이었다. 병원에서 역까지는 걸어서 십분 정도 거리였다. 내가 졸자마자 도망친 게 분명했다. 그녀는 대합실에 설치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멍하니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하단의 숫자가 열두 시를 넘었지만, 여전히 그녀는 일어서지 않았다. 아무도 그녀에게 다가가지도 눈길을 보내지도 않았다. 이 반장이 비아냥거렸다. “돈이 없으니 아무 데도 못 가네.”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내가 아는 소니는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사람을 속여서라도 갈 사람이었다. 이 반장은 의심스러운 장면이 있는지 확인해 보라며 한 번 더 비디오를 틀었다. 사람들은 빠르게 화면을 스쳐 지나갔고 의자에 앉은 소니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 반장과 나는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소니의 도주 사실이 외부로 새어 나갈까 봐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그 사건 이후에도 소니는 예전과 다름없이 행동했다. 새로 들어온 외국인들에게 텃세를 부렸고 자신의 영역에 누워 드라마를 봤다. 그렇게 소니가 또다시 겨울을 보호소에서 날 줄 알았다. 하지만 첫눈 예보가 있던 날 소니의 석방이 통보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소니는 거품을 물고 뒤로 나자빠졌다. 그래도 통하지 않자 자신의 몸에 자해를 했다. 결국, 소니는 병원으로 실려 갔다. 하지만 윗사람들은 단호했다. 그런 소동을 부렸음에도 다음 날로 석방이 미뤄졌을 뿐이었다. 새로 온 소장은 골치 아픈 문제를 빨리 치우고 싶어 했다. 이 반장은 병원에서 돌아온 소니를 잘 감시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첫날처럼 보호실에는 나와 소니 둘만이 남았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다른 수감자들은 일찌감치 외국인 보호소로 보내 버렸다. 취침시간이 지났는데도 소니는 자리에 눕지 않았다. 불을 끌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답을 바라는 말인지 혼잣말인지 알 수 없는 톤으로 소니가 말했다. “소니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지하철역을 말하는 건가, 나는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소니가 말했다. “사람들은 걸을 때 참 무서운 얼굴을 한다. 그런 얼굴로 다들 어디로 가는 걸까?”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소니는 고개를 돌려 나의 눈을 바라봤다. 소니의 눈동자는 마치 갓난아기의 눈처럼 샛말갰다. 사람들의 머리와 어깨 위로 흰 얼룩 같은 눈송이가 쌓이고 있었다. 어제 내릴 거라던 첫눈은 오늘 아침에야 내리기 시작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인파 속에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소니는 예정대로 오늘 아침 석방되었다. 아침 일찍부터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이송되어 왔기 때문에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퇴근 시간이 다 되어서야 소니가 더는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기분이 이상했다. 소니는 어디로 간 걸까. 마치 이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진 것만 같았다. 거리에는 눈이 쌓여 가고 있었다. 나는 소니의 발자국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벌써 거리는 출근하는 사람들에 의해 어지럽혀 있었다. 무작정 소니의 흔적이라 짐작되는 발자국을 따라갔다. 눈바람이 날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발자국들은 뭉개졌다. 나는 발자국을 놓쳤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봤다. 역 앞이었다. 나는 역으로 들어갔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역은 붐볐다. 부딪히지 않게 나는 어깨를 움츠려야 했다. 그때, 왠지 낯이 익은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도망친 소니가 앉았던 지하철역의 의자였다. 나는 그 의자로 가 앉았다. 소니의 말대로 사람들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빠르게 내 앞을 지나쳐 갔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나는 누구에게라도 묻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지우개로 지워지듯 오고 가는 사람들은 점점 옅어져 갔다. 결국, 신기루처럼 모두 사라져 버렸고 역에는 나 홀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소리들은 그대로였다. 사람들의 말소리와 주변 소음은 오히려 증폭되어 귓전을 때렸다. 전차가 진입하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전차는 A시 공단역으로 갈 것이다. 엄마는 A시 공단역의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아버지에게서 온 전화였다. 나는 어찌해야 할지 모른 채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소니는 대체 어디로 간 걸까. <끝>
  • 靑 조만간 비서관급 3~4명·행정관급 10명 이상 교체설

