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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 범죄’ ‘미제 사건’ 이젠 없다 [달콤한 사이언스]

    ‘완전 범죄’ ‘미제 사건’ 이젠 없다 [달콤한 사이언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지도 모를 정도로 천문학 지식 없음. 철학, 문학 지식 없음. 식물학 지식은 독성물질에만 해박. 지질학 지식은 실용적이지만 한정적. 화학 지식 전문가급. 해부학 지식 정확. 필체 분석과 향수 감별 전문가급. 담뱃재에 대한 지식 상당.”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겠지만 1887년 ‘주홍색 연구’로 처음 대중 앞에 등장한 셜록 홈스의 특징을 동료 존 왓슨 박사가 관찰해 정리한 내용이다. 소설 ‘주홍색 연구’에서 홈스는 과학적 방법으로 피해자 사망 시간을 추정한다. 과학수사 원조라고 하는 홈스의 뒤를 잇는 것은 영국 소설가 리처드 오스틴 프리먼이 창조한 존 이블린 손다이크 박사다. 변호사이자 병리학자, 추리소설 사상 최초 전문 법의학자로 ‘휴대용 실험실’이라고 불리는 녹색 가방을 들고 범죄 현장에 나타난다. 가방 속에는 현대 과학수사대나 감식반이 갖고 다니는 것처럼 각종 현장 검증을 위한 실험장비가 들어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 경찰에서 20세기 중반 과학수사대가 만들어진 것도 손다이크 박사가 등장하는 소설 때문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법과학 활용 수준은 추리소설보다 뒤졌다. 1950년대를 지나면서 분자생물학을 비롯한 다양한 과학기술 발전으로 법의학, 법 물리학, 법화학, 법생물학, 법 고고학 등 법과학 수준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기증받은 36구 사체 활용다양한 환경과 기후에서 부패 실험사체 분해 미생물 종류와 순서 확인 이런 상황에서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동물과학대, 테네시대 미생물학과를 중심으로 한 미국 내 27개 대학 및 연구기관과 캐나다 국립 고등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인간 사체를 분해하는 데 관여하는 미생물 군집과 종류는 지역이나 환경 조건과 관계없이 보편적이라고 18일 밝혔다. 유기물을 분해하는 미생물 상호 작용의 보존과 예측할 수 있는 순서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법의학 연구와 실제 범죄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 2월 13일 자에 실렸다. 생태계에서 분해는 죽은 생물학적 물질을 재활용해 식물이나 토양에 연료를 공급하는 과정이다. 분해는 곰팡이, 박테리아가 주로 관여한다. 많은 연구가 있지만 인간을 포함한 동물 사체에는 쉽게 분해되는 단백질과 지질이 풍부해, 생물 지질 화학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연구팀은 미국 연방 형사정책연구소 지원으로 테네시대, 샘 휴스턴 주립대, 콜로라도 메사대 세 곳의 법인류학 연구실에서 기증받은 36구의 사체가 분해되는 과정을 살폈다. 연구팀은 온대, 반건조 기후를 가진 세 곳에서 각각 사계절마다 3구씩 배치해 분해 과정을 장기간 분석했다. 연구팀은 부패하는 각 시신에 대해 처음 21일 동안 시신의 피부 변화와 주변 토양 표본을 수집했다. 연구팀은 표본에서 분자 및 게놈 분석을 했다. 이를 통해 각 시신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마이크로바이옴) 지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부패 중인 인간 사체에는 지역이나 기후, 계절에 상관없이 부패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오직 분해 시에만 나타나는 20종의 미생물 군집이 같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이 미생물 군집은 특정 시점에 시계처럼 나타나며 그로 인해 모여드는 곤충들도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번 연구 결과와 AI 머닝러신 결합정확한 사망 시간 예측 도구까지 개발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와 기존에 얻은 법과학 지식을 결합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로 사망 후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했다. 부검의가 추정하는 사망 시간보다 좀 더 정확하게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팀 관계자는 밝혔다. 연구를 이끈 제시카 매트칼프 콜로라도 주립대 교수(실험 생태학·생물정보학)는 “모든 살인 사건의 수사에서 중요한 것은 사망 시간”이라면서 “이번 연구는 유해의 사망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고, 신원을 확인하며, 잠재적 용의자를 파악해 수사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트칼프 교수는 “야외에서 발견된 사체에서는 사망 시간을 비롯해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수집하기가 어렵다”라면서 “이번 연구는 야외에서 발견된 시신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바다를 읽어 주는 화가 김재신(김재신 글·그림, 남해의봄날)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은 바다의 꽃이다. 통영 바다의 잘고 유난한 빛은 바다 가득 피어오른 꽃이라 할 수 있다.” 경남 통영의 유일한 출판사 남해의봄날이 화가들의 삶과 작품에서 길어낸 이야기를 전하는 ‘화가의 책’ 시리즈 첫 주인공으로 김재신 화백을 소개한다. 그는 고향 통영의 바다를 목판에 수십 겹 쌓은 색을 조각하는 조탁 기법으로 그려 내 매 순간 다른 표정으로 찬란하게 일렁이는 바다를 보는 이에게 안겨 왔다. 30년간의 작업에서 엄선한 작품 55점이 글과 함께 펼쳐진다. 128쪽. 2만 8000원.애틋하고 행복한 타피오카의 꿈(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수피 탕 그림, 김난주 옮김, 민음사) “시간이란 마치 맛이 잘 든 장아찌나 소화에 좋은 요구르트처럼 우리들의 관계를 발효시켜 사람과 사람을 가족으로 맺어 준다.”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거느린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가 글을 쓰고 대만의 일러스트레이터 수피 탕이 그림을 그렸다. 두 사람이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그 모든 과정에는 맛있는 음식이 있다. 어린 시절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가 만든 진한 된장국. 가족의 기억이란 어쩌면 짠맛이나 단맛 같은 음식의 ‘맛’으로 돼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84쪽. 1만 7000원.추리소설로 철학하기(백휴 지음, 나비클럽) “이따금 천재 탐정의 예리한 눈빛을 볼 때 허허벌판에 선 인간의 당혹감을 즐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 백휴 작가가 20년 넘게 쓴 평론을 한데 묶었다. 에드거 앨런 포, 애거서 크리스티 등 걸출한 추리소설 작가들의 작품에서 니체, 칸트 등 위대한 현대 사상가들의 철학적 사유를 길어 올린다. 한때 ‘잡문학’이라고 취급받으며 문학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추리소설은 어떻게 철학과 공명할 수 있는가. 백 작가는 질 들뢰즈의 기념비적인 저서 ‘차이와 반복’의 한 구절을 읽고 흥분에 빠진다. “철학은 부분적으로 추리소설적이어야 한다.” 456쪽. 2만 7000원.
  • 윤고은 소설 ‘밤의 여행자들’, 영상으로 만들어진다

