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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목성 아기 시절 ‘지구 10배’ 행성과 충돌했다

    [아하! 우주] 목성 아기 시절 ‘지구 10배’ 행성과 충돌했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이 형성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구 질량의 10배에 달하는 거대 원시 행성과 정면으로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천문학자들이 주장하고 나섰다. 1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스위스, 일본 그리고 중국의 연구진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이론을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14일자에 발표했다. 이는 먼지와 가스로 된 원시 행성계 원반에 의해 태양계가 형성되고 나서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약 45억 년 전 목성에 엄청난 충돌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에 참여한 미국 천문학자인 안드레아 이셀라 라이스대 물리·천문학부 조교수는 “태양계 초기 동안 이런 큰 충돌은 다소 흔했으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면 지구에도 이런 충돌이 있어 달이 형성됐다고 생각된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목성에 있었다고 추정하는 충돌은 진짜 괴물일 만큼 강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시나리오에 따라 아직 형성 중이던 그 원시행성은 목성과 충돌하면서 완전히 흡수됐다.목성은 짙은 빨간색과 갈색, 노란색 그리고 흰색의 다채로운 가스 구름으로 뒤덮인 거대한 가스 행성으로, 그 지름은 지구의 약 11배인 약 14만3000㎞에 달한다. 주노 데이터에 기반을 둔 목성 내부 구성에 관한 컴퓨터 모델은 이 거대 행성이 자체 질량의 약 5~15%에 달하는 거대하고 희석된 핵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수소와 헬륨 같은 가벼운 원소와 섞인 암석과 얼음 물질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중국의 천문학자 리우 상페이 중산대 천문학과 부교수는 “주노는 목성의 중력장을 놀랄 만큼 정확하게 측정한다”면서 “과학자들은 목성의 구성과 그 내부 구조를 추론하기 위해 주노의 정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주노의 관측 데이터를 설명하는 컴퓨터 모델은 목성의 내부 구조는 약 45억 년 전에 지구 질량의 약 10배에 달하는 원시행성과 정면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목성의 밀도 높은 핵이 부서져 가볍고 무거운 원소가 뒤섞였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리우 부교수는 이 원시행성은 목성의 원시 핵과 유사한 구성을 지니고 있으며 태양계에서 가장 먼 거대한 얼음 행성인 천왕성이나 해왕성보다 그 크기가 조금 작았을 것이므로, 목성에 의해 흡수되지 않았다면 완전한 가스 행성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목성은 이미 완전히 형성돼 었었을 것인데 아마 목성의 강한 중력 당김이 충돌을 재촉했을 것이다. 목성의 질량은 지구의 약 320배에 달한다. 끝으로 리우 부교수는 수만 건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목성 핵에 관한 최고의 설명을 이번에 제시하면서 목성이 형성 초기에 그 원시행성과 충돌했을 가능성은 최소 40%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조선생존기’ 송원석X박세완, 궁궐 밖 주점 데이트 ‘뜨거운♥ 폭발’

    ‘조선생존기’ 송원석X박세완, 궁궐 밖 주점 데이트 ‘뜨거운♥ 폭발’

    TV CHOSUN 특별기획드라마 ‘조선생존기’ 송원석과 박세완이 서로를 향한 뜨거운 사랑을 폭발시키며 안방극장을 ‘절대 멜로’로 물들였다. 지난 3일 방송한 TV CHOSUN ‘조선생존기’(연출 장용우, 극본 박민우, 제작 화이브라더스코리아, 롯데컬처웍스, 하이그라운드) 13회에서는 세자빈 대역 한슬기(박세완)가 임꺽정(송원석)과의 비밀 약속에 따라 궁궐을 탈출, 양반 복식으로 변장해 한양에서의 ‘일탈’을 즐기는 과정이 펼쳐져 시선을 집중시켰다. 세자빈의 처소 근처에서 임꺽정이 내는 ‘뻐꾸기 소리’로 서로에 대한 사랑의 사인을 맞춘 두 사람은 궐 안의 망루에서 비밀 접선, 몰래 데이트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임꺽정은 한슬기에게 ‘진짜 한양’인 운종가를 누비고 떡볶이를 먹자고 제안했고, 한슬기는 자신의 친구이자 나인인 초선(유주은)과 옷을 바꿔 입은 채 외출증을 받아 궁궐을 나섰다. 궐 밖에서 재회한 임꺽정과 한슬기는 변복점에서 양반 복식으로 갈아입은 채 인근 폭포로 향했고, 그 곳에는 명월당 기생 식구들과 임꺽정의 친구들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마솥에 불을 지펴 만든 라볶이로 ‘특식’을 즐긴 이들은 계곡에서의 물놀이와 노래 대결 등으로 친밀도를 다졌다. 같은 시간 세자빈으로 변장한 초선은 세자와 정난정(윤지민) 등 문안을 오는 궁궐 안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한슬기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행들과 헤어진 임꺽정과 한슬기는 둘만의 시간을 조금 더 보내기 위해 ‘내외주점’에 들어가 서로 음식을 먹여주며 다정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한슬기는 임꺽정에게 “’아이 라이크 유’보다 ‘아이 러브 유’보다 더 큰 사랑은 ‘아이 엠 유’래요”라고 말했고, 임꺽정은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마음인지는 알겠소”라고 답하며 500년의 시대를 초월한 ‘참사랑’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만취한 한슬기가 임꺽정과 짙은 포옹을 나누는 엔딩으로 극이 마무리되며, 궁궐 안의 심상찮은 상황과 대비되는 전개로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에서 ‘타임슬립 조종자’ 이지함의 집에서 비밀 쪽지를 발견한 한정록(서지석)과 이혜진(경수진)은 “정묘년 4월의 그림과 계축년 11월의 가마솥”이라는 암호 내용에 ‘멘붕’에 빠졌다. 머리를 맞댄 끝에 ‘정묘년 4월의 그림’이 ‘몽유도원도’라는 추론에 이른 한정록은 몽유도원도의 위치를 추적하고자 했지만, 계유정난으로 인해 그림 속 모든 인물이 죽음을 맞이한 ‘금기의 그림’이라는 내시 상훤의 설명이 더해지며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했다. 나아가 이지함을 쫓던 또 다른 인물인 정가익(이재윤)과도 크게 부딪히며, 치열한 ‘현대 리턴’ 경쟁의 서막을 알렸다. 풋풋한 사랑을 이어오던 ‘세자빈 대역’ 한슬기와 ‘백정 출신 의관’ 임꺽정의 흥미진진한 진짜 한양 나들이를 그리며 심장을 간질인 한 회였다. 나아가 ‘여름 놀이’를 즐기는 궁궐 바깥 세상과 달리, 궁 안에서는 명종(장정연)과 윤원형(한재석)의 숨 막히는 기 싸움이 펼쳐져 대조를 이뤘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드디어 찾아온 ‘슬꺽 커플’의 날! 오늘은 여기서 눕습니다” “두 남녀의 평범한 데이트가 어찌나 예뻐 보이던지” “술 취한 세자빈, 언제 궁궐 안으로 들어갈지 심장 쫄깃!” 등 ‘슬꺽 커플’에 대한 뜨거운 지지를 드러냈다. ‘조선생존기’ 14회는 오는 10일 토요일 밤 10시 50분 TV CHOSUN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지정생존자’ 지진희, 연기력+노력+진심으로 완성한 ‘인생작’

    ‘지정생존자’ 지진희, 연기력+노력+진심으로 완성한 ‘인생작’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의 물오른 연기력이 주목받는 가운데, 노력으로 완성한 ‘지진희 시그니처’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지난해 JTBC ‘미스티’로 어른 멜로의 열풍을 이끈 지진희는 이번 tvN ‘60일, 지정생존자’의 주인공으로 전면에 나서 전작을 잊게 하는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처음부터 지진희를 위한 역할이었던 것처럼 지진희는 ‘대통령 권한대행’에 완벽히 부합되는 이미지는 물론,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보여주며 호평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 가운데, 연기력과 비례하는 지진희의 열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진희가 맡은 ‘박무진’은 교수, 환경부장관에서 하루아침에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게 된 인물로 드라마틱한 서사를 갖고 있다. 지진희는 이러한 캐릭터의 입체성을 매끄럽게 표현하기 위해 소품, 스타일, 말투, 자세 등 시청각적인 부분에서도 세심하게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그니처 1. 안경 + 구두 + 헤어스타일 먼저 안경과 구두는 박무진(지진희)의 심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것들이다. 드라마 초반 구두를 불편해하는 지진희의 발 장면이 자주 포착됐는데, 이는 정치와는 거리가 먼 박무진의 성격과 불안한 입지를 드러낸다. 이후 지진희는 굳은살이 배기고 익숙해진 듯 더는 발을 들썩거리지 않았다. 발이 구두 속에 굳건히 자리 잡은 것처럼 박무진이 정치 세계에 적응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지진희는 지도자의 고뇌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안경을 이용했다.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들을 반복하는 박무진. 참을 수 없는 혼란이나 분노의 감정, 심각한 갈등을 겪을 때마다 안경을 벗는 지진희의 행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 답답한 심경을 여실히 느끼게 했다. 6회를 기점으로 지진희의 스타일 변화 역시 돋보였다. 극 중 박훈(장준하 역)의 죽음으로 자리의 무게를 뼈아프게 깨달은 박무진이 각성한 날이었다. 지진희는 깔끔하게 올려 넘긴 헤어스타일로 박무진의 진화를 고스란히 나타냈다.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행보를 그려나갈 그의 강한 의지가 느껴져 다음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지진희의 달라진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멋있다”, “박력 넘친다”는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시그니처 2. 목소리 + 화법 무엇보다 지진희는 묵직한 목소리 톤과 정확한 발음, 발성 그리고 리더의 품격이 느껴지는 ‘박무진 표 화법’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중후한 멋이 느껴지는 지진희만의 독보적인 화법은 드라마의 몰입도를 상승시키고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는 힘. 감동을 주는 명대사들을 쏟아낸 비결도 여기에 있다. 지진희는 데이터를 중요시하는 과학자 출신답게 “사실입니까”, “합리적인 추론은 뭡니까”를 비롯해 “~할 겁니다”, “~하네요” 등의 의문형, 동의형 및 공감형 화법을 많이 구사하는데,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서도 정중하게, 천천히 또박또박 논리적으로 입장을 말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특히 의견이 평행선처럼 맞설 때, 한발 물러서 기다리다가 명확한 원칙을 근거로 설명하는 현명함이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지진희는 온화함과 단호함을 오가는 억양으로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하며 각 상황을 자연스럽게 묘사했다. ◆시그니처 3. 눈빛 외 아울러 눈빛, 시선처리, 표정, 손짓 등의 비언어적인 부분까지 탁월하게 활용하며 시청자들과 섬세하게 교감하고 있는 지진희. 특히 청와대 혹은 집, 등장하는 공간이 한정적임에도 불구하고 매회 다채롭게 느껴지는 지진희의 눈빛 연기가 압권이다. 혼란, 슬픔, 고뇌, 결의 등의 감정을 빈틈없이 담아낸 지진희의 얼굴과 눈빛은 그 자체만으로 개연성을 부여하며 보는 이들의 감정이입을 저절로 끌어냈다. 회의 장면에서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말하기 태도 역시 장면을 구현해내는 지진희의 디테일한 연기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처럼 하나하나 노력이 집약된 연기로 지진희는 화면 밖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작품을 향한 진심과 열정 어린 연기로 ‘60일, 지정생존자’라는 인생작을 완성 중인 지진희가 남은 6회 동안 보여줄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tvN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설문조사원·방과후 매니저·독서 강사…CF서 잘나가는 어르신모델도 키워요

