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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타구니가 점점 커졌는데”…‘이것’ 방치했다가 음낭으로 소장 3m 쏟아져 [라이프]

    “사타구니가 점점 커졌는데”…‘이것’ 방치했다가 음낭으로 소장 3m 쏟아져 [라이프]

    수술이 필요한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을 10년 가까이 방치한 60대 남성이 장이 음낭으로 쏟아져 내리고 고환과 음낭 조직이 괴사하는 등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겪은 사례가 국제 학술지에 보고됐다. 멕시코 테픽 시민병원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거대 서혜부 탈장을 장기간 방치했다가 응급수술을 받은 60대 남성의 치료 사례를 소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환자는 약 10년 전부터 오른쪽 사타구니가 점차 불룩하게 튀어나왔지만 병원을 찾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탈장은 음낭까지 내려왔고, 최근에는 극심한 복통과 발열, 음낭 피부 변색, 악취를 동반한 상처가 생겨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소장 약 3.7m가 탈장 부위를 통해 음낭 안으로 빠져 있었으며, 맹장과 충수(맹장 끝에 붙은 기관)까지 함께 내려간 상태였다. 특히 맹장이 터지면서 감염이 주변 조직으로 번졌고, 음낭과 오른쪽 고환에는 조직이 썩는 괴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환자는 아미안드 탈장(Amyand’s hernia)으로 진단됐다. 이는 충수가 탈장낭 안에 포함되는 매우 드문 형태의 서혜부 탈장으로, 전체 서혜부 탈장의 약 1% 미만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맹장 천공과 푸르니에 괴저(Fournier’s gangrene)까지 동반된 사례는 더욱 드물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의료진은 응급수술을 통해 괴사한 음낭 조직과 오른쪽 고환을 제거하고, 천공된 장을 절제한 뒤 탈장을 교정했다. 이후 집중적인 항생제 치료와 상처 치료를 진행한 결과 환자는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다. 추적 관찰에서도 특별한 합병증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거대 서혜부 탈장을 장기간 방치하면 장이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해 괴사하거나 장 천공, 패혈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탈장이 발견되면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전문의 진료를 받고 적절한 시기에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혜부 탈장은 복벽이 약해진 틈으로 장이나 지방 조직이 사타구니 부위 밖으로 밀려 나오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누우면 들어가고 통증이 거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크기가 커질 수 있다. 특히 튀어나온 장이 복강 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갇히는 상태인 ‘감돈’이나 교액성 탈장으로 진행되면 장 괴사와 복막염을 일으킬 수 있어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국내 의료진도 사타구니가 반복적으로 불룩하게 튀어나오거나 통증, 부기, 피부색 변화가 나타날 경우 단순 노화 현상으로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한 복통, 구토, 발열 등이 동반된다면 응급 상황일 가능성이 있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 푸틴, 전장 꿰뚫을 ‘보이지 않는 손’ 얻었다…러시아판 ‘스타링크’ 가동 [밀리터리노트]

    푸틴, 전장 꿰뚫을 ‘보이지 않는 손’ 얻었다…러시아판 ‘스타링크’ 가동 [밀리터리노트]

    [밀리터리노트 3줄 요약]●러시아판 스타링크 ‘라스베트’의 1차 위성이 운용고도에 안착하며 우크라이나 상공에 통신 창이 열렸다.●위성 통신이 붙은 드론은 무선 가시선과 저고도 제약에서 벗어나 이동표적을 실시간 조종으로 때릴 수 있고, 우크라이나의 기존 전자전 장비로는 교란되지 않는다.●내년 여름이면 24시간 통신망이 완성될 전망으로,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상공 스타링크 사용 허가를 요청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러시아판 ‘스타링크’ 위성 사슬이 연결됐다.” 러시아의 저궤도 군집위성망이 최근 초기 대형 배치를 마치면서 우크라이나가 긴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군의 무인기(드론) 운용이 한결 수월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내년 여름이면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24시간 내내 위성통신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러시아 ‘라스베트’ 위성 12기, 운용고도 안착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매체 밀리타르니는 러시아 저궤도 군집위성망 ‘라스베트’의 1차 실전 배치 위성 16기가 궤도상 운용 대형 배치를 마쳤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했다. 라스베트는 러시아어로 ‘새벽’이라는 뜻이다. 2020년 이동통신사 메가폰 산하로 출범해 2022년 IT 대기업 ISC홀딩에 편입된 항공우주기업 ‘뷰로 1440’이 구축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모스크바 북쪽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첫 실전 배치 위성 16기가 발사됐다. 당초 지난해 말 발사 예정이었으나 위성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일정이 밀렸다. 앞서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실험용 위성 6기가 발사된 바 있다. 밀리타르니에 따르면 3월 말 발사된 16기 가운데 12기가 운용고도에 도달했다. 3기는 상승 중이고 1기는 제조 결함으로 추정되는 원인으로 소실됐다. 공개 위성추적 서비스인 N2YO에 따르면 라스베트 위성은 이미 우크라이나 가시권을 하루 네 차례 통과한다. 이 가운데 지상 단말과 안정적으로 연결될 만큼 고도각이 확보되는 것이 2~3회로, 통과 때마다 대형 전체 기준 1~1.5시간씩 통신이 가능하다. 위성통신 전문가 볼로디미르 스테파네츠는 “양호한 커버리지를 갖춘 위성 사슬이 사실상 이미 형성됐다”면서 “하루 두 차례 양호한 상태의 커버리지가 나오지만 실제 통과 횟수는 이보다 많다. 여러 사슬이 약 1시간 30분 간격으로 서로 다른 지역 상공을 지날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위성들이 이미 상당히 조밀한 커버리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자폭 드론에서 순항미사일까지 결합 가능 라스베트의 1차 목표는 단말 1대당 최대 초당 1기가비트(Gbps) 속도로 전 세계에 광대역 인터넷을 공급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군사적 용도 때문이다. 위성인터넷망이 닿는 지역에서 러시아군은 게란-2·3·4 계열의 대형 자폭·정찰 드론이나 해상 드론(무인수상정)을 위성 단말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라스베트의 위성 단말기는 가로·세로 60㎝ 이하, 무게 15㎏ 미만으로, 기본형 개발을 마치고 양산 준비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밀리타르니는 단말기 양산이 시작되면 지휘소와 차량, 전투함은 물론 자폭·정찰 드론, 나아가 순항미사일과 활공폭탄 유도에도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위성통신 제어→드론 전술 크게 도약 드론이 위성 인터넷망과 결합하면 드론 전술은 크게 도약한다. ①무선 가시선의 제약이 사라진다. 드론 유도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입력된 고정 좌표를 향해 날아가거나, 사람이 실시간으로 조종하거나. 고정 좌표로는 열차나 차량 행렬, 이동식 방공체계처럼 움직이는 표적을 맞힐 수 없다. 사람이 실시간으로 조종해야 비로소 움직이는 표적을 추적·판별하는 정밀무기가 된다. 문제는 실시간 조종에 끊기지 않는 통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지국을 세울 수 없는 적진 깊숙한 곳에서는 지상 통신이 끊길 수밖에 없다. 위성통신은 이 제약을 없앤다. 이후 사거리를 결정하는 것은 연료와 위성 커버리지뿐이다. 게란급 드론은 최대 2000㎞를 날 수 있어, 조종사는 우크라이나의 어떤 타격 수단도 닿지 않는 곳에서 드론을 몰 수 있다. ②초저고도 비행이 가능해진다. 지상 통신에 의존하는 드론은 고도가 낮으면 신호가 끊기지만, 위성통신은 연결이 유지되는 한 계속 제어할 수 있다. 저고도 비행은 탐지가 어렵고 방공망의 대응 시간을 압축한다. ③전자전 방어를 무력화한다. 우크라이나의 현존 전자전 장비는 러시아 드론의 제어 주파수를 교란하도록 맞춰져 있다. 그러나 위성통신은 지상 통신보다 훨씬 높은 주파수 대역을 쓴다. 기존 장비로는 물리적으로 교란 신호를 만들어 낼 수 없다는 뜻이다. 라스베트가 정확히 어떤 주파수를 쓰는지 식별하는 일도 별도 과제로 남는다. 안테나의 성격도 다르다. 지상 통신 단말이 사방의 소리를 담는 마이크라면, 위성 단말은 하늘의 한 점만 바라보는 망원경에 가깝다. 주파수를 맞춰 교란을 시도해도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특정 위성을 겨눠 통신을 방해하더라도 드론이 다른 위성으로 제어권을 넘기면 교란은 도로 무력해진다. 결국 위성 단말을 물리적으로 부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인데, 이는 드론 자체를 격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러시아는 이미 위성통신으로 드론을 운용한 바 있다. 바로 스타링크에 무단 접속한 것이다. 2024년 9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인근에서 격추된 게란-2에서는 스타링크 단말이 회수됐다. 미국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러시아 드론 부대는 2025년 12월부터 몰니야 계열 타격 드론에 스타링크 단말을 본격 통합했고, 이후 샤헤드 계열로 확산했다. 이에 스페이스X는 지난 1월 말 단말이 시속 75~90㎞를 넘겨 이동하면 접속을 끊는 속도 기반 ‘킬 스위치’를 적용했다. 이어 2월 5일에는 등록된 단말만 접속할 수 있게 하면서 러시아의 무단 접속을 사실상 차단했다. 당시 일부 러시아 부대는 인터넷 통신의 90%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르히 베스크레스토우 당시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자문관은 “적의 지휘통제가 붕괴했고 여러 구역에서 돌격 작전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아직은 ‘간헐적’…역으로 공습시간 예측 가능 다만 라스베트가 우크라이나 상공에 위성망을 완전히 펼친 것은 아니다. 베스크레스토우 당시 자문관은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서는 위성이 최소 200~250기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궤도에 오른 것은 약 40기다. 안정적 통신이 가능한 시간도 하루 두세 차례, 회당 1~1.5시간에 그친다. 이는 역설적으로 우크라이나에 기회이기도 하다. 위성통신을 이용한 공습은 발사 시각이 궤도에 종속되므로, 실시간 제어가 필요한 타격은 예측 가능한 시간대에 몰리게 된다. 우크라이나 방공이 요격 자원과 경보 태세를 특정 시간대에 집중 배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에 남은 시간은 겨우 1년 이 비대칭이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2027년 250기, 2030년 730기, 2035년 900기 이상을 궤도에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 뒀다. 이 일정을 지키려면 매달 16기씩 발사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약 4개월에 한번꼴이다. 7월 말 2차로 발사된 16기는 10~11월쯤 운용고도에 도달한다. 목표보다는 더딘 속도다. 그러나 이 속도를 유지하더라도 2027년 3월까지 4차 발사가 이뤄지면 러시아군이 내년 여름쯤 우크라이나 상공 24시간 커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밀리타르니는 내다봤다. 지연된 일정으로도 향후 1년 안에 러시아 위성망이 우크라이나 상공을 뒤덮는다는 뜻이다. 젤렌스키 “스타링크 러시아 내 범위 확대” 요청 ISW는 지난 1일 자 평가에서 “러시아가 자체 위성망으로 정밀 드론 공격에 필요한 통신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보이며, 우크라이나도 러시아 상공에서 스타링크를 쓸 수 있어야 할 필요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 비공개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스타링크 접속 범위 확대를 직접 요청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를 설득해 달라는 취지였다. 머스크는 점령지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서의 사용은 허용해 왔지만, 러시아 영내 사용은 제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확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같은 날 의회 의사당을 찾아 상·하원 의원들에게도 같은 요청을 했다. 마이크 라운즈 상원 군사위원이자 공화당 의원은 “우크라이나는 중·장거리 무기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장기적인 스타링크 접속이 필요하다고 한다. 대략적인 지역이 아니라 정확히 표적에 맞기를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내 스타링크 접속 범위가 확대되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후방 종심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공격할 수 있게 된다. 러시아 영내 스타링크 접속이 열리면 우크라이나군은 후방 종심의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발사 전에 타격할 수 있게 된다. AP는 이번 요청이 러시아의 미사일·드론 공세를 막는 데 필요한 미국 패트리엇 요격탄 의존을 줄일 대안을 우크라이나가 찾는 가운데 나왔다고 분석했다. 백악관과 주미 우크라이나대사관, 스페이스X는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 영화 ‘그날 424’ 제작 확정… ‘아이리스’ 양윤호 감독 메가폰

