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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영 칼럼] 김정은 목에 개혁·개방의 방울 누가 다나

    [구본영 칼럼] 김정은 목에 개혁·개방의 방울 누가 다나

    북한의 한 해가 2인자 장성택의 몰락과 함께 저물고 있는 느낌이다. ‘최고 존엄’인 처조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앞에서 ‘건성건성 박수를 치던’ 그가 잔혹하게 처형되면서다. 얼핏 보면 북한이 철옹성 같은 유일 수령체제임을 실감할 만한 사변이었다. 더러 눈 밝은 이들이 석양에 드리워진 세습정권의 길고 어두운 그림자를 봤을지도 모르지만. 북의 3대 세습체제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분명한 것은 장의 숙청으로 개혁·개방 드라이브에 대한 북한의 불안감이 새삼 감지됐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 날라리풍을 불러들이고…”라며 그에게 뒤집어씌운 판결문의 죄목을 보라. 친중파인 장성택 일파의 경제개방 노선을 시종일관 문제 삼았다. “석탄을 비롯한 귀중한 지하자원을 망탕 팔아먹었다”거나 “라선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행위도 서슴지 않았다”는 대목이 그것이다. 물론 북한의 ‘개혁·개방 알레르기’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거덜난 경제를 살리려면 시장메커니즘을 받아들이고 문을 열어야 하지만 그럴 경우 ‘지상락원’의 허구성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딜레마 탓이다. 그래서 생전의 김일성은 외부 사조를 모기떼에 견주며 ‘모기장 개방’을 고집했다. 김정일이 개성공단에 남측 기업을 유치한 뒤에도 통행·통신·통관 등 ‘3통’ 개선 합의를 미적거린 까닭도 마찬가지다. 달러는 아쉽지만 주민들이 남쪽 초코파이의 단맛에 취할까 두려웠던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3대 수령’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에 비해 개혁·개방에 적극적일 것으로 보기도 했다. 그의 스위스 유학 경험을 근거로 한 추론이었다. 하지만 그야말로 막연한 기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커트 캠벨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를 만난 중국 고위 외교관이 정곡을 찔렀다. 북한을 ‘개먹이 깡통’에 비유한 것이다. 즉, “깡통을 따지 않고 선반에 올려놓으면 지속되지만, 일단 열면 즉시 상하고 말 것”이라며 개방으로 인한 세습체제의 붕괴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하긴 김정은의 최근 행보를 보면 개혁·개방의 개념조차 모르는 것 같다. 마식령 스키장 건설이 단적인 사례다. 스키 인구라곤 5000명도 안 되는 북한이다. 그런데도 외국 관광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4억 달러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니 혀를 찰 일이다. “쌀 대신 고기를 먹으면 식량 부족이 해소될 것”이라고 당·정·군 간부들을 독려했다는 보도는 실소를 자아낸다. 북한이 과감히 개혁·개방하면 연평균 10% 이상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방찬영 키멥대 총장)도 있는데 말이다. 요컨대 본격적 개혁·개방 없이는 북한이란 고장 난 비행기가 소프트 랜딩할 확률은 극히 낮을 것이다. 그렇다고 김정은 체제가 당장 붕괴할 공산도 커 보이지는 않는다. 3대에 걸쳐 대체재 없는 유일 수령체제를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김일성 사후 김정일체제가 곧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가고 주민 수백만명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기를 거치면서도 근 20년을 더 버텼지 않은가. 결국 김정은의 주체호(號)도 한동안은 더 ‘비틀거리며 날아갈’(muddling through)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는 동안 북한주민의 질곡은 더 깊어지고 우리가 짊어져야 할 분단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사실 북한당국의 ‘개혁·개방 알레르기’에 막힌 역대 정부의 대북 정책은 유화정책이든 압박정책이든 분단평화론에 불과했다. 냉정히 말해 분단고착화 노선이었던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 정책이 과거보다 더 입체적이어야 할 이유다. 북한당국과는 쌍방향 인적 교류 확대와 경제지원을 탄력적으로 연계하는 상호주의적 협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반면 북한주민을 상대로는 분배의 투명성을 전제로 한 인도적인 포용정책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야 한다. 동독주민들의 통일 열망이 독일 통일의 원동력이었음은 잊어선 안 될 교훈이다. 논설실장 kby7@seoul.co.kr
  • 울퉁불퉁 미스터리 지형, 진짜 발생 이유는…

    울퉁불퉁 미스터리 지형, 진짜 발생 이유는…

    미국 오리건 등 초원지대에서 볼 수 있는 울퉁불퉁한 미스터리 지형의 정체는 무엇일까? 최근 미국 산호세 주립대학 지질학자 매니 가벳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론해낸 해당 지형의 정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머 마운즈’(Mima mounds)라 불리는 이 지형은 마치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울퉁불퉁해 ‘외계인의 흔적’, ‘홍수와 지진이 만든 자연 작품’ 등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가벳에 따르면 지형을 만든 장본인은 다름아닌 땅 다람쥐다. 그는 땅 다람쥐들이 집을 건설할 때, 1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장소에 세대를 이어 계속 작업을 이어나간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땅 다람쥐들은 특정 지형으로 파고들어 흙과 각종 부산물들을 뒤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집을 만드는데 시간이 500~700년이 지나면 현재 마이어 마운즈 지형처럼 울퉁불퉁해진다는 것이 가벳의 주장이다. 실제로 땅 다람쥐 집단이 세대가 지나도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고 같은 마이어 마운즈 지형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한다.   허핑턴포스트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기존 학계는 마이어 마운즈 지형이 수천 년 전 아메리카에 거주했던 고대 인디언들의 무덤일 것이라고 추정해왔다. 그러나 해당 지형 내부에서 인골과 같은 뚜렷한 증거물이 나오지 않아 정확한 원인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워싱턴 대학 토양학자 로널드 슬래튼은 “땅 다람쥐가 지형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기존에 제기됐던 여러 원인 중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사진=허핑턴포스트·위키피디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기고] 단말기 유통 개선법, 소비자 관점서 보자/김진기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부교수

    [기고] 단말기 유통 개선법, 소비자 관점서 보자/김진기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부교수

    최근 단말기 유통시장 투명성 확대를 위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꾸준히 거론돼 온 ‘과다한 가계통신비 부담’을 해결해 보자는 이 법이 논란이 된 것은 법안과 관련된 이해 관계자의 목소리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지속되자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원만한 법 제정을 위해 제조사, 이통사 등 각 사업자를 한자리에 모아 논의하는 자리까지 만들었다. 이 법안의 골자는 이동전화 보조금의 내용을 투명하게 하고 차별적인 보조금 지급과 제조사의 차별적인 장려금을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보조금이나 장려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를 차별적으로 지급함으로써 소비자 간에 차별적 대우가 문제라는 것이다. 정부와 제조사 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인 양측의 관점을 벗어나 소비자 눈높이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제조사의 장려금 지급에 대한 정보가 투명해지면 소비자들이 지금보다 쉽게 보조금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합리적인 구매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 경제학적으로도 완전경쟁시장에 가까워진다. 정보의 투명성을 제한하겠다는 것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막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인데 이는 그동안 단말 유통시장에서 문제로 지적돼 온 정보의 불완전성을 통한 재정이익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전형적인 사업자 논리다. 유통시장 통제력을 유지함으로써 그동안 누려온 단말 판매 수익을 유지하겠다는 사업자 논리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된다. 따라서 단말기 유통시장의 투명성 확보는 소비자의 권익차원에서 제고되어야 할 사항이다. 한편 후발 제조사들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주장도 업계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유통시장에 대한 정보가 투명해질수록 소비자들은 자신의 기호에 따라 보다 적합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정보가 부족할수록 소비자들은 제품 자체보다는 브랜드나 이미지에 의해 구매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이 경우 브랜드 파워가 강한 대형 제조사들이 보다 유리하다는 것은 굳이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사실이다. 국내 대형 제조업체들도 한정된 국내 시장에 머물기보다는 글로벌 사업자로서 보다 크고 넓은 세계시장을 목표로 더욱 뻗어나가야 한다. 국내 대형 제조사들은 충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해 오고 있으며, 이들의 높아진 위상은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은 지역시장의 장려금 정책을 기반으로 한 시장통제력에 의해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제품 기술개발이나 창의적 아이디어 같은 본원적 경쟁력에 집중할 때 비로소 강화될 수 있다. 산업계 전반이 어려운 지금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정신도 거기에 있다고 본다.
  • “檢 스스로 사법정의 무너뜨린 행위… 재수사 통해 진실 밝혀야”

