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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보다 빨랐다…일본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한국보다 빨랐다…일본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

    일본에서 17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8일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백신 접종이 이뤄진 지 70여일 만이다. 일본 보건당국은 이날 ‘선행접종’ 대상으로 지정된 의료종사자 4만명을 시작으로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의 접종에 들어갔다. 도쿄도 메구로구의 국립 도쿄의료센터에서 아라키 가즈히로 원장이 1호로 주사를 맞았다. 선행접종 대상자는 국립병원 등 전국 100개 의료기관에서 모집한 의사, 간호사 등으로 보건당국은 이 중 2만명에 대해 접종 후 발열 여부 등 건강상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선행접종에 이어 다음달 중순부터 1차 대상으로 분류된 의료종사자 약 370만명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다. 4월부터는 65세 이상 고령자 약 3600만명에 대해 접종이 이뤄진다. 이어 기저질환자(약 820만명)와 고령자 시설 등 종사자(약 200만명), 60~65세(약 750만명) 순이다. 고노 다로 백신접종담당상은 16세 이상 모든 국민에 대한 무료 접종을 마치는 데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화이자 백신 공장이 있는 유럽연합(EU)이 역내 백신 수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향후 조달 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백신 접종 개시는 당초 계획을 크게 앞당긴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2021년 2월 말까지 확보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성, 유효성을 심사한 뒤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와 관련해 “스가 정권이 백신 접종을 난국 타개의 돌파구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권에 대한 여론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한 상태에서 빠른 백신 접종을 통해 국민들에게 안심을 주어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에 당초 일정을 앞당겼다는 것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 사진 촬영 직후…보험금 노리고 만삭 아내 절벽서 민 남편

    이 사진 촬영 직후…보험금 노리고 만삭 아내 절벽서 민 남편

    보험금을 노리고 만삭의 아내를 절벽에서 떠민 터키 남성이 구속됐다. 11일(현지시간) 터키 최대 일간 ‘휘리예트’는 2018년 임산부 추락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남편인 하칸 아이살(40)을 살인죄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2018년 6월 18일, 하칸의 아내 셈라 아이살(32)이 터키 무글라 지방에 있는 유명 관광지 ‘나비계곡’에서 추락사했다. 남편과 함께 절벽에 올랐다가 사망한 셈라는 임신 7개월로 곧 태어날 아기와 단란한 가정을 꾸릴 꿈에 부풀어 있었다. 사고 직전 남편이 찍은 사진에서도 셈라는 부른 배에 손을 얹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하지만 300m 절벽 아래로 떨어진 셈라는 배 속의 아기와 함께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셈라의 허망한 죽음 앞에 유가족은 실의에 빠졌다. 하지만 정작 남편인 하칸은 별다른 심경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셈라의 오빠는 “시신을 확인하러 법의학연구소에 갔는데 하칸은 내내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슬픔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우리 가족과 달리 덤덤했다”고 밝혔다. 수상함을 감지한 유가족이 심증을 굳힌 건 장례식 때였다. 하칸은 아내 사망 사흘 만인 2018년 6월 20일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보험금 지급을 문의했다. 숨진 하칸의 아내 앞으로 든 생명보험금은 40만 리라(약 6300만 원), 수혜자는 남편인 하칸 본인이었다. 경찰은 평소 아내와 금전 문제로 다툼이 잦았던 하칸이 생명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펼쳤다. 조사 결과 하칸은 죽은 아내 이름으로 11만9000리라(약 1900만 원) 규모의 대출도 3건이나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를 넘겨받은 검찰은 하칸을 살인죄로 기소했다.하지만 지난해 11월 구속된 하칸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절벽에서 아내가 가방에 넣어둔 휴대전화를 달라고 했다. 아내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려고 몇 걸음 내디뎠을 때 등 뒤에서 아내 비명이 들렸다. 돌아봤더니 아내는 절벽 아래로 추락하고 없었다. 나는 아내를 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보험 수혜자가 자신으로 지정돼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아내의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칸은 “2014년부터 낙하산, 번지점프, 래프팅 등 익스트림스포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혼 전 아내와 함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수혜자가 나로 지정돼 있었던 건 몰랐던 사실이다. 직원에게 서류를 건네받아 아내에게 가져다주었고, 수혜자 지정 등 서류 빈칸은 모두 아내가 채우고 사인했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이에 대해 검찰은 숨진 하칸의 아내가 고소공포증이 있었다는 유가족 진술을 들어 절벽 위에 3시간씩이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라고 따져 물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기념사진을 찍기까지 15분이면 충분한 관광지에서 3시간씩이나 있었던 건, 주변을 살피며 범행 타이밍을 노렸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 주장이다. 사고로 위장된 철저한 계획 범죄였다는 설명이다. 평소 대출에 부정적이었던 셈라가 본인 의지로 3건의 대출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정황도 근거로 들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유가족은 “셈라는 항상 대출을 반대했다. 그런 셈라가 대출을 3건이나 받았을리가 없다. 대출도 보험도 셈라 몰래 하칸이 가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종신형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아내 사망 직후 보험금을 타내려던 하칸의 시도는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는 정보에 따라 보험사가 지급을 거절하면서 무산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쌀가마 싣고 한강 날았던 중국 드론은 왜 추락했나

    쌀가마 싣고 한강 날았던 중국 드론은 왜 추락했나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의 드론 제조업체 이항 홀딩스가 부정적인 공매도 보고서에 주가가 16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63%가량 급락했다. 유인 드론택시를 생산하는 이항은 중국 광저우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혁신적 기술에 ‘중국의 테슬라’라고 불렸다. 이항 주식은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62.69% 내린 46.30달러에 장을 마쳤다. 로이터 통신은 공매도 투자 업체인 울프팩리서치가 이항에 대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낸 뒤 이 회사 주가가 급락했다고 전했다. 울프팩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이항이 생산, 제조, 매출, 사업 협력 등에 대해 거짓말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항은 자율주행 에어택시 개발로 주목을 받으면서 최근 주가가 고공행진을 했다. 지난해 12월초 13.62달러에서 이달 12일 124.09달러로 두달여 만에 9.1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하지만 공매도 업체의 보고서로 시가 총액도 하루 사이 67억 9100만달러(약 7조 5000억원)에서 25억 3400만달러(2조 8000억원)로 줄어 4조 7000억원이 증발했다.보고서는 이항이 가짜계약서와 수익원을 조작한 기업이란 내용을 33쪽에 걸쳐 담았다. 드론택시 조립시설이 최소한의 장비와 인력도 갖추지 못했으며, 이항과 5000억원대 드론 구입 계약을 맺었다는 쿤샹이란 곳은 사실상 허울뿐인 ‘페이퍼컴퍼니’라고 주장했다. 이항이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서 비행 승인을 받았다는 것도 거짓 주장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국, 캐나다 등의 항공 규제기관에 확인한 결과 고도와 시간, 지역을 지정한 비행 시험허가일뿐 실제 승객을 운송하는 유인 드론 택시의 상업 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국토교통부와 서울특별시 공동 주최로 진행된 드론배송·택시 실증 행사에서도 이항이 개발한 드론택시가 선을 보였다. 당시 이항의 2인승 드론택시는 쌀가마를 싣고 한강을 약 7분간 비행했다. 이 회사 주식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들로부터도 인기를 끌어 국내 투자자의 피해가 우려된다.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하는 국내 투자자의 이항 홀딩스 주식 보유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5억 5000만달러(약 6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는 국내 투자자의 보유 해외 주식 중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여당 대표 질책에 진짜 바짝 엎드린 포스코 ‘대국민 사과’