    영화 ‘그날 424’ 제작 확정… ‘아이리스’ 양윤호 감독 메가폰

    영화 ‘바람의 파이터’, ‘홀리데이’, 드라마 ‘아이리스’ 등 굵직한 화제작을 탄생시킨 양윤호 감독이 정치 스릴러 ‘그날 424’(가제: 텅빈나라)로 돌아온다. 제작진은 ‘그날 424’의 제작이 본격화되었으며 글로벌 배급을 염두에 둔 한미 합작 프로젝트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소설 ‘붉은 카르텔’로 알려진 미국 국적의 이원익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전 KBS 국장 출신 최재호 PD가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영화 ‘그날 424’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의혹’이 과연 실체가 있는 사건인지, 혹은 근거 없는 음모론인지를 파헤치는 정치 스릴러다. 평범한 역사 강사 ‘이진우’가 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석연치 않은 정황을 우연히 포착하며 사건의 서막이 오른다. 반면, 특별수사본부장 ‘한도경’은 이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사안으로 규정하고 이진우를 집요하게 추적하게 된다. 사건의 핵심 단서는 시민들의 평온한 휴식처인 ‘서울 올림픽공원’을 중심으로 하나씩 드러난다. 일상적인 공간의 이면에서 벌어지는 선관위 서버 및 개표 시스템 관련 은밀한 움직임이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영화의 타이틀인 ‘그날 424’는 실제 올림픽공원 내 특정 구역의 지번 주소에서 착안한 설정으로, 허구의 스토리에 실재하는 공간의 디테일을 더해 극의 사실감과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진실에 다가갈수록 거대한 힘의 표적이 되는 이진우와 그를 쫓는 한도경의 숨 막히는 대립은 극 후반부까지 이어지며 마지막 순간 두 인물의 관계가 극적으로 재정의되는 전개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제작진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나리오 각색 작업과 함께 주요 배역 캐스팅을 진행 중이다. 또한 국내 투자 및 배급 파트너와의 논의에 머물지 않고 미국 제작사와의 합작 구조를 병행하여 협의하고 있다.
  • 경산 아파트 방화사건 수사팀장 숨진 채 발견…사망 경위 조사

    경산 아파트 방화사건 수사팀장 숨진 채 발견…사망 경위 조사

    경북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을 수사해 온 형사팀장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3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4시 30분쯤 경남 창녕군 도천면 한 저수지 인근에서 경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A(50대) 경감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경감이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수색에 나서 A 경감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A 경감은 지난달 23일 발생한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의 형사팀장을 맡아 사건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A 경감 사망 원인과 방화 사건 수사와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은 지난달 23일 오전 아파트 입주민인 70대가 관리사무소에 가연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3명이 숨지고 피의자 본인을 포함해 5명이 다친 사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창녕경찰서에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란 미사일 막더니 한국도 더 깔았다…‘천궁Ⅱ’ 추가 배치 [밀리터리+]

    이란 미사일 막더니 한국도 더 깔았다…‘천궁Ⅱ’ 추가 배치 [밀리터리+]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란 미사일을 상대하며 실전 능력을 주목받은 국산 방공체계 천궁-Ⅱ가 국내에서도 추가로 임무에 투입됐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하층 방어망을 확대하고 장거리 요격체계까지 연계해 영공 방어를 강화한다. 국방부는 천궁-Ⅱ의 올해 전력화 계획 물량 중 첫 장비가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 군은 지난 5월 이 장비를 경기 지역 미사일방어포대에 배치했다. 이후 작전요원들은 실제 포대 환경을 반영한 모의훈련을 거쳐 장비 운용 능력과 대응 절차를 점검했다. 천궁-Ⅱ는 적 항공기뿐 아니라 탄도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다. 현재 미국산 패트리엇(PAC-3)과 함께 고도 40㎞ 미만의 종말 단계 하층 방어를 담당한다. UAE가 도입한 천궁-Ⅱ는 올해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 당시 패트리엇 등 현지 방공체계와 함께 가동돼 요격 작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 당국은 자국 방공망이 이란발 위협을 요격했다고 밝혔지만, 천궁-Ⅱ의 개별 교전 횟수와 요격률은 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전서 실전 투입…국내선 40㎞ 아래 방어 천궁-Ⅱ 운용 부대가 늘면서 우리 군은 북한 탄도미사일이 목표물로 낙하하는 종말 단계의 방어 범위를 넓힐 수 있게 됐다. 여러 포대가 탐지·추적·교전 임무를 분담하면 동시다발적인 공중 위협에 대응할 능력도 강화된다. 다만 천궁-Ⅱ와 PAC-3만으로는 높은 고도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여러 차례 요격하기 어렵다. 군은 하층 방어체계보다 높은 고도에서 먼저 미사일을 차단할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를 2020년대 후반 전력화할 계획이다. L-SAM이 실전 배치되면 상층에서 1차로 요격하고 이를 통과한 미사일을 천궁-Ⅱ와 PAC-3가 다시 상대하는 중첩 방어체계가 형성된다. L-SAM으로 상층 보강…천궁-Ⅲ·레이저도 준비 군은 기존 무기체계의 성능을 높인 차세대 요격 수단도 개발하고 있다. 교전 능력을 향상한 천궁-Ⅲ와 요격 고도를 끌어올린 L-SAM-Ⅱ가 대표적이다. 북한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할 장사정포 요격체계도 개발 중이다. 군은 드론과 미사일 등 다양한 공중 위협을 낮은 비용으로 무력화할 고출력 레이저 무기의 활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김기영 국방부 전력정책국장은 “후속 물량도 차질 없이 전력화해 우리 군의 미사일 대응 능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며 “다양한 공중 위협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중첩·복합·다층 방어체계를 완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지방선거 수도권 당선자 345명은 ‘전과자’…민주 213명·국힘 131명

    지방선거 수도권 당선자 345명은 ‘전과자’…민주 213명·국힘 131명

    6·3 지방선거 수도권 지역 당선자 4명 중 1명이 전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3일 6·3 지방선거 서울·경기·인천 지역 당선자 1436명의 전과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345명(24%)이 총 526건의 전과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역 당선자 580명 중 115명(20%), 경기 지역 당선자 670명 중 187명(28%), 인천 지역 당선자 186명 중 43명(23%)이 전과가 있었다. 선거 유형별로는 구·시·군의 장 당선자 67명 중 19명(28%), 시·도의회 의원 288명 중 71명(25%), 구·시·군의회 의원 911명 중 237명(26%), 광역의원 비례대표 42명 중 5명(12%), 기초의원 비례대표 125명 중 13명(10%)이 전과 기록이 있었다. 수도권 시·도지사 당선자 3명 중에는 전과자가 없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213명, 국민의힘 131명, 진보당 1명의 당선자가 전과를 가지고 있었다. 투표 없이 자동으로 당선된 수도권 무투표 당선자 223명 중 전과가 있는 당선자는 43명(19%)에 달했다. 민주당 무투표 당선자 122명 중 27명, 국민의힘 무투표 당선자 101명 중 16명이 전과를 보유했다. 경실련은 “국민은 자신이 뽑은 당선자의 경력과 범죄 이력을 알 권리가 있음에도, 선거 이후에는 관련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사실상 추적이 불가능하다”며 “각 정당은 엄격한 공천 기준과 투명한 공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경찰 “통영 살인 용의자 175㎝ 안팎 보통 체격”…신체 특징 확인

