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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한국 부동산’…업계16위 태영건설 워크아웃(종합)

    ‘위기의 한국 부동산’…업계16위 태영건설 워크아웃(종합)

    국내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중견 건설사이자 SBS 관계사인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저금리 시기에 무리하게 사업을 펼쳤다가 건설 경기 부진, 금리 인상 등 외부 환경이 나빠지면서 유동성 위험이 커졌다. 부동산 PF 부실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가 우려된다. 28일 금융권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유동성 문제로 논란이 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만기가 도래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PF는 부동산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회사에서 조달하는 것이다. 서울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과 관련된 480억원 규모의 PF 채무 만기가 이날이다. 금융권 추산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PF 잔액은 3조 2000억원이다. 이달까지 갚아야 할 PF 채무는 3956억원이다. 태영건설의 3분기 기준 순차입금은 1조 9300억원, 부채비율은 479%다. 국내 시공능력 35위 내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부채비율이 가장 높다. 워크아웃은 자력으로 빚을 갚는 것이 불가능한 기업이 신청하는 절차다.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된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 관리하에 대출 만기 조정과 신규 자금 지원 등을 받게 된다. 태영건설의 주요 채권은행은 산업은행과 국민은행이다. 이들 은행도 태영건설이 파산해 빌려준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워크아웃에 동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크아웃의 법적 근거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은 일몰됐다가 지난 26일 다시 시행됐다. 태영건설이 이에 따른 ‘1호 워크아웃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업계에서는 부동산 PF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서울·수도권 이외 지역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면 22조 8000억원 규모의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코오롱글로벌과 신세계건설 등도 PF 우발채무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설업계 PF 위기는 금융권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9월말 기준으로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 3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PF 문제가 금융권·건설업권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 중이다.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이른바 ‘F4’(Finance4) 멤버들은 지난 26일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 ○○○도 게이였대… 수천 년 이어진 비밀스러운 사랑

    ○○○도 게이였대… 수천 년 이어진 비밀스러운 사랑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1912~1954)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사용했던 난공불락의 암호기인 ‘에니그마’를 해독한 주역이다. 튜링이 독일군 모르게 암호를 해독한 덕에 세계대전은 2년 정도 단축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가 구한 인류도 1400만명으로 추산된다. 위대한 일을 해냈지만 튜링의 삶은 의외로 쓸쓸하다. 그는 동성애자였고 그가 살던 시대는 동성애가 범죄였기 때문이다. 유죄 판결을 받은 튜링은 화학적 거세형을 받고 결국 자살을 택한다. 튜링뿐만이 아니다. 러시아의 작곡가 표트르 차이콥스키(1840~1893), 덴마크 동화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1805~1875), 르네상스 시대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 등도 다 동성애자였다. 최근 뮤지컬 ‘안테모사’, 연극 ‘키리에’ 등에서 소외된 이들의 삶을 다룬 작품을 선보여온 국립정동극장 ‘창작ing’가 이번에는 동성애자들을 조명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성애자였던 이들의 삶을 무대 위에 펼쳐낸 뮤지컬 ‘13 후르츠케이크’를 통해서다. ‘13 후르츠케이크’는 인류 역사에 유명했던 13인의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19년 6월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뉴욕타임스에서 ‘꼭 봐야 할 뮤지컬’에 선정됐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작품은 게이들의 동성애와 관련된 일화를 옴니버스식으로 펼쳐놓는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배우들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무대와 객석을 오간다. 이들은 성소수자를 색출하는 경찰들을 피해 모이지만 자신들이 사회적 기생충 대접을 받는 현실에 절망한다. 이들 앞에 수백 년간 성별을 바꿔가며 살아온 신비의 드래그퀸 올랜도가 나타나 성소수자들의 사연을 꺼내고 다 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와 12제자가 함께 있는 장면을 13인의 동성애자들이 대신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미소년과의 사랑이야말로 본능이 가미되지 않은 순수하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했을 정도로 그리스에서는 동성애가 대놓고 유행했다. ‘13 후르츠케이크’의 첫 게이 커플은 그리스의 유명한 동성애자인 하르모디오스와 아리스토게이톤이다. 이들의 사랑은 아름다운 노래와 함께 애틋하게 그려진다. 이후 동성애에 빠져 정치를 돌보지 않았다는 중국의 애제(기원전 27~기원전 1), 안데르센, 차이콥스키, 신라 혜공왕(758~780) 등의 사연이 짤막하게 이어진다. 동서고금을 오가며 게이 예술가들이 애타는 마음으로 남긴 문장, 작품들이 소개되고 이들의 절박했던 사랑과 핍박받았던 현실이 교차하며 소개된다.누구 하나 쉽게 잊어버릴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이미지와 사건은 ‘13 후르츠케이크’의 보는 맛을 더한다. 여기에 미디어 아트와 아름다운 넘버들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원어로 된 시를 가사로 작곡해 콜라주한 ‘뮤지컬 비녜트’(Musical Vignette)의 형태의 무대는 낯설면서도 독특한 매력을 뽐낸다. 일반 관객들은 물론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특히 찾아볼 만한 작품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막 없이 알아듣지 못하는 가사들을 들어야 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다. 등장하는 게이들이 한 인간으로서 지닌 다양한 모습보다는 주로 동성애에 초점을 맞춰 소개되고 핍박받는 연민의 대상처럼 그려진 것도 분위기를 무겁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잘못한 게 없는데 언제까지 숨죽이고 살아야 하지?”라고 묻는 이들은 마지막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퍼포먼스를 보인다. 차별과 혐오 속에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극작과 연출을 맡은 안병구는 “‘13 후르츠케이크’를 통해 인류의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위대한 13인을 한 인간으로서, 성소수자로서 감춰졌던 삶의 모습에서 관객이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갖게 하고 우리는 모두가 동등한 인간임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는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정의, 평등, 평화에 대한 원론적인 의미와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해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는 특별함을 선사할 것”이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29일까지. 국립정동극장_세실에서 3만원.
  • 대구로택시, 공공형 택시앱 ‘전국 최고’

    지역 택시앱 ‘대구로택시’가 출시 11개월 만에 전국 최고의 공공형 택시앱으로 자리잡았다. 역외로 유출될 수 있었던 192억원도 지역에서 쓰였다. 대구시는 대구로택시가 지난 10월 기준 월 호출 건수가 23만1000여건을 넘었다고 27일 밝혔다. 시는 대구로택시의 시장 점유율을 16%로 추산했다. 이 같은 실적은 전국 10여개 지자체가 운영 중인 택시공공앱 중 최고 수준이다. 부산의 ‘동백택시’가 출시 1년 10개월 만에 월 호출 21만건을 기록해 대구로택시의 뒤를 이었지만, 인천 ‘이음택시’는 출시 1년 11개월에도 월 호출 7만 5000건에 그쳤다. ‘수원e택시’는 출시 1년 6개월 만에 18만건을 기록했다. 가입률도 82%나 된다. 대구 지역에서 운행되는 택시 1만 3536대 중 대구로택시에 가입한 택시는 1만1098대다. 시민 이용자는 51만명이다. 시 관계자는 “승객 만족도 평가에서 95%의 긍정평가를 받았다”며 “대구로택시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대기업 독점구조를 타파한 공공형 택시 호출앱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대구로택시 서비스 품질 개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달 들어 택시 배차 방식을 호출 지점부터 ‘직선거리’에서 실제 이동 시간을 반영한 ‘최단거리’ 기준으로 바꾸었고, 부정확한 위치 표시로 불편함을 초래한 지도도 카카오맵으로 변경했다. 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기관 및 단체에서 법인카드를 등록해 이용하는 ‘비즈니스플랫폼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 카카오 흔든 대구로택시, 출시 11개월만에 전국 최고 공공형택시앱으로