    윤고은 소설 ‘밤의 여행자들’, 영상으로 만들어진다

    재난으로 폐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윤고은의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이 영상으로 만들어진다고 민음사가 15일 밝혔다. CJ ENM STUDIOS 산하 레이블 본팩토리와 CJ ENM 글로벌 스튜디오 피프스시즌과의 협업으로 이뤄진 이번 영상화 계약에 윤 작가는 원작자이자 책임 프로듀서(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밤의 여행자들’은 2013년 민음사에서 출간된 뒤 2020년 영어판을 시작으로 영국, 미국, 프랑스, 대만, 폴란드, 터키, 이탈리아, 라트비아, 일본, 중국, 스페인 등 11개국에 수출됐다. 이 작품으로 윤 작가는 2021년 영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주관하는 대거상 번역추리소설 부문을 아시아 작가 최초로 받기도 했다. 같은 작품으로 더블린 문학상 등에도 지명됐던 바 있다. 2008년 ‘무중력증후군’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윤 작가는 최근에는 신작 ‘불타는 작품’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25년 영어판으로도 번역될 예정이다. 본팩토리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 ‘남자친구’, ‘여신 강림’, ‘술꾼도시여자들’ ‘마스크걸’ 등 다수의 히트작을 선보인 제작사다.
  • 인간 같은 로봇, 로봇 같은 인간…넷플릭스 ‘플루토’[리뷰]

    인간 같은 로봇, 로봇 같은 인간…넷플릭스 ‘플루토’[리뷰]

    “인간에게 묻고 싶습니다. 품었던 증오는 사라집니까?” 일본 만화계의 거장 우라사와 나오키의 SF 명작 ‘플루토’가 얼마 전 넷플릭스의 손길을 거쳐 되살아났다. 지면 속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섬세한 작화에 원작 팬들은 열광했다. 완결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작품의 질문은 오히려 지금 던지기에 더 적절하다. 로봇과 인간은 무엇인가. ‘공감’은 인간만의 능력인가. 그렇다면 지금 여기서 벌어지는 살육은 누구의 탓인가. 일본 만화계 전설 데즈카 오사무 ‘철완아톰’의 한 에피소드 ‘지상 최강의 로봇’을 재해석했다. 악당 ‘술탄’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로봇 ‘플루토’가 지상 최강의 일곱 로봇을 차례로 없애는 이야기. 골격은 그대로 가져오면서 우라사와 특유의 추리소설 같은 전개로 몰입감을 더한다. 원작에서 허무하게 부서졌던 독일의 형사 로봇 ‘게지히트’가 극 전체를 이끄는 비중 있는 인물로 다뤄진다. 어느 날 스위스 산악 안내 로봇 ‘몽블랑’이 살해되고 전 세계는 슬픔에 빠진다. 그러나 몽블랑은 시작에 불과하다. 스코틀랜드 ‘노스 2호’, 튀르키예 ‘브란도’, 그리스 ‘헤라클레스’도 차례로 희생된다. 로봇끼리의 싸움이지만 액션을 부각하진 않는다.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로봇들의 서사에 집중해서다. 전쟁 병기로 만들어진 노스 2호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이끌린다. 레슬링 로봇 브란도는 경기에서 번 돈으로 고아들을 입양한다. 정점은 아톰의 동생 로봇 ‘우란’이다. 타인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우란은 과연 무엇이 인간이고 누가 로봇인지 반문케 한다.인조인간의 서사는 문학의 역사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반복됐다. 독일 낭만주의 작가 에른스트 호프만 ‘모래사나이’에는 목각인형 오필리아를 사랑한 나타나엘이 등장한다. 더 멀리 올라가면 조각상을 사랑한 그리스 신화 ‘피그말리온’도 있다. 외로운 목수 제페토의 ‘피노키오’와 아들을 잃고 상심한 천재 로봇공학자 텐마 박사의 ‘아톰’은 어딘지 닮은 구석이 있다. 기술은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 인간은 두려움과 동시에 기대감도 느낀다. 영생의 삶을 포기하고 인간으로 죽기를 택한 ‘바이센테니얼 맨’의 앤드류, 대화형 인공지능(AI) 사만다와 사랑에 빠진 ‘그녀’(Her)의 테오도르도 플루토 속 인간들처럼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실존을 둘러싼 문제의식을 공유한다.이런 전통 위에 우라사와는 반전(反戰)의 이념을 덧댄다. 뒷부분에서 플루토가 로봇들을 노리는 이유가 ‘복수’ 때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작중 ‘트라키아 합중국’은 ‘페르시아 왕국’이 거대 살상 병기 ‘보라’를 만들고 있다고 의심하며 ‘보라조사단’을 파견한다. 보라의 실체를 찾아내지 못했음에도 지상 최강의 일곱 로봇을 동원해 페르시아를 침공한다. “우린 정의를 위해 이곳에 왔잖아. 그런데 뭘 하고 있는 걸까.” 첫 번째로 살해된, 이 전쟁에서 무려 3000여대의 로봇을 파괴한 공로를 세운 몽블랑의 대사다.플루토의 연재가 시작된 건 2003년. 당시 중동에선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었다. 침공 대상이 ‘페르시아’라는 점을 감안해, 이 작품을 ‘이슬람 세계를 타자화하는 서방을 향한 비판’으로 읽기도 한다. 전쟁은 2011년 끝났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23년,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양보 없는 살상이 이어지고 있다. 하마스의 기습 이후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서면서 가자지구 내 어린이 사망자 수는 5000명을 넘어섰다. 양측이 잠시 싸움은 멈췄다지만, 어떨까. 우라사와의 질문이 지금까지도 유효한 이유다. 서두에 인용한 대사는 만화 속 게지히트의 말이다. 게지히트는 자신의 아들(도 로봇이다)을 살해한 인간을 증오하며 살인을 저지른다. 로봇 3원칙 중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다’를 철저히 위반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자신이 품게 된 증오가 무엇인지, 그걸 없애려면 반드시 복수가 필요한지 끊임없이 질문한 게지히트도 결국 복수의 대상이 되어 목숨을 잃는다. 죽어가면서 그는 이렇게 독백한다. “증오는 아무것도 낳지 못한다.”
  • 통일신라 남장여성 미스터리 풀어가다