    靑 조만간 비서관급 3~4명·행정관급 10명 이상 교체설

    청와대가 조만간 비서관·행정관급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지난해 11~12월 국정기획실 주관으로 업무평가를 실시했으며 이를 토대로 비서관급은 3~4명, 행정관급은 10명 이상 교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31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 대변인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새 정부 청와대 비서관 가운데 가장 먼저 인사를 낸 청와대 초대 남녀 대변인 2명이 모두 청와대를 떠나게 됐다. 박 대통령은 취임 하루 전날인 지난해 2월 24일 밤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과 김행 소셜네트워크 뉴스서비스 위키트리 부회장을 각각 남녀 대변인으로 내정했다. 김 대변인은 윤창중 대변인이 성추행 파문으로 직권면직된 이후 한동안 홀로 대변인으로 활동했으나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전 정무수석이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뒤 역할이 눈에 띄게 위축됐었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김 대변인의 사의를 수용했으며 김 대변인의 사표 수리와 함께 집권 2년차를 맞아 홍보를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박근혜 정부 집권 1년차의 대변인직을 마치고 잠시 쉼표를 찍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불철주야 노력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모신 지난 기간이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고 행복했다”고 회고하면서 “지금까지 모신 박근혜 대통령은 진정 국민행복 외엔 모두를 번뇌로 생각하는 분이었다. 대통령이 집중하고 있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반드시 거쳐야 할 개혁 과정”이라면서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한국사회개발연구소 조사부장,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장, 디오픈소사이어티 대표이사, 디인포메이션 대표이사를 지낸 여론조사 전문가로 손꼽히며,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2002년 16대 대통령선거 때 국민통합21을 창당하고 대선후보로 출마했을 때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2013년 뜬 별·진 별] 샛별보다 화려한 OB의 귀환… 정치·경제·외교 ‘엄마 리더십’

    [2013년 뜬 별·진 별] 샛별보다 화려한 OB의 귀환… 정치·경제·외교 ‘엄마 리더십’

