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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실업자 수 4년來 최고

    작년 실업자 수 4년來 최고

    경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실업자 수는 2001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취업자 수 증가도 정부의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 ●청년 실업률 여전히 심각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05년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실업자 수는 88만 7000명으로 전년보다 2만 7000명 늘었다. 이는 2001년 89만 9000명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지난해 실업률은 3.7%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1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8.0%로 전년보다는 0.3%포인트 줄었지만 전체 실업률의 2배가 넘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1·4분기 2.7%,2·4분기 3.3%,3·4분기 4.5%였다.4·4분기는 4.8%로 추정돼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실업률은 계절적 요인을 반영하면 1·4분기와 2·4분기는 각각 3.7%,3·4분기 3.8%,4·4분기 3.7%로 거의 변동이 없어 고용시장의 침체를 보여줬다. 취업자 수는 2285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29만 9000명 늘어났지만 정부의 목표치였던 일자리 40만개 창출에는 훨씬 모자랐다. 지난해 하반기에 수정 제시한 30만개에도 조금 미치지 못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서비스업에서는 취업자 증가폭이 확대되는 추세였지만 제조업은 부진했다.”면서 “최근 산업생산이 개선되고 있어 점차 제조업 고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추위·폭설도 고용시장 위축에 한몫 지난해 12월 추위와 폭설로 고용시장이 위축되면서 전체 고용동향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실업자 수는 82만 7000명으로 전월보다 4만 1000명이 늘었고, 취업자는 49만 2000명이 감소했다. 실업률은 3.5%로 전달 3.3%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추위·폭설에 직격탄을 맞은 일용직 근로자 취업자 수는 지난해 12월 214만 8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1만명 줄었다. 농림어업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9만 1000명 감소했다. 통계청 최연옥 고용복지통계과장은 “기후가 예년과 비슷했다면 정부의 목표치였던 취업자 30만명 증가는 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꽁꽁 얼면 “추워 추워” 자동차도 겨울 탄다

    꽁꽁 얼면 “추워 추워” 자동차도 겨울 탄다

    자동차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추위를 탄다. 기온이 내려가면 사람 몸이 움츠러들 듯, 자동차도 시동이 안 걸리는 등 차체 구석구석에 이상징후가 나타난다. 눈길·빙판길로 나설 때면 미끄러져 상처(?) 입기 일쑤다. 자동차는 왜 겨울만 되면 맥을 못 출까? 몇가지 사례를 꼽아 그 이유를 과학적 원리로 풀어보자. ●‘끄느냐’·‘미느냐’, 작지만 큰 차이 빙판길 위에서 어떤 차는 쉬 미끄러지지만, 상대적으로 덜한 차도 있다. 크기와 무게에 따라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구동방식’. 자동차는 앞바퀴를 구동축으로 하는 전륜구동(FF)과 그 반대의 후륜구동(FR), 네 바퀴 모두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4륜구동(4WD)으로 나뉜다.4WD가 상대적으로 덜 미끄러지고,FR이 가장 잘 미끄러진다. 정지할 때가 아니라 차고 나갈 때 그 차이는 더 크다. 얼음 위에 길쭉한 나무토막을 놓고 손가락으로 앞에서 끌면 곧장 나아가지만, 뒤에서 밀면 이내 좌우로 틀어져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이대길 교수는 “바퀴가 겉돌면서 ‘정지 마찰’에서 ‘부분 마찰’로 마찰력을 잃어가면서 미끄러짐이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곡선 길에서 차의 진행 방향과 구동 바퀴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마찰력을 쉽게 잃는 후륜 구동 방식의 경우 더 잘 미끄러진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이같은 미끄러짐 현상을 막기 위해 차량 바퀴의 구동력을 제어하는 시스템도 개발돼 있다. ●‘가스차’가 시동이 더딘 이유 연료 값이 싸 각광받는 이른바 ‘가스차’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겨울철에 시동을 걸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가스의 존재적 특성 때문이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LP가스엔진연구사업단 강건용 박사는 “가스 연료로는 통상 부탄이 쓰이는데, 연료 탱크에서 액체 상태로 있다가 압력 차이에 의해 기체로 변해 엔진룸으로 들어가 폭발한다.”면서 “하지만 기온이 낮아지면 부탄은 기화력이 떨어져 폭발하지 않게돼 시동이 안 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겨울철엔 기화성이 좋은 프로판이 30% 들어있는 혼합 연료를 쓴다. 요즘 일부 차량에서는 휘발유 차량처럼 액체 상태의 연료를 강제로 고압 분사시키는 새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노 타이어와 부동액의 비밀 눈 길에서 차가 미끄러지는 이유는 바퀴가 눈을 누를 때 생겨나는 수분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마찰력을 잃기 때문이다. 때문에 낮은 기온에도 바퀴를 딱딱해지지 않고 부드러운 상태로 유지시켜 마찰력을 높이는 것이 스노 타이어의 기능이다. 또 홈도 깊이 파 마치 ‘눈을 움켜쥐듯’ 주행할 수 있도록 한다. 눈 위에서 신사용 구두 보다는 운동화가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부동액은 말 그대로 얼지 않는 냉각수를 말한다. 순수한 물의 어는 점은 대기압이 1기압일 경우 섭씨 0도이기 때문에 영하 10도 이하로도 종종 내려가는 겨울철엔 냉각수가 담겨 있는 차량 엔진은 바로 얼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에틸렌글리콜이라는 화합물과 알코올류 등을 혼합해 어는 점을 영하 13도 이하로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이 부동액이다. ●정전기와 김서림은 왜? 차에 열쇠를 꽂을 때 ‘빠지직’ 소리와 함께 따가움을 유발하는 정전기는 일반 전기와 달리 이동하지 않고 정지돼 있는 전기다. 물체가 서로 마찰할 때 발생하는 마찰 전기의 일종이다. 습도가 20∼30% 이하로 건조한 겨울철에 주로 발생한다. 습도가 70% 이상인 여름철에는 정전기가 대부분 습기를 통해 공기로 빠져나가 정전기 현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정전기의 순간 전압은 최고 1만∼2만 볼트(V)까지 올라가지만, 전류가 통한 시간이 너무 짧아 열량의 발생이 미미해 감전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밤새 얼어붙은 차에 막 올라 시동을 걸면 입김 등으로 인해 차창에 김이 서린다. 이같은 김서림은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차내 공기가 차창에 닿아 차가워질 때 수많은 물방울들이 표면에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름철 시원한 음료수가 담긴 컵 겉 표면에 물방울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춥지만 에어컨을 틀어 차 안 온도를 외부와 비슷하게 만들던가, 히터를 강하게 틀어 차 유리를 덥혀야 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가슴 울리는 멜로 될수 있을까

    가슴 울리는 멜로 될수 있을까

    “가벼운 트렌디 드라마가 아닌, 가슴 울리는 멜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는 16일부터 MBC에서 방송되는 월화 미니시리즈 16부작 ‘늑대’(연출 박홍균, 극본 김경세)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은 이같은 기획의도를 밝혔다. 남자주인공으로 톱스타 문정혁(에릭)과 엄태웅이 캐스팅되고, 여자주인공으로 한지민이 합류하면서 일찍부터 주목받은 이 드라마가, 베일을 벗고 보니 정통 멜로드라마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의도대로 ‘숱하게 기획되는 트렌디 드라마에서 벗어나, 열정과 감성이 공존하는 멜로드라마’를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일 것 같다.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장면들에서 ‘만화 주인공’같은 인물들의 설정과 스토리는 그동안 쏟아졌던 트렌디 드라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각각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캐릭터와 이들이 만드는 삼각관계는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최상위 여성들만 상대하는 전문 바람둥이 배대철(문정혁)은 “추락해도 상관없어. 한번 올라가면 돼.”라고 외친다. 부잣집 철부지 아들 윤성모(엄태웅)는 국회의원 아버지 밑에서 여자만 밝히는 ‘폼생폼사’이며, 이들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백화점 사주의 외동딸 한지수(한지민)는 3개월밖에 살지 못하는 시한부 인생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캐릭터들일 수밖에.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펼치는 삼각관계도 공식에 맞춘 듯한 설정이다. 조폭 보스로부터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한지수의 경호원 겸 운전사가 돼 결국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배대철의 감정도 어디선가 본 듯하다. 부모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지수와 정략결혼을 하게 된 윤성모가 “네가 좋은 건 아닌데, 안보면 이름이라도 부르고 싶다.”며 접근하는 방법도 새롭지 않다. 관건은 이들의 사랑이 얼마나 ‘진정성’을 보일 수 있겠느냐에 있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바람둥이와 부잣집 아들이 동시에 한 여자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는 스토리는, 주인공들이 보여줄 질투와 상처, 절망의 감정이 얼마나 진실하게 표출될지에 달려있다. 물론 강추위 속에서 오랜 시간을 쏟으며 촬영하고 있다는 제작진의 노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 박홍균 감독은 “트렌디 드라마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시간이 많이 드는 어려운 장면들도 공들여 찍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이번 주말 아이들과 박물관 탐방 어때요

