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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이야기] 김미라 ‘위로’ - 우리

    [작가 이야기] 김미라 ‘위로’ - 우리

    위로 ⓒ안재인 우리, 내 어머니의 고향은 통영에서 배로 30분쯤 더 가야 하는 섬입니다. 20년 전에 나는 어머니를 따라 오랜만에 통영에 간 일이 있습니다. 때마침 그곳엔 태풍이 오는 중이라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항구에는 돌연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배가 떠나지 않으니 우리는 섬으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항구를 바라보기만 하던 그때, 나는 보았습니다. 항구에 정박한 배들이 두렵고 거센 태풍을 어떻게 견디는지를. 배들은 나란히 서서 팔짱 낀 사람들처럼 서로서로를 묶으면서 태풍을 견뎠습니다. 서로 연결되어서 두렵고 거센 비바람을 견뎠습니다. 극지의 눈보라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황제펭귄들은 어떻게 추위를 견디는지 아시는지요? 황제펭귄은 봄이 올 때까지 발등 위에 알을 올려놓고 꼼짝없이 서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눈보라가 몰아쳐도 그들은 잠시도 알을 발등에서 내려놓으면 안 됩니다. 황제펭귄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눈보라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요? 그들은 서로의 체온을 전달받을 수 있을 정도로 촘촘히 다가서서 추위를 견딥니다. 아프리카에는 ‘우분투’ 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있음으로 내가 있다’ 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라고 하지요. 서로를 묶으면서 태풍을 견디는 항구의 배처럼, 촘촘히 다가서서 눈보라를 견디는 황제펭귄처럼, ‘우리’는 더불어 극복해내며 살아갑니다. ‘우리’라는 단어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가슴이 울렁거렸던 이유가 선명해졌습니다. 월간<샘터>2006.09
  • 법조 갈등 원인은 ‘직역간 권한’ 다툼

    법조 갈등 원인은 ‘직역간 권한’ 다툼

    법조3륜의 갈등이 극에 이르고 있다. 사법고시라는 태생은 같지만 판사와 검사, 변호사가 되면서 업무의 성격과 사회적 역할이 달라진 게 갈등을 일으킨 뿌리다. 공판중심주의 등 사법개혁 추진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혼란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사법개혁 논의 자체가 각 직역의 권한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법조3륜의 다툼은 쉽게 누그러지지 못하고 있다. ●“법원서 영장쉽게 발부해 檢 권력화” 직역간 위상정립에서부터 시각차가 난다. 검찰수사를 ‘밀실수사’로 폄하한 이용훈 대법원장의 말에는 검찰을 피의자와 똑같이 법정에 선 일방 당사자로 취급하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공판중심주의에 대한 소신이 담긴 것으로 판사들과 법원 직원, 심지어 노조도 대법원장의 말에 “틀리지 않다.”는 반응이다. 사법개혁의 취지가 발언 속에 담겨 있다는 대법원 해명이 있은 뒤부터는 ‘법원=개혁’,‘검찰과 변협=수구’라는 흑백논리가 가미되는 모습도 감지된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정진경 부장판사는 22일 법원 내부게시판 글을 통해 “방어권에 대한 고민없이 법원이 영장을 쉽게 발부해 검찰이 권력기관화됐다.”고 비판했다. ●“피의자 보호가 피해자인권보다 重한가” 반면 사회질서를 위한 공기라는 자부심으로 사는 검찰로서는 피고인과 검사를 동일선상에 두는 발상 자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검찰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법부만 제일이라면, 아예 법원이 직권으로 기소하고 법정 공방만으로 실체를 밝히는 규문주의를 채택하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그 제도를 두고 있다.”고 비꼬았다. 지난해 검찰 조서의 증거능력을 전면 부인하는 내용의 사개추위 개혁안에 반발, 피고인이 법정에서 부인해도 조서를 증거로 쓸 수 있도록 한 검찰의 모습이 연상될 정도의 반응이다. 대법원장 순시 탓인지 모르지만, 최근 영장기각률이 높아지는 대목에 이르면 검찰은 ‘공포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검찰은 “가장을 구속하면 남은 가족을 생각해 보라.”는 이 대법원장의 발언을 피해자 인권을 무시한 채 무차별한 온정주의만 내세운다고 평가한다. 부당한 인권침해가 아니라면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생기는 것을 아예 막을 수는 없다는 현실론도 대두된다. ●“직역별 제도개혁 논의할때다” 법조3륜 가운데 가장 격앙된 반응을 유지하는 쪽은 “사람을 속이려고 말로 장난친 서류를 만든다.”는 말을 들은 변호사들이다. 법·검 국가기관의 다툼에 낀 변호사들로서는 ‘조직력’을 가다듬어 대응해야겠다는 의지가 커질수밖에 없다. 법조3륜의 대립각이 건설적인 결과를 낼 가능성도 남아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모 부장판사는 “대법원장 발언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떠나 일단 직역별로 뭉쳐서 제도개혁에 대해 내부의견을 모을 기회가 됐다.”면서 “사법개혁을 위한 제도와 방안을 찾는 쪽으로 논의가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 한권의 책] 격변의 역사뒤 엘니뇨가 있었다

    1912년 4월14일 새벽,2228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세계 최대의 여객선 타이태닉 호가 북대서양 해상에서 빙산과 충돌,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523명이 숨진 타이태닉 호의 비극이 일어난 이곳은 보통 때는 빙산이 거의 내려오지 않는 지역이다. 그런가 하면 같은 해, 남극점 첫 도달이라는 기록을 간발의 차로 아문센에게 빼앗긴 뒤 실의 속에 귀로에 오른 스콧 일행은 예기치 못한 악천후를 만나 탐험대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을 맞았다. 이 두 사건은 얼핏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두 사건의 배후에는 하나의 비밀스러운 원인이 도사리고 있다. ‘죽음의 사신’ 엘니뇨다. 엘니뇨는 그 해 전 세계의 기후를 뒤흔들며 재앙의 씨앗을 뿌렸다. 오늘날 엘니뇨라는 말은 초등학생조차 익히 들어 알 정도로 친숙한 단어가 됐다. 하지만 1912년 타이태닉 호가 처녀항해를 떠날 때만 해도 엘니뇨는 페루의 어부들 사이에서나 겨우 그 존재를 알았을 뿐, 엘니뇨라는 용어조차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엘니뇨가 빙산의 정상적인 이동경로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타이태닉 호의 스미스 선장은 짐작도 하지 못했다. ‘엘니뇨:역사와 기후의 충돌’(로스 쿠퍼-존스턴 지음, 김경렬 옮김, 새물결 펴냄)은 이처럼 엘니뇨가 인류 역사의 고빗사위마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를 실감나게 소개한다. 나아가 지금까지 거의 탐구되지 않은 기후의 역사를 통해 기존의 ‘불완전한’ 역사 해석을 비판하고 바로잡는다. 프랑스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이 그의 저서 ‘지중해’에서 기후사를 내보인 적은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날학파에 고유한 종합사의 일부였을 뿐, 이 책에서처럼 기후의 역사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살핀 것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전혀 새로운 종류의 역사서라 할 만하다. 자연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 20여년간 엘니뇨를 연구한 저자는 “기후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는 인류 역사를 제대로 해석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엘니뇨’란 무엇인가. 페루 북부 연안에서는 보통 때는 차가운 훔볼트 해류가 남에서 북으로 흐르지만 몇 년에 한 번씩 따뜻한 해류가 북쪽에서 밀려와 훔볼트 해류를 밀어낸다. 엘니뇨란 원래 이같은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주로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이런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곳 어부들은 엘니뇨, 즉 아기 예수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하는 엘니뇨란 이런 해양상의 변화가 아니라 해양과 대기의 변동이 결합돼 나타나는 현상, 즉 엘니뇨 남방진동(Southern Oscillation)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 영향은 페루 연안만이 아니라 전 지구에 미친다. 평소 매우 평온하던 지역이 열대성 사이클론으로 쑥대밭이 되고, 사막에 갑자기 비가 퍼부어 꽃이 피고, 열대우림이 가뭄으로 시들어가는 이변이 모두 다 엘니뇨 탓이다. ‘꼬마 거인’ 엘니뇨는 종종 역사의 방향까지 틀어놓는다. 명나라는 1640∼1641년 엘니뇨에 의한 가뭄으로 대기근이 발생해 몰락의 길을 걷게 됐고, 청 말인 1877∼1878년에 일어난 강력한 엘니뇨는 청 제국을 거의 마비상태에 빠뜨렸다. 때아닌 혹독한 추위에 결정타를 입고 러시아에서 물러나야 했던 1812년의 나폴레옹군과 1941년 히틀러 군대. 그들의 패퇴 뒤에도 역시 엘니뇨가 자리잡고 있었다. 엘니뇨는 이처럼 거의 모든 대륙에서 전쟁과 혁명, 정복, 대이주의 원인으로 작용하며 역사의 물길을 돌려놨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올 초 엘니뇨의 ‘누이동생’격인 라니냐의 징후가 보인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어 발표한 보고서는 올 연말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면 ‘엘니뇨 앞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노자는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 했다.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다는 뜻이다. 요컨대 자연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에 대비하는 것이 상책이다. 엘니뇨의 역사가 일깨워주는 교훈이 사뭇 무겁게 다가온다.1만 7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KBS “사추위 구성”

    KBS 이사회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정연주 KBS 사장의 후임을 선임하기로 했다. 사장 공모 신청은 20일부터 26일까지 접수한다. KBS 이사회는 18일 여의도 KBS 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이사회 산하에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를 두는 내용을 포함한 KBS 사장 선임 방식을 결정했다. 사추위는 KBS 이사회가 갖고 있는 사장 임명제청권 범위 내에서 구성된다. 이는 KBS 노조가 단식투쟁을 벌이며 주장해온 ‘실질적인 사추위 제도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노조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추위 운영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노조가 이견을 보이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징벌적 배상제 도입 무산