    통일신라 남장여성 미스터리 풀어가다

    죽은 오빠를 대신해 어쩔 수 없이 그의 행세를 하게 된 남장 여성 설자은.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명석함과 일의 전후 관계를 파악하는 비상한 추리력으로 어려운 사건을 척척 해결한다. ‘시선으로부터’의 심시선, ‘보건교사 안은영’의 안은영에 이어 정세랑 작가가 내놓은 새로운 인물이다. 이번 소설은 작가의 첫 역사소설이자 첫 추리소설 ‘설자은 시리즈’의 첫 권이다. 7세기 통일신라시대의 수도 금성을 배경으로 자은이 주변에서 일어나는 어려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자은의 원래 이름은 미은이다. 당나라 유학이 내정됐던 오빠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자은으로 분장해 유학길에 오른다. 당나라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공부를 마친 뒤 성인이 돼 자신의 고향인 통일신라 수도 금성으로 돌아온다. 자은은 당나라 등주에서 신라의 당은포로 향하는 배 위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을 마주하고, 금성의 대저택에서 독에 중독돼 죽음의 문턱에 이른 전쟁 영웅 사건의 배후를 찾아낸다. 신라 육부 여인들의 길쌈 대회에서 베틀을 몰래 부순 이를 추적하기도 한다. 그의 명석함이 신문왕의 귀에까지 들어가면서 결국 왕이 주최한 연회에 초대된다.대학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한 작가는 오래전부터 역사소설을 쓰겠다고 밝혔다. 통일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을 쓰고자 2016년부터 조사를 시작했단다. 시대적 배경의 뼈대만 빼고 모든 게 허구라고 했지만 당나라 유학에서 돌아오는 유학생의 관점에서 본 묘사라든가 진골과 육두품의 관계, 불교의 사회적 지위, 왕이 주최한 연회 등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다. 무엇보다 사람들 속사정까지 살뜰히 챙기는 자은은 다른 소설 속 탐정들과 다른 매력을 보여 준다. 배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진범을 알아내고도 그의 속사정을 생각해 무리하게 붙잡지 않는다. 길쌈 대회 중 베틀을 부순 이들을 쫓으면서도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곤란해지지 않도록 애쓴다. 그와 함께하는 다른 캐릭터들과의 호흡도 좋은 편이다. 능청스럽고 사람 좋아 보이지만 무엇이든 만들어 내는 손재주를 지닌 망국 백제 출신 장인 목인곤은 든든한 조력자다. 얼핏 셜록 홈스를 돕는 왓슨을 떠올리게 하지만 자은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명석하다.이 밖에 가문을 위해 자은을 위기로 서슴없이 몰아넣는 오빠 호은, 산학에 능하며 반듯한 여동생 도은, 죽은 자은의 연인이었던 아름답고 강인한 여성 산아,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신문왕 등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4개의 사건으로 구성한 이번 편은 시리즈의 도입부에 해당한다. 마지막 편 ‘월지에 엎드린 죽음’에서 자은은 연회에서 일어난 매잡이 살인 사건을 해결하고, 신문왕은 그를 몰래 불러 집사부 대사를 맡긴다. 자은 주변의 사건을 다루던 이번 편과 달리 후속편에선 국가적인 사건 등으로 규모가 커질 것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책장을 펴면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있다. 따뜻한 캐릭터들이 내뿜는 특유의 온기도 즐겁게 다가온다. 현재 3권으로 기획됐지만 작가는 10권 이상 시리즈를 내놓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후속편에서 자은이 펼칠 맹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 野 “허무맹랑 소설” 
與 “법치주의 위배”

    野 “허무맹랑 소설” 與 “법치주의 위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된 26일 여야는 이와 관련해 종일 실랑이를 벌였다. 야당은 검찰이 이 대표를 구속하는 사유의 법리적 미흡함과 부당성을 호소하며 영장 기각을 주장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검찰의 영장 청구는) 앞뒤가 잘 맞지 않고 허무맹랑한, 참 허접하게 읽을 데 없는 추리소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리로도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도 부족할뿐더러 백현동과 대북 송금 건에 대해 과연 직접 증거가 있느냐”고 따졌다. 지도부와 친명계 의원들은 법원 출석을 위해 녹색병원을 나온 이 대표를 배웅했다. 조오섭 의원은 이 대표 배웅 직후 페이스북에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든 몸 상태로 무도한 검찰 독재에 맞서기 위해 떠나는 그의 뒷모습에 마음이 무너진다”고 썼다. 자신의 지역구(동작갑)에서 피켓 시위를 한 친명계 김병기 의원은 “폭압적 정권에 대한 분노와 참담함으로 피켓을 들었다”고 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인 이상민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방탄정당이라는 오물을 뒤집어쓰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 재판의 결과에 대해 승복하기 위해서라도 공정한 공정성을 유지하도록 협조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앞선 탄원서 제출 등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위배하며 사법부에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어 “구속영장을 기각해야 할 타당한 이유는 제시하지 못하고 우기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전날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81% 포인트)에 따르면 이 대표가 건강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임하기보다는 혐의를 적극 소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81.8%로 압도적이었다. 또 ‘이 대표가 불체포 특권 포기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은 51.2%로 절반을 넘었다.
  • 모처럼 긴 연휴 책 읽어, 아니 ‘들어’볼까