    카카오 흔든 대구로택시, 출시 11개월만에 전국 최고 공공형택시앱으로

    지역 택시앱 ‘대구로택시’가 출시 11개월만에 전국 최고의 공공형 택시앱으로 자리잡았다. 역외로 유출될 수 있었던 192억원도 지역에서 쓰였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로택시는 지난 10월 기준 월 호출 건수가 23만1000여건을 넘었다. 시는 대구로택시의 시장 점유율을 16%로 추산했다. 이 같은 실적은 전국 10여개 지자체가 운영 중인 택시공공앱 중 최고 수준이다. 부산의 ‘동백택시’가 출시 1년 10개월 만에 월 호출 21만건을 기록해 대구로택시의 뒤를 이었지만, 인천 ‘이음택시’는 출시 1년 11개월에도 월 호출 7만5000건에 그쳤다. ‘수원e택시’는 출시 1년 6개월 만에 18만건을 기록했다. 가입률도 82%나 된다. 대구 지역에서 운행되는 택시 1만3536대 중 대구로택시에 가입한 택시는 1만1098대다. 시민 이용자는 51만명이다. 시 관계자는 “승객 만족도 평가에서 95%의 긍정평가를 받았다”며 “대구로택시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대기업 독점구조를 타파한 공공형 택시 호출앱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는 대구로택시 서비스 품질 개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달 들어 택시 배차 방식을 호출 지점부터 ‘직선거리’에서 실제 이동 시간을 반영한 ‘최단거리’ 기준으로 바꾸었고, 부정확한 위치 표시로 불편함을 초래한 지도도 카카오맵으로 변경했다. 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기관 및 단체에서 법인카드를 등록해 이용하는 ‘비즈니스플랫폼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 세종시 돈사서 불…돼지 2000여마리 폐사

    세종시 돈사서 불…돼지 2000여마리 폐사

    26일 오후 9시 49분쯤 세종시 부강면의 한 돈사에서 불이 나 사육 중인 돼지 2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27일 세종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축사 3개 동이 모두 탔고, 돼지 2000여마리가 폐사해 5억60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돈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화재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 年 11조 ‘저출산 기금’ 신설 논의… 아동수당 17세까지 늘린다

    年 11조 ‘저출산 기금’ 신설 논의… 아동수당 17세까지 늘린다

    정부가 연간 11조원 규모의 ‘저출산 기금’ 또는 ‘저출산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육아휴직 급여와 아동수당 등 현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원은 연간 80조원에 달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교육세 일부, 영유아교육·보육 통합(유보 통합)이 이뤄질 경우 보육 예산 10조원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6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에 따르면 저고위는 지난 21일 열린 ‘저출산 대응 재원 확충 전문가 간담회’에서 저출산 해결의 열쇠로 ‘일·가정 양립’을 지목하고 파격 지원에 필요한 재원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그동안과는 다른 차원의 고민”, “꼭 필요한 것을 찾아내 확실하게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재적소에 파격적인 지원을 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는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현행 15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올리고 아동수당 지급 연령도 현재 0~7세에서 0~17세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연간 11조원으로 추산했다. 사흘은 출근하고 이틀은 재택근무하는 ‘하이브리드 육아근무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홍석철 저고위 상임위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육아휴직을 확대하려고 해도 관련 예산이 한정된 고용보험기금 등에 묶여 있다”며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막힌 재원부터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고위는 남아도는 예산 활용에 주목했다. 지난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규모는 약 76조원이지만 저출산 심화로 학생이 줄어 못 쓰고 남은 예산이 7조 5000억원에 이른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법 개정, 시도 교육청의 동의가 필요한데 내년에 총선이 예정돼 있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저고위 간담회에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차선책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정부의 교육사업 일부를 지방자치단체로 넘기고서 아낀 정부 재정을 활용하자는 제안, 유보 통합이 이뤄지면 보육 예산 10조원을 저출산 대책에 쓰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남아도는데 유보 통합 이후 어린이집 관련 예산까지 교육부·교육청으로 이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저출산 정책 재원 마련 방안은 다음달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저고위 전체회의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홍 상임위원은 “자칫 총선 이슈에 휘말릴 수 있어 내년 1월 당장 발표할 계획은 없다. 공을 들여 구체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2024년도 예산배정계획’을 의결하고 내년 상반기에 전체 예산의 75%를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출산·양육 지원 등에 집중적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복지부의 내년 출산·양육 분야 예산은 정부 원안에서 333억원 증액됐다. 정부는 기금을 제외한 내년 세출예산(일반·특별회계) 550조원 가운데 412조 5000억원을 상반기에 배정했다. 배정률은 75%로 역대 최고치였던 올해와 같지만 배정액은 올해보다 12조원 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 낡은 아파트 600만 가구, 화마가 노린다

    낡은 아파트 600만 가구, 화마가 노린다

    성탄절 새벽 32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아파트 화재는 오래된 법에 따라 만들어진 노후 설비, 무용지물이 된 방재 설비와 대응 매뉴얼 등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재 피해를 줄이는 스프링클러나 방화문이 설치되지 않은 노후 아파트가 전국 600만 가구로 추산되는 만큼 ‘제2의 도봉구 화재’가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보형 화재감지기·가스자동차단기 등의 장비를 설치해 스프링클러의 부재를 보완하고, 소방 교육 의무화와 대응 매뉴얼 숙지를 통해 방화문을 열어 두는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04년 이전 준공, 강화된 법 미적용 26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화재가 발생한 도봉구 아파트처럼 개정 소방법을 적용받지 않는 600만 노후 아파트는 언제든 큰 불길에 휩싸일 수 있다. 불이 난 아파트는 완공될 당시인 2001년 소방법에 따라 16층부터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불길이 크게 번진 것으로 파악됐다. 직방 빅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1962년부터 2004년까지 준공된 30가구 이상 아파트는 593만 가구로 집계됐다. 이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예전 소방법을 적용받는 593만 가구 중 15층 이하 가구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비 사업 이후 통계에 멸실이 일부 잡혔을 수 있지만 준공을 기준으로 소방법 적용을 받지 않는 아파트가 이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소화기는 초기 진압용… 대피 우선” 당시 소방법은 16층부터만 의무적으로 방화문·스프링클러 등을 설치하도록 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려면 배관 공사 등을 다시 해야 해 비용 문제를 이유로 개정 조항을 소급 적용하지 않았다. 최돈묵 가천대 설비소방공학과 교수는 “각 가구에 두는 소화기는 화재 초기에 작은 불을 끄는 용도이기 때문에 스프링클러가 없으면 무리하게 소화기로 진화하려 하지 말고 빨리 대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봉 화재로 본 재난 대비 문제점통행 편의 위해 문 상시 개방 ‘위험’필로티 외부 공기 들어와 불길 커져불나면 화장실·베란다에서 대기물수건으로 문틈 막고 기다려야 이 아파트에는 화재가 더 크게 번지는 것을 막는 방화문도 설치돼 있었지만 화재 당시 이를 열어 둔 탓에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에 연기가 계단을 타고 고층으로 올라가면서 대피를 돕던 한 주민이 11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건물과 같은 구조인 옆 동을 살펴본 결과, 복도에 있는 방화문이 제대로 닫힌 곳은 1층과 최고층인 23층뿐이었다. 이 중 절반 정도는 벽돌 등으로 문을 고정해 불이 나도 문을 닫기 어려웠다. 방화문에는 ‘임의로 개방하거나 피난시설(계단) 주위에 물건을 쌓아 두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었다. 해당 아파트는 가구와 가구 사이에 방화문이 설치돼 있는데 계단 쪽 가구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방화문을 열어 둔 것으로 보인다. 한 주민은 “방화문이 있지만 ‘어떻게 매번 여닫느냐’는 생각에 계속 열어 둔다”고 말했다. 또 이 아파트에는 공기안전매트가 있지만 급박한 상황 탓에 재활용 포대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방재 설비가 있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로티 구조도 불길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벽면 없이 하중을 견디는 기둥으로만 설치된 필로티 구조는 외부 공기가 쉽게 유입된다. 대부분 아파트에 ‘피난 안전 매뉴얼’이 비치되지 않고 주민들이 관련 교육을 받지 않는 현실도 아쉬운 대목이다.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아파트 내 소방안전관리자가 자위소방대를 구성하고 소방훈련 및 교육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소방당국은 최근 ‘아파트 화재 피난안전대책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아파트 입주자용과 관리자용으로 ‘아파트 화재 피난안전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 단지 내에서 매뉴얼이 놓인 곳도, 관련 교육을 받은 입주민도 찾지 못했다. 과거에는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를 권고했지만, 대부분 사상자가 대피 중에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소방당국은 불길이나 연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집 안에서 대기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입주민 대부분은 이를 알지 못한다. 아파트 주민 A씨도 “나도 아파트에 20년 넘게 살면서 단 한번도 소방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소방 관련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화재 시에는 화장실이나 확장하지 않은 베란다에서 대기하되 저층에서 계단을 통해 대피하기 어려운 경우 공기안전매트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승희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같은 층에 불이 나지 않았다면 집 안에 머무르면서 물수건 등으로 틈을 막고 기다리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 “END에서 AND로”…고립·은둔 청년, 세상 밖으로 이끄는 용산