    도입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징벌적 배상제의 도입이 무산됐다. 또 집단소송제, 국민소송제의 도입도 미뤄졌다. 대통령 산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는 18일 장관급 본회의를 열고 징벌적 배상제도 등의 도입 여부를 논의했지만 입법을 추진하지 않고 정부에 ‘정책건의’하기로 결론냈다고 밝혔다. 사개추위는 장기적으로 징벌적 배상제 등의 도입에 대해 긍정적·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정책보고서만 채택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가해자가 악의적이나 의도적으로 피해자의 권리나 법익을 침해했을 때 재발을 막기 위해 피해자가 실제 입은 손해보다 더 많은 액수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미국에는 인체에 유해한 크롬 성분을 불법 방류한 전기회사를 상대로 마을주민 600여명이 집단소송을 해 3억달러의 지급 판결을 받아낸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의 사례가 있다. 또 가슴 성형에 사용된 실리콘 소송, 담배 소송 등 집단소송에서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됐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민단체 등에서 소비자 권익 보호와 기업의 투명성 등을 이유로 이 제도를 도입하자고 요구했지만 대한상의 등 재계는 “악의적인 소송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도입을 반대해왔다. 사개추위는 집단소송제에 대해서는 소송 남발로 기업경영이 위축될 우려가 있고 확대되고 있는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의 추이 등을 지켜보면서 검토하자고 결론내렸다. 또 도입 여부를 놓고 정부측 위원들이 반대했던 국민소송제도 도입이 무산됐다. 국민소송제는 19세 이상 국민이 일정 수 이상 연서를 해 국가기관ㆍ공공단체의 위법ㆍ부당한 예산 집행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고 감사로도 문제점이 시정되지 않으면 감사 청구에 참여했던 국민 누구나 소송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儒林(684)-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0)

    儒林(684)-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0)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30) 퇴계가 고봉에게 쓴 첫 번째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병든 몸이라 문밖을 나가지 못하다가 덕분에 어제는 마침내 뵙고 싶었던 바람을 이룰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요. 감사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아울러 깊어져 비할 데가 없습니다. 내일 남쪽으로 가신다니 추위와 먼 길에 먼저 몸조심하십시오. 덕을 높이고 생각을 깊이 하여 학업을 추구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만 줄이며 이황이 삼가 말씀드렸습니다.” 퇴계와 고봉사이에 오간 100여 통이 넘는 편지 중 첫 번째인 퇴계의 편지는 이처럼 단순히 문안 인사만을 나눈 엽서(葉書)형식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격렬한 ‘사단칠정논변’의 발단은 해가 바뀐 기미년(1559년) 정월 5일, 퇴계가 고봉에게 두 번째의 편지를 쓴 것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아마도 퇴계는 직접 찾아온 고봉으로부터 이의를 제기받고 해가 바뀌는 세밑에 두문불출하며 이 문제에 대해 골똘하여 심사숙고하였던 것처럼 보인다. 두 번째의 편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기정자(正子:교서관, 홍문관, 승문원 등의 하급 관리인 정9품의 벼슬을 가리킨다. 이 용어로 보아 고봉은 최초로 권지승문원부정자란 벼슬의 길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의 안부를 묻습니다. 헤어진 뒤로 한동안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어느덧 해가 바뀌었습니다. 어제 박화숙(朴和叔)을 만나 다행히 그대가 부탁한 편지를 전해 받았습니다. 애타게 기다리던 마음에 매우 위안이 되었습니다. 영예롭게 돌아온 뒤로(과거에 급제한 뒤 부모를 만나러 다녀온 사실)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나날이 더욱 귀하고 풍성해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겉으로 처지가 바뀔수록 안으로 더욱 반성하고 보존함은 모두가 덕에 나아가고 어짐(仁)을 익히는 경지이니 그 즐거움에 끝이 있겠습니까. 저는 언제나 갈 곳을 몰라서 부딪치는 일마다 잘못되고 병은 깊어져 고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임금의 은혜는 거듭 더해졌습니다. 정성을 다해 벼슬에서 벗어나기를 빌었습니다만 모두 쓸데없었습니다. 공조(工曹)가 비록 일이 없다고는 하지만 어찌 병을 다스리는 곳이겠습니까(퇴계는 1558년 12월에 공조참판이 되었다.) 그래서 물러갈 것을 꾀하지 않을 수 없으나 이처럼 소득이 없습니다. 게다가 주변에서는 오히려 물러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여깁니다. 처세의 어려움이 이에 이르렀으니 어찌하겠습니까.” 이처럼 일상적인 다정한 안부와 올바른 처신에 대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은 퇴계는 마침내 편지를 보낸 중요한 이유인 ‘사단칠정론’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하기 시작한다. “…지난번에 비록 만나고 싶었던 바람을 이루기는 했어도 한순간의 꿈과 같이 짧아서 의견을 깊이 물을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기쁘게 들어맞는 것이 있었습니다. 또 선비들 사이에서 그대가 논한 ‘사단칠정’의 설을 전해 들었습니다. 저는 이에 대해 스스로 전에 말한 것이 온당하지 못함을 근심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대의 논박을 듣고 나서 더욱 잘못되었음을 알았습니다.…”
  •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10) 충주길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 (10) 충주길