    모처럼 긴 연휴 책 읽어, 아니 ‘들어’볼까

    최장 6일 동안의 추석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이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평소 못했던 일을 즐겨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들을 위해 평소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책을 추석 연휴 이동하면서 귀로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오디오북 서비스 업체 월라가 추석을 맞아 귀성길이나 여행 등 오랜 시간 차에서 보내는 사람이나 혼자 추석을 보내야 하는 ‘혼추족’,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의 치유를 얻기 위한 사람 등을 위한 때와 장소에 걸맞은 오디오북을 추천했다. 연휴가 길기는 하지만 이동하려는 사람들도 많아 차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지루함을 덜기 위해 오랫동안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으로 장편 소설들이 추천됐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조정래 대하 역사소설 ‘태백산맥’은 물론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역사소설 ‘옷소매 붉은 끝동’이 대표적이다. 온 가족이 모여 특별한 시간을 보내려는 이들을 위해서는 심윤경 작가의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조창인 작가의 ‘가시고기’, 조예은 작가의 단편 미스터리 ‘크리스마스에 생긴 일’은 한가위 연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저런 이유로 추석을 혼자 보내는 ‘혼추족’은 장르 소설류가 좋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꿀벌의 예언’,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작 추리소설 ‘매스커레이드 게임’, 553만 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한 신카이 마코토의 ‘스즈메의 문단속’ 등이 추천됐다. 또 긴 연휴 동안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재충전을 위해서는 에세이와 자기계발 책이 추천됐다. 지민석 작가의 ‘누구에게도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 손힘찬 작가의 ‘저 별은 모두 당신을 위해 빛나고 있다’, 최대호 작가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고 있는 너에게’ 등이다. 윌라 오디오북 관계자는 “대작부터 에세이, 미스터리까지 평소 읽지 못했던 다양한 책들을 연휴 기간에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 영화·약으로 배우는 세계사

    영화·약으로 배우는 세계사

    여름의 독서 장르로는 추리소설이나 공포소설이 우선 꼽힌다. 하지만 이런 장르는 식상하고 인문사회 분야 책은 무겁다고 생각된다면 그 둘을 적절히 결합한 책을 골라보는 것도 좋겠다. 최근 역사와 과학을 접목해 가볍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선보여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화보다, 세계사’ 허구와의 차이 발견 ‘영화보다, 세계사’(풀빛)는 현직 중학교 교사가 세계사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영화 속 장면들을 이용, 역사 공부에 도움을 줬던 경험을 살린 책이다. 영화 속 과학적 오류를 찾아 과학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처럼 영화에 설정된 허구와 실제 역사의 다른 점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역사 지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테면 2016년 영화 ‘서프러제트’를 다룬 장을 보면 영국 국왕이 참석한 경마대회에서 한 여성이 빠르게 달리는 경주마 앞에 뛰어든 장면을 통해 여성 참정권 운동의 역사와 오늘날 여성들의 정치 참여 현황까지 폭넓게 풀어내는 방식이다. 각 장의 마지막에 배치된 더 알아두면 좋은 역사 지식을 소개하는 ‘역사 지식 넓히기’ 코너와 곳곳에 실린 사진 자료는 세계사를 쉽고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가 하면 ‘약국 안의 세계사’(동녘)는 병원에서 처방되거나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약들을 통해 역사를 엿보게 해준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수많은 목숨을 구한 페니실린부터 고대 그리스인과 이집트인들도 사용한 아스피린, 유럽 제국주의 열강이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만드는 데 일조한 말라리아 치료제 퀴닌, 현대 의학계에서 많이 사용되는 약물 중 하나인 보톡스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15종의 약이 세상에 선보이게 된 과정을 역사로 재미있게 풀어냈다.●‘약국 안의 세계사’ 실용정보도 담겨 혈전과 관련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약인 와파린은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원래 쥐약으로 개발됐다. 1951년 한 미국 해군 신병이 한국전쟁에 징집되지 않기 위해 입안에 와파린을 털어넣었지만 죽지는 않았고, 코에서 시작된 출혈이 장까지 이어지는 심한 복통으로 해군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이를 본 과학자와 의사들이 와파린의 용도를 혈전용해제로 바꿔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각 장의 뒷부분에 붙어 있는 ‘약국 밖의 레시피’는 오프라벨 처방이 뭔지, 알약을 하나 대신 두 알 먹어도 효과가 두 배로 되지 않는 이유 등 약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약 사용에 도움이 되는 실용 정보가 담겨 있어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 더위가 몰고 온 ‘공포’

    더위가 몰고 온 ‘공포’

    무더위가 이어지면 으스스한 책들이 끌리게 마련이다. 서점가에도 추리·미스터리·공포·스릴러 장르 소설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이번 달 ‘추리·미스터리’와 ‘공포·스릴러’ 분야 소설 판매량이 전월 대비 56.1% 증가했다. 지난 2~4월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판매량은 5월에 11.8%로 반등세로 돌아서 이달까지 껑충 뛰었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원작 도서들이 약진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ENA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원작 소설 ‘마당이 있는 집’(엘릭시르)은 지난달 19일 첫 방영 주차 판매량이 전주 대비 7.5배 증가했다. 이 소설은 2018년 출간한 구간이지만 6~7월 장르 소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드라마셀러’의 저력을 입증했다. ENA의 다른 드라마 ‘행복배틀’의 원작 소설인 ‘행복배틀’(고즈넉이엔티) 역시 5월 31일 첫 방영 때 전주 대비 14배 판매량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 추리소설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의 단편집 ‘6시간 후 너는 죽는다’(황금가지)는 아이돌 그룹 NCT의 재현을 주연으로 영화화 소식이 전해지며 이번 달 초부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장르 특화 작가의 소설 인기도 주목할 만하다. 섬뜩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호러 스릴러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해 온 조예은 작가가 대표적이다. 6~7월 장르 소설 베스트셀러 3위에 오른 ‘칵테일, 러브, 좀비’(안전가옥)를 비롯해 ‘트로피컬 나이트’(한겨레출판) 등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장르 소설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유지하며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신간 ‘매스커레이드 게임’(현대문학)을 비롯해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알에이치코리아), 영화화되기도 했던 스테디셀러 ‘용의자 X의 헌신’(재인) 등이 장르 소설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 ‘日 문학계 양심’, 731부대 폭로한 모리무라 세이이치 별세

