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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간에 가려진 인간들 잃어버린 이름을 찾다

    공간에 가려진 인간들 잃어버린 이름을 찾다

    구현우의 시 ‘오로지 혼자 어두운’에는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지만 나의 방은 한 명 이상의 외로움이 있다’는 구절이 있다. 방을 거쳐 갔던 수많은 이들의 외로움을 보듬는 문장이다. 그러나 시인의 도저한 마음과 달리, 대개 ‘내가 사는 방에 살았던 이들을 상상하는 일’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무섭기도 하고 꺼림칙한 일에 가깝다.황여정 작가의 장편소설 ‘내 이름을 불러줘’에서 반만 철거된 건물 ‘우성빌딩’이 구심점이 된다. 2011년 반만 헐린 서울 서초동의 한 건물이 모티브가 됐다. 건물은 두 개의 지번을 가졌는데, 한쪽이 경매로 넘어간 땅에 포함되면서 반쪽이 됐다. 우성빌딩도 향후 개발을 둘러싼 건물주 형제의 갈등으로 절반이 철거됐다. 이 을씨년스러운 건물 3층에 사진관을 운영하던 고수림은 자신이 만든 간이 외벽을 뚫고 추락사한다. 그 즈음 건물에서 지박령의 존재를 감지했던 1층의 헌책방 주인 오탁조는 수림의 죽음이 혼령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수림의 딸 미래와 진실을 좇는다. 지박령의 정체를 찾는다는 서스펜스가 소설 전반에 흐르는 한편 이를 따라가다 보면 마주하는 것은 우성빌딩과 그 땅에 얽힌 역사다. 수림의 행적을 좇던 탁조와 미래는 이내 수림의 잘못으로 사망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모든 비극은 우성빌딩 부지가 재개발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소설은 태초부터 비극적이었던 우성빌딩의 역사를 짚으며, 자본의 논리에 포획된 땅과 그 위에 마련된 공간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묻는다.자본 논리가 만들어낸 시스템에 관한 물음은 땅 외에 다른 쪽으로도 뻗어 간다. 우성빌딩 옥상에 잠시 머물게 된 이방인 빔 피셔 같은. 그는 헤어진 연인의 소원을 들어주려다 한국에까지 흘러 들어왔다. 가난, 장애와 온몸으로 부딪쳤던 그의 연인은 “말이 될 자격이 없는 말을 감당할 수 있는 건 시인과 혁명가뿐”(122쪽)이라던 냉정한 사람이었고, 그의 인생에 개입하려던 빔을 아버지는 단호하게 막아섰다. “어쩌면 운명이란 시스템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고 빔은 생각했다.(중략) 한 사람의 인생은 전적으로 그 사람의 의지와 선택에 달려 있다고 믿는 아버지에게는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빔은 그 순간 알아차렸다.”(130쪽) 강고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개인은 무력해 보일지언정, 소설은 연대의 끈을 놓지 않는다. 연인의 삶에 적극 개입하려는 빔이나, 지박령의 해원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탁조의 존재가 그렇다. 끝내 공간을 차지하지 못했거나 잃어버리더라도, 사람이 살았던 시간 자체는 부정될 수 없다는 언설은 인간 존엄을 상기시킨다. 장례지도사인 아들 풀잎은 탁조에게 이렇게 말한다. “공간이 없어진다고 시간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164쪽) 공교롭게도 그들 부자는 시간을 매만지는 직업을 갖고 있다. 비좁은 한국땅에서, 인간이 공간의 힘에 포섭된 지 오래다. 소설은 공간에 가려진 인간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일에 주목한다. 소설 속 탁조와 미래의 행보는 구현우의 시에서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던 외로움을 타인과 나누는 순간이기도 하다. 교과서적으로 착한 내용이지만, 도시개발 문제의 해법은 결국 인간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많은 책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오늘의 서울 톡] 은평, 구민 우수 아이디어 선정

    은평구는 상반기 ‘구민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모인 아이디어 가운데 우수 제안을 선정했다. 사전심사 후 최종 심사에 오른 구민 제안 12건 중에서 ‘화장실 안전손잡이 설치’, ‘모바일 안심케어 서비스 도입’이 우수 제안으로 선정됐다. 장려상에는 ‘구 홈페이지 부서 위치 추가’, ‘야간식별 가능한 발광다이오드(LED) 안내 표지판 설치’, ‘구민 자전거 보험 가입 요청’, ‘환경 미화원 추락 및 충돌사고 예방’이 채택됐다. 상장 및 시상금은 시상자에게 개별 전달된다.
  • 화석연료 끝나나… 엑손모빌 다우지수 퇴출

    화석연료에 조종이 울렸다. 한때 시가총액 1위로 미국 뉴욕증시를 호령하던 석유회사 엑손모빌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다우지수 종목 변경에 따라 오는 31일부터 제외된다. 이제 다우지수에서 에너지주는 셰브론이 유일하다. 엑손의 퇴출은 다소 의외다. 1928년 다우지수에 편입된 뒤 최장수 멤버로 자리를 지켜 온 터줏대감이었기 때문이다. 2013년만 해도 시총이 4150억 달러(약 493조원)로 뉴욕증시에서 1위를 유지하고, 유가가 100달러를 웃돈 2014년에는 446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현재 1728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애플(2조 1300억 달러), 아마존(1조 6800억 달러) 등과는 비교조차 힘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올 들어 6.6% 상승할 때 엑손 주가는 41%, 셰브론은 29%나 폭락했다. 엑손의 추락은 잇따른 경영 실패, 유가 하락에 따른 결과라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엑손은 가격이 ‘최고점’일 때 천연가스 투자를 결정했고 셰일오일 개발도 끝물에 합류했다.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 기조가 강해지고 셰일오일발 공급과잉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경영난은 가중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수요 감소까지 겹쳐 유가가 한때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치면서 20년 만에 2분기 연속 손실을 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수천 명을 내보냈지만 역부족이었다. WSJ는 S&P500지수에서 에너지 부문의 비중이 2011년 12%에서 지금은 2.5%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편 다우지수를 관리하는 S&P 다우존스는 클라우드 컴퓨팅업체 세일즈포스닷컴, 바이오제약사 암젠, 항공우주업체 허니웰을 다우지수에 신규 편입한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베는 8월 25일 사임한다?

