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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 친구들 ‘끈스탁’

    창문을 내다보니 슬렁슬렁 우리 집 향해 걸어오는 녀석이 있었다. 골목은 텅 비어 있고, 옆집 개는 묶여 마구 짖어대고, 우리 집 개는 창문에 매달려 한참 짖어댄다. 인적 없는 골목에서 골목을 걷는 자가 주인이라는 듯 풍채 좋은 녀석은 위풍당당하게 올라와 슬쩍 옆집 살피는 듯하더니 불쑥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 풀을 휘적휘적, 꽃밭을 콕콕! 텃밭을 뒤적뒤적 그러다 후르르 햇볕 좋은 자리에 가서 깃털 정리하며 멋낸다. 어머나 멋진 손님이네 하며 구경 좀 하려 창문 여니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가는 녀석. 아랫집 사는 수탉이다. 매일 집에 오기에 그 모양 구경하자고 하면 잽싸게 줄행랑치는 녀석. 집에 닭장 만드는 걸 알고 저러나, 빈 마당 혼자 독식하듯 묶여진 개들 희롱하고 늙은 개 무시하며 껄렁대며 다니니 이보다 희한한 풍경은 처음 보는지라 쫓아내기보다 언제 오나 기다리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량인 양 다니던 녀석이 다급해지고 절절해지는 계기가 생겼으니 우리 집에 암탉 네 마리 들어온 다음부터이다. 아침에 닭들 밥 주러 나서면 벌써 와서 기다리고, 훠이~훠이~ 쫓아도 기어이 닭장 앞에서 암탉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비 와도 그 비 맞으며 문 앞 지키는 순정에 문 열어 주어 장닭 한 마리, 알만 낳는다는 늙은 암탉 4마리, 그리고 다시 알 품을 암탉 2마리 더해 7마리가 한 식구 되었다. 닭장 안이 복닥복닥 하더니 식구 느는 건 일도 아니었다. 병아리들이 크는 건 순간이고 어느새 첫겨울이 왔다. 추위가 유난하여 닭장 바닥에 왕겨를 두툼하게 깔아 주고 비닐을 두 겹으로 해서 바람막이해 주니 닭들은 겨울이 되어도 넉넉히 달걀을 낳아 주었고 활발히 노닐었다. 그런데 조류독감이 논밭 건너 산자락 양계장에 왔다 하고, 곧 마을에서 키우는 닭들을 살처분했다는 소식이 우리 집에도 전해졌다. 끈스탁과 검은발, 날랭이, 분홍부리, 새댁닭과 여시닭 그들의 병아리들. 그리고 무시로 닭장 안에 드나들며 사료 먹는 참새, 박새, 오목눈이들. 아무 증상 없는데 살처분이라니…. 고민이 깊어지자 지인의 조언과 이장님의 보이지 않는 배려, 이런저런 상황을 듣고 AI 발생지와의 거리 확인해 보겠다는 담당검역 직원과의 통화로 다행히 살처분을 넘길 수 있었다. 그렇게 겨울 넘긴 닭들은 5마리만 남겨 놓고 정리했다. 이제 다시 맞이할 겨울. 혹한이 몰려온다 하는데 조류독감 걱정 없이 잘 넘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는 아름다운 가을날이다.
  • ‘청와대 업무추진비’ 지적한 김성태 원내대표, 손석희 앵커 질문에 ‘당황’

    ‘청와대 업무추진비’ 지적한 김성태 원내대표, 손석희 앵커 질문에 ‘당황’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공개 논란이 지속되면서 여야 간 정쟁도 격화하고 있다. 1일 방송된 JTBC ‘뉴스룸’ 긴급토론에서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심 의원의 국가재정정보 공개 논란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집행 과정에 있어 단 한 건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홍 원내대표에 맞서 김 원내대표는 ‘부적절한 집행’이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토론에서 “업무추진비의 성격이 카드로만 사용하게 돼 있고, 인가되지 않은 곳이나 문제가 되는 업소에서는 아예 결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 업무추진비(업무추진비 결제 카드)를 ‘클린카드’라고 부르는데, 그 클린카드가 문제가 됐던 적은 없다. 불법 업소랄지, 결제가 허용하지 않은 업소에 가면 결제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어느 공무원이든 이 클린카드를 가지고 밤 11시 이후나, 또 주말 휴일 때 이 카드를 사용한다는 그 자체가 상상도 못할 일”이라면서 “그런데 청와대라는 이 특수한 신분을 이용해서 밤 11시 이후에도 이 클린카드를 가지고 사용해도 아무 문제도 없다는 그 인식 자체가 문제다. 이 클린카드를 가지고 와인바나, 밤 11시 넘어서 이자카야 같은 곳에서 회의하느라 업무추진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맞섰다. 홍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24시간, 365일 일하는 곳이다. 예를 들어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24시간 가동돼야 하지 않느냐”면서 “자유한국당이 좀 문제를 제기하려면 말이 되는 걸 갖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다음과 같은 말을 이어갔다. “지난해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이후에 ‘7대 인사 원칙’을 이렇게 했습니다. 수준 높은 도덕성, 이렇게 선발 기준을 삼았어요. 문재인 대통령은 또 청와대부터 한마디로 주말 휴일이 있는, 저녁이 있는 삶을 하겠다, 주 52시간 법정근로시간 준수하겠다, 그래서 자신부터 저녁에 일찍 퇴근하는 그런 모습도 보여줬어요. 전에 같으면 청와대가 정말 24시간, 또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그렇게 일했어요. 그렇지만 지금 청와대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때 손석희 앵커가 김 원내대표에게 “그러니까 전에는 썼다는 말씀입니까?”라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김 원내대표는 “어, 그, 아니, 전에 거기 봐요”라면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곧바로 홍 원내대표에게 “지금 홍 (원내)대표가 평창동계올림픽에, 그건 경호원이 군이나 경찰, 고생한 사람들 데리고 사우나했다는 건데, 이 클린카드 자체를 가지고는 아예 사우나는 못 가게 돼있다”면서 “대한민국 어느 공무원이든 클린카드를 가지고 사우나에 간다는 이 자체가 상상을 못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심재철 의원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 직원들이 부당하게 회의 참석수당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우리 정부는 출범 직후에 인수위가 없었다. 초기에 수석비서관을 비롯해서 단 몇 분의 직원만 임용됐다”면서 “민간인 신분으로서 각 해당 분야에 충분한 경력과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을 정책자문위원회 규정 설립 근거 집행할 수 있는 예산 집행 지침에 근거해서 구성하고, 그 사람들이 일한 횟수만큼 자문수당(민간회의 참석수당)을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심 의원은 또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로 ‘미용 관련 3건’을 집행했다고 비판했으나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2월 22일 사용한 미용 관련 비용(6만 6000원)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모나코 국왕 전담 경호팀 직원들이 추위에 고생한 경찰과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리조트에 있는 목욕시설에 가서 사우나를 다녀온 비용(1인당 5500원)이고, 같은 날 집행된 또 다른 비용(6만 1800원)은 추위에 고생한 의무경찰 등을 격려하기 위해 치킨과 피자를 보낸 비용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지난 4월 결제한 비용(6만원)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경호시설 점검 차 협의 후 소금구이집에서 다수의 인원이 점심값으로 결제한 금액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민주당 “되로 주고 말로 받은 한국당과 심재철, 눈물겹다”