    여당 대표 질책에 진짜 바짝 엎드린 포스코 ‘대국민 사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제철소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세계적 철강기업 포스코에서 산업재해가 반복되는데도 안전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무책임한 태도가 계속되는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호되게 질책한 지 하루 만이다. 17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6일 경북 포항제철소 원료부두를 방문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회사의 최고책임자로서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유가족과의 진솔한 대화를 바탕으로 요구하는 내용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며 사과했다. 앞서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 A(35)씨는 지난 8일 이 원료부두에서 철광석과 석탄을 옮기는 크레인의 컨베이어 벨트 설비를 교환하다 불의의 사고로 숨졌다. 최 회장은 “최근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는데 사람 한 명, 한 명의 생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로 생각한다”면서 “포스코는 안전경영을 최우선 목표로 선언하고 안전 설비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음에도 최근 사건들이 보여주듯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기간의 조사에 적극 협조해 특단의 대책을 원점에서부터 찾아보겠다”면서 “회장으로서 안전경영을 실현할 때까지 현장을 직접 챙기겠다. 안전상황 점검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안전 책임 담당자를 사장급으로 격상해 안전이 가장 최우선 되는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포스코는 안전사고 예방 조치로 제철소 내 교통 폐쇄회로(CC) TV를 130여대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1300여대를 지급한 스마트워치도 1400여대 더 지급한다. 스마트워치는 현장 근무자의 심박 이상, 추락 등 신체 이상이 감지되면 주변 동료에게 즉각 구조신호를 보내 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향후 3년간 안전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해당 비용은 ▲노후·부식 대형 배관, 크레인, 컨베이어 벨트 등 대형 설비의 전면 신예화 ▲구조물 안전화를 위한 콘크리트, 철골 구조물 신규 설치 및 보강 ▲안전통로, 방호울타리, 작업발판 등 안전시설물 일제 점검 및 개선 ▲안전교육 훈련 프로그램 강화 및 실제와 같은 교육 훈련 인프라 구축에 쓰일 예정이다. 최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대권 주자이자 집권 여당 대표의 저격에 각을 세우기가 쉽지 않고, 최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 속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포스코가 중대재해처벌법 ‘1호 기업’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있다는 재계의 우려 속에 선제적인 사과와 대책 마련으로 불명예를 피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외나무다리 전쟁… 너만은 이긴다

    외나무다리 전쟁… 너만은 이긴다

    프로축구 K리그1 개막(2월 27일)이 17일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라이벌 팀 이적 등으로 한층 독해진 더비전이 그라운드를 수놓을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K리그1 대표 라이벌전 ‘현대가 더비’가 핵심 선수 이동이 2년 연속 이어지며 더욱 쫄깃해졌다. 전북 중원을 책임지던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35)이 울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최근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우승을 다투는 두 팀이라 관심이 비상하다. 2017~18년 전북 주장을 맡았던 신형민은 지난해 초 중국 진출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좌절되자 수비 공백이 생긴 전북에 복귀해 리그 4연패를 거들었다. 전북의 ‘위닝 멘탈리티’가 몸에 각인된 베테랑이라 그의 이적이 현대가 더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2008년 포항 스틸러스를 통해 프로 데뷔해 전북에서 커리어 절정기를 맛본 그가 두 팀의 최대 라이벌인 울산으로 갔다는 점 또한 공교롭다. 앞서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2019년 울산에 임대되어 뛰며 최우수선수(MVP)를 받았던 김보경(32)은 지난해 전북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한층 뜨거워지는 것은 동해안 더비도 마찬가지다. 최근 2년간 울산에서 활약하며 특히 지난 시즌 주장까지 맡았던 공격형 미드필더 신진호(33)가 포항으로 갔기 때문이다. 2011년 포항에서 데뷔했기 때문에 ‘친정 복귀’로 볼 수도 있지만 울산에서 중책을 맡았던 터라 과거 김병지(울산→포항), 설기현(포항→울산) 이적 못지 않게 라이벌 의식에 기름을 붓고 있다. 울산 팬 사이에서는 독일 분 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를 거듭 오갔던 마츠 훔멜스에 빗대 신진호를 ‘신멜스’로 부르고 있다. 올해 동해안 더비가 더욱 흥미로운 것은 홍명보 울산 감독이 포항 레전드 출신 때문이기도 하다. 수원FC의 1부 승격으로 성남FC와의 ‘깃발라시코’도 재현될 전망이다. 깃발라시코는 2016년 양 팀 구단주인 성남시장과 수원시장의 신경전 속에 탄생했다. 이후 두 팀 모두 2부에 있을 때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지난해 성남에 이어 올해 수원FC가 승격해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성남에서 뛴 베테랑 공격수 양동현(35)이 수원FC로 이적한 점이 눈에 띈다. 수원FC는 수원 삼성과 2016년 이후 5년 만에 도시 더비를 펼칠 예정이기도 하다. 성남을 승격시키고 한 시즌 만에 2부로 강등된 제주 유나이티드로 떠났던 남기일 감독이 제주를 이끌고 다시 1부로 돌아와 두 팀 사이에도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광주FC의 승격과 상위 스플릿 진입을 거푸 일군 박진섭 감독이 FC서울로 이동하고 감독 대행으로 서울을 위기에서 구해냈던 김호영 감독이 광주 지휘봉을 잡으며 서울-광주 사이도 새롭게 불타오르고 있다. 서울은 성남에서 6개월간 뛰었던 나상호(25)를 영입했는데 그는 2018년 박 감독과 광주에서 호흡을 맞추며 2부 득점왕에 최우수선수(MVP), 베스트11을 휩쓴 공격수다. 이밖에 ‘슈퍼매치’에서 ‘슬퍼매치’로 추락한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라이벌전이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1987년, 단일화 간절함에 부르르” …‘나와 백기완’ 정치인들의 추모법

