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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핵탄원료 보유설의 충격(사설)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북한은 이미 핵폭탄제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차대전말기 일본을 항복시킨 나가사키투하형 원폭 2개를 만들수있는 15㎏정도의 플루토늄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이론상의 추론이라고는 하지만 남북고위급회담 대변인의 발언이다.큰 충격이며 심각한 사태가 아닐수 없다. 북한은 그동안 주석 김일성을 비롯한 모든 당국자들이 시종일관 핵은 만들 의사도 능력도 필요도 없다고 주장해온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의심을 떨치지 못하면서도 그것을 믿고 싶었으며 믿으려했다.때문에 북한과의 고위급회담을 하고 비핵화선언도 하면서 교류도 진행해 북한의 경제적인 어려움 해소를 도우려고도 한 것이 아닌가. 추론이 사실이라면 그 동안의 우리는 북한의 기만에 속고 우롱만 당해왔다는 이야기가 된다.서울에 북한의 간첩이 득실거리고 김포반도에 북의 땅굴이 들어오고 있다는 보도가 국민의 불안을 자아내고 있는 지금이다.7·4공동성명 당시처럼 앞으로는 웃으며 뒤로는 비수를 갈고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아닐수 없다.북은 핵능력과 의사가 있고 필요도 느끼면서 그렇지 않다고 거짓말을 해왔다는 것이 된다.허점투성이의 국제핵사찰도 이용할대로 이용한후 큰 생색이라도 내듯 선전하며 받고있는 북한이다.핵부재를 보다 확실히 증명할 수 있는 남북상호사찰을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하고있는 지금이다.남북대화를 위태롭게하고 북이 그토록 바란다는 미일과의 수교도 어렵게 만들 것이 확실한데 말이다. 북한은 하찮은 형식논리의 이유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명확한 해답을 해야할 것이다.대변인의 추이는 어디까지나 추이이며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를 보여주어야할 것이다.가장 바람직한 것은 우리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하는 것이다.서로가 의심나는 곳을 찾아가 확인할수만 있으면 깨끗한 것이다.설명같은 것은 필요없다.그러지 않고서는 남북협상도 교류도 무의미 하다.우리가 북한의 핵무장을 돕고 지원할수는 없는 일아닌가.미·일의 경우도 우리와 마찬가지 일것이다. 북한은 핵을 가질 생각이었다면 그런 생각은 버려야할 것이다.능력을 갖추었다면 깨끗이 인정하고 포기해야 할것이다.그리고 그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것이다.핵은 공격하는 쪽이나 받는쪽이 모두 공멸하는 절대무기다.사용할 수 없는무기라는 뜻이다.북한같은 개발도상국의 경우 보유해서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수밖에 없는 무기이기도 하다. 그런 무기를 가져보겠다는 이 소동은 무엇인가.다시한번 물어보고 싶다.북한은 정말 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북한이 지금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안보와 민생아니겠는가.핵이 그것을 보장해준다고 생각하는가.그렇다면 잘못이다.북한의 안보와 민생은 사회주의 고수와 핵보유로 이루어지는것이 아니다.약화되고 저해당할 뿐이다.당장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하는 한·미·일과의 관계를 가로막고 있지않은가.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한·미·일등 세계의 도움을 받으며 질서있는 민주화 개혁을 단행해 통일한국의 울타리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갖추는 것이야말로 북한의 활로요,진정한 안보와 민생의 길일 것이다.북은 어느쪽을 선택할것인가.
  • 김정일,인민군 완전 장악할까(오늘의 북한)

    ◎25일 창군기념일 계기로 점검 해본다/원수계급 받으면 사실상 군지배/「권력승계」관련 보수파 숙청 예상/당군사위장·국방위장 맡을지는 불투명 북한의 「붉은 군대」「조선인민군」이 오는 25일로 창설 60주년을 맞는다.김정일의 50회생일(2·16),최고인민회의 제9기3차회의(4·8∼10),김일성의 80회생일(4·15)등 굵직한 행사에 이어 치러지게 될 이번 인민군 창군60주년기념행사는 김정일의 명실상부한 군권력장악과 관련,또다시 내외의 관심을 끌고 있다.현역병 1백만명의 규모를 자랑하는 「조선인민군」은 『조선노동당의 혁명적 무장력』이란 북한의 명문규정대로 로동당의 절대적 지배하에 있는 「당의 군대」「혁명의 군대」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동시에 이러한 당적·혁명적 성격은 김일성의 유일체제와 연관되어 이제까지 조선인민군을 철저한 「김일성의 군대」로 각인시켜 왔다. ○매년 기념행사 요란 지난 1977년까지 2월8일을 인민군창건일로 기념해 오던 북한은 1978년부터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창설(1932)했다는 4월25일로 일자를 변경,해마다 요란한 기념행사를 벌여오고 있는데 이같은 결정 역시 인민군의 김일성 사병화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북한은 김일성의 생일 이틀전인 지난 13일 「중대방송」을 통해 당중앙위원회,당군사위원회,중앙인민위원회,국방위원회 공동명의로 「김일성주석에게 대원솔칭호를 수여한 데 대한」「결정」을 발표,지난해말 인민군최고사령관에 취임한 이후 예측돼왔던 김정일에의 원솔계급수여가 오는 25일 현실화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북한군의 장성서열은 소장·중장·상장·대장·차솔·원솔로 올라가는데 원솔의 자리는 6·25전쟁이 끝날 무렵인 지난 53년2월부터 김일성주석이 지켜오고 있으며 차솔는 오진우인민무력부장이 올라있다. 북한군은 최고사령관아래 「모든 군사정책을 마련하고 군산업발전에 관한 사업을 조직·지도하며 전인민군을 지휘하는 최고 군사기관」(당규약 27조)인 당군사위원회와 이를 심의·집행하는 국가기구차원에서의 국방위원회를 최상위에 두고 있다. 실제적인 군정은 최고 당·정협의체기구인 중앙인민위원회직속의 인민무력부가 위 두기구의 통제 아래 인민군총참모부(총참모장 최광)를 통해 시행하도록 되어있는데 김일성주석은 당군사위원장과 국방위원장을 모두 맡고 있어 정책결정의 정점에 서 있다. 한편 김정일은 그의 권력승계작업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80년 당중앙위 6기 제1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상무위원」「정치국원」「비서」로 선출됨과 동시에 오진우에 이어 두번째 위치로 당중앙위 군사위원에 올랐다. 이어 81년 후계자호칭이 공식적으로 나오면서 군사업의 70%이상을 직접 지시하기 시작했고 90년5월 최고인민회의 제9기 1차회의에서 중앙인민위원회와 동격의 위치로 확대개편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에 선출됐으며 지난해 12월 당6기 19차 전원회의에서 인민군최고사령관에 추대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계급은 소좌 따라서 실질적으로 군을 장악하고 있으나 공식계급은 73년 당조직선전부 근무당시의 소좌계급에 머물고 있는 김정일이 차솔인 오진우위의 원수계급에 올라간다는 사실은 군내 위계질서를 명확하게 확립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볼 수 있다. 북한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실제 군을 통제하는 국방위원회위원장과 당군사위원회 위원장을 이번 25일 군창설기념식에서 김일성으로부터 물려받을 것인가의 여부가 김정일의 명실상부한 군권장악을 측정하는 관건이 될것이며 이는 또한 「총비서」 「주석」직이라는 공식권력승계를 점칠수 있는 자대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대폭 인사개편 될듯 이와관련,서재진민족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군은 심각한 인사적체에 직면,50세의 「김정일원수」가 들어섬으로써 이을설등 연로하고 무기력한 혁명빨치산1세를 솎아내 군의 신진대사를 꾀함과 동시에 권력승계와 관련한 군의 지지강화를 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따라서 25일 행사이후 대대적인 군인사개편과 김정일의 양위원장 취임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헌법 일부개정 검토 북한헌법 93조는 그러나 주석이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과 국방위원회위원장이 된다고 규정해놓고 있기 때문에 김정일의 당군사위와 국방위 위원장직승계를 위해서는 헌법개정이 불가피하다. 바로 이 대목이 지난 10일 폐막된 최고인민회의 제9기 3차회의에서 제기된 「헌법수정」안의 내용에 관심을 갖게하는 부분이다. 그 구체적 내용이 전혀 알려지지 않고있는 이 헌법수정안에 대해 서실장은 『북한이 공개한 내용이 「김일성동지와 로동당이 새롭게 제시한 사상과 이론,그 밑에 인민이 이룩한 성과를 반영해」라고 돼있어 애매하긴 하지만 「포괄적」이라는 측면에서 헌법 93조의 수정등도 점쳐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연구소의 김창순이사장은 『지난해 이뤄진 김정일의 인민군최고사령관 추대가 위헌사항이므로 이를 바로 잡기위해 주석=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이라는 고리를 끊었을 수도 있다』고 밝히고 『이번에 김일성에 수여된 대원솔계급을 새로 만드는 안도 포함될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김이사장은 최근 일부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제1부주석제 신설」가능성에 대해서는 『원래 제1부주석제가 북한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과거 김동규와 김일(76·4)이 그 자리에있었다』고 지적,『김정일은 왕위계승자로서의 동궁의 개념에 드는 이상,영의정·우의정과 같은 개념의 제1부주석등 행정의 수위자리를 꼭 거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석렬교수(외교안보연구원)는 『원수가 국방위원회와 당군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상식이긴 하지만 신설된 대원솔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것』이라며 김일성의 대원솔계급이 단순한 상징적 계급이 아닌 스탈린식의 실질적 권한을 갖는 것이라면 군을 통제하는 양 위원장자리는 당분간 김정일에게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 했다. 김일성이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엔 결코 최고권력의 지위를 김정일에 넘겨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는 전문가들 역시 인민군의 현계급제도에 없는 「대원솔」계급 신설은 향후 김정일에게 「총비서」 「주석」 등의 자리를 물려주더라도 김일성이 더 「상위」의 지위를 만들어 눌러 앉을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라고 말하고 있다.
  • “대입 수학능력시험 암기문제 배제”

    ◎언어/종합 사고력 측정/외국어/듣기·말하기 중점/수리/추론능력 큰 비중/탐구/기본개념 이해를/서울교육청 교사 연수서 각대학교수들 밝혀 서울시교육청은 16일 하오 서초동 서울고등학교 강당에서 시내 인문계 고등학교 교사 9백80명을 대상으로 오는 94학년도부터 도입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한 교원연수를 실시했다. 이날 연수에는 서울시내 1백96개의 인문계 전고교에서 국어·영어·수학및 과학담당교사등 5명씩 참석했다. 연수에서는 김광해 강릉대교수가 언어영역을,배두본 교원대교수가 외국어영역을,김원준 서초고교사가 수리·탐구영역의 출제경향및 학습지도방법을 1시간20분씩 설명했다. 김교수는 언어영역에 대해 『학력고사에서의 국어과목과는 달리 국문학이론이나 국문학사,문법등 전문적인 지식을 묻는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고 밝히고 『다양한 독서및 독후감쓰기,토론식 수업등 종합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교수방법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배교수는 외국어영역에 대해 『어려운 문법이나 외워야만되는 어휘및 숙어 등은거의 출제되지 않으므로 문법이나 번역위주의 수업을 탈피하고 듣기·말하기·읽기·쓰기등의 지도를 통해 이해및 표현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교사는 수리 영역과 관련,『개념·원리·법칙의 이해력·계산능력 등의 기초능력과 추론능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출제되므로 단순한 암기와 공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교수방법을 피해야 한다』고 말하고 탐구영역에 대해서는 『과학지식의 단순한 기억보다는 기본개념과 법칙의 이해를 바탕으로 여러상황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실험을 하는데 있어서도 이해된 개념과 법칙을 적용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지도해달라』고 말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그동안 4차례의 실험평가를 거쳤으며 5월27일 5차,8월31일 6차,11월10일 7차까지의 실험평가를 거친뒤 출제유형과 배점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 총선쟁점 없어 기권표 늘었다/14대 총선 투표율분석