    민주당 “되로 주고 말로 받은 한국당과 심재철, 눈물겹다”

    자유한국당의 심재철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을 공개하면서 ‘부적절한 집행’이라는 의혹을 제기할 때마다 청와대가 조목조목 반박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 알 권리’를 언급하며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공개한 심 의원도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으로 활동하며 업무추진비를 받아 쓴 만큼 본인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더불어민주당이 심 의원을 향해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자유한국당과 심재철 의원의 폭로가 눈물겹다”고 비판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을 통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뭐 하나라도 걸려들겠지 싶은 심정으로 비정상적 경로로 입수한 국가기밀자료를 하루가 멀다하고 공개하고 있으나, 청와대의 깨알같은 설명으로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심 의원이) 기껏 문제삼은 지출내역이 혹한기 경호인력들이 사용한 1인당 5500원의 목욕비와 10만원도 되지 않는 피자와 치킨값, 점심식대로 밝혀진 것은 물론, 유례 없는 대통령 탄핵으로 인수위(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해 공식 임용 전까지 지급된 인건비라니 아무리 ‘아니면 말고’가 통하는 국회의원 신분이라지만 이쯤 되면 스스로 민망하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심 의원은 지난달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 직원들이 부당하게 회의 참석수당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정도 총무비서관은 “우리 정부는 출범 직후에 인수위가 없었다. 초기에 수석비서관을 비롯해서 단 몇 분의 직원만 임용됐다”면서 “민간인 신분으로서 각 해당 분야에 충분한 경력과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을 정책자문위원회 규정 설립 근거 집행할 수 있는 예산 집행 지침에 근거해서 구성하고, 그 사람들이 일한 횟수만큼 자문수당(민간회의 참석수당)을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비서관은 또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에 올 2월까지 회의 참석 수당이 지급됐다’는 심 의원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올 2월까지 정책자문위원 수당이 집행된 건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또 청와대가 업무추진비로 ‘미용 관련 3건’을 집행했다고 비판했으나 청와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 2월 22일 사용한 미용 관련 비용(6만 6000원)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모나코 국왕 전담 경호팀 직원들이 추위에 고생한 경찰과 군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리조트에 있는 목욕시설에 가서 사우나를 다녀온 비용(1인당 5500원)이고, 같은 날 집행된 또 다른 비용(6만 1800원)은 추위에 고생한 의무경찰 등을 격려하기 위해 치킨과 피자를 보낸 비용이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지난 4월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 경호시설 점검 차 협의 후 소금구이집에서 다수의 인원이 점심값으로 결제한 금액(6만원)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그러나 심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인을 위로하기 위해 사우나를 사용하도록 했다면 예산사용이 금지된 업무추진비가 아닌 별도의 예산이나 사비로 충당했어야 맞다”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자유한국당과 심 의원은 공개하면 할수록 제 발등을 찍는 폭로는 거두고, 제1야당으로서 실력 발휘를 위한 최고의 장인 국정감사에 성실히 임하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지금 자유한국당과 심 의원이 정상적인 의정활동이라며 공개하고 있는 자료들은 국가기밀자료로 명백한 현행법 위반행위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현장 행정] 생활 밀착 ‘소확행’ 행정 성동의 ‘소확변’ 이끈다

    [현장 행정] 생활 밀착 ‘소확행’ 행정 성동의 ‘소확변’ 이끈다

    서울 성동구가 생활밀착형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행정으로 ‘소확변’(작지만 확실한 변화)을 이끌고 있다. 주민들이 원하는 주민 눈높이 행정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모두가 더불어 살기 좋은 곳으로 거듭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잠자는 아이 확인 장치’(슬리핑 차일드 체크)는 대표적인 소확행 행정이다. 구는 지난 7월 서울 자치구 최초로 지역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 통학차량에 슬리핑 차일드 체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과 무선통신장치(NFC)를 활용한 것으로, 어린이집·유치원 도착 때 운전자가 아동 하차를 확인한 후 차량 제일 뒷좌석과 차량 외부의 NFC에 ‘태그’해 학부모, 어린이집·유치원, 구 관제센터에 어린이 안전 하차를 확인시켜 준다. 구 관계자는 “성동구가 선도적으로 추진한 이 시스템은 다른 자치구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교통사고 다발 지역과 위험 지역을 대상으로 ‘우리아이 교통안전 지킴이’ 사업도 마찬가지다. 지킴이들은 성동형 공공 빅데이터 표준 모델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은 오후 3~6시, 교통사고가 빈발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용답동과 금호2·3가동 골목길엔 ‘보이는 소화기’를 설치했다. 화재 발생 초기 신속한 진화를 위해서다. 구 관계자는 “화재 발생 때 누구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 큰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성동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성동구 자전거 보험’도 추진했다. 지난 8월 기준 자전거 보험금 지급 건수는 44건(2540만원)이다. 자연·사회 재난이나 범죄에 의한 피해를 보상하는 ‘성동구 생활안전보험’ 조례안도 의회에 상정돼 있다.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여름, ‘생활밀착형 폭염대책’은 큰 호응을 얻었다. 구청 1층 ‘성동 책마루’를 비롯해 권역별 무더위쉼터 6곳과 구립경로당 18곳을 24시간 개방, 주민 불편을 해소했다. 주민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한 성동 책마루, 한여름 뙤약볕을 가려주는 ‘무더위 그늘막’, 겨울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버스정류장의 ‘온기누리소’, 라돈 측정기 대여, 무뎌진 칼을 갈아 주고 고장 난 우산을 고쳐 주는 ‘찾아가는 칼갈이와 우산수리 센터’ 등도 소확행 행정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행정의 목적은 주민 행복에 있다”며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행정을 통해 ‘행복 1번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沈 “모든 정권서 임용 전 자원봉사”… 文 자서전서 “노동법 위반”

    沈 “모든 정권서 임용 전 자원봉사”… 文 자서전서 “노동법 위반”