    “1987년, 단일화 간절함에 부르르” …‘나와 백기완’ 정치인들의 추모법

    민중운동과 통일운동의 살아있는 역사였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5일 별세한 후 역사의 일부를 함께한 정치인들의 추모가 쏟아지고 있다. 그들의 사연 있는 추모에는 과거의 백 소장이 뚜렷했지만 마지막 백 소장의 모습은 희미했다. 백 소장이 1980~90년대 반독재 민주화 투쟁과 통일운동의 전면에 서고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요구로 대선후보로도 나섰기 때문에 당시 학생운동을 이끌던 정치인들의 추모에는 그때의 이야기가 주로 담겼다.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민주당 한 의원은 16일 통화에서 “선생님은 대학을 돌아다니시면서 대중강연을 정말 많이하셨다”며 “그때 강연을 듣고 나면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대학생으로서 정의로운 길을 어떻게 갈 것인지 한 줄기 빛을 보는 심정이었다. 그때의 경험이 있던 많은 의원들이 추모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인영 “1987년 전대협 출범 때 강연 잊지 못해” 실제 86그룹의 리더이자 1기 전대협 초대 의장을 지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빈소를 직접 조문한 뒤 “1987년 전대협이 출범할 때 그 자리에 오셔서 강연해 주셨는데, 그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게 들린다”며 “선생님 영전에 마음속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장산곶매로 부활하셔서 평화와 통일로 가는 우리 겨레의 앞날에 길잡이가 되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추모했다.백 소장은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열린 13대 대통령 선거에 학생·노동자·민중의 요구를 받아 독자 민중후보로 출마한 후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단일화를 호소하며 사퇴했다. ●‘···옥색치마 휘날리며’ 읽고 편지 부친 송영길 고등학교 3학년 때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라는 책을 읽고 편지를 백 소장께 부쳤다는 송영길 의원은 “1987년 겨울, 대학로에서 뵈었던 선생님의 모습은 35년의 시간을 훌쩍 건넌 지금도 여전히 생생하다. 대통령 직선제를 되찾은 후 맞는 첫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선생님은 양김의 단일화를 목이 쉬도록 주장하셨다”며 “노여움과 간절함, 절박감에 부르르 떨리던 사자후를 기억한다. 그러다 목이 메이면 한동안 침묵으로 청중들의 소름을 돋게하던 그 절망스런 표정을…. 저는 잊을 수 없다”고 적었다. 김원이 의원도 1987년 대학교 1학년 시절 백 소장을 댁에서 직접 만난 이야기를 꺼내며 “1987년 대통령 선거. 열정과 건강한 몸 하나만으로 백기완 선생님을 도와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결국 불출마를 선언하셨지만...”이라며 고인을 기렸다.백 소장은 1992년 14대 대통령 선거에도 민중후보로 추대된 바 있다. 1991년 고려대 총학생회장 지낸 허영 의원은 “온몸으로 민중해방의 길을 걸어오셨다”며 “제가 뽑은 제 생애 첫 대통령이셨다”고 했다. 1994년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박용진 의원은 “오늘 아침 그분의 선거운동원으로 뛰었던 92년 대선의 겨울과 노동자 민중의 정치적 각성을 호소하던 명연설들의 장면이 떠올랐다”며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조희연 “늘 야단 맞을까봐 조마조마” 86그룹의 선배 세대인 서울대 77학번인 유기홍 의원은 “백기완 선생을 처음 본 건 1978년 4월 성공회 서울성당에서”라면서 “‘제1회 민족문학의 밤’ 행사에서 시를 힘차게 낭송하던 청년 백기완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제가 의장을 맡았던 민청련, 한청협에서 지도위원을 역임하는 등 함께 활동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저는 백 선생님과 대화를 할 때면, 언제나 ‘야단 맞을까봐’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며 “왜냐하면 우리말을 제대로 쓸 줄 모르고 미국말을 한국말처럼 사용한다고 매번 주의를 받고 때로는 야단을 맞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핸드폰이라는 말이 나오면 왜 손전화라고 하지 않느냐고 야단치시고, ‘화이팅’ 하면 ‘아자아자’ 또는 ‘지화자’라고 말하라 야단치셨다”고 설명했다. 백 소장은 1986년 ‘권인숙 부천 성고문 진상 폭로 대회’를 주도한 혐의로도 체포된 바 있다. 당사자인 권인숙 의원은 “부천서 성고문 사건규탄대회를 여시려다 감옥에 갇히시기도 했다”며 “80년대 말 몇 번 뵙고 제 결혼식에도 오셨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가깝게 안부를 묻지 못하고 지냈다”고 고인과의 인연을 꺼내놨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경험한 사람 중 가장 특별한 연설능력을 가지신 분이셨다”며 “논리력, 선동력, 이야기하듯 엮어내는 구수한 문장력과 멋진 목소리가 엄청난 조화를 이루었고 87년 대통령 선거에 후보로 나왔을 때 많은 지지자와 함성을 모으셨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권영길 “백기완은 혁명을 꿈꾸는 로맨티스트”1997년 2002년 2007년 진보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며 백 소장의 뒤를 이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전 대표는 “저는 백기완 선생님을 혁명을 꿈꾸는 로맨티스트라고 늘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선생님은 자본주의의 지배로 소외되고 탄압받고 하는 민중들을 고통해서 해방시켜야 한다는 큰 사상을 갖고 있고 그것을 몸으로 거리에서 실천해온 분”이라며 “그래서 단순히 민주화 운동가다. 단순한 통일운동가라고 하는 건 백기완 선생님에게 너무 폭 좁은 그런 예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소장의 별세한 후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주목한 추모가 계속되자 마지막까지 진보운동을 함께한 권 전 대표가 이렇게 말한 것이다. 권 전 대표는 “이제 길거리로 쫓겨나서 생존권 투쟁하고 있는 해고노동자들을 누구에게 기댈 것인가.. 이런 걱정이 먼저 앞선다”며 “노동자, 농민, 힘없는 사람들의 버팀목인 백 선생님께서 가셨으니 이걸 어떻게 하느냐는 슬픔과 걱정이 태산같이 밀려온다”고도 했다.정의당 의원들은 진보정치의 맥락을 담아 고인을 추모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역사가 곧 자기의 거울이라며 빗으로 머리를 빗는 것조차 삼갔던 꼿꼿한 혁명가의 의기를 기억한다”며 “수많은 진보 정치인, 운동가, 지식인들이 선생의 둥지에서 태어나 진보정당의 초석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초들이 생존을 다투는 현장에는 늘 선생님이 계셨다”며 “백기완 선생님은 민중들의 광장을 지키는 하얀 수호신이셨다”고 덧붙였다. 이은주 의원은 “전설 속의 선생님이 내 삶 속으로 들어오신 건, 내가 지하철노동자가 되었을 때부터였다”며 “내가 나갔던 모든 투쟁의 현장에 검은 두루마기, 흰 민복의 회오리 머리칼을 휘날리며 선생님은 항상 그곳에 계셨다. 언제까지나 늘 그곳에 계실 거라 생각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진보정치 3세대 장혜영, 다시 읊는 ‘묏비나리’ 진보정치 3세대로 불리는 장혜영 의원은 20년 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리프트가 추락한 후 장애인들이 벌인 이동권 투쟁을 백 소장의 ‘묏비나리’ 시에 비유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맨 첫발. 딱 한발 떼기에 목숨을 걸어라. ‘임을 위한 행진곡’의 모태가 되는 선생의 시, 묏비나리의 첫 두 줄”이라며 “늘 삶의 모순을 드러내는 싸움의 현장에 계시던 백기완 선생을 다시금 추모한다. 그리고 맨 첫발, 딱 한발 떼기에 목숨을 거는 그런 정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문 대통령, 주택 공급확대 주문…“집값안정에 국토부 명운 걸라”