    이번 주말 아이들과 박물관 탐방 어때요

    해외 관광객들은 으레 박물관을 찾는다. 역사와 예술, 과학 등이 빼곡한 보고(寶庫)를 둘러보고 해당 국가의 문화를 단시일에 이해하기 위해서다. 반면 국내는 사정이 다르다. 박물관을 퇴물들만 모아 놓은 고물 창고쯤으로 치부하는 탓에 제대로 활용하는 사례가 흔치 않다. 최근 테마 박물관이 주목받으면서 교육적인 시각에서 박물관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겨울 방학 동안 추위에 움츠린 학생들을 유혹할 만한 박물관을 찾아가 본다. ●교실 밖 생활 체험 학습장 “전기가 없을 당시에는 숯불을 이용한 다리미를 사용했어. 숯불 다리미는 재가 튀기도 했으며 불을 조절할 수 없어 가끔 옷을 태우기도 했고….”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 역사박물관을 찾은 주부 소지영(34·여)씨. 소씨는 사대부 가문의 안방을 둘러보는 딸 이승빈(6)양에게 옛 생활기구의 쓰임새를 자세하게 설명해줬다.‘옛 종가를 찾아서’ 특별전이 다음달 12일까지 열리는 역사박물관에는 승빈양처럼 부모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학생들로 붐볐다. 승빈양은 가마를 타고 시집가는 새댁이 가마안에서 요강을 사용했다는 어머니 설명에 신기해했다. 소씨는 “사진이나 그림 등으로 백번 보여주는 것보다 차라리 박물관을 찾아가서 아이들에게 실물을 보여 주는 게 훨씬 기억에 오래 남는다.”며 박물관 예찬론을 폈다. 또 다른 학부모 임애경(40·여)씨는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이 방학 동안 박물관 두 곳을 다녀오라는 숙제를 받았다.”면서 “특히 이곳에는 안내자가 따로 배치돼 정확한 서울의 옛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테마에 따라 이색체험 전국에 걸쳐 500여개로 추산되는 크고 작은 박물관에서 ‘기본형’은 단연 국립박물관이다. 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경주와 광주, 전주, 부여, 공주, 청주 등에는 반만년 역사를 고증하는 보물이 즐비하다. 역사 교과서를 탐독한 학생들이라면 이곳에서 교과서 속 유물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문화유산이 살아있는 ‘생활형’ 박물관이 더 매력적이다. 종영된 TV드라마 ‘왕건’의 촬영장으로 사용된 문경 새재 박물관에는 조선시대 의식주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논개의 기운이 서려 있는 진주박물관에서는 임진왜란을 극복한 조상들의 기상을, 제주도의 독특한 문화는 제주민속 자연사 박물관에서 맛볼 수 있다. 관혼상제의 예법을 배우려면 안동 민속박물관, 불교문화를 감상하기에는 통도사 성보박물관이 좋다.‘한국의 어머니’ 신사임당을 만나려면 강릉 오죽헌 시립박물관을 찾으면 된다. 자칫 지루한 박물관을 벗어나 자연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바다와 식물원, 폭포 등에 인접한 ‘자연형’ 박물관이 그만이다. 영월 조선민화 박물관과 문경 석탄박물관, 중문 민속박물관, 강진 청자자료 박물관, 공주 민속극 박물관, 영월 책박물관 등이 이 범주에 속하는 대표적인 박물관 명단이다. ●주변과 패키지 학습 가족 나들이 분위기를 느끼며 찾으려면 ‘공원형’ 박물관이 권할 만하다. 이 유형에는 태백 석탄 박물관과 목포 국립해양 유물전시관, 벽골제 수리민속 유물전시관, 광주 시립 민속박물관, 제주 민속촌 박물관, 담양 죽물 박물관, 하회동 탈 박물관, 충남 산림박물관, 현충사 유물전시관 등의 박물관이 있다. 의학과 인쇄·종이 등을 소개받고 싶으면 ‘특화형’ 박물관이 휼륭한 안내자가 될 수 있다. 대구 동산의료 박물관에는 투박한 옛 의료기구가 빼곡하며 청주 고 인쇄 박물관에서는 활자인쇄술, 예산 한국 고건축 박물관에서는 한옥의 건축구조를 살필 수 있다. 이밖에도 전주 팬 아시아 종이 박물관과 대전 화폐박물관, 대구 약령시 전시관 등이 눈길을 끈다. 아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을 목적으로 세워진 ‘교육형’ 박물관도 있다.TV드라마 사극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신라 유물을 살피려면 경주 신라역사과학관, 서당부터 최근까지의 교육현장을 조망하려면 제주 교육박물관과 한밭 교육박물관을 찾으면 된다. 이밖에도 자연과 과학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여수 수산 종합관과 영덕 경보화석 박물관, 부산 해양자연사 박물관, 대전 지질박물관, 음성 세연철 박물관 등이 학생들의 발걸음을 반기고 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박물관 크기보다 내용물 중요” 프리랜스 작가 지호진(43)씨는 초등학생인 두 딸과 함께 1년여 동안 50여곳의 박물관을 순례한 뒤 ‘최고의 박물관을 찾아라(주니어 김영사)’를 내놓았다. 그는 ‘눈높이 탐방’을 박물관 교육의 ‘0순위’로 꼽았다. 지씨는 “어른 눈으로 박물관을 견학하면 자칫 아이들이 흥미를 잃을 수 있다.”면서 “아이의 연령대에 맞춰서 박물관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국립박물관과 민속박물관 등 교육적인 효과는 높지만 어른조차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은 부분 관람법으로 아이들 시선을 사로 잡아야 한다. 실제 지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딸이 전체 박물관을 관람하는 것보다 고구려실이나 백제실 등 일부분을 여러차례 나눠 다시 방문하는 것에 훨씬 흥미를 느꼈다고 소개했다. 박물관뿐만 아니라 주변 시설을 묶어 이용하는 패키지 관람법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지씨는 “영월 책 박물관처럼 규모가 작은 박물관은 장릉과 고씨동굴, 김삿갓 묘 등 주변 시설을 함께 이용해야 아이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평소 관심이 많은 테마 박물관을 먼저 찾는 것도 박물관과 친해지는 한 방법이라고도 했다. 어른들이 성 박물관에 관심을 보이듯 남자 어린이에게는 자동차 박물관, 여자 아이들에게는 테디베어 박물관이 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전국 곳곳에 이색박물관 옛 유물에서 단조로움을 느꼈다면 아이들과 함께 이색 박물관을 찾아 재미을 느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화배우 신영균씨가 세운 제주 신영영화박물관에는 영화의 탄생에서 디지털영화까지 근대 영화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수촬영과 옛 촬영기기, 특수분장 등 영화제작 과정 등을 전시해 영상세대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예쁜 곰들과 함께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제주 테디베어 뮤지엄을 빼놓을 수 없다. 모나리자와 고흐의 자화상, 만종 등 세계적인 예술품을 테디베어로 재현해놨다. 이밖에도 제주도에는 유명 건축물을 미니어처로 제작한 미니월드와 설록차 뮤지엄 오설록이 주목 받는다. 거제도에는 최대 17만명까지 수용됐던 포로수용소 유적관이 있다. 한국전 당시에 사용되던 무기와 열악했던 포로생활을 엿볼 수 있다. 청원 공군사관학교에는 퇴역한 전투기가 전시된 공군박물관이 있다.‘몬주익 영웅’ 황영조를 기념한 삼척 황영조기념관도 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씨줄날줄] 경찰모자/임태순 논설위원

    현직 경찰간부가 청와대에 보낸 경찰모자가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경찰청 소속 유모 경감은 “내 명예를 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승진할 때 썼던 모자를 우송했다고 한다. 모자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추위나 더위를 가리기 위한 실용적인 목적에서부터 멋을 내기 위한 장식용으로도 이용된다. 특정집단을 일반인들과 구분하는 제복으로서의 이미지도 강하다. 그래서 모자는 사회적 지위나 권위, 명예를 상징하고 조직의 통일성, 일체감을 가져온다. 우리 조상들은 갓을 쓰고 양반의 위세를 부리기도 했다. 경찰모자는 단정함과 엄숙함을 상징하는 파란색 바탕에 한 가운데 무궁화와 독수리가 새겨져 있다. 창에는 노란테가 둘러쳐져 있다. “명예를 돌려드린다.”는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 경감은 지난해 농민시위 진압과정에서의 공권력 행사가 폭력으로 매도되고 경찰청장이 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모자를 보냈다. 유 경감은 “정당성이 훼손된 공권력이 어떻게 범죄 앞에 설 수 있느냐. 이번 사건으로 경찰은 서 있는 발판을 잃었다.”며 “제복을 입은 사람의 명예의 상징인 모자를 국민(대통령)에게 돌려드린다.”고 말했다. 또 “정치권은 우리를 폭력배로 낙인찍었다.”며 “시위대의 행동과 관계없이 경찰만 잘못이라고 하면 공권력이 설 자리가 없다.”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유 경감의 서운한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경찰 간부가 경찰의 상징이자 공권력의 상징이기도 한 모자를 국가최고책임자에게 보낸 것은 지나쳤다는 생각이다. 공권력은 당연히 지켜져야 하지만 시위농민을 사망에 이르게 한 과잉진압마저 정당화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도 공권력은 치안질서와 국민의 생명을 유지하는 범위내에서 사용되어야지 남용되어선 안된다. 또 국민을 다독거리고 어루만져 줘야 할 경찰이 청와대를 겨냥해 국민들에게 불만을 표출한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어쩌다 나라의 기강이 이렇게까지 무너졌는지 개탄스럽기만 하다. 다행히 청와대는 이 모자를 반송했다고 한다. 글을 올린 경찰간부도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진해서 글을 내렸다고 한다. 반송된 모자를 쓰고 모자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봤으면 한다. 경찰의 명예와 권위는 제 본분을 다하는 것에서 찾아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웃음은 인생도 바꾼다

