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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조흥 통추위장 김병주교수

    신한금융지주는 29일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을 위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에 김병주 서강대 교수를 추대했다. 김 교수는 30일 열리는 공동경영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양쪽 은행장이 추천하는 통추위원에는 신한은행측에서 한도희 부행장, 서진원 부행장, 박경서(고려대 교수) 사외이사가, 조흥은행측에서는 채홍희 부행장, 최원석 부행장, 김대식(한양대 교수) 사외이사가 각각 추천됐다. 신한·조흥은행 통합추진위원회 구성원이 확정됨에 따라 두 은행의 통합을 위한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신한지주는 김병주 교수가 국민·주택은행 통추위원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두 은행의 통합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피의자 처벌수위 예측 가능해진다

    법무부는 25일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추진 중인 법원의 재판 양형기준이 마련되면 검찰도 수사 및 기소유지 과정에 적용되는 현행 사건처리 지침을 전반적으로 재조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또 법원의 양형기준이 공개되면 검찰의 사건처리 지침도 공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새로운 사건처리 지침이 마련되면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라면서 “사개추위의 양형기준과 함께 검찰의 사건 처리지침 정비안도 면밀히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형사사건 사건처리 기준’은 관련 법률과 혐의, 법정형 등을 기준으로 검사가 구속ㆍ불구속, 정식재판, 약식명령, 기소유예 등의 처분을 결정할 때 참고토록 하기 위해 마련된 기준이다. 사건 관련자들은 수사 단계에서 처벌에 대한 원칙적 기준을 접할 수 있어 피의자의 구속·불구속 여부와 대략적인 처벌 수위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불구속 재판 확대 빈말 안돼야

    대통령 자문기구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이르면 2007년부터 형사사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재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재판출석 서약서나 제3자 보증서 등을 재판부에 제출하면 사안에 따라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전관예우’ 등 각종 법조비리의 온상처럼 지목돼온 구속사건에 대해 사개추위가 헌법이 규정한 ‘무죄추정’ 원칙과 인신 보호를 위해 불구속 재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법제도를 손질하기로 결정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우리의 사법제도는 헌법의 규정과는 달리 ‘유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인신 구속을 징벌의 수단으로 당연시해 왔다. 인신 구속은 한 집안을 거덜낼 정도로 정신적, 금전적, 육체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수반함에도 피의자보다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편의 위주로 남발됐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구속영장 발부율이 85%나 되고, 인구 1만명당 구속자 수가 일본의 3배, 독일의 10배에 이른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피의자 가족들이 정상적인 수임료의 몇배에 이르는 ‘성공 보수’를 감수하면서도 판·검사 등 전관 출신 변호사들에게 매달리게 됐던 것이다. 이용훈 차기 대법원장뿐 아니라 과거의 사법부 수장들도 입만 열면 인신 구속에 신중해 달라고 법관들에게 당부했다. 그럼에도 구속 위주의 관행이 바뀌지 않은 것은 불구속을 특혜로 보는 사회 인식에도 책임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사개추위가 불구속 재판을 확대토록 제도적인 장치를 강구한 것은 바람직한 접근법이다. 참심제 등 재판에 일반인의 참여를 허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구속 재판의 확대야말로 사법개혁의 핵심이다.
  • 경미사건 돈없이도 보석 가능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도 법원에 서약서나 출석보증서 등을 제출하면 보증금이 없어도 바로 풀려날 수 있게 된다. 또 징역 1년 이하에 해당하는 가벼운 사건은 피고인이 법원에 하루만 출석하면 재판을 끝낼 수 있는 신속처리절차도 마련된다. 대통령 산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는 지난 15일 열린 7차 장관급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인신구속 및 압수수색 검증 개선방안’과 ‘경죄사건의 신속처리절차 도입방안’을 의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맡은 판사는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동시에 석방조건을 제시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곧바로 석방하게 된다. 석방조건도 보증금 위주에서 본인 서약서, 제3자 출석보증서, 주거제한, 출국금지, 피해배상금 공탁, 담보제공 등으로 다양화했다. 다만 도주, 증거인멸 등의 가능성이 높거나 중죄를 범한 피의자는 제외된다. 제3자의 출석보증서를 제출한 피의자가 도주하면 보증인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사개추위는 또 법정형이 벌금, 구류, 과료인 사건이나 사실관계가 단순한 사건은 피고인이 원하면 법원에 하루만 나와 모든 재판절차를 마무리하는 ‘출석신속절차’를 도입, 최고 징역 1년까지 선고할 수 있게 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왈릴리 고양이나무/조용호 지음

    “고양이나무를 아세요?고양이가 과일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여자는 천년의 무게를 지닌 미로 위에서 남자에게 수수께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남자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아프리카 사진집을 내기 위해 모로코에 왔다. 여자는 아랍문학을 공부하러 모로코에 왔다가 그곳에 정착한 한국인 남자와 결혼했으나 일찍 사별하고 가이드로 일하는 중이다. 마음 둘 곳 없어 거리에 버려진 고양이들을 데려다 키우는 여자는 나지막이 말한다.“그런 나무는 없어요. 굳이 있다면 제가 그 나무인 셈이지요….” 작가 조용호가 ‘베니스로 가는 마지막 열차’(2001년)에 이어 두번째 소설집 ‘왈릴리 고양이나무’(민음사)를 냈다. 상처를 지닌 두 남녀가 모로코의 옛 로마 유적지 왈릴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표제작은 사랑을 잃고 뿌리없이 떠도는 슬픈 영혼들을 위한 송가다. 죽은 아내가 있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남자와 죽은 남편이 묻힌 땅을 떠나려 하지 않는 여자는, 하얀 묘석들이 여기저기 흩어진 바닷가 묘지에서, 수많은 골목이 저마다 소리를 내는 미로에서, 그리고 모랫바람 가득한 사하라 사막에서 존재의 아련한 아픔을 공유한다. “사랑에 대한 갈망 때문에 소설을 썼다.”는 작가의 말처럼 9편의 수록작들은 이미 끝나버렸거나 끝나가는 사랑을 노래하지만 동시에 지치지 않고 주변에 충일한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시베리아에서 추위를 이기기 위해 항상 방안에서 끓이는 사모바르(주전자)의 수증기와 마찬가지로 사랑은 우리 삶이 얼어붙지 않게 해주는 무한의 연료인 것이다. 문학평론가 유종호는 “다채로운 레퍼토리, 다양한 작중인물, 한반도의 동서해안에서 시베리아와 모로코에 이르는 작품의 무대가 이 소설집의 매혹의 장치”라고 평했다.9000원.
  • [사설] 양형기준법 제정 바람직하다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12일 열린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 장관급회의에서 양형기준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의했다고 한다. 들쭉날쭉한 판결로 인한 사법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법무부는 사개추위가 양형기준법 제정 추진 의지가 없다면 따로 입법을 추진하겠다며 양형기준 법제화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법원과 재야법조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라는 명분 면에서 양형기준법 제정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형량을 정함에 있어 수없이 많은 고려 요소를 모두 법으로 강제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법원의 주장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검찰과 법원이 그동안 내부 양형기준표를 마련하는 등 사법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부 기준표는 강제성이 없는 ‘참조’ 수준에 그침에 따라 ‘유전무죄 무전유죄’‘전관예우’ 등 고질적인 병폐를 뿌리뽑지 못했다. 법원은 재량권의 위축을 항변하기에 앞서 양형기준법 제정 필요성을 자초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말로는 잘못된 판결보다 오락가락하는 판결이 더 문제라고 하면서도 권력과 금력 앞에 법의 잣대가 휘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사법부가 ‘법과 양심’이라는 수식어를 앞세워 전횡하던 시대는 지났다. 사회적 감시와 통제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요청이다. 양형기준법이 제정되면 ‘선처’가 개입할 여지가 줄어들어 전반적으로 형량이 높아지게 된다고 주장하지만 기득권을 지키려는 법원의 변명일 뿐이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길인지 사법부는 진지하게 고민해보기 바란다.
  • 다양한 범죄 수치화 가능할까