    경찰 “통영 살인 용의자 175㎝ 안팎 보통 체격”…신체 특징 확인

    경남 통영에서 발생한 60대 여성 살인 사건이 발생 55일째를 맞은 가운데 경찰이 폐쇄회로(CC)TV 정밀 분석을 통해 살인 용의자의 신체적 특징을 처음으로 특정했다. 경남경찰청은 3일 주변 CCTV 영상의 오류를 최소화하는 보정 작업을 거친 결과 용의자를 키 175㎝가량의 보통 체격인 남성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사건 관련 CCTV 영상을 공개한 이후 지난 2일 오후 8시까지 모두 116건의 제보가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보 내용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신빙성을 판단하며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월 10일 오전 6시 34분쯤 통영시 도산면 한 주택에서 60대 여성 A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가족에게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용의자가 같은 날 오전 0시 20분쯤 A씨의 주택에 침입해 약 2시간가량 머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오전 2시 20분쯤 가방과 노인 안전용 응급 신고 장비를 들고 집을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했다. 주택 CCTV에는 범행 장면 일부가 담겼지만 용의자가 모자와 복면, 장갑을 착용해 얼굴과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범행이 심야 시간대 이뤄진 데다 주택 뒤편이 곧바로 야산으로 이어지는 외진 지형이어서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140~150대의 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 통영경찰서 형사 21명과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20명 등 모두 41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피 해자 주변인 탐문과 통신 기록, CCTV 영상 등을 폭넓게 분석했지만 아직 용의자를 특정할 결정적 단서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까지 금품이 사라진 흔적은 확인되지 않아 단순 강도살인이 아닐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찰은 용의자가 피해자 집에 있던 가방을 들고 나간 사실은 확인했지만 가방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보험 가입 명세에서도 범행 동기를 뒷받침할 만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 앞에 설치된 노인 안전용 모션 감지기가 사라진 점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용의자가 자신의 움직임이 기록됐다고 오인해 증거를 없애려 장비를 가져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는 제보자에게 최대 1억원의 신고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CCTV 영상도 공개하며 시민 제보를 받고 있다. 범인이 검거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면서 야간 외출을 자제하는 주민이 늘었고, 사건 초기에는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용의자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해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공개수사 전환 여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앞서 경찰은 “용의자의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온 뒤 공개수사로 전환하는 것이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시민 제보를 확대하고자 공개수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SKT, 1000만 러너 겨냥 가민·샥즈 제품 출시

    SK텔레콤은 1000만명에 달하는 국내 ‘러닝족’을 겨냥해 글로벌 위치추적장치(GPS) 스마트기기 브랜드 ‘가민’의 스마트워치 ‘포러너 70’ 및 ‘포러너 265’, 샥즈의 골전도 이어폰 ‘오픈런 프로2’를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포러너 70은 SK텔레콤이 가민과 독점 제휴를 통해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선보이는 제품이다. 러닝을 처음 시작하거나 일상적인 운동 기록을 원하는 고객에게 적합한 입문형 모델이다. 포러너 265는 전문적인 러닝 데이터와 훈련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새 제품들은 ‘스마트기기 할부금 할인’ 대상에 포함돼 해당 요금제 가입 고객은 월 최대 2만 4000원의 할부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9월 열리는 마라톤대회 ‘2026 무한도전 런 인(Run in) 경주’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고, 갤럭시 Z 폴드8·플립8 구매 고객 등을 대상으로 참가권 추첨 기회를 제공한다.
  • “美 Z세대, 사회주의·반기술 저항… 창조적 에너지로 바뀌어야”[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美 Z세대, 사회주의·반기술 저항… 창조적 에너지로 바뀌어야”[모종린의 문화로 읽는 AI시대]