    “END에서 AND로”…고립·은둔 청년, 세상 밖으로 이끄는 용산

    서울 용산구가 고립·은둔 청년들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사회 활동이 현저히 줄어 긴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기 힘든 고립 청년은 54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들 중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제한된 공간에 스스로를 가둔 은둔 청년이 24만명에 달한다. 구는 연말을 맞아 지난 7일과 12일, 14일, 총 3회에 걸쳐 용산구평생학습관에서 지역 내 고립·은둔 경험한 청년 10여명을 대상으로 ‘위인전의 챕터 : 은둔과 고립’ 강좌를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강좌는 지역 전문기관인 행복나눔재단과 연계해 신(新)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고립·은둔 청년들의 회복과 지역사회 복귀에 도움을 주고자 기획됐다. 특히 고립·은둔에서 회복된 청년들로 구성된 강사들이 실제 은둔 경험을 공유해 참여자들의 공감을 형성하며 바람직한 롤 모델을 제시했다. 1회차는 고립·은둔에 대한 기본 이해 후 은둔 고수의 사례 발표와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소감을 나눴다. 2회차에서는 은둔 고수의 멘토링과 함께 ‘나의 일대기’를 작성해 보며 자신의 고립·은둔 상태를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3회차는 참여자 간 상호 인터뷰를 통해 자신만의 ‘위인전, 나의 일대기’ 작성을 마무리했다. 인생 흑역사인 ‘챕터1’ 은둔을 마무리(END)하고, 회복 이후 ‘챕터2’로 나아가는(AND) 자기 정리 워크숍을 진행했다. 한 참여자는 “혼자서는 절대 밖으로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큰 용기를 내서 이번 강좌에 참여했다”며 “나와 같은 고민을 가졌던 사람들이 회복한 이야기를 들으며 꿈을 위해 다시 노력해 보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구는 지난 10월 고립·은둔 청년을 둔 부모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세대 간 의사소통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함께 나누며 함께 해결하는 부모 소통법’ 강좌도 총 6회차로 진행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스스로를 자신만의 공간에 가둔 고립·은둔 청년들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번 강좌를 개설한 것”이라며 “힘들게 용기를 내준 우리 청년들이 당당한 지역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단독] 손안의 10대 도박, 손놓은 돈줄 차단

    [단독] 손안의 10대 도박, 손놓은 돈줄 차단

    “도박에 중독된 아들을 정신병동에 보낸 제 심경은 오죽하겠습니까. 이를 끊어 낼 대책과 관리가 부족한 탓에 결국 아이들 영혼만 파괴되고 있는 겁니다.” 중학생 아들을 둔 50대 중반 김철진(가명)씨는 이달 초 아들을 지방의 한 정신병동에 입원시켰다. 김씨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건 아들의 달라진 행동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2만~3만원의 용돈을 받아 갔던 아들은 지난 10월부터 갑자기 10만원이 넘는 용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평소 즐겨 하던 온라인 축구 게임을 하다 생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렇게 3개월 동안 김씨의 아들은 250만~300만원을 받아 썼다. 종종 난폭한 언행을 보일 때도 있었다. 게임에서 사기를 당한 건 아닌지 걱정된 김씨가 “경찰에 신고하자”며 설득하자 그제야 아들은 “‘바카라’라는 도박을 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휴대전화로 그렇게 간단하게 돈이 오가고 쉽게 접속해 도박을 할 수 있으니 아이들이 유혹을 물리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씨 아들은 자신 명의의 카카오뱅크 선불전자지급 서비스인 ‘미니’를 통해 불법 도박 사이트 계좌로 돈을 보냈다. 이렇게 ‘게임용 머니’를 충전한 뒤에 도박을 했다.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카카오뱅크 충전식 선불카드의 경우 만 14세 이상에 본인 명의 휴대전화만 있으면 누구든 계좌를 만들 수 있다. 하루 거래 한도는 30만원, 월 한도 200만원이라 한 달에 수백만원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비대면 금융서비스 활성화로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대부분 시중은행에서도 청소년들은 ‘계좌’를 간편하게 개설할 수 있다. 특히 보호자가 청소년의 계좌를 해지하려면 각종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등 까다로울뿐더러 계좌를 없애도 편의점 무통장 송금서비스 등을 통해 돈을 보낸 뒤 도박 사이트 내에서 충전·환전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진화하는 기술에 기댄 청소년 불법 도박이 만연화하며 ‘손안의 정선 카지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10대의 일상 속을 파고들었지만,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 보니 민간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도박없는학교의 조호연(49) 교장은 지난 22일 금융감독원에 카카오뱅크의 계좌 발급 업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달라는 취지의 공익신고를 했다. 현재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계좌 상당 부분이 카카오뱅크 계좌인데 불법 계좌를 관리해야 하는 카카오뱅크의 책임 소재를 따져 봐야 한다는 게 조 교장의 주장이다. 불법 도박은 ‘돈줄’을 끊어 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차단 방법이지만, 범정부 차원의 대책에서는 뒷전으로 밀려 있다는게 가장 큰 문제다. 도박 관련 정책의 컨트롤타워 격인 범정부 차원의 대응팀(TF)에는 자금 차단 역할을 하는 금융당국이 아예 참여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박에 사용되는 계좌는 특성상 반복 입출금 행위가 잦은데 금융당국의 발 빠른 제지가 불가능한 셈이다. ●수사·IP차단 등 일차원적 대책에 그쳐 청소년용 계정 및 계좌 운용은 비교적 간편해 사용자 수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운데 불법 도박 사이트에 연루된 수많은 계좌를 전문으로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도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2024~2028)을 통해 도박 근절 대책을 밝혔지만, ‘불법도박 이용계좌 거래정지제도’ 도입은 현재 검토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3일 9개 부처가 참여하는 ‘온라인 불법도박 근절과 청소년 보호’를 위한 범정부 TF 1차 회의에서도 지난해 불법 도박 시장 규모가 102조 7000억원에 이른다는 실태를 확인하면서 ▲수사·단속 ▲치유·재활 ▲홍보 등 분야별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정부 대응책은 도박 사이트 운영조직 수사와 사이트 및 광고 신속 차단에 집중됐을 뿐이다. ‘도박 사이트 주소(IP) 차단’ 식의 일차원적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도박 중독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시중은행과 민간기업의 금융서비스를 관리 감독하는 방안, 보호자의 청소년 계좌 관리 권한 확대 절차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알찬 변호사는 “불법 도박에 계좌가 활용되는 것을 알고도 기업이 묵인했다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불법 도박 사이트의 경우 하루에도 입금액이 최소 몇십억 단위이기에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이상 거래를 관리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온라인 도박은 대표적인 재산범죄로 선제적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돈이 불법 사이트에 넘어가기 전에 막는 것이 핵심”이라며 “도박 근절 범정부 TF에 적어도 금전거래를 감시하는 금융당국들이 참여해 불법 금전 거래를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데 이게 빠진다면 겉치레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19년 ‘청소년 사이버도박 실태 및 대응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청소년의 경우 특정 계좌 반복 출금 및 불법 도박 사이트와 연관돼 있는 출금 행위가 이뤄질 경우 금융기관 차원에서 부모 등 보호자에게 통지하는 시스템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10대들의 온라인 도박 접근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으나 도박 사이트 의심 계좌 등으로 송금을 시도하는 즉시 팝업 메시지를 띄워 이체를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등 불법 도박 사이트 입금 차단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면서 “매달 10만건 넘게 이체 주의 문구를 노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은 휴대전화와 단돈 몇천 원만 있다면 계좌를 만들거나 돈을 보낸 뒤 언제든 쉽게 모바일 도박에 뛰어들 수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불법 도박 102조 7000억원 중 청소년들이 쉽게 접하는 온라인 도박은 37조 5059억원을 차지한다. 여성가족부의 2023년 청소년 사이버 도박 위험군 특성 조사에서도 중학교 1학년 중 도박 위험군의 청소년은 1만 6309명, 고등학교 1학년 중에서는 1만 2529명이 도박 중독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잡히지 않는 청소년까지 감안하면 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어른들이 깐 판에 아이들 영혼 파괴” 이처럼 청소년 도박이 일상에 퍼져 있는데도 중독 청소년들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치료 및 관리하는 체계는 미비한 것도 문제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온라인 도박 게임을 접했다는 이치열(18·가명)군은 “한 교실에서 절반 넘게 도박 게임을 했던 것 같다. 딱히 제재나 지원책은 없는 상황에서 학생이 그렇게 쉽게 큰돈을 만질 일이 없으니까 계속 빠져드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청소년 도박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재학 청소년들이 최초로 돈내기 게임에 참여한 평균 연령은 만 12.5세였지만 지난해 조사에서 11.3세로 크게 낮아졌다. 청소년 도박 전문 상담 및 치료 기관도 전국에 15곳에 불과하다. 병원 등을 찾아가 도박 중독 사실을 털어놔도 병원에서는 ‘우울증’ 처방만 내릴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학교전담경찰관(SPO)이나 학교 선생님에게도 도움을 받기란 쉽지 않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도박 중독 관련 서비스를 어디서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일반 시민들은 모르고 국가 차원에서도 정의가 안 된 상황”이라며 “상담 수요보다 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그만큼 접근성도 낮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 [단독] ‘손 안의 카지노’ 10대 온라인 도박…범정부 TF엔 돈줄 끊어줄 금융당국이 없다