    “檢 스스로 사법정의 무너뜨린 행위… 재수사 통해 진실 밝혀야”

    검찰이 유동천(73) 전 제일저축은행 회장의 기소 근간이 된 배임 등의 주요 범죄 혐의가 유 전 회장이 아닌 아들이 저지른 것을 알면서도 유 전 회장에게 죄를 덮어씌운 것은 사법 정의를 검찰 스스로 무너뜨린 행위라는 게 법조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동안 법조계에서 소문이나 추측으로만 떠돌던 ‘대리 처벌’이 검찰이 직접 작성한 문건을 통해 드러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감찰 사안인 동시에 재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일 서울신문은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검찰이 지난해 10월 8일 법원에 제출한 ‘피고인 이철규 알선수재 사건 의견서’ 내용 중 유 전 회장이 아들 대신 형사 책임을 졌다는 부분을 법학 전문가에게 직접 보여주고 자문을 얻었다. 검찰 의견서를 직접 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 정의가 완전히 엉클어진 경우”라며 “재벌 기업의 경우 대표가 혼자 책임지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도 떠도는 얘기 수준이지 실제로 명백히 겉으로 드러난 예는 거의 없다. 검찰이 어떻게 저런 걸 썼는지,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도 황당했겠다”며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한 교수는 “심각하다. 감찰위원회가 가동돼야 할 사안”이라며 “사회적 파장이 된다면 기존 수사 검사들의 옷을 벗기고 재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교수는 검찰의 반박 논리도 예견했다. 그는 “아마 검찰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 유 전 회장도 혐의가 있었고 아들과 아버지의 책임이 분산돼 있었는데 유 전 회장 쪽으로 정리했다’는 식으로 방어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굉장히 직설적으로 유 전 회장에게 죄가 없음이 적시돼 있어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를 통해 자문한 다른 전문가들도 “처음 들어본다”며 “대리 처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횡령, 배임 등의 경제 비리와 관련해 아들의 죄를 아버지가 대신 처벌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미국의 ‘플리바게닝’도 자기 죄 중에 가장 큰 죄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다른 죄들을 덮어주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한 게 아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플리바게닝이 가능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범죄는 플리바게닝을 위한 협상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죄 없는 사람을 기소했다면 강요죄에 해당한다”며 “검찰 수사에 불신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형사사건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사 출신 정태원 변호사는 “아버지도 배임, 횡령에 일정 부분 죄가 있는데 아들을 면해 주는 대신 자기가 다 덮어쓰는 거라면 모를까 죄가 없는데 덮어씌우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사실이라면 재수사해야 한다. 불법한 직무를 행한 것으로 사실관계를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판사 출신 김기홍 변호사는 “죄가 없는 사람에게 뒤집어씌워 처벌하는 경우는 그간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아버지는 범인도피와 은닉죄가 성립하고 검찰은 범인은닉교사죄가 성립한다. 검찰이 아들을 입건하지 않은 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오영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대리 처벌은 있을 수 없고, 만일 사실이라면 완전히 잘못된 일이다. 검사들이 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죄 없는 사람을 회유, 구속한 건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오 교수는 “만일 아버지가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아버지도 공범이 된다”며 “아마 아버지도 범죄 혐의가 일정 부분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추론했다. 검사 출신 금태섭 변호사는 “대리 처벌은 어느 나라에도 없다”면서 “법적으로 있는 건 아니지만 옛날에는 인지상정상 부부간 또는 부자지간은 함께 구속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다만 그것도 공범인데 가담 정도가 낮을 경우 둘 중 한 사람을 용서해 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유 전 회장에게 ‘거짓 진술’을 회유했는지 등도 의문이다. 이 전 청장은 “유 전 회장이 아들 구속을 면하는 조건으로 거짓 진술을 했다”며 “제 사례에 비춰 보면 (검찰 수사가) 상당 부분 과장되거나 억울한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수학 잘하는 한국 학생, 흥미는 놓쳤다

    수학 잘하는 한국 학생, 흥미는 놓쳤다

    한국의 만15세 학생들의 읽기·수학 실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학 공부에 대한 흥미나 자신감은 최저 수준이고 학업 스트레스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OECD가 3일 발표한 ‘2012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결과 한국은 OECD 34개국 가운데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로 최상위권의 성취도를 보였다. 하지만 수학에 대한 학습동기와 자아신념 등을 측정하는 정의적 성취 지수는 세계 최하위권이었다. 수학 성적은 훌륭하지만 흥미도 없고 자신감도 바닥 수준이라는 의미다. 수학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에 의한 동기를 평가하는 내적동기는 조사 대상 65개국 가운데 58위로 낮았다.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믿음의 척도인 자아효능감은 62위, 자신의 수학적 능력에 대한 믿음인 자아 개념은 63위에 머물렀다. 또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2009년에 비해 성취수준(1~6수준, 높을수록 우수)에서 상·하위 수준 비율은 3과목 모두 증가했다. 수학은 5수준 이상이 25.5%에서 30.9%로 상승했지만 2수준 미만도 8.1%에서 9.1%로 증가했다. 읽기는 5수준 이상이 12.9%에서 14.2%로, 2수준 미만 역시 5.8%에서 7.6%로 늘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과목별 성적 격차가 2009년에 비해 더 벌어진 이유에 대해 “학습부진아 지도 효과가 도움을 주지 못했다”면서 “수학은 연산 위주로 보충학습을 하는데 PISA는 추론과 실생활 적용력 등을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PISA는 만15세 국제 학생 간 학업성취도에 대한 평가 결과로, OECD가 3년마다 조사한다. 2012년 PISA는 OECD 가입국 34개국과 비회원국 31개국 등 65개국 학생 5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우리나라는 고교 140곳과 중학교 16곳의 학생 5201명이 참여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해5도 中어선이 안보이네… 무슨 일이?

    인천 옹진군 연평도 면사무소 한쪽 칠판에는 인근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펼치는 중국어선 수가 매일매일 기록된다. 해경 경비함이 레이더로 파악한 것을 통보받은 것이기에 거의 오차가 없다. 26일 칠판에 적혀 있는 중국어선 수는 ‘제로(0). 이런 현상은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다. 불법조업을 일삼던 중국어선들이 두 달째 종적을 감춘 것이다. 지난 9월에는 하루 평균 20여척이 포착됐다. 이 또한 매년 가을 꽃게조업철(9∼11월)이면 적게는 70∼80척, 많게는 200∼300척의 중국어선이 어김없이 몰려오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백령도와 대청도의 사정도 비슷하다. 따라서 서해 5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경과 중국어선이 쫓고 쫓기며 숨바꼭질을 펼치던 장면은 더 이상 보기 힘들다. 이로 인해 중국어선들이 우리나라 어민 어구를 훔쳐 가거나 망가뜨리는 피해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해 서해 5도에서 발생한 어구 분실·파손 등의 피해액은 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집계된 피해액은 아직 없다. 중국어선들이 느닷없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서해 5도 어장의 꽃게자원 감소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꽃게 양이 풍성하지 않으니 자연히 찾아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꽃게 대표 산지인 연평어장의 경우 올해 어획량이 700t으로 지난해 880t의 80% 정도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먹잇감을 보면 물불을 가리지 않던 중국어선들의 기존 행태로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중 간 외교 등 정치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지난 6월 정상회담을 가진 게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회담 당시 불법조업 문제가 주 이슈로 다뤄지지 않은 데다, 중국어선들이 그동안 중국 당국의 단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조업을 펴 왔다는 점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또 다른 추론은 올 들어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강화된 이후 NLL에서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북한이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강력하게 조치하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것이다. 연평도 어민 곽모(54)씨는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중국어선들이 보이지 않으니 막힌 속이 뚫리는 듯하다”면서 “사연을 떠나 이번 기회에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근절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서해 5도에 중국어선이 사라졌다…무슨일이?

    서해 5도에 중국어선이 사라졌다…무슨일이?

