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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자 변형 ‘털 쥐’ 만들었다… 멸종된 매머드 복원 성큼

    유전자 변형 ‘털 쥐’ 만들었다… 멸종된 매머드 복원 성큼

    미국 생명공학회사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가 유전자 변형 방식을 통해 ‘매머드 털’을 가진 생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4000여년 전 멸종한 매머드 복원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이다.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 연구팀은 4일(현지시간) 유전자 변형을 통해 추위에 잘 견디는 특성을 가진 ‘콜로설 털북숭이 쥐’를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쥐의 수정란이나 배아 줄기세포를 유전적으로 변형해 배아에 주입했고 이후 대리모에게 이식했다. 생쥐 털의 색깔, 질감, 길이, 무늬, 모낭과 관련된 유전자 7개를 편집해 매머드와 비슷한 털, 색깔, 질감을 구현해 냈다. 2021년 설립된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멸종 동물을 유전자 변형 방식을 통해 복원해 왔다. 연구팀은 매머드의 유전자를 오늘날 코끼리에 구현하는 방법으로 2028년 말까지 새끼 매머드를 탄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에 생쥐에서 매머드 복원의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의 계획은 털북숭이 쥐에 적용한 방식을 코끼리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먼저 매머드와 오늘날 코끼리 유전자를 해독해 둘 사이의 차이를 확인한다. 코끼리의 유전자를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편집해 멸종한 매머드 유전자를 가진 줄기세포를 만든다. 이후 코끼리 수정란에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다시 이 수정란을 대리모에 이식하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진화생물학자인 빅토리아 헤리지 영국 셰필드대 교수는 “매머드 같은 코끼리를 만드는 것은 훨씬 더 큰 도전”이라며 “관련된 유전자 수는 훨씬 많고 여전히 더 밝혀져야 한다. 매머드 복원이 곧바로 될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 세종시 정책연구기관 설립 의회 통과…기관장 ‘인청’ 갈등 여전

    세종시 정책연구기관 설립 의회 통과…기관장 ‘인청’ 갈등 여전

    집행부와 의회 갈등으로 오리무중이던 세종시의 독자 정책연구원 설립이 가능해졌다. 세종시의회는 5일 제9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임채성 의장이 직권으로 상정한 ‘세종평생교육·정책연구원 설립 및 운영 조례안’과 ‘평생교육 진흥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등 두 건을 원안 가결했다. 세종시가 지난해 7월 독자적인 정책연구원 설립을 위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한 지 8개월 만이다. 시는 대전과 충남의 통합 논의에 맞춰 현 대전세종연구원의 세종연구실과 세종인재평생교육진흥원을 통합해 독자적인 정책연구원 설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지난해 8월과 지난달 관련 조례안을 심사하면서 두 기관 통합이 오히려 기능을 저하할 수 있다며 부결했다. 이런 가운데 대전시가 독자 대전연구원 설립을 추진하면서 상황이 변했고 최민호 시장이 시의회에 의장 직권으로 조례안 상정을 요청했다. 조례안이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세종시는 행정안전부 승인과 인재평생교육진흥원 해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9월쯤 정책연구원을 개원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시는 독자적인 싱크탱크가 없어 2016년부터 대전세종연구원 세종연구실이 정책연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세종정책연구원 설립이 의회의 문턱을 넘었지만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날 의회에서는 시 산하 공공기관장 후보자의 자질 및 도덕성 검증을 위한 인사청문회 도입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임 의장은 임시회 개회식에서 작심한 듯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선임 업무가 부당하게 처리됐다는 지난달 감사원 감사 결과를 거론하며 공공기관장 임명 과정의 공정성 확보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세종시는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공모 절차를 거쳐 추천한 인물에 대해 시의회에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은 ‘이중 검증’이라며 맞서고 있다. 인사청문회 도입하려면 임추위를 폐지하자는 역제안을 내놨다.
  • 들뜨고 파인 잔디, 선수 뛰기 겁나고, 팬 볼 맛 안나고… ‘굴욕’ K리그

    들뜨고 파인 잔디, 선수 뛰기 겁나고, 팬 볼 맛 안나고… ‘굴욕’ K리그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2025 3라운드. 김천 상무를 상대하던 FC서울 주장 제시 린가드가 발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김천 선수와 공을 다투거나 충돌한 게 아니라 깊게 파인 잔디에 발목이 접질렸다. 린가드 주위에 삼삼오오 모인 선수들과 심판은 열심히 잔디를 꾹꾹 눌렀다. 린가드가 잔디를 걷어차며 화를 내는 모습 역시 고스란히 중계 화면에 잡혔다. K리그 감독과 선수들이 잔디 때문에 폭발 일보 직전이다. 가뜩이나 때늦은 추위로 잔디가 얼어붙어 미끄러운 데다 곳곳에 깊게 파여 울퉁불퉁한 잔디 때문에 부상 위험도 높아지고 제대로 된 패스를 하는 데 애를 먹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천 공격수 이동경이 결정적 기회에 패스하려다 잔디에 미끄러지거나, 서울 공격수 문선민이 슈팅 직전 공이 잔디 위에 뜨면서 헛발질하기도 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뿌리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뛰다 보니 잔디가 더 빨리 파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정용 김천 감독 역시 “이런 잔디에서는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각 구단에선 부상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포항 스틸러스 안재준과 제주 SK 박동진은 각각 1라운드에서 전반 3분과 전반 37분 햄스트링을 다쳤다. 2라운드에선 대전하나시티즌 이순민이 쇄골 골절로 장기 부상을 당했고 전북에선 전진우가 교체 출전했다가 팔꿈치 부상으로 다시 교체됐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선수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K리그 잔디 문제는 국제적으로도 망신을 사고 있다. 전북은 6일 시드니FC(호주)와 맞붙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2(ACL2) 8강 1차전을 안방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치러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3월 예정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7, 8차전을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경기 고양종합운동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기로 했다. 잔디 문제가 거론된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K리그는 잔디 문제로 몸살을 앓았고, 올해도 개막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후덥지근한 여름 더위와 건조한 겨울 추위 때문에 애초에 잔디 관리가 쉽지 않은 데다, 올해는 역대 가장 빨리 K리그를 개막하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이 때문에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경기장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 시설관리공단 등을 아우르는 상설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축구계 관계자는 “서울과 김천 경기에서 홈팀 서울은 유효 슈팅이 전반에 한 번, 후반에 한 번이었다. 김천은 유효 슈팅 자체가 없었다”며 “선수들보다 더 괴롭고 속 터지는 건 추운 날씨에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 2만 4889명”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 ‘시민의소리’에는 잔디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이 이틀 동안 170여건 올라왔다.
  • 與지도부 만난 박근혜 “尹 수감 마음 무거워… 여당 단합해야”