    DSA 등 진보성향 정치 세력 성장맘다니 당선·임대료 동결 등 열광사회주의 호감도 40%대 후반 상승SNS 중독·AI발 일자리 위협 반발여름축제에 휴대전화 반입 금지25%가 “스마트폰 아예 없어져야”1960년대 정치ㆍ문화 저항 ‘닮은꼴’단순한 자본주의 배척 땐 분열 조장인간중심 기술철학 발달 계기 돼야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한 달 간격으로 미국 Z세대를 겨냥한 특집기사를 두 번 냈다. 6월에는 ‘Z세대 사회주의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로 좌경화를 경고했고, 7월에는 ‘떠오르는 Z세대 러다이트’로 기술 이탈을 조명했다. 언뜻 무관해 보이는 두 현상-국가의 재분배를 요구하는 정치적 급진주의와 삶의 반경을 축소하려는 개인적 저항-은 사실 미국 현대사에서 낯설지 않은 조합이다. 60년 전에도 미국은 이 두 저항을 동시에 겪었다. 막 시작된 이 조합의 의미는 무엇일까. 1960년대가 돌아오는 것일까? ●사회주의로 기우는 Z세대 이코노미스트의 경고를 뒷받침하는 것은 뉴욕시장 조란 맘다니의 부상이다. 34세 민주사회주의자인 그는 지난해 11월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이라 할 뉴욕시장 선거에서 압승해 올해 1월 취임했고, 임대료 동결과 무료 버스 같은 급진 공약은 Z세대와 젊은 유권자들의 열광적 지지로 실현됐다. 그러나 진짜 위협은 맘다니 개인이 아니라 그가 속한 민주사회당(DSA)이라는 조직된 정치 세력이다. 6월 뉴욕 예비선거에서 DSA 후보들이 현역 하원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기성 정치인들을 잇따라 꺾었고 같은 달 덴버에서도 15선 현역 의원이 낙선했다. DSA는 회원이 2017년 2만 4000명에서 올해 10만명을 넘어섰고, 전국 225개 지부를 통해 250개가 넘는 지방 공직을 차지하고 있다. 곳곳의 예비선거에서 현역 민주당 의원들을 실제로 낙선시키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민주당과 시장주의를 지탱해 온 기득권층에는 눈앞에 닥친 위협이다.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갤럽 조사에서 자본주의 호감도는 54%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대기업 호감도는 37%에 그쳤다. 18~34세 청년층은 43%, 젊은 민주당 지지층은 31%까지 떨어졌는데, 2010년 같은 조사의 54%에 비하면 15년 사이 거의 절반이 줄어든 셈이다. 반면 청년층의 사회주의 호감도는 40%대 후반으로 올라와 세대에 따라 두 체제의 지지율이 역전됐다. ●스마트폰을 버리는 Z세대 같은 세대가 다른 한편에선 기술문명에 등을 돌린다. 이코노미스트가 현장 취재한 뉴욕 ‘러드의 여름’ 축제(6월 28일~7월 5일)는 빅테크에 회의적인 이들이 모인 자리로 휴대전화 반입 금지, 소셜미디어(SNS) 계정 없이 포스터와 입소문으로만 홍보하며 원칙을 지켰다. 참가자는 많지 않았지만 대부분 20대인 이들의 정서는 Z세대 전반의 기술에 대한 양가감정을 보여 준다. 한 세션에서는 ‘재판’을 거친 기기들이 ‘처형’당하는 퍼포먼스도 열렸다. 이 세대는 완전한 스마트폰 시대에 태어나 자란 첫 세대다. 해리스 조사에서 Z세대 4분의1이 스마트폰이 아예 없었으면 좋겠다고 답했고, 퓨리서치에서는 절반 이상이 16세 미만 SNS 금지에 찬성했다. 마리스트 조사로는 70%가 인공지능(AI)의 일자리 악영향을 우려한다. 19세기 러다이트가 기계화 자체가 아니라 생계 위협에 저항했듯, 오늘의 네오 러다이트도 기술 전체가 아니라 추적 도구와 알고리즘, 관계 훼손에 반발한다. 플립폰과 카세트테이프 판매가 늘고, 스마트폰을 끊은 이들은 다시 책 한 권을 끝까지 읽게 된 것을 성취로 꼽는다. 뉴욕에서 임대료 동결을 외치며 투표장으로 향한 그 세대가, 동시에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축제에 모이는 세대이기도 하다. ●처음이 아니다: 1960년대의 원형 한 세대가 사회주의자를 시장으로 앉히는 동시에 기술문명에서 발을 빼는 조합은 처음이 아니다. 1968년 베트남전 반대 시위와 도심 폭동, 마틴 루서 킹과 로버트 케네디의 암살, 시카고 전당대회의 유혈 충돌, 컬럼비아대·버클리대 캠퍼스 점거로 미국 사회 전체가 붕괴 직전까지 흔들릴 때도 두 저항이 함께 자랐다. 사회학자 시어도어 로자크는 1969년 ‘카운터컬처의 형성’에서 정치·제도 개혁을 추구한 뉴레프트와 테크노크라시에 대한 정신적 저항인 카운터컬처를 구분했다. 뉴레프트가 워싱턴으로 행진했다면 카운터컬처는 정치권력을 잡는 대신 히피 공동체와 자연주의, 록 음악, 동양철학으로 눈을 돌렸다. 주목할 것은 카운터컬처가 저항한 군산복합체가 오늘날 다시 몸집을 키운다는 점이다. 아이젠하워가 1961년 경고한 이 결합체는 팔란티어·앤듀릴 같은 방산 기업이 오픈AI·메타·구글·마이크로소프트·앤스로픽 같은 AI 기업들과 손잡고 8500억 달러 국방예산을 두고 다투는 오늘날 ‘군사·기술 복합체’로 재현되고 있다. 기술 엘리트가 국가 권력과 결탁하는 테크노크라시의 조건이 다시 조성되자 1960년대와 같은 유형의 저항이 다시 자라는 것이다. ●두 운동의 부침 두 저항은 이후 다른 궤적을 그렸다. 카운터컬처는 1970년대 후반 석유파동과 경기침체를 거치며 급속히 힘을 잃었고, 1980년대 레이건 시대에는 시장과 기업가정신이 새로운 미덕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치보다 문화 속에서 살아남았다. 1990년대 영화가 중산층의 정신적 공허함을 겨냥했고 그런지·인디음악과 도심 다운타운 회귀가 뒤를 이었다. 2000년대에는 이 갈래들이 힙스터로 수렴해 빈티지 패션과 아이러니한 태도로 대량생산 체제에 대한 거부감을 재현했지만 2010년대 들어 스스로 상업화되며 쇠락했다. 뉴레프트는 반대로 꾸준히 힘을 키웠다. 1970년대 이후 여성·환경운동으로, 1990년대엔 다문화주의로 영역을 넓혔고 2011년 월가 점령 운동이 경제적 불평등을 다시 세웠다. 결정적 전환점은 2017년이었다. 트럼프 1기 출범과 맞물려 여성 행진과 블랙 라이브스 매터 운동이 재점화되며 ‘레지스탕스’ 정치를 주도했고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사상 최대 시위로 이어지며 미국 저항 정치의 구심점이 됐다. 그 조직적 유산이 오늘날 맘다니의 부상을 뒷받침한다. ●2020년대 중반, 수렴하는 두 저항 2010년대까지 두 진영 모두 실리콘밸리에 우호적이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실리콘밸리 인사를 대거 기용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아랍의 봄과 오바마 캠페인을 가능케 한 민주주의의 도구로 칭송받았으며, 힙스터 역시 아이폰과 인스타그램을 적극 소비했다. 그러나 2020년대 중반 생성형 AI가 지식노동과 창작 영역을 잠식하고 플랫폼 권력과 앞서 살펴본 군사·기술 복합체까지 겹치며 기술·자본·국가권력이 한 덩어리가 됐다. 맘다니로 대표되는 사회주의 세력은 플랫폼 독점 해체와 AI 실업에 대한 사회 안전망, 빅테크 과세를 요구하며 이를 정치 언어로 번역했고 네오 러다이트로 대표되는 카운터컬처의 후예는 같은 문제를 개인적 탈주로 답했다. 출발점은 달라도 두 저항운동이 겨냥하는 대상은 플랫폼 자본주의와 AI가 결합한 새 기술체제로 수렴한다. 실제로 맘다니 지지자와 러다이트 클럽 참가자는 상당 부분 겹친다. 1960년대 이후 처음 나타나는 이 수렴 앞에서, 진보·보수의 대립만으로는 지금의 미국을 설명하기 어렵다. ●제2의 1960년대가 될 것인가 2020년대 중반은 제2의 1960년대가 될 것인가. 정치적 저항과 문화적 저항이 동시에 폭발하고 기존 질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며 그 불신이 정치적 급진화와 개인적 탈주로 동시에 표출된다는 구조는 닮았다. 그러나 진짜 질문은 닮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남기느냐다. 1960년대 카운터컬처는 개인의 자율성과 수평적 조직문화라는 유산을 남기며 실리콘밸리 혁신 정신의 뿌리가 됐고, 뉴레프트는 시민권 확대와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며 민주주의의 자기교정 기능을 강화했다. 두 저항 모두 자본주의를 무너뜨리기는커녕 체제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같은 순기능이 반복되리라 낙관하기는 이르다. 1960년대 기술이 노동을 보조하는 수준이었다면 AI는 지식노동과 창작 영역까지 대체한다. 플랫폼 기업의 독점력도 과거 제조업체와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하고, SNS는 저항운동조차 빠르게 상품화하며, 정치적 양극화는 사회적 합의를 어렵게 만든다. ●사회주의와 반기술주의가 남길 변화 그럼에도 이 저항을 창조적 에너지로 바꿀 가능성은 남아 있다. 관건은 사회주의와 반기술주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이를 단순히 반자본주의나 기술 혐오로 배척하면 미국은 더 깊은 분열에 빠질 수 있다. 반대로 두 운동의 문제의식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안으로 끌어들인다면 지금 미국에 가장 부족한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성, 인간 중심의 기술철학을 되살릴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저항을 제거한 것이 아니라 흡수함으로써 더 강한 사회가 되어 왔다. 정치적으로는 맘다니식 의제가 반기업 포퓰리즘에 머물지 않고 AI발 부의 집중을 재분배하는 제도로 발전할 수 있는지, 문화적으로는 네오 러다이트의 아날로그 취향이 크리에이터 경제와 수공예, 대면 서비스업 같은 새로운 산업 기반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1960년대 카운터컬처가 개인용 컴퓨터라는 뜻밖의 산업을 낳았듯, 오늘의 네오 러다이트 역시 예상치 못한 곳에서 새로운 경제를 낳을 수 있다. 결국 미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키워 가는 문화와 가치다. 이코노미스트가 한 달 간격으로 경고한 두 개의 반란은, 결국 하나의 질문을 서로 다른 언어로 던지고 있는 셈이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새벽 상왕십리역 피습…‘일면식 없는’ 외국인 여성 흉기로 찌르고 도주한 40대 남성 검거

    새벽 상왕십리역 피습…‘일면식 없는’ 외국인 여성 흉기로 찌르고 도주한 40대 남성 검거

    새벽 시간대 서울 도심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외국인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1시쯤 서울 성동구 상왕십리역 인근 거리에서 지나가던 50대 외국인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서로 일면식이 없는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피해자 B씨는 목 부위에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건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 내용을 검토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미군 ‘벌벌’ 떤다, 초고위력 이란 무기” WSJ 주목…신난 혁수대 [배틀라인]