    설문조사원·방과후 매니저·독서 강사…CF서 잘나가는 어르신모델도 키워요

    강남시니어클럽에선 인력파견형 3개, 제조판매형 3개, 서비스제공형 13개, 공동작업형 2개, 고유사업 3개 등 5개 분야 24개 일자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인력파견형 등 5개 분야 24개 사업 진행 인력파견형은 수요처 요구에 맞는 업무 능력을 갖췄거나 일정 교육을 마친 어르신들을 해당 수요처에 파견하는 것으로, 각종 채용이나 자격시험 감독을 하는 ‘시험감독관’, 여론조사기관에서 모니터링 등을 하는 ‘설문조사원’, 헤드헌팅·시설관리·예술·정보기술(IT) 등 전문 분야에서 일하는 ‘실버인력파견’이 있다. 제조판매형은 아이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공공여론조사를 하는 것으로, 맞벌이 가정 아동이 방과 후 자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도·관리하는 ‘애프터스쿨매니저센터’, 설문조사작업장을 꾸려 지역 복지·공공기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욕구·만족도 조사를 하는 ‘골든리서치클럽’, 블록·퍼즐 등 다양한 창의수업을 통해 아동들의 집중력·창의력·공간지각력·추론적 사고를 길러 주는 ‘꿈나무교실’이 있다.서비스제공형은 교육강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보육시설에서 놀이·안전 지도를 하거나 동화를 구연하는 ‘사랑느낌’을 비롯해 숲생태지도자클럽·종이접기·독서지도·풍선아트 등이 있다. 서비스제공형엔 택배로 대변되는 전문 직종 사업단도 있다. 어르신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소화물을 배송하는 ‘해피콜지하철택배’, 강남권 내 택배 물량을 빠르게 배송하는 ‘적토마지하철택배’, 대한통운 등 민간 택배업체와 협약을 맺고 지역 아파트단지 내에 물품을 안전하게 배송하는 ‘스마일아파트택배’가 있다. 공동작업형은 어르신들이 공동으로 어르신 적합 일자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아동 대상으로 케이크·쿠키 등 요리체험교실을 진행하는 ‘쿠킹클래스’, 디퓨저·석고방향제 등 고품격 향기 제품을 제작·판매하는 ‘향기로운 그대’가 있다. 고유사업은 정부 지원금 없이 기관 내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어르신 모델을 육성해 광고 등에 출연하게 하는 ‘시니어모델 두드림’, 여성 어르신들을 보육 전문가로 양성해 맞벌이나 다자녀 가정에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니어 아이케어’,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오감을 발달시키는 교육을 하는 ‘교육강사파견’ 등이 있다. ●“초등생 대상 교육 수요 많고 만족도 커요” 구 관계자는 “모든 사업에서 어르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다”며 “특히 강남구가 교육 도시인 만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수요가 높고 만족도도 크다”고 밝혔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산만하던 아이가 꿈나무교실에 다니면서 집중력도 좋아지고 차분해졌다”며 “어르신들이 아이에게 맞는 창의수업을 해 주고, 친절하고 세심하게 돌봐 주는 등 사설 학원이나 키즈카페보다 훨씬 좋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주)프레도, ‘삐뽀 스마트 저금통’ 어린이 경제교육 서비스 무료 제공

    (주)프레도, ‘삐뽀 스마트 저금통’ 어린이 경제교육 서비스 무료 제공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선도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프레도(대표 김관석)가 ‘삐뽀 스마트 저금통’을 개발, 어린이들을 위한 경제교육 서비스를 평생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IoT 기술이 접목돼 탄생한 ‘삐뽀 스마트 저금통’은 다양한 기능으로 아이들이 지속적인 저축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저축과 경제 습관을 자연스럽게 길러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저축 자체는 아날로그 저금통과 같이 쉬운 방식이지만, 저금의 순간부터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누릴 수 있다.전용 어플을 설치하고 블루투스로 기기를 등록하면 가상계좌로의 실시간 입금 확인은 물론, 저금 날짜와 시간, 금액, 총잔액까지 통합 관리가 가능하다. 아이들은 부모가 설정해준 청소, 방 정리 등의 집안일로 용돈을 받을 수 있는 ‘홈아르바이트 메뉴’로 돈의 가치를 배우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하게 된다. 아이들은 스스로 매달 목표 저금액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면 동화, 한자 명언, 영단어 등 유익한 교육 콘텐츠를 보상으로 제공받는다. 또한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을 활용한 앱 내 미니게임 ‘마이펫(my pet)’에서는 저축액의 10%가 포인트로 지급, 게임 속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방 인테리어를 꾸미는 등 소비와 투자의 개념을 게임으로 익힐 수 있어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이밖에 매월 어린이 경제시험이 무료로 제공돼 경제개념, 경제상식, 상황추론 등 경제교육 서비스를 평생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결과 분석에 따라 수료증 및 인증서를 획득 가능해 성취감도 느낄 수 있다. ‘삐뽀 스마트 저금통’은 오프라인과 디지털 금융을 쉬운 UI와 UX로 연결해 기존 금융사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어린이와 50대 이상의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플랫폼 분야 전문가인 김관석 프레도 대표는 “삐뽀 스마트 저금통이 차별화된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이를 통해 아이들이 필수로 갖춰야 할 지식인 어린이 경제교육을 제공하고 기부 캠페인 등을 통해 따뜻한 인성을 길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사회적으로는 기부를 통한 따뜻하고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짜가 숨진 독립군 행적 도용 유공 혜택… 보훈처 색출 소극적