    ■ 별들이 떴다(국내) 올해는 ‘올드보이’의 귀환이 도드라진다. 정치권뿐 아니라 수많은 스타들이 자고 나면 사라지는 가요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선 ‘가왕’ 조용필이 눈에 띈다. 올해 데뷔 45주년을 맞는 조용필은 10년 만에 19집 앨범 ‘헬로’(Hello)를 발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수록곡 헬로와 ‘바운스’(Bounce)는 이례적으로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고 앨범은 지난 4월 발매 이후 25만장 넘게 판매됐다. 조용필은 바운스로 23년 만에 지상파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걸그룹 크레용팝도 ‘빠빠빠’로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헬멧을 쓰고 직렬5기통 춤을 추며 빌보드 K팝 차트 1위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장강의 물결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70대 인사’들이 눈길을 모은다. 지난 8월 청와대 입성 이후 ‘기춘대원군’으로 자리 잡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주인공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자문하는 원로그룹 ‘7인회’의 멤버였던 김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며 막강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 친박계 좌장이자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 출신인 서청원 의원도 10·30 재·보선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당내 최다선(7선)이자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그의 정치 일선 복귀는 ‘원로 측근정치’의 서막을 예고했다.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은 물론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은 사람으로 권은희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도 꼽을 만하다. 올해 정치권의 최대 이슈였던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뇌부의 은폐·축소 지시를 폭로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권 과장에게 편지와 꽃, 빵, 치킨 등을 보내며 열렬한 성원을 표시했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하며 비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별들이 떴다(국외) 올 한 해 국제무대에서는 정치·경제·외교 분야에서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005년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최연소 총리에 이름을 올린 앙겔라 메르켈(60) 총리가 9월 총선에서도 승리해 3선 연임을 달성했다. 이변이 없다면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제치고 유럽 최장기 여성 총리가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발판 삼아 독일을 유럽 최강국에 올려놓았고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엄마(Mutti) 리더십’으로 유럽연합(EU)을 지배하는 여제(女帝)가 됐다. 칠레에서는 장군의 딸, 유엔 여성기구 총재, 남미 최초의 직선 여성 대통령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미첼 바첼레트(62)가 ‘피노체트 독재정권의 딸’ 에벨린 마테이를 제치고 정권을 되찾았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등과 함께 ‘남미 ABC’(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를 이끄는 중도좌파 여성 지도자로 떠올랐다.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에는 재닛 옐런(67) 연준 부의장이 임명됐다. 올해로 100년째인 연준 역사상 여성 의장은 최초다. 물가 안정보다 고용 확대를 더 중시해 ‘매보다 매서운 비둘기’로 불리는 옐런 예정자는 내년 1월 31일 임기가 끝나는 벤 버냉키 의장의 뒤를 이어 4년간 연준을 이끌 예정이다.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하다 탈레반 무장대원의 총에 맞은 파키스탄의 말랄라 유사프자이(16)는 영국에서 청소년 운동가로 새 삶을 이어가며 건재를 과시했다. “총으로 침묵을 강요할 수 없다”는 유엔에서의 명연설로 다시 주목을 받은 말랄라는 유럽의회가 주는 최고 권위의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별들이 졌다(국내) 다사다난했던 2013년이 저물어간다. 우리와 함께 호흡해 왔던 스타들이 사고 혹은 지병 등으로 우리 곁을 떠났고 뜻하지 않게 명예가 추락한 인물도 있었다. 