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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턴 “트럼프, 시진핑에 ‘재선 도와줘’, 폼페이오조차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볼턴 “트럼프, 시진핑에 ‘재선 도와줘’, 폼페이오조차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과 일년 전만 해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비공개 회동 자리에서 자신의 재선을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폭로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둘이 으르렁대는 점을 감안하면 격세지감마저 느끼게 된다. 볼턴 전 보좌관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오는 23일 출간할 예정인 신간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의 발췌록을 싣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지난해 6월 정상회담 막후 대화를 언급하면서 “그 때 트럼프는 놀랍게도 대화 주제를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로 돌렸다”며 “시 주석에게 자신이 (대선을) 이기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농민과 중국의 대두, 밀 수입 증대가 선거 결과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오는 11월 대선의 승부처가 될 농업 지역(farm states)에서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해 중국에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살 것을 요청했다는 의미여서 파장이 예상된다. 또 지난번 탄핵 심판 때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자신의 대선 라이벌로 예상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우크라이나 검찰 수사를 촉구한 것처럼 국가의 이익과 자신의 이익을 뒤섞거나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앞세우는 행동 양식을 답습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는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의 마음 속에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미국의 국익이 섞여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난 백악관 재임 시절 트럼프의 중요 결정 가운데 재선을 위한 계산에서 나오지 않은 게 하나라도 있는지 찾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탄핵 옹호론자들이 우크라이나 문제에만 집착하지 않고 시간을 들여 트럼프 외교 정책 전반에 걸쳐 그의 행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조사했다면, 탄핵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NYT에 따르면 볼턴 전 보좌관은 저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좋아하는 독재자들에게 사실상 개인적 혜택을 주기 위해 몇몇 범죄수사들을 중단하고 싶어한다는 의향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 할크방크, 중국 ZTE 등에 대한 수사에 개입하고 싶어했다는 것이다 볼턴은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뒷담화’를 했다고 폭로했다.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볼턴의 책 내용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하던 도중 볼턴 전 보좌관에게 몰래 쪽지를 건넸는데 “그(트럼프 대통령)는 거짓말쟁이”(He is so full of shit)라고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NYT는 스스로를 변함 없는 충성파로 자처하는 최고 참모들마저 등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턴은 또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한달 뒤 폼페이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외교를 가리켜 “성공할 확률이 제로(0)”라고 일축했다고 적었다. 이 밖에 미중 문제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무지와 불개입주의에 관한 일화도 저서에 다수 소개됐다. NYT에 따르면 그는 영국이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보였고, ‘핀란드는 러시아의 일부인가’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적었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결정을 거의 내릴 뻔했다고 한다. 지난해 6월 홍콩에서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난 개입하고 싶지 않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인권문제가 있지 않느냐”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볼턴 전 보좌관이 전했다.같은 달 중국 톈안먼 사건 30주년 추모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차원의 성명 발표를 거부하면서 “그건 15년 전의 일”이라는 부정확한 언급과 함께 “누가 그 일을 상관하느냐. 난 협상을 하려고 한다. 다른 건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으로 소개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천안함 추모일기 썼던 소년, 10년 후 해사생도 됐다

    천안함 추모일기 썼던 소년, 10년 후 해사생도 됐다

    초등 4학년 때 “슬프다” 그림 일기 “천안함이 해사 지원 가장 큰 계기”“너무너무 슬프다. 많은 사람이 죽고 그들의 부모님은 많이 울었다.” 2010년 3월 천안함이 피격됐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너무 슬프다’라는 내용의 그림일기를 쓰며 전사자를 추모했던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가 성장해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해군은 25일 “지난달 14일 해사 78기로 입학한 권현우(20) 생도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천안함 피격과 관련해 썼던 추모 그림 일기장 사진이 최근 해군 페이스북에 게시됐다”고 밝혔다. 권 생도는 2010년 초등학교 4학년 때 천안함 피격 사건을 접한 후 일기장에 “오늘 신문 사설을 읽어보니 한 달 전에 온 나라가 놀라던 일의 기억이 다시 난다. 뉴스에서 신문에도 온통 슬픈 이야기 때문에 나는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고 적었다. 그는 또 “아들을 잃은 엄마, 아빠를 잃어버린 어린아이들도 모두 안타까웠다. 왜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났을까?”라며 “우리나라의 평화로운 바다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절단된 함수에 ‘772’라는 숫자와 인양 밧줄이 걸린 천안함의 인양 장면을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권 생도의 어머니 윤은주(51) 씨는 최근 해군 페이스북에 아들의 그림 일기장 사진과 함께 “일기를 쓴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아들이 해군사관생도가 되었습니다.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의 숭고함을 받들고 영해를 수호하는 해군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권 생도는 “부모님께서 천안함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 것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며 “천안함은 제가 해군사관학교에 지원한 가장 큰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홀로코스트 생존자 “역사 외면 말라” 각국 지도자 “反유대주의와 싸울 것”

    홀로코스트 생존자 “역사 외면 말라” 각국 지도자 “反유대주의와 싸울 것”

    유럽 12곳 유대인 89% “반유대주의 증가” 유대인 증오 범죄 급증… 우려 목소리 커져폴란드 아우슈비츠 나치 강제수용소 해방 75주년을 맞은 27일(현지시간) 전 세계가 최근 늘어나고 있는 반(反)유대주의에 대해 한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역사에 대해 반성해 왔던 독일은 오는 7월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을 맡으면 ‘반유대주의와의 전쟁’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도 했다. AP통신 등은 이날 아우슈비츠 수용소 ‘죽음의 문’ 앞에 홀로코스트 생존자 200여명과 세계 50여개국 대표단이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고 보도했다.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은 유엔이 1945년 1월 27일 옛 소련군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유대인들을 해방한 것을 기념해 지정했으며, 올해로 75년째를 맞았다. 이날 추모식은 최근 서방국가에서 유대인 관련 증오범죄의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열려 더욱 주목받았다. BBC는 EU 산하기관인 유럽기본권청(FRA)이 최근 유럽 12개국의 유대인 1만 63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지난 5년간 자신이 살고 있는 국가에서 반유대주의가 증가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또 응답자의 40%는 “실제 공격을 당할지 두렵다”고도 답했다. 반유대주의 증가 추이는 개별 국가에서도 확인된다. 영국 내무부에 따르면 2017·2018년 672건이었던 유대인 대상 증오범죄는 2018·2019년 1326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무슬림 대상 범죄 다음으로 높은 수치였다. 프랑스에서는 2018년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건이 541건으로, 전년(311건)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유대교 축일인 하누카를 기념하는 행사에서 잔혹범죄가 일어나기도 했던 미국은 전 세계적으로 반유대 범죄가 가장 많은 국가로 꼽힌다. 미국에서 유대인을 향한 증오범죄는 2017년에 1986건, 2018년에 1879건이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고, 2017년에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 모든 주에서 반유대범죄가 일어난 것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곳곳에서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절규가 터져 나왔다. 93세의 홀로코스트 생존자 마리안 투르스키는 “누군가 역사를 두고 거짓말하는 것을 외면해선 안 된다”면서 “무관심해지는 순간, 우리 후손들에게 또 다른 아우슈비츠가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날드 라우더 세계유대인회의 회장은 “반유대주의가 늘어나는 것을 내 생전에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어떤 누구에게도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각국 지도자들도 반유대주의의 부활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주간지 슈피겔 기고에서 “반유대주의가 독일의 유대인들에게 삶의 일부가 되는 모습이 우려스럽다”면서 “독일이 EU 순회 의장국을 맡게 되면 온라인상의 증오범죄나 잘못된 정보 등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네덜란드 총리 사과 “유대인 박해 막지 못했고 잘못 인정도 늦었다”