    가짜가 숨진 독립군 행적 도용 유공 혜택… 보훈처 색출 소극적

    지난해 10월 국가보훈처 국정 감사에서 고용진(55)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3등급)을 받은 김태원을 거론하며 보훈처의 부실 서훈 은폐 의혹을 따졌다. ‘김태원 서훈’ 논란은 그의 후손들이 이름만 같은 다른 독립운동가의 행적을 도용한 것으로 의심받는 대표적 사례다.17일 보훈처 기록 등에 따르면 대전 출신 김태원(1901~1951)은 열일곱 살이던 1918년 중국으로 건너가 황푸군관학교를 졸업했다. 1919년 3·1운동 뒤 상하이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세워지자 그 산하에서 활동했다. 1922년 평안북도 삭주로 침투해 일본경찰 4명을 사살했다. 특수전 부대라고 할 수 있는 ‘벽창 의용단’을 조직한 뒤 평북 의주와 평남 대동 등지에서도 일본인을 살해했다. 1926년 신의주에서 체포돼 같은 해 5월 신의주지방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평양 감옥에 수감돼 죽음을 기다리다가 천우신조로 탈옥했다. 이후 상하이에서 임정 요원으로 활약하다가 1945년 해방을 맞아 귀국했다. 2015년 대전 지역 시민단체와 언론 등에서 “그가 평안북도 출신 김태원(1903~1926)의 공적을 가로챘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대전 김태원은 생년월일과 가족 관계 등이 보훈처 자료 내용과 판이했다. 당시 신문기사를 보면 평북 김태원은 1926년 검거 당시 사형을 당한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대전 김태원은 평북 김태원의 행적을 차용한 뒤 “사형 집행을 앞두고 기적적으로 탈출했다”며 결말만 바꿨다. 1963년 대전 김태원의 후손들이 평북 김태원의 활동을 가져와 연금 등 보훈 혜택을 받았다. 재검증에 나선 국가보훈처는 유족 등록을 취소하고 최근 5년간 지급된 보훈연금도 반납하라고 결정했다. 대전 김태원의 후손들이 각종 혜택을 받아온 지 50년도 훨씬 지난 뒤였다. 대전 김태원의 아들 정인씨는 지금도 독립유공자 후손 자격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사업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 문제는 보훈처가 대전 김태원 논란이 불거지기 4년 전인 2011년부터 이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훈처 자료에는 “1963년 독립장을 수여한 김태원은 평북 신의주 출신인데, 독립유공자로 등록한 김태원은 대전 출신이다. 생년과 본적, 사망일시가 다르고 인척관계도 상이하다”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보훈처는 “2011년 당시 상황을 확인할 기록이나 서류, 담당자가 남아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정부가 가짜 독립유공자를 솎아낼 의지가 진짜로 있는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일본군 출신 한국인 광복군 위장 대전 김태원 논란은 그간 가짜 유공자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잘 보여 준다. 대한민국에 가짜 독립유공자가 많다는 지적은 1990년대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중국 국민당 정부에서 한국광복군 지원 업무를 맡았던 왕지셴 전 상교(대령)는 1994년 월간지 ‘말’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군에 있던 한국인 91명이 ‘비호대’란 단체를 결성해 중국군 9전구(후난성 소재) 사령관을 돕고자 항일전투에 참가했다던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비호대란 단체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나 같은 정보장교도 9전구 사령관을 만나기 힘들었다. 한국광복군 중에서는 만난 이가 거의 없다”면서 “비호대 조직설은 거의 상상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일부 한국인이 검증되지 않은 단체 이름을 지어내 독립유공자 행세를 해왔음을 추론할 수 있다. 그는 또 독립운동가 박주대(1924~2000)가 대만성 행정장관공서(일본 패배 뒤 국민당 정부가 설치한 통치기구)가 발행한 ‘한국임시정부 및 광복군 관할 각부 인수표’를 근거로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5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된다. 대만성 정부나 행정장관공서는 광복군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을 리 없다”고 토로했다. 대만성은 1945년까지 일제의 지배를 받았다. 대만이 자신과 관계도 없던 한국광복군 관련 자료를 정리해 따로 보관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왕 전 상교는 한국에서 가짜 독립투사가 대거 등장한 이유로 1945년 해방 뒤 일본군에서 활동하던 한국인이 광복군으로 들어가 ‘신분 세탁’에 나섰기 때문으로 봤다. 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운동가인 장준하(1918~1975)의 장남 호권(70·광복회 서울지부장)씨도 엉터리 독립유공자의 유래를 사이비 광복군에서 찾는다. 일본군이었다가 해방 뒤 거처를 마련하지 못하고 떠돌던 이들 상당수가 귀국해서 광복군 노릇을 했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해방 직전인 1945년 4월 작성된 임정 문서에는 광복군 인원이 339명으로 기록돼 있다. 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 김득명(1923~2009)은 “이것도 중국 국민당 정부로부터 더 많은 물자를 타내려고 상당히 부풀린 수치”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현재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광복군은 600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광복군 상당수가 가짜”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보훈처 공적심사도 가짜 유공자 양산 한몫 일각에서는 독립유공자 제도를 처음 실시한 1960년대부터 브로커와 보훈 담당 직원 간 ‘검은 거래’를 통해 독립유공자의 서훈을 돈을 받고 내주는 일이 존재했을 것으로 본다. 2017년 “자신의 당숙(아버지의 사촌형제)이 보훈연금을 타내려고 증조부 김정필(1846~1920)을 독립유공자로 둔갑시켰다”고 폭로한 김종갑(77)씨는 “1991년 정부가 증조부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면서 후손들에게 증조부의 행적을 확인하거나 재조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전화 한 통도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독립운동가 윤교병(1881~1930)의 손자인 윤석경 전 광복회 대전충남지부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해방 전에 돌아가신 분들이 많았다. 특히 돌아가신 분들이 북한에 있으면 당시로서는 연고 확인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일부 보훈 담당 공무원들이 대한민국 내 동명이인이나 이름이 비슷한 사람에게 해당 정보를 넘겨줬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 전 지부장은 “정부는 행정체계가 미비하던 1960~70년대에 가짜 독립유공자가 많이 생겨났을 것으로 보지만 실제로는 1980년대 이후에 더욱 많을 것”이라면서 “당시 유공자의 손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자신의 할아버지 공적을 새로 찾아냈다며 등록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랫동안 무연고로 있던 유공자의 가짜 후손으로 등록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껏 정부가 가짜 유공자 색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해 “1만 5000명이 넘는 독립유공자를 전수조사하는 것이 힘든 작업이기는 했다. 부득이하게 선배 공무원들의 과오를 들춰내야 하는 것도 불편한 일이었다”면서 “이 때문에 (정부가 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담당자가 바뀌었고 후임자에게 인수인계가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현재 학계 등에서 추정하는 가짜 독립유공자 수(100명 이상)는 우리나라 전체 서훈자 1만 5000여명과 비교하면 극히 일부다. 우리 정부가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에 구조적으로 개입해 비리를 저질렀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면서도 “그럼에도 전체 독립유공자 가운데 3분의1가량이 아직도 후손을 찾지 못했다. (이들의 공적을 도용해 가짜 유공자가 된 사례는 없는지) 전수조사로 확인해 우리나라 서훈체계의 미흡한 점에 대해 이번 기회에 정확히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여기는 중국] 민박집 손님이…비극으로 끝난 9세 소녀 실종사건

    [여기는 중국] 민박집 손님이…비극으로 끝난 9세 소녀 실종사건

    민박집 손님과 함께 집을 나섰던 9세 여아가 실종 9일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15일 펑파이뉴스를 비롯한 중국 주요 언론은 최근 중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9세 여아 실종사건'이 결국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고 전했다. 사건은 지난 4일 저장성 순안현(淳安县) 천도호(千岛湖)의 한 민박집에 머물던 양씨(43,남)와 쉐씨(45,여)가 주인집 딸 장즈신(章子欣,9)을 데리고 떠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들은 아이의 조부모에게 "상하이에 있는 친구 결혼식에 화동으로 데려가고 싶다"면서 사례비를 건넸다. 장즈신의 친부는 딸이 민박집 손님과 떠났다는 소식에 몇 차례 양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때마다 양씨는 "염려 말라. 이틀 뒤 집에 돌려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 날짜가 지나도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고, 양씨와 쉐씨의 휴대폰은 연결이 되지 않았다. 결국 가족은 8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사건을 '여아 납치 사건'으로 간주하고 성, 시, 현 3급 공안기관과 연계해 상하이, 광저우, 주하이, 우한 등지에 500명의 경찰 인력을 투입했다. 대대적인 수사 끝에 경찰은 이튿날 새벽 닝보 동천호(东钱湖)에서 양씨와 쉐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술을 마신 뒤 서로의 옷을 묶은 채 함께 호수에 뛰어들어 동반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있을 것으로 추정했던 장즈신의 종적은 찾을 수 없었다. 아이가 무사히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염원의 목소리가 중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중국 누리꾼은 날마다 관련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아이의 행적을 쫓았다. 하지만 경찰 수사 닷새 만인 13일 아이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닝보시 샹산현(象山县)의 한 정자 인근 바닷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경찰은 아이가 익사했으나, 실족사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또한 주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잠든 아이를 양씨가 바닷가에 빠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양씨와 쉐씨는 아이를 데리고 떠난 지 3일간 고속철을 타고 푸젠성 장저우(漳州), 샤먼(厦门), 광동성 산터우(汕头), 차오저우(潮州), 저장성 닝보(宁波) 등지를 떠돈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양씨와 쉐씨는 지난 2년간 사실혼 관계로 일정한 직업 없이 이웃, 친구들에게 빌린 돈으로 전국 각지를 돌며 여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수중에 든 돈이 바닥나자 동반 자살을 결심했고, 그 즈음 장즈신을 만나 '수양딸'로 여긴다고 주변에 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의 극단적인 선택에 아이를 동참시킨 것이라는 게 경찰의 추론이다. 한편 양씨와 쉐씨의 통장에는 25위안(한화 4300원)만이 남아 있던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추론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굳이 아이를 함께 데려갈 필요가 있었나?"하는 의문을 제기하며, 무고한 아이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사진=펑파이뉴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IT 신트렌드] 저전력 인공지능 칩 시대 온다/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IT 신트렌드] 저전력 인공지능 칩 시대 온다/추형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인공지능(AI)에 대한 전 세계적인 열광은 여전히 뜨겁다. 그러나 현재의 AI는 여전히 불완전한 기술이고 궁극적인 지향점인 사람 수준의 지능을 달성하기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AI 기술 확보를 위한 자본 집중과 경쟁 심화는 AI가 미래 먹거리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하드웨어 시장을 살펴보면 그 잠재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AI 하드웨어 시장의 키워드는 AI 칩이다. AI 칩의 본격 등장을 알린 계기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부터이다. 구글은 AI 전용 칩인 ‘텐서플로우 연산처리장치’(TPU)를 개발해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 나섰다. TPU는 인공신경망을 계산하는 데 최적화된 하드웨어로 가장 큰 특징은 저전력 소모이다. 인공신경망의 학습과 추론에 주로 활용되는 그래픽연산처리장치(GPU)와 비교했을 때 수십배 낮은 전력으로도 동일한 계산이 가능하다. AI 칩의 키워드는 저전력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작게는 사물인터넷(IoT) 장비에서 크게는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까지 활용 폭이 넓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 연산처리장치 생산 기업인 삼성과 퀄컴은 이미 AI 칩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AI 활용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소모의 최적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AI 시장의 실질적인 매출은 글로벌 IT 기업이 공급하는 고성능 계산 클라우드 서비스 비중이 높은 편이다. AI 학습이라는 행위는 결국 막대한 연산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계산량=전력 소비량’이란 사실로 볼 때 계산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전력소비를 최적화하는 것이 고수익과 직결된다. 저전력 AI 칩은 이런 고민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매력적 대안이다. 재미있게도 저전력 AI 칩은 범용성이 매우 낮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범용성과 전력 소비량은 반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AI 칩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투자는 그만큼 미래 AI 시장이 갖는 잠재력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또 AI 칩과 관련된 글로벌 IT 기업의 행보와 유니콘 스타트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의 출현은 그 경쟁구도를 더욱 본격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경쟁은 AI 발전의 자양분이 되어 미래를 혁신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 ‘문제유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항소심서 결백 주장

    ‘문제유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항소심서 결백 주장

    현씨, 1심서 3년 6월 실형변호인 “직접 증거 없다”“무고한 죄 뒤집어 씌워”쌍둥이 딸도 이달 초 기소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 항소심에서 결백을 주장했다.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의 변호인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이관용)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현씨가 문제지와 정답을 유출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사실상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현씨가 숙명여고에 근무하면서 정답지를 유출시켜 딸들에게 제공하고 딸들이 그걸 이용해 시험을 쳤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직접증거는 전혀 없고, 1심은 여러 간접사실과 증거들을 들면서 종합적으로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추론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인도 “합당한 증거가 있어 처벌을 받는다면 제도적 절차로 형사처벌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증거가 없는데도 형사처벌을 부과한다면 정답을 유출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녀들이 숙명여고 학생이라서 받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씨와 그의 가족들 개인에게 이 같은 관계 때문에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무고한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씨는 숙명여고 교무부장으로 근무하며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지난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차례에 걸쳐 교내 정기고사 답안을 쌍둥이 딸들에게 알려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현씨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다. 현씨의 두 딸 역시 아버지와 공모해 학교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 4일 재판에 넘겨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17년 전 다방 종업원 살해 혐의 남성.파기환송심 무죄