    아베는 8월 25일 사임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일 다시 병원을 방문하면서 ‘건강 이상설’이 더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베가 8월 25일 사임한다’는 설도 떠돌고 있다. 24일 AFP통신에 따르면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지난주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24일 추가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아베 총리를 매일 만나고 있지만, 변화가 없다”며 건강이상설에 선을 그었다. 앞서 시사주간지 플래시는 “아베 총리가 지난달 6일 총리관저 내 집무실에서 토혈(吐血)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은 이 보도를 부인했다. 지난주 아베 총리는 갑자기 게이오대학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았다. 아베 총리는 게이오대 병원에서 6개월마다 건강검진을 받아왔는데, 지난 17일 방문은 지난 6월 13일 검진 이후 두 달여 만이어서 건강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방문이 일주일 전 검사 결과를 확인하러 가는 것이라고 밝혔으나, 추가 검진까지 이루어지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추락하는 지지율…‘사임해야 한다’ 50% 아베 총리는 건강 문제 외에도 코로나19 대응 부실에 따른 지지도 급락으로 인해 향후 거취가 점점 불확실해지고 있다. 교도통신이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의 내각 지지율은 36%다. 2012년 복귀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첫 임기 중 궤양성 대장염 때문에 불과 1년 만에 총리직에서 사퇴했던 전력이 있다. 일본 정가에선 이번에도 아베 총리가 내년 9월까지인 임기를 마치지 않고 건강 문제로 사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3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사임해야 한다(50%)’와 ‘직무를 계속 수행해야 한다(49%)’로 팽팽히 갈렸다. 마이니치신문이 사회연구센터와 함께 실시한 유·무선 여론조사(1042명)에서 ‘아베 총리의 건강 불안이 지적되고 있다. 언제까지 총리를 계속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즉각 사임하면 좋겠다’ 26%, ‘연내 사임하면 좋겠다’ 24%로 나타났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일본학 전공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속 재임일수 최장 기록을 넘어서는 8월 25일 이후에 아베 총리가 갑자기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건강 문제는 표면적인 것이며 진짜 이유는 총리직을 수행할 의지를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24일 연속 재임일수 2799일을 달성해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전 총리의 기존 최장 기록(2798일)을 넘어섰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2연승 인천, 다시 쓰는 ‘잔류왕 드라마’

    2연승 인천, 다시 쓰는 ‘잔류왕 드라마’

    ‘잔류왕’의 잔류 드라마가 또다시 시작됐다. K리그1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가 ‘강등 라이벌’ 수원 삼성을 꺾고 2연승을 달리며 1부 리그 생존을 예고했다. 인천은 지난 2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17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24분 터진 송시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수원을 1-0으로 제압했다.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연승은커녕 1승도 생각하기 어려운 전력이었던 인천은 이날 승리로 승점 11을 쌓으며 수원(승점 14)과의 승점 격차를 3으로 줄였다. 수원은 최근 4경기 무승(1무3패)에 그치며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반등에 성공한 인천은 10위 광주FC와 승점 차이도 6으로 좁히며 더 큰 희망을 바라보게 됐다. 이번 시즌 인천은 안팎으로 위기를 맞으며 올해만큼은 잔류가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가득했다. 15라운드까지 1승도 건지지 못해 구단 최다 무승 기록(2016년 11경기)을 새로 썼고 지난 6월 팀 최다 7연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임완섭 감독을 대신해 수원 감독 자리에서 물러난 지 3주밖에 되지 않은 이임생 감독을 영입하려다 무산되면서 내부적으로 흔들렸다. 그러나 조성환 감독 부임 후 팀이 빠르게 안정됐고 2승1패의 성적을 거두며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이날도 교체 투입된 송시우의 골이 터지는 등 조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2연승을 거둔 조 감독은 “잔류왕 명성에 부응할 수 있도록 다음 경기 준비를 잘 하겠다”며 잔여 시즌 반전을 예고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90분 경기를 끌고 가면서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팀이 잔류와 강등의 기로에 서 있는데 선수들 스스로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나씩 하다 보니 믿음도 생기고 결과로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달라진 팀 분위기를 전했다. 인천은 2018시즌 정규 33라운드가 다 끝날 때까지 최하위였지만 스플릿 라운드 5경기에서 4승1패의 성적을 거두며 잔류에 성공했다. 2019시즌에는 최종 라운드에서 11위 경남FC와 무승부를 기록해 10위 자리를 지켜내며 생존에 성공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한은, 올 성장률 전망 -1.0% 안팎으로 낮출 듯

    한은, 올 성장률 전망 -1.0% 안팎으로 낮출 듯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0% 안팎으로 더 낮출 것으로 보인다.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까지 시행된다면 성장률이 -2.0%까지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온다. 한은은 오는 27일 수정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한은 관계자는 23일 “수정 전망치는 기존 -0.2%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5월 전망 당시 코로나19 확산세가 하반기 들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확산세가 비관 시나리오로 간다는 우려가 들 정도로 진정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 등을 반영해 5월 전망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5월 29일 국내에서 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이 없다면 올 성장률을 -0.2%, 최악일 땐 1.8%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수정 전망치를 -1.0% 안팎으로 보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성장률 전망치를 -1.0% 내외 정도까지 하향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 보험팀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달 말 정점을 찍은 뒤 계속돼 11월 초까지 7000명가량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2만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JP모건은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3월 말까지 최대 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한 바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란 “우크라 여객기에 25초 간격 미사일 2발 발사해 격추”

    이란 “우크라 여객기에 25초 간격 미사일 2발 발사해 격추”

