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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번국도 타고 AI 퍼진다

    29번국도 타고 AI 퍼진다

    전북 김제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 김제에서 최초로 발생한 AI는 3일 정읍시 영원면 오리농장으로 번졌고, 문제의 농장 오리를 실은 트럭이 운행했던 29번 국도를 따라 확산되는 양상이다. 영원면 오리농장과 같은 사료를 공급받은 인접 고부면 오리농장 등 에서도 집단 폐사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AI감염 오리 6만마리 중 일부 시중 유통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3일 방역당국에 신고된 정읍 영원면 소재 오리농장의 폐사 원인을 조사한 결과 고병원성(혈청형 H5N1)으로 최종 판정됐다고 7일 밝혔다. 또 농식품부는 정읍농장 오리가 도축된 나주 화인코리아 도축장에서 AI로 판명나기 전인 3∼4일 도축된 6만 2000마리 중 일부가 시중에 유통됐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이상길 축산정책단장은 “가금류를 익혀 먹으면 AI가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전무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전량 회수하고 있다.”면서 “다만 지난 주말동안 전남·북 지역을 중심으로 상당수가 소비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또 정읍 영원면 오리농장에서 5㎞ 떨어진 고부면 관청리 오리농장에서도 AI로 의심되는 집단폐사 현상이 발생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 1만 8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이 농장에서는 5일부터 최근까지 700마리가 폐사했다. 추가확산을 막으려는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날 방역당국은 폐사한 오리를 부검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인된 영원면 앵성리 오리농장과 비슷한 신장 출혈 증상을 보여 전남·북에 걸쳐 농가 19곳 23만 8000마리의 닭과 오리를 추가 살처분키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방역당국은 두 번째 고병원성 AI 확진 농가인 정읍 영원 농장으로부터 지난 2일 나주 소재 도축장까지 운반한 4대의 수송차량이 지난 3∼5일 드나든 전남·북 농장 12곳의 닭과 오리 15만 8000마리를 처분할 예정이다. ●오리 운반차량 이동지역 추가 살처분 아울러 지난 6일 신고가 접수돼 AI 발병이 의심되는 정읍 고부면 오리농장 등 감염이 의심되는 지역 8만마리의 가금류도 살처분하기로 했다. 이같은 살처분 결정은 영원면에서 감염된 오리를 실어날랐던 트럭 5대가 전남·북지역 오리농가 12곳을 운행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AI는 전파력이 강해 감염된 오리와 차량의 이동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인근 가금류 농장으로 옮아갔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가운데 전남 나주 오리도축장인 화인코리아에서 보유한 오리 운반 트럭 27대 가운데 25대가 지입차인 것으로 드러나 이들 차량이 제멋대로 돌아다닐 경우 AI 확산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전북도는 김제 용지 양계농가 반경 500m 이내 5개농가 닭 27만마리, 정읍 영원면 오리농가 6500마리를 살처분한 데 이어 AI항체 양성반응을 보인 김제시 용지면 오리 3만마리도 예방적 살처분했다. ●방역당국 “AI 비상령 2월 해제는 실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비상령을 5월 말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추운 겨울에 주로 발생했던 AI가 올해는 봄철에 발생한 데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에도 적극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서울신문 4월5일자 9면) 농림수산식품부는 매년 11월1일 AI 비상령을 선포하고 다음해 2월 말까지 예찰과 방역활동을 펼친다. 이 기간에 AI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2월 말 비상령을 해제한다. 그러나 올해는 철새들도 어느 정도 이동을 마치고 추위도 풀린 4월 들어 AI가 잇따라 발생해 당국이 비상령을 성급히 해제했다는 지적이다. 전북도 박정배 축산경영과장은 “지난 3일 열린 방역협의회에서 AI 비상령을 조기에 해제한 것은 실수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다.”면서 “앞으로 AI 예찰과 농가지도 활동을 5월 말까지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서울 이두걸 기자 shlim@seoul.co.kr
  • 다이버 72명 ‘물속에서 다림질’ 세계신기록

    다이버 72명 ‘물속에서 다림질’ 세계신기록

    여러 명이 물속으로 들어가 다림질을 하는 이색 스포츠에 신기록이 달성됐다. 최근 호주의 스쿠버다이버 72명이 일명 ‘익스트림 아이어닝’(extreme ironing·극한 다림질)이라는 스포츠에 참가, 기네스 신기록을 수립한 것. 이들은 빅토리아주(州) 멜버른(Melbourne) 부근의 강물에 일제히 뛰어들어 미리 준비한 다리미와 다림질판으로 옷감을 다렸다. 이들이 세운 기록은 지난 2005년 6월 빅토리아주 절롱(Geelong)의 한 수영장에서 수립된 기록보다 2명 더 많이 참가한 것이다. 이같은 영예를 얻기까지 참가자들은 뼛속까지 시린 차가운 수온과 자꾸 물위로 떠오르려는 다림질판과 씨름해야 했다. 또 전기코드가 제거된 특수 다리미로 옷감의 주름을 펴내는 것도 무척 힘든 일이었다. 다이버들의 기록경신을 응원한 톰 오코너(Tom O’Connor)의원은 “다이버들의 안전을 위해 경찰의 협력도 필요했다.”며 “바깥 날씨도 굉장히 추웠는데 다이버들이 느낀 추위는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회 관계자인 아조파디 부인은 “호주에서 이런 이색 신기록이 수립돼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 날 행사참가비 등으로 거둬들인 865달러(한화 약 84만원)는 암초 제거 및 항로 개설 등 바다환경보호에 쓸 계획이다. * 익스트림 아이어닝(Extreme Ironing) : 지난 1997년 영국인 필립 쇼가 창안한 것으로 산꼭대기·물 속 등 접근하기 힘든 곳에서 다림질을 하는 극한 스포츠이다. 따분한 일을 자연 속으로 옮겨 건강도 지키고 성취감을 얻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사진=tools.geelongadvertiser.com.au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비상령 해제 뒤 웬 날벼락”

    “겨울철이 지나 안도했는데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니 허탈하고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AI의 원인도 찾지 못한다니 당국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게 아닙니까.” 전국의 양계농가들이 지난 3일 전북 김제에서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AI)의 확산 우려에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2월 말 AI 비상령을 해제한 지 한참 지난 4월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농가의 걱정을 더하고 있다. 각 지자체들은 농수산식품부의 고병원성 AI 발생 사실을 접하고 뒤늦은 대책을 세우느라 부산하다. 기존의 방제 매뉴얼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AI 방역대책에 큰 구멍 AI는 철새가 날아오는 11월 하순부터 추위가 계속되는 2월까지 발생했지만 올해는 날씨가 풀린 봄철에 발생했다. 농수산부는 지난해 11월1일 발령했던 AI 비상령을 2월 말 해제해 주변여건 변화를 직시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전북 김제시 용지면 용암리 유모씨 산란계 농장에서 발생한 AI는 예년보다 2∼4개월 늦게 발견됐다. 전북도 박정배 축산경영과장은 “혈청검사 결과, 균의 특이성이나 변형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4월에 AI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역학조사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AI는 2003년 12월10일 충북 음성군 삼성면 청룡리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후 2004년 1∼2월 집중적으로 확산됐다. 충남·북에서 12차례, 경남·북 4차례, 경기 2차례, 전남 1차례 발생했다. 가장 늦게 발생한 곳은 2007년 3월6일 충남 천안의 농장이었다. ●비상령 조기해제가 화근 올해는 비상령이 해제된지 한달이 지나 안심하고 있던 4월에 AI가 발생해 당국은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4월 하순까지 AI를 옮기는 주범으로 지목되는 겨울 철새가 호수와 하천에 머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상령을 해제함으로써 방역을 소홀히 한 결과를 가져왔다.3월 중순에 AI가 발생한 적이 있었던 만큼 비상령을 성급히 해제했다는 지적이다. 방역 당국은 통상 11월부터 2월 말까지 AI 비상령을 발령했다가 3월부터 구제역 비상령으로 대체하고 있다. 농수산부가 총괄하고 지자체가 관리하는 체계다. 용지면에서 10년째 양계를 하고 있는 이모씨는 “방역 당국에서 AI 비상령을 해제해 겨우내 꼭꼭 닫아두었던 양계장 문을 열어두는 등 관리를 소홀히 하는 농가가 적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AI에 대한 방역대책과 농가 지도 방안을 새로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가 발생한 용지면 용성양계를 중심으로 반경 500m에는 22개의 초소가 설치돼 차량과 주민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주민에게는 예방주사를 접종하고 긴급 방역도 실시됐다. 당국은 6일까지 오염지역내 5개 농가 27만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할 방침이다. 용지면 일대는 닭, 오리, 돼지 등 575만마리의 가축이 사육되고 있는 축산농가 밀집 지역이어서 AI가 확산되면 큰 피해가 우려된다. 한편 방역 당국은 AI 발생 원인이 철새에 의한 전염이거나 이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11명의 동남아지역 근로자들에 의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김제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Now I can feel the spring