    “우리 정부 기관은 정의와 안전의 수호자로 행동하지 않았다. 너무 많은 이들이 (점령군이) 하라는 대로 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가 아우슈비츠 나치 강제수용소 해방 75주년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고개를 숙였다. 네덜란드 정부 차원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박해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뤼테 총리는 이날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기리는 연설을 하면서 “지금 마지막 희생자들이 아직 우리 곁에 있다”면서 “나는 오늘 정부의 이름으로 당시 당국이 했던 일들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에 거주했던 유대인 14만명 가운데 10만 2000명이 홀로코스트에 희생됐고 3만 8000여명이 살아 남았지만, 정부나 당국의 역할에 대한 네덜란드 정부 차원의 사과는 없었다. 네덜란드에서는 2012년에도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뤼테 총리는 정부의 행위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고,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데 대한 지지도 폭넓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미뤘다. 그러나 이날 뤼테 총리는 “(유대인) 등록부 작성과 추방의 쓰라린 결과는 충분히 인정되지도, 제때 인정되지도 않았다”면서 “전체적으로 너무 부족하고 너무 늦었다. 보호와 도움, 인정이 부족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아우슈비츠 이후 75년, 반유대주의는 여전히 우리 가운데 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일어난 일을 완전히 인정하고 그것을 큰 소리로 말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1940년 폴란드 남부에 지어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는 유대인 약 110만 명이 학살됐다. 유대인 전체 희생자 수는 600만명이다. 1945년 1월 27일 옛 소련군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 있던 유대인들을 해방한 것을 기념해 유엔은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27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해방 7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롯데, 참전용사 복지관 건설… 후손에 장학금 수여

    롯데, 참전용사 복지관 건설… 후손에 장학금 수여

    롯데는 따뜻한 마음을 담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일을 맞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참전용사복지회관 준공식과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 수여식을 진행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헌신에 감사하고 보은하는 의미로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 오성엽 사장, 국방부 조경자 보건복지관과 임훈민 주 에티오피아 한국 대사, 타켈레 우마 반티아디스아바바시 부시장 등이 참석했으며, 멜레세 테세마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협회장을 비롯한 참전용사와 가족 250여명 등이 함께해 참전용사복지회관 준공을 축하했다. 2013년부터는 연 4~5회에 걸쳐 ‘롯데 플레저박스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우리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상을 선정해 생활에 실질적이 도움이 되고, 작은 기쁨을 줄 수 있는 선물을 담아 전달한다. 저소득층 여학생들에게는 생리대 1년치, 청결제, 핸드크림 등을, 미혼모들에겐 세제, 로션 등 육아용품을,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점자도서 등을 담는 식이다. 또 엄마의 마음이 편안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사회공헌브랜드 ‘mom편한’을 2013년 론칭했다. 이후 롯데는 육아환경 개선과 아동들의 행복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꾸준히 추진해 엄마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국가적 난제인 저출산 극복에도 힘을 더하고 있다. 양육 환경이 열악한 전방 지역 군인 가족들에게 마음 편히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공간인 ‘mom편한 공동육아나눔터’를 제공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턴투워드부산’ ...11일 오전 11시 1분간 사이렌

    ‘턴투워드부산’ ...11일 오전 11시 1분간 사이렌

    “평화도시 부산을 향해 1분간 추모해주세요”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유엔 용사를 추모하는 ‘턴투워드 부산’ 행사가 11일 유엔 기념공원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부산을 향해, 하나 되는 순간(Moment to Be One, Turn Toward Busan)’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11월 11일 11시에 1분간 부산을 향해 추모한다는 숫자 1의 의미와 국경을 초월하여 같은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는 뜻을 담았다.이날 오전 11시 부산 전역에는 1분간 이들을 추모하는 사이렌이 울린다 국내외 6·25참전용사와 유가족, 참전국 주한 외교사절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분간 묵념, 참전국기 입장, 헌화, 인사말씀, 추모공연, 추모사, 대합창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2007년 6·25 참전용사인 캐나다인 빈센트 커트니 (85)씨가 제안해 매년 열리고 있는 이 행사는 전 세계가 부산을 향해 하나 되는 행사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빈센트 커트니 씨에게 부산 명예 시민증을 수여한다. 부산시는 올해 유엔의 날인 10월 24일부터 턴 투워드 부산 추모일인 11월 11일까지를 부산 유엔 위크 원년으로 정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실익 외교로 돌아선 트럼프…이란·아프간과 재협상 속도 낸다

    실익 외교로 돌아선 트럼프…이란·아프간과 재협상 속도 낸다

    美정가 “외교전략 한층 부드러워질 것” 폼페이오 “유엔총회서 로하니 만날 수도” 탈레반 평화협상은 공화당 반대로 지연 9·11추모일, 아프간 美대사관 로켓공격‘슈퍼 매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전격 퇴장이 북미 협상뿐 아니라 미 정부의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힘의 논리’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볼턴 보좌관이 백악관을 떠나면서 협상과 실익을 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가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1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지도자들과 비밀회동과 아프간 철군, 이란 핵문제를 비롯, 베네수엘라·러시아 문제 등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볼턴 보좌관이 퇴장하면서 미 정부의 외교 전략이 한층 부드러워질 전망”이라면서 “특히 이란, 탈레반 등과의 협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날 볼턴 보좌관의 경질을 즉각 환영했고, 미국도 미·이란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협상 불씨 살리기에 나섰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트위터에 “몇 달 전 볼턴 보좌관은 이란이 3개월 내에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면서 “우리는 변함없고, 그는 갔다”고 지적했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이어 “전쟁과 경제 테러의 최대 지지자가 축출됨으로써 백악관이 이란의 현실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색했다.볼턴 보좌관이 경질되자마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로하니 이란 대통령 간 직접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파국으로 치닫던 미·이란 문제를 정상회담으로 풀자는 제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 간 유엔총회 만남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매우 명확히 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인 9일 로하니 대통령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과의 대화를 반대하던 볼턴 보좌관이 떠나면서 미국과 이란이 협상의 돌파구를 찾을지 국제사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최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 협상 재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협상을 주도해온 국무부가 속도를 더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미 민주당뿐 아니라 친정인 공화당 내에서도 탈레반과의 협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고 탈레반의 폭탄테러가 이어지면서 탈레반 평화협상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9·11테러 발생 18주년인 11일 아프간 주재 미 대사관이 로켓 공격을 받았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탈레반 평화협상을 전격 취소한 직후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첫 테러다. 국무부 관계자는 “폭발로 미 대사관 직원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언제 재개될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세월호는 공동체 트라우마… 5년 지난 지금이 치유 필요할 때죠”

    “세월호는 공동체 트라우마… 5년 지난 지금이 치유 필요할 때죠”