    “미군 ‘벌벌’ 떤다, 초고위력 이란 무기” WSJ 주목…신난 혁수대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케이바르 셰칸은 고체연료·이동식 발사와 종말단계 기동 능력을 갖춰 미군 방공망의 탐지·요격 부담을 키우는 이란의 주력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이란은 이를 드론·다종 미사일과 함께 발사해 방공망을 교란하고, 값비싼 요격탄과 방공자산을 계속 소모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미군이 대부분 요격하고 있지만 일부가 방공망을 통과하는 데다 비용 비대칭까지 겹치면서 장기전에서 미국 측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1일(현지시간) 자국산 케이바르 셰칸 미사일을 집중 조명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소개하면서 “초고위력의 치명적인 이 미사일이 미국의 새로운 악몽이 됐다”고 자랑했다. 혁수대는 이어 “미국 당국자들은 이란의 공격이 날이 갈수록 더욱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 미사일이 미군에 더욱 위험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31일 WSJ은 ‘이란의 주력 미사일이 미군에 점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케이바르 셰칸 미사일에 주목했다. 매체는 이란이 미국의 중동 방공망을 흔드는 핵심 수단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 ‘케이바르 셰칸’을 집중 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신속한 발사와 종말단계 기동, 드론·구형 미사일을 섞은 복합 공격으로 요격망의 대응 부담을 키운다는 점이 위협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신속 발사·종말 기동…요격 난도 높여케이바르 셰칸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2022년 공개한 고체연료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사거리는 약 1450㎞, 탄두 중량은 약 450~590㎏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공개 당시 기존 동급 미사일보다 중량을 3분의 1 줄이고 발사 준비 시간을 6분의 1로 단축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란이 고체연료와 도로이동식 운용을 결합했다는 점이 군사적으로 중요하다. 액체연료 미사일과 달리 발사 직전 장시간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어 이동식 발사대에서 신속하게 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이스라엘 전투기가 발사대를 찾아 파괴할 수 있는 시간을 줄여 미사일 전력의 생존성을 높인다. WSJ는 최근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공격에 케이바르 셰칸을 투입했으며, 미군과 동맹국이 대부분 요격했지만 일부는 방공망을 통과했다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특히 일부 파생형은 탄두를 실은 기수부가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분리된 뒤 자체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 기수부가 표적에 접근하면서 시속 약 6000마일(약 9700㎞)로 궤도를 수정해 요격을 어렵게 한다고 WSJ에 설명했다. 일반적인 탄도 궤적을 예측해 요격점을 계산하는 방공체계 입장에서는 마지막 순간의 기동이 대응 시간을 줄이는 요인이 된다. 드론·다종 미사일 섞어 방공망 교란이란의 운용 방식도 위협적이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란은 케이바르 셰칸을 단독으로 발사하지 않고 비행 경로와 속도, 기동 방식이 다른 탄도미사일과 고속 공격 드론을 같은 표적에 섞어 투입하고 있다. 탐지·추적해야 할 표적의 특성을 일부러 복잡하게 만들어 어느 표적에 어떤 요격탄을 쓸지 방공망의 판단을 어렵게 하는 방식이다. 이런 전술은 요격 체계의 레이더·지휘통제·요격탄을 동시에 소모시키는 포화·교란 전략으로 평가된다. 공격 패턴이 복잡해질수록 방어 측은 더 많은 센서와 요격탄을 투입해야 한다. 요격탄 한 발 수백만달러…커지는 비용 부담비용 교환비도 미국에 부담이다. 이란은 케이바르 셰칸의 생산 단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스라엘이 사용하는 요격탄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본다. WSJ는 패트리엇·사드·해상발사 요격미사일 등의 가격이 체계에 따라 발당 약 200만~1500만 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값싼 공격 미사일을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짜리 요격탄을 반복해서 사용해야 하는 ‘비용 비대칭’이 장기전에서 더 큰 문제가 되는 셈이다. 재고·생산 능력도 변수…장기전 압박미사일 재고도 변수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전 이란이 케이바르 셰칸을 포함한 중거리 미사일 약 2500발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엔진 생산시설 등이 파괴됐지만, 전문가들은 이란이 지하시설에 비축한 부품으로 일부 미사일을 계속 조립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미군 요격미사일 재고는 급감해 전쟁 이전의 4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미군의 요격미사일 재고는 패트리엇 759∼827발, 사드는 234∼278발이다. 이란이 대량 운용이 가능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을 이동식 발사대와 종말 기동, 드론·다종 미사일 공격에 결합해 미사일의 군사적 가치를 높인 사이, 미국은 값비싼 요격탄과 방공자산을 계속 소모하며 요격률을 유지해야 하는 수렁에 빠진 셈이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말로 예상됐던 대이란 군사 작전을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 “이란 공격 취소” 발표…‘주말 대공습’ 일단 보류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린 글에서 “이란과 다른 중동 국가들로부터 합의의 틀에 대한 동의가 이뤄졌으니 어떠한 공격도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그는 “이 합의에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전면적인 개방, 이란의 핵 위협 종식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요청에 따라 세계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동시에 성공적이고 번영하는 이란의 생존을 위해, 나는 신속하게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조건 아래 공격을 취소하기로 동의했다”며 “이스라엘도 나와 함께 이러한 약속에 동참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WSJ과 CBS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언론들은 각각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현지 시간으로 이번 주말 이란의 에너지 시설 등을 타격할 계획이라고 보도하면서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취소 발표에서도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본 적 없는 수준의 군사적 위협과 힘, 전투 태세를 갖춘 채 이란을 겨냥해 장전을 완료하고 출격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군사 위협 카드를 여전히 내려놓지 않았다. 이번 발표에 앞서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빈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날 전화를 걸어 대이란 공격을 만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배경에서 대규모 공습을 취소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 “내 사건은 혁명”…전자발찌 끊고 사제총 난사한 성병대 ‘오패산 총격 테러’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내 사건은 혁명”…전자발찌 끊고 사제총 난사한 성병대 ‘오패산 총격 테러’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시리즈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되짚으며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의와 안전의 가치를 깊이 있게 고찰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기사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2016년 10월 19일 해질녘, 서울 강북구 번동 오패산 터널 인근의 평화롭던 도심 일상은 불과 몇 초 만에 참혹한 비명이 뒤섞인 전쟁터로 변했다. 총기 사용이 엄격히 금지된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사제 총기가 난사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총탄에 쓰러지는 전대미문의 테러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현장에서 검거된 범인은 당시 46세의 성병대였다. 그는 나무 도마를 가슴과 등에 덧대어 직접 만든 사제 방탄조끼와 헬멧으로 무장한 채 가방 속에 사제 총기와 폭탄까지 소지하고 있었다. 단 25분 동안 벌어진 이 참혹한 총격전으로 27년간 국민의 안전을 지켜온 모범 경찰관이 허망하게 순직했고 시민들은 걷잡을 수 없는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사건 초기 언론과 대중은 이 비극을 한 미치광이의 우발적 난동으로 바라보았으나 그가 남긴 흔적을 추적할수록 드러난 실체는 심각한 피해망상에 기반을 둔 치밀하고 철저한 계획 범죄였다. 망상과 적개심에 갇힌 전과 9범의 기이한 행적범행을 저지른 성병대는 청소년 강간 등을 포함해 이미 전과 9범의 범죄자였다. 그는 과거 수감 시절부터 조현병 소견을 4차례나 받을 정도로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교도소 안에서도 그의 기이한 행동은 계속됐다. 누군가 자신의 음식이나 주사제에 유해 물질을 타서 독살하려 한다는 망상에 빠져 약물 복용을 거부했다. 심지어 머리를 잘라 주는 수용자가 가위로 자신을 찔러 죽일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자르기도 했다. 하지만 수용자가 약물 복용을 거부할 경우 강제로 치료할 수 있는 법적 제도의 공백 탓에 그는 제대로 된 치료 한 번 받지 못한 채 사회로 다시 나오게 되었다. 출소 후 성병대의 망상은 공권력을 향한 극단적인 적개심으로 진화했다. 그는 경찰이 민간인을 포섭하여 자신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는 지독한 편집증에 시달렸다. 특히 위장된 감시원들이 거리에서 서로 가래침을 뱉는 소리 ‘칵’ 하는 소리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자신을 미행하고 암살하려 한다는 황당한 ‘칵퇴 작전’을 굳게 믿었다. 그가 살고 있던 건물 1층의 부동산업자 역시 단순한 이웃이 아니라 경찰이 고용한 잠입 경찰이라고 단정 지었다. 부동산업자가 소개해 준 집으로 이사를 가면 가스 폭발 사고로 자신이 암살당할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결국 선제공격을 결심하기에 이른 것이다. 나아가 그는 2015년부터 자신의 SNS에 자신의 소설을 연재하며 끔찍한 성범죄 전과조차 경찰이 조작해 누명을 씌운 것이라고 정당화했다. 철저하게 설계된 공권력과의 전면전성병대의 범행 준비 과정은 우발적 범죄가 아닌 공권력과의 전면전을 염두에 둔 테러에 가까웠다. 그는 인터넷에서 총기 제작법을 찾아 집에서 파이프와 화약, 쇠구슬을 조합해 총 10여 자루의 사제 총기를 직접 만들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실험 결과 이 총기는 3m 거리에서 맥주병을 산산조각 내고 인체 피부와 유사한 젤라틴 블록을 관통할 만큼 치명적인 살상력을 지니고 있었다. 체포 당시 그의 가방에는 총기 외에도 사제 폭탄 1개와 창처럼 길게 개조한 칼 4자루를 포함해 7자루의 흉기가 무더기로 들어 있었다. 범행 두 달 전부터는 은행이나 경찰서 앞을 서성이며 동태를 살피는 영상을 몰래 찍어 SNS에 올렸고 범행 8일 전에는 “부패 친일 경찰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가는 게 내 목적이다”라며 대놓고 범행을 공언했다. 특히 그는 오패산 터널 입구의 고지대 수풀을 최적의 매복지로 삼고 동선을 철저히 계산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공포의 25분, 그리고 목숨을 건 시민들의 제압2016년 10월 19일 오후 6시 20분, 성병대는 퇴근하는 부동산업자 이 씨의 등 뒤에서 사제 총을 발사하며 끔찍한 범행을 시작했다. 총알이 빗나가 길을 가던 70대 행인의 복부를 관통하자 그는 가방에서 망치를 꺼내 이 씨를 쫓아가 머리를 수차례 내리쳤다. 직후 인근 골목으로 도주한 성병대는 전자발찌를 억지로 끊어 버리고 무기 가방을 멘 채 미리 봐 둔 오패산 터널 입구 고지대 수풀로 이동해 몸을 숨겼다. 오후 6시 33분, 둔기 폭행 신고를 받고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총기 피습 상황임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경찰관들은 방탄조끼 없이 야간 식별용 형광 조끼만을 입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고 김창호 경감을 향해 성병대는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겼고 쇠구슬 총탄은 김 경감의 어깨를 뚫고 들어가 흉부 장기와 폐를 심각하게 손상시켰다. 성병대가 고지대에서 지속해서 사격을 퍼부어 경찰조차 접근하기 힘들었던 절체절명의 순간,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이 목숨을 건 위대한 용기를 냈다. 일부 시민들이 빗발치는 총격을 피해 낮은 포복으로 수풀 뒤쪽으로 몰래 접근했다. 성병대가 잠시 총을 내려놓은 찰나 시민들은 망설임 없이 수풀 속으로 달려들어 그를 완전히 제압했다. 또 다른 시민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김 경감에게 달려가 상처를 압박하며 지혈을 돕기도 했다. 시민들의 목숨을 건 제압이 없었다면 가방 속 폭탄으로 인해 끔찍한 대참사가 벌어질 뻔했지만 안타깝게도 흉부에 치명상을 입은 김창호 경감은 그날 오후 끝내 눈을 감고 말았다. 반성 없는 궤변이 남긴 뼈아픈 과제체포 이후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성병대는 일말의 반성조차 보이지 않았다. 프로파일러와의 면담에서는 “내 머릿속을 읽는 사람과는 말하지 않겠다”고 억지를 부리다가도, 총기 제작법을 묻자 1시간이 넘게 화약 조절 과정과 살상력을 자랑스럽게 털어놓는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취재진 앞에서는 “내 사건은 범죄가 아니라 혁명이다”라고 외쳤고, 순직한 김 경감에 대해서는 자신이 쏜 총이 아니라 다른 경찰이 쏜 총에 맞았거나 독살당했을 것이라는 황당한 궤변을 쏟아냈다. 그는 스스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으나 배심원단 전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받아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도 재판장이 경찰의 청탁을 받았다며 법관 기피 신청을 4차례나 냈고 법원이 감형 사유가 될 수 있는 정신감정을 제안했음에도 경찰이 자신을 정신병자로 몰아간다며 완강히 거부했다. 이는 자신의 범행이 혁명이 아닌 정신질환자의 망상으로 치부되는 것을 두려워한 의식적 선택이었다. 결국 법원은 그에게 무기징역을 확정하고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했다.
  • “흉기협박, 무면허 질주극” 중국인 불법체류자 ‘줄검거’…제주는 무사증 ‘전국이동’ 요구 [이슈픽]