    A:Wow, it’s a beautiful weather today.(야, 오늘 날씨 정말 좋네요!) B:Yes, it is.The spring frost for the past weeks is now gone.(그래요. 지난 몇 주 동안 계속됐던 꽃샘추위는 이제 완전히 물러갔네요.) A:I feel much better as it is warmer than a couple of weeks ago.(지난 몇 주보다 따뜻하니까 훨씬 살 것 같아요.) B:Now I can feel the spring.It’s a great season for hiking a mountain.(이제 봄기운이 느껴지네요. 등산하기 딱 좋은 계절이잖아요.) A:That sounds terrific.I didn’t know you like hiking.(정말 그러네요. 등산 좋아하시는지 몰랐는데.) B:I do.Let’s go hiking next weekend.(등산 좋아해요. 다음 주말에 등산 같이 가시죠.) ▶ spring frost : 꽃샘추위,frost는 원래, 서리, 결빙, 동결 등의 의미로 사용되는데, 여기서는 봄에 찾아온 추운 날씨의 의미로 꽃샘추위를 생각하면 된다.The spring frost is expected to last more.(꽃샘추위가 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a couple of∼ : 두 개의, 한 쌍의 I will come back in a couple of weeks.(2주 있다가 돌아올 겁니다.) ▶ hiking : 등산, 올라가기 Mountain hiking:등산. ▶ terrific : 멋진, 근사한, 끝내주는 You look terrific today.=You look great today.(오늘 아주 멋진데요.) 박명수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교수
  • 전설의 동물 몽골 눈표범을 찾아서…

    전설의 동물 몽골 눈표범을 찾아서…

    MBC ‘네버엔딩 스토리’는 알타이 산맥의 제왕 눈표범을 촬영하기 위해 영하 45도의 추위 속에서 외로움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다큐멘터리스트 강정호 감독을 찾아간다. 강 감독의 이야기는 2일 오후 6시50분에 방영되는 ‘전설의 동물, 몽골 설표를 찾아서’편에 담긴다. 인적이라고는 하나 없는 고립무원의 몽골 알타이 산맥 하르히라산. 이 곳에서 한국인 자연다큐멘터리 촬영 감독 강정호 씨가 하염없이 기다리는 대상이 있다. 전설의 동물 눈표범이다. 현재 우리나라 최초로 시도되는 이 작업을 시작한 지는 벌써 4개월째. 은밀하고 재빠른 눈표범을 담아내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실제로 목격한 사람도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다. 강 감독은 MBC ‘푸른늑대’‘알타이의 제왕 검은 독수리’,EBS ‘붉은 여우’ 등 대작 자연다큐멘터리 촬영을 총지휘, 자타가 공인한 ‘동물 촬영의 대가’이다. 그런 그에게도 하르히라 산에서의 작업만큼은 만만치 않다. 대자연을 기록하겠다는 일념으로 극한의 자연환경을 이겨내고 있는 그를 아나운서 김완태와 방현주가 만났다. 해발 3000m 산 너머에 있는 강 감독을 만나러 가는 길에 두 아나운서는 생전 처음 낙타를 타본다. 이렇게 어렵게 강 감독을 만났건만, 강추위와 척박한 환경에 그들은 기가 막힌다. 화장실이 따로 없어 염소 옆에서 볼 일을 봐야 하고, 물이 없어 눈으로 식수와 세숫물을 해결해야 하는 현실. 그러나 촬영을 위해 1년 가운데 200일은 이런 생활을 한다는 강 감독 앞에서 이들은 숙연한 채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마침내 예민하기 그지없는 눈표범이 강 감독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기막힌 순간까지도 카메라에 담았다.2일 방송에서 베일에 싸인 신비의 동물 눈표범, 그 실체가 공개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여성&남성] 잔인한 봄바람