    웃음은 인생도 바꾼다

    웃음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시죠? 한번 크게 웃을 때마다 엔돌핀을 포함해 21가지의 쾌감 호르몬이 생성됩니다. 그 중 엔케팔린이란 호르몬은 진통제로 잘 알려진 모르핀보다 300배나 강한 통증완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 효과를 돈으로 환산해 보니 200만원가량 됐다죠. 한번 크게 웃을 때마다 손쉽게 돈을 버는 셈입니다. 우리가 일흔살을 산다고 가정할 때, 하루 5분정도 웃는다면 평생 웃는 시간은 90일이 채 못 됩니다. 세수하고 양치질하는 시간이 2년, 화장실 가는 시간이 1년정도라니 이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시간이죠. 올해는 크게, 그리고 많이많이 웃으세요. 웃어야 웃을 일이 저절로 생깁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하루 5분만 웃음 스트레칭에 투자하세요 웃지 않고 하루종일 찌푸리고 있으면 얼굴 주변 80여개의 근육들이 굳어진다. 이런 상태가 반복돼 50대에 이르게 되면 밥먹는 근육과 수다떠는 근육만 남게 될지 모른다. 하루 5분만 짬을 내 웃음 스트레칭을 해보자. 기분전환도 되고 웃는 모습도 예뻐진다. # 입주변 두드리기-얼굴의 긴장을 풀고 ‘아∼´발음 상태의 표정을 짓는다. 다섯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입 주변을 15회 정도 두드린다. 같은 방법으로 ‘에, 이, 오, 우´순으로 입 주변을 골고루 마사지해준다. # 상하좌우 움직이기-입술을 오므려 앞으로 쭉 내밀고 상하좌우로 움직인다.5∼6회 정도 반복한다. 이때 턱을 움직이지 않도록 손으로 고정해주는 것이 포인트. # 볼풍선 만들기-귀에서 싸∼하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볼풍선을 만든 뒤 15초간 숨을 멈춘다.15초가 지나면 가볍게 손으로 입 주변을 두드리며 볼풍선을 터뜨린다.3∼5회 반복한다. ◇ 입이 찢어질 만큼 웃어요 어떻게 웃어야 ‘제대로´웃는 걸까. 웃는 방법을 연구하고 사회 구석구석에 웃음을 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소 생소하지만 웃음치료사가 바로 그들. 다음은 웃음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규상(39) 한국웃음연구소(www.hahakorea.co.kr) 부소장이 제시한 웃음운동의 세가지 방법. 첫째. 입이 ‘찢어질 만큼´ 웃어라. 크게 웃어야 눈밑의 신경을 자극해 쾌감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둘째. 날숨으로 15초 이상 웃어라. 처음엔 5초 이상을 웃기도 벅차지만,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점차 웃는 시간도 늘어나고 그만큼 쾌감호르몬의 분비도 증가한다. 셋째. 배가 출렁일 만큼 온몸으로 웃어라.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숙변 제거와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뇌는 진짜웃음과 거짓웃음을 구별하지 못한다. 자주 웃으면 방정맞다, 체신머리없다 타박을 하면서도 ‘웃는 얼굴에 침 안 뱉는´ 것이 우리의 오랜 정서. 웃을 일이 없다 해서 하루종일 무표정하게 있지 말고 억지로라도 웃자. 즐거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야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 현대생활백수 - 일구야, 유머잡지구독 200원에 안 되겠니? ☞이렇게 웃기세요 # 상대방 흉내내기 상대방의 흉내를 내며 관심을 표시하면 나의 사소한 농담에도 쉽게 웃습니다. # 성대모사 등 개인기 키우기 연예인들의 성대모사를 한두개쯤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수해도 즐거워하게 되지요. # 유머잡지 구독하기 힘들여 인터넷사이트를 뒤지는 것보다 3000∼4000원 정도하는 유머잡지를 구독하는 것이 훨씬 유용합니다. # 과장해서 말하기 같은 말이라도 조금만 ‘오버´해서 표현해 보면 뜻밖의 웃음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 자신감 갖기 웃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합니다. 무조건 웃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80%는 성공한 겁니다. ☞이런 유머는 안 돼요 # 상대방의 외모를 비하하는 유머 농담으로라도 못생긴 사람과 비교하는 말을 하면 상대방이 수치심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 성적인 유머 성적인 유머는 가장 웃기기 쉽지만, 가장 위험한 유머이기도 합니다. 특히 여성앞에서는요. 그자리에서는 함께 웃지만, 뒤에서 욕을 할 수도 있습니다. # 욕설이 들어간 유머 아주 친한 사람들에게도 자칫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개그맨 고혜성이 말하는 유머의 기술> ■ 네가 웃어야 내가 사는 ‘웃찾사’를 만나다 사람을 웃겨야 하는 직업을 가진 개그맨들은 하루에 얼마나 웃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SBS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인 ‘웃음을 찾는 사람들’ 녹화현장. 지난 6일 오후 2시.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 공개홀의 문을 열자마자 웃음소리가 현관로비까지 들려온다. 카메라 리허설을 앞둔 개그맨들이 분장실에 모여 긴장도 풀고 무료함도 달랠 겸 수다를 떠는데, 여간 왁자지껄한 것이 아니다. 내로라하는 웃음꾼들이 모였으니 그럴 법도 하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남자분장실을 지나 여자분장실 앞을 기웃대니 김태현과 함께 ‘행님아∼’코너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신영이 눈에 들어온다. 서로 ‘행님아∼’스타일 그대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연신 싱글벙글이다. 김신영에게 평소 자주 웃느냐고 묻자 “제 자신이 즐거워야 다른 사람을 웃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며 거침없이 대답한다. 조금이라도 기분이 다운된 채로 녹화를 하면 팬들이 금방 안단다.“억지로라도 웃으려고 하죠. 일부러 오버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다른 사람을 잘 웃길 수 있는 비결은 뭐냐고 물어보았다.“자신감입니다. 웃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떳떳하게 들이대세요.” 잠시 후 머리 크기가 김신영보다 두배는 족히 커보이는 윤택이 입가에 능글맞은 미소를 흘리며 들어온다.‘설정’인지는 몰라도, 협찬받았다는 100만원짜리 바지가 너무 작아 허리춤을 아예 풀어헤친 채로다. 어떻게 하면 유머넘치는 사람이 될 수 있냐고 물었다.“유머에 저작권이 있나요? TV나 유머책에서 본 얘기들을 하다보면 나도 웃고 상대방도 웃는 거죠.” 인상만큼이나 능글맞은 대답이다. 이번엔 웃음과 울음 중 어느 쪽이 건강에 좋으냐고 하자 “울 때는 웃을 때보다 얼굴근육을 훨씬 많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얼굴이 많이 피곤해 하죠.”라며 웃음에 대한 나름대로의 논리를 편다. 인기절정의 개그맨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샌가 기자의 입가에도 웃음이 맴돌기 시작한다. 윤택처럼 독특한(?) 캐릭터의 소유자라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도 남다를 것 같았다.“다른 사람들처럼 술자리에서 수다를 떱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웃다보면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죠.” 뭔가 색다른 해소법을 기대했는데, 다소 아쉽다. ‘택아∼’코너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형인이 어느새 나타나 윤택의 풀어헤쳐진 바지춤을 채우려고 애를 쓴다. 입으로는 낑낑 소리를 내지만, 전혀 힘들어하는 표정이 아니다. 스트레스를 모르고 살 것 같다고 하자,“개그 소재를 찾고,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전 원형탈모증도 생겼어요.”라며 볼멘소리를 한다. 얼마전까지 조울증 증세로 고생을 했다니, 항상 웃으며 살 것 같은 개그맨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다른 인기 개그맨 A씨도 원형탈모증세로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단다. 분장실안의 TV로 ‘만사마’ 정만호의 ‘들이대’ 리허설을 보며 웃고 있다보니 어느샌가 오후 5시. 방청객들이 입장할 시간이다. 현관문을 열자, 소한추위 속에서도 입장순서를 기다리는 방청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인천에서 왔다는 안근미(22)씨는 “TV로 보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아서 남친이랑 2시간 걸려서 왔어요.”라며 웃는다. 추위에 언 볼이 빨개져서 ‘웃기는’사람이나, 웃고 싶은 사람 모두 웃음을 찾기 위해 쏟는 정성이 대단함을 느꼈다. 웃음은 우리에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찾아 가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웃으면 밤에도 해가 뜹니다”“인체의 면역력을 증대시키는 데 웃음만큼 좋은 것이 없어요. 웃음은 백혈구와 함께 엔돌핀, 엔케팔린 등 21개의 쾌감 호르몬을 생성해 인체의 면역력을 증대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죠.” 국내 웃음치료사 제1호 한광일(42) 한국웃음센터(www.funhaha.or.kr) 소장의 웃음치료 요법에 대한 설명이다. 한 소장은 또 “하루 생성되는 1000여개의 암세포를 공격하기 위해 꼭 필요한 NK세포( natural killer cell)는 웃을 때 많이 만들어진다.”며 웃음의 효능을 거듭 강조했다. 작년 9월 한 소장이 국내 한 방송사와 공동으로 실시한 웃음치료 요법 처치 전후의 체력진단 실험결과는 주목해볼 만하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보건소에서 벌인 실험에서 웃음치료를 받기 전 피실험자의 체력나이는 25세였지만 실험 후엔 19세로 무려 6살이나 줄어든 것.7분간 웃음치료 강의를 하고 3분간 박장대소를 한 후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장기간 웃음치료 요법을 받게되면 더욱 획기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그는 단언한다. “웃음은 개인은 물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웃는 사람에겐 밤에도 해가 뜰 수 있습니다.” 웃음치료사 제1호 한광일 소장
  • 과메기 고장 호미곶 포항