    다양한 범죄 수치화 가능할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와 법무부가 형사 재판에서 피고인의 형량 기준을 법으로 정하는 양형기준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12일 열린 사개추위 장관급 본회의에서 “형사 재판의 형량이 일정하지 않아 사법 불신이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형량 기준을 법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개추위 관계자도 13일 “11월을 목표로 참고적 양형기준제도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무줄 형량, 유전무죄 줄 듯 양형기준제도란 법관마다 다른 양형의 차이를 줄이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각종 사건의 구형과 선고자료를 연구한 뒤 양형에 영향을 끼친 여러 요인들을 뽑아내 객관적인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천 장관은 이날 국회 산하에 법조인, 교수 등 13명으로 구성된 양형위원회를 설치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양형기준법 초안을 제안했다. 검찰도 최근 사개추위에 양형 기준법 초안을 제출했다. 검찰은 범죄 수단과 동기 등을 참고한 범죄등급을 세로 축에, 전과 여부·범행시기 등을 종합해 수치로 만든 범죄경력지수를 가로 축에 놓은 양형 기준표를 만들었다. 피고인의 범죄가 속한 세로 축의 등급과 가로 축의 경력지수가 만나는 곳에서 형량이 결정된다. 검찰 관계자는 “타협·솜방망이 처벌이란 비난을 떨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뜻은 공감하나…법조3륜 신경전 법원, 검찰, 변호사 모두 들쭉날쭉한 형량을 없애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자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그 속내는 각각 다르다. 법무부는 사개추위의 논의가 부진하면 정부입법으로라도 양형기준법을 도입할 뜻을 비쳤다. 사개추위 관계자는 “천 장관이 예정에 없던 발언을 하고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며 시각차이를 드러냈다. 천 장관의 발언은 수사권 약화를 막기 위해 양형기준법 등을 대안으로 요구해온 검찰의 일관된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사법개혁을 하자는 법원측이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동일한 사건인데도 법관마다 선고 형량이 차이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법이 졸속적으로 만들어지거나 강제력을 갖게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법원 관계자는 “검찰이 참고한 미국 제도는 미국내에서도 60%가 넘는 주(州)가 따르지 않고 있다.”면서 “다양한 범죄와 수많은 요인들을 수치로 표시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변협 관계자도 “재판을 통해 개인적인 사정을 호소할 여지와 법원이 베풀 수 있는 관용의 폭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면서 “양형기준이 강제력을 갖게 되면 판사의 재량은 줄고 검사의 영향은 커진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윤리 더 엄격하게 사개추위는 법원·검찰·군법무관뿐 아니라 헌법재판소·경찰·감사원 등에서 근무하다 개업한 변호사는 2년 동안 모든 사건 수임자료를 중앙법조윤리협의회에 제출토록 했다.‘과실범이 아니며 집행유예를 포함해 2차례 넘게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사람’은 영원히 변호사를 할 수 없다. 또 사건 당사자도 직접 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할린 천연가스수출설비 시공”

    “우리 조상이 억지로 끌려왔던 이곳에 대우의 혼을 심고 위상을 알려 민족의 자존심을 높이겠습니다.” 대우건설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사할린에 진출했다. 북쪽으로 800㎞ 떨어진 광구로부터 남쪽 항구인 프리고노드노예까지 천연가스를 끌어올 수 있도록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고 이를 다시 액화시켜 수송선으로 보내는 설비를 만드는 일이다. 서현우 현장소장은 “대우가 사할린에서 맡은 공사가 아직은 크지 않다.”며 “에너지 쟁탈전의 최전선인 사할린에서 앞으로 공사를 계속 따내 브랜드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사할린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개발·수출하는 이번 ‘사할린Ⅱ 프로젝트’의 발주사는 로열더치쉘(55%), 일본 미쓰이(25%), 미쓰비시(20%) 등이다. 일본 컨소시엄인 CTSD사가 공사를 낙찰받았고, 대우를 비롯한 러시아·일본·터키 등 7개국 14개 업체가 시공을 맡고 있다. 서 소장은 “대우가 고용한 필리핀인과 태국인들은 과거 대우와 함께 나이지리아 현장에서 똑같은 공사를 완성한 경험을 가진 ‘제2의 대우맨’들이다.”고 덧붙였다. 이곳에는 대우 본사 직원 27명 이외에 필리핀·태국·사할린 교포 등 840명이 넘는 인력이 있다. 대우건설은 일단 사할린Ⅱ 프로젝트에서 600만달러의 공사를 추가로 수주했다. 지난해 10월 공사를 시작했지만 추위가 엄습하면서 다른 현장은 모두 일손을 놓았지만 대우는 보온 조끼를 입고 공사를 강행한 덕이다. 지난 7월까지 ‘무재해 100만시간’ 기록을 세우면서 주변에서 쏟아졌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일소하기도 했다. 교민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 김상돈 현장 차장은 “당연한 절차 하나 허가 받는 데에도 몇 개월이 걸리는 곳”이라면서 “창살없는 감옥 같은 곳에서 법적인 조언에서부터 밥과 밑반찬을 제공해준 교포들의 도움이 가장 컸다.”고 전했다. 사할린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한강서 스트레스 풀자