    이란 민간항공청은 올해 1월 8일 테헤란 부근 상공에서 격추된 우크라이나항공(UIA) 여객기가 혁명수비대 미사일 2발을 25초 간격으로 맞아 폭파됐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투라즈 데흐거니 잔가네 민간항공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수로 발사된 첫 번째 미사일이 여객기에 맞고서 19초 뒤 조종사끼리 대화가 녹음된 데이터를 확보했다“면서 ”첫 피격 뒤에도 승무원과 승객이 살아 있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미사일에 맞아 여객기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25초 뒤 두 번째 미사일에 맞아 기체가 폭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란 민간항공청은 조종석의 대화가 어떤 내용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데흐거니 잔가네 청장은 ”두 번째 미사일에 맞아 여객기가 폭발한 순간의 데이터는 블랙박스가 그 전에 손상돼 기록이 중단된 탓에 추출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란 민간항공청은 피격 여객기 블랙박스를 자체 분석하지 못해 지난달 프랑스로 보냈다.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임박한 긴장 속에 발생했다. 1월 3일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무인기로 폭사시키자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1월 8일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22발을 발사했다. 공교롭게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지 1시간여 뒤인 오전 6시 12분쯤 우크라이나 보잉 737-800기종 여객기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이륙했고 3분 뒤 혁명수비대가 쏜 토르 방공미사일 2발에 맞아 추락해 폭발했다. 이 사건으로 이 여객기에 탄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모두 숨졌다.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인 82명, 캐나다인(이란 이중국적자)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 등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 여객기를 미국이 이라크에서 테헤란을 향해 쏜 순항미사일로 오인하고 실수로 격추했다고 해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여기는 중국] 6층 매달린 추락위기 어린이…맨 어깨로 1시간 받쳐 살렸다 (영상)

    [여기는 중국] 6층 매달린 추락위기 어린이…맨 어깨로 1시간 받쳐 살렸다 (영상)

    중국에서 아파트 6층에 매달린 어린이를 온몸으로 지탱해 구조한 남성이 영웅으로 떠올랐다. 인민망(人民网) 등은 지난 14일 푸젠성 항구도시 샤먼에서 6살 남자아이가 아파트 창살에 끼여 추락할 뻔한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어머니가 장을 보러 간 사이 집에 홀로 있던 아이는 창문 난간에서 장난을 치다 발을 헛디뎠다. 난간 사이에 몸이 끼인 아이는 추락하지 않으려고 온 힘을 다해 매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때 위층 남자가 재빨리 아래층으로 향했다. 현지언론은 7층에 살던 40대 퇴역군인이 창문 난간에 끼여 몸부림치는 아이를 보고 맨몸으로 구조에 나섰다고 전했다. 남자는 5층 외벽을 타고 아이가 매달린 6층 난간에 접근했다. 그리곤 5층 차양에 쭈그리고 앉아 한쪽 팔로는 난간을 붙잡고 다른 쪽 팔로는 아이를 들어 올려주었다. 하지만 난간 사이가 좁아 아이는 빠져나갈 수 없었다. 서서히 힘이 빠진 남자는 한쪽 어깨로 아이를 지탱한 채 구조대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뛰어든 터라 자칫 두 사람 모두 추락할 수도 있었다. 그렇게 위태로운 시간이 흘러갔다.얼마 후 사고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난간 구조물을 제거한 뒤 아이를 무사히 구조했다. 구조가 마무리될 때까지 남자는 몸무게 30㎏에 달하는 남자아이를 어깨로 받치고 1시간을 버텼다. 구조대 관계자는 “만약 남자가 아이를 받쳐주지 않았다면, 난간 사이에 목이 끼여 질식사할 수도 있었다”라며 퇴역군인의 용기 있는 행동을 치하했다. 남자는 “그런 상황을 보면 누구든 용감하게 나섰을 것”이라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중국에서는 지난 7월에도 아파트 5층에서 네 살 아이가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집에 혼자 있다가 난간에 매달린 아기는 1층에 있던 한 주민이 맨몸으로 받아내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속수무책 코로나’ 서울시 “오늘 자정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종합)

    ‘속수무책 코로나’ 서울시 “오늘 자정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종합)

    하루 만에 140명 신규 확진, 2889명으로서울시가 23일 자정부터 시 전역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클럽, 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한 번만 방역수칙을 어겨도 2주간 폐쇄하기로 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브리핑에서 “오늘 자정부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서 권한대행은 “지난 5월 13일부터 시행 중인 대중교통 탑승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안착된 바 있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마스크 착용이야말로 생활방역의 기본으로서, 한 명도 빠짐없이 실천하자는 경각심과 사회적 약속을 다시 한번 확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위반시 즉각 고발 조치”300만원 이하 벌금 부과, 구상권도 청구 그는 또 현재 방역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집합제한 명령이 내려져 있는 다중이용시설들에 대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300인 미만 학원, 150㎡ 이상 일반음식점, 워터파크, 영화관, 공연장 등 다중이용시설 5만 8353곳이 대상 시설이다.이에 따라 24일부터 시는 자치구와 함께 현장 점검을 벌여 다중이용시설들이 방역 수칙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면 한 차례 위반만으로도 곧바로 2주간 집합금지명령을 받게 돼 사실상 영업이 불가능해진다. 또 위반 행위의 심각성과 개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즉시 고발 조치와 300만원 이하 벌금 부과도 병행할 수 있다. 해당 시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구상권도 청구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전환 시 사실상 사회 마비, 적극 협조해달라” 서 권한대행은 “그동안 민생의 어려움을 감안해 방역수칙 위반행위에 대해 행정지도, 계도 등에 그쳐왔지만, 상황이 엄중한 만큼 한시적으로 행정명령의 실효성을 대폭 높여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의 위기 상태가 이어져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되면 경제, 사회가 사실상 마비되고 어려운 민생경제는 더 큰 추락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며 시민들이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시가 먼저 방역 수위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에 관해서는 “이미 집회에 대해서는 3단계 수준에서 10명 이상을 금지했다”며 “3단계 격상은 여러 방역 상황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사랑제일교회 14명 확진, 서울 464명광화문집회 4명 확진돼 총 41명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 4명 증가, 총 17명‘깜깜이’ 감염경로 61명 달해 서울시는 23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가 전날 140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아 2889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14명 늘어, 지금까지 서울에서만 464명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4명이 추가돼 서울 누적 41명으로 파악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관련은 4명 증가해 서울 누적 17명으로 집계됐다. 노원구 공릉동 안디옥교회 관련도 1명 추가돼 누적 21명이다. 극단 ‘산’ 관련으로 2명(누적 19명), 성북구 FA체대입시학원 관련도 1명(누적 30명) 각각 늘었다.이밖에 신규 확진자 감염 경로는 다른 시·도 확진자 접촉이 15명, 해외 유입이 2명이다.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조사 중인 환자는 61명에 달한다. 전날 하루 동안 서울시내 25개 자치구에서 모두 확진자가 나왔다. 강동구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은평·성북구가 각각 11명, 노원·동작구가 각각 9명이었다. 사랑제일교회가 있는 성북구는 서울 자치구 중 최초로 누적 확진자가 200을 넘어 201명이 됐다. 서울의 신규 확진자는 17일부터 엿새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서울의 격리중 환자 수는 1234명으로 24시간만에 140명 늘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차량 21대가 땅 속으로 와르르…中 쓰촨성에 대형 싱크홀 (영상)