문화계에서는 한국 추상화의 대가인 이두식 홍익대 회화과 교수가 2월 23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40년 넘게 한국 추상미술의 맥을 이어온 그는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긴 화려한 오방색(적·청·황·백·흑)을 사용해 밝고 역동적인 작업을 펼쳐온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계에서는 박철수 감독이 2월 19일 음주운전 차량에 치이는 비극적인 사고로 유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오세암’(1990년), ‘301, 302’(1995년), ‘학생부군신위’(1996년), ‘녹색의자’(2003년) 등 그의 영화는 소재도 장르도 다르지만 그만의 실험정신이 스며들어 있었다. ‘영원한 청년’인 소설가 최인호는 지병인 침샘암과 투병하다 9월 25일 ‘별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고래 사냥’, ‘겨울 나그네’, ‘깊고 푸른 밤’ 등 그의 작품은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제작돼 사랑을 받았고 그를 ‘청년 문화의 기수’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방송가에서도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졌다. ‘국민 DJ’ 이종환은 5월 30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별이 빛나는 밤에’, ‘지금은 라디오시대’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 국민을 울리고 웃겼다. ‘드라마계의 거장’ 김종학 PD는 7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안겼다. 정치 분야에서는 ‘인턴 성추행’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 성과를 퇴색시킨 윤창중 전 대변인이 ‘진 별’로 꼽힌다. 이 사건은 해외 토픽에 소개되면서 윤 전 대변인의 명예를 추락시켰을 뿐만 아니라 나라까지 망신시켰다. 재계에서는 재계 서열 38위의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이 사기성 회사채 발행과 고의적인 법정관리 신청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불명예를 얻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별들이 졌다(국외) 올해는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거나 현대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던 인물들이 대거 타계해 아쉬움을 줬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남성 지도자들에게도 암울한 한 해였다. 유럽 첫 여성 총리, 영국 헌정 사상 세 차례 연임 기록을 세우며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영국을 이끈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오랜 기간 지병을 앓다가 4월 8일(현지시간) 87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신자유주의를 표방한 ‘대처리즘’을 도입해 고질적인 ‘영국병’을 고쳤다는 업적과는 별개로 과도한 민영화로 사회불평등을 심화했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46년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를 무너뜨린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도 폐렴 합병증으로 고통받다 12월 5일 영면했다. 퇴임 후 화해와 포용을 몸소 실천하며 전 세계로부터 존경을 받은 만델라를 기념해 유엔은 그의 생일인 7월 18일을 ‘만델라의 날’로 지정했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완전 무상의료·무상교육 정책을 펼쳐 ‘빈민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유명을 달리했다. 중남미 반미좌파 동맹의 맹주로서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악마, 살인자”라고 일갈했던 그는 암으로 숨이 끊어지기 전 “제발 죽지 않게 해 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20년간 세 번이나 총리직에 오르며 이탈리아 정치사에 한 획을 그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7)도 초라한 말년을 맞게 됐다. 지난 11월 세금 횡령 혐의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자 동료 이탈리아 상원은 즉각 그의 의원직을 박탈해 버렸다. 불체포특권을 상실한 탓에 미성년자 성매매 등 다른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감옥행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2013년 달군 말말말] “비정상의 정상화” “안녕들 하십니까” “안중근은 범죄자” “귀태”