    “흉기협박, 무면허 질주극” 중국인 불법체류자 ‘줄검거’…제주는 무사증 ‘전국이동’ 요구 [이슈픽]

    중국인 불법체류자의 흉기 협박과 무면허 난폭운전이 잇따르고, 무사증 입국자들의 소매치기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경찰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가 무사증 관광객의 타지역 이동 허용을 정부에 거듭 요구하는 배경과 관리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무사증 불법체류 1만명대…85%가 중국인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제주도 무사증 자격 외국인 불법체류 현황’에 따르면 제주 무사증 불법체류자는 2021년 9972명에서 2022년 8569명으로 줄었다가 2023년 1만 826명, 2024년 1만 1426명으로 늘었다. 2025년 8월 말에는 1만 738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중국인은 9100명으로 85%를 차지했다. 중국인 피의자 9개월 만에 전년도 전체 넘어제주지역 외국인 피의자도 코로나19 이후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제주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피의자는 2021년 505명, 2022년 516명, 2023년 535명, 2024년 608명으로 3년 연속 늘었다. 2024년 외국인 피의자 가운데 중국인은 412명으로 67.8%를 차지했다. 2025년에는 1~9월에만 외국인 567명이 검거됐고 이 가운데 중국인이 416명으로, 9개월 만에 2024년 기록을 넘어섰다. 흉기 협박·100㎞ 도주…소매치기 사례도지난달 27일 제주시 이도동에서는 중국인 불법체류자 2명이 처음 본 행인들과 말다툼하다 주거지에서 약 30㎝ 길이의 중식도를 가져와 위협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이들과 함께 살던 중국인 불법체류자 4명도 추가로 적발됐다. 앞서 25일에는 무면허 상태인 중국인 불법체류자가 경찰의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도심을 질주하다 1.3㎞ 추격 끝에 붙잡혔다. 차량에서 흩어져 달아난 동승자 3명도 검거돼 출입국 당국에 인계됐다. 같은 달 21일에는 중국인 불법체류자 2명이 식재료 문제로 다투다 서로 흉기를 휘둘러 특수상해 혐의로 붙잡혔다. 별도로 지난 3월 제주에 무사증 입국한 중국인 2명은 전통시장 등에서 역할을 나눠 지갑과 현금을 훔친 혐의로 지난달 각각 징역 8개월과 1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법무부 반대에도 도는 타지역 이동 재요청이런 가운데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지난달 18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제주에 무사증으로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이 다른 지역까지 여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주를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관광 관문으로 활용해 체류 기간과 소비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법무부는 이미 지난 3월 무사증 제도를 악용한 불법체류 방지와 단속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수용 곤란 의견을 문체부에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지난달 문체부 장관에게 제도 개선을 다시 건의했다. 무사증 외국인 제주서 이동 후 이탈하면?제주 무사증 제도는 일부 국가를 제외한 외국인이 비자 없이 제주에 들어와 최장 30일간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다. 하지만 체류 기간을 넘긴 뒤에는 신고된 거주지가 없어지거나 건설 현장과 숙박업소 등을 옮겨 다니는 경우가 있어 실제 소재 파악이 쉽지 않다. 제주도는 지정 여행사가 관광객의 신원 확인과 이탈 관리를 맡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제도 도입 여부와 구체적인 운영 방식에 답하지 않은 데다 관계기관의 실무 협의도 시작되지 않아, 타지역 이동 후 관광객이 이탈하거나 체류 기간을 넘겼을 때의 관리·소재 파악 방식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중국인 단체 전국 15일 무비자 이미 연장정부가 지정 여행사를 통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에게 이미 최대 15일간 전국 무비자 여행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당초 지난 6월 말까지였던 이 조치는 올해 말까지 연장됐다. 제주도는 전국 무비자 시행으로 약해진 제주만의 차별성을 보완하고 연계 관광을 활성화하려 하지만, 별도의 타지역 이동 특례가 추가 관광 수요를 창출할지는 불분명하다. 기존 불법체류자 관리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주 무사증 입국자의 이동 범위를 전국으로 넓히려면 신원 확인과 이동 경로 추적, 이탈 발생 시 책임 주체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결혼 자금 10억 모으려 연쇄살인... ‘내 안에 악마가 있다’ ‘직업 살인마’ 정두영[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결혼 자금 10억 모으려 연쇄살인... ‘내 안에 악마가 있다’ ‘직업 살인마’ 정두영[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통해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시리즈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되짚으며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의와 안전의 가치를 깊이 있게 고찰하는 서울신문의 특화 기사입니다. 서울신문은 기사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AI 음성을 이용해 기사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1999년 6월부터 2000년 4월까지, 단 10개월 만에 무고한 시민 9명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다수에게 중상을 입힌 연쇄살인범 정두영. 그는 인간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양심과 연민마저 내다 버린 채, 오직 타인의 피눈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운 끔찍한 악마다. 완전 범죄를 호언장담하며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그의 참혹한 범행은 결국 스스로 남긴 흔적들에 의해 처절하게 짓밟혔다. 핏빛으로 물든 10억 원의 허상정두영은 사랑하는 여성과 가정을 꾸리고 아파트를 사고 PC방을 차리겠다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꿈꿨다. 하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설정한 ‘10억 원’이라는 금액을 모으는 방식은 경악스럽게도 강도 살인이었다. 노동의 가치를 철저히 기만한 채 살인을 자신의 ‘직업’으로 삼은 것이다. 그는 1년간 고급 주택만을 노려 무려 3억 2천만 원에 달하는 금품을 강취했고 그 피 묻은 돈 중 1억 3천만 원가량을 자신의 통장에 버젓이 적금으로 모아두는 기행을 보였다. 훔친 귀금속은 금은방을 운영하던 친형을 통해 장물로 처분하며 추적을 피하려 했다. 타인의 가정을 처참히 짓밟아 얻은 돈으로 자신의 행복을 설계하려 했던 그의 뻔뻔함은 인간의 탈을 쓴 악마 그 자체였다. 유영철을 탄생시킨 ‘롤모델’의 끔찍한 잔혹성정두영의 살인 행각은 단순히 돈을 빼앗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를 향한 무자비한 분노 표출로 이어졌다. 과거 18세 때 방범대원을 흉기로 찔러 12년을 복역했던 그는 불심검문에 걸릴 것을 극도로 두려워해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 대신 침입한 피해자의 집 주방에 있는 칼이나 야구 방망이, 망치, 아령 등을 흉기로 사용하여 숨소리조차 나지 않을 때까지 피해자를 무참히 짓밟고 때리는 끔찍한 ‘오버킬(과잉 공격)’을 자행했다. 이토록 악랄하고 교묘한 정두영의 범행 수법은 훗날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고스란히 전수되었다. 유영철은 정두영의 사건을 통해 범행 도구를 현장에서 조달하거나 둔기를 사용하는 법을 배웠고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구두 뒤축을 떼었다 붙이며 족적의 크기를 속이는 수법까지 정두영을 철저히 모방했다. 인간이길 포기한 악마가 또 다른 괴물을 낳는 끔찍한 연쇄 작용이 일어난 것이다. 유일한 생존자가 남긴 진실의 조각들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며 완전 범죄를 이어가던 정두영의 폭주는 그가 스스로 현장에 남긴 단서들로 인해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00년 3월 11일, 부산 서대신동의 고급 주택에서 두 명을 처참하게 살해하고 2시간 동안 금고를 부수던 중 집주인의 아내와 맞닥뜨렸다. 정두영이 둔기를 휘두르자 여성은 “17개월 된 아기가 있으니 제발 목숨만 살려달라”고 처절하게 애원했다. 과거 어머니에게 두 번이나 버림받았던 자신의 상처가 투영된 것인지, 정두영은 “아기 잘 키워”라는 말을 남기고 유일하게 그녀를 살려두었다. 이 단 한 명의 생존자는 정두영의 몽타주를 그려내는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는 곧바로 전국에 공개되었다. 또한 그는 여러 참혹한 범행 현장에 자신이 신고 있던 운동화의 족적을 남기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천안에서의 마지막 인질극과 극적인 검거정두영의 피비린내 나는 질주는 2000년 4월 12일, 충남 천안에서 마침내 멈춰 섰다. 천안의 한 고급 주택에 침입한 그는 집주인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며 남편에게 현금 천만 원을 가져오라고 협박했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평소와 전혀 다른 어색한 호칭과 억양으로 구조 신호를 보냈고 이를 직감한 남편의 신속한 기지로 무장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을 피해 지붕과 옥상을 기상천외한 속도로 넘나들며 도주하던 정두영은 끈질긴 추격전 끝에 형사들에게 제압당했다. 천안 경찰서로 압송된 그를 본 한 눈썰미 좋은 형사가 수배 전단 속 부산 연쇄살인범의 몽타주를 떠올렸다. 결정적으로 그가 신고 있던 운동화의 바닥 문양이 부산 살인 사건 현장에 찍힌 족적과 완벽하게 일치하면서 단순 인질 강도범으로 위장했던 희대의 연쇄살인범이 마침내 그 악랄한 민낯을 드러냈다. 반성 없는 악마의 최후돈이라는 얄팍한 명목으로 10명의 고귀한 생명을 짓밟은 정두영은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경찰 조사에서 “내 안에 악마가 살고 있다”, “남들처럼 살아보려 했다”며 자신의 극악무도한 범죄를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뻔뻔하고 역겨운 변명만을 늘어놓았다.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은 철저히 외면한 채 오로지 자신의 처지만을 합리화한 것이다. 심지어 대전교도소에서 사형수로 복역 중이던 2016년에 작업장에서 몰래 모은 재료로 4m 길이의 사다리를 만들어 삼중 담장을 넘으려다 탈옥 시도 7분 만에 감지 센서에 발각되어 붙잡히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인간으로서의 일말의 죄책감조차 찾아볼 수 없는 이 악마의 궤적은, 타인의 생명을 짓밟고 쌓아 올리려 했던 추악한 욕망이 결국 얼마나 비참한 파멸을 맞이하는지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 [책꽂이]