    차량 21대가 땅 속으로 와르르…中 쓰촨성에 대형 싱크홀 (영상)

    한밤 중에 난데없이 거대한 크기의 싱크홀이 생겨 차량 수십여 대가 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관영 CC(중앙)TV 등 현지언론은 19일 자정 경 쓰촨성(四川省) 이빈(宜賓)시의 한 도로에 갑자기 거대란 구멍이 생겨 차량 21대가 빨려 들어가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당시 인근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보면 사고가 일어나는 모습은 마치 영화 속에서나 볼법한 정도로 비현실적이다.순식간에 도로가 꺼지면서 주차되어 있던 차량 21대는 물론 나무와 가로등까지 모두 땅 속으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사고 당시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만약 한 낮에 벌어졌다면 큰 참사로 이어질 뻔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발생한 싱크홀의 크기는 약 500㎡ 정도로 최근 쓰촨성을 강타한 집중호우에 의한 영향으로 추측하고 있다.현지언론은 "8월 들어 쓰촨성 지역은 집중호우로 인한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현재 전문가들이 사고원인을 조사 중에 있으며 추가로 싱크홀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에도 충칭(重慶)시에서 보도 위를 걷던 두 시민이 갑자기 생긴 싱크홀로 인해 아래로 추락한 바 있다. 다행히 두 여성은 경상을 입는데 그쳤으며 사고 원인을 이례적으로 내린 폭우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생긴 것으로 분석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여기는 중국] ‘유리 다리’ 폭우에 아수라장…1명 사망, 수십명 부상

    [여기는 중국] ‘유리 다리’ 폭우에 아수라장…1명 사망, 수십명 부상

    중국에서 ‘유리 다리’ 관련 사고가 또 발생했다. 중국중앙(CC)TV는 19일 오후 랴오닝 본시시 후구샤 관광지의 유리 다리에서 사고가 나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8월 개장한 후구샤 관광지는 호수 전망대와 절벽 사이를 잇는 다리, 하산 미끄럼틀 등 총 3개의 유리 명소를 갖춘 곳으로, 최첨단 5D 기술을 적용해 유리 밟는 소리 등 효과음까지 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고는 유리 미끄럼틀에서 발생했다. 중궈신원왕(中国新闻网)은 19일 갑작스러운 폭우로 유리 미끄럼틀에 탄 관광객이 줄줄이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한꺼번에 출발한 관광객 60여 명이 미끄러운 유리 바닥에서 일제히 통제력을 잃고 충돌하면서 미끄럼틀은 아수라장이 됐다.현장에 있었던 관광객은 “2~3m 거리를 두고 출발했는데, 비에 미끄러져 가속도가 붙으면서 서로 부딪히고 가드레일과 충돌했다. 속도를 줄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미끄럼틀에 타고 있던 남성 관광객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유리 다리와 이어진 폭 1m짜리 미끄럼틀은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내려가면서 아래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손잡이를 잡고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으나, 안전장치는 양쪽에 설치된 철조망이 전부다.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지언론은 사고 당일 이미 오전부터 비가 내렸으나, 작업자가 유리 바닥을 닦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이후 지자체는 자체 조사에 돌입했으며, 관련 업체는 공식 성명을 내고 관광객들과 보상 논의에 돌입했다.관광 명소마다 유리 다리가 설치된 중국에서는 매년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광시좡족자치구 핑난현 유리 구조물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같은 해 10월에는 길이 488m로 세계 최장 유리 다리였던 허베이성 훙야구 유리다리가 깨짐 현상 등 안전 이유로 폐쇄됐다. 2017년 허베이성의 한 유리 구조물에서는 관광객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2016년에는 후난성의 유명 관광지인 장자제(張家界) 유리다리를 걷던 사람이 낙석에 맞아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허난성 유리 전망대가 개장 2주 만에 바닥에 금이 가 관광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지난해 기준 중국 전역의 유리 다리는 약 2300개. 유리 잔도와 유리 미끄럼틀의 수를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이은 안전사고에 중국 중앙정부가 나서서 유리 구조물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점검을 하도록 각 지방정부에 지시하긴 했으나,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존재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임병선의 시시콜콜] 한때 ‘트럼프의 오른팔‘ 배넌, 사기꾼 추락