    [단독] ‘손 안의 카지노’ 10대 온라인 도박…범정부 TF엔 돈줄 끊어줄 금융당국이 없다

    “도박에 중독된 아들을 정신병동에 보낸 제 심경은 오죽하겠습니까. 이를 끊어낼 대책과 관리가 부족한 탓에 결국 아이들 영혼만 파괴되고 있는 겁니다.” 중학생 아들을 둔 50대 중반 김철진(가명)씨는 이달 초 아들을 지방의 한 정신병동에 입원시켰다. 김씨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건 아들의 달라진 행동 때문이었다. 일주일에 2만~3만원의 용돈을 받아갔던 아들은 지난 10월부터 갑자기 10만원이 넘는 용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평소 즐겨하던 온라인 축구 게임을 하다 생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렇게 3개월 동안 김씨의 아들은 250만~300만원을 받아 썼다. 종종 난폭한 언행을 보일 때도 있었다. 게임에서 사기를 당한 건 아닌지 걱정된 김씨는 아들에게 “경찰에 신고하자”며 설득했고, 그제야 아들은 “‘바카라’라는 도박을 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휴대전화로 그렇게 간단하게 돈이 오가고 쉽게 접속해 도박을 할 수 있으니 애들이 유혹을 물리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고 전했다. ●도박 필수조건은 ‘송금’이지만…계좌 관리감독은 허술 김씨 아들은 자신 명의의 카카오뱅크 선불전자지급 서비스인 ‘미니’를 통해 불법 도박 사이트 계좌로 돈을 보냈다. 이렇게 ‘게임용 머니’를 충전한 뒤에 도박을 했다.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카카오뱅크 충전식 선불카드의 경우 만 14세 이상이고, 본인 명의 휴대전화만 있으면 누구든 계좌를 만들 수 있다. 하루 거래 한도는 30만원, 월 한도 200만원이라 한달에 수백만원까지도 거래가 가능하다. 비대면 금융서비스 활성화로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대부분 시중은행에서도 청소년들은 ‘계좌’를 간편하게 개설할 수 있다. 특히 보호자가 청소년의 계좌를 해지하려면 각종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등 까다로울뿐더러 계좌를 없애도 편의점 무통장 송금서비스 등을 통해 돈을 보낸 뒤 도박 사이트 내에서 충전·환전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이렇게 진화하는 기술에 기댄 청소년 불법 도박이 만연화되며 ‘손안의 정선 카지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10대의 일상 속을 파고들었지만,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 보니 민간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도박없는학교의 조호연(49) 교장은 지난 22일 금융감독원에 카카오뱅크의 계좌 발급 업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공익신고를 접수했다. 현재 불법도박사이트에서 사용하는 계좌 상당 부분이 카카오뱅크 계좌인데 불법 계좌를 관리해야 하는 카카오뱅크의 책임 소재를 따져봐야 한다는 게 조 교장의 주장이다. 불법 도박은 ‘돈줄’을 끊어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차단 방법이지만, 범정부 차원의 대책에서는 뒷전으로 밀려있다는게 가장 큰 문제다. 도박 관련 정책의 컨트롤타워격인 범정부 차원의 대응팀(TF)에는 자금 차단 역할을 하는 금융당국은 아예 참여조차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박에 사용되는 계좌는 특성상 반복 입출금 행위가 잦은데 금융당국의 발 빠른 제지가 불가능한 셈이다. 청소년용 계정 및 계좌 운용은 비교적 간편해 사용자 수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운데 불법도박 사이트에 연루된 수많은 계좌를 전문으로 관리 감독하는 시스템도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2024~2028)을 통해 도박 근절 대책을 밝혔지만, ‘불법도박 이용계좌 거래정지제도’ 도입은 현재 검토 수준에 머물러있다. 지난달 3일 9개 부처가 참여하는 ‘온라인 불법도박 근절과 청소년 보호’를 위한 범정부 TF 1차 회의에서도 지난해 불법 도박 시장 규모가 102.7조에 이른다는 실태를 확인하면서 ▲수사·단속 ▲치유·재활 ▲홍보 등 분야별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정부 대응책은 도박사이트 운영조직 수사와 사이트 및 광고 신속 차단에 집중됐을 뿐이다. ‘도박사이트 주소(IP) 차단’ 식의 일차원적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이에 도박 중독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시중은행과 민간기업의 금융서비스를 관리 감독하는 방안, 보호자의 청소년 계좌 관리 권한 확대 절차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알찬 변호사는 “불법 도박에 계좌가 활용되는 것을 알고도 기업이 묵인했다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불법 도박사이트의 경우 하루에도 입금액이 최소 몇십억 단위이기에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이상 거래를 관리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온라인 도박은 대표적인 재산범죄로 선제적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돈이 불법 사이트에 넘어가기 전에 막는 것이 핵심”이라며 “도박 근절 범정부 TF에 적어도 금전거래를 감시하는 금융당국들이 참여해 불법 금전 거래를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데 이게 빠진다면 겉치레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19년 ‘청소년 사이버도박 실태 및 대응 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청소년의 경우 특정계좌 반복 출금 및 불법 도박 사이트와 연관되어 있는 출금 행위가 이뤄질 경우 금융기관 차원에서 부모 등 보호자에게 통지하는 시스템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10대들의 온라인 도박 접근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으나 도박 사이트 의심 계좌 등으로 송금을 시도하는 즉시 팝업 메시지를 띄워 이체를 포기하도록 유도하는 등 불법 도박 사이트 입금 차단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면서 “매달 10만건 넘게 이체 주의 문구를 노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 영혼 파괴하는 불법 온라인 도박”청소년들은 휴대전화와 단돈 몇 천원만 있다면 계좌를 만들거나 돈을 보낸 뒤 언제든 쉽게 모바일 도박에 뛰어들 수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불법도박 102조 7000억원 중 청소년들이 쉽게 접하는 온라인 도박은 37조 5059억원을 차지한다. 여성가족부의 2023년 청소년 사이버도박 위험군 특성 조사에서도 중학교 1학년 중 도박 위험군의 청소년은 1만 6309명, 고등학교 1학년 중에서는 1만 2529명이 도박 중독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잡히지 않는 청소년까지 감안하면 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청소년 도박이 일상에 퍼져 있는데도 중독 청소년들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치료 및 관리하는 체계는 미비한 것도 문제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온라인 도박 게임을 접했다던 이치열(18·가명)군은 “한 교실에서 절반 넘게 도박 게임을 했던 것 같다. 딱히 제재나 지원책은 없는 상황에서 학생이 그렇게 쉽게 큰돈을 만질 일이 없으니까 계속 빠져드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청소년 도박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재학 청소년들이 최초로 돈내기 게임에 참여한 평균 연령은 만 12.5세였지만 지난해 조사에서 11.3세로 크게 낮아졌다. 청소년 도박 전문 상담 및 치료 기관도 전국에 15곳에 불과하다. 병원 등을 찾아가 도박 중독 사실을 털어놔도 병원에서는 ‘우울증’ 처방만 내릴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는다. 학교전담경찰관(SPO)이나 학교 선생님에게도 도움을 받기란 쉽지 않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도박 중독 관련 서비스를 어디서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일반 시민들은 모르고 국가 차원에서도 정의가 안 된 상황”이라며 “상담 수요보다 치료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그만큼 접근성도 낮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 경기도, 지역화폐·GTX 사업 등 역대 최대 국비 18조5638억원 확보