    문경새재 넘기가 숨이 차기는 찼던 모양이다. 제3관문을 넘어 산을 다 내려오기도 전에 나그네들이 쉬어가던 마을이 나온다. 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고사리마을. 조선시대 충청도로 접어드는 영남대로의 첫 숙박지 신혜원(新惠院)이 있던 곳이다.17∼18세기에는 주막만 100여가구가 될 정도로 많았으나 광복후에 자취를 감췄다.3관문을 지나 2㎞쯤 밑에 있는 고사리는 새재 7∼8부 능선의 고지대에 자리잡고 있다. 마을 주민 이종언(73)씨는 “옛날에 제1관문과 대안보에 역촌이 있었는데 상놈이 많다며 양반들이 두곳을 피해 ‘고 사이에서 잠을 자고 가자.’고 하면서 ‘고사리’라는 이름이 굳어졌다.”고 전했다. 마을에는 말을 재우며 묶어놓았던 마방터가 있었으나 10년 전에 헐렸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현재 민박집이 있고 이 집 유리문에 대문짝만 하게 쓰여진 ‘마방터’라는 글씨만이 옛날 어떤 곳이었는지를 알리고 있을 뿐이다. ●고단한 나그네들의 쉼터 고사리 마을 1914년까지 이 마을은 연풍현(군) 고사리면이었다. 산속 마을이지만 옛날에는 상당히 번화했음을 알 수 있다. 면사무소가 있던 터에는 한 기독교인이 철제 십자가를 세워 놓았다. 세월이 꽤나 흘렀는지 녹이 슬어 있다. 마을 안으로 폭 2m쯤 되는 길이 나 있다. 이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구에 갔다가 경호원을 따돌리고 혼자 문경새재를 넘어 이곳을 거쳐 충주로 들어간 적이 있는데 귀경한 직후 도로포장을 지시, 공사가 시작됐으나 갑작스러운 서거로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총장과 문교부 장관을 지냈던 고 김옥길씨가 이 마을에서 은거하기도 했다. 공사가 중단된 얼마 후 김씨의 별장을 찾은 최규하 전 대통령이 이같은 사연을 듣고 도로를 완공했다고 한다. 최 전 대통령은 부인 홍기 여사가 김씨의 별장에 머물자 이곳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별장은 길 옆에 있다. 대문 양쪽에 ‘금란서원(金蘭書院)’과 ‘이화학당’이라고 새긴 문패가 달려 있다. 지금은 이화여대 수련원으로 쓰인다. 마을 밑에 이 대학 대형 수련원도 있다. 이 마을에서 문경장은 40리, 충주장은 61리이다. 이씨는 “어릴 적에 장날이면 걸어갔는데 충주장보다 문경장을 더 많이 다녔다.”고 회고했다. 관광지로 변한 이 마을 산기슭 여기저기에는 외지인들이 지은 펜션이 들어차 있다.20여가구 주민들은 관광객과 문경새재 신선봉을 찾는 등산객들을 상대로 음식점과 상점을 열고 있다. 마을에서 내려오던 길은 다시 높아지며 작은새재(소조령)에서 이화령쪽으로 뻗어나온 국도 3호선과 만난다. ●냉천에서 목 축이고 수안보로 고사리 길이 소조령과 만나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자 충주시 수안보면 화천리 사시마을이 나온다. 지난해 4월 상모면이 수안보면으로 바뀌었다. 이 마을에는 ‘냉천(冷泉)’이 있다. 주민들은 ‘찬물내기’라고 부른다. 주민 김지연(84)씨는 “길(국도 3호선)을 넓히면서 샘의 흔적이 모두 사라졌다.”면서 “냉천의 전설까지 명맥을 잃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평생 약초를 캐 살아가던 노인이 삶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순간, 이 옹달샘에서 선녀와 동자가 ‘이곳에 한양가는 길이 나고 목마른 행인들이 많이 올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노인은 이 물로 농주(濃酒)를 빚었고 이를 얻어 마신 한 유생이 이를 ‘냉천’이라고 불렀다는 전설이다. 이후 영남대로가 나면서 마을에는 목을 축이고 가려는 행인들이 줄을 이어 마방과 주막이 성행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2㎞를 채 안 내려와 ‘대안보’ 마을이 나온다. 조선시대 ‘안부역’이 있던 곳이다. 수안보보다 커 대안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역(驛)은 말만 갈아타는 곳이고 원(院)은 말도 바꿔타고, 잠까지 자던 곳이다. 마을 주민 허남순(83)씨는 “지금은 마을 옆으로 큰 도로가 났지만 옛날에는 마을 한가운데로 난 게 선비들이 과거보러 가던 길이었다.”고 내려오는 얘기를 전했다. 이 길은 마을 안에 있는 구릉 위를 오솔길처럼 지나는 형태로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다. 마을회관 도로 옆에는 공덕비 등 비석 여러개가 한 줄로 늘어서 있다. 옛길에 늘어섰던 것을 마을회관을 신축하면서 주민들이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길경택 충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당시 이 길로 행인들이 많이 다니다보니 현감 등이 자기 공적을 자랑하려고 비를 많이 세웠다.”고 설명했다. ●마당처럼 넓은 바위 천하명당 ‘패랭이번던’ 대안보에서 2㎞ 더 가면 온천으로 유명한 수안보가 있다. 당초 ‘물탕(온천이 나오는 샘)’만 있었던 거리였다. 수안보 전문 향토사학자 조일환(70)씨는 “수안보가 대안보보다 커진 것은 불과 100년도 안 됐다.”면서 “일제가 수안보 온천을 개발하면서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충주시내 방면으로 달리다 보면 수안보면 수회리가 나타나고 도로변에 ‘마당바위’가 있다. 마당처럼 넓은 바위로 이 산이 ‘패랭이번던’이라고 불리는데 유래가 재미있다. 번던은 ‘언덕’을 의미한다. 조선 명종 때 한 지관이 충주에 머물다 꿈에 선인을 만나 따라간다. 선인은 이 마당바위에 술과 안주를 마련하고 서쪽 산을 가리킨 뒤 구름을 타고 날아가버리면서 꿈에서 깨어난다. 다음날 지관은 선인이 가리킨 방면으로 가다 이 바위에 패랭이를 벗어 나무에 걸어놓고 이곳이 ‘천하명당’임을 발견하고는 덩실덩실 춤을 춘다. 이를 보고 몰려든 행인들이 ‘패랭이번던’이라고 불렀고 이 길을 지날 때면 경치를 구경하며 쉬어가곤 했다. 이 산은 지금도 그렇게 불린다. 주민들은 이 바위가 국도 3호선 확장공사로 절반쯤 잘려나갔다고 믿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길 실장은 “산림종자연구원 안의 ‘서유돈 불망비’가 새겨진 바위가 마당바위”라고 확인해줬다. 지금은 잡목이 우거져 접근이 쉽지 않다. 서유돈은 조선조 현감이다. 이 바위 앞으로 영남대로가 지나갔었다. 1950년대까지 주막 3채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국도 3호선이 생기면서 완전 폐쇄됐다. 길 실장은 “행인들이 많이 지나는 큰 길이어서 선정비를 새겨 넣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당바위 앞과 중앙경찰학교 등을 지난 옛길은 국도 3호선과 겹치거나 갈라지면서 충주시내로 들어간다. 글 사진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난동부리는 사람 곤장 30대씩 쳐라”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거나 길거리에서 욕지거리를 하는 사람은 서른대의 볼기를 치고 관청에 보고한다.” 1700년대 관청에서 고사리면 온정동(수안보온천)과 관련해 승인한 동규절목(洞規節目·향약)의 한 대목이다. 주민들이 8개 항목의 이 향약을 만들어 관에서 허가를 받아 시행할 정도로 질서가 문란했음을 보여준다. 향토사학자 조일환씨는 “당시에는 온천이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수안보가 대형 병원역할을 했고 아픈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면서 미풍양속을 해치는 일이 잦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부모께 불효하고 형제간에 우애가 없는 사람은 법적 조치한다.’‘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경멸하면 서른번 볼기를 친다.’‘남녀간에 분수를 모르면 볼기를 친다.’는 것 등이 있다. ‘소나무를 마구 베거나 산불을 내면 마을에서 볼기 서른대를 친다.’는 대목이 특히 눈길을 끈다. 조씨는 “환자들이 수없이 몰려들었지만 숙박집이 부족해 노숙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난방이나 밥을 해먹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면서 산들이 모두 벌거숭이로 변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관인’이 선명히 찍힌 동규절목 원본은 수안보면 온천1구사무소에 보관돼 있고 기념비도 물탕공원에 설치됐다. 수안보는 18세기 초 안보뜰에 보(堡)가 축조되면서 그 안쪽을 물탕거리라고 해 ‘물안보’로 불렸다가 ‘물’이 ‘수’자로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한 걸인이 이곳으로 추위를 피해 왔다가 피부병이 나은 것을 보고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그 시기는 알 수 없다. 고려 때부터 수안보온천이 기록에 나타나고 태조와 숙종 등이 이곳을 찾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남녀탕이 따로 만들어진 것은 1885년에 이르러서였다. 현재 수안보에는 호텔과 콘도가 3개씩 있고 여관 등 숙박업소 21개, 욕탕 2개가 영업을 하고 있다. 조씨는 “동규절목은 영남대로상 교통의 요충지로 온천창과 온정원이 설치됐을 정도로 수안보온천이 큰 영화를 누렸음을 방증하는 중요한 자료”라면서 “다른 온천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해외여행 선호 등으로 갈수록 찾는 이들이 줄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충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종로구의회] 열악한 살림 구원병 11인

    [종로구의회] 열악한 살림 구원병 11인

    “임기중에 무슨 수를 쓰더라도 열악한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제 5대 종로구의회를 이끌게 된 홍기서 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구 행정에 소요되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홍 의장은 “종로구는 우리나라의 어떤 자치구보다 억울하고 불쌍하다.”면서 “반백년을 쓰고 있는 낡고 좁은 청사에서 여름에 비지땀을 흘리고, 겨울엔 벌벌 추위에 떠는 구 직원들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4선의원이지만 웃을 일이 없다.”면서 구 재정을 둘러싼 문제를 조목조목 따졌다. 종로구에는 청와대, 정부종합청사, 헌법재판소 등 공공기관이 106곳이나 있다. 세금 한푼 내지 않을 뿐더러 되레 주변 관리비로 지난해 구 예산을 27억원이나 사용했다. 홍 의장은 “세상에 비과세 비율이 65%나 되니 나머지 35% 세금으로 무슨 개발을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상주인구는 17만명에 불과하지만 낮에 머무는 유동인구는 300만명을 웃돈다. 민원서류도 온라인 발부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파트촌이 밀집한 자치구보다 사무실과 점포가 많은 시내에서 떼가는 경우가 흔하다. 그만큼 종로구는 청소비가 많이 들고 구청 직원도 많이 필요하지만 중앙정부나 서울시의 지원은 한푼도 없는 실정이다. 홍 의장은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 교부금이나 구청 직원수는 상주인구와 비례해서 책정하니 불합리하다.”면서 “구 재정에 힘이 될 만한 세금을 내는 곳은 교보빌딩 한 곳뿐”이라고 지적했다. 홍 의장은 “가난한 집안의 형제들이 서로 돕고 사는 법”이라면서 “11명의 구의원 모두 열심히 뛰고, 구청측과도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모든 의원들이 힘을 합쳐 근면한 의회, 노력하는 의회, 화합과 믿음의 의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부적격 결정 김오환교수 총장 후보 재추천 전북대-청와대 정면 충돌

    전북대가 총장 후보 재선출을 요구한 청와대와 교육인적자원부에 정면으로 맞서고 나섰다. 전북대 총장임용추천위원회(위원장 이중호 교수)는 25일 교육부로부터 부적격 결정을 받았던 김오환(61·치의학과) 교수를 총장 후보로 재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추위는 지난 22일 교육부가 제15대 총장으로 추천된 김오환 교수에 대해 부적격 결정을 내리고 재추천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24일 긴급회의를 개최해 재선거 없이 김 후보를 다시 추천하기로 했다. 전북대는 이날 오후 진수당에서 총추위 정원 49명 중 28명이 참가한 가운데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열고 1·2위를 차지한 김 교수와 한병성(55) 교수를 15대 총장후보로 교육부에 재추천하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기존 부적격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며 새 총장 임기가 시작하는 다음달부터 직무대행 체제를 적용할 방침이어서 당분간 학교 안팎에서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라이언 킹 기르실 분~”

    “라이언 킹 기르실 분~”