    [임병선의 시시콜콜] 한때 ‘트럼프의 오른팔‘ 배넌, 사기꾼 추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던 스티브 배넌(66)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20일(현지시간) 사기 혐의로 검찰에 체포돼 기소됐다. 뉴욕 남부지방검찰청은 이날 배넌과 브라이언 콜패지, 앤드루 바돌라토, 티모시 세이 등 다른 셋을 온라인 모금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배넌 등은 ‘우리는 장벽을 세운다’(We Build The Wall)라는 온라인 크라우드펀딩 모금 활동을 통해 수십만 달러를 사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지지하는 기부자들로부터 2500만달러(약 297억원)을 모금하며 “기부한 돈은 100% 장벽 건설에 사용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수십만 달러를 다른 목적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 이들은 송장 등을 위조해 돈을 빼돌린 사실을 감췄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날 오전 코네티컷주의 길이 45m의 대형 요트에서 미국 우편조사국 요원들에 의해 전격 체포된 배넌은 100만 달러 이상을 송금 받아 그 중 일부를 개인 용도로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뉴욕 남부지법 재판정에 출두해 AP 통신이 21일 새벽 6시(한국시간) 쯤 법정 스케치화를 전송했다. 콜패지와 바돌라토는 플로리다주 법원에, 세이는 콜로라도주 법원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극우 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 설립자로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선거 승리를 이끈 트럼프 정권의 ‘설계자’다. 거침없고 공격적인 언행으로 국수주의 성향을 여과 없이 드러내 온 배넌은 정권 출범 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맡아 무슬림 등 일부 국가의 미국 입국 금지, 미국-멕시코 장벽 건설, 파리 기후협약 탈퇴 등 공약 이행을 밀어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은 그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다른 참모들과의 잦은 충돌과 돌출 발언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산 끝에 2017년 8월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그 뒤 배넌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극우 포퓰리즘 운동을 지원하고, 라디오 방송으로 트럼프 대통령 탄핵 방어에 나서는 등 외곽 활동을 펼쳤다. 배넌의 체포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나쁜” 느낌이라고 털어놓으면서 자신은 배넌의 모금 활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난 ‘이런 것이 정부, 사적 개인에 연연하지 않는 정부’라고 말해왔다. 해서 이건 일종의 보여주기 쇼처럼 들린다. 또 이런 때는 내 의견을 아주 강한 것처럼 피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해 일부 인사들이 이 프로젝트와 연관됐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이 모금 프로젝트 웹사이트에는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해 대선 캠프의 전현직 간부들이 프로젝트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돼 있다. 특히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해 한 모금 행사에서 연설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2월에 ‘우리는 장벽을 세운다’ 모금 페이지를 만든 콜패지의 유용액은 35만 달러이며 그는 처음부터 비밀리에 모금된 돈을 송금받기로 작정해 호화 생활을 누리는 데 사용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 넷에게 제기된 혐의는 사기와 돈세탁 모의이며 유죄가 확정되면 길게는 20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인물로는 여섯 번째로 검찰에 기소됐다. 폴 매너포트, 로저 스톤, 마이클 코언, 릭 게이츠, 마이클 플린 등이 줄줄이 법의 심판에 직면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장벽을 세울 것이며 멕시코 정부가 비용을 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가 취임하기 전 이미 1000㎞의 장벽이 세워져 있었는데 전체 3200㎞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가 나중에 산과 강들을 보호하기 위해 절반 정도로 줄이겠다고 물러섰다. 그런데 문제는 그마저도 비용이 든다는 것이었다. 선거 전에는 콘크리트로 세우면 된다고 했다가 나중에 철근을 넣어 세워야 한다고 바꾼 것도 비용 증가에 일조했다. 처음에는 120억 달러면 충분하다고 보고 국방예산을 전용했으나 사유지를 매입해야 장벽을 세울 수 있고 용역 같은 데 돈이 들어가 불어났다. 멕시코 정부의 형편도 이런 데 돈을 쓸 여력이 안 됐다. 해서 벽돌 하나라도 시민들이 직접 매입하자는 모금 캠페인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 와중에 사기꾼까지 꼬인 것이다. 연말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장벽을 세우기로 목표를 정한 것은 820㎞ 정도다. 임병선 논설위원 bsnim@seoul.co.kr
  • KFX의 초석 ‘T50 훈련기’… 그 뒤엔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

    KFX의 초석 ‘T50 훈련기’… 그 뒤엔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

    1992년 탐색개발이 T50의 첫 발걸음美 록히드마틴이 기술지원 맡았지만짧은 일정에 “성공하면 장 지지겠다”개발팀, 세계 최초 3차원 컴퓨터 설계모형 제작 생략… 보잉도 기술력 인정 연구원들 휴일 반납… 2명 과로로 순직2003년 세계 12번째 초음속 비행 성공 미국이 기술 전수를 거부해 아예 처음부터 우리 기술로 개발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최근 출고식을 갖고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AESA 레이더는 1000개의 모듈로 표적을 탐지하는 ‘전투기의 눈’ 역할을 하는 것으로,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KFX)의 핵심 장비로 꼽힙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FX의 전방과 중앙 동체, 동체 뼈대인 ‘벌크헤드’, 좌우로 뻗은 큰 날개인 ‘주익’을 조립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이제 KFX 시제기 개발에 본격적인 막을 올리겠다는 겁니다. 만약 예정대로 개발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내년 상반기쯤 시제기 1호기를 볼 수 있게 됩니다. 방위사업청은 얼마 전 KAI와 전술입문용 훈련기 2차 사업으로 국산 ‘TA50 블록2’ 20대와 군수지원체계를 도입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외국산 훈련기를 사용했을 때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한 기억으로 남았을 정도로 국산 훈련기의 위력은 높아졌습니다.●“사는 게 싸다” 주장에도 공군 KFX 개발 결과만 얘기하니 쉬워 보이지만, 사실 국산 전투기 개발 과정은 무척 험난했습니다. 심지어 한 국책연구기관은 2013년 국회 토론회에서 “국내 개발은 해외구매 대비 2배의 고비용이 소요된다. 잘못되면 정부 신뢰도가 엄청나게 추락할 수 있다”며 KFX 개발을 대놓고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에서 개발한 완제품 가격이 훨씬 싼 것은 맞습니다. 그냥 외국 전투기를 사오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군은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당시 송택환 공군본부 준장은 토론회에서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면 개조와 개발이 쉽고, 신속한 군수지원이 가능한 데다 운영비도 줄일 수 있다. 국내 항공산업 활성화도 가능하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논쟁을 중단하고 국내 개발로 당장 추진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올해와 내년, 그 중간 결과물을 보게 됩니다. 국산 전투기 개발을 원하는 공군의 신뢰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래서 최초의 국산 초음속기 ‘T50’ 개발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 봤습니다. 20일 공군과 KAI에 따르면 ‘골든 이글’이라는 별명을 얻은 T50 개발사업은 KAI의 전신인 삼성항공이 1992년부터 탐색개발을 시작하는 것으로 발걸음을 뗐습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개발을 위한 첫 단계였습니다. TA50 블록2 훈련기와 ‘블랙이글스’로 유명한 T50B가 모두 이 기체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FA50 경공격기도 이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습니다. 개발사는 1997년부터 공군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T50 개발에 나섰습니다.●美 록히드마틴 기술진 “불가능한 개발” 당시 기술지원을 위해 한국에 파견된 미국의 록히드마틴 기술진은 채 10년도 되지 않는 개발일정에 대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한국식 농담까지 던지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예산을 더 확보하든지 인원을 대폭 충원하지 않으면 일정을 맞출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덮쳤습니다. 1달러당 900원이던 환율이 1개월 만에 2000원으로 올라 개발비용이 폭증했습니다.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연구팀은 ‘알아서’ 위기를 극복해야 했습니다. 당시엔 모든 항공기 제조사가 실물모형부터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3차원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CATIA)을 설계 전 과정에 적용해 실물모형 제작 과정을 생략했습니다. 참관차 방문한 미국 보잉 관계자는 “CATIA를 만든 다쏘보다 더 CATIA를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설계에 8개월이 줄었습니다.개발팀은 모든 휴일을 반납하고 ‘월화수목금금금’ 근무했습니다. 명절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 과정에 연구원 2명이 안타깝게 과로로 순직했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어느 날 설계점검 조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젊은 팀원의 코에서 코피가 흘러 나왔습니다. 그들은 “코딱지 팠냐?”고 웃어넘기고 대수롭지 않은 척했습니다. 하지만 동료가 보지 않는 곳에서는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한 연구원은 “몸이 아파도 쉬는 사람이 없었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저 1명이 빠지면 더 힘들 동료 생각밖에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극도의 긴장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도 있었습니다. 착륙장치를 공급한 프랑스 개발사는 철야근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한국 연구팀에 시달려 사직서를 쓴 인원이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양사 기술팀은 ‘회사 앞 나무에 목을 맬 각오로 납기를 맞추겠다’는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과격한 다짐까지 했습니다.●모든 것을 건 초음속기 개발 시제기 개발을 마치자 목표기간에서 다시 4개월이 단축됐습니다. 록히드마틴 측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더이상 ‘불가능’을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눈여겨본 일부 연구원은 아예 합동전폭기(JSF) ‘F35’ 개발을 위해 데리고 갔습니다. 한일월드컵 4강 진출로 국민들의 자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던 2002년 8월, 시제기 초도비행은 조광제 중령이 탑승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사고나 실패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언론보도는 한 줄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2개월 뒤에야 언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비행 행사를 가졌습니다. 2003년 2월 18일, 마하 1.05(초속 360m)로 세계에서 12번째로 국산기 초음속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고생이 떠올랐는지 개발팀은 환호성을 지르고 일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초도비행을 한 조 중령은 이후 공군본부 감찰실장, 공군 군수사령관 등을 역임하고 올해 공군 소장으로 전역했습니다. 공군은 고난과 노력, 성공의 역사를 잘 알기 때문에 국산 전투기 개발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 다수의 생각과 일치합니다. 목숨을 걸고 만든 전투기 기술이 KFX로 꽃을 피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국민들에게 새 희망을 줄 수 있길 기원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맨몸으로 풍덩”…새벽 바다에 빠진 SUV 운전자 구조한 선장님