    과메기 고장 호미곶 포항

    포항과 구룡포는 동해안 중에서도 가장 먼저 해돋이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파란 하늘과 출렁이는 쪽빛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겨울 바다를 보고 있노라니 세상 시름이 씻은 듯 사라지고 제철을 맞은 과메기의 고소함에 입 또한 즐겁다. 주머니가 가볍다고 망설일 필요없다. 포항과 구룡포의 파란 바다는 세상 모든 이의 것이며 과메기 또한 1만원 내외로 ‘딱’ 우리 수준이다. 또한 미리 예약만 하면 무료인 포스코 역사박물관, 등대박물관 등 아이들의 산교육장으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 포항이다. 자, 이 겨울에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더욱 가까워진 포항으로 나들이하면 어떨까. 글 포항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겨울 호미곶 포항 나들이 “과메기 하면 구룡포 과메기지요. 한번 먹어보이소.”라며 초장을 듬뿍 찍어 내미는 마음씨 좋은 할머니,“불포화 지방산과 단백질이 많고 숙취해소에 그만입니다. 소주 한 잔과 같이 먹어도 술이 취하지 않아요.”라는 김승식(45·대구 서구)씨. 요즘 고소하고 쫀득쫀득한 맛이 끝내주는 과메기가 한창이다. 마른 김에 파, 배추를 놓고 초장을 듬뿍 찍은 과메기 한점 올리면 그 맛이야 어찌 말로 표현하겠는가. 여기에 소주 한잔과 맘에 맞는 사람들이 있다면 무조건 ‘고’다. # 겨울의 진객, 과메기 과메기의 고향이라는 경북 포항 구룡포 바닷가 양지바른 곳이면 어김없이 과메기가 걸려 있다. 구룡포에서 처할머니의 대를 이어 50년째 과메기 덕장을 운영하는 일출과메기(054-284-7555)의 장영수(53)사장은 “예전에는 청어를 꼰 새끼에 끼워 부엌의 살창에 걸어 두었다가 밥을 지을 때 솔가지의 연기가 빠져 나가는 살창에 걸어 두면 외풍으로 자연스럽게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며 먹었다.”면서 “1960년대 이후엔 포항 앞바다에서 청어가 잡히지 않아 꽁치를 대신 쓴다.”고 한다. 또한 부엌의 살창이 아니라 해풍이 잘 드는 바닷가에서 과메기 말리는 틀인 ‘대차’에 걸어 얼렸다가 말린다. 요즘은 말리는 방식에 따라 ‘찌거리’와 ‘역거리’로 부른다. 역거리는 꽁치를 통째로 말리는 것을 일컫고, 배를 갈라 뼈와 내장을 추려내고 말리는 것은 찌거리라 부른다. 요즘은 먹기가 편한 찌거리가 주를 이룬다. 과메기는 자연에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에 위생이 무척 중요하다. 도로 옆에는 차가 뿜어내는 매연과 먼지때문에 별로 좋지않다. 그래서 일출과메기 덕장은 야트막한 야산에 구룡포가 내다보이는 공기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솔향이 나는 맛난 과메기를 만들기 위해 죽염과 솔잎액 엑기스를 뿌려 비린 맛을 없고 예전 맛이 살아 있어 인기란다. 또 과메기를 맛있게 먹으려면 덕장에서 주문해서 먹는 것이 가격도 싸고 좋다. 보통 3일 이내에 과메기를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데 보통 음식점에서는 유통기한을 지키지 않아 쫄깃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일출과메기로 전화하면 택배로 다음날이면 과메기를 받아 볼 수 있다. 가격도 싸다. 찌거리는 20마리 기준으로 8000원선이다. 또 포항시내 웬만한 음식점에선 과메기를 내놓고 있다. 그 중에서도 토박이들은 옛 삼성생명 자리, 남빈동 하나은행 뒷골목의 해구식당(054-247-5801)을 최고로 친다. 주인 지영자씨가 31년 동안 꽁치 과메기만 팔아 왔다.“아들이 죽천쪽에서 식당에 쓸만 큼만 과메기를 말리고 저와 동생이 주방을 담당하고 있으니 다른 식당들 비해 음식에 정성을 쏟는 것은 당연지사지요. 그래서 손님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아요.” 해구식당으로 전화주문을 하면 초장과 야채, 과메기를 바로 먹을 수 있게 포장해 신속하게 택배로 보내준다.1만 3000원. 이밖에 동국대병원 맞은편의 ‘다락방’(054-283-1915)과 그 인근에 소문난 ‘막창 과메기’(054-275-6410)도 유명하다. # 이것도 맛보세요. 포항에선 물회와 고래고기도 유명하다. 물회는 예전부터 포항 앞바다에서 고기가 너무 많이 올라와 뱃사람들이 젓가락질 할 시간이 없어 고추장에 비벼 먹던 것에서 유래됐다. 포항시청옆 선린병원 건너편에 있는 오대양물회식당(054-244-7164)이 맛있다. 이곳 물회는 다른 지방과 다르다. 신선한 광어나 도다리 등 생선과 야채를 고추장에 비빈 다음 기호에 맞게 물을 넣고 먹는다.“이렇게 해야 생선에 양념이 맛있게 배어 진짜 물회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사장 박정출(42)씨가 강조한다. 커다란 물회 한 그릇, 매운탕, 밥식혜 등 간단한 밑반찬과 함께 나오는 물회밥이 1만 1000원. 또 고속버스터미널 후문쪽의 ‘코리아물회’(054-274-0574)와 죽도시장 가는 길목의 ‘새포항물회’(054-241-2087)도 들를 만한 곳이다. 고래고기는 포항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별미지만 처음 먹는 사람들은 고래 특유의 향 때문에 좀 거북스럽다. 죽도시장 안쪽의 ‘할매고래집’(054-241-6283)과 옆집의 ‘왕고래집’(054-247-2552)은 고래육회와 수육이 유명하다. # 서울에선 여기가 맛있어요 서울 수서구 일원동 먹자골목(삼성병원 맞은편)에 옥이 이모(02-459-9339)는 제대로 된 과메기를 먹을 수 있는 곳. 주인의 고향이 구룡포여서 친척들이 보내주는 질 좋은 과메기를 사용한다. 또한 포항산 돌문어는 입에서 살살녹는 맛이 그만이다. 돌에 붙어사는 돌문어는 포항 구룡포앞 20㎞정도의 청정 해역에서만 잡을 수 있는 구룡포의 특산물. 서울 광교의 조흥은행 본점 뒷골목에 있는 ‘광교과메기’(02-720-6075)도 유명하다.1992년부터 단 한차례도 메뉴판에 손을 대지 않아 가격이 그대로인 집이다. 과메기를 비롯 생굴, 고갈비가 5000원. 고래고기 2만원이다. 강남구 역삼동의 ‘고래불’(02-556-3677), 충무로 중구청 부근에 ‘영덕회식당’(02-2267-0942)도 맛있다. ■ 지친발길 적셔주는 하얀포말…떠도는 일상 정박시키는 항구 ‘포항’이 여행지로 각광을 받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얼핏 호미곶의 해맞이 광장만이 유명하지만 구석구석 살펴보면 볼 것도 먹을 것도 많은 곳이 포항이다. # 겨울 바다에서 세상 시름을 잊고 포항에서 구룡포로 향하는 925번 국도에 들어서면 세상 시름이 잠시 잊혀진다. 굽이굽이 돌아서서 옆을 보면 파란 얼굴을 내밀며 끝없이 따라오는 겨울 하늘, 낯선 이방인의 방문에 화가 나서일까 거친 숨을 뱉어내듯 끝없이 출렁이는 파도, 그 위를 맴도는 한 무리의 갈매기들. 감성이 메말라 버린 40대 아저씨의 입에서도 ‘아∼ 아름답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2차선 국도의 옆에 차를 잠시 세웠다. 그러고는 차가운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았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다섯시간이 넘는 운전으로 인한 피로가 한꺼번에 싹 날아간다. 무섭게 밀려오는 파도는 끝내 하얀 거품을 이루며 사라지고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이 한적한 마을에는 어김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인생들이 있었다. 다만 도시에 사는 사람에겐 너무나 낯선 풍경일 뿐. 추위는 잊혀진 지 오래다. 그냥 이대로가 좋다고나 할까. 바다와 멀어졌다가는 다시 만나고, 만났다가 헤어지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한 시간여 달리자 호미곶 해맞이 공원이 나온다. 우리나라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가 7번 국도였지만 지금은 공사로 인해 예전의 아름다운 맛이 없어져 아쉬웠는데 포항에서 구룡포로 향하는 925번 도로야말로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우리나라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뜨는 곳 호미곶(虎尾串)이란 조선의 풍수지리학자 남사고(南師古)가 쓴 ‘동해산수비록’에서 한반도는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모양으로 백두산은 코, 이곳을 꼬리에 해당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바로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뜬다고 하여 항상 1월1일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또한 ‘상생의 손’이라는 8m가 넘는 거대한 손이 버티고 있다. 오른손은 육지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왼손은 바다에서 육지를 바라보고 있다. 말로만 들었을 때와는 다르게 그 거대함에 몸도 마음도 압도 당한다. 육지의 손 밑에는 사시사철 꺼지지 않는 성화대 불씨 등도 볼 만하다. 또 바다에 있는 왼손 사이로 아침 태양이 떠오른다고 새벽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인기 장소다. 호미곶의 명물 국립 등대박물관(www.lighthouse-museum.or.kr,054-284-4857)은 우리 마음의 안식처로, 그리움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던 우리나라 등대의 역사와 변천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문 박물관이다. 예전 등대원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등대원 생활관을 비롯해 등대 유물관, 등대 과학관, 배들의 변천과정과 바다지도인 해도 제작에 관한 자료 등이 전시된 해양수산관, 등대원의 하루와 등대의 역사를 주제로 만든 영상물 ‘아름다운 등대’를 감상할 수 있는 영상실 등이 있다. 또한 야외에는 전망대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들의 축소 모형을 전시하는 테마 공원 등 다양한 전시물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입장료도 저렴하다. 아이들은 무료, 어른은 700원. 미리 신청하면 1시간 30분가량 안내 도우미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개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 여기도 좋아요. 포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포항제철 ‘포스코’다. 도대체 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제철소 견학과 한국 철강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철 역사관 견학은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들러야 할 곳. 제철소 견학은 설 연휴, 추석 연휴를 제외한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 오후 2시. 하루에 두번. 또 역사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볼 수 있으며 일요일이나 공휴일은 휴관이다. 두 곳 모두 견학 희망일을 기준으로 최소 3일전까지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www.posco.co.kr나 (054)220-7720. 비용은 무료. 또 포항의 심장과 같은 죽도시장도 둘러볼 만하다.
  • [DMZ의 사계] 겨울

    [DMZ의 사계] 겨울

    해마다 전방에 내리는 그 많던 눈이 무슨 심술인지 올 겨울엔 자취를 감췄다. 대신 남쪽 지방으로 자리를 옮겨 ‘눈폭탄’으로 변해 농민들에게 큰 시련을 주고 있다. 겨울가뭄이 들었다고 할 정도로 전선지역은 건조하기만 하다. 그러나 올 들어 유난히 맹위를 떨친 추위는 이제껏 내린 많지 않은 눈을 고스란히 쌓아 놓았다. 카메라로 들여다 본 겨울 비무장지대는 여느 때처럼 백색이다. 험악한 산세를 부드럽게 물들이던 단풍의 물결이 철조망을 넘어 능선을 따라 북에서 내려오던 강원도 동부전선 ○○지역. 막혔던 남과 북의 장벽을 열고 통일에 대한 민족의 염원을 담은 도로와 철도가 제한적이지만 전선의 동·서에서 이어지고 있다. 민족의 왕래는 빈번해졌다지만 인간의 손길은 여전히 완벽하게 차단된 이 곳. 땅을 들춰보면 분단의 햇수만큼의 낙엽과 눈이 시루떡 같이 켜켜이 층을 이룬 채 쌓여 있을 것 같다. 겨울이 오기 전까지는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풍요롭게 먹이를 구하던 야생동물들이다. 쌓인 눈에 먹이를 빼앗겨 버리자 위험을 무릅쓰고 산 아래로 내려와 먹이를 찾는다. 언제부터인지 동물구호활동단체들이 뿌려 주는 먹이에도 익숙해진 모습이다. 한여름에는 카메라를 들기도 전에 쏜살같이 숲 속으로 사라져 궁둥이만 겨우 찍게 하며 속을 태웠던 고라니. 지금은 기자를 반기듯 주변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맴돌다 아쉬운 듯 사라진다. 배 고픔에 지친 너구리도 한 참을 쳐다보다 느릿느릿 발걸음을 옮긴다. 긴 겨울밤의 추위와 배 고픔은 동물들에게는 너무나 힘든 시간일 것이다.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랴∼♬”대한민국 군대의 대표 군가를 부르며 위병교대를 하는 병사들을 만났다. 눈 부위만 빼꼼하게 남기고 얼굴까지 방한 장비로 감싸고 경계근무에 나설 참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코끝이 동상에 걸려 주정뱅이코처럼 빨갛게 되어 초봄까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단다. 전선을 지키는 병사들에게 겨울 추위는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적이다. 칼바람을 뚫고 나서는 병사들의 몸짓에서 전선의 긴장감과 함께 군인의 자부심, 청년의 힘이 느껴진다. 사진 글 강성남 기자 snk@seoul.co.kr
  • “강원 혁신도시 선정 무효” 강릉·춘천 합동 규탄대회