    경기도, 지역화폐·GTX 사업 등 역대 최대 국비 18조5638억원 확보

    경기도는 내년도 예산으로 국비 18조5638억원을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17조8110억보다 7528억원(4.2%)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복지 분야의 경우 올해와 비교해 1조2996억원 증가한 12조9908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대표적인 사업은 기초연금 3조7818억원, 영유아보육료·부모급여 1조8548억원, 생계급여 1조3473억원 등이다. SOC 분야는 올해보다 2957억 감소한 3조5136억원을 확보했지만, 공정률 등에 따라 일부 예산이 줄어든 것으로 사업추진에는 별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GTX A노선 파주-삼성-동탄 1805억원,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399억원, 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 2707억원, 평택-부여 민자고속도로 5902억원 등이 주요 사업이다. 전액 삭감됐다가 국회 심의과정에서 3000억원이 편성된 지역화폐의 경우 경기도에 360억원가량 배당될 것으로 추산됐다. 광역버스 준공영제 168억원, 김포 도시철도 전동차 증차 한시 지원 46억원, 수원발 KTX 직결사업 10억원, 열린혁신 디지털 오픈랩 구축 10억원,지역산업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 15억원,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및 하수관로 정비 125억원 등도 국회 심의과정에서 추가로 확보됐다. 2024년도 예산안이 국회에서 의결되기까지 경기도는 올해 2~3월부터 국비 확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주요 국비사업을 선정·발굴해 지속적으로 중앙부처에 요청했다. 6월에는 경기지역 국회의원 보좌관을 대상으로 주요 국비사업 설명회를, 7월 국민의힘-경기·인천 예산정책협의회를 가진 데 이어 김동연 지사가 직접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찾아 국비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또 12월 김동연 지사가 또다시 국회를 찾아 서삼석 국회 예결위원장에게 주요 국비 사업에 대한 지원을 당부하는 등 다양한 국비확보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당초 정부 예산안에 담긴 18조4577억원 대비 1061억원을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추가로 확보했다. 이희준 도 기획조정실장은 “경기도 발전을 위해 국비 확보에 힘쓴 지역 국회의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역대 최대 국비를 지원받게 됐다”며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적재적소에 신속 집행해 도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양희철의 新해양시대론-바다를 읽는 코드] 해상항로가 세계 패권 좌우… 韓, 무임승차 아닌 우리만의 길 확보해야/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양희철의 新해양시대론-바다를 읽는 코드] 해상항로가 세계 패권 좌우… 韓, 무임승차 아닌 우리만의 길 확보해야/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핵심항로 ‘글로벌 공급망’ 장악 수단동맹국 연대·국제규범 변경 시도美·이란 호르무즈 해협 두고 갈등양국 협약 비준 안 해 관습법 적용한국 해상교통망은 ‘절대적 생명선’수출입 물동량의 99% 해상 운반영원한 동맹·적 없고 국익만 영원5000해리 이상 항로 안전 확보를 균열과 초(超)불확실성의 시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난 세기에나 있을 법한 전쟁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사실 종교와 민족, 정치, 문화적 대립은 항시 우리 곁에 있었다. 그러나 작금의 충돌은 세력 간 질서의 재편이나 조정이라는 국지적 현상을 뛰어넘는다. 지역 갈등이 전 세계 에너지 안전과 해상교통로, 국제 공급망을 마비시키는 힘으로 작동한다. 이쯤 되면 글로벌 전쟁이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일상을 요동치게 하는 가장 위협적인 지표이기도 하다. 최근 국제적 화두였던 대만해협, 호르무즈해협, 흑해의 보스포러스해협 등 역시 같은 문제다. 도대체 바다는 어떻게 우리나라의 모든 것을 틀어쥐고 있는가.●세계 패권을 바꾼 바닷길 통제 바다를 통제하려는 제국의 시도는 국제정치사에 끊임없이 등장한다. 강대국이 특히 주목한 것은 국제항행과 해상운송에 활용되는 길목(Choke Point)이다. 대부분 공존보다는 이익 독점을 위한 일방적 통제였고 성공의 대가는 세계 패권국가로의 성장이었다. 핵심항로는 현재도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적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가장 유력한 수단이다. 각국은 해상교통로 확보를 위해 동맹국과 연대하거나 국제규범의 변경을 시도하기도 한다. 자국의 지위를 위협하거나 군사전략적 수요가 있을 경우 전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래 사례는 핵심항로를 둘러싼 국제적 갈등의 대표적 모습이다. 이들의 결과는 이미 우리나라 경제와 안보에 직결되고 있다. [사례 1] 수에즈 운하는 1869년 프랑스 자금과 기술로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한 최초의 인공 해상로다. 영국은 1875년 이집트로부터 수에즈 운하 지분 44%를 매입하면서 프랑스와 공동으로 소유했다. 이로써 영국은 동방항로를 확보하고 인도와 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집트는 1956년 운하를 국유화하는 조치를 취했고 영국과 프랑스는 즉각 군사적 대응으로 운하를 점령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핵사용 위협과 미국의 압력으로 운하는 이집트에 귀속됐다. 수에즈 운하는 현재 전 세계 무역량의 약 12%를 담당하고 이 중 60%가 한국과 중국, 일본으로 향한다. 2021년 3월 23일 이 운하에서 대만 국적의 상선 에버 기븐호(길이 399.94m, 폭 58.8m)가 강한 폭풍으로 좌초돼 6일 동안 통항이 마비된 바 있다. 국제 유가는 6% 급등했고 그 피해액은 천문학적 규모로 추산된다. [사례 2] 티란해협은 이집트 시나이반도와 아라비아반도 사이의 5~6㎞ 폭의 해협으로 홍해와 아카바만을 연결한다. 이스라엘은 아카바만에 약 11㎞ 해안선을 접하고 있다. 내륙국가였던 요르단은 1965년 해상 진출권 확보를 위해 서울시 면적의 10배에 해당하는 사막 유전지대(6000㎢)를 사우디에 내주고, 아카바만에 접한 26㎞의 해안선을 확보했다. 분쟁은 이스라엘의 티란해협 항행권을 두고 발생했다. 아랍 제국들은 아카바만이 자국들만의 영해라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의 통항을 억제하려 했다. 미국은 전통적 동맹인 이스라엘 입장을 지지했다. 이에 1958년 ‘영해 및 접속수역 협약’을 성안하면서 미국은 당시 국제해협에 대한 유일한 근거였던 국제사법재판소 코르프해협 사건(1949년)의 판결(공해와 공해를 연결)과는 다른 정의, 즉 “공해의 두 부분 사이” 외에 “공해와 타국 영해 사이”라는 지리적 조건을 추가했다. 티란해협은 홍해라는 공해와 아카바만이라는 영해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이를 완벽하게 만족한다. 티란해협을 둘러싼 갈등은 1956년과 1967년 이스라엘과 이집트 전쟁의 원인이 됐다. [사례 3] 호르무즈해협은 전세계 원유의 30%가 운송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원유 공급의 70%가 통과하는 항로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갈등 주체는 미국과 이란이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이 국제항행용 해협으로 통과통항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그렇다면 모든 선박과 항공기의 항행과 비행이 가능하다. 이란은 통과통항권은 국제관습법화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전투기 및 군함 출몰을 배제하려는 의도다. 재미있는 것은 두 국가 모두 유엔해양법협약(1994년 발효)을 비준하지 않은 국가라는 점이다. 따라서 국제항행에 관한 상세 규정을 두고 있는 유엔해양법협약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유일하게 적용 가능한 것은 국제관습법이다. 국제사법재판소는 이미 코르푸해협 사건에서 “공해의 두 부분을 연결하는 지리적 요건”과 “국제항행에 사용됐다는 기능적 요건”을 갖춘 해협에서 무해통항권은 국제관습법으로 판결한 바 있다. 무해통항권이 적용될 경우 모든 국가의 선박은 연안국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항행할 수 있다. 항공기 항행은 배제된다. 미국과 이란의 주장 모두 정확한 해석은 아닌 셈이다.●바닷길, 우리 해상교통망은 안전한가 해상교통로(SLOC·Sea Lanes of Communication)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의 생존과 전쟁 수행상 필히 확보해야 할 해상연락교통망”으로 정의된다. 현대적 의미의 해상교통로가 경제, 자원, 산업적 영역의 포괄적 안전망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우리나라의 입지는 매우 취약하다. 한반도의 지리적 특성상 해상교통망은 우리 경제를 움직이는 절대적 생명선이다. 국가 총생산량의 84%를 무역에 의존하고 있고 수출입 물동량의 99%가 해상을 통해 운반된다. 식량의 75%, 원유 100%가 해외로부터 수입되며 특히 원유 수입의 80%는 중동에 집중돼 있다. 이는 해상교통로의 안전문제가 단순히 운송의 의미를 뛰어넘는 국가 생존의 문제임을 의미한다. 국제항행용 해협을 규정한 국제법은 명료해지고 있으나, 각국의 실행과 해석은 여전히 자의적이고 충동적으로 표출된다. 지난 몇 년간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의 법적 지위를 둘러싸고 발생한 미중 갈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이들 해협에서 자유로운 항행을 주장하고 중국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그 과정에서 중국이 해당 해협을 내수화하려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물론 아직 그런 움직임은 없다. 그렇다고 논쟁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양국의 해양통제력 강화는 분명 실체가 있다. 이들은 필요에 따라 미사일과 군함을 동원했고 해상 군사통제구역을 설정하기도 한다. 최근 10여년 동안 국제적 대립 환경을 묘사하는 용어로 쓰이는 ‘회색지대’가 바로 이곳이다.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모호한 긴장 상태다. 해상교통로를 통제하려는 각국의 태도가 꼭 회색지대의 확장을 의도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영국 총리(1855~1865)를 지낸 비스카운트 파머스턴은 “우리에겐 영원한 동맹도 영원한 적(敵)도 없다. 우리의 국익만이 영원할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극히 빅토리아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이 현실주의적인 냉철함은 21세기 한국의 국제관계를 일갈하는 듯하다. 남중국해와 말라카, 인도양, 호르무즈해협이 갑자기 폐쇄됐을 때 우리는 대체항로를 확보하고 있는가. 바다는 우리의 인후지지(咽喉之地·목구멍과 같은 곳)다. 작은 병목현상으로도 모든 것이 고사될 수 있다. 미국 주도의 해상교통로에 무임승차하는 것은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 대양과 북극항로를 주목하고 있는 국가가 아닌가. 적어도 5000해리 이상(약 1만㎞)의 해상교통 안전망이 확보돼야 한다.
  • 주식 양도세 대상 69% 감소… 최상목 임명동의 불똥