    두 달 전 경북 영주 유기동물보호협회에 ‘킹’이라는 이름의 새 가족이 생겼다. 킹을 본 사람들의 대부분은 특이하게 생긴 개나 고양이쯤으로 여기지만 킹은 엄연한 사자다. 생후 70여일 된 ‘라이언 킹’이 동물원이 아닌 이곳으로 온 사연은 무엇일까. ●값비싼 고양이 분유 주며 어렵게 길러 협회 대표 권영일(37)씨는 지난 6월4일 봉화군에 있는 미니 동물원을 찾았다. 동물원 사장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라면 박스 속에 다 죽어가는 새끼 사자. 일주일 전 사자가 새끼 세 마리를 낳았지만 두 마리는 어미에게 깔려 죽고 한 마리만 간신히 살아 남았다. 전문 사육사가 없어 방치된 상태였다.“털은 반쯤 빠져 있고 뼈만 앙상하게 남았더군요.” 권씨가 살려 보겠다고 하자 주인은 “이게 크면 500만원짜리니 50만원을 주고 사가라.”고 했다. 그 자리에서 밥값과 함께 새끼사자 값 50만원을 지불했다.“죽게 내버려 두면 합법이고 데려와 살리면 불법일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생명을 두고 그런 걸 따질 수는 없었지요.” ●1㎏ 못되던 사자 4.6㎏으로 성장 ‘쇼독’(Show Dog·품평대회 출품견)을 훈련시키는 게 그의 본업. 하지만 사자 기르는 데는 초보였다. 한 사파리의 사자 사육사에게 문의했지만 “사자 기르는 법은 알아서 뭐하냐.”면서 전화를 끊었다. 다시 전화를 걸어 기증을 할 테니 사자를 살려 달라고 하자 “넘쳐나는 게 사자”라며 거절했다. 여건이 되는 사람을 찾기 위해 인터넷에 글을 올렸지만 새 주인은커녕 “불법으로 사자를 키운다.”는 신고만 접수됐다. 결국 ‘독학’으로 사자 양육에 나섰다. 추위를 못견딜 것 같아 전기장판을 깔아 주고 이불로 언덕을 만들어 줬다. 값비싼 고양이용 분유를 어렵게 구해 먹였다. 동물관련 TV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다시보기’로 보면서 사자가 나오는 부분을 꼼꼼히 봤다. 이런 정성 덕에 1㎏도 안 나가던 킹은 지금 4.6㎏이 나가는 건강한 새끼 사자가 됐다. ●유기견 돌보기 벅차… 동물원선 안 받아줘 일반인이 맹수를 기르는 게 불법은 아닐까.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출처가 분명한 사자는 개인도 얼마든지 기를 수 있다. 단 권씨의 경우 분양허가서를 지방환경청에 내지 않았기 때문에 원래 주인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유기견을 돌보느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에서 나오는 지원금은 1년에 고작 300만원. 유기견 수십마리를 뒷바라지하기엔 벅찬 마당에 하루에 쇠고기를 한 근씩 먹어치우는 사자의 왕성한 식욕을 채워주기는 힘에 겹다. 공간도 고민거리다. 사자를 계속 키우려면 법적으로 2000평 이상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동물원에 기증하겠다는 뜻도 밝혔지만 거절당했다.“죽어가는 걸 살려 냈으니 이제 더 이상 미련은 없습니다. 우리 킹 데려 가실 분 안 계신가요.” 글 영주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휴가~ 살림 싣고 부르릉~

    휴가~ 살림 싣고 부르릉~

    “캠핑용품을 다 세팅하고 나서 의자에 앉았다. 타프(방수천막)를 두드리는 빗소리는 내가 꿈꿔온 바로 그 소리였고, 그 모습이었다. 아아∼∼∼좋다! 서둘러 저녁준비를 하려는 아내를 말렸다. 여기서 서두르는 것은 왠지 배반의 행동 같았다. 투두둑 투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어보라고 했다. 가슴속까지 맑게 만드는 갈천(강원도 양양)의 공기를 호흡하라고 했다./중략/ 갈천에서의 3박 4일…. 내 생애 가장 훌륭한 휴가였고, 진정한 삶의 쉼표였다.” -장동철(서울·38)씨가 오토캠핑(www.autocamping.co.kr)에 쓴 여행후기 중에서. 궁금증이 더해만 간다. 오토캠핑의 그 무엇이 장씨를 그렇게 감동케 했을까.‘내 생애 가장 훌륭한 휴가’를 보낸 그는 또 얼마나 행복했을까. 그래서 어떤 것이 ‘진정한 삶의 쉼표’인가를 찾아 보기로 했다. 목적지는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의 소금강 자동차 야영장과 동해시의 망상 오토캠핑 리조트. 두 곳 모두 오토캠핑장으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명소들이다. 글 사진 강릉·동해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도움말 : 오토캠핑 ■ 오토캠핑 100배 즐기기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마치 이땅의 모든 것들을 태워버릴 듯한 기세다. 철도청에서는 기차철로가 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물을 뿌리기도 한다던데, 혹시 계곡의 물조차 비등점을 넘어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속에 강원도 오대산 자락의 소금강을 찾았다. 무릉계, 구룡폭포 등 계곡주변의 풍광이 북한의 금강산을 옮겨다 놓은 듯하다는 곳. # 모기 한마리 없을 만큼 시원한 소금강오토캠핑장(www.npa.or.kr/odae) 국내에서 손꼽히는 오토캠핑장답게 100여대에 달하는 차량 옆으로 각양각색의 텐트들이 질서정연하게 자리잡고 있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삼겹살을 굽고 있던 김정환(인천·47)씨의 텐트를 방문했다. 해마다 여름휴가철이면 전국의 오토캠핑장을 누비는 베테랑 오토캠퍼다. 김씨는 “시끄럽지 않고 조용한 것이 오토캠핑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가족들끼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다른 행락지처럼 밤늦도록 술마시고 주정부리는 사람들이 없다.”고 오토캠핑 예찬론을 폈다. 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차를 세워 텐트를 치면 그곳이 집이고, 접이식 식탁을 펴면 곧 식당”이라고도 했다. 특히 소금강 오토캠핑장(033-661-4161)은 밤이면 흔한 모기한마리 볼 수 없을 정도로 시원한 데다, 세면장이나 취수장, 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단위의 야영지로는 제격이라는 것. 비용이 저렴해서 경제적인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무시못할 장점. 김씨는 “해수욕장에서 1박할 비용이면 오토캠핑장에서 3박4일을 보낼 수 있을 정도”라고 주장했다.“주차료와 텐트장 사용료 등을 지불해야 하지만, 그외에는 전혀 들어갈 것이 없다.”는 것. 휴가오기 전 먹거리 등을 준비해 오면 식수구입비가 가장 큰 지출이 될 만큼 돈 쓸 일이 없단다. 오대산국립공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소금강 자동차 야영장의 1박2일 주차료(5인승 승용차 기준)는 8000원, 텐트장 사용료(4∼9인용)는 4500원이다.. 합해봐야 1만2500원 정도. 이만저만 저렴한 것이 아니다. 여름철 성수기에 이 정도 비용으로 숙박을 해결한다면 거의 ‘공짜’라 해도 무리가 아닐 듯하다. 바로 옆 텐트 타프 아래서 오수를 즐기던 이영권(34·서울)씨는 “자연속에서 생활하다보면 마치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갖게된다.”며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나 사슴벌레 등을 잡기도 하고, 계곡에서 맘껏 물놀이를 즐기다 보면 하루해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또 콘도나 펜션 등에서 며칠 생활하다 보면 아이들이 집에 가자고 조르는데 이곳에서는 전혀 그러지 않는단다. 아이들의 생각도 어른들과 같을까 궁금했다. 인천에서 온 강경민(10)양은 “아빠와 함께 산책을 나가서 밤하늘에 뜬 많은 별들을 본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집에서 느꼈던 답답한 느낌의 공기와는 다르게 나무냄새가 묻어 있는 듯한 맑고 시원한 공기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이 좋았다.”며 제법 어른스럽게 대답했다. 경민이는 또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계곡물에서 양치질하고 샴푸로 머리를 감는 어른들을 보았을 때”라며 “제발 자연을 더럽히는 행동을 하지않았으면 좋겠다.”고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했다. # 만족도 99.9% 망상 오토캠핑 리조트 대화를 나눠본 피서객들 모두가 한결같이 “만족한다.”는 답변을 한 곳이 강원도 동해시의 망상 오토캠핑리조트(www.campingkorea.or.kr). 국내 최초로 국제적 시설기준을 갖춘 자동차전용 캠핑장이다. 해마다 7월1일이 되면 인터넷을 통해 예약접수를 받는데,7분 정도 지나면 여름철 성수기 예약접수가 마감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망상 오토캠핑리조트는 자동차 캠프장과 캐러밴(캠핑카)사이트 등 두 종류로 구분되어 있다. 총 93개소. 21대가 동시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자동차 캠프장에는 각 사이트 전용 전기콘센트와 야외테이블 등은 물론 취수장, 세면장, 화장실 등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요금은 7∼8월 성수기에 3만원.“그동안 휴가를 떠날 때마다 너무 불편했던 것에 비하면 이곳은 천국”이라는 박진용(서울·30)씨의 말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들이 얼마나 피서지관리에 소홀했나를 생각해 보면 차라리 절규에 가깝다. 캐러밴은 에어컨과 침대 등 생활에 필요한 시설들이 완비돼 있는 캠핑전용차량을 말한다. 동해시가 10대, 민간업자(033-534-3560,1909)가 63대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요금은 시에서 운영하는 캐러밴이 10만원, 민간업자가 운영하는 캐러밴은 12만 5000∼15만원선. 모두 4인가족 기준이다. 전기료와 수도료, 주차료 등 제비용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요금 차이가 나는 것은 “캠핑카의 위치와 성능 때문”이라는 것이 이상배(동해시 관광개발과)씨의 설명이다. 서울에서 온 박진용(30)씨는 “망상해수욕장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어 한결 넉넉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 이곳도 가보아요 # 갈천 솔밭 가족캠프장 강원도 양양의 갈천 솔밭 캠프장은 태고의 원시미를 간직한 구룡령을 따라 흐르는 갈천계곡을 끼고 조성된 오토캠프장이다.1급수를 유지하고 있는 갈천계곡은 최고의 물놀이 장소이기도 하다.2만평의 넓은 부지에 넉넉한 사이트 구축이 가능하다. 최근에 화장실과 식수대 시설을 정비해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 이용요금은 성수기에 텐트 1동당 2만원, 전기사용료 3000원(1박2일)이다. 가까운 곳에 의상대, 오산리 등의 선사유적 박물관과 남대천 등의 다양한 관광명소가 위치해 있는 것도 장점. 문의 (033)673-0887,(011)-294-2427. # 방화 장수촌 가족휴양림 장안산 계곡과 덕산용소로 이어지는 전북 장수의 방화산 가족휴가촌은 울창한 수림과 맑은 물이 조화를 이룬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수십년 됨 직한 울창한 숲그늘에 넓은 가족텐트를 치고, 바로 옆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금방 서늘함을 느낄 수 있다.300여 오토캠퍼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오토캠핑장이면서도 각 사이트가 잘 구분되어 있다. 취사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장소가 넓어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 삼림욕과 자연학습체험도 가능하다. 이용요금(1일)은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문의 (063)353-0855. # 양양 오토캠프장 강원도 양양의 오산해수욕장 맞은편 송포초등학교 옆에 위치한 양양 오토캠핑장은 2만평의 소나무 숲속에 600여대의 캠핑 사이트가 마련되어 3000여명이 동시에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도보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오산해수욕장은 백사장이 길고 폭이 넓으며 동해의 해수욕장 중 수심이 가장 완만하여 가족들이 수영과 파도타기를 하거나 조개잡이를 하며 편안하게 쉴 수 있다. 특히 온수샤워시설이 갖춰져 여성캠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캠프장이 들어선 오산리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신석기 선사유적지가 있기도 하다. 요금은 1사이트(1일기준)당 3만원. 문의 (033)672-3702. # 무주 덕유산 오토캠프장 덕유산은 태백산맥에서 갈라진 소백산맥이 서남쪽으로 뻗으면서 소백산, 속리산 등을 솟게 한 다음, 지리산으로 가는 도중 빚어놓은 명산. 덕유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오토캠프장은 여름철 성수기에 최대 100여대까지 수용가능하다. 예약은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입장한다. 캠프장 내에 나무가 우거져 있고, 군데군데 테이블을 설치해 놓았기 때문에 장비가 많지 않은 초보 캠퍼들도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바비큐를 즐기는 캠퍼들을 위해 화로를 마련해 놓기도 했다. 요금은 국립공원 입장료 어른 3200원, 중고생 1200원, 어린이 600원. 캠프장 이용료(1일 기준)는 승용차 9000원, 승합차 1만 4000원. 문의 (063)322-3174. ■ 오토캠핑 장비 이렇게 준비해요 오토캠핑 장비는 크게 주거, 거실, 주방용품, 파이어 시스템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주거용품 텐트와 침낭, 매트리스는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용품. 텐트는 모양에 따라 A형, 터널형, 캐빈형(가옥형), 돔형으로 나뉜다. 최근엔 바람과 추위에 강하고 내구성이 뛰어난 돔형을 많이 찾는 편. 가격은 10만∼30만원까지 다양하다. 침낭은 패딩으로 된 것이 무난하다.7만∼10만원수준. 매트리스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냉기를 막아주는 장비. 에어 매트리스와 스펀지 매트리스 등 두 가지 종류가 있다.2만∼10만원. ●거실용품 테이블, 의자, 랜턴, 타프(방수천막) 등을 말한다. 테이블과 의자 등의 가격대는 4만원부터 수십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단, 의자는 접이식이 편리하다. 타프는 10만원대. ●키친용품 버너나 코펠 등의 장비를 말한다. 버너는 조리할 때 편리하도록 화구가 여러개인 것이 좋다.2만∼20만원. 코펠은 내구성이 강한 티타늄 재질이 인기.1만∼3만원. ●파이어 시스템 캠핑의 낭만을 더해주는 장비.5만∼15만원대 화로와 5만∼10만원대의 더치오븐(철제 솥)이 인기다.
  • 열대야, 농촌보다 도시에 왜 많이 발생할까