    與지도부 만난 박근혜 “尹 수감 마음 무거워… 여당 단합해야”

    국민의힘 지도부가 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보수 진영이 통합과 분열의 갈림길에 서자 박 전 대통령 탄핵에 관한 구원(舊怨)을 해소하고 보수의 구심점을 만들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17년 탄핵 당시 국회 측 소추위원장이었던 권 원내대표가 “사랑을 참 많이 주셨는데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려 너무 죄송하다”고 하자 “다 지난 일인데 너무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답변했다. 면담을 마치고 권 비대위원장이 “권 원내대표는 오늘 사면을 받았네요”라고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이 웃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면담에서 “어려울 때는 대의를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집권당의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와 갈등을 겪은 박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관계를 겨냥해 발언한 것으로 읽힌다. 구속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마음이 무겁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여당이 단합해 줬으면 좋겠다”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이어 “지금 국가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 집권 여당이 끝까지 민생을 책임져 주는 모습을 보여 줬으면 좋겠다”면서 “특히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하는 힘든 일이 많겠지만 책임을 꼭 다해 달라”고 덧붙였다. 통합을 강조하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이에 대한 불복과 수용으로 갈라질 보수 지지층의 결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일정을 두고 “전직 대통령인 국가 원로들을 찾아뵙고 지혜를 구하는 것은 보수정당 대표 주자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행보가 탄핵 반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중도층 민심에 반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국민의힘은 중도층 지지율 확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상현·박대출·김민전 의원과 국민의힘 탄핵 반대 당협위원장 모임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청사 정문 앞에서 윤 대통령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100% 대한민국을 지향하고 헌법 원리와 가치를 지키는 데 충실하고자 한다”며 “그런 입장에서 누구든 만날 수 있고 누구든 찾아뵐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전북대 앞에서 맞붙은 尹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전북대 앞에서 맞붙은 尹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를 앞두고 정치 진영 간 갈등이 교육계로 옮겨붙은 가운데 전북에서도 탄핵 찬반 맞불 집회가 열렸다. 전북대·전북권 탄핵 반대 대학연합회는 3일 오후 3시 전북대 구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쳤다. 전북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회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은 ‘계몽령’이고 계엄령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며 “윤 대통령은 저들이 얘기하는 ‘내란 수괴’가 결코 아니고 민주당의 입법 독재야말로 진정한 내란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이 인용되고 반국가세력이 득세한 후엔 후회한들 늦는다”며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우린 일어나 나라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2시 30분에는 애국 전북대학교 민주동문회와 전북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탄핵 찬성 집회가 개최됐다. 윤석열 퇴진 전북운동본부 관계자들과 전북대 출신 서난이 전북도의원, 신유정·최서연 전주시의원 등이 참석한 집회에서 이들은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내란동조 세력이 발붙일 곳은 이 땅 어디에도 없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고 내란에 동조하는 극우세력을 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대학생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대학 연합의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위원회는 “탄핵 반대 집회 장소인 전북대학교는 4·19 혁명의 발원지이자 5·18 민주화운동 첫 희생자인 이세종 열사의 모교”라면서 “전북의 대학생들이 피 흘려 지킨 민주화의 땅에서 어떻게 반민주 내란수괴를 옹호할 수 있는지, 원칙과 법치를 지키는 일이 무엇인지 현실을 똑바로 주시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무자비한 권력남용을 국민의 권력이라 오판해선 안 된다”며 “45년 전, 전북대학교에서 이세종 열사의 용기가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처럼, 오늘날에도 응원봉을 들고 국회로 달려가고 남태령에서 끝끝내 추위를 버텨낸 이들이 있어 민주공화국의 질서와 가치가 무너지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 “尹 수감 마음 무거워” 박근혜, 與 단합 당부… 野 “극렬 지지층에 뻔한 메시지”(종합)

    “尹 수감 마음 무거워” 박근혜, 與 단합 당부… 野 “극렬 지지층에 뻔한 메시지”(종합)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을 맞게 된 것에 대해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극렬 지지층을 향한 뻔한 메시지”라며 국민의힘 지도부의 박 전 대통령 예방을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면담을 갖고 “국가 미래를 위해 여당이 단합해줬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1시간가량 진행된 면담에서 “지금 국가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대내외적인 여건이 어렵고 경제·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집권 여당이 끝까지 민생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특히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하는 힘든 일이 많겠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꼭 다해달라”면서 “두 대표(권영세·권성동)가 경험이 많은 만큼 이 상황을 잘 극복할 것이다. 어려울 때는 대의를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돌이켜보면 개인의 소신이 항상 있을 수 있지만, 집권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힘을 합쳐야 한다. 개인행동이 지나치면 상황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단합을 거듭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론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고, (양 진영 지지자가) 대립해 상황이 매우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고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자신이 국회 측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은 데 대해 “박 전 대통령께서 사랑을 참 많이 주셨는데 마음 아프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인데 너무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화답했다고 신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권영세 비대위’ 출범 이후 당 지도부의 박 전 대통령 예방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예방에는 김상훈 정책위의장, 신 수석대변인, 강명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 유영하 의원이 배석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국민의힘은 탄핵 경험자가 아니라 국민에게 조언을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헌정을 농단한 윤석열 탄핵 선고를 앞두고 국정 농단으로 탄핵당한 전 대통령에게 조언을 구하러 간 모양새”라며 “돌아온 말은 ‘국민의힘이 단합하라’는 극렬 지지층을 향한 뻔한 메시지뿐이었다. 탄핵당한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안중에는 내란 사태로 인해 고통받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내란 우두머리를 배출하고 내란에 동조해 대한민국을 또다시 혼란에 빠뜨린 것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우선”이라며 “더 이상의 국론 분열 조장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고작 생각해낸 것이 ‘이명박근혜’ 정당으로의 회귀라면, 내란의 종식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원하는 국민으로부터 철저한 외면을 받게 될 것임을 명심하라”고 덧붙였다.
  • 박근혜 “尹 수감, 마음 무거워…국가 미래 위해 여당 단합해야”

    박근혜 “尹 수감, 마음 무거워…국가 미래 위해 여당 단합해야”

