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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재·보선 민의는 겸손하라는 것

    6·5 재보궐 선거는 여당 참패,야당 압승의 결과로 나타났다.광역단체장은 한나라당이 3곳,민주당이 1곳에서 당선됐고,기초단체장도 19곳 가운데 열린우리당이 3곳에서만 당선되는데 그쳐 사실상 여당이 완패했다.무엇보다 재보선은 투표율이 그 어느 때보다 낮아 실망스럽다.지방선거 뿐아니라 7월부터 시행될 주민투표법이나 주민소환제 등은 주민참여가 높아야 대표성과 여론을 왜곡할 소지가 줄어든다.유권자의 각성은 물론 정치권도 투표율을 높일 방안들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재보선은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일부 되살아난 지역주의로 인해 단순히 그 결과만으로 전체 민심을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하지만 우리는 이런 요인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불과 50일 전에 치러진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열린우리당이 참패한 것은 여당다운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열린우리당은 총선후 자리다툼과 노선갈등 등 불협화음,당·청간 갈등,분양가 공개문제를 둘러싼 정책혼선 등 여당다운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집권여당의 오만으로 비춰지기까지 했다. 여권에서는 재보선 책임론 등이 나오고 있고,총리 지명문제 등 국정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책임질 일이 있다면 과감하게 반영해야 할 것이다.또 지금까지와는 달리 겸손해야 한다는 민의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한나라당도 눈 앞의 승리에 도취돼 자만해선 안 된다.지난 5일 17대 국회 첫 본회의부터 여야는 원구성조차 못하는 추태를 보였다.타협도 양보도 없고,상식도 통하지 않는 힘겨루기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다.재보선 결과가 보여주었듯이 민심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야가 명심했으면 한다.˝
  • “필리핀 여행객 몸조심 하세요”

    최근 외교통상부가 필리핀 체류 우리 국민과 여행객들에게 공개적으로 ‘품위유지’를 당부하고 나섰다.최근 유흥주점에서의 한국인 소란행위,골프장에서의 추태 등이 현지 언론에 비판적으로 보도되고,관련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지난 4일부터 부처 홈페이지(http:///www.mofat.go.kr) 해외여행정보코너에 ‘필리핀에서의 신변안전 유의 및 품위유지 요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부 국민의 무분별한 행동이 필리핀 내에서 반한(反韓)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국가와 국민의 위신이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각자 책임있는 행동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한국 골프 관광객 4명이 필리핀에서 골프를 즐기면서 통보없이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필리핀 법무장관 일행을 향해 샷을 날렸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검거되는가 하면 지난 2월3일에는 아키노 국제공항에서 만취한 한국인 관광객이 소동을 벌이다가 송환된 바 있다.한국인 대상 범죄도 잇따랐다. 외교부는 현재 필리핀에 대해 여행시 신변안전을 유의해야 할 제1 단계 ‘주의’국가로,민다나오섬과 술루,바실란,팔라완 이남 지역을 여행의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할 제2 단계 ‘경고’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깜짝놀랄 입당인사 새달 공개”/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 문답

    현역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나라당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은 “투명하고 민주적인 공천심사를 통해 한나라당의 대변혁을 주도할 방침”이라며 ‘개혁공천’ 의지를 분명히 했다.영입위원장도 겸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음달 영입인사 명단을 발표하고 나면 총선 판도가 뒤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입인사에 대한 공천기준은. -영입작업은 순조롭다.전국구의 경우 순번 배정을 보장하지만 지역구는 영입인사라도 민주적 절차에 따라 공천받아야 한다.단수추천을 받으면 본선에 직행할 수 있지만 지역구에서 낙하산 공천은 없다.복수로 추천되면 반드시 경선을 거쳐야 한다. 내세울 만한 인사가 있나. -깜짝 놀랄 만한 인사들이 있다.입당의사를 밝힌 인사들 가운데 10명 정도는 누구나 깜짝 놀랄 만한 사람이다.‘저 사람이 어떻게 한나라당 후보로 나오나.’라고 반문할 수 있는 사람이 5∼6명 정도다.적절한 연령에 아주 지명도가 높은 사람들이다. 주로 어떤 분야의 사람들인가. -전·현직 고위관료들이다. 현직이라면 참여정부의 인사들을 얘기하는 것인가. -참여정부에서 장·차관을 지낸 인사라고 해서 한나라당에 입당하지 말라는 법이 있나.아무튼 다음달 쯤 입당인사명단을 공개하면 온나라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실명을 밝힐 수 있나. -입당의사를 몇번에 걸쳐 확인했지만 실명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대부분이 아직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사전에 알려지게 되면 입당의사를 밝힌 인사들이 결심을 되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해해 달라. 공천신청은 잘 되고 있나. -11일 현재 400명을 넘긴 상태다.2차 공천신청기간(11∼15일)을 두는 바람에 앞으로 본격적인 접수가 이뤄질 것이다. 2차 공천신청기간을 둔 이유는. -당무감사자료가 유출되는 바람에 공천작업에 차질을 빚었다.당헌상 공천신청기간을 연장할 수 없지만 당 지도부가 일부 예비후보자들의 공천신청기간 연장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연장하게 됐다. 지구당별 평균 경쟁률은 얼마나 될 것으로 보나. -지역별 편중이 심할 것이다.호남권에서는 공천신청자가 거의 없다.반면 영남 및 수도권 분구예상지역은 10대1 이상 될 것 같다. 공천심사기준은. -전국구 심사기준은 경제·국방·외교·과학기술·노동·복지 분야를 집중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그밖에 문화예술·장애인·호남출신 등을 배려하겠다.특히 전국구의 경우 ‘100% 교체’를 방침으로 정한 상태고,정당명부식이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을 쓸 생각이다.지역구는 부적격 기준을 두기로 했다.부패·비리에 연루된 사람은 일차적으로 제외된다.가산점은 여성·정치신인·당선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부여할 방침이다. 신청자의 연령도 고려하나. -최종 공천자는 여론조사와 경선을 통해 판정된다.나이가 많다는 것이 결격사유가 되어서는 안된다.나이와 무관하게 참신하고 실력있는 인재들이 비일비재하다. 전에 없이 ‘불출마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는데. -한국 정당사에서,또 세계적으로도 명예롭게 의원직을 벗어던지는 사태가 줄을 이은 경우는 들어본 적이 없다.특히 오세훈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정치권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마지막까지 추태를 보이며 발악하는,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용감한 포기,명예로운 퇴진이라고 생각한다. 전광삼기자 hisam@
  • [젊은이 광장] B급 에로영화와 폭력시위