    열대야, 농촌보다 도시에 왜 많이 발생할까

    요즘 밤이 무섭다는 말을 한다. 잠 못 이루는 ‘열대야(熱帶夜)’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루한 장마가 끝나자마자 전국이 폭염에 휩싸이면서 밤에도 뜨거운 열기가 전혀 식을 줄 모른다. 애써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지만, 뒤척이다 이내 일어나기 일쑤다. 열대야 현상은 왜 발생할까. 특히 도심에서 더 흔한 이유는 뭘까. 열대야란 말 그대로 밤에 열대지방 처럼 무덥게 느껴진다는 의미다. 통상 한여름이라도 낮 동안에는 기온이 30도가 넘는 찜통 더위가 지속되다가도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열대야가 발생하면 밤 동안의 최저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열대야는 대개 장마가 끝난 뒤 무더위가 올때 많이 나타난다. 이때쯤이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로 세력을 확장하게 된다. 때문에 온도가 높고 습기를 많이 품은 공기가 한반도 전역을 덮어 찌는 듯한 더위를 느끼게 된다. 게다가 동해안 등에서는 동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는 동안 기온이 올라가면서 내륙쪽에 뜨거운 공기를 불어 넣는 ‘푄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에 따른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전체적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달궈진 지표면의 열기가 밤에는 잘 식지 않는다는데 있다. 한낮에 강한 열을 받은 지표면은 밤에 복사열을 내뿜는데, 이것이 오염물질이나 주변 지형 또는 건축물 등에 막혀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대기 중에 떠돌기 때문이다. 복사냉각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밤에도 고온현상이 지속되는 일종의 대기역전(정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사막지대에서는 낮 기온이 40도를 넘는데 반해 밤 기온은 추위를 느낄 정도로 떨어지는 것과 정반대라고 이해하면 쉽다. 한적한 농촌보다는 대도시에서 열대야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난다. 이는 도시화 현상에 따른 ‘열섬현상(heat island)’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콘크리트 건축물과 아스팔트 구조물로 뒤덮인 대도시는 녹지가 많은 시골 지역에 비해 태양열을 받아 쉽게 달궈진다. 도심에는 자동차가 뿜어내는 배기가스, 큰 빌딩 등에서 나오는 연기, 에어컨에서 나오는 배출열 등 각종 인공열이 많이 발생한다. 이렇게 뜨거워진 공기가 상층부에 다다랐을때, 매연이나 스모그 등 이산화 탄소층에 부딪혀 다시 내려오면서 기온 상승을 돕는다. 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등 인공 시설물 등은 빛을 흡수하는 효율이 높아 흡수한 빛을 적외선 방사의 형태로 외부로 다시 내보내 대기의 온도를 더욱 높이게 된다. 특히 같은 도시라도 도시 외곽에서 중심부로 갈수록 기온이 더 올라간다. 또 도심이라 하더라도 숲이나 녹지가 발달하지 못한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높고, 구름이 많을 때 밤 기온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 기상청에 따르면 열섬 현상에 따른 열대야로 대도시와 주변 중소도시, 또는 농촌과의 아침 차이가 최대 6∼7도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 내에서 기온이 같은 지점을 선으로 연결시켜 보면 도심에서 시가지 주변으로 향할수록 온도가 낮게 되기 때문에 그 모양이 섬 지형도의 등고선과 비슷한 형태를 띠게 된다. 반면 농촌 등 녹지가 많은 지역은 태양열을 받아도 아스팔트보다 서서히 데워지고 서서히 식기 때문에 열대야 현상이 덜 발생한다. 열대야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동식물의 생태계도 크게 위협을 받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심에서 밤 늦게까지 매미가 울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렇듯 열대야가 발생하면 잠이 잘 안오게 마련이다. 사람이 잠을 자기에 적절한 온도는 대개 18∼20도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 몸밖의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몸 안의 온도 조절 중추가 흥분돼 각성 상태가 된다.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자주 깨게 돼 숙면을 취할 수 없고, 온몸이 뻐근하고 피곤하게 느끼게 된다. 이로 인해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낮에는 졸음이 오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으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잠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 체온을 떨어뜨리고 육체적인 긴장을 완화해 생체의 리듬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따뜻한 물이나 우유를 마셔 기관지 점막에 수분을 공급하는 것도 잠을 청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세계의 베이비 부머들 (하)-일본] 퇴직연금·기술력 활용…지역경제 살린다