    강원도 혁신도시 선정과 관련,‘도보 시위’를 펼치는 강릉시민들과 ‘도지사 퇴진’ 규탄집회를 갖는 춘천시민들이 강원도청앞 광장에서 공동으로 집회를 열어 파문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강릉시의원들과 사회단체와 시민 등은 지난 6일 강릉을 출발,193㎞ 도보 시위를 마치고 버스를 이용한 2000여명과 함께 9일 도청앞 광장에서 혁신도시 선정 무효와 재평가를 촉구하는 항의집회를 가졌다.춘천지역 사회단체들도 이날 강릉시 항의방문단과 공조, 혁신도시 선정 원천 무효와 김진선 도지사 퇴진운동을 전개했다. 최종아 강릉시의장은 “지역균형발전을 책임져야 할 강원도가 전국에 없는 ‘수도권 접근성’을 평가해 영동지역을 더 낙후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해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강추위와 장거리 이동으로 인해 극한 상황이었지만 강릉시민들의 뜻을 전한다는 일념으로 걸었다.”고 말했다. 춘천시민투쟁위원회도 “도보행진으로 도청을 항의 방문하는 강릉시민들을 위로, 격려하고 혁신도시 선정 원천무효에 뜻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춘천시민투위는 또 김진선 지사 퇴진 30만 서명운동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잇단 산불에 공무원들 속탄다

    울산 동구가 최근 방화로 추정되는 잇따른 산불 때문에 속이 타고 있다. 관내 주요 3개 산에서 지난해 12월13일부터 9일 오전까지 돌아가며 모두 8건의 산불이 났다. 울산시와 동구는 방화범 신고에 거액의 포상금을 내걸고 공무원들이 밤 늦게까지 추위에 떨며 매복감시를 하고 있으나 방화범의 꼬리는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5시20분쯤 동부동 마골산 중턱에서 잇따라 2건의 산불이 나 소나무 등 4㏊를 태운 뒤 8일 새벽 꺼진 데 이어 불과 하루뒤인 9일 오전 6시50분쯤에도 비슷한 곳에서 또다시 불이 나 20여평이 탔다. 이에 앞서 동구 서부·미포동 염포산에서도 지난 5일 2차례, 지난달 15일 1차례 등 모두 3차례 불이 나 1.56㏊가 탔다.지난달 28일과 13일에는 동부동 봉대산에서 각각 산불이 나 11㏊가 탔다. 산불이 잇따르자 울산시와 동구는 지난달 방화범 신고에 각각 3000만원과 500만원씩 포상금을 내걸었다. 동구는 지난 6일부터 공무원 3명이 한조가 돼 퇴근 뒤 오후 11시까지 3개산 9곳에서 매일 돌아가며 매복을 하며 산불감시를 하고 있는데도 7,9일 잇따라 산불이 나 곤혹스러워하고 있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길섶에서] 겨울향수/염주영 수석논설위원

    구정을 넘기면 마을 어른들은 새해 농사채비로 분주하다. 밭에 나가 거름도 내고 밭둑의 마른 풀에 불을 놓는다. 들판 곳곳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래도 아직은 귓불을 때리는 칼바람이 여전하다. 이때쯤 시골 초등학교 꼬맹이들은 아래채의 토담방에 장작불을 지피고 삼삼오오 모여든다. 방바닥은 설설 끓어 단 1분도 궁둥이를 대지 못한다. 그래도 궁둥이를 들썩이며 동그랗게 둘러앉아 아궁이에서 갓 구워낸 고구마로 배를 채운다. 살얼음이 둥둥 뜬 동치미 국물맛은 청량음료와는 비교가 안 된다. 정월 대보름이 다가오면 아이들은 절로 신이 난다. 이날만큼은 마을 어른들도 꼬맹이들의 쥐불놀이를 묵인한다. 빈 깡통에 구멍을 뚫고 줄을 매달아 송진이 듬뿍 밴 관솔 잔가지를 불붙여 돌려댄다. 하늘엔 동그란 보름달이 내리 비치고 동네 어귀엔 아이들의 불깡통이 활활 타오른다. 쥐불놀이 마력에 흠뻑 빠진 우리들은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른다. 올 겨울엔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요즘엔 날씨조차 인심이 박해서인지 삼한사온도 없어졌나 보다. 도심의 겨울밤, 아파트 베란다에서 길게 늘어선 차량행렬을 바라보며 겨울향수에 젖어본다. 염주영 수석논설위원 yeomjs@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25) 미국·유럽으로 간 차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25) 미국·유럽으로 간 차