    자서전 운명서 “한 달 지나야 정식 임명 그때까지 급여 없이 일해… 말도 안 돼” 심재철 “사우나는 업무추진비 제한 업종 군인 위해 사용해도 지침 무시하면 안 돼”청와대 직원들이 부당하게 회의참석수당을 챙겼다는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청와대가 지난 28일 “임용 전 지급한 정책 자문료”라고 조목조목 반박하자, 심 의원은 30일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꼼수 수당”이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 비서관·행정관이 수령한 돈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정식 임용 전에 받은 정책 자문료”라며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청와대로서는 당장 업무를 수행할 방법이 없어 해당 분야 민간인 전문가로 정책자문단을 구성해 자문 횟수에 따라 정식으로 자문료를 줬다”고 말했다. 이는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론에 따른 것이었다. 참여정부 때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낸 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정부 출범 때 한번에 많은 사람을 신원조회하다 보니 정부 출범 후 거의 한 달 반이 지나서야 정식 임명이 가능했다. 문제는 그때까지 근무를 했는데도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것이었다”며 “말이 안 되는 일이었고 노동법에도 위반되는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인수위 외의 정부 출범 준비활동 자체가 제도화돼 있지 않았다. 보수도 지급되지 않았고, 사무실 임차비용 등 활동경비도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며 “국가를 위한 핵심 업무에 그런 제도적 공백이 있다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청와대는 정부 출범 직후 신원조회 기간 무보수 근로를 당연시한 제도를 개선할 방안을 강구해 왔다. 그러나 심 의원은 “정식 임명장이 나오지 않았으므로 신분은 민간인이나 대통령 당선 순간부터 사실상 비서진의 역할을 했다”며 “노무현 정권을 비롯한 모든 정권에선 정식 임용되기 전까진 공무원이 아니니 수당을 받지 않고 자원봉사를 했다. 나는 그런 불일치를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또 ‘지난 2월 22일 사용한 미용 관련 비용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경호팀 직원이 추위에 고생한 경찰과 군인을 위로하려고 사우나를 다녀온 것’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에 대해 “정부에서 작성한 예산집행지침은 업무추진비를 쓸 수 없는 ‘의무적 제한업종’으로 ‘위생업종(사우나)’을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하이디라오 주방서 쥐나와도 상장 성공한 이유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를 판매하는 식당 체인 하이디라오가 25일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하이디라오의 주가는 상장하자마자 10% 이상 올라 10억 달러(약 1조 1165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매운 쓰촨식 훠궈를 먹을 수 있는 하이디라오는 좌석이 없어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손톱손질, 사진 인화, 마작, 구두닦기 등의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중국 식당은 서비스가 형편없기로 유명한데 하이디라오는 손님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는 물론 즐거움까지 선사하면서 최고의 훠궈 체인으로 등극했다. 훠궈는 즉석에서 끓는 국물에 고기나 해산물, 야채 등을 익혀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 요리다. 하이디라오는 중국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한국은 물론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는 식당에서 손톱 손질을 해주는 것이 건강관리 규정을 어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국의 다른 훠궈 식당 체인인 ‘샤부샤부’(呷哺呷哺)에서는 국물 안에서 쥐가 발견돼 세계 언론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하이디라오도 지난해 한 언론의 잠입취재를 통해 주방에서 쥐가 출몰하는 모습이 폭로돼 곤경에 처했으나 상장에 성공했다. 식기세척기가 기름때로 뒤덮여 있었고 식당 종업원들은 손님들이 국물을 뜰 때 쓰는 국자로 배수구를 청소했다. 또 참깨소스에서 쥐가 발견되자 하이디라오는 즉각 사죄하고 음식 청결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하이디라오에서는 손님들이 주방에 설치된 실시간 카메라를 통해 청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중국 전역에 약 300개의 하이디라오 식당이 운영 중이며 2016년 한 설문조사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당으로 꼽혔다. 2011년에는 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하이디라오에서의 외식 경험에 대해 사례연구를 했다. 원래 훠궈는 추위를 쫓으려고 먹던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사시사철 사랑받는 요리로 자리 잡았다. 특히 중국인들은 끓는 냄비 주위에 둘러앉아 고기를 국물에 담갔다 익혀서 꺼내 먹는 과정을 즐긴다. 훠궈가 중국인 사교 모임의 대표 요리가 된 것이다. 하이디라오 대표인 장융은 1994년 고향인 쓰촨에서 식탁 4개로 훠궈 체인을 시작했다. 언론은 “장융이 핫팟(훠궈의 영어 명칭)으로 잭팟을 터뜨렸다”고 평가했다. 장은 베이징대에서 출판된 ‘하이디라오를 베낄 수는 없다(海底撈你學不會)’라는 책에서 “하이디라오의 국물이나 소스를 만들 줄 전혀 모른다”며 “내가 파는 음식이 그리 뛰어나진 않지만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파는 것 이상으로 베풀기 때문에 손님들이 우리 식당으로 또 온다”고 밝혔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서울대 총장 출마’ 오세정 의원 비례대표 승계자는 누구

    ‘서울대 총장 출마’ 오세정 의원 비례대표 승계자는 누구

    오세정(65) 바른미래당 의원(비례대표)이 제27대 서울대 총장 선거 출마로 의원직을 내려놓으면서, 임재훈(52) 전 국민의당 특보단장이 ‘의원직 승계’의 행운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단장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14번을 배정받았다.오 의원은 21일 오전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만나 출마의 뜻을 전했다. 손 대표는 “이해한다. 아쉽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어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총장 선거 준비에 나섰다. 오 의원 사직의 건은 이르면 본회의가 열리는 10월 1일쯤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총장은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강대희(56)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가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끝에 사퇴하면서 공석인 채로 표류 중인 상태다. 오 의원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에 후보로 등록했다. 총추위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본인 응모 또는 추천 등의 방식으로 후보 등록을 받았다. 오 의원은 서울대 교수들의 추천으로 입후보했다. 오 의원은 “총장 공석 사태로 서울대 위상이 흔들리고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동료 교수들의 우려가 컸다”면서 “주변에서 총장 선거에 나가달라고 강하게 요청해 수락했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서울대 자연대 학장 출신이다. 2014년 제26대 서울대 총장 선거에서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과 함께 최종 후보 3인으로 이사회에 추천됐다. 당시 오 의원은 학내 정책평가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이사회는 성 전 총장을 총장으로 선출했다. 이후 오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오세정, 국회의원직 버리고 서울대 총장 선거 출마

    오세정, 국회의원직 버리고 서울대 총장 선거 출마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출신“동료 교수들 권유에 수락”임재훈 전 국민의당 선관위 부총장이 의원직 승계할 듯서울대 교수 출신인 바른미래당 오세정(65) 의원이 서울대 총장 선거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기로 했다. 21일 오 의원 측과 서울대 교수 등에 따르면 오 의원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오후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에 후보 등록을 했다. 총추위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후보 등록을 받았다. 본인 응모 또는 추천을 통해 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오 의원은 서울대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후보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자연대 학장 출신인 오 의원은 2014년 제26대 서울대 총장 선거에서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과 함께 최종 후보 3인으로 이사회에 추천됐다. 당시 그는 학내 정책평가에서 1위를 했지만 이사회는 성 전 총장을 26대 총장으로 선출했다. 이후 2016년 당시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제20대 국회에 입성했다. 서울대는 지난 7월 총장 최종 후보인 강대희(56) 의과대학 교수가 성희롱 논란 등으로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다시 선거를 진행하는 중이다. 오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종후보 사퇴로) 서울대 위상이 흔들리고 위기 상황이라는 동료 교수들의 우려가 컸다”면서 “주변에서 총장 선거에 나가달라고 강하게 요청해 수락했다”고 말했다. 또 “계속 고민을 하다 출마 결정을 오늘 아침에서야 했고 오전에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했다. 손 대표는 ‘이해한다.아쉽다’고 했다”고 전했다. 오 의원은 이날 중으로 국회의원 사직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총장 선거 준비에 나선다. 최종 사퇴하게 되면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 시절 비례대표 14번을 받았던 임재훈(51) 전 국민의당 선거관리위원회 조직사무부총장이 의원직을 승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우리 삶을 위협하는 당신들의 大義