    ◎「대결구도」 사라져 13대 수준에 미달/민주화·정치안정이 무관심 유도 14대 총선투표율 72%는 지난해 광역의회선거때보다는 높지만 13대 선거보다는 낮은 것이다. 투표율이 예상보다 저조한 이유는 뚜렷한 정치쟁점이 없었던 탓이라고 선거관계자들은 분석한다. 6공들어 민주화가 정착되면서 「민주대 반민주」구도가 사라지고 당연히 야당 바람몰이도 약화됐다. 정치이슈부재는 선거열기 저하로 이어지면서 투표율도 함께 떨어뜨렸다는 관측이다. 이와함께 양당체제의 확립도 투표율 저하에 한몫을 했다고 보여진다. 13대 당시에는 4당이 정립,지역분할현상이 뚜렷했기 때문에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지도자를 돕겠다는 분위기가 강했었다.반면 이번에는 여야가 통합 정당을 이룩,13대때보다는 지역감정 색채가 어느정도 희석된 것으로 분석된다. 3당 합당으로 정국안정이 이루어진 것도 투표율 저하와 상관이 있다.정치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면 투표 참여의욕이 높아질 수도 있겠으나 집권당이 중심축을 잡고 있다는 안도감이 일부 유권자들의 기권을 유도했을 수도 있다. 물론 13대 정치권에서 각종 비리발생으로 일반의 정치불신이 높아져 무관심계층이 늘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또하나 국민당에 대한 선거기간중의 관심이 「흥미차원」에 머물러 표로 연결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투표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투표율이 높게 나타났을때 「국민당바람」이 현실화 되는가 했으나 실제 예상보다 투표율이 저조해 그같은 관측을 뒷받침 해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3·24총선일 날씨가 흐려 유권자들이 야외로 덜 빠져나간 것은 투표율을 다소라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관측이다. 이제까지의 선거,특히 국회의원 총선에서는 투표율과 정당득표결과는 상당한 함수관계를 보여왔다. 투표율이 높았을 때는 야당의 선전이 두드러졌고 낮을 경우는 반대였다. 이같은 현상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각도에서 풀이할 수 있다. 우선 투표율고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청년층에 야당지지세력이 상당수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중 3분의2를 차지하는 20·30대의 투표참여율이 높을수록 일단 야당득표에 유리하다는관측이 가능하다. 여당의 경우 대체로 25∼30%의 고정 조직표를 갖고 있고 여성향인 40대이상의 노·장년층은 이제까지 높은 투표율을 보여왔기 때문에 청년층 참여가 낮을수록 유리하다는 추론이 나올 수 있다. 이번 총선투표율도 과거와 같이 「도저농고」현상이 두드러졌다. 역시 농촌지역에서 정당·혈연·지연 등을 앞세운 조직적 투표가 많이 행해졌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한가지 특기할 점은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하던 서울지역 유권자들이 비교적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정치쟁점이 없었고 야당바람이 약한 가운데서도 서울지역만은 다수 백중 선거구,이색인사출마 등으로 유권자 관심을 끌 요소들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여,안정논리 앞세워 야공세 차단/민자당의 대야 대응전략

    ◎야 단체장선거연기 비난에 “여론 압도적 찬성”/“여에 표몰아줘야 물가 남북문제 주도적 해결” 14대 총선을 향한 여야 지도부의 지원유세가 시작되면서 물가문제,자치단체장선거열기 등 선거쟁점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13대 대통령선거때 민주화논란,총선때의 5공비리시비 등과 같은 뚜렷한 쟁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이는 민주화시대를 맞아 야당측의 대여비난 소재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추론도 가능케 하는 것이다. 야당측은 이같은 선거쟁점불재를 만회하기위해 관권개입,외압등 절차적 측면을 선거이슈화하려 하고 있으나 흑색선전성격이 짙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경제문제◁ 이번 총선을 통해 여야 공히 떳떳한 논쟁을 벌일수 있는 대목은 물가등 경제문제이다. 야당측은 현재 경제난국이 전적으로 정부·여당의 실정탓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이에 대해 민자당은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그 책임을 일방에게 묻기는 힘들다고 반박한다. 오히려 13대 국회 초기 여소야대시절 정부가 국회에 끌려다니면서 사회적 통제력이 약화돼 경제 불안이 가중되었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6공들어 급격한 민주화,자율화,개방화가 이뤄지면서 일반 국민의 욕구가 무분별하게 표출됐다. 안정적 민주화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욕구자체가 필요했으나 다수 의석을 차지했던 야당은 인기에 영합,오히려 욕구수준을 부추기는 행태를 보였다. 민자당은 이러한 대내적요인과 함께 선진국의 수입개방압력등 국제경제적 여건이 우리 경제의 주름살을 늘게했다고 지적한다. 민자당은 그러나 6공 정부가 대내외적 어려움에도 불구,경제발전의 바탕이 되는 정치·사회안정을 이룩했다면서 총선승리로 안정과반수가 확보되면 경제 재도약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민자당은 이와 함께 그렇게 극심하던 부동산투기,노사분규 등을 진정시켰고 내년에는 정부가 솔선,물가만 잡는다면 경제안정달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단체장선거연기◁ 야당측은 당초 정부·여당의 자치단체장선거 연기방침을 총선의 최대 이슈로 삼으려 했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결과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오자 다소주춤하고 있다. 민자당은 올해 예정됐던 단체장선거를 그대로 치를 경우 모두 4차례나 선거가 실시되며 그 부작용이 엄청나리란 점을 역설하고 있다.일반 국민들도 4차례 선거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크게 우려,민자당입장에 호응하는 상황이다. 야당측은 또 단체장선거 연기방침 위법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민자당은 현행법에 규정된 단체장 선거시기가 금년 6월30일까지이므로 그 이전에 법개정이 이뤄진다면 위법시비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한다.5월30일에 임기가 시작되는 14대 국회에서 지방자치관계법을 개정하면 절차상 아무 하자가 없고 그 개정여부를 총선결과로 판가름짓자는 것이다. ▷안정논리 및 3당합당 시비◁ 역대 어느 선거이건간에 여당은 안정을,야당은 변화를 주장하곤 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만큼 집권당의 안정논리가 먹히는 분위기는 드물었다. 여소야대시절 국민생활을 불편케 했던 무질서·사회기강해이 등을 체험했던터라 집권당에 안정세력을 몰아주겠다는 유권자의 심리가 높아가고 있다.특히 남북관계가 획기적 진전을 보이면서 정부·여당이 힘이 있어야 통일의 대업을 수행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여론이 다수다. 통일된 민주선진복지국가를 건설키 위해서는 이를 주도할 굳건한 중심세력이 필요하다는 논지다. 3당통합시비도 마찬가지다.거대여당이 탄생함으로써 정국이 안정되었다는 것은 대부분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야당측은 3당통합절차가 「밀실야합」이라 공격하나 이합집산에 있어서는 야당측이 훨씬 심하므로 효율적 대여공세가 되지 못하고 있다.▷민생치안및 농어촌문제◁ 야당은 도시지역에서는 민생치안부재,농촌에서는 농산물개방및 추곡수매를 쟁점화 시키려하고 있다. 민자당은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는등 민생치안확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집권당이 안정의석을 확보,국가권위를 바로잡으면 사회기강도 훨씬 탄탄해져 범죄도 줄어들 것이란 설명도 하고 있다. 농어촌문제의 심각성은 민자당도 인지하고 있다.쌀시장개방반대원칙을 끝까지 고수함과 아울러 농외소득기반확충,의료비·영농비부담 경감을 위한 정부지원을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간다는 것이 민자당측 계획이다. ▷흑색선전◁ 일반적 선거쟁점으로는 지지기반 확산이 어렵다고 판단한 야당측은 각종 유언비어성 주장으로 여당을 궁지에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 6·29이설,6공비리,관권개입,일부 출마자에 대한 외압등이 그 대표적 예다. 민자당은 야당의 이같은 주장에 일단 「무대응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그것을 일일이 반박하거나 맞대응 할 경우 쟁점으로 부각됨으로써 사실여부를 떠나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따라서 민자당은 대변인 논평등을 통해 사실관계만 적시하되 정치공방은 삼가기로 했다. 특히 국민당의 경우 탄압받는 모습을 가장,동정표를 노리고있다. 기업 수뇌부가 정치에 한눈을 팔아 기업경영이 부실해진 것을 정부압력이 있는양 가장하고 스스로 주식을 내다팔아 주식값이 하락하는 것도 정부의 조작인 것처럼 비치게해 억압받는 인상을 주려하고 있다.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출국파문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나 이같은 흑색선전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지적이다.
  • “과공은 비례” 몰랐나/이목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과공비례」 우리 조상들은 손님을 지나치게 대접하는 것은 오히려 예의에 벗어난다고 하여 이를 경계했다. 이 격언은 우리민족이 손님접대에 후했다는 역설적 추론을 가능케 한다. 국제적 이목을 집중시키며 서울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각료회의(APEC)에서도 막판에 과공시비가 벌어져 성공적 행사진행에 「옥의 티」가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구설수는 회의의 의장직을 맡고 있는 이상옥외무장관이 김제 커프스 버튼을 회의에 참석한 15개국 각료29명 전원에게 선물한 데서 발단됐다.이 사실이 알려지자 국제관례는 물론 최근 과소비를 지양하는 우리 사회 분위기와도 맞지 않는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관행상 외국손님에게 준 선물가격은 밝히지 않는 것이 예의라는 단서아래 외무부 관계자가 전해준 커프스 버튼의 실체는 14김제로 45만여원 짜리라는 것. 중국외상으로는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전기침외교부장을 비롯,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일본외상등 이번 회의 참석인사들의 쟁쟁한 면면을 볼때 그 정도의 선물은 「대단하지」않다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인정을 앞세우는 우리 풍토와는 달리 법규범 내에서의 생활이 몸에 밴 구미인들이 미화로 5백달러가 훨씬 넘는 개인선물을 받았을때 고마움보다는 분명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공직자가 1백달러 이상의 선물을 받았을 경우 반드시 관계당국에 신고토록 되어있고 일본과 유럽국가들도 비슷한 제도를 운용중이다.우리 나라도 미국례를 모범으로 해 1백달러 이상 혹은 10만원이상의 선물을 공직자가 받았을 때 총무처장관에게 이를 신고토록 공직자윤리법에 규정했다. 정부는 이들 선물이 문화·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박물관 등에 보관토록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매각하되 선물을 받은 당사자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다. 각국이 이렇게 엄격한 규제를 하고 있는 것은 자칫 호의의 선물이 뇌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리라. 우리 각 공식기관도 국제관례에 맞춰 선물의 수준을 낮추고 있다.국회의장실에 의하면 13대 국회들어 국회의장이 외국손님에 주는 선물은 귀빈일 경우 5만원상당의 도자기류,그렇지 않을 때는 2만원정도 나가는 넥타이나 스카프라는 것이다. 전반적 분위기가 이럴진대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얼굴이랄 수 있는 외무부가 다른 기관보다 후진적 행태를 보이는 것은 유감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전 정권의 강압통치아래서 외교적 어려움을 「과공」으로 커버하곤 했던 구습이 아직 남은 것인가. 외국 언론들은 지금 「한국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너무 사치·낭비풍조가 만연되어 있다」고 비아냥 거리고 있다.
  • 91년 가을의 평양/장수근특파원 총리회담 취재기:하