    [책꽂이]

    상냥한 지옥(이리나 그리고레 지음/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사회주의 정권의 붕괴와 체제 전환을 목도한 유년 시절부터 체르노빌 사고의 여파, 자본주의 일본으로 떠나온 3대에 걸친 여성들의 유대까지. 루마니아 출신 문화인류학자가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사회와 역사를 기록했다. 역사에 이름 남기지 못한 존재들과 전환의 시대를 살아낸 개인의 신체적·감각적 변화를 시적이고 함축적인 문체로 풀어낸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저서 ‘설국’을 접한 뒤 일본으로 건너간 여정과 함께, 자본주의의 현실을 ‘상냥한 지옥’이라 부른 다섯 살 딸의 통찰이 담겼다. 264쪽. 1만 8000원. 뭉우리돌의 광야(김동우 지음/ 수오서재) 한국 국외독립운동의 흔적을 기록해 온 사진가 김동우의 세 번째 국외독립운동사 탐방기. 1937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 황무지로 강제 이주당한 한인들과 독립운동가들의 잊혀간 삶을 추적했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20개 이상의 도시를 발로 뛰며 채집한 기록과 생생한 현장 사진 183컷을 담았다. 홍범도 장군의 말년과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증언을 조명하며 잊힌 역사의 퍼즐을 맞춘다.  460쪽. 2만 7000원. 나의 우아한 목기 시대(이정환 지음/ 시대의창) 30여 년간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만들어 온 방송국 프로듀서가 쉰 살에 만난 목공을 통해 삶을 돌아본 인문 에세이. 흑단, 유창목, 오크 등 다양한 나무를 직접 깎고 사포질하며 터득한 목재의 과학적 지식과 함께 역사, 신화, 심리학을 아우른다. 상처 입은 나무가 빚어내는 깊은 무늬처럼 인생의 시련과 나이테를 받아들이는 지혜를 전한다. 속도전의 시대에 변하지 않는 가치와 단단한 삶의 태도를 모색하게 한다. 336쪽. 2만 2000원. 기후로 보는 한국사(박정재 지음/ 바다출판사) 지리학자가 동굴 석순, 습지 꽃가루, 나이테 등 지구과학적 증거와 고문헌 기록을 결합해 한국사를 기후변화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중국 랴오허 유역의 한랭화로 인한 고조선의 형성부터 5세기 추위가 이끈 장수왕의 평양 천도, 고려의 중세 온난기 무역, 조선시대 경신대기근과 민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대전환의 이면에 작동한 기후의 영향력을 밝힌다. 312쪽. 1만 9800원.
  • 몰락한 문명이 현대 인류에 보내는 경고장

    몰락한 문명이 현대 인류에 보내는 경고장

    5000년간 국가의 평균 수명 ‘326년’덩치 커질수록 내부 부패도 빨라져현대 사회, 촘촘히 엮여 초거대화기후위기 등 인류 절멸 가능성 지적 소수의 폭력과 자원 독점 위에 기틀을 올린 거대 국가를 우리는 과연 찬란한 문명이라 부를 수 있을까. 영국 케임브리지대 실존적 위험 연구 센터 연구원인 저자는 인류가 5000년 동안 칭송해 온 문명의 실체를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위계 권력 구조인 ‘골리앗’으로 재정의한다. 승자의 화려한 기록과 왕의 무덤 뒤편에 가려진 고고학·역사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거대 권력이 어떻게 탄생하고 왜 반복해서 무너지는지, 그 필연적 법칙을 추적한다. 책은 데이터 위에서 전개된다. 지난 5000년간 존재했던 300개 이상 국가의 수명 데이터베이스와 세계 역사 데이터 뱅크를 정밀 분석한다. 국가의 평균 수명은 고작 326년에 불과했다. 영토가 100만㎢를 넘어서는 거대 제국은 평균 155년 만에 무너졌다. 지배 위계가 공고해지고 불평등이 심해질수록 권력은 외형을 키운다. 하지만 그 내부에서는 부패가 빠르게 진행된다. 스스로 힘과 덩치가 커질수록 스스로 함정에 빠져 무너지는 역설을 저자는 ‘골리앗의 저주’라 명명한다. 저자는 1% 지배층보다 99% 평범한 다수의 삶에 주목한다. 그동안 역사는 제국의 몰락을 비극으로 기록해 왔지만, 과중한 세금과 강제 노동에 시달리던 피치자들에게는 거대 권력이 해체되고 삶의 조건이 나아지는 해방의 계기였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본래 수렵채집 시절의 인류는 유연하고 평등한 공동체를 이뤘으나, 농경과 집약적 정주 생활로 이행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잉여 생산물의 등장과 약탈 가능한 자원, 독점적 무기 체계가 결합해 탄생한 골리앗은 태생적으로 폭력과 불평등, 질병을 내장했다. 결국 가혹한 압제에 신음하던 대중은 집단 이탈과 반란이라는 거대한 균열에 섰다. 그리고 골리앗이 허물어진 뒤에야 비로소 자율적인 삶을 회복할 수 있었다. 경고는 현대 인류가 처한 오늘날에도 작동한다. 이전에는 한 지역의 골리앗이 몰락하더라도 다른 지역의 사회는 비교적 온전히 존속하며 삶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인류는 화석연료 산업과 군산복합체, 초국적 기업과 금융, 디지털 플랫폼이 촘촘히 엮인 단 하나의 ‘범지구적 골리앗’ 아래 살아간다. 통제되지 않는 인공지능(AI)의 발전, 기후위기, 전쟁 위험이 얽힌 다중 위기 속에서, 골리앗의 붕괴는 더 이상 국지적 몰락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절멸 가능성을 뜻한다. 특히 단기적인 기술적 처방이나 성장에 대한 맹신이 인류를 자멸로 이끄는 함정이 될 거라는 경고는 깊이 되새길 대목이다. 2023년 AI 과학자들이 인류 절멸의 위험성을 공식 성명으로 경고했던 순간을 상기시키며, 저자는 눈앞의 효율성과 편의를 좇다 시스템 전체를 위기로 밀어 넣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결국 붕괴의 역사를 제대로 읽고,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바로잡는 정의의 실현이야말로 재앙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 저자가 강조하는 결론이다.
  • 이토록 위험한 ‘헤어질 결심’… 절반이 이별 전후 폭력 피해

    이토록 위험한 ‘헤어질 결심’… 절반이 이별 전후 폭력 피해

    여성 피해율 늘고 남성은 줄어피해자 69% 별다른 대응 안 해 이혼·별거 등 연인과 헤어진 사람의 절반은 이별 전후로 상대방에게 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이런 데이트 폭력 경험자 10명 중 7명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폭력이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피해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이런 내용의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7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현재 배우자나 연인과 함께 지내는 동안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을 한 번이라도 당한 사람의 비율은 14.4%였다. 여성이 17.2%, 남성이 11.5%로 조사됐다. 이별 과정에 접어들면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배로 껑충 뛰었다. 이혼·별거 경험자(541명)의 절반(50.0%)이 이별 전후로 물리적·정신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별 전 폭력 피해율이 49.7%로 이별 후 13.7%보다 높았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별 후보다 이별 전에 서로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다 보니 폭력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2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여성 피해율은 54.5%에서 59.6%로 늘었고, 남성 피해율은 47.4%에서 40.0%로 줄었다.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4명 중 1명(24.1%)꼴이었다. 여성 29.1%, 남성 18.9%로 스토킹 피해자는 여성이 더 많았다. 특히 이별 후(9.4%)보다 이별 전(23.4%) 스토킹 피해율이 더 높았다. 뒤를 쫓거나 집·직장 등을 찾아오는 등 물리적 접근형 스토킹이 21.7%로 빈번했다. 소셜미디어(SNS)로 모욕적인 글을 올리거나 위치 추적을 하는 등 기술매개형 스토킹도 11.9%에 이르렀다. 10명 중 1명은 몸과 마음 모두에 상처가 남았다. 하지만 폭력 피해자들은 주로 침묵했다. 지난 1년간 연인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327명 중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68.5%로 집계됐다. 2022년 53.3%에서 3년 새 15.2% 포인트 증가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것 같아서’(36. 3%),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4.0%),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서’(31.4%)라고 답했다. 폭력 경험자 중 80.9%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없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예방부터 사후 보호까지 피해자를 두텁게 지원하고 피해자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北 드론인지 식별 못 해”…주민 대피령 내린 ‘미확인 비행체’ 정체, 왜 몰랐나 [밀리터리+]

    “北 드론인지 식별 못 해”…주민 대피령 내린 ‘미확인 비행체’ 정체, 왜 몰랐나 [밀리터리+]