    인천 옹진군 연평도 면사무소 한쪽 칠판에는 인근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펼치는 중국어선 수가 매일 매일 기록된다. 해경 경비함이 레이더로 파악한 것을 통보받은 것이기에 거의 오차가 없다.  26일 칠판에 적혀 있는 중국어선 수는 ‘제로4(0). 이런 현상은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다. 불법조업을 일삼던 중국어선들이 두 달째 종적을 감춘 것이다. 지난 9월에는 하루 평균 20여척이 포착됐다. 이 또한 매년 가을 꽃게조업철(9∼11월)이면 적게는 70∼80척, 많게는 200∼300척의 중국어선이 어김없이 몰려오던 것에 비하면 큰 차이다. 백령도와 대청도의 사정도 비슷하다. 따라서 서해 5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경과 중국어선이 쫓고 쫓기며 숨바꼭질을 펼치던 장면은 더 이상 보기 힘들다.  이로 인해 중국어선들이 우리나라 어민 어구를 훔쳐가거나 망가뜨리는 피해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해 서해 5도에서 발생한 어구 분실·파손 등의 피해액은 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집계된 피해액은 아직 없다.  중국어선들이 느닷없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서해 5도 어장의 꽃게자원 감소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꽃게량이 풍성하지 않으니 자연히 찾아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꽃게 대표 산지인 연평어장의 경우 올해 어획량이 700t으로 지난해 880t의 80% 정도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먹잇감이 보면 물불을 가리지 않던 중국어선들의 기존 행태로 불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중 간 외교 등 정치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지난 6월 정상회담을 가진 게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회담 당시 불법조업 문제가 주 이슈로 다뤄지지 않은 데다, 중국어선들이 그동안 중국 당국의 단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조업을 펴 왔다는 점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또 다른 추론은 올 들어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강화된 이후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남북긴장이 고조되고, 북한이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강력하게 조치하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것이다.  연평도 어민 곽모(54)씨는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중국어선들이 보이지 않으니 막힌 속이 뚫리는 듯하다”면서 “사연을 떠나 이번 기회에 중국어선 불법조업이 근절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물이 갑자기 새까맣게… ‘블랙 미스터리 호수’ 포착

    물이 갑자기 새까맣게… ‘블랙 미스터리 호수’ 포착

    서인도 제도(카리브해)의 푸에리토리코 남동부에 위치한 한 호수가 갑자기 검게 물드는 미스터리한 현상이 발생해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파자르도 그랜드 라군(Lagoon, 사주와 같은 작은 장애물에 의해 바다로부터 분리된 연안에 따라 나타나는 얕은 호수)은 갑작스럽게 호수 전체가 검게 변하고 있으며, 생물학자들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원래 이 호수에는 단세포의 발광 생물이 가득 차 있었으며, 마치 반딧불처럼 호수 속을 환하게 비췄지만, 호수가 갑자기 검게 물들면서 볼 수 없게 됐다. 이전까지는 신비한 자연현상과 아름다운 풍광으로 관광객들의 환영을 받았다. 관광객들은 카약이나 보트를 타고 호수로 들어가 물이 빛나는 것을 보고 나오는 코스를 이용했지만, ‘블랙 미스터리’ 현상 후 발길이 끊기면서 주민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추론을 내놓았다. 일부 생물학자는 근래의 나쁜 기상상황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고, 또 다른 전문가는 인근 지역의 맹그로브(강가나 늪지에서 뿌리가 지면 밖으로 나오게 자라는 열대 나무) 나무들을 베어버린 뒤 거대한 배들이 호수로 들어오면서 물이 변했다고 주장했다. 가장 ‘유력한’ 원인은 인근 하수도처리공장에서 새어나오는 폐수다. 파자르도 시장은 “인근의 하수도처리공장의 폐수가 강으로 흘러들어간 것이 틀림없다”며 “애초에 하수도처리공장에 이전을 권했지만 공장 측이 이를 거부했고, 결국 호수의 ‘블랙 미스터리’사태가 초래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천연자원관리부서의 카르멘 구에레로 장관은 “현재 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 중”이라면서 해결되기까지는 수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사진=검게 변하기 전의 파자르도 그랜드 라군 모습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JFK 사후 50년 지나도 說說 끓는 음모론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다수 미국인들은 케네디 암살에 거대한 음모가 개입돼 있다고 믿고 있다. 케네디 암살 직후 조사위원회는 리 하비 오즈월드에 의한 단독 암살사건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총상의 각도와 탄도, 총상을 입을 당시 케네디 대통령의 움직임 등을 따져 보면 한 명의 저격범이 저지른 소행이라고 보기에는 의문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갤럽이 최근 미국 성인 남녀 10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네디 암살이 오즈월드의 단순 범행이라고 믿는 사람은 30%에 불과하다. 케네디 음모론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은 암살의 배후에 당시 부통령이던 린든 존슨(1929~1994) 전 대통령이 개입돼 있다는 설이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JFK’(1991)가 주장한 내용이기도 하다.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주 출신인 존슨은 민주당 소속답지 않게 군수업계의 이해 관계를 잘 반영했다. 그러다 보니 부통령 시절에도 진보 성향의 케네디 대통령과 대립하곤 했다. 특히 케네디의 대중적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케네디 뒤치다꺼리만 하다 때를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1929~1994) 여사는 역사학자 아서 슐레진저 주니어와의 비공개 대담에서 존슨 전 대통령을 범인으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고 거부(巨富)로 유명한 유대계 로스차일드가(家)가 배후라는 설도 있다. 미국과 소련의 갈등을 부추겨 지속적으로 위기 상황을 만들어 내 부를 쌓으려 했지만, 이때마다 케네디가 과거 자신들과 한 약속을 깨고 평화 무드를 조성해 암살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케네디의 CIA 개혁 또는 해체 구상을 막기 위해 제거했다는 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패배한 것을 복수하기 위해 암살을 모의했다는 설 ▲케네디 대통령 당시 논의되던 마피아 소탕령을 막기 위해 마피아가 나섰다는 설 ▲베트남에서의 철수로 타격을 입을 군산복합체들이 제거했다는 설 ▲케네디의 외도행각에 신물이 난 재클린 여사가 남편을 죽였다는 설 등 음모론은 셀 수 없이 다양하다. 하지만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학연구소장은 최근 발간한 저서 ‘케네디 반세기: 대통령직, 암살, 그리고 지속되는 JFK의 유산’에서 상당수 음모론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추론이라고 반박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2014 수능] 국어B형 독서원리 묻는 유형 ‘생소’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영역별로 까다로운 문제들이 출제돼 최상위권을 비롯한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1교시 국어영역에서는 B형 17~18번 문제가 어려웠을 것으로 일선 교사들은 꼽았다. 조선 정조 시대 규장각에서 검서관으로 활약한 이덕무의 ‘사소절’(士小節)을 본문으로 제시하고 여기에서 강조하는 독서방법이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김용진 동대부고 교사는 7일 “독서의 원리를 묻는 유형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없었다”면서 “올해 두 번의 모의고사 가운데 6월 시험 국어 B형에만 나온 적이 있어 낯설게 느낀 수험생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진자의 진동시험을 통한 지구 전향력 확인법 지문에 붙은 27번이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됐다. B형은 주로 인문계 학생이 보기 때문에 과학 제시문을 풀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2교시 수학영역에서는 B형 21번과 30번이 까다로운 문제로 지적됐다. 연속함수와 관련된 21번 문항은 최상위권이 아니면 풀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창현 수원동우여고 교사는 “‘원점에 대하여 대칭인 함수의 성질’, ‘정적분과 미분의 관계’, ‘부분적분법’ 등 세 가지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라면서 “개념 하나만 몰라도 풀리지 않는 문제”라고 말했다. 30번 문항도 기존에 풀던 방식에서 역으로 접근해야 풀리는 문제라 많은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교사들은 전했다. 수학 A형은 함수의 연속성을 묻는 28번과 지수함수 그래프를 이용해 격자점을 찾는 30번이 푸는 데 시간을 요하는 고난도 문항으로 분석됐다. 3교시 영어영역에서는 학생들이 까다로워하는 빈칸 추론 문제 중 EBS와 연계되지 않은 문항에서 변별력이 있었다. A형 26번, 34번과 B형의 33∼36번이 대표적이다. 윤장환 세화여고 교사는 “A형 26번 문항은 제목 추론 유형으로 쉬운 유형이지만 EBS와 연계되지 않았고 선택지도 영문으로 주어져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B형에서는 진화심리학 지문인 34번, 이과적 개념을 담은 35번이 기초 학술용어를 모르면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고 개념이 생소해 가장 까다로웠던 문제로 분석됐다. 수험생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평소 1~2등급을 받는다는 중앙고 3학년 권형안(17)군은 “국어영역(A형) 빼고는 전반적으로 어려웠다”면서 “수학(B형)도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양천구 진명여고에서 시험을 치른 임모(18)양은 “국어(A형)는 모의평가보다 쉽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았다”면서 “예상하던 수준이어서 오히려 시간이 3~4분 남았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수능 영어B형 때문에 멘붕” 수험생 침울