    ‘[속보] 진도 해상서 350여명 탄 여객선 조난신고…침수 중’ 2014년 4월 16일. 가라앉는 세월호의 모습을 생중계한 뉴스 속보를 우리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 참사를 지켜본 우리의 상처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면 아프게 덧난다. 아무 기념일도 아니었던 그날은 5년이 지나면서 ‘추모일’이 됐다. 이 슬픔을 어떻게 기억하고 치유해야 하는가. ‘단원고 학생들이 의지하는 의사’ 김은지(정신과 전문의) 원장을 만나 답을 들어 봤다. 그는 2014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경기 안산 단원고의 ‘스쿨 닥터’였다. 이후 안산을 떠나지 못한 채 ‘마음토닥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열고 생존자와 시민의 마음을 치료하고 있다. “한 빌라에 여러 명, 한 집 건너 한 집에서 아이를 잃은 상황이 발생했어요. 온 국민은 침몰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봤죠. 일대 사건을 넘어 우리 사회의 ‘공동체 트라우마’로 남았어요.”김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한국 사회를 이렇게 진단한 뒤 우리가 5년이 지난 지금 해야 할 일을 제시했다. “상처는 함께 입었는데 정작 이 상처를 공동체적으로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있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참사 이후 유가족과 생존자에 대한 관심만 지나쳤지 배려는 결여됐다. 더욱이 참사의 간접 피해자인 단원고 1, 3학년 학생들과 안산 시민은 관심에서도 배제됐다. 김 원장은 “공동체적 관점으로 모두를 보듬었다면, 그래서 이 슬픔을 통해 우리가 서로 연결돼 있다고 느낄 수 있었다면, 추모관 건립 문제 등으로 서로 날을 세우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누군가는 “아직도 치유가 필요하냐”고 묻는다. 하지만 김은지 원장은 아직 치료를 끝낼 수 없다. “그만 기억하라고 하기엔 너무 중요한 일”이 됐기 때문이다. 매년 4월이면 단원고 출신 아이들이 그를 찾는다. 김 원장은 “학교 다닐 때는 어른들의 강요에 못 이겨 아이들이 수동적으로 치료에 임해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된 아이들은 한발 떨어져 참사를 겪은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지금’을 살아내 보기 위해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치료를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김 원장은 “재난 트라우마는 성격에 따라 양상이 다르다”고 했다. 불가피한 자연재난과 달리 세월호 참사, 대구 지하철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등 누군가의 과실로 벌어진 인공재난 피해자는 심리 치료가 더 어렵다.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특히 세월호 트라우마는 젊은 세대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김 원장은 “그 또래 아이들은 당시 상황을 지켜보며 ‘와 이것 봐. 아무도 안 지켜 주네. 어른들은 싸움만 하고 있네’라고 느꼈고 공공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전했다. ‘세월호 세대’가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김 원장이 안산에 남은 이유도 ‘신뢰’ 때문이다. 그는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나의 유일한 목표”라고 했다. ‘우리가 치유해 주겠다’며 갑자기 안산에 몰려들었다가 일순간에 떠나버리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아이들은 많은 상처를 받았다. 시간이 흐르자 좋지 않은 의도로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사람도 생겼다. ‘너희 몇 억원씩 받았다며?’라는 비수 같은 비아냥도 날아왔다. 아이들은 이런 사회와 사람에게 지쳤고, 마음의 벽을 쳤다. “아이들에게 ‘세상에 믿을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아’라고 말해 줘야 합니다. 사회는 그 말을 증명해 보여야 하고요.” 세월호의 과도한 상징성은 때론 유가족과 생존자들을 짓누르기도 한다. 조금은 잊어야 일상을 살 수 있지만, 사회는 그들에게만 “잊지 말라”고 요구한다. 일부 생존 학생들은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보며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모습을 보였다. 치료를 통해 아픔이 잊히는 것을, 또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잊히는 것을 괴로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감내하며 살아 내고 있다. 김 원장은 살아가는 그들을 보며 “잘 견뎌 주어, 잘 살아 가려고 노력해 주어 참 고맙다”고 진심을 전했다. 김 원장이 보기엔 참사로부터 한발 떨어진 지금이 오히려 지원이 더 필요한 시기다. 그는 “참사 당시 유가족 중에는 ‘아이를 먼저 보내 놓고 내가 뭘 잘했다고 치료를 받나. 진상 규명이 더 시급하지’라는 생각에 심리치료를 받지 못하는 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5년이 흘렀다. 김 원장은 “긴 세월을 극복할 힘을 가지려면 꾸준히 치료받으며 살아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금씩 잊혀 가는 지금이야말로 유가족들과 우리 공동체에게 치유가 더 절실하다는 것이다.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시선도 지적했다. 김 원장은 “유가족들이 시위하면 눈물을 흘리는 분에게 카메라가 향하고, 이를 클로즈업하는 것은 ‘유가족은 이래야 한다’는 프레임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짚었다. “여전히 아프고 슬프지만, 어떤 날은 밥을 먹다가 웃을 수도 있어야 합니다. 유가족도 생존자도 ‘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공감하고 연대해야 합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과거사 잊지않는 獨

    “미래세대, 유대인 학살 기억을” 도르트문트·폭스바겐 등 참여 나치협력 부호·정치인도 사죄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인 홀로코스트는 기억돼야 한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축구구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독일의 5개 대표 기업이 이 같은 입장에 뜻을 같이하며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국립기념관인 ‘야드 바 박물관’에 각각 100만 유로씩 모두 500만 유로(약 63억 6810만원)를 기부했다. 기부자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비롯,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 국영철도회사 도이체반,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 폭스바겐 등이다. CNN은 2일(현지시간) “이들 기업은 야드 바 박물관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쇼아(홀로코스트의 히브리어) 헤리티지 컬렉션 캠퍼스’의 공사를 돕기 위해 기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한스 요하임 바츠케 회장은 CNN 인터뷰에서 “나치 독일에 의해 600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한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이 같은 활동을 돕는 것은 영광”이라며 “자라나는 미래 세대가 타인들을 고통에 빠지게 하는 행동들에 대해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단은 홀로코스트의 교훈을 기리는 캠프 등 사업을 운영 중이다. 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을 맞는 올해, 독일 기업과 정치인 등은 과거사 반성과 미래세대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위한 행보에 더 힘을 싣고 있다. 독일의 두 번째 부호인 라이만 가문은 지난달 24일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에 협력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사죄 표시로 자선단체에 1000만 유로를 기부했다. 닥터페퍼와 크리스피크림, 피츠커피 등을 소유한 라이만 집안은 가문 대변인을 통해 “강제 노동자를 통해 나치를 지원했으며, 가문의 일원인 알베르트 라이먼 등이 유죄를 저질렀다”고 머리를 숙였다. 독일의 과거사 반성과 피해 보상을 위한 노력 및 다짐은 현재진행형이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나치 독일의 죄악에 사죄를 구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이던 지난 2월 27일 “과거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를 알아야 하고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방문 당시 ‘야드 바 박물관’을 찾아 잘못된 과거에 대한 반성과 책임을 다시 밝혔다. 독일 기업들의 반성 자세도 일본 ‘전범기업’들과는 사뭇 다르다. BMW는 2007년 나치 협력 및 강제노역에 대한 반성을 발표했고, 2016년 3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이에 대한 명확한 반성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홀로코스트’ 기억하는 독일

    ‘홀로코스트’ 기억하는 독일

    메르켈 “과오 반복 안 되도록 노력해야”전 세계적으로 극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 확산되고 과거 전쟁범죄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는 가운데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인 27일(현지시간) 옛 유대인 강제수용소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열렸다.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600만명을 학살했던 홀로코스트에서 집시와 폴란드인 등도 집단으로 살해됐다. 1945년 1월 27일 독가스실 등에서 죽음을 기다리며 갇혀 있던 유대인들이 연합군에 의해 해방된 아우슈비츠에서는 74년이 지난 이날 추모행사가 진행됐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 등 폴란드 정부·의회 인사들과 독일 대표단, 생존자, 희생자 가족들이 참석했다.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가 이끄는 독일 대표단도 참석해 ‘처형의 벽’ 앞에 헌화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추모객들은 당시 유대인이 입던 수용소 복장을 형상화한 줄무늬 스카프를 두르기도 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히틀러의 독일은 파시즘을 주입했고 모든 악이 여기서 나왔다”고 말했다. 추모행사 동안 아우슈비츠 수용소 밖에서는 수십명의 극우 시위대가 반대집회를 열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모든 사람은 인종주의와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인내력 제로’를 보여줘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우리는 과거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를 알아야 하고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에서 여러 종류의 반유대주의가 출현하고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뉴스를부탁해]“DJ도 제주 4·3은 공산폭동이라고 했다?”