    어릴 적 막연한 호기심에 몰래 보곤 했던 소위 ‘B급 에로영화’. 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재미있는 법칙을 찾아낼 수 있다.우선 가장 흥미로운 점은 영화의 제목과 내용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흥행작의 낱자만 살짝 바꿔 지어낸 에로영화의 제목들은 사람의 눈길을 끌기 위해 지어낸 이름일 뿐 그 외에 어떤 의미도 담아내지 못한다. 다음으로 B급 에로영화는 성(性)과 현실을 지나치게 왜곡한다.B급 에로영화의 러닝타임이 60분이라면 그 중 50분은 질펀한 정사 장면이다.이 속에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나 갈등,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복선 등은 도통 찾을 수 없다.이에 B급 에로영화는 성적인 행위자체만이 성의 전부인 것 마냥 왜곡해 이에 무지한 사람에게 그릇된 성인식을 심어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B급 에로영화는 일정한 틀과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매번 뻔한 구성과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장면들은 어쩌면 B급 에로영화가 결코 A급이 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적당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최근부안사태와 각종 시위를 다루는 언론 보도를 보면 마치 B급 에로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부안사태를 다룬 보도의 많은 부분이 폭력 시위에 할애되어 있다.지난 7월부터 이뤄진 핵폐기물 처리장 설립에 대한 부안주민의 시위는 일부 폭력성도 있었지만 촛불 시위 등의 새로운 시위 문화를 만들기도 했다.그러나 일부 신문과 방송은 이 같은 측면에 대한 보도 없이 연일 ‘격렬한 시위,계엄 상황,무더기 등교거부’ 등을 운운하며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을 부각시켰다. 어쩌면 일부 시위의 폭력성은 언론이 부안문제를 제대로 다뤄주지 않는다는 부안 주민의 분노에 기인하는 바가 클 것이다.하지만 언론은 그들의 분노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왜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지,부안 사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분석은 뒷전이었던 것 같다.오히려 선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며 부안 주민의 폭력성을 부각시켜 부안사태를 갈등의 극한까지 몰고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시위나 파업을 다루는 언론의 보도방식에는 B급 에로영화의뻔한 형식처럼 일정한 공식이 있다.그것은 파업으로 인한 주민의 불편은 될수록 크게 보도하고 폭력성은 부각시키면서도 기업과 사용자측 입장을 대변하듯 왜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사실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것이다.얼마전 농민 시위를 다룬 언론의 보도에서도 개방화로 인한 농촌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한 분석은 찾기 힘들었다. 과거 제네바 본부 앞에서 벌어진 우루과이라운드 쌀시장 개방에 대한 농민의 투쟁을 한낱 ‘국제망신을 시킨 부끄러운 추태’로 보도한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듯하다.이것은 모든 정보를 언론을 통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독자와 시청자에게 시위와 파업에 대해,노동자와 농민에 대해 한쪽 면만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다소 억지스러운 면은 있지만,이처럼 왜곡성,제목과 내용의 불일치성,매너리즘으로 요약되는 B급 에로영화의 특징이 일부 언론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은 우리 언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염 희 진 성균관대 신문사 前편집장
  • [사설] 스스로 품위 지켜야 할 국회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고 있는 대다수 국민의 심정은 참담하다.국정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감사가 이뤄져야 할 감사장이 막말과 추태의 경연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경찰청을 상대로 하는 행자위 국감장에선 “죄송하다.이런 고성은 평양에서 들은 이후 처음이다.놀랐다.”면서 증인인 독일인 의사 폴러첸씨가 자리를 떴다.국회의원들이 증인들을 고압적 자세로 다그치고 이에 맞서 증인들이 고함을 지르며 대드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폴러첸씨에 대한 호오(好惡)를 떠나 창피하기 그지없는 일이다.정무위에서도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민주당 박주선 의원이 본질적 내용은 젖혀둔 채 동료의원의 질문 자격을 놓고 고성으로 설전을 벌였다.국방위에서는 야당 대표를 지낸 서청원 의원과 문민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천용택 의원이 “뭐 저런 게 다 있어.”,“왜 자기가 나서 지랄이야.”라는 막말을 주고받으며 감사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천 의원은 지난해에도 한나라당 하순봉 의원과 “야 하순봉,이회창이 대통령 되면난 이민 갈 거야.”,“야 천용택,인간말종”이라며 저질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이번 국감에선 증인들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대들거나 질문을 무시하는 일들이 빈발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지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의원들 스스로 품위를 지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증인의 증언을 들으면서 비웃거나 윽박지르고,증인과 공무원,언론인 등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데도 육탄전을 서슴지 않는 막가파식 행동으로 권위를 실추시켜 왔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의 추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조금도 개선되지 않아 더욱 개탄스럽다.시정잡배나 씀직한 거친 말과 고압적 자세로는 깊이 있는 국정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증인들조차 국회를 가벼이 여기게 된 데 대해 의원들 스스로 맹성해야 한다.유권자들이 이런 의원들을 눈여겨 봐뒀다가 선거 때 걸러내는 것도 국회를 구해내는 길일 것이다.
  • “추석선물 절대로 받지마라”은행권 내부단속 한창

    명절 때마다 은행권은 ‘뇌물형 추석선물’로 인한 추태를 막기 위해 골머리를 앓아왔다.돈을 빌려주는 업무 특성상 거래처의 선물 유혹에 직원들이 넘어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탓이다.올 추석을 맞아서는 은행권 전반의 윤리경영 바람을 타고 이런 집안단속이 과거 어느 때보다 심하다.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은 1일 월례 직원조회에서 “금융사고는 항상 예고 없이 찾아온다.”면서 “추석을 맞아 어떤 경우라도 고객들로부터 선물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기업은행 김종창 행장은 지난달 말 7000여 여신거래업체와 7700여 전 직원에게 추석 선물을 보내지도 받지도 말자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김 행장은 “직원들이 선물·금품·향응을 받는 등 윤리에 반하는 행위를 할 경우 연락을 주면 즉시 시정하겠다.”며 거래업체들에게 신고 전화번호와 팩스번호까지 알렸다. 산업은행도 9월 한달 동안 윤리경영 강화 차원에서 ‘선물 안 주고 안 받기’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산업은행은 “고객이 선물을 하면 정중히 거절하고 불가피하게 선물을 받는 경우 법무실에 설치된 ‘클린신고센터’에 신고하라.”는 행동지침까지 마련했다. 우리은행도 전직원들에게 ‘추석절,검소하게 또 당당하게 보냅시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고객의 선물 제공을 반드시 거절하고 감사의 뜻만 표시하라.”고 주문했다.특히 직원들간에 선물을 주고받기가 적발되면 인사조치 등 강력한 제재를 할 방침이다. 김태균기자
  • 이런책 어때요

    ***왜 사냐면...웃지요 김열규 지음 궁리 펴냄 “만산(滿山) 홍록(紅綠)이 휘두르며 웃는구나.” 우리 옛 시조는 푸른 잎,단풍 잎도 웃는다고 했다.그런가하면 꽃이 떨어지는 걸 보고도 “봄날이 며칠이랴.웃을 대로 웃어라.”라고 노래했다.지는 꽃잎도 바람과 장단 맞춰 흔들흔들 웃는다고 했던 그 살가운 감성,흐드러진 웃음은 어디로 갔을까.우리는 왜 웃음기근 속에 살게 됐을까.한국인의 마음살이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전달해온 저자가 풀어놓는 한국인의 웃음의 미학은 신선하면서도 걸쭉하다.한국 문화에서 웃음이 어떤 위치를 차지했는가를 민담,소설,판소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살펴본다.1만 2000원. ***이덕일의 여인열전 이덕일 지음 김영사 펴냄 고구려와 백제건국의 숨은 주역 소서노,황제국가를 꿈꾼 고려의 여걸 천추태후,세계를 지배한 대제국 원을 움직인 고려출신 여인 기황후….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속 여인들의 삶을 엄정한 사료해석을 통해 밝혀냈다.인간중심의 역사서 집필에 몰두해온 저자(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는 이책에서 역사 인물들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살려내는 데 주력한다.한 예로 진덕여왕은 서라벌 출신 진골 정통들의 반발과 당나라의 위협에 맞서 김유신과 김춘추로 대변되는 소외세력을 등용,국가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1만 7900원. ***농부의 마음으로 경영하라 앨런 힉스 지음 함규진 옮김 / 시대의창 펴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래의 자연은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그 시스템을 유지한다.예컨대 초목은 가을 결실기가 끝나면 낙엽을 퇴비 삼아 지력 회복을 꾀하고 양분을 축적하기 위해 생산활동을 멈춘다.때론 해걸이를 통해 양분과 소출의 균형을 맞춘다.때문에 대지의 힘을 전혀 고갈시키지 않은 채 생산력을 유지할 수 있다.사람과 조직의 양생원리도 이와 같다.이 책은 유기농법의 방식을 원용,개인과 조직의 지속가능한 경영프로그램을 제시한다.그것은 일할 때 칭찬과 격려 등의 깨끗한 자원으로부터 에너지를 끌어내는 것으로 요약된다.1만 3000원. ***영혼의 정원 스태니슬라우스 케네디 지음 이해인·이진 옮김 / 열림원 펴냄 자연의 고요함과 에너지,아름다움과 너그러움을 일깨워주는 명상록.자연의 사계와 정원의 신비를 우리의 삶과 연관지은 영혼의 일기다.저자는 ‘스탠’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아일랜드 출신의 수녀.인간은 삶이란 작은 정원에서 날마다 생각하는 나무같이,기도하는 잎사귀같이,각자 영혼을 가꿔가야 할 정원사란 메시지를 전한다.글 끝자락마다 짤막한 지혜의 어록도 실렸다.“내 영혼은 지상의 아름다움을 통하지 않고선 천국에 이르는 계단을 찾을 수 없다.”(미켈란젤로)“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매일 한 가지씩 버려라.”(노자) 등이 그것이다.1만 3500원. ***고전소설 바르바라 지히터만 등 지음 두행숙 옮김 / 해냄 펴냄 알렉산드르 뒤마의 ‘몽테 크리스토 백작’.70명의 직원이 매년 20∼30편씩 소설을 찍어내는 ‘소설공장’에서 만들어진 작품임을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가난과 간질,도박벽에 시달리던 도스토예프스키가 짧은 시간 안에 소설을 지어내지 못하면 글쓰는 노예가 될 위기에 처해 쓴 작품이 ‘죄와 벌’이란 사실은 얼마나 경이로운가.이책은 우리가 고전소설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과 경외감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다.세계문학의 원형이라 할 16∼19세기 명작소설 50편의 내용과 창작배경을 다뤘다.1만 5000원 ***존재하는 무0의세계 로버트 카플란 지음 심재관 옮김 / 이끌리오 펴냄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0의 개념은 인도문명이 낳은 것이 아니다.그보다 훨씬 이전인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문명까지 거슬러 올라갈 뿐 아니라 마야 같은 독자적인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개념이다.따라서 0의 개념은 보편적 성격을 띤다.반면 저자는 인류가 0의 도움 없이 큰 숫자를 계산하는데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었는지도 실감나게 보여준다.수학에 능했다는 그리스인에게도 0이 없었다.0을 주제로 인류 문명사를 거시적으로 그려낸 이 책엔 0이 갖는 인문학적 의미를 다룬 에세이들이 실려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1만 2000원.
  • [건강칼럼]만병통치의 허와 실