    박근혜 전 대통령은 3일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아온 국민의힘 지도부에 “윤석열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돼 이런 상황을 맞게 된 것에 마음이 무겁고, 국가 미래를 위해 여당이 단합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와 면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권영세 비대위’ 출범 이후 당 지도부의 박 전 대통령 예방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1시간가량 진행된 면담에서 “지금 국가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대내외적인 여건이 어렵고 경제·민생이 매우 어려우니 집권 여당이 끝까지 민생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특히 “거대 야당을 상대로 하는 힘든 일이 많겠지만,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꼭 다해달라”면서 “두 대표(권영세·권성동)가 경험이 많은 만큼 이 상황을 잘 극복할 것이다. 어려울 때는 대의를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론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고, (양 진영 지지자가) 대립해 상황이 매우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고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자신이 국회 측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은 데 대해 “박 전 대통령께서 사랑을 참 많이 주셨는데 마음 아프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인데 너무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화답했다고 신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예방에는 김상훈 정책위의장, 신 수석대변인, 강명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 유영하 의원이 배석했다.
  • 부산교육감 재선거, 다자 대결로…중도·보수 9일 단일 후보 선출

    부산교육감 재선거, 다자 대결로…중도·보수 9일 단일 후보 선출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중도·보수진영 예비후보 4명이 오는 8일 최종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 다만, 가장 최근 출마를 선언한 최윤홍 전 부산시 교육감 권한대행(부교육감)은 단일화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진보 진영은 후보 단일화가 중단된 상태여서 다자 대결로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중도·보수교육감 단일화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는) 전영근 전 부산시교육청 교육국장, 박종필 전 부산교총 회장, 박수종 전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4명이 단일화 방식에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후보들은 여론조사를 실시할 때 경력을 복수 표기하고, 역선택 방지 문항을 포함하는 데 합의했다. 역선택 방지 문항은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을 묻는 것이다. 진보성향인 사람의 응답은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하지 않는다. 후보 간 합의에 따라 통추위는 오는 4일 예비 후보 4명의 정책 발표회를 진행한다. 여론조사는 오는 7일과 8일 진행하고, 그다음 날 오전 11시쯤 후보 단일화 결과를 발표한다. 통추위는 지난달 28일 시교육청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최 전 부교육감은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통추위와 단일화 대상 후보 4명이 최 교육감에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려면 지난달 21일까지 예비후보로 등록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최 전 부교육감이 이보다 늦게 예비후보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과 김석준 전 부산시 교육감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지만, 후보 단일화 방식과 시기 등에 대한 의견이 달라 단일화 추진이 어려운 상태다. 예비후보인 황욱 전 김해여고 교장은 일찌감치 교육에는 진보, 보수 등 색깔이 없다며 단일화를 단일화 시도를 비판했다. 그런 만큼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이번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는 5명의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 ‘내부통제 강화’ 우리금융… 사외이사 7명 중 4명 교체

    ‘내부통제 강화’ 우리금융… 사외이사 7명 중 4명 교체

    우리금융지주가 내부통제 강화 차원에서 사외이사 7명 중 4명을 교체했다. 28일 우리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이영섭, 이강행, 김영훈, 김춘수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추천된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금융·경제, 리스크 관리 전문 이영섭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재무 전문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디지털·IT 전문 김영훈 전 다우기술 대표 △윤리경영 및 내부통제 전문 김춘수 전 유진기업 윤리경영실 초대 실장 등이다. 임추위 관계자는 이번 사외이사 개편에 대해 “이사회와 위원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그룹 내부통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같은 취지에서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다. 감사위원 4명을 전원 교체하고,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 내부통제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 수도 3명에서 4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배구조 연속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5명 가운데 유일하게 윤인섭 이사만 재선임하기로 했다. 신임 사외이사들은 다음 달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 봉양순 서울시의원 “결빙 위험 자치구 경사로와 이면도로, 행정관할 넘어 서울시가 적극 지원 나서야”

    봉양순 서울시의원 “결빙 위험 자치구 경사로와 이면도로, 행정관할 넘어 서울시가 적극 지원 나서야”

    서울시의회 봉양순 의원(더불어민주당, 노원제3선거구)이 서울시의회 제328회 임시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재난안전실 소관 업무보고에서, 서울시의 겨울철 재난 종합대책과 관련해 자치구 관리 이면도로의 결빙 대비에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봉 의원은 “서울시가 폭설과 경비에 대한 겨울철 재난 종합대책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른바 블랙아이스로 인한 낙상과 교통사고가 다수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자치구가 관리하는 도로나 이면도로의 경우 자동차 통행이 적어 큰 도로에 비해 결빙 위험이 오히려 큰데도 자치구에서 전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는 ‘대설 종합대책’ 추진을 통해 결빙취약구간을 지정·관리하고 있으나 대부분 시에서 관리하는 도로로 한정하고 있다. 이에 자치구가 관리하는 경사로 및 이면도로에 대설과 결빙방지를 위해 열선설치 등이 시급함에도 재정자립도에 따라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봉 의원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도로와 자치구가 관리하는 도로를 구분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자치구의 재정 여건이 각기 다른 상황에서 시민 안전을 위해 서울시의 좀 더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설 자원인 도로열선 설치에 대해서 “자치구에서 관리하는 경사로 등에 예산 부담으로 울며 겨자 먹기로 열선 대신 염수 분사 장치를 설치하는 경우가 있지만, 강추위에는 염수마저 얼어버려 제 기능을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지적하며 “자치구 관리 도로라도 가파른 경사로나 이면도로 중 사고가 빈번하거나 고위험 지역은 시민안전을 위해 서울시에서 열선 설치 등을 위한 예산 지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난안전실(한병용 실장)은 “현장 조사와 자치구와의 소통 등을 통해 결빙 예방과 미처 생각하지 못한 재난 위험 요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자치구 도로의 열선 설치 지원에 대해서여러 검토할 부분이 있지만 꼼꼼하게 살펴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봉 의원은 “겨울철 시민의 보행 안전은 서울시와 자치구의 행정적 관할 경계로 나눠 책임을 피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하며 “특히 기후변화와 고령화 사회에서 결빙으로 인한 낙상과 교통사고는 중대한 부상이나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서울시가 자치구와 함께 겨울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봉 의원은 보행환경 조성에 대해 “서울시가 ‘걷기 좋은 도시’를 조성하면서 미관을 강조하느라 일부 구간은 결빙에 취약해 실제 보행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보행로의 결빙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해 조성과 관리를 개선할 것을 당부했다.
  • 남원서 만난 변강쇠, 색 아닌 민심을 터놓다…이리 오너라, 먹고 놀자… 흑돼지·장어에 얼쑤~