    문 대통령, 주택 공급확대 주문…“집값안정에 국토부 명운 걸라”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기존 부동산 정책에 더해 주택 공급의 획기적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토교통부 업무보고를 받고 “지금 국토교통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부동산 정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국토부가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 큰 노력을 했지만, 주택가격 안정을 결과로 실현하지 못하면 국민에게 인정받기 어렵다”며 “2·4 부동산 대책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과 전월세 가격을 조속히 안정시키는 데 부처의 명운을 걸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발상의 전환을 통해 주택공급 방식을 혁신해 역세권 등 도심에서도 공공 주도로 충분한 물량 공급을 만드는 ‘변창흠표’ 부동산 정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더는 국민들이 주택문제로 걱정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건설현장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해 “우리 정부 들어 줄었지만, 감소 속도가 더디고 추락사고 같은 후진적인 사고가 여전하다”며 “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이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광역 교통 인프라 확충, 생활 SOC 프로젝트, 도시재생 뉴딜 사업 등을 활용한 국가균형발전에 힘쓸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국토교통 분야에는 한국판 뉴딜, 2050 탄소중립을 위한 무한한 혁신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선도하는 산업이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신도시 사업 등에 속도를 내달라”고 독려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文대통령 “주택·전월세 가격 안정, 국토부 명운 걸라”

    文대통령 “주택·전월세 가격 안정, 국토부 명운 걸라”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2·4 부동산 대책을 중심으로 주택과 전월세 가격을 조속히 안정시키는데 부처의 명운을 걸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집 걱정은 덜고, 지역의 활력은 더하고, 혁신은 배가되는 2021년’을 슬로건으로 정부 세종청사의 변창흠 국토부 장관을 화상으로 연결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지금 이 시기에 국토부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가 부동산 정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민들의 체감’과 ‘국민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토부는 주택공급과 주거복지 실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많은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주택과 전월세 가격 안정을 결과로서 실현해내지 못하면 국민들로부터 성과를 인정받기가 어려우며 지금의 부동산 정책에 더해 주택 공급의 획기적인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주택공급 방식을 혁신하면 역세권 등 도심지에서도 공공 주도로 충분한 물량의 주택공급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변창흠 표’ 부동산 정책을 반드시 성공시켜 국민이 더이상 주택문제로 걱정하지 않도록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동산 문제와 맞물린 국가균형발전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은 지속 가능한 주거안정의 밑바탕”이라면서 “광역지자체 간 연대 협력으로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는 광역 경제권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도로·철도 등 광역교통 인프라를 확충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설현장 산업재해 사망사고와 관련, 특단의 대책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국토부 업무에서 국민들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느끼는 분야가 건설현장 산재 사망사고”라고 진단한 뒤 “우리 정부들어 줄어들긴 했지만 감소 속도가 더디고 추락사고 같은 후진적인 사고가 여전하다. 건설현장 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와 세종청사를 화상으로 연결해 이뤄진 업무보고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홍익표 정책위의장, 진선미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등 당정청은 물론, 민간전문가들이 함께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장혜영, 故백기완 시 인용 “한발 떼기 정치 계속하겠다”

    장혜영, 故백기완 시 인용 “한발 떼기 정치 계속하겠다”

    16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전날 별세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시 ‘묏비나리’와 오이도역 장애인리프트 참사 20주기를 언급하면서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시혜와 동정이 아니라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져 마땅할 어디든지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어제 조문을 드리고 나오는 길에 책을 한 권 받았다. 백기완 선생의 ‘한살매’(일생을 뜻하는 순우리말)를 정리해서 담은 책이었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책 앞머리에 실린 시 ‘묏비나리’의 첫 두 줄 ‘맨 첫발/ 딱 한발 떼기에 목숨을 걸어라’라는 구절을 소개한 뒤 “시를 읽으면서 지금 이 순간 세상을 들어올리는 한 걸음을, 목숨을 걸고 내딛는 사람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그러면서 2001년 오이도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으로 장애인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은 중상을 입은 사건을 소개했다. 이후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싸움이 전개됐고 당시 13.74%에 불과하던 서울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설치율은 현재 91.73%까지 올라갔다고 장 의원은 설명했다.장 의원은 “며칠 전 참사 20주기를 맞아서 오이도역에서 서울역까지 50여명의 장애인들이 지하철을 타는 시위를 벌였을 때, 불편을 겪은 일부 시민들은 ‘이러니까 동정을 못 받는 거야’라며 장애인들에게 화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불평등한 세상에서 나는 당연히 누리는 자유를 누군가는 그 사람에게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누릴 수 없다면, 내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권리가 아니라 운이고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또 “어디든지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비장애인만의 특권이 아니라 모든 시민들의 권리로 만들어가는 이 한발을 떼어가는 사람들에게 눈총 대신 뜨거운 연대의 마음을 보내주실 것을 시민들께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늘 삶의 모순을 드러내는 싸움의 현장에 계셨던 백기완 선생을 다시 추모한다”며 “맨 첫발, 딱 한발 떼기에 목숨을 거는 정치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꿈 많던 25세 일용직 산재사…2심 선고 이틀 앞두고서야 678일 만에 속 보인 사과

    꿈 많던 25세 일용직 산재사…2심 선고 이틀 앞두고서야 678일 만에 속 보인 사과

    건설 현장 승강기에서 추락해 스물다섯의 나이로 숨진 청년 일용직 노동자 고 김태규씨의 유가족이 678일 만에 하청업체 대표의 공식 사과를 받았다. ●건설 현장 승강기서 추락사한 김태규씨 김상욱 은하종합건설 대표는 15일 김씨가 사망한 장소인 경기 수원 권선구 ACN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에서 안전 예방에 최선을 다하지 못해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책임을 통감하고 계속 반성하고 있다”며 “고인이 사망한 지 22개월이 지나서야 사과를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2019년 4월 10일 건설현장 5층에서 건축 폐기물을 옮기는 작업을 하다 화물용 승강기에서 추락해 숨졌다. 일용직인 김씨에게 안전화, 안전모 등 안전장비가 지급되지 않았다. 법원은 지난해 6월 1심 재판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기소된 은하종합건설과 승강기 관리 업체 이조엔지니어링에 각각 700만원과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안전총괄책임자인 현장소장과 현장반장은 업무상과실치사죄 등으로 각각 징역 1년과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김씨의 누나 도현씨 등 유족들이 증거를 수집해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한 끝에 이끌어낸 유죄 판결이었지만 결국 원청업체엔 책임을 묻지 못했다. 오는 17일에는 항소심이 열린다. ●유족들, 하청 유죄 이끌어… 대표 사죄 수용 싸움이 길어지면서 유가족들은 몸과 마음의 병을 얻었다. 도현씨는 공황장애 치료를 받고 있고, 김씨의 어머니 신현숙씨는 당뇨합병증이 악화했고 담낭절제술 수술을 앞두고 있다. 도현씨는 “비록 늦었지만 다른 건설 업체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고 가족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사과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꿈 많던 25세 일용직 산재사…2심 선고 이틀 앞두고서야 678일 만에 속 보인 사과