    요즈음 TV나 신문들이,심심치 않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물이나 희귀동물을 파렴치하게 사냥하는 실태를 폭로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동물을 박제하거나 가죽을 팔아 돈을 챙기는데도 원인이 있겠다.그보다도 동물의 신체나내장의 특정부위가 몸을 ‘보’하는데 효능이 대단해서 부르는 것이 값이라는 웃지 못할 현실에 큰 문제가 있다. 의학적으로 도무지 근거가 없는 야만적 행위가 어떻게 민간요법으로 자리를 잡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반달곰과 사슴이 수난을 당하는가 하면 수많은종류의 파충류가 밀수되고 있다.여행자를 가장해 동남아를 헤집고 다니는 밀렵꾼들이 곰의 발을 잘라서 가져오려다 발각된 일도 같은 맥락이다.중국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곰을 집단으로 감금하여 사육하면서 주기적으로 쓸개즙을 빼내는 파렴치 행위가 자행된다고 한다. 모두가 몸 보하는데 기걸이 든 소비자들의 주문 때문일 것이다.가장 큰 문제는 이와 같은 행위들이 야만적이며 파렴치하다는 것을 모르는데 있다.이들 소비자와 공급자들은 그들이 사고 파는 물건들이만병통치약으로 믿고 있다.건강한 사람은 더욱 굳세게 만들어 병들지 않게 하고 무슨 병이든 이 약만쓰면 병의 근본을 없애 다 낫게 만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늘어놓는다.참으로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몇 년전 한 친구의 부탁으로 그의 이웃에 살던 40대 중반의 C부인을 입원시켜 치료한 일이 있다.객혈(기관지에서 출혈이 있어 기침을 하며 피가 나오는 것)이 있어 철저한 치료가 필요했다.호흡기 전문의가 맡아서 시행한 가슴사진과 가래검사 결과 C부인의 병은 많이 진행된 폐결핵으로 판명되었다.C부인은 처녀때 이미 폐결핵 진단을 받았으나 성공적으로 약물치료를 하지 못한 경우였다.폐결핵의 치료에는 몇 개의 약을 복합적으로 일정기간 복용해야 하는데 C부인은 이 치료과정의 초기단계에서 도중하차한 예였다. C부인의 말을 빌리자면 자기는 체질이 워낙 특수해서 양약이 맞지 않아 도저히 먹을 수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해달라고 애원했었다.C부인은 결국 입원중 시도된 약물치료가 견디기 어렵다며 전문의의 충고를 물리치고 퇴원하였다.그후 C부인의 치료방향은 만병통치의 기적을 추구하는 민간요법으로 줄달음쳤다.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허둥대듯이 병을 낫게 해준다는 달콤한 말에 매달려 기이한 풀과 뿌리로부터 하늘을 날고 땅을 기는동물을 가리지 않고 좋다는 민간요법치고 해보지 않은 게 없었다. C부인의 임종을 지켜본 이의 말이 참으로 안타깝고 참혹했다.C부인은 뼈만앙상한 수척한 얼굴에 식은 땀을 흘리며 살려 달라고 애원을 했다.그는 결국 민간요법자가 주선해준,꿈틀거리는 자라의 잘린 목에서 솟는 피를 빨다가 운명했다고 한다. 미개인들은 사자의 피를 마시면 사자처럼 용맹하게 되고,사슴의 피를 빨아먹으면 사슴의 고결한 정기를 몸에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이와 같이 어처구니없는 원시적 만행이 21세기의 우리주변에서 아직 판을 치고 있다.십장생을 그리는 것은 만수무강에 대한 우리의 염원을 표현한다.십장생은 그림으로 족하다. 십장생처럼 되고 싶다고 십장생을 잡아먹는 어리석은 추태를 보여서야 되겠는가.만병통치라고 큰소리치는 민간요법의 허와 실이이와 같다고 하겠다.우리 사회도 이제는 원시적 망령에서 벗어나 이치가 지배하는 사회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이원로(일산백병원 원장)
  • [사설] 국회 정말 이래도 되나

    이 가을,정치 앞에서 국민들은 우울하다.날만 새면 막말이고,국회만 열면 난장판이 벌어지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으니 그들을 뽑은 국민들은 초라하기조차 하다.이런 정나미 떨어지는 추태는 대통령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더 심해질 것이다.국민들이 가진 대책은 대통령선거에서 본때를 보이는 것이다. 심심하면 막말 대거리가 터져나오는 게 우리 국회의 수준이지만,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장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귀를 막고 싶은 수준이다.어떻게 국회의원이란 사람들이 ‘양아치’‘능지처참’‘너 돌았니’같은 이야기들을 아무렇게나 뱉을 수가 있는가.오죽했으면 의장이 “국민들이 본다.부끄러운 줄 알고 품위를 지키라.”라고 다그쳤을까.그래도 효과가 없었다 한다. 지금 정치판의 보다 큰 문제는 감정에 받쳐 터져나오는 단발성 막말에 있지 않다.정치인들의 몸에 체화된,상대에 대한 증오심과 비열함이 우리 정치를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대권욕에 눈이 멀어 허공에 지팡이를 휘둘러대는 어리석은 광대노릇”-대정부 질문과정에서 나온 어느 국회의원의 상대대통령후보에 대한 표현이다.걸핏하면 대통령의 탄핵을 이야기하고,하야를 운위하는 것에서도 상대에 대한 배려는 찾기 어렵다.이건 정치가 아니다.지금의 대통령 후보들이 너나 없이 청산을 강조하는 ‘3김시대 정치’에서도 이런 언사들은 없었다. 그뿐인가 여당 국민경선의 사회자였던 사람은 경선에서 뽑힌 후보에 대해 경선과정에서의 흑막을 까발리겠다고 협박했다 한다.자신이 뽑은 대통령후보에 대해 이해관계가 달라졌다 해서 아무런 머뭇거림 없이 등뒤에서 비수를 꽂는 것이다.여야 대변인들의 공식논평이나 성명에서조차 상대는 증오의 대상이고 저열한 단어들로 상대방을 표시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아무리 정치판이 어려워도,유신이나 5공화국 때도 정당의 대변인들은 품위있는 언사로 상대를 공격하는 한계는 지켰다.왜 우리의 정치문화가 역사적 암흑기보다도 퇴보하고 있는가.대통령 선거에서 본때를 보이는 길밖엔 없지 않겠는가.
  • 국정감사 결산·반응/ ‘혹시 했더니 역시‘ 정치감사로 마무리