    ‘日 문학계 양심’, 731부대 폭로한 모리무라 세이이치 별세

    일본 유명 추리소설 작가이자 한국에서는 ‘731부대'의 실상을 폭로한 양심 있는 문학계 인물 모리무라 세이이치가 24일 별세했다. 25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지난 24일 모리무라 세이이치가 숙환으로 향년 90세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모리무라가 한국에서 유명세를 얻게 된 것은 지난 1982년 '악마의 포식'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출간하면서부터다. 이 작품에는 일본 관동군 731부대가 중국에서 자행한 생체실험을 논픽션으로 다뤘는데, 출간 후 단 4개월 만에 무려 70만 부나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당시 자신의 작품과 관련해 주로 731부대 소속 전직 요원 60여명으로부터 정보를 얻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해당 내용이 사실에 기반했다는 점을 재차 확인시켰다. 그의 폭로로 그동안 야사처럼 떠돌던 ‘생체실험 전체의 과정이 일체의 마취 없이 이뤄졌다’던 일부 가해자의 증언이 사실로 입증됐던 셈이다. 실제로 그는 작품의 취재원이 됐던 731부대 전직 요원들로부터 정보를 얻었던 과정에 대해 “죽을 때까지 비밀을 지키겠다고 서약한 전직 요원들에게 정보를 얻는 데 애를 먹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당시로는 일본 정부와 가해자들의 철저한 증거인멸 작업으로 731부대의 구체적인 실태가 공개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모리무라의 작품 출간은 731부대의 인체실험 실상을 대중에게 알려 일본 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당시 731부대가 무자비하게 잡아들인 전쟁 포로는 세균전용 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실험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731부대는 생체실험 대상자를 가리켜 이른바 ‘마루타’라고 불렀는데, ‘마루타’는 일본말로 ‘껍질 벗긴 통나무’라는 뜻이다. 731부대의 잔학한 만행은 1940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1945년까지 5년 동안이나 이어졌다. 그 무렵 희생된 ‘마루타’의 수는 집계된 것만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에서 살포한 세균전으로 인한 피해자도 수만 명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31부대의 만행이 알려지기까지는 40여 년의 세월이 걸렸다. 731부대를 비롯한 일본군 관계자와 일본 정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나라들의 조직적인 증거 은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리무라의 작품에는 일본 관동군 731부대가 만주에서 활동하며 한국의 독립운동가와 중국 전쟁 포로 등을 대상으로 인간 생체실험을 자행, 해당 지역 주민에게는 콜레라, 티푸스, 페스트 등 강력한 전염세균 폭탄 투하 실험도 벌인 장면들이 생생하게 묘사돼 실상을 알렸다. 특히 그의 작품이 대중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으면서, 당시 731부대원들이 전쟁 범죄에 대한 처벌을 피하고 오히려 일본 사회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하나둘씩 밝혀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731부대 생체 실험 책임자로 있었던 일본의 한 유명 의학자가 당시의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문 '국소내한성의 비교민족학적 연구'을 일본 의학지에 자랑스럽게 게재했던 사실도 뒤늦게 공개돼 지탄을 받기도 했다. 또 모리무라는 지난 2009년 시민합창단을 이끌고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주민들을 학살한 현장인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를 방문하는 등 한일 역사 재정립을 위한 계속된 노력을 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 여름 되니 미스터리·공포 소설 잘 팔리네...이번 달 판매량 56% ‘껑충’

    여름 되니 미스터리·공포 소설 잘 팔리네...이번 달 판매량 56% ‘껑충’

    무더위가 이어지면 으스스한 책들이 끌리게 마련이다. 서점가에도 추리·미스터리·공포·스릴러 장르 소설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이번 달 ‘추리·미스터리’와 ‘공포·스릴러’ 분야 소설 판매량이 전월 대비 56.1% 증가했다. 2월에는 전월 대비 10.3% 감소, 3월에는 전월 대비 9.5% 줄었고, 4월에는 4.8% 감소했다. 그러나 5월에는 11.8%로 반등하더니 이어 6월에는 6.0%, 이번 달에는 56.1%나 판매가 껑충 뛰었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진 원작 도서들이 약진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올여름 화제작인 지니TV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 원작 소설 ‘마당이 있는 집’(엘릭시르)은 지난달 19일 첫 방영 주차 판매량이 전주 대비 7.5배 증가했다. 이 소설은 2018년 출간한 구간이지만 6~7월 장르 소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드라마셀러’의 저력을 입증했다. ENA의 서스펜스 스릴러 드라마 ‘행복배틀’의 원작 소설인 ‘행복배틀’(고즈넉이엔티) 역시 5월 31일 첫 방영 때 전주 대비 14배 판매량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 추리소설 작가 다카노 가즈아키의 단편집 ‘6시간 후 너는 죽는다’(황금가지)는 아이돌 그룹 NCT의 재현을 주연으로 영화화 소식이 전해지며 이번 달 초부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장르 특화 작가의 소설 인기도 주목할 만하다. 섬뜩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호러 스릴러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해 온 조예은 작가가 대표적이다. 6~7월 장르 소설 베스트셀러 3위에 오른 ‘칵테일, 러브, 좀비’(안전가옥)를 비롯해 ‘트로피컬 나이트’(한겨레출판) 등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장르 소설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유지하며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다. 신간 ‘매스커레이드 게임’(현대문학)을 비롯해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알에이치코리아), 영화화되기도 했던 스테디셀러 ‘용의자 X의 헌신’(재인) 등이 장르 소설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 추리소설처럼 그대로… 애거사 크리스티 별장에 100명 갇혀