    한강서 스트레스 풀자

    21세기 국제도시는 경제성과 효율성은 물론 도시민이 느끼는 여유, 쾌적함, 안락함 등을 동시에 요구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오스트리아 빈, 이탈리아 밀라노 등의 도시를 여행하고 싶은 곳으로 한번쯤 손꼽아 봤을 것이다. 무엇이 이런 도시들을 마음속으로 동경하게 만들었을까. 살기 좋은 도시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이들 도시에는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문화도시’라는 이미지가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또 다른 공통점은 도심형 비즈니스센터에서 쇼핑·오락·문화·레저 그리고 이벤트 등이 결합된 복합레저시설을 통해 외래관광객에게 ‘즐거움’(fun)과 ‘놀이’(play)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한강에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문화의 섬과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서울이 세계적인 문화·관광도시가 되기 위한 필요 요건이다. ●스트레스. 한강에서 풀자 후끈거리는 도시의 스트레스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 주말만 되면 가족들 눈치보기로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 이러한 시민이라면 지금 당장 한강 속으로 뛰어 들어가 보자. 흐르는 한강으로 떠나보면 각종 공해에 찌든 삶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해소되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세계도시와 비교해 서울의 혼잡함, 녹지공간의 부족은 심한 편이다. 파리시는 1인당 17.88㎡에 이르는 공원면적을 확보, 생활권 공원 1인당 4.66㎡에 그친 서울시와 비교된다. 주5일 근무제 등으로 늘어나는 시민들의 문화·레저욕구에 대응할 수 있는 여가·휴식공간이 절대 부족한 만큼 시민이 느끼는 일상 삶의 스트레스는 상당히 높을 것이다. 그런데 반가운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의 조경학자 울리히는 물로 가득 찬 경관을 바라보는 것이 스트레스 회복에 상당한 의미의 효과를 보이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각기 다른 자연경관요소인 ‘흐르는 물이 있는 장면’‘초목류 식생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도시경관’을 담은 슬라이더를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서 회복되는 시간을 산출해 냈다. 그는 ‘물을 본다.’는 그 자체가 자아 재충전, 스트레스 감소, 적대적 상황에서의 공격성 둔화 등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해 냈다. 이런 효과는 불과 4∼6분만 바라보더라도 효과를 본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강은 지친 도시민에게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지 않을까. 한강과 같은 수변환경에서 물과 접촉하려는 인간의 본능은 사실 에덴동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에게 각인된 선천성 유전자는 진화론적으로 생존의 필수요소인 과일, 성적 파트너, 안전함이 갖춰진 수변공간의 피난처를 선호하는 것이다. 또한 사람은 어머니의 자궁 속 양수에서 커가던 모태회귀본능 속에서 이와 유사한 환경, 물을 접촉할 때 정신적으로 편안해 지는 것이다. ●한강, 시설중심 개발은 한계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한강이 가진 사회적·환경적·경제적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지금까지 이에 대한 연구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민에게 주는 스트레스 해소와 사회적 참살이(well-being) 가치를 포함시킬 경우 한강이 지닌 가치는 엄청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서울시민들이 바라보는 한강은 실망스럽다. 회색 토목구조물로 이뤄진 호안과 교각들은 말할 것도 없다. 강변을 둘러보면 단조롭게 늘어선 아파트 숲이 가득할 뿐이다. 한강 연접지역의 토지이용을 보면 전체의 약 60%를 주거지역이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부분이 현재 아파트단지로 조성돼 있다. 부유한 소수 엘리트와 성공한 자들을 상징하는 특권으로서 한강을 조망하는 고밀도아파트 가격은 이미 하늘만큼 치솟아 있는 실정이다. 한강의 물은 모든 시민들이 향유해야 할 우리 모두의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의당 한강과 그 주변지역이 사람들이 다가가기 쉽고, 주변의 경관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도록 잘 가꾸어야 한다. 최근 서울시는 강남·북을 연결하는 한강 다리의 미관을 살리기 위해 다리의 특성에 맞는 상징 조형물과 야간경관 조명을 설치했다. 또 한강을 친환경적이고, 문화적이며, 친수활동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다. 자연생태계 보전이 양호한 고덕·광나루·강서지구는 ‘자연생태지구’로, 생태학습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접근성이 좋은 뚝섬·잠실·여의도·난지지구는 ‘광역거점지구’로 개발하는 등 지구별로 특화하고 있다.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양화·잠원·망원지구는 가족 단위 활동을 유도하는 ‘지역거점지구’로, 이촌지구는 청소년 대상의 시설을 주로 갖추는 ‘청소년이용지구’로, 반포는 ‘전원풍경지구’로 설정해 한강공원별 특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차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난지지구에는 기존 텐트형 야영장과는 달리 취사시설 등이 구비된 가족형 트레일러캠핑장도 생겼다. 여의도에서는 길거리농구 등 X게임 대회가 열리고, 뚝섬에서는 요트, 윈드서핑 등 수상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울러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뒤엉켜 이용하던 한강 자전거길을 인라인전용도로를 개설해 자전거 및 인라인스케이트 이용자, 마라토너와 산책하는 시민을 분리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한강에 시민 여가시설을 확충해 주 5일 근무제 등으로 늘어나는 시민의 레저욕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한강이 종합레저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차별화작업과 레포츠공간화 작업만으로 한강이 살아날 수 있을까. 또 상징 조형물과 야간 다리조명, 공간적인 특화개발만으로 한강을 세계적 관광명소로 자리매김시킬 수 있을까. 여러 의문들이 남아 있다. 외국사례를 보자.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경우 시가지를 끼고 흐르는 마인강은 야간이면 ‘강변 먹을거리 메세(박람회)’가 도시공간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다양한 먹을거리를 선보이고 틈틈이 창작품 판매장, 전시·공연 공간 등이 조화를 이뤄 흥을 돋운다.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음악분수쇼 역시 역동적인 분수와 화려한 조명으로 많은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재미와 즐거움이 공존하는 다이내믹 문화공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난해 개최된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 주최 야외콘서트와 서울불꽃축제는 또 다른 한강의 희망을 엿보게 한다. 물과 야간의 즐거움이 결합된 축제의 장으로 한강의 가을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가족단위 시민들과 연인, 외국 관광객들에게 축제 한마당으로 다가가는 데 성공적이었다는 진단이다. 문화에 대한 국민수요가 팽창하고 서울의 문화시설이 태부족인 실정에서 큰 돈 들여 문화시설을 신축하기보다는 문화이벤트를 통한 한강의 축제·이벤트 전략이 성공적이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불꽃축제가 한강을 대표하는 문화이벤트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일과성 행사로 그쳐서는 안된다. 자발적인 시민의 참여 없이 만들어지는 문화축제는 단지 기획회사형 축제일 뿐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공급’되고 ‘배급’돼서는 한강의 생명성을 이어가기 어렵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마당이 마련될 때 한강은 싱싱하게 거듭나고 우리에게 성큼 다가올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축제 속에서 관람만 하기보다는 휴식·학습·체험의 문화이벤트가 돼야 한다. 좋은 사례가 꽃샘추위가 사라진 따스한 어느 봄날, 꼬마들과 함께 나비의 꿈을 심어주러 선유도를 가보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시간이 허락된다면 광화문에서 출발, 청계천∼중랑천∼한강을 거쳐 서울숲으로 연결되는 환상적인 나들이 산책 코스를 따라가 보는 것이다. 이곳들은 관찰과 학습의 대상만이 아니다. 도시의 각박한 일상을 벗어나 언제라도 쉼터를 얻을 수 있는 콘크리트 도시 안의 푸른 섬과 녹지공간들이다. 이젠 해외관광에서 느꼈던, 서울에는 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나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극장과 같은 공연장이 없을까하는 생각이 부질없어질 것 같다. 한강에 ‘음악섬(島)’이 뜰 것이기 때문이다. 한강 노들섬에는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순수예술 음악단지가 조성된다. 오페라와 고전무용 관람뿐만 아니라 합창공연과 클래식 콘서트가 이어지고, 서울시향 등 관련 단체가 상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음악당과 소극장이 모두 들어선다. 유람선 선착장을 만들어서 외국관광객이 노들섬에 가면 웬만한 문화콘텐츠는 다 보고 갈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로서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코펜하겐의 오페라하우스처럼 수변(水邊)에 21세기형 오페라하우스가 세워지면, 사각형의 빌딩군으로 대표되던 한강의 부정적 이미지는 일거에 바뀌게 될 것이다. 서울 시민이 자랑스러워하고 언제라도 느긋하게 예술을 만끽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한강에 생긴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시민 여가와 문화를 통해 한강의 경제적 기적에서 거듭 태동하는 한강은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즐거움과 놀이를 나눌 수 있는 문화의 섬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아울러 한강을 배경으로 강변무대에서 울려퍼지는 음악과 불꽃이 조화된 이벤트는 ‘어메니티’(Amenity)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를 갖춰 도시민의 갈증과 스트레스를 동시에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클래식 선율이 흐르는 한강에서 외국관광객들도 술과 쇼핑 대신 고부가가치의 고급 문화행사에 돈을 쓰게 된다면 우리는 이미 문화·관광 선진 도시의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박종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서울시마케팅연구센터 부연구위원
  • [사설] 비리 판·검사 변호사 해선 안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차관급 실무위가 비리에 연루된 판사·검사가 변호사 개업을 하는 데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내용의 법조윤리 강화 방안을 엊그제 마련했다. 사개추위의 안은, 판·검사가 사직하고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할 때 변협이 법원·법무부로부터 비리에 관한 자료를 받아 개업을 허가할지를 심사한다는 내용이다. 즉 비리의 정도가 심하면 변협이 등록을 거부해 일정기간 변호사 개업을 못 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사개추위의 안을 일단은 환영하지만 그 정도 방안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더욱 강력하고 명확한 제재 규정을 갖추기를 주문한다. 현재의 안대로라면 법원·법무부는 변협이 요구하는 비리 관련자료를 제출해야 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 강제조항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고 법원·법무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하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동안에는 판·검사가 비리 혐의로 감찰을 받다가 퇴직해 버리면 그것으로 징계 절차가 끝나 비리의 실체는 묻히고 기록도 남지 않는 게 관행이었다. 법복을 벗는 것 자체가 징계라는 인식이 오래 유지돼 온 것이다. 그런 까닭에 사개추위의 안이 발표되자 법원·검찰 주변에서는 내부용인 감찰 자료를 민간기구인 변협에 줄 수 없다는 방어 논리가 벌써 나돌고 있다. ‘비리 연루자의 변호사 개업 금지’는 판·검사의 윤리성을 높이고 변호사 사회를 정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애매모호한 내용으로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밖에 안 될 것이다. 오는 12일 열리는 사개추위 전체회의에서 더욱 진전된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 비리 판·검사, 변호사 벽 높인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는 비리에 연루된 판·검사들이 퇴직해 변호사로 개업하려 할 때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등록심사위원회가 징계 여부와 상관없이 관련 자료를 법원이나 법무부 등에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변협은 이 자료를 개업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 자료로 쓸 수 있다. 사개추위는 5일 차관급 실무회의를 열고 이를 포함한 법조윤리강화 방안에 합의했다. 이날 마련된 방안은 오는 12일 장관급 본회의에서 확정된 뒤 입법절차를 밟게 된다. 지금까지 판·검사에 대한 징계절차는 혐의와 상관없이 퇴직하는 순간 중단됐다. 따라서 구설수에 오른 판·검사들이 감찰을 받다 퇴직하면 비리 사실이 묻힐 뿐 아니라 징계를 피할 수 있었다. 변협은 변호사로 개업하려는 판·검사들이 재직하는 동안 징계받았는지 확인하지만 징계 절차 도중 그만 둔 전관들은 ‘떳떳하게’ 개업할 수 있다.하창우 변협 공보이사는 “징계받은 전관들은 개업심사가 길게는 6개월까지 보류되는 등 불이익을 받지만 징계를 받기 전에 퇴직해 관련 사실이 알려지지 않으면 사실상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개추위는 아울러 중앙법조윤리협의회를 설치해 판·검사를 그만 두고 개업한 변호사들이 2년 동안 맡은 사건 실적을 보고받도록 했다. 또 법원과 검찰도 전관변호사가 담당한 사건의 수사와 재판결과를 협의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앞으로 변호사는 2년 동안 20시간 이상 법조윤리교육을 받아야 한다. 현재 판사와 검사만으로 구성된 법관징계위원회와 검사징계위원회에 외부인도 참여한다. 사개추위는 구속된 피의자가 보증금 대신 출석서약서나 제3자의 보증서를 제출하면 신병을 풀어주도록 하는 조건부 석방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또 단순 폭력이나 교통사고 등 경미한 형사사건을 다룰 ‘경죄사건 신속처리절차’를 신설해 하루만에 심리에서 선고까지 끝낼 수 있도록 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신한·조흥 통추위 9~10월 출범