    [뉴스를부탁해]“DJ도 제주 4·3은 공산폭동이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제주 4·3은 공산폭동이라고 말 한 바 있습니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이 또 논란입니다. 홍 대표는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를 기렸습니다. 그리고 두어시간 뒤인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홍 대표는 “제주4·3추념식이 열리는 4월 3일은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위원장인 김달삼이 350명 무장 폭도를 이끌고 새벽 2시에 제주 경찰서 12곳을 습격했던 날”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이 날을 제주 양민이 무고하게 희생된 날로 잡아 추념한다는 것은 오히려 좌익폭동과 상관 없는 제주 양민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8년 CNN과 인터뷰 할 때 제주4·3은 공산폭동이라고 말 한 바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팩트체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예전 신문과 CNN 웹사이트, 구글 등 포털사이트를 뒤져 봤습니다. 하지만 제주4·3 관련 언급을 인용보도한 기사를 찾지 못했습니다. CNN 웹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김대중평화센터에 물어봤더니 “당시 인터뷰 원문을 구하려고 노력했으나 구하지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구글을 검색하니 ‘김대중사이버기념관’이라는 웹사이트에서 고 김 전 대통령이 1998년 11월CNN과 기자회견한 내용을 한글로 번역한 글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김대중평화센터에 따르면 이 웹사이트는 김 전 대통령의 팬들이 만든 것이라 ‘공식’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미 많은 극우단체들이 해당 사이트의 인터뷰 일부를 발췌해 ‘전가의 보도’처럼 쓰고 있기에 내용을 한 번 살펴 보겠습니다. CNN의 질문은 이랬습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1948년 제주 4·3사태에 대한 진상을 서로 언제 공개할 방침인가?”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제주 문제가 국회에 청원돼 있다. 정부로서는 과거의 억울한 문제에 대해서는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문제의 대목은 다음입니다. 김 전 대통령은 “원래 시작은 공산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이지만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면서 “이 문제는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해서 유가족들을 위로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나옵니다.홍 대표와 극우 성향의 시민단체 등은 “원래 시작은 공산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이라는 말에 꽂힌 것 같습니다. 앞뒤 맥락을 자르고 그 부분만 물고 늘어집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 답변의 무게는 되려 뒤에 실려 있다고 봐야 합리적입니다. 시작이 공산주의자 폭동이라 할지라도 무고한 많은 이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것이라는 게 답변의 취지지요. 그리고 김 전 대통령은 진실을 밝히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일이 정부의 할 일이라고 분명히 짚었습니다. 극우의 생각은 정반대인 것 같습니다. 보수 성향의 ‘제주 4·3진실규명을 위한 도민연대 준비위원회’는 지난 1월 17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국회에 제출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과 관련해 준비위는 “4·3의 성격부터 논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준비위는 “4·3특별법 개정안은 4·3의 정의를 경찰과 서북청년회의 탄압에 대한 제주도민의 저항이라고 하지만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해 일으킨 남로당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근거로 김 전 대통령의 CNN 인터뷰를 제시합니다.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도 김 전 대통령의 CNN 인터뷰를 “거짓의 DNA가 있는 좌파들이 공산당 폭동 부분을 떼고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이 많으니 진실을 밝혀 누명을 벗겨줘야 한다’고 왜곡했다”고 주장합니다. 김 전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이 이렇게 인용되는 것에 대해 김 전 대통령 측은 강력히 반발합니다. 박한수 김대중평화센터 대변인 겸 기획실장은 지난 1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밝힌 제주 4·3사건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습니다.“제주 4·3사건은 한국전쟁을 전후해 제주 지역에서 발생한 양민 학살 사건이다. 나는 피해자와 그 유족들이 수십년 동안 ‘폭도’, ‘빨갱이’들로 매도되어 살아온 것에 국가가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4·3사건은 현대사의 치부이자 살아있는 우리들의 수치다.” 박 대변인은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일부 단체에서 김 전 대통령의 진의와는 별도로 일부 내용을 악의적으로 발췌해 왜곡하고 있다. 용납할 수 없는 범죄이자 억울한 희생자와 유족에 또 다른 아픔을 주는 행위”라면서 “홍 대표의 페이스북 발언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제주 4·3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제주4·3연구소에 따르면 “4·3의 배경은 극히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이 착종돼 있어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4·3은 1948년 4월 3일 딱 하루 벌어지고 끝난 일이 아닙니다. 제주4·3특별법은 4·3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합니다.1947년 3월 1일 경찰이 시위군중에 발포해 6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학계는 이 사건을 4·3사건의 도화선으로 봅니다. 이후 남로당 제주도당은 경찰 발포에 항의하는 3.10 총파업을 주도합니다. 제주도 전체 직장의 95% 이상이 참여했습니다. 당시 남한에 주둔하던 미군정은 제주도 상황을 심상치 않게 보고 군을 투입해 파업 주동자를 검거하는 등 장기간 남로당 진압에 나섭니다. 이에 남로당이 이끄는 350명의 무장대는 1948년 4월 3일 새벽 2시 제주의 12개 지서와 우익단체를 공격하며 무장봉기를 일으켰습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경찰과 서북청년회의 탄압 중지, 통일정부 수립 등이었습니다. 미군정은 강도 높은 진압작전으로 맞섰습니다. 이승만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주도 경비사령부를 설치하고 본토 군 병력을 제주도에 증파합니다. 그러나 여수 14연대가 반기를 들면서 상황이 심각해집니다. 제주에는 계엄령이 선포되고 군은 해안선으로부터 5km 이상 들어간 중산간지대를 통행하면 폭도배로 간주해 총살하겠다는 엄포를 내립니다. 중산간지대 마을들이 이른바 빨치산, 게릴라부대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보고 대량학살에 나선 것입니다. 무자비하고 무차별한 학살은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계속 이어졌습니다. 보도연맹 가입자, 입산자 가족들이 대거 예비검속돼 죽임을 당했습니다.무려 7년 7개월 동안 계속된 4·3은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되면서 끝났습니다. 다시 홍 대표의 페이스북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홍 대표는 “4월 3일은 양민의 무고한 죽임을 당한 날과 아무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4·3 추모정신의 본질을 흐리고 이념의 선명성을 드러내기 위한 무리한 해석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홍 대표는 “4·3특별법 개정할 때 이를 시정해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날을 추모일로 고쳐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홍 대표에 묻고 싶습니다. 그럼 3만명이 넘는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날은 언제입니까? 4·3이라는 숫자만 떼내면 특별법 개정안 통과에 협조하시겠습니까?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뉴스를 부탁해]궁금한 뉴스를 서울신문에 부탁하세요. 화제가 되는 이슈를 요리조리 뜯어보고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 4월 3일 오전 10시…제주는 1분간 묵념합니다