    지난달 16일부터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가 5일 운영위의 대통령경호실 등을 끝으로 362개 기관에 대한 감사 일정을 마친다.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데다 총리서리 인사청문회 등과 겹쳐 ‘정책 감사’가 아닌,수박 겉핥기식 ‘정치 감사’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병풍과 대북지원설-초반은 민주당의 병풍공세가 주도했다면 후반부는 한나라당이 제기한 대북 비밀지원설이 국감장을 뒤덮었다. 민주당은 국방위와 법사위를 중심으로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후보 두 아들의 병적기록표와 귀향증,군검찰의 병역비리 수사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는데,추태의 하이라이트는 지난달 17일 국방부에 대한 감사장에서 일어났다.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의원과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은 헐뜯기를 주고받다 “인간 말종”“이회창이 대통령 되면 난 이민간다.”등의 험한 말과 몸싸움을 해 눈총을 받았다. 병풍이 시들해진 지날달 25일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정무위 국감에서 한나라당 엄호성(嚴虎聲) 의원등은 ‘현대상선의 4900억원 대북 비밀지원설’을 제기했다.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권의 도덕성에 타격을 줄 수 있어 민주당 의원들이 크게 당황했으나,결정적 증거는 안 나와 감사기관의 조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자료제출 거부,증인채택 논란-한나라당은 처음부터 민주당의 병풍공세에 맞서 공적자금 국정조사로 맞불을 놓았다.감사원 등에 대한 방대한 양의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이 기관들이 난색을 표시하자 이를 민주당이 거들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비리를 감추기 위해 고의로 응하지 않는다.” “무리한 요구로 국감 파행을 부추기고 있다.”고 소모적 정쟁을 주고 받았다. 증인채택 문제도 부딪쳤다.한나라당은 특위와 일부 국감장에서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비서실장,대통령 차남 김홍업(金弘業)씨 등을 요구한 반면,민주당은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장,이회창 후보의 동생 이회성(李會晟)씨 등을 신청해 마찰을 빚었다. ◆기억에 남는 지적들-예년과 마찬가지로 대체로 초선 의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아울러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의원의 ‘국립대병원 군 면제진단서 남발’과 이미경(李美卿) 의원의 ‘국어교과서 오류 무성’,한나라당 최병국(崔炳國) 의원의 ‘공무원범죄 기소율 저조’ 등의 지적이 돋보였다. ◆국감제도 개선요구-한국외국어대 이정희(李政熙·정치학) 교수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그 어느 해보다 국회가 행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이 미약했고,대선 후보에 대한 충성 경쟁을 벌여 국민에게 더 많은 정치 불신감을 심어주었다.”고 아쉬워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창수(鄭昌洙) 팀장은 “시민단체들이 곧 연대모임을 갖고 파행 국감과 정책부재 선거운동을 비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이지현(李知炫) 간사는 “국감을 선거운동의 장으로 만들어 행정기관이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국정감사를 상시 개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막말 국감장 ‘감사’가 없다

    올 국정감사가 초반부터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16일 국감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미 정책·예산 감사라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정쟁으로 얼룩지고 있다.대선을 의식해 국감을 선거장으로 활용하는가 하면,사소한 문제가 감정싸움으로 번져 고성이 오가는 등 추태도 여전했다. ◇혹시?역시!-현 정부의 마지막 국감인데다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부동산 대책과 대중(對中) 마늘협상,칠레 자유무역협정(FT A),공적자금 국정조사등 민생문제와 직결된 사안이 적지 않아 어느때보다 관심이 많았다.때문에 각 당은 철저한 국감을 다짐했었다.그러나 ‘혹시나’하는 국민들의 기대는 시작부터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갈등은 증인 채택에서 비롯됐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 권력형 부정부패와 병풍 수사를 비롯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9대 의혹’등 민감한 사안이 많아 초반부터 과열될 수밖에 없었다. 산업자원위에서는 ‘타이거풀스’ 관련 증인 채택을 놓고 논란 끝에 정회하는 등 첫날부터 파행을 겪었다.정보위는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의 위원직 사퇴 논란으로 국감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했다.재경위는 공적자금,부동산대책,대생 매각,금리 인상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선거장으로 전락한 국감장-의원들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의식해 정치공방에만 몰두했다.겉으로는 ‘현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국감 질문의 대부분은 상대 당을 깎아내리는데 할애했다. 한나라당은 김 대통령을,민주당은 이회창 후보를 겨냥했다.당지도부는 아예 공식석상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상대 당에 대한 파상공세를 펼치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방위와 정무위,재경위,문화관광위 등 쟁점 상임위에서는 대통령 주변 비리의혹 및 이 후보의 두 아들 병역 면제 의혹과 관련한 검찰수사,공적자금 등을 둘러싸고 한치의 양보도 없는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다. 특히 헌법재판소와 산업자원부에 대한 법사위와 산자위 국감에선 현안과 동떨어진 병풍수사,대북정책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이처럼 의원들은 정쟁에만 온 힘을 쏟으면서 민생 현안에 대해서는 서면질의로 대체하기 일쑤다. ◇‘막말’ 난무-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팽팽한 힘겨루기는 결국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막말 국감장’으로 전락시켰다.지난 17일의 병무청 국감에서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의원과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이 이 후보 두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둘러싸고 ‘인간 말종’,‘이 XX’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주고받으며 육탄전 일보 직전의 난장판을 연출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사설] 국감장의 막말 추태

    “이회창이 별거야.이회창이 대통령되면 난 이민 갈거야.”(천용택)“야,천용택 인간말종.”“너희들이라니 이 새끼.”(하순봉) 두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주고받은 대화내용이란다.머리가 쭈뼛 설 일이다.대통령 선거전에서 지면 이민을 가야 하고,만약 힘을 갖게 되면 ‘인간말종’은 어떻게 해야하는가.도대체 이런 소리란 게 보통시민들 사이에서라도 가능한 말이던가. 대통령 선거가 아직 90일이나 남았는데 이 모양이니 대통령 선거전의 모습이 어떨지,대선 후유증에 대해서는 생각하기도 겁난다.이런 사람들이 후보들의 핵심참모로 있는 나라에 미래가 있는 것일까.국민들이야말로 이민이라도가야 할 기분이다.정당들의 사생결단이 하루 이틀 된 일은 아니지만,이제 싸움의 양상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성까지 포기하는 단계에 이른 느낌이다.환갑 넘은 의원들이 인간성을 파괴하면서까지 얻으려는 정권의 목적은 무엇인가. 천 의원은 국방부 장관·국정원장을 지낸 사람이다.그런 그가 ‘누가 대통령이 되면 이민’ 운운했다니 기가 막힌다.하 의원은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을 나온 사람이다.어떻게 공적인 자리에서 “이 새끼”가 나올 수 있는 것인가. 대통령 선거전이 예전 선비들의 시조읊기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그래도 이래서는 안 된다.이런 추태가 후보에 대해 충성을 과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두 사람의 어릴 적 가정교육이 어떠했는지 알아보고 싶다.한나라·민주당의 문제가 아닌,두 사람의 뒤틀린 인간성의 결과로만 좁히고 싶어서다.국회윤리특위는 무얼하는 데 쓰는 것인가.이렇게 시정잡배 수준으로 의원 품위를 떨어뜨린 두 사람을 당장 윤리위에 회부해 징계해야 마땅할 것이다.
  • [대한민국 24시] 광안리 해수욕장/낮엔 피서 천국… 밤엔 청춘 해방구