    신한금융지주는 26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신한은행·조흥은행 통합추진위원회’를 9∼10월중 출범시키기로 했다. 통합추진위원회는 위원장 1인과 두 은행장이 추천한 3인씩, 모두 7인으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두 은행 소속이 아닌 제3자로 선임하되 선임에 관한 사항은 공동경영위원회에서 결정키로 했다 이사회에서는 또 다음달 초 임기가 끝나는 홍칠선 상무의 후임으로 조흥은행 윤재운(54) 본부장을 선임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새영화] 오픈 워터

    26일 개봉하는 ‘오픈 워터(Open Water)’는 시청각적 자극장치가 전혀 동원되지 않았는데도 극도의 긴장감이 유발되는 독특한 스릴러물이다. ‘리얼 서스펜스’라는 제목 앞의 수식어대로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됐다. 일에 쫓기던 일상을 탈출해 근사한 여름휴가를 꿈꾸며 작은 섬으로 스쿠버 다이빙 여행을 떠난 젊은 부부 대니얼(대니얼 트래비스)과 수전(블랜차드 라이언). 흥분에 젖어 40여분의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고 물 위로 올라온 두 사람은 그러나 자신들을 싣고 온 보트가 보이지 않자 당황한다. 망망대해에 맨몸으로 버려진 부부. 안전요원이 인원수를 잘못 파악한 탓에 보트가 떠나버렸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두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큰 공포에 짓눌려간다. 저예산 다큐멘터리를 떠올릴 만큼 영화에는 볼거리 장치가 전혀 없다. 두 주인공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단출한 인물구성, 바다에 버려진 두 사람의 사투과정에만 시종 시선을 고정시킨 카메라는 그럼에도 시간이 갈수록 신경줄을 팽팽하게 조여가는 마력을 발휘한다. 영화는 필름을 거의 송두리째 바다위에 뜬 남녀의 심리상황을 묘사하는 데 썼다. 구조희망을 버리지 않고 담담하던 두 사람은 시시각각 자신감을 잃어가고, 허기와 추위로 체력이 떨어지자 끔찍한 공포감에 휘둘린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신한·조흥 통합작업 ‘作名’이 최대 걸림돌