    남원서 만난 변강쇠, 색 아닌 민심을 터놓다…이리 오너라, 먹고 놀자… 흑돼지·장어에 얼쑤~

    변강쇠가 양기 받았다는 ‘득독골’옹녀탕·음양바위 등 유명하지만변강쇠전 ‘백성이 주인’ 사상 담아정상엔 통일신라 ‘백장암 석탑’시답잖은 바위에 상한 마음 정화대하소설 ‘혼불’ 탄생한 노봉마을매화낙지 명당에 다양한 조형물‘자박자박’ 지리산 자락 걷기 좋아 걸어서 ‘한 식경’ 거리에는 서도역‘평이한 길섶’ 작가 상상력에 놀라판소리의 고장… “동편제의 태자리”‘광한루원’ 불빛 아래 걷는 맛 일품흑돼지 깊은 풍미 살린 ‘샤퀴테리’고추장 소스 두른 더덕장어 군침추어탕 거리 식당 50곳 문전성시 “겨울이 끝나고 해토(解土)가 시작되면서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은 서서히 녹아내리고 추위에 굳은 흙이 그 살을 풀었다.” 대하소설 ‘혼불’의 한 대목이다. 지금 선 곳은 전북 남원의 노봉마을. ‘혼불’이 탄생한 곳이다. 소설 속 문장처럼 바야흐로 땅 위의 풍경도 봄으로 달려가는 중이다. 한데 문학적 표현은 아름다워도 사실 풍경으로만 보면 이도 저도 아닌 계절이 바로 지금이다. 겨울 풍경을 말하기엔 늦고, 꽃을 이야기하기엔 이르다. 이런 시기에 적합한 여행이 문학 기행이다. 여기에 미식이 덧붙여지면 더할 나위 없이 멋들어진 여행지가 된다. 요즘 남원이 딱 그렇다. 전북 남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판소리의 고장이다. 소리깨나 하는 이들 사이에서 ‘동편제의 태자리’라 불린다. 동편제는 조선 영조 때의 명창 송흥록(1801~1863)의 법제를 이어받은 판소리 유파를 이르는 표현이다. 송흥록이 태어난 남원 운봉읍, 소리가 성했던 순창 등이 호남의 동쪽이라 동편제라 불린다. 문학 기행이라며 판소리 이야기부터 꺼내는 데에는 까닭이 있다. 판소리는 임진왜란 이후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상이 형성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한글이 백성의 눈을 뜨게 했다면 판소리는 귀와 입을 틔웠다. 판소리를 통해 기득권 양반의 실상을 들추고 마음껏 조롱했다. 그 맥을 이은 게 고전소설이다. 이를 판소리계 소설이라 한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춘향전’과 ‘흥부전’, 소리는 실전되고 이야기만 남은 ‘변강쇠전’ 등이 남원에서 비롯됐다. 고백하자면, 애초 남원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지는 산내면의 득독골이었다. ‘가루지기타령’의 변강쇠가 양기를 받았다는, (후대에 각색한 혐의가 짙은) 전설이 전해 오는 곳이다. 올해가 서구를 대표하는 호색남 카사노바의 탄생 300주년이라던데, 한국을 대표하는 호색남 변강쇠의 근본이 되는 곳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왜 이런 판소리가 남원에서 흥하게 됐을까. 향토사학자인 김용근 지리산문화자원연구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핵심부터 밝히면, ‘변강쇠전’은 애초의 의미와 다르게 포르노가 돼 버린 고전문학이라는 거다. 대단한 반전이다. ‘변강쇠전’의 원형은 ‘가루지기타령’이다. 가루지기는 시신을 가로로 지고 간다는 의미다. 이를 처음 부른 이는 동편제의 창시자 송흥록이다. 남원 출신이거나 남원에서 소리를 공부한 명창들 상당수가 현재 북한 지역인 함경도에서 활동하다 뼈를 묻었다. 송흥록도 그중 한 명이다. 남녘의 판소리 사설이 북한 지역에서 흔히 발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옹녀는 평안도 출신의 북녀(北女), 변강쇠는 삼남 출신의 남남(南男)이다. 조선의 백성은 하나라는 인식이 이야기의 바탕에 깔려 있다. 함경도에서 만난 둘은 이런저런 사정이 겹치면서 떠밀리듯 지리산으로 내려와 정착한다. 그곳이 현재 경남 함양 마천의 둥구마을, 백모촌이다. 남원에서 변강쇠와 옹녀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은 득독골이다. 주민 대부분이 백장암 계곡이라 부르는 곳이다. 계곡 안쪽으로 옹녀탕, 음양바위, 근연바위 등이 있다. 모두 변강쇠 이야기에 기댄 이름들이다. 계곡 초입에는 작은 공원도 있다. 팔도의 장승, 변강쇠와 옹녀 조형물 등이 조성돼 있다. 사실 변강쇠 이미지를 확정 지은 건 영화 ‘변강쇠’(1986)다. 이 영화로 변강쇠와 옹녀에게 색정 남녀의 이미지가 덧씌워졌지만, 학계 일부에서는 이 둘을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야 했던 조선 후기 유랑민을 반영한 것이라 본다. 김 소장은 “변강쇠 이야기의 근본엔 조선 팔도의 주인은 백성이라는 사상이 깔려 있다”며 “팔도의 권세가를 상징하는 장승을 등장시켜 양반이라는 지배 계층을 마음껏 조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대에 ‘포르노가 돼 버린 고전문학’이라는 건 바로 이런 의미다. 김 소장은 “장소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사람과 문화에 집중해 인문성으로 승화시키라”고 했다. 그러니까 백장암 계곡에 있는 별의별 것들, 남녀 생식기를 닮은 바위 같은 ‘포르노적 장소성’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이런 일갈을 듣고 나니 ‘양기 생산지’를 보겠다며 득독골을 찾아 남원까지 내려간 게 머쓱해졌다. 그럼에도 우리는 백장암 계곡을 가야 한다. 낯뜨거운 그 계곡의 정상에 세상 아름다운 탑이 있어서다. 백장암 삼층석탑. 통일신라 시대의 대표적인 미탑(美塔)으로 국가유산청이 선정한 국보다. 시답잖은 백장암 계곡 바위 몇 개에 상한 눈이 이 석탑을 보는 순간 기적처럼 씻긴다. 그만큼 빼어나다. 송흥록이 태어난 운봉읍 비전마을 일대에 동편제 마을이 조성돼 있다. 동편제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황산대첩을 기념하는 황산대첩비와 어휘각 등의 볼거리도 있다. 이쯤에서 다시 ‘혼불’로 돌아가자. 노봉마을의 행정명은 사매면 서도리다. 삭녕 최씨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최명희 작가 역시 삭녕 최씨 후손이다. ‘혼불’에선 매안 이씨 집성촌인 매안마을로 표현된다. 매화꽃이 들어간 사매면이라는 지명에서 보듯, 마을 이름에 꽃이 들어간 곳은 대체로 길지로 꼽힌다. 노봉마을도 마찬가지. 이른바 매화낙지(梅花落地) 명당에 들어선 마을이다. 그러니까 매화꽃이 떨어진 형상의 터라는 얘기다. 풍수에서는 핀 꽃보다 진 꽃을 높이 친다. 꽃이 떨어져야 열매를 맺기에 개화보다 낙화가 좋다고 본 것이다. 노봉마을은 적요하다. ‘혼불문학마을’이라는 테마로 여러 조형물을 조성해 뒀다. 자박자박 걷기에 좋다. 노봉마을 인근에 혼불문학관이 있다. 지리산 자락이 눈에 담기는 언덕에 조성됐다. 내부에 ‘혼불’ 속 세시풍속 등을 표현한 디오라마, 작가의 서재 등 볼거리가 있다. 노봉마을에서 걸어서 ‘한 식경’(밥 한 끼 먹을 시간), 차로 5분 남짓한 거리에 서도역이 있다. 소설에서는 강모의 아내 효원이 순천에서 신행 올 때 처음 발 디딘 공간으로 묘사된다. 서도역 앞엔 삼거리가 있다. 소설 속에서 천민들의 거주지인 거멍굴과 양반들의 공간인 매안마을을 나누는 길목으로 등장했다. 들녘의 평이한 길섶을 보고 이런 이야기를 끄집어낸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 서도역은 꽤 유명한 관광지다. 광한루원(廣寒樓苑) 같은 유명 관광지조차 사람의 발걸음이 뜸한 요즘에도 한 시간에 한 대 정도는 관광버스에서 여행자들이 쏟아져 나온다. 