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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사건 좌익 폭동은 왜곡”

    국방부가 제주 4·3사건을 ‘좌익세력의 무장폭동’으로 규정, 고교용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관련 내용을 수정하도록 교육과학기술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자 제주 4·3 관련 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 4·3희생자유족회, 제주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 제주 4·3연구소 등은 19일 성명을 내고 “그 동안 정부기관의 조사, 연구에 의해 4·3사건이 남로당 중앙당 지시와는 무관하게 대다수가 무고한 희생을 당했음이 밝혀졌는 데도 ‘남로당 지시’,‘선동에 속은 양민’ 운운하는 것은 수만 제주도민의 억울한 희생에 이념을 덧칠해 ‘불가피한 희생’으로 몰고 가려는 작태”라고 비난했다. 이들 단체는 “국방부가 4·3사건 왜곡에 앞장서는 등 현 정부가 4·3위원회 폐지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4·3사건을 왜곡하고 제주도민을 좌익반란세력으로 규정한 국방부 장관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노총제주본부와 진보신당제주추진위원회도 “국방부의 행태는 4·3 영령과 제주도민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역사적 평가와 국가의 결정에 대해 반기를 드는 반란 행위”라며 교과서를 개정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해안경비대 창설 기여 ‘쇼 대위’ 은평 녹번천광장에 추모공원

    해안경비대 창설 기여 ‘쇼 대위’ 은평 녹번천광장에 추모공원

    은평구는 녹번동 153 일대 5700㎡ 부지에 조성되는 녹번천광장에 6·25전쟁 미군 전사자 윌리엄 해밀턴 쇼(한국명 서위렴 2세) 대위의 추모공원 설계안(조감도)을 18일 확정했다. 쇼 대위 추모공원은 지난 5월 안병태(제20대 해군참모총장) 해군전략연구소장의 건의에 따라 논의되기 시작해 노재동 은평구청장, 박세직 재향군인회장, 이성호 제5대 해군참모총장을 공동추진위원장으로 한 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쇼 대위는 미 해군장교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한국에서는 진해 해군사관학교 민간인 교관과 한국해안경비대 창설에 기여하며 대한민국 국군 태동기에 한 을 한 인물이다.‘한국을 조국’으로 생각하며 한국전쟁 발발 소식을 듣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탈환작전을 펼치던 중 지금의 녹번동 부근에서 사망했다. 노 구청장은 “쇼 대위의 호국정신과 3대에 걸쳐 한국에 대한 애정을 쏟고 있는 일가를 생각하면 그의 추모공원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쇼 대위의 추모공원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칼레의 시민’과 같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는 녹번천광장에는 추모비를 비롯해 조경디자인, 수변공간, 휴게시설 등을 설치하고,6·25전쟁 60돌을 맞는 2010년 6월6일(현충일) 전후로 완공할 계획이다. 22일 오후 3시에 쇼 대위의 전사 58주년을 맞아 기념비가 있는 응암어린이공원에서 추모식과 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 설립 대회를 개최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제는 IPTV 시대] (중) 사업자별 청사진

    [이제는 IPTV 시대] (중) 사업자별 청사진

    인터넷TV(IPTV) 시장에서의 총성없는 싸움이 시작됐다.IPTV사업자로 선정된 KT, 하나로텔레콤,LG데이콤은 인프라 투자와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으로 가입자 확보전에 시동을 걸었다. ●KT, 콘텐츠 자체제작·학원제휴 남중수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IPTV 추진위원회까지 구성한 KT는 IPTV에 회사의 명운을 걸다시피 했다.KT는 IPTV를 통해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거듭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미 8만편이 넘는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KT는 직접 콘텐츠의 기획 및 제작에도 나섰다. 올해 상반기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400억원 규모의 ‘KT 글로벌 뉴미디어 투자조합’을 만들었다. KT는 대안 교육미디어로서의 IPTV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런 만큼 교육분야를 특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4만여편 교육콘텐츠에 다양한 교육기관과 제휴를 맺어 모든 연령대의 영어교육은 물론 초·중·고교 교육을 위한 전문교육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메가키즈’는 유아용 교육콘텐츠만 모아 놓았다. 자회사인 올리브나인에서도 유아용 영어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해서는 종로학원의 인터넷 강의인 ‘1318콘텐츠’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는 종로학원의 수능특강 강의를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양방향 서비스라는 IPTV의 장점도 십분 이용한다.TV에서 바로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검색서비스, 지역정보, 리모컨으로 은행업무와 증권업무를 볼 수 있는 금융서비스, 문자메시지 전송 서비스 등 30여개의 양방향 채널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윤경림 KT 미디어본부장은 “KT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된 만큼 성공적인 IPTV 사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나로텔레콤, 300여개 업체와 공급계약 지난 2006년 하나TV를 선보였던 하나로텔레콤은 주문형비디오(VOD)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KBS,MBC,SBS 등 실시간 지상파 방송이 IPTV에 더해지더라도 영화 등 VOD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서 볼 수 있는 IPTV의 특성을 살려 콘텐츠를 골라서 보는 ‘콘텐츠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8만 5000여개의 콘텐츠를 보다 더 늘리기로 했다. 콘텐츠 확보를 위해 영화배급사인 쇼박스, 워너브러더스, 디즈니 등 300여개 국내외 업체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었다. 또 SK텔레콤의 자회사인 IHQ, 서울음반,TU미디어,YTN미디어, 엔트리브소프트 등을 통해 보다 폭넓은 콘텐츠를 확보할 방침이다. 아울러 싸이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 협력, 이용자제작콘텐츠(UCC)개인영상 미디어 지원 및 개인방송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나만의 콘텐츠’로 콘텐츠 차별화를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2200만명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과의 시너지 효과도 계산에 넣었다.IPTV와 초고속인터넷, 유선전화, 이동전화 등을 묶은 결합상품으로 다른 사업자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하나TV부문장인 김진하 부사장은 “이미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과 SK텔레콤의 이동전화를 묶은 결합상품이 나왔다.”며 “IPTV 상용화에 맞춰 이동전화 상품까지 묶은 결합상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데이콤, 고화질 다큐·채널당 600원 요금 검토 LG데이콤은 고화질(HD)급 콘텐츠와 다양한 요금제로 승부수를 띄웠다.HD급 콘텐츠를 위해 이미 지난 3월 ‘HD 갤러리’를 선보였다. 생생한 화면을 보여주는 HD급 다큐멘터리 등 문화와 레저부분 콘텐츠로 특화시킬 계획이다. 또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AFFIS)의 ‘아피스TV‘ 등과의 제휴를 통해 각종 명의 클리닉, 홈피트니스 등의 건강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다양하고 탄력적인 요금제도 선보일 계획이다.LG데이콤은 IPTV의 채널당 600∼1000원씩의 요금을 정하고 가입자가 보고 싶은 채널만을 골라서 요금제를 만드는 것도 준비 중이다. 현재의 케이블TV 등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채널만을 골라 볼 수 없다. 또 보다 편리하게 IPTV를 볼 수 있도록 복잡하고 사용이 까다로운 화면구성을 단순화시키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울러 LG데이콤의 강점은 하나의 초고속인터넷 회선을 통해 IPTV는 물론 인터넷전화(VoIP), 초고속인터넷이 합쳐진 결합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콤은 현재 업계에서 유일하게 이 같은 세가지 서비스가 합쳐진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를 선보이고 있다. LG데이콤측은 “인터넷 망(網)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요금체계와 HD급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면서 “앞으로 현재의 결합상품에 이동통신까지 합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미국 땅에 영원한 한국문화 상징물을…”