    30일 미확인 비행체가 식별돼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30분쯤 강원 철원군 일대 민통선 이북 지역의 이장들에게 ‘철원 지역에 무인기가 식별돼 긴급히 인근 대피호 또는 통제소 밖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설명은 없었지만 ‘실제 상황’이라는 설명과 함께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안내가 이뤄졌다. 합참은 대피 안내가 이뤄진 지 약 1시간 뒤인 오후 3시 30분께 해당 무인기가 미측 무인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GOP 이남 경기 북부 지역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식별돼 작전 수행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조치가 이뤄졌다”며 “확인 결과 훈련 중인 미국 측 무인기(드론)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대 장병이 열상 감시(TOD) 장비로 무인기를 포착해 대응 작전에 돌입했고 미군 소속임을 확인한 뒤 상황을 종료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는 군 관계자를 인용해 “우리 군은 감시장비로 비행체를 처음 식별했지만, 초기에는 우리 측 무인기인지 북한 무인기인지 즉시 식별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문제와 관련한 군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합참 관계자는 해당 무인기가 주한미군의 자산인지 등에 대한 질문에 “미측 무인기라는 것 외에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측 무인기 훈련 계획이 우리 군 당국에 제대로 통보되지 않으면서 이 같은 혼선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무인정찰기부터 정찰 항공기까지 한반도 ‘맴맴’무인기뿐 아니라 미군의 첨단 정찰기들도 최근 한반도 상공에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9일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미 해군 고고도 무인정찰기 MQ-4C ‘트라이튼’이 지난 14일에 이어 지난 17일에도 한반도 상공에서 장시간 정찰 비행을 했다. 트라이튼은 지난 17일 오전 5시 21분쯤 대한해협 인근에서 처음 포착됐고, 이후 오전 6시 20분쯤 부산 인근 상공을 통해 한반도 상공으로 진입한 뒤 오전 6시 55분부터 강릉과 양양, 평택, 수원을 잇는 중부 지역 상공을 수차례 왕복하며 여러 시간 비행했다. 비행 당시 고도는 약 1만 1600m였다. 앞서 트라이튼은 지난 14일에도 약 5시간 동안 한반도 중부 상공을 반복 비행했다. 트라이튼은 미국 해군이 운용하는 고고도 장기체공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으로, 노스롭 그루먼의 RQ-4 글로벌호크를 해군 임무에 맞게 개량한 기종이다. 미국의 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미 육군의 정찰·전자전 항공기인 ‘아레스’(ARES)도 최근 한반도 상공에서 연일 장시간 비행 항적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아레스는 16일 오후 10시 52분 평택 인근에서 처음 포착된 뒤 서해와 동해를 오가며 한반도 중부 상공을 수십 차례 왕복 비행하다 다음 날 오전 8시쯤 공공 추적망에서 사라졌다. 지난 11일에는 평택 인근에서 출발한 뒤 중국 상하이 인근 해역까지 비행해 중국 동부 연안을 따라 장시간 선회 비행한 항적이 확인됐다. 한국에서 출발한 미국 육군 정찰기가 중국 동부 연안까지 비행한 항적이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레스는 미 육군이 운용하는 공중 정보수집 정찰기로, 캐나다 봄바디어 BD-700 비즈니스 제트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적의 통신과 레이더 신호 등 전자정보를 수집하는 정보·감시·정찰(ISR)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반도 주위 뱅뱅 도는 미 정찰기, 이유는?한반도 주위에서 미국 측 무인기와 정찰기가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북한·중국의 대응 수위를 떠보면서 정보를 수집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아레스가 한반도를 거쳐 중국 연안까지 비행한 지난 11일은 중국·러시아가 칭다오 인근 해역에서 6~13일 실시한 해군 연합훈련 시기와 겹친다. 미국이 한반도를 근거지로 삼아서 중·러 동향을 정찰했단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 미군 정찰기에 대한 중국 측 방공망 대응을 확인하고 정보를 수집하려는 의도도 포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의 연합훈련이 잦아지고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군사 활동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전자정보 수집기를 활용해 주변국의 레이더 운용 방식과 방공망 대응 절차, 통신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려 한다는 것이다. 다만 미군 무인기의 비행 계획이 우리 군과 충분히 공유되지 않을 경우 이번 경기 북부 접경 지역 사례처럼 민간 대피 소동이 이어질 수 있어 한미 간 공조 체계가 보다 긴밀해져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합참은 현재 효력이 정지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에서 비행이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남북은 2018년 합의를 통해 무인기의 경우 동부 지역은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15㎞, 서부지역은 MDL로부터 10㎞ 구간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한 바 있다.
  • 헤어진 후에도 폭력…이별 경험자 절반 피해

    헤어진 후에도 폭력…이별 경험자 절반 피해

    이혼·별거 등 연인과 헤어진 사람의 절반은 이별 전후로 상대방에게 폭력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이런 데이트 폭력 경험자 10명 중 7명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폭력이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피해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이런 내용의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7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현재 배우자나 연인과 함께 지내는 동안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을 한 번이라도 당한 사람의 비율은 14.4%였다. 여성이 17.2%, 남성이 11.5%로 조사됐다. 이별 과정에 접어들면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배로 껑충 뛰었다. 이혼·별거 경험자(541명)의 절반(50.0%)이 이별 전후로 물리적·정신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별 전 폭력 피해율이 49.7%로 이별 후 13.7%보다 높았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별 후보다 이별 전에 서로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다 보니 폭력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22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여성 피해율은 54.5%에서 59.6%로 늘었고, 남성 피해율은 47.4%에서 40.0%로 줄었다.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4명 중 1명(24.1%)꼴이었다. 여성 29.1%, 남성 18.9%로 스토킹 피해자는 여성이 더 많았다. 특히 이별 후(9.4%)보다 이별 전(23.4%) 스토킹 피해율이 더 높았다. 뒤를 쫓거나 집·직장 등을 찾아오는 등 물리적 접근형 스토킹이 21.7%로 빈번했다. 소셜미디어(SNS)로 모욕적인 글을 올리거나 위치 추적을 하는 등 기술매개형 스토킹도 11.9%에 이르렀다. 10명 중 1명은 몸과 마음 모두에 상처가 남았다. 신체적 상처(부상)를 경험한 비율은 10.7%, 불면·호흡곤란·두통 등 신체화 증상을 경험한 비율은 10.0%였다. 하지만 폭력 피해자들은 주로 침묵했다. 지난 1년간 연인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327명 중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68.5%로 집계됐다. 2022년 53.3%에서 3년 새 15.2% 포인트 증가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것 같아서’(36.3%),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4.0%),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서’(31.4%)라고 답했다. 폭력 경험자 중 80.9%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없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는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고 복합적인지를 보여준다”며 “예방부터 사후 보호까지 피해자를 두텁게 지원하고 피해자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역풍 맞나…이란 “호르무즈 안 연다” 초강수 [핫이슈]

    트럼프, 역풍 맞나…이란 “호르무즈 안 연다” 초강수 [핫이슈]

    미군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시설 수십 곳을 대규모로 타격하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지 않겠다고 맞섰다. 미국이 해상 교통에 개입하는 한 해협을 다시 열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공습이 핵심 에너지 수송로를 둘러싼 대치를 오히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미 당국자들의 과도한 언사와 위협, 역내 선박 이동에 대한 개입이 계속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위협과 개입은 상황을 더욱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자국이 통제한다고 주장하며, 지정 항로와 지시에 따르지 않는 선박을 위협하거나 공격해 왔다. 미국은 이란에 해협 통제권이 없다며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이번 발표는 새로운 봉쇄를 시작한다는 선언이라기보다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성격이 강하다. 다만 이란은 해제 조건을 미국의 군사 행동 중단에만 두지 않고 당국자들의 발언과 선박 통항 개입까지 넓혔다. 양국이 공습을 멈추더라도 해협 문제를 놓고 추가 협상을 벌여야 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지휘부·미사일 시설부터 해상 전력까지 타격 미 중부사령부는 미 동부시간 29일 오후 10시(한국시간 30일 오전 11시) 이란에 대한 ‘강력한 공습’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혁명수비대 지휘소와 미사일·드론 시설, 해안 감시·방어 거점, 해상 전력 등 수십 개 표적을 공격했다. 미군은 이번 작전이 전날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명수비대는 지난 28일 중동에 주둔한 미군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미군은 해당 미사일을 모두 요격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란과 친이란 세력이 미군과 상선, 걸프 국가들에 가하는 위협을 약화하려고 공습을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동에는 미군 장병 5만 명 이상이 배치돼 있다. “폐쇄” 외치지만 선박 12척 통과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의 상태를 두고도 정반대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란은 해협을 폐쇄했다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모든 선박이 통항할 수 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실제 선박 이동도 완전히 끊기지는 않았다. 선박 추적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29일 원자재 운반선 12척이 해협을 통과했다. 카타르에너지가 통제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알 아리시’도 약 3주 만에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갔다. 다만 평시와 비교하면 통항량은 크게 줄었다. 선사들은 공격과 나포 위험 때문에 운항을 미루거나 항로를 돌리고 있다. 일부 선박은 위치 노출을 피하려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기도 해 정확한 통항 규모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세계 석유와 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전략적 길목이다. 미군의 대규모 공습은 이란의 미사일·드론 전력을 약화하려는 목적이지만, 혁명수비대는 곧바로 해협을 압박 카드로 다시 꺼냈다. 미국이 선박 통항 개입을 강화하고 이란이 현장에서 이를 저지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이 양국의 다음 충돌 지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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