    우리 삶을 위협하는 당신들의 大義

    현실에서 도피하는 인문사회과학/이언 샤피로 지음/이현휘·정성원 옮김/인간사랑/613쪽/3만 2000원1636년 청이 조선을 침략하자 인조와 조정 대신들은 남한산성으로 도망간다. 추위와 굶주림, 청에 포위당한 상황에서 조정은 두 갈래로 나뉜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과 청의 치욕스런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이다. 인조는 김상헌의 말을 들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인조는 결국 청에 호되게 당하고, 치욕적으로 무릎을 꿇는다. 이를 소재로 한 영화 ‘남한산성’을 보면서 기시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을 터다. 강대국에 치여 살아가는 한국, 그리고 이런 와중에 자신의 신념만을 고집하며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만 하는 학자들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부지기수다.이언 샤피로 미국 예일대 정치학과 교수는 ‘현실에서 도피하는 인문사회과학´을 통해 이런 학자들을 강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다양한 인문사회과학자들이 진짜 연구 대상인 눈앞의 현실에서 계속 도망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인간 행동의 동기나 시장의 기능에 관해 비현실적인 전제를 깔고 모델을 설계한다. 손쉽게 입수 가능한 데이터세트를 활용해 계량적 연구를 수행한다. 혹은 이론적 사변에만 치우쳐 경험적 연구를 포기하는 사례도 상당수다. 저자는 이런 주장들이 정치에서도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조지 W 부시가 대표적인 사례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를 ‘악’이라 규정하고, 미국은 자유와 정의를 수호하는 ‘선’으로 규정한 채 이라크를 침공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역시 북한을 ‘악’으로 규정하고 규제를 외친다. 명백한 진실을 제멋대로 부인하고 명백한 거짓을 옹호하며,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모든 것을 ‘가짜뉴스’로 치부해 버리고 자신의 신념만 외치는 그의 모습은 현실도피 성향을 그대로 보여 준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책은 400여쪽에 이르는 저자의 글에 200여쪽에 이르는 이현휘 제주대 사회과학연구소 특별연구원의 해제를 붙였다. 이 연구원은 저자의 이론을 바탕으로 삼아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신념윤리’와 ‘책임윤리’ 틀로 한국의 처지를 살핀다. 신념윤리는 자신의 신념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책임윤리는 행위의 결과에 책임을 지는 일을 강조한다. 이 연구원은 한국이 미국 중심 인문사회과학을 거의 직수입한 점, 그리고 여전히 조선시대 유학의 테두리에 갇힌 이른바 ‘신(新)유학’을 바탕으로 여전히 신념윤리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점을 지적한다. 한국 인문사회과학의 이런 생래적 성격을 살필 때, 병자호란을 초래한 한국의 정치 파행이 400년이 지난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이유도 설명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국 인문사회과학이 심각한 현실 문제와 정면으로 대결하고, 분석하고, 극복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끊임없이 도피했다는 것이다. 대화에 나섰어야 할 북한에 대해 오히려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던 역대 지도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4·27 판문점 선언, 6·12 북·미 싱가포르 선언, 그리고 9·19 선언의 붕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물어보면 어떤 답이 나올까. 신념윤리의 소유자는 그런 결과를 아예 염두에 두지 않는다. 그들의 존재 이유는 그런 주장을 하면서 명성을 얻고 자신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데에만 있기 때문이다. 마치 400년 전 김상헌이 그랬던 것처럼. 저자와 해제자는 결국 인문사회학자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정치가는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금처럼 신유학의 틀과 미국의 선악 구도를 정면으로 거슬러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거론되는 시점에서는 더욱 필요한 자세일 것이다. 책은 인문사회과학자들이 현실을 저버린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연구 방법론과 정치 상황만을 지나치게 나열한 감이 없잖다. 해제 역시 막스 베버의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너무 이분법으로 다룬다. 한국의 인문사회과학자들에 관해 좀더 구체적인 사례를 들고 날카롭게 비판하는 맛도 많이 떨어진다. 그러나 남북 관계의 격변기, 지금까지 승승장구했던 사이비 인문사회과학자와 정치가들의 참 면목을 볼 수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한번 숙고해 볼 필요가 있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북극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북극곰 통키 이야기

    [애니멀구조대] 북극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북극곰 통키 이야기

    북극에 가보지 못한 북극곰 한 마리가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통키'입니다. 통키는 1995년 경상남도 마산시에 위치한 돝섬해상유원지에서 태어났습니다. 통키는 태어난 지 2년이 지난 1997년에 에버랜드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에버랜드에서 살고 있습니다. 통키의 사육장은 197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약 50년 전에 만들어진 사육장입니다. 사육장에는 에어컨도 없으며 바닥과 벽이 모두 시멘트로 되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키는 21년 동안 흙을 밟아보지 못한 채 한국의 더위와 싸워야 했습니다. 북극곰은 이름 대로 북극권에 사는 곰입니다. 북극의 육지뿐만 아니라 주변 바다를 이동하며 살아갑니다. 북극곰은 곰 중에서 특이하게도 '해양포유류'로 분류됩니다. 왜냐하면 태어날 때는 육지에서 태어나지만 일생의 대부분을 바다에서 보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북극곰의 학명(Ursus maritimus)은 '바다의 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극곰은 바다를 헤엄치고 육지를 걸어 다니며 하루 동안 약 100km를 이동합니다. 또한 추운 북극에 살기 적합하도록 지방과 털이 두터워지고 귀가 작아져서 추위를 잘 견뎌 낼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그래서 영하 40도의 추위와 시속 120km의 강풍도 견뎌낼 수 있는 동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통키는 여름이면 영상 40도가 훌쩍 넘는 한국에서 넓이가 약 250㎡ 되는 사육장에 갇혀서 살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 갇혀 있었기에 통키에게는 정신병이 찾아왔습니다.정형행동, 갇혀 있는 동물들의 정신병 자연에서 동물이 갇혀서 평생을 살게 되는 일은 없습니다. 자연에서 동물이 어딘가에 갇힌다면 굶어 죽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동물을 가두었고 계속 먹이를 주어서 죽지 않게 했습니다. 이때 동물들은 자연에서 하지 않는 이상한 행동을 했습니다. 침팬지는 침을 뱉었고, 코끼리는 계속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고, 너구리는 같은 곳을 계속 돌았고, 일본원숭이는 자신의 성기를 계속 만졌습니다. 좁은 곳에 갇혀 있는 동물들에게서 나타나는 이러한 이상행동을 '정형행동'(stereotyped behaviour)이라고 합니다. 에버랜드의 통키 또한 정형행동을 보입니다. 통키는 계속 같은 곳을 돌고 또 돌고 또 돕니다. 아래 영상을 통해 통키의 정형행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키의 삶을 바꾸자동물권단체 케어는 2015년 통키의 사육환경을 개선하고자 통키의 사육환경을 고발하는 기자회견과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더위 때문에 몸에 이끼가 낀 통키의 모습을 표현한 북극곰 인형 옷을 만들었습니다. 한여름에 북극곰 인형 옷을 입으면 얼마나 더울까요? 이러한 고통을 통키는 매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케어는 통키 인형 옷을 시민들이 입어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2015년 에버랜드는 사육환경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에어컨을 설치하고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여름, 통키는 여전히 에어컨 없는 실외 방사장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에는 통키 전시를 중단했습니다. 통키의 사육장에 천막을 두르고, 이름표를 떼어 버려서 북극곰이 에버랜드에 있다는 것을 알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전시가 중단된 통키 사육장 당시 사육사에게 물어보니 통키는 실외에 나와 있지 않고 내사에서 시원하게 있다고 했습니다. 빈 사육장이라도 찍고자 천막 사이로 핸드폰을 넣어서 촬영했습니다. 그런데 통키가 실외 사육장에 있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물이 없는 사육장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해양포유류인 북극곰에게 물은 생존과 직결됩니다. 물 없는 사육장에 있던 통키는 작은 웅덩이에 발과 코를 담그면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습니다. 케어는 이런 에버랜드의 통키 사육장 환경을 다시 한번 폭로했습니다. 통키 한국의 여름에서 구조되다 오는 11월 말, 통키가 영국의 요크셔 야생동물공원으로 떠납니다. 2015년부터 이어온 지속적인 요구가 관철된 것입니다. 북극곰의 평균 수명은 25년에서 30년 정도가 됩니다. 현재 24살이 된 통키는 사람 나이로 치면 80살이 넘었습니다. 이제라도 넓은 사육장에서 뛰어다닐 수 있게 되었고 넓은 호수에서 수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키가 떠나면 한국에는 북극곰이 한 마리도 남지 않습니다. 케어는 앞으로도 북극곰이 한국에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 중입니다. 앞으로도 한국에 북극곰은 없어야 합니다. 북극곰은 '북극'곰이니까요. 이권우 동물권단체 케어tv PD
  • 배현진 “지나가던 돼지가 웃겠다”고 폄훼한 정부 정책...사실은