남원 하면 광한루원(명승)이다. 성춘향과 이몽룡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장소다. 흔히 ‘광한루’라 알려졌지만 광한루(보물)는 여러 건물 중 하나이고 전체를 아우르는 이름은 광한루원이다. 낮의 광한루원은 꽤 익숙하다. 밤 풍경은 또 다르다. 무척 낭만적이다. 뿌리 깊은 나무들과 세월의 켜가 잔뜩 쌓인 돌다리,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은은한 경관 조명 아래 어우러져 있다. 오후 6시 이후엔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 광한루원 주변의 도로, 승월교 등의 다리에는 경관 조명이 들어온다. 야간관광 활성화 조치 덕이다. 화사한 불빛 아래 자박자박 걷는 맛이 일품이다. 이제 남원의 맛을 이야기할 차례다. 독특한 건 흑돼지 관련 음식이다. 남원뿐 아니라 경남 함양, 산청 등 지리산 자락에 깃든 도시마다 흑돼지를 기른다. 이른바 ‘지리산 흑돼지’다. 남원에선 ‘버크셔K’라 불리는 한국 버크셔 품종의 흑돼지를 주로 키운다. 흑돼지는 그냥 먹어도 깊은 풍미를 내지만 시간을 들여 가공하면 특유의 맛이 더욱 살아난다. 이를 ‘샤퀴테리’라 부른다. 햄이나 소시지, 하몽 등 육가공품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남원에선 ‘더찹샵’이 유명하다. 국내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흑돼지 전문 샤퀴테리아(육가공장)다. 육종 전문가인 박화춘 박사가 약 20년 전 귀향해 줄곧 개량해 온 버크셔K를 아들들이 기르고 가공해 판매하는 곳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넓적다리 하몽을 비롯해 생햄인 잠봉, 살라미, 초리조 등 부위별 샤퀴테리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인근의 흑돼지 농장에선 관광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소문난 오돌뼈’에선 독특한 식감의 양념오돌갈비와 쫄깃한 비계 맛의 덜미살 등 다양한 부위를 판다. 특히 흑돼지 덜미살은 씹는 맛과 진한 풍미가 좋아 알고 찾아드는 손님이 많다. 남원 시내 승월교 쪽에 있다. 식정동엔 더덕장어 거리가 있다. 소금이나 양념구이 등 통상의 장어 요리법과 달리 고추장 베이스의 소스를 두른 돌판에 장어를 얹고 그 위에 생더덕을 두툼하게 덮는다. ‘청룡집’, ‘청룡가’, ‘해용집’, ‘삼포가든’ 등이 유명한 노포다. 더덕과 장어를 함께 내는 것은 같지만 맛은 저마다 다르다. 청룡집은 민물고기 매운탕이 독특하다. 깻가루와 된장으로 맛을 낸 국물에 우거지와 시래기를 듬뿍 넣어 시원하게 끓여 낸다. ‘카페 노슈가’는 상호처럼 설탕을 쓰지 않고 천연 발효종으로 건강한 맛을 추구하는 베이커리 카페다. 옛 농협창고 건물을 개량해 쓰고 있다. 쌀스틱빵과 현미초콜릿빵, 소금빵, 쌀식빵 등이 인기다. 주천면 하주마을에 있다. 남원에서 추어탕을 빼놓으랴. 남원 사람들은 가을철 추수가 끝나면 추운 겨울에 대비하기 위한 보양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그게 추어탕이다. 남원 사람들은 예부터 미꾸리와 미꾸라지, 종개 등을 구분해 먹었다. 미꾸리와 미꾸라지는 맛도, 생김새도 약간 다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펴낸 ‘향토문화전자대전-남원 편’에 따르면 미꾸리는 주둥이가 둥글고 수염이 다섯 쌍이다. 반면 미꾸라지는 주둥이가 넓적한 편이다. 미꾸리를 둥글이, 미꾸라지를 넙적이라 구분하는 이유다. 맛도 미꾸리가 미꾸라지보다 윗길이다. 남원에서 주로 쓰는 재료도 미꾸리다. 그러니까 이름은 같은 추어탕이지만 내용물은 약간 다른 셈인데, 외지인들은 죄다 추어탕이라 퉁쳐 부르니 남원 주민 입장에선 다소 서운할 법하다. 광한루원 주변에 추어탕 거리가 형성돼 있다. 1959년 창업한 ‘새집’ 등 50여개의 추어탕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 죽항동의 ‘황토식당’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집이다. 점심 때면 어김없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탓에 포장해 가는 이들도 많다. ‘이리 오너라, 먹고 놀자.’ 오는 4월 말부터는 ‘트레인스토랑’이 서울과 남원을 오간다. 남원의 먹거리(3식)와 관광을 묶은 미식 열차 상품이다. 남원행 아침 열차에서 ‘더찹샵’의 생햄을 넣은 잠봉뵈르 샌드위치와 요거트, 디저트 등으로 조식을 시작하고, 돌아오는 저녁 열차에선 더덕장어구이를 덮밥으로 해석한 도시락과 산채 김밥 등으로 구성된 정찬을 낸다. 점심 역시 남원 현지 맛집에서 먹는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야드라, 떠나보니 살겠드라(쨍쨍 지음, 달) “제주의 추위와 바람을 피해 도망쳐 온 남미는 생각보다 그리 따스한 나라는 아니었다.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도망친다는 발상부터가 잘못이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이가 딱딱 부딪히는 날씨를 지나 보내야 다시 찾아오는 ‘쨍쨍’한 날씨가 귀한 법이다.” 화려한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Fire族)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전 26년 6개월간의 학교 생활을 그만두고 세계로 훌훌 떠난 여성이 있다. 행복하면 어디서든 요가를 하고 태양이 내리쬐면 언제든 분홍빛 비키니를 꺼내 입는 그는 자신을 ‘쨍쨍’이라고 칭한다. 올해로 65세인 쨍쨍은 넘치는 호기심과 사랑을 원동력으로 오늘도 세계를 여행한다. 혼자서 여행하는 게 두렵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256쪽, 1만 7500원. 호랑이를 부탁해(설상록 글, 메 그림, 비룡소) “우리 중 누구든 ‘검은 모자’가 될 수 있단다. 우리 모두 다 실수할 수 있고, 알을 돌려주다가 깰 수도 있어. … 선생님은 알이 깨져서 슬퍼하는 것과 알을 깨고 사과하지 않고 도망친 검은 모자에게 화나는 감정을 구분했으면 좋겠어.” 지난해 제30회 황금도깨비상을 받은 그림책이다. 괴짜 과학자 같은 엉뚱한 담임선생님의 제안으로 5학년 4반에서는 ‘달걀 부화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일찍 등교한 우주와 수진이는 난장판이 된 교실과 바닥에 깨져 있는 달걀을 발견한다. 어떻게 된 일일까. 사회적 의미뿐만 아니라 작품 자체가 가지는 이야기의 매력이 살아 있다는 평을 받았다. 204쪽, 1만 5000원. 진심의 바깥(이제야 지음, 에포케 스튜디오) “여름에는 열어 볼 수 없는 이야기가 있어/젖은 손으로 첫 눈을 만진 날의 일기” 2012년 등단한 이제야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집의 제목은 ‘진심의 바깥’이지만, 그 어느 글보다도 진심의 안으로 당도하려는 시인의 의지가 느껴진다. 그렇다면 진심이란 무엇일까. 사랑, 희망, 믿음 같은 단어들을 골똘히 들여다보면 진심의 실체가 드러나게 될까. 진심이 의심되는 어느 날 밤 열어 보면 좋겠다. 시인의 말은 이렇다. “우리는 믿음이 녹지 않도록 지켰다 … 이제 아름다움을 흩어 두기로 했다.” 160쪽, 1만 2000원.
  • ‘韓 4월부터 여름’ 전망했는데…“폭염 노출되면 빨리 늙는다” 충격 연구 결과