    신한·조흥 통합작업 ‘作名’이 최대 걸림돌

    “시스템이나 인력, 감성 통합은 걱정이 없는데 ‘작명(作名)이 큰 문제입니다.” 통상 은행 합병시 가장 큰 난제가 전산 통합이다. 하지만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별 무리없이 전산망 통합을 이룰 전망이다.1982년 신한은행 창립 당시 조흥의 전산 요원들이 대거 신한으로 옮겨 두 은행의 계좌 번호 체계까지 똑같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년간 ‘선(先) 통합, 후(後) 합병’이라는 초유의 실험을 통해 업무 및 시스템 교류, 상품 교차 판매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순조롭게 진행되던 통합 과정에 큰 ‘암초’가 나타났다. 잠재적 갈등이었던 통합 은행의 이름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조흥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25일 “현재로서는 답이 없다.”며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 ●전직 행장들까지 가세 조흥은행 노조는 물론 역대 은행장들까지 나서 108년 전통의 ‘조흥’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신한금융지주나 신한은행측은 “이름을 결정하는 것은 인수자의 권한”이라고 맞받아 친다. 이름을 둘러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지면 다음달 초 구성될 통합추진위원회의 활동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통합은행의 상호가 ‘조흥’이 돼야 한다는 주장은 그동안 조흥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신한은 물론 조흥은행 내부에서도 “결국은 ‘신한’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국내 은행의 합병 역사를 볼 때 인수당한 은행의 이름이 살아남은 예가 드물 뿐만 아니라 “이름까지 양보한다면 대체 왜 합병을 하느냐.”는 신한측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조흥은행 역대 행장들과 퇴직 동우회가 ‘조흥’ 이름 살리기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들은 오는 9월 초 통합추진위원회의 출범에 맞춰 ‘조흥은행 행명지키기 운동본부’를 발족할 예정이다. 더구나 생존한 역대 행장 9명 가운데 8명이 조흥은행 평사원으로 입행해 행장까지 오른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행명 지키기에 적극 나서면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하는 조흥 직원들의 감정을 더욱 자극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조흥측의 움직임은 신한 구성원들을 자극하고 있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조흥은행이 부실해지고, 끝내 인수당하기까지는 역대 행장들의 책임이 크다.”면서 “이들이 과연 행명 지키기를 할 명분이 있느냐.”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조흥이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과연 신한보다 브랜드 가치가 더 크겠느냐.”면서 “새로운 은행의 이름은 결국 인수자가 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매한 합의 문구 ‘작명 논란’의 핵심은 신한지주가 조흥은행을 인수할 당시 노사정이 서명한 합의문에 있다.10개 합의사항 중 맨 마지막 항목에 ‘통합은행의 명칭은 ‘조흥’을 사용하되, 통추위에서 결정한다.’고 애매하게 돼 있다. 조흥측은 ‘조흥을 사용하되’에 무게를 둬 “반드시 조흥이라는 이름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신한측은 ‘통추위에서 결정한다.’에 주목,“조흥 외에 다른 이름도 통추위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신한과 조흥 중에서 택일할 게 아니라 외국의 경우처럼 ‘신한조흥은행’으로 이름을 합치거나 영문 이니셜을 따 ‘SCB’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은행 고객은 두 자로 된 은행 이름에 익숙해 있다는 점 때문에 고민이다. 영문 이니셜이나 전혀 새로운 상호를 내세우는 것도 ‘신한’과 ‘조흥’의 브랜드 가치를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두 은행의 이름을 붙이는 게 대부분이지만 인수된 은행의 브랜드 가치가 높을 때는 이를 사용하기도 하는 등 철저하게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한다.”면서 “신한과 조흥은 합의 문구가 애매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치까지 우열을 가릴 수 없어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 사법개혁 갈등해소가 관건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 사법개혁 갈등해소가 관건

    대법원장이 교체되면 사법부가 어떤 변신을 시도할지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장에 이어서 대법관들이 대거 바뀌게 돼 구성의 다양화 문제가 당장의 현안으로 다가왔고 사법개혁도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국민재판참여제등 국민의 신뢰 얻어야 최근 검찰과 사개추위간의 형사소송법 개정 파문과 각종 이익단체들의 반발에서 보듯, 사법개혁 추진과정에서 예상되는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는 데 대법원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법 서비스의 총책임자로서 새롭게 도입될 국민재판참여제도와 공판중심주의를 정착시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서열·기수 위주의 인사관행은 여전히 비판거리다. 법관의 엘리트 코스로 여겨지는 법원행정처의 비대화, 대법원장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권한, 법원의 관료주의 심화 등도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법조일원화나 고법 상고부 설치 등에 대한 내부의 반발을 다독거리는 것도 대법원장의 역할이다. ●대법관 구성 다양화가 대법원 진로 가늠자 18일 선정된 이용훈 신임대법원장 지명자가 국회 동의를 거쳐 차기 대법원장에 정식 취임하면 대법원 구성에 인적쇄신의 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장을 제외한 13명의 대법관 중 오는 10월에 3명,11월에 한 명이 교체되며 노무현 대통령 임기내에 추가로 대법관 5명이 교체될 예정이다.11월까지 후임 대법관 4명의 제청은 대법원의 진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신임 대법원장은 취임 직후 당장 10월에 퇴임하는 대법관 3명의 후임 인선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법원은 시대에 뒤처지고 소수자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따가운 소리를 들어왔기 때문에 관행에서 벗어난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혼란을 줄이기 위해 기수·서열파괴는 크게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영란 대법관 이후 ‘제2의 여성 대법관’ 탄생도 기대된다. 박시환(52)·강금실(48) 등 소장 변호사들에서부터 김종대(57) 부산고법부장판사, 김황식(57) 법원행정처 차장, 이흥복(59) 부산고법원장등 법원 내부인사들까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문흥수 변호사는 “법원 조직과 시스템의 선진화·민주화 작업이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대 교수는 “사법개혁을 위해서라면 대통령과 맞서기도 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한변호사협회 하창우 공보이사는 “사법부를 외풍으로부터 막아 달라.”고 덧붙였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뚝섬낙찰 잔금 제때완납 아리송

    뚝섬낙찰 잔금 제때완납 아리송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뚝섬 상업용지가 매각된 지 2개월 째가 되면서 낙찰받은 업체들의 행보가 궁금하다. 우선 29일로 다가온 잔금 납부일에 제때 잔금을 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일부 업체는 세무조사의 여파로 제때 잔금 납부가 어려울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낙찰자마다 체감온도 달라 지난 6월17일 입찰에서 뚝섬 상업용지 1구역은 개인자격인 노영미(42) 인피니테크 대표에게,3구역은 대림산업에,4구역은 피앤디홀딩스에 각각 팔렸다. 전체 매각대금의 10%인 계약금은 모두 완납한 상태다. 문제는 나머지 잔금으로 노영미씨가 2698억 2000만원(전체 2998억원), 대림산업이 3441억 6000만원(3824억원), 피앤디홀딩스는 3996억원(4440억원)이다. 대림산업은 2차례에 걸친 세무조사에도 불구하고 잔금 납입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연간 매출이 4조 1000억원대(2004년말 기준)의 큰 업체여서 유동성도 풍부하고 신용상태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관심사는 개인자격으로 낙찰을 받은 노영미씨. 개인이 2700억여원의 엄청난 돈을 조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노씨는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무조사도 한차례 받은 적이 있어 큰 걱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그동안 각종 사업 등을 통해 쌓은 재력도 만만치 않다. 노씨가 대표로 있는 인피니테크의 실질적인 경영자인 남편 박인수(45·인피니테크 회장)씨는 외환위기 때 영등포 방림방적 부지를 싼값에 사들여 이를 분양해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에는 문래동에서 SK리더스뷰 오피스텔과 판매시설(룩스) 분양에 성공하는 등 손을 대는 사업마다 성공했다. 시중에는 1조원대 안팎의 자금 동원력이 있다는 소문도 있다. 박 회장은 또 지난해 분양한 용산 시티파크 시행에 참여한 H사와도 인척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호소도 엄살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4구역을 평당 7732만원에 낙찰받아 건설업계를 놀라게 한 피앤디홀딩스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사업에 참여하려던 금융기관이 세무조사로 발을 빼려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른 업체와 달리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는 점도 약점이다. 게다가 피앤디홀딩스는 세무조사가 취약한 시행사다. 다른 업체보다 추위를 더 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분양한 부천의 위브더스테이트 등 사업장마다 한번쯤 국세청의 점검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털면 먼지 안 나는 업체는 없다는 속설이 맞을 수도 있다. ●잔금 못내도 1년은 낙찰 유효 만약 잔금을 못내면 어떻게 될까. 연체이자만 물면 1년 간은 낙찰 자체는 유효하다는 게 서울시 재무국의 설명이다. 다만, 연체이자율은 연간 12∼15%로 고율이다. 따라서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낙찰자는 잔금 납부를 미룬 채 사회 분위기가 누그러지기를 기다릴 수도 있다. 이 기간 동안 금융사나 다른 기업들을 사업에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물밑 계약을 통해 사업권을 웃돈을 받고 다른 업체에 넘긴 후 이 돈으로 잔금을 내는 방안이 있을 수도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광복60 지상토론] 北 현충원 참배