    꿈 많던 25세 일용직 산재사…2심 선고 이틀 앞두고서야 678일 만에 속 보인 사과

    건설 현장 승강기에서 추락해 스물다섯의 나이로 숨진 청년 일용직 노동자 고 김태규씨의 유가족이 678일 만에 하청업체 대표의 공식 사과를 받았다. ●건설 현장 승강기서 추락사한 김태규씨 김상욱 은하종합건설 대표는 15일 김씨가 사망한 장소인 경기 수원 권선구 ACN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에서 안전 예방에 최선을 다하지 못해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책임을 통감하고 계속 반성하고 있다”며 “고인이 사망한 지 22개월이 지나서야 사과를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2019년 4월 10일 건설현장 5층에서 건축 폐기물을 옮기는 작업을 하다 화물용 승강기에서 추락해 숨졌다. 일용직인 김씨에게 안전화, 안전모 등 안전장비가 지급되지 않았다. 법원은 지난해 6월 1심 재판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기소된 은하종합건설과 승강기 관리 업체 이조엔지니어링에 각각 700만원과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안전총괄책임자인 현장소장과 현장반장은 업무상과실치사죄 등으로 각각 징역 1년과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김씨의 누나 도현씨 등 유족들이 증거를 수집해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한 끝에 이끌어낸 유죄 판결이었지만 결국 원청업체엔 책임을 묻지 못했다. 오는 17일에는 항소심이 열린다. ●유족들, 하청 유죄 이끌어… 대표 사죄 수용 싸움이 길어지면서 유가족들은 몸과 마음의 병을 얻었다. 도현씨는 공황장애 치료를 받고 있고, 김씨의 어머니 신현숙씨는 당뇨합병증이 악화했고 담낭절제술 수술을 앞두고 있다. 도현씨는 “비록 늦었지만 다른 건설 업체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고 가족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사과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조선인이 우물에 독탔다” 日 지진 피해에 한국 탓…트윗 논란 [이슈픽]

    “조선인이 우물에 독탔다” 日 지진 피해에 한국 탓…트윗 논란 [이슈픽]

    13일 후쿠시마 7.3 강진에 피해 속출하자트위터서 “조선인이 후쿠시마 우물에 독타”“최악 차별 선동” 지적에 “장난인데 과민”2016년 지진 때도…“간토대학살은 음모론”국내 네티즌 “지진 피해 온정 마음 사라져”“조선인이 후쿠시마 우물에 독을 타고 있는 것을 봤다!” 지난 13일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18분 만에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다. 공포스러운 상황 속에서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유언비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돈 것이다. 13일 7.3 규모 강진에 일본 큰 피해혐한 감정 부추기는 글 SNS에 올라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일으킨 동일본대지진 10년을 목전에 두고 주말 밤인 오후 11시 8분쯤 후쿠시마 현 앞마다에서 규모 7.3으로 추정되는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수십초 간 이어진 강진에 150여명이 다쳤고 300개 이상의 학교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중 71개교는 휴교했다. 지진으로 인한 대규모 정전과 단수로 5000가구 이상이 불편을 겪었다. 이 와중에 올라온 이 트윗은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간토(關東) 대지진의 혼란 속에 일본 정부가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로 조선인 수천명이 자경단 등에 의해 집단 학살된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일본 내무성은 흉흉해진 민심을 돌리기 위해 “재난을 틈타 이득을 취하려는 무리들이 있다. 조선인들이 방화와 폭탄에 의한 테러, 강도 등을 획책하고 있으니 주의하라”고 경찰에 내려보냈다. 이후 일부 일본 언론이 “조선인들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약탈을 하며 일본인들을 습격하고 있다”는 적개심을 유발하는 잘못된 유언비어를 보도하면서 무자비한 조선인에 대한 학살이 자행됐다.간토대지진 유언비어로 조선인 수천명 살해 “지진 편승해 증오범죄, 부끄러운 줄 알아야” 간토대지진 당시 숨진 조선인은 최소 60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상기시키는 트윗에 대해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재일 한국인들로서는 참을 수 없는 간토대지진을 떠올리게 하는 최저·최악의 차별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네티즌도 “코로나의 만연으로 아시아계에 대한 헤이트 크라임(Hate Crime·증오 범죄)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목숨을 잃는 사람도 많다”면서 “지진에 편승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식의 트윗을 하는 사람은 부끄러운 줄 알라. 당신도 한 발 국외로 나가면 증오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쇄도하는 가운데 문제의 트윗을 올린 트위터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2016년 구마모토(熊本) 지진 때도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퍼트렸다’는 유언비어가 인터넷에서 퍼져 재일 한국인들에게 상처를 줬었다.“장난인데 차별 선동이랄 것까지야”“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은 음모론” 日우익 “대지진으로 日여성 강간한 이민족 결코 잊어선 안 돼” 한국 겨냥 이를 놓고 단순한 장난인데 조선인 차별 선동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일부 네티즌은 “농담이 악취미이고 재미없다는 것은 알겠지만 ‘차별 선동’이라는 식으로 논의할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을 음모론이라며 당시 일본인 여성이 조선인으로 추정되는 이민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2017년 중의원 선거에 ‘희망의 당’ 후보로 입후보한 경력이 있는 하시모토 고토에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간토대지진 후 조선인이 학살됐다는 음모론을 펴는 사람이 있다”면서 “대지진 후 일본 여성을 강간한 이민족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시모토는 일본 우익단체인 ‘일본회의’ 회원이라고 트위터 계정에 자신을 소개하며 차별을 조장하는 글들을 게재했다.韓누리꾼 “일본, 아직도 우물물 먹니?” “반성 없는 세계 최악의 범죄자 집단”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국내 네티즌들은 역사를 반성할 줄 모르는 일부 일본인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반성 없는 세계 최악의 범죄자 집단”이라고 분노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인성이 안됐다”면서 “독일 같이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면 서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텐데 바보 같은 것들이 자신들의 무덤을 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선진국이라더니 아직도 우물물을 퍼다 먹느냐”, “지진 피해에 온정의 마음이 있었는데 저런 말을 하는 걸 보니 마음이 싹 사라진다”, “정도가 지나친 장난”, “일본 국격의 추락이 무섭다”, “일본 망하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등등의 비난 댓글이 줄을 이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스물다섯 일용직 청년 김태규 추락사 뒤 678일만에 업체 대표 사과