    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고와 종로구 배화여고 3학년 교실. 학생들은 전날 치른 수능 시험지를 펼쳐놓고 가채점한 결과를 다시 한번 확인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수능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에 반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나누기도 했지만 일부는 책상에 엎드려 있거나 화장실에 가서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학생마다 과목별 난도에 대한 평가는 제각각이었다. 그러나 인문·자연계 학생 모두 영어 가채점 결과를 놓고는 한숨을 쉬었다. 배화여고 자연계 수험생인 박모(18)양은 “영어 B형이 너무 어려워서 EBS의 도움을 받았다고 느끼지 못했다”며 “특히 첫 두 문제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가 질려서 이후 시험을 보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목동고 자연계 중위권 성적인 강모(18)양은 “영어B의 3점짜리 문제는 6, 9월 모의고사보다 훨씬 어려웠다. 문제를 이해할 시간조차 부족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인문계 전교 1등인 석모(18)양은 “언론에서는 영어 EBS 연계율이 70%라고 보도했지만 우리가 느낀 체감 연계율은 그보다 훨씬 떨어졌다”며 “특히 빈칸 추론 문제는 연계가 거의 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석양은 “특히 영어는 하위권이나 예체능학생들이 A형으로 몰리는 바람에 B형을 치른 상·중위권의 등급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오늘 아침 교실 분위기가 정말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영어A형을 치른 수험생들도 모의평가 때보다 등급 하락폭이 클 것 같다는 걱정이 많았다. 배화여고 인문계 홍모(18)양은 “영어A형은 평소보다 쉬웠다”면서도 “하지만 등급은 1∼2등급씩 떨어질 것으로 나와서 다들 ‘멘붕’”이라고 말했다. 국어는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중상위권 수험생 사이에선 ‘콤팩트디스크’와 관련된 문항이 까다로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평소 국어 2등급을 유지했다는 목동고 인문계 김모(18)양은 “비문학 문제 유형의 출제 순서가 모의평가와 달라 당황했고 문법 문제도 보기가 주어지지 않아 어려웠다”며 “실수로 틀린 문제가 많아 3등급으로 떨어질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수진 배화여고 3학년 담임교사는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6월,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고 한다”며 “가채점 결과도 제각각이라 많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현 목동고 입시전략부장은 “가채점 성적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과목은 바로 영어B형”이라며 “하위권 학생들이 영어A형으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레 중상위권 학생들의 동반 등급 하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영어공부에 투자한 시간이 모자랐던 자연계 학생들의 불안이 큰 상태”라며 “당장 내일부터 일부 대학의 논술 시험이 예정됐으니 본인의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정시에 지원할지 수시를 노릴지 등 세밀한 지원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4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 EBS 교재와 연계 안 된 문제 어려웠다

    [2014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 EBS 교재와 연계 안 된 문제 어려웠다

    ‘쉬운 수능’ 기조는 올해도 지켜지지 못했다. 국어, 수학, 영어 세 영역에서 난이도에 따른 수준별 수능시험이 치러진 첫해 국어 A·B형, 수학 B형, 영어 B형이 지난해 수능에 비해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교육부와 수능출제본부는 올해 수준별 수능을 도입하면서 A형은 기존 수능보다 쉽게, B형은 기존 수능의 난이도와 비슷하게 출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B형의 경우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셈이다. 국어 영역은 A·B형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고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 처음으로 시행된 수준별 시험으로 지난해 수능 난이도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A·B형에서 모두 최상위권을 가려내기 위한 고난도 문제가 출제되면서 만점자 비율도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만점자 비율은 A형 0.58%, B형 0.85%로 2013학년도 수능의 국어 영역 만점자 2.36%보다 적었다. 채용석 배명고 교사는 7일 “국어 A형에서는 CD드라이브의 작동원리에 관한 28~30번 문항, B형에서는 (지구상의 운동하는 물체에 작용하는) 전향력에 관한 과학지문이 나온 27번 문항이 1등급을 가르는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의 김용진 동대부고 교사는 “A형은 기존 수능보다 쉬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치·한의예과를 지망하는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을 변별하기 위해 고난도 문제 3개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청준의 ‘소문의 벽’, 조지훈의 ‘파초우’ 등 국어 B형에 실린 문학작품 가운데 EBS와 연계되지 않은 낯선 작품이 실려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더욱 높았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문학 작품과 독서 제재에서 EBS와 연계되지 않은 지문들이 보이고 연계된 경우라도 EBS 교재 외의 부분을 출제하거나 원래 제시문을 상당히 변형해 출제된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2교시 수학 영역은 A형이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B형은 일부 고난도 문제 때문에 다소 까다롭게 출제됐다. 특히 B형은 최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해 최고난도 문제 2~3개와 서로 다른 단원의 개념을 연계해서 출제하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포함돼 상위권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유제숙 한영고 교사는 “수학 B형의 4점짜리 문항인 29, 30번이 매우 어려웠는데 지난해 수리 가형의 1등급 커트라인이 원점수 기준 92점이었던 것에 비춰볼 때 두 문제를 모두 맞혀야 1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어 영역에서는 A형이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B형은 어렵게 출제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나와 A·B형 사이 난이도 차이가 확연히 구분됐다. 실용적인 영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영어 A형은 듣기 평가 4번의 길 찾기, 7번 컴퓨터 관리, 10번 도서 환불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가 출제돼 수험생들이 비교적 쉽게 풀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만점자가 0.66%에 불과했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된 영어 B형은 변별력 확보를 위해 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은 일부 문제가 까다롭게 출제돼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 빈칸 추론 문제인 33~36번 문항은 진화심리학 논문에서 발췌한 지문이 제시돼 내용 이해가 힘들었을 뿐 아니라 선택지도 긴 어구나 문장으로 이뤄져 다소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문학, 사회, 과학 등 학술적인 언어나 개념 자체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지문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최상위권이 아니면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분석했다. 탐구영역은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이 골고루 배치돼 대체로 평이했다. 사회탐구에서는 남녀 평균임금 격차 자료 분석, 소비자 분쟁 해결방법 등 시사성 소재가 출제됐고 과학탐구는 놀이기구의 원리, ABO식 혈액형과 유전병처럼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했다.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학생들이 응시한 직업탐구 영역은 휴대전화 케이스의 디자인권을 취득한 벤처기업 사례가 소개되는 등 직장생활에서 부딪칠 수 있는 현실적인 소재가 출제됐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수능 난이도]”영어 B형 9월보다 어려워…수학 지난해와 비슷”

    [수능 난이도]”영어 B형 9월보다 어려워…수학 지난해와 비슷”