    [여성&남성] 잔인한 봄바람

    봄바람이 분다, 살랑∼. 봄바람은 달콤하다. 여자의 마음이 들뜨고 남자의 마음도 따라 설렌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 남자는 주로 ‘잔인한 봄바람´이라고 말했다. 전셋값은 오르고 취업전쟁은 시작됐다. 지출은 늘어나고 가족들은 매주 나들이를 강요해 휴식이 줄었다. 여자는 주로 ‘우울한 봄바람´이라고 말했다. 옷값 때문에 지출이 늘고 미팅·소개팅에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성과는 없다. 봄을 타는 들뜬 마음은 감정의 기복을 심하게 하기도 한다. 봄바람은 이렇게 달콤잔인하게 불어 왔다. 쌀랑∼ 사건팀 kdlrudwn@seoul.co.kr ■ 女-옆구리는 허전하고 ‘봄우울증’에 한숨만 ● “봄맞이 지름신이 오셨어요” 회사원 김모(25·여)씨는 이번 달 가계부에 적자가 났다. 겨울 동안 외출을 자제하다 따뜻한 봄이 오면서 명동과 강남 거리를 다니다 보니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야시시한 옷도 보이고 날씬한 예쁜 여성들만 보였다. 연애하고 싶은 마음도 불쑥불쑥 솟았다. 결국 여름철을 겨냥해 다이어트를 하려고 3개월에 15만원을 주고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봄에만 헬스클럽에 등록하는 게 올해로 벌써 네 번째다. 게다가 겨울엔 잘 사지 않던 옷도 몇 벌 사면서 지출이 늘었고 결국 지난 25일 월급날이 채 되기 전에 통장은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평소 월급을 아껴쓰고 남는 돈은 주식에 투자하곤 했는데, 이번 달은 단 한 주도 구입하지 못했어요. 다 봄바람 탓이죠.” 지난달 결혼한 회사원 이모(27·여)씨는 봄만 되면 새 신발을 사는 버릇이 도진다. 거리를 다니다 다른 여성들의 봄 신발이 분홍색, 노란색, 하늘색 등으로 화려하고 예쁜 걸 보면 동참하고 싶어 안달이 나기 때문이다. 봄마다 구입한 신발이 분홍색, 하늘색, 베이지색 운동화 세 켤레에다 분홍색과 하늘색 줄무늬, 금색과 바다색 구두 등 네 켤레를 더해 모두 일곱 켤레나 된다.“왠지 봄에는 원색의 신발을 신어줘야 나도 봄의 화려함에 낄 수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최근에도 ‘지름신´이 동하려고 하지만 신랑한테 야단맞을까봐 꾹 참고 있답니다.“ ● ‘봄 우울증´아시나요? 대학생 유모(25·여)씨는 요즘 신경이 예민하다. 맑은 봄 하늘을 바라보기만 해도 왠지 마음이 따끔거린다. 최근에는 1년6개월이나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유는 자신도 모른다. 다만 ‘봄 우울증´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친구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유씨는 취업 준비 탓에 마음이 심란한데 지방에서 회사에 다니는 남자친구는 자기 일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불평했다. 평소에는 그러려니 이해했지만 확실히 봄은 여자의 마음을 좁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멀리 있어서 더 신경쓰고 잘해 주려하는데, 봄 하늘만 바라보면 왠지 서운해져 한숨만 나온답니다.” 취업준비생 이모(24·여)씨는 요즘 부쩍 “봄 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졸업한 지 2년가량 지났지만 이씨는 아직 ‘백조´다. 그녀에겐 남자친구도 없다. 친구들은 모두 일 때문에 바쁘단다. 친구들은 주말에도 피곤하다면서 이씨를 피하기 일쑤다. 이씨는 요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횟수가 늘었다. 길거리에 다니는 직장 여성들을 볼 때마다 그녀는 더욱 주눅이 든다. “트렌치 코트에 백을 들고 바쁘게 걸어가는 여성들을 볼 때마다 너무 부럽다는 생각만 들어요. 겨울엔 추워서 집에만 있다가 따뜻한 봄이 돼 길거리에 자주 나오다 보니 나만 이 세상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부쩍 든답니다. 그래서인지 더 우울하고 요즘 봄을 많이 타고 있는 것 같아요.” ● “봄바람이 옆구리를 더 시리게 해요” 대학생 석모(22·여)씨는 봄바람이 부는 요즘,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개강 후 부쩍 늘어난 캠퍼스 커플들을 볼 때마다 솔로인 자신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남자 동기들은 신입생 여자 후배들을 벌써부터 여럿 사귀었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석씨는 남자친구 만들기 ‘대작전´에 돌입했다. 석씨는 3월 한 달간 소개팅 17번에 미팅 6번을 했다. 마음에 드는 남자도 있고 별로인 남자도 있었다. 하지만 성과는 전무. 소개팅한다고 마련한 봄옷 때문에 카드 할부만 늘었다.“거의 매일 소개팅이나 미팅을 한 셈이에요. 처음엔 신나서 하다가 요즘엔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 더 서글프더라고요. 이게 다 괜한 봄바람 탓이에요.” 남자친구 없이 솔로로 살아온 지 어언 4년째인 김모(30)씨. 어느덧 30대가 돼버린 그녀는 더 이상 결혼을 미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봄엔 꼭 결혼할 상대를 찾고 싶다는 그녀는 부모님의 소개로 이번 달만 3명의 남자와 맞선을 봤다. 학교 선생님도 있었고 평범한 직장인도 있었다. 하지만 3명 모두 김씨의 맘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 맞선을 볼 계획이다.“올봄엔 꼭 결혼 상대를 만나고 싶어요. 계절을 타는 건지 봄이 되니까 외롭기도 하고 빨리 제 반쪽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요.” ■ 男-취업전쟁 시작되고 전세대란 허리휘네 ● 주말마다 나들이 타령에 쉬지도 못해 동기들은 대부분 졸업했지만 학점이 모자라 캠퍼스를 지키고 있는 대학생 김모(26)씨는 “봄은 잔인한 계절”이라고 못박았다. 그가 말하는 ‘봄바람´은 취업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나팔소리에 불과하다. 여자친구도 떠난 지 오래다. 게다가 선천성 비염까지 있어 봄만 되면 숨을 고르기도 쉽지 않다. 김씨는 “올해 황사가 더 심하다던데 봄바람 자체도 싫지만 들뜬 사람들을 보는 것은 정말이지 짜증난다. 게다가 밀려오는 선배들의 결혼소식에 축의금을 마련하려면 정말 고역이다.”고 말했다. 취업 전쟁을 치르는 학생에게 ‘싱숭생숭 봄바람´은 최고의 적이다.“공부 잘하는 사람이 놀기도 잘한다는 말은 이제 안 통해요. 다들 들떠 있는 봄에 자기관리를 잘해야 취업전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선다고요.” 회사원 김모(32)씨에게 봄바람은 ‘전세 대란´의 신호탄이다. 봄이 되면 이사하는 사람이 많아져 전셋값이 폭등하곤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최근 전세금 1000만원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다른 집을 찾고 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그는 “봄이 즐거운 건 총각들의 얘기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이번에 아파트를 구입한 오모(32)씨에게도 걱정이 많다. 은행에서 대출받은 6000만원의 이자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새 아파트를 꾸미려면 지출이 더 늘어날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봄이라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업체에 근무하는 성모(30)씨는 ‘봄바람은 또 다른 스트레스´라고 정의했다. 이제 막 네 살과 두 살이 된 두 딸과 부인은 봄이 오자 주말마다 나들이를 가자고 졸라댄다. 그의 직장은 제주도에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관광지가 매력이 아니라 일종의 스트레스다. 주말만은 마음 놓고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지만 봄바람이 휴식을 망친다는 생각을 접을 수가 없다. “지난주에는 도두봉에 다녀왔는데 이번주에는 또 어디를 가야 하는지 월요일부터 골치가 다 아파 오네요.” 대기업에 다니는 윤모(32)씨는 남자에게 부는 봄바람은 주머니 사정을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미혼인 데다가 애인도 없는 그는 봄이 오면서 거의 매주 소개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시원치 않아 거의 모든 여자들이 애프터 신청을 받아주지 않는다. 비용도 대학 시절에는 남녀가 반반씩 내곤 했는데 직장인끼리 만나면 처음에는 거의 남자가 부담해야 한다. 주중에는 여자 후배들에게 사주는 식사 값이 너무 많이 나간다고 불평했다. 사내 커플도 노려 본다는 그는 봄이라서 그런지 여자 후배들이 김치찌개나 설렁탕을 피하고 점심부터 칼로 써는 음식을 찾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여자들에게 잘 보이려고 옷을 몇벌 사면 금방 카드에 구멍이 나던데요. 한 달에 외식비만 70만원 나왔다면 누가 믿겠어요.” ● 겨우내 꽁꽁 얼어 있던 매출 쑥쑥 쌀국수 관련 외식업을 하는 최모(30)씨는 봄바람은 ‘돈바람´이라면서 즐거워했다. 봄이 되면 겨울 동안 얼었던 매출이 풀리기 때문이다. 그는 “직장인들의 점심 약속이 일주일에 3∼4번으로 늘어난다고 보면 됩니다. 따라서 매출도 급격히 오릅니다.”고 말했다. 특히 쌀국수·스파게티 등 여심을 자극하는 음식들은 더 많이 팔린다. “하지만 영업은 남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아요. 여자와 함께 식당으로 와서 주머니를 여는 것은 남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대학원생인 최모(29)씨는 봄이면 ‘여행바람´이 분다. 대학 때부터 봄바람이 불면 배낭을 메고 혼자 전국으로 돌아다니는 게 일종의 습관이다. 그는 “부모님은 봄만 되면 돌아다니니까 무슨 병처럼 보는데, 남 모르는 곳에서 홀로 봄바람을 만끽할 때 가슴이 고동치는 것을 느낍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봄에 혼자 보름간 강원도를 여행할 예정이다. 이제 맘에 맞는 여성과 함께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최씨는 “부모님은 저의 방랑벽을 막아줄 여자를 원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저와 함께 떠나줄 여인만 원해요.”라고 말했다. ■ ‘잔인한 봄바람’에 지친 마음 달래볼까 경남 진해로 서울 여의도로 벚꽃 나들이 꽃샘 추위가 끝나고 4월로 접어들면서 꽃들이 만개한다. 봄꽃이 핀 근처 동산으로 가는 소풍도 좋지만 도시민이라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꽃축제에 참여하는 것도 봄꽃을 만나는 좋은 기회다.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꽃,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벚꽃이다. 그만큼 축제도 가장 많다.2일부터 13일까지 경남 진해에선 진해 군항제 및 벚꽃 축제가 열린다.13일 밤에는 ‘노래 실은 벚꽃 열차´를 타고 음악과 벚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된다. 또 사랑하는 청춘 남녀가 손을 잡고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혼례길´이라 불리는 화개꽃길에서도 벚꽃축제가 열린다. 오는 4일부터 6일까지는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서 ‘화개장터 벚꽃 축제´가 열린다. 서울에서도 벚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11∼25일에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윤중로 주변에서 한강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축제에선 거리예술축제, 백일장, 콘서트 등의 행사도 함께 열린다. 봄소식을 몰고 온다는 분홍빛 진달래 축제도 열린다. 전남 여수시에서는 ‘영취산 진달래 축제´가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열린다.6일에는 진달래 아가씨 선발 행사가 있고, 마술 쇼와 품바 쇼, 시화전 등 각종 문화행사가 준비돼 있다. 경남 거제시 대금산 일대에서도 ‘대금산 진달래축제´가 있다. 오는 12일까지 열리는데 남해안의 따뜻한 기후 덕택에 만개한 진달래의 군무가 일품이다. 충남 당진에서도 7∼8일 이틀간 ‘면천 진달래 민속축제´가 열린다. 면천의 명물 두견주를 만드는 행사와 진달래 떡 만들어 나눠 먹기 등 진달래로 만든 음식을 즐기는 먹거리 행사가 준비된다. 산수유꽃 축제도 빠질 수 없다.4일부터 9일까지 경기도 이천에선 ‘이천 백사 산수유꽃 축제´가 열린다. 각종 문화행사와 함께 산수유 비누 만들기, 산수유 꽃 그리기 행사 등이 열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기고] 봄철 ‘안전 산행’ 하려면/최득영 대한적십자사 외설악산악구조대원