    제주도는 올해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일에 추념 분위기 확산 등을 위해 처음으로 묵념 사이렌을 울린다고 15일 밝혔다. 제주 전 지역에 설치된 경보사이렌 46곳을 활용해 4월 3일 오전 10시 정각에 1분간 실시된다. 도는 묵념 사이렌은 4·3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미래 세대와의 공유를 통해 평화와 인권을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로부터 4월 3일 제주 전 지역 취명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 제주 4·3사건 희생자를 위령하는 4·3희생자 추념일은 2014년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됐고 제66주년 4·3희생자 추념일부터 행안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다. 도 관계자는 “4·3 추모일 묵념 사이렌은 도민 모두가 동참해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뜻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며 “올해를 시작으로 해마다 4·3 묵념 사이렌을 울리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는 4·3 70주년을 맞아 올해를 ‘제주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국비와 지방비 등 100억여원을 들여 추모위령, 문화예술, 학술, 교류협력, 세대전승 등 분야에서 100여개의 다채로운 사업을 펼친다. 올해 제주국제공항 등지에서 4·3 당시 암매장된 유해를 발굴하는 작업도 재개한다. 제주 4·3 관련 기록물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도 추진하고 4·3사건 희생자 및 유족 신고도 추가 접수한다. 4·3희생자 및 유족은 현재 정부의 심의 등을 거쳐 사망 1만 244명, 행방불명 3576명, 후유장애 164명, 수형자 248명, 유족 5만 9426명이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4·3사건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전문] 문 대통령 베이징대 연설 “한중, 역지사지하며 발전하길”