    7일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3교시 영어영역에서 B형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운 수준에서 출제됐다고 교사와 학원들이 평가했다. 쉬운 A형은 대체로 평이하게 나와 수능출제본부의 설명처럼 A/B형 간 난도 차이는 뚜렷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에 속한 이종한 양정고 교사는 “A형은 실용문이 많이 출제됐으며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조금 쉬웠다’며 “특히 B형에서 A형으로 전환한 학생은 좀 더 쉽게 느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BS 강사인 윤장환 세화여고 교사는 “듣기는 22개 중 마지막 세트형 2개를 뺀 20개, 학생들이 까다롭게 느끼는 빈칸추론은 3개 중 2개가 EBS와 연계됐다”며 “A/B 공통문항도 A형에서는 3점짜리 문제가 B형에서는 2점 배점되는 등 유형 간 난도 차가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B형은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 수준으로 출제돼 영어영역이 수시모집의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고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려웠다”며 “인문·사회·과학·문학 등 기초학술분야 개념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풀기 어려운 문제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영어 B형 응시비율이 68% 정도로 대부분 중상위권 학생이라 이를 변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히 보였다”고 평가했다. 윤 교사는 “빈칸추론 문제인 33∼36번은 EBS와 연계되지 않은데다 헷갈릴 수 있는 표현이 들어가 쉽게 풀지 못했을 것”이라며 “특히 34, 35번은 학생들이 힘들어했을 최고난도 문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험생들은 EBS와 거의 연계된 32번까지는 익숙한 마음으로 풀다가 33∼36번 힘들어한 다음 37번부터 다시 안정되게 풀고 항상 까다로운 마지막 장문독해 문제를 접했을 것”이라며 “시간관리를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 포인트”라고 말했다. 대교협 파견교사인 채용석 배명고 교사는 “B형 응시자는 44만여명으로 지난해 외국어영역을 본 66만여명보다 3분의 1인 22만명 가량이 줄어듦에 따라 1등급 인원도 3분의 1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채 교사는 “영어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영어가 수시 합격을 가르는데 큰 영향을 미치겠다”며 “특히 A/B형 동시 반영하는 대학은 B형 응시생이 가산점으로 A형 응시생을 역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사는 “서울 주요 대학은 영어 반영비율이 35∼40%에 달해 상위권 학생 중 영어영역을 잘 본 학생은 소신지원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B형 만점자는 1%에 근접할 것으로 보이고 1등급 커트라인은 원점수 기준 94점 전후로 지난해보다 오를 것”이라고 봤다. A형은 1등급 커트라인이 90점 전후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2교시 수학영역은 지난해 수능 수리영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현장 교사와 학원들이 평가했다. A/B형 모두 2·3점짜리 문항은 EBS 교재와의 연계도가 높아 중하위권 학생의 성적은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최상위권을 변별할 고난도 문제가 두세 개 포함돼 체감 난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전망했다. 수학 A형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에 속한 이금수 중대부고 교사는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전반적으로 교육과정에 충실하게 개념과 원리를 묻는 문제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EBS 강사인 곽정원 불곡고 교사는 “2·3점 문항은 쉽게 나와 중하위권을 많이 배려했으며 4점짜리 고난도 문항도 5개 정도로 적절히 배분했다”고 말했다. 변별력 있는 문제로는 함수의 연속성을 묻는 28번을 꼽았다. 수학 B형은 쉬웠던 9월 모의평가보다는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제숙 한영고 교사는 “만점자 비율이 0.78%였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유 교사는 “2·3점 문항은 쉽게 나와 중하위권 학생의 성적은 오르겠지만 4점 배점의 29∼30번은 매우 고난도라 지난해 1등급 커트라인이 원점수 기준 92점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 두 문항을 풀어야 1등급을 유지하기 쉬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EBS 강사인 김창현 수원동우여고 교사는 “최고난도인 30번 문제의 경우 (EBS 연계문항이나 변형돼) 학생들이 연계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본적 개념을 이해하고 폭넓게 사고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교협 파견교사인 채용석 배명고 교사는 “수학영역 전체 지원자는 1만7천여명 줄었지만 주요 수도권 대학이 수학 B형을 필수로 지정해 B형 지원자는 오히려 1만5천명 늘었다”며 “(B형을 주로 응시하는) 자연계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인원이 늘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대로 “지난해 수리 가/나를 동시에 반영했던 가천대, 숭실대 등이 이번에는 B형을 지정함에 따라 인문계 학생의 교차지원이 불가능해져 인문계 학생의 대입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올라가겠다”고 판단했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A형은 9월 모의평가나 전년도 수능 수리 나형보다 약간 어렵게, B형은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렵지만 전년도 수능 수리 가형과는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오 이사는 “A/B형 모두 만점자 비율은 0.5∼0.8% 정도 수준이고 1등급 커트라인은 A형이 89∼90점, B형은 92점 전후”라고 예상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A형은 9월 모의평가보다 쉬웠고, B형은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는 A형은 비슷하나 B형은 어려웠다고 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뉴스는 권력이 아닌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뉴스는 권력이 아닌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학회 세미나 논문 발표를 준비하면서 지난 7월부터 9월 말까지 3개월 동안 방영된 지상파방송 3사의 저녁종합뉴스를 방송사 홈페이지에서 다시 살펴봤다. 지상파방송 3사는 하루 평균 30건이 넘는 뉴스를 보도해 92일 동안 8280건 이상의 뉴스를 전했는데, 일단 기사가 너무 많다고 생각해 방영순서 다섯 번째 뉴스까지만 분석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대개 방송 뉴스의 중요성은 방영순서에 비례한다(편집전략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는 있다). 신문 1면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맨 먼저 방영된 뉴스가 가장 중요한 뉴스이다. 전체가 아닌 먼저 방영된 일부 뉴스 분석을 통해 해당 방송사가 어떤 사건을 더 중시하고 가치를 부여하는지를 추론할 수 있다고 판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는 방송뉴스 1380건을 분석하면서 다음과 같은 특징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지난 7월부터 10월 사이에 재난·재해와 정치는 방송사가 가장 빈번하게 보도한 주요 뉴스였다.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 대구열차사고, 중부내륙 집중호우는 대형사고 혹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이므로 방송사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저널리즘의 이상은 ‘책임 있는 권력만들기’라는 명제로 표현되는 만큼 정치를 주요 뉴스로 처리한 의사결정 또한 적합했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니 정치보도 실천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지난 3개월 동안 지상파방송 3사의 저녁종합뉴스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34건에서 많게는 43건 보도했는데, 방영순서 다섯 번째까지의 기사 모두가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보도한 일자의 수도 5일에서 6일에 이를 정도였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국가안보 관련 사안이므로 머리 뉴스로 처리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하겠지만, 체계적인 뉴스관리 전략이 갖는 부정적 문제점을 인식하는 뉴스전문가들은 정보기관의 일방적 발표만을 중계하는 뉴스생산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정부로 대표되는 공식적 취재원은 독점한 정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언론의 보도내용을 통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보를 어느 범위까지 공개할 것인가와 같은 공식적 취재원의 의사결정은 기사 내용 및 논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국가안보 측면에서 정의되는 정치적 사건의 경우 야당과 지식인 등 엘리트 취재원들이 국가 기관의 입장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므로 객관보도 혹은 공정보도는 거의 불가능해진다. 결과적으로 공식적 취재원에만 의존하는 뉴스 생산 관행은 정치권력 혹은 경제권력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정치적 현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정치적 사안들도 대부분 공식 취재원에 의존해 관련 뉴스를 생산했다. 지상파방송들은 인용부호를 사용해 여당과 야당 정치인의 발언을 제목으로 사용하고 관련 내용을 보도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사건들을 조명했다. 방송사들은 균형성을 구현하기 위한 편집이라고 강변하겠지만, 헤드라인에 갈등적 관계의 취재원을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공방식 보도는 사안의 진실에 다가서는 것을 방해하는 매우 잘못된 보도 관행이다. 날씨, 추석명절 연휴, 해외 소식, 생활정보와 같은 연성뉴스가 상당했다. 특히 날씨는 정치와 사회 다음으로 빈번하게 보도된 뉴스였는데, 지상파방송 3사 모두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았다. 연성뉴스를 주요 뉴스로 앞세우는 뉴스편집은 방송사의 시청률 집착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난 7월부터 9월 말까지 국정원 댓글처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논쟁의 대상이 된 정치적 이슈들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날씨, 생활정보, 여가 관련 연성뉴스를 주요 뉴스로 배치하는 것은 시민의 저널리즘 상식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 이하의 뉴스가치 판단이다. 공적 책무와 무관한 뉴스들은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언론에 대한 신뢰를 철회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 방송의 저널리즘 실천을 저해하는 요인을 찾아내고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뉴스는 권력이 아닌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달라진 위상과 소통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의 달라진 위상과 소통