    [기고] 봄철 ‘안전 산행’ 하려면/최득영 대한적십자사 외설악산악구조대원

    산이 좋아 산 사나이로 일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적십자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적십자의 인도주의 정신에 감동하게 되었고, 적십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한 산악구조 봉사활동이 벌써 5년이 되었다. 매년 이맘때면 반복되는 유사한 산악사고를 접하면서 때로는 인명구조 봉사활동에 대한 보람도 느꼈지만, 등산객들이 산행에 대한 약간의 상식만 알고 있었더라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늘 가지게 된다. 유달리 시샘이 많은 봄 산에는 위험요소가 적지 않다. 떠나기 전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산중에서 뜻밖의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봄은 겨울에 비해 따뜻하지만 산의 일교차나 당일 일기에 따라서는 느닷없는 눈이나 비, 겨울과 진배없는 추위와 맞닥뜨릴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해빙기에는 겨울산 같은 낙엽 밑 빙판길이나, 여름철 특징인 진창의 흙길도 만날 수 있다. 특히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한 지표면은 맥없이 들떠 있어, 바위나 나무 등을 생각없이 잡았다간 쏟아지는 낙석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봄철 산행을 나설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선 산에 오르는 사람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장비, 이를테면 구급약·장갑·랜턴·비상식량 정도는 생존과 직결된 것들로 사시사철 언제나 배낭에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봄철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한 방수·방풍복과 혹시 모를 추위에 대비한 보온 재킷을 배낭 아래 챙겨 넣었다면 일단 안심이다. 빙판에 대비한 아이젠도 꺼내기 쉬운 곳에 챙길 필요가 있으며, 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는 요즈음에는 스패츠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보통 지팡이처럼 사용하는 스틱은 그 용도가 굉장히 다양한데, 가능하다면 한 쌍을 동시에 사용하고, 평지에서는 지표면의 상태를 확인하는 용도로, 경사면에선 지형물을 잡지 말고 스틱에 의지해 오른다면 혹시 있을 낙석을 예방·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장비의 적절한 사용법을 몸에 익히는 것 또한 필수다. 늘 하고 있지만 산에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옷을 입고 벗는 방법이다. 일교차가 극심한 봄철 산행에서는 체온유지와 보온을 위해 그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다. 레이어링시스템이란 거창한 말로 속옷·중간옷·겉옷을 적절히 겹쳐 입는 방법을 설명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의 체질에 맞게 입고,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팔만 입어도 땀이 나는 체질의 사람은 과감히 벗어야 하고, 세겹을 겹쳐 입어도 추운 사람은 더 입어야 한다. 흔히 산행 중에는 두껍게 입고 땀을 흘리며 걷다가, 쉬는 시간에는 옷을 벗어 땀을 식히는 잘못을 범하기 쉽다. 가능하면 걸을 때는 조금 춥더라도 덜 입고, 휴식시간엔 하나 더 챙겨 입어서 따뜻하게 해 주어야만 체온과 체력을 아낄 수 있다. 다만 산행 중에 땀과 한기로 몸이 영 불편하다면 뒤처지거나 귀찮더라도 즉시 입고, 벗어 주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다. 버티다간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산을 즐기기 위해서는 몸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평소 적당한 운동으로 단련하여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가끔씩 하는 산행으로 운동을 대신하려 했다간 오히려 관절 등의 무리로 몸을 해칠 수 있다. 산행은 절벽 위의 서커스가 아니다. 포근한 봄날 넉넉하고 여유롭고 안전한 산행을 꿈꾼다면 그것이 장비가 됐든, 몸이 됐든 항상 준비하여야 한다. 아무리 등산에 자신이 있다 할지라도 완벽한 준비가 되었을 때, 그때 떠나라! 마지막으로 평소 짬을 내어 대한적십자사가 교육하는 응급처치법을 익혀두자. 불의의 사고가 났을 때,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긴요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최득영 대한적십자사 외설악산악구조대원
  • 흐드러진 벚꽃 보러오세요

    국내 최고의 벚꽃잔치인 제46회 진해 군항제가 다음달 2일 개막돼 13일까지 열린다.특히 올해는 예년과 달리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화사한 벚꽃감상을 만끽할 수 있어 상춘객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경남 진해시 농업기술센터는 25일 시내 대부분 벚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빨갛게 달아 올라 있으며, 일부는 벌써 꽃을 피웠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꽃샘추위 등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전야제가 열리는 다음달 1일쯤 활짝 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군항제는 꽃이 활짝 필 무렵 시작되고, 중간에 비가 온다는 예보도 없어 연분홍 꽃이 눈처럼 떨어지는 시기에 축제가 끝날 것으로 예상돼 상춘객들은 최고의 벚꽃놀이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당초 군항제 기간을 1주일 앞당겼다가 뒤늦게 닥친 꽃샘 추위로 개화시기가 늦어져 벚꽃없이 군항제가 시작돼 주최측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진해 시가지에 심어진 벚나무는 모두 모두 34만 3745그루로 꽃이 피면 시가지는 온통 연분홍빛으로 변한다. 특히 일제때 심어진 진해기지사령부와 내수면연구소의 아름드리 벚나무는 꽃터널을 이뤄 보는 이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진해농업기술센터 이상영 농업연구사는 “현재 기온과 강수량 등을 감안할 때 축제가 시작되는 다음달 1일 벚꽃은 활짝 피기 시작할 것”이라며 “예년과 달리 강우예보도 없어 상춘객들은 축제기간 내내 화사한 벚꽃구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추위를 많이 타는 꽃순이를 위해 나무꾼은 산골을 헤집고 다니며 땔감을 장만하고, 꽃순이는 서툰 솜씨로 밥을 짓고 찌개를 끓인다. 산골에서 오랫동안 혼자 생활한 영광씨는 “씻어라”,“옷 갈아 입어라” 시시콜콜 말하는 안자씨의 잔소리가 결벽증으로 느껴지고, 안자씨는 그런 영광씨가 못마땅해 가출도 불사한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 석빈은 윤 사장에게 토털브랜드를 다시 살리기 위한 자금을 대출하기 위해서는 누리제화의 보증이 필요하다며 부탁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한강제화는 최종 부도가 나고 서 회장은 파산 절차를 밟는다. 윤 사장은 주주총회를 통해 석우를 사장으로 결정했다고 석우에게 말한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많은 사람들이 가족력과 유전병을 혼동하고 있다. 혈우병, 다운증후군 등 유전자로 인해 100% 대물림되는 유전병과 달리, 가족력 질병에서 유전자는 약간의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올바른 관리로 예방 또는 발병 시기를 얼마든 늦출 수 있다. 미래질병 예측의 지표가 될 수 있는 가족력에 대해 알아 본다.   ●물병자리(SBS 오전 8시30분) 악몽에 시달리는 은서는 요양원 근처 물가에서 쓰러지고 이를 발견한 동하는 정성으로 보살핀다. 은영은 회사에 일찍 출근하며 업무에 모든 능력을 발휘하면서 조 여사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한다. 유 원장은 동하에게 이 요양원에서는 무연고인 은서의 성격장애 증상을 치료하기 어렵다며 다른 곳으로 보내자는데….   ●스페이스 공감(EBS 밤 12시10분) 모던 록 밴드 ‘델리스파이스’의 기타리스트 김민규의 솔로 프로젝트 ‘스위트피’. 최근 발표한 스위트피의 3집 앨범 ‘거절하지 못할 제안’은 김민규의 지난 십여년 동안의 음악 생활을 회고하는 한편 앞으로의 길을 제시하는 음악을 담았다. 또한 삼바, 스카, 재즈 등 새로운 리듬을 시도한 음악도 들어본다.   ●세계 세계인-아랍어 배우기 열풍(YTN 오전 10시40분) 인종과 종교, 나이에 상관없이 아랍어를 배우기 위해 시리아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아랍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에서 온 이슬람 교도와 이슬람 개종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종교에 관계없이 아랍어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든지 아랍어를 배울 수 있다.
  • [CEO칼럼] 사무여한(死無餘恨)/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CEO칼럼] 사무여한(死無餘恨)/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개성관광을 시작한 지 100여일 만에 관광객이 3만명을 훌쩍 넘었다. 한겨울에 시작한 관광인지라 추위에, 매서운 바람에, 잦은 눈비로 궂은 날씨 때문에 어디로든 관광길에 나서는 것 자체가 머뭇거려질 법도 한데, 개성을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엔 주저함도 찾아 보기 어려웠다. 봄의 문턱을 넘어선 지금은 그래도 많이 수월해진 편이지만, 지난 겨울엔 채 동이 트기도 전에 새벽잠도 식사도 거르고 길을 재촉했을 관광객들을 보며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 죄송한 마음이 앞서곤 했다. 특히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께는 더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새벽부터 고생이십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면,“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이까짓 고생이 무슨 대수냐.”며 호통 아닌 호통을 치시던 모습에서 가슴이 찡해 왔다. 어르신들께서 이렇게 좋아하시는 일을 왜 진작 성사시키지 못했을까하는 죄스러움과 미안함이 밀려 오면서 앞으로의 각오를 다시 한번 새롭게 다지게 된다. 속내를 다 들여다 보기는 어렵지만 사연도 각양각색이다. 하루만 시간을 내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에 다녀올 수 있다는 생각에 개성행을 결심하신 분들, 박연폭포며 선죽교며 그저 말로만 듣던 고려 500년 도읍의 자취와 유산을 찾아 삼삼오오 길을 나선 분들, 개성공단 현장을 둘러보기 위한 기업인들, 기왕이면 의미 있는 가족여행을 위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선 부모님들, 그 아이들에게 민족의 역사와 분단의 현실을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들…. 관광이라고 하기 힘든 관광길에 나선 분들도 적지 않다. 태어나 자란 고향땅을 지척에 두고도 수십 년 동안 그저 먼발치에서 바라만 봐야 했던 분들, 혹은 더 늦기 전에 헤어진 부모형제의 흔적이라도 찾을 수 있을까 하여 서둘러 개성을 찾는 분들의 사연은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평안남도가 고향이라던 한 관광객. 혈육의 이름과 주소를 써서 관광버스 창에 붙여 놓고, 누군가 알아봐 주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모습이 주위의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고도 한다. 근본에 충실하고자 하는 본성에는 어떤 논리도, 어떤 이념도 끼어들기 어렵다는 이치를 보여 주는 개성의 풍경이다. 지난해 12월5일 개성관광 첫날, 스쳐 지나듯 만났던 한 노인에 대한 기억이 가끔 떠오른다. 많은 사람들 틈에 유난히 병약해 보이던 어르신이 걱정스러워 “혼자 오셨느냐.”고 묻자 이내 손짓으로 숭양서원 뒤편을 가리키며 말씀을 이어갔다.“저기 저 뒤가 제가 살던 집입니다. 제가 얼마 살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죽기 전에 한 번 와봤으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했다.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을 빗대어 그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자주 붙여 쓰다 보니, 본뜻과 다르게 의례적이고 때로는 가볍고 진부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말이 되었다. 개성에서 만난 노인은, 죽을지라도 남은 한이 없다는 사무여한(死無餘恨)의 심정이 얼마나 무겁고 절실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해 주었다. 멀리 어깨너머로 고향집을 어렴풋이 본 것으로 소원을 이루셨다는 어르신. 말씀은 그렇게 하셨지만 아마 고향집 목전에서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리시며 또 하나의 아쉬움을 마음속에 담아가셨을 것이다. 언젠가 고향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 마음속에 남아 있는 그 마지막 한까지 내려 놓으실 수 있도록 부디 건강하시기를 바랄 뿐이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 [We랑 외국어랑 놀자-일어] 天氣 2 (旅行69)