    [광복60 지상토론] 北 현충원 참배

    광복 이후 처음 이뤄진 북측 인사들의 국립현충원 참배를 놓고 환영과 우려의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남북 화해의 일대 전기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6·25에 대한 참회 없는 참배는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소지가 많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상반된 견해를 가진 두 학자의 진단을 통해 전환기를 맞은 남북관계의 해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 “동족상잔 전쟁 마침표 남북공존 전향적 몸짓” 8·15 민족대축전에 참가한 북측 정부 대표단이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것은 그 자체로 획기적인 일이다. 우리의 요구가 아니라 북측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진 점은 더더욱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다. 6·15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진전되었지만 양측 모두 금기의 영역이 존재했다. 상대방의 체제와 이념 문제는 직접 건드릴 수 없었고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양 측의 건국 및 호국 인사들이 안치되어 있는 묘소 참배 문제였다. 특히 전쟁까지 직접 치른 남북으로서는 상대방의 국립묘지가 곧 바로 적군의 묘지였고 상대방의 호국영령은 곧 전범이었을 뿐이다. 따라서 이번 북측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는 분단과 전쟁으로 얼룩진 남북 현대사의 멍에와 상처를 상호 존중의 정신으로 치유하고자 하는 전향적 첫걸음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남북은 이제 상대방의 체제와 이념 그 자체도 인정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이번 현충원 참배는 최근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보여준 적극적인 자세와 맥락이 닿아 있다는 점에서 전술적 일회성보다는 구조적 진정성을 기대하고 싶다. 장기 소강국면 끝에 지난 5월 차관급 회담을 시작으로 남북관계가 정상화되었고 이후 진행과정은 오히려 북한이 적극적 자세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6·17 평양 면담,15차 장관급 회담,10차 경추위, 개성과 백두산 개방 허용 등이 모두 그랬다. 이같은 적극 행보는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직접 결단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어서 더욱 무게가 실린다.6·15 5년을 맞는 지금,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남북관계의 진전은 오히려 북에 절실하고 불가피한 선택임을 짐작케 한다. 또한 현충원 참배는 남북관계의 질적 발전과 이념적 화해라는 의미 말고도 보다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 마련이라는 과제와 간접적으로 맞닿아 있다.6·25 전사자 위패와 무명용사 유골이 안치된 현충탑을 북측 대표단이 참배한 것은 동족 상잔의 전쟁상태를 종료하고 진정한 평화를 회복하자는 보다 적극적 해석까지 가능한 대목이다. 전쟁이 아직 법적으로 종료되지 않은 정전체제하에서 실제 교전 당사자인 상대방의 국군묘지에 참배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전쟁에 대한 유감표시와 함께 이제 전쟁을 실제적으로 끝내고 평화상태를 회복하자는 간접적 메시지가 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북핵 6자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부각되고 있다. 이번 현충원 참배를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의 시작을 기대하는 것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이다. 북측의 현충원 참배를 불순한 의도로 보는 사람도 있다. 평양을 방문한 남측 대표단에 금수산 궁전 참배를 강요할 것이라는 우려에서이다. 그러나 상대방의 선의는 일단 선의로 받아들여야 한다. 민족화해에 기여하는 일마저도 색안경을 끼고 비난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정말 소심의 극치일 뿐이다. 이제 우리가 대범해야 한다. ■ “반역사적인 무력남침 참회없는 참배 무의미”북한이 6·25에 대해 공식적으로 진실과 통한의 뉘우침을 담은 사과절차 없이 북측 8·15 축전대표단이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이같은 행위는 자칫 남과 북의 평범한 국민들에게 고 김일성 주석이 의도적으로 정치적 목적으로 행한 무력도발의 반(反)역사성을 묻히게 만드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우리 모두 경계를 요한다. 아직도 6·25를 ‘민족해방전쟁’으로 신성시하고 있는 북한 정치체제의 본질적인 변화가 전무한 상황에서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는 방편으로 민족 감정을 활용하고 있는 위험성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인식과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막말로 해서 항상 전략과 전술로 남북문제를 재단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선 손해 볼 일이 없는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과 정보의 흐름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고려할 때 북한당국은 이번의 참배를 그들의 구미에 맞게 정치적으로 요리해 체제유지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남한의 친북 세력을 지원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대북문제로 분열돼 있는, 우리 사회내에서 사상적으로 이질적인 집단간의 갈등은 더욱더 깊어 갈 것이다. 특히 국제적으로도 대북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노정된 미국과의 벌어진 틈새가 더 벌어질 수 있는 부정적 결과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다. ‘과거의 상처를 함께 치유하는 출발점’이라는 정부 당국자들의 감상적이고 순진한 발언은 앞으로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날이 되면 얼마나 위험한 대북관의 노출이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우리 정부가 북한측의 이러한 참배 제의를 받아 들인 것은 국제적으로 고립되어서 아무 곳에도 기댈 곳이 없는 북한체제에는 북한식 통일전선전술의 전개에서 가장 큰 장벽으로 남아 있는 한·미동맹의 틀을 허물어 가는 매우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대북 지원시 엄격한 상호주의의 적용을 주장하는 우리 사회내의 목소리는 반(反)민족적으로 매도되는 상황에서 유독 북한의 체제 선동이 지향하는 상호주의는 우리 대표단의 방북 시 김일성 시신 조문 요구 및 기타 지역 참배요구로 연결될 것이다. 현충원 참배가 지금 휴회 중인 6자회담에서 북측이 북핵과 연관시켜서 거론 중인 ‘대북 적대시정책의 포기’와 ‘평화협정체결’을 더 논리적으로 가다듬고 선전·선동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사전 포석의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을 우리가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남한 답방을 사전에 정지 작업하는 차원에서 보는 견해도 매우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한·미간의 공조 틈이 더 벌어지는데 촉매제 역할이 될 수 있는 북 대표단의 국립묘지 참배 허용을 관련 정부부처가 심각하게 인식하고 부정적인 여파를 차단하는 후속 대책이 하루 속히 세워지길 바란다.
  • [로스쿨 쟁점과 방향] 김선수 사개추위 단장 인터뷰