    연일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 인파도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운다.주말이면 해운대 100만명,대천 40만명 식의 ‘추정보도’가 난무하면서 어떻게 든 짧은 휴가를 이른바 ‘방콕’,‘방굴러데시’로 버텨보려는 가장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산과 계곡이 더위를 피하는 곳이라면 해수욕장은 직접 더위와 맞서 더위를 쫓는 ‘이열치열의 피서지’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뙤약볕 아래의 뜨거움과 해질녘의 낙조,바다가 만들어내는 시원한 해조음은 여름철 바닷가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낭만 그 자체다.해수욕장의 낮과 밤 풍경은 사뭇 다르다.교수와 괴물을 넘나드는 프랑켄슈타인처럼 해수욕장도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다.부산의 대표적 해수욕장중 한 곳인 광안리 해수욕장의 낮과 밤을 최근 들춰봤다. ■광안리 해수욕장 아침 풍경= 광안리의 하루는 모두들 곤히 잠들어 있을 시간인 새벽 5시쯤 미화원들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더미를 치우면서 기지개를 켠다. 미화원들이 청소차를 동원해 쓰레기를 치우기시작할 때쯤이면 붉게 이글거리는 원반의 불기둥이 바다밑을 박차고 수면 위로 서서히 솟구친다. 그러나 아직도 백사장 곳곳에는 전날 밤 더위를 피해 돗자리를 깔고 잠든 인근 주민들과 질펀한 술판을 벌인 피서객,청소년들이 웅크린 채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같은 ‘노숙’이지만 서울의 지하철역에 웅크린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 3일 광안리 해수욕장의 아침도 그렇게 시작됐다.동녘이 훤히 밝은 오전 6시쯤.백사장은 이미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대기 시작한다. 모래사장을 뛰는 조깅파와 무작정 걷는 워킹족,맨손체조를 하는 사람,바닷가를 거닐며 새벽녘 신선한 기운을 마셔보는 외지 피서객들로 활기를 띤다.이들의 얼굴과 몸에는 어느새 굵은 땀줄기가 줄줄 흐른다.건강한 시민들의 힘찬 발걸음 소리가 박스를 덮고 자고 있던 술꾼들의 잠을 방해한다.때맞춰 주변 해장국집의 호객행위 목소리도 커져간다. 사람들은 어제의 숙취와 운동 뒤에 오는 출출함을 해장국집에서 간단히 달랜다.이들 해장국집은 쉬는 날이 없다.종업원들은 24시간 2교대로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킨다. 광안리해수욕장은 오전 8시쯤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그러나 그것도 잠깐,이내 낮 손님을 받을 채비에 돌입한다.신문의 사진이나 TV화면을 통해 낯이 익은 형형색색의 파라솔이 해변을 메울 준비를 마쳤다.2시간 뒤인 오전 10시쯤.아빠·엄마와 여동생 손을 꼬옥 잡고 곧 있을 물놀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찬 한 초등학생이 해변에 나타났다.물놀이도 물놀이지만 이제 학원에 가도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겼기 때문인지 아이의 얼굴은 벌써 붉게 달아올랐다.언제부터인지 초등학생들에게 보편화된 학원수강 때문에 아빠·엄마 손잡고 나서본 지 꽤 오래됐다. 해가 머리 위로 떠오른 낮 12시가 되자 해수욕장은 갑자기 바빠졌다. 한꺼번에 몰려드는 피서 차량으로 도로는 순식간에 마비돼 주차장으로 변해버린다.가만히 앉아 있어도 연신 등줄기에는 땀이 줄줄 흐르고 태양의 신은 이를 즐기기라도 하듯 더욱더 뜨겁게 내리쬔다. 벌겋게 달궈진 백사장은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물놀이객들로 빼곡히 들어찼다.이날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인파는 줄잡아 50여만명.고작 2㎞ 정도의 해안에 마산 시민 모두가 들어앉은 셈이다. 여기저기 모래에다 몸을 파묻고 찜질에 여념이 없는 아저씨·아줌마,날씬한 몸매를 자랑이라도 하듯 비키니 수영복차림으로 선탠을 즐기는 젊은 여성,팔짱을 낀 애인을 두고도 비키니 여성을 곁눈질 하는 청년,아빠·엄마를 졸라 바닷가에 온 어린이들은 연신 짠 바닷물을 마시면서도 물놀이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이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팔고다니는 아르바이트 학생과 잡상인의 풍경이 오히려 정겹게 와닿는다. 여름철 해수욕장의 한낮은 마치 ‘혼돈 속에서 질서가 묻어나는 시골장터’를 방불케 한다.그러나 해가 서산에 뉘엿뉘엿 지고 밤이 찾아오면 해수욕장은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한다.잠시 휴식기를 취한 해수욕장은 토요일밤의 열기 속으로 금세 빠져든다. ■청춘의 해방구, 해수욕장의 밤= 시원한 바닷바람에 몸을 맡긴 피서객들은 한낮의 열기에 대한 복수라도 하듯 미친 듯이 밤을 파고든다.열기가 가라앉은 백사장에는 파라솔 대신 돗자리가 깔린다. 가족,친구,연인,대학동아리 등 끼리끼리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가져온 음식과 음료수 등을 마시며 밤의 여유를 만끽한다.이날은 이달들어 처음맞는 토요일이자 바다축제가 열린 탓에 평소보다 많은 5만여명의 인파가 찾아들었다.광안리의 밤은 북적대던 낮 못지 않게 역동적이다. 전국 청소년들 사이에 광안리는 이미 생소한 곳이 아니다.해수욕철이면 전국 각지의 젊은이들이 모여든다.한때는 서울 강남의 ‘오렌지족’들이 여름철 광안리를 점령하곤 했다.폭발하는 퓨젼쇼,현란한 몸짓 등 광안리의 젊은축제는 밤이 깊어가면서 절정에 달한다.모래밭에 무리지어 저마다 노래하고 춤추며 젊음을 발산한다.청춘 남녀들의 뜨겁고 질퍽한 사랑도 밤의 열기만큼이나 뜨겁게 익어간다. 젊은 남자들은 부나방처럼 여자들을 찾아나선다.오가는 여성들을 보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일상생활에서 벗어난 피서지에서는 흔히 긴장감이 풀리게 마련.‘늑대와 여우’들의 탐색전이 치열하다.동그랗게 모여 앉은 여성들 주변에는 항상 두세무리의 ‘늑대’들이 어슬렁거린다.‘침투조’를 뽑기위해 가위바위보를 하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이미 ‘대표선수’가 정해진 듯 어깨를 두드리며 기를 불어넣어 주는 쪽도 있다. 서울 연희동에서 왔다는 회사원 김모(27)씨는 “숙소는 해운대에 잡았지만 밤에는 광안리에서 논다.”며 “아무래도 젊은이 취향에는 광안리가 더 좋은것 같다.”고 한다. 밤이라고 청춘들만 있는 건 아니다.전국 최고의 피서지라는 부산에 사는 시민들은 따로 피서갈 필요없이 ‘밤마실’을 나오면 된다.인근 해운대구 수영동에 사는 김진헌(50)씨는 “더위를 피해 가족들과 함께 밤 피서를 왔다.”며 “아예 여기서 자고 새벽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자정이 넘었는데도 광안리에는 차량들과 사람들로 넘쳐난다. 날이 바뀐 4일 오전 1시30분.민락동 야외공연장 앞 도로변 건널목에는 대낮같이 밝은 가로등 아래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거의 초저녁 수준이다.바로옆 회센터들의 간판도 여태껏 반짝이고 있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해장국을 팔아왔다는 한 해장국집 주인 아들(33)은 “몇년 전부터 광안리의 밤은 젊은이들이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습기를 머금은 무더위,술,젊음이 어우러지다보니 서로간에 충돌하기가 쉽다. 광안리 여름 경찰서 관계자는 “술에 취해 싸움을 하다 연행되는 경우가 하루 5∼6차례 이상은 꼭 있다.”고 한다.하루종일 온 몸으로 사람들의 더위를 식혀준 백사장은 그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 때문에 밤새 신음을 토해낸다.이날 오전 2시쯤 ‘만남의 광장’에는 어김없이 컵라면 용기,담배꽁초,맥주병 등이 어지럽게 나뒹굴었다.한편에는 10대들의 소란스러움으로 여름 밤바다의 정취를 느끼기 힘들었다. 하지만 해수욕장은 낭만과 젊음,열망과 환희뿐만 아니라 무질서와 추태마저 따뜻하게 감싸고 어루만져 준다.인고의 세월을 겪어온 넉넉한 어머니 같은 바다에게 못난 자식이나 잘난 자식이나 소중하기는 다 마찬가지다.많은 것을 감춰주고 새로운 것을 잉태한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밤도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물론 바다는 '네가 올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을'것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월드컵 다시보기] (5)기자 방담