    ◎“인민들 잘살기 때문 「개방」 일 없다”/“「수령」없어 동구 무너진것 아니갔소”/행사장서 만난 북 기자,“소서 개방압력” 실토/“개혁요구는 「흡수통일」 전단계” 인식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 남측대표단이 방북기간중에 공통적으로 느낀 것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개방」과 「개혁」,「변화」에 대한 북측의 심한 알레르기반응이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백남준북측대표는 『개방?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개방을 해왔는데 새삼스러이 무슨 개방이냐』며 퉁명스런 표정을 지었다. 안병수 북측대표단대변인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이들 용어에 심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북측은 「개방」과 「개혁」을 그들이 우려를 표명하는 「흡수통일」의 전단계쯤으로 이해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같은 북측의 과민반응을 뒤짚어 놓고 생각해보면 지금 누군가가 그들에게 「개방」과 「개혁」을 부단히 촉구하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추론이 성립한다. 이에 대한 대답. 지난 23일 1차회담이 열리는 동안 회담장 복도에서 만난 북한의 한 언론인은 『소련이 북한에 개방압력을 넣고 있다』며 슬며시 말을 붙여왔다.그러나 그는 『소련이 뭐라해도 전체 인민이 부러움없이 살고 있기 때문에 개방 같은 건 「일없다」(필요없다)』는 부연설명을 잊지 않았다. 그의 말은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전해진 소련의 대북개방압력설이 사실임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란 점에서 기자의 관심을 끌었다. 평양에서 만난 한 동구 저널리스트는 『북한은 개방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으며 동구에서 좋은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그래서 북한은 더더욱 폐쇄의 성채를 높이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선 동구나 소련의 사회주의 붕괴원인을 그들나라의 지도자에게 돌리고 있었다.「위대한 김일성수령동지」와 같은 지도자를 못만났기 때문에 맥없이 무너졌다는 주장이었다.그러면서 『북한에선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주위의 이목을 살피며 건네오는 귀엣말에 이런 대목이 들어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소련이 무너진 것은 인민의 정치·경제적 기대수준을 정부가 총족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 아니갔소.우리도 지금까지 별일이 없지만 현재의 삶보다 인민들의 기대가 높아질 땐 간단치 않을거요』 「통일신보」의 홍창식논설위원은 요즘들어 북한에선 『주민들을 더욱 바짝 죄고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국가통제라는 나사못」이 더욱 단단히 죄어지고 있다는 뜻인듯 하다.그래선지 평양에선 「우리식대로 살자」는 구호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달라지든 「주체」란 기둥만 잡고 있으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게 북한의 생각인 모양이다. 『없는 것은 만들어내고 모자라는 것은 찾아내라』는 교시가 끝없이 반복되는 통제사회. 그러나 「우리식대로 살자」고 외치고는 있지만 「먹는 것으로부터 입는 것까지」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우리식」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실증들이 바로 오늘 북한이 맞닥뜨리고 있는 식량난과 생필품난이다. 이같은 북한의 사정은 그들이 대중소비경제의 문턱에 이르게 될 경우 더욱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또한 「우리식대로 살자」는 교시가 북한 주민들에게 끝내남쪽주민들수준의 삶을 보장해주지 못할 때 체제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회의 역시 증폭될 수밖에 없을 터이다. 그렇다고 덜컥 개방의 성문을 열수 없다는게 오늘날 북한이 안고 있는 숙제인 듯하다. 분단 46년. 통일을 마다할 동포는 북에도 없고 또한 남에도 없다.그러나 입만 열면 기계처럼 튀어나오는 북한주민들의 통일연호대로 구호에 의해 통일이 이뤄질 수는 없는 일이다.아니,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통일은 벽돌을 쌓듯 남북이 차곡차곡 상호신뢰를 쌓아 갈 때에만 꿈이 아닌 현실로 우리에게로 다가설 것이다. 본 것도 많지 않고 들은 것 역시 별로 없었던 평양체류 77시간. 다만 얻은게 있다면 단 한가지. 「우리의 소원」통일은 제일백화점에서 만난 평양봉화국민학교 4학년 백은실양(10)과 서울 반원국민학교 4학년 주종원군(10)이 한 자리에 앉을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이란 깨달음이었다. 『남조선 기자 선생님,「종군기자 이인모아저씨」를 왜 북조선으로 돌려 보내지 않느냐』고 따져 묻던 백량.그리고 27일 어머니와 관악산을 다녀가며 『엄마 집에 가서 컴퓨터책좀 사주세요』라던 주군. 이들 두 어린이가 「이인모」도 아니고 「컴퓨터」도 아닌 「공동의 화제」를 공유하는 시점이 바로 「꿈에도 소원」인 통일이 오는 날이 될 것이다.그러나 그날이 언제올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점칠수 없다.
  • 전 김일성 통역관겸 고위외교관/고영환은 말한다:3

    ◎세습 절차만 남긴 평양 권부/개혁파,있지도 않고 설땅도 없다/오진우등 혁명1세대 이미 노망기 보여/서모 김성애·이복동생 김평일 외면 당해 얼마전 남한언론들이 김일성의 후처 김성애의 사진이 로동신문에 게재됐다는 외신보도에 관심을 표명한 것을 보았다.김성애의 사진공개는 한마디로 김정일의 지휘가 확고부동함을 시사해주는 것이며 동시에 김정일이 서모 김성애와 그 이복동생들을 괄시한다는 서방언론들의 비판을 의식,김정일의 이미지를 바꾸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을 깔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김의 권력승계와 관련,김성애와 김평이등 이복형제,그리고 혁명1세대들의 반발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과정에 불과하다. 김정일의 이복형제들에 대한 견제와 관련해선 이런 일화가 있다. 지난 82년 당시 당정치보위부장이던 김병하가 하루 아침에 「부화」(연애)및 사치등의 죄목으로 목이 뎅강 날아갔다.그는 당시 김정일로부터 그의 이복형제들인 김평일 김영일등에 대한 사찰명령을 받고 『수령님이 살아계시는데 차마 그럴 수 있느냐』고반발했다 숙청을 당한 것이다. 불가리아대사인 김평일은 외교관회의 참석때마다 꼿꼿한 자세를 보여 눈초리가 살아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으나 역시 권력의 주변을 맴돌고 있을 뿐이다.올해 37살인 그는 김일성을 쏙 빼닮은 정치가적 풍모와 명석한 두뇌회전으로 북한주민들로부터는 인정을 받고있다.그러나 적출이 아니란 이유로 김정일의 박대가 심하다보니 『불쌍하게 됐다』는 식의 동정외엔 아무런 도움을 받지못하고 있다. 그는 불가리아주재대사로서 『나도 지도자동지의 명을 받고 근무하는데 왜 나만 빼고 일을 처리하느냐』고 부하직원들을 호통치지만 어느 누구도 그와 접촉하거나 업무보고를 하려들지 않는다.김평일과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당조직지도부 10호실에 접촉보고서를 상세히 제출해야하는등 철저한 감시를 받기 때문이다. 이복여동생 김경일의 남편 김광섭 체코주재대사는 「눈동자가 초첨을 잃고 머리는 땅만 쳐다보고」있을 정도로 외교무대에서의 역할을 아예 포기한채 체념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렇듯 김성애를 비롯,그 이복형제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심한 견제를 받아 대항력을 잃고 있으며 지지세력도,욕망도 갖고있지 않다. 이들외에 친인척들로 대외경제위원회 위원장 김달현(김일성과 5촌간),김창주(농업담당부총리 김일성의 작은 아버지 김형록의 일남),김봉주(직총중앙위 위원장〃 이남),김선주(만경대혁명학원 정치부장 〃 삼남)등이 있으나 권력핵심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김부자에게 충성을 바치고 있을 뿐이다.당국제부장 김용순이 친인척이라는 설은 근거가 없다. 북한에도 개혁파와 보수파간의 갈등이 있으며 혁명1세대,특히 군부원로들이 김정일의 권력승계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이 또한 서구적 발상에서 나온 추론에 지나지 않는다. 혁명1세대의 대부격인 오진우 인민무력부장의 경우 73년 김정일이 당조직·선전선동담당비서로 임명됐을때 터져나온 최용건 당시국가부주석등의 불만을 임춘추·허담등과 함께 잠재운 공로로 줄곧 권력서열 3위의 자리를 지켜왔으나 최근 「노망기」가 심해 『저 오진우가 빨리 죽어야지.인민군대 망하갔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지휘능력을 잃고 있다.그는 지난해 김정일의 지시로 군이 동계훈련을 준비하자 『이 따위는 와해.내가 처리하갔어』라고 장담했다가 김으로부터 『왜 안하느냐』는 추궁을 받자 『이놈들아 왜 준비를 안하느냐』고 부하들을 다그쳤다.이에 부하들이 『부장동무가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발하자 『내가 언제 그랬느냐.이놈들이 내가 나이를 먹었다고 놀리는구나』고 짜증을 내는등 망령기를 보였다고 외교부대표단과 함께 지난해 자이르에 왔던 군관계자가 전했다. 호위총사령관 이을설도 김일성이 주최한 한 만찬에서 김의 질문에 엉뚱하게 답변,좌중이 웃음을 참느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이처럼 70대를 넘어선 거의 모든 혁명1세대들은 이제 김일성의 옛 동지로서 김의 배려아래 이름뿐인 직위를 유지하며 노후를 즐기고 있을 뿐이다. 북한사회에는 또 엄밀한 의미의 개혁파도 존재하지 않는다.지난 87년 인민경제대학 공업경영학 강좌교원들이 중국식 「가족책임제」농업방법(일종의 토지임대제도)의 도입을 건의,테크노크래트의 한사람인 김환 화학및 경공업위원장이 이를 김정일에게 올렸다가 김의 분노를 사 서열 10위에서 50위로 내려앉은 적이 있다. 이후 경제부처의 테크노크래트들이나 고급당학교 이론가들,그리고 모든 관료들이 『현재도 나는 승용차도 타고 잘먹고 잘사는데 화를 자초할 필요가 있느냐』며 조용히 시키는 일만 하고 있다. 한편 김정일의 권력승계와 관련,소련은 물론 여러모로 못마땅하다는 내색을 숨기지 않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그가 북한의 실세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으며 강력한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중국은 이 바탕위에서 중국·베트남·북한을 잇는 아시아사회주의 동맹권을 형성,소련식 개혁과 개방의 거센 파고에 맞서려는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권력기반이 확고한 만큼 김정일의 권력승계는 불변의 사실이다.다만 그 시기는 93년 가을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92년중 80회를 맞는 김일성의 생일을 건국이후 최대의 행사로 치르려는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다.또 「고추장에 쌀밥」이라는 기본적 욕구를 채울 수 없는 경제적 사정도 무리지만우방국의 축하사절단을 한해에 두차례나 부를 수도 없다. 따라서 7차 당대회는 제3차 7개년 경제계획이 완료되고 일·북한 수교협상이 마무리돼 50억달러로 기대되는 배상금이 지급될 내년 하반기중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때쯤 북한은 일본측의 배상금으로 빈사상태에 빠진 경제에 긴급수혈을 실시,어느정도 숨을 돌릴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7차 당대회를 통해 당총비서직을 승계하는 한편 새로운 경제계획및 주요 정책노선도 발표할 것으로 짐작된다.
  • 소 강경보수파의 「막후」/“검은대령” 알크스니스