    “미국 땅에 영원한 한국문화 상징물을…”

    “웬만한 유럽국가는 물론 일본과 중국, 심지어 한국보다 훨씬 못사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아르메니아도 ‘문화실’을 두고 있습니다. 더 이상 주저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대학도시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시 한 복판에 한국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알리는 전시실이 마련된다. 현지 교민들이 피츠버그대 본관 ‘배움의 전당(Cathedral of Learning)’에 ‘한국 문화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건립기금 50만弗… 교민들 기부 행렬 추진위원장을 맡은 이관일(63) 박사는 최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교민들이 그러하듯, 먹고 사는 문제에 바빠 고국에 대한 애정을 마음속에만 담아 두고 살았다.”면서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난해 의사를 그만둔 뒤 문화실 건립에 뜻있는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곧바로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그는 지난해 7월 피츠버그대 김홍구 교수 등 지역사회 한인 유지들과 함께 대학측에 공문을 보내고 총장을 면담하는 등의 노력 끝에 한국 문화실을 배정받는 데 성공했다. 피츠버그대 ‘배움의 전당’ 내 강의실들은 1900년대 초반부터 각국 문화를 상징하는 기념실로 꾸며지기 시작했다. 비용은 각국 교민들이 댔고, 내부 설계와 공사에는 기부자들의 의견이 모두 반영됐다. 현재까지 26개 국가의 문화실이 꾸며졌고 한국을 포함해 덴마크, 핀란드, 라틴 아메리카, 필리핀, 스위스 등 9개 전시실의 건립이 진행 중이다. 피츠버그대측 관계자는 “대학 강의실에 각국 문화실을 마련한 것은 피츠버그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문화실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2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피츠버그 한인회 전용식 회장은 “50만달러의 기금을 모아 대학측에 전달하면 대학이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기로 했다.”면서 “2000여명에 불과한 피츠버그 교민들만으로는 50만달러를 모으기에 힘이 벅차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워드·최경주 동참… 2010년 개관 목표 피츠버그 한 복판에 한국문화실 건립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지는 물론 인근 도시 교민들의 기부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기금 마련을 위한 음악회나 바자회도 여러차례 열렸다. 교민회측은 한인 식당과 식료품점 등에 모금함을 설치하고, 해외교류재단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와 골프선수 최경주 등 한인 운동선수들과도 접촉해 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추진위측은 전시실 개관 시기를 2010년 광복절로 잡고 있다. 이 박사는 “그리스 전시실(1940년 개관)은 그리스 정부가 본토에서 직접 대리석을 보내줘 건립됐고, 일본 전시실(1999년 개관)은 본국에서 건축전문가 3명이 직접 건너와 장식 하나하나까지 만들어줬다.”면서 “‘영원한 한국 문화’의 상징물을 만든다는 각오로 문화실 건립에 한국인들의 힘을 최대한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피츠버그(미국)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윌리엄 해밀턴 쇼 추모공원’ 만든다

    ‘윌리엄 해밀턴 쇼 추모공원’ 만든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전사자 윌리엄 해밀턴 쇼(한국명 서위렴 2세) 대위를 기리는 추모공원이 건립된다. 12일 서울 은평구에 따르면 노재동 은평구청장, 박세직 대한민국재향군인회장, 이성호 5대 해군참모총장을 공동추진위원장으로 한 윌리엄 해밀턴 쇼 추모공원 건립추진위를 발족하고, 녹번천광장(역촌수변공원) 조성 예정지에 추모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선교사 외아들로 평양서 태어나 1922년 평양에서 태어난 쇼 대위는 일제강점기에 한국에 온 선교사 윌리엄 E 쇼(서위렴 1세)의 외아들로,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미해군 장교로 입대해 제2차 세계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전했다. 한국에서는 진해 해군사관학교 민간인 교관으로 근무하고, 한국해안경비대 창설에도 기여하는 등 대한민국 국군 태동기에 큰 역할을 했다. 이후 하버드대 박사과정 중 한국전쟁 발발 소식에 다시 해군정보장교로 한국에 온 그는 극동군사령관 맥아더 장군의 최측근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인천상륙작전을 마치고 서울 탈환작전을 펼치다 녹번리(현 녹번동)에서 북한군과 총격전 끝에 사망한 그는(당시 29세) 서울 탈환 후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묘지에 안장됐다. ●“내 조국 한국의 평화가 먼저” 당시 그와 함께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던 이성호 위원장은 “그는 ‘나도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한국 사람이다. 공부는 내 조국에 평화가 온 뒤에 해도 늦지 않다.’면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고 회상했다. 쇼 대위의 아버지는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면서 대전 목원대 교회를 세우고 현재 양화진에 안장돼 있다. 쇼 대위의 부인은 이화여대 사회학 교수, 세브란스병원 의료사회봉사과 신설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아들 윌리엄은 서울대 법대 초빙교수로 재직했고, 부인 캐롤은 한국대사관 기록보관소 연구원이자 대표적인 한국 근대사 연구서 ‘The Foreign Destruction of Korean Independence(외세에 의한 한국 독립의 파괴)’의 저자이기도 하다.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56년 그가 전사한 자리에 전사기념비를 세웠으나 당시 서울 도시계획으로 철수됐고, 지금은 응암어린이공원에 해사 제2기생들의 협조로 만든 작은 추모비가 있을 뿐”이라면서 “한국 사랑을 대물림한 쇼 일가를 생각하면 그의 묘역을 이렇게 방치할 수 없어 추모공원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추진위원회는 오는 22일 오후 3시 응암어린이공원 전사기념비 앞에서 ‘윌리엄 해밀턴 쇼 추모 및 발기인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추모공원 건립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中大 이전설에 안성 주민 반발