    2002한·일월드컵은 브라질이 우승의 감격을 누린 가운데 막을 내렸다.당초첫 승과 16강 진출을 목표로 삼은 한국은 연일 파란과 돌풍을 일으키며 아시아 첫 4강 신화를 이루었다.31일 동안에 걸친 월드컵을 현장에서 취재한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나눈 월드컵 뒷얘기를 들어본다. ■안하무인 伊 ‘매너 후진국' 눈총 그야말로 ‘월드컵 외교’란 말이 실감나는 한달이었습니다.10여명의 전·현직 각국 정상들과 200여명의 VIP가 한국을 찾았습니다.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자녀들까지 동원,의전에 신경쓰느라 진땀을 흘렸다는군요.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고향인 네덜란드와는 마치 형제국처럼 돈독한 관계가 됐습니다.반면 오판시비와 음모설을 주장한 이탈리아와 스페인·포르투갈 등지에서는 한때 반한 감정이 증폭되어 교민 보호 주의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지요. ◆공연·전시·영화계는 월드컵의 최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어요.미술·음악·연극·퍼포먼스·무용 등 많은 문화행사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며 열렸으나 성공한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2002 서울공연예술제’는 일부러 행사기간을 월드컵에 맞추어 6월초로 앞당겼지만,한국팀이 경기를 하는 날은 대학로가 인파로 가득차는 바람에 아예 공연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입장권을 반값에 팔아도 객석은 10%도 차지 않았답니다.이런 현상은 극장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TV화면에 이희호 여사가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잡힌 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 대통령 부인이 ‘경기 관람 도중 깜빡 졸았다.’는 얘기가 퍼졌다면서요. ‘기도하는 모습’이 와전된 것이었다고 합니다.오히려 함께 경기를 본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이 여사가 경기 도중 간절히 기도를 올려 주위가 숙연해졌다.”며 어이없어 했습니다. ◆개막식에 초대된 한 부처 차관은 장관과 함께 줄을 서 들어가려다 “초대인 명부에 없다.”는 진행요원의 저지에 얼굴이 홍당무가 됐습니다.장관 전용 출입문이었다는 것이었지요.“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본지가 월드컵의 열기를 살리기 위하여 사용한 ‘대∼한매일’제호는 단연 압권이었습니다.금융감독원 로비에 근무하는수위는 출근하는 본지 기자를 보고는 갑자기 두 손을 번쩍 치켜들며 “대∼한매일”을 외쳤습니다.출근하던 금감원 직원들이 모두 웃어댔죠.‘대∼한매일’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월드컵 4강 진출을 예언한 ‘족집게’점쟁이들이 뜬 반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울상을 지었습니다.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이 월드컵 기간 주가 상승을 예언했는데 상승은커녕 대폭락해 증시는 만신창이가 됐지요. ◆한 이동통신회사는 ‘응원 따라하기’CF로 전국민을 ‘붉은악마’로 만드는데 기여했습니다.자연스럽게 수천억원대의 광고효과도 얻었답니다.이 회사는 내심 놀라면서도 상업성 배제를 대박의 원인으로 분석하더군요.만약 ‘붉은악마’를 이용,노골적으로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했다면 국민들의 호응은 없었을 것입니다. ◆홈쇼핑과 편의점 등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린 반면 할인점과 호텔업계,인터넷 쇼핑몰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다만 월드컵 응원도구인 태극문양 상품과 ‘비더 레즈’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그나마 매출이 소폭 하락에 그쳐 위안이 됐답니다. ◆제4회 광주비엔날레는 월드컵 탓에 뒷전으로 밀려 ‘개점 휴업’이 됐습니다.기대했던 외국인 관람객도 거의 없어 울상을 지었습니다. ◆히딩크 감독은 이색적인 ‘선물’도 많이 받았습니다.제주도는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에 전원주택을 히딩크 감독에게 무상으로 주어 ‘히딩크 하우스’나 ‘히딩크 타운’으로 명명키로 했습니다.남제주군도 350년전 네덜란드인 하멜이 표류한 안덕면 용머리 하멜기념비 주변에 히딩크 감독의 골 세리머니 동작을 형상화한 동상이나 선수들과 함께 있는 히딩크 동판을 제작,고마움을 표할 예정입니다. 네덜란드인 하멜이 지은 ‘표류기’의 무대가 된 전남 강진군은 명예국민증에 히딩크의 본적지를 ‘강진’으로 해줄 것을 법무부에 건의했습니다. ■한국팀 투지·열정 외신 찬사 월드컵 기간 동안 세계적인 스타들이 보여준 행동은 가지각색이었지요. 한국과의 첫 경기를 앞두고 폴란드의 선수들과 기자들이 대판 싸움을 벌였습니다.평소에도 다혈질로 알려진 토마시하이토는 기자회견장에서 대표팀에 비판적인 기사를 썼다는 폴란드 기자와 20분이 넘게 설전을 벌였습니다. 보니에크 축구협회 부회장이 겨우 뜯어 말리긴 했지만 남의 나라에서 톡톡히 망신을 당한거죠.꼭 그 때문은 아니겠지만 폴란드는 결국 한국과 첫 경기에서 0대2로 완패를 했지요. ◆스페인은 월드컵 8강에 진출하자 체육부 차관을 한국에 급파하는 등 정부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하지만 총파업이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파업의 기세를 꺾고자한 ‘정국타개용’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수 없었다고 합니다. ◆한국팀이 이탈리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심판 매수설’과 페루자구단의 안정환 파문 등이 일자 두 나라 국민사이에 감정적 대립까지 치달았습니다. 이탈리아팀의 오만함은 지나쳤지요.이탈리아는 한국과 16강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장 출입이 가능한 믹스트존 카드 40장과 경기장 입장이 가능한 별도의 특별카드를 요구하는 등 규정에도 없는 요구로 한국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조직위에서 거절하자 “일본은 요구를 들어줬다.일본을 배우라.”는 등 무례한 언사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꾸 이탈리아만 거론하는 것 같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이 얼마나 다혈질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예가 있습니다.이탈리아 선수들은 지난달 18일 16강전에서 한국팀에 패하자 다음날 새벽 숙소인 국민은행 천안연수원으로 돌아가 문짝을 부수었어요. 패배의 분을 삭이지 못한 듯 디리비오 선수의 방문이 파손된 것이지요.이탈리아 선수단은 연수원측에 손해배상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답니다. ◆한국팀은 외신기자들에게도 인기 절정이었습니다.한국이 뛰어난 성적을 거둔데다 선수들의 투지와 열정,기술이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한 목소리로 칭찬하며 한국팀이 움직일 때마다 구름처럼 몰려 다녔어요. 처음 경주에 훈련 캠프를 차렸을 때만해도 국내 기자 20여명에 불과하던 취재진 규모가 스페인전이 끝난 다음날 미사리연습장에서 가진 회복훈련때는 100명을 훌쩍 넘겼지요.CNN,BBC,TF1 등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방송사가 총출동했습니다.한국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브라질 방송사까지 결승상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듯 기웃거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외신 기자들은 한국기자들에게 따뜻한 지지와 연대를 표시해 주더군요.한국과의 4강전을 앞두고 독일 새시쇄(Saeshishae)신문의 스벤 가이슬러 기자는 이탈리아가 8강전에서 탈락한 뒤 연신 심판 판정을 문제삼자 “이탈리아는 경기에 지면 항상 그런다.”면서 “신경쓰지 말라.”고 조언해줬습니다. ◆한국민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벌인 응원 열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반응이 많았지요.특히 젊은층들은 삼삼오오 모인 자리마다 ‘다음 경기 카드섹션 문구는 무엇인지’를 놓고 내기를 벌이는 경우까지 많았다고 하더군요. ◆붉은악마는 여름철 패션 유행을 아예 ‘레드’로 바꿔버리는 놀라운 힘을 발휘했습니다.패션업계는 앞다투어 레드를 이용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지요. ◆상암동 ‘평화의 공원’에서 펼쳐진 응원은 가족적인 분위기가 특징이었습니다.돗자리와 간식을 준비하는 등 가족 또는 친구,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즐기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요.시청처럼 전광판에 한발짝이라도 가까이 가려는 집착을 상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한국경기때마다 붉은악마들이 내건 대형 카드 섹션은 경기직전까지 베일에 싸였다가 ‘깜짝 공개’하는 방식을 택해 궁금증을 극대화했습니다.외신 기자들도 찬사를 많이 보냈지요. 한 중국 여기자는 ‘AGAIN 1966’,‘Pride of Asia’등은 쉽게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는데 독일과의 4강전때 한글로 쓰여진 ‘꿈★은 이루어진다’가 등장하자 “무슨 뜻이냐.”고 묻더군요.‘Dreams come true.’라고 말했더니 알듯말듯 묘한 표정을 짓던 게 기억나네요. ■일부 미디어 담당관 추태 눈살 경기장 기자석은 본부석 좌우에 마련됐는데 객관적인 자세를 지켜야하는 만큼 아무리 뜨거운 승부도 ‘냉정히’지켜보는 것이 보통입니다.하지만 14일 포르투갈전에서만은 기자들도 ‘한국민의 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지성이 결승골을 넣은 뒤 ‘붉은 파도’가 경기장을 휘감자 기자들도 환호성을 지르며 동참해 경기장을 온통 ‘파도의 물결’에 휩싸이게만들었습니다.그동안에는 몰려왔던 파도가 기자석에 이르면 잠잠해지다가 다시 일반관람석으로 이어지면 출렁이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었거든요. ◆각 팀의 미디어연락관 등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것은 ‘옥에 티’였습니다. 물론 대다수 자원봉사자들은 헌신적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하지만 일부는 엉뚱한데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 민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한국조직위원회가 각국에 파견한 미디어담당관의 일부가 보여준 안하무인격인 행동도 지적됐어요.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기자들에게 제공하는 인포뉴스에 각국 팀의 훈련 일정 및 기자회견 일자와 시간을 조정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팀의 미디어담당관은 선수들이 묵고 있는 호텔의 바에서 매일 새벽까지 술을 마시거나 애인을 호텔 숙소로 불러들이는 것이 기자들에게 목격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어요.또다른 미디어담당관은 일정을 문의하기 위해 전화한 기자에게 욕설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지구촌을 한 달 동안 뜨겁게 달군 월드컵이 큰 탈없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습니다.하지만 문제점 또는 보완,반성해야 할 대목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9월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한 대규모 국제행사를 잇따라 개최해야 하는 우리 입장에서 더욱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우선 교통 숙박 등 관람객들을 위한 기반시설에 문제가 많았다고 봅니다. 특히 각 지자체가 지정한 ‘월드인’은 가격은 턱없이 높은 반면 시설은 대부분 형편없이 뒤떨어져 국내외 이용객으로부터 큰 불만을 샀습니다. ◆한·일 조직위원회를 가장 속앓이시켰던 곳이 FIFA와 숙박 및 입장권 판매대행 계약을 맺은 바이롬(Byrome)사였습니다. 바이롬은 개막식을 4∼5일 앞두고도 입장권 10여만장을 조직위로 보내지 않아 관계자들을 애태웠음은 물론이고 입장권을 구입한 축구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어요. 덕분에 조직위와 축구협회 게시판은 입장권 구입과 관련된 불만이 폭주했습니다.FIFA의 입장 무표명에 따라 정확한 원인과 배경이 밝혀지지는 않고 있지만 기술적 역량도 없고 회사규모도 적은 바이롬의 경험 부족에 따른 업무혼선으로 정리됐습니다.조직위가 나중에는 입장권 파문과 관련된 정확한 원인과 배경 등을 조사해 FIFA 및 바이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조직위가 보인 수동적이고 비주체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지요.쏟아지는 축구팬들의 불만과 비판을 모두 바이롬사에만 전가한 것도 좋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정리 박홍기 박록삼기자 hkpark@ ▲월드컵 취재팀 박해옥 곽영완 서동철 임창용 임병선 최병규 이기철 이동구 이종락 송한수 김성수 박준석 조현석 김재천 류길상 박록삼 안동환 ▲국제팀 황성기 도쿄특파원 김규환북경특파원 백문일 워싱턴특파원 유세진 김균미 박상숙 ▲사회교육팀 이창구 구혜영 이영표 윤창수 ▲전국팀 김영주(제주)최치봉(광주) 이천열(충남) 강원식(울산) ▲정치팀 김수정 ▲경제팀 주병철박정현 ▲산업팀 류찬희 강충식 김경두 ▲문화팀 김소연 이송하 ▲사진팀 이종원 김명국 손원천 이언탁 안주영 도준석
  • 北, 美정찰비행 비난