    배현진 “지나가던 돼지가 웃겠다”고 폄훼한 정부 정책...사실은

    정부가 삼겹살 기름이나 폐식용유 등의 버리는 기름으로 만든 바이오중류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전면 보급하기 위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0일 입법 예고했다. 이에 배현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지나가던 돼지도 웃겠다”고 폄훼했다. 배현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원전 포기한 정부가 급기야 삼겹살 구워 전기 쓰자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현진 대변인은 “100년만의 더위가 이어진 올 여름, 전력 수급불안이 이어져 국민은 노심초사했다”며 “멀쩡한 원전들을 멈춰 세워도 전력 예비율과 공급에 전혀 문제없다더니, 이제 삼겹살 기름까지 써야 하는 상황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꼬았다. 이어 “정부가 사용하겠다는 삼겹살 기름 등 바이오중유를 이용한 발전은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총발전량의 고작 4.4% 수준”이라며 “게다가 삼겹살 기름이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크다는 대대적인 홍보가 어리둥절하다. 불과 1년 여 전, 삼겹살구이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친환경에 대한 가상한 노력을 폄훼할 의도는 전혀 없다. 그러나 우선 시급한 일은 블랙아웃 걱정 없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안정된 전력 수급 대책”이라며 “예보대로 올 겨울 혹독한 추위가 찾아온다면 전력수요 폭등은 자명한 일인데 정부는 도대체 무얼 하고 있나. 애써 멀리 돌지 말고 하루빨리 탈원전 정책 접기를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오중유 발전 사업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무관하며, 오히려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여당 시절 추진했던 사업이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한국석유관리원 석유기술연구소 황인하 팀장은 11일 tbs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를 통해 “배 대변인의 논평과 달리 (바이오중유 발전 사업이) 공식적으로 논의된 건 2012년 이강후 새누리당 의원실에서 관련자들이 ‘이런 부분이 있으니 시범사업을 하자’는 결정이 나와 시작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환경 파괴한 대가… 지구의 진정한 지배자가 된 곤충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환경 파괴한 대가… 지구의 진정한 지배자가 된 곤충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폭염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연이은 폭우에 전국 곳곳이 쑥대밭이 됐지만, 찌는 듯한 더위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올겨울은 그 어느 겨울보다 추울 거라는, 다시 내년 여름은 올여름을 능가할 거라는 예보 아닌 예보들이 벌써부터 난무한다. 이 모든 게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는 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미국 워싱턴대와 버먼트대 등 공동연구팀은 최근 ‘사이언스’에 발표한 자료에서 지구온난화의 심화로 인해 가까운 미래에 곤충들이 주요 작물을 모두 먹어 치우는, 일명 ‘곤충의 습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온이 오를수록 메뚜기·진드기 등의 활동이 더 활발해지고, 일부 곤충은 번식 속도가 빨라지는데, 이 모든 것이 농작물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구 평균기온이 1℃ 오르면 곤충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최소 10%, 최대 25% 늘어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예상했다.사실 곤충은 기온과 관계없이 지구를 가장 오래 지켜 온 생명체 중 하나다. 곤충학자 스콧 R 쇼의 ‘곤충 연대기’에 따르면 곤충이야말로 “지구의 진정한 지배자”였다. 인간이 발견해 이름 붙인 곤충만 대략 100만종. 하지만 이름 모를 곤충은 더 많다. 과학자들은 “열대우림 지역에 서식하는 곤충만 해도 어림잡아 1000만종은 될 것”이라고 추산만 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지구는 “곤충의 행성”이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추위와 더위에 약한 인간과 달리 곤충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자유자재다. 물벌레 일부는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의 해수면 아래에 있는 짠물에 서식하고, 일부는 히말라야산맥의 고지대에서도 끄떡없다. 얼음 밑 차가운 물도, 35℃ 이상의 온천에서도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영하 30도에서도 살아남은 파리 유충, 50℃ 이상의 욕탕 근처에서 성장하는 알칼리파리 등등은 지구가 곤충의 행성이라는 말을 실감케 하는 존재들이다. 곤충이 지구상에 등장한 것은 약 4억년 전인 ‘데본기’다. 이 시기에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곤충들은 여전히 지구를 터전 삼아 살고 있는데, 저자는 그중 하나인 ‘톡토기’를 “데본기의 슈퍼스타”라고 부른다. 숲의 토양과 낙엽 더미 속에 사는 톡토기는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몸집이 작다. 하지만 엄청난 개체수를 앞세워 영양소를 순환시킨다. 우리가 숲이라 부르는 모든 곳은 톡토기의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약 2억 9900만년 전인 ‘페름기’에 수많은 곤충들이 “크고 작은 미제 살인 사건들이 발생”해 떼죽음을 당했다. 지금도 위기다. 지난 400년 동안 “산업혁명과 의학 발전이 진행”되면서 인구는 급증했고, 결과적으로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최고의 종 다양성을 자랑하는 열대숲은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고 있다. 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희귀 곤충들은 취약한 생태적 틈새를 점유하는 통에 쉽게 멸종할 수 있지만, 인간은 지금도 지구에 삽질을 가한다. 지구의 주인을 자처하는 인간은 “40억년에 걸친 생명사의 찬란한 유산”을 파괴하고 있다. 그것이 자신들의 멸종인지도 모르고, 아니 알면서도 한사코 그렇게 하고 있다. 서두에 언급한 곤충의 역습도 결국 인간이 지구를 파괴한 결과 아닌가. 그 어느 곳에서도 주인일 수 없는 인간은 왜 모든 곳에서 주인을 자처하는 것일까. 장동석 출판평론가·뉴필로소퍼 편집장
  • [월드피플+] 평생 모은 돈과 집팔아 가난한 학생돕는 中 노교수