    서울신문은 오늘부터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콘서트’를 매주 월요일 연재합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앙은행으로서 거시·통화·신용·외환 등 부문별 최고의 두뇌들이 포진한 한국은행의 전문가들이 매주 하나씩 주제를 잡아 독자 여러분에게 알찬 경제지식과 시사정보를 1년여 동안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첫 회는 한국은행이 서울신문 지면을 통해 독자들과 직접 만나게 된 데 의미를 담아 조홍균 경제교육팀장이 과거보다 한층 중요해진 각국 중앙은행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다뤄봤습니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 프랑스의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이미지’의 관점에서 현대 사회의 여러 현상을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실재보다는 각종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현대 사회를 지배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는 21세기 미디어 사회를 이해하는 데 토대가 되는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이론은 현실 세계의 다양한 현상에 대하여 통찰력 있는 설명을 가능케 한다. 현대전(戰)에서 세계는 미디어를 통해 전쟁의 참상이 아닌 미사일 발사 장면만을 목격하며 이에 따라 전쟁을 일으킨 죄책감도 느낄 수 없게 된다. 이는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가 실재인 것처럼 작용한 예이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소비할 때 제품 자체보다는 TV 광고에서 보았던 유명 모델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중앙은행이 수행하는 통화정책도 실재보다는 미디어 등을 통해 표출된 이미지가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미지가 실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상정도 가능할 것이다. 예컨대 외부인에게는 장시간 심사숙고한 정책 수립 및 결정 과정이 아니라 TV 화면에 비친 중앙은행 총재의 모습과 발언이 정책에 대한 평가에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생각할 때 사람들은 뉴스매체에 나타나는 벤 버냉키(Ben Bernanke)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 오늘날의 통화정책은 상당부분 그 ‘실재’(내부적 측면)보다는 ‘이미지’(대외적 측면)에 의해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중앙은행 내부의 정책 결정자와 외부의 경제주체 간에는 이른바 정보의 격차 및 경제관의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러한 이미지의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커뮤니케이션(소통)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현대의 통화정책은 시장 메커니즘 및 시장과의 피드백에 그 운영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더욱 중시된다. 과거에는 정책 수행과정을 외부에서 잘 모르도록 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1920∼44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총재를 역임한 몬태규 노먼(Montaqu Norman)의 모토는 “설명하지도 사과하지도 말라”였고 1980년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심층 분석하였던 언론인 윌리엄 그라이더(William Greider)의 책 이름이 ‘사원(Temple)의 비밀’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이 1987년 9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내 말이 분명하게 이해되었다면 그것은 나의 의도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라고 밝힌 것은 당시의 통화정책이 투명성과 다소 거리가 있었음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중앙은행이 자신을 밖에 드러내지 않은 채 정책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중앙은행과 금융시장이 선도자와 추종자의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1990년대 이후 금융 자유화와 혁신의 진전으로 금융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자 중앙은행은 일방적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위치가 아닌 시장과의 동반자 관계라는 구도에서 정책을 수행하지 않으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는 시장이 스스로 중앙은행의 의도를 따라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동반자 간의 신뢰 형성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서로에 대한 신뢰는 상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상대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을 때 굳건해질 것이므로 중앙은행은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중앙은행과 시장 간 정보 비대칭이 축소되고 상호 이해가 증진될 수 있다. 이런 바탕 위에서 수행되는 통화정책은 보다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그 유효성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위기의 수습 과정에서 범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의 역할이 매우 커짐에 따라 중앙은행의 정책과 활동에 관한 정보의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대중과 매스 미디어의 강렬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중앙은행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중요성과 필수 불가결성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거시 건전성 정책이 중앙은행의 새로운 정책 과제로 부각되면서 중앙은행에 금융안정 권한을 부여하거나 강화하는 각국의 입법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성 제고의 측면에서 보다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하는 사회적 인식이 강화되는 흐름도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중앙은행의 권한 확대가 책임성과 투명성의 제고를 통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 이처럼 중앙은행을 둘러싸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여건은 마치 진화하는 생물체와도 같이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지고 있어 이에 어떠한 방법으로 접근해 나갈 것인가는 각국의 중앙은행에 주어진 중차대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조홍균 한국은행 경제교육팀장·미 워싱턴대 법학박사 [쏙쏙 경제용어] ■중앙은행 한 나라의 통화시스템의 중심이 되며 은행제도의 정점을 구성하는 은행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한국은행,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및 연방준비은행, 영국은 영란은행 등이 각국의 특별법에 의해 설립돼 있다. 부분적으로 역할의 차이는 있지만 ‘발권은행’, ‘은행의 은행’, ‘정부의 은행’으로서 기본 공통점을 갖고 있다. ■통화정책 중앙은행이 물가안정 등을 통한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통화량이나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정책을 말한다. 통화정책은 공개시장조작, 지급준비제도, 여수신제도 등의 정책수단을 통하여 수행된다. 공개시장조작이란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서 국공채 등의 유가증권을 매입 또는 매각함으로써 시중유동성을 조절하는 가장 대표적인 통화정책수단이다. 지급준비제도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대한 법정지급준비율을 변화시킴으로써 금융기관의 신용공급능력을 조절하는 정책수단이다. 여수신제도는 중앙은행이 금융기관과의 대출 및 예금 거래를 통해 자금의 수급을 조절하는 정책수단이다.
  • [얘들아, 대학가자] Q : 수시 논술 상향 지원했는데