    북한 평양방송과 조선중앙방송은 1일 “미군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방송을 통해 정상 순찰근무중인 우리 군인들에게 철수하지 않으면 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고,괴상망측한 추태를 부리며 희롱하는 등 쌍방간 충돌을 발생시킬 수 있는 도발행위를 빈번히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은 “미군이 스파이 행위를 위해 지난달 북한 영토에서 190차례 이상 다양한 임무를 띤 전략·전술 정찰기를 동원했다.”면서 “이는 미국이 공격을 계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 월드컵/스페인전 이모저모

    ◇연장 전반 10분쯤 스페인 모리엔테스의 슛이 한국의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자 관중석에서는 “이겼다.”라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는 이번 대회서 프랑스 등 강팀들이 골포스트를 맞춘 뒤 득점을 하지 못해 탈락하는 등 ‘골포스트를 맞히면 진다.’는 징크스 재현을 기대했기 때문.모리엔테스도 골든골의 기회를 놓치자 머리를 감싸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스페인 일부 선수들은 22일 한국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자 심판을 위협하는 추태를 보였다. 홍명보의 마지막 킥이 골네트를 흔들며 한국의 승부차기 5-3 승리가 확정되자 벤치에 앉아 있던 스페인 선수들이 심판을 향해 달려나가 위협했고 가이스카 멘디에타 등 일부 선수들이 이를 말리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스페인의 주장 페르난도 이에로는 눈물까지 흘리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날 ‘붉은 악마’ 응원단은 광주 월드컵경기장 북쪽 스탠드 전체를 활용해 ‘PRIDE OF ASIA’(아시아의 자존심)라는 대규모 카드섹션으로 응원전을 펼쳤다. 한국 경기가 있을 때마다 새로운카드섹션을 선보인 붉은악마는 이날 한국이 아시아 국가중 유일하게 4강에 도전하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같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또 남쪽 관중석에 자리잡은 붉은악마는 경기에 앞서 국가가 울려퍼질 때 태극기와 함께 고구려벽화 그림 바탕에 한자로 ‘고구려지손 대한민국(高句麗之孫 大韓民國)’이라고 쓴 깃발과 함께 히딩크 감독을 위해 ‘네덜란드에 감사한다(Thanks,Kingdom of Netherlands)’고 적힌 깃발을 내걸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18일 이탈리아전에 이어 22일 스페인전에서도 후반 막판 공격력을 강화하는 카드로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를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다. 전·후반 들어 2명의 선수를 교체한 히딩크 감독은 90분 경기가 끝나가던 후반 45분 공격수 황선홍을 왼쪽 수비수 김태영과 교체 투입했다. ◇광주 월드컵경기장 맞은 편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국경일이 아닌데도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해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한편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경기장 밖에서 응원전을 펼쳐경기장 안과 다를 바 없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히딩크 한국 감독은 승부차기 끝에 패해 비탄에 잠긴 스페인의 라울과 이에로를 껴안으며 위로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어 끝내 울음을 터뜨린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를 품에 안고 쓰다듬어 주기도 해 스페인리그 레알 마드리드 감독 시절부터 다져진 각별한 ‘애정’을 보여줬다. 광주 안동환기자 sunstory@
  • 수학여행 인솔 만취 교사 여고생 성추행 물의

    서울 J여고의 남자 교사(43)가 수학여행에서 새벽에 만취한 채 여학생 숙소에 들어와 강제로 술을 권하고 허벅지를 더듬는 등 추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서울시교육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지난달 26∼29일 경주로 수학여행을 다녀온 사립 J여고 1학년 ○반 학생과 부모들은 4일에 이어 6일 오전 교장과 면담을 갖고 “여행 마지막 날인 29일 담임 K교사가 새벽 1시쯤 아이들이 자고 있는 방에 만취한 모습으로 술병을 들고 들어와 술을 권하고 허벅지를 더듬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K교사가 아이들에게 ‘함께 자러 가자.’고 말하는 등 새벽 4시까지 추태를 부렸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허윤주기자 rara@
  • [대한광장] 친일파 명단 “이의”에 대한 이의