    [전문] 문 대통령 베이징대 연설 “한중, 역지사지하며 발전하길”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중국 베이징대를 찾아 ‘한중 청년의 힘찬 악수, 함께 만드는 번영의 미래’를 주제로 베이징대 교수와 교직원, 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연설했다.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베이징대 연설 전문. 『베이징 대학 학생 여러분, 교수님과 교직원 여러분, 존경하는 하오핑 서기님, 린젠화 총장님, 따지아 하오(大家好)! 따뜻한 박수로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중국에서 가장 유서 깊은 대학이며 최고의 명문 베이징 대학을 방문하게 되어 아주 기쁩니다. 약 2주 후면 새해를 맞게 되는데, 베이징 대학 개교 120주년을 미리 축하드립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입니다. 베이징 대학의 4대 자랑거리가 일탑호도(一塔湖圖)라고 들었습니다. 이름을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캠퍼스 중앙의 호수, ‘미명호(未名湖, 이름없는 호수)’ 거기에 비치는 보야탑(博雅塔)의 모습은 과연 명불허전입니다. 아울러 1천만 권이 넘는 장서를 소장한 도서관이 지금의 중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중국의 지성을 상징하는 장소로서 여러분의 큰 자랑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름다움 말고도 얼마나 자랑거리가 많습니까? 여러분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이곳은 중국 현대사의 발자취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20세기 초 여러분의 선배들은 ‘5·4 운동’을 주도하며 중국 근대화를 이끌었습니다. 이름을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인재들이 ‘애국, 민주, 진보, 과학’의 전통에 따라 중국의 발전에 공헌해 왔습니다. 5·4 운동을 주도한 천두슈, 중국 공산당을 창시한 리따자오를 비롯하여 역사적 인물들은 물론, 제가 오후에 만날 리커창 총리도 베이징 대학의 동문입니다. 한국의 근대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들 중에도 베이징 대학 출신이 있습니다. 1920년대 베이징 대학 사학과에서 수학하였던 이윤재 선생은 일제의 우리말과 글 말살 정책에 맞서 한글을 지켜냄으로써 나라를 잃은 어두운 시절 빛을 밝혀 주었습니다. 오늘날 베이징대학에는 1천 명이 넘는 한국인 유학생이 수학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유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도전 정신, 창의적 발상, 다른 문화적 배경은 ‘두루포용(兼容幷包)’하는 베이징대학의 개방적 학풍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국인 유학생들과 여러분 모두, 신시대 중국과 양국관계를 이끌어갈 베이징 대학의 자랑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 여러분이 베이징 대학의 자랑스러운 전통 속에서 더욱 빛나듯, 한·중 관계도 수 천 년에 걸친 교류와 우호친선의 역사 위에 굳건히 서 있습니다. 18세기 조선의 실학자 박제가는 베이징을 다녀 온 후, 중국을 배우자는 뜻으로 ‘북학의’라는 책을 썼습니다. “중국은 말과 글이 일치하며 집은 금색으로 채색되었다. 수레를 타고 다니며 어느 곳이든 향기로운 냄새가 난다. 사람들이 활기차게 거니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같은 시대 베이징에 온 홍대용이란 학자는 엄성, 육비, 반정균 등 중국학자들과 ‘천애지기(天涯知己)’를 맺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를 알아주는 각별한 친구’라는 뜻입니다. 그는 중국의 친구들이 “도량이 넓고 기운이 시원스럽다”고 남겼습니다. 지금 이 ‘천애지기’가 수만으로 늘어나 있습니다. 한국에는 중국유학생 6만 8천 명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는 한국유학생 7만 3천 명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작년 1년 동안 양국을 오간 사람들의 숫자는 1천300여만 명에 달합니다. 이렇듯 한국과 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한국에는 ‘이웃사촌’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웃이 친척보다 더 가깝다는 뜻입니다.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 가까움 속에서 유구한 세월 동안 문화와 정서를 공유해왔습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중국의 세계적 화가 치바이스의 전시가 열렸습니다. 저의 아내도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저는 치바이스의 10권짜리 도록 전집을 보면서 두 나라 사이의 문화적, 정서적 공감의 깊이를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한국인들은 지금도 매일 같이 중국 문화를 접합니다. 많은 소년들이 ‘삼국지연의’를 읽고, 청년들은 루쉰의 ‘광인일기’와 ‘아큐정전’을 읽습니다. ‘논어’와 ‘맹자’는 여전히 삶의 지표가 되고 있으며, 이백과 두보와 도연명의 시를 좋아합니다. 저도 ‘삼국지연의’를 좋아합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은 유비가 백성들을 이끌고 신야(新野)에서 강릉(江陵)으로 피난을 가는 장면입니다. 적에게 쫓기는 급박한 상황에서 하루 10리 밖에 전진하지 못하면서도 백성들에게 의리를 지키는 유비의 모습은 ‘사람이 먼저’라는 저의 정치철학과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중국 청년들 사이에 ‘한류’가 유행한다고 하지만, 한국에서 ‘중류’는 더욱 오래 되고 폭이 넓습니다. 한국의 청년들은 중국의 게임을 즐기고, 양꼬치와 칭따오 맥주를 좋아합니다. 요즘은 중국의 쓰촨요리 ‘마라탕’이 새로운 유행입니다. 한국은 중국의 문물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독창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이러한 문물들은 다시 중국으로 역수출되기도 하였습니다. 비취색으로 빛나는 고려청자, 세계 최초로 발명된 고려의 금속활자, 조선의 의학을 집대성한 ‘동의보감’ 등은 당대의 중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중국 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하였습니다. 저는 이것이 한류의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과 한국 사이에 공통의 정서를 바탕으로 이어온 역사가 길고, 서로 함께하는 추억이 많기 때문에 한류도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1992년 수교 이후 한중관계가 눈부시다는 말로 다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양국이 오랜 세월 쌓아온 추억과 우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생 여러분, 1992년 한중 수교는 동북아의 냉전구도를 허물고 끊어졌던 양국의 교류의 역사를 다시 이으려는 지도자들의 위대한 결단의 산물이었습니다. 저는 수교 직후인 1993년, 제가 변호사로 일하던 부산시 변호사회와 중국 상하이시 율사회의 자매결연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수교 이후 비교적 일찍 중국을 방문한 셈입니다. 그 후 몇 번 더 중국을 방문했는데, 올 때마다 상전벽해 같은 변화의 모습에 놀라고 감동받습니다. 1993년 당시의 상하이시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전혀 다른 것만큼이나, 지난 25년간 양국 관계 역시, 상전벽해라 할 만큼의 큰 변화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양국 관계의 발전은 한국과 중국 국민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하였으며, 동북아가 대립과 갈등을 지양하고 협력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역사적으로도 그랬습니다. 중국이 번영하고 개방적이었을 때 한국도 함께 번영하며 개방적인 나라로 발전했습니다. 당나라와 한국의 통일신라, 송나라와 한국의 고려, 명나라와 한국의 조선 초기가 양국이 함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대표적인 시기입니다. 그럴 때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였고, 중국이 이끄는 동양문명은 서양문명보다 앞섰습니다. 저는 그러한 의미에서 중국공산당 19차 당 대회를 높이 평가합니다. 시진핑 주석의 연설을 통해 저는, 단지 경제성장 뿐 아니라 인류사회의 책임 있는 국가로 나아가려는 중국의 통 큰 꿈을 보았습니다. 민주법치를 통한 의법치국과 의덕치국, 인민을 주인으로 여기는 정치철학, 생태문명체제개혁의 가속화 등 깊이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중국이 법과 덕을 앞세우고 널리 포용하는 것은 중국을 대국답게 하는 기초입니다. 주변국들로 하여금 중국을 신뢰하게 하고 함께 하고자 할 것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생을 추구하는 시 주석의 말에서는 중국 인민을 위해 생활환경을 바꾸겠다는 것뿐 아니라 인류가 나아갈 길에 중국이 앞장서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 호혜상생과 개방전략 속에서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견지’하겠다는 시 주석의 말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중국은 단지 중국이 아니라, 주변국들과 어울려 있을 때 그 존재가 빛나는 국가입니다. 높은 산봉우리가 주변의 많은 산봉우리와 어울리면서 더 높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중국몽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는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랍니다. 인류에게는 여전히 풀지 못한 두 가지 숙제가 있습니다. 그 첫째는, 항구적 평화이고 둘째는 인류 전체의 공영입니다. 저는 중국이 더 많이 다양성을 포용하고 개방과 관용의 중국정신을 펼쳐갈 때 실현 가능한 꿈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도 작은 나라지만 책임 있는 중견국가로서 그 꿈에 함께 할 것입니다. 베이징 대학 학생 여러분, 제가 중국에 도착한 13일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이었습니다.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과 상련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불행했던 역사로 인해 희생되거나 여전히 아픔을 간직한 모든 분에게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이러한 불행한 일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과거를 직시하고 성찰하면서 동북아의 새로운 미래의 문, 협력의 문을 더 활짝 열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조선청년 윤봉길이 폭탄을 던졌습니다. 이곳에서 개최된 일제의 전승축하기념식을 응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윤봉길은 한국 독립운동사의 영웅 중 한 명입니다. 그의 거사로 한국의 항일운동은 중국과 더 깊게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체포되고 사형되었지만, 지금 루쉰공원으로 이름을 바꾼 훙커우공원에는 그를 기념하기 위해 매원이라는 작은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는 중국의 영웅들을 기리는 기념비와 사당들이 있습니다. ‘삼국지연의’의 관우는 충의와 의리의 상징으로 서울의 동묘를 비롯해 여러 지방에 관제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완도군에서는 임진왜란 때 왜군을 격파한 조선의 이순신 장군과 명나라 진린 장군을 함께 기리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지금 진린 장군의 후손들이 2천여 명 살고 있기도 합니다. 광주시에는 중국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한국의 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정율성로’가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중국인들이 ‘정율성로’에 있는 그의 생가를 찾고 있습니다. 마오쩌둥 주석이 이끈 대장정에도 조선청년이 함께 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항일군사학교였던 ‘신흥무관학교’ 출신으로 광주봉기(광둥꼬뮌)에도 참여한 김산입니다. 그는 연안에서 항일군정대학의 교수를 지낸 중국공산당의 동지입니다. 저는 엊그제 13일, 그의 손자 고우원(까오위엔) 씨를 만났습니다. 그 분은 중국인이지만 조선인 할아버지를 존경하며 중국과 한국 사이의 깊은 우정으로 살고 계셨습니다. 중국과 한국은 근대사의 고난을 함께 겪고 극복한 동지입니다. 저는 이번 중국 방문이 이러한 동지적 신의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저는 중국과 한국이 ‘식민제국주의’를 함께 이겨낸 것처럼 지금의 동북아에 닥친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길 바랍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15차례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였고, 6차 핵실험도 감행했습니다. 특히 최근에 발사한 ICBM급 미사일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서서,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북한은 중국과도 이웃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 개발 및 이로 인한 역내 긴장 고조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의 평화와 발전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한중 양국은 북한의 핵 보유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할 수 없으며,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며, 북핵문제는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데 대해서도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과의 대립과 대결이 아닙니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밝은 미래를 제공할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함께하면, 그 날카로움은 쇠를 절단할 수 있다(二人同心, 其利斷金)”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같은 마음으로 함께 힘을 합친다면 한반도과 동북아의 평화를 이루어 내는 데 있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한 전기를 맞고 있습니다. 내년 2월 한국 평창에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개최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스포츠인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13일, 유엔 총회에서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193개 회원국 중 중국을 포함하여 157개국의 공동 제안을 통해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이는 한반도 평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염원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2020년에는 일본 동경에서 하계올림픽이, 2022년에는 이곳 북경에서 다음 동계 올림픽이 개최됩니다. 동북아에서 연속 개최되는 올림픽의 성공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도모하는 좋은 계기로 만들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한국 국민도 우다징, 판커신, 리즈쥔 등 중국 동계스포츠 스타들의 경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두 달 남은 평창 올림픽이 평화의 올림픽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중국 국민의 많은 응원을 당부 드립니다. 학생 여러분, 저는 지난 여름 휴가기간 중 ‘명견만리’라는 책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이 책에는 ‘중국의 3.0’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중국의 젊은이들에 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중국의 젊은이들은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하며,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러한 도전정신으로 탄생한 것이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세계적 기업일 것입니다. 중국과 한국에서 유학 중인 양국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나라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뛰고자 하는 누구보다도 강한, 도전 정신의 소유자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국의 대학들은 한국인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이 한 팀으로 이뤄 한중 기업에서 실습할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양국 젊은이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금 중국은 드론,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같은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중심지입니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ICT 강국의 전통 위에서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미래를 찾고 있습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함께 협력한다면 양국은 전 세계의 4차 산업혁명 지도를 함께 그려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양국은 지난 25년간 경제통상 분야에서 놀라울 만한 협력을 이루어 왔습니다. 그러나 한·중 간 경제협력의 잠재력은 무한합니다. 양국은 경제에서 경쟁 관계에 있고, 중국의 성장은 한국 경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양국의 오랜 역사에서 보듯이, 또한 수교 25년의 역사가 다시 한 번 증명하듯이, 양국은 일방의 번영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운명공동체의 관계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간 전통적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양국 간 경제·통상 협력을 ICT, 신재생 에너지, 보건의료, 여성, 개발, 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한중 간 전략적 정책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정부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우리 정부가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 간의 연계를 희망합니다. 중국은 제19차 당 대회에서 ‘새로운 시대’로의 진입을 선언했습니다. 시진핑 주석께서 전면적 소강사회 건설과 ‘중국의 꿈’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한국 정부도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국정기조로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성장을 저해하고 사회통합을 해치는 경제 불평등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경제 패러다임을 과감히 전환하고 있습니다. 저는 중국의 ‘소강사회’의 꿈과 한국의 ‘사람중심 경제’ 목표가 서로 일맥상통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성장률로 대표되는 숫자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근본정신이 같기 때문입니다. 한중 양국이 이러한 정책 목표의 유사성을 기반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한중 양국의 공동발전을 실현하고, 지역평화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아시아의 발전, 더 나아가 인류 공영을 촉진하는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베이징 대학 학생 여러분, 교수님과 교직원 여러분, 존경하는 하오핑 서기님, 린젠화 총장님, 왕안석의 시 명비곡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인생락재 상지심(人生樂在相知心, ‘서로를 알아주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다’ 저는 중국과 한국의 관계가 역지사지하며 서로를 알아주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처럼,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은 항상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천 년간 이어진 한·중 교류의 역사는 양국 간의 우호와 신뢰가 결코 쉽게 흔들릴 수 없음을 증명합니다. 저는 ‘소통과 이해’를 국정 운영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두 나라가 모든 분야에서 마음을 열고 서로의 생각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진정성 있는 ‘전략적 소통’이 가능할 것입니다. 지도자 간에, 정부 간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사이에 이르기까지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 두 나라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운명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야말로 양국 국민 공통의 염원이며, 역사의 큰 흐름이라고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양국 간의 경제 협력만큼 정치·안보 분야의 협력을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25년 전의 수교가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이, 양국이 함께 열어나갈 새로운 25년도 많은 이들의 노력과 열정을 필요로 합니다. 여기 있는 여러분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중국의 대문호 루쉰 선생은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으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미지의 길을 개척하는 여러분의 도전정신이 중국과 한국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 믿습니다. 여러분의 열정과 밝은 미래가 한중 관계의 새로운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하며 강연을 마칠까 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대통령 訪中] 文대통령, 난징 80주년 아픔 달래며 중국 마음 열기