    ‘韓 4월부터 여름’ 전망했는데…“폭염 노출되면 빨리 늙는다” 충격 연구 결과

    올해 여름 수준의 더위가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국내 기후학자의 전망이 나온 가운데, 극심한 더위가 분자 수준의 노화 속도를 가속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이 쏠린다. 27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레너드 데이비스 노인학 대학 제니퍼 에일셔 교수와 최은영 박사팀은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2010~2016년 미국 전역의 더위 일수와 각 지역 고령층의 생물학적 나이 관계를 분석해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극심한 더위에 많이 노출될수록 고령층의 생물학적 노화가 빨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라며 이는 기후변화와 폭염이 분자 수준에서 장기적인 건강과 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새로운 우려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생물학적 나이는 출생일 기준의 나이와 달리 분자, 세포, 시스템 수준에서 신체가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 측정하는 척도로, 생물학적 나이가 높을수록 질병·사망 위험이 커지지만 폭염과 생물학적 노화의 연관성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2010~2016년 열지수(Heat Index)를 기준으로 미국 전역의 폭염 일수를 조사하고, 56세 이상 지역 주민 3600명을 대상으로 혈액 표본을 채취, 분석해 생물학적 나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했다. 미국 기상청(NWS)은 기온과 습도 기반 열지수에 따라 더위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위험 수준을 26.7~32.2℃를 ‘주의’(Caution), 32.2~39.4℃를 ‘극심한 주의’(Extreme Caution), 39.4~51.1℃를 ‘위험’(Danger) 단계로 분류한다. 이 연구에서는 세 가지 단계에 해당하는 날을 모두 ‘폭염’에 포함했다. 생물학적 나이 변화를 거주지 폭염 일수와 비교한 결과 폭염 일수가 많은 지역 거주자의 생물학적 나이 증가 속도가 폭염 일수가 적은 지역 거주자보다 유의미하게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및 6년 동안의 폭염 일수 증가 또는 장기간의 더위가 참가자의 생물학적 나이(PCPhenoAge)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폭염에 따라 생물학적 노화가 최대 2.48년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은영 박사는 “폭염 일수와 생물학적 노화 속도의 이런 상관관계는 사회경제적 및 기타 인구통계학적 차이와 신체활동, 음주, 흡연 같은 생활 습관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에일셔 교수는 “일 년 중 절반이 ‘극심한 주의’ 수준 이상 폭염이 발생하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거주자는 연간 폭염 발생일이 10일 미만인 지역 거주자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최대 14개월 빨랐다”며 “이는 단순히 더운 날이 많은 지역에 사는 것만으로도 생물학적으로 노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노년층에서는 땀 증발을 통해 피부 냉각 효과가 사라지기 시작하고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냉각 효과가 더 떨어진다”면서 “자신이 있는 지역의 온도와 습도를 살펴보고 어떤 위험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여름 수준 더위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질 것”한편 앞서 지난해 여름 40도의 폭염이 올 것을 예견했던 기후학자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올해 여름 수준의 더위가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해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겨울은 굉장히 따뜻했고 3월 초까지 따뜻했다가 3월 중순 갑자기 확 추워지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올봄에는 그런 꽃샘추위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2월 말, 3월 초부터 따뜻해지기 때문에 봄꽃 개화 시기도 예년보다 빨라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진행자가 “올해는 4월에도 반팔을 입을 정도로 더울까?”라고 묻자, 김 교수는 “4월 초 최고 온도가 20도 넘어가면서 올해 봄은 ‘여름 같은 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난해에 내가 한국의 여름이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적이 있는데, 올해도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우리나라 기후가 점점 아열대화되고 있다”며 “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 지속되면 아열대 기후로 분류하는데, 사실상 우리나라가 점점 아열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추위 가고 미세먼지 오고