    17년 전 다방 여종업원을 살해한 혐의로 1·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남성이 대법원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11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양모(48) 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인 무기징역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직접 증거가 존재하는 경우에 버금갈 정도의 증명력을 가지는 간접증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인정된 간접증거를 관련지어 보더라도 유죄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또 재판부는 파기환송심에서 새로운 증거나 진술이 제시되지 않았고 기존 증거에서 대법원이 제기한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예·적금을 인출한 부분에 대해서도 “피해자를 폭행·협박·고문해 예금 비밀번호를 알아냈을 것으로 추론이 가능하지만,피해자가 수첩 등에 비밀번호를 기재해놨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며 “특히 범행 20일이 지난 시점에서 자칫 검거돼 살인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적금을 해지한 것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양 씨는 2002년 5월 22일 A(당시 22세) 씨를 흉기로 협박해 통장을 빼앗아 예금 296만원을 찾고,칼로 가슴을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범행 15년 만인 2017년 기소됐다. 이 사건은 2002년 5월 31일 부산 강서구 바다에서 손발이 묶인 채 마대 자루에 담긴 A 씨 시신이 발견됐지만 10여년간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1·2심은 양 씨 혐의가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대법원은 중대 범죄에서 유죄를 인정하는 데 한 치의 의혹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춤추는 앵무새의 비밀 밝혀졌다

    [핵잼 사이언스]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춤추는 앵무새의 비밀 밝혀졌다

    춤은 인간만이 출 수 있는 것이라는 정설을 깨고 춤을 출 수 있는 동물로 처음 인정받은 앵무새 ‘스노우볼’. 스노우볼은 지난 2008년 미국 그룹 ‘백스트리트보이즈’의 노래 ‘에브리바디’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많은 과학자가 이 앵무새의 비밀을 풀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는데, 모두 스노우볼이 스스로 춤을 추는 것이라는 추론을 내놨다. 2009년에는 개구리나 귀뚜라미 등 다른 동물이 짝짓기를 목적으로 몸을 흔드는 것과 달리, 스노우볼은 음악의 리듬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확한 요인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미국 연구팀이 스노우볼과 인간 사이에 5가지 공통적 특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 조교수 아데나 슈아츠너 연구팀은 8일(현지시간)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노우볼이 음악에 따라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알기 위해 가수 신디 로퍼의 노래 ‘걸스 저스트 원트 투 해브 펀’(Girls Just Wanna Have Fun)과 그룹 퀸의 노래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Another One Bites the Dust)를 틀어준 뒤 그 모습을 관찰했다. 그 결과 스노우볼이 신디 로퍼의 노래에 더 활발한 반응을 보이며 박자에 맞춰 좌우로 몸을 흔드는 모습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스노우볼이 총 14가지의 다양한 춤 동작을 선보였으며 이는 학습된 것이 아닌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것이었다고 밝혔다. 슈아츠너 교수는 “스노우볼을 관찰한 결과 인간과 앵무새 사이에는 5가지 공통적 특징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앵무새가 자발적으로 춤을 출 수 있었던 데는 발성 능력과 비언어적 동작 모방 능력, 장기적이고 사회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능력, 복잡한 연속 동작을 학습할 수 있는 능력, 의사소통 동작에 대한 주의력 등 인간과 유사한 5가지 특성이 작용했다. 슈아츠너 교수는 “다른 동물이 짝짓기를 위해 몸을 흔드는 것과 달리 앵무새들은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상호 작용을 도모하기 위해 자신이 춤을 춘다는 사실을 인식한 상태로 창의적인 춤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일단 이번 연구 결과는 스노우볼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다른 앵무새에게까지 확대 적용될 수 있는지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슈아츠너 교수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인간 음악성의 진화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밝힐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1996년 부화한 스노우볼은 2007년 두 번째 주인을 만나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길러졌다. 스노우볼의 주인 이레나 슐츠와 그 가족들은 스노우볼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을 목격하고 이 장면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후 유명인사가 된 스노우볼은 각종 TV쇼 출연은 물론 광고 촬영에 나서기도 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상산고측 “6점 이상 부당하게 감점…자사고 취소는 부당”

    8일 전북교육청 회의실에서 열린 전주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취소 청문에서 ‘6점 이상 부당한 감점′을 받았으므로 자사고 지정 취소는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북교육청과 상산고가 팽팽하게 맞서며 공방을 벌인 이날 청문에서 상산고 측은 교장·교감·행정실장, 변호사 2명, 법학교수 등 6명이 참석해 핵심적인 4가지 사항에 대해 위법·부당성을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상산고는 ▲기준점 80점 설정은 재량권 일탈·남용 ▲평가지표별 부당 평가 및 평가 오류 다수 ▲지정목적 달성 불가능 판단은 부당 ▲교육감 자사고 지정취소 사전처분 위법 등을 내세워 전북교육청 측과 치열한 논리대결을 펼쳤다. 평가기준점 80점 상향 설정은 ‘재량권을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고 타 시·도와 형평에 맞지 않아 ‘평등원칙을 위반’했으며 2개 일반고와 비교평가는 기준점 상향의 근거로 타당성과 합리성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자료를 임의로 의무사항으로 둔갑시켜 무리하게 2.4점을 감점했고 평가대상기간에 포함되지 않은 감사 등 지적 및 규정 위반 사례도 지표 평가에 포함시켜 부당하게 2점을 감점한 것도 문제 삼았다. ‘입학전형 운영의 적정성’ 지표 평가에서는 관련이 없는 ‘입학전형 영향평가 자료’를 활용하여 부당하게 1.6점을 깎았고 같은 자료를 근거로 ‘고교입학전형 영향평가 충실도’에서 감점하여 중복 감점했다고 밝혔다. 자사고 지정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도 위법 부당하다고 맞섰다. 그 근거로 지정 요건과 관련된 지표에서 ‘매우 우수’, 지정목적과 관련된 학교 및 교육과정 운영 평가에서 ‘매우 우수 또는 ‘우수’를 받았음을 증거로 제시했다. 교육감의 자사고 지정취소 사전처분은 자사고 폐지라는 목적을 위해 행해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상당하여 ‘부당 결부 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처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평가결과 지정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합리적 추론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자의적 기준점에 0.39점이 미달된다는 점을 근거로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을 내리는 것은 ‘행정처분의 취소권 제한’의 법리에 어긋난고 주장했다. 이에 전북교육청 측은 “1기 자사고를 표방하는 상산고는 일반고도 쉽게 받을 수 있는 점수보다 높은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하고, 교육불평등 해소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로 평가 항목에 사회통합전형 선발 지표를 넣었다”고 맞받았다. 평가 기간 외 감사 결과 적용에 대해서는 처분기간이 평가 기간 안에 있어 감점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못밖았다. “자사고 취소 방침은 문제없고 변함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도교육감이 지정한 청문 주재자가 의견서를 전북교육청에 제출하면, 도 교육청은 20일 이내에 교육부에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를 신청하게 된다. 청문 주재는 전북교육청의 고봉찬(변호사) 법무 담당 사무관이 맡았다. 전북교육청과 상산고의 공방전에 대해 법조계는 대체로 상산고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법인 대언 유길종 변호사는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이나 감사 결과 적용 시점 등의 논점에서 상산고의 주장에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북극곰만한 거대한 덩치 가진 ‘고대 조류’ 발견

    북극곰만한 거대한 덩치 가진 ‘고대 조류’ 발견

    지금의 타조보다 무려 3배나 큰 거대한 새가 한때 유럽에 살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연구팀은 150만 년 전~200만 년 전 사이 유럽에 살다 멸종을 맞은 거대 조류의 화석을 발견했다는 논문을 국제 학술지 ‘척추고생물학회지’(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에 발표했다. 키는 약 3.5m, 몸무게 450㎏에 달하는 이 새(Pachystruthio dmanisensis·이하 P. 드마니센시스)는 타조처럼 날지못하는 조류로 지구 역사상 가장 몸집이 큰 새인 ‘코끼리 새’(Elephant birds)와 유사하다. 마다가스카르에서 화석으로만 발견된 코끼리새는 500~1000년 전까지 서식했으며 키는 3m, 몸무게는 50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크기면 뉴질랜드에서 발견된 거대 해 모아의 2배, 현존하는 타조의 3배다. 또한 몸무게는 북극곰에 달하는 수준. 지금까지 이같은 거대 새는 마다가스카르와 뉴질랜드 등 지구 남반구에서만 발견됐으나 이번에 유럽에서도 그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P. 드마니센시스는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 남쪽으로 흑해를 향해 돌출한 크림반도의 타우리다 동굴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러시아 연구팀은 고대 하이에나가 살던 동굴을 조사하던 중 바닥에 깔려있던 75㎝ 길이의 새 대퇴골 화석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팀은 지난 2013년 조지아에 위치한 드마니시에서 발견된 타조와 비슷한 허벅지 뼈 화석을 재조사한 결과 이것 역시 P. 드마니센시스의 것으로 결론지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니키타 젤렌코프 박사는 "P. 드마니센시스의 화석을 처음 보았을 때 코끼리새로 생각했지만 연구결과 뼈의 구조 등이 달랐다"면서 "화석이 부족해 P. 드마니센시스가 어떻게 살았는지 육식인지, 초식인지 조차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벅지뼈가 덩치에 비해 얇은 것을 보면 날지는 못했으나 빠른 달리기 선수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P. 드마니센시스는 왜 멸종했을까? 이에 대해서는 추론만 가능하다. 150만 년 전~200만 년 전 사이에 이 지역에는 거대한 덩치의 치타, 하이에나 등 육식동물들이 주름잡고 있었다. 여기에 초기 인류인 호모 에렉투스와 공존했을 것으로 보여 포식자의 존재가 가장 위협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빅데이터는 ‘호수’이자 ‘늪’… 무작정 수집보다 기업 전략이 먼저다