    [文대통령 訪中] 文대통령, 난징 80주년 아픔 달래며 중국 마음 열기

    13일부터 3박 4일 간 중국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한 문재인 대통령의 첫날 화두는 ‘동병상련’이란 표현에 담겨 있다. 방중의 최대 목표를 한·중 신뢰관계 회복에 맞춘 청와대는 그동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무너진 신뢰를 복원해 수교 25주년에 걸맞은 관계를 설정하기 위한 고민을 이어 왔다. 문 대통령이 방중 첫날 두 번의 연설에서 난징대학살을 강도 높게 언급한 것은 이런 문제의식의 산물로 해석된다.일본군에 의해 30만명이 잔혹하게 숨진 난징대학살(1937년 12월 13일~1938년 2월)의 집단적 트라우마를 간직한 중국인들의 고통에 동질감을 전하며 진심으로 다가서려는 의미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3년 전 난징대학살 추모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할 정도로 이 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중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철학에 대한 지지의 의미도 실려 있다. 문 대통령은 재중 한국인간담회와 한·중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 난징대학살 80주년을 상기시키며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며 ‘동병상련’을 강조했다. 또 “함께 항일투쟁을 벌이며 어려운 시기를 헤쳐 왔다”고도 했다. 이어 “동북아의 미래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과거를 성찰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이후 과거사를 외면해온 일본을 에둘러 비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선 일본 군국주의에 의해 동병상련을 겪은 양국 관계가 사드 갈등으로 휘청거렸지만, 10·31 합의로 ‘봉인’한 만큼, 관계 복원을 넘어서 새로운 미래를 열자는 의도가 엿보인다. 사실상 일본의 역사인식 부재를 거론한 것도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중국인과 시 주석에게 난징대학살 80주년이 갖는 역사의 무게를 감안해 청와대는 당초 한·중 비즈니스포럼의 연설문에서만 언급할 계획이었다. 일각에선 이조차 반대하는 기류가 있었다고 한다. 북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한·미·일 공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논의를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서도 난징대학살을 언급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동병상련’이란 표현을 문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는 오전부터 감지됐다. 문 대통령이 탑승한 공군 1호기가 착륙한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당연히 나와 있어야 할 노영민 주중 대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 알고 보니 전날 밤 베이징에서 난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급하게 몸을 실었다.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추모식은 예고된 행사였다. 세계적인 추모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중국 정부가 베이징에 있는 각국 대사들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도 한참 전의 일이다. 시 주석이 직접 참가한다는 결정도 지난 11일 공식화됐다. 당초 주중 한국대사관에서는 공사참사관급을 염두에 뒀다가, 변영태 상하이총영사를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보고받은 문 대통령은 “대사가 직접 참석해서 그 뜻을 기리는 게 좋겠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사의 행보는 14일 정상회담과 무관치 않다. 지난달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시 주석은 사드 문제를 어떻게든 언급할 것으로 보이지만, 청와대는 원치 않는다. 앞서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듯 “역지사지하면서 단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시간을 두며 해결하자”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한국과 중국은 일본 군국주의 침략의 피해자라는 공통점이 있고, 중국은 이른바 꺾어지는 해(80주년)를 매우 중시하며, 60여개 국가 사절단이 추모식에 참석하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도착한 시간에 정작 초대국의 국가주석은 난징에서 추모식을 치르는 마당에 거기에 대사까지 보낸 것은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지금은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문 대통령 첫 중국 방문에 노영민 주중대사 안 나타난 이유

    문 대통령 첫 중국 방문에 노영민 주중대사 안 나타난 이유

    취임 후 첫 중국 방문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베이징에 도착해 한·중 관계자들로부터 영접을 받은 뒤 3박4일 국빈 방중일정을 시작했다. 노영민 주중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하지 않고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날은 공교롭게도 중국인의 아픈 역사로 기록된 난징대학살 80주년이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 때인 1937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30만명 넘는 중국인이 일본군에 학살당한 사건이다. 중국은 2014년 2월 입법 형식으로 매년 12월 13일을 난징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로 정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정 주요 지도자들도 문 대통령이 중국 땅을 밟던 순간 장쑤성 난징대학살 희생 동포 기념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했다.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당초 상하이 총영사와 베이징 대사관의 공사참사관이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격을 높여 노 대사가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방중 첫 공식 일정인 재중국 한국인 간담회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아픈 역사를 공유한다는 한중간 역사적 동질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로,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갖고 있다. 저와 한국인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픔을 간직한 많은 분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번영할 때 한국도 함께 번영했고 중국이 쇠퇴할 때 한국도 함께 쇠퇴했다. 두 나라는 제국주의에 의한 고난도 함께 겪었고 함께 항일투쟁을 벌이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왔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문 대통령, 중국 방문 첫 화두 “난징대학살 추모…아픈 역사 공유”

    문 대통령, 중국 방문 첫 화두 “난징대학살 추모…아픈 역사 공유”