    Q 서울 소재 자율형사립고에 재학하는 남학생을 둔 학부모입니다. 특수목적고보다는 덜하겠지만 내신이 좋지 않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전 교과 3.2등급이고, 주요 교과만 보면 3.02등급입니다. 그래서 수시는 9월에 접수하는 논술전형 대학 위주로 6개를 모두 썼습니다. 논술 준비는 어느 정도 되어 있어 논술전형도 모두 높여서 지원했네요. 수능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남은 기간 어떻게 준비시켜야 할지 막막합니다. A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만큼이나 학부모들도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든 것이 자녀보다는 덜하겠죠. 우선 자녀의 성적을 보면 학생부는 주요교과 3.02등급이고 수능모의평가(모평) 성적은 국영수사 단순합산 백분위로 86.25%입니다. 사탐을 빼면 91.3% 정도고요. 부모님말씀처럼 내신성적에 비해 모평성적이 조금 좋은 편입니다. 우려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회자되는 것처럼 수시는 내가 정시에 갈 수 있는 대학보다 조금 높여 지원하라는 것 때문인지 수시에서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의 논술전형에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인지 학생은 논술로 앞서 설명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논술준비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수능이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자녀분이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는 수능이라는 것을 인지시키셔야 합니다. 현재 수시에 지원한 대학들의 경우 학생의 내신이나 모평 기준으로 상당히 상향지원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수능최저학력기준을 고려했을 때 우선 선발은 만족하기 어렵고 일반 선발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므로 수시 논술전형 준비에 올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현 상황에서 수능 전까지 논술은 주말을 이용해 주당 1회 정도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논술로도 합격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예 손을 놓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수능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선 수능 준비의 경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듯합니다. 현재 자녀의 모평 성적을 분석해 보면 다른 영역에 비해 사회탐구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탐구의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회문화와 동아시아사의 교과서 개념과 원리를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동아시아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연표 등과 시기별 주요사건 등은 암기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동일한 문제가 나오지는 않지만 EBS와 연계된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합니다. 수능 공부를 할 때에는 우선 영역별로 취약단원에 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합니다. 이때 새로운 교재를 통한 학습보다는 기존 교재를 통해 마무리 정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자주 틀리는 문제 위주의 학습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 학생은 문과 학생이지만 국어영역의 성적이 타 영역에 비해 좋지 않습니다. 실제 수능에서는 국어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특히 비문학이 약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EBS교재에 나온 비문학 제재 위주로 글을 읽고 분석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수학의 경우 기본적인 계산문제는 실수가 없도록 하고 고난이도 문제 위주의 학습이 돼야 합니다. 모평을 보니 몰라서 틀리는 문제보다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영어는 다른 친구들과 유사하게 빈칸추론을 어려워하니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의외로 듣기점수도 좋지 않기 때문에 수능 당일까지 자투리시간을 활용하여 꾸준히 듣기문제도 준비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수시에서 지원한 대학에 정시에도 지원하기 위해서는 단순백분위로 94% 정도가 돼야 희망하는 모집단위에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보았듯 현재 국어·수학·영어·탐구 성적을 보면 86%, 국어·수학·영어는 91%이기 때문에 매우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수시에서 지원한 대학의 최저기준을 만족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수능 성적을 올려야겠죠. 논술은 수능 이후 짧은 시간에집중적으로 준비한다고 해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수능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준비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연구소 수석연구원
  • [김문이 만난사람]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는 국어학자 이상규 경북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는 국어학자 이상규 경북대 교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서울 세종로 한복판에서 묵묵히 앉아 백성을 살피고 있는 세종대왕을 잠시 알현한다. “전하,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로 돌아왔다고 하옵니다.” 아무 말이 없다. 다시 아뢴다. “공휴일로 재지정된 것이 23년 만의 일이라고 하옵니다. 기쁘지 아니하십니까.” “….” 이번에는 주변에 있던 남녀노소 여러 사람이 세종대왕 앞으로 모였다. 다같이 노래를 부른다.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새 세상 밝혀 주는 해가 돋았네/ 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기르자~” 세종대왕은 그제서야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이 한글날 567돌이다. ‘돌아온 공휴일’이어서 한글에 대한 사랑과 세종대왕의 업적을 다시 한번 뜻깊게 되새기게 한다. 한글날의 유래를 잠시 되짚어 본다. 일제강점기 식민 통치 아래서 조선어학회는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국권을 회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1926년 음력 9월 29일(양력 11월 4일) 한글 창제 480돌을 맞아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가졌다. 바로 한글날의 시작이었다. 그러다가 1940년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된 이후 정인지 서문에 ‘구월 상한(上澣)’이라는 기록을 근거로 양력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한글날은 조선어학회의 한글운동, 즉 민족 정체성을 한데 뭉쳐 주권을 회복하자는 실천적 저항운동에서 출발했던 것이다. 이상규(60) 경북대 교수는 열정적으로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는 국어학자로 알려져 있다. 남북 언어학자들이 참여하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국어 연구와 어문정책을 총괄하는 국립국어원장 시절에는 ‘세종학당’ 설립을 통해 한글 세계화의 기반을 다졌다. 특히 그는 ‘한글 고문서 연구’ ‘언어지도의 미래’ ‘한국어방언학’ ‘둥지 밖의 언어’ ‘방언의 미학’, 그리고 최근에는 한글날을 앞두고 조선어학회 33인의 열전을 담은 ‘민족의 말은 정신, 글은 생명’이라는 책을 펴내는 등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한글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전파하고 있다. 한글날 직전 서울 세종로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만났다. 잠시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세종로에서 열리는 이번 한글날 행사 때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논문집 ‘훈민정음, 영인 이본의 권점 분석’ 2500권을 나눠 주면서 훈민정음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다시 알릴 예정이라고 이 교수는 말했다. 최근에 펴낸 책 ‘민족의 말은 정신, 글은 생명’을 꺼낸다. 그는 “우리의 말과 글이 일제의 굴레에서 말살의 위기를 겪는 동안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일이라는 신념으로 희망의 땅을 일군 조선어학회 33인의 이야기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가 추진하는 마루지 사업의 일환으로 광화문거리에 조선어학회 33인 기념탑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문화재청에서는 ‘광화문’ 한글 현판을 떼어내고 ‘光化門’이라는 한자 현판을 달았고 그 앞에 세종대왕 좌상이 있지 않느냐”면서 “대한민국은 한글 공동체임을 다시금 깨달아야 한다. 한글날이야말로 5대 국경일 가운데 한글공동체의 진정한 축제적 의미와 가치를 지닌 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세종대왕은 한자와 한자를 빌려 쓴 이두와 구결의 불편함으로 인한 지배계층과 백성들 사이 소통의 단절, 그리고 이로 인해 생겨나는 지식과 정보의 차등을 뛰어넘기 위해 한글을 만들었지요. 다시 말해 일반 백성을 교화하고 지식 수준을 끌어올리려는 탁월한 애민정신에서 탄생한 결과물입니다.” 문자 자체에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한글은 인류가 만든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창제자와 창제 연대가 밝혀진 문자라는 점, 그리고 문자의 구성과 조직 면에서도 매우 과학적이기 때문에 전 세계 언어학자들이 한글 표음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글의 창제 원리를 담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한국어가 유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서 국제특허협력조약(PCT) ‘국제공용어’로 채택돼 세계 속의 한글, 한국어로 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한국어 사용자는 8000만명이 넘을 정도로 세계 8~10위의 주요 언어권에 속하며, 근래 ‘세종학당’의 세계 진출로 그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세종학당’은 현재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51개국 113곳에 세워져 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한글과 한국어가 계속해서 꽃을 피워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문자는 사용 공동체가 강한 결속력을 갖게 하고 상상의 공동체를 구성하도록 하는 인자입니다. 로마자는 이라크 지역에서 만들어져 로마에서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으로 물 흐르듯 퍼져 나갔습니다. 이렇듯 우리 한글도 자연스럽게 상대 국가의 문화를 존중하는 문화상호주의를 기반으로 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문자가 없는 종족과 그런 국가의 표음문자로 전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외국의 언어학자들도 충분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 부처 간의 효율적인 지원과 운영이 절실하고 반듯한 표준학습 교재, 교원, 교육시설 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비정부기구(NGO) 등에서도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한글을 전 세계에 나눠 주는 ‘한글나눔운동’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이 한국어 배우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 국어 어휘 기반의 70%가 한자어에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정부의 외래어와 전문용어 관리가 느슨한 틈을 타 우리말의 생태 기반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 이르고 있지요. 사전에도 없는 외국어 한글 표기가 마치 표준어인 양 언론을 통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학문 연구의 성과로 과학, 인터넷에 등장하는 낯선 용어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 외국인의 한국어 배우기는 훨씬 쉬워집니다.” 맞춤법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언어 기계화를 통해 역기능을 줄이는 것, 즉 사전을 활용하고 또 워드에 어문 교정기를 장착해 불편을 최소화하면 된다. 띄어쓰기 문제는 이미 자동교정 기술의 정확도가 거의 90%를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화제를 바꿨다. 아직도 ‘한글파’니 ‘한자파’니 하는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지 않느냐고 했다. “민감하고 난해한 문제이긴 하지만 국민 소통의 원칙을 지식인이나 국가 지도자의 눈높이에 맞추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한자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언어를 학습해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 있듯이 전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국민도 있거든요. 말과 글은 하나입니다. 한글이 중심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그러나 수천년 누적돼 온 우리 문화유산이 대부분 한문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정밀하게 연구하려는 사람에게 한문의 학습은 너무나 당연하겠지요. 이런 특수 상황을 고려해 정부에서는 한글로 읽을 수 있도록 번역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문화의 창의적 발전을 위해 한글과 한자를 이념적 대립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한글 중심의 소통구조 속에서 필요하다면 대량 번역 작업을 통해 조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이 한글의 가치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단다. 한글의 미래에 대해서는 “앞으로 컴퓨터 언어가 인지와 추론까지 가능한 기술로 발전한다면 미래 로봇산업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부가가치가 대단히 높은 분야라고 할 수 있다”면서 걸어다니면서 한글 텍스트 입력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 언어의 자동 번역이 가능한 단계가 눈앞에 와 있다고 전망한다. 따라서 한글을 단순한 의사소통 차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 융성과 미래 지식 정보화 기술력의 한 축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글은 풍화하지 않는 주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은 순간처럼 흩어지지만 글자는 지식과 정보를 고정하는 창고의 기능을 하는 순기능과 더불어 개인과 세상을 어두운 감옥으로 유폐시킬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한글공동체 구성원입니다. 우리 모두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하며, 언어 질서를 우리 스스로 순화시키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여야겠습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이상규 교수는 국립국어원장 시절 ‘세종학당’ 설립 주도 1953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경북대학교 및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경북 방언의 통시 음운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방언조사 연구원과 울산대학교 조교수를 거쳐 도쿄대학교 대학원 객원연구교수, 중국해양대학교 고문교수 등을 거쳤으며 국립국어원장, 남북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 및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경북대 국문학과 교수 외에 한국문학언어학회장, 국어정책학회장, 한글학회 이사, 방언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방언학’ ‘경북방언사전’ ‘둥지 밖의 언어’ ‘방언미학’ ‘언어지도의 미래’ ‘한글고문서연구’ ‘민족의 말은 정신, 글은 생명’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집으로는 ‘훈민정음, 영인 이본의 권점 분석’ ‘디지털시대의 한글미래’ ‘우리말 연구’ 등이 있다. 일석학술장려상(1986년), 외솔학술상(2011년), 봉운학술상(2012) 등을 수상했다.
  • 현실의 공감 능력을 키우는 문학의 힘