    추리소설처럼 그대로… 애거사 크리스티 별장에 100명 갇혀

    영국의 유명 추리소설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1890~1976)가 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1939)는 무인도 별장에 초대받은 8명의 남녀와 별장의 하인 부부를 포함한 10명이 폭풍우 때문에 아무도 섬을 떠나지 못하는 가운데 한 명씩 차례차례 살해당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밀실에 사람들이 갇힌 상황에서 살인사건이 진행되고, 그 중에 범인이 있다는 독특한 설정은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훗날 여러 영화 등에서 오마주됐다. 그런데 1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전날 영국 남서부 데번에 있는 크리스티의 별장 ‘그린웨이 하우스’를 방문한 관광객 100여명이 폭풍우에 쓰러진 나무로 별장을 오가는 유일한 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건물에 갇히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그린웨이 하우스는 크리스티가 생전 소설을 완성하면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낸 별장으로, 소설 ‘죽은 자의 어리석음’ 범행 현장을 묘사하는 데 영감을 제공한 곳으로도 이름높다. 그린웨이 하우스를 관리하는 재단 ‘내셔널 트러스트’는 전날 웹사이트를 통해 별장으로 향하는 단선 도로에 큰 나무가 쓰러지는 바람에 방문객과 직원, 자원봉사자들이 그린웨이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별장에는 관광객 10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소설과 이번 사건의 유사점을 찾는 이들이 생겨났다고 CNN은 전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번 사건 기사를 공유하며 “99, 98, 97, 96, 95, 94, 9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며 카운트다운을 하기도 했다. 폭풍우 때문에 관광객들이 고립됐다는 점, 하필 그 장소가 ‘밀실 살인’의 창시자격인 크리스티의 별장이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소설과 조금 달랐다. 관광객 캐럴라인 헤븐에 따르면 일행은 나무 제거 작업이 끝나길 기다리면서 티룸에서 차를 마시거나 잔디밭에서 크로켓을 치며 오히려 더욱 오롯이 별장의 정취를 즐기는 데 열심이었다. 생전 크리스티와 가족 역시 강가에서 쉬거나 크로켓을 치고 별장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최신 추리소설을 읽어주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객들은 구조대가 길을 열어줘 이날 저녁 별장을 떠날 수 있었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그린웨이 하우스가 이번 폭풍 피해로 당분간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 가장독한 독은, 인간이라는그 무엇

    가장독한 독은, 인간이라는그 무엇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등으로 추리소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별명은 ‘독약의 여왕’이었다. 거의 모든 소설에 독약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세계대전 당시 병원 약제실에서 일했던 그의 추리소설 속 독살 사례들은 법의학자와 병리학자들에게 참고 자료로 활용될 만큼 정확했다고 한다. 독으로 누군가를 공격하는 일은 인류 역사와 함께했다. 1821년 프랑스 나폴레옹 1세는 비소, 2004년 우크라이나 대선 당시 야당 후보 빅토르 유셴코는 다이옥신, 2006년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폴로늄210, 2017년 북한의 김정남은 VX라는 독극물로 공격받았다. 이 책은 비소, 청산가리, 스트리크닌, 리신 등 대표적인 독약 11종의 유래와 특징, 몸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나 독으로 작용하는 원리, 실제 독살 사건 등을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처럼 풀어낸다. 누가 이런 끔찍하고 위험한 책을 썼을까. 어렸을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던 저자 닐 브래드버리는 대학에서 화학 수업을 들으며 독극물에 빠져든 현직 의대 생리학·생물물리학 교수다. 추리소설에서는 독이 ‘완전범죄’의 수단인 것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저자는 독극물의 양이나 형태에 따라 독을 찾아내는 데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소설처럼 완전범죄를 가능하게 하는 물질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또 저자는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이라는 말처럼 독약으로 쓰인 물질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독으로 사용한 사람이 문제라고 강조한다. 영화 ‘넘버 3’(1997)에서 배우 최민식이 연기한 삼류 검사 마동팔의 대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야. 죄가 무슨 죄가 있어. 죄를 저지른 인간들이 나쁜 거지.” 유용하 기자
  • “한국 SF 발전 늦은 것은 ‘과학소설-공상과학소설’ 용어 논쟁 때문”

    “한국 SF 발전 늦은 것은 ‘과학소설-공상과학소설’ 용어 논쟁 때문”

    “문단의 리얼리즘 전통이 강한 국내에서 SF는 정착하기 쉽지 않았다. 또 1960년대 이후 ‘과학소설과 공상과학소설’ 용어를 둘러싼 대립과 논쟁의 틈바구니에서 SF의 발달이 지연됐다.” 최애순 계명대 교수는 최근 내놓은 ‘한국 과학소설사’(소명출판)라는 학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국 SF의 엉뚱한 상상의 계보’는 지난해 발간한 ‘공상과학의 재발견’이라는 학술서의 쌍둥이이다. 최 교수는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흔히 장르문학으로 부르는 영역의 계보를 추적하는 작업을 오랫동안 하는 학자이다. 2011년에는 식민지 조선에서 탐정소설사를 추적한 ‘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라는 연구 학술서를 내놓기도 했다. 순수문학이 아닌 추리소설이나 SF 같은 장르문학에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최 교수는 “장르문학과 본격문학의 경계, 대중 장르의 초창기 유입과 정착 과정, 한국적 장르나 코드의 발달을 살펴보면 그 시대의 사회문화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1907년 쥘 베른의 ‘해저여행기담’ 번역으로 한국 과학소설의 역사는 시작됐으며 이후 한국 SF의 시효로 알려져 있으며 똥으로 식량을 만든다는 상상력을 발휘한 김동인의 1929년작 ‘K박사의 연구’를 탄생시켰고 1930년대 잡지 ‘과학조선’ 창간으로 이어졌다.그러나 195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과학소설은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상상력이 더 많이 포함된 아동청소년 과학소설을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몰아붙이는 본격문학과의 대립 논쟁에 빠지면서 SF의 수난 시대가 시작됐다. 과학소설이 공상이 더해진 아동청소년문학으로 취급받는 중에도 명맥이 끊기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한낙원, 오민영 같은 과학소설가와 청소년 잡지 ‘학원’과 청소년 전문 과학잡지 ‘학생과학’ 덕분이라는 평가이다. 2020년대 한국 SF 전성시대로 넘어오기 직전 1990~2010년대에는 SF에서도 하위 장르인 대체 역사소설이 빈자리를 메우고 당당한 하나의 장르로 성장했다. 이는 1987년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발표된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시발점이다. 복거일은 본격 문단과 대중문학 과학소설의 교집합을 대체역사에서 찾은 것이라고 최 교수는 분석했다.한편 최 교수는 2010년대까지도 SF가 대중에게 관심을 얻지 못한 것은 등장인물들이 우리 곁에서 만날 수 있는 이웃이 아닌 낯설고 생소해서 불편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디스토피아든 유토피아든 미래를 다루는 SF에서 정작 미래 세대인 아동청소년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한국 SF의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2020년대 전후로 등장한 김초엽, 천선란, 정세랑, 김준녕 등을 중심으로 아동청소년 인물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최 교수는 SF가 연구자나 마니아들만 읽는 장르라는 선입견을 넘어서 더 널리 읽히기 위해서는 ‘재미’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외국 SF는 미래 세계를 상상하는 데 주력하며 가벼워져 즐기고 있다면 한국 SF는 즐기기보다 문제의식이나 미래 사회 대안을 찾는데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라며 “한국 SF가 미래 세대에 관심을 기울이고 문제의식의 무게를 재미와 유희 쪽으로 살짝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면 미래 확장적 K-SF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스필버그 “E.T. 재개봉 권총 삭제 후회…지금 잣대로 검열하면 안돼”