    A:今日は寒くなりましたね.(오늘은 추워졌어요.) B:そうですね.花冷えのようです.(그렇군요. 꽃샘추위인가 봐요.) A:明日の天氣はどうですか.(내일 날씨는 어떻습니까?) B:雨が降りそうですね.(비가 내릴 것 같아요.) A:よかったですね.(다행이군요.) B:どうして.(왜요?) A:このごろは韓國でも黃砂が問題になっています.(요즘은 한국에서도 황사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B:そうですね.雨がいいですね.(그렇군요. 비가 좋군요.) ▶ 한자읽기 : 今日(きょう) 寒(さむ)く 花冷(はなび)え 明日(あした) 天氣(てんき) 雨(あめ) 降(ふ)り 韓國(かんこく) 黃砂(こうさ) 問題(もんだい) 세종외국어학원 일본어회화, 번역, 통역담당:윤병일 02)720-8587
  • [길섶에서] 봄볕/함혜리 논설위원

    지난 주말 야외에 나갔다. 대지에는 봄 기운이 완연했다. 나뭇가지들은 물이 한창 올라 파릇했다. 한겨울의 추위는 매서웠지만 봄을 맞은 나무들은 벌써 그것을 잊은 듯했다. 누런 잔디 사이로 초록색 민들레 순도 보였다. 그러고 보니 여기저기에 이름 모를 풀들이 겨우내 얼었던 땅을 뚫고 나와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겨울 막바지에 우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았다. 나도 애를 먹었다. 의학적 지식이 좀 있는 사람들은 햇볕 부족에서 오는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산책을 권했다. 일조량이 줄어들면 비타민D가 부족해지고 각종 호르몬 분비량이 들쭉날쭉해져 감정의 기복도 심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날씨가 추우니 자꾸 움츠러들기만 했다. 취미생활을 보다 적극적으로 하라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노래를 들으면 위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그대 울지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어쨌든 그 겨울은 갔다. 올해엔 봄볕이 유난히 반갑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한나라당도,철새 정치인도 심판 받아야/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 한나라당도,철새 정치인도 심판 받아야/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벌써 몇 년째다. 몽골 정부가 관리상 강한 날갯죽지에 49번이라고 표를 붙인 천연기념물 독수리. 해마다 겨울이면 멀리 한국땅 경남 고성으로 먹이를 찾아 내려와 추위를 보내고 봄이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동료 독수리 1000여마리 가운데 상당수는 철원과 파주에 머물지만 49번 독수리는 어린 독수리들을 이끌고 먹이를 찾아 더 따뜻한 고성으로 온다. 나침반이 없어도 어김없이 방향을 찾고 경로를 파악하면서 최종 목적지에 도착한다. 이름하여 철새다. 오는 4월9일 총선을 앞두고 한국의 선거판에도 이른바 철새가 난무한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박재승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철새의 정의를 다시 내렸다. 철새는 험난한 항로를 매번 똑같이 죽어라고 날아다니는 새다. 해서 선거 때마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는 사람들은 철새라고 불릴 수 없다는 말이다. 어쨌든 2008년 총선에서도 이른바 철새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니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은 사람이나 2004년 총선에서 집권당으로 당선된 뒤 지금은 당을 바꿔 출마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또 공천을 못 받았다고 이당 저당에서 탈당행렬도 이어진다. 그중에는 다른 당에 기꺼이 투항하거나 같은 처지끼리 함께 공동전선을 구축하여 선거에 이긴 뒤에 다시 살아서 돌아갈 것을 공언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점에서 현 집권당의 공천심사는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 현역의원을 40%씩이나 갈아치운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한국 정당정치의 후진성을 한마디로 알려주는 철새들을 더욱 양산했기 때문이다. 다른 당 사람은 안아주고 자기 당 사람들은 쫓아냈다.1987년 이후 가장 긴 기간 장수를 누리면서 한국정당사를 다시 쓰는 중인 한나라당이라면 적어도 헌정 60주년에 열리는 총선 공천에서 역사적인 책임을 눈치라도 챘어야 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당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정책과 유권자 대신 자신의 정치적 야욕만 채워 온 정치배들에게 따끔한 교훈을 주지 못했다. 굳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입을 빌리지 않아도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민의를 배반한 공천에 그쳤다. 누구든지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가능한 상황일진대 한나라당은 유권자 지지를 업고 두둑하게 배짱을 부리면서 탈당과 비리의 전력자들을 과감히 정리했어야 했다. 그래야 한나라당은 앞으로 이들이 다시는 정치에 발붙이지 못하게 선진적 정치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러한 간단한 원칙을 훼손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의 눈에는 이전 정부의 낙오자들을 주워 담은 정당으로 비친다. 당적을 옮긴 후보에게 공천을 준 것은 다음 총선에서도 똑같이 공천을 받을 수 있다고 탈당자들에게 아예 길을 터준 것이다. 탈당한 후보들은 결국 한나라당의 표를 갉아먹을 것이다. 그래도 이들의 생환을 받아준다면 이 또한 한나라당의 품격을 해치는 것이다. 그래서 예외 없이 원칙을 관철시킨 박재승 민주당 공심위원장만이 국민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었다. 한나라당이 무원칙한 심사로 공천이 늦어지는 바람에 맞춤형 선거를 준비하는 다른 당의 공천마저 지연됐다. 선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았으니 국민은 후보자 면면을 파악할 시간마저 빼앗겼다. 후보자들은 이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좋은 공약을 준비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낙천에 따른 반발로 정당마다 난장판이니 민생을 위한 선거를 치를 수나 있겠나. 결국 남은 몫은 현명한 유권자의 선택이다. 철새라고 불릴 수도 없는 정치배들에게 표를 준다면 한국 정당정치는 계속해서 후퇴할 것이다. 탈당자와 비리전력자에게 면죄부를 준 공천심사위원회와 정당에 국민이 과감한 심판을 내려야 할 것이다. 유권자의 민심과 희망만을 나침반 삼아 험난한 국정을 묵묵히 수행하는 독수리들만 골라내야 할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비교정치 교수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6) 슈뢰더·메르켈 독일 前·現 총리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6) 슈뢰더·메르켈 독일 前·現 총리