    눈 덮인 일지암에 새해들어 반가운 손님이 왔다. 자우홍련사 툇마루 앞에 흰 눈 속을 뚫고 홍매화 한 송이가 핀 것이다. 순백의 눈 위로 피어난 홍매화 한 송이는 마치 하늘에서 천리향을 품고 내려온 선녀처럼 아름답다. 자우홍련사 툇마루를 따라, 그리고 바람에 흔들리며 춤추는 풍경을 따라 홍매화향은 천리 만리를 가며 고통스러운 삶에 부대끼는 중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쉬게 한다. 부글부글 끓는 찻물을 하얀 백찻잔에 따라 다시 찾아온 홍매화에 헌다한다. 다시 이곳을 찾아와 생명의 거룩함을 알리는 그 홍매화는 늘 나를 일깨운다. 생명을 피워내기 위한 거룩한 고행이 모든 삶의 첫 출발이라고. 그런 점에서 홍매화는 긴 겨울 안거를 지내며 내 삶의 영혼을 피워올리는 부처인 것이다. 홍매화는 또 땅속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봄의 소리를 전해주는 전령사다. 겨울이 가고 곧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가시가 촘촘히 배어난 앙상한 홍매화의 굵은 마디들은 이리저리 굽어지고 휘어지며 세월의 연륜을 안으로 품고 있다. 휘어지며 굽어지며 볼품없는 세월의 연륜을 쌓아가고 있는 매화는 동토의 땅에서 그 무엇도 흉내낼 수 없는 찬란한 생명을 피워낸다. 차도 마찬가지다. 초의스님은 동다송의 맨 첫장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하늘이 이 신령스러운 나무를 귤나무의 덕과 짝지었으니, 천명대로 옮기지 않고, 남쪽에서만 자란다네. 우거진 잎 모진 추위와 싸우며 겨우내 푸르고 서리에 씻겨 가을 정취 풍기는 하얀꽃, 고야선녀의 흰 살결처럼 고우며 염부단금 같은 황금꽃술 맺혔네.” 차 역시 긴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며 우리 삶의 일상 속으로 걸어들어온다. 우리가 걸어온 차의 역사는 그런 점에서 많은 일화와 신화를 남기고 있다. 동양에서 꽃핀 차문화는 지금 어디까지 걸어가고 있을까. 매우 궁금한 대목 중 하나다. 중국에서 싹튼 차는 한국을 지나 일본을 건너 지금 미국과 유럽까지 진출해 있다. 현대 기술문명의 이기 속에서 고도로 발달한 철학적 사유체계를 가진 문명이 탄생할 것이라는 서구철학은 그 한계와 모순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디지털적 사유, 고도로 발달한 생명공학은 인간의 이성을 싹트게 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스러운 욕망을 극대화하는 개인문명으로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유럽과 미국의 지식인 그룹들은 동양의 철학 속에서 인류문명의 새로운 이정표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티베트불교, 일본불교, 그리고 한국의 선불교가 미국·유럽의 명문대학에서 연구되고 있는 것은 그같은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지식인 그룹들은 실천적인 불교식 명상에 익숙해지고 있다. 선원과 명상센터를 찾아가 직접 체험하며 새로운 문명과 호흡하기에 여념이 없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서구는 상위문명이요 동양은 하위문명이라는 도식적인 문명론의 환상이 깨지고 자연과 인간, 더 나아가 우주와 함께 유동하는 삶으로서 동양문명에 대해 서구의 지식인들이 환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움직임은 매우 실천적이다 못해 체험적이기도 하다. 얼마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도서전은 그같은 현상을 매우 잘 반영하는 것이다. 그들은 한국의 선(禪)과 차(茶)를 제일과제로 선정해 세계 최대규모의 도서전에서 선보이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그들의 결단은 대성공을 거뒀다. 현지 언론뿐만 아니라 참여한 전 언론의 관심사가 바로 선과 차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선을 통해 차를 배우고 있다. 얼마전 독일에 있는 한 지인으로부터 한국의 차를 보급할 수 있는 차카페를 만들어보겠다는 전화가 왔다. 그곳은 일본인들이 오래 전부터 자리를 잡고 일본 차문화를 보급했던 곳이다. 일본은 그 도시재정의 대부분을 담당할 정도로 오랫동안 산업적 성과를 그곳에서 거두고 있다. 일본의 거리에 독일인과 일본인들을 위한 차카페를 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 지인의 생각은 단순하고 명쾌했다. 일본의 차문화가 독일인들과 현지 일본인들에게 호응을 받았다면 그보다 더 아름답고 훌륭한 한국의 차문화 역시 하나의 문화로 호흡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20년 넘게 무역업을 하고 있는 그는 한국 차문화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재원을 투자하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독일뿐만 아니다. 프랑스, 영국에서 차는 이미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 단지 그 문화의 흐름을 주도할 주도적인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는 지금 유럽과 미국인들 사이에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그들의 문화 속에서 어떤 형태로 재편되어 자리잡아야 하는가는 문화전파자들의 몫이라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미국과 유럽으로 차는 어떻게 전파되었을까. 한가지 유념할 것은 우리와 다르게 유럽과 미국의 차는 역사를 바꾸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유럽에 차가 보급된 것은 17세기 당시 가장 활발한 무역업을 하고 있던 네덜란드인들을 통해서다. 중국의 차가 처음 보급될 무렵 유럽사회는 물과 술을 주음료로 하고 있었다. 당시 유럽에서 술의 피해는 심각할 정도였다. 유럽 차 보급은 영국 왕실에서부터 시작됐다. 영국의 찰스 2세에게 시집을 간 캐서린 공주는 술에 취하는 악습을 없애기 위해 차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캐서린 공주는 차의 좋은 점을 알리기 위해 ‘티파티’(차회)를 열었다. 캐서린 공주의 차회는 당시 상류사회의 부인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낮밤을 가릴 것 없이 술에 취해 사는 상류사회의 문화에 그 부인들은 진저리를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술 없이 담소를 나누며 교류를 이끌어가는 ‘티파티’는 삽시간에 유럽 상류사회를 휩쓸었다. 당시 상류사회의 중요한 소통수단인 티파티는 결국 주류문화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 폐단도 만만치 않았다. 당시 일본의 다도의례를 흉내낸 상류계층의 티파티가 고비용이 드는 호화로움의 극치로 치달았던 것이다. 마치 일본 막부시대 때 황금찻잔을 만들어 화려하다 못해 퇴폐적인 찻자리를 낳았던 것처럼 유럽의 티파티도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1997년 미국의 라이프지가 선정한 지난 1000년간의 100대사건 중 차의 유럽 전래가 보여준 삶의 패턴변화가 28위로 꼽혔다는 사실이 이같은 변화를 입증한다. 차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역사는 바로 고속범선의 출현을 앞당겼다는 점이다. 유럽에서 차의 수요가 급증하자 그 운반 속도문제 해결이 큰 고민거리였다. 당시 중국남부에서 인도양을 지나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을 북상, 런던으로 오는 무역로는 1년 내지 1년반의 기간이 걸렸다. 긴 항해는 차의 맛을 변질시켰다. 그럼에도 차값은 그 폭발적인 수요를 견디지 못해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것이다. 상인들이 이같은 호재를 놓칠 리 없었다. 범선의 개량에 들어간 것이다.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선체를 늘씬하게 하고 바람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돛대와 돛을 키워버린 것이다.‘클리퍼’라 불렸던 이 범선의 출현은 중국과 런던을 오가는 기간을 단 100일로 줄여버리는 신기원을 이룩해냈다. 당시 가장 빠른 범선은 하루에 무려 800㎞를 항해하는 놀라운 일을 해내기도 했다.19세기 중엽에는 ‘차 빨리 운반하기’경쟁이 생길 정도였다. 코스는 늘 똑같았다고 한다. 중국을 출발해 동중국해를 남하하고 인도양을 지나 남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을 거슬러올라가 아조레스 제도를 지나 런던으로 들어온 후에 예인선에 끌려 템스강을 올라와서 선착장에 누가 먼저 찻짐을 내리는가 하는 경쟁은 몇 분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빨랐던가를 알 수 있다. 차가 또 미국 독립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도 빠뜨릴 수 없다, 18세기 중반 신대륙의 개척자들은 영국정부가 그들에게 부과하는 과도한 세금에 대해 큰 불만을 갖고 있었다. 신대륙의 개척자들은 영국의 화물선이 주로 입항하는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무거운 세금에 대해 엄중한 항의를 계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재정의 중요한 창구였던 동인도회사의 경영난을 덜고자 새로운 관세조치인 ‘차조례’를 발표했다. 당시 신대륙의 개척자들에게 차는 섬유 공산품 다음으로 많이 수입되는 중요한 품목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그들은 ‘차조례’를 악법으로 규정하고 광범위한 반대운동을 펼쳐나갔다. 그 운동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주요항구에서 차가 내리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 당시 차는 주요무역품으로서 매우 값비싼 것이기도 했다. 신대륙 개척자들은 보스턴항에 정박해 있던 배를 습격,350여개에 이르는 차 상자를 바다에 던져버렸다. 이에 영국정부는 영국의회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하고 보스턴항을 폐쇄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이를 계기로 영국정부와 식민지간의 갈등은 마침내 1775년 무력충돌로 이어졌고 이듬해 대륙회의는 독립선언을 발표해 본격적인 독립전쟁을 치르게 되는 것이다. 차는 이렇게 유럽과 미국사회에 전해졌으며 그후 하나의 문화로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러나 유럽사회에 차가 본격적인 문화로 자리잡지 못한 것은 커피의 전래때문이다. 커피는 복잡한 의례를 행할 필요없이 즉석에서 마실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유럽과 미국의 산업기술문명과 결합했고 지금도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차는 지금 또다시 새로운 문화로, 음료로 미국과 유럽에 진출하고 있다. 그 문화의 형태가 어떤 형태로 변화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차는 하나의 정신문화로서 동서양을 떠나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매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단순한 공간과 문화의 수출이 아닌 차의 정신, 곧 현대적인 삶의 긴장감을 해소하고 삶의 공동체를 다시 회복하는 정적인 문화로서 차가 자리매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차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차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리더들은 새로운 영역의 확대에 눈을 떠야 하며 긴 안목으로 세계의 차시장을 바로 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차가 21세기의 새로운 대체음료로서 각광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일지암 암주 ■ 中·英 아편전쟁 발단은 차분쟁 차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들은 매우 많다. 아주 우화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신화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봤듯 차는 하나의 삶을 바꾸는 문화로서 역사를 바꾸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영국과 중국이 벌인 아편전쟁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영국의 국운이 걸린 한판 전쟁이기도 했던 아편전쟁의 숨은 공신이 바로 차다. 차인의 입장에서 볼때 아편전쟁을 차의 전쟁으로 불러도 될 정도로 아편전쟁의 핵심은 차 였기 때문이다. 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영국은 19세기 동인도회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다원을 조성하기 시작한다. 중국을 중심으로한 차시장 분할에 영국이 직접 뛰어든 것이다. 영국은 동인도회사를 주축으로 삼아 인도에 대규모의 근대적 다원을 열고 본격적인 생산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것은 중국이 세계적인 차시장에 대해 갖는 독점적인 지위를 깨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체제를 갖추기 전까지 중국은 세계 차시장에서 거의 독점적인 위치를 누리고 있었다. 당시 중국은 무역의 주 결제수단으로 은을 사용했다. 차 주수입국이었던 영국은 엄청난 양의 은 결제수단을 찾지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영국정부가 고안해낸 것이 바로 아편 무역이었던 것이다. 영국은 중국인들에게 아편을 팔면서 그 결제를 모두 은으로 했고 그 은을 다시 청나라에 결제해주었다. 중국은 차를 팔아 아편을 사게된 것이었다. 이같은 사실을 안 청나라 정부는 그 같은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었던 것이다. 청나라 정부는 임금의 특명을 받은 임칙서를 광주로 파견, 영국 상인들로부터 아편 2만상자를 압수해 주강 하구의 해변에서 석회를 부어가며 20여일에 걸쳐 바다 속에 수장시켜버렸다. 이 사건으로 영국과 중국은 아편전쟁에 돌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전쟁 결과 청나라는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게 된 것이다. 차를 대부분 중국에 의존해야 했던 유럽에서는 직접 차를 재배하기 위한 노력이 함께 이어졌다.1823년 스코틀랜드 기지 사령관이었던 부르스는 인도의 북동쪽 아셈지방에서 자생하는 차나무를 발견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만 차나무가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같은 사실을 뒤집은 아셈지방의 자생적 차나무에 대해 유럽은 열광했다.1834년 차위원회를 결성, 인도에서 차를 재배키로 결정한다. 그때부터 유럽은 자체적으로 차를 생산할 준비를 한 것이다. 세계는 지금 인류의 건강과 정신을 책임질 수 있는 신음료인 차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동양도 마찬가지다. 끝이 보이지 않는 차의 전쟁이 동양의 대표 삼국인 한국, 중국, 일본 사이에서 벌어질 양상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과 일본의 차 음료 개발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도 이같은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 [길섶에서] 어느 풍경/한종태 논설위원

    새벽 6시쯤이면 어김없이 들이닥친다.“어, 추워.”난로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든다. 몸이 좀 녹았다 싶으면 이내 식판을 집어든다.“아줌마, 밥 줘.”추운 겨울에 야외에서 일하려면 든든한 아침은 기본이다. 적지 않은 이들은 술 한잔을 걸친다.“겨울나기엔 이만한 보약이 없지.”소주 1병을 눈깜짝할 사이에 비워 버리고는 “크윽∼. 점심 때 봅시다.”하고 문을 나선다. 전날 과음을 한 사람들은 라면 끓여달라고 아우성친다. 자칭 ‘노가다’들의 일과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들이 썰물처럼 물러가면 식당 아줌마들에겐 꿀맛같은 휴식시간. 하지만 이것도 잠시, 이내 점심 준비에 들어간다. 점심 손님이 아침의 배가 되는 까닭이다. 점심 준비가 거의 다 되어갈 때쯤 ‘노가다’들은 벌써 줄을 선다. 미장팀, 내장팀, 벽돌팀, 철근팀…. 끼리끼리 식사하면서 왁자지껄 시끄럽다.“아줌마, 고등어 맛있어.1마리만 더 줘.”“안돼.”언제나 티격태격이다. 점심 후 한차례의 간식시간이 지나면 저녁시간이다. 오랜시간 추위에 떤 몸을 녹이며 이번엔 술을 두세잔 기울인다.“내가 왕년에…”는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다. 그새 밖은 어둑어둑해진다.‘함바’식당의 하루가 또 지나간다. 한종태 논설위원 jthan@seoul.co.kr
  • 고가 애견 15마리 ‘개죽음’

    개띠 해 벽두에 경기도 부천의 애견 테마파크에서 고가의 개 15마리가 잇따라 동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5일 부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부도를 내고 문을 닫은 원미구 상동 영상문화단지내 애견 테마파크인 ‘프레니월드’에서 추위가 몰아닥친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고가의 개 15마리가 잇따라 얼어 죽었다. 동사한 개들은 무늬가 예뻐 시가 1000만원대에 이르는 달마시안 3마리와 시가 200만원인 코몬도르 1마리,100만원인 올드 잉글리시 십도그 1마리가 포함돼 있다. 개들이 동사한 것은 회사의 자금부족으로 개집에 난방을 하지 않는 등 관리상의 문제에다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에는 22마리의 개가 있으며, 회사측은 동사를 막기 위해 견사에 비닐과 스티로폼을 씌워 놓고 있지만 한기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부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폭설 후유증 2題] 추위에 배고픔까지 겹쳐 연말연시 더 서러운 영세민