    [세계의 베이비 부머들 (하)-일본] 퇴직연금·기술력 활용…지역경제 살린다

    |도쿄 이춘규특파원|태평양전쟁이 막을 내린 뒤 1947년과 49년 사이에 태어난 ‘단카이(團塊·1차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 퇴직이 내년부터 시작되면서 이들을 모시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단카이란 ‘한 덩어리’란 뜻으로 700만명 가까운 이들이 전체 인구의 5% 이상을 차지, 다른 해 태어난 이들보다 20∼50%나 더 많고, 워낙 잘 뭉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귀향이나 이주 유인책을 잇달아 내놓고 기업은 거액의 퇴직금과 연금 자산을 지닌 이들을 겨냥해 신상품을 내놓는 한편, 정년 연장과 재고용으로 이들의 숙련 기술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인구감소 대책 차원 일본 기업들이 올해부터 개정된 법률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고, 재고용도 시작했지만 은퇴를 택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인구 감소에 시달리는 지자체들은 이들을 유치하려고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자금 능력이 있는 이들을 최대한 늘려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인구 유출을 되돌려보자는 취지다. 이들 지자체는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를 비롯, 농·어·산촌이 많은 고치현, 홋카이도, 아오모리현 등이다. 지사가 수만명의 출향민에게 “고향으로 와 살아주세요.”라고 편지를 쓰는 현도 많다. 혼슈 남쪽 시고쿠섬의 고치현은 지난해 ‘은퇴자타운 구상’을 발표하고, 실무반을 구성해 활동에 들어갔다. 핵심은 도시 직장에서 은퇴하는 단카이 세대가 제2의 인생을 보낼 장소를 제공하고, 이주를 지원하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전담 직원도 배치한다. 고치현이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인구감소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정부 전망에 따르면 2030년 현 전체의 3분의2인 31개 정·촌의 인구가 5000명 미만이 된다. 세수 증대 효과는 크지 않고, 의료비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는 반론도 있지만 “자식이나 손자들까지 이주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현의 설명이다. 아오모리현은 7월과 9월 두 차례 ‘아오모리 투어 단카이 돌진 전략’이란 것을 마련했다.5박6일의 현지 관광과 민박체험을 통해 이주를 권장할 방침이다. 비용 대부분을 부담하기 위해 현 예산 1475만엔(약 1억 2130만원)도 확보했다. 홋카이도는 ‘북쪽 대지로의 이주 촉진’을 통해 하코다테시 등과 협력,“살아 보고 마음에 들면 이사 오라.”며 최대 한 달간 시험 거주를 실시하고 있다. 내년부터 3년간 3000가구가 이주해 오면 경제 파급효과는 57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겨울 추위 체험 여행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두둑한 자금 겨냥 마케팅 활발 철도회사인 JR 동일본은 ‘어른 휴일 클럽’이라는 상품으로 단카이 세대를 겨냥,50∼64세의 남성,50∼59세 여성을 유치하고 있지만 특별히 돈주머니가 넉넉한 단카이 세대를 주표적으로 하고 있다. 운임을 5% 할인한다. 지난해 10월 연회비 2500엔으로 회원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반년 만에 10만명을 넘길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JTB 등 여행사들도 1인당 50만엔 이상인 탄자니아 여행상품으로 이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맨션 건설업체나 고급가구 업체들도 빠질 수 없다. 이들 세대 가운데 개인 성향에 따라 도심으로 돌아오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착안, 이들의 기호에 맞는 맨션이나 고급 브랜드 가구를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별장 업체들도 이들의 은퇴 후 수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 세대에 친근한 토종 위스키 산토리 ‘올드’도 이들만을 겨냥한 상품을 3월부터 팔고 있다. 이들 세대가 직장에서 중견이 된 19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올드가 지난해 전성기의 20분의1도 판매되지 않자 내놓은 고육책이었다. 거액의 퇴직금을 손에 넣는 내년부터는 지자체나 기업의 이들 잡기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산학 연계, 기술과 경험 전수 안간힘 정부도 이들의 공백을 메우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열심이다. 경제산업성과 문부과학성은 이들 세대의 경험과 기술이 묵히게 될까 우려, 공업계 고교에 새로운 교육 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지역 기업에 필요한 기능공을 육성하기 위해 단카이 세대와 공고생을 스승과 제자로 묶어 주는 것이다. 경제산업성은 커리큘럼 개발을 위해 연간 5억엔을 확보, 전국 50개 지역별로 1000만엔씩 3년간 지급할 예정이다. taein@seoul.co.kr ■ 日 기업 88조엔 여유자금 생겨 |도쿄 이춘규특파원|단카이 세대의 퇴직은 어느 정도로 경제에 영향을 미칠까. 기능 전수가 단절돼 국가경쟁력 하락을 불러올 수도 있지만, 기업의 인건비가 줄어드는 한편 젊은이들이나 여성의 고용기회가 늘고 소비 진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노무라 증권, 제일생명 경제연구소 등의 추산에 따르면 이들의 퇴직금과 연금 총액은 최대 80조엔(약 658조원)으로 정부 연간 예산과 맞먹는다. 주택대출 상환 외에는 금융자산으로 다시 들어가거나 소비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앞다퉈 상품을 내놓고 있다.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은 지난 4월 회원제 서비스를 시작했다.54세 이상으로 잔고가 500만엔 이상인 고객에게 레저나 건강 소식을 담은 정보지를 보내주고 세미나에도 초대한다. 장기저축이나 투자신탁 등을 통한 퇴직금 운용은 1000만엔 이상이 대상이다. 가시적인 경제 파급효과는 15조엔 이상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광고회사인 덴쓰에 따르면 단카이 세대가 첫 정년을 맞는 내년부터 대량 퇴직하면서 소비가 7조 7762억엔 늘어나고, 물류·건설 등 간접적인 영향을 포함하면 15조 6233억엔의 파급효과가 예상됐다. 후생노동성의 노동경제분석에 따르면 단카이세대의 퇴직에 의해 일본 기업들의 인건비가 경감,“향후 10년간 88조엔의 여유가 생긴다.”고 추산했다. taein@seoul.co.kr ■ 퇴직후 생활 방향제시 |도쿄 이춘규특파원|출판업계도 예외일 수 없다.‘5L’(liberal,laugh,love,link,live)이란 무료 월간지는 단카이 세대의 퇴직 후 생활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대형 서점에 가면 이들 세대와 관련된 단행본 간행이 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단카이세대 다음의 일터’(고단샤 출판)라는 책이 나와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전직 통산성 관료 출신인 사카이야 다이치(71)가 감수한 이 책은 60세에 시작되는 새 인생을 위해 새로운 일터를 고르는 방법을 개인의 사례 등을 들어 제시했다. 미쓰이 스미토모 해상보험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미우라(62)는 당초 주 3일 근무하는 직장을 원했으나 퇴직을 앞둔 3년 전 구조조정 바람으로 마땅한 일자리가 없자 눈을 낮춰 주 3일 근무하고 일급제로 임금을 받는 중소 조경회사에 취직했다. 이밖에 주 3일제 중소기업 근무자, 회사 고문 혹은 식품회사 관리직으로 변신한 사례들과 40대부터 퇴직 이후를 준비한 사례도 소개했다. 아울러 이 책은 주요 변신 분야로 ▲무용·도예 등 교육분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가게나 조직(사회봉사활동) 꾸리기 ▲상담업 ▲엔터테인먼트 분야 진출 ▲외국에서의 일본어 교사 ▲유기농·자연농으로의 변신 등을 제시했다. 사카이야는 “퇴직 후 고령기의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데는 수입, 흥미와 남의 눈을 고려하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면서 “어린이와 같은 꿈을 갖고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에 도전하라.”고 권했다. taein@seoul.co.kr
  • 한국투자공사 사장 후보 5명 압축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가 지난 28일 마감됐다. 공모에는 한국은행 전·현직 3명을 비롯해 일반은행과 증권업계 출신, 인수합병(M&A) 전문가 등 2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부동산임대업자 1명도 신청, 눈길을 끌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30일 “공모에 응한 후보자를 포함해 사장추천위원회가 2∼3명의 후보를 선정,8월 중 청와대 인사위원회에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자 가운데 적격자가 없으면 사추위가 다른 후보를 낼 방침이다. 그동안 헤드헌터 업체 등를 통해 최종 후보군에 오른 인사는 5명 정도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 선임은 8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특히 재경부 관계자는 “KIC는 한국은행으로부터 위탁받은 외환 보유고 200억달러를 해외에 투자하기 때문에 사장은 국제금융에 대한 전문지식이 밝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원 전 사장이 은행과 증권 등 여러 분야를 거쳤지만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점도 시인했다.KIC 사장의 자격은 ‘금융·투자 관련 분야에 10년 이상 종사한 자’로 제한돼 있다. 지금까지 후보군에 거론되는 인사는 홍석주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수룡 도이치뱅크코리아 회장, 전광우 딜로이트코리아 부회장 등이다. 우리금융지주 총괄 부회장을 지낸 전광우 부회장은 초대 KIC 사장 인선에서도 이강우 전 사장과 막판까지 경합했다. 신명호 HSBC은행 서울지점 회장과 이영균 한국은행 부총재보, 박철 전 한은 부총재, 홍기명 JP모건 아시아지역 책임자그룹 멤버도 하마평에 올랐다. 오종남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와 신동규 수출입은행장 등 재경부 출신들도 일부 거론된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Book Review] 19세기 조선 전업작가 홍길주의 투명한 일상記

    ‘말없이 지내면서 책을 뽑아들고 베개를 베고 있자니 졸음을 물리칠 방법이 없는 것이 괴로웠다. 문득 벌떡 일어나 붓을 들고 공책에다 떠오르는 대로 적었다.∼현묘한 이치를 깨달을 것도 없고 사물을 널리 상고하여 살펴본 것도 없다.∼하인이 장독 뚜껑을 덮기에나 꼭 알맞지 싶다. 잠시 기록하여 남겨두고 ‘수여방필’이란 제목을 붙인다. 을미년(1835년) 10월 하순. 베개를 벤 채 책을 읽고, 졸음을 쫓고자 무언가 끄적거리는 모습이 18세기 사대부가의 사랑방 풍경이란 게 참 생경하다. 서안 앞에 정좌하고 끊임없이 책을 읽는 ‘선비의 전형’ 대신 입신양명의 욕심을 접은 한량의 모습이 떠올려지기도 한다. 이 글의 주인공은 19세기 전반에 활동한 문인 항해(沆瀣) 홍길주(洪吉周·1786∼1841)다. 한때 과거를 준비했으나, 출세의 꿈을 접고 독서와 글쓰기를 벗삼았던 선비다. 그는 한가로움을 소견하기 위해 생각나는 것들을 그때그때 적기 시작했고, 이를 ‘수여방필’‘수여연필’‘수여난필’이란 제목으로 정리했다. 홍길주의 아들 홍우건은 부친의 또 다른 글을 정리해 ‘수여난필속’을 정리했다. 고전을 발굴해 이를 현대적 사유의 틀에 맞춰 재생산해 내는 데 탁월한 재주를 지닌 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이처럼 흥미로운 인물을 놓칠 리 없다. 정 교수는 대학원 제자들과 매주 토요일 모여 홍길주의 네 문집을 완역했고, 이를 ‘19세기 조선 지식인의 생각창고’(정민 등 옮김, 돌베개 펴냄)란 책으로 묶었다. 역자가 보기에 홍길주는 천재다. 그동안 학계에서도 그에 대한 논문이 적지 않게 제출되었지만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천재문인의 진면목을 이번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싶어 한다. ‘방필(放筆)’은 말 그대로 생각나는 대로 붓을 내달린 비망록이란 뜻. 이를 부연한 게 ‘연필(演筆)’이고,‘난필(瀾筆)’은 그 나머지 넘쳐흐른 것을 수습했다는 뜻이다. 책은 19세기 지식인의 내면을 아주 밝고 선명하게 보여준다. 사소한 일상사에서부터 그때그때 스쳐지나간 생각의 궤적, 그리고 당시 지식인들의 구체적인 관심사들을 경쾌한 필치로 스케치하듯 그려내고 있다. 특히 개별 사물의 이치에서 하나의 깨달음을 건져 이를 다양한 일상의 의미로 확산하는 글쓰기가 돋보인다. ‘추위를 막는 옷으로는 면포만 한 것이 없다. 값비싼 비단은 보기에만 아름다울 뿐이다.∼아름다운 문장이나 화려한 문체는 실용에는 합당함이 없다. 재주와 덕은 풍족하여 정치에 베풀 수 있어야 한다.∼천하에서 기이한 보배라고 일컫는 사람이라 해서 진실로 모두 일을 맡길 만한 그릇은 아니다.’(때에 맞는 문장) 옷과 그릇, 문사와 재덕을 비유하며 겉보기에 화려하고 번드르르한 것이 실제로는 쓸모가 없다는 결론을 재치있게 이끌어내고 있다. 책은 19세기 전반 조선의 학계와 문단 흐름을 파악하는 데 긴요한 정보들을 제공한다. 연암 박지원 이후 활기를 띠던 문단은 정조의 문체반정 이후 표면적으로는 정체 보수 국면을 보인다. 하지만 홍길주는 연암의 개성적이고 발랄한 문체와 사고를 선호했으며, 이는 다음과 같은 그의 글 속에 숨김 없이 드러나 있다. ‘나는 청나라 사람 중 정림과 고염무의 시를 좋아한다.∼문장은 당연히 위희와 왕완을 거벽으로 삼는다.∼만약 우리나라 연암 박지원이 중국에서 태어나게 했다면 마땅히 깃발과 북채를 잡고 이들과 나란히 섰을 것이니….’ 이밖에도 직접 겪은 부모 형제의 언행과 당대 사회상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일화들, 문학과 인생에 대한 자신의 견해, 소비문화와 관련된 보고, 여가활동의 표방과 실천, 지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 등 예전 문헌에선 볼 수 없었던 내용을 담고 있다. 19세기 조선의 일상을 거대 담론이 아닌 미시적 관점으로 써내려간 천재 선비의 지적 사유와 재치가 돋보이는 책이다.2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체질별 보양식으로 여름나기