    [시적 정의] 마사 누스바움 지음/박용준 옮김/궁리/284쪽/1만 5000원 저자인 마사 누스바움은 세계적으로 저명한 정치·법철학자다. 고전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와 브라운대 석좌 교수를 거쳐 현재는 시카고대 철학과 등에서 법학과 윤리학을 가르치고 있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가 선정하는 ‘세계 100대 지성’에 두 차례 꼽히기도 했다. 그의 사상적 지형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과의 공동 작업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1986년부터 7년간 유엔 산하 세계개발경제연구소에서 삶의 질 평가 방법을 연구한 두 사람은 국민총생산(GNP)이나 소득 수준 같은 숫자로 행복을 환원시키는 경제적 공리주의를 비판한다. 경제적 공리주의는 “삶의 복잡성을 ‘도표 형식’으로” 나타내려는 수단에 불과하며 사회의 불평등과 “건강, 교육, 정치적 권리, 민족·인종·젠더의 관계성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는 바가 없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어려운 시절’에 등장하는 그래드그라인드는 공리주의적 인물의 표본이다. 그는 사실과 계산만을 중시하며 “인간 존재의 삶을 정해진 해답이 있는 수학 문제로 쉽게 간주”하고, 감정과 상상력을 쓸모없는 것이라고 여긴다. 누스바움은 그래드그라인드를 통해 공리주의를 풍자하는 디킨스의 소설이 독자가 현실을 성찰할 수 있게 만드는 통로라고 본다. “삶이란 총합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한 폭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는 점을 문학이 보여 준다는 것이다. 누스바움은 더 나아가 “서사문학에 대한 사유가 공적 추론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한다. 소설을 통해 독자는 개인적 경험을 공동체 안에서 논의하게 되며 “특정 형태의 재판관이 되어 무엇이 옳고 적합한지” 판단하게 된다. 미국에서는 1995년 출간된 이 책에서 누스바움은 소설이 의미 없는 허구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문학의 쓸모 있음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만약 그래도 문학을 뜬구름 잡는 공상이라고 여기는 독자가 있다면? 대답은 이렇다. “이러한 결함에 대한 해결책은 공상의 부인(否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지속적이고 인간적인 함양에 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 지지율과 언론/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대통령 지지율과 언론/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장외투쟁을 고집하면서 민생을 외면한다면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는 대통령의 경고를 텔레비전을 통해 직접 듣는 순간, 국정 파트너인 야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참 궁금했다. 60%를 넘는 국정수행 지지도와 성공적 대외 관계가 그러한 발언을 가능하게 했다고 언론은 추론했는데, 높은 지지율과 호의적인 여론을 동일한 현상으로 간주하는 언론의 해석적 프레임이 영 마뜩잖았다. 언론이 말하는 여론은 ‘다수 의견의 합’을 의미하는데, 민주주의 이론에서 가장 모호한 개념의 하나인 여론을 그렇게 간단히 정의할 수는 없다. 문화이론가 부르디외는 여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론조사는 정책 이슈에 대한 숙고를 통해 정리된 의견을 갖춘 시민들을 조사 대상으로 삼아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G사의 9월 13일자 ‘데일리 오피니언’ 보고서를 살펴보면, 응답자들이 제시한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 이유에서 정책이나 이슈 관련 이유는 외교국제 관계, 대북 정책, 전두환 재산 압류, 복지정책 확대 정도였고, 나머지는 이미지 관련 이유(소신이 있다, 추진력이 있다 등)였다. 외교국제 관계의 경우, 미국·중국·러시아 등 관련 국가도 많고 국가별 관심 분야도 상이할 터인데 이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찾을 수 없어 응답자들이 국가 간 관계와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정리된 의견을 토대로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평가했는지 도대체 알 길이 없다. 응답 척도의 문제점도 있다. G사는 네 개의 문항을 제시한다. ‘모른다’는 응답 거절이고, ‘어느 쪽도 아니다’는 평가를 거부하는 답변이므로 조사 대상자는 ‘잘하고 있다’와 ‘잘못하고 있다’ 가운데 어느 한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R사의 경우 ‘보통이다 혹은 그저 그렇다’를 제외한 4점 척도(매우 잘하고 있다, 다소 잘하고 있다, 다소 잘못하고 있다, 매우 잘못하고 있다)를 사용한다. G사와 마찬가지로 어느 한쪽의 선택을 강요하는 셈인데, 실제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평가하도록 유인할 가능성이 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고 특정 정책이나 이슈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지니지 않은 유권자들의 경우 한국의 정서상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대통령 지지율은 언론에 의해 견인된 측면이 크다. 앞서 언급한 G사의 조사에 따르면, 외교·국제관계와 대북 문제는 대통령의 지지율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견인한 가장 강력한 이슈였다. 긍정적 평가자의 35%가 외교·국제 관계(18%)와 대북 정책(17%)을 이유로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평가했는데, 이 둘은 일반시민이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정치적 이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보통사람들은 외교 회담에서 논의된 구체적인 내용이나 남북한 협상 진행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대개 뉴스를 통해 정보를 얻게 되므로 응답자들의 인식은 방송과 신문의 보도 빈도와 묘사 방식에 의해 영향받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한국 언론의 뉴스가치 판단이 부적절하다는 데 있다. 언론은 외교·국제 관계와 관련된 국가별 주요 이슈보다 대통령의 패션에 더 높은 뉴스가치를 부여한다. 응답자들의 머릿속에 그려진 외교·국제 관계 그림은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일 수 있고, 응답자들은 구체성이 결여되고 본질에서 벗어난 정보를 토대로 외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이다. 언론사의 자사 이기주의(79.5%), 정치적 편향성(75.4%), 권력층 입장 대변하기(74.0%)는 신문기사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다(전국의 만 18세 이상 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이러한 언론이 견인하는 대통령 지지율은 모래성과 같다. 정치인들은 방송과 신문의 힘을 과신한다. 그런데 언론과 권력의 공생 관계는 늘 한결같지 않다. 과거의 사례가 이를 잘 말해준다. 변덕스러운 대통령 지지율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정치가 아닌, 국민의 진짜 여론을 귀담아듣고 이를 국정에 반영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언론이 아닌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
  • 결정적 증거는 유전자 검사뿐… 법정서 진위 가려질 듯

    결정적 증거는 유전자 검사뿐… 법정서 진위 가려질 듯

    채동욱(54)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 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인 소송전이 시작됐다. 채 총장이 법무부 감찰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혼외 아들 의혹에 대한 진위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채 총장이 낸 소송은 언론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합의부에서 맡게 된다. 이후 소장을 전달받은 조선일보가 답변서를 보내면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시작된다. 조선일보는 이날 “당사자들의 유전자 감정을 위한 증거보전 신청을 포함해 관련 법 절차에 따라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정정 보도 청구 소송의 경우 접수된 지 3개월 이내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심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법정 공방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채 총장과 조선일보는 각자의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들을 재판부에 제시해야 하지만 진위를 가리기 위한 결정적인 증거는 사실상 유전자 검사밖에 없다. 혼외 아들로 지목된 채모(11)군이 채 총장과 혈연관계에 있는지 정확하게 확인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부도 조선일보 보도에 의해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54)씨와 채군에게 유전자 검사에 응하라고 강제할 근거는 없다. 이 때문에 채 총장은 임씨 모자를 설득해 유전자 검사에 대한 동의를 받은 후 재판부에 별도로 감정 신청을 낼 방침이다. 재판부가 감정 신청을 받아들이면 검사를 할 병원을 지정하게 된다. 채 총장이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등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취할지도 주목된다.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재판부는 보도의 사실 여부와 함께 실제로 채 총장의 명예가 훼손됐는지, 위법성이 사라지는 사유는 없는지 등을 심리한다. 채 총장은 “10여년간 임씨와 혼외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들을 얻은 사실을 숨겨 왔다는 조선일보의 보도는 명백한 오보”라는 입장이라 향후 양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채 총장은 소장에서 “조선일보는 보도 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확실한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본인이나 임씨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소수의 전언(傳言)만을 근거로 ‘추론의 함정’에 빠져 단정적으로 보도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며 보도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임씨와의 혼외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임씨가 운영했던 레스토랑의 손님 중 한 명이었을 뿐 어떠한 부적절한 관계도 가진 바 없다”면서 “만일 혼외 관계였다면 후배 검사들이나 수사관과 함께 그의 레스토랑을 방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채군의 학교 기록에 아버지 이름이 채동욱으로 기재돼 있는 점에 대해서는 “학교의 어떤 기록에 어떤 내용이 기재돼 있는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조선일보는 학교 관계자 등의 전언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혼외 아들이었다면 2009년 고검장 승진으로 인사상 민감한 시기에 학교 기록에 굳이 자신의 이름을 기재하도록 하지 않았을 것이고, 법조인들의 자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해당 초등학교에 입학시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채 총장은 과거 고(故) 장자연씨 문건 등 확인되지 않은 사안과 공직자 사생활 문제에 대한 보도 태도를 비판하는 취지의 조선일보 칼럼을 언급하면서 “조선일보가 스스로 밝혔던 원칙에 비춰 볼 때 과연 이를 제대로 준수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있다”고 보도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어 “지난 6일자 첫 보도에서는 ‘밝혀졌다’라는 단정적인 표현을 썼지만 11일부터 ‘의혹’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였다”면서 “7일자에서는 유전자 검사에 응하라고 하더니 검사 의사를 밝히자 시간 끌기용이라고 호도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축인 청와대 불법 사찰 등 배후설에 대한 의혹도 검찰이 나서 조속히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등 시민단체들은 채 총장 사퇴를 둘러싼 청와대 민정수석의 외압 의혹과 조선일보 보도의 명예훼손 여부, 혼외자로 지목된 학생의 개인 정보 불법 유출 등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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