    주식 양도세 대상 69% 감소… 최상목 임명동의 불똥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서 한 종목의 주식을 50억원 이상 보유한 사람은 4000명으로, 정부 예고대로 대주주 기준이 완화되면 양도세 과세 인원은 70%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종목당 1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주식을 보유한 9200명가량은 앞으로 주식을 팔아 수익을 내도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부자 감세’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한국예탁결제원이 24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한 종목(12월 결산법인)의 주식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주주는 총 1만 3368명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은 연말 기준 상장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특정 종목 지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 코스넥 4%를 넘으면 대주주로 보고 양도차익의 20~25%를 과세한다. 하지만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올리고 지난해 주식 보유 현황을 적용·추산하면 과세 대상은 4161명으로 9207명(68.9%) 줄어든다. 문제는 올해 60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펑크’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종목당 보유액 50억원을 넘지 않는 투자자의 상당수는 시행령 개정 이전에도 연말에 주식을 매각해 왔고 50억원이 넘는 대주주가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구조라 세수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던 기재부가 여야 합의를 깨고 급선회한 배후로 경제수석 출신 최상목(사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가 지목되면서 국회 임명 동의 절차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논의하려던 지난 22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는 취소됐다. 여야가 지난해 5000만원이 넘는 투자 소득에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시기를 2년 연기하는 조건으로 양도세 기준 유지에 합의했는데 정부가 이를 파기하자 야당이 “총선용 감세 카드”라며 반발한 것이다. 2013년 기재부 장관직이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뒤 국회 동의가 불발된 사례는 현오석 전 부총리가 유일하다.
  • 나랏돈으로 표심 잡으려는 국회… 총선 노린 ‘예타 패싱법’ 92조원

    나랏돈으로 표심 잡으려는 국회… 총선 노린 ‘예타 패싱법’ 92조원

    올 들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받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규모는 18조원을 넘었고 현재 여야가 추진 중인 사업까지 포함하면 9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이 ‘예타 면제’ 조항을 담은 특별법을 통과시키면 투입 비용 대비 국민 편익이 현저히 낮아 예산 낭비가 불 보듯 훤하더라도 재정당국이 손쓸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24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헌정 사상 최다인 여야 의원 261명이 공동 발의한 ‘달빛철도건설특별법’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28일 본회의를 남겨 놓았지만, 통과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여야는 21일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특별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가 영호남 화합의 계기가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기획재정부는 “달빛철도는 수익성이 없어 예산 낭비나 다름없다”며 추진을 반대했었다. 국토교통부가 2021년 3월 발표한 사전타당성조사 결과 달빛철도의 편익·비용(BC) 수치는 0.483으로 사업 추진 기준인 1.0을 크게 밑돌았다. 달빛철도 예산은 복선·고속철도로 지으면 11조원대, 복선·일반철도로는 8조원대, 단선·일반철도로는 6조원대 규모로 조사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텅 빈 열차를 하루 몇 편 운행하는 데 혈세 6조~8조원을 투입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국회에 제출된 예타 면제 특별법은 달빛철도사업뿐만이 아니다. 여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전철 1호선 등 도심 지상철도 지하화 특별법’도 지난 19일 국토위 교통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경인선·경부선·경의선·경원선·경춘선·중앙선 등 도심을 관통하는 지상철을 지하화하는 사업으로 사업비는 45조 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수원 군공항 이전 및 경기남부통합국제공항 건설 특별법(김진표 국회의장 대표발의)도 11월에 제출됐다. 예산은 20조원으로 추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5호선 철도 김포 연장 사업’(사업비 3조원)의 예타 면제를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 입법도 추진 중이다. 4월에 본회의를 통과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특별법(사업비 11조 4000억원)과 광주 군공항 이전 및 종전부지 개발 특별법(6조 7000억원)까지 포함하면 올해 국회를 통과했거나 추진 중인 ‘예타 프리패스’ 규모는 총 92조원에 이른다. 예타는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을 진행해도 좋을지 미리 파악하기 위해 1999년 도입됐다.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가 재정 지원 300억원 이상인 SOC 건설·정보화·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은 예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법령상 의무 추진 사업’은 예타를 건너뛰고 착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치권은 특별법 형태로 예타를 무력화하곤 한다. 여야가 SOC 사업에 대해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이유는 의정활동 성과 및 선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혈세 낭비라는 재정당국의 호소는 지역 민심과 지역 이기주의를 넘어서기 쉽지 않다”면서 “특별법을 통한 예타 면제는 여야가 합심해 의석을 사는 매표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회의 예타 무력화는 총선을 앞두고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올해 ‘세수 펑크’가 60조원에 육박하고,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1195조 8000억원) 비율이 올해 50.4%에서 51.0%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 크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예타는 국가 재정 사업을 경제적 측면에서 미리 검토해 보자는 차원인데, 여야가 정치 이슈화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면서 “국회가 달빛철도특별법에 제동을 걸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의 특별법 추진에도 명분과 논리는 있다. 지역 균형발전 사업을 경제성만으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소멸하는 지방에 예타의 잣대를 들이대면 될 게 하나도 없다. 당장 이익이 안 난다고 안 하면 가난한 지역은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도권 외 지역 SOC에 예타를 적용할 때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 인프라를 확충해 인구 소멸을 막는 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라고 했다.
  • 손끝 대화가 유일한 ‘빛’… 보고 듣지 못해 고립된 시청장애인 1만명