    중앙대 안성캠퍼스 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10일 경기도에 따르면 하남시에 제3캠퍼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중앙대학교가 안성시의 제2캠퍼스를 매각,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성시와 지역 주민들이 대책위를 구성하고 이전 반대운동을 펴기로 했다. 안성문화원과 안성시 리·통장단협의회 등 19개 단체들은 지난 9일 안성시청에서 중앙대 안성캠퍼스 이전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열어 이전반대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이전 저지 대책을 논의했다. 주민들의 반발은 중앙대가 개교 100주년인 2018년까지 하남시에 제3캠퍼스 건립을 추진하며 부지 매입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안성캠퍼스 매각을 포함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김태원 안성문화원장은 “캠퍼스 조성 당시 시민들이 유치추진위를 구성하고 헐값에 토지를 내놓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왔는데 이제 와 이전한다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중앙대 관계자는 “하남에 제3캠퍼스 건립을 추진하며 다각도로 비용 마련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뿐 안성캠퍼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골목길 미술관’에서 길을 잃다

    ‘골목길 미술관’에서 길을 잃다

    홀로 집을 지키는 누렁이, 빈 집 혹은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호시탐탐 노리는 길고양이는 호형호제하며 서로 골목의 주인을 자처한다. 골목과 골목 사이를 뛰놀던 아이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낡은 담장 어느 한 곳이 뚝 끊긴 자리에 걸어둔 대문은 녹이 슨 채 열리지 않는다. 십수 년 살이의 공간이, 개발 논리에 밀려 빗장을 잠근 채 늙어간다. 골목, 살이의 공간 하루가 다르게 번화하는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뒤편 오르막길에 이르면 낙산공원 산책길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이정표를 따라 산책길을 오르다보면 낮게 엎드린 낡은 집, 구불텅 길, 가파른 계단을 지나친다. 산책길보다는 골목길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길이다. 골골샅샅 이어긴 길은 이화동 이곳저곳을 혈관처럼 흐른다. 낙산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는 이화동은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대학로와 다르게 고립되어 있는 도시 속의 섬이다. 이화동 골목의 특징은 길과 계단의 불규칙성과 낮은 담장에서 드러난다. 골목은 동선의 효율성이나 공간 활용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만들어진 길과 계단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미로처럼 얽힌 길과 계단은 사람의 키보다 낮은 담을 가진 집과 집 사이를 연결한다. 그리고 불규칙한 공간 사이사이 자투리 공간에는 어김없이 세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안과 밖의 기준을 허문다. 길과 담을 기준으로 안과 밖이 구분되는 여느 마을의 풍경과 다른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화동 골목길은 생활소품들의 의미가 가장 잘 살아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실 한낮의 골목은 사람 구경이 힘들다.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살이의 흔적들만이 사람이 사는 마을임을 짐작케 할 뿐이다. 장마가 막 끝난 시점에 찾은 골목에는 유독 형형색색의 이불이 눈에 띈다. 이불은 낮은 담장에 몸을 기댄 채 단잠에 빠져 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잠결을 스치면, 자신을 덥고 밤새 뒤척였을 달동네 사람들의 꿈을 부드러운 컬러로 풀어낸다. 텅 빈 거리는 저녁이 되면 비로소 사람들이 비척비척 계단을 오르고, 좁은 길을 종종 걸음으로 집에 돌아와 불을 밝힌다. 골목길 미술관 소규모 봉제, 재단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마을에는 하루 종일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지난한 가난과 하루 종일 천장 낮은 공장에서 재봉틀을 돌려야 하는 직공들의 삶은 지척의 마로니에공원에서 펼쳐지는 공연문화와는 무관해 보인다. 이렇듯 문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달동네가 최근 문화공간으로서 새로이 탈바꿈됐다. 이화동이 낡은 옷을 벗고 문화를 입기 시작한 것은 ‘소외지역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공공미술사업’의 시범 구역으로 선정된 2년 전의 일이다. 생활의 공간에 예술의 한 장르인 미술작품을 가미해 일정 장소에서만 접할 수 있던 미술을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공공 거리미술관’으로 만든것이다. 일명 ‘낙산 프로젝트’이다. 문화관광부 산하 공공미술추진위원회와 종로구가 주관한 공공미술프로젝트인 낙산 프로젝트는 2006년, 70여 명의 작가와 300여 명의 주민들이 ‘섞다, 잇다, 함께 어울리다’라는 주제 아래, 마을 곳곳에 그림을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대학로와 낙산을 섞고, 잇고,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거리미술관으로 꾸민 것이다. 이들의 노력은 회색빛 일색의 마을 담장에 꽃을 피워냈고, 낙산을 알리는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었다. 지금은 알음알음 찾아온 이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거리미술관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미술관의 작품과 달리 자연스레 시간의 흔적을 입는다는 것이다. 무심히 그림에 이끌려 사진기에 담으려는 이들이 있다면 ‘한 발짝 더 다가가 보라’는 말을 건네고 싶다. 불과 2년 남짓한 작품들은 비와 바람에 자연스레 누그러져 시간의 결이 그대로 살아 움직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인위적인 색채를 벗고 자연스러움을 입는 것이다. 골목길을 기웃거리는 동안 이정표를 놓치고 길을 잃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저기 모퉁이를 돌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글·사진 임종관 《삶과꿈》기자
  • 강원랜드 본사 등 압수수색