    빅데이터는 ‘호수’이자 ‘늪’… 무작정 수집보다 기업 전략이 먼저다

    2012년 빅데이터 바람에 이어 2016년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이라는 강풍이 한국에 몰아쳤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일단 많이 모아 놓으면 어디엔가 쓰이겠지’와 같은 막연한 기대 속에서 거액의 비용을 들여 공공빅데이터센터를 우후죽순처럼 구축한다. 시민에 개방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를 열지만, 사업화하는 경우는 드물다. 기업은 ‘쓸만한 데이터가 없다’고 불평하면서 개인정보보호법의 규정을 완화해 달라거나 산업별 데이터를 거래할 플랫폼을 정부가 구축하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올해 초 과학기술정통부는 기관별 빅데이터 센터 100개소, 그리고 이와 연계된 빅데이터 플랫폼 10개소를 구축하고 있다. 세계적 추세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우려는 이해하지만, 일의 순서와 포커스가 잘못 설정됐다. 빅데이터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첫째, 데이터나 테크놀로지보다 전략이 먼저다. 정부나 기업들은 실무 단위의 빅데이터 전담조직을 만들거나 외부의 전문업체를 불러다놓고 ‘우리에게는 이러저러한 데이터가 많이 있으니 이를 분석해서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추출해달라’고 요구한다. 사실 데이터는 여러 작업들의 부산물로 ‘쓰레기’에 비유할 수 있다. 쓰레기를 많이 모아 놓았으니 이를 활용하라는 주문은 거꾸로 된 순서다. 먼저 어떤 재활용품을 만들지를 결정하고 그에 필요한 쓰레기를 분리수거해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그러니 쓰레기들을 무조건 쌓아놓고 쓸모를 기대해선 안 된다. 쓰레기 데이터의 종합 하치장을 만드는 데 큰 돈이 들어가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낭비다. 그래서 데이터 소스(원천)가 모였다는 의미로 ‘데이터 레이크’(data lake; 데이터 호수)라고 멋지게 부르지만, ‘데이터 늪’이라고 비판받는 이유가 된다. 데이터 활용의 핵심은 명확한 기업 경쟁전략이 존재하는가 여부이다. 기업들은 전쟁터와 같은 시장에서 생사가 엇갈리는 경쟁을 한다. 데이터는 이러한 기업의 전략에 복무할 때 가치가 있고 그렇지 않으면 그저 쓰레기, 데이터 과학자라는 호사가의 장난감 찰흙놀이에 불과하다. 둘째,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하지만, 문제정의(定義) 능력이 더 중요하다. 어떤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근래 교육혁신과 관련해서 ‘문제풀이 능력’보다 ‘문제해결 능력’ 강조가 늘고 있다. 하지만 어떤 ‘문제’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즉 ‘how-to-do’보다 ‘what-to-do’가 먼저다. 우리 교육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바로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을 높이는 교육이다. 문제정의가 왜 문제해결보다 중요한지는 아마존이 실험 개설한 슈퍼마켓인 ‘Amazon-Go’로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인 소매유통점 ‘마트’에서는 고객들의 ‘기다리는 줄’을 문제로 정의하였기에 문제해결에는 POS스캐너, 소량 구매 전용 라인 등을 도입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카운터에서 계산하기’를 문제라고 정의해서 카운터에서 계산할 필요가 없는 해결책을 모색했다. 그 결과 매장에 들어온 회원이 어떤 물건을 바구니에 담는지를 동영상으로 인식하고 물건을 가지고 매장 밖으로 나가면 회원이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에 그 가격만큼 결제를 청구한다. 셋째, 경영진의 데이터 리터러시(literacy)가 실무자의 빅데이터 분석능력보다 더 중요하다. 조직이 직면한 여러 과제 중에서 어떤 것은 머신러닝 기법으로 해결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먼저 어느 과제를 해결할지 결정하고, 그에 필요한 데이터를 판단하고, 조직이 관련 데이터를 보유했는지 파악한 뒤 만약 가지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모을 것인지를 고민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현재 시중에 개설된 각종 빅데이터 및 머신러닝 관련 교육프로그램들은 문제의 정의보다는 R이나 Python 등 문제해결에 대한 실무지식 등이다. 취업희망자, 즉 예비 실무자 대상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들은 교육으로 문제해결 역량은 지니지만, 정작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할지를 모른다. 조직에서 해결해야 할 비즈니스 문제는 중간관리자, 본부장, 임원급 간부들이 잘 알고 있는데 이들은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에 대해서 거의 무지하다. 즉 도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렇다고 고위간부급 직원들이 직접 머신러닝 관련 코딩을 배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주요한 알고리즘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되며 작동원리는 어떠한지, 결과값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도만 알아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게 된다. 넷째, 외부 데이터의 활용보다 내부 데이터의 발굴과 공유가 중요하다. 공공기관의 데이터 개방이나 민간기업 또는 산업 분야에서 생성된 데이터의 유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시민과 기업이 공공기관에서 공개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다양한 정보 및 서비스를 생성하고 공공기관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매우 값진 일이다. 하지만 시민에게 개방되지 않은 데이터 중 더 가치있는 정보들이 많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 민간기업도 산업 현황 같은 거시적 데이터보다도 사업운영에서 얻어지는 구체 데이터가 훨씬 더 가치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가치있는 데이터는 영업비밀로 간주하므로 외부로 유통시키지 않는다. 게다가 사업운영은 기업마다 특수해 설사 다른 기업의 운영 데이터를 얻더라도 그다지 쓸모가 없다. 결국 자기 사업운영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가장 가치있다. 공공기관도 개방할 수 없는 데이터들이 많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대신 공공기관은 그러한 비개방 데이터를 내부적으로 활용해 더 좋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공공기관의 각 부서가 가진 데이터를 같은 기관의 다른 부서들에조차 개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데이터는 자기 부서 서랍 속에서 보관될 때보다 다른 부서의 데이터와 합쳐질 때 더 큰 가치를 발휘한다. 사례가 있다. 뉴욕시청은 화재나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불법 개조 건축물을 단속(시청 건축과 관할 업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산하 부서 및 기관들이 가진 데이터를 통합하여 다양한 변수들을 조합 분석한 결과, 건축물 소유주의 재산세 체납 여부(시청 재무국)와 주택담보대출 상환금 연체 여부(지방법원 등기소)가 가장 중요한 지표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까지도 IT부서는 일종의 운영지원 부서였다. 사내 정보시스템의 총책임을 지는 CIO는 IT시스템이 장애 없이 부드럽게 운영되도록 하는 것을 가장 큰 미션으로 생각한다. 반면 각 부서가 움켜쥔 데이터를 다른 부서와 공유하는 것은 정보를 매개로 한 사내 권력을 포기하는 것이기에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기업 내부의 데이터 거버넌스는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의지가 실리지 않으면 매우 진행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지원부서의 성격이 강한 기존의 정보시스템 부서가 이러한 일을 맡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최고경영자 직속의 데이터 기반 혁신조직을 신설하거나 최소한 기획조정실 내에 한 부서로 자리잡고 추진해야 그나마 성공 가능성이 생긴다. 결국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려면 전략적 문제 설정, 데이터 리터러시, 데이터 거버넌스 등을 경영진 차원에서 수행해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추가하여 빅데이터는 현장에서 실무자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증강지능(Augmented Intelligence)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일선 실무자들은 하루에도 여러 번 작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잘 분석된 빅데이터는 주관적이지 않으면서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해야 한다. 가장 좋은 사례는 차량 내비게이션이다. 여러 갈래 길 중에서 가장 시간이 적게 걸릴 확률이 높은 경로를 추천해줌으로써 운전자의 의사결정을 도와준다. 마찬가지로 시설관리자들에게는 시설의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다른 부분들보다 높아서 우선적으로 점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거나, 영업사원에게 고객들의 성향을 예측하여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주거나, 취업알선센터 실무자에게는 상담자가 어떤 일자리에 어울리는지를 자동으로 분석하여 추천 우선순위 일자리들을 알려주는 각각의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다. 또 그 결과들은 시스템에 피드백되어 점점 더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에 답을 주어야 하며, 그 답은 현장으로부터 온다.한국 사회에서 부족한 것은 데이터가 아니고 실무역량도 아니다. 관리자 및 경영진의 데이터 리터러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또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스타트업들은 정부의 공공구매에 목을 매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정부는 초기 수요기업을 조건부로 지원함으로써 시장을 육성하여 기술기업들이 시장에서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잠재적 수요층인 기업 및 조직의 의사결정자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파일럿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 바우처를 지원해 경쟁력이 입증된 기술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맛을 보아야만 신기술에 대한 유효수요가 창출되고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고한석 이사장은 서울대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IT정책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SK 중국법인과 삼성네트웍스에서 일하였고 빅토리랩 대표와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정치 및 공공영역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에 주력하였다. 저서로는 ‘빅데이터, 승리의 과학’(2013)이 있다.
  • [핵잼 사이언스] 타조 3배…거대한 덩치 가진 ‘새 화석’ 유럽서 발견

    [핵잼 사이언스] 타조 3배…거대한 덩치 가진 ‘새 화석’ 유럽서 발견

    지금의 타조보다 무려 3배나 큰 거대한 새가 한때 유럽에 살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연구팀은 150만 년 전~200만 년 전 사이 유럽에 살다 멸종을 맞은 거대 조류의 화석을 발견했다는 논문을 국제 학술지 ‘척추고생물학회지’(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에 발표했다. 키는 약 3.5m, 몸무게 450㎏에 달하는 이 새(Pachystruthio dmanisensis·이하 P. 드마니센시스)는 타조처럼 날지못하는 조류로 지구 역사상 가장 몸집이 큰 새인 ‘코끼리 새’(Elephant birds)와 유사하다. 마다가스카르에서 화석으로만 발견된 코끼리새는 500~1000년 전까지 서식했으며 키는 3m, 몸무게는 50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 크기면 뉴질랜드에서 발견된 거대 해 모아의 2배, 현존하는 타조의 3배다. 또한 몸무게는 북극곰에 달하는 수준. 지금까지 이같은 거대 새는 마다가스카르와 뉴질랜드 등 지구 남반구에서만 발견됐으나 이번에 유럽에서도 그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P. 드마니센시스는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 남쪽으로 흑해를 향해 돌출한 크림반도의 타우리다 동굴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러시아 연구팀은 고대 하이에나가 살던 동굴을 조사하던 중 바닥에 깔려있던 75㎝ 길이의 새 대퇴골 화석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팀은 지난 2013년 조지아에 위치한 드마니시에서 발견된 타조와 비슷한 허벅지 뼈 화석을 재조사한 결과 이것 역시 P. 드마니센시스의 것으로 결론지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니키타 젤렌코프 박사는 "P. 드마니센시스의 화석을 처음 보았을 때 코끼리새로 생각했지만 연구결과 뼈의 구조 등이 달랐다"면서 "화석이 부족해 P. 드마니센시스가 어떻게 살았는지 육식인지, 초식인지 조차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벅지뼈가 덩치에 비해 얇은 것을 보면 날지는 못했으나 빠른 달리기 선수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P. 드마니센시스는 왜 멸종했을까? 이에 대해서는 추론만 가능하다. 150만 년 전~200만 년 전 사이에 이 지역에는 거대한 덩치의 치타, 하이에나 등 육식동물들이 주름잡고 있었다. 여기에 초기 인류인 호모 에렉투스와 공존했을 것으로 보여 포식자의 존재가 가장 위협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사고 능력이 마비된 사회