    [로스쿨 쟁점과 방향] 김선수 사개추위 단장 인터뷰

    법조계의 오랜 논쟁거리였던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이 확정됐다. 로스쿨 전체 정원과 로스쿨 인가 대학 등 핵심쟁점은 내년도에 설치될 법학교육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김선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기획추진단장은 31일 “현재의 사법시험제도는 나름대로의 기능은 있었지만 한번의 시험으로 개인의 운명이 결정되고, 학부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면서 “로스쿨 도입을 통해 풍부한 교양과 건전한 직업윤리관, 법적 분쟁을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단장을 만나 사개추위가 합의한 로스쿨의 원칙과 향후 계획, 합의 과정에서의 뒷얘기 등을 들어봤다. ▶로스쿨의 대학별 입학정원을 150명 이하로 제한한 이유는 뭔가. -현재 법과대학의 인적·물적 여건을 감안, 다양한 로스쿨 설립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전국 법과대학의 교수 대 학생정원의 비율은 1대47이다. 사개추위 기준은 1대12다. 입학정원이 100명인 대학이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정교수만 25명이 돼야 한다. 그러나 상당수 대학이 이 기준을 충족하기란 쉽지 않다. 개별 로스쿨의 정원 제한을 두지 않으면 소수의 특정 대학에만 인적·물적 자원이 집중돼 학문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로스쿨간 경쟁을 통해 질적인 수준을 높이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로스쿨의 전체 정원에 대해서는 결국 합의를 하지 못했는데. -로스쿨 전체 정원 문제는 사회적으로 법률전문가를 얼마나 필요로 하는가의 문제다. 때문에 법조·교육계 등 공급자의 측면 뿐만 아니라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도 고려돼야 한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다. 제도를 설계하는 사개추위가 로스쿨의 전체 정원을 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봤다. 앞으로 교육부 장관이 관계기관과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결정할 것이다. ▶지방 소재 대학은 로스쿨을 지역별로 고루 안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 단위에 1개씩 인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방대학이 활성화돼야 지나친 수도권 집중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법의 지방분권도 이룰 수 있다. 다만 로스쿨의 지방분권화, 지역별 안배를 법적·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어렵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르면 국가균형발전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대학의 육성 및 지역의 인적자원 개발에 관한 사항을 수립하도록 돼 있다. 때문에 지방대학에 대한 배려는 국가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사개추위 위원들은 이 같은 명분에만 합의했을 뿐 1도 1개 원칙과 같은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각 대학들은 나름대로 특화된 로스쿨을 추진하고 있다. 특화된 로스쿨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나. -특화된 로스쿨을 추진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기본적인 교과과정을 충분히 이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뒤에 특정 부문에 전문화된 로스쿨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현재 교육부에서 설립인가 심사 기준을 작성중에 있는데 전문성을 높이는 특화 방향이 있다면 설립인가 심사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것이다. 그리고 지방대학에 대한 고려도 이때 이뤄질 것이다. ▶산업대학이나 연합대학은 로스쿨 인가조건에서 배제했는데 이유가 뭔가. -산업대학과 연합대학의 로스쿨 설립을 제한한 것은 충실한 법학교육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산업대학은 설립목적, 교육과정과 방법, 교육여건에서 일반 대학과 차이가 있다. 산업대학도 현행법령에 따라 교육여건을 갖추면 일반대학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산업대학이 로스쿨을 추진하려면 우선 일반대학으로 전환한 뒤 하는 것이 타당하다. 연합대학원 제도는 현재 인정되지 않는 제도다. 단순히 참여 기회를 넓힌다는 의미에서 연합대학원을 인정하면 운영상의 문제 등으로 충실한 교육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다. 연합대학원을 인정하는 일본도 74개의 로스쿨 중 연합대학원은 1개뿐이다. ▶이번에 로스쿨로 인가받지 못하더라도 추가적으로 인가받을 수 있나. -물론이다. 추가인가는 법조인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로스쿨 제도의 정착, 해당 로스쿨 신청 대학의 교육 여건과 준비상태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지방 국립대는 사립대에 비해 재정적인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로스쿨 인가 기준 가운데 시설 비중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개추위가 로스쿨의 설립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인적 부분과 물적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인적 자원은 전임교수 대 학생비율을 1대12로 하고 실무가 교원의 비율을 20% 이상으로 정했다. 물적 기준은 법학전문도서관 등 필요한 최소한만을 제시했고, 다른 부분은 일반 대학원 기준과 같다. 이 같은 인적·물적 기준은 충실한 법학교육을 위하여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때문에 지방 국립대만 인적·물적 기준을 낮추는 것은 다른 로스쿨과의 형평성뿐 아니라 충실한 교육을 담보하기 위한 기본 전제를 침해하는 것으로 수용하기 어렵다. 기준을 낮추면 로스쿨 설립의 취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 ▶로스쿨을 도입한 주된 이유 중 하나가 고시낭인(浪人)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로스쿨이 도입되더라도 로스쿨에 입학하려는 또다른 형태의 고시낭인이 나올 수 있지 않나. -고시낭인 문제가 100% 해결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로스쿨 입학시험은 학부성적과 적성시험, 외국어 능력 등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적성시험의 성격상 예전과 같은 고시낭인은 없어질 것으로 본다. 적성시험은 사법시험처럼 오래 공부한다고 해서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황판단력, 논리력,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적성시험은 누적된 평균점수를 매긴다. 예를 들어 로스쿨 입학시험 때 적성시험에서 2년 연속 낮은 점수를 받아 떨어진 수험생이 3년째 적성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 수험생의 3년째 적성시험 점수는 3년 동안의 평균점수가 된다. 때문에 몇 년 동안 적성시험 점수가 낮게 나오면 자연스럽게 그만둘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로스쿨 논의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법원·검찰·변협·교수단체 등이 워낙 의견차가 커서 자칫 로스쿨 도입이 안 될 수도 있었는데. -로스쿨 도입논의는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럼에도 그 동안 로스쿨과 관련, 어떠한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사개추위도 약 40여 차례에 걸친 내부 토론을 했다. 차관급 실무위원회는 3차례했고, 전문가 의견청취는 6차례나 거쳤다. 공청회도 했다. 그러고도 의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5월16일 본위원회 의결 때도 위원들끼리 세부쟁점에 대해서 토의를 했다. 이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난 10여년 동안의 논의가 또다시 무산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막판에 형성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사개추위원들이 현재의 사법시험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현재까지는 로스쿨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로스쿨 추진일정 로스쿨 인가기준이 빠르면 연내 확정될 전망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관련법률을 제정하고 2006년에 로스쿨 인가심사를 마무리해 2007년 5월에는 입학적성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인가기준은 로스쿨 유치를 준비하는 대학들의 최대 관심사다. 가능한한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해 달하는 것이 이들 대학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로스쿨 총 정원은 물론 세부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로스쿨을 위한 각종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기에 한계가 많다는 불만이 높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우선 법률부터 제정하는 것이 당장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교육부 산하에 법학교육위원회를 구성, 인가심사 세부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세부기준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정책연구 결과가 나와봐야 결정할 수 있다.”면서 “세부기준에 대한 시행령은 내년 초에나 마련할 수 있겠지만 대학들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에 앞서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연구 결과가 11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돼 대학들에게 세부기준이 공개되는 시기 역시 그 즈음이 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내년 초까지 법률과 시행령을 마련하고 2006년 5월부터는 대학들로부터 인가신청 접수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로스쿨이 어느 대학에 설치될지는 내년 연말에야 결정될 수 있다. 인가신청 접수시기가 당초 3월에서 5월로 늦춰져 인가결정 역시 늦어지게 됐다. 로스쿨 입학적성시험 시행준비도 내년부터 시작된다. 시험자체를 새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부의 부담이 만만찮은 부분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내년 중 적성시험 연구기관을 지정해 2007년 초에 모의시험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입학적성시험은 2007년 5월쯤 시행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법학전문대학원설치운영에관한법률’에 대한 입법예고를 최근 마치고 규제심사를 받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섭씨 100도! 극한 미생물 “딱 살기좋네”