    [2013년 달군 말말말] “비정상의 정상화” “안녕들 하십니까” “안중근은 범죄자” “귀태”

    ■ 국내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박근혜 대통령, 3월 19일 7대 종단지도자 면담에서 북핵 해결의 당위성 언급하며)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박 대통령, 5월 15일 언론사 정치부장단 만찬에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언급하며) “새 정부의 개혁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비정상적인 관행을 정상화하는 것”(박 대통령, 6월 2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거위 깃털을 고통 없이 뽑는 것처럼 창의적 방법으로 개선안 내놓은 것이다.”(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8월 9일 정부 세제 개편안이 봉급생활자에게 ‘세금 폭탄’이 될 것이란 비판에 대해 해명하면서) “저항세력에 굽히지 않는 것이 불통이라면 임기 내내 불통 소리 들을 것이다. 원칙대로 하는 것에 대해 손가락질하고 불통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랑스러운 불통”(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12월 19일 박 대통령 당선 1년 평가 브리핑) “귀태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고 해서…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사 노부스케가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습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 7월 11일 현안 브리핑) “하루에 수십 건의 각종 보고서와 정보지가 난무했는데 그중에서 지라시 형태로 대화록 중의 일부라는 문건이 들어왔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11월 13일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검찰 조사받고 나오면서) “낙하산이라 부채가 없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학영 민주당 의원의 ‘낙하산 논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11월 14일 공공기관장 초청 조찬간담회) “안녕들 하십니까.” (주현우 고려대 경영학과 학생, 12월 학교 게시판에 붙인 대자보에서 철도파업과 밀양 송전탑 등 사회 이슈를 거론하며)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 게 낫다.” (김윤상 전 대검 감찰1과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 의혹으로 사임한 뒤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 “‘야당 도와줄 일 있느냐. 정 하려거든 내가 사표 쓰면 하라’는 답을 들었다.” (윤석열 여주지청장(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 10월 21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 “건성건성 박수를 치며 오만불손하게 행동했다.”(북한 장성택 처형 판결문, 12월 13일 장성택 처형 이유로 ‘건성건성’ 박수 지적 “야 이 도둑놈들아, 국정원 조작이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9월 5일 수원구치소에 입감되면서) “사천대왕 듣기 싫었다.”(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4월 이임사에서) 부처종합 ■ 국제 “나는 반역자도 영웅도 아니다. 나는 미국인이다.”(미국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 미 국가안보국(NSA)의 광범위한 도·감청 의혹을 폭로한 뒤 6월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프란치스코 교황, 지난 3월 즉위 이후 자신의 연설과 글을 모은 ‘사제로서의 훈계’라는 문서에서 자본주의의 폐해를 경고하며) “호랑이에서 파리에 이르기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꺼번에 척결해야 한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1월 22일 공산당 최고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전체회의 기조연설에서 부패 척결 의지를 강조하며) “수천 권의 책을 읽고 지식으로 스스로 힘을 키우겠다. 펜과 책은 테러리즘을 물리칠 무기”(파키스탄 10대 여성 교육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9월 2일 영국 버밍엄에 문을 연 유럽 최대 공공 도서관 ‘버밍엄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해서) “나를 ‘우익 군국주의자’라고 부르고 싶다면 부디 그렇게 불러 달라.”(아베 신조 일본 총리, 9월 25일 미국 뉴욕 방문 중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초청 강연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본은 그동안 안중근에 대해 범죄자라는 입장을 한국 정부에 밝혀 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11월 19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안중근 의사 표지석 설치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힉스 입자 못 찾았다면 물리학 더 재밌었을 텐데.”(영국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11월 12일 런던과학박물관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 ‘힉스 입자’를 예견한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명예교수와 프랑수아 앙글레르 브뤼셀 자유대 명예교수의 노벨물리학상 수상에 대해 농담을 섞어 언급하며) “지난밤 제네바에서 이뤄진 것은 역사적 합의가 아닌 역사적 실수였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11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전날 이란과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의 핵협상 합의를 비난하면서) “다행히도 엄마를 닮았다. 나보다 숱이 많다.”(영국 윌리엄 왕세손, 7월 25일 첫 아들 조지 왕자가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아이를 안고 런던 세인트메리 병원 문을 나서며 아이가 누구를 닮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세상을 바꿔 놓았고 기록에 남는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우리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을.”(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퇴임 전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9월 27일 주주, 고객, 협력사,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 아이들은 독일 히틀러 정권 시절 독일에 살던 유대인 가족과 같은 느낌이라고 말하고 있다. 온 세상이 적들로 둘러싸여 있다.”(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 11월 7일 이탈리아 언론인이 저술한 책에 실린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세금 횡령 유죄 판결이 사법부의 박해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성범죄 피해아동 영상진술 증거 합헌”