    [남순건의 과학의 눈] 사고 능력이 마비된 사회

    한국의 대학입시 제도는 매우 다양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에게는 많은 부담을 주도록 돼 있다. 특히 수학, 과학의 경우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많은 유형의 문제를 2~3분에 하나씩 풀어야 하고 5지선다로 돼 있다. 사고와 논리 추론 과정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반복 연습으로 빨리 답을 찾는 연습을 잘한 사람이 좋은 점수를 받게 돼 있다.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로 문제를 쉽게 출제하다 보니 실수하지 않는 훈련을 위한 과외는 더 성행하고 ‘진정한’ 창의 인재는 오히려 제도의 피해자가 되고 있으며 부모의 재력에 의해 대학 입학이 정해지는 상황이다.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의 수학, 과학 교육은 완전히 실패했다. 미래에 꼭 필요한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찾을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정보를 얻기 어려웠던 과거에는 암기가 중요했고, 모방 사회에서는 단편적이고 빠른 반응이 필요한 인력이 많이 필요했다. 한국의 경제 성장에도 많은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 21세기 중반을 향해 가는 현재 깊은 사고를 하고 융합적이면서 창의적 인재는 더욱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대학입시 제도는 이런 인재 발굴과는 거리가 멀고 입시 행정의 편의성과 허황된 공정성 때문에 헛된 시간과 돈을 쓰는 청소년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문화, 예술, 과학 등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깊은 역사를 갖고 앞서가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라는 입시 제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칼로레아는 합격률이 80% 가까운 대학입학 자격 시험으로 이를 통과한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는 시험으로서 절대평가를 하고 있다. 바칼로레아는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같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과학 문제도 깊은 사고 없이는 답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과학 분야도 “무의식에 대한 과학은 가능한가”와 같이 철학적이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많은 독서를 통해 쌓은 지식이 있어야만 답할 수 있는 문제들이 나온다. 물론 수학은 논술적인 문제가 아니고 주관식 문제들이다. 인간 사회의 진화를 위해서는 깊은 생각을 경험한 사람들이 보다 많이 필요하다. 앞으로 기계적 업무는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에 사고력과 문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수학이란 언어는 사고의 과정을 나타낼 때 의미가 있을 뿐 단지 문제에 대한 답을 빨리 낸다는 것은 이제 덜 중요하다. 온갖 답이 가능한 주관식, 서술식 문제들을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가 의문이 든다면 그것은 우리 사회에 아직도 신뢰의 문화가 덜 자랐다는 이야기이다. 정답이 없는 문제들을 복합적, 융합적으로 잘 풀어낼 수 있는 사람들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돈이 얼마 더 있고 어떤 음식을 먹느냐도 중요하긴 하지만, 인간과 사회의 깊은 가치를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국민이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다. 천박한 부자보다는 품격 있는 문화사회를 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나라의 수학, 과학 교육은 대학 입시와 연계돼 완전히 잘못돼 있다는 철저한 자성으로 시작해 이를 다 뜯어고쳐야 한다고 하는 양식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이상 묻혀서는 안 되겠다.
  • [서울광장] ‘대통령 복심’은 겸손해져야 한다/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 복심’은 겸손해져야 한다/황수정 논설위원

    돌아온 ‘양비’(양정철 비서관)의 행보를 보고 있으면 자꾸 본전 생각이 나려 한다. 물건은 환불이 되지만 날려 보낸 박수는 어쩌나. 2년 전 아름다운 퇴장을 했을 때 그는 박수 세례를 받았다. 대통령을 만들어 놓고 대통령 곁을 떠나는 대통령의 사람을 우리는 들은 적도 본 적도 없었으니까. 그때 보냈던 박수는 뭘로 되돌려 받아야 하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보폭이 하도 커서 현기증이 날 정도다. 집권당 싱크탱크의 원장 자리가 저렇게 동선이 커야 하는지 몰랐다는 사람이 많다. 그는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들을 줄줄이 만났다. 누가 뭐라 해석하든 개의치 않는 통 큰 덕담도 거침없었다. 드루킹 사건으로 재판 중인 김경수 경남도지사한테는 “착하니까 생긴 일, 아프고 짠하다”고 다독거렸다. 송철호 울산시장을 만나서는 “대통령의 진짜 복심은 내가 아니라 송 시장”이라고 치켜세웠다. 말이든 행동이든 선을 넘으면 거북해진다. 업무협약을 위해 광역단체장들을 만난다 했는데, 지자체 연구소들과 무슨 협업을 할 게 있는지 의문스러웠다. ‘궁중 정치’라 비판받는 광폭 행보는 구구한 추론을 낳는다. “사적으로” 만났다던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과연 그는 사적으로 만났을까, 이런 의심이 그중 하나다. 훈훈했던 봄밤의 일화는 머쓱해졌다. 2년 전 5월 어느 저녁 청와대. 백의종군하겠다는 그를 앞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자리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김경수 지사가 같이 있었다고 한다. ‘청와대 실록’이 쓰여진다면 이보다 애틋한 군신의 우정은 다시 없을 것 같다. 각설하고, ‘대통령의 복심’은 돌아와 한 달째 맹렬한 속도로 현실 정치를 하고 있다. 강물이 없는데 다리를 놔주겠다고 식언하는 것이 정치의 본래 속성이다. 그렇더라도 이건 피차 민망한 형편이다. “(민주연구원이) 내년 총선 승리의 병참기지가 될 것”이라고만 했지 모두를 향한 복귀 해명은 없었다. 더 불편한 문제는 당사자는 물론이고 청와대와 여당의 누구도 여론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듯하다는 사실이다. 민주연구원으로 첫출근하면서 “대통령과 이심전심”이라 공언한 실력자의 보폭을 누가 말리겠느냐마는 다수 국민의 심기는 그렇지 않다. 지지 세력만 바라보려는 오만한 정치 셈법은 아닌지 지켜보는 눈들이 편할 수는 없다. 대통령과 이심전심이라고 하니 더욱 그렇다. 설마 대통령이 “여론 심기 살피지 말고 힘껏 판을 벌이라” 권했을까. 실세의 귀환에 꼬리 무는 잡음들은 메시지가 가볍지 않다. 앞으로 청와대의 균형감각에 더 큰 균열이 생길 수 있는 경고음으로 읽혀야 한다. 지난주 일련의 해프닝들은 협치보다는 지지층에 시력을 맞추는 ‘청와대 정치’의 압축판이라 할 만했다. 국회 파행이야 답답했겠으나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은 번갈아 마이크를 잡고 국민청원 답변의 형식으로 자유한국당을 자극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정당 해산 국민청원에 “총선까지 기다리기 답답하다는 국민 질책”이라 했고, 다음날 복기왕 정무비서관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청원에 “국회에만 없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에둘렀을 뿐 한국당을 정조준했으니 국회 보이콧의 빌미를 찾고 있던 한국당으로서는 핑곗거리를 또 건졌다.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떠난 동안 청와대 안에서는 비서진이, 밖에서는 돌아온 최고 측근이 정치 이슈를 사이좋게 나눈 것이다. 야당의 공격 포인트가 언제나 민주당이 아닌 청와대에 맞춰질 수밖에 없는 현실은 딱하고 비효율적이다. 당장 양 원장의 광폭 행보에 “관권 선거 의혹”을 제기한 한국당은 기다렸다는 듯 청와대에 감찰 요구서를 던졌다. 이런 와중에도 집권 여당의 존재감은 한결같이 전무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부지깽이 힘이라도 빌려 이기고 싶은 총선 전쟁이 시작됐다. 공고해 보이는 대통령 지지율 47%(한국갤럽)에는 무얼 어찌 해도 동의하는 골수지지층만 있지 않다. 세상이 더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직은’ 대통령을 지켜보는 인내의 지지자들이 있다. 한국당에 주느니 버리고 싶고 민주당에 주자니 화가 난다는, 방황하는 중도 표심은 25%나 된다. 인내의 지지자들과 중도층의 눈에 지금 가장 심각해 뵈는 문제 하나는 선명하다. 좀처럼 고쳐지지 않을 것 같은 청와대 중심의 ‘내 편 정치’다. 돌아온 청와대 복심은 카메라 앞에서 유난히 환하고 크게 웃는다. 어느 쪽을 향해 그렇게 거침없이 웃는 것인지 소외감이 느껴진다는 표심이 적지 않다. sjh@seoul.co.kr
  • [2000자 인터뷰 17] 박병광 “미중 갈등, 로키 기조 속 원칙·기준 세워 대응을”

    [2000자 인터뷰 17] 박병광 “미중 갈등, 로키 기조 속 원칙·기준 세워 대응을”