    추위 가고 미세먼지 오고

    26일 영하권 추위가 물러갔지만 ‘봄의 불청객’ 황사가 찾아오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한 때 ‘나쁨’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도심 일대 하늘이 뿌옇다.  연합뉴스
  • 국회 측 “부정선거 음모론 철퇴… 민주공화국 기반 굳건히 해야”

    국회 측 “부정선거 음모론 철퇴… 민주공화국 기반 굳건히 해야”

    국회 측 9명, 계엄 위헌·위법성 짚어박근혜 탄핵심판 결정문 인용 눈길“국민의 군대를 정치 사병으로 전락”정청래 “尹 파면 조건은 이미 성립”당일 영상 틀며 ‘계엄군 단전’ 부각 국회 탄핵소추단은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특별검사’를 맡았던 이광범 변호사를 필두로 총 9명의 대리인이 차례로 나서 “부정선거 음모론 철퇴”, “국민의 군대를 정치적 목적으로 사병화” 등 파면 이유와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조목조목 짚었다.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을 파면해야 할 조건은 이미 성립됐다”고 단언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헌재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을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헌재는 ‘이 사건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라는 보충의견을 결정문에 담았다. 이 변호사는 “(당시 결정문은)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헌법 가치를 담고 있다. (지금의 헌재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승화시키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기회에 망국적 역병인 부정선거 음모론에 철퇴를 가해 민주공화국의 기반을 굳건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변론 과정에서 ‘공격수’ 역할을 해 온 장순욱 변호사는 계엄 포고령에 윤 대통령을 비판해 온 이들을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정치적 반대파들의 입을 틀어막고 손발을 묶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김선휴 변호사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한 군대를 개인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된 사병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황영민 변호사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선언해 민주공화국의 구성원으로 자라날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 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리인단의 종합변론에 이어 최종 의견 진술을 한 정 위원장은 “전 국민이 생중계를 통해 국회를 침탈한 무장한 계엄군들의 폭력 행위를 지켜봤다”며 “하늘도 알고 땅도 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도 목격자”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혐오하고 멸칭하고 탄압해서도 안 된다”며 “더군다나 권력을 악용해 상대방을 탄압, 제거, 수거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애국가 1절을 읊으며 의견 진술을 마무리했다. 국회 측은 최종변론에 앞서 비상계엄 당일 국회사무처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증거 자료로 틀며 계엄군의 전력 차단 과정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이 ‘평화적 계엄’을 주장한 것과 달리 계엄군 투입으로 국회를 마비시키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는 취지다.
  • 尹 “임기단축 개헌” 국회 측 “반헌법적 도발”

    尹 “임기단축 개헌” 국회 측 “반헌법적 도발”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변론 절차가 25일 종결됐다. 이제 헌재의 판단만 남았다.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때로부터 73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과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회 측은 “(계엄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시도였고 반헌법적 도발이었다”며 신속한 파면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심판 최종 의견 진술을 했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은 무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계엄이 아니라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주장했다. 이어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면 개헌과 정치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기겠다”고 했다. 탄핵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몽상에 빠진 권력자가 무너뜨리려 한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 파면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 주는 역사의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자 최종 의견 진술에 앞서 국회와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두고 마지막까지 공방을 벌였다. 국회 측 이광범 변호사는 “국민들이 피와 목숨을 바쳐 지켜 온 민주 헌정질서를 무참하게 짓밟았다. 헌법 파괴 행위이자 민주공화국 전복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측 이동찬 변호사는 계엄의 배경으로 야당의 정부 정책 발목 잡기, 입법 폭거, 예산 일방 삭감 등을 들며 “야당이 초래한 이 사태가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정청래 “윤석열 파면 조건은 이미 성립됐다”

    정청래 “윤석열 파면 조건은 이미 성립됐다”

    국회 탄핵소추단은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특별검사’를 맡았던 이광범 변호사를 필두로 총 9명의 대리인이 차례로 나서 “부정선거 음모론 철퇴”, “국민의 군대를 정치적 목적으로 사병화” 등 파면 이유와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조목조목 짚었다.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을 파면해야 할 조건은 이미 성립됐다”고 단언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헌재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을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헌재는 ‘이 사건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라는 보충의견을 결정문에 담았다. 이 변호사는 “(당시 결정문은)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헌법 가치를 담고 있다. (지금의 헌재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승화시키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기회에 망국적 역병인 부정선거 음모론에 철퇴를 가해 민주공화국의 기반을 굳건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변론 과정에서 ‘공격수’ 역할을 해 온 장순욱 변호사는 계엄 포고령에 윤 대통령을 비판해 온 이들을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정치적 반대파들의 입을 틀어막고 손발을 묶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김선휴 변호사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은 1987년 (제6공화국) 헌법 제정 이후 40년 가까이 지켜 온 문민통제와 국군의 정치적 중립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했다”며 “국민을 위한 군대를 개인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된 사병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황영민 변호사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선언해 민주공화국의 구성원으로 자라날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 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리인단의 종합변론에 이어 최종 의견 진술을 한 정 위원장은 “전 국민이 생중계를 통해 국회를 침탈한 무장한 계엄군들의 폭력 행위를 지켜봤다”며 “하늘도 알고 땅도 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도 목격자”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혐오하고 멸칭하고 탄압해서도 안 된다”며 “더군다나 권력을 악용해 상대방을 탄압, 제거, 수거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애국가 1절을 읊으며 의견 진술을 마무리했다. 국회 측은 최종변론에 앞서 비상계엄 당일 국회사무처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증거 자료로 틀며 계엄군의 전력 차단 과정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이 ‘평화적 계엄’을 주장한 것과 달리 계엄군 투입으로 국회를 마비시키려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는 취지다.
  • 정청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도 계엄 목격…尹 파면해야”

    정청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도 계엄 목격…尹 파면해야”