    [월드피플+] 평생 모은 돈과 집팔아 가난한 학생돕는 中 노교수

    집을 판 돈과 수년간 저축해온 돈을 모아 거금 300만 위안(5억원)을 가난한 학생들을 돕기 위해 쾌척한 70대 노교수의 사연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상관신문(上观新闻)은 최근 중국 민정부(民政部) 제10회 ‘중화자선대사’에 선정된 양더광(杨德广, 78)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상하이 사범대학 교장을 지낸 그는 8년 전 고희(古稀)의 나이에 집을 판 돈과 원고료, 적금 등을 모두 털어 300만 위안을 빈곤 학생 지원금으로 기부했다. 8년이 지난 지금, 그의 기부금으로 도움을 받은 학생들은 명문대에서 석,박사 코스를 밟고 있다. 선행이 결실을 볼수록 그는 더욱 분주한 삶을 살고 있다. 올해 78살 된 양 교수는 지금도 전국 각지를 돌며 강연을 하고 받은 돈으로 학생들을 돕기에 여념이 없다. 그는 “내가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는 살아있는 동안 더 많은 학생을 돕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퇴임 후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은 더 절실해졌다. 본인 소유의 집 두 채 중 여생을 보낼 집 한 채를 제외한 나머지 집을 팔아 치웠다. 그는 “잠을 자는 데 침대 하나면 족한데, 집을 두 채나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 “남은 재산을 자식에게 주면 금상첨화(锦上添花: 좋은 일에 또 좋은 일이 더하여짐)에 불과하지만, 가난한 아이들에게 주면 ‘설중송탄(雪中送炭: 추위 속에 땔감을 보낸다. 즉 필요한 때 도움을 준다)’이 된다”고 전했다. 그의 딸도 20만 위안(3270만원)이 넘는 돈을 기부해 아빠의 선행을 지지했다. 한편 남을 돕는 데는 거금을 아낌없이 내놓는 그가 일상생활에서는 지독한 ‘짠돌이’로 알려져 있다. 그가 한번은 동문들에게 밥을 사겠다고 불러냈다. 하지만 식당 메뉴판을 본 순간 비싼 가격에 놀라 친구들을 설득해 1인당 20위안(3270원)짜리 음식을 대접했다. 또 한번은 공항 식당에서 국수 1인분이 68위안인(1만1100원) 것을 보고 식당을 그냥 나와버렸다. 대신 근처에서 8위안짜리 컵라면을 사다 먹으며 그는 생각했다. “60위안을 얕잡아보면 안 되지. 이 돈이면 시골 학생 10명의 점심값인데…” 그는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50여 년 전 화동 사범대학에 합격해 홀몸으로 마대 자루 하나를 이고 상하이에 왔다. 당시 그의 전 재산은 3위안(500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지식이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닫고, 가난으로 인해 배움의 기회를 놓치는 학생들을 돕기로 했다. 사실상 그의 ‘나눔의 정신’은 어머니에게 배웠다. 그의 어머니는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이웃이 밥을 구걸하면 얼마 있지도 않은 쌀을 긁어내 밥을 정성스레 지어 주었다. 어머니가 기쁜 마음으로 이웃에게 베푼 선행이 그의 어린 마음에 각인되었다. 몇 년 전 그의 선행에 감동한 한 기업가는 200만 위안을 기부해 그의 이름으로 ‘빈곤 장학 기금’을 설립했다. 이후 정부의 도움으로 쓰촨, 간쑤 등 서부 빈곤 지역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여행은 가지 않지만, 몇 년째 산 넘고, 물 건너 깊은 산속 시골 학교를 찾아간다. 시골 학교의 급식도 지원하고, 품행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대학교까지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에는 서부 지역의 중고교 졸업생들을 상하이로 데려와 기술을 가르쳤다. 얼마 전 학생 36명이 조선소 등에 취직했다. 주변 교수, 학생, 친구들 역시 그의 선행에 감화되어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여든 나이를 앞두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를 60대가량으로 본다. 그는 “좋은 일을 하는 게 건강에 가장 좋은 투자”라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사진=상관신문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안녕하세요’ 개통령 강형욱 “사실 개 냄새 싫어한다” 고백

    ‘안녕하세요’ 개통령 강형욱 “사실 개 냄새 싫어한다” 고백

    ‘개통령’ 강형욱이 뜻밖의 고백으로 모두 놀라게 했다. 3일 방송되는 KBS2 예능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는 동물훈련사 강형욱이 출연한다. 앞서 진행된 녹화에서 강형욱은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내가) 강아지 훈련사인데 개 냄새를 싫어한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평소 개들과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는 모습에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강형욱은 이날 개 냄새를 싫어하게 된 이유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강형욱 고백에 MC 신동엽과 김태균은 “쇼트트랙 메달리스트가 추위를 타고, 조정선수가 뱃멀미하고, 역도선수 쇳독 오르는 소리”라며 놀라워했다. ‘개통령’ 강형욱의 남모를 고충은 이날(3일) 오후 11시 10분 ‘안녕하세요’에서 공개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이렇게 가혹한 여름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이렇게 가혹한 여름

    평생 처음 여름이 힘들게 느껴졌다. 발이 산적 발같이(산적의 발을 본 적 없으니 정확한 비유는 아니다만) 거칠어졌다. 샌들을 신을 때 남부끄러울 지경으로 우락부락 흉한 발 꼴을 면하자고 양말과 운동화를 신고 고양이 밥을 주러 다녔는데, 발 꼴이고 뭐고 열에 들뜬 눈으로 삼선 슬리퍼에 발가락만 간신히 꿰고 나가곤 했다.혹독한 추위는 악의에 찬 듯이 느껴지는데 혹독한 더위는 가혹한 무심이 느껴진다. 이렇게 더워서야 여름이 좋다는 말도 살 만한 제 처지를 자랑하는 말이 되리라. 이제 에어컨이 생활필수품이 되려나 보다. 벽에 구멍 뚫는 게 싫어서 에어컨을 마다했는데 아무래도 내년엔 에어컨을 들여놓고 여름을 맞아야겠다. 우리 집 노령 고양이들이 날이 갈수록 더 힘들어한다. 이러다 고양이 잡겠다. 나 역시 땀범벅이 돼도 샤워 한 번 편히 못 하는 게 여간 불편하지 않고. 보일러 파이프가 기온에 달궈져 방바닥이 뜨끈뜨끈하니까 둘째 고양이 보꼬가 욕실 타일 바닥에 진을 치고 있다. 생각하면 이놈들한테 짜증이 버럭 난다. 집에 냉풍기 한 대와 서큘레이터 한 대가 있는데, 한 공간에 잘 배치하고 세숫대야에 얼린 물병들을 담아 놓으면 제법 지낼 만하다. 그런데 기껏 최상의 배치를 해 놓으면 딴 방으로 홱 가 버리는 것이다. 입 짧은 손자한테 한 술이라도 더 먹이자고 밥그릇이랑 숟가락 들고 쫓아다니는 할머니처럼 냉방기 일습을 그 방으로 옮겨 놓으면 또 자리를 뜨고. 마음대로 해. 결국 냉방기를 각 방에 나눠 놓았다. 어제 낮은 이번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웠다. 기온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내 체감온도는 그랬다. 방바닥에 누워 낮잠을 자는데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팔뚝에서도 땀이 줄줄 흘렀다. 맥을 못 추고 까무룩 잠들었다가 깨니 저녁이었다. 어쩌면 다른 날도 그만큼은 더웠는데 집에 있지 않아서 몰랐을까. 그랬다면 우리 야옹이들한테 미안하다. (에어컨) 없는 집에서 체온 하나 줄이자고 낮에는 카페에 가 있었는데, 찜통 속에 야옹이들을 두고 나 혼자 시원하게 지낸 것이다. 앞으로 더 더울 건가, 계속 더울 건가. 숨 막히는 공기 속에서 첫째 고양이 란아는 안절부절못하고 자리를 옮겨 다니며 엎드려 있고, 보꼬는 토하고. 우리 이제 어떡하지. 절망과 공포로 처량해져서 쪼그리고 앉아 있는데 폭우가 쏟아졌다. 비가 그친 뒤 우리 동네 고양이들 밥 주고, 아랫동네 고양이 밥을 챙기러 들어왔다가 어제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를 당장 안 먹으면 버리게 될 거 같아서 먹고 잠깐 누웠는데 또 잠이 들었다. 눈을 뜨자마자 가슴이 철렁했다. 밥 안 주고 잠들어 버렸구나. 이럴 때 곰곰 생각해 보면 이미 준 뒤여서 곰곰 생각해 봤는데, 이번엔 처음으로 진짜 아직 안 줬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다 됐다. 허위허위 밥을 꾸려 나갔다. 청량한 바람이 넘실거렸다. 몇 시간 사이에 계절이 바뀐 듯 몸에 닿는 공기가 서늘했다. 집에 돌아와 옥상에 내놓은 욕실용 플라스틱 낮은 의자에 앉았다. 하늘은 회청색, 구름으로 덮여 달도 안 보인다. 바람이 끝없이 불고 건너편 지붕들 너머 숲에서 풀벌레들 합창소리 들린다. 유리문 너머로 방에서는 냉풍기 돌아가는 소리. 새벽 세 시. 야옹이들은 예제서 널브러져 잠들고. 실로 오랜만에 심신이 정화되고 진정되는 좋은 밤이다. 문득 이 시간이 참으로 고맙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여기까지가 말복 새벽에 쓴 글이다. 이틀 뒤 폭염이 재개됐고 란아 몸이 나빠졌다. 단순한 열사병인 줄 알았는데, 폐에 농양이 찼단다. 항생제를 쏟아부어도 염증이 안 잡히고 더이상 치료책이 없다고 해서 이제 퇴원시키러 갈 참이다. 두 달 전 병원에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이 특히 옆구리에 솟은 멍울이 불길하다고 했는데, 란아 나이도 많고 하니 칼 대면 사람도 고생이고 고양이 고통도 커질 거라고, 일단 두고 보자고 했다. 내 사는 형편을 우선으로 생각한 의견일 수도 있었는데, 나 편하자고 그대로 따랐다. 아, 에어컨이라도 진작 놓아 줄걸. 란아, 란아, 란아….
  • “남북 추가 이산상봉 공감… 이르면 10월 말 가능”