    취임 후 처음으로 13일 중국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난징대학살’을 첫 화두로 꺼냈다.문 대통령이 3박4일간의 방중 일정이 시작되는 이 날은 공교롭게도 중국인의 아픈 역사로 기록된 난징대학살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 때인 1937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30만명 넘는 중국인이 일본군에 학살당한 사건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정 주요 지도자들도 문 대통령이 중국 땅을 밟던 순간 장쑤성 난징대학살 희생 동포 기념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방중 첫 공식 일정인 재중국 한국인 간담회에서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아픈 역사를 공유한다는 한중간 역사적 동질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로,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갖고 있다. 저와 한국인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픔을 간직한 많은 분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번영할 때 한국도 함께 번영했고 중국이 쇠퇴할 때 한국도 함께 쇠퇴했다. 두 나라는 제국주의에 의한 고난도 함께 겪었고 함께 항일투쟁을 벌이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왔다”고 말했다. 한중 양국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항일운동을 했던 고난의 역사를 공유했고 한국도 난징대학살처럼 숱한 국민이 일제의 총칼에 스러졌다는 동질감을 부각한 것이다. 일본의 역사인식을 에둘러 거론하며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영접 나올 예정이었던 노영민 주중대사를 난징 추모 행사장으로 가라고 지시하는 등 각별히 신경을 썼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래 상하이 총영사와 대사관 공사참사관이 추모식에 가기로 돼 있었는데 대통령이 보고를 받으시고 대사가 대통령을 영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이 나라의 중요한 국가적 행사에 직접 참석해 뜻을 기리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하셔서 대사가 공항 영접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수교 이후 경제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정치·안보 분야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발전시켜 한중 관계가 외부갈등요인에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여정”으로 표현했다. 한중 양국의 ‘동병상련’을 토대로 미래를 향해 획기적인 발전을 이뤄 나가자는 게 문 대통령의 의중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난징대학살 80주년, 중국인 고통에 깊은 동질감”

    문재인 대통령 “난징대학살 80주년, 중국인 고통에 깊은 동질감”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로,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13일 베이징 완다문화주점에서 열린 재중국 한국인 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저와 한국인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픔을 간직한 많은 분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 번영할 때 한국도 함께 번영했고 중국이 쇠퇴할 때 한국도 함께 쇠퇴하는 등 양국은 오랫동안 긴 역사를 함께해 왔다”며 “두 나라는 제국주의에 의한 고난도 함께 겪었고 함께 항일투쟁을 벌이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왔다”고 말했다. 중국 방문 첫 메시지로 문 대통령이 난징대학살을 거론한 것은 비슷한 시기에 일제강점기라는 핍박의 시기를 거치며 항일운동을 해온 한중 양국의 공통된 역사를 내세워 동질성을 부각함으로써 두 나라의 친근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는 망명지에서 치열하게 항일독립운동을 펼친 독립유공자 후손들께서 자리를 빛내주고 계신다”며 “중국 곳곳에는 우리 애국선열들의 혼과 숨결이 남아 있고, 만리타향에서도 역경에 굴하지 않았던 숭고한 애국심의 바탕에는 불의와 억압에 맞서는 인간의 위대함이 있었다. 동지가 되어준 중국 인민들의 우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계신 후손 한분 한분의 가슴에는 그 어떤 훈장보다 빛나는 애국 애족의 정신과 한중우호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 양국 간의 교역과 인적교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2만 5000여개에 이르고 최근에는 혁신창업을 통해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조선시대 중국과의 인삼무역으로 거상이 된 임상옥은 ‘장사는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며 “그런 정신으로 한중 관계의 역사를 만들고 있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정말 자랑스럽다. 여러분이 마음껏 활동하실 수 있도록 정부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25년간 한중 관계는 경제 분야에서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정치·안보 분야에서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한중 관계를 경제 분야의 발전에 걸맞게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발전시켜 한중 관계가 외부갈등요인에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경제 분야에서도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교역이 확대됐으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협상인 투자·서비스 협상에 박차를 가해 FTA 효과를 극대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사드 여파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느냐. 저와 온 국민도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이었다”며 “그래서 취임 직후부터 한중 관계 복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지난 10월 말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중국도 호응해 왔다. 한중 양국은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 궤도로 회복해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이번 국빈방문으로 양국 신뢰가 회복되고 한중 관계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길 기대한다”며 “무엇보다 양국 국민의 마음이 다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곧 있으면 평창에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개최된다”며 “1988년 동서 양 진영이 모두 참석했던 서울올림픽은 냉전 종식의 장이었는데 이번 평창 올림픽도 한반도와 동북아, 더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와 화합에 기여하는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미 재중 한인회가 SNS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온 정성과 마음으로 평창을 준비하는 저와 국민에게 큰 감동과 힘이 됐다”며 “이렇게 평창 올림픽에서 모아진 하나 된 열정이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중 양국은 새로운 차원의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양국의 이익과 양국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 위한 여정”이라며 “여정의 중심에는 지난 25년을 견인해 왔고, 다가올 25년을 이끌고 나갈 여러분이 있다. 모두의 지혜·경험·힘을 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여정에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우택 “요새 청와대 어깨에 힘 들어가…말장난하나”

    정우택 “요새 청와대 어깨에 힘 들어가…말장난하나”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5부요인 오찬에서 ‘국회가 그대로 멈춰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인식이 하나도 바뀐 게 없는 분은 문 대통령”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정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송영무 국방장관 후보와 조대엽 노동장관 후보자에 대해 청문회에서 수없이 제기된 문제를 들으셨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연평해전 무공훈장까지 받았던 송 후보자는 연평해전 추모일에는 군 골프장을 찾았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의 위장전입 축소 발표 의혹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횟수는 세 번이지만 실질적 내용은 한 번이라고 말장난을 하고 있다”면서 “요새 청와대가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이렇게 말장난을 해도 국민을 이해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보은·나홀로·코드’ 보나코 인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협치정신을 강조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주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대인 수송열차 앞 추모 촛불…그리고 홀로코스트 생존자

    유대인 수송열차 앞 추모 촛불…그리고 홀로코스트 생존자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85세 노인 아브라함과 그의 손녀 첸이 홀로코스트 추모일인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네타냐시에 전시돼 있는 당시 유대인 수송열차 앞에 추모의 촛불을 놓고 있다. 네타냐 AFP 연합뉴스
  • [부고] 통독 경제개혁 주도 로만 헤어초크 前대통령

    [부고] 통독 경제개혁 주도 로만 헤어초크 前대통령

    1990년대 통일 독일의 경제개혁을 주도한 로만 헤어초크 전 독일 연방 대통령이 별세했다고 AP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82세. 헤어초크 전 대통령은 1934년 4월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란츠후트에서 태어나 뮌헨대학에서 법을 전공했다. 1983년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 판사를 역임했으며, 1987년부터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헌법재판소 소장을 지냈다. 중도우파 기독민주당 출신인 헤어초크는 1990년 독일 통일을 주도한 같은 당 헬무트 콜 전 총리와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연립정부를 이끌던 시기인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명목상의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지냈다. 그는 종종 아시아의 활력과 독일의 경기 침체를 비교하면서 독일의 관료주의와 규제, 변화에 대한 거부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당시 독일은 노동시장이 지나치게 경직된 가운데 실업률이 두 자릿수에 달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일인 1월 27일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희생자 추모일로 지정하도록 하고, 나치 점령으로 고통받은 이웃 국가에도 용서를 구하는 등 홀로코스트 역사를 기억할 것을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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