    체질별 보양식으로 여름나기

    여름철 땀 뻘∼뻘∼ 흘리다 보면 바닥나는 체력. 아무리 반찬 갖춰 잘 먹는다 해도 특별한 보양식이 필요한 때다. 인삼 넣고 푹 곤 삼계탕은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여름철 보양식의 일인자이고, 양념장 발라 잘 구운 장어구이와 오리구이는 먹고 나면 펄펄 기운이 솟는다. 이런저런 보양식을 찾아 다니면서 먹는 정성이 있다면, 이왕이면 자신의 체질에 맞는 보양식을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잘 먹으면 보약이지만 자신의 몸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 것이 보양식이다. 땀 흘리는 여름철에는 몸이 쉬 지치고 나른해진다. 더위로 체력 소모도 많아 자칫 몸이 부실해질 수 있다.허해진 몸으로는 즐겁게 생활하기 어려운 법. 유난히 여름철 너도 나도 맛있는 보양식을 찾아 다니며 먹는 이유도 거기 있다. 더위에 장사없다는 말처럼 제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삼복 더위에는 입맛을 잃어버리기 쉽다. 그렇다고 모든 보양식이 내 몸에 맞는 것은 아니다. 남에게는 좋은 약이라 하더라도 자칫 내 몸에는 맞지 않아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 여름철 보양식이다. 이왕이면 자신의 체질을 맞춰 보양식을 먹는 것이 좋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촬영협조 : 소피텔 앰베서더 호텔 ●태음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표적인 체질이 바로 태음인. 인상이 온화하고 체격이 좋은 편이며 비만이 되기 쉽다. 선천적으로 폐와 기관지, 대장의 기능이 약하고 간기능이 좋다. 태음인에게는 장어가 좋다. 장어는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질이 풍부해 여름철 최고의 스태미나 강장식품이다. 장어에 있는 불포화 지방산은 체내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하고,EDA와 DHA는 혈소판의 응고를 방해해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비타민 B1,B2, 비타민 A,D,E가 많아 항암효과, 피부미용, 노화방지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 칼슘도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다. 장어는 강한 양기를 가지고 있고, 허약한 폐와 대장의 기능을 돋우는 고단백 식품이기에 태음인은 물론 소음인 체질에도 잘 맞는다. 또 태음인에게는 콩이 체질에 잘 맞는다, 여름철 시원한 콩국수를 먹는 것도 좋다. 하지만 신장기능이 떨어진 신부전증 환자들은 콩음식을 많이 섭취할 경우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지기에 콩국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장어구이 요리법 재료:장어 2㎏, 간장 40㏄, 설탕,40g, 미림 20㏄, 정종 35㏄, 물 80㏄, 생강 5g, 마늘 5g 소스 만드는 법:(1)위의 재료를 모두 끓여 구운 대파 5㎝와 양파 20g은 구워서 집어넣고 30분정도 카라멜처럼 조린다.(이때 장어 머리와 뼈가 있다면 오븐에 구워 집어 넣고 끓이면 소스의 맛을 더 맛있게 할 수 있다.) 구이 만드는 법:(1)생강 100g을 최대한 얇게 채쳐서 흐르는 물에 담가 매운 맛을 제거하여 건진다.(2)장어는 칼등을 이용하여 껍질 쪽의 비늘을 긁어내고 마른 타월을 이용하여 물기를 잘 닦아 낸 뒤 프라이팬에서 초벌 구이를 한다.(3)초벌 구이한 장어에 소스를 붓으로 고루 바른 뒤 다시 앞, 뒤로 굽는다.(4)적당한 크기로 잘라 접시에 담고 준비한 생강 채를 예쁘게 얹어준다 ●소양인 소양인은 비위가 튼튼해서 음식을 잘 소화시킨다. 또 비위에 열이 많은 체질이기 때문에 겨울에도 냉면같은 찬음식을 즐기고 냉수를 마셔도 탈이 나지 않는다. 동의보감에는 흰오리고기는 본성이 차고 달며, 몸을 보하고 장부를 조화롭게 해 열을 제거한다고 나온다. 때문에 몸에 열이 많고 성질이 급한 소양인의 보양식으로 오리고기가 적합하다. 오리고기는 단백질의 아미노산과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여름철 보양식의 ‘왕자’닭고기에 가려 그동안 빛을 못 봤지만 요즘 마트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이상이나 팔릴 정도로 귀하신 몸이 됐다. 특히 고기류로는 드물게 알칼리성 식품으로 동맥경화,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어 건강식품으로도 손꼽힌다. ◎오리구이 요리법 재료:오리 2㎏, 꿀 120㏄,5㎝ 크기의 으깬 생강, 간장 80㏄, 쌀 식초 130㏄ 만드는 법:(1)오리를 위의 양념에 재어 놓는다.(2)예열된 170℃의 오븐에서 1시간 30분간 기름이 빠지도록 충분히 익힌다. ●소음인 이목구비가 작고 예쁘며 상체에 비해 하체가 발달됐다. 입이 짧고 내성적인 성격이 많은데 소화기능이 약해 설사를 자주한다. 어린 닭에 인삼과 마늘, 대추, 찹쌀 등을 넣고 물을 부어 푹 고아서 만든 삼계탕은 여름철 대표적인 보양음식. 사실 삼계탕은 누구나 좋아하는 최고의 보양식이지만 특히 소음인에게 좋다. 구체적으로 몸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며 쉽게 피로하거나 식은 땀을 흘리는 사람에게 효험이 있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단백질이 많고 소화가 잘 돼 훌륭한 영양식이다. 인삼도 기운을 크게 보해주고 탈진을 막으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성질도 닭처럼 열이 있어 몸이 찬 소음인에게 삼계탕은 딱 맞다. 하지만 평소 열이 많은 사람이 인삼이 많이 들어간 삼계탕은 오히려 좋지 않다. 삼계탕을 할 때는 멥쌀보다 소화가 잘 되는 찹쌀을 넣는 것이 좋고, 닭 한마리에 황기 20g를 넣으면 더욱 몸에 도움이 된다. ◎삼계탕 요리법 # 육수내기 재료:닭뼈 2㎏, 마늘, 생강, 양파, 황기, 인삼, 녹각 만드는 법:(1)닭발은 손질해 깨끗이 씻은 뒤 끓는 물에 한번 데쳐서 찬물로 씻고,4ℓ의 찬물을 붓고 생강, 마늘, 양파를 넣고 한번 끓으면 떠오르는 부유물을 걷어 낸다.(2)인삼, 황기, 녹각, 당귀를 넣고 1/2로 될 때까지 끓인 다음 고운 체로 거른다 # 닭 준비하기(4인분) 재료:영계 450g 4마리, 수삼 250g(1/2은 속을 채우고,1/2은 육수에), 대추 50g, 찹쌀 260g, 밤(황률)100g, 마늘 만드는 법:(1)찹쌀은 깨끗이 씻어서 충분히 불리고, 닭은 외부와 내부의 이 물질을 깨끗이 제거한 뒤 준비한 찹쌀과 나머지 재료를 깨끗이 손질된 영계의 뱃속에 채우고 양다리를 오므려 실로 묶어 준비한다.(2)준비된 육수를 부어 40분쯤 뚜껑을 덮어 끓인 뒤 각각의 뚝배기에 닭을 건지고, 육수를 부어 채운 뒤 수삼, 대추, 녹각, 황기를 넣고 다시 끓여 고명을 얹는다. ●태양인 100명에 1명꼴로 극히 드문 체질로 적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간 기능이 약한 것에 비해 폐가 상대적으로 강하다. 좋은 음식은 간을 보호해주는 지방질이 적은 음식. 열이 많은 체질이므로 더운 음식보다 찬 음식과 담백한 음식이 몸에 이롭다. 여름에는 태양인의 기가 더 올라가 자칫 구토가 더 심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태양인을 위한 여름 보양식으로는 기를 내려주면서 음기를 보할 수 있는 담백한 음식이 좋다. 태양인에게 좋은 식품은 메밀. 메밀은 서늘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나 더위를 많이 탈 때 먹으면 좋다. 또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 주어 여름철 설사나 복통을 방지한다. ◎메밀국수 요리법 재료:메밀 국수 120g, 실파, 무즙, 김가루, 고추냉이 약간,국물 재료:미림 20㏄, 일본간장 20㏄, 다시마 5g, 가쓰오부시 10g 만드는 법:(1)물 200㏄에 다시마 5g을 넣고 물이 끓어오르면 다시마를 건져내고 가쓰오부시 10g을 넣은 후 걸러서 식힌다.(2)메밀 면은 끓는 물에 3분 정도 삶아 낸 후 차가운 얼음물에 잘 씻어 낸다.(3)얼음물에 잘 씻어낸 메밀면을 그릇에 담아낸 후 면 소스를 붓고 무즙과 실파, 고추냉이, 김가루를 얹어 낸다.
  • 국민소송제 도입결정 9월로 연기