    스물다섯 일용직 청년 김태규 추락사 뒤 678일만에 업체 대표 사과

    건설 현장 승강기에서 추락해 사망한 스물다섯 청년 일용직 노동자 고 김태규 씨의 유가족이 사망 678일이 지난 뒤에야 부실한 현장 안전 관리를 한 하청업체 대표에게 공식 사과를 받았다. 김상욱 은하종합건설 대표는 15일 오전 지난 2019년 4월 10일 사망 사고가 일어난 곳인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ACN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이번 사과는 이틀 뒤 선고될 항소심 판결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날 “고인이 사망한지 22개월이 지나서야 사과를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현장에서 안전 예방에 최선을 다하지 못해 소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책임을 통감하고 계속 반성하고 있다”며 유가족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유가족들은 사건 초기 업체 대표가 정식 사과를 하지 않았고 경찰과 노동청의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결국 유가족이 직접 증거를 수집하는 등 발로 뛰며 업체와 관계자들의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은하종합건설은 지난해 6월 19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승강기 관리 업체 이조엔지니어링도 5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안전총괄책임자인 현장소장과 현장반장은 업무상과실치사죄, 산안법 위반 등으로 각각 징역 1년과 10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 수원지법 이원석 판사는 “아직 설치가 완료되지 않아 출입문 자동 닫힘 등의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승강기를 무리하게 운행한 점, 승강기 외측 출입문과 건물 외벽 사이의 개구부로 인해 탑승자의 추락 위험이 있음에도 작업 편의를 위해 승강기 외측 출입문을 열어 둔 채로 운행한 점, 승강기 내부에 조명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타승자들이 쉽게 인지하기 어려운 상태로 방치한 점 등을 비추어볼 때 현장소장과 현장반장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는 매우 중하다고 할 것이고, 그로 인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한 점에서 처벌을 가볍게 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싸움이 길어지면서 유가족들은 몸과 마음의 병을 얻었다. 누나 도현 씨는 공황장애 치료를 받고 있고, 할아버지는 심장 부정맥, 어머니 신현숙 씨도 당뇨합병증이 악화되었고 담낭절제술 수술을 앞두고 있다.  누나 도현 씨는 비록 늦었지만 다른 업체들에 본보기가 될 수 있고 가족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사과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야간에 홀로 점검을 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 재단 이사장, tvN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 등 비정규직 산재사망 사고 유가족들이 함께 자리를 지켰다. 수원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K2에서 돌아오지 못한 파키스탄 산악인 알리 사드파라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K2에서 돌아오지 못한 파키스탄 산악인 알리 사드파라

    파키스탄 등반가 무함마드 알리 사드파라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아이슬란드인 욘 스노리, 칠레인 후안 파블로 모어와 함께 세계 두 번째로 높으며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산으로 악명 높은 K2(해발 고도 8611m)을 오르다 베이스캠프와 교신이 두절됐다. 지난 18일 세 사람 모두 공식 사망한 것으로 선언됐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물론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조난 당한 지점이 정상 바로 아래였으며 체감 온도 영하 80도에 이르는 날씨, 희박한 공기, 조난된 지 한참의 시간이 흐른 점 등을 종합했을 때 생환 가능성이 전혀 없어서다. 알리는 국제 산악계에서도 다재다능한 등반가로 유명했으며 조국에서는 영웅으로 여겨지던 인물이었다. 세상의 8000m 이상 고봉 14좌 가운데 8개 봉우리를 발 아래 둔 유일한 파키스탄인이었으며 겨울철에 세계 아홉 번째이자 파키스탄 두 번째 봉우리인 낭가 파르밧(8125m)을 오른 첫 번째 산악인이었다. 아들 사지드는 아버지와 함께 K2 정상을 산소통 없이 겨울에 올라 세계 최초 기록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사지드는 정상을 불과 300m 앞둔 일명 보틀넥(Bottleneck·병목), 죽음의 구역(death zone)에서 산소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포기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목숨을 잃지 않았다. 사지드는 군이 조직한 구조팀에 협력해 아버지가 남긴 흔적을 샅샅이 뒤졌으나 아버지는 물론 두 동료 누구의 흔적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군대는 구조 작업을 재개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희망을 많이 가질 필요는 없다는 점을 잘 안다. 해서 지난주 초 그는 “모두가 수색에 동참해준 것에 감사드린다. 그들이 지금 살아있을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해서 수색은 시신을 찾아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알리는 1976년 이 나라 오지 중에서도 오지인 히말라얀 발티스탄 지역의 사드파라 마을에서 태어났다. 중학 교육을 마친 뒤 하급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고교 진학을 위해 스카르두 마을로 이사했다. 형과 달리 곧잘 공부를 해 좋은 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것이 아버지의 뜻이었다. 그는 가정 형편 때문에 일찍 학업을 접고 2003년이나 2004년쯤 산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투어 조직자로 나서자마자 성공했고 그가 이끈 탐사는 대부분 성공을 거뒀다. 특히 2016년 3인조 팀을 구성해 겨울에 낭가 파르밧을 초등하자 국제적 명성을 누리게 됐다. 지난 3년 동안 프랑스와 스페인을 여행하며 대학생들에게 등반 교육을 시켰다. 그러면 왜 그는 산소통 없이 K2를 오르겠다고 결심했을까? 하나의 이론은 스노리의 고산 짐꾼으로서 계약서에 서명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랬을 것이란 해석이다. 하지만 그건 일종의 속임수이고, 몇 주 전 니르말 푸르자 등 네팔 셰르파들이 겨울철 K2 세계 초등의 업적을 달성하는 바람에 그들을 능가하는 새 기록에 욕심을 낸 것이라고 친척이자 친구이며 현지 언론인인 니사르 압바스는 해석했다. 아들과 함께 한다면 더욱 깊은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란 얘기다. 사지드는 25~30명의 다국적 등반대와 함께 출발했는데 나머지는 모두 8000m 지점에 이르기 전에 정상을 포기하고 돌아섰다고 현지 언론에 털어놓았다. 사지드가 보틀넥에 이르렀을 때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아버지는 비상용으로 챙겨온 산소통을 쓰라고 했다. 사지드가 실린더를 연결했을 때 산소가 새나오기 시작했다. 이 때 아버지와 두 외국인은 이미 보틀넥을 오르고 있었다. 아버지는 뒤를 돌아보며 계속 올라오라고 소리를 질렀다. 아들은 실린더가 샌다고 외쳤다. 아버지는 ‘걱정 마라. 계속 올라와. 그러면 나아질 거야’라고 했다. 하지만 사지드는 더 이상 쥐어짤 힘도 없어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5일 정오 무렵이었다. 그게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아버지가 왜 그렇게 계속 올라오라고 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사지드는 “네팔인들이 몇주 전에 그 일을 해냈다. 그 역시 그 일을 원했다. 왜냐하면 K2는 우리 산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세 사람이 보틀넥을 넘어 정상으로 향하는 모습을 봤기에 아마도 그들이 정상에 이르렀을 것으로 믿고 있었다.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사고는 하산 때 일어나며 아주 살짝만 몸의 균형을 잃어도 엄청난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알리를 아는 이들은 그가 그런 실수를 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들은 한 파트너나 아니면 둘 다 사고를 당해 그가 돕다가 하산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영원히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아들 사지드는 “등반 역사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해서 우리는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의 사망이 선언된 뒤 “아버지를 존경했던 모든 등반가들에게 아버지의 꿈과 소명을 좇아 그의 발자취를 따라 계속 걷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알리 일행의 비극 말고도 이번 겨울 시즌 K2는 숱한 사람들을 집어삼키고 있다. 셰르파 등반대와 같은 날 K2을 등반하던 스페인 산악인 세르히 밍고테는 정상을 밟지 못하고 베이스캠프로 하산하던 중 목숨을 잃었고, 알리 일행이 조난된 지난 5일에도 불가리아 산악인 아타나스 스카토프가 해발 7400m에서 5500m 지점으로 추락해 세상을 등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시속 740㎞ 항공기 바퀴에 사람 있어요”…16세 케냐 소년