    탄핵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서 “12·3 내란의 밤,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도 계엄을 목격했다”며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지난 4일 변론에서 “(계엄 때)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 그림자 같은 걸 쫓는 느낌”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25일 정 위원장은 “전 국민이 텔레비전 생중계로 무장한 군인들의 폭력 행위를 봤다”며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을 파면해야 할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은 이미 성숙 돼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부독재로부터 나라를 지킨 것도 국민”이라며 “허리띠 졸라매고 자식들 교육해 오늘날 민주화 산업화를 이뤄낸 주인공도 국민이고, 올림픽 금메달 스포츠 강국을 이룬 것도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은 나라와 헌법을 사랑하는 국민을 총칼로 죽이려 했고, 피로 쓴 민주주의의 역사를 혀로 지우려 했다”고 비난했다.
  • [이근화의 말하자면] 말과 몸

    [이근화의 말하자면] 말과 몸

    “너희도 만일 피가 흐르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윤봉길, ‘강보에 싸인 두 병정에게’) 지난 학기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독립운동사를 주제로 한 강좌 개설을 맡아 일을 진행하느라 기념관을 자주 방문했다. 교수자가 강의 내용을 녹화하는 동안 문득 울컥하는 감정을 억누르기 어려웠다. 특히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의사의 만남과 의거 결행은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했다. 1932년 4월 29일 오전 윤봉길 의사는 일본의 상하이 점령 기념식이 열리는 훙커우 공원으로 향했다. 그날 아침 김구 선생과 마지막 식사로 고깃국을 먹고 나서 자신의 새 회중시계와 김구 선생의 낡은 시계를 바꾸고, 차비를 제외한 주머니의 현금을 모두 빼놓았다고 한다. 기념식에서 일반인들이 어느 정도 돌아가고 나서, 시라카와 사령관을 포함해 다수의 일본 군정 요인이 남은 기념식 후반부 기미가요가 울려 퍼질 때 첫 번째 폭탄이 터졌다. 두 번째 폭탄을 던지다가 윤봉길 의사는 체포됐다. 오전 11시 40분 상하이에 부슬부슬 찬비가 내렸다고 한다. 이 의거는 일제에 깊은 충격을 주었고 조선의 독립운동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의거 전날 밤 윤봉길 의사가 어린 두 아들에게 남긴 편지는 단순한 유언이 아니었다.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로 시작하는 편지에는 조국 독립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스물일곱의 젊은 나이에 어린아이들을 두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일만 해도 숭고한 것인데, 그 혈육들조차도 민족을 위해 살 것을 다짐해 두는 용기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그는 자신과 조국, 아이들의 미래를 하나로 보았다. 그의 삶은 뜻을 굽히지 않고 말과 몸을 하나로 삼았던 독립운동가의 투지를 보여 준다. 조국의 독립을 목표로 온갖 간난신고를 겪었던 조선 청년들의 삶의 이야기는 마음을 뜨겁게 한다. 상하이에서 충칭에 이르기까지 임시정부 요원으로 독립운동을 하며 배고픔과 추위, 긴 이동과 피로, 혹독한 훈련과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그들은 뜻과 생각을 말로 세우고, 그 말과 몸을 하나로 두었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 사건이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어떤 말을 마음에 두느냐에 따라 몸은 달리 움직일 것이다. 뜻을 분별하는 것은 머리일 것이나 온전한 말을 마음에 두지 못할 때 머리가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 말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 온전한 말을 주고받을 제대로 된 대상을 곁에 두는 일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편협하고 조열한 정보가 사람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잘못된 우상을 섬기는 것 또한 위험천만한 일이다. 법원을 습격하는 폭력 앞에서 법치주의 국가의 기강이 흔들렸다. 무분별한 폭력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올바른 뜻을 세우고 사람다운 대화를 이어 가며 소통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본이다. 그것이 역사를 잇고 미래를 밝히는 길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근화 시인
  • “패딩 입고 버텼는데… 28만원 나와”…1월분 ‘난방비 폭탄’에 곳곳서 신음

    “패딩 입고 버텼는데… 28만원 나와”…1월분 ‘난방비 폭탄’에 곳곳서 신음

    #. ‘28만원.’ 직장인 윤모(34)씨가 사는 서울 강남구 수서동 20평대 아파트의 1월분 난방비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분 12만 8000원보다 두 배 넘게 더 나왔다. 윤씨는 잘못 나온 게 아닌가 싶어 재차 확인했지만 고지서엔 이상이 없었다. #. 경기 고양에 사는 주부 이모(68)씨는 1월 관리비 고지서에 찍힌 ‘난방비 37만원’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이씨는 “믿을 수 없는 액수”라면서 “난방비 아낀다고 집에서 패딩을 입고 수면 양말을 신고 추위를 버텼는데 난감하다”고 했다. ‘1월분 난방비 폭탄’을 맞은 가구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 이뤄진 ‘난방비 인상’의 효과가 겨울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택용 난방 사용요금은 지난해 7월 1일 자로 M㎈(메가칼로리) 당 101.57원에서 112.32원으로 9.8% 올랐다. 4인 가구 기준으로 한 달에 평균 6000원가량 인상됐다. 도시가스를 주 연료로 하는 개별 난방비도 올랐다. 서울시 주택용 도시가스 소매 요금은 지난해 8월 1일 MJ(메가줄) 당 20.8854원에서 22.2954원으로 6.8% 인상됐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으로 한 달 평균 3770원을 더 내게 됐다.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이 난방비와 도시가스비 인상을 이끌었다. 유독 1월분 요금이 더 많이 나온 건 통상 12월보다 1월이 더 추워 난방기 가동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수급통계’에 따르면 가정의 도시가스 평균 사용량은 연중 1월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2월, 12월 순이었다. 특히 지난 1월 전국 평균기온은 섭씨 영하 0.2도로 지난해 1월 평균기온 0.9도보다 1.1도 더 낮았다. 눈이 내린 날은 9.7일로 역대 3위 수준이었다. 2월에도 한파가 이어지면서 ‘2차 난방비 폭탄’을 걱정하는 가구도 늘고 있다. 직장인 이주경(33)씨가 사는 10평 남짓 오피스텔의 난방비는 지난해 1월분 9만 3000원, 2월분 12만 4000원이었다. 올해 1월분은 11만 6000원이었다. 이씨는 “올해 2월분은 15만원 정도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난방비를 아끼는 5가지 꿀팁을 소개했다. 가장 중요한 건 겨울철 적정 실내 난방 온도인 20도를 유지하는 일이다. 온도를 섭씨 1도 낮추면 7% 에너지소비량을 절감할 수 있다. 외출할 때 보일러를 외출 모드로 전환하거나 난방 밸브를 차단하면 열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보일러를 가동할 때 가습기를 사용하면 열이 오래 간직돼 난방 효율이 오른다. 창문 틈에 문풍지를 부착하거나 난방 설비 배관을 청소해도 난방비를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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