    강원랜드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3일 강원랜드를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중수부는 이날 검사와 수사관 등 20여명을 보내 강원도 정선군의 강원랜드 호텔 지하에 있는 경영 및 재무 관련 사무실을 비롯해 정선군 고한읍의 옛 본사, 강원랜드 기숙사, 고한·사북·남면 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정선군 사북면에 있는 사장 사택과 레저사업본부장 등 임직원 자택, 서울 강남구 서울사무소에서도 압수수색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강원랜드가 발전시설 공사를 맡긴 에너지개발업체 K사 등 여러 업체에 공사비를 부풀려 지급하고 되돌려 받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국내 유일의 내국인 전용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리조트, 스키장, 골프장 등 사업 확대에 따른 각종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로비를 했는지 여부도 살펴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압수수색도 자금흐름을 살펴 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강원랜드 수사는 공기업 수사의 하나”라면서 “여러 범죄 혐의의 단서가 포착됐다.”고 말했다. 지난 1998년 6월 설립돼 2000년 개장한 강원랜드는 수입이 대부분 현금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정치인의 자금줄이나 돈세탁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노무현 정부 당시 실세가 연관됐다는 의혹도 제기돼 왔다. 앞서 중수부는 전날 한국중부발전 정모(60) 사장의 서울 삼성동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정 사장이 K사에 공사를 맡기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강원랜드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다 K사에서 정 사장 쪽으로 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조만간 정 대표의 소환 여부를 결정하고 혐의가 입증되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K사는 지난해 말 185억원 상당의 보령화력발전소 질소산화물 저감설비 기자재 공급 및 설치 공사를 수주하는 등 중부발전과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여러 계약을 체결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양대 석좌교수 조창현씨

    한양대는 2일 조창현 전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을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석좌교수 겸 정부혁신연구소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정부혁신추진위원장, 방송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 與 당권·대권 통합논쟁 또 불붙나

    한나라당이 9월 중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혁신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함에 따라 각 계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혁신추진위가 집권 직후부터 논란을 빚어온 현 당헌의 ‘당권·대권 분리’ 조항의 개정을 추진할 경우, 당은 주류와 비주류의 정면 충돌로 또 한차례 내홍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성헌 제1사무부총장은 31일 “다음달 당 혁신추진위를 구성해 당헌·당규를 손질할 방침”이라며 “이번엔 당헌 개정보다는 당규 차원에서 기구를 조정하는 등 당 레노베이션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은 조직 재정비를 통해 민원국을 민원실 체제로 확대 개편, 대국민 접촉창구를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집권 후 긴장관계를 이어온 시민단체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대외협력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권 출범 직후부터 논란이 돼온 ‘당권·대권 분리’ 규정 등 휘발성이 있는 이슈가 다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주류측과 비주류측의 정면 충돌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박희태 대표를 포함한 주류측은 “당 따로, 청와대 따로 식으로 국정을 수행하면 국정이 파탄상태에 빠진다.”며 현행 당권·대권 분리 규정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반면 비주류인 친박 진영은 “대통령 한 사람이 당·정·청을 지배하는 비민주 정당으로 되돌아가자는 것”라며 강력 반발해 왔다. 지난해 대선후보 선출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킨 ‘30% 여론조사 반영’ 규정 등 각종 선거 후보 선출 규정의 개정 논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이번에는 그런 문제를 다루기 어려울 것 같고, 내년쯤 가서야 본격 논의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초유의 범불교도대회]‘해원이냐… 재궐기냐’ 정부 대처에 달렸다

    [초유의 범불교도대회]‘해원이냐… 재궐기냐’ 정부 대처에 달렸다

    ‘여법(如法)하게’‘최대한 인내하는 관용의 자세로’‘불교계만의 자성의 야단법석(法席)’…. 27일 27개 종단이 한자리에 모여 한목소리를 낸, 한국불교사상 초유의 ‘범불교도대회’ 당일까지 불교계가 보지했던 집단행동의 근저에는 부처님 법대로(여법하게) 보살행의 불심을 지키자는 원칙이 있었다. 그런데 추석 연휴를 지낸 다음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물론 불교계가 줄기차게 촉구해온 대정부 요구사항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불교계에 되돌려질지가 관건이다. 27일 범불교도대회는 ‘헌법파괴 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이라는 행사 타이틀대로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잇따른 종교편향에 대한 성토에 초점을 맞췄다. 대회 내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등 종교차별 관련 공직자의 엄중문책, 종교차별 근절 입법조치 즉각시행, 시국관련자에 대한 국민대화합 조치 등의 요구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특히 ‘불교도가 납득할 만한’ 수준의 대통령 사과와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 및 책임자 문책은 청와대·정부 입장과 불교계 요구의 접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상황. 대통령 사과의 경우 지난 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종교편향과 관련한 공직자 처신을 당부한 직후 불교계는 “무시당했다.”며 오히려 반발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 건도 “경찰청장이 불교계를 방문해 사과할 것”이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정부입장 전달에도 불구,‘얼토당토않다.’는 반감만 부풀린 꼴이 됐다. 범불교도대회를 치른 27일 현재 불교계 내부의 입장은 강·온이 엇갈리는 분위기다.‘이명박 대통령의 불교계 방문과 유감표명’에 ‘어청수 경찰청장의 불교계 방문, 사과’정도라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지않겠느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진정성이 없다.’며 초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는 조계종 중앙종회 초선의원들과 30∼40대 재가불자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강경론을 이끌며 불교계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불교시국법회 추진위원회가 상시기구로 전환됐고 범불교도대회 봉행위도 상시 활동기구로 남아 범불교도대회 이후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 불교도대회를 이어갈 것을 결의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청와대와 정부가 언제 어떤 식으로 반응할 지가 격앙된 불교계의 향배를 좌우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 상임봉행위원장 원학 스님은 대회 전 날 뼈있는 한마디를 남겼다.“청와대와 정부의 조치에 인내의 한계를 느꼈고 사회단체와의 연대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 늘 사회적인 이슈와 거리를 뒀지만 “참을 수 없는 한계에 부딪혀 종정 스님을 비롯한 원로 스님들의 뜻에 따라 전국의 승려들이 총궐기하는 전국승려대회가 열리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란 경고도 곁들였다. 추석 연휴가 불교계 인내의 마지노선이 된 셈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신재생에너지 111兆 투입