    지난달 28일 ‘민족정기를 바로세우는 의원모임’의 친일파 708명 명단발표에 대한 후문이 무성하다.이는 발표하는측에서도 이미 예상한 것이다.명단 작성에 관여한 사람으로서 몇 가지 의견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친일파 명단 자체가 전반적으로 잘못됐다고는 하지못할 것이다.이번 명단 작성의 근거기준은 1948년 국회에서제정한 반민족행위처벌법의 규정으로, 역사적 자료를 통해친일 행적자를 가려 뽑았다.따라서 친일 반민족행위가 없는데도 모함을 당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음에 친일파 명단의 공표는 이승만의 비호를 받은 친일파의 방해로 반민법의 시행이 무산되고,그후에 친일파가 반공을 면죄부로 해 반백년 이상을 다시 지배해 오면서 저지른 독재와 폭정·부패와 퇴폐 타락의 수렁에서 벗어나자는몸부림의 일환이다.따라서 이 명단에 게재된 사람은 대개고인이지만 만일 생존자가 있다면 우선 겨레 앞에 사과 사죄하고 나서 그 시비를 가려달라고 이의를 제기해야 할 것이다.그러지 않고 아직도 자기의 친일행각을 변명,정당화하고자 하는 추태를부린다면 더이상 상대할 일은 못된다. 셋째,이번 친일파 명단을 가장 못마땅해하는 부류는 친일파 기득권 세력의 일부이거나 추종자나 아류일 것이다.그들은 부패 기득권 질서의 붕괴 위협 또는 위기에 반발하는 것이다.그러한 반발과 반동은 아직도 민족반역의 죄과를 발판으로 부귀영화를 누리자는 의도로 역사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고,또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친일파 명단에 든 인사의 후손은 가문의 체면 등으로 봐서 감정이 몹시 상할 것이다.현대법은 연좌제가 아니다.친일파 자손까지 친일 낙인으로 불이익을 당해선 안 된다.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친일파의 매국행적의 대물림문제다. 친일파 자손이 누려 온 혜택-막대한 재산의 상속,고등교육의 유리한 기회,사회진출과 활동에서 연줄 지원 등-을 기반으로 해서,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역대 독재정권에 유착·편승해 반민족적·반민주적 해악을 끼치는 가해자의 주역이 된 경우가 상당히 있다.그야말로 친일 반민족의대물림이다.이러한 입장에 있는 부류가 그 이해관계를 고수하기 위해친일파 선조를 변명하고 나선다면 문제는 다르다.그런 것은 봐줄 수 없다. 넷째로 어느 논자는 왜 당사자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졸속 처리했느냐 하고 따지고 들었다.얼핏 이치에 닿는 말 같다.법률의 정당한 절차를 준수하는 법치국의 원칙론 강조로 보인다.그러나 일제 패망후 반백년 이상 친일파의 변명기회는 항상 열려 있었다.그동안에 왜 자기의 처지를 해명하지 못했는가.명단 발표에 대해 딴죽을 걸기 전에자기 처신을 반성해 봤는가 묻고 싶다. 이승만은 친일파를 정치기반으로 하면서 궤변을 늘어놓기를 “과거보다 현재가 중요하고 지금은 단결 단합할 시기”라고 했다.그렇지만 과거는 현재로 이어진다.과거 청산이없는 민족의 역사의 양 극단을 한국과 일본에서 본다.한국은 민족반역을 묵인해 왔고,일본은 과거의 잘못을 덮어두고정당화해 왔다. 그러한 과거 회피는 프랑스와 독일에선 인정되지 않았다.프랑스는 민족 반역을 철저히 숙청 단죄했고,독일은 과거 잘못을 심판 청산해 왔다.어느 쪽이 역사의바른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그리고이승만처럼 과거를 흘려보내고 단합해 나가자고 하면서 친일파가 한 일은 무엇인가.그들은 자기의 부끄러운과거를 은폐해 오다가 한술 더 떠서 미화하고 정당화하면서,부정한 기득권을 지키려고 반민주적 세력의 주역으로 행패를 남김없이 부려왔다.김구 선생 암살 배후에는 친일파의그림자가 있다.민주투사 장준하의 사고사에는 친일파 공작의 그림자가 스치고 지나간다.물론 친일파에 대한 감정적보복은 안 된다.다만 역사의 심판이란 말로 표현되듯이 정의가 이 땅에도 살아 있다는 것을 지금에라도 보여주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누가 무엇을 어떻게 변명하든친일파의 죄과 부인과 친일파 세력의 지배를 그대로 방임한채 우리는 민족으로서나 또 인간으로서나 바르게 살 수 없다.민족 공동체를 유지하는 열쇠는 민족 배신에 대한 역사의 심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상범 동국대 법학과 교수 민족문제연구소장
  • [기고] 대권과 당권 분리의 허와 실

    정치개혁 방안의 하나로 제기되었던 대권과 당권 분리론이최근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총재직 이탈로 더욱 더 구체화되기 시작하였다. 대통령 임기를 1년 이상 남겨두고 또한 여당의 대선 후보가 결정되지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집권당 총재직을 떠난 것은 한국정치사에 처음 있는 일로서 새로운 정치실험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대권과 당권분리론은 대통령의 제왕적 행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논의되었다.대통령이 정치권력을남용하거나 사용화하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이를 비판·견제해야 한다.하지만 국회의 권한은 외국의 많은 나라보다 막강하지만 국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의 약화로 행정부에 대한 견제기능과 대통령에 대한 권력제어의 균형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였다. 국회가 행정부 견제기능을 상실하여 행정부 종속과 집행부협찬기관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통법부나 행정부의 시녀라는비판을 받는 원인의 하나가 대통령의 여당총재 겸직이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막강한 집행권을 행사하고있을뿐만 아니라 여당총재로서 국회까지 지배하였다.여당총재인 대통령은 국회의원 후보 공천권,당직 임명권,국회의장을 포함한 국회직의 내정 등 인사권을 행사하여 여당의원을 통제하고 여당을 원격 조종하여 국회를 장악하기 때문에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한다는 것이다. 대권과 당권이 분리되면 대통령의 제왕적 행태를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입법권과 행정권간 기능의 분화가 이루어지고 국회의 위상이 향상되어 상호 균형과 견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대통령이 여당의원의 정치생명을 좌우하는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의 의지를 국회에서 충실하게 반영시키려고 과잉 충성하는 모습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여당의원들이 대통령에 종속되어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고 비위 맞추고 대통령의 뜻을 날치기 등 편법을 동원하여 관철시키는 추태는 줄어들 것이다. 여야는 대권과 당권분리론을 제기하는 입장과 동기가 다르지만 대선 공약으로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왜냐하면당의 실질적인 오너가 사라진 민주당은 당권추구파와 대선후보파 간의 복잡 미묘한 당내 역학관계를 고려해야 하며,한나라당은 제왕적 대통령의 해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큰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권과 당권분리의 정치실험이 파생할지 모르는 역기능을 따져 봐야 한다.정부여당의 리더십이 대권과 당권으로 이원화되어 당내 패권다툼과 균열이 심화되면 정치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이는 총재직 폐지와 집단지도체제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의 해소방안을 찾다가 오히려제왕적 의회가 탄생하여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전락시킬 것이 우려된다.국회가 행정부를 지나치게 견제하여 국정운영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왜냐하면 한국정치인은 누구나 힘이 있으면 그냥 놔두지 않고 남용하려는 성향이 강하며,균형과 견제 원리에 대한 이해부족과 정치운영의 기본규범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국회가 자율성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의식을 키우지 않으면 대권과 당권분리라는 새로운 정치실험의 대가는 국민이 치르게 될 것이다. 홍득표 인하대교수·정치학
  • 신간 맛보기

    [그리운 장날](이흥재 사진,김용택 글,눈빛 펴냄) 때로는 무심한 그림 한장이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법.사진작가 이흥재씨가 10여년동안 시골 장터를 돌며 찍어모은사진 50여장에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짤막짤막한 유년의 추억담을 덧붙였다.목도리로 얼굴을 파묻고 열심히 국화빵을구워내는 아낙,깍지콩이며 파,배추 같은 풋것들을 좌판에 늘어놓은 촌부,금방이라도 비린내가 훅 끼쳐올 것만 같은 어물전….정감 넘치는 흑백사진이 한꺼번에 서너장씩 잇따라 붙어있기도 하다.사진속 사연에 맞춰 시인이 새록새록 추억을길어올리는 지점은 전남 순창장과 갈담장(강진장).돌아가신시인의 아버지가 ‘국수 아홉그릇’이라 불린 사연은 뭐였을까.꾸밀 줄 모르는 순진한 언어들에 그만 가슴이 멍멍해진다.1만2,000원. [중국읽기](김정현 지음,문이당 펴냄) 베스트셀러 소설 ‘아버지’의 작가 김정현씨가 중국 여행체험을 담아 펴낸 수필집. 수년동안 대륙의 여행길에서 만났던 현지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개하는가 하면,5,000년 황하(黃河)역사의 유산을소개한 뒤 21세기를 이끌 미래 중국의 저력을 가늠해 보기도 한다.길지 않은 시간동안 깊고 폭넓은 경험을 한 지은이의공력이 놀랍다.예컨대 7개의 기업체를 거느린 샤오야 그룹을 이끄는 ‘철의 여인’ 리수민에 대한 이야기. 무사안일에 빠진 사회주의 체제의 한계를 넘기 위해 종업원을 가족처럼 돌본 여성 사업가의 이야기를 옆에서 지켜본 듯 상세히 실었다. 중국 속 한국인들의 좌표를 적시하고 때로는 따끔한 충고를붙이기도 한다.술에 절어 흥청대는 한국 유학생들의 추태 등이 따갑게 꼬집혔다.9,000원. [곤충의 사생활] 엿보기(김정환 글·사진,당대 펴냄) “과일을 파먹는 깍지벌레가 옛날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립스틱의 원료였다.” 고려곤충연구소 소장인 김정환씨가 재미나는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펼쳐보이는 ‘곤충기’.육안으로 보이지않을 만큼 작은 곤충들에게도 인간사만큼 극적인 생태와 사생활이 있다는 사실에 문득 놀라게 된다.생명력은 또 얼마나 강한지! 4억년 동안 지구상에 살아온 곤충들 가운데 스스로의 몸을 생존에 적합한 쪽으로 자가발전시켜온 것들은 현재밝혀진 종(種)수만 80만.전체 동물 종수의 75%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곤충의 진실한 실상을 알아보기 위해 생태학과 행동학에전념하게 됐다”는 지은이는 손수 찍은 천연색 곤충사진들을 나란히 실어 이해를 도왔다.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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