    ◎김영만기자가 만났던 “소유즈의 얼굴”/“고르비식은 혼란만… “비상조치 역설/“「60년대 한국」,경제난 타개의 모델” 소련쿠데타세력이 지향하는 것은 「자본주의적 독재」가 아닌가 싶다.그들이 구체적 모델로 설정하고 있는 것은 「박정희형독재」라는 유추도 가능하다. 서울에서 이같은 추론이 가능한 것은 쿠데타세력의 의회내 기반으로 보이는 소유즈그룹이 한국의 「박정희독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이들이 현 쿠데타세력의 아이디어뱅크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지기 때문이다.실제로 8인국가비상위원회의 실세로 알려진 푸고내무장관은 소유즈그룹의 「도움」으로 개혁파인 전내무장관 바딤 바카틴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지난 4월 검은대령 알크스니스를 정점으로 한 소유즈그룹은 『파국의 소련을 구하기 위해 소련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일찌감치 쿠데타세력에게 거사의 명분을 제공한 바 있다. 기자는 지난 4월23일 알크스니스대령의 숙소인 모스크바 호텔에서 2시간동안 그와 단독인터뷰를 했다.당시 그들은 비상사태선포를 주장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으려는 고르바초프대통령을 축출하려는 운동을 공공연히 벌이고 있었다.그들의 소련정세에 대한 시각과 그들이 바라고 있었던 소련의 미래상을 다시 되새겨 보는 것은 현 쿠데타세력의 이념적 기초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알크스니스는 고르바초프가 말하는 시장경제로 가기위한 혼란과 경제침체가 「일시적」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었다.그는 공산당과 연방정부가 강력한 힘을 행사해 전권을 장악하지 않을 경우 소련경제는 3류 빈민국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며 보혁갈등이 조기에 종식되지 않음으로써 끝내는 내전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알크스니스는 박정희와 한국경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그는 『보수세력이 개혁자체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우리는 개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 때문에 개혁을 위한 정치안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한국은 우리가 따라야 할 주요한 모델이다.한국은 정치적 안정이 있었기때문에 경제적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정치적 안정이 없었다면 오늘의 한국은 없었을 것이다』 알크스니스의 소련정치관을 요약하면 이렇다.우선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해 소련경제를 희생시켜야한다.그러나 그방법은 현재와 같은 연방정부의 무기력화로는 빈곤과 내전만이 있을 뿐이며 연방정부가 강력한 통제력을 행사하면서 하나씩 개혁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알크스니스 일파가 현재 어느정도의 쿠데타 핵심세력인지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이같은 알크스니스식 논리가 핵심세력의 이론적 기초임에는 틀림 없어 보인다. 그들은 유혈사태에 대해서도 말하자면 「감내해야 할 희생」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민주화가 어느정도 진행된 시점에서 비상사태선포와 같은 강경책은 필연적으로 유혈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한국의 경험을 알크스니스에게 이야기해주자 그는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그는 『생명의 가치는 무한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자신은 유혈적인 방법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러나 다른 생명을 보호하기위해 국가는 때때로 힘을 사용할수 밖에 없고 소련은 개혁정책이 실시된이래 민족분규 등으로 1천명이상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알크스니스 일파가 직접 쿠데타에 연루돼있는지는 지금 확인할 수는 없으나 다만 당시의 보수파들은 쿠데타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었다.알크스니스는 쿠데타가 가능할 것으로 믿느냐는 질문에 『불가능하다』고 한마디로 잘랐다.한국과 달라서 쿠데타를 지휘하고 의견일치를 보아야 할 장군의 숫자가 너무 많고 나라가 커서 쿠데타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그는 『장성만 모여도 크렘린궁으로는 자리가 모자란다.또한 우리는 쿠데타를 일으켰던 프랑코나 피노체트,주코프원수 같은 대중에게 익숙한 장성도 없다』고 말했다.그럼에도 소련에는 쿠데타가 일어났다.모스크바에 진주해 있는 군부대간에도 알력이 있고 비상위원회와 친고르바초프쪽으로 세가 나누어져 있는 것을 보면 알크스니스의 쿠데타 불가능론은 어느정도 맞아들어간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알크스니스는 독립운동이 가장 활발한 발트3국중 라트비아 출신이다.그는 출신배경과 현재의 정치적견해 사이를 어떻게메울수 있느냐는 질문에 『민족주의자들이 내놓는 것은 「배고프지만 자유롭게」이다.경제적 독립이 불가능한데도 연방탈퇴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는 것은 정치적 이해 때문에 인간의 생존권을 희생시키는 지나치게 무책임한 처사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당시 모스크바는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개혁파가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을 때였다.그럼에도 알크스니스는 매우 확신에 찬 어조로 비상사태를 선포해야한다고 이야기해 나갔다.
  • 오대양 「자수」 수사결과와 전망

    ◎「32명 변사」의혹에 수사 초점/“오대양과 무관” 입증위한 유씨 자작극 결론/「세모」와의 「사채연결 고리」 집중 추적할듯 검찰이 14일 오대양사건 집단자수자들의 자수동기와 경위에 대한 수사를 마침에 따라 이 사건 수사방향은 32명의 집단변사쪽으로 국면을 전환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의 수사에서 세모사장 유병언씨(50)가 탁명환씨(54·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및 정동섭씨(44·대전침례신학대교수)와의 송사에서 세모 및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와 오대양이 무관함을 입증하기 위해 집단자수라는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따라 검찰은 이미 밝혀낸 사채의 흐름 등을 놓고 볼 때 집단변사사건에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구원파와 오대양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유씨가 공소시효를 3년밖에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집단 자수자들을 서둘러 자수시킨 것은 탁씨와 정씨가 재판진행과정에서 논리적 공박에 박차를 가해오자 위기의식을 느껴 극약처방을 쓰려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원파」의 권신찬목사와 사위인 유씨의 성격적인 약점과 사생활,교리 등에 정통한 두사람이 세모와 오대양의 관계를 들먹이는데 대한 방어용으로 김도현씨(38)등 6명을 자수시켜 『나와는 관계없지 않느냐』고 내보이려 했었다는 것이다. 유씨는 결국 탁씨와 정씨에 대한 과민반응 때문에 혹을 떼려다 붙인 자충수에 말려든 셈이라 할 수 있다. 검찰이 처음 유씨를 의심하게 된 계기는 유씨가 두사람을 고소한 날과 공판날짜등이 김씨등이 자수를 모의하고 경찰에 출두한 날짜와 맞아 떨어지고 있음을 확인하면서부터였다. 유씨는 지난해 10월 두사람을 대전지법에 고소했고 김씨등 암매장범들의 자수논의도 이때부터 무르익어 지난3월부터 7월까지 3차례공판이 진행됨과 아울러 자수자들의 생계지원대책과 자수대비교육이 이뤄졌고 다음공판에 앞서 집단자수가 이뤄졌던 것이다. 검찰이 앞으로 파헤쳐야할 32명의 집단변사사건수사 또한 「구원파」및 세모와 오대양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벌어질 것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지금까지의 수사결과 사채의 흐름이 이같은 삼각관계를 가정하지 않고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대양직원 32명이 집단자살을 했건 또는 타살됐건 간에 그 원인의 상당부분이 이같은 연결고리와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한지 4년이 지난데다 증인이 거의 없고 자살가능성과 타살가능성에 대한 추론 또한 엇갈리는 상태이기 때문에 일반이 바라는 바대로 시원한 결론이 내려지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 집단자수 동기 세갈래 추정/검찰의 「의혹풀기」 중간점검

    ◎유 사장,「오대양」과의 관계 덮으려 부추겨/「세모」 곤경에 빠뜨리려 자수하자 진화나서/「범행」 고백하자 종교차원서 은밀히 지원 오대양직원 4명을 살해 또는 암매장했다고 집단자수,지난달 19일 구속된 김도현씨(38)등 7명이 8일 법원에 구속기소됨에 따라 이들에 대한 검찰의 1차 수사가 마무리됐다. 이들은 공소시효를 3년남짓밖에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느닷없이 무더기로 자수,4년전 32명의 집단변사사건을 다시 떠올리며 갖가지 의혹을 불러일으켰으나 자수동기에서조차 『양심의 가책과 두려움 때문』이란 이들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뒤엎을만한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이들을 기소하면서 밝힌 자수과정에 항간의 주목거리가 된 세모쪽이 등장하고 있어 사채의 유입으로 드러난 오대양과 세모의 관계에 이들도 연결됐으리라는 의심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의심의 첫대목은 자수권유자로 「구원파」신도임이 뒤늦게 밝혀진 이재문씨(38)가 9백만원의 전세방에 살면서 자수자들을 위해 변호사선임비용 1천6백만원을 융통해줬다는 점이다. 조사결과 이씨는 「구원파」신자로 서울의 갑부인 김계숙씨(41·여)가 자발적으로 돈을 댔다고 했으나,이씨가 애초 「구원파」신자임을 부인했던 점과 김씨를 통해 계속 거액의 변호사비용을 댈 수 있겠느냐 하는 점에서 세모와의 관계가 추적되고 있다. 그동안의 수사결과 지난해 3월부터 이씨가 주선해 계속된 자수자들의 모임에 세모의 부장인 윤병덕씨(41)가 함께 있었고 이씨가 세모 상무 고창환씨의 손아래동서로서 고씨의 차를 몰고 세모타운에 사는 것이 확인됐다. 검찰은 따라서 이들의 법정변호비용은 세모쪽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고 세모가 이들을 지원하는 이면을 살피는 것과 함께 구속된 세모사장 유병언씨쪽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보아 눈에 띄는 것은 유씨가 이름조차 입에 올리기를 싫어할 정도로 사이가 나쁜 국제종교연구소 탁명환소장(54)과 침례교신학대 정동섭교수(44)를 상대로한 명예훼손고소사건이다. 탁씨는 유씨의 「구원파」를 「이단」이라고 주장해 앙숙이 됐으며 정씨는 유씨와 함께 「구원파」에서 지내다 헌금과 사채·종교논쟁을 벌이고는 뛰쳐나가 유씨를 공격했다.이 두사람은 유씨를 명예훼손시킨 혐의로 고소돼 모두 지난달 재판을 받게 돼 있었다. 탁씨와 정씨를 고소한 유씨로서는 법정에 나가 자기방어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었고 재판과정이 자신에 대한 모든 면을 짚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 유씨는 오대양과 관련된 껄끄러운 점을 덮어두고자 살해 암매장 관련자들을 자수시켰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이들이 「구원파」에 속하기를 거절당했던 점을 들어 오대양 몰락후 「구원파」마저 저버린데 항의,이들이 「구원파」와 세모에 상처를 주려고 자수하자 세모측이 진화작업을 위해 이들을 도우러 나섰을 수도 있으리라는 견해 또한 만만치 않다. 이와함께 검찰은 유씨가 사채 등에는 복잡하게 얽혔을지 몰라도 종교의식과정에서 이들이 사람을 죽인 사실을 털어놓고 자수하겠다고 고백해오자 종교적 관용의 차원에서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이들을 도우려 했을 가능성도 짚어보고 있다.
  • 모의 「수학시험」 성적 저조/「고1」 11만명 실시 결과