    끓는 물보다 뜨겁거나 냉장고처럼 차가운 곳을 선호하고, 인체에 치명적인 양잿물을 좋아하는 생명체가 있다. 바로 극한의 생존자 미생물이다. 도저히 생명체가 살지 못할 것 같은 극한 환경 속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은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밝히는데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또 이들이 보유한 ‘극한 효소’ 등은 다양한 산업분야에 응용될 수 있어 세계 각국은 심해(深海)에 잠수정을 내려보내고, 남극의 빙산 속을 뒤지고 있다. ●극한의 생존자, 미생물 대부분의 생명체는 물이 끓는 온도인 100℃ 안팎에서 단백질이 변형돼 죽는다. 하지만 최적 성장온도가 55℃ 이상인 고온성 미생물과 80℃ 이상인 초고온성 미생물은 예외다. 초고온성 미생물로는 ‘파이롤로부스 퓨마리’를 꼽을 수 있다. 독일 레겐스베르크대학 연구팀이 대서양 밑 3650m에 위치한 열수구에서 이 미생물을 발견, 지상으로 가져와 배양에 성공했다. 이 미생물은 끓는 물보다 높은 113℃의 온도에서 활발히 자라고, 사람이 화상을 입을 수 있는 90℃에서는 추위를 느낀 나머지 생장을 멈춘다. 또 지난 2002년에는 한국해양연구원 이정현 박사팀이 남서태평양 파푸아뉴기니의 수심 1700m 열수구에서 시료를 채취한 후 배양실험과 DNA분석을 통해 90∼100℃에서 잘 자라는 미생물 2종을 확인했다. 이 박사는 “최적 성장온도가 멸균온도(121℃)인 미생물도 있다.”면서 “일본 연구팀은 온도가 400℃에 이르는 해저 열수구에서 미생물을 발견했지만, 이 온도가 최적 성장온도인지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온성 미생물과 정반대로 평균 1∼2℃인 차가운 바닷물뿐만 아니라 빙산 속에서 사는 저온성 미생물도 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이 남극의 빙산에서 발견한 ‘폴라로모나스 바큐올라타’라는 미생물은 4℃에서 가장 활발하게 생장하며,12℃가 넘으면 생장을 중단한다. 즉 4∼5℃를 유지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냉장고의 냉장실이 이 미생물에게는 살기 좋은 공간이 되는 셈이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천종식 교수도 해양연구원 극지탐사팀과 함께 남극 세종기지 근처에서 여러 종의 저온성 미생물을 발견하기도 했다. ●양잿물이 보약? 미생물은 강한 산성 또는 알칼리성의 환경에서도 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pH 농도가 11∼12에 달하는 양잿물을 좋아하는 극한 미생물이 발견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윤정훈 박사팀은 지난 2003년 서해안 대천 근처의 한 석면광산에서 강알칼리를 견디는 미생물 5종을 찾아냈다. 이 미생물들은 독극물인 양잿물을 소화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강한 알칼리성 폐수를 처리하는 데 유용하다. 염분이 포화 상태인 염전에서도 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전북 군산 지역의 염전에서 발견된 ‘노카르디옵시스 군산엔시스’도 이에 해당한다. 또 지표면에 있는 한 주먹의 흙 속에는 약 1억∼10억의 미생물이 있지만 어두운 땅밑으로 내려가면 온도와 압력이 높아져 그 수가 줄어들게 된다. 미국의 과학자들은 남캐롤라이나주 사바나강 주위에서 무려 500m를 파내려가서 미생물을 확인했다. 또 지금까지 이뤄진 연구에 따르면 미생물은 지표면 2800m 아래에서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생물이 이처럼 다른 생명체에 비해 다양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비결은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극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생존능력을 획득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정현 박사는 “미생물은 유전자 변이가 쉽게 이뤄지고 생식주기가 짧아 적응력이 뛰어나다.”면서 “미생물의 이같은 특성이 다양성의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유전자(리보솜 RNA 유전자)를 예로 들면, 사람과 생쥐의 유전자 변이도가 0.7%에 불과하지만 미생물의 경우 같은 종에 속한 두 개체간의 변이도가 3%나 된다. 이렇게 높은 유전자 변이도가 미생물의 천부적인 환경 적응력과 직결되는 것이다. ●각종 산업분야 응용 가능성 극한 미생물을 연구하면 우주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생물이 극한 환경에서도 생명을 유지하는 만큼 우주에서도 적당한 조건만 주어진다면 형태나 종류는 달라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게 된다. 또 극한 미생물에 포함된 효소나 단백질은 각종 산업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예컨대 저온성 미생물에서 나온 지방 분해효소를 쓰면 찬물에서도 때가 잘 빠지고 환경오염이 전혀 없는 세제를 만들 수 있다. 또 폐수의 독성물질을 먹어치우는 해가 없는 물질을 내놓는 미생물에서는 폐수처리용 화학약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처럼 극한 미생물은 산업용 효소산업, 화학산업, 제지 및 펄프, 식품 및 사료, 섬유 및 피혁, 금속 및 광산, 에너지 산업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어 생명과학산업의 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극한 미생물이란 생명체가 존재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극한 환경에 적응하여 사는 미생물이다. 극한 미생물은 온도를 기준으로 55℃ 이상에서 생육하는 고온성 미생물,80℃ 이상에서 성장하는 초고온성 미생물,4℃ 이하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저온성 미생물 등으로 나뉜다. 또 500기압(해저 5000m 상당) 이상의 고압에도 견딜 수 있는 고압성 미생물, 수분을 찾기 어려운 사막에서 생활하는 건조내성 미생물도 있다. 이와 함께 pH 1∼2의 산성 환경을 좋아하는 호산성 미생물,pH 10∼12의 알칼리성 환경을 선호하는 호알칼리성 미생물, 염분 농도가 20∼30%나 되는 환경에서만 볼 수 있는 호염성 미생물 등으로 분류된다.
  • 남북전통공예 만나다

    남측의 전통공예 작품은 정교하고 세련된 반면 북측은 소박하면서 힘이 넘친다. 분단된 지 어언 60년, 그동안 남북한 전통 공예는 이렇게 다른 길을 걸어왔다. 남북한 전통 공예인들의 작품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25일부터 열리는 ‘남북전통공예교류전’을 둘러 보면 분단의 아픔 속에서 각각 전통 문화를 계승해 온 남북의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난다.현재 음식을 담는 소반의 경우 남측은 북측보다 1.5배나 큰 것을 알 수 있다. 무늬등 형태도 북측 보다 화려하고 세련된 모습이다. 나전칠기의 경우 남측은 조개를 빽빽이 박아 장식성이 뛰어나지만 북측은 여백의 미가 돋보인다. 이는 경제력 차이 때문에 북측이 재질 면에서 우리보다 다소 떨어지기 때문. 조개를 ‘금쪽’같이 아껴 쓴 흔적이 엿보인다. 북한 인민예술가 김청희의 십장생도 병풍은 당초 나일론에 수를 놓은 작품을 보내 온 것을 우리측에서 비단을 보내 다시 작품을 제작했을 정도다. 겨울철 추위를 막고자 썼던 여성 방한 모자인 북한의 풍차, 남바위, 풍뎅이는 남측에서 잘 볼 수 없는 귀한 것들이다. 우리보다 추운 탓에 귀에 털을 많이 댄 것이 특징이다. 색깔이 곱고 화려하다. 치마 저고리 등 한복에서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우리 것이 원단과 색감, 디자인 면에서 좋다. 재질면에서는 다소 떨어져도 북한 한복은 단아한 한복의 멋을 잘 살리고 있는 것이 장점. 장경희 한서대 교수는 “북한 작품은 고졸하고 질박해 과거 사대부의 미감을 그대로 유지한 측면이 강하고, 우리 작품은 정교하면서 자본주의 영향으로 필요 이상 화려해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측에서는 이번 전시회에 최고 예술가인 계관인(김일성 상 수상)우치선의 1m가 넘는 ‘대형청자화병’과 인민예술가 리원인·김청희의 수예작품 등 모두 311점을 작품 보증서와 함께 보내왔다. 남측에서는 중요 무형문화재 유기장 이봉주, 침선장 정정완, 목조각장 박찬수의 작품 302점이 선보인다. 정양모 남북전통공예교류전 대회장은 “북의 어려운 경제사정때문에 이대로 두면 전통공예 전승이 단절될 위기에 있기에 교류전을 통해 북의 실상을 이해하고 상호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9월 20일까지 덕수궁 석조전(02)736-8334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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