    “맨몸으로 풍덩”…새벽 바다에 빠진 SUV 운전자 구조한 선장님

    조업을 마치고 귀항하던 어선 선장이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물속으로 가라앉는 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를 구조했다. 20일 전북 군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48분쯤 군산시 비응항에서 A(39·여)씨가 탄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바다로 추락했다. 때마침 양식장 조업을 마치고 입항하던 9.7t급 어선 선장 김균삼(45)씨는 이를 목격하고 사고 지점으로 배를 몰았다. 김씨는 ‘안에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망설이지 않고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에 몸을 던졌다. 그러나 이미 차는 바닷속으로 가라앉았고, 김씨는 문이 닫힌 차에서 탑승자 유무를 확인하지 못한 채 다시 배로 올라왔다. 그때 물에 빠진 차량 트렁크가 열리면서 뒷좌석에 있던 쿠션이 물 위로 떠올랐다. 이를 본 김씨는 다시 바다로 뛰어들어 열린 문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A씨를 구조했다. A씨는 당시 물을 많이 마셨으나 신속한 구조 덕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어선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해경 구조대는 물에 잠긴 차량을 수색해 추가 탑승자가 없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는 “일단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목숨을 구해 다행이다”이라고 짧게 말했다. 군산해경은 차량 추락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생명을 구한 김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일 경색을 방치해선 안 되는 까닭/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한일 경색을 방치해선 안 되는 까닭/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해마다 8월은 한일 모두에 ‘역사’의 계절이다. 일본에서 6일은 히로시마, 9일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이고 15일은 종전기념일이다. 왜 패전이 아니라 종전인가. 많은 일본인에게 ‘패전의 슬픔’보다는 ‘종전의 안도’가 더 컸기 때문은 아닐까. 일본은 침략국이자 가해자이다. 하지만 대다수 일본인은 전쟁의 피해자였다. 이 계절 항상 생각나는 게 있다. 일본의 전사자 중 전투에서 죽은 사람보다 굶어 죽은 사람이 훨씬 많았다는 사실이다. 당시 일본 지도자가 얼마나 무모한 전쟁에 수많은 젊은이를 동원해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화가 나 견딜 수 없다. 한국에서 15일은 광복절이자 일제 치하에서 해방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4번째 광복절 경축사를 했는데 한일 관계에 어떤 언급을 하는지 사뭇 기대됐다. 지금 한일은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의 이행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절차에 돌입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서다. 연설은 격조 높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행복추구권 등 개인의 인권을 국가가 지켜 나가겠다는 강한 결의를 보인 대목은 매우 인상 깊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지난해처럼 대일 비판은 삼갔다. 대신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을 존중한다는 전제 위에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협의하자고 일본에 제안했다. 그러나 개인청구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과 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적어도 일본에 대한 개인청구권은 소멸됐다는 일본 정부 간 괴리가 커 어떤 타협책을 생각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대법원 판결, 청구권협정, 피해자의 납득, 이 3가지를 어떻게 만족시키는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한일 모두 타협을 포기했고, 함께 정권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긴장을 격화시켜 강경론으로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견해도 제기된다. 한일 정부 모두, 다수 여론이 자국에 정의가 있다고 지지하는 만큼 상대방이 양보한다면 모를까, 먼저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언론 보도를 봐도 상대방 정권의 지지율 하락에 환호한다. 그러나 지지율이 떨어지고 정권의 힘이 약해질수록 과감한 타협은 어려워지는 딜레마를 생각해야 한다. 한일이 지금 상황을 방치할 만큼 여유는 없다.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격화될 미중 대립 속에서 한일이 협력하지 못하면 대응이 어려워진다. 한일 모두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정부의 주도권을 기대한다. 왜 일본이 아니라 한국인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청구권협정에 관한 기존의 해석과는 다른 판결을 제시한 것이 한국 대법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상 변경’을 하려는 쪽은 한국이다. 둘째, 포스트 코로나의 미중 대립 격화 속 외교를 냉정하게 고려할 때 보다 어려움에 처하는 것은 한국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일본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정도가, 일본이 한국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정도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게 타당하다. 미중 대립의 틈바구니에서 일본은 유일한 선택지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곤란하더라도 미국 편을 들 수밖에 없다는 각오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에 비해 한국의 선택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일만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외교가 지금까지 이루어 온 성과는 아무리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도 과연 한국만의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까. 특히 미중 협력이 요구되는 북한 문제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만큼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한국은 포스트 아베까지 염두에 두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일본을 관여시키기 위해 일본 정부와 사회를 어떻게 설득할지를 생각했으면 한다. 한국이 그런 외교를 편다면 일본 정부와 사회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대한안전교육협회,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협력해 검찰청 안전체험교육 진행