    ◎3과목 평균 40점 94학년도부터 적용될 새 대학입시제도에 따라 처음 시험을 칠 고교 1년생을 대상으로 모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실시한 결과 언어,수리·탐구,외국어 등 3개 영역 가운데 외국어 성적이 가장 낮은 것을 나타났다. 사설입시평가 전문기관인 중앙교육진흥연구소(소장 허필수)가 자체 개발한 시험문제로 지난달 29일 전국의 2백92개 고교 1학년생 1만4천명을 대상으로 모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쳐본 결과 언어는 평균 55.7점이고 수리·탐구는 40.4점이었던 데 비해 외국어는 25.5점에 그친 것이다. 이 같은 모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는 함께 치른 모의 학력고사에서 국어 56.6점,수학 44.1점,영어 41.5점으로 나타난 것에 비해서도 저조한 것이어서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문제유형과 난이도에 아직 익숙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어휘력과 독해력·언어추리력을 측정하는 언어영역에서는 단어의 의미와 단어 사이의 연관성을 묻는 어휘력 득점이 가장 낮고 독해력의 경우 사실적·추론적 이해보다는 비판적 이해를 측정하는 문제가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 이라크 원유 방류/“환경테러” 화공작전… 지구촌 경악

    ◎다국적군 상륙 방해·용수고갈 겨냥/하루 10만배럴 흘러 생태계 큰 피해 이라크군이 점령하고 있는 쿠웨이트의 미나알 아마디유전으로부터 원유가 흘러나와 걸프지역에 길이 48㎞ 폭 13㎞ 가량의 거대한 기름띠를 형성하면서 사우디 국경까지 육박,걸프전에 또 하나의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리들은 25일 이라크가 다국적군의 상륙작전을 방해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지역의 담수시설을 마비시키기 위해 3일전부터 고의적으로 원유를 유출시키는 「환경테러」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시 미대통령도 25일 기자회견에서 『후세인대통령이 스커드미사일 공격,전쟁 포로학대에 이어 아무런 군사적 가치도 없는 행위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며 『마지막 숨을 들이키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부시대통령은 유출된 원유가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위회담이 열려 대책에 거의 합의했으며 『아직 발표할 수는 없으나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모든 노력」의 의미에 대해서 말린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은 「군사적 대응」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라크는 25일 유엔에 제출한 서한에서 이 기름띠는 지난 22일 미 공군기들이 파괴한 이라크 유조선 2척에서 흘러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은 이라크가 지난 22일부터 쿠웨이트내 유전을 불태우기 시작한데 이어 바다에 기름까지 쏟아 붓는다고 주장하면서 그 의도를 두가지로 추측하고 있다. 우선 바다에 기름을 쏟아부어 다국적군이 조만간 쿠웨이트 해안에서 펼칠 상륙작전을 방해하려 한다는 것이다. 바다에 기름을 쏟아부어 화공작전을 펴든가 아니면 해안을 「끈적끈적」하게 만듦으로써 상륙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추론은 말린 피츠워터 대변인이 25일 제시한 것인데 피츠워터 대변인은 바다위에 유출된 기름이 불이 붙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해 후자의 가능성에 의심을 보였다. 하지만 부시 미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원유유출이 다국적군의 「전투계획」에 아무런 장애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미군 지도자들도 「끈적거림」이 군작전에 영향을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원유유출이 군사목적을 갖고 있다는 점에 회의적인 의견을 표시했다. 다음으로는 사우디 동부지역의 해수담수화 공장의 가동을 방해하려한다는 것. 사우디는 약 90%의 용수를 해수의 담수화로 충당하고 있어 담수화공장이 가동에 방해받게 되면 사우디인들과 다국적군의 용수에 커다란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지난 83년 이란­이라크전 당시 이라크군의 공습으로 이란의 노우르즈 유전이 파괴됐을 때도 기름이 유출된 해역에서는 담수화공장이 가동을 못했었다. 그러나 정작 이번 원유유출 사고가 가져올 가장 큰 문제는 전쟁양상의 변화보다는 환경파괴이다. 미국은 이라크가 저유탱크에서 원유를 바다에 흘리고 있는지 아니면 육상유전으로부터 파이프를 통해 방출하고 있는지 확실치 않지만 기름띠의 규모와 유전의 시설용량으로 볼때 하루 10만배럴 이상의 기름이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론자들은 이 정도의 양이 계속 흘러나온다면 걸프지역의 생태계는 물론 자연환경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있다. 일부 환경론자들과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이라크가 환경을 볼모로 미국의 발목을 잡기 위해 원유를 흘리고 있지 않는가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지난 89년 3월 알래스카의 발데스항에서 엑슨사의 엑슨발데스호가 암초에 좌초,26만8천배럴을 유출시켰을 때 조류,산란기를 맞은 어류·플랑크톤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생물이 심각하게 오염됐었다. 이번에 유출된 원유량이 89년 발데스호 사건때보다 적지않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이라크가 마음 먹기에 따라서 훨씬 더 많은 원유를 유출시킬 수 있어 환경파괴 정도는 발데스호 사고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심각해 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번 원유유출의 환경오염이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시되고 있다. 발데스항 기름제거 책임관이었던 어니 파이퍼씨는 아직까지는 유출된 양이 많지 않고 아라비안 원유가 경질유로서 휘발성이 크며 햇빛이 강렬해 자연적인 정화력이 발데스사고 당시보다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지금 당장 유출원유 제거작업이 시작된다면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라고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기뢰가 떠다니고 미사일이 날아 다니는 전쟁상황아래 서로 원유유출의 책임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기름제거 작업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다. 미국은 현재로서 기름확산방지 살포하는 방법은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가 고의로 원유를 유출하고 있다면 기름유출을 막는 것은 쿠웨이트 상륙후 원유유출 밸브를 잠그는 길뿐이다.
  • 94 대입 적성시험/오지선다·다답형 출제

    ◎영어선 「듣기평가」 나올듯/중교심 심의/대학별 본고사 2과목 이내로 올 고교신입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94학년도 대학입시의 대학교육 적성시험에는 5지선다형의 객관식문제와 정답이 2∼3개가 되는 다답형 문제도 나오며 영어문제에서는 대입사상 처음으로 듣기평가문제가 출제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23일 교육부장관 자문기구인 중앙교육심의회 전체회의를 열고 94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선안을 심의에 부치면서 적성시험의 형태를 이같이 할 것임을 밝혔다. 교육부가 이날 내놓은 적성시험 문제의 형태는 중앙교육평가원이 대학교수 31명과 고교교사 10명에게 출제를 의뢰해 지난해 12월19일 서울 등 15개 고교평준화 지역에서 남녀고교 하나씩을 선정,모두 1천6백1명의 2학년생을 대상으로 연습시험을 치른 것이다. 이같은 적성시험의 형태를 포함한 새 대입제도 개선안은 이날 중교심 전체회의를 거쳐 25일 열리는 중교심 소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린 뒤 오는 2월 대학교육심의회가 구성되는 대로 최종 심의를 받아 교육부가 새달안으로 최종적으로 확정,발표하게 된다. 그러나 최종 확정때까지 현재의 시안이 거의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올해에도 이번 시험을 좀더 보완,비평준화 시도까지 확대해 연습시험을 2∼3차례 치를 예정』이라면서 『최종 확정때까지 여러차례 수정보완 과정을 거칠 계획이나 현재의 형태와 거의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번 『연습시험 문제는 개선안이 나오기 전부터 출제작업이 시작되어 객관식 1백30문항에다 주관식 17개문항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앞으로의 연습시험에는 개선안에 따라 객관식으로만 출제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습시험은 객관식 1백60점에 주관식 40점으로 배점됐으나 앞으로는 객관식 2백점 만점으로 될 전망이며 영역별 배점은 이번과 같이 언어 60점,수리 탐구 1백점,외국어 40점의 비율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교수·공부방법 변화예고/새 대입적성시험 출제경향 분석/문법제외 독해력 측정 중점/언어/원리적용·문제해결력 측정/수리 탐구/독해력 70%·듣기능력 15%/외국어 23일 교육부 중앙교육심의회가대입제도 개선안을 심의하면서 공개한 대학교육 적성시험의 형태는 현행 학력고사와는 근본적으로 달라 고교교육에서의 교수방법·공부방법을 크게 변모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출제 형태만 보더라도 4지선다형이 아닌 5지선다형에 정답이 2∼3개인 다답형으로 되어 있다. 또 과목구성도 언어·수리 탐구·외국어로 구성되어 있어 현행 학력고사의 국어·영어·수학식의 구분과는 달리 통합교과적으로 되어 있다. 문제지문의 구성도 언어영역에 음악·미술·실생활에 관한 지문이 나오며,수리탐구 영역에서도 사회과목에서 배우는 내용이 나오기도 한다. 외국어는 현행 영어와 크게 차이가 없으나 듣기평가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 교과서 안에서만 지문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소설·실용문·신문·잡지 등에서 응용한 지문이 나올수 있도록 돼 있어 지금처럼 과목별로 집중공부하는 수험준비 방법은 바뀌어야 될 것 같다. 중앙교육평가원이 밝힌 각 영역별 출제방향 및 내용,앞으로의 전망 등을 살펴본다. ▷언어◁ 현행 학력고사의 국어시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국문학사,국문학이론 국문법 등은 제외됐으며 대신 사회·국사·음악·미술 등과 관련된 지문도 많이 나왔다. 특히 모든 지문들이 길어 독서량에 따른 독해력 측정과 논리적 사고훈련 정도를 재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또 단어의 적절한 구사,단어간의 상관관계 이해,문장의 연결,요지의 적절한 축략을 측정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글의 제목으로 적당한 것은?」 「이 글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은?」 「빈칸에 알맞는 말은?」 「윗글의 목적을 잘 설명한 것은?」 등의 질문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에따라 배점은 대체로 어휘력 20%,문장독해력 65%,언어추리력 15%가 되도록 했다. ▷수리·탐구◁ 현행 학력고사의 수학문제에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탐구능력(연구 및 추론·추정능력 등)을 측정하는 문제를 내려고 했다. 수학분야도 숫자로 나오는 답을 구하는 문제보다 원리·증명 등을 이용,가설을 주고 답을 구하는 문제가 많았다. 그리고 사회나 과학분야의 문제도 그래프·도표 등을 예시하고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그리고이 표를 어떠한 경우에 잘 이용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문제가 대종이다. 모든 문제가 가설이나 예시·표를 주고 1∼3개 정도씩 질문하는 형태였다. 특히 사회과목 분야의 가설·예시·표 등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우유·공해분야 등에서 나왔다. 배점은 기본개념 이해력 30%,문제해결력 40%,해석 추리력 30%였다. ▷외국어◁ 발음·액센트위치 찾기 문제는 완전히 배제됐다. 문법문제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독해력 중심으로 출제됐는데 의사소통능력·단어선택능력·독해력이 대부분이었고 순수한 문법문제는 객관식 32문제중 3문제 뿐이었다. 3문제도 모두 어법에 맞는 문장을 고르는 것이었다. 때문에 「윗글 내용과 일치 또는 일치하지 않는 것은?」 「빈칸에 들어갈 적절한 말은?」 「윗글이 의도하는 것은?」 등이 90% 정도였으며 6문제가 출제된 듣기문제도 이해력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배점은 독해력 및 어휘력 70%,문법 15%,듣기능력 15%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 평행대치 민자 내분의 시말/정치부 방담