    정부가 ‘녹색 성장’을 위해 신재생에너지에 111조여원을 투입한다. 몇 차례 예고한 대로 신고리급 원자력발전소도 10기 더 짓는다. 환경단체 등의 반발을 의식해 ‘지역 공존형 원전’을 표방했다. 하지만 민간자금 76조원을 끌어들여 녹색 주춧돌을 놓겠다는 구상이어서 지나치게 장밋빛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27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2008∼2030년)을 심의, 확정했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20년을 단위로 놓고 5년에 한번씩 수립하는 마스터플랜이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책과 화석에너지 비중을 낮추는 문제에는 진보도 보수도 있을 수 없다.”며 “이념이나 논리 대결을 넘어 국가적 목표로 기후변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현재 국제적으로 부여된 이산화탄소 절감 수준을 맞추려면 원전이 현실적인 대안의 하나이고, 전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지속적인 원전 건설 의지를 밝혔다. 확정안의 핵심은 ‘저(低)탄소 사회’로의 이행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거나 없는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지금의 2.4%에서 2030년 11%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국내 태양광 시설은 지금보다 44배, 풍력은 37배, 바이오는 19배, 지열은 51배 늘어난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100조원(민간 72조원), 연구개발에 11조 5000억원(민간 4조 3000억원)을 각각 투자한다. 경제단체와 공동으로 ‘녹색에너지산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민간투자분 76조여원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관련,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되는 등 신재생에너지가 유망한 신산업 분야이기 때문에 정부가 지원 유인책을 주면 민간 기업들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투자분 35조여원은 해마다 예산을 늘려 확보할 계획이다. 2012년부터는 발전소 등 에너지 사업자에게 일정 비율의 신재생에너지 공급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발전단가도 싼 원전 비중은 59%(현재 36%)로 늘린다. 그러자면 신고리 3·4호기와 같은 140만㎾급 원전을 10기 더 지어야 한다. 이 장관은 “원전 건설의 혜택이 주변지역에 직접적으로 확산되는 지역 공존형 원전을 건설할 방침”이라며 “지역이 원하는 특화된 사업과 원전 유치비용을 통합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진경호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Local] 포항, 소규모 행정동 통폐합

    경북 포항시는 인구 2만명, 면적 3㎢ 미만의 소규모 행정동 8개를 연말까지 4개동으로 통·폐합한다고 26일 밝혔다. 상대1·2동은 상대동으로, 해도1·2동은 해도동, 중앙동과 학산동은 중앙·학산동, 죽도1·2동은 죽도동으로 각각 통합된다. 시는 주민 설명회를 통한 주민의견 수렴과 시의회 보고 등을 거쳐 11월쯤 행정구역 조정안을 확정하고 12월에 동별로 통합추진위를 발족한 뒤 공부 정리 및 인사, 청사준비 등을 마무리, 내년 1월부터 본격 업무에 들어갈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통·폐합으로 남는 청사는 작은 도서관, 청소년 공부방, 문화복지시설 등 주민복지를 위한 다양한 시설로 활용하고 잉여자원은 복지 분야 등 신규 사업에 투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종교 편향 시비] 격앙의 중심 ‘젊은 불자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잇따른 종교편향 시비와 지관 조계종 총무원장 차량에 대한 과도한 검문검색이 ‘범불교도대회’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치달으면서 젊은 불교도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계종 산하 재가신자들의 단체는 참여불교재가연대(재가연대), 불교환경연대(환경연대), 원우회, 여성불교개발원, 대한불교청년회(대불청), 불교상담개발원, 포교사단을 비롯해 20여개. 이 가운데 30∼40대가 주축을 이루는 재가연대와 환경연대, 총무원 종무원들의 모임인 원우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승가회)는 최근 번지고 있는 ‘불교계 격앙’의 중심에 있는 대표적 단체들이다. 종교편향에 반발해 지난 6월말 최초의 연대기구로 결성된 ‘이명박 정부 종교편향 종식 불교연석회의’를 주도한 것은 바로 30∼40대가 주축인 이들 단체. 참여연대는 지관 총무원장 차량 검문사건이 발생한 날을 ‘교단 치욕일’로 규정했으며 이와 관련한 경찰청앞 법회에서 원우회 회원들은 삭발까지 하는 강경한 대응으로 주목됐다. 지난달 4일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의 참회를 위한 시국법회’의 양축은 불교환경연대와 실천불교승가회였던 것으로 관측되며 젊은 불자들의 모임인 환경연대, 대불청, 승가회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한 서울시청앞 촛불집회에도 참여했다. 27일 ‘범불교도대회’의 기획, 조직, 홍보, 총무 등 실무 담당자도 대부분 30∼40대의 재가불자들. 행사의 자원봉사를 자임한 300여명에 대외조직에 관여하는 호법단 3000여명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이번 대회는 젊은 불교도들이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4일 시청앞 시국법회를 열었던 시국법회 추진위가 상시조직으로 바뀐데 이어 ‘범불교도대회’조직위도 대회가 끝난 뒤 ‘종교차별 범불교대책위원회’로 바꿔 상시가동을 결의한 상태. 특히 조계종 대의기관인 중앙종회의 30∼40대 초선의원 20여명이 이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범불교도대회’ 이후 이와 맞물린 젊은 불교도들의 목소리와 행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부고] 황익성 수원교구 신부 선종

    천주교 수원교구 원로사목자 황익성(아우구스티노) 신부가 22일 오전 1시30분쯤 선종(善終)했다.74세. 고인은 1961년 사제로 서품된 이후 수원교구 수진동, 화서동, 광명, 과천, 신흥동 성당 주임신부를 지냈다.2000년 일선 사목에서 은퇴하기까지 수원교구 사무처장, 관리국장, 교구청 총대리 신부, 수원가톨릭대 설립추진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빈소는 수원교구 정자동주교좌성당에 마련됐다. 장례미사는 25일 오전 10시.(031)252-6776.
  • [Local]서울에 대경학숙 건립 추진