    무역전쟁으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중 사이에 끼어 양측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한국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같은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전문가인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미중 갈등이 장기화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국가이익의 개념규정을 분명히 하고 원칙과 기준을 세워 양국과 소통하며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 中 도전 좌시 못하는 美, 갈등 장기화 공산 커 Q: 무한대결적 성격으로 비화한 미중 대결을 경제, 군사안보, 외교 등으로 나눠서 설명하면. A: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명분은 대중국 무역 적자 해소였다. 2017년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5056억 달러이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304억 달러에 지나지 않았다. 대중 무역적자 누적분은 3조 달러가 넘는다. 트럼프는 무역적자를 이유로 무역전쟁을 시작했지만 그건 빌미에 불과했다. 미국은 1980년 이후 무역적자에서 탈출한 적이 없다. 적자를 쌓아온 나라이다. 그런 미국이 왜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는가. 그건 경제, 군사안보, 외교 영역에 걸쳐 패권 전쟁으로 가기 위한 것이었다. 무역전쟁의 실체는 기술 전쟁이다, 무역적자는 표면적 이유였다. 중국이 제조 대국에서 첨단기술 대국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미국의 첨단기술을 절취한다거나 스파이칩을 심어서 빼내가는 일이 있었다. 일부 중국 기업의 경우, 미국 기술의 턱밑까지 접근하는 사례가 생겼다. 대표적인 게 화웨이다. 그래서 화웨이가 타깃이 된 것이다. 화웨이 사장이 인민해방군 출신이다. 중국의 지도부, 공산당, 군부와 상당한 연계가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화웨이는 중국 기업 중 기술개발(R&D) 투자가 많다. 세계적으로 특허가 제일 많은 중국 기업이기도 하다. 화훼이의 강점은 5G인데, 기본적으로 통신장비 회사이다. 스마트폰도 만들지만 애플, 삼성이 그 분야에선 세계 최고이고, 통신장비에선 화웨이가 세계 최고다. 기지국 만들려면 장비가 들어가는데, 화웨이가 만든다. 안보 사안이 되는 것이다. 기지국 장비를 통해 정보가 소통되는데, 화웨이 장비를 쓰면, 화웨이가 의도할 경우 가로챌 수 있다. 경제 아닌 군사안보 사안 돼버려  미국이 왜 민감하냐 하면 자기들이 그런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가안보국(NSA)의 주도로 수십년 전부터 세계 모든 통신을 도청·감청을 하는 애쉬론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해봤기 때문에 아는 것이다. 그냥 두면 중국이 자기들과 같은 방식으로 군사안보 정보를 빼내고, 도·감청하거나 정보가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을 아는 것이다. 경제문제라기보다 군사안보 사안인 것이다. 그것이 외교로 발전하게 되면 양국의 전략적 각축 내지는 구조적 경쟁관계를 넘어 패권경쟁으로 가는 것이다. 구조적 경쟁, 전략적 경쟁은 늘 있어왔던 것인데, 패권경쟁은 조금 다르다. 기존의 패권국이 도전해오는 경쟁국가를 굴복시키는 것이다. 도전 세력으로 역량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목적은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는 세력으로 성장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 해소 차원에서, 대두를 구입한다거나 미국 상품을 많이 구매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미국의 목적은 거기에 있지 않다. 일본이 과거 경제성장을 할 때 플라자합의에 의한 환율절상으로 미국이 일본을 좌절시켰던 것처럼, 지금의 기술규범 전쟁에서의 미국 목표는 ‘중국제조 2025’(2025년까지 기술강대국화 달성)를 포기하라는 것이다. 미국으로선 중국이 기술 강대국이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세계적 시스템, 기술의 규범을 중국이 주도하면, 미국이 중국에 끌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 패권경쟁의 초입에 불과 Q: 미국과 중국이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듯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지금의 대결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A: 두 인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가 대조적이다. 오바마는 중국을 협력의 파트너로 설정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의 국제 이슈에 협력자로서 견인하려고 했다. 이상주의적인 현실주의자였던 셈이다. 트럼프는 아메리카퍼스트(미국제일주의)를 기축으로 하는 스트롱맨이다. 미국이 뭣 하러 세계질서를 위해 부담을 져야 하나 하는 국가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후진타오 전 주석은 유약한 지도자인 반면, 시진핑은 스트롱맨이다. 혁명 후 세대다. 개혁개방의 세례를 받고 자라난 세대다. 발전하는 중국을 봤기 때문에 자부심이 강하다. 아편전쟁 이전 중화민족의 영화를 재현하겠다는 의지와 책임감이 강하다. 트럼프는 미국의 패권을 중국에 양보할 생각이 없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겸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같은 반 중국적인 인맥에 둘러싸여 있다. 시진핑은 국가주석 연임 조항을 없앴다. 임기 중에 못하면 임기를 연장해서라도 중화민족의 영광을 달성하겠다는 생각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양보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미국 의도는 3가지이다. 첫째, 중국을 압박해 굴복시키겠다. 둘째, 굴복시키지 못하면, 중국과의 격차를 최대한 벌려, 중국의 패권화를 최대한 지연시키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이 입는 상처를 최대한 늘리겠다. 셋째, 그것도 안되면 대중 무역적자를 대폭 삭감시키는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짓겠다. 물론 중국으로선 셋째 방안이 가장 유리하다. 미국 상품을 많이 사서 무역흑자를 줄이지만, 미국이 선도하는 기술규범의 추격은 계속한다는 게 중국 전략이다. 하지만 미중 갈등은 협상을 한다고 해서 끝날 사안이 아니다. 패권 경쟁의 초입에 들어선 것에 불과하다. 어설픈 선택은 위험, 양국 소통 늘려야 Q: 화웨이를 둘러싼 대립이 한국에도 불똥을 튀기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제재에 동참할 것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 등 정부가 삼성, SK 등 글로법 기업을 불러 “미국 압박에 협조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제재에 한국이 동참하면 한국 기업의 손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사드 때와 비슷하게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국내에서 ‘전략적 모호성’으로 기계적인 중립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사드의 교훈을 살려,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A: 단기간에 끝날 게 아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첫째, 우리의 국가이익에 대한 개념규정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간 우리는 약소국 정체성을 갖고 있다.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는 기회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나라인데 그런 나라들은 양쪽 모두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할 수 있다. 중국은 핵심이익을 강조한다. 중국이 절대로 양보 못하는 핵심이익이란 주권, 영토, 사회안정, 경제발전이다. 미국의 경우 사활적 이익으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주의, 인권을 강조한다. 핵심이익이든 사활적 이익이든 한국에게 핵심적인 국가이익은 무엇이냐. 그걸 정하고 외교에 있어서 우리의 원칙과 기준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그게 없으니 전략적 모호성으로 줄타기를 하면서 사드 보복을 당한 것이다. 국내적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하면 국론 분열이 발생한다. 원칙과 기준이 없으니 흔들리는 것이다. 미국, 중국에 일방적으로 편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중 전쟁은 지속될 것이다. 미중이 화해하고 협력할 수도 있다. 일방적 편승은 위험하다. 사드 사태처럼 전략적 모호성에 따른 줄타기는 위험하다. 양측에 기대감을 높여서, 종국에 어설프게 하나를 선택하면 양자에게서 다 버림받을 수 있다. 로키로 양국과 소통을 해야 한다.그게 쌓이면 한국은 이런저런 기준과 원칙으로 가는 나라이기 때문에 미중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Q: 화웨이 관련 설비를 우리가 수입하지 않는 등 미국 제재에 동참하면 어느 정도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가. A: 복잡한 문제다. 삼성이 반도체의 3%를 화웨이에 수출한다. SK하이닉스가 10~15%정도. 큰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반도체라는 게, 풍선효과처럼 다른 데서 시장이 창출될 수 있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이라기보다 반도체의 가격이다. 반면에 화웨이의 장비는 세계에서 35%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도 장비를 만든다. 삼성은 시장점유율이 3% 밖에 안되었다가, 지난 분기 미국의 화웨이 봉쇄로 35%로 늘어났다. 걱정되는 것은 사드 때처럼 폭넓은 보복이 펼쳐지는 것이다. 갈등 오래 끌면 북핵 방치될 수도 Q: 미중 대결이 북한의 비핵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A: 비핵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미중은 동아시아 안보 사안에 있어서 대립구조이다.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에서 그렇다. 유일하게 협력적 태도를 유지하는 게 북핵 문제이다. 미중이 우호관계이고 관리가능한 수준이면 북핵협력이 가능하지만 갈등이 심해지고 대립구조로 가고 협력보다는 대결 일변도로 가게 되면, 현상유지 차원에서 북핵문제를 방치할 가능성이 높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말 잘 알아듣는 인공지능(AI) 스피커 나올까?

    말 잘 알아듣는 인공지능(AI) 스피커 나올까?

    일곱 집 건너 하나씩 있다는 인공지능(AI) 스피커. 날씨를 알려주고 원하는 음악이나 동화를 틀어주는가하면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음식주문도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사용자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 외국에서 개발한 언어모델에 한국어를 덧입혔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한국어를 잘 알아듣는 인공지능 비서, 인공지능 질의응답, 지능형 검색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용 언어모델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언어지능연구그룹 연구진은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한국어 언어모델 ‘코버트’를 개발하고 홈페이지(http://aiopen.aihub.or.kr)에 공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이 이번에 공개한 모델은 기존 구글의 모델에 더 많은 한국어 데이터를 넣은 것과 한국어 고유의 교착어 특성을 반영해 만든 것 2종류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지난 3월 한컴오피스 지식검색 베타버전에 탑재됐고 올 하반기에는 ‘법령분야 질의응답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에 적용하는 한편 유사특허 지능형 분석기술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딥러닝(심층학습) 기술을 활용해 언어처리를 하려면 텍스트에 기술된 어절을 숫자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는 구글의 다국어 언어모델 ‘버트’를 사용해 왔다. 버트는 어휘와 문장간 양방향 선후관계를 학습해 단어의 문맥을 반영한 뒤 숫자로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문장 내 어절을 한 글자씩 나눈 다음 앞 뒤로 자주 만나는 글자끼리 단어로 인식하는 것이다. 구글은 40여만건의 위키백과 문서 데이터를 사용해 한국어 언어모델을 개발했다. 그러나 한국어는 영어와 같은 인도유럽어족과 문장이나 단어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언어모델 자체에 한계를 갖고 있었다. 연구진은 구글의 한국어 모델에 23기가(GB)에 달하는 신문기사와 백과사전 정보를 더해 45억개의 형태소를 학습시킨 대용량 한국어 언어모델을 개발했다. 또 어근에 조사가 붙는 교착어라는 한글의 특성에 살린 언어모델을 추가로 개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언어모델은 AI 개발 언어툴 성능을 확인하는 5가지 기준에서 구글이 만든 한국어 모델보다 평균 4.5% 가량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김현기 ETRI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언어모델은 한국어에 최적화돼 한국어 분석, 지식추론, 질의응답 등 다양한 한국어 딥러닝 기술의 고도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다양한 한국어 인공지능 서비스 성능이나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딥러닝 연구와 교육, 상품 개발 등 다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로맨티시스트 무왕의 정원… 1500년 만에 깨어나는 서동요