    ◎“수습이냐 분당이냐” 「청와대회동」이 고비/당권요구,「반김성격」 조직 정리 인상/JP “김대표 내각제에 이의 없었다” ­내각제 합의각서 공개로 야기된 민자당 내분은 이번주를 고비로 수습이냐,분당이냐의 결판이 날 것 같습니다. 특히 5일 서울로 올라올 예정인 김영삼 대표와 노태우 대통령과의 청와대회동 성사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진다면 수습의 가닥이 잡힐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지난 10여일 동안 어지럽게 전개된 민자당 내분은 수습기미를 보이다가 극적으로 반전되는 상황을 몇 차례 겪으면서 어떤 정치협상보다 드라마틱한 일면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이에 따른 국민불안도 심화되고 있기에 하루빨리 결말이 나야한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번 사태로 민정계의 여권 체질과 민주계의 여권체질이 확연히 드러났다고 보여집니다. 민정계가 계속 밀리는 양상을 보인 반면 민주계 특히 김 대표의 뚝심은 알아줄 만했습니다. 민정계측은 「전투에서는 져주지만 전쟁에선 이긴다」고 자위하더군요. ○민주계,분당을 사실화 ­주초 청와대회동이 이뤄진다면 같은 맥락에서 노 대통령이 상당히 유화적 태도를 견지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청와대와 민정계측은 자신을 정치적으로 고사시키려 한다는 불신을 강하게 가진 김 대표를 어떻게든 설득,우선 당무에 복귀시켜 놓자는 것이겠지요. ­김 대표가 머물고 있는 마산 현지 분위기는 김대표의 독자선언에 의한 분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듯합니다. 민주계의 강경 소장파의원들은 민정계가 어떤 양보를 해도 소용이 없으며 이제 민정계 인사와는 더불어 당을 할 수 없다고 큰소리 치고 있지요. 김 대표가 청와대회동에서 이런 강경분위기를 어떻게 전달할지 주목됩니다. ­청와대ㆍ민정계와 민주계간의 접촉창구를 맡은 인사들이 현상에 대한 혼선을 일으킨 것도 이번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입니다. 지난달 29ㆍ30일에 걸쳐 노 대통령과 김 대표를 각각 만난 김동영 정무1장관과 김윤환 총무가 모두 사태를 낙관하다 31일 김 대표가 내각제반대 선언을 하고 마산으로 내려가지 않았습니까. 평소 꼼꼼하지 않은 김 총무가 지난 2일 마산에서 김 대표를 만났을 때는 김 대표 말을 일일이 적었더군요. ­그럼에도 회동 후 김 총무는 주초 청와대회동 성사를 확신한 반면 김 대표 측근들은 회동이 불투명하다고 말해 다시 혼선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민자당 내분이 확산되어 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곤혹스런 사람은 노 대통령이라고 해야겠지요. 지난달 31일 김 대표가 내각제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훌쩍 마산으로 떠나던 같은 시간에 노 대통령은 청와대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에 예고없이 들러 『조그마한 일」(김 대표의 회견ㆍ마산행)을 크게 보는 사람은 머리가 이상한 사람이야』라면서 애써 태연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착잡하면서도 심기가 몹시 불편한 표정을 역력히 드러냈습니다. 춘추관 2층 누각에 있는 대형북을 3번 치는 노 대통령의 모습은 차라리 보는 이의 마음을 더 울적하게 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통치권이 훼손된 것은 물론 여당 총재로서의 정치역량한계를 국민들에게 실감시켜 주었다고나 할까요. 결국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사람은 바로 노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합의서 휴지조각 될 판 ­3당통합 이후 공화계와 함께 이따금씩 민주계에 「견재잽」을 날려 재미보았던 민정계도 이번 사태를 통해 한마디로 「되로 주고 말고 받은」 셈이지요. 3당 통합의 최대 성과로 치부했던 내각제개헌 합의가 한순간 「휴지」조각이 될 운명에 놓이게 됐는가 하면 자칫하면 멀쩡한 「보따리」(당권)마저 위협당할 지경에 빠졌습니다. 게다가 민주계로부터 「공작정치의 주범」으로 불리는 바람에 체면마저 영 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통령을 배출한 민정계로서는 국정의 마지막까지 책임진다는 입장에서 「공매」를 맞을 수밖에 없었던 측면도 있지만 박준병 총장이 너무 일찍 「자수」하는 바람에 화를 자초했다는 추론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민정계 의원들이 민주계에 대해 느꼈던 공분은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천하대세를 판가름하는 대회전에서 민정계의 힘을 한 곳으로 응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민주계는 이번 내분사태로 의견상으로는 상당한 전과를 올리고 있는듯 합니다. 우선 합의각서에 서명까지 하고 이를 저버린 김 대표에 대한 정치적 도의 논란이 물건너갔고 사실상 내각제가 불가능해져버린 형국입니다. 이에 나아가 당기강 확립 명분을 내세워 당권 장악까지 노리고 있으니 점입가경이랄 수 있지요. ○결단시기 지연 힘들 듯 ­민주계로서는 김 대표가 당권 자체는 차지할 수 없다하더라도 실질적 당 운영권을 장악하고 월계수회 등 반김 성격을 띤 당 방계조직을 정리하려는 듯한 인상입니다. 공천권이나 인사권 요구는 민주계가 위원장인 지구당에서의 조직분규를 해소하고 당 공식ㆍ비공식 모임에서 김 대표를 공격하는 인사가 나올 소지를 미연에 막자는 의도로 보입니다. ­김 대표의 의중이 청와대의 어떤 유화책에도 불구,이미 분당을 결심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적정한 선에서 당무에 복귀하는 것인지 아직 명백치 않습니다. 그러나 대국민 명분이 있는 내각제 반대와는 달리 당내분이 김 대표의 당권다툼으로 비화되는 것은 여론의 따가운눈총을 받을 것이 분명하므로 김 대표로서도 결단의 시기를 늦추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공화계의 수장인 김종필 최고위원이 평소 감정 표현을 절제했던 것과 달리 김 대표를 겨냥,혹독한 평을 한 데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공화계의 시각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는 3당이 통합된 지 10개월,내각제 합의각서에 서명한 지 5개월이 지나도록 한 번도 내각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었다』고 비난하면서 민자당의 앞날에 대해 『그것은 그 사람(김 대표지칭)하기에 달렸지. 일만 있으면 튀어나가고…. 앞으로 지자제ㆍ총선 등 큰 일이 많은데 또 튀어나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당을 책임진다는 사람이 당 밖에서 당에 대해 요구나 하면 모두 뻔한 것 아니냐』고 비관적인 전망을 했습니다. ­공화계는 민자당이 깨져 민주계가 나갈 경우 민정계의 액세서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당이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노골적인 집단행동은 표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 고비를 넘기면 자신들의 지분확대를 위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들의 최대 목표였던 내각제개헌 추진이 물건너간 상황에서 보다 홀가분한 입장에서 독자행동도 불사할 것으로 보여 YS(김영삼 대표)ㆍJP(김종필 최고위원)의 대립양상이 노골화되지 않을까 점쳐집니다. ­민자당의 내분사태를 분석하는 평민당측의 시각이 재미있습니다. 평민당측은 이번 사태를 결국 민정ㆍ공화계가 내각제를 포기하는 선에서 민주계를 묶어둔 뒤 본격적으로 YS 고사작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YS를 민자당 내부에서 「소멸」시킨 뒤 TK(대구ㆍ경북지역의 약칭)에서 차기대권 후보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죠. ○평민,차기대권 고무적 ­평민당이 이번 사태로 민자당이 만신창이가 되자 차기대권에 대해 더 큰 의욕을 보이는 것도 흥미있는 부분입니다. 김대중 총재의 측근들은 『YS는 물론이고 민자당의 어느 누구가 나서더라도 차기대권은 김대중 총재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고무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여야협상 문제와 관련,민자당의 내부정리가 이뤄지는 대로 평민당이여권의 대야 접촉에 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광ㆍ함평 보궐선거에서 승리,그 여파를 몰아 여권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협상에 나서 유리한 「과실」을 챙길 속셈입니다. ­YS의 정치역전술이 이번에 유감없이 나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오랫동안 야생마로 자라온 그의 정치행태의 일면도 드러낸 것입니다. ○야생마정치 일면 입증 ­밀실에서 내각제 개헌에 합의ㆍ서명까지 해놓고도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딱 잡아떼던 김 대표가 보통 사람이었다면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됐습니까. 자기를 고사시키려는 여권내 공작의 희생물이었다는 동정론을 유발한 뒤 「내각제개헌=악」이라는 정국 분위기를 교묘하게 이용,내각제개헌 반대를 전격적으로 선언함으로써 단번에 국면을 역전시켜 버렸지요. ­여권내 「선」(현행 대통령 직선제 유지)을 위해 고고하게 투쟁하는 선명성의 화신으로 변신되어 국민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는 노 대통령과 JP로 하여금 내각제의 사실상 포기라는 백기를 들게 하고는 다시 당권보장이라는플러스 알파를 더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까. 대단한 바람정치의 승부사라고 해야겠지요. ­그러나 원숙한 국가경영과 책임있는 국정집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불안한 지도자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남겼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정치인의 2중성을 한 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2일밤 마산에서 김 대표를 두시간여 동안 단독 면담한 김윤환 총무는 『김 대표가 내주초 청와대회동 약속을 했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이같은 사실을 기자들에게 발표해도 좋으냐고 확인까지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김 총무가 부산으로 떠난 후 비서진을 통해 『김 총무가 늦어도 6일까지는 노 대통령과 만나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언질없이 듣기만 했다』고 상반되게 발표했습니다. 도대체 누구말을 믿어야 합니까.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은 자신이나 자기 계파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한 셈이 되지요. ­내각제각서가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는 박준병 총장의 경위 설명에도 불구,여러 억측이 만발했습니다. 결국 박 총장은 유출경위를 「도난」이라 규정하고 검찰에 수사의뢰를 요청하게 됐죠. ­자신의 집무실 서랍에 넣어두었던 각서 사본이 사라졌다 며칠 뒤 돌아왔다는 박 총장의 설명은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박 총장 비서에 따르면 5월말쯤 총장이 중요서류를 잊어버렸다고 해서 카페트까지 뒤집어 보는 소동을 벌였다는 겁니다. ­그러나 잃어버린 경위나 돌려받은 과정,그리고 5개월씩이나 청와대 혹은 김 대표에게 보고치 않았다는 사실 등 의혹도 많아요. 민주계측은 청와대까지 포함된 세력에 의한 고의 유출이거나 박철언 전 정무1장관 등의 의도적 유출이라며 「공작정치」라고 몰아붙이고 있어요. ­엄정한 수사를 해봐야겠지요. 합의각서 공개 경위에 대한 수사는 단순한 유출과정조사에 그치지 않고 그 파장이 당내분사태 진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집니다. ­기초자치단체의 정당 참여문제를 놓고 여야간 막바지 절충을 벌이던 정국 정상화협상은 이번 사태가 돌출,민자당을 강타함에 따라 실종된 듯한 느낌입니다. ­결국 주초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노 대통령ㆍ김 대표회동이 민자당 분당여부를 가름짓는 분수령이 될 뿐만 아니라 정기국회 나아가 내년 국정운영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란 게 일반적 관측입니다.
  • “10인10색” 일 각료들의 「파병론」