    대구·경북 출신의 서울 유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대경학숙’ 건립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21일 대구시에 따르면 재경 대구경북시·도민회와 지역출신 전·현직 장관 모임인 대경회는 최근 서울에서 모임을 갖고, 가칭 ‘대경 육영재단 설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또 정연통 경북도민회장과 정해창 전 법무부장관을 대경학숙추진 공동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이와 함께 대경학숙육영재단 설립인은 정 도민회장이, 이사장은 정 전 장관이 맡기로 합의했다. 이사회는 도민회와 대경회가 각각 6명과 5명씩 이사를 나눠 맡기로 했다. 시·도민회와 대경회는 지금까지 모금한 기금 6억원으로 다음 달 말까지 재단법인 설립 허가를 완료하고, 올 연말까지 지역 출신 기업인과 재경향우회를 중심으로 학숙건립기금 1000억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현장 행정] 마포구 ‘작은 도서관’

    [현장 행정] 마포구 ‘작은 도서관’

    전업주부 이복희(56·성산2동)씨. 매일 오전 10시면 15개월된 외손녀 송하와 함께 집을 나선다. 이씨가 향하는 곳은 동 주민센터 2층에 마련된 성메작은도서관. 지난 5월 문을 연 마을도서관이다. 165㎡ 남짓한 도서관 한 구석엔 장판이 깔린 유아용 독서공간이 있다. 이씨는 이곳에서 송하와 함께 그림책을 읽는다. 송하는 요즘 비행기가 등장하는 그림책에 재미를 붙였다. “첫 손자인 만큼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하게 해주고 싶었다.”는 이씨에겐 마을도서관이 쉼터이자 육아공간이다. ●문턱 낮춘 ‘생활도서관’ 지향 마포구에는 성메도서관 외에도 2곳의 작은도서관이 더 있다. 신공덕동 ‘늘푸른소나무 작은도서관’과 공덕동 ‘꿈을 이루는 작은도서관’이다. 마을문고 형태로 운영되던 동사무소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사단법인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주부·어린이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공공도서관의 문턱을 낮춰 누구나 ‘동네 슈퍼마켓 가듯’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 도서관’을 지향한다. 개관 3개월 만에 이용자가 2만명을 넘어설 만큼 주민들의 호응도 뜨겁다.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도 1800명에 육박한다. 성메도서관의 김계옥(41) 관장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주민들이 도서관을 찾고 있다.”면서 “그만큼 도서관에 대한 지역민의 수요가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학기간인 만큼 요즘 도서관의 주 이용자는 어린이들이다.19일 성메도서관에서 만난 구본민(7·중동초 1년)군은 “학교에도 도서관이 있지만 집과 가깝고 좋아하는 만화책도 많은 작은도서관을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도서관을 소통·교감의 장으로 마포 마을도서관의 특징은 단순히 책을 읽고 빌려가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책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주는 것 역시 도서관의 역점 사업이다. 매주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동화구연과 글쓰기, 책 만들기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방학기간인 요즘엔 모빌과 옷 만들기 등 공예교실도 운영한다.10명이 넘는 청소년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든든한 인적 자산이 되고 있다. 오는 25일부터는 사단법인 ‘평화박물관 건립 추진위원회’와 함께 ‘평화 책 전시회’도 연다. 어린이들에게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삶’에 대한 감수성을 심어주자는 취지다. 학부모 강좌도 병행한다. 좋은 책 고르기와 독서를 통한 영어 조기교육 등 젊은 주부들이 선호하는 강좌가 매달 한 차례씩 열린다. 마포구는 지역의 작은도서관을 구립도서관과 주민개방 학교도서관과 연계하는 ‘마포 도서관 벨트’를 구상하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끝없는 ‘낙하산인사’ 논란] 국책硏도 줄줄이 물갈이…연구 독립성 흔들