    “남북 추가 이산상봉 공감… 이르면 10월 말 가능”

    “빠른 시일 내 고향방문단 교환 긍정적”남북이 두 달 뒤인 오는 10월 말쯤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추가로 열자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지난 25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용일 북측 단장(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과 21차 행사(8월 20~26일)와 같은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올해 안에 한 번 더 하기로 협의했다”며 “구체적인 날짜 등은 국장급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강 현재와 비슷한 규모(남북 각각 100명씩)로 한다”며 “제 생각에는 연내에 한다고 했지만, 날씨 등을 고려할 때 잘되면 10월 말쯤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산가족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추위가 오기 전에 여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1년에 이산가족 3000∼4000명이 세상을 떠나는 상황 속에서 앞으로 7∼10년이면 이산가족 상봉이 이런 형태로는 어렵다”며 “굉장히 긴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북측 박 단장과 제반 여건이 허락되면 고향방문단(교환)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하자는 데 긍정적 협의를 이뤘다”고 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두달 뒤 이산가족 상봉 또 열릴까

    두달 뒤 이산가족 상봉 또 열릴까

    남북이 두달 뒤인 오는 10월말쯤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추가로 열자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지난 25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용일 북측 단장(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과 21차 행사(8월 20~26일)와 같은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올해 안에 한 번 더 하기로 협의했다”며 “구체적인 날짜 등은 국장급 실무회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강 현재와 비슷한 규모(남북 각각 100명씩)로 한다”며 “제 생각에는 연내에 한다고 했지만, 날씨 등을 고려할 때 잘 되면 10월 말쯤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산가족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추위가 오기 전에 여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1년에 이산가족 3000∼4000명이 세상을 떠나는 상황 속에서 앞으로 7∼10년이면 이산가족 상봉이 이런 형태로는 어렵다”며 “굉장히 긴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북측 박 단장과 제반 여건이 허락되면 고향방문단(교환)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하자는데 긍정적 협의를 이뤘다”고 했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밥상물가/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밥상물가/이두걸 논설위원

    40도 안팎까지 치솟는 폭염은 밥상물가에 치명적이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 채소나 과일의 생육이 부진해지는 탓이다. 불볕더위로 수확을 제때 하지 못하는 것도 공급 감소로 이어진다. 올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한 104.83을 기록했다. 2014년 9월(105.19) 이후 최고치다. 시금치와 배추 등은 두 배 안팎으로 뛰었다. 농산물 가격만 전월 대비 7.9%, 농림수산품 전체는 4.3%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한 채소류 물가는 1.0% 하락했지만, 이는 지난해에도 채소값이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올해 전까지 사상 최악의 무더위로 평가받는 1994년에는 채소류의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31.5%를 기록했다.최근의 밥상물가 상승은 추석 물가 급등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사과 가격은 10㎏ 아오리 품종이 이번 주 4만원을 넘기면서 1주일 만에 2만원 가까이 상승했다. 23일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하면 물가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 차례상에 올릴 수확을 앞둔 사과나 배, 포도 등 모두 위험하다. 80㎏당 17만 774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 이상 치솟은 쌀값 상승도 불 보듯 뻔하다. 내수 불황과 밥상물가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추석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폭염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지난달에만 하루 최고기온 기록이 3538번이나 다시 쓰여졌다. 지난달 8일 미국 데스밸리에서는 52도, 5일 알제리에서는 51.3도가 관측됐다. 여름 최고기온이 20도 안팎에 머무는 북유럽도 30도를 웃도는 더위에 시달렸다. 밥상물가 상승은 ‘반복될 미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름에는 동남아 못지않은 폭염이 계속되고, 겨울에는 반대로 한파가 불어닥치는 기후의 양극화가 한반도에서 진행되고 있어서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에 따라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고위도 지역의 온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그 결과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골고루 섞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는 바람에 북반구의 열이 흩어지지 못하면서 폭염이 발생했다. 겨울철에는 반대로 약화된 제트기류 탓에 북극의 찬 공기가 그대로 내려오면서 한파로 이어진다. 기후변화의 주범은 기존 선진국들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구온난화가 ‘과학적 사기’라고 주장하며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파리기후협약에서 지난해 탈퇴했다. 그가 더위와 추위에 동시에 잘 적응하는 신인류를 기대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후대에 ‘반(反)생태적’이라는 수식어가 그의 이름에 뒤따를 것이라는 예측은 어렵지 않다. douziri@seoul.co.kr
  • 한밤 바다에 빠져 10시간 버텨 구조, 어떻게 가능했을까