    성범죄 피해를 입은 만 19세 미만 아동 및 청소년들이 법정에서 성범죄자를 직간접적으로 대면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사건 당시의 상황을 진술한 영상물을 증거로 채택할 수 있다는 현행 법률 조항이 합헌 판정을 받았다. 여성가족부는 30일 헌법재판소가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을 촬영 녹화한 영상물을 증거로 인정한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2011년 5월 당시 8세와 9세 아동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아청법상 강제추행죄로 처벌받게 된 A씨가 “피해자가 직접 법정에 나오지 않고 진술 장면을 담은 영상물로 대체하는 것은 피고의 반대 신문권을 침해한다”며 ‘아청법 제18조2 제5항’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소원 청구 대상이 된 아청법 조항 내용은 법 개정 과정에서 현재 ‘아청법 제26조 제6항’에 있다. 이 조항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피해자의 진술은 공판준비기일 또는 공판기일에 피해자 또는 조사 과정에 동석했던 신뢰 관계에 있는 자의 진술에 의해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헌재는 “피해 아동의 진술은 기억과 인지 능력의 한계로 인해 기억과 진술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사건 초기의 진술을 그대로 보전한 영상 녹화물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낯뜨거운 성추행 교사 2심도 ‘유죄’

    한낮에 지하철 내에서 여고생을 성추행한 50대 전직 교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교직생활 30년을 한 점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중학교 교사였던 A(56)씨는 지난 5월 오후 3시쯤 맥주 두 잔을 마신 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가던 중 출입문 옆에서 잠들어 있는 여고생 B(16)양의 얼굴 부위에 자신의 신체를 수차례나 밀착시켜 성추행했다. 바지 지퍼도 내린 상태였다. B양이 이를 눈치채고 잠에서 깨자 A씨는 서둘러 다른 칸으로 도망갔지만 함께 있던 B양 아버지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이 사건으로 A씨는 교직에서 해임되고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A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교직에 몸담고 있던 사람으로서 청소년을 보호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책임이 있었음에도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추행의 정도가 심하고, 수법의 대담성이나 피해자의 연령 등을 비추어 볼 때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으로 인해 A씨의 가족들까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판결에 있어 A씨에게 유리한 사정은 이미 1심에서 충분히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범죄가 자행된 시간과 장소가 실로 대담하다”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가 A씨와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으며, 처벌을 원하고 있다”면서 “A씨가 범행을 깊이 후회하고 있으며, 스스로 성폭력상담센터의 교육을 받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전자발찌 풀고 밤거리 활보한 성범죄자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27일 전자발찌를 휴대하지 않거나 전원이 꺼지게 한 상태로 다닌 김모(48·노동)씨를 특정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강간치상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지난 9월 형기를 마친 뒤 출소한 김씨는 법원으로부터 7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또 7년 동안 매일 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주거지에서 외출해서는 안 된다는 특별준수사항도 부과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7차례에 걸쳐 전자발찌를 일부러 휴대하지 않고 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지난 9월부터 11월 사이에 19차례에 걸쳐 심야시간대 외출금지 준수의무를 어긴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평소 술을 많이 마셔 술에 취해 집에 들어가지 않고 공원에서 잠을 자는 바람에 전자발찌를 차는 것을 잊거나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성범죄를 다시 저지르지 않고 준수사항을 어긴 사유만으로 피의자를 구속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김씨가 출소 이후 주거지 인근 한 식당에서 여성 업주를 성희롱하는 등 범행을 저지를 우려가 큰 데다 보호관찰관의 지시도 제대로 따르지 않아 구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필리핀 유력언론이 꼽은 ‘2013 한국 연예계 뉴스 TOP10’