    스필버그 “E.T. 재개봉 권총 삭제 후회…지금 잣대로 검열하면 안돼”

    “모든 영화는 우리가 만들 때 어디에 서 있었고 세상이 어떤 모습이었으며, 그 이야기를 통해 세상 사람들은 무엇을 느꼈는지 알려주는 이정표와 같은 것이다. 정말로 내 영화에서 총을 들어낸 것을 후회하고 있다.”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시사주간 타임이 개최한 타임 100 정상회의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1982년 제작한 영화 ‘E.T.’ 개봉 20주년을 맞아 2002년 재개봉하며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연방 요원의 총을 워키토키로 바꾼 것을 “실수”라며 두고두고 후회한다고 털어놓았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며 “옛 문화유산을 오늘날의 잣대로 검열하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어 “자발적으로든 강제적으로든 지금의 시각으로 옛날 영화를 손질해서는 안 된다”며 “누구도 그러지 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술 작품은 “신성불가침이고 역사이며 문화유산”이라며 “‘E.T.’는 그 시대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미국 월트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아기 코끼리 덤보’ ‘피터팬’ 등에 인종차별 경고 딱지를 붙이고 어린이를 위한 동영상 콘텐츠 메뉴에서 삭제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이달 초에는 펭귄 랜덤하우스가 PG 우드하우스의 소설 ‘지브스 앤 우스터’ 가운데 공격적이며 인종차별적인 언사를 삭제하고 사전 경고문을 붙인 사실이 텔레그래프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미스 마플’과 ‘포와로’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하퍼 콜린스 출판사가 인종차별적 언사가 들어간 문장을 통째로 들어냈다. 이언 플레밍의 소설 ‘제임스 본드’도 신판에서는 공격적 표현이 삭제됐고, 동화작가 로알드 달의 작품들에서도 “뚱뚱한” “추한” 등의 표현이 지워졌다. 한편 자전적 영화인 ‘파벨만스’를 최근 공개한 스필버그 감독은 이번 주초 E.T. 제작이 부모의 이혼 때문에 영감을 받아 이뤄진 것이라고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 네 평 방안에 가득 채운 ‘초록빛 위안’[그 책속 이미지]

    네 평 방안에 가득 채운 ‘초록빛 위안’[그 책속 이미지]

    어린 시절 읽은 추리소설 중에 방을 식물로 가득 채워 살인에 성공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광합성을 하는 식물은 낮에는 산소를, 밤에는 이산화탄소를 내뿜으니 가능할 듯도 싶었다. 저자는 13㎡(약 4평) 실내에서 식물 300여종을 키우는 식물 애호가, 자칭 ‘플랜트 맥시멀리스트’다. 멀쩡하게 살아서 책까지 쓴 걸 보면 그 옛날 추리소설 작가는 독자를 농락한 게 분명하다. 저자는 어느 봄날 방 안에 들어온 한 줄기 햇빛에 이끌려 화분 하나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식물 집사의 길을 걷게 됐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이 책은 식물 키우는 방법보다 식물을 키우면서 느꼈던 환희와 기쁨을 더 많이 이야기한다.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으로 식물을 들였다가는 고사시키기 십상이다. 식물 키우기 ‘똥손’이라고 생각한다면 식물을 보고 즐거워하는 감상가나 애호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노인, 집단자살해라’ 日 교수 발언 후폭풍… “당신도 늙으면…” [여기는 일본]

    ‘노인, 집단자살해라’ 日 교수 발언 후폭풍… “당신도 늙으면…” [여기는 일본]

    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는 일본에서 그 해결책으로 노년층의 ‘집단자살·할복’을 주장했던 나리타 유스케 교수에 대해 일본 70~90대 지식인들이 일제히 비판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앞서 일본 도쿄대 경제학과 출신이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대학원을 거쳐 현재 예일대 경제학과 소속의 나리타 조교수는 내로라하는 명문대에 몸담은 일본의 젊은 학자라는 점과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속 시원한 발언으로 일본 젊은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해 왔다. 하지만 나리타 조교수가 과거 노인을 겨냥해 집단자살·할복, 강제적 안락사 등 과격한 발언을 한 사실이 최근 서방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의 행보는 연일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더욱이 논란 직후에도 그가 일본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는 등 공개적인 행보를 이어가자 이번에는 일본 원로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한 비판이 거센 분위기다. 21일 일본의 시사주간지 ‘플래쉬’(Flash)에 따르면, 도쿄대 명예교수이자 의학자인 요로 타케시(85)는 나리타 교수를 지목해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세대만 손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실제로는 세대 간에 (부가) 대물림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라는 단면으로 세상을 보면 세상에 불공평한 일은 굉장히 많다. 그러나 길게 보면 결국 세대 간에 (부가) 대물림되고 있다는 사실을 나리타 교수는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와세다대 명예교수이자 심리학자인 가토 다이조(85)도 이번 사태에 대해 부정적인 소신을 밝혔다. 그는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나리타 교수가 심리적 성장에 실패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경제학적으로 옳은 계산일 수는 있지만 나리타 교수의 주장에는 인류가 함께 행복해야 한다는 시각이 완전히 배제돼 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가 일본의 원로 애니메이션 각본가이자 추리소설 작가인 츠지 마사키(90)는 나리타 교수를 향해 직설적인 화법으로 비판했다. 그는 “나리타 교수는 아직 젊기 때문에 자신은 절대로 죽을 리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걱정하지 말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는다”면서 “세월이 지나 그가 스스로 노인이 됐을 때도 그러한 주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 때 나리타 교수 스스로 자신이 주장했던 대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일본 원로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나리타 교수의 발언이 일면 타당하다는 지지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일본의 유명 수필가이자 화가인 타마무라 토요오(77)는 “나리타 교수가 말하고 싶은 것이 노인들이 일선 현장에서 은퇴해야 한다는 것이라면 그 의견에는 적극 찬성하다”면서 “일본은 기득권에 기생하는 노인들만 있으니 변화가 어렵다는 나리타 교수의 생각은 옳다. 다만 ‘할복’이라고 표현하면 외국인들은 놀란다”고 말했다. 
  • 정상급 성우들 낭독… 日추리소설 들어볼래?