    국민소송제도 도입 결정이 9월로 미뤄졌다. 국민소송제는 국가기관이나 공공단체의 위법, 부당한 예산집행에 대해 19세 이상의 국민이 일정 수 이상 서명을 받아 감사를 청구하고, 감사 뒤에도 문제점이 고쳐지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는 장관급 본위원회를 열고 국민소송제 도입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11일 밝혔다. 사개추위는 9월11일 차관급 실무위원회를, 같은 달 18일 장관급 본회의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 관계부처 위원들이 국민소송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올해 안에 도입되지 못할 수도 있다. 사개추위의 본회의에는 법무부, 행자부, 노동부, 기획예산처, 법제처, 국무조정실 6개 관계부처 장관과 대법원 관계자, 민간위원 6명이 참석한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2집이 맛있대] 서울 종로1가 황소숯불꼼장어

    [2집이 맛있대] 서울 종로1가 황소숯불꼼장어

    장맛비가 오락가락 내리는 퇴근길. 집으로 갈까 지인들과 술 한잔 할까, 생각도 오락가락하는 저녁이다. 서울 종로1가 부근에서 저녁약속을 했다면 오늘은 제일은행 본점 뒤 황소 숯불꼼장어집을 찾아가 보자. 주인장 노진두(49)씨 스스로가 말술도 마다하지 않는 소문난 애주가. 주당들이 원하는 안주를 누구보다(?) 잘 안다. 상호는 꼼장어집이지만 주종목은 소 막창구이와 소 갈비살구이다. 막창은 황소의 네번째 위를 가리키는 말. 왜 암소가 아니고 황소일까. 암소의 막창은 질겨서 구이용으로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흔히 알려져 있듯, 살코기를 제외한 뼈나 내장 등 부속물은 황소의 것을 주로 쓴다. 이 집의 막창구이는 정통 대구식. 밀가루와 소금을 넣고 버무린 생막창을 키위, 배 등의 과일과 함께 2시간 정도 재워둔다. 그런 다음 약한 불에 45분정도 삶는다. 생막창을 그냥 굽게되면 쪼그라들기도 하려니와 맛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붉게 달궈진 참숯불이 나오면서 막창도 익을 준비 끝. 숯불에 적당히 익힌 막창을 메주콩·땅콩·된장 등으로 만든 소스에 찍어 상추위에 올린다. 이때 얇게 썬 청양고추와 마늘을 양념장에 찍어 함께 얹을 것. 자, 이제 먹음직한 상추쌈을 한입 가득 넣어보시라. 먼저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두어번 대충 씹고 넘기면 막창의 맛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오래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오는 것이 막창의 특징.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별미다. 이쯤에서 안주를 소 갈비살로 바꿔보자. 주인장 노씨가 강력추천하는 메뉴다. 갈비와 갈비사이의 늑간살이 주재료. 우선 찍어먹는 소스부터 바뀐다. 양념된 갈비살의 맛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간장에 물과 배 등의 과일을 섞은 다음, 마늘과 양파 등을 첨가한 것. 굳이 노씨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술과 함께 ‘술술’넘어간다. 음식은 나눠 먹어야 제맛. 주인장에게도 한점 권해보자. 경상남도 합천 출신의 사람좋은 주인장, 주방을 뒤져 이것저것 마구 내놓는다. 고소한 맛, 달콤한 맛과 함께 사람사는 맛이 있는 황소 숯불꼼장어집이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군산~칭다오 뱃길 조마조마

    전북 군산과 중국 칭다오를 연결하는 유일한 국제여객선인 ‘세원 1호’의 시설이 너무 낡아 안전성 논란을 빚고 있다. 2일 전북 군산시에 따르면 이 항로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정원 300명, 컨테이너 화물적재량 100TEU인 ‘세원 1호’(1만 830t급) 여객선이 매주 월·수·토요일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이 선박은 지난달 23일 오후 군산에서 승객과 승무원 등 280여명을 태우고 중국 칭다오로 항해하던 중 출항 2시간만인 오후 7시20분쯤 서해상에서 발전기 과부하로 엔진 작동이 멈추는 바람에 1시간가량 표류했다. 이 사고로 당시 이 배에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들이 공포에 떨었으나 긴급 복구가 이뤄져 예정보다 늦게 칭다오 항에 입항했다. 이 선박은 기관고장 3일 뒤인 지난 26일 중국 칭다오항에서 입항하던 중국의 유조선과 충돌해 선수 부분이 2∼3m가량 파손돼 당분간 운항을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도 갑자기 난방작동이 되지 않아 승객들이 추위에 떨기도 했다. 특히 이 선박은 1975년 건조돼 선령이 30년이 넘어 이미 교체시기를 넘기는 등 전반적인 시설마저 노후돼 대체 여객선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승객 문모(53. 사업가)씨는 “여객선이 해상에서 갑자기 고장을 일으켜 다른 여객선을 타고 군산이 아닌 인천항으로 귀국했다.”면서 “인천과 칭다오를 오가는 여객선은 운임가격이 같은 데도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고 주장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128) 梅花不賣香(매화불매향)

    儒林 (623)에는 ‘梅花不賣香’(매화 매/꽃 화/아니 불/팔 매/향기 향)이 나온다.朝鮮(조선) 中期(중기)의 학자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野言(야언)’에는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로항장곡),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이라는 글이 있다.‘오동나무는 천년의 세월을 늙어가면서 항상 거문고의 가락을 간직하고, 매화는 한평생을 춥게 살아가더라도 결코 그 향기를 팔아 安樂(안락)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梅’는 意符에 해당하는 ‘木’(나무 목)과 音符 구실을 하는 ‘每’(매양 매)를 결합하여 ‘매화나무’의 뜻을 나타냈다.‘每’는 원래 ‘잘 차려입은 여자’를 나타낸 글자이다. 아랫부분은 성숙한 여인을 나타내는 ‘母’(어미 모)이며, 위쪽은 ‘머리 장식’을 표현한 것이다. ‘花’는 본래 ‘華(화)’의 俗字(속자)였다.‘花’자는 풀의 상형인 ‘艸’와 ‘ (인:바로선 사람을 뜻함)’과 ‘匕(비:거꾸로 서있는 사람)’가 어우러진 글자이다.‘不’은 나무나 풀의 ‘뿌리’를 본뜬 象形字(상형자)이다. 공교롭게도 뜻만 있고 글자가 없던 ‘아니다’라는 뜻의 부정사와 發音(발음)이 같았기 때문에 결국은 ‘아니다’라는 뜻으로 굳어졌다. ‘賣’는 ‘물건을 팔러 나간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出’(날 출)과 ‘買’(살 매)를 결합한 會意字(회의자).‘香’은 ‘벼’의 상형인 ‘禾’(화)와 ‘발 없는 솥’이 변한 형상인 ‘曰’이 결합한 會意字이다. 추위에 굴하지 않는 매화는 淸貧(청빈) 속에서 살아가는 깐깐한 선비의 氣槪(기개)이고 눈 속에서도 몰래 풍기는 매화의 향기는 君子(군자)의 덕이다. 청빈한 선비는 결코 가난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올곧은 선비는 志操(지조)를 자신의 생명처럼 소중히 여겼다.“지조를 지키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자기의 신념에 어긋날 때면 목숨을 걸고 항거하여 타협하지 않고,不正(부정)과 不義(불의)한 권력 앞에는 最低(최저)의 생활,最惡(최악)의 곤욕을 무릅쓸 각오가 없으면 섣불리 지조를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 조지훈이 ‘志操論’(지조론)에서 한 말이다.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 선생은 망명 생활 중 추운 겨울에 세수를 하는데 꼿꼿이 선 채로 세수를 하기 때문에 찬물이 모두 소매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한다. 어떤 이가 그 까닭을 묻자,‘내 동서남북 어느 곳에도 머리 숙일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逸話(일화)가 전한다.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은 晩年(만년)을 서울 성북동 소재의 尋牛莊(심우장)에서 보냈다. 나라 잃은 울분을 토하며 셋방을 전전하는 처지를 딱하게 여긴 知人(지인)들이 뜻을 모아 집 한 칸을 마련해 주기로 하였다. 남향의 좋은 터를 권했지만 일제 총독부와 마주 보기 싫다 하여 故意(고의)로 北向(북향)을 택할 만큼 옹골찬 선비였다.‘이 땅의 마지막 선비’로 일컬어지는 심산(心山) 김창숙(金昌淑) 선생은 獨立運動(독립운동)을 하다가 혹독한 拷問(고문)의 후유증으로 두 다리가 마비되는 장애를 얻었다. 일본의 植民統治(식민통치)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기에 그들의 법을 무시했고,抗訴(항소)도 辯護士(변호사)도 거부했다. 죽을지언정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信念(신념)이었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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