    필리핀 유력언론이 꼽은 ‘2013 한국 연예계 뉴스 TOP10’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이 동남아에까지 전파됐다는 사실은 이제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한류 열풍이 거센 지역은 필리핀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스타들이 빼놓지 않고 ‘챙기는’ 국가다. 문화, 사회, 경제 등 분야를 가리지 않은 한류 열기가 그만큼 뜨겁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필리핀의 3대 일간지중의 하나인 마닐라 불러틴(Manila Bulletin)이 ‘2013년 한국 연예계 TOP10’을 선정·발표했다. 외국의 유력 언론이 한류의 중심인 대한민국 연예계만을 집중 조명한 기사를 게재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내에서만 회자될 것 같았던 한류스타들의 열애설과 결혼, 마약 스캔들까지 ‘꿰뚫은’ 필리핀 언론 선정, ‘연예계 TOP10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1. 한류 스타들의 필리핀 방문 지난 1월 19일 열린 콘서트에는 소녀시대와 인피니티, 2월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인 싸이,3월에는 2PM이 라이브투어 일환으로 필리핀을 방문했으며, 이는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인 JYP 소속 가수로는 최초로 필리핀에서 펼친 공연이었다. 이밖에도 손담비, 씨엔블루(CNBLUE), 샤이니, 엑소K(Exo-K)가, 이종석 등이 쉬지 않고 필리핀 땅을 밟았다. ▲2. 결혼과 연애 원더걸스의 선예의 결혼, HOT출신 토니안-걸그룹 걸스데이 혜리의 결별 등이 2013년 한국 주요 연예스토리로 꼽혔다. 2013년을 떠들썩하게 한 한혜진-기성용 커플과 백지영-정석원 커플, 서태지와 결혼해 세간을 놀라게 한 24세 여배우 이은성 등도 소개됐다. 뿐만 아니라 걸그룸 F(x)의 설리와 다이나믹 듀오 최자의 열애설도 주요 뉴스로 선정됐다. ▲3. K-POP, 태풍 ‘하이옌’ 수재민 돕다 필리핀을 발칵 뒤집은 태풍 ‘하이옌’이 발생하자, 현지의 사랑에 응답하듯 케이팝 스타들이 이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장근석은 무려 1억원을 기부했고, 2NE1의 산다라박과 동생 천둥 역시 온라인을 통해 필리핀 피해 복구 지원 캠페인에 나섰다. ▲4. 싸이의 성공은 2013년에도 계속됐다 2012년 ‘강남스타일’ 성공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래퍼가 된 싸이는 2013년 공개한 ‘잰틀맨’ 역시 큰 성공을 거뒀다. 그의 ‘잰틀맨’ 뮤직비디오는 전 세계 뿐 아니라 필리핀에서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로 선정됐다. ▲5. 한국 영화 관객 2억명 돌파 한국 영화 누적 관객수가 2억 명을 돌파했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이 2013년 가장 많은 관객스코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6. 마약, 도박 스캔들 아이돌 그룹인 DMTN의 다니엘 최가 대마초 흡연 혐의를 받았고, 외국인 방송인인 비앙카 역시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박시연, 이승연, 장미인애 등이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으며, 가장 최근에는 방송인 붐, 신화의 앤디, HOT 출신 토니안, 개그맨 이수근, 탁재훈 등이 온라인 도박 스캔들에 휘말렸다. ▲7. 성폭행 및 성추행 스캔들 가수이자 방송인인 고영욱이 지난 4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과거 그룹 ‘룰라’의 멤버였던 그는 실형을 선고 받았다. 떠오르는 스타였던 박시후 역시 성범죄를 저질러 이슈가 됐다. ▲8. 비, 그리고 연예병사제도 폐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수인 비가 지난 1월 군인 신분으로 배우 김태희와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을 당시 연예인 군복무 특혜 논란이 일었다. 가수 세븐과 상추 역시 마사지숍 출입이 포착돼 징계를 받았다. 일련의 사건들로 결국 한국 국방부는 연예병사 폐지를 확정했다. ▲9. 케이팝 스타-소속사의 계약 분쟁 올 한해 아이돌그룹인 블락비를 시작으로 걸그룹 카라, JYJ와 SM엔터테인먼트 등이 지난해에 이어 소속사와 계약 분쟁을 벌였다. 또 원더걸스의 선예가 지난 1월 결혼하고, 소희가 JYP와 재계약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원더걸스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10. 케이팝 그룹, 국제무대에서 수상 많음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올 한해 국제무대에서 큰 상을 받았다. 슈퍼주니어를 탈퇴한 중국인 멤버 한경은 지난 4월 세계 최고의 어린이 시상식 ‘KCA’(키즈 초이스 어워드)에서 ‘베스트 아시아 스타’ 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싸이는 캐나다에서 ‘올해의 뮤직비디오’ 상을 수상했고, 일본에서 열린 ‘MTV뮤직 어워드 제팬’에서는 2PM과 빅뱅이 각각 올해의 앨범상과 베스트 댄스 뮤직비디오 상을 수상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야동 따라해” 초등생 성추행한 학교 경비원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김홍창)는 초등학교 여학생을 성추행한 학교 경비원 임모(73)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는 임씨는 지난달 18일 저녁 숙직 근무 중 가방을 찾으러 다시 학교로 들어온 A(10)양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함께 근무하는 학교보안관으로부터 A양의 가정형편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은 임씨는 이날 A양을 발견하고 ‘밥 먹고 가라’며 숙직실로 불러들였다. 임씨는 이어 A양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로 음란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신체 부위를 만지도록 강요하고, 몸을 만지면서 휴대전화로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성폭력 특별법에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강제추행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미성년 성폭행’ 고영욱 2년6개월형 확정

    ‘미성년 성폭행’ 고영욱 2년6개월형 확정

    미성년자 성폭행 및 강제 추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수 고영욱(37)씨가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6일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년, 정보공개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고씨는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총 5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고씨는 성추문 혐의는 인정하면서 반성문까지 제출했지만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사랑했던 사이로 강제성이 없었다며 완강하게 부인했었다. 1심은 고씨에게 징역 5년과 전자발찌 부착 10년, 정보공개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일부 범행을 무죄로 판단하고,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고소가 취소된 점 등을 이유로 감형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미성년자 성폭행·추행’ 고영욱, 실형 확정…전자발찌 연예인 1호