    손끝 대화가 유일한 ‘빛’… 보고 듣지 못해 고립된 시청장애인 1만명

    장애 유형별 소통방법 달라 어려움복지 순위도 밀려 전담기관 2곳뿐문해·일상생활 훈련 등 맞춤 교육직업재활훈련 통해 5명 취업 성과“숨은이들 세상에 나오도록 지원을” “선천적으로 듣지 못했는데 13년 전부터는 앞까지 안 보여 답답했어요. 매일 집에서 멍하게 있었던 것 같아요.”(시청각장애인 김소영씨)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동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프로그램실.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자조모임에 참석한 10여명의 시청각장애인들이 서로 인사를 나눴다.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이들의 인사법은 ‘촉수어’. 한 사람이 손으로 수어를 하면 다른 사람이 그 손을 만지며 이해하는 방식이다. 자조모임이 열리는 내내 프로그램실은 고요했다. 누군가 앞에 마주 앉아도 시청각장애인들은 인기척을 느낄 수 없다. 센터 직원이 두 사람의 손을 맞잡게 하자 그제야 손끝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시청각장애인이 마주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소통이다. 선천적으로 시청각장애인이 된 경우, 청각장애인이 살다가 실명한 경우, 시각장애인이 실청한 경우 등 유형에 따라 그동안 써왔던 소통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우석 센터장은 “청각베이스 시청각장애인의 경우 수어는 국어, 점자는 외국어가 된다”며 “소통이 어렵다 보니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회보장정보시스템 통계 등에 따르면 전국 시청각장애인구는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서울시에는 1400여명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시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법과 제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15개 장애 유형에 시청각장애를 별도의 장애유형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다. 시청각장애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어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복지 우선순위에서도 매번 밀린다. 헬렌 켈러의 스승인 설리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도 턱없이 부족하다. 장애인복지법은 국가와 지자체가 시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전담기관을 설치·운영하도록 했지만 실제로 참여하는 곳은 서울시, 제주도 등에 불과하다. 서울시가 지원하고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헬렌켈러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는 문해 교육, 일상생활 훈련, 자조모임, 아동 맞춤형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센터의 일상생활훈련실에 들어서자 점자 스티커가 붙어 있는 냉장고, 세탁기, 정수기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일상생활 속에서 가전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곳에서 간단한 작동법을 익힌다. 비치된 냄비에는 500㎖씩 홈이 파여 있어 라면 등 간단한 요리를 연습할 수 있다. 지난 7월 문을 연 센터는 특히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직업재활훈련 등을 통해 5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시청각장애인 당사자인 손창환(49)씨는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1호 직원이 됐다. 선천성 청각장애인이었던 김소영(56)씨는 예전에 운전, 옷수선 등의 일을 했지만 시력마저 잃게 되면서 그만뒀다. 센터에서 점자를 배운 뒤 취업에 성공해 현재 점자명함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센터 직원의 도움을 받아 소감을 묻자 그는 수어를 통해 “마음이 항상 답답하고 집에만 있는 것이 힘들었는데 취업을 하고 돈도 벌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정 센터장은 “일상생활과 의사소통의 불편 등으로 숨어 있는 시청각장애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은 두렵다…“中 공기질 10년만에 다시 악화”

    한국은 두렵다…“中 공기질 10년만에 다시 악화”

    꾸준히 개선되던 중국의 공기 질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다시 악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핀란드 소재 연구기관인 ‘에너지·청정대기 연구센터’는 중국 전국의 올해 1∼11월 초미세먼지(PM 2.5) 평균 농도가 작년 동기보다 3.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가 나빠진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극심한 대기오염 문제 개선에 착수했다. 2014년 ‘오염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실시간 대기 질 모니터링과 대기오염 개선을 이루지 못한 공장·지역 정부를 엄격히 처벌했다. 그 결과 2021년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13년에 비해 40% 낮아졌다. 하지만 최근 대기 질 개선의 진전 속도가 느려지다가 결국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중국 전국의 대기오염 평균치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침 수준보다 약 5배 높은 수준까지 높아졌다. 대기 질 개선이 뒷걸음질한 것은 2021년 대규모 정전 등 전력난 사태 이후 중국 정부가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석탄 화력발전이 늘어난 데다, 겨울 혹한으로 에너지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중국 북부 지방 기온은 이상한파로 인해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전력 수요는 지난 17일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가계 전력 수요의 약 70%를 석탄 화력발전으로 충당했다. 자연스레 한국의 대기질도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학계에서는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이 한국의 초미세먼지 유발에 미치는 영향을 30~35%로 추산한다. 베이징과 랴오닝성 선양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12∼30시간 뒤 서울도 미세먼지 농도가 급증한다. 이처럼 공기 질이 오히려 나빠지자 중국 국무원은 2025년까지 PM 2.5 농도를 2020년 대비 10% 줄이겠다는 목표를 담은 ‘대기질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한 행동 계획’을 지난 7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석탄 소비를 엄격하고 합리적으로 통제, 2025년까지 베이징·허베이·톈진 등 수도권 지역의 석탄 소비량을 2020년 대비 10%가량 줄일 계획이다.
  • 전교생 10명 미만 전북 초교 내년 7곳 문 닫는다

    전교생으로 축구팀도 못 꾸리는 10명 미만의 소규모 학교들이 내년에 대거 통폐합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통합하더라도 학생 수가 60명을 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농촌 지역 학교 폐교 위기는 갈수록 심화할 전망이다. 20일 전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군산 신시도초야미도분교장과 어청도초, 김제 금남초와 화율초, 부안 위도초식도분교장과 계화초, 백련초 등 도내 7개 학교가 내년 2월 29일 폐교된다. 중학교 2곳(부안 주산중, 남원 수지중)도 폐교되는 점을 고려하면 전북에서만 9곳의 학교가 문을 닫는다. 학교 통폐합은 앞으로 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2019년 이후 전북지역에서 폐교된 학교는 2019년 1곳(정읍 관청초), 2020년 1곳(삼례여중), 2021년 군산 1곳(비안도초), 올해 2곳(군산 대야초광산분교장, 부안 장신초) 등 5곳이다. 내년에는 이보다 많은 학교가 한번에 사라진다. 통합돼도 교육부가 제시한 ‘적정규모 학교육성 권고 기준(60명 이하)’을 충족하는 학교는 김제 원평초(74명) 단 한 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내년에도 졸업 인원이 입학생 수보다 많아 전북에서만 4289명, 51학급이 줄어든다. 전북교육청이 예상한 2024학년도 초등학교 예상 신입생 수는 올해 1만 2567명보다 890명 감소한 1만 1677명으로 추산된다. 2025년 이후 초등학교 신입생이 1만명 미만으로 줄고 2028학년도에는 7500명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가 적다고 해서 무조건 통합하지 않고 농촌 유학 등 작은학교 살리는 정책을 병행해 읍·면 단위 지역에서도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축구팀도 못 꾸리는 학교…내년 전북 7개 초등학교 문 닫는다