    로맨티시스트 무왕의 정원… 1500년 만에 깨어나는 서동요

    ●서동요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백제 무왕의 신수도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정을 통해두고 맛동도련님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이 유명한 신라 향가, 서동요의 주인공은 백제 30대왕 무왕(재위 600~641)으로 알려져 있다. 서동요가 실려 있는 삼국유사 기이편은 무왕의 남다른 출생부터 왕위에 오르는 과정까지 한편의 드라마를 전한다. 그의 모친은 과부로 궁의 남쪽 못에 사는 용과 정을 통해 무왕을 낳았고, 무왕은 어려서부터 마를 팔아 가족을 부양해서 서(맛)동이라 했다. 신라 선화공주가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경주로 가서 위와 같은 서동요를 유포시켜 결국 결혼에 성공한다. 백제로 돌아와 공주의 지참금과 그동안 모았던 큰 재력으로 민심을 얻어 왕이 되었다. 정사인 삼국사기는 다른 면모를 소개한다. 그는 법왕의 아들로 풍채와 거동이 빼어났고, 뜻이 호방하며 기상이 걸출했다. 즉위 이후 십수차례에 걸쳐 신라와 전쟁을 벌였고, 중국 수와 당나라에 적극적인 조공 외교를 펼쳐 고구려를 치도록 공작했다. 국토 곳곳에 전쟁용 성곽을 쌓았고, 사비성의 궁궐을 수리했으며, 국가 사찰인 왕흥사를 중건하는 등 대대적인 토목 건설 사업을 일으켰다. 이름에 걸맞게 부국강병을 꾀해 쇠락하던 백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 영웅적인 왕이었다. 우리가 가진 최고의 역사서들은 같은 인물의 모순된 양면을 그리고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서동은 사랑을 위해 적국의 수도까지 잠행하는 희대의 낭만주의자다. 그러나 삼국사기의 무왕은 조국을 위해서 처가 나라인 신라를 끈질기게 공격하는 냉철한 제왕이다. 어찌 장인인 진평왕을 공격할 수 있는가 등의 이유를 들어 삼국유사의 기록을 허구적 설화로 치부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정원을 만들고 절경에서 풍류를 즐겼다는 삼국사기의 말년 기사들은 철혈군주 무왕이 로맨티스트 서동으로 다시 회귀했음을 보여준다. 상충되는 두 역사서가 모두 사실이길 바란다면, 이 정도로 절충해서 이해하고 넘어가자. 서동의 고향으로 알려진 익산은 부여, 공주와 함께 백제역사유적지역으로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익산에는 왕궁리, 왕평뜰, 고도리, 궁성로 등 지명이 전하고, 무왕이 창건했다는 제석사와 미륵사 터, 왕궁 터, 그리고 무왕과 선화공주의 무덤이라는 쌍릉이 남아 있다. 남겨진 유적의 거대한 흔적들만 보아도 무왕의 호방한 뜻과 걸출한 기상이 보인다. 이를 토대로 익산이 일시적인 백제의 수도였다는 주장들이 힘을 얻었다. 입증할 기록도 남아 있다. 일본 교토의 사찰인 쇼오렌인에서 발견된 ‘관세음응험기’에 “백제의 무광왕(무왕)은 지모밀지(왕궁)로 천도하여 새로이 사찰을 경영했다”라고 적혀 있다.기록은 계속된다. “639년 큰 벼락이 치고 비가 내려 제석정사가 화를 입어 불당과 7층목탑, 회랑과 승방이 모두 불탔다.” 무왕이 새로이 경영했다는 사찰은 왕궁리 궁평마을에 위치한 제석정사(제석사)이다. 1993년부터 발굴 조사해서 ‘제석사’라는 명문이 쓰인 기와를 발견했고, 여러 건물 터도 찾아냈다. 가람 전체를 관통하는 남북 중심축 위에 정문-목탑-금당-강당 터들이 위치하고 그 외곽을 회랑과 승방들이 감싸는 모습이다. 모두 ‘관세음응험기’의 기록과 일치하는 유적이다. 제석사는 불타기 이전인 600~630년 사이에 창건됐고, 무왕의 익산 천도도 그 시절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정도 사찰이면 수백 승려들이 거주하고, 수천의 신도들이 출입하게 된다. 주변에는 시장이 형성되고 민가들이 들어선다. 목탑지의 아래층 기단은 2m가 넘는 높이다. 높은 기단 위에 우뚝 솟은 목탑은 당시 초고층 건물로, 신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었을 것이다. 천도를 위해서는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도시의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왕실이 운영하는 제석사는 익산 천도를 위한 중요한 선행 시설이었다.●제석사지·왕궁리유적… 455m 길이 운하형 연못 수도 익산의 중심은 왕궁이었다. 현재 ‘왕궁리유적’이라는 애매한 명칭으로 불리지만, 1989년부터 발굴 조사 결과 확실한 백제의 왕궁 터임을 확인했다. 일대는 넓은 평야지대지만, 남북으로 길게 솟은 언덕을 찾아 그 위에 터를 잡았다. 남북 490m, 동서 245m의 완벽한 직사각형 궁성을 쌓고 그 안에 여러 전각을 지었다. 조선시대 경복궁 면적의 4분의 1 정도로 일시적인 행궁으로 쓰기에는 충분한 규모다. 무왕 이후에 익산은 결국 수도의 지위를 잃어 왕궁은 폐지되고 사찰로 바뀌었다. 지상에 남아 있는 구조물은 ‘왕궁리5층석탑’이 유일한데, 사찰로 바뀐 백제 말 작품이라는 설과 고려 초라는 설이 팽팽하다. 왕궁 건물 터 위에 사찰 건물들을 세웠고, 그 시기 사찰에 필수적인 회랑이 없는 등 특별한 기능의 사찰이었다. 무왕이 사후에 익산쌍릉에 모셔짐에 따라 그의 명복을 비는 왕실 원찰이었다는 주장이 그럴싸하다. 뒤편의 볼록 솟은 언덕에 정원을 조성하고, 가운데 정상부에는 큰 정자를 세워 경치를 감상했다. 정원의 가장자리에는 말굽형 환수구를 파서 운하 형태의 기다란 연못을 만들었다. 폭은 3~7m, 전체 길이는 455m에 달한다. 정원에 물을 공급하는 집수시설인 동시에 자체로서 훌륭한 조경시설이 되었을 것이다. 지그재그 모양으로 판 곡수로는 더욱 창의적이다. 환수구에 연결된 지류로 조성된 물길이며, 전체 길이 685m에 달한다. 마치 커다란 물결과 같은 모양으로 조성한 곡수로는 한국은 물론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조경시설이다. 기이한 동식물을 키우고 독창적 정원을 만들어 경치를 즐겼다는 무왕의 풍류와 창의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단한 정원유적이다. 삼국유사에 실린 미륵사의 창건 설화는 특별하다. 무왕 부부가 왕궁 인근의 사자사로 행차할 때 연못에서 미륵3존이 나타나 왕비의 청탁으로 미륵사를 창건하게 되었다. 늪을 메운 후 3곳에 각각 불당과 탑을 만들었다. 신라 진평왕이 공인을 보내 공사를 도왔다니 당연히 왕비는 선화공주일 것이고, 당탑을 3곳에 세웠다니 통상적인 사찰 3개가 연립된 초대형 규모였다.●20년간 보수한 미륵사지석탑 주인은 사택왕후 오랜 기간의 발굴조사를 통해 미륵사의 전모가 드러났다. 400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면적의 절터는 동아시아 최대로 추정한다. 3개의 당-탑, 다시 말해 3개의 사찰이 나란히 놓여 동-중-서의 3원을 형성했고, 각원은 회랑으로 분리됐다. 중원에는 목탑을 세웠고 동원과 서원에는 각각 석탑을 세웠다. 중원의 목탑을 비롯해 목조 건물은 물론 동원의 석탑도 조선 후기에 이미 사라졌다. 다행히 서원의 석탑은 반파된 부분이나마 기적적으로 남았다. 6층 일부까지 남았음에도 현존 석탑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커서 국보 중의 국보인 미륵사지석탑이다. 이 석탑은 기둥과 보 등 수천개의 부재들을 정교하게 깎아 조립한, 마치 목탑과도 같은 석탑으로 백제계 석탑의 원형이다. 일제기인 1915년, 붕괴 직전의 석탑에 185톤의 시멘트 덩이를 발라 흉측하나마 응급 보존공사를 했다. 거의 한 세기가 지난 1999년, 응급용 시멘트마저 수명을 다해 완전 해체 보수 정비를 결정하게 된다. 정교한 조사와 연구 끝에 드디어 2019년 5월 재조립 공사를 마쳤으니 꼬박 20년이 걸려 문화재 보수 정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 석탑의 원형이 7층인지 9층인지 아직 결론을 못 냈다. 1993년 확정된 결론 없이 동원에 높이 27.7m의 9층 석탑을 세웠다. 세부적인 모습도 어색하고, 전체 석재를 기계로 가공하여 정교한 백제건축의 미를 잃어버렸다. 20세기 최악의 문화재 복원이라는 오명까지 쓴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이번 보수정비에는 엄격한 원칙들을 세웠다. 추론 복원을 하지 않고, 직전 모습인 6층 일부까지만 복원 보수한다. 문화유산의 진정성을 최대한 존중한 결과다. 총 1627개의 부재 가운데 원래의 것을 최대한 보강 활용하여 재사용률을 81%까지 높였다. 석탑의 해체 과정에서 사리봉안기가 출현했다. 여기에는 “우리 백제 왕후께서는 좌평 사택지적의 따님으로…가람을 세우시고…”라 새겨져 있다. 미륵사의 주인공이 선화공주가 아니라 사택왕후라는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다시 여러 가설이 등장했다. 왕비가 여럿이라는 설, 선화와 사택의 역할 분담설 등. 익산 쌍릉 중 대왕릉의 재발굴조사 결과 그 주인공이 무왕일 확률이 대단히 높아졌다. 현재 소왕릉 발굴 중인데, 제발 이 주인이 선화공주이기를 고대한다. 1500년 전, 무왕의 도시와 건축을 재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사료와 다소 황당한 설화뿐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사실은 아닐지라도 일말의 진실은 품고 있다. 미완성 복원된 미륵사지석탑이 아직은 부분적인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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