    기초생활수급자들을 위한 정부양곡 배달이 최근의 폭설 여파 등으로 지연되면서 수급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차상위 계층 등 1만 858가구에 모두 1만 3987포대의 정부양곡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말 내린 폭설에다가 연말연시 택배물량 증가까지 겹쳐 곳곳에서 배달 지연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1∼31일 배달돼야 했던 정부양곡의 상당량이 택배회사 물류 창고에 쌓여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동구·북구 등 시내 일부지역은 택배업무가 마비되거나 평소 배달 물량의 30%정도만 소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양곡 배달을 맡은 A택배 회사가 배송비가 비싼 다른 물건은 우선 처리하고 정부양곡 배달은 뒤로 미루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일반 물건은 접수후 수일내에 배송을 마치고 있지만 1포당 배송단가가 1800원인 정부양곡은 창고 출하후 1주일이 넘도록 배송지연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북구는 각 동사무소 사회복지사 등을 동원, 연락이 안 되는 대상자 집에 대한 길 안내 등 택배회사의 신속한 배달을 돕기로 했다. 광산구 역시 해당 회사에 전화를 통한 배달 독려와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처럼 배달 지연이 속출하면서 수급자들의 항의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2일 쌀을 받은 김모(59·여·광산구 신가동)씨는 “매달 25일쯤이면 배달되던 쌀이 도착하지 않아 관계기관 등에 연락했으나 감감 무소식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정부양곡 20㎏짜리 1포대를 시중가의 절반 가격인 1만 9000원에 기초생활 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에게 공급하고 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길섶에서] 탄천의 세밑 풍경/우득정 논설위원

    한 해의 마지막 햇살이 혹독했던 추위를 몰아낸 오후, 아파트 단지 앞 탄천은 생명의 소리로 가득 찼다. 얼음이 사라진 물목에는 맹추위에 쫓겨 자취를 감췄던 청둥오리 새끼들이 연신 고개를 까딱거리며 물갈퀴질을 하고, 어미 청둥오리는 징검다리 위에 배를 깔고선 나른한 시선을 새끼들에게 보낸다. 까치 몇 마리는 물가 얼음 위를 종종걸음으로 내달으며 모이 쪼기에 바쁘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 주는 후미진 벤치에는 털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머플러로 코까지 감싼 할머니가 꾸벅꾸벅 졸고 있다. 그때 빨간색 오리털 점퍼에 까만 모자를 쓴 꼬마가 장난끼 섞인 걸음걸이를 멈추고 뒤돌아 보며 소리친다.“할아버지 물고기는 모두 어디 갔어.”꼬마는 조그마한 돌멩이를 주워 탄천 가장자리로 던진다. 시커멓게 오염된 물이 속내를 드러낼 뿐이다. 얼굴에 웃음을 한껏 머금은 할아버지는 물 속을 한참 살피다가 “겨울잠 자러 갔단다.”라고 말하며 꼬마를 번쩍 들어 무동을 태운다. 꼬마의 웃음소리가 엷은 햇살을 타고 울려 퍼진다. 할머니는 짓무른 눈을 가까스로 뜨고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듯하더니 다시 몸을 웅크리며 눈을 감는다. 금방 봄이 다가올 것만 같았던 세밑 오후였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2006 스포츠 빅뱅] 토리노 동계올림픽

    2006년을 여는 새로운 태양이 힘차게 떠오른 1일 오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빙상장. 쩌렁쩌렁 울리는 코치의 구령에 맞춰 날카롭게 얼음을 지치는 20개의 스케이트날 소리와 안간힘을 짜내는 선수들의 입김에 살을 에는 추위조차 고개를 숙인다. 이들은 오는 2월10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막을 올리는 2006동계올림픽에서 또다시 한국에 ‘금밭’을 안겨줄 쇼트트랙 전사들이다. 한국 쇼트트랙은 수백명에 불과한 엷은 선수층과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대를 휩쓸어 왔다.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남자 1000m에서 김기훈이 금, 이준호가 동메달을 따내고 5000m계주까지 휩쓴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02솔트레이크시티대회까지 금 11개, 은 4개, 동 4개를 거둬들였다.1994릴레함메르와 1998나가노대회 2연속 2관왕 전이경과 나가노대회 남자 1000m 금메달리스트 김동성 등 숱한 스타들을 배출했다. 대표팀의 이번 동계올림픽 목표는 최대 금 4개.‘간판’ 안현수(21·한국체대)와 ‘샛별’ 이호석(20·경희대)이 500m와 1000m,1500m 등 남자 개인 전부문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오세종(24·동두천시청)과 서호진(23·경희대), 송석우(24·전북도청) 등이 함께 나설 5000m계주에도 기대를 건다. 여자는 ‘기대주’ 진선유(18·광문고)와 최은경(22·한국체대), 변천사(19·신목고) 등이 장거리인 1500m에서 금메달이 기대되고 강윤미(18·과천고)와 전다혜(23·한국체대) 등이 함께 나서는 3000m계주도 금메달을 노릴 만하다. 하지만 한국이 ‘최강’을 지키는 일이 쉽지 만은 않다. 남자 개인전에선 아폴로 안톤 오노(24·미국)가 전성기를 뽐내고 있고 찰스 하멜린(22)이 이끄는 캐나다는 전 선수가 고른 기량을 지녀 계주에서 막강 전력을 드러낼 전망이다. 여자는 중국세가 드세다.‘베테랑’ 양양A(30)가 경험을 앞세워 팀을 이끌고 진선유의 강력한 라이벌인 신예 왕멩(21)도 날을 갈고 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지난해 9월부터 일주일에 6일, 새벽 6시 시작되는 아침 운동과 밤 9시에 마치는 저녁 운동으로 하루 7∼8시간의 강훈련을 쉼없이 소화하고 있다. 쇼트트랙 대표팀 박세우(34) 코치는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선 항상 변수가 많아 선수들과 함께 잔뜩 긴장하고 있다.”면서 “휴가도 반납한 채 모두 열심히 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시론] 지구촌사람들 공통분모를 찾아라/송영한 KTH 사장

    [시론] 지구촌사람들 공통분모를 찾아라/송영한 KTH 사장

    이번 겨울은 상당히 춥다. 겨울이 겨울답기도 하거니와 추위가 바닥을 다지는 것 같아 오히려 오는 봄이 더 따뜻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해준다.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 기업들은 고객의 관점에서 고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그렇다면 이는 굳이 우리나라 사람, 우리나라의 고객에 국한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나라마다 문화의 차이가 없지 않으나 사람이 가지는 특성과 기본적인 욕구로부터 비롯되는 공통 분모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우리는 세계를 하나의 커다란 시장으로 보고 개발할 여지를 갖고 있다. 영화, 음악, 공연과 같은 문화콘텐츠가 이를 입증하고 있으며, 인터넷 비즈니스도 세계의 벽을 깨지 못할 이유가 없다. 세계를 커다란 시장으로 보게 됨으로써 우리는 사업 성공 여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규모의 임계점을 쉽게 확보할 기회를 갖게 되는 이점이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설비 투자비를 많이 들이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진입장벽을 형성하는 사업 분야는 아니지만, 서비스의 무료 제공과 수익 확보가 광범위하게 묶이는 수익모델이 많고 더구나 원 소스-멀티 유즈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규모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즈니스이다. 좁은 국내에서 출혈 경쟁을 통해 규모를 확보하기보다는 새로운 수요의 창출이 이루어지는 세계 시장으로 진출함이 훨씬 수월한 전략 방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디지털콘텐츠 수출은 2004년도 4.3억달러로 전년 대비 31% 정도의 성장을 하였으며, 그 중에서 게임의 수출이 59%의 비중을 차지하였다. 성장 속도면에서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디지털 영상이 35∼4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업들은 수출면의 애로사항으로 자금의 부족과 해외 판로 거점 부족을 들었다. 주요 경쟁사가 형성해 놓은 진입장벽이 높은 경우도 있었으며, 현지화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그만큼 해외 시장의 무조건적인 진출 자체가 블루오션 전략이 될 수는 없다. 국내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정들이 해외의 다른 문화에서는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많을 것이고, 법적ㆍ제도적 장벽을 헤쳐 나가는 어려움도 감내해야 한다. 사업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에서 고객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노력을 피할 수 없다. 그 사람들을 이기적인 고객으로 인식하고, 그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가치설계를 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 사람들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현지전문가의 확보나 양성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일이다. 최근에 한류가 유행하는 것도 그 사람들의 감성으로부터 공명을 일으켰기에 국적을 뛰어넘는 찬사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전용극장을 가질 정도로 세계적으로 성공한 ‘난타’의 기획 과정을 들어 보면, 문화장벽을 넘기 위해 비언어적 공연에 착안했고 일상생활 가까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한 전략이 숨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 사이의 정을 키우는 데 탁월한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런 특성은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고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 데 큰 장점이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디지털 콘텐츠와 인터넷 비즈니스가 더욱 활발하게 세계로 진출하고 세계의 고객들에게 유익한 가치를 제공하게 되리라 믿는다. 송영한 KTH 사장
  • 儒林(508)-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30)

    儒林(508)-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30)

    제5부 格物致知 제1장 疾風怒濤 (30) 퇴계는 49세 되던 명종 4년 9월에 풍기군수를 끝으로 사임장을 감사에게 올린 것을 시작으로 70세 되던 해 선조3년에 최후사장인 걸치사장(乞致辭狀)을 올리기까지 21년 동안에 무려 53회의 사퇴원을 제출한다. 간곡한 임금의 부름으로 한양에 올라와 성균관대사성, 공조판서, 예조판서, 홍문관 대제학 등 요직에 오른 적도 있었지만 잠깐만 몸을 담고 있었을 뿐 대부분 상소를 올리고는 곧바로 귀향하여 학문에 정진하였던 것이다. 율곡이 퇴계를 떠올린 바로 그 무렵에도 퇴계는 명종에게 자신이 벼슬에 나올 수 없다는 이유를 어리석음과 병, 헛된 이름(虛名), 그리고 직무를 수행하지 못함 등 다섯 조목으로 제시한 후 다음과 같이 간곡히 읍소한다. “…어리석은 것을 숨기면서 벼슬의 지위를 도둑질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겠습니까. 병으로 폐인이 된 자가 마땅한 것이겠습니까. 헛된 이름으로 세상을 속이는 것이 마땅한 것이겠습니까.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면서 물러나지 아니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겠습니까. 이 다섯 가지 마땅하지 못함을 가진 채 조정에 선다면 그 신하된 자로서 ‘의(義)’가 아님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엎드려 원컨대 신의 사정에 어둡고 어리석은 것을 살피시옵고 신의 잔약하고 수척한 것을 불쌍히 여기시어 앞서 허락하신 대로 이 곳 시골에 물러나와 허물을 고치고 병을 조리하게 하여 여생을 마치게 하여 주시옵소서.” 율곡은 이미 퇴계가 명종에게 올린 그 상소문을 읽고 마음속에 깊은 감명을 받은 바 있었으며 자신도 언젠가는 퇴계를 본받아 물러나 시골에 집을 짓고 ‘사람의 할 도리를 날로 더욱 힘쓰고(臨流日有省)싶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벌떡 일어나 앉은 율곡은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퇴계선생을 찾아 안동으로 가자.” 그 무렵 퇴계는 아직 도산서원을 세우지 못하고 시냇물 동쪽 초당골에 단칸 서당을 지어서 이를 계상서당(溪上書堂)이라 이름 짓고 이곳에서 찾아오는 제자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때 퇴계는 한서암에 부엌과 방 둘을 만들어 아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이 집에서 퇴계는 질그릇의 세숫대야, 짚으로 엮은 자리, 갈대의 문발과 자리, 베옷에 실로 꼰 허리띠, 미투리신에 대나무 지팡이를 짚는 철저한 청빈 생활을 하고 있었다. 때마침 퇴계를 찾아온 영천군수. 허시(許時)가 그 광경을 보고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한다. “어른께서는 찌는 더위와 겨울의 추위를 어떻게 견디십니까.” 그러자 퇴계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별 불편없이 지낼 수 있네.” 이처럼 신선처럼 은둔하여 살던 퇴계. 아들 준이 가난하여 처가살이를 하게 되자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하지만 빈궁(貧窮)은 선비의 떳떳한 일이거늘 너무 부끄럽게 여기지 말아라. 어려움을 참고 견디면서 하늘을 믿고 인간이 할 도리를 잘 지켜 순리에 맞게 대처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라고 청렴한 청빈을 가르쳤던 퇴계는 이 무렵 실제로 적빈(赤貧)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중국 달라진 연말연시