    축구팀도 못 꾸리는 학교…내년 전북 7개 초등학교 문 닫는다

    전교생으로 축구팀도 못 꾸리는 10명 미만의 소규모 학교들이 내년에 대거 통폐합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인데 통합이 되더라도 60명을 넘지 않는 학교가 대부분이어서 농촌 지역 학교 폐교 위기는 갈수록 심화할 전망이다. 20일 전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군산 신시도초야미도분교장과 어청도초, 김제 금남초와 화율초, 부안 위도초식도분교장과 계화초, 백련초 등 도내 7개 학교가 내년 2월 29일에 폐교된다. 중학교 2곳(부안 주산중, 남원 수지중)도 폐교되는 점을 고려하면 전북에서만 9곳의 학교가 문을 닫는다. 학교 통폐합은 앞으로 더 가속도가 붙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 2019년 이후 전북지역에서 폐교된 학교는 2019년 1곳(정읍 관청초), 2020년 1곳(삼례여중), 2021년 군산 1곳(비안도초), 2023년 2곳(군산 대야초광산분교장, 부안 장신초) 등 5곳이다. 내년에는 이보다 많은 학교가 한 번에 사라지게 된다. 내년 통합이 되더라도 교육부가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제시한 ‘적정규모 학교육성 권고 기준(60명 이하)’을 충족하는 학교는 김제 원평초(74명)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전북교육청이 예상한 2024학년도 초등학교 예상 신입생 수는 올해(1만 2567명)보다 890명 감소한 1만 1677명으로 추산된다. 이 추세라면 2년 뒤 2025년에는 초등학교 신입생이 1만명 미만으로 줄고 2028학년도에는 7500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당장 내년만 보더라도 졸업생 수가 입학생 보다 많아 전북에서만 4289명, 학급수도 51학급이 줄어든다. 결국 앞으로 많은 학교가 추가 폐교를 피하지 못할 거라는 우려가 크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가 적다고 해서 무조건 통합을 하지 않고 농촌 유학 등 작은학교 살리는 정책을 병행해 읍·면 단위 지역에서도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21년째 가장 비싼 땅…‘명동 네이처리퍼블릭’ 건물주 누구?

    21년째 가장 비싼 땅…‘명동 네이처리퍼블릭’ 건물주 누구?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가 21년째 전국 땅값 ‘1위’ 자리를 고수했다. 가장 비싼 단독주택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이 9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국토교통부가 20일 발표한 2024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네이처리퍼블릭 부지(169.3㎡)의 ㎡당 공시지가는 1억 7400만원으로 전국 표준지 중에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부터 21년 연속 부동의 1위다. 법원 등기부등본을 보면 이 건물은 대지면적 169.3㎡·연면적 551.85㎡로 5층 높이 건물로 주인은 경기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70대 주모씨다. 그는 원단도매업체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씨는 1999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한 경매에서 이 부지와 건물을 낙찰 받아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당초 감정가는 51억 7597만원이었지만 한 차례 유찰되며 감정가 80% 수준인 41억 8000만원에 낙찰 받았다. 이 필지는 김중원 전 한일그룹 회장이 국제상사 명의로 보유했다가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 한일그룹 부도로 경매시장에 나왔다. 임대료와 보증금으로 추산한 건물 가치를 따져봐도 650억원 안팎에 이른다. 건물 5층을 통째로 임대한 네이처리퍼블릭은 보증금 50억원에 월 임대료가 2억 6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소폭 낮아졌다 최근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전국 땅값 2위인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392.4㎡)의 내년 공시지가는 ㎡당 1억 7400만원, 3위인 충무로2가의 옛 유니클로 부지(300.1㎡)는 1억 6530만원으로 올해와 변동이 없다. 땅값 4위인 충무로2가의 토니모리(71㎡) 부지는 1억 5770만원이다.표준 단독주택 중에서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이 9년째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회장의 한남동 자택 연면적은 2861.8㎡ 규모로 전체 면적을 고려한 내년 공시가격은 285억 7000만원에 달한다. 2위는 이해욱 DL그룹 회장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연면적 2617.4㎡)이며 내년 공시가격은 186억 5000만원이다. 삼성그룹 호암재단이 용산구 이태원동에 보유한 승지원(연면적 609.6㎡)은 내년 공시가격이 171억 70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4위에 오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보유한 용산구 이태원동 주택의 내년 공시가격은 167억 5000만원이다. 표준 단독주택 상위 1~10위 모두 내년 공시가격이 올해보다 올랐지만 순위 변동은 없었다.
  • “공화국의 미래를 보라우”…北김주애, 명품 입고 아버지와 ICBM 발사 참관[포착]

    “공화국의 미래를 보라우”…北김주애, 명품 입고 아버지와 ICBM 발사 참관[포착]

    북한이 지난 18일 고체 연료 기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 발사한 가운데,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발사 현장을 시찰하는 딸 김주애의 모습이 공개됐다. 1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등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8’형 발사훈련이 단행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의 발사훈련을 현지에서 참관했다”고 보도했다.공개된 사진에는 김주애가 아버지인 김 위원장의 왼쪽에 서서 팔짱을 낀 채 ICBM이 하늘 높이 치솟는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이 군 관계자들 앞에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고, 활짝 웃는 군 관계자 바로 곁에서 역시 웃음을 짓는 김주애의 모습도 볼 수 있다.특히 이날 김주애가 입은 분홍색 모피 재킷이 국내외 언론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정확한 브랜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김주애가 공식 석상에서 입었던 외투들을 봤을 때, 이번에 착용한 모피 재킷 역시 최소 수천 달러에서 수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김주애는 지난 3월에 이뤄진 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 당시에도 1900달러(한화 약 250만 원) 상당의 프랑스 고가 브랜드인 크리스찬 디올의 후드를 입고 등장한 바 있다.김주애는 지난달 30일 항공절 기념 공군사령부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군 관련 일정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공식 석상에 등장할 때마다 고가의 브랜드 의상을 착용해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산다는 보도가 잇따른 바 있다. 대북 제재 품목인 사치품, 북한에서도 구할 수는 있다 명품 시계나 의류·액세서리 등 사치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품목이지만, 평양에 있는 대형 백화점에서는 롤렉스와 오메가 등 유명 시계 브랜드부터 샤넬과 페라가모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고급 차량과 시계 등을 여럿 소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 위원장의 최고 애장품은 손목시계로, 2020년 10월 당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당시 환율로 1400만원 상당의 스위스 명품 시계를 착용했다.당시 김 위원장은 “장기적인 (경제)제재 때문에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서 비상 방역도 해야 하고 자연재해도 복구해야 하는 난관에 직면했다”고 말하며 연설 내내 몇 번이나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팔을 들어 올릴 때마다 그의 손목에서는 사치품이 빛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의 아내인 리설주도 디올과 샤넬 등 고가 브랜드의 핸드백을 들고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경제난 심각해지는데 ‘값비싼’ 탄도미사일 도발은 이어져 북한은 최근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비용이 드는 탄도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미사일별 1회 발사 비용은 ICBM이 250억~375억원, 중거리 미사일이 125억~375억원, 단거리 미사일이 38억~63억원으로 각각 추산됐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 50년간 핵개발에 투입한 비용이 최대 16억 달러, 한화로 2조 912억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7차 핵실험의 비용은 최대 1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091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한편, 북한이 ‘화성-18형’을 발사한 것은 지난 4월과 7월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두 차례는 ‘시험발사’라고 명명했지만 이번에는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사일 개발이 완료됐음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이번 발사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부대의 전투력이 우수하게 평가되고 공화국 전략무력의 신속반응 태세와 우리 군사력의 가장 강력한 전략적 핵심 타격 수단에 대한 믿음성이 다시 한번 검증됐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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