    |베를린 이종수특파원|수출 5년째 세계 1위,2006년 경제성장률 2.7%, 실업률 지속적 감소…. 독일의 경제 호황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독일의 발전은 유럽이 따라가야 할 모델”이라고 격찬했을 정도다. 근년 독일 경제호황의 틀을 다진 지도자를 들라면 현지에서는 어김없이 ‘어젠다 2010’으로 상징되는 과감한 개혁 정책을 밀어붙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를 꼽는다. 반면 메르켈 총리의 지속적인 개혁 정책 덕분이라는 분석도 덧붙는다.‘쌍두마차의 공조’라는 분석이다. ●폴크스바겐사 이사 영입… 노동 개혁안 마련 1998년 사민당-녹색당 연정으로 슈뢰더가 처음 총리로 취임했을 당시 독일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2001년 이후 경제성장률은 급락했고 고질병인 실업률도 크게 증가하면서 경제 전반적으로 침체현상이 두드러졌다. 이 현상이 경기 순환적 요인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경제 구조의 취약성에서 생겨난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메스’를 댈지가 문제였다. 수십년 동안 연방 정부가 지원해온 실업자 정책 등 관대한 사회복지제도에 익숙한 노동계의 반발이 불 보듯 뻔했다. 이는 사민당의 지지율 하락을 의미했다. 취임 초기 “실업률 감소가 정책 성공의 잣대”라고 공언했던 슈뢰더 총리가 마침내 2003년 3월 연방 하원에서 ‘어젠다 2010’이라는 칼을 뽑았다. 이를 위해 2002년부터 폴크스바겐사의 피터 하르츠 인사담당 이사를 위원장으로 임명해 4단계 노동시장 개혁안을 마련했다. ‘어젠다 2010’의 주요 골자는 ▲노동시장 유연화 ▲사회보장제도 개혁 ▲세율 인하 및 세제 개혁 ▲관료주의적 규제 철폐 등이었다. ●‘어젠다 2010’으로 개혁 토대 다진 슈뢰더 예상대로 반발은 거셌다. 노동조합 등 노동계뿐만 아니라 슈뢰더가 이끌던 사민당 내부에서 강력하게 저항했다. 특히 실업자들의 구직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실업수당을 받는 기간을 32개월에서 12개월(55세 이상은 18개월)로 줄이는 개혁 방안에 대한 반발이 가장 거셌다. 또 사회보장연금을 받는 나이를 65세에서 67세로 높이면서 노동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슈뢰더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미스터 바스타’(BASTA·‘내가 하는 대로 따라와’라는 뜻의 독일어)라는 별명에 걸맞게 개혁 정책을 밀어붙였다. 경기 부양을 위해 소득세율도 낮췄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1인 자영업자의 창업절차도 간소화했다.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면서 공감대를 조금씩 넓혀 갔다. 그러나 경제 개혁의 성과는 당장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개혁 원년인 2003년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실업률도 대폭 늘어났다. 개혁 효과가 당장 보이지 않자 사회보장 혜택이 줄어든 유권자들은 사민당을 외면했고 전통적으로 사민당이 강세였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등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이에 슈뢰더는 ‘조기 총선’으로 정국을 정면돌파하려고 시도했다.2005년 9월 조기 총선 결과 사민당은 제2당으로 전락하면서 기민당과의 연정 파트너로 대연정의 한 축이 됐다. 후임 총리가 지지율을 의식해 독일 개혁의 항로를 바꿨다면 독일 경제의 르네상스는 사라질 뻔했다. 다행히 메르켈 총리는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독일판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메르켈 총리는 ‘어젠다 2010’의 틀을 유지하면서 연금 및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 개혁은 물론 기업세제 개혁, 노동시장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구체적으로 올해부터 법인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등 기업의 조세부담률을 38.6%에서 29.8%로 대폭 낮춰 투자 활성화에 주력했다. 또 실업자 지원정책을 취업 알선 위주로 바꾸고 청소년 직업훈련 프로그램도 확충했다. 신규 직원 채용시 수습기간, 즉 해고 가능기간도 6개월에서 2년으로 연장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메르켈은 과감한 저출산·고령화 대책과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 확대 방안을 펼쳐 나갔다.‘50세 이상 연령층의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이니셔티브 50 플러스’ 정책을 마련했다. 연방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도 내년까지 총 60억유로를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다. ●슈뢰더 개혁 공조… 호황 유지한 메르켈 그 결과 독일 경제는 2005년 부진의 늪을 딛고 2006년부터 호황으로 돌아섰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활기를 띠면서 경제성장률은 2.7%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신뢰 지수도 1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수출이 8.3%나 증가하는 데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보다 0.1% 포인트 높은 2.5%를 달성했다. 독일 노동청 발표에 따르면 실업자 수도 지난해 361만명으로 2006년보다 87만 7000명이 줄었다.‘독일병’이라는 오명 대신 ‘유럽의 새 발전 모델’이란 수식어가 자리잡았다. 그러나 독일 경제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켈 총리가 더 강하게 경제개혁을 추진했어야 했다.”며 “유가 상승과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여파로 국제 경제의 침체는 독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경제개혁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개인복지의 축소, 임금 삭감 등으로 새로운 빈곤층이 형성되면서 구매력이 약화돼 내수가 어려워져 장기적으로는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vielee@seoul.co.kr ■ “좌파 저항속 노동시장 개혁 슈뢰더 아니면 못했을 것” |베를린 이종수특파원|독일 경제 호황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까지 갈까? 궁금함을 풀기 위해 독일의 대표적 거시 경제학자인 볼프강 세잔(64) 코트부스 공대 교수를 12일(현지시간) 만났다. 그는 “독일 경제 호황은 슈뢰더 전 총리와 메르켈 총리의 경제개혁을 비롯, 국내외의 좋은 경제 상황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구체적인 배경으로 ▲슈뢰더-메르켈 총리로 이어지는 지속적 경제개혁 의지 ▲세계 경제의 호황 ▲기업의 구조조정 ▲임금 인상 억제 등을 꼽았다. 시장경제론자인 그는 더 나아가 “연방 정부 혼자의 힘으로는 현재의 경제 호황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며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독일 연방정부의 개혁 의지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지는 않았다. 특히 슈뢰더 전 총리의 역할과 관련,“사민당과 노동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동시장을 개혁한 것은 슈뢰더 아니면 못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결과 슈뢰더 전 총리는 총선에서 패하고 그가 이끌던 사민당은 분열했지만 경제 회복의 토대를 다졌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역할에 대해서는 의외로 과소평가했다. 그는 “큰 틀에서 볼 때 메르켈 총리는 경제 개혁을 했다기 보다는 슈뢰더의 개혁을 유지관리했다.”면서 “경제 개혁을 둘러싼 갈등을 조정한 점이나 국제 무대에서 독일의 위상을 드높인 점은 높이 살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잔 교수는 “그러나 이는 경제학자들의 엄밀한 평가고, 국민들은 최근의 경제 호황을 메르켈의 업적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독일 경제 앞에 드리운 그림자도 지적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비롯한 미국의 경제 침체가 세계로 확산되고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독일 경제의 호황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특히 유로화 강세가 독일 경제에 호재만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메르켈 총리가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게 되면 실업률이 개혁 이전처럼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독일 정부는 최근 세계 경제 침체와 금융위기 우려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7%로 낮췄다. 인터뷰 다음날 공항 가는 길에 만난 택시 기사에게 독일 경제 호황의 주역을 물어 보았다. 그는 “슈뢰더냐 메르켈이냐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며 “두 사람의 공조가 주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들려줬다. vielee@seoul.co.kr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 어록 ▲“실업률 감소가 정책 성공의 기준이다. 다음 총선까지 실업률을 내리지 못하면 다시 선출될 권리가 없다.”(1998.8) ▲“해가 뜨면 기민당(CDU) 덕분이고 바람과 눈, 추위는 ‘악당’인 사민당(SPD) 탓이라고 한다.”(2000.5) ▲“국가의 지원을 줄이고 개인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2003.3) ▲“당신도 개인적으로 경기활성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2004.1) ■ 앙겔라 메르켈 총리 어록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사회 복지다.”(2005. 총선) ▲“국가는 지원만 하는 게 아니다. 국가는 울타리가 아닌 정원사 역할을 해야 한다.”(2006.5) ▲“머리로 벽을 받고 들어갈 수는 없다. 그래 봤자 언제나 벽이 이긴다.” (2008.1. 독일 기차기관사 파업 관련)
  • 인테리어 좀 하는 집 벽엔 물이 흐른다?

    인테리어 좀 하는 집 벽엔 물이 흐른다?