    중국의 ‘츠주잉신(辭舊迎新·연말연시)’이 뜨겁다. 서구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배척받던 크리스마스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축제로 탈바꿈하고 연말연시 특수를 노리는 상혼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성단제’(聖誕節)가 끼어있는 연말 연시는 춘제(春節·구정), 라오둥제(勞動節), 궈칭제(國慶節)와 함께 4대 명절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연말 연시를 맞은 베이징(北京) 동북부 차오양취(朝陽區) 싼리툰(三里屯) 거리.‘오렌지족’들의 거리로 알려진 이곳은 영하 10도 안팎의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저녁 6시가 넘어서면 젊은이들이 모여든다. 200∼300m의 2차선 거리 양쪽에는 가로수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번쩍이고 울긋불긋한 네온사인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가운데 라이브 록음악이 정신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대학생 왕한(王涵·21)은 “학점 경쟁과 취업 걱정으로 찌든 심신의 피로를 연말연시 때 풀지 않으면 어떡하느냐.”고 반문한 뒤 “친구들과 맥주파티를 하면서 신나는 록음악에 몸을 흔들고 나면 정신이 개운해 진다.”고 웃는다.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 거리 역시 연말 연시를 맞아 화려하게 변모하고 있다.‘둥팡신톈디(東方新天地)’ 백화점의 경우 10만개의 수정구슬이 달린 7m 높이의 대형 트리가 압권이다. 직원들 역시 산타 복장으로 연말 연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2006년’ 신년을 코앞에 두고 베이징의 거리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백화점·상가마다 대대적인 크리스마스·연말연시 세일이 한창이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시내 중심가와 대학가 주변은 새로운 연말연시 풍속도를 뽐내고 있다. 왕푸징 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정징(鄭晶·24)은 “25일 성탄절부터 신년 휴가(1월1∼3일)는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라며 “춘절이나 노동절·국경절이 기성세대의 명절이라면 성탄절 등 연말연시는 젊은이들의 축제”라고 밝혔다. 최근 베이징일보(北京日報)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살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7%가 ‘선물을 살 것’이라고 답했다. 선물 대상도 연인이나 친구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의 종교적 의미는 적다. 다분히 상업적이다. 크리마스 만찬이란 이름의 식단이 각 호텔마다 상품화되고 ‘크리스마스 이브’는 ‘핑안예(平安夜)’로 불리면서 젊은이들을 위한 ‘키스 경연대회’나 패션쇼가 펼쳐진다. 업계의 ‘연말연시 특수잡기’도 한창이다. 왕푸징(王府井)과 시단(西單), 차오양취(朝陽區)의 중심 상업가나 하이뎬취(海淀區)의 대학가 주변 상점들은 특유의 성탄 장식과 함께 각종 캐럴을 틀어 대며 고객끌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베이징의 웬만한 백화점들은 연말연시를 겨냥, 구입 금액 500위안(6만 5000원)이상이면 추첨을 통해 다양한 여행 패키지와 디지털 카메라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 광저우(廣州) 등에서는 한류(韓流)를 이용한 업계의 마케팅이 불을 뿜고 있다. 벨레노, 보시니 등 의류업체들이 한국 연예인들의 사진집이나 DVD 등을 선물로 내놓고 고객을 붙잡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호텔의 ‘귀족 파티’ 마케팅도 인기가 높다. 상류층을 겨냥,1인당 비용 2500위안(32만 5000원) 안팎의 ‘연말연시 파티’가 날개돋친 듯 팔린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차이나월드호텔(中國大飯店) 등 차오양취의 중심 상업지구에 있는 고급 호텔들은 1인당 1500∼2000위안(약 21만 500∼26만원)에 식사와 주류, 각종 연예 공연 등을 포함한 성탄절 연회 패키지 상품을 출시, 초대권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1억명에 달하는 중산층 가운데 상당 수가 가정용 장식 나무나 외식, 선물 등에 가족당 평균 1000위안(13만원)을 이미 썼거나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올 연말연시 특수가 전국적으로 최대 500억위안(6조 50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호텔, 전자상가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연말연시 대목을 겨냥, 파격적인 저가 전략과 각종 판매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쥔타이(君太)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화려한 성탄절(華禮聖誕) 판촉전을 개시, 올 연말까지 겨울 의류를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중유(中友)백화점 등 일부 백화점은 젊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성탄절 이브인 핑안예(平安夜)에 판촉행사를 겸한 철야 밤축제를 개최, 수천명이 몰려드는 대성공을 거뒀다. 전통적으로 대목 특수에 민감한 전자 유통상가들도 성탄절 상전(商戰)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전자제품 유통업체 궈메이(國美)는 지난 1일부터 주요 제품의 판매 마진을 30∼60%까지 낮춘 파격세일에 돌입했다. 주요 호텔 영업부에는 기업과 기관, 각 사회 단체들로부터 성탄절 행사를 위한 연회실 예약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연말연시 기간에 거래처와 합작선을 접대하려는 기업들의 연회실 수요가 많다.”고 소개했다. 연말연시를 맞아 대학생들 사이에서 ‘연인주택(情侶公寓)’이 인기다. 일명 ‘중뎬방(鐘点房·시간 임차방)’이라 불리는 이 연인주택은 일종의 ‘러브 호텔’로 성탄절 전후로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다. 연인주택은 지난 10월 궈칭제(國慶節) 연휴 기간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크리스마스 전야에는 빈방이 없고 최소 3∼4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넓은 방과 에어컨,TV 완비.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80% 할인’ 등의 연인주택 광고 전단이 ‘대학가를 둘러쌌다.’고 인민일보가 전했다. 연인주택은 대학교 부근 아파트나 일반주택을 개조한 것으로 3∼4개, 많으면 5∼6개의 방이 있다. 주말에는 80(1만 2000원)∼100위안(1만 5000원)이지만 가난한 연인들을 위해 시간당 10(1500원)∼15위안(2250원)을 받기도 한다. 중국 언론들은 베이징 특급호텔들이 크리스마스 만찬으로 한끼에 수천위안씩 하는 이벤트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며 ‘과소비’를 질타하고 있다. 보수적 중장년층도 젊은이들과 업계의 호들갑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 신랑(新浪, Sina.com) 등 중국 언론들은 주로 젊은이들이 전통 명절인 구정보다 성탄절 열풍에 더 깊숙이 빠져 있다고 지적하고 소비를 부추기는 과도한 상업주의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개탄했다. 기독교 신자들이 많지 않은 중국에서 성탄 분위기에 이처럼 들뜨는 것은 맹목적으로 ‘서양 문화’를 추종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춘제 등 전통 명절을 멀리하고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 같은 서양 축제일을 좇는 것은 문화적 주체성을 버리는 행위란 가시돋친 지적도 눈에 띄었다. 이에 맞서 서양문화를 무조건 배척만 하는 것도 옳지 않다거나 성탄절 분위기에 젖는 자연스러운 조류를 억지로 거스르려는 것은 시대감각에 뒤떨어진 생각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았다. oilman@seoul.co.kr ■ 시간당 27000원 ‘1회용 애인’ 구함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연말연시를 맞아 중국에서 ‘링레이 젠즈주’(類 兼職族·특별 아르바이트족)가 출현했다. 겨울 방학을 앞둔 요즘 대학가 주변 게시판에 ‘페이 광가오(陪廣告)’가 심심치 않게 나붙고 있다. 페이(陪)는 중국어로 동반 또는 함께 친구를 해 준다는 뜻으로 임시 연인이나 친구를 모집하는 광고다. ‘연인(情人)들의 계절’인 연말 연시에 심심하고 외로운 부자들과 놀아주는 여대생 페이주(陪族·동반족)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페이랴오(陪聊·채팅 동반)’,‘페이완(陪玩·놀이 동반)’, ‘페이창거(陪唱歌·가라오케 동반)’ 등 내용도 다양하다. 일부 대학교의 여학생 숙소 앞에는 ‘인생을 논할 수 있는 여학생 구함. 시간당 보수는 200위안’,‘충분한 보수 보장’ 등의 의미심장한 광고도 심심치 않다. 시간당 15(약 2000원)∼20위안(2600원)을 받는 가정교사나 5(680원)∼10위안(1300원) 안팎의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와 비교하면 이러한 특별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은 엄청나다. 수요자들은 대부분 개혁·개방 후 ‘돈벼락’을 맞은 졸부들이다. 동반자의 조건으로 가장 먼저 쾌활한 성격과 외모를 따지지만 명문대 여대생을 더욱 선호한다. 현지 언론들은 졸부들이 연말연시 파티에 “누구의 동반자가 학력이 더 좋고 얼굴이 예쁜가?”를 서로 자랑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중국신문사는 “동반 아르바이트생의 ‘수고비’는 천차만별이지만 하루에 1000위안(13만원)까지 버는 학생들도 많다.”며 “이들이 봉건시대에나 존재했던 부자들의 ‘체(妾·첩)나 다름없다.”라고 질타했다. 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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