    ◎총리ㆍ외상ㆍ법제국장 등 서로 다른 논리/“수정ㆍ철회”… 견해 통일안돼 횡설수설 질의에 나선 사민연의 나라자키 야노스케의원은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이 법안에 대한 정부당국자들의 견해는 구구각색이다. 이쪽에서 문제가 수습됐는가 하면 또 다른 쪽에서 문제가 터진다. 법안을 제안한 사람들조차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한마디로 모순 투성이의 법률이다』 19일 개최된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의 질의답변은 6번이나 중단되는 소란을 피웠다. 총리와 외상의 답변이 다르고,내각법제국장관은 장관대로,외무성 조약국장은 또 그 나름대로 서로 말이 달랐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엔평화협력법안」에 이한 협력대원이 다국적군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인가가 초점이었다. 이날 야마구치 의원은 유엔협력대 파견의 전체가 되는 유엔결의와 협력대에 의한 다국적군 지원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가이후 총리는 『유엔결의를 근거로 파견 또는 결의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국적군이 행하는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나카야마 타로(중산태랑) 외상은 다국적군에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근거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비난한 유엔결의 6백60호(8월2일),이라크 경제제재 결의인 6백61호(8월6일)와 이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6백65호(8월25일) 3결의안을 들었다. 야마구치 의원은 이 답변에 대해 『미군의 사우디아라비아에의 전개는 8월8일이었다. 유엔결의 6백60회는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 비난만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제재조치까지는 담지 않고 있다』며 정부측의 통일된 견해 제시를 요구,질의를 한때 보류했다. 나카야마 외상은 답변을 취소하고 위원회 종료 직전 총리답변대로 통일견해를 내놓았다. 일본정부의 통일견해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둔하는 다국적군은 유엔안보리결의가 추구하는 이라크의 쿠웨이트로부터의 무조건 철수를 실현하기 위한 불가결한 전제』라는 것이다. 이날의 논란은 유엔군이 창설됐을 경우 자위대 참가문제에서도 빚어졌다. 구도 아쓰오(공등돈부) 내각법제국장관은 자민당의 다니가와 가즈오(곡천화수)의원의 『유엔군에자위대 참가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유엔헌장에 따른 정규 유엔군에 어떻게 관여할까라는 문제는 아직 연구중이어서 명확히 말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고 『해외파병은 자위를 위한 최소한도의 범위를 넘는 것이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다는 헌법 제9조의 해석을 거듭해 추론하면,그 임무가 일본을 방위하는 것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유엔군에 자위대가 참가하는 것은 헌법상 문제가 남는 것이 아닌가』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는 당초 『집단적 안전보장행동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 자위대참가는 가능하다』는 새로운 헌법해석을 제시할 방침이었으나 이 해석을 앞세우면 오히려 유엔평화협력법안의 심리에 지장을 줄 염려가 있다는 견지에서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등 자민당 집행부는 지금까지 『동서냉전구조의 해소라는 새로운 국제정세의 흐름속에 장래 유엔군에의 대응도 명확히 해 놓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정부에 대해 유엔평화협력법의 심의에 앞서 자위대의 유엔군참가에관련되는 헌법해석을 명확히 하도록 요청했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이번 임시국회중에 새 견해를 밝힐 방침을 세우고 가이후 총리가 외무성과 내각법제국에 의견조정을 지시했었다. 그러나 가이후 총리는 지난 17일 「연구」는 하되 이번 국회에서는 결론을 내지 않기로 작정,연기를 선언했다. 가이후 총리로서는 지금단계에서 무리하게 신해석을 했을 때 「유엔군참가는 헌법상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올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자위대의 해외파병에 길을 열었다는 야당측의 반발로 국회는 공전되고 유엔평화협력법안의 성립은 절망적으로 될 것이라는 판단이 섰던 것이다. 이것은 바로 정국혼란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이번 유엔평화협력법안은 이같은 심의과정중의 난항이 아니더라도 장애가 많다. 우선 「평화헌법」과 「국회결의」를 뒤집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장벽이 있으며,여론의 반대도 강하다. 또 자민당내부와 정부관련기관 사이에도 불협화음이 크다. 게다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각국의 경계와 저항이 거세며,참의원에서는 여야가 역전되어 있다. 오는 11월12일 거행되는 일왕의 「즉위의 예」까지라는 시간상 제약도 간과할 수 없다. 자위대파병법인 유엔평화협력법안의 행방과 「파병국회」의 거취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 “자위대 파병 위헌” 시사/법제국장관/“해외파병은 자위범위 넘어”

    ◎일 의회,평화협력법안 심의 착수 【도쿄=강수웅특파원】 자위대의 해외파병 근거법인 「유엔평화협력법안」을 심의하기 위한 일본국회는 19일부터 중의원 예산위원회를 열고 이 문제에 관한 본격적인 논전에 들어갔다. 이날 답변에 나선 고토 아쓰오(공등돈부) 내각법제국장관은 장래 유엔군이 창설됐을 경우 자위대의 참가문제에 대해 『아직 연구중』이라면서도 『그 임무는 일본국가를 방위하는 것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헌법상 문제가 남는 것은 아닌가』라고 답변,위헌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고토 법제국장관은 자민당의 다니가와 가즈오(곡천화수)의원의 『유엔군에 자위대 참가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유엔헌장을 근거로 정규 유엔군에 어떻게 관여할까라는 문제는 연구중이어서 명확히 말할 수 없다. 현재 연구중이다』라고 전제하고 『해외파병은 자위를 위한 최소한도의 범위를 넘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등 소위 헌법 제9조의 해석을 거듭해 추론하면 그 임무가 일본을 방위하는 것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유엔군에 자위대가 참가하는 것은 헌법상 문제가 남는 것은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것은 자위대의 유엔군 참가는 일본 자위의 범위를 일탈하는 것이어서 현재대로 헌법을 해석한다면 헌법에 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나타낸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일본정부는 당초 『집단적 안전보장행동이라는 신개념을 도입하면 자위대의 참가는 가능하다』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할 방침이었으나 이 해석을 앞세우면 오히려 유엔평화협력법안의 심리에 지장을 줄 염려가 있다는 견지에서 보류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날 고토 내각법제국장관의 답변에 따라 이번 임시국회중의 헌법 신해석 제시는 보다 더 곤란하게 되었다. 내각법제국은 당초부터 외무성등의 헌법 신해석에 반발,정부내부에서조차 이견이 있음을 드러내왔다.
  • 범죄수법같은 부정입학(사설)

    신입생을 부정입학시킨 한 대학이 수사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올해인 90학년도 신입생중 94명이 1인당 3천만∼4천만원씩을 내고 입학권을 샀고 그렇게 받은 32억원을 학교측에서는 예금도 하고 과학관 신축 등 학교운영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는 과정에서 「관련 교직원의 위로금」도 1억원이 쓰여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의 13%나 되는 신입생을 부정으로 입학시키기 위해서 학교와 재단측이 행한 비리가 실로 대담하다. 교수나 교직원들이 사전에 「부정입학 지원자」를 모집하고 그 명단을 받은 사무처장 교무과장 등은 전산기에 미리 입력하고 답안지의 수정작업을 한 뒤 명단을 소각해 버렸다. 정밀하게 완전범죄를 기도한 그 수법이 여간 숙련된 게 아니다. 솜씨나 규모로 보아 한해 두해 해온 짓이 아닌 듯한 비리가 바로 금년에도 저질러졌다는 것이 더욱 충격스럽다. 지난해에는 한 대학의 입학부정으로 현직의 성직자 총장이 구속까지 되는 사태가 일어나 진통을 겪었었다. 그런 와중에서도 여타의 대학에서는 「부정지원자」를 물색하고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수면 밑에서는 유사한 비리가 또 다른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쉽게 해보게 한다. 대학의 교수와 핵심 운영멤버들이 마치 범죄집단처럼 부정을 합작하는 일이 의연히 중단되지 못한다는 것은 서글프고 정떨어지는 일이다. 한성대학의 경우에도 그랬듯이 부정입학은 어떤 개인의 착복을 위해 저질러지는 일은 아니다. 그렇게 모아들인 돈은 거의 그대로 「학교를 위해」 쓰여지고 있다. 이미 개인규모로는 학생을 부정입학시킬 수 있는 능력이나 재량권이 거의 없어졌다. 다만 사립대학들의 재무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이런 일도 피치 못하다는 빌미로 대학들이 구조적으로 부패해가는 것이다. 그 점이 심각하다. 오랜 세월동안 불법과 비리 운영을 거듭해온 사학이 종당에 가서 겪게되는 시련의 비극적인 상황을 우리는 최근까지 한 대학에서 보아왔다. 수법이 놀랍도록 세련되고 발달한 사학들이 조만간 같은 시련을 겪게되는 것이나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에 진작부터 암담한기분이 든다. 항간에서는 이런 소문이 꾸준히 나돌았고 지망자를 물색하는 「선」이 가까이까지 접근해 오는 것을 겪었다는 경험담이 심심찮게 들리기도 해왔던 게 사실이다. 이런 소문이 고약한 것은 전체 사학이 빠짐없이 오염된 듯한 인상을 심는다는 점이다. 『국공립 빼놓고는 어디든지 가능하다. 돈만 가져와라』고 흰소리를 치는 아마추어 사기꾼까지 합세하여 대학의 신뢰성을 마구 추락시켜 왔다. 막상 이런 대규모의 비리 현장이 들춰지고 보면 그런 소문들이 강력하게 뒷받침되어 버린다. 감독기관이 그처럼 속수무책이었다는 일도 실망을 가중시킨다. 분명한 것은 이런 병든 사학은 그것으로 인한 생사의 고비를 치르게 되고 마침내 불치의 선언도 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대학이란 그렇게 운영될 수는 없는 곳이다. 이른바 「기여입학제도」를 적극 검토해 보는 일도 서둘러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암거래가 끊일 수 없는 일이라면 햇볕에 내놓고 그나름의 질서에 의해 행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온당한 일이기 때문이다.
  • 반외세ㆍ국익맞물려 중동질서 재편가속(강석진특파원 페만현지보고:상)