    ‘미성년자 성폭행·추행’ 고영욱, 실형 확정…전자발찌 연예인 1호

    미성년자 3명을 성폭행·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가수 고영욱(37)이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6일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영욱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전자발찌 부착 3년, 정보공개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고영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5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고영욱은 2010년 여름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A(13), B(17)양을 각각 성폭행, 강제추행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지난해 12월 C(13)양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강제 추행한 혐의가 추가돼 결국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고영욱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과 전자발찌 부착 10년,정보공개 7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A양 관련 3차례 범행 중 2차례 범행은 무죄로 판단하는 한편, 고씨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고소가 취소된 점 등을 이유로 감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영욱 징역 2년 6월·전자발찌…법원 판단은?

    고영욱 징역 2년 6월·전자발찌…법원 판단은?

    미성년자 3명을 성폭행·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가수 고영욱(37)이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6일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영욱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전자발찌 부착 3년, 정보공개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고영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5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고영욱은 2010년 여름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A(13), B(17)양을 각각 성폭행, 강제추행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지난해 12월 C(13)양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강제 추행한 혐의가 추가돼 결국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고영욱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과 전자발찌 부착 10년,정보공개 7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A양 관련 3차례 범행 중 2차례 범행은 무죄로 판단하는 한편, 고씨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고소가 취소된 점 등을 이유로 감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맥 짚어주겠다” 승객 더듬은 택시기사 실형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 홍진호)는 25일 젊은 여성 승객을 추행해 다치게 한 혐의(강제추행치상 등)로 기소된 택시기사 강모(57)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120시간 이수, 3년간 신상정보 공개도 함께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씨는 자신이 운행하는 택시에 젊은 여성을 손님으로 태워 음담패설을 하면서 추행했다”며 “강씨는 2002년에도 같은 범죄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는데도 또 승객을 추행했고, 한 피해자는 택시에서 뛰어내려 상해를 입기도 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 6월 29일 오전 1시 30분쯤 광주 광산구 쌍암동에서 A(21·여)씨를 뒷좌석에 태운 뒤 “맥을 짚어 주겠다”, “성관계를 자주 해야 한다”고 음담패설을 하고 종아리를 더듬는 등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승객들을 희롱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위협을 느껴 운행 중인 택시에서 문을 열고 뛰어내려 다치기도 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7살 여아 식당서 바지 벗기려던 30대 집유

    울산지법은 식당 화장실에서 나오는 여아를 추행하려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J(34)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80시간을 명령했다고 25일 밝혔다. J씨는 2008년 식당 화장실에서 나오는 B(당시 7)양의 바지를 벗기려다가 B양이 울며 소리를 지르자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06년에는 주택가에서 치마를 입고 가는 40대 여성의 집 마당까지 따라가 몸을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어린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새벽에 귀가하는 여성을 따라가 강제추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할 뿐 아니라 피해자들이 피고인 범행 때문에 이사를 하거나 불안감과 공포감을 겪고 있다”면서 “그러나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일부 범행은 미수에 그쳤으며,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 사건 해 넘길 듯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올해 안으로 처리되기 어려워졌다. 복수의 워싱턴 소식통은 2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현재 검찰 내부 분위기와 연말 업무공백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연내 처리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은 지난 7월 윤 전 대변인에 대해 경범죄를 적용한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DC 검찰청은 아직 기소동의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검찰의 결정이 늦어지는데에는 복합적 이유가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현재 DC 검찰청이 처리해야할 중범죄 이상의 사건들이 워낙 많아 업무 처리의 우선순위가 밀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일반사건과는 달리 외교적 영향까지 고려해야하는 사건의 특수성으로 인해 검찰이 사건처리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셧다운 등으로 공무일수가 크게 줄어든 점도 검토일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윤씨 변호인 측이 의도적으로 사건처리를 지연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당장 처리시기를 예단하기 힘들지만 내년초에는 처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기소결정을 내리면 DC 경찰청은 이를 근거로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윤씨에 대한 신병확보에 나서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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