    “시속 740㎞ 항공기 바퀴에 사람 있어요”…16세 케냐 소년

    6000m 하늘 위를 나는 항공기 바퀴 옆에 숨어 1시간 동안 영하의 추위와 산소 부족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10대 케냐 소년의 사연이 화제다. 10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 4일 네덜란드 남동부 림뷔르흐주의 마스트리흐트 아헨 공항에 세워진 터키항공 화물기의 이착륙에 사용되는 랜딩기어 안에서 16살 소년이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소년은 케냐를 떠난 후 이스탄불에서 터키항공에 숨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인신매매범들로부터 탈출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뒀으나, 소년이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출발해 터키 이스탄불, 영국 런던을 거쳐 네덜란드로 밀입국한 것으로 판단됐다. 항공기는 소년이 탑승한 후 무려 시속 740㎞로 최고 5790m 상공을 1시간 동안 날았다. 소년은 네덜란드에 망명을 요청해 관련 부처로 넘겨졌으며, 난민 자격 여부를 심사받게 된다. 경찰은 “소년이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다. 이런 경우 보통 사람은 추위와 산소 부족 때문에 사망한다”며 “소년이 저체온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금방 완전히 회복했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지난해 1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는 항공기의 랜딩기어에서 밀입국자의 시체가 발견된 적 있으며, 2019년에는 런던 상공을 지나던 한 항공기에서 사람이 추락해 숨지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간부가 음주 행패…부산경찰 기강 바닥에 떨어졌다

    간부가 음주 행패…부산경찰 기강 바닥에 떨어졌다

    부산경찰 간부가 호텔에서 만취 상태로 행패를 부리다가 붙잡혔다. 직원들의 비위로 공직기강 ‘특별경보’까지 내려진 부산 경찰이 끊이지 않는 직원 관련 사건으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10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음주 상태로 호텔에 들어가 직원의 팔을 잡아당기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폭행)로 부산경찰청 소속 A 간부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간부는 9일 밤 10시쯤 부산 수영구 한 호텔에서 여성 직원에게 술을 같이 먹자며 실랑이를 벌이고, 이를 말리는 남성 직원의 팔을 잡아당기는 등 행패를 부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 간부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날 진정무 부산경찰청장이 청사 1층 입구에서 지도부, 직장협의회와 함께 공직기강 캠페인까지 했는데 이를 비웃듯 하루도 안 돼 일이 터졌다. 경찰은 잇따른 비위에 최근 ‘특별경보’를 발령하고 2주간의 고강도 감찰도 예고했지만, 헛구호에 그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오는 7월 자치경찰제에 시행을 앞두고, 자치경찰 핵심인 시민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사권 조정으로 올해부터 경찰이 사건에 대한 종결권을 행사하는 등 권한이 더 커졌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감 있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 오후 10시 30분쯤에는 A 순경이 만취 상태에서 남의 차를 훔쳐 운전하다가 현행범 체포됐다. 같은 달 30일에는 B 경위가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어기고 중구의 한 상점에서 지인 4명과 함께 훌라를 치다가 경찰 단속에 적발돼 즉결심판에 넘겨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남양유업, 3세들 경영 전면에 배치, 승계작업 임박 전망… 재원이 관건

    남양유업, 3세들 경영 전면에 배치, 승계작업 임박 전망… 재원이 관건

    남양유업이 최근 홍원식(71) 회장의 두 아들을 경영에 전면 배치하며 3세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45) 상무는 최근 회사 조직개편에서 새로 꾸려진 ‘기획마케팅총괄본부’의 본부장을 맡았다. 기존 마케팅전략본부와 기획본부를 합쳐 만들어진 곳으로 홍 상무의 역할이 커진 것이다. 차남 홍범석(42) 외식사업본부장도 디저트카페 브랜드 ‘백미당’ 대표를 맡아 회사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70대인 홍 회장이 고령에 접어든 가운데 두 아들이 이같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경영 승계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많다. 다만 두 아들 모두 보유 중인 회사 지분이 하나도 없어 막대한 상속세 등 승계 작업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남양유업 지분을 보면 홍 회장이 51.68%로 압도적이며 부인 이운경(69) 고문이 0.89%, 홍 회장의 동생인 홍명식(61) 사까나야 사장이 0.45%, 그리고 홍 상무의 아들이자 홍 회장의 손자인 홍승의(14)군이 0.06%를 가지고 있다. 홍 회장 지분을 전날 종가(29만 40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094억원에 달한다. 이를 두 아들에게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관련 법에 따라 약 300억원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지주사 전환 시점에 맞춰 장내매수 등의 방법으로 두 아들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어떤 방법이든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다. 보수적인 회사 특성상 형제 중 장남인 홍 상무가 경영권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형제 경영’ 시나리오도 나온다. 홍 상무와 홍 본부장은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 외에도 어깨가 무겁다. 마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자 외손녀 황하나 문제로 인한 회사 이미지 추락으로 실적이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촉발된 ‘대리점 갑질’ 논란 이후 회사 실적은 연일 악화일로다. 매출이 2013년 1조 2298억원에서 2019년 1조 308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우유급식까지 줄어들면서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7216억원, 영업손실 427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그간 공고하게 지켰던 ‘1조원 매출’ 수성은커녕 적자전환할 수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사내에서 경영 승계 등이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중대재해 반복 발생 사업장, 공사 현장·본사 근로감독 받는다

    중대재해 반복 발생 사업장, 공사 현장·본사 근로감독 받는다

    산재 사망 작년 대비 20% 이상 감축 목표추락·끼임·보호구 착용 등 3대 조치 강화50억원 미만 사업장 점검→감독→재점검사법처리 받으면 정부 공사 입찰 불이익앞으로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사업장은 전국 공사현장 뿐 아니라 본사도 근로감독을 받는다. 특히 최근 2년간 중대재해가 잇따른 건설업체는 올해 한 건만 더 발생해도 본사와 현장 동시 감독을 받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9일 중대재해 사업장을 밀착 감독하는 내용의 ‘2021년 산업안전보건감독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산재사고 사망자 수를 지난해(882명) 대비 20% 이상 감축해 700명대 초반으로 낮추는 게 목표다. 정부는 지난해 산재사고의 74.7%를 차지한 건설·제조업 현장에 ‘추락방지·끼임방지·안전보호구 지급·착용’등 3대 핵심 안전 조치를 반드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소규모 건설 현장과 사업장에 대해서는 3중 점검·감독 체계를 구축한다. 우선 1차 점검에서 불량 사업장을 적발하고 지방노동관서에 명단을 통보한다. 지방노동관서는 명단에 오른 사업장을 불시점검해 지적 사항을 개선하지 않은 곳을 적발하고 즉시 사법 처리한다. 이후 3차 현장 점검에 나선다. 50억~120억원 미만 사업장은 위험사업장을 우선 선별해 점검·감독한다. 이 과정에서 두 차례 이상 사법 처리를 받은 건설 현장은 정부 발주 공사 입찰 때 불이익을 준다. 위험성 평가인 공정안전관리보고서(PSM)에서 3년 연속 하위 등급을 받은 제조업 사업장에 대해서는 작업 중지 등 강력한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한편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날 ‘긴급고용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취약계층 81만명에게 늦어도 3월 초까지 소득안정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특수고용직(특고)·프리랜서, 방문·돌봄종사자, 법인택시기사 등이 대상이다. 또 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주를 위해 1분기 내 40만명을 집중 지원한다. 무급휴직지원금 지급 기간도 90일 연장(180일→270일)하고 1분기 3만명에게 유연근무·워라밸 일자리 지원금을 지급한다. 이 장관은 “1분기가 신속한 고용회복 가능성을 좌우하는 분수령”이라며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CJ대한통운 등 택배사를 찾아 설 명절에 택배기사들이 과로하지 않도록 보호 조치를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참혹한 스가 실정에도…日야당은 왜 바닥에서 허우적대나