    한밤 바다에 빠져 10시간 버텨 구조, 어떻게 가능했을까

    한밤중 유람선에서 추락한 영국의 40대 여성이 크로아티아 해안으로부터 96㎞ 떨어진 곳을 표류하며 10시간을 버틴 끝에 구조됐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지난 18일 밤 11시쯤(이하 현지시간) 대형 유람선 ‘노르웨이 스타’에서 추락한 케이 롱스태프(46)는 약 10시간 만인 19일 오전 9시 40분쯤 구조됐다. 익명을 요구한 구조대원은 영국 언론에 “요가로 몸을 단련한 것이 도움이 됐으며, 그녀는 한밤 바닷속에서 노래를 부르며 추위를 이겨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항공사 승무원으로 재직하다 지금은 자가용 비행기에서 일하고 있는데 “배 뒤편에서 떨어져 10시간 물 속에 있었고, 살아있다는 것이 행운”이라며 구조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지난달에는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이 운영하는 한 유람선의 33세 직원이 멕시코만에서 배 밖으로 떨어진 뒤 22시간 만에 구조됐다. 그러나 지난 5월에는 80세 호주인 남성이 인도네시아에서 말레이시아로 가던 유람선에서 추락했지만 끝내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경우는 다르지만 훨씬 오래 바다에서 지내다 살아 돌아온 이들도 적지 않다. 우선 2013년 역시 멕시코인 호세 살바도르 알바렝가는 440일 동안 태평양을 떠돌다 마셜 군도 근처에서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당시 그는 삐쩍 야윈 몸이었고 팬티 차림이었다.2차 세계대전 때 중국 선원인 림푼은 대서양을 홀로 133일 표류하다 생환해 당시 세계 최장 조난 기록을 세웠다. 미국인 모험가 스티븐 캘러헌은 고래 한 마리가 그의 보트 나폴레옹 솔로를 들이받아 바다에 떨어진 뒤 대서양 거친 물살을 76일 동안 견뎠다. 꼼꼼한 영국 BBC는 여섯 가지 이유로 그녀의 생환을 설명해 눈길을 끈다. 가장 주효했던 것은 수온이었다. 극한 생존 전문가인 마이크 팁턴 교수는 “당시 수온이 섭씨 28~29도 정도였을 것이어서 수영장 풀보다 조금 따듯한 정도였다”며 5도 정도였다면 1시간, 10도 정도였다면 2시간, 15도 정도였다면 6시간은 견딜 수 있었을 것이라며 20도 후반이었다면 생존 가능 시간은 25시간 가량 된다고 말했다. 방송은 영국과 아일랜드 해역의 평균 수온이 12~15도 사이라며 이곳에서라면 찬물 쇼크를 일으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둘째는 떠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아일랜드 바다 낚시꾼들에게 조언하는 생존 요령에 따르면 체온이 내려가는 것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헤엄 치려 하지 말고 무릎을 가슴 높이까지 올린 다음 떠있도록 애쓰는 것이다. 팁턴 교수는 롱스태프가 “힘을 빼고 평온한 상태에서 떠있었고 헤엄치되 자신이 떨어진 곳에 그저 잘 머무르려고만 했다”며 “내내 물살을 이기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했더라면 익사하고 말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옷이나 신발도 물 속에 들어간 얼마동안은 공기를 가둬 몸을 떠있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리저리 많이 돌아다니는 것보다 조용히 떠있는 것이 공기를 가둬놓는 데 도움이 된다.세 번째는 가능한 한 빨리 구조되는 것이 중요하다. 롱스태프가 배에서 떨어졌을 때 다른 승객들이 알아챘던 것처럼 보이고 CCTV를 통해 추락 시간을 파악해 있을 만한 위치를 추정해 수색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밤에 혼자 바다에 떠다니는 사람을 발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네 번째는 여자이기에 생존에 유리했다. 체지방 비율이 남성보다 10%는 높다. 팁턴 교수는 “피하지방이 많다는 것은 몸 속의 공기와 지방으로부터 더 많은 부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이 많으면 몸을 따듯하게 만들어 지쳤을 때도 도움이 된다. 다섯 번째는 생존 심리학이다. 존 리치 박사는 재난 상황에 대다수는 스스로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해 얼어붙고 만다. 아니면 패닉에 빠진다. 하지만 몇몇은 즉각 살아남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들을 취한다. 팁턴 교수도 “심리적인 면이 크게 작용한다. 6시간, 7시간, 8시간, 9시간이 되면 진짜 절망에 빠지기 쉽다”며 “수색대나 구조대가 근처에 있다고 상정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자꾸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태의 뇌과학] 체온조절의 뇌과학

    [김태의 뇌과학] 체온조절의 뇌과학

    기록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더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체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흥미로운 점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몸의 반응이 뇌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뇌는 어떻게 우리의 체온을 조절하고 있는 것일까.온도에 대한 감각은 피부에 있는 수용체에서 출발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피터 맥노튼 교수는 더위에 반응하는 특별한 체내 단백질을 발견해 보고했다. ‘TRPM2’라는 이온통로단백질은 34~42도 범위에서 열리면서 양이온을 통과시켜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킨다. 피부 신경말단에서 신경이 활성화되면 이 신호는 척수의 감각 경로를 통해 뇌로 전달되고 최종적으로 ‘시각교차앞핵’에 도달해 더위를 인지하게 한다. 실험적으로 TRPM2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 생쥐는 38도인 곳에서도 벗어나려고 하지 않고 더위에 둔감했다. 일단 시각교차앞핵이 더위를 감지하면 ‘숨뇌’로 신호를 전달해 자율신경계를 통해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반응을 유발한다. 첫째는 혈관확장 반응이다. 쥐는 꼬리에서, 토끼는 귀에서, 사람은 손·발 등에서 혈관확장 반응을 통해 열을 발산한다. 열발산이 늘어나면 중심부 체온을 낮춰 더위 속에서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는 땀이다.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계가 땀샘을 자극해 땀을 분비한다. 피부로 올라온 수분은 곧이어 증발하면서 주변의 열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추위에 대한 몸의 반응도 비슷한 경로를 거친다. 낮은 온도를 감지하는 데는 ‘TRPM8’이라는 이온통로단백질이 필요하다. 26~28도부터 TRPM8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TRPM8에 의해 발생한 신호는 동일한 경로를 통해 시각교차앞핵으로 전달돼 반응을 일으킨다. 첫째는 오한 반응으로, 근육을 떨게 해 열을 발생시킨다. 둘째로 갈색지방을 연소시켜 열을 발생시킨다. 셋째는 혈관수축 반응으로 열손실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한다. 열발생을 늘리고 열손실을 막아 체온 저하를 막아 주는 것이다. 한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정상보다 체온이 높아지게 되는데 이때도 시각교차앞핵의 역할이 중요하다. 감염에 의해 염증 유발 물질들이 증가하면 혈관 내피세포에서 ‘프로스타글란딘 E2’의 생산이 늘어나고 ‘중앙 시각교차앞핵’에 작용해 체온을 떨어뜨리지 못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체온은 상승하고 열이 감염질환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 중국 상하이기술대의 션웨이 교수는 ‘복측시각앞핵’ 안의 억제성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킬 때 체온 저하가 일어난다고 보고했다. 이 부위는 수면을 유발하는 부위로도 잘 알려져 있어 흥미롭다. 이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 체온저하와 수면유발이라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일어난다. 체온이 떨어지는 것과 잠이 드는 것이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연구결과다. 열대야가 일상이 돼버린 요즘 이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면 좀더 편한 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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