    대한안전교육협회, 한국자산관리공사와 협력해 검찰청 안전체험교육 진행

    대한안전교육협회(회장 정성호, 이하 협회)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협력해 수원시 광교법조단지에서 수원고등검찰청 및 수원고등법원 직원 및 방문객을 대상으로 안전체험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교육은 체험실습형 재난안전교육을 실시해 사고예방을 위해 안전문화 확산을 도모하고자 마련됐다. VR 체험은 ▲지하철 화재탈출 ▲고소 추락 ▲선박안전 ▲미세먼지 등을 주제로 구성돼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속에서 재난·사고 상황을 체험하며 안전요령을 익힐 수 있다. 또한 가상현실 체험을 통해 간접적으로 안전사고를 경험함에 따라 체험자들에게 흥미와 교육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협회가 자체 개발한 안전체험교육 VR 콘텐츠는 생활안전, 재난안전, 산업안전 등의 다양한 주제에 맞춰 각종 재난 상황과 대처요령을 체험한다. 체험자들은 VR HMD를 착용하고 가상으로 연출된 재난상황에서 비상시 행동요령을 체험해 봄으로써 대처능력을 기를 수 있다. 정성호 협회장은 “이번 VR 재난안전체험 운영으로 다양한 체험을 경험하고, 유사 상황 발생 시 적절한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임직원분들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다양한 안전교육을 자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가상현실(VR) 기술을 비롯해 심폐소생술 시뮬레이터, 소화기 시뮬레이터를 적용한 산업 안전교육 체험장 구축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며 전국 학교, 기업, 관공서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오프라인 산업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 정권 ‘3무(無)‘의 자업자득/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정권 ‘3무(無)‘의 자업자득/김태균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데는 직전 해인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가뜩이나 아마추어라는 비판을 받고 있던 민주당 정권은 거대한 재앙 앞에 속수무책이었고,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들은 이듬해 총선거에서 자민당을 3년여 만에 여당에 복귀시켰다. 이때 정권을 탈환한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통산 재임기간(1ㆍ2차 집권 합산)에 이어 오는 24일 연속 재임기간으로도 최장기 집권 기록을 세우게 된다. 불행한 국가적 재난이 재집권의 도약대가 됐던 아베 총리이지만, 그 자신 또한 코로나19 재난 부실 대응으로 재임 기간 전체가 무능·무책임의 이미지로 퇴색해 버릴 가능성을 염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얼마 전에는 미국, 독일 등 6개국 정치 지도자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자국민 평가에서 아베 총리가 꼴찌를 했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의 정치와 행정이 이렇게까지 맨바닥 밑천을 드러내게 된 것은 아베 총리 스스로 장기 집권을 위해 구축해 온 체제와 제도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탓이 크다. 정부와 관료를 예속시키고, 당내 세력 균형을 허물고, 전문가 집단을 무시하며 결과적으로 모두를 국정 운영에서 배제한 ‘3무(無)’의 자업자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아베 시대의 뚜렷한 특징인 ‘정치 주도’, ‘(총리)관저 주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그동안 쌓여 온 폐해를 한꺼번에 드러냈다. 위기 대응 과정에서 자기 분야의 행정 전문성을 가진 관료들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갑작스런 전국의 각급 학교 휴교 요청(2월 27일)이나 가정마다 천마스크를 2장씩 주는 ‘아베노마스크’(4월 2일) 등 깜짝쇼들은 아베 총리가 측근들의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소관 부처와 협의 없이 즉흥적으로 발표하면서 나온 결과였다. 정치와 행정 사이에 절묘하게 유지돼 온 힘의 균형과 역할 분담은 일본의 전후 부흥과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국가 시스템의 중심축이었다. 그러나 총리관저가 내각인사국을 통해 정부 인사를 장악하면서 수십년간 유지돼 온 이 틀은 와해되고 말았다. 적재적소가 아닌 충성도에 따라 줄을 세우는 게 일상화되면서 관료의 책임과 자율은 온전히 유지될 수 없었다. 쓸데없이 입을 잘못 놀렸다가 한직으로 쫓겨난 선배들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씁쓸한 타산지석의 경구는 관료들의 중요한 처세 지침이 됐다. 야당의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에서 정권의 폭주와 파행을 막을 보루가 돼야 할 여당도 ‘아베 1강’의 위세에 눌려 능력을 상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파벌 구도를 통해 정권을 견제하는 계파정치의 정반합 균형이 아베 시대에 와서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인사, 자금, 공천을 둘러싼 막강한 권한이 아베 총리와 측근들에게 집중되면서 독자적인 당내 목소리는 잦아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민심과 괴리된 정책에 제동을 건 주체가 자민당이 아니라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공명당이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발언과 영향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던 의사, 학자 등 전문가 집단은 시간이 지나면서 정권의 결정에 구색과 명분을 갖춰 주는 존재로 위상이 추락했다.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경제활동 재개 정책에 걸림돌이 되자 정부는 전문가 대표와 한마디 상의도 없어 전격적으로 전문가 회의 폐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아베 정권 지지율을 그동안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압승을 안겨 줬던 유권자들의 실망지수와 분노지수로 치환할 수 있다면 향후 정권에 대한 심판이 어떠한 표심의 형태로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물론 어쨌거나 다음 선거에서 당장 여야가 바뀔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windsea@seoul.co.kr
  • 당 외연만 좁히는 민주 전대 레이스