    해를 거듭할수록 봄보다 황사의 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날도 서서히 풀려 겨우내 굳었던 어깨 좀 펴보려 했더니 뿌옇게 흐린 공기 때문에 더 움츠러들게 된다. 올해 황사도 예년보다 더 지독할 것이라는 예보다. 밖으로 돌아다니며 만물이 생동하는 기운을 만끽하기 두려운 요즘이다. 이럴 때 봄과 자연을 아예 내 곁으로 끌어오면 어떨까. 창문 밖의 황사에 대비해 집안 공기를 맑게 가꾸고 자연도 느낄 수 있는 ‘내 집안 정원 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실내 정원 가꾸기는 특히 올해 새롭게 주목받을 소비 트렌드와도 맞아 떨어진다. 트렌드 정보 및 컨설팅 기업 아이에프네트워크는 올해 떠오를 소비자 그룹 가운데 하나로 ‘그린 럭시스트’를 꼽았다. 이들은 유한한 자연의 가치를 소유하고 즐기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이미 수영장을 숲 속이나 연못 등 자연 속에 있는 것처럼 꾸미고 유리병 안에 작은 분재를 넣어 자연을 소지품처럼 갖고 다닐 수 있게 한 상품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 녹색 미니정원이 지독한 황사 막아주고 32평 아파트 발코니에 만들 수 있는 미니 정원은 보통 23∼26㎡가 적당하다. 규모가 작아도 아토피 피부염, 비염, 천식 등 각종 알레르기와 호흡기 질환의 주범인 황사 먼지의 유입을 막기에 충분하며 녹색효과로 심신이 안정되니 일석이조다. 정원을 꾸밀 때 가장 유의할 점은 배수와 난방이다. 발코니 바닥에 직접 흙을 까는 만큼 난방을 해서는 안된다. 배수가 원활하지 않으면 물이 썩어 식물이 쉽게 죽으며 벌레가 생기기 쉽다. 식물은 잎이 넓고 생명력 있는 관엽식물이 적당하다. 처음에 보기 좋은 화초류는 2∼3개월 뒤면 말라 버려 오히려 미관을 해칠 수 있다.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은 약한 빛에서도 잘 자라는 반면, 병충해나 추위에 약해 자연의 흙보다는 보온·보습성이 뛰어난 인공흙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펄라이트’,‘피트모스’가 많이 사용된다. 커피 전문점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커피 찌꺼기를 가져다가 일반 흙과 섞어 사용해도 무방하다. 초보자들은 이동식 정원이 만만하다. 나뭇결이 살아 있는 사과상자, 집에서 굴러 다니는 넉넉한 알루미늄 용기나 양은 그릇은 훌륭한 이동식 꽃밭이 될 수 있다. 그릇 바닥에 물이 빠져나갈 구멍을 4∼5개 뚫고 배수판→부직포→작은자갈→흙 순으로 담는다. 겉면에 페인트칠을 하거나 시트지, 포장지로 장식하면 근사한 화분이 된다. 각종 식물과 조경 자재 및 소품은 서울 양재동화훼공판장(www.yfmc.co.kr/02-579-8100)이나 남서울화훼공판장(02-502-6835)에서 구입 가능하다. 보다 다채롭고 감각 있는 집을 꾸미고 싶다면 강남고속터미널 꽃도매상가(02-535-4799)로 가보자. 화분을 비롯해 꽃꽂이 용품, 조경에 필요한 예쁜 소품 등이 즐비하다. 구파발 화훼단지(02-356-0663)와 남대문시장 대도상가(02-777-1709)에서도 생화와 분재를 구매할 수 있다. # 저렴한 실내 분수대로 분위기 내고 고급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물이 흐르는 벽인 벽천. 최근 들어 거실이나 주방에 설치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한다. 거실 벽을 타고 잔잔히 흐르는 물은 조용한 계곡에 와 있는 양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한편 건조한 실내를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가습기 역할을 한다. 벽천을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LG 화학 디스퀘어(www.dsquare.kr)에 따르면 자동 급·배수 시스템으로 별도의 물 공급이 필요없다. 형광등 켜듯 스위치 하나로 조작하며 물의 습도, 온도, 양 조절까지 된다. 넓이 조절이 자유로워 거실이나 현관 입구 및 복도, 주방 등 다양한 공간에 적용할 수 있다. 소재도 대리석뿐 아니라 산호석이나 화산석 등 자연적 소재를 사용할 수 있어 가까이에서 자연을 느끼기에 손색이 없다. 고인 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악취나 세균 번식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인체 무해한 미생물 억제제를 투입해 제거한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비용. 벽천을 아파트 25평 기준 거실에 설치하는 데 대략 200만∼3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오픈마켓 G마켓 (www.gmarket.co.kr)에는 한층 저렴하면서도 벽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상품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괘종시계처럼 생긴 실내 분수대. 황사 관련 상품 수요가 평소 대비 약 30% 이상 증가했는데, 실내 분수대도 인기 상품이다. 자연 가습 효과는 물론 흐르는 물이 미세먼지를 흡착 제거한다. 분수대에 아로마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온 집안에 향기가 퍼져 방향제가 필요없다. 가격은 30만원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도움말 및 사진제공 : 디스퀘어(www.dsquare.kr), 지인(www.z-in.co.kr), 푸르네(www.ipurune.com)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흥미진진한 K-리그를 기대한다

    모든 문화적 행위는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다. 우리가 산에 오를 때 산은 우리에게 말을 건다. 설악산의 대화가 다르고 지리산의 이야기가 다르다. 낚시도 마찬가지다. 잔잔한 호수의 대화가 다르고 갯바위의 험난한 이야기가 다르다. 엇비슷하면서도 미묘한 차이가 확실하기 때문에 우리의 문화적 욕망은 메마르지 않는다. 오래된 만년필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그 속에 십 수 년의 이야기가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연이나 사물이 그러할진대, 실제로 ‘이야기’를 뼈대로 삼고 있는 문화·예술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 ‘디 워’ 논쟁의 핵심도 과연 ‘그 영화가 들려주고자 했던 이야기의 내실’이었다. 천문학적 제작비를 투입한 할리우드 오락 영화도 ‘이야기의 빈곤’이 거론되면 금세 그 인기가 사그라진다. 우리는 첨단 효과를 보러 영화관에 가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밀도있게 구성한 이야기를 즐기러 가는 것이다. 물론 이야기는 ‘줄거리’만이 아니다. 이야기는 그 문화·예술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만큼 다채롭다. 영화의 표면적인 줄거리뿐만 아니라 감독의 철학이나 배우의 풍요로운 내면 세계, 혹은 그 영화를 낳은 사회적 요인도 이야기에 포함되는 것으로써, 우리가 7000원을 내고 극장에 들어갈 때는 이 모든 요소가 빚어진 문화적 욕망의 인도를 받은 것이다. 이번 주말이면 K-리그가 개막된다.14개 구단이 저마다의 조건에서 지난 겨울 내내 대장정을 준비했고, 이제 그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쌀쌀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축구장을 찾을 것이다. 적어도 이번 주말 그들은 설악산이나 영화관 대신 축구장을 선택해 이 매력적인 문화가 들려주는 각별한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4강 구도가 예견되고 있다. 수원과 서울, 울산이 팀을 정비해 철옹성 성남을 공략한다. 이 팀들 중에서 어느 팀이 리그 초반에 치고 나갈 것인가가 우선 관심거리다. 물론 다크호스도 만만치 않다. 조재진을 영입한 전북은 다크호스가 아니라 이젠 우승 후보다.1년 동안 잉글랜드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장외룡 감독의 인천이 들려줄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기대된다.지난해 가을을 뜨겁게 장식한 김호 감독의 대전은 그 아름다운 기억들이 우연의 소산이 아니라 머리와 심장의 합작품이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부산의 황선홍 감독은 60년대 이후부터 한국 축구사를 빛낸 대선배들과 벤치 싸움에 나선다. 이처럼 2008 K-리그는 감독들마다의 다채로운 경륜과 철학과 스타일이 빚어내는 독특한 이야기로 풍성하다. 여기에 노장과 신예 선수들, 그리고 새로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의 이야기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이번 K-리그는 박진감 넘치는 교향악의 향연이 된다. 꽃샘 추위를 핑계로 웅크리고 있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드라마가 이제 펼쳐지는 것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길섶에서] 민폐/함혜리 논설위원

    밤 늦게 문을 여는 동대문운동장 근처 도매 옷시장에 가끔 간다. 부담없는 가격에 최신 유행 스타일의 옷도 사고, 다른 세상의 활력을 느낄 수 있어서다. 얼마 전 시장에 갔다가 추위도 식힐 겸 출출한 배도 채울 겸 호떡 집에 들렀다. 아저씨 혼자서 호떡을 굽는데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호기심이 발동해서 “하루에 얼마를 버시느냐?”고 물었다. 아저씨는 “하루 평균 50만원은 번다.”고 했다. 그렇다면 열흘이면 500만원, 한달이면 1500만원을 번다는 얘기다. 추운 날씨에도 신나게 호떡을 만들어 파는 게 이해가 갔다. 구두 수선집 아저씨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하루 5만원 정도 번다고 했다. 호떡장수 아저씨의 하루 수입이 50만원이나 된다고 했더니 아저씨는 “얼마를 버느냐보다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 아저씨도 잠시나마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떡집 아저씨가 부러운 마음에 괜히 엉뚱한 사람에게 민폐를 끼친 것 같아 미안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손 자주 씻으세요”… 광주·대구 독감 비상