    [끝없는 ‘낙하산인사’ 논란] 국책硏도 줄줄이 물갈이…연구 독립성 흔들

    정권 교체기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낙하산 논란’이 이명박 정부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가 임기가 남은 공기업 사장에 이어 정부 산하 언론기관, 심지어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책연구기관장들까지 줄줄이 교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필요한 연구기관의 경우, 임기 보장 원칙을 지켜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참여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민주당의 한 전직의원은 “참여정부에서 누가 봐도 분명한 코드 인사로 임명된 사람은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일부 기관장의 교체 불가피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KBS 사장은 정권교체 때마다 바뀌어 그동안 KBS 사장은 임기와 관계없이 새 정권이 들어서면 물러났다. 10대 사장인 홍두표씨는 김영삼 대통령 취임 다음달인 1993년 3월 임명돼 한 차례 연임한 뒤 김대중 대통령 취임 직후 물러났다. 임기가 1년 정도 남았지만 사퇴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4월 임명된 박권상 사장도 노무현 정부 출범 한달 뒤인 2003년 3월 물러났다. 후임은 노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 고문을 맡았던 서동구씨. 하지만 서 사장은 청와대 개입설이 드러나면서 8일 만에 물러났다. 정연주씨는 과거와 달리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사장공모추진위원회(사추위)’를 거쳐 선임됐지만 역시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이사장을 맡았던 지명관 한림대 석좌교수는 “서동구씨를 밀었던 청와대에서 정연주씨를 민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정 사장은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이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초부터 사퇴압력을 받다 지난 8일 해임됐다. ●일괄사퇴 종용… ‘내사람 심기´ 되풀이 인사 논란은 국책연구기관장 인사에서 도드라진다. 현 정부는 정치적 자리가 아닌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기용된 국책연구기관장들에까지 일괄사퇴를 종용,‘물갈이 인사’ 논란을 키웠다. 지난 4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소속된 정부출연 연구기관장 18명은 ‘재신임’을 이유로 일괄사표를 냈고 11명은 사표가 수리됐다. 이종태 청소년정책연구원장은 일괄사표 제출을 거부, 해임된 뒤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등을 직권남용죄와 강요죄로 고발한 상태다. 그는 2010년 8월까지인 임기를 절반도 마치지 못한 상태였다. 사표제출 이후 새로 기관장으로 선임된 사람 가운데에는 현 정부 관련 인사들이 적지 않다. 지난 8일 선임된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인수위 외교안보통일 분과 자문위원을 지냈고, 지난 13일 선임된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과 김성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인수위 자문위원을 역임했다.‘3배수 후보’로 압축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과 교통연구원장에는 각각 ‘운하정책 환경자문단’에서 경부운하 낙동강 분과를 이끌었던 박태주 부산대 교수와 한반도대운하 연구회에 참여했던 황기연 홍익대 교수가 후보에 올라 있다. ●제도 보완 통해 낙하산 고리 끊어야 학계에서는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국책연구기관장의 임기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공영방송인 KBS 사장 임명에는 반드시 국민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대부분의 기관들이 제도적으로 공모제를 통한 선발과 임기보장, 자율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것이 더 문제”라면서 “제도가 완벽해도 상위 단체인 정부에서 예산을 무기로 압력을 가해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정부산하 연구소 등은 매년 성과평가를 하는데 하위 10%는 기관장을 교체한다고 명시하고, 그 외에는 면직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웅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은 민주화 수준과 상응하는데 정부가 방송 등을 정권의 하부 구조로 생각하는 게 문제”라면서 “공영방송 사장 선임은 독립된 공적 기관에서 뽑아 국민의 다양한 의사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국회가 방송통신위원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거기서 방통위원을 구성해야 하는데 현재 방통위가 정치적으로 구성되니까 KBS도 똑같이 돼 버린다.”면서 “무엇보다 임기보장이 중요하다. 임기가 보장돼야 정권 눈치 안 보고 소신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국사례 - 獨 공공연구기관장 검증만 ‘3년’ 선진국의 공영방송 및 정부출연 연구기관장 인사시스템은 어떨까. KBS와 유사한 공영방송 시스템이 있는 독일 영국 일본의 경우, 사장선출 과정에서 정치권력의 직접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대신 지역대표나 다양한 이익집단 대표로 구성된 독립적 규제감독기구에서 직접 선임하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사장 선임권은 방송사 단위의 독립적 감독기관인 방송위원회가 갖는다. 방송위는 정당대표, 사회단체, 종교단체 등 다양한 이해집단의 대표로 구성되며 사장 선임은 위원들 가운데 5분의3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해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10명으로 구성된 ‘BBC 트러스트’에서 사장을 선출한다. 이 중 4명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위원이며 해당 지역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다. 일본 공영방송 NHK도 정부나 총리의 관여없이 경영위원회에서 사장을 선출한다.12명으로 구성되는 경영위원회는 교육·문화·과학·산업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하되 8명은 전국 각 지역별 대표로 선발한다. 경영위원은 의회의 동의를 얻어 총리가 임명한다. 한편 한국이 본뜬 독일의 정부출연 연구기관 인사시스템도 독립성 보장을 통해 연구성과를 높이고 있다. 독일 공공연구기관을 연구한 정선양 건국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독일의 연구기관장은 종신직으로 보통 20년 이상 근무한다.”면서 “인선위원회에서 후임 기관장을 정하는 데만 3년이 걸릴 정도로 엄격한 검증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연구자가 기관장이 되기 때문에 외부채용이나 행정직 채용, 낙하산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막스플랑크재단(기초기술연구회)과 프라운호퍼재단(응용기술연구회)이 독일의 공공연구기관을 통괄하며 연구회 이사장은 평의회에서 선발하고 각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총회에서 인준한다. 정 교수는 “평의회는 정부관계자, 역대 이사장, 각 연구기관 관계자, 산업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한다.”면서 “20년 이상 근무한 연구기관장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 이사장이 된다.”고 말했다. 이사장의 임기는 5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정 교수는 “독일 정부는 공공연구기관 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면서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연구기관의 수장이 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권위와 독립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 국책연구기관 운영체제 변천 - “연구 자율성 제고” 1999년 개별부처→연구회 체제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운영체제가 개별부처 국책 연구기관에서 연구회 감독체제로 바뀐 것은 연구 및 경영의 자율성과 독립성 제고를 위해서였다. 연구기관이 지금처럼 연구회 중심으로 바뀌게 된 것은 1999년 정부출연 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을 만들면서부터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은 각 부처에서 예산과 인력을 통제받으면서 부처 이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이 때문에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에 감독권을 국무총리실로 이관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또 총리가 연구기관에 대한 감독기능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행정 각 부를 통할 조정하는 국무총리의 헌법상 지위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총리를 대신하는 중간감독기구로 경제사회연구회, 인문사회연구회, 기초기술연구회, 공공기술연구회, 산업기술연구회 등 5개 연구회를 뒀다. 그러다 국무총리실의 인력 부족 등으로 감독한계가 드러나면서 노무현 정부 때 부분적인 감독권한 조정이 있었다.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정책의 집행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과학기술부가 과학기술분야 연구회를 감독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이어 올 2월말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과학기술부 소속 출연 연구기관을 관리하는 현행 3개의 연구회 중 공공기술연구회를 폐지하고, 기초기술연구회는 교육과학부 소관으로, 산업기술연구회와 그 소속 연구기관은 지식경제부 소관으로 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한편 연구기관장 임기는 처음부터 3년으로 규정, 나름대로 정권의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일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중순 국책연구기관장에 대한 일괄사표 제출 사태에서 드러나듯 정권교체 여파가 정부출연 연구기관 인사에까지 미치면서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기능은 흔들리고 있다. 전국공공연구노조의 이광오 정책국장은 “과거 일부 기관장이 자진사퇴하는 것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단시간에 강제로 사퇴당한 것은 지난 30년 역사상 한번도 없었다.”면서 “연구기관장 선출과정에 정치적 개입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치권 ‘말바꾸기’ - 남이 하면 낙하산인사 내가 하면 인재 등용? ‘남이 하면 낙하산, 내가 하면 인재등용?’ ‘낙하산 인사’ 문제로 정당·시민단체 등의 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참여정부에서 실용정부로의 정권교체를 기준으로 낙하산 인사에 대한 이들의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어 ‘말 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야당인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를 거세게 비난했다. 당시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은 “건교부의 낙하산 인사들이 정권 실세의 눈치를 보며 정책을 펴느라 집값잡기에 실패하고 있다(2005년 건교위 국감).”,“재경부 출신이 산하기관 자리를 독점해 발전을 저해한다(2007년 재경위 국감).” 등 낙하산 인사를 거세게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안 의원은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후 지난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임명돼 “낙선자를 위한 전형적인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낙하산 인사 시비에 대해 낙하산 인사설을 부인했다.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당시 한나라당 의원) 역시 2004년 문화관광위 국감에서 “저와 총선에서 경쟁했던 후보가 낙선 이후 바로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됐다. 인사 문제를 이런 식으로 처리하면 인사 혁신은 요원하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박 홍보기획관은 지난 8일 평화방송 라디오‘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KBS 사장은 지난 정부에서 코드인사로 선임됐고 (현재는) 그런 문제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면서 정연주 전 사장 해임을 정당화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말바꾸기’는 민주당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를 합리화하기 위해 공기업 선진화를 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은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 논란에 대해 “대통령과 정책성향과 이념을 함께하는 사람을 등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현재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원외)으로 활동하는 박남춘 당시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따라 자신과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을 등용해 성과를 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던 유시민씨도 2005년 10월 재경위 소비자보호원 국정감사에서 노무현 후보 대선캠프에서 일한 적이 있는 김철 전 한누리투자증권 고문이 소보원 부원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모든 낙하산이 다 나쁜 건 아니다.”라면서 “그 시점에 그 기관에 필요한 사람이냐 아니냐를 봐야 한다.”고 낙하산 인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시민단체도 정권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보수단체의 대표격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지난 4월 논평에서 “참여정부 집권에 기여한 공로로 공기업에 자리를 얻은 인사들의 모임인 ‘청맥회’가 아직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노무현 정권의 특권집단을 없애는 게 공기업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라이트전국연합은 YTN 구본홍 사장 임명과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 등에 대해 “KBS 새 사장에 대통령 측근이 가서는 안 된다는 이상한 논리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면서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인사의 임명을 적극 주장했다. ● 기획탐사부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기자 tamsa@seoul.co.kr
  • 토공·주공 2010년 통합법인 출범