    참혹한 스가 실정에도…日야당은 왜 바닥에서 허우적대나

    지난해 9월 16일 출범 직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당시 여론 지지율은 공영방송 NHK 조사 기준으로 62.4%에 달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분의1 수준인 12.8%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5개월이 채 안된 현재 상황은 스가 정권에 있어 참혹함 그 자체다. 지난 8일 NHK의 2월 여론 지지율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난맥상을 비롯한 다양한 악재들로 스가 정권 지지율은 37.6%까지 추락했다. 정권에 반대한다는 응답 비율은 전체의 43.6%로 6%포인트나 더 높았다. 지난 1월부터 정권 유지의 위험수위 경계인 지지율 40%선 붕괴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스가 총리가 총재를 맡고 있는 집권 자민당에 대한 여론 지지율은 어땠을까. 지난해 9월 조사 때 40.8%였던 자민당 지지율은 이달 조사에서 35.1%로 하락했다. 떨어지기는 했어도 스가 총리 지지율 낙폭과 비교하면 경미한 수준이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은 같은 기간 3.0%를 유지했다. 야당들은 어땠을까. 지난해 9월과 올 2월을 비교하면 의석 기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6.2%에서 6.8%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은 0.1%에서 0.9%로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1%도 안되는 수준에서 헤매고 있다. 의석이 훨씬 적은 일본공산당(1.7%→3.0%)보다도 낮다. 이밖에 사민당 0.4%→0.6%, 레이와신센구미 0.2%→0.4% 등이다. 큰 틀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입헌민주당·국민민주당·일본공산당·사민당·레이와신센구미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11.7%로 연립여당(자민당+공명당=38.1%)의 3분의1도 안된다. 스가 정권이 아무리 날개없는 지지율 추락을 거듭해도 야당들은 그로 인한 반대급부를 전혀 누리고 있지 못하는 셈이다. 당연히 야당들은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9월 국민민주당을 상당부분 흡수하며 체급을 올리고 수권정당으로서 재탄생을 선언했던 입헌민주당의 고민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전당대회에서 올해 실시될 중의원 선거에서 정권을 탈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단지 목표로서의 의미가 있을뿐 이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 입헌민주당의 중의원 의원 수는 지난해 9월 국민민주당 의원들의 대거 입성으로 109명까지 늘어나면서 2009년 자민당 아소 다로 정권을 무너뜨리고 정권 교체를 달성하기 직전의 옛 민주당과 거의 맞먹는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여전히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이유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옛 민주당 정권의 인상을 지우지 못했기 때문’을 첫머리에 꼽는다. 선거 때마다 ‘악몽의 민주당 정권’이라는 표현을 입에 달고 다녔던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전략도 상당부분 효과를 봤다. 실제로 많은 일본 국민들은 ‘일본은 자민당이 집권해야 잘 돌아가고 민주당이 집권하면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인식이 강해 민주당을 모태로 하는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대표와 후쿠야마 데쓰로 간사장 등 핵심 간부들의 면면이 민주당 시절 이래로 거의 그대로인 점도 변화와 도약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입헌민주당 관계자는 “2012년 야당 전락 이후 아베 전 총리의 스캔들 추궁 등 정권에 대한 비판만 했을뿐 자민당에 맞설만한 가치를 제대로 보여준 게 없다”고 지지통신에 말했다. 코로나19 부실대응 등 스가 정권의 문제를 날카롭게 추궁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어야 할 이번 정기국회도 별다른 성과 없이 흘려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야당들의 올 1월 대비 2월의 지지율 상승이 거의 없는 데서도 드러난다. 야권 공조도 말뿐인 경우가 많았다. 이를테면 이번 국회의 중요 법안이었던 코로나19 특별조치법 개정에서도 입헌민주당은 찬성을, 공산·국민민주당은 반대를 하는 등 손발이 맞지 않았다.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의 득실 등을 계산하다 보니 서로 생각이 달랐던 것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가 총리의 소통능력 부족에 따른 리더십 결여 문제, 여당 중진의원들의 민간기업 뇌물수수 사건, 여당 간부들의 심야 여성접객업소 술자리 파문, 스가 총리 장남의 총무성 간부 불법 접대의혹,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의 여성 비하 발언 등 줄줄이 이어지는 여권의 악재를 자신들의 호재로 전환시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신바 가즈야 국민민주당 간사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야권 전체의 지지율이 안 오르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기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해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권은 많은 것을 자민당 중심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를테면 코로나19 위기국면에서 야당이 의미 있는 정책 대안을 많이 내놓았지만, 보도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야당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공평한 보도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정치분석가 이토 아쓰오는 니시니혼신문에 “옛 민주당 정권 사람들은 2009년에 자신들이 자력으로 집권에 성공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당시의 정권 교체는 자민당의 자책골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국민들에게 소극적으로 선택받았던 것임을 자각해야 한다”며 야권의 의식 전환과 분발을 촉구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유람선서 18개월 손주 떨어뜨려 사망”…美50대 남성

    “유람선서 18개월 손주 떨어뜨려 사망”…美50대 남성

    애초 무죄 주장하다 유죄 인정…보호관찰 3년“유리 벽이라 생각…열려 있으리라 생각 안 해” 카리브해 유람선 여행 도중 실수로 생후 18개월짜리 손녀딸을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미국 50대 남성이 실형을 면했다. 9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법무당국 발표를 인용, 2019년 7월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 정박해있던 유람선상에서 발생한 아기 추락 사망의 피고인 살바토르 아넬로(52)에게 현지 법원이 보호관찰 3년 판결을 내렸다. 변호인은 아넬로가 거주지 인디애나주에서 보호관찰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고 당시 이들 가족은 3대가 함께 카리브해 유람선 여행을 즐기던 중이었다. 아넬로는 당시 로열 캐리비언 유람선 11층의 어린이 물놀이 구역 인근에서 손녀딸 클로이를 유리창 앞 난간에 올렸다가 사고를 겪었다. 유리 벽이라 생각했던 유리창이 열린 상태였고, 아기는 35m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애초 무죄를 주장했으나 징역형을 피하고 거주지 인디애나주에서 보호관찰을 받는 조건으로 작년 10월 유죄를 인정했다.보호관찰 판결 후 아넬로는 “한편으론 화가 나지만 한편 안도감을 느낀다”며“감옥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가족들이 한 시기를 마감하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위로 삼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가 발생한 난간이 유리 벽으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했으며 유리창이 열려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주변에 아무런 경고 표시가 없었다”며 “손녀딸이 무척 그립다. 앞으로 선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 가족의 에너지를 쏟아부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기 부모인 앨런 위건드와 킴벌리는 유람선 업체 로열 캐리비언의 안전 기준에 문제가 있다면서 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는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선사 측은 “아넬로가 창문이 열려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을 수가 없다. 아기의 죽음은 비극적인 사고일 뿐”이라며 부인하고 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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