    ◎이라크중심 「반미 전선」에 아랍민족주의 “꿈틀”/서방,애ㆍ사우디 디딤돌로 온건국과 결속강화/이스라엘 점령지문제 얽혀 주도권향배 예측불허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야기된 페르시아만 사태가 50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라크의 석유를 훔친」 쿠웨이트를 응징하기 위한 침략으로 부터 출발,만파를 그려가며 국제분쟁으로 발전돼 왔다.타국에 대한 침략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국제적 여론과는 별도로 이번 사태는 아랍민족주의와 국제질서의 정면 충돌,아랍질서의 재편가능성,수십만에 달하는 난민문제 등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낳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이후 중동지역은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확대재생산되며 세계 정치 경제에 충격을 주어왔다. 그 배경에는 서방의 이익,생존권을 앞세운 이스라엘의 건국과 아랍영토 점령정책,아랍인들의 민족주의,아랍 각국의 이해관계 등이 뒤얽혀 있다. 이번 사태도 과거의 도식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하고 끝내 합병해 버리자 중동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서방세계와 사우디 등 아랍의 왕정국가들은 이를 주권유린으로 간주하고 강력한 대 이라크 응징에 나섰다. 이에 맞서 이라크는 부패한 산유국 왕정의 타도,값싼 석유 확보를 위한 서방제국주의의 아랍문제 개입규탄,이스라엘 점령지문제와 쿠웨이트 침공의 연계 등 아랍민족주의를 자극함으로써 탈출구를 마련코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이라크의 노력은 일부 아랍권내에서 지지를 끌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라센제국 이후 몽고ㆍ오스만ㆍ터키ㆍ영ㆍ불ㆍ미 등 여러세계의 지배를 차례로 겪어온 아랍세계의 대외 적대감은 결코 무시못할 수준이다. 그들에게 「아랍의 것은 아랍에,아랍문제는 아랍인이」라고 하는 슬로건은 매우 큰 호소력을 갖고 있다. 이라크를 지지하는 아랍인들이 「쿠웨이트는 아랍의 땅,아랍의 석유는 아랍인의 것」이며 이번 사태를 국제화시키지 말고 아랍세계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반외세 아랍민족주의의 발로라고 보여진다. 이라크와 그 지지세력들은 또 쿠웨이트가 이라크 바스라주의 일부였는데 서구세력들이 분할시켰으며 이를 통합하는 것은 제국주의가 획책한 아랍의 분열을 일부나마 극복하는 것이라는 강변도 내놓고 있다. 물론 이런 이야기의 앞에는 무력사용은 반대한다는 말이 한자락 깔려있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이스라엘의 웨스트뱅크,골란고원,가자지구,레바논 남부지역 점령을 쿠웨이트 문제와 결부지어 서방의 이중기준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쿠웨이트측과 서방세계는 이스라엘의 점령을 쿠웨이트 점령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반대하며 일부 지역점령과 주권국가의 완전말살은 차이가 있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라크를 지지하는 아랍인들은 아랍의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보려하고 있다. 요르단의 아운 알카사니 왕세자 법률고문은 국제법과 국제정의는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회교원리주의도 변수 나세르를 통해 아랍민족주의의 발현을 보려했던 아랍인들의 민족주의 감정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극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부유한 산유형제국에서 하급노동직을 맡으며 맴돌던 가난한 아랍인들 가운데 일부는 쿠웨이트가 「지상의 신」처럼 행동했다는등 말초적인 반감도 갖고 있고 쿠웨이트왕정이 과연 보호받을 만큼 가치있는 민주정이었느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아랍의 정치질서에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세속화(Secularization)의 경향이 두드러졌다. 세속화가 다원화와 연결된 것이든 사회주의화와 연결된 것이든 일부 국가에서는 개방과 외국문물의 도입이 두드러졌다. 이집트와 시리아 등 이라크와 경쟁관계에 있는 두 나라를 제외하고는 알제리 모로코 수단 요르단 튀니지 예멘 등 세속화가 많이 진행된 국가들에서 이라크 지지가 높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따라서 아랍국가들의 세속화가 진행될수록 아랍민족주의의 분출이 더 활발해지리라는 단순추론이 가능해 보인다. 이에 반해 왕정을 유지하고 있는 페르시아만 주변의 GCC국가들은 이슬람 원리주의를 막기 위해 이란ㆍ이라크전 당시 이라크를 지원한데 이어 왕정을 위협할지도 모를 세속화의 물결에도 강력히 대항할 것으로 보여 아랍세계의 주도권과 질서재편을 놓고 두고두고 진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중동사태가 어떻게 결말이 지어지든 이슬람 원리주의ㆍ왕정ㆍ세속화 등 3개의 물결이 계속 아랍세계와 아랍민족주의의 장래를 결정짓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아랍민족주의가 갖는 한계 또한 분명하다. 우선 아랍세계내에서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부유한 산유국의 왕정체제로 부터 반발이 있다. 개별 국가체제의 이익을 우선하려는 추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범아랍통일국가의 실현은 「희망」사항으로 머무를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왕정국,세속화에 저항 다음으로 아랍민족주의는 아랍세계밖의 국제질서와 충돌을 빚고 있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아랍문제이자 국제사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부 아랍인들은 국제적인 측면을 애써 도외시하고 있다. 이번 중동 취재과정에서 서방세계의 이중기준을 규탄하는 그들로 부터 터키의 북키프로스 점령을 규탄하는 이야기는 한 마디도 듣지 못했다. 그들 스스로도 이중기준의 함정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침략당사국인 이라크는 국제사회로 부터 침략자라는 비난과 이에 따른 제재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최대의 실력자임을 과시하고 왕정국가의 무기력함을 낱낱이 드러내 보였다. 또한 한계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아랍민족주의의 감정을 일깨움으로써 아랍세계의 주도권 재편을 촉발시키고 있다. ○난민문제 풀기 어려워 국제사회로서도 중동에서의 조그만 분란도 국제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기 때문에 이번 사태 후에라도 어떻게 아랍민족주의와 국제질서가 조화를 이루게 풀어나갈 것인지 아랍세계와 함께 공동으로 숙제를 떠안게 됐다. 국제사회가 떠안아야 할 또 하나의 중대한 과제는 인질과 난민문제. 국제분쟁은 어떤 형태로든 난민문제를 낳곤 했다. 이번 사태에서도 이라크와 쿠웨이트로 부터 탈출한 수십만의 인도대륙계 난민들이 거지가 다 된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다. 군사비로 수십억달러씩 퍼부으면서도 난민지원은 가난한 나라 요르단의 책임과 자선사업에 내맡겨졌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냉혹함,부유한 산유국들의 이기심 이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었다.
  • 본사 강석진특파원,전운 드리운 사우디에 가다

    ◎“포성없는 전선… 사막이 달아오른다”/긴장ㆍ불안속 겉으론 평온… 군인들만 부산/주민들,느긋한 표정… 라디오값 2배 껑충/“다음 공격 목표 바레인” 보도에 왕족들 한때 출국소동 서울신문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야기된 페르시아만 일대의 사태진전을 취재하기 위해 국제부 강석진기자를 현지로 특파했다. 강특파원은 한국기자로는 이번 사태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입국비자를 받아 바레인을 거쳐 29일 제다에 도착했다. 다음은 강특파원이 바레인과 사우디에서 보고 들은 주민들의 모습과 페르시아만 사태를 보는 시각 등을 묶어 보내온 현지표정 제1신이다. 열사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는 요즘 폭풍이 지나갔다는 안도감과 더불어 다시 비바람이 몰아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동시에 교차하고 있었다. 「중동대란」발발 4주가 지났음에도 긴장의 흔적이 곳곳에 스며있고 주민들의 표정에서도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버리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러나 미군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신속한 배치로 예민해졌던 위기감은 많이 무뎌진 듯 보였다.어렵지만 일상생활을 꾸려나갈 수 밖에 없다는 현실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해봐야 일반주민들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무력감등이 이곳 중동주민들로 하여금 긴장과 불안의 마루턱으로부터 평상시의 일상생활로 내려오게 만들고 있었다. 기자가 거쳐온 바레인과 홍해에 면한 이곳,제다가 약간 차이는 있었지만 이같은 인상은 거의 비슷하게 느껴졌다. 기자가 중동에 첫 발을 내디딘 바레인은 이라크로부터 멀지않은 곳이어서 제법 긴장감을 주리라 예상했었으나 의외로 평온했다. 모든 것이 평상시의 모습 그대로였다. 검색하는 공항직원은 엄하다기보다는 무표정한 편이었다. 바레인 신문들이 1면부터 수개면을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된 기사로 메워 역시 최대의 관심사임을 보여 주었지만 두려움이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조보다는 사태가 이라크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뉴스들이 크게 클로스업 돼 있었다. 시내로 들어가는 곳곳에 하얀 전통 아랍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맨발에 슬리퍼만 신고 어슬렁거리거나 벤치위에 한 쪽 다리만 괴고 비스듬히앉아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바레인의 해안고속도로 킹파이잘로를 자동차로 달리며 살펴본 페르시아만은 일망무제로 탁 트인 수평선과 한가롭게 떠있는 두 척의 요트가 어울려 그림처럼 아름답기까지 했다. 기자를 태운 택시기사 하심 아마드씨(45)는 어떻게 해서든지 요즘에 바가지를 씌워 보려는 집요한 생활인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교민들 “걱정없다” 한국 대사관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굴라즈 모하메드 하산씨(여)는 『이라크 폭탄 한 방이면 바레인은 끝장이라는 생각도 들어 걱정은 되지만 요즘은 말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지었다. 그녀의 표정은 체념과 무력함을 동시에 읽게 해 주었다. 바레인 주재 우문기 대사는 『한 영국신문이 다음 공격목표가 바레인이라고 보도한 지난 8일이 가장 긴장이 높았던 때였다. 외국인과 왕족이 속속 빠져 나가고 달러화가 동이 났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그후 미국등 다국적군과 아랍연맹군이 사우디에 진주하면서 긴장감이 많이 줄었다. 다만 아직도 변변한 방위능력이 갖춰져 있지 못한데서 오는 불안감이 밑바닥에 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민대책을 묻는 질문에 우대사는 부녀자들의 경우 모두 대피했으나 아직도 교민 2백75명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교민가족중 교사자격증 소지자와 교민자녀로 이루어진 20여명의 한인학교(국민학교과정)가 오는 9월2일 개학예정인데 모두가 출국해버려 개학예정일이 걱정』이라고 색다른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공항선 검색 엄격 휴가를 마치고 리야드 건설현장으로 들어간다는 현대건설의 심준수 차장은 『불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며 리야드행 비행기에 올랐다. 제다를 통해 사우디에 입국하자 보안검색이 엄격해져 이곳 사정은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공항밖의 표정은 달랐다. 수많은 차량의 물결과 느긋한 주민들의 표정은 완벽한 평상시 그대로였다. 검색이 엄한 것은 사우디가 이슬람 종주국으로서 원래 검색이 까다롭기 때문일 뿐 이번 사태와 직접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게 공항 직원들의 설명이었다.가로수가 싱싱하게 가꾸어진 널찍한 도로,깨끗한 보도 등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다. 한국무역진흥공사(KOTRA) 제다지점의 한 관계자는 사태초기에는 단파라디오 시중가격이 2배로 뛴다는 말이 들릴 정도로 사람들이 불안해 했지만 지금은 조용하다고 말했다. 이곳 김문경 총영사도 이상하리만큼 평온한 느낌이라며 교민사회도 동요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때 이라크가 수단에 전투기와 미사일을 배치했다는 보도로 불안감이 조성됐으나 수단이 이를 부인하고 제다가 이라크미사일의 사정권 밖에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다시 평온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기자가 찾은 사우디 아메리칸 뱅크의 환전창구도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북적거리지 않았고 직원들도 서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여유있게 근무하고 있었다. 이곳 TV방송도 회교사원의 예배모습을 내보내고 정규 프로그램을 진행시킬 뿐 특별히 전투의욕을 고취시키는 프로는 눈에 띄지 않았다. 사우디 정부도 국민들에게 민방위대에 지원하라는 권고를 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는 않고 있다.KOTRA의 김재효 관장은 회교권의 주말(목ㆍ금)과 서방세계의 주말(토ㆍ일)이 겹치면 뉴스량이 줄고 월ㆍ화ㆍ수요일에는 다시 뉴스량이 늘어나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3한4온」 현상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후세인 굴복” 내다봐 이곳에서 만난 사우디주민들과 제3국인(수단인ㆍ이집트인 등)들도 기자가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사태가 어떻게 될 것 같은가』라는 정보취득형 질문보다는 『이라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던졌다. 지도에도 호텔방에도 붙어있는 메카를 향한 화살표처럼 이곳 사람들은 이미 사태의 흐름을 「이라크의 패배」라는 한 방향으로 추론하고 있는 듯했다. 사우디정부가 한국기자로서는 처음으로 사우디에 입국하려는 기자에게 선선히 비자를 발급한 것도 어쩌면 「자신감」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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