    토공·주공 2010년 통합법인 출범

    정부가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통합하기 위한 통합추진위원회를 10월에 출범시키기로 했다. 빠르면 2010년 초 통합법인 탄생이 가능할 전망이다. ●통합법 10월 정기국회 제출 1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주공·토공 선진화토론회가 14일 끝남에 따라 국토부는 두 공사 통합 방안을 마련해 이달 말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소위원회인 선진화추진위원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토론회에서는 선진화방안으로 두 기관의 ‘선(先)구조조정-후(後)통합’이 유력한 방안으로 제시됐다. 정부는 선진화추진위원회의 심의가 끝나면 다음달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통합안을 최종 확정한다. 정부는 이를 기반으로 가칭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을 10월 국회에 제출, 통합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1년 정도의 준비과정을 거쳐 통합공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단 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통합공사 출범까지 1년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토공기능 전북 주공기능 경남 이전 이대로라면 통합공사 출범 시기는 2010년 1월1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1년 뒤인 2011년에는 토공 기능은 전북으로, 주공 기능은 경남 진주로 이전하게 된다. 통합에 앞서 통합공사법이 공포되면 추진위원회가 통합공사설립위원회로 간판을 바꿔달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선다. 2007년 기준 양 공사의 정원은 주공이 4385명, 토공이 2982명으로 7년전에 정부가 두 기관을 통합시키기로 했던 때와 비교하면 각각 43%,64% 늘어났다. 정부가 두 기관 기능의 과감한 축소 조정을 고려 중이어서 큰 폭의 정원 감축이 불가피하다. 국토부는 통합공사의 기능과 관련, 중대형주택 분양사업이나 도시재생사업 등은 민간에 넘기고, 반대로 임대산업단지 조성, 비축용토지사업 등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합법 국회통과해도 산넘어 산 정부가 두 기관의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넘어야 할 고비가 한둘이 아니다. 우선은 통합법의 국회통과다. 2001년에도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노조 반발과 국회에서의 신중한 입장 등으로 통합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국회 입장에서는 혁신도시 건설계획에 따라 두 기관이 이전하게 돼 있는 전북 전주·완주와 진주 지역주민들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노조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판에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통합법안에 대해 국회의원을 상대로 당위성과 시급성을 적극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통합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지역의 반발을 극복해야 한다. 통합법인의 본사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상대 지역 주민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토공 등 노조의 강력한 반발도 풀어야 할 과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건국·광복 ‘8·15 두쪽’

    일제에서 해방된 지 63년이 되고, 정부가 수립된 지 60년이 된 2008년 8월15일. 서울 도심에서는 ‘광복절’과 ‘건국절’을 기념하는 행사가 제각각 열리는 안타까운 풍경이 연출됐다. 여당과 야당도 따로 기념 행사를 치렀다. ●“분열의 역사 아직 치유 안돼” 정부와 보수단체는 남한에서의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야당과 진보단체는 “헌법에 명시된 임시정부 법통 계승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분단과 분열의 역사를 치유하지 못한 우리들의 자화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옛 중앙청 광장(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2만 7000명(이하 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63주년 광복절 및 건국 60년 중앙경축식’을 열었다.1만 2000여명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300여명도 오전 11시부터 청계광장에서 ‘건국 60주년 기념 문화제’를 열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지도부는 정부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했지만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3당 지도부는 정부 행사에 불참하고 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했다. 오후 들어서는 진보단체들의 광복절 기념 및 건국절 반대 집회가 줄을 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독립유공자회 등은 오후 2시 종로구 신문로 역사박물관에서 ‘대한민국 건국 89주년 학술회의’를 열고 “대한민국 건국은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이며,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는 것은 역사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연대와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8·15 기념대책추진위원회’ 소속 회원 3700여명은 오후 4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문화제를 열고 “정부는 진보진영 탄압과 민생경제 파탄 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대학생연합 등은 탑골공원 앞에서 반일집회와 광복절 기념집회를 갖고 6·15공동선언 실천을 주장했다. ●경찰 촛불집회 물대포 진압 저녁 7시부터는 3700여명(경찰추산)이 종로, 명동, 남대문 등 도심 곳곳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100번째 촛불집회를 가졌으며, 경찰은 저녁 8시쯤부터 명동 한국은행 앞에 집결한 시위대를 향해 파란 색소가 섞인 물대포를 쏘며 진압과 체포 작전을 벌였다. 상지대 사회학과 홍성태 교수는 “친일과 독재에 뿌리를 둔 현재의 보수세력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며,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해 올바르고 보편적인 인식을 가진 보수세력이 육성돼야 국민통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 행사에 참여한 시민 강진수(62)씨는 “이승만 대통령과 건국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다.”면서 “1948년 건국을 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종락 이경주 김승훈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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