    전국에 지속된 이상건조 날씨 등으로 독감 증세의 감기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27일 광주와 대구의 병원과 학원, 학부모들에 따르면 최근의 꽃샘추위로 인한 심한 일교차와 함께 공기중 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감기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에게 더 심하다. 광주시내 병·의원의 소아과와 이비인후과, 약국은 감기 환자들 받기에 바쁘다. 광주 충장로 B이비인후과의 간호사는 “지난해 이맘 때보다 두 배나 많은 하루 평균 100여명의 감기 환자들이 치료받으며, 이들 중 1주일 이상 오는 환자들도 적잖다.”고 말했다. 광주 염주동과 진월동 M,S병원의 소아과 간호사들은 “고열과 두통, 기침 등을 호소하는 어린이 감기 환자가 하루에 40여명으로 늘었고 증상도 열이 38도까지 올라가 잘 떨어지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어린이 종합병원인 대구 수성구 A병원에는 하루에 감기 환자가 90여명으로 늘었다. 목감기와 비염 증세로 기관지가 좁혀져 입원 환자도 나오고 있다. 문모(58)씨는 “온 몸에 신경통과 근육통으로 주사를 맞고 5일 지났으나 호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피아노학원, 저학년 대상 영어·수학 학원들의 결석생이 부쩍 늘었다. 초등학생 두 딸을 둔 한 학부모는 “개학 날이 다가오는데 두 아이가 목이 붓고 기침과 고열 증세로 시달려 큰 일”이라고 말했다. 한 소아과 의사는 “외출 후 손을 잘 씻고 양치질을 잘하는 게 최선의 감기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감기는 코로나 바이러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옮겨진다. 대개 증상이 가벼운 게 감기이고 고열과 구토, 기침 등을 동반하면 독감이다. 한편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8일 인플루엔자(독감) 의사환자가 영남권과 충청권에서 점차 호남권으로 확산된다며 외출 후 손 씻기와 기침예절 등 예방대책을 당부했다.광주 남기창·대구 한찬규기자 kcnam@seoul.co.kr
  • [특파원 칼럼] 중국인의 수구초심/이지운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인의 수구초심/이지운 베이징특파원

    “상황이 이런데도 중국 사람들은 왜 굳이 고향에 가려는 거죠?” 뉴스 앵커가 거듭 묻는다.“새해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것은 중국인의 오랜 전통입니다….” 여전히 확신이 없는 현장 기자의 답변. 앵커의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한다. 관련 뉴스가 끝나도록 앵커는 ‘그래도 납득이 안 된다.’는 표정이다. 지난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한 홍콩 신문의 칼럼에 소개된 CNN 뉴스의 한 장면이다.“현장의 미국인 기자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설을 쇠는 중국인의 전통이 아니라 엄청난 재해속에서도 그 많은 사람들이, 왜, 힘들게, 위험을 무릅써 가며 굳이 고향에 가려는 심리”라고 칼럼니스트는 지적했다.‘제발 남아라, 남아라, 남아라’라는 제목의 이 글은,“일단 길에 오르는 순간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귀성길의 포기를 호소하고 있다.‘신체는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니 이를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는 논어 구절까지 동원한 데에 절박함까지 느껴진다. 중국중앙TV(CCTV)도 곳곳 폭설의 참상을 전한다. 길게 멈춰 늘어선 차안에서 안전의 위협, 추위·감기, 굶주림 등과 며칠간 사투를 벌여온 이들을 연일 비춰주고 있다. 그럼에도 광저우(廣州)역 앞에는 흩어졌다, 모였다 하는 수십만 군중이 여전하다.TV의 카메라를 향해 “열차개통을 기다린 지 1주일째”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멈춰선 차에서 내려 봇짐 지고 수백리 산 길을 걸어 고향에 도착한 이들의 사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한국사람들도 이해하기 쉽지 않아진다. 실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귀향길, 왜 굳이 가려는가.“아버지가 암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이번이 아니면 영영 뵙지 못할 것 같다.”고 울먹이는 20대 초반의 아가씨에게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후난(湖南), 후베이(湖北), 안후이(安徽), 저장(浙江), 장쑤(江蘇) 등의 숱한 기차역과 각급 장거리 버스터미널 주변을 새까맣게 뒤덮고 있는 수천만명의 농민공들이 모두 이런 사연을 갖고 있지는 않을 터. 광둥성만 2200만명, 저장성 항저우(杭州)에만도 1000만명 이상이 외래 농민공들이다. 1억 5000만명 이상의 농민공을 배출해낸 중국 농촌의 가족 형태와 귀성객의 구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우선 최근 중국의 귀성은 과거 한국의 귀성과 내용이 다르다. 한국의 전형은, 고향을 떠난 형제들이 각각 그들이 구성한 핵가족과 함께 부모를 찾아뵙는 것이었다. 지금 중국은 젊은 부모가 어린 자식을 만나기 위해, 부부가 상봉을 위해 고향을 찾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농촌에는 노인과 어린이만 남겨진 가정이 부지기수다. 부모가 함께, 또는 따로따로 외지로 나가 일을 하기 때문이다. 직계 가족이 아닌 친척의 손에 맡겨진 어린아이들도 상당수다. 학교도 못 가고 노동 현장에 내몰리는 사연이 흔하디흔하다. 시골에 남겨진 아이들이 학업도가 떨어지고 탈선하는 확률이 높다고 각종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외지에서나마 부부가 함께 일하면 그나마 사정은 낫다. 서로 수천리 떨어진 타지에서 수년간 떨어져 지내다 붕괴되는 가정도 숱하다. 최근 광둥성 둥관(東莞)에서 만났던 30대 초반의 농민공 천(陳)씨도 이런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천씨는 고향 쓰촨(四川)성의 대도시에 나와 일을 하고 있는 부인을 못 본 지 4년이 돼간다고 했다.5살배기 딸은 고향 부모에게 맡겨 놓았다. 춘제마다, 모든 농민공들이 고향을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가슴아픈 사연은 늘어난다. 적은 임금에 이런저런 사정으로 해를 거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번 폭설은 가정을 확인하러, 지키러 가는 이들을 더욱 조바심나게 했다.100년만의 폭설로 새삼 조명된 중국인의 수구초심(首丘初心) 이면에는 핵가족마저도 분해시킨, 산업화의 그늘이 짙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지운 베이징특파원 jj@seoul.co.kr
  •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온난화 따른 식물종의 미래

    [현진오의 野, 야생화다!] 온난화 따른 식물종의 미래

    ‘지구온난화에 따라 아열대 식물이 북상해 한반도를 뒤덮는다.’ 이것은 터무니없이 과장된 시나리오다. 적어도 100년이나 200년 내에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이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귤나무가 재배되는 일은 이보다 더 빨리 생길지 모른다. 자연적으로 생육 공간을 넓혀가는 자생식물이 아니라 사람들이 심어 기르는 것이므로 기온만 맞으면 인위적으로 귤나무 과수원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온이 아무리 따뜻해지더라도 자연 상태에서 식생 변화가 곧바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서울 근교에서 아열대 식물인 동백나무가 저절로 자리를 잡아 숲을 이루려면, 귤나무보다 훨씬 긴 기간이 필요하다. 이처럼 온난화의 영향은 자생식물보다 귤나무 같은 재배식물에서 더욱 빨리 나타난다. 귤나무뿐만 아니라 유자나무, 차나무, 유채, 고구마, 겨울대파, 월동배추 같은 난대성 재배식물들이 중부 지방에서도 흔하게 재배될 것이고, 대나무, 동백나무, 멀꿀처럼 추위에 약한 정원수들이 서울과 경기 지방에서 더욱 많이 심어질 것이다. 우리땅에 토착하여 스스로 번식하며 살고 있는 자생식물들 중에는 나무보다 풀이 먼저 온난화의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숲의 변화보다는 숲을 이루는 식물종들에서 변화가 먼저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온상승에 따른 식물종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귀화식물을 포함한 저지대의 난대성 잡초들이 북쪽으로 올라와 생육하는 일이 일어난다. 이런 종들은 대개 한해살이풀이거나 두해살이풀로서 여러해살이풀에 비해 생육 영역을 재빨리 넓힐 수 있는 것들이다. 추위에도 어느 정도 견딜 수는 있지만 현재는 남부지방에서 더욱 널리 퍼져 자라고 있는 광대나물, 자운영, 큰개불알풀 같은 잡초들이 중부지방에서도 흔하게 자랄 것이다. 두 번째는 남한의 산꼭대기에서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빙하기잔존식물들이 사라지는 일이 일어난다. 빙하기때 남하해 살던 이들은 기온이 따뜻해짐에 따라 산꼭대기로 쫓겨 올라가게 되었는데, 온난화에 따라 산꼭대기에서조차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다. 이것은 우리의 고유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자생식물의 변화이기 때문에 온난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에서 간과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런 과정에서 멸종할 것으로 보이는 풀은 개제비난, 기생꽃, 나도여로, 대성쓴풀, 만주송이풀, 손바닥난초, 애기사철난, 장백제비꽃, 큰잎쓴풀 등이다. 이밖에도 고산성 특산식물인 산솜다리, 한라솜다리, 한라송이풀 등도 없어지게 되는데, 지구에서의 멸종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처럼 지구온난화에 의해 1차적으로 영향을 받을 식물들은 산과 들을 가득 메우는 것들이 아니다. 특별한 곳에만 조금씩 무리를 지어 자라거나 한두 개체씩만 자라는 것들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숲의 변화, 즉 식생(植生)의 변화를 쉽게 인식하지는 못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일어날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버섯, 지의류 같은 미생물의 변화가 제일 먼저 일어날 것이고, 이와 동시에 이동성이 강한 곤충류, 조류에서 감지될 것이다. 식물은 아주 천천히, 그것도 식물종의 변화가 먼저 일어난 후에 눈에 띌 만한 식생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동북아식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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