    정상급 성우들 낭독… 日추리소설 들어볼래?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일본의 추리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라플라스의 마녀’를 눈이 아닌 귀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오디오북 서비스 업체인 윌라 오디오북이 히가시노의 80번째 작품이자 데뷔 30주년 기념작인 ‘라플라스의 마녀’를 오디오북으로 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날씨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된 라플라스의 마녀는 유체역학의 기본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라플라스 이론 등 물리학, 수학 분야 난제들과 뇌과학, 신경과학, 화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를 활용해 SF적 상상력과 미스터리를 결합한 작품으로 2016년 발간됐을 때도 인기를 끌었다. 히가시노는 트릭과 반전으로 가득한 본격 추리소설부터 시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다루는 사회파 작품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로 에도가와란포상, 일본추리협회상 등을 수상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작가이다. 윌라 측은 “이번 오디오북에는 김용석, 이상준, 이영기, 정유정, 최정윤 등 5명의 국내 정상급 성우가 낭독에 참여해 다양한 등장인물을 생생하게 구현해 책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책 속 낙서·흔적으로 마주친 사람 냄새 물씬 따뜻한 세상

    책 속 낙서·흔적으로 마주친 사람 냄새 물씬 따뜻한 세상

    “김○○ 부장 너는 내가 반드시 죽인다.” 혹시 돈을 떼였나. 아니면 툭하면 밤에 전화하고 휴가마저 못 가게 막는 업무상 괴롭힘이 있었을지 모른다. 조금 더 과격하게 상상해 보자면 치정극의 원수지간이었을 수도. 누군가 볼펜으로 쓴 이 문장이 최면술을 다룬 헌책에서 나왔다는 점은 섬뜩한 한편, 추리소설 같은 흥미진진함을 불러일으킨다. 책이 세상에 나올 땐 다 똑같지만 누군가의 손을 거치면 모두 다른 책이 된다. 읽는 이가 책에 적은 낙서에는 책을 거쳐 간 사람의 역사가 생생하다. ‘헌책 낙서 수집광’은 헌책방 주인이자 책탐정인 윤성근이 풀어놓는 헌책의 낙서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낙서를 “거기 남은 다정한 흔적”이라며 감사를 표한다. 15년간 수집한 책탐정답게 저자가 소개하는 낙서는 그 무엇 하나 평범하지 않다. 읽는 이가 책에서 받은 감명을 남긴 흔적은 때론 책 전체보다 강렬한 울림을 준다. 날카로운 비평은 세상을 다시 보게 하고, 누군가에게 간절히 전하려 했던 메시지는 그 따뜻한 마음을 상상하게 한다. “헌책방의 책은 반품할 곳이 없다”면서 훼손된 책에 예민한 사장님이면서도 저자는 깔끔하게 본문 일부만 태워 버린 책을 보며 셜록 홈스 같은 설렘을 느끼는 영락없는 책탐정이다. 저자는 “책이 가장 책다워질 때가 언제냐고 하는 질문을 받으면 읽은 사람의 이야기가 책에 남는 그 순간부터”라고 한다. 책의 시장가치를 냉정하게 따져야 하는 그가 버리지 않고 헌책의 낙서를 차곡차곡 모아 온 이유다. 강렬하게 사랑했고, 하루 종일 울었고, 깊이 절망했고…. 시간을 고스란히 끌어안은 헌책마다 간직한 사연들을 따라가다 보면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따뜻한 세상을 마주하게 된다. 별난 독자들의 박물관 그 자체인 ‘헌책 낙서 수집광’을 읽고 나면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보며 책을 읽는 동안 꿈꿨던 시간과 감정이 한층 더 생생하게 살아나는 애틋한 경험을 하게 된다.
  • 가슴에 꽂힌 그 문장, 스크린서 꽃핀 명장면

    가슴에 꽂힌 그 문장, 스크린서 꽃핀 명장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최근 잇따라 개봉해 눈길을 끈다. 탄탄한 이야기를 스크린에 어떻게 옮겼는지 살펴보거나 같은 소설을 기반으로 한 다른 영화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다음달 1일 개봉하는 ‘단순한 열정’은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아니 에르노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사랑을 거부하지 못한 채 욕망에 빠져드는 여성의 이야기다. 허구가 아닌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로 유명한 작가이기에 발간 당시에도 큰 논란을 불렀다. 영화는 원작 속 열정과 사랑에 충실했던 작가의 고백이 담긴 문장을 아름다운 장면으로 재현했다. 열병 같은 사랑에 빠진 ‘엘렌’ 역을 맡은 배우 레티시아 도슈의 열연도 여러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지난 18일 개봉한 이해영 감독의 영화 ‘유령’은 중국 외딴 성에서 항일운동 스파이인 ‘유령’을 잡아내려는 이들과 유령으로 지목된 이들이 모여 서로를 의심하는 이야기로, 중국 작가 마이자의 추리소설 ‘풍성’이 원작이다. 원작 소설은 국내에 출간되지 않았지만 원작을 충실히 살린 중국 영화 ‘바람의 소리’가 2013년 국내 개봉했다. ‘유령’은 ‘바람의 소리’와 초반부 설정이 비슷하지만 중반부터는 액션을 한껏 살려 전형적인 밀실 추리극이었던 원작을 변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일본 근현대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국영상자료원이 25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진행하는 ‘제11회 재팬 파운데이션 무비 페스티벌’을 눈여겨보는 게 좋겠다. 일본 근현대 문학 작가들의 원작으로 연출된 영화 16편을 상영한다. 메이지 시대 대문호로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1955)과 ‘소레카라’(1985), 노벨문학상을 받은 일본 서정 소설의 고전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1957)과 ‘이즈의 무희’(1963)를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열쇠’(1959)와 다자이 오사무의 ‘비용의 처’(2009) 등을 상영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소레카라’를 제외한 모든 영화를 35㎜ 아날로그 필름으로 상영해 근대를 살아간 작가들의 불안과 음울, 권태, 열정과 미에 대한 집착, 유머와 희망을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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