    당 외연만 좁히는 민주 전대 레이스

    수해로 멈췄던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9 전당대회 레이스가 16일 1주일여 만에 재개됐다. 그러나 수해, 부동산 폭등,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전당대회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특히 정책 난맥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유력 대권·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의 지지율이 동반 추락한 상황에서 강경 친문(친문재인) 당원들이 사실상 대표 선발권을 움켜쥐었고 당권 주자들은 친문 당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전당대회가 오히려 당의 외연을 좁히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호남권·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당권 주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낙연 후보는 “위기에는 위기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호소했고 김부겸 후보는 “정권 재창출의 길에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후보는 “지지율 하락이라는 현재의 신호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진짜 위기가 오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문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5% 포인트 떨어진 39%, 민주당 지지율은 4% 포인트 하락한 31%를 각각 기록했다. 또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19%, 이 후보는 17%를 보이며 이 지사가 처음으로 이 후보를 앞섰다. 이 같은 트리플 하락 국면에서 가장 고민이 깊은 이는 ‘어대낙’(어차피 당대표는 이낙연)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후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대통령 지지율에 연동된 종속 변수가 되고 있고 친문의 지지는 당 대표가 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대권 가도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대권 지지율 하락에 연연하지 않고 이제부터 자기 길을 분명하게 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29일 전당대회 이후 새로운 이낙연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그때는 더이상 후보가 아니기 때문에 분명하게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엄중하게 보기만 한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던 이 후보는 실제로 지지율 역전 이후 강한 메시지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강행한 전광훈 목사에 대해 “검찰은 보석 취소 신청을 적극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16일 합동연설에서 “국민의 눈높이와 시대의 요구에 맞게 민주당의 체제와 태도를 혁신하겠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대통령을 뵙고 국민과 당의 의견을 전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30%대?” 당혹한 靑, 文지지율 최저치에 “심기일전하겠다”(종합)

    “30%대?” 당혹한 靑, 文지지율 최저치에 “심기일전하겠다”(종합)

    고심 속 靑 “뚜벅뚜벅 국정 현안 챙길 것”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30%대로 떨어지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핵심 지지층인 30대에서 무려 17%포인트 폭락했고, 4·15 국회의원 선거에서 거대의석을 몰아줬던 서울에서 13%포인트나 떨어졌다. 청와대는 14일 “심기일전하겠다”며 재기를 다졌다. 참모진 사의 표명에 인사 교체했는데도靑 “국민 기준 그 정도로 높다면 맞춰야”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심기일전해 당면한 수해 복구, 코로나 방역, 주거정의 실현을 포함한 경제 문제 등에 총력을 기울이며 뚜벅뚜벅 국정 현안을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갤럽이 11∼13일 실시한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5%포인트 떨어진 39%로 집계됐다. 이는 ‘조국 사태’로 불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극심한 국론 분열이 일었던 지난해 10월 셋째 주와 같은 수치다. 최근 상황에 책임을 지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및 5명의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이 이 가운데 4명을 교체한 직후의 결과여서 청와대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 안팎의 실책도 있었던 것 아니냐”면서 “책임 문제도 있겠지만, 국민 기준이 그 정도로 높다면 거기에 맞추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번에 나타난 채찍질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앞서 청와대 참모진 개편으로 새로 합류한 수석들도 전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면서 “충언을 아끼지 않겠다”(최재성 정무수석), “엄중한 시기”(김종호 민정수석)라고 각오를 밝혔다.“노영민 교체? 반짝 효과 있겠지만중요한 것은 일할 상황 만드는 것” 일각에서는 노영민 실장이 유임되면서 인적 쇄신 효과는커녕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한 관계자는 “사람을 바꿀 경우 반짝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며 “공직자들이 ‘지지율 하락 시 교체된다’고 생각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겠느냐”고 했다. 인사 대안이 없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강화된 검증 기준에 부합하는 인사를 찾기 힘들뿐더러 자리를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2018년 지방선거와 올해 총선에서 여당의 압승은 역설적으로 인재풀을 좁혔다는 분석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인재풀을 넓히려 해도 사람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文지지율, 서울 13%p 급락…35% 그쳐광주·전남은 69% 지지율…1%p 올라 앞서 한국갤럽은 이날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이번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9%로 전주보다 5%포인트 급락했다고 밝혔다. 부정 평가는 7%포인트 상승한 53%였다. 긍정률은 취임 후 최저치, 부정률은 최고치였다. 지난주 긍·부정률은 모두 40% 중반으로 3%포인트 이내 차이였지만 이번 주 조사에서는 14%포인트까지 차이가 벌어졌다. 지역별로 긍정 평가는 서울이 가장 큰폭인 13%포인트 하락하면서 지지율이 35%에 그쳤다. 이어 같은 수도권인 인천·경기도 7%포인트 하락하며 38%로 주저앉았다. 전세대란을 불러온 부동산 정책과 행정수도 이전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울산·경남(32%)과 대전·세종·충청(39%)도 각각 5%포인트, 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광주·전라에서는 1%포인트 오르며 69%의 변함없이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30대 17%p 폭락…여성도 큰 폭 하락박원순 성희롱 사건 등 영향 대부분의 연령대에서도 긍정 평가는 하락했다. 특히 30대가 17%포인트로 가장 크게 떨어지면서 43%를 기록했다. 이어 40대(47%, 6%포인트↓), 50대(36%, 4%포인트↓), 60대 이상(33%, 3%포인트↓)에서도 줄었다. 18-29세(38%)에선 변동이 없었다. 성별로는 남녀 모두 하락한 가운데 여성의 하락폭이 더욱 컸다. 남성(37%)은 3%포인트 하락한 데 반해 여성(40%)은 8%포인트 급락했다. 이를 두고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등 잇단 성추문 의혹들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됐다. 성향별로는 중도(34%, 8%포인트↓), 진보(63%, 7%포인트↓), 보수(19%, 4%포인트↓)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이번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아베 지지율 34%까지 추락…NHK 조사에서도 역대 최저치 경신

    아베 지지율 34%까지 추락…NHK 조사에서도 역대 최저치 경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조사기관별로 역대 최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공영방송인 NHK 조사에서도 역대 가장 낮은 수치가 나왔다. NHK는 8월 정례 여론조사 실시 결과 국민들의 아베 정권 지지율이 34%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는 2012년 말 아베 총리의 재집권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아베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7%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아베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37%가 ‘정책에 기대를 갖고 있지 않아서’라고 답했고, ‘아베 총리의 사람 됨됨이를 신뢰할 수 없어서’가 28%, ‘실행력이 없기 때문에‘가 23%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0일 일본 최다 발행부수의 보수지 요미우리신문이 공개한 8월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전월보다 2% 포인트 오른 54%로 나오면서 2차 집권기 최저치를 경신했다. ‘아베 정권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 포인트 떨어진 37%였다.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응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78%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아베 정권의 전반적